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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사 사장단 訪北 7박8일/ 김위원장 남북현안 발언 의미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지난 12일 북한을 방문한 언론사 사장단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미사일 개발,서울 답방 등 남북한 현안을 포괄적으로 언급하면서 교류협력 확대의사를 밝혔다.주요 현안별로 점검해본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올해는 9·10월 매달 한번씩 하고 내년에종합검토해서 사업을 해 나가자”고 밝혔다.북한 최고당국자가 이산가족문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풀어나갈 것임을 공개적으로처음 밝혔다는데 무게를 갖는다. 이에따라 15일 이뤄지는 15년만의 이산가족 방문단의 교환도 일회성이벤트의 성격을 넘어서 계속 이어져나갈 전망이다.이는 이산가족 문제가 면회소 설치 등 제도화 수준으로 진전되게 됐음을 의미한다.전체 이산가족의 생사및 주소확인 등도 기대된다.“내년에는 이산가족들이 집에 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며 접촉범위도 넓혀나갈 것도 분명히 했다. ◆서울답방/ 김 위원장은 “빨리해야 할텐데…”라며 “국방위와 외무성이 논의중”이라고 말했다.연내 혹은 내년초 등 시기가 문제일뿐,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은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을 분명히 했다는 풀이다. ◆미사일개발/ 김 위원장은 “미국이 위성을 대신 쏴주면 개발않겠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말했다”며 조건부 개발포기설을 확인했다.그동안 ‘와전설’,‘조건부 포기설’,‘조건부 유보설’등 국제사회에서논란이 분분했는데 이또한 명쾌하게 정리해준 셈이다. “이란과 수리남에 로켓을 판매하고 있다”고 미사일 수출지역을 확인해주기도 했다.또 미사일개발을 김위원장이 주도했다면서 열강대국과 맞서는 생존수단임을 시사했다. ◆경협교류 활성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최근 방북한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회장에게 김 위원장 자신이 해주 대신 개성공단 개발을제시했다면서 2005년 금강산·설악산 연계관광과 내금강 관광허용 의사도 피력했다.교차관광도 추진하라고 수행원들에게 지시하는가 하면,영화 등 제작물 공동개발에도 열의를 보였다.판문점은 열강 각축의상징이라며 경의선을 따라 남북간의 새길을 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또 남북교류에도 군사분계선을 지나는 직항로를 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의선 복원문제와 관련,휴전선을 지키고 있는 2개사단 3만5,000명가량을 투입할 수 있다면서 남측의 우선 착공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동당 규약/ 노동당 규약 개정의사를 밝히면서 “가을쯤 준비중이던 당대회가 남북정세 급변으로 다시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와함께 “남측의 국가보안법과 우리와는 상관없다”면서 국보법 개정에 관계없이 당규약 개정도 가능함을 시사했다.그동안 북한은 국보법폐지를 우선 요구해왔다. 노동당대회는 지난 80년 10월 6차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미국·일본과의 수교/ 미국이 테러국에서 해제해 주면 곧 수교할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일본과는 과거사 청산과 일제 36년에대한 배상문제가 존재해 복잡하지만 자존심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서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미국과의 수교를 먼저 할 방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석우기자 seokwoo@
  • 이산상봉 준비 이모저모

    이산가족 상봉을 이틀 앞둔 13일 북쪽 이산가족들이 묵을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 등은 손님맞이 준비 마무리로 분주했다. ◆워커힐 호텔=본관 벽에 ‘7천만 모두가 행복할 때까지’라고 적힌가로 6m,세로 10m 크기의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분위기를 북돋았다.8평짜리 92개 객실에는 양주 등 외제품을 치우고 노인들이 좋아할 영양갱과 우롱차 등 전통식품으로 채웠다.남북공동제작 담배인 ‘한마음’도 준비했다.개별 상봉이 이뤄지는 지하 1층의 ‘선플라워룸’에는 10인용 탁자 45개를 마련했다. 북쪽 이산가족들에게 제공할 음식은 50여종으로 끼니마다 같은 반찬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식사는 한끼에 3만∼10만원짜리다.금산 인삼을 재료로 쓴 인삼야채무침,호박·당근·활어로 된 민어삼색전,송이버섯 등 9가지 재료를 채썬 밀쌈구절판,동태알로 만든 알조림 등이 특이하다. 정병술(鄭秉述·54)조리팀장은 “방문객들이 대부분 고령인 만큼 부드러운 요리를 다소 싱겁게 간을 맞췄고 냉면은 북한식이 더 나아 식단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올림픽파크텔과 코엑스=남쪽 이산가족이 묵을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은 같은 지방 출신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5∼17층의 객실을배정했다.상봉일인 15일 아침식사는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는‘인동갈비탕’을 준비했다.한국 여행을 왔던 일본 대학생 가네마루가요(25)양이 안내 자원봉사에 나서 눈길을 끈다. 15일 집단상봉이 이뤄지는 1,100평 규모의 서울 삼성동 코엑스빌딩3층 컨벤션홀에는 의자 8개씩이 딸린 대형 테이블 200개를 준비했다. 내부에는 가로 12m,세로 9m 크기의 대형 스크린 2대를 설치,감격적인 재회 장면을 실시간으로 비춘다.서울 압구정동 삼원가든은 1∼2층에 1,000여석 규모의 만찬 자리를 준비했다.지난번 장관급 회담때 북측 인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질 좋은 양념 갈비를 내놓을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과 김포공항=남북 이산가족의 수송을 맡게 된 아시아나항공은 특별기 편명을 ‘OZ815’로 정했다.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서울∼평양간 정기 직항로가 개설되어도 이를 계속 사용할 방침이다. 특별기는 260석 규모의 B767-300기종으로 1만1,000여시간의 비행시간을 자랑하는 허한(許漢·53)기장과 조웅연(趙雄衍·32)부기장이 조종을 맡는다. 한국공항공단과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김포세관,경찰 등 각 상주 기관들은 북쪽 이산가족들이 30분 만에 김포공항을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입국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이산가족 상봉 국내외 위성 생중계

    오는 15일 남북에서 이뤄지는 이산가족 상봉장면이 위성과 광케이블을 통해 국내와 북한은 물론,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이번 행사를 위해 마련된 통신선은 ▲국내외 TV중계회선 51회선 ▲초고속인터넷 및 전용회선 600회선 ▲일반전화 및 공중전화 400회선▲남북간 직통회선 및 TV중계회선 등 총 1,100회선이다.중계회선은서울 워커힐에 설치된 프레스센터와 만남의 장소인 아셈 컨벤션센터,올림픽파크텔 등과 금산 위성2지구국을 연결한다. 한국통신은 13일 이같은 통신시설 설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상봉 장면은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때와 같이 한국통신의 위성이동지구국(SNG)과 광케이블을 통해 광화문 전화국 내 국제TV중계센터(ITC)를 거쳐 금산 위성지구국에서 인텔샛 위성(국제산업위성)을 통해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인터넷 방송 ‘크레지오닷컴(www.crezio.com)’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한국통신은 이를 위해 최근 연 인원 2,000여명을 투입,24시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이산동생 상봉 이틀앞두고 운명

    북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박원길씨(89·서울 은평구 신사동)가 50년 전에 헤어진 동생과의 상봉을 불과 이틀 앞둔 13일 지병으로 눈을 감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북측의 서울방문단에 포함된 막내 동생 노창씨(69)를 비롯,5남매의맏이인 원길씨는 지난 6월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오다이날 오전 5시30분쯤 한많은 세상을 등졌다. 원길씨는 지난 50년 노창씨가 의용군으로 끌려간 뒤 소식이 끊기자전쟁통에 세상을 떠났다고 체념하고 나머지 동생들을 부양해왔다.그러나 동생들도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았다. 지난 7월 죽은 줄 알았던 막내 동생이 북한에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원길씨는 동생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몸을 추슬러 왔다.하지만 동생의 서울방문이 확정됐다는 통보를 받기 전인 지난 7일 갑자기 의식을 잃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등 상태가 위독해졌고 결국 그토록 그리던 동생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조카 박성규씨(54)는 “작은 아버지의 생존 소식을 들으신 뒤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시면서 ‘조금만 더살아 반드시 동생 얼굴을 꼭 봐야겠다’고 하셨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들은 노창씨가 형의 빈소를 찾을 수 있도록 발인을 늦출 계획이다. 한편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서울에 오는 박노창씨의 친형은 사망했으나 조카도 상봉자 명단에 등록된 만큼 박씨의 서울 방문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방북 누이상봉 남보원씨 “너무 늙은 누이 모습에 눈물만…”

    “너무 짧은 만남이 아쉬워 차라리 안 만나고 돌아서는 것이 나을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그저 눈물만 늘어 갖고 왔습니다”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북한을 방문,50년만에 헤어진 누이 김덕화씨(71)를 만나고 12일 오후 김포 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온 코미디언 남보원씨(본명 김덕용·63)의 한숨이다. 남씨는 가수 현미씨와 함께 이산가족을 만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지난 85년 예술공연단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남씨는 당시 고향방문은 커녕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돌아왔다.평안남도순천이 고향인 남씨는 한국전쟁 당시 평남 양덕군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누이 부부와 헤어졌다. 이번 만남은 평양에서 북경으로 떠나기 1시간전에야 평양 고려호텔에서 이뤄졌다.“만나는 시간이 너무 짧아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도제대로 못했습니다.내가 무슨 말을 해야 누이가 내 속에 담긴 뜻을알 수 있을까 막막하고….울다가 한번 웃어보자며 웃으니까 이는 다빠지고… 허리는 꼬부라지고 어깨는 앙상하니 ‘그 곱던 우리 누이오래 못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남씨는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이번 방북을 앞두고 남대문시장에서 준비한 옷 과자류 등이 담긴 보따리를 전하고 돌아왔다. 한편 현미씨(본명 김명선·63)는 북측이 ‘2년 전에 만난 일이 있으니 이번에는 어렵고 다음 번에 만나라’며 상봉을 불허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현씨는 98년 4월 MBC ‘남북 이산가족찾기 특집’을 통해 함경남도 단천에 살고 있는 여동생 김길자씨(56)를 중국 장춘(長春)에서 만났었다.북에는 김길자씨 외에 여동생 김명자씨(58)가 살아있다. “내가 살던 고향인 평양시내를 둘러본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현씨는 아쉬움을 달랬다.현씨는 남한 가족들이 입던 옷을 담은 보따리를 동생들에게 전해달라며 북한 당국에 맡기고 돌아왔다.이들의 방북기는 4일 밤 11시5분 MBC ‘현미·남보원의 이산가족 상봉’에서방송된다. 전경하기자 lark3@
  • 조성우 한단련 공동 상임의장 “개천절행사 공동개최를…”

    8·15이산가족 서울 방문단 150명을 이끌고 오는 15일 서울을 방문하는 류미영(柳美英·월북한 최덕신 전 외무장관의 부인) 북한 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은 서울 방문 기간중 이산가족 상봉 문제외에 올해 개천절(10월3일)행사를 남북이 동시 개최하는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민족운동단체연합(한단련) 조성우(趙誠宇·51) 공동 상임의장은 11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한단련과 북한의 단군민족운동협의회(의장 류미영)는 현재 개천절 행사의 남북 공동개최에 합의한 상태이고,지금은 구체적인방법을 확정하는 문제만 남았다”며 “이번에 서울을 방문하는 류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질 경우 공동개최 논의가 최종 성사 단계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한단련은 현재 통일부에 류 위원장과의 면담 신청을 해놓고있다. 조 의장 등 한단련 대표들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단군민족운동협의회와 비공개 회담을 갖고,올해 개천절 행사를 남북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개최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이 자리에서 북측은 “최고위급의 재가가 났다”고 확인했다고 조 의장은 전했다. 현재 남북간 미합의 사항은 공동개최의 방식.조 의장에 따르면 북측은 그동안 “올 개천절에는 남측 대표들이 북한 평양시 교외에 있는 단군릉을 방문,기념행사를 하고 내년이후 남쪽 강화도 마니산 참성대 등에서 행사를 하자”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우리측은 오는 10월1∼5일 남측 대표들은 북한 단군릉에서 기념행사를하고, 북측 대표들은 우리나라 강화도 마니산에서 동시에 행사를 갖자는 안을 내놓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 D-3/ 미리본 서울 단체상봉

    “오마니…”“여보…”“오빠…” 오는 15일 오후 4시쯤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1,900평 규모의 컨벤션홀은600여명이 한꺼번에 터뜨리는 울부짖음과 함께 감격의 ‘눈물 바다’를 이루게 된다.북에서 온 8·15 서울 방문 이산가족 100명과 그들의 남쪽 가족 500명은 단체상봉 장소인 이곳에서 반세기 만에 처음 그리운 얼굴을 서로 어루만질 수 있다. 가로·세로 각 81m의 바닥 넓이에 높이 17.5m의 장대한 컨벤션홀은 가족들600여명 외에도 상봉보조 요원 100명과 취재진,정부지원 요원 등 모두 1,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는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정부는 컨벤션홀 중앙을 십자가 모양으로 갈라 포토라인을 설치하기 때문에상봉 구역은 대충 4개 구역으로 나뉘어진다.구역마다 테이블이 25개씩 총 100개가 설치된다.방문단 1명당 테이블 1개와 의자 6개가 배치된다. 방문단을 만날 남쪽 가족 500명은 상봉 시각 전까지 컨벤션홀에 미리 들어와 방문단의 입장을 기다리게 된다.테이블당 남쪽 가족 5명이 기다리는 셈이다. 상봉 시각이 되면 사방에 설치된 6개의 문에서 동시에 방문단이 입장한다. 전부가 60대 이상의 노인들이기 때문에 상봉 보조요원이 1명씩 따라붙어 지정된 테이블로 방문 이산가족을 데려간다. 상봉 과정에서 노인들이 충격으로 실신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컨벤션홀 안팎에는 의료진과 구급차가 대기하게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 *민간지원요원으로 평양行 이호철씨. “비록 정식 상봉단 일원은 아니지만 이번 방북길에 50년 전에 헤어졌던 누이동생과 남동생을 만나볼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남북이산가족 교환방문단의 민간지원 요원으로 뽑혀 평양에 가게 된 함남원산 출신의 소설가 이호철씨(68)는 가족상봉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조금의외다 싶을 정도로 ‘자신에 찬’ 답변을 한다.사연을 듣고 보니 그럴 만하다 싶으면서도 그의 확신에는 객관적이기 앞서 50년 동안의 기대가 잔뜩 묻어 있다. 6·25가 터진 해 17살의 몸으로 가족없이 단 혼자 남으로 내려왔던 이씨는지난 98년 모 언론사 취재주선으로 방북,평양과 백두산을 둘러보았다.고향원산에는 가보지 못했는데 당시방북직전 중국 옌볜(延邊)을 통해 네 살 아래 남동생,열 살 아래의 여동생이 살아있다는 소식만을 전해 받았다.“평양에 갔을 때 그쪽 적십자 요원 등 여러 사람들과 친해 놓았다.이번에 그들이내 사정을 모른 체할 리 없을 것”이란 것이 소설가 이씨의 ‘확신’의 근거다. 원산고급중학(고교) 3학년때 내려온 이씨는 월남민을 다룬 수많은 소설을썼고 민주화투쟁에 나섰던 70년대 유신시절에는 당국의 조작으로 문인간첩단사건에 얽혀 수형생활을 하기도 했었다. 김재영기자 kjykjy@. *의료지원요원 故 장기려박사 아들 가용씨. ‘한국의 슈바이처’ 고 장기려(張起呂) 박사의 뒤를 이어 ‘참 의료’를실현하고 있는 아들 장가용 박사(서울대 의과대학 해부학과)가 꿈에 그리던어머니 김봉숙(金鳳淑) 여사를 만나기 위해 8·15때 평양으로 떠난다. 남측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100명의 의료지원요원으로 포함돼 방북하는 그는선친이 녹음한 어머니의 육성 녹음테이프를 꺼내 듣는 게 일과 가운데 하나가 돼 버렸다. 미국에 사는 친척을 통해 북한의 가족과 편지를 교환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의 날을 고대하던 부친은 끝내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여보,통일될 때까지죽지말고 살아 주오”라고 되뇌면서 95년 86세로 눈을 감았다. 6·25전쟁은 그의 가족을 졸지에 이산가족으로 만들었다.아버지 장박사는어머니와 5남매를 평양에 둔 채 차남인 자신만을 데리고 잠시 남하했다가 생이별 했다.아버지는 영세민을 위한 무료진료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독신으로 살았다. 평북 용천 출신인 아버지는 경성의전(현 서울대의대)을 졸업하고 당시 최고의 명의로 일컬어졌던 백인제(白麟濟) 교수의 수제자로 외과의사의 길을 걸었다.40년부터 5년간 평양에서 기홀병원,김일성대학병원의 외과과장을 지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사설] 느닷없는 反美 시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9일 “정부가 급진세력의 무분별한 반미운동을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왔다.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노근리·매향리 등 미군관련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데도 정부가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우리는 이 총재의 느닷없는 ‘반미’시비에 먼저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 노근리 문제는 6·25전쟁 당시 미군이 저지른 양민학살에 대해 ‘진상을 밝히라’는 국민적 요구와 관련된 문제다.매향리 사격장 문제도 미공군의 사격훈련으로 이 지역 주민들이 입고 있는 엄청난 피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다.인도주의와 생존권에 기초한 이같은 국민적 노력을 어떻게 반미운동으로 왜곡해서 매도할 수 있는가.정부가 반미운동을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 또한 말이 되지 않는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미국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할 수 있지만 ‘반미’는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한 사실을 이 총재도 알고 있을 것이다. SOFA 개정 문제도 그렇다.우리 주권을 침해할 정도로 턱없이 불평등한 기존협정의 내용을 “이제는 독일이나 일본 수준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요구다.이같은 국민의 열망에 따라 국회도 이 협정의 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내놓지 않았는가. 주한 미군이 우리 안보에 결정적인 요소라는 사실때문에 미군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말라는 것인가. 주한미군의 존재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자’ 구실을 하고 있다는 것은알 만한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지난 6월 평양회담에서 주한 미군의 존재와관련, 김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金正日)위원장을 설복(說服)한 사실을 이 총재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총재는 “정부의 급진적인 통일정책이 계층적 이념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김 대통령의 통일정책은 남북관계의 개선을 통해 평화를 정착시킴으로써 통일로 가는 노둣돌을 놓고 있을 뿐이다.통일은 먼 훗날의 일이다.김 대통령도 “통일과 관련,다음 정권의 몫을 남겨 놓겠다”고공언한 바 있다.남북관계의 개선은 민족의 이름으로 환영해야 할 일이지 결코 발목 잡을 일이 아니다.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부총재도 “민족화해에야당도 동참해야 한다”며 야당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하는 마당이 아닌가. 이 총재가 느닷없이 대정부 공세를 펼치는 까닭은 이해가 간다.이산가족 상봉으로 상징되는 ‘눈물정국’에서 주도권 상실에 대한 위기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그러나 책임있는 지도자라면 정부와 국민,남과 북,한국과 미국간에갈등을 증폭시키는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
  • 롯데호텔 파업 해결 실마리

    롯데호텔의 파업 사태가 두달여 만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6월29일 농성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장외투쟁,고소·고발전으로치달았지만 노사는 그동안 협상을 통해 최대 쟁점이었던 비정규직 근로자의정규화 문제와 관련,노조안의 대부분을 수용하는 대신 파업 주도자에 대한최소한의 징계는 불가피하다는 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이 한 사람이라도 징계를 받으면 모든 합의는 무효’라던 노조가 한발 물러선 결과다.이르면 이번 주말 또는 다음주 초에는 노사 합의로 파업사태가 종결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롯데호텔 노사는 지난달 31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핵심 쟁점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 곧 합의서에 서명하는 듯했으나 파업을 주도한 노조 간부들에 대한 징계문제 등이 불거지며 불발에 그쳤다. 롯데호텔은 공권력 투입 후 상당수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영업을재개했으나 이미지 실추는 물론 엄청난 영업 손실까지 떠안아야 했다.평소 85%에 가깝던 투숙률이 35% 이하로 떨어지면서 하루 10억원씩 500억원에 가까운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사태가 장기화되고 민주노총·여성단체 등이 가세하는 대리전 양상으로치달으면서 일부 노조원들은 “단위사업장의 노사문제가 엉뚱한 방향으로 변질됐다”며 대열을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호텔 관계자는 “파업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등 국가적 행사 유치에서 롯데호텔만 따돌림을 받고있다”면서 노조원들이 냉철하게 판단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이산가족 상봉기념 전자화폐 첫선

    전자화폐 전문업체인 이코인(대표 金大煜)이 8·15 남북이산가족 상봉 기념전자화폐를 오는 15일 발행한다.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기념 전자화폐에 이어 제2탄인 셈이다. 1만원권 815장과 1,000원권 8,150장을 발행하기로 했다.1만원권은 이코인홈페이지(www.ecoin.co.kr)와 조흥은행 본점에서 판다.1,000원권은 이산가족이나 통일관련 단체에 기증할 계획이다. 영화전문 사이트 ‘마구리’ 등 150여곳의 인터넷사이트에서 유료 콘텐츠를이용하는 대금으로 지불할 수 있다. 기념화폐는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만나듯이 남북의 화폐도 하나로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디자인됐다. 박대출기자
  • 이산가족 상봉일 ‘하늘도 눈물’

    남북 이산가족들이 해후하는 15∼18일 서울과 평양은 전형적인 여름날씨를보여 상봉에는 지장이 없겠다. 기상청은 11일 “서울과 평양 모두 15∼16일은 구름이 많고 소나기가 내리겠으며 17∼18일에는 구름이 많이 끼겠다”면서 “이 기간에는 한반도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낮 최고기온이 26∼31도로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다소 높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어 “일본 도쿄 남쪽 1,400㎞ 부근 해상에서 제9호 태풍 이위냐(EWINIAR)가 시속 37㎞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면서 “진로가 유동적이지만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주말인 12∼13일에는 전국에 구름이 많이 끼고 곳에 따라 소나기가 내리는 전형적인 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영우기자
  • 인민예술가 정창모 분단후 첫 개인전 연다

    8.15남북가족상봉을 위해 서울에 오는 북한 만수대창작사 인민예술가 정창모(68)의 개인전시회가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북한작가가 남한에서 공식적으로 개인전을 여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화실의 정서’등 이념성을배제한 화조화와 풍경화 55점이 출품된다. 전시작 중에는 만수대창작사 조선화창작단에서 활동하는 정씨의 아들 정성혁의 작품 5점이 포함돼 있다.이 전시는 남북 문화예술교류 차원에서 북한미술품 전문기획사인 만수기획이 만수대창작사와의 협의를 거쳐 이뤄졌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월북한 정창모는 동양화 특유의 몰골(沒骨)기법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발전시킨 ‘조선화의 대가’.40여년 동안 화조몰골을 위주로 3,000여점의 그림을 그렸으며,그중 ‘국보급’으로 평가돼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된 작품만 100여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집무실로 사용했던 금수산의사당(현 금수산기념궁전) 기념촬영대의 배경그림인 ‘비봉폭포의 가을’은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전시작들은 전문가의 감정을 거쳐 작품당 200만∼500만원선에서 판매될 예정.판매대금의 25%는 통일성금으로 기탁된다. 김종면기자
  • 반세기만에 띄우는 편지/ 상봉단에 못든 北오빠께

    “그리운 오빠께.50년을 기다려 왔는데 500일인들 더 못 기다리겠습니까.저의 남매가 양보해 다른 이산가족이 먼저 재회의 기쁨을 누린 것이라고 여기면 돌아가신 부모님도 마음이 편안하실 것입니다” 안종순(安鍾順·65·여·서울 강남구 청담동)씨는 친오빠인 종국씨(70)가순위에 밀려 이번 8·15서울방문단에 들지 못하자 11일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음을 기약하며 오빠에게 글로써 이산의 아픔을 달랜다.곁에서동생 종점씨(鍾点·56·송파구 방이동)도 거들었다. 안씨는 “50년만에 오빠의 얼굴을 보게 될 줄 알았던 저와 동생도 크게 실망했지만 나이가 많은 오빠가 혹시 낙심해 쓰러지지나 않을까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안씨는 ‘곧 만나게 될테니 마음을 편히 가지라’라는 위로의말로 오빠를 안심시키기 위해 편지를 쓰기로 한 것이다. 안씨는 지난 달 28일 13살때 헤어진 오빠가 북한에서 자신과 동생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기적이 일어났다’고 여겼다.동생과 함께 대한적십자사로달려가 상봉신청을 한 뒤 설레고 초조한 마음으로 나날을 보냈다.그러나 지난 8일 오빠가 최종 100명의 방문단에 들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고 하늘이 꺼지는 듯 했다. 적십자사 직원의 소매를 붙잡고 신청은 제대로 됐는지,생사 여부는 확인됐는지 등을 묻고 또 물었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안씨는 북측이 내려보낸오빠의 흑백 얼굴사진을 쓰다듬으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안씨는 “복사된 사진이라 얼굴이 뚜렷치는 않았지만 윤곽은 영락없는 젊은시절 아버지의 얼굴었다”며 그러나 “혹시 북에서 유명 인사가 아니라 이번방문단에 끼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어 가슴이 저린다”고 말했다. 오빠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여름 부모님과 3남매가 살던 경기도용인까지 인민군이 들이 닥쳤을 때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안씨는 “오는 15일 북한에서 손님들이 오면 그분들을 통해 편지를 전할 수있기를 빌 뿐”이라고 말했다. 안씨의 편지는 “다음 이산가족 상봉때는 반드시 만날수 있으니 그때까지몸 건강하세요.”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이산가족 방문단 번갈아 운송

    정부는 8·15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오는 15일에는 남북한 이산가족이모두 아시아나항공을,18일에는 북측 고려항공을 이용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11일 밝혔다. 이 방안은 아시아나항공이 15일 오전 9시 남측의 이산가족 등 방북단 150여명을 김포공항에서 태워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오전 11시 현지에서 대기중인 북측의 이산가족을 태우고 김포공항으로 낮 12시에 귀환하는 것이다. 18일에는 북한 민항기인 고려항공이 같은 방법으로 북측과 남측 이산가족의수송을 맡게 된다. 당초 항공편 운영방안은 남측 이산가족은 아시아나항공만,북측 이산가족은 고려항공만 이용해 남북한을 오가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11일 “새 이동 방안이 채택되면 이산가족들이 남북한의 민항기를 3일 이내에 번갈아 이용하는 경험을 하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
  • 여자챔프 킴 메서 출국

    미국 입양아 출신의 한국계 여자프로복서 킴 메서(34)가 12일 출국한다. 메서는 지난 5일 고국에서 열린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결정전에서 챔피언벨트를 획득했다.그러나 꿈에도 그리던 친부모와의 만남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남겨둔 메서는 착찹한 표정이었다.메서는 “나를알아보고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그분(친부모)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말로스스로 위로했다. 메서는 지난 1일 한국에 도착하자 마자 (주)DNA정보에 자신의 유전자검사를의뢰했을 정도로 친부모와의 상봉에 열의를 보였다. 그뒤 메스컴을 타고 메서의 딱한 사연이 전해지자 친부모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러나결과는 모두 친부모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메서는 한국을 떠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주)DNA정보와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뒤늦게라도 부모가 나타나면 미국에서라도 달려올 작정이다. 한편 메서는 북한선수와의 1차방어전을 추진중이다. 박준석기자
  • 독자의 소리/ 8·15 상봉 실향민 결핵약 선물 피했으면

    언론보도를 보면 이번 8·15상봉을 앞둔 실향민들은 가족을 만날 기대에 밤잠까지 설치고 있으며 북쪽의 가족들을 위해 생활에 도움이 될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있다.지금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의약품이 부족하다고한다.특히 결핵약의 부족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많은 국내외 구호단체가우선 지원품목으로 정해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상봉을 앞둔 일부 실향민들이 선물로 결핵약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핵에 대해 잘 알고있는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조언하고자 한다. 결핵은 만성전염성 질환으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처방으로 최소한 6개월 동안의 규칙적인 투약기간이 필요하며,치료중 중단하거나 불규칙적으로 치료할 경우 약제 내성이 생겨 치료가 더욱 어려워진다.초기치료에 실패해 재치료를 받을 때는 치료기간도 길어질 뿐만 아니라 치료 성공률도 높지 않으므로 처음에 잘 치료해야 한다.이러한 질병에 대한 약을 정확한 처방없이 선물처럼 준다면 약제에 대한 내성만 갖게 돼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따라서 결핵약품 및 항생제 계통의 약품에 대해서는 좀더 체계적인 통로를 이용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김성광[서울 송파구 풍납동]
  • 반세기만에 띄우는 편지/ 김정일위원장께

    ‘김정일 국방위원장 보시오.’ “지난 50년 세월을 가족 만나는 날만 학수고대하고 살아 온 늙은이 입니다.김 국방위원장의 배려로 꿈인지 생시인지 가족 상봉을 기다렸는데,생사확인 불명이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부디 하늘아래 어디엔가 있을 내 가족들을 다시 한번 찾아 주시길 바랍니다.” 8·15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해 200명 명단에는 들었으나 최종 100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북측으로부터 가족들이 ‘생사불명’이라는 통보를 받은 백경은(白景殷·71·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씨는 10일 ‘마지막 희망’이라는 심경으로 썼다.겉 봉투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드리는 글’이라고 적었다. 백씨는 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자 며칠을 시름시름 앓다가 8일 밤‘이번 기회가 아니면 평생 쌓인 한을 풀지 못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에게 ‘눈물의 호소’를 했다. 여러번 고쳐 쓰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는 백씨는 “고향 마을과 부모님,아내,동생들의 얼굴이 눈 앞에 어른거려 몇번이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백씨가 고향인 평안남도 맹산군 맹산면 수정리를 떠난 것은 21세 때인 1950년 12월.인민군 징집을 피해 며칠간 이웃 마을에 숨어 있기 위해 집을 나섰다.그러나 이웃 마을로 피해 있어도 불안감을 떨칠 수 없어 천리길을 걸어남쪽으로 내려왔다. 어머니와 한살배기 딸을 안은 아내가 마을 어귀까지 나와 ‘끼니 거르지 말고 몸조심 하라’고 당부했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백씨는 북에 두고온 가족들 생각에 그동안 임진각에 수십번 다녀왔고,집을나설 때 아내가 손에 쥐어준 딸의 빛 바랜 사진도 수천번도 더 보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제 나이 벌써 일흔이 넘었는데 단 한번만이라 고향 땅을 밟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어찌 조선반도가 이렇게 갈라져 살아야 합니까.세계 만방에 우리가 한나라인 것을 이번 기회에 꼭 보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백씨는 “일가 친척 중 한명이라도 생사가 확인되면 가족들의 생사도 알 수 있을 것 같아 지난달 다시 친척 상봉을 신청했다”면서 “이 편지가 오는 15일 북에서 오는 이산가족들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전달되기를 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이산가족 교환방문 문답풀이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 기간중 북측 서울 방문단은 남쪽 가족들과 총 3차례 상봉,3차례 식사를 한다.반면 남측의 평양 방문단은 북쪽 가족과 3차례상봉,2차례 식사를 갖는다.궁금증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평양 방문단의 식사횟수가 1차례 적은데.=원래 남북은 서울과 평양에서 15,17일 2차례 공식만찬을 갖기로 했다.그런데 15일 만찬의 경우 북측이 가족불참 원칙을 밝혀 서울 공식만찬을 16일로 하루 연기했다.대신 15일에 단체상봉 이후 바로 장소를 옮겨 가족들과의 비공식 만찬 자리를 마련,조금이라도 더 상봉기회를 준 것이다.반면 평양 방문단은 예정대로 15일 오후 4시 단체상봉을 한 뒤 가족들과 헤어져 7시 공식만찬을 갖는다.16일 저녁엔 공식만찬이 없으나 우리 처럼 비공식 상봉 기회를 더 줄 가능성도 있다. ◆총 상봉횟수는 몇 번인가.=상봉과 식사 등 행사별로 따지면 서울 방문단은 6회,평양 방문단 5회로 볼 수 있지만,상봉한 뒤 바로 같이 식사를 하러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횟수는 별 의미가 없다. ◆단체상봉은.=서울 방문단은 15일 오후4시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3층에서 단체상봉을 한다.방문단 1명당 남쪽 가족 5명이 상봉할 수 있고 보조요원 1명씩이 배치된다.북측도 남쪽과 비슷할 것이다.서울 방문단은 단체상봉직후 1층으로 옮겨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한다.첫날 총 상봉시간은 5시간을넘을 전망이다. ◆개별상봉은.= 방문단 숙소인 호텔 객실에서 16,17일 총 2차례 개별상봉이있다.방문단 1명 객실당 가족들은 5명만 들어갈 수 있다.이때 남북 당국자들은 입회하지 않아 가족들끼리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봉 가족을 5명으로 제한하는 이유는.=상봉장과 오찬장 등의 수용규모가한계가 있기 때문에 방문단 1명당 상봉 가족수를 무한정 허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단,상봉 때마다 가족들이 5명 한도 내에서 번갈아 가며 만날 수 있다. ◆마지막날인 18일 상봉은 불가능한가.=남북 방문단은 18일 오전 공항으로가기 위해 숙소를 떠난다.이때 잠시 호텔 현관에서 얼굴을 보거나 손을 맞잡을 기회는 있을 것 같다.당국은 현관에 포토라인 등을 설치해 접근을 막는다는방침이지만,가족들이 달려들어 부둥켜 안는 등 석별의 정을 나누려 한다면 통제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
  • [외언내언] 이산의 恨

    이산가족 8·15방문단 교환 날짜가 다가오면서 맨 먼저 떠오르는 삽화가 있다.지난 85년 9월 첫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교환 때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있었던 일이다.지금은 빛바랜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 있지만 남녘 아버지와 북녘 아들간 3박4일간의 만남이 긴 이별로 이어지던 순간이었다. 짧은 재회가 못내 아쉬워 북으로 떠나는 초로의 아들과 남쪽에 남는 황혼의 아버지는 버스 차창을 사이에 두고 마주친 손바닥을 오랫동안 떼지 못했다. 아마 그들은 이승에선 다시 만나기 어려우리라는 불길한 예감으로 온몸을 떨었을 것이다. 이렇듯 분단으로 빚어진 이산가족들의 아픔은 언제나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한다.이번 8·15방문단 명단 교환과정에서 파생되고 있는 애절한 사연들도마찬가지다.109세 노모와 상봉할 희망에 부풀어 있던 부산의 장이윤(張二允·71)씨가 그 대표적 사례다.그는 노모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해듣고 통곡하다가 급기야 실신했다고 한다.이번에 상봉의 행운을 안은 사람이건,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사람이건 간에 가슴한편에 공통적 정서를안고 있다.이산의 한(恨)이 바로 그것이다.상봉의 기쁨으로 인한 것이든,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지새워야 한다는 절망 때문이든 그들의 눈물은 한이 농축된 결과다. 얼마 전 서울 주재 일본의 한 특파원과 이산가족 문제를 화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그는 남북문제를 보도하면서 가장 어려운 대목이 ‘이산의 한’을 표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한에 해당하는 일본말로 ‘우라미’(ぅらみ)가 있지만 상당히 다르게 새겨진다는 것이다.예컨대 ‘분단 반세기의 한(ぅらみ)을 풀었다’고 하면 독자들이 “이산가족들이 분단을 가져온 체제 등에 대한 증오심을 해소했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기 십상이라는 설명이었다.사실 ‘한’이나 ‘신바람’과 같은 낱말에는 외국어로 옮기기 어려운 한국적정서가 담겨 있다.‘민중의 좌절된 소망’ 정도로 풀어쓸 수 있는 한국적 ‘한’은 어디까지나 이를 이루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미움이나 복수심을 외부로 투사하는 일본의 ‘우라미’와는 뉘앙스가 전혀 다른 셈이다. 광복절이면 이산가족들의 만남으로 다시 한반도는 ‘눈물바다’가 될 것이다.그러나 한차례 눈물잔치로 이산의 한을 송두리째 ‘카타르시스’하기란어렵다.남북 당국이 한시 바삐 상봉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이산가족의 한을 근본적으로 풀어주고 또 다른 민족정서인 ‘신바람’을 분출시켜야 할 때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방송사 ‘이산상봉·광복절’ 특집프로 다채

    오는 15일 역사적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55주년 광복절을 맞아 각 방송사마다 풍성한 특집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산가족 상봉 KBS,MBC,SBS는 14∼18일 수시로 뉴스특보와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생중계한다. 생방송 외에 KBS는 15∼17일 특별 기획 ‘북녘땅 고향은 지금’을 마련했다.송도원 해수욕장,성불사,함흥냉면 등 조선중앙TV가 촬영한 원산,사리원,함흥의 명승지와 별미 등을 소개하고 각 지역 출신 실향민을 초대해 이야기를나눈다.또 이산가족 상봉을 총정리하는 ‘이산가족 교환방문 3박4일의 표정’(18일 밤10시)을 방송한다. MBC는 가수 현미와 코미디언 남보원이 북한에 살고 있는 동생과 누이를 만나고 돌아오는 과정을 동행 취재한 ‘현미 남보원의 이산가족 상봉’(14일밤11시5분)을 방송한다. 또 남북의 대중문화와 유행,패션 등의 비교를 통해 남북한 생활상의 변화를살펴보는 ‘서울 50년,평양 50년’(16일 오후7시25분),상봉을 앞둔 이산가족의 기쁨과 설렘을 담은 ‘그후 50년 어머니,내일 뵙겠습니다’(14일오후5시45분)를 내보낸다. SBS는 월북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갖는 의미를 조명한 ‘묻혀진 반세기의 그리움-월북가족’(12일 밤10시50분),남북 이산가족들의 눈물겨운 사연과 뒷얘기를 듣는 ‘반세기 만의 망향가’(14일 밤12시5분)등을 방송한다. ■55주년 광복절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세 편의 다큐멘터리가 눈에 띈다.KBS는 종군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이끌어냈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의완결편인 ‘종군위안부 7년간의 기록-숨결’(13일 오후8시)과 미국 PBS가 제작한 한국인 종군위안부의 실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침묵의 소리’(14일 밤11시30분)를 준비했다. EBS는 서울 ‘나눔의 집’에 살고 있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연을 통해우리나라의 뼈아픈 현대사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어느 일본군 위안부의 잃어버린 55년’(15일 오후8시)을 방영한다. 이밖에 KBS는 백범의 통일관을 알아 보는 ‘발굴 스티코프의 비밀수첩,김구는 왜 북으로 갔나’(12일 오후8시),연해주에 사는 한민족의 모습을 담은 ‘연해주에서 만난 4개국 한민족’(15일 오전11시)를 방송한다. MBC는 20여년 동안 한국 정치범을 도운 일본 가즈꼬 여사의 이야기를 다룬‘가즈꼬 여사는 70에 한국을 보았다-한·일 인권의 가교’(14일 오전11시5분),일제 당시 부랑아 수용시설이었던 ‘선감원’을 통해 일본 제국주의를고발한 드라마 ‘선감도’(15일 밤10시5분)를 방영한다. EBS는 일본 오사카시에서 일고 있는 재일 민족학급의 풀뿌리 민족운동을 소개한 ‘섬나라 속의 섬-재일 민족학급’(14일 오후8시),흥사단 국토탐험대어린이들과 중국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본 어린이 다큐멘터리 ‘특집 난할 수 있어요’(15일 오후5시50분)등을 준비했다. ■라디오 특집 KBS 1라디오는 15일 오전 7시15분 ‘안녕하십니까 김종찬입니다’를 통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의미와 문제점,앞으로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본다.EBS는 6·25때 헤어진 어머니에게 50년간 매일 편지를 써온 이창남씨의 사연 등을 다룬 ‘만남’(14일 오전11시)을 방송한다. 장택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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