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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수 樂山樂水] 설을 앞두고 생각나는 것들

    [김일수 樂山樂水] 설을 앞두고 생각나는 것들

    설 명절을 며칠 앞두고도 벌써 마음은 고향에 가 있다. 올해도 가족의 뿌리를 찾아 삶의 현장을 떠나는 귀성객들이 마치 민족 대이동을 방불케 할 전망이다. 비록 전쟁 같은 북새통 속을 뚫고서라도 말이다.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떠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가운 얼굴들과 오랜만에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하다. 비록 세상일에 시달려 고달픈 인생길을 걷는 이라도 이번 설 명절엔 꼭 고향 한번 다녀오시라. 그 모습 그대로라도 겸손히 용기 한번 내시라. ‘큰 바위 얼굴’ 같은 고향이렸다. 세상 자랑도, 아픈 실패담도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고향이다. 높아진 마음엔 잘 익은 벼 이삭 같은 미덕을 일깨워 줄 것이요, 상처 난 마음엔 어머니 약손 같은 따스함이 스며들 것이다. 세파에 시달린 영혼을 보듬어 줄 청량제가 고향 하늘 어디선가 흘러나와 지친 영혼을 감싸 안을 것이다. 쳇바퀴 돌아가듯 각박한 일상에서 잊고 지내왔던 공동체의 끈끈한 정과 어깨동무의 힘을 설 명절에 다시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일이다. 진실로 사회생활의 원천은 이 공동체적 삶의 터전에서 흘러나온다. 오늘날 점증하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혼란도 실은 우리 삶의 본원인 이 공동체의 존재감에 대한 의식이 이완되었거나 아예 해체된 탓이기도 하다. 갖가지 크고 작은 범죄는 물론 새로운 모습의 증오 범죄, 묻지마 범죄 등도 공동체적 삶의 기반이 취약해진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공동체는 고립된 개체들의 단순한 군집생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겹으로 포개져 살아가는 인격 상호 간의 참된 만남과 어울림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공동체적 평화의 뿌리 밑엔 자기 희생과 양보, 사랑과 용서, 규범과 질서가 흐른다. 가장 원초적인 가족공동체는 말할 것도 없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뒤얽힌 법공동체의 평화도 이러한 자양분을 먹고 자란다. 이 공동체적 삶의 숲을 이루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랑이다. 살같이 찢어지는 아픔도 참고, 서로를 위하여 팔을 벌리는 사랑 만큼 공동체적 생명의 숲을 윤택하게 해 줄 토양은 없다. 사랑은 고립된 개체들을 인격적 연합으로 엮어주는 신뢰의 가교이다. 말하자면 ‘너’라는 인격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그것’으로 비하되었거나 ‘아무개’로 통속화된 타인을 ‘이웃’으로 포용하기 위해 자기를 낮추고 비우는 작업, 자기존재 안에 타자가 들어올 수 있는 공존의 공간을 내주는 작업이다. 사랑의 관점에서 보면 사회정의의 기준도 가장 불우한 사람들이 꿈꾸는 행복의 조건이다. 타인의 불행을 그의 운명이나 탓으로 돌리는 통념에 맞서서, 사랑은 적극적으로 사회적 약자가 사회적 강자와 어깨동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일이다. 사랑의 관점은 끝내 원수를 이웃으로 포용하는 데까지 미친다. 나의 행복을 짓밟은 침입자를 나의 일부로 포용함으로써 너와 나의 새로운 행복을 창조하는 힘이 사랑이다. 이 같은 사랑의 사회성 속에서 설맞이 큰 기쁨이 더욱 충만했으면 한다. 공동체는 실로 사랑의 관계이며, 그 사랑의 힘이 어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희망은 실패와 좌절의 어둔 터널을 지나는 이들에게 고개를 들고 당당히 앞으로 걸어 나오도록 인도하는 불빛이다. 참된 사랑의 공동체는 이 희망의 불씨를 묻어두었다가 절망의 고통에 시달리는 영혼들에게 그 불씨를 꺼내 지펴주는 어머니의 두 손 같은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설 명절이 와도 돌아갈 곳이 없어 더욱 외로운 이웃들이 우리 곁에 여전히 있다는 사실이다. 절망의 해안에서 자살을 꿈꾸는 가엾은 이들, 꺼져가는 심지 같은 사형수들, 상한 갈대 같은 노숙인들 등등. 가족 상봉을 기다리는 실향민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이 안전한 희망의 포구에 닻을 내릴 때까지 우린 아직 미안하다. 고려대 명예교수
  • 하정우 전지현…최동훈 감독 차기작 ‘암살’서 ‘도둑들’ ‘베를린’ 영광 재현하나

    하정우 전지현…최동훈 감독 차기작 ‘암살’서 ‘도둑들’ ‘베를린’ 영광 재현하나

    배우 하정우와 전지현이 영화 ‘베를린’에 이어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될지 주목된다. 하정우와 전지현의 소속사는 27일 “‘암살’의 출연 제안을 받았다”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지현은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지현은 2012년 ‘도둑들’, 2013년 ‘베를린’에 이어 ‘별그대’까지 여세를 몰아 ‘암살’에서 다시 한번 성공을 거두게 될지 주목된다. 이미 전지현은 ‘도둑들’에서 최동훈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춰 1000만 관객 달성을 이끈 바 있다. 지난해 ‘롤러코스터’에 이어 ‘허삼관 매혈기’의 연출을 준비하고 있는 하정우와 최동훈 감독과의 재결합에도 영화계 안팎에서 주목하고 있다. 또한 하정우와 전지현은 이미 ‘베를린’에서 북한 스파이 부부로 나와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영화 ‘암살’은 1930년을 배경으로 그려진 범죄극 장르의 블록버스터로 알려져 있다. 하정우 전지현 최동훈 ‘암살’ 캐스팅 긍정 검토 소식에 네티즌들은 “하정우 전지현 최동훈 ‘암살’, 대박”, “하정우 전지현 최동훈 ‘암살’, 베를린 커플의 상봉?”, “하정우 전지현 최동훈 ‘암살’, 전지현 4연타석 홈런?”, “하정우 전지현 최동훈 ‘암살’, 최동훈 감독 신작 기대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산가족 상봉, 2월 17일 성사 가능성…금강산서 남북 200명 [속보]

    이산가족 상봉, 2월 17일 성사 가능성…금강산서 남북 200명 [속보]

    정부가 ‘키 리졸브’ 훈련 등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기 전인 2월 중순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키로 가닥을 잡았다.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3년 4개월 만의 만남이 된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도 있고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한·미 연합군사훈련 전으로 시기를 보고 있다”면서 “훈련이 끝나고 3월 중순이나 말이 되면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이 24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제의를 해온 직후 류길재 장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대응 방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조기 추진키로 한 것은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빌미로 상봉 행사를 다시 무산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키 리졸브 훈련은 2월 말 시작돼 3월 초까지 2주간 이어진다. 3월 초 지휘소훈련(CPX)인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나면 실제 한미 전력이 참여하는 독수리 연습이 시작돼 4월 말까지 이어진다.앞서 북한은 지난 9일 우리측이 제의한 설 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거부할 때 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구실로 삼은 바 있다. 연로한 이산가족들이 상봉 기회가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우리 측의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질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북한이 당초 거부했던 이산가족 상봉에 뒤늦게 동의한 의도가 키 리졸브 훈련 중단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려는 목적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북 간에 ‘2월 중순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더라도 군사훈련 중단 등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북한이 지난해 추석 때와 같이 예정일 직전 행사를 일방적으로 무산시킬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장소는 북측이 제시한 대로 금강산을, 규모는 지난해 합의한 남북 각 100명을 대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등 시설 점검과 상봉자 명단 재확인 등에 2∼3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는 북한의 ‘명절’인 김정일 생일(2월16일) 이후인 2월 17일부터 일주일 가량을 유력한 상봉 가능 시기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전날 ‘설을 지난 편리한 시기’로 남측이 정하라고 통보해 우리 측이 구체적인 시기를 제안할 경우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통일부 등 관계 부처의 의견을 조율한 뒤 27일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와 관련한 구체적인 제의를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키 리졸브 피하고 김정일 생일 고려해 택일할 듯

    정부는 이르면 월요일인 27일 북한에 통지문 형식으로 이산가족 상봉 제의 수용의 뜻을 전달할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4일 “북에 우리 측 입장을 전달해야 하는데 (주말 일정을 고려하면) 월요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남북 간 합의대로라면 상봉 행사 장소는 금강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관심은 ‘시기’이다. 북한은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북에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했을 때 “좋은 계절에 보자”며 계절적·시기적 이유로 이를 거부했었다. 북한은 일단 “남측이 편리한 대로 진행하라”며 시기 문제를 위임한 상태다. 이와관련, 정부 관계자는 “2월 말 예정된 ‘키 리졸브’ 한·미 군사훈련 이전에 상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기류를 전했다.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극렬히 주장했던 점에 미뤄 같은 기간에 상봉이 이뤄지기는 어렵고, 훈련 이후에 진행할 경우 자칫 예상치 못한 변수로 상봉이 무산될 우려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상봉 행사와 한·미 군사훈련을 무사히 하려면 훈련 규모를 줄이거나 훈련을 3월 이후로 연기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며 “우리 정부의 전략적인 접근이 상당히 중요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명절로 김정일 위원장의 출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고려하면 상봉은 그 이후가 될 수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일정은 현재 말할 수는 없겠지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봉 규모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당초 우리 측 방문단은 99명으로 북측 방문단과 비슷한 규모로 3일간의 일정으로 상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북에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한 후 상봉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참석이 가능한지 여부를 조사해 왔다. 다시 대상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100명 이상으로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일정과 규모가 정해지는 대로 우리 측 시설 점검단을 현장에 보내 본격적인 상봉 준비를 할 방침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이산가족 상봉 전격 제의

    北, 이산가족 상봉 전격 제의

    북한이 24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전격 제의했다. 정부는 즉각 환영 의사를 표시, 이산가족 상봉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준비기간과 향후 일정을 고려할 경우 상봉시기는 이르면 2월 중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남북적십자실무 접촉에서 합의한 대로 금강산에서 행사가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이날 남측 적십자사에 통지문을 보내 “북남 사이의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 행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남측에 전달된 통지문은 “상봉 행사는 이미 북남 적십자단체들이 합의하였던 대로 금강산에서 진행하되 날짜는 준비기간을 고려해 설이 지나 날씨가 좀 풀린 다음 남측이 편리한 대로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타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판문점 적십자 연락통로를 통하여 협의 해결하면 될 것”이라며 “남측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통지문은 지난 16일 북한 국방위원회 명의로 보냈던 상호 비방·중상과 군사훈련 등을 중지하자는 ‘중대 제안’과 이를 재차 강조한 이날 ‘공개서한’을 언급하며 “조국통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는 최고수뇌부의 애국애족의 결단과 책임감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단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던 우리 정부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 광명성절과 같은 달 하순 ‘키 리졸브’ 한·미 군사훈련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광명성절 다음 날인 17일부터 훈련 시작 전 1주일이 우선 상봉 행사가 열릴 수 있는 시기로 관측된다. 앞서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자고 제의한 것을 “계절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고려된다”며 거절의 뜻을 밝혔었다. 그러나 중대제안 등 유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했고 이날 오전 국방위원회 명의로도 다시 장문의 공개서한을 통해 “우리의 중대 제안은 결코 위장평화 공세도, 동족을 대상으로 벌이는 선전심리전도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는 상봉 재개를 위한 실무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부 진정성 요구에 北 ‘상봉’ 화답

    정부 진정성 요구에 北 ‘상봉’ 화답

    24일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전격 제의는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 달라’는 우리 측 요구에 대한 호응의 성격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제의한 지 18일 만에 우리 측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 그동안 북측의 중대 제안에 대해 ‘위장 평화공세’로 인식했던 우리 정부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한국의 강경한 대북정책의 전환을 압박하는 의미가 있다.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체제의 안착을 위해 2월 말부터 시작되는 한·미 군사훈련에 앞서 긴장완화 국면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이산가족 상봉 제의는 상호 비방·중상 중단을 촉구한 국방위원회의 지난 16일 ‘중대 제안’에서 밝힌 ‘실천적 행동’을 구체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이날 북한에 진정성을 보이려면 비핵화 조치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조건 없는 이산가족 상봉 재개가 선행되어야 함을 재확인한 가운데 북한이 가장 인도적이고 논란이 적은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정부로서는 이산상봉이 잘된 후, 금강산 관광도 조건만 맞으면 재개할 수 있으니 이런 식으로 북한이 국제사회 규범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북한의 통지문은 “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함부로 흐려놓은 남측의 불미스러운 처사로 중단됐다”며 지난해 9월 상봉 무산의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는 점을 명시했지만, 전체적인 문장의 수위는 온건함을 유지했다. 같은 날 새벽에 우리 정부에 보낸 공개서한의 수위도 마찬가지로 유화적이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과)는 “남북 경색국면을 타개함으로써 미국과의 적대 관계 해소와 최근 소원해진 북·중 관계를 개선하자는 다목적 카드로 보인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물꼬가 트이고 남북 간 예방적 위기관리 체제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여야도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우리 정부가 절대 불가하다고 밝혔던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연계 여부에 대해서도 북한이 이날 언급하지 않은 점은 향후 전망을 더욱 긍정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북한에 원하는 ‘진정성’이 충족됐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 정부의 압박을 수용한 모습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북측이 선제적인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진정성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통일로 기념비’ 제모습 찾았다

    [서울신문 보도 그후] ‘통일로 기념비’ 제모습 찾았다

    서울시 SH공사가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지 펜스 안 풀숲에 방치됐던 ‘통일로 기념비’를 바깥에서 보이게 하고 주변을 말끔히 단장한 사실이 24일 밝혀졌다. 기념비는 1971년 12월 서울 은평구 구파발~경기 파주시 임진각을 잇는 통일로(국도1호선) 준공을 기념해 가로 4m, 세로 3.2m로 만들어 은평구 진관동과 임진각 입구에 똑같은 모양으로 세워졌다. 40년 전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 표지에도 나왔다.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만든 이일영 전 남산미술원장이 제작했고, 기념비에 새겨진 글씨 ‘통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이다. 2개 기념비 중 구파발역 앞에 자리했던 것은 2003년 주변 지역이 뉴타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임시 환승주차장에 위치하게 됐다. 서울시 주차계획과는 2008년 11월 환승주차장에 들어서면 주차면수 확보에 어려움을 준다며 SH공사, 은평구 도시계획과·고양시 건설과·서울시 도로관리과에 이전을 요청해 2010년 5월 300m 떨어진 지금의 장소로 옮겼다. 그러나 이전 장소가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 PF 부지 펜스 내부라서 외부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다. 덩달아 관리까지 소홀해지면서 풀숲에 방치돼 왔다. 이 같은 서울신문 지적에 지난해 펜스를 뜯어 기념비 뒤로 옮기고 죽은 잔디 대신 보도블록을 깔아 말끔하게 새 단장을 끝냈다. 40여년 전 고양군 토목계장 신분으로 통일로 건설에 참여했던 이창우 전 파주부시장은 “근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은 기념물이기 때문에 제자리에 다시 선 모습을 보게 돼 반갑고 기쁘다”고 밝혔다.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2년 묵은 ‘불량 한우’ 설선물로 둔갑

    설을 앞두고 불량 한우를 선물세트로 판매한 유통업체 59곳이 적발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최근 도내 설 성수식품 제조·유통업체 280여곳을 대상으로 특별단속을 벌여 유통기한을 조작하거나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업체 59곳을 적발, 수하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가운데 김포 A업체는 2011년 9월부터 12월 사이에 도축 가공된 한우갈비를 아무 표시 없이 선물용으로 포장해 16만~27만원에 판매하다 적발됐다. 특사경은 이 업체가 보관하고 있던 소고기 105㎏, 시가 700만원 상당의 제품을 전량 압수하고 정확한 도축 날짜와 유통 물량 등을 조사하고 있다. 양념갈비를 제조하는 용인 B업체는 설을 맞아 물량이 부족해지자 품목제조보고서에 기재된 유통기한 5일을 7일로 무단 연장 표시해 13.8t을 유통하다 적발됐다. 또 시흥 C업체는 식육포장처리업 허가도 없이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부위별로 가공 포장해 인근 정육점 등 10여개 소매업소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수억원의 부당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 D업체는 백화점이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 육포를 가공하면서 육포건조기 표면에 끼여 있는 돼지 지방 찌꺼기를 제대로 세척하지 않고 작업하다 위생 불량으로 적발돼 경고와 함께 과태료 처분을 받았으며, 같은 지역 F마트 수산물 코너는 중국산 조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다 들통 났다. 도 특사경 관계자는 “제품을 구입할 때 제품명, 유통기한 등이 제대로 표시돼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여자친구 살해 뒤 시신과 열흘간 동거

    10대 여자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오피스텔에서 시신과 10여일간 함께 지내 온 20대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23일 10대 여자친구의 가슴 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한모(20·무직)씨를 붙잡아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8일쯤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 주모(17)양의 명치 등을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주양은 한씨가 자는 침대 옆에 눕혀져 이불을 덮은 채 발견됐다. 한씨는 악취가 진동하는 방 안에서 주양의 시신과 10여일간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경찰에서 “주양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 수차례 때렸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어떤 거짓말이며 살해한 날짜가 정확히 며칠인지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일 한씨 친구로부터 한씨 및 주양이 며칠째 연락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지난 22일 한씨 오피스텔을 찾아 잠복하다가 귀가 중이던 한씨를 붙잡아 범행을 자백받았다. 한씨와 주양은 지난해 9월 처음 알게 돼 교제해 왔으며, 오피스텔은 한씨 어머니가 마련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이 밝혀지는 대로 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사설] 北 이산상봉 수용해 ‘평화의지’ 입증하라

    북한이 오는 9월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남녀 축구대표팀을 출전시키겠다는 뜻을 그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밝혔다. 아직 대회 조직위원회에 공식 통보해 오진 않았으나 최근 강화된 유화적 행보의 연장선에 있는 조치임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아직 시일이 많이 남은데다 남북관계의 유동성을 감안할 때 북측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단정 지어 전망하기는 이르다고 할 것이다. 북의 유화적 공세에 담긴 진정성이 관건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북이 정녕 남북관계의 개선을 원한다면 지금부터 이를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북은 지난 16일 상호비방 중지 등의 ‘중대 제안’을 우리 정부가 ‘위장 평화공세’로 보고 거부하자 18일 노동신문 등을 통해 “이번 중대 제안을 실현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 우리는 이미 선언한 대로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호응을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사흘이 지난 어제까지 북측이 보여준 ‘행동’은 없다. 우리 정부는 북이 ‘중대제안’ 관련 조치로 동계훈련 일시 중단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공격헬기 후방 배치, 대남 비방전단 살포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이마저도 행동으로 옮긴 것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북의 허튼 평화 공세가 대남 무력도발을 예고하는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그간의 남북관계사가 말해준다. 지난해만 해도 북은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내보였으나 2·12 3차 핵실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등을 이어나가며 한반도를 긴장 속으로 몰아갔다. 2010년에도 연초 대화공세를 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라는 만행을 저질렀다. 지금의 유화 제스처 역시 다음 달 말의 키 리졸브 등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무력화하고 대남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북이 진정 이 같은 의구심을 불식할 뜻이라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어제 한 포럼에서 강조했듯 남북 간 대화가 무산된 지점, 즉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이산가족 상봉 문제부터 먼저 풀어야 할 것이다. 1년 넘도록 억류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도 더 이상 대미(對美) 전략의 볼모로 삼지 말고 석방해야 한다. 말뿐인 평화공세가 아니라 인도적 차원의 이런 실질적 조치들만이 그동안 잃어버린 자신들의 신뢰를 조금씩이나마 되찾는 길임을 북은 직시해야 한다.
  • “설 밥상민심 잡아라” 지방선거 출사표 봇물

    “설 밥상민심 잡아라” 지방선거 출사표 봇물

    6·4 지방선거 출사표가 여기저기서 날아들고 있다. 어떻게든 설 밥상머리에 이름을 올려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야 의원들의 출마 ‘러시’와 함께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 간 설 민심 잡기 삼파전에도 불이 붙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출마 선언이 가장 두드러진다. 4선의 이낙연 의원은 20일 전남도의회 회의실에서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부드러운 혁신, 즐거운 변화를 이룰 혁신 도지사가 되겠다”며 식량산업과 해양산업 육성, 문화와 관광 융성 등 전남 10대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이 의원에게 있어 전남지사 최대 경쟁자로 거론되는 3선의 주승용 의원은 설 직전인 오는 27일 이 의원에게 ‘공천’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3선의 김진표 의원은 21일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다. 올해 초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원혜영 의원과 공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새누리당에서도 설 전 출마 선언이 연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총출동했으며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서울시장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재선의 이학재 의원은 25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4선의 정갑윤 의원은 27일 울산시청에서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안 의원 측에서는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22일쯤 전남도의회에서 전남지사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여야는 설 밥상 민심 잡기 전략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에는 ‘안풍’(安風) 차단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안 의원 지지율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설을 앞두고 민주당 내 경쟁력 있는 중진 의원들의 전남지사 출마가 잇따르는 것도 안풍에 대한 위기감 탓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최고위원회를 광주에서 연 것도 광주·전남에 대한 민주당의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김한길 대표는 “미우나 고우나 지난 60년간 민주당은 여러분이 키워준 정당,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온 전통의 정당”이라며 안 의원에게 흔들리는 표밭을 다독였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뒷받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설 민심에 호소할 생각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를 상회할 만큼 여전히 높다는 점에 기대서다. 박 대통령이 북한에 제안한 설 이산가족상봉이 사실상 무산되긴 했지만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것도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의원 측 새정추는 설 전에 신당 창당에 대한 로드맵을 밝히면서 밥상 화두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민주당의 성지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은 데 이어 오는 23일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목포를 방문해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선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朴대통령 ‘北 도발 봉쇄’ 강력 시그널

    朴대통령 ‘北 도발 봉쇄’ 강력 시그널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안보 태세에 만전을 기하라”는 공개 지시를 내리는 일은 ‘이례적’이다. 순방 취재진에게는 3박4일간의 인도 국빈 방문을 마치고 스위스로 떠나기 직전인 지난 18일 낮에 브리핑됐다. 공항행 버스 안에서였다.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빠르고 분명하게 전달하기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앞서 북한이 남북 상호 간 비방·중상과 군사 적대 행위 전면 중지를 제안한 것과 관련, 인도 현지에서 “북한이 이러한 선전공세를 할 때일수록 더욱 대남도발 등에 철저히 대비하는 철통 같은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하라”고 국방부를 비롯한 외교안보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중대제안이라고 하면서 대남 선전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그동안 북한이 이런 위장평화 공세를 펼친 후에 군사적 대남도발을 자행하는 패턴을 보여 온 것이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우리가 제안한 이산가족상봉 제안에 응하지 않으며 이러한 선전공세만을 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며 북한이 진정한 남북대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인 행동 등 진정성 있는 태도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메시지의 1차적 목적지는 북한이다. 북의 움직임에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북한은 지난해처럼 긴장의 수위를 높이면서 도발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의 안보 태세가 분명하니 군사도발을 도모하지 말라는 경고인 셈이다. 나아가 국내에 전달하려는 무게감도 적지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제의를 ‘선전 공세’로 규정했다. 지난 17일 정부의 입장발표 때 언급되지 않았던 표현이다. 일련의 선전전을 ‘남남 갈등’을 유도하기 위한 행위로 명백히 규정한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정부가 북한의 제안을 거부한 것을 놓고 “대화를 하지 않고 어떻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거론할 수 있느냐”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는 중이었다. 북은 우리 정부가 자신들의 ‘중대 제안’을 거부한 뒤로도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을 동원, 제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델리(인도), 베른(스위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적대행위 중단’ 구체적 액션은 없어

    북한이 상호 비방, 중상과 적대 행위 중단 등 소위 ‘중대 제안’에 대해 연일 먼저 실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말 장성택 숙청 이후 어수선한 내부를 단속하는 동시에 현 남북 관계 경색의 책임을 우리 정부로 돌리려는 의도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국방위원회의 지난 16일 중대 제안을 우리 정부가 거부한 이후 계속해서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에 대한 겨레의 지향과 요구를 반영한 애국적 결단’이라는 글에서 북한의 간판 역도선수 엄윤철과 김일성종합대학 철학부 김룡진 교원 등의 주장을 올렸다. 이들은 “남한이 중대 제안을 받아야 한다”며 국방위의 제안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성의에 얼마나 뜨거운 애국애족의 마음과 선의와 아량이 담겨 있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무게 있게 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련의 반응은 ‘비방성 어조’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 간 비방, 중상과 무력 충돌, 핵 문제, 이산가족 상봉 문제의 책임이 모두 북한에 있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30일부터 북한이 먼저 실천하겠다는 비방, 중상 중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우리 정부가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을 위장 평화 공세로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 같은 유화적 태도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훈련을 하는 데 따른 부담이 크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해제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남북 대결 국면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재 북한의 판단이라고 분석된다. 특히 내부적으로 3월 9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기점으로 내각 인사 교체와 같은 인적 쇄신을 마무리할 필요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성택 처형의 이유가 인민 생활에 장애를 줬다는 것이었으니 이제 북한은 실제로 경제를 향상시켜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면서 “3~4월까지는 현재의 위기를 잘 넘겨 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남 도발에 대한 현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일종의 두려움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北 선전공세할 때 대남도발 철저 대비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중대제안’에 대해 “안보 태세에 만전을 기하라”라고 지시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중대제안’이라며 한미간 연례 군사훈련을 비방한 것과 관련해 18일(현지시간) “북한이 이러한 선전공세를 할 때일수록 더욱 대남도발 등에 철저히 대비하는 철통같은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하라”고 국방부를 포함한 외교안보 관계장관들에게 지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3박 4일간의 인도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스위스로 떠나기 전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소위 중대제안이라고 하면서 대남 선전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그동안 북한이 이런 위장평화 공세를 펼친 후에 군사적 대남도발을 자행하는 패턴을 보여온 것이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우리가 제안한 이산가족상봉 제안에 응하지 않으며 이러한 선전공세만을 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며, 북한이 진정한 남북대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인 행동 등 진정성 있는 태도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17일 정부가 북한의 제의를 사실상 거부하자 북한이 같은 날 자신들의 ‘중대제안’을 수용할 것을 재차 촉구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제안을 ‘선전 공세’라고 규정한 것은 북한의 최근 유화 제스처가 군사적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정부의 판단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정부가 북한의 제안을 하루 만에 거부한 것에 대해 국내 일각에서 남북간 대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것을 반박하는 성격도 담겨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편 군 통수권자인 박 대통령이 대남도발 등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천명한 것은 이번 제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북한이 대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위장 평화공세”… 원칙론 입각 대북정책 기조 그대로 유지

    정부가 17일 북한 국방위원회의 ‘중대 제안’에 대해 거부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은 원칙론에 입각한 현 정부 대북정책의 기조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사실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한 것 자체가 일종의 ‘위장 평화 공세’라는 게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 반면 경색된 남북관계 회복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유연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북한 국방위의 제안을 ‘사실 왜곡’과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판단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간 비방 중지에 대한 합의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면서 북한의 ‘선의’를 문장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를 밝혔다. 군 당국자도 “마치 북한이 지금 하는 행태가 평화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오히려 남남 갈등을 유도하고 향후 도발 명분을 축적하는 심리전술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원칙론 고수가 북한의 의도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의 이번 제안이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명의였다는 점에서 북한의 기존 대화 제의와는 의미가 다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정부가 통일부 대변인을 통해 ‘제안 거부’의 뜻을 밝힌 이날 오전 같은 시간에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에 통행·통신·통관(3통) 분과위원회를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서해 5도 등 전방에서의 긴장 완화 조치를 시사한 점 등에 주목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정부는 북한이 먼저 행동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정도의 답변으로 여지를 남겼어야 했다”면서 “(이번 정부의 논평은)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같은 청와대 내 군 출신 인사들의 시각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통일론,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 등 정부의 최근 모습과 이번 정부의 논평은 일관성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현재 진행 중인 동계훈련 일시 중단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전진 배치된 공격헬기 후방 배치 ▲대남 비방 전단(삐라) 살포 중지 등의 ‘행동’을 취하며 회담 제안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호응하지 않으면 북한이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며 남측의 거부를 도발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대외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밤 ‘태도를 바로 가져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중대 제안은 북남 사이에 조성된 현 사태를 수습하고, 핵재난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도”라며 남측의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북한은 “국방위 제안의 의미를 똑바로 알고 적극 호응해야 한다”며 “기회는 언제나 차례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北, 비방 중지 제안 앞서 대화 진정성 보여야

    정부는 북한의 전날 상호 비방·중상 중지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제안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혔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어제 논평을 통해 “북한이 사실을 왜곡하고 터무니없는 주장과 여론을 호도하려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방·중상 중지 합의를 위반하면서 그동안 비방·중상을 지속해 온 것은 바로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로선 북이 겉으로 대화 제스처를 보였지만 향후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경계하는 기류인 셈이다. 사실 북한이 느닷없이 어느 것 하나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을 ‘중대 제안’이라고 일방적으로 내민 의도를 잘 봐야 한다. 군사적 적대행위를 하지 말자고 한 북의 구체적 노림수는 키리졸브 등 한국과 미국의 연례적 방어훈련을 차단하는 데 목적을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우리의 군사훈련은 주권국가가 행하는 연례적 방어 훈련”이라며 북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일축한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특히 핵 재난을 막기 위한 상호 조치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또 다른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정부가 북측의 제안을 향후 도발을 위한 ‘위장 대화 제의’, ‘명분 축적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가 거기 있다. 북한이 도발 이후의 책임을 우리 측에 모두 떠넘기기 위해 미리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제안을 슬쩍 던져 놓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초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일”이라며 단호히 대처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정부가 북한이 1월 말~3월 초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진정 남북 간의 평화를 원한다면 말로 싸우지 말자고 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핵 문제의 본질이 바로 북한의 핵개발에서 비롯된 것임을 애써 외면하고 핵 재난을 막기 위한 상호 조치를 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분명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연례적으로 하는 방어훈련을 도발로 간주하겠다는 북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더구나 자신들의 제안이 모두 받아들여지면 이산가족 상봉을 하겠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어떠한 조건도 달아서는 안 될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군사·정치문제와 연계한 것만 봐도 북은 기존의 입장에서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인다. 북한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조금이라도 기대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운 대화 공세부터 거둬야 한다. 어떤 미사여구를 갖다 붙인다 해도 진정성 없는 대화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남북의 신뢰 회복을 위한 첫 걸음은 우리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에서 시작하는 것이 순리다.
  • 남측 어차피 못 받을 제안해…北 남북경색 책임 떠넘기기

    남측 어차피 못 받을 제안해…北 남북경색 책임 떠넘기기

    상호 비방·중상과 군사적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는 북한의 16일 중대제안은 결국 우리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받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행동이란 분석이 강하다. 향후 남북 관계 경색의 책임이 결국 한국에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명분 쌓기’의 성격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날 북한의 제안은 전체적으로 정중한 어조로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명의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1일 신년사에서 밝힌 ‘북남 관계 개선’ 요구의 연장선에서 대화 의지를 다시 한번 나타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이 발표한 중대제안은 크게 ▲상호 비방 중지 ▲한·미군사훈련 중단 ▲한반도 비핵화라는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전날까지 ‘비방성 어조’로 훈련 중단을 촉구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 같은 태도 변화가 남북 관계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불어 국방위가 지난해 말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예고 없이 타격하겠다”는 내용의 협박성 전화통지문을 보내기도 한 점 등을 상기하면 이 같은 북의 태도 변화에도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에 중대제안을 한 것 자체도 의미가 반감된다는 지적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는 남한이 아닌 북한이 해야 할 문제인데 이를 우리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한·미군사훈련을 앞둔 선전전의 일환이라고 본다”면서 “남북 간 주도권 경쟁이 연초부터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해 5도에서의 군사 행위 중지를 피력한 대목 등은 이례적이다. 장성택 숙청 이후 국제정세가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제안 이후 북한이 앞으로 내놓을 후속조치에 주목하게 하는 이유다. 남북 관계를 시작으로 올해 대외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활로를 찾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큰 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한 1단계 이행조치의 하나로 해석된다”며 “한·미군사훈련과 비핵화 문제는 북·미 관계나 6자회담과도 연계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제안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면 향후 군사적 무력시위에 대한 하나의 명분 축적용 의미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상호 비방·중상 중단 시점으로 30일을 지목한 것은 앞서 우리 정부가 내놓은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한 ‘역제안’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이 이날 제안에서 “상봉을 비롯해 북남 관계에서 제기되는 크고 작은 문제가 다 풀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앞서 상봉 제안을 거부했던 기존 입장의 변화를 감지하게 하는 대목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교황과 한국교회·亞 교회 잇는 경첩 역할 할 것”

    “교황과 한국교회·亞 교회 잇는 경첩 역할 할 것”

    지난 12일 국내 세 번째로 추기경 서임이 확정된 염수정(71) 추기경이 15일 예수회 수장인 아돌포 니콜라스(78) 총장을 면담했다. 서울 중구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관 집무실에서 이루어진 면담은 염 추기경의 서임 결정 이후 사실상 첫 공식일정이다. 특히 예수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배출한 천주교 수도회인 만큼 두 사람의 상봉이 각별한 관심을 끌었다. “1979년부터 1980년까지 필리핀 아테네오 대학에서 총장님 강의를 들었다. 당시 강의를 통해 얻은 영성적 가르침은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총장님을 늘 은사로 생각하고 있다.” 염 추기경이 니콜라스 총장과의 옛 인연을 소개하자 니콜라스 총장은 “이렇게 추기경이 된 뒤 직접 만나게 돼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개인적으로 부족함이 많아 (추기경이) 내게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하느님과 교황께서 주신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교황과 한국 교회, 나아가 아시아 교회를 연결하는 경첩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염 추기경의 서임 소감에 니콜라스 총장은 “아시아·아프리카 교회가 보편 교회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그만큼 잘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며 “교황께서도 아시아 교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한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니콜라스 총장이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교황 방한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밝혔다. 염 추기경이 “한국 교회 신자, 사제들과 함께 간절히 교황의 방한을 바라고 있으니 총장께서 많이 기도해 달라”고 청하자 니콜라스 총장은 “예수회 회원 모두 서울대교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고 있다”며 “기도하겠다”고 응답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교구의 향후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우리 교회가 초기에 많은 선교사의 도움을 받았듯이 이제는 우리가 가난한 교회를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주고 복음을 알리는 선교 활동에 많이 나서야 한다.”(염 추기경) “한국 교회가 복음화를 위해 할 일이 많다. 특히 교황은 남북한 화해를 위해 해결책을 찾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니콜라스 총장) 특히 “한반도 상황이 위험하다고 들었다”는 니콜라스 총장의 질문에 염 추기경은 “서로 싸우지 않고 신뢰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지혜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동아시아의 위기에 대해 교황이 평화의 메시지를 주시길 바라며 자문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예수회 아시아·태평양 보좌관 다니엘 후엉 신부와 예수회 한국관구장 신원식 신부가 동석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빗나간 母情’

    딸의 남자 친구를 훈계하려다 목 졸라 살해한 어머니와 동거남이 사건 발생 4년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화성경찰서는 14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김모(58·여)씨 등 3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9년 9월 29일 오후 8시쯤 딸(34)의 남자 친구 양모(48)씨를 불러내 동거남 김모(53)씨, 동거남의 후배 신모(49)씨 등과 함께 둔기로 폭행한 뒤 차 안에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거남 김씨는 경찰에서 “(동거녀) 김씨 딸이 양씨로부터 폭력과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둘이 만나지 못하도록 훈계하려 했으나 양씨가 욕설을 하며 행패를 부려 주변에 있던 몽둥이로 머리를 때렸으며 피가 나자 겁이 나 목 졸라 살해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양씨 시신을 같은 날 오후 11시쯤 강원도 평창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딸의 남자 친구를 살해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어머니 김씨가 14일 오후 7시 12분쯤 112로 전화를 걸어 자수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죽음의 불쏘시개’ 주거용 비닐하우스

    ‘죽음의 불쏘시개’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에 취약한 불법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또 일가족 4명이 숨졌다. 이 불로 선인장 가업을 이루려던 ‘부자(父子)의 꿈’도 산산이 부서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3일 오전 6시 3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 박모(72)씨 가족이 살던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나 박씨의 장모 김모(97)씨와 아내 정모(65)씨, 그리고 두 아들(40, 37) 등 모두 4명이 숨졌다. 아들 둘은 화훼농장을 하는 아버지의 가업을 잇기 위해 일을 돕다가 화를 당했다. 박씨의 장모는 노환으로, 아내 정씨는 중풍으로 각각 거동이 힘든 상태였다. 박씨의 두 아들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어머니를 구하려다 순식간에 번진 화마에 변을 당했다. 박씨는 고양에서 30년 가까이 선인장을 재배한 ‘선인장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선인장 관련 논문을 2편이나 쓰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선인장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장남 역시 농협대학 CEO 과정을 마친 뒤 결혼까지 미뤄 가며 부친의 가업을 이어 온 효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5시 23분에는 경기 남양주시 이패동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화목보일러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나 8가구 1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비닐하우스에 사람이 한 명밖에 없던 낮에 불이 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지점이 LPG충전소 탱크와 20m 거리에 불과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기도내에서는 30건의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해마다 주거용 비닐하우스에 대한 일제 조사를 벌여 특별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도내에는 2013년 현재 2815개의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인화성이 강한 비닐 및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데다, 연탄·기름·화목보일러 사용이 많아 특별 관리 대상이다. 소방 당국은 지역 소방서를 통해 해마다 전수 조사를 벌여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주거용 인식표를 설치하는가 하면, 소화기 비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들은 불법 주거용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외형이 비닐하우스로 감춰져 있어 실태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대부분 비닐하우스 내부에 샌드위치패널이나 컨테이너로 살림 공간을 만든 뒤 외부는 검정 비닐로 덮어 항공 촬영에 적발되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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