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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시, 내년 중학생 무상급식 전면 실시

    현재 무상 비율 15.1% 전국 꼴찌 자녀 1명당 年 70만~80만원 절감 인천시는 내년부터 전체 중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하기로 했다. 19일 시에 따르면 시교육청과 함께 591억원의 예산을 마련, 내년부터 중학생 8만 588명 전원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한다. 관련 예산은 시교육청과 시·군·구가 6대4의 비율로 부담하기로 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인천시는 저소득층 학생에게만 급식비를 지원, 무상급식 비율이 15.1%로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다. 이는 전국 중학생 무상급식 비율 76.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광주·세종·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제주 등 10개 시·도는 이미 중학교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한다. 무상급식 시행으로 각 가정은 중학생 자녀 1명당 연간 70만∼80만원의 급식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인천 지역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중학교 무상급식은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으로 시교육청은 인천시에 무상급식 시행을 강하게 요청해 왔다. 그러나 인천시의회는 “시 재정 여건상 무상복지 예산을 늘리기 어렵고, 급식비 지원이 필요 없는 부유층 자녀에게까지 무상급식하면 정작 필요한 다른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며 관련 예산을 세 차례나 전액 삭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는 “무상급식 확대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밥을 주는 개념이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의무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이를 촉구해 왔다. 인천시는 결국 재정이 넉넉하지 못해도 학생들에 대한 투자를 아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수익형부동산의 ‘꽃’, 우량임차인 찾는 고층상가 자격요건은?

    수익형부동산의 ‘꽃’, 우량임차인 찾는 고층상가 자격요건은?

    장기간 이어지는 저금리 현상으로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꽃이라 불리는 상가가 매력적인 상품으로 손꼽힌 지 오래다. 올해 초 국토교통부 자료만 보더라도 지난해 전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종류에 따라 평균 5.8~7.3%로 집계되는 등 상가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알짜 입지의 상가들이 주목 받고 있다. 상가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먼저 상가의 상품성도 중요하지만 입지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동인구가 풍부한 역세권이거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배후에 둔 상가가 상대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같은 맥락이다. 병의원이나 학원 등 우량 임차인이 좋아할 만한 상가를 선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예를 들어 병의원의 경우 쾌적한 건물, 접근이 쉬운 입지를 먼저 찾기 때문에 이들이 주로 자리잡는 곳이 상가 시장의 흥행 보증수표로 평가 받는다. 실제로 고양 삼송지구의 실질적인 역세권인 원흥역 인근에 분양 중인 ‘원흥역 반도 유스퀘어’가 병의원이 들어오기 좋을 만한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곳은 원흥역 일대 상가 중 유일하게 고층으로 이루어져 희소성이 높은 데다 신규 상가의 쾌적함과 1층에는 생활밀착형 MD구성이 계획돼 있다. 또 지구 내 2만2,000여 세대의 주거 배후수요와 원흥역을 이용하는 원흥지구 9,000여 세대까지 아우르는 수요를 갖추고 있다. 상가 바로 맞은편에는 450세대의 주상복합 단지도 건설 중이라 앞으로 배후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하철3호선 원흥역 및 광역버스 노선이 집중되는 택지지구 내 중심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풍부한 유동인구를 예상할 수 있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19일 “상가 1층에는 편의시설 위주로, 고층부분에는 병의원 자리로 계약이 진행되고 있어 상권 형성은 빨리 이뤄질 것 같은 분위기”라며 “저금리가 워낙 오래 지속되다 보니 퇴직을 결심하거나 은퇴를 대비해 상가 매입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원흥역 반도 유스퀘어는’ 대지면적 3,302㎡, 연면적 27,318㎡ 규모에 지하3층, 지상 10층 180실 규모이다. 분양홍보관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에 위치해 있으며, 입점은 2017년 1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혁신의 초고층 거물 열린 듯 막힌 폐쇄성 앞에 도시와 소통은 잊었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혁신의 초고층 거물 열린 듯 막힌 폐쇄성 앞에 도시와 소통은 잊었다

    한국의 무지개떡 건축을 추적하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피해 갈 수 없는 몇 개의 사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중 하나가 타워팰리스다. 이유는 간단하다. ‘초고층 주상복합’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건축을 사회에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그 이전과 이후에도 주상복합이 있었지만 이 건물만큼 많은 관심을 끈 경우는 없다. 물론 지금은 이전에 비해 타워팰리스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타워팰리스로 대표되는 초고층 주상복합 건축의 바람은 아직도 대한민국 전역에 불고 있다. 도심형 주거라는 애초의 선언과는 달리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어떤 식으로 평가하든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한 시대를 연 건물이라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다만 ‘대한민국 1%에 대해서 상위 0.1%의 존재를 보여 줬다’는 식의 평가보다는 도시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 복합 등의 이슈가 이 글의 관심사다. # 가장 낮은 동 42층 가장 높은 동 69층 세운상가와 마찬가지로 타워팰리스도 단일 건물이 아닌 건물의 집합이며 그 안에 상대적인 다양성이 존재한다. 1차(사용승인일 2002년 10월 30일)의 A, B, C, D동과 상가동, 2차(2003년 2월 28일)의 E. F동, 3차(2004년 4월 19일)의 G동과 S동(반트)까지 포함하면 총 9개의 거대 건물이 모여 있다. 상대적으로 저층인 체육시설 반트조차도 건축면적이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 육박하는 4270.44㎡에 지상 7층 규모다. 가장 낮은 A동이 42층이고 가장 높은 G동은 69층으로, 주거용 건물로는 세계적으로도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타워팰리스는 실로 중후장대한 건물의 집합체다. 양재천에서 바라보면 자연 속에 우뚝 속은 건물의 숲이 가히 장관을 이룬다. 삼일 고가도로와 삼일 빌딩이 개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면, 이 장면은 오늘날 성공 신화의 상징으로 종종 이야기된다. 타워팰리스는 동으로는 선릉로, 서로는 언주로, 북으로는 남부순환로 그리고 남으로는 양재천에 접해 있다. 이 영역 안에는 대림 아크로빌을 위시한 다른 건물들도 있다. 이 중 남부순환로는 워낙 서울의 중요한 도로로서 2차의 E, F동이 여기에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도곡역 4번 출구도 이 방향으로 나 있다. 따라서 타워팰리스로서는 매우 중요한 도로일 것 같지만 현장에서 보면 실상은 다르다. 타워팰리스의 대지는 남부순환로보다 사람 키 정도 높으며 게다가 길과 면한 부분에 조경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약 200m에 이르는 도로변에 조경의 장벽이 처져 있는 것이다. 인근의 또 다른 주상복합인 아카데미 스위트가 저층부를 길에 온전히 열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되는 방식이다. 이 아카데미 스위트도 무려 51층으로 덩치가 만만치 않다. 다만 도시를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다르다. # 느슨한 폐쇄성… 개방적 맨해튼과 대조 그렇다면 타워팰리스는 주변으로부터 폐쇄된 소위 빗장 공동체인가? 물론 주거 타워 부분은 그렇지만 나머지 저층부는 의외로 그렇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타워팰리스의 여러 건물 사이를 비스듬하게 동서로 관통하는 언주로 30길이다. 전체 길이 500m 남짓한 이 길에서 타워팰리스 영역이라고 할 만한 구간은 400m 정도다. 그리고 이 도로를 향해서 타워팰리스의 각 건물들은 의외로 상당히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1차의 상가동이 바로 이 길에 면해 있으며 여기서 야외 계단을 타고 오르면 네 동의 타워 사이에 조성된 데크는 물론이고 양재천 쪽에 면한 조경 공간으로의 진입도 가능하다. 다만 그 경로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알고 찾아가지 않으면 접근이 가능한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2차의 E, F동의 하부도 필로티로 개방되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다. 다만 이 건물에 살지 않는 한 특별히 찾아갈 이유가 있는 곳은 아니다. 지하철역으로의 접근이 조경으로 차단되어 있어 더욱더 그렇다. 한편 이 일대의 언주로 30길에는 신호등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작동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신호등이 있었으나 교통 혼잡을 이유로 철거되었다고 한다. 자동차와 사람이 서로 적당히 알아서 움직이는 그 모습은 나름 자연스러워 보이면서도 어쩐지 다른 세상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처럼 타워팰리스가 도시를 대하는 태도에는 ‘느슨한 폐쇄성’이 있다. 즉 물리적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었다고 할 수는 없으되, 그렇다고 주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나름 세련된 방식을 통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누군가가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재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다뤄 온 수많은 다른 사례들과 비교해 봤을 때 인근 지역에 대한 타워팰리스의 개방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는 분명히 사회 계층적 요인도 있을 것이나 타워팰리스라는 건물군이 갖는 매우 근본적인 성격 또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이 지점에서 ‘타워팰리스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처럼 과연 주상복합 건축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이 질문은 나아가 ‘한국의 수많은 소위 주상복합 건축은 과연 그 이름에 부합되는 성격을 갖고 있는가’라는 또 다른 질문으로 확대될 수 있다. 물론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면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주상복합이라는 유형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 목적은 기본적으로 도심의 복합 개발을 통해 직주근접을 도모하고 도심 공동화를 방지하는 것에 있었다. 즉 수평적 용도지역 개념에 반하거나 이를 보완하는 개념으로서 수직 도시를 만들려는 것이었다. 하나의 건물이 하나의 커뮤니티로서 어느 정도 기능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주거와 비주거 기능 간의 적절한 밸런스는 상당히 핵심적인 것이었다. 도심형 주상복합이 많은 뉴욕시의 경우, 한 건물 안에서 도로에 면한 부분은 상가, 그 위는 사무실 혹은 호텔 그리고 제일 윗부분에 주거가 자리잡는 경우가 있다. 이런 개념으로 만들어지는 건물들은 당연히 외부인의 출입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도로에 대해서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뉴욕은 이런 성격의 복합 건물들이 많은 덕에 자동차 없이 도심에 거주하는 인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전혀 미국스럽지 않은 도시가 될 수 있었다. 이들 대부분이 걷거나 대중교통 수단에 의존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버드대학의 도시경제학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도시의 승리’에서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인간 정주환경을 맨해튼이라고 했던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는 것이다. # 타워팰리스, 무지개떡 건축 향한 과도기 그런데 타워팰리스를 위시한 한국의 주상복합 건축은 대부분 이런 성격과는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비주거 부분의 비율이 너무 낮은 것이다. 그 비율은 법으로 정하는데 한때는 주거 비율을 90%까지 인정해 주기도 했다. 그러니 결국 한국의 주상복합이란 도시 전체에 대한 이론적 성찰의 결과라기보다는 상업지역의 높은 용적률을 이용해서 고급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한 부동산 상품에 가깝다. 상업지역이므로 일조권의 영향도 받지 않고, 심지어 일반 아파트에 적용되는 인동간격 규정으로부터도 상당히 자유롭다. 거의 주거 전용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주변 지역에 대해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이것이 바로 타워팰리스가 ‘느슨한 폐쇄성’을 갖게 된 주된 이유다. 건축물 관리대장을 열람하면 이런 성격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전체 주거 타워 중에서 업무시설이나 오피스텔이 들어가 있는 것은 1차의 D동, 2차의 E동, 3차의 G동 등이다. 나머지는 전부 순수하게 ‘아파트’로 명기되어 있다. 그나마 이 오피스텔 또한 소위 주거형으로서, 이론적으로는 사업자등록이 가능하지만 제약이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타워팰리스는 일부 상가를 제외하고는 전체 건물의 거의 대부분이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건물인 것이다. 법적 용어와 일상 언어와의 간극을 무시하고 이야기하자면 주상복합이 아니고 그냥 아파트다. 게다가 이 도곡역 일대는 도심이나 부도심이 아니고 주거지역에 일부 상업지역이 침투해 있는 정도이므로, 주상복합 건축의 당초 취지와는 잘 부합되지 않는다. 상업지역에 고밀도로 지어진 단지형 고급 아파트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주상복합의 원래 의미에 훨씬 더 근접하는 사례는 피어선 아파트 이후 광화문 일대에 지어진 일부 건물들에서 찾는 게 더 적절할 것이다. 분명히 타워팰리스는 한국 주거사에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것은 토지밀착형 삶을 이상으로 삼아 왔던 한국인들에게 이전 시대의 아파트가 주었던 충격을 훨씬 더 상회하는 것이었다. 이제 사람이 땅을 떠나 완전히 구름 위에 살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타워팰리스를 필두로 초고층 주상복합이 지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서울의 북촌을 중심으로 전통 주거인 한옥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 두 유형은 어찌 보면 개념상 서로 완전한 극단인 것처럼 보이지만, 엄격히 이야기해서 본격적인 도심형 주거의 유형은 아니라는 점에서 서로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물론 주거 전체로 보면 이전에 비해서 선택권이 훨씬 다양해졌다는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와의 관계, 인구의 구성, 복합적 성격 등의 면에서 보편적 도시 건축의 유형으로서 이 둘의 한계는 너무나 명확한 것이다. 이 연재에서 과도하게 느껴질 정도로 1960, 70년대의 가로형 상가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들은 거리에 면해 있으면서 가로의 활력에 기여했다. 상가는 입주민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인근 지역 또한 대상으로 삼았다. 이처럼 우리에게도 한때 본격적인 도심형 상가아파트가 대량으로 공급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준전원형 방식인 단지 유형이 보편화되면서 그 시대가 저물었다. 앞으로 그 유형이 훨씬 진화된 형태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을 현실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지를 담아 이 연재를 이어 가고 있는 중이다. 직주근접의 가능성을 높이면 개인의 삶과 지구 환경 모두에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주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도 개방된 건물은 도시의 활력을 높일 뿐 아니라 시민 사회의 정신을 고양시킨다. 그러한 유형이 바로 이 글에서 말하는 무지개떡 건축이다. 타워팰리스는 이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등장한, 일종의 과도기적 현상이다.
  • [명인·명물을 찾아서] 명성황후 시해 분노 싣고, 역대 대통령 태우고…시대를 달린 ‘열차’

    [명인·명물을 찾아서] 명성황후 시해 분노 싣고, 역대 대통령 태우고…시대를 달린 ‘열차’

    야외엔 첫 증기기관차 등 20대 실내엔 유물 등 6000여점 전시 30년 대통령 전용 ‘메기’ 실물로 모형 철도 파노라마실 최고 인기 1899년 9월 18일. 지축을 흔드는 기적 소리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증기기관 열차가 제물포~노량진 구간에서 역사적인 첫 운행을 시작했다. 인천 우각동역터(현 도원동)에서 1897년 3월 22일 한국 최초의 경인철도 기공식이 열린 후 2년 6개월 만이었다. 이후 한국 철도는 시대별로 역할과 의미를 달리하며 1세기를 훌쩍 넘어 숨가쁘게 달려왔다. 대중교통과 화물수송 수단의 의미를 넘어 철도는 질곡으로 점철된 우리의 역사이자 서민들의 애환이 오롯이 담겨 있는 추억이다. ●2만여㎡·입구엔 열차 숲… 학습놀이터 경부선 철도 의왕역에서 철길을 따라 세워진 그라피티로 장식된 담벼락을 따라 500여m를 가면 코레일 철도박물관에 도착한다. 면적은 2만 8082㎡에 이른다. 입구에 들어서면 수십량의 열차가 숲을 이루고 있어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어린이들에게는 교육과 체험의 학습장이자 놀이터이며, 어른들에게는 역사이자 아련한 추억의 장소다. 철도박물관은 서울 용산 철도고등학교에 있던 철도기념관이 1988년 경기 의왕으로 이전, 개관한 것이다. 수도권의 대표적 전문박물관으로 우리나라 115년의 철도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산교육장이다. 철도박물관은 과거에 운행했던 증기기관차 등 20여대의 실물차량이 전시된 야외전시장과 철도의 역사와 문화, 철도 관련 유물 등 6000여점의 자료를 모아 놓은 실내전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야외전시장을 대표하는 전시물은 대통령이 쓰던 열차다. 등록문화재 419호인 한국 최초의 대통령 전용객차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용했다. 내부에 봉황 문장이 새겨진 대통령 전용의자와 책상, 침실, 식당 등 각종 시설과 설비를 갖췄다. 대형 테이블과 6석의 금색 의자, 붉은 카펫, 천장의 고급 장식 등으로 화려하게 꾸민 회의실은 마치 호텔 같다. 화려한 의장이 돋보이는 전직 대통령 관련 유물로 역사적·사료적 가치가 크다. 대통령특별동차 ‘메기’는 1969년부터 2001년까지 30년간 운행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사용했다. 전면부가 메기 머리를 닮았다. 레일 간격이 표준보다 좁은 협궤에서 운행했던 협궤증기기관차 13호(등록문화재 418호)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협궤 열차는 수인선(수원~인천 송도)과 수여선(수원~여주)을 다니다 1987년 수인선이 없어지면서 운행을 중단했다. 1951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도입한 디젤전기기관차와 부산~신의주를 비롯해 전국 주요 철도를 운행했던 대표 열차 미카3 화물용 증기기관차도 볼 수 있다. 특히 파시형 증기기관차 23호(등록문화재 제417호)는 1942년 일본에서 제작된 것을 들여와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공장에서 조립한 파시5형 텐더식이다. 우리나라 지형 조건에 잘 맞고 국내산 석탄을 연료로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디젤기관차 등장으로 1967년 달리는 것을 멈췄다. 증기기관차인 미카3형과 함께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차종으로 유일하게 남은 파시형 증기기관차다. ●美특공대원 태워 적진 뚫은 ‘미카3 129 실내전시장에 들어서면 경인선 우각동역터 기공식 대형 사진을 배경으로 모형 파시 증기기관차가 관람객을 맞는다. 빛바랜 사진 속에서 명성황후 시해 사건으로 상중이라 상복을 입은 참석자들을 볼 수 있다. 철도의 역사와 더불어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한국 철도의 태동’실에는 한국전쟁 당시 김재현 기관사가 연락이 끊긴 미 제24단장 윌리엄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미 특공대원 33명을 태우고 적진을 뚫고 들어갔던 미카3 129 증기기관차 모형과 유물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철수하다 모두 전사했다. 국내 최초의 증기기관차로 경인철도 개통식 때 사용됐던 모가형 증기기관차, 영국에서 제작한 세계 최초의 증기기관차인 페니다렌 모형도 있다. ●전시부터 체험까지 115년 역사 오롯이 열차를 축소·제작해 운행하는 ‘모형철도 파노라마실’은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 증기기관차와 디젤기관차, 전동차 등 13개 열차 126량을 컴퓨터로 조작, 운행한다. 비둘기호와 통일호, 무궁화호, 새마을호, 초고속열차 KTX 등 철도동력차의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차가 먼저일까, 기찻길이 먼저일까. ‘철길의 역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석탄 광산에서 짐을 나르기 위해 목재로 레일을 설치한 게 기찻길의 시초였다. 선로 보수 장비 ‘선로검사기록계’, 침목 밑을 다지는 기계 ‘4두 타이탬퍼’, 레일을 침목에 고정하는 각종 체결장치 등 레일과 관련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기차표와 철도여행’실에 가면 1899년 철도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사용하던 기차표와 각종 기념 승차권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이 외에도 경인선 부설에 사용된 우리나라 최초의 레일인 ‘경인철도 레일’(등록문화재 제424호), 단선구간 기차 충돌 사고 방지를 위한 증표인 대한제국기 철도 통표(등록문화재 423호), 복선구간 기차의 안전운행을 위한 쌍신폐색기(등록문화재 제425호)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고종의 철도원 총재와 철도국장 임명장 원본, 경인선·경부선·경의선 설계도면, 스팀기관차·객차·화차의 명판 등도 관심을 끈다. 김진섭(47) 코레일 철도박물관장은 “코레일 직영 전환 후 전시관 개선을 우선 추진하는 등 관람객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해보다 약 20% 관람객이 늘었다”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115년 된 철도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분양시장 내 소형아파트 선호도↑, 방배동 ‘한미글로벌 방배마에스트로’ 분양 예정

    분양시장 내 소형아파트 선호도↑, 방배동 ‘한미글로벌 방배마에스트로’ 분양 예정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 아파트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2인 가구가 늘어난 데다, 월세를 놓기 위한 투자 수요까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거주는 물론 투자 가치도 다른 주택형에 비해 높다 보니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여기에 초저금리 상황에 따른 임대사업용으로도 적합해 분양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결제원 자료에 의하면, 올해 1월~8월 서울에서 분양한 전용 59㎡ 이하 소형 아파트는 총 71개로 대부분이 1순위에서 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1순위 평균 경쟁률도 1419가구 모집에 5만 1074명이 몰리면서 35.99대 1을 기록, 이 기간 동안 서울시 1순위 평균 경쟁률 20.26대 1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소형 아파트의 경우 경쟁률이 더욱 높게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에 분양한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의 전용 59㎡은 62.33대 1 청약경쟁률을 나타냈고, 지난 7월에 분양한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59㎡A은 31가구 모집에 8740명이 몰려 281.9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실거주와 투자 수요를 겨냥해 신규 분양 세대 전체를 아예 50㎡대 소형으로만 구성한 단지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등장한다. 방배동 일대는 재개발 및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방배동이 다세대 중심의 중산층 주거단지였다면, 앞으로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완료된 단지를 합치면 약 1만여 가구에 이른다. 방배3구역은 이주가 완료되어 이번 달 일반 분양이 예정되어 있고, 방배5구역은 관리처분 인가 완료 후 내년 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8개 구역 재건축 단지가 완료되면 방배동은 반포지구와 함께 서초구의 핵심 주거타운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한미글로벌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866-10에서 전용면적 51㎡ 이하 소형으로만 이뤄진 주상복합아파트 ‘방배마에스트로'를 선보인다. 전용면적 51㎡ 이하로 구성된 아파트(지하 5층~지상 27층) 1개동 118가구와 전용 19.86㎡(안목치수 적용) 오피스텔 1개동 45실(지하 5층~지상 10층) 등 총 163가구(실) 규모다. 단지는 독특하고 현대적인 외관으로 차별화될 뿐만 아니라, 세대 구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단지는 입주민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다양한 타입과 설계를 갖췄다. 대부분 아파트 세대는 방 2개와 거실 및 주방으로 사용하는 공간으로 이뤄졌으며, 발코니 확장과 실외기와 대비공간 등을 후면으로 배치해 여유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아파트 최상층에는 소형 펜트 하우스 4세대가 구성된다. 추가적인 외부 발코니와 복층 다락이 서비스공간으로 제공되는 특화된 평면으로 공급된다. 방배마에스트로 분양홍보관은 서울 서초구 내방역에 위치해 있으며 오는 21일 오픈할 예정이다. 입주 예정일은 2019년 2월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주택과 아파트 사이, 모여 사는 즐거움 마당에 널렸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주택과 아파트 사이, 모여 사는 즐거움 마당에 널렸네

    근대건축의 거장들은 공동주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미스 반데어로에는 이미 1922년 슈투트가르트의 바이센호프 전시에서 철골 아파트를 선보였다.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1951년에 860-880 레이크 쇼어 드라이브 아파트먼트를 시카고에 완성했다. 또 다른 거장 르코르뷔지에의 위니테 다비타시옹이 1959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그 뒤를 이었다. 이보다 훨씬 앞선 안토니오 가우디의 카사 밀라(1912)는 파격적인 조형으로 유명하지만 알고 보면 무려 40여 가구가 거주하는 유럽형 상가 아파트다. 시기와 지역,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지만 네 건물 모두 세계 건축계의 명작이다. 한국 공동주거의 연보에는 건축가의 이름이 잘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름난 건축가의 작업 중에 공동주거, 특히 아파트가 별로 없다. 안병의의 힐탑 아파트(1968), 조성룡의 아시아 선수촌 아파트(1986), 우규승·황일인의 올림픽 선수기자촌 아파트(1988) 등 손꼽을 정도다. 물론 그 리스트의 제일 앞에는 다수의 건축가가 참여했던 마포 아파트(1964), 그리고 이 연재에서 다뤘던 김수근과 그 후예들의 세운상가(1967)가 있다. 공동주거는 건축계에서 그리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니다. 작업 조건이 좋지 않고 무엇보다 건축가의 의지를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강한 소위 작가형 건축가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주제다. 그러나 공동주거는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건축 유형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한 나라의 대표적인 건축가들이 관심을 갖고 노력할 필요와 명분이 충분히 있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상황은 이례적이다. #단지형 아파트·주상복합 열풍 전 건축 이례적인 상황에는 꼭 예외적인 인물이 있다. 아파트, 특히 그중에서도 상가 아파트를 설계한 건축가로서 그 존재가 알려진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런데 그 희귀한 사례의 하나가 2016년에 작고한 김석철이다. 예술의전당,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설계한 바로 그 건축가다. 국가적 프로젝트를 많이 했고 거대담론을 담은 각종 저서를 다수 출판했다. 그런 김석철의 작품 연보에 상가 아파트가 두 개나 들어가 있다. 그 하나가 대구 명륜로의 한양 가든 테라스고 또 다른 하나는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올림픽 파크타워(현 삼성 파크타워 아파트)다. 각각 사용승인일이 1982년 12월 30일과 1995년 8월 28일이다. 상가 아파트의 연보에서 이 시기는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에 불었던 상가 아파트 열풍과,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들어 시작된 주상복합 열풍 사이에 절묘하게 끼어 있기 때문이다. 즉 김석철은 상가 아파트가 한물가고 단지형 아파트가 이미 대세를 이루던, 그리고 본격적인 주상복합의 열풍은 불어오기 전에 이 두 개의 건물을 설계한 것이다. 이것은 우연일까? 이 두 건물에 대한 그의 글이 마침 남아 있다. 좀 길지만 음미해볼 면이 있다고 생각해 인용한다. ‘이제 단독주택에 살기는 어렵게 되었다. 땅도 부족하고, 유지관리도 힘들고, 좋은 주변여건을 갖기도 어렵다. 집이라면 단독주택만 한 것이 없지만 집합주택은 단독주택이 못 가진 많은 장점도 있다. 집합주택의 긍정적인 면과 단독주택의 좋은 점을 합한 새로운 주거의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 이웃이 있고, 마을이 있으면서 집집마다의 독자성과 가변성이 확보되는 그런 공동주택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모여 사는 즐거움과 편안함과 안전을 가지면서 단독주택이 지닌 특유의 세계를 하나의 주거 속에 시도해 본 것이 성내동의 올림픽 파크타워다. (중략) 올림픽 파크타워는 열아홉 세대의 조그만 세계를 최초의 철골구조 속에 하늘 위의 대지라는 이름으로 이루어 본 것이다. 예술의 전당 국제현상 직전 대구 시내 한가운데에 시도하였던 각 집이 자신의 마당을 갖는 열아홉 세대의 마을인 가든 테라스 이후 십이 년 만에 다시 시도해 본 이웃과 마을이 있는 단독주택 같은 집합주택이다.’ (출처 :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아우름) #시대착오인가, 작가정신인가 그런데 김석철이 당시 기준으로는 유행이 한참 지난 상가 아파트를 설계한 상황은 여전히 궁금증의 대상이다. 건축가 본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그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직접 가서 보는 것이다.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 그래서 오직 이 건물 하나를 보겠다는 목적으로 대구에 내려갔다. 무더위가 유난했던 2016년 여름에서도 가장 더웠다고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타고 가면서 내 눈을 의심했다. 사방에 오래된 상가 아파트들이 보였다. 특히 동대구역 바로 옆에는 ‘동대구 맨션’이 있었다. 아주 반듯한 중정형 상가 아파트였다. 나중에 알아보니 1979년 5월에 사용 승인을 받았다. 연대가 비교적 늦은 셈이다. 이것 말고도 눈에 띄는 건물들이 많았다. 대구는 상가 아파트 연구에 중요한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됐다. 김석철의 가든 테라스는 대구 중구 명륜로에 있다. 동대구역에서 3.6㎞ 정도 떨어져 있다. 가로명이 명륜로인 것을 보면 근처에 향교가 있을 것이고 (실제로 있다) 그렇다면 아주 오래된 동네다. 상가 아파트가 도심 유형이라는 것은 서울이나 대구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실물로 접한 건물은 사진에서 보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관리 상태도 비교적 양호해 보였다. 다만 지하와 지상 1층에 자리잡은 상가는 별로 활기가 없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엄청나게 넓은 에스컬레이터는 운행하지 않은 지 오래된 듯 했다. 그리고 그 가라앉은 분위기는 명륜로의 인접 구간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일대에 곧 재건축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안타깝지만 김석철의 가든 테라스도 그 대상이었다. (이 글이 그 마지막 기록이 아니기를 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륜로는 인상적이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바로 이거다’ 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약 280m에 달하는 한 블록의 거리 양쪽이 일부만 제외하고 모두 상가 아파트였던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길 북쪽의 가든 테라스를 위시해 송정맨숀, 대봉맨션 A, B동(1973)이, 길 남쪽에는 대구맨션 A, B, C동(1972)이 포진해 이 일대를 무지개떡 가로로 만들고 있었다. 분당 정자동이나 판교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한국 어디서도 이런 가로를 본 적이 없다. 게다가 이 건물들은 모두 연대가 상당히 높다. 서울하고 비교해도 결코 늦지 않다. 즉 가든 테라스가 들어서기 이전에도 이곳은 상가 아파트 지역이었다. 그러니 김석철과 그의 의뢰인은 지역의 특성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당시 그의 나이 30대 후반이었다. #19가구로 건축해 작가성 여지 남겨 가든 테라스는 지하 1층, 지상 8층의 건물이다.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의 저층부는 상가와 사무실이고 그 위는 주거다. 일부 주거에 상당히 널찍한 옥상 마당이 있어서 가든 테라스라는 이름이 붙은 듯하다. 실체와 이름이 썩 잘 어울린다. 주차장은 건물 뒤쪽 옥외에 있다. 전체 19가구가 있으니 공동주거로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개별 가구의 면적이 200㎡를 훌쩍 넘을 정도로 넓고 상가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상당한 존재감이 있다. 이 ‘19가구’라는 것은 공동주거에서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숫자다. 20세대가 넘어가면 당시 주택건설촉진법상 사업계획 승인대상으로 각종 규제가 심해지기 때문에 바로 그 아래 숫자를 택한 것이다. 이미 1977년에 주택건설촉진법, 1979년에 주차장법이 제정되면서 그 이전의 상가 아파트와는 완연히 다른 방식의 설계가 필요했던 시절이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내부를 안 들어가 볼 수 없다. 제일 좋은 방법은 주민을 만나 말을 붙여 보는 것이지만 유난히 더운 날이라 그런지 아무도 드나들지 않는다. 결국 안면에 철판을 깔고 경비실 문을 열었다. 두 분이 계셨다. 이럴 때는 그냥 솔직한 것이 최고다. 학창 시절에 이 건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실물을 보려고 서울에서 왔으며, 설계하신 분이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고 하니 두 분 모두 표정이 풀렸다. 게다가 그중 한 분이 마침 주민이었다. 결과적으로 건물 안팎을 잘 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2018년으로 임박한 재건축 이야기, 엘리베이터가 2층에서부터 시작해서 불편하다는 이야기, 살아보니 고층 주상복합보다는 이런 식의 상가 아파트가 최고라는 이야기 등등이 나왔다. 마침 3층에 비어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올라가 보니 꽤 여유 있는 마당이 있었다. 비어 있는 탓에 가꾸지 않아서 그렇지 입지와 환경 면에서 매우 양호한 상황이었다. 단 내부 평면은 그다지 특이한 점이 없었다. 외부 복도가 유난히 넓고 쾌적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전용면적 비율에 집착하는 요즘 같으면 생각도 하지 못할 일이다. 이 건물 이후에 김석철은 예술의전당으로 일약 세간에 이름을 얻게 되고 그만의 독특한 행보를 이어나가게 된다. 그러다 무려 12년이나 지난 후에 올림픽 파크타워를 설계했다. 가든 테라스가 비교적 옆으로 긴 유형이라면 올림픽 파크 타워는 13층으로 엄연한 수직 유형이었다. 역시 주택건설촉진법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불과 19가구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유형은 점차 ‘나 홀로 아파트’라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결국 공동주거 시장은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가 아니면 상업지역에 고밀도로 지어지는 고층 주상복합으로 양분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1960년대 후반, 70년 초중반을 관통했던 거리형 상가 아파트의 유형은 완전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무렵, 김수근 이후 또 다른 시대의 풍운아라 할 만한 김석철이 자신만의 해법으로 두 개의 공동주거 프로젝트를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시대착오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독창성에 기반한 작가정신이라고 할 것인가? 50년대 후반의 상가 주택에서 60~70년대의 상가 아파트, 현재의 주상복합에 이르는 한국의 도시복합건축의 계보에서 이것은 여전히 심각한 질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의 한국 건축가들은 공동주거를 매우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들이 하나씩 등장하고 있다. 일부에 불과하지만 상가 아파트도 서서히 복권의 길을 가고 있는 듯 보인다. 강남보금자리 주택 4단지(2015)를 설계한 이민아(협동원)가 전자의 경우라면 2016년에 영등포 양남시장을 시장과 아파트가 결합한 형태로 재건축하는 현상공모에서 당선된 코어 건축은 후자에 속한다. 어느 방향이건 공동 주거가 좀더 다양하고 깊이 있게 발전되는 것은 사회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김석철의 독자적 행보가 헛되지 않은 셈이다.
  • 민관군 7000명 울산 태풍피해 복구 구슬땀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울산에 7일 민·관·군 7000명이 투입돼 피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공무원과 경찰, 육군 7765부대, 자원봉사자, 강원도 속초시 공무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등이 울산 수해현장에 투입돼 피해 복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수해가 극심한 울산시 중구 태화시장과 우정시장 상가, 태화강 십리대숲과 삼호 철새공원, 울주군 언양읍 반천현대아파트 등지에서 지하층 물을 빼내거나 주변 정비에 손길을 보탰다. 울산지역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구조활동 중 실종된 소방관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인명피해는 사망 3명, 부상 3명 등이다. 이재민 129가구 237명이 발생했고 561곳의 도로가 침수됐다. 북구 상방사거리 지하차도는 여전히 침수돼 울산∼경주 7번 국도의 차량 소통에 지장이 있다. 현대자동차 등 북구와 울주군의 공장 21곳이 침수돼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되는 등 산업현장 피해도 속출했다. 주택 1539가구와 차량 1659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양수가 완료되지 않은 반천현대아파트와 중구 태화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등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울주군 은행 5곳, 북구 신흥사 대안마을 등에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학교는 울주군 삼동초등학교 본관동과 급식소가 물에 잠겼고, 울산에너지고 실습동도 침수돼 수업기자재가 파손됐다. 전체 230개 학교 중 63개 학교에서 누수, 정전, 펜스 파손, 마감재 탈락 등이 확인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생활인프라·쾌적성 더한 전주 ‘에코시티자이2차’, 7일 견본주택 오픈

    생활인프라·쾌적성 더한 전주 ‘에코시티자이2차’, 7일 견본주택 오픈

    미래형 신도시로 주목 받고 있는 전주 에코시티는 친환경 계획도시로 분양 이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알짜 입지로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속속 지어지면서 청약시장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11월 앞서 분양되었던 ‘에코시티자이’가 지구 내 최고 청약경쟁률(평균 76.5대1)을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2차 분양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오는 7일 견본주택 오픈을 앞두고 있는 ‘에코시티자이2차’는 신도시 내 우수한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에코시티의 녹색·생태축 중심역할을 하는 센트럴파크(가칭)를 품고 있는 모습으로 단지가 들어서 쾌적성과 조망권이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북측으로는 레저휴양의 장으로 남측으로는 생태학습의 장으로 공원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아파트 입주자라면 공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동시에 상업지역과 상가가 들어올 수 있는 준주거시설도 아파트 가까이 위치해 택지지구가 완성되면 편의시설 이용도 손쉬울 것으로 보인다. 에코시티가 위치한 광역 입지를 보면 전주 도심과 가깝고 교통여건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전라선 전주역의 이용이 수월하고, 익산포항고속도로 완주IC와 호남고속도로 전주IC로의 진출입도 편리하다. 또 전주 제1·2일반산단과 전주친환경첨단복합산단, 완주일반산단, 완주테크노밸리산단 등이 가까워 배후수요도 탄탄하다. 완주일반산단에는 현대자동차가 입주해 이미 공장이 가동 중이다. 완주테크노밸리 2단계 사업도 계획돼 있다. 전주 도심에 해당하는 덕진동과 서신동, 효자동(서부신시가지)이 가까워 풍부한 생활편의시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20층, 7개동, 총 490가구(전용 84㎡, 118㎡) 규모로 건설된다. 기존에 분양했던 '에코시티자이(1차, 640가구) 옆에 지어져 총 1130가구의 자이 브랜드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모델하우스는 에코시티 내 주상복합지구에 마련되며 7일 오픈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농경지 7747㏊ 잠겨… 물 빼는 데만 보름

    농경지 7747㏊ 잠겨… 물 빼는 데만 보름

    사망·실종 10명·이재민 198명… 울산 집 464채·상가 150동 침수 제주 43만 마리 물고기 폐사… 안전처 특별교부세 80억 지원 남부 지역을 휩쓸고 간 태풍 ‘차바’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6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울산 중구 주상복합건물 지하주차장 1층에서 김모(52·여)씨와 실종됐던 울산 온산소방서 강기봉(29) 소방사,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해수욕장에서 실종된 김모(82)씨가 숨진 채 발견돼 이날 현재 사망 7명, 실종 3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부산 사망 3명, 울산 사망 3명, 경주 사망 1명·실종 1명, 밀양 실종 1명, 제주 실종 1명 등이다. 가옥이 물에 잠기거나 붕괴된 이재민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현재 90가구 198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학교와 주민센터 등에 임시 거처가 마련됐다. 주택 14채가 반파됐고, 508채가 물에 잠겼다. 피해가 가장 컸던 울산은 주택 464채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등 공장 22개 동, 상가 150개 동 등이 물에 잠겼다. 농경지는 7747㏊가 침수됐다. 농민들이 배수 작업과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일부 해안 주변 논은 만조 기간과 겹쳐 배수에만 보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낙과 피해도 컸다. 차량 침수도 2000대에 육박한다. 울산 지역에서만 1411대로 잠정 집계됐다. 제주에서는 23개 수조에서 43만 마리 물고기가 폐사했다. 아파트 침수 등 157억원의 피해를 입은 경남 양산시는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경북 경주와 포항 등에서는 도로 17곳과 철도 1350㎡가 유실됐다. 문화재 피해는 21건으로 집계됐다. 정전 피해는 22만 8986가구에서 발생했으며 22만 8579가구(99%)가 복구됐다. 안전처는 피해 지역에 특별교부세 8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울산시 30억원, 제주도 17억원, 전남도 9억원, 부산 8억원, 경남도와 경북도 8억원씩이다. 정부와 자치단체, 시민들은 복구에 나섰다. 울산에서는 공무원, 경찰, 군인, 다른 시·도 민간지원팀 등 4000여명이 투입됐다. 울산시는 현장을 찾은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건의했다. 부산에서는 육군 향토사단 군 병력 620명이 해운대해수욕장 등 6곳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시설물 응급 복구를 지원했다. 제주 지역에서도 민관군 1200여명이 이틀째 복구에 나섰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양산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태풍 차바 피해] 7명 사망·3명 실종…강물에 휩쓸려 실종된 소방사 숨진 채 발견

    [태풍 차바 피해] 7명 사망·3명 실종…강물에 휩쓸려 실종된 소방사 숨진 채 발견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와 남부지역에서 7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6일 오후 1시 현재 울산과 경주에서 각각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부산 사망 3명, 울산 사망 3명, 경주 사망 1명·실종 1명, 밀양 실종 1명, 제주 실종 1명 등이다. 지난 5일 인명구조에 나섰다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된 울산 온산소방서 강모(29) 소방사가 하루 만인 6일 오전 11시 1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강 소방사가 발견된 곳은 실종 지점에서 3㎞ 떨어진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회야강변 덕망교 하류 150m 지점이다. 강 소방사는 지난 5일 낮 12시 6분께 “고립된 차 안에 사람 2명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들과 함께 울주군 청량면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으로 출동했다가 회양강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날 오전 4시 17분쯤 울산시 중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지하주차장 1층에서 김모(52·여) 씨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주상복합건물에서 미용 관련 가게를 운영하는 김씨가 폭우 당시 차를 빼려고 지하주차장으로 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건물 주차장은 총 지하 3층으로, 현재 지하 2층과 3층은 물을 완전히 빼지 못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양수와 수색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오전 6시 30분쯤 경주 양북면 봉길해수욕장 인근에서 전날 떡을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던 김모(82)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태풍이 몰고 온 높은 파도로 바다에 떨어지거나 급류에 휩쓸려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 수색 작업도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물에 잠기거나 가옥 붕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태풍 피해로 제주와 남부에서는 90가구 198명의 이재민이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에서만 85가구 14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 임시 주거시설에서 태풍의 악몽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울산 태풍 차바 피해…지하주차장서 사망자 발생 “배관 잡고 버텼는데..”

    울산 태풍 차바 피해…지하주차장서 사망자 발생 “배관 잡고 버텼는데..”

    제18호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본 울산에서 사망자 1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17분쯤 울산시 중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지하주차장 1층에서 김모(52·여)씨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태풍이 닥친 5일 “주상복합건물 지하주차장에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태풍이 지나간 오후 3시 50분부터 지하주차장에서 물을 빼는 작업을 했다. 소방당국은 약 12시간 만인 6일 새벽 주차장 내부를 확인해 김씨 시신을 찾았다. 김씨는 발견 당시 지하주차장 1층 천장과 외벽 사이에 설치된 각종 배관에 걸쳐진 상태였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이 건물 주차장은 총 지하 3층이며 현재까지 지하 1층에서도 완전히 물을 빼내지 못한 상황이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일단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며 “물이 차오르면서 몸이 떠오르자 배관 등을 잡고 버텼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이 주상복합건물에서 미용 관련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로 폭우 당시 차를 빼려고 지하주차장으로 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하주차장에서 김씨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인명피해는 3명으로 늘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전자 갤노트7 악재에도 7兆대 실적 기대

    삼성전자 갤노트7 악재에도 7兆대 실적 기대

    1조대 리콜 비용·매출 손실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4조 수익 전망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에도 불구하고 3분기 7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이 선전하면서다. 갤럭시노트7 리콜 비용 및 매출 감소 규모는 1조원대로 추정된다. 2분기 8조원대 ‘깜짝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가 악재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이어 가면서 올해 30조원 영업이익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30조원 달성은 3년 만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조 5766억원이다. 이 수치는 오는 7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실적을 평균 낸 값이다. 다만 실제 영업이익은 이 추정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을 공식 선언(9월 2일)하기 전에 추정한 전망치가 포함돼 있어서다. 사상 초유의 배터리 발화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2분기 연속 8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또 1조원대로 알려진 갤럭시노트7 리콜 비용이 예상보다 클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일부 증권사(삼성증권, KTB투자증권)와 외국계 증권사(도이체방크)는 7조원대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직전 분기 1조원을 넘겼던 가전 부문도 올림픽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5000억원대로 원상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4년 2분기 7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뒤 3분기 4조원대로 급전직하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2년 전 ‘공포’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갤럭시노트7 충격에서 빠르게 헤어날 수 있게 됐다. 2분기 실적을 정확히 예측했던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품 가격 안정 및 출하량 급증으로 반도체 부문은 3조 4700억원, 디스플레이는 가격 상승, 수율 안정에 따라 7750억원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DS)이 올린 2조 7900억원보다 1조 4500억원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분기 부품 부문에서만 약 4조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 초 적자를 내면서 ‘미운 오리’로 지목됐던 디스플레이의 부활이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3D(3차원) 낸드플래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설 부분이 반영되고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면 부품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봤다. 게다가 낸드플래시 시장은 4분기 공급 부족이 예상되면서 가격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분야 1위(점유율 36.3%)를 달리는 삼성전자로서는 호재다. 4분기에도 무선사업부가 반짝 상승을 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다. 갤럭시노트7이 리콜 여파로 인해 판매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갤럭시노트7 판매량은 총 60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통신사에서 삼성 제품 대신 애플 아이폰 혹은 기타 안드로이드 제품을 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부품 부문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4분기 8조원대 재진입은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3년 만에 영업이익 30조원을 노려 볼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전날보다 5000원(+0.31%) 오른 161만 9000원에 마감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삼성전자 갤노트7 악재에도 7兆대 실적 기대

    삼성전자 갤노트7 악재에도 7兆대 실적 기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에도 불구하고 3분기 7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이 선전하면서다. 갤럭시노트7 리콜 비용 및 매출 감소 규모는 1조원대로 추정된다. 2분기 8조원대 ‘깜짝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가 악재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이어 가면서 올해 30조원 영업이익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30조원 달성은 3년 만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조 5766억원이다. 이 수치는 오는 7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실적을 평균 낸 값이다. 다만 실제 영업이익은 이 추정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을 공식 선언(9월 2일)하기 전에 추정한 전망치가 포함돼 있어서다. 사상 초유의 배터리 발화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2분기 연속 8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또 1조원대로 알려진 갤럭시노트7 리콜 비용이 예상보다 클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일부 증권사(삼성증권, KTB투자증권)와 외국계 증권사(도이체방크)는 7조원대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직전 분기 1조원을 넘겼던 가전 부문도 올림픽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5000억원대로 원상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4년 2분기 7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뒤 3분기 4조원대로 급전직하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2년 전 ‘공포’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갤럭시노트7 충격에서 빠르게 헤어날 수 있게 됐다. 2분기 실적을 정확히 예측했던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품 가격 안정 및 출하량 급증으로 반도체 부문은 3조 4700억원, 디스플레이는 가격 상승, 수율 안정에 따라 7750억원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DS)이 올린 2조 7900억원보다 1조 4500억원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분기 부품 부문에서만 약 4조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 초 적자를 내면서 ‘미운 오리’로 지목됐던 디스플레이의 부활이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3D(3차원) 낸드플래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설 부분이 반영되고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면 부품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봤다. 게다가 낸드플래시 시장은 4분기 공급 부족이 예상되면서 가격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분야 1위(점유율 36.3%)를 달리는 삼성전자로서는 호재다. 4분기에도 무선사업부가 반짝 상승을 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다. 갤럭시노트7이 리콜 여파로 인해 판매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갤럭시노트7 판매량은 총 60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통신사에서 삼성 제품 대신 애플 아이폰 혹은 기타 안드로이드 제품을 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부품 부문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4분기 8조원대 재진입은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3년 만에 영업이익 30조원을 노려 볼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전날보다 5000원(+0.31%) 오른 161만 9000원에 마감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도시 비운 종로, 상복 꽉 찼네

    서울 종로구가 국토교통부가 주는 ‘대한민국 도시대상’에서 3년 연속 수상했다. 2014년 장관상, 지난해 특별상에 이어 올해는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도시대상’은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을 평가하는 상으로 올해는 전국 79개 지자체가 경쟁했다. 종로구는 복잡하게 얽힌 시설물을 정리하는 도시 비우기 사업, 청운문학도서관과 북촌마을안내소 건립, 청진동 지하 보행로 조성,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수상했다. 도시 비우기 사업은 2013년 시작해 그동안 1만 2814건의 시설물을 정비했다. 가로등, 전신주, 안내 표지판 등 시설물을 통합해 2억 2000만원의 예산도 아꼈다. 2014년 개관한 종로구 최초의 한옥 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은 인왕산과 한옥·양옥이 조화로운 건축물로 한옥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 뉴타운 재개발로 철거되는 수제 기와 3000여장을 재사용해 지난해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올해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 대통령상을 받은 북촌마을 안내소는 20년 이상 된 낡은 화장실과 창고를 정비하고 35m의 거대한 축대벽을 허물어 전시실과 안내소, 화장실을 갖춘 복합공간이다. 광화문에서 종각까지 걸을 수 있는 청진동 지하 보행로는 민간투자로 진행되어 민·관 협력 도시개발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시상식은 7일 순천만 국가정원 갯벌공연장에서 열리는 제10회 도시의 날 기념식에서 진행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종로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도시 비운 종로, 상복 꽉 찼네

    서울 종로구가 국토교통부가 주는 ‘대한민국 도시대상’에서 3년 연속 수상했다. 2014년 장관상, 지난해 특별상에 이어 올해는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도시대상’은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을 평가하는 상으로 올해는 전국 79개 지자체가 경쟁했다. 종로구는 복잡하게 얽힌 시설물을 정리하는 도시 비우기 사업, 청운문학도서관과 북촌마을안내소 건립, 청진동 지하 보행로 조성,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수상했다. 도시 비우기 사업은 2013년 시작해 그동안 1만 2814건의 시설물을 정비했다. 가로등, 전신주, 안내 표지판 등 시설물을 통합해 2억 2000만원의 예산도 아꼈다. 2014년 개관한 종로구 최초의 한옥 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은 인왕산과 한옥·양옥이 조화로운 건축물로 한옥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 뉴타운 재개발로 철거되는 수제 기와 3000여장을 재사용해 지난해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올해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 대통령상을 받은 북촌마을 안내소는 20년 이상 된 낡은 화장실과 창고를 정비하고 35m의 거대한 축대벽을 허물어 전시실과 안내소, 화장실을 갖춘 복합공간이다. 광화문에서 종각까지 걸을 수 있는 청진동 지하 보행로는 민간투자로 진행되어 민·관 협력 도시개발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시상식은 7일 순천만 국가정원 갯벌공연장에서 열리는 제10회 도시의 날 기념식에서 진행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종로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태풍 차바, 해운대 마린시티 덮쳤다…제주·남부지역서 7명 사망·3명 실종

    태풍 차바, 해운대 마린시티 덮쳤다…제주·남부지역서 7명 사망·3명 실종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와 남부지역에서 7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되는 등 전국에서 10명의 사상자가 났다.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6일 오후 1시 현재 울산과 경주에서 각각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부산 사망 3명, 울산 사망 3명, 경주 사망 1명·실종 1명, 밀양 실종 1명, 제주 실종 1명 등이다. 지난 5일 인명구조에 나섰다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된 울산 온산소방서 강모(29) 소방사가 하루 만인 6일 오전 11시 1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4시 17분쯤 울산시 중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지하주차장 1층에서 김모(52·여) 씨 시신이 발견됐다. 앞서 오전 6시 30분쯤 경주 양북면 봉길해수욕장 인근에서 전날 떡을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던 김모(82)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태풍이 몰고 온 높은 파도로 바다에 떨어지거나 급류에 휩쓸려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 수색 작업도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차바로 인한 피해가 극심했던 부산 곳곳에서는 이날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진행됐다. 해운대구는 53사단과 함께 오전 9시부터 쓰레기로 난장판이 된 해운대해수욕장 복구에 나섰다. 구청 직원과 군인들은 파도와 떠밀려온 쓰레기와 해변도로 곳곳에 쌓인 모래와 진흙을 치우고 있다. 해일을 연상케 할 정도로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보도블록이 다 깨진 마린시티는 이날 오후 늦게 임시 복구작업이 끝난 상태다. 산더미 같은 파도가 들이닥쳐 쑥대밭이 된 마린시티 상가도 파손된 집기나 시설을 수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디마디 굳은살 악기 장인들의 손 세월을 연주하다

    마디마디 굳은살 악기 장인들의 손 세월을 연주하다

    10평 남짓 작은 공간에서 60년간 플루트를 매만진 손 마디마디 곳곳이 굳은살이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느껴진다. 서울 종로 낙원악기상가의 터줏대감 지병옥 신광악기 대표의 손이 그렇다. 세월의 나이테는 43년간 음향기기를 다뤄온 최성훈 보스턴전자음향 대표의 손에서도, 38년간 관악기를 수리해 온 유재복 진성악기 대표의 손에서도 느낄 수 있다. 낙원악기상가는 1969년 완공된 독특한 외관의 주상복합 건물이다.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악기 전문 상가로, 현재 300여 업체가 3만여종의 악기를 취급하고 있다. 이곳의 역사와 삶을 악기 장인들의 손에서 느껴보는 기회가 마련됐다. ●낙원상가 일대 예술작품 전시장으로… ‘고수의 도구’ 사진전 지난 5월부터 상가에 머물며 이곳의 삶을 사진과 영상 등으로 담고 있는 박영균·이원호·정정호 작가가 악기 장인들의 손을 주제로 한 사진전 ‘고수의 도구’를 연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간 악기를 매만진 세월이 배어 있는 손 사진 110점을 통해 인생을 조명한다. 다루는 악기의 종류에 따라 손의 생김새와 굳은살의 위치가 다른 게 관람 포인트. 저마다 악기를 고치거나 연주하는 특유의 동작에서 피사체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다. 사진전은 417호, 418호 오픈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사진전은 낙원상가 일대를 시각 예술 작품 전시장으로 꾸미는 ‘세계문자심포지아 2016’ 프로그램 중 하나다. 문자를 매개로 문화 다양성을 전파하는 축제다. 180㎝ 높이의 낱말 조각 작품 ‘ㄴ, ㅁ, ㅇ’과 ‘낙원’이라는 두 글자를 원형 스피커를 활용한 점자로 형상화한 작품, 도덕경 한 구절의 영문 번역을 수화 모양으로 표현한 작품 등 상가의 공간과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상가 안팎에 배치된다. 심포지아는 9일까지 열리지만 사진전을 비롯해 ‘ㄴ, ㅁ, ㅇ’ 등 일부 설치 작품들은 10월 내내 만날 수 있다. ●도시재생 축제도 개최… 오늘 개막식 공연·퍼포먼스 열려 지역의 역사성과 주민의 삶을 연결하는 도시재생 축제 ‘익선, 낙원, 세운’도 낙원악기상가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낮에도 어두침침한 하부 도로 공간에 상가가 세워진 이후 처음으로 빛을 달았다. 상가의 건축적 구조와 역사적 맥락을 빛으로 해석, 단절된 길을 연결한 조명 작품이다. 5일 열리는 공동 개막식에서는 판소리 명인 박인혜, 조각가 김종구, 무용가 송주원의 공연과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낙원상가…쇠락과 번성 사이를 흐르는 선율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낙원상가…쇠락과 번성 사이를 흐르는 선율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음악하고 사니까 행복하냐구… 진짜루 궁금해서 그래… 행복하냐…?”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나오는 대사다. 밤무대와 카바레를 전전하는 4인조 밴드의 삶을 보여주는 감독의 메시지는 역설적으로 우울하다. 한때 그들도 '음악'을 통해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낙원(樂園)'을 꿈꾸었을 것이다. 종로구 낙원동에서. 정확한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낙원동 284-6번지 낙원악기상가이지만 그냥 ‘탑골공원’ 옆쯤으로 퉁쳐도 얼추 누구든 찾아가기 쉬운 자리에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월남참전전우회’ 새겨진 붉은 색 등산조끼차림의 군복입은 늙은 섹스폰 연주자가 힘겹게 내뱉는 ‘사랑밖에 난 몰라’를 들을 수도 있다. 혹은 폭염 속에서도 검은 가죽 재킷으로 온 몸을 감싼, 열정의 홍대 인디 록 밴드들의 달뜬 미소도 만날 수 있다. 세대(世代)는 음악을 통해, 악기를 통해 낙원동에서 이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악기상점, 낙원악기상가이다. ●조선후기 여흥문화가 있던 자리 그대로 애당초 이곳에는 '악사'(樂士)들이 모여들 수 밖에 없었다. 지리적으로 낙원동, 인사동, 익선동은 조선시대부터 온갖 기방(妓房)들이 들어서 있던 곳이니 거문고나 가야금 둘러멘 가객(歌客)들이 늘상 북적대던 곳이었다. 더구나 조선의 법궁(法宮·임금이 거주하는 곳)이었던 창덕궁, 운현궁 주변에 머물던 한량이나 다름없던 고관대작(高官大爵)들과 그들의 망나니같은 막내 아들 한 명 쯤이, 분명 피맛골 배나무집 뒷방 사는 기생 치맛폭에서 아비 얼굴에 똥칠했다는 일화쯤이야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닌 동네였다. 또한 조선 팔도 온갖 뇌물과 진상품을 들고 궁궐 앞 서성이던, 현감(縣監)자리 하나 추렴하려는, 마음 삐뚜름한 지방 부호(富戶)들의 대기 장소이기도 하였다. 조선의 밤은 이곳에서 열리고 닫혔다. 사실 낙원상가가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실제 낙원상가는 1968년에 올려졌고, 이보다 앞서 바로 옆동네 세운전자상가가 1967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였다. 이 세운상가에는 당시의 부자들이나 고위공무원들이 거주하였고, 낙원상가는 기존의 낙원동에 있던 낙원시장의 대체부지로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바로 이렇기 때문에 세운상가와는 달리 낙원상가는 실용적 목적에 기반을 둔 건축물이어서 격벽(隔璧)이 많지 않아 쇼핑객들의 동선이 사통팔달(四通八達) 다 뚫려 편한 느낌이다. 처음부터 이곳에 악기점들이 들어선 것은 아니었다. 원래 낙원상가는 양품점, 즉 의류상가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원래 1960년대부터 피맛골, 종로2가 주변에 당시 음악다방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미8군에서 활동하던 밴드들의 영향으로 젊은 층의 악기 수요가 일어나던 시기였다. 이에 종묘 주변과 종로2가, 3가에 풍금이나 피아노, 기타 등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한국대중음악의 1세대이자, 기타문화를 불러일으킨 ‘트윈폴리오’가 데뷔한 ‘세시봉’도 원래 이곳 종로2가에도 있다가 인근 서린동으로 옮겨 간 당대 최고의 음악다방이었다. 그러다 1979년 서울시의 탑골공원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종로 2가와 종묘주변에 몰려있던 악기점들이 대거 낙원상가 안으로 이주하게 된다. 진정한 낙원악기상가의 시작이다. ●낙원악기상가의 전성기와 암흑기를 거쳐 문화거리로 1982년 1월 6일 자정, 야간 통행금지가 해제되면서 낙원악기상가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다. 아시안게임, 올림픽과 더불어 밤문화시설(?)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으로써 전국 각지에 라이브 밴드 수요가 빗발치게 된다. 바로 이 인력 및 악기 수요를 다 맞추어내는 공간이 낙원악기상가였다. 낙원상가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1980년대 후반에는 건반 연주자가, 드럼 연주법을 점포 주인에게 반나절 배워 봉고 타고 동두천으로 성남으로 다녔다고 한다. 한 달 후 뭉칫돈 들고 헐레벌레 뛰어와 맘에 넣어둔 야마하(YAMAHA) 건반을 사들고 가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한다. 낙원상가는 악기판매점이었고, 단기속성 음악학원이었고, 유흥업소와 연주자들을 이어주는 직업소개소였으며, 급전 돌리는 전당포였다. 꿈만 같던 시절이었다. 1997년 IMF의 직격탄은 낙원상가가 다 맞았다. 말 그대로 신기하게도 한 사람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으니, 육이오 피난 시절에도 사람은 보였다는데 갑자기 모든 시간이 끊긴 듯 하였다. 수천 만원짜리 그랜드 피아노가 고작 수 백만원에 몸을 낮추어 팔아도 이를 싣고 갈 트럭을 못 구할 정도였으니 눈물 한 번 단단히 흘린 시절이었다. 다행히도 2000년대 들어서 교회 CCM 찬양 밴드의 지속적인 등장, 각종 대학교의 실용음악학과의 개설, 그리고 클럽문화로 인한 인디밴드의 결성 등으로 낙원악기상가는 비록 예전만 못할지라도 다시금 부활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창덕궁 앞 재생계획을 발표하여 2018년까지 200억원 사업비를 들여 낙원상가주변을 궁중문화와 대중음악 중심인 근현대 문화지대로 재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상가 옥상에 공원과 상설무대를 만들어 명실상부한 한국 음악의 중심지로 낙원악기상가의 모습을 바꿀 예정이다. <낙원악기상가에 대한 여행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일반인에게는 ‘꼭’이라는 부사는 빼도 된다. 하지만, 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업종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나라 최고의 방문지가 될 것은 분명하다. 2. 교통편은 어때? -탑골공원 뒤에 있다.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가 가장 가깝다. 3.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은가? -왠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없던 종교라도 하나 믿고 들어가는 것이 낫다. 출, 퇴근 시간이나 주말의 경우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바란다. 4. 주변에 맛집은 있나? -낙원상가 주변는 예로부터 낙원떡집 거리를 비롯한 진정한 먹거리의 천국이다. 특히 종로 5가쪽으로 펼쳐지는 포장마차촌은 종로 뒷골목의 운치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5. 직원이나 주변 상인들은 친절한가? - 친절하다. 다른 곳보다는 악기나 음악을 다루는 분들이어서 기본적으로 상냥한 편이다. 참고로, 이곳 매장 직원들 앞에서 연주 실력 뽐내지는 말기를. 유명 그룹 프로 연주자들도 한 수 가르침을 받고 가는 고수(高手)들이 모여 있다고 보면 된다. 6. 운영시간은? - 평일, 토요일 9시~20시/ 토요일 일부매장 오픈/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쉬는 가게가 많음. 7. 이 곳에서 가장 감탄하는 점은 어떤 것? -악기의 가격과 종류들. 전 세계 희귀한 악기들도 많이 볼 수 있다. 8. 홈페이지 주소와 도움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곳은? -전화 (02)743-6131/ 팩스(02)743-7070/ 홈페이지 www.enakwon.com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낙원떡집 거리. 운현궁, 종묘, 인사동 거리 외 종로 구석구석.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원악기상가는 관광지가 아닌 건강한 생계의 공간이다. 단지, 이곳을 여행지로만 방문한다면 약간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악기산업의 메카라는 사실 하나는 기억하고 방문하자.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실패한 도시 유토피아… 재생의 길로 ‘다시 세운’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실패한 도시 유토피아… 재생의 길로 ‘다시 세운’

    # 세운상가의 ‘복권’ 세운상가에 2016년은 어떤 해였을까. 아마 프랭크 시내트라의 노래처럼 ‘참 좋은 해’(It was a very good year)였을 것이다. 일단 오세훈 시장 당시 등장했던 ‘전면 철거 후 재건축 및 녹지축 조성’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완전히 들어갔다. 내부적인 우여곡절도 있었고 세계 경제의 영향도 받았지만, 이 지역이 고층화되면 종묘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해제해 버리겠다는 유네스코의 엄포 또한 강력한 지원사격이었다. 그 와중에 세운상가의 가장 북쪽 끝인 현대상가가 철거되기는 했다. 지금의 세운상가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도시 재생 사업의 중요한 한 축이다. ‘다시 세운’라는 프로젝트 이름은 적어도 당분간은 이 건물의 미래가 상당히 밝을 것임을 보여 준다. ‘입체적 복합문화 산업공간으로 재생’한다는 취지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철거될 뻔했던 세운상가는 졸지에 도시의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 2016년은 세운상가의 보행자 데크, 즉 공중가로를 다시 살리는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세운상가 건립 당시의 취지, 즉 종로에서 퇴계로까지 공중 보행자 가로로 연결하는 개념을 다시 되살린다는 것이다.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이스케이프(김택빈, 장용순, 이상구) 건축사사무소의 ‘현대적 토속’(Modern Vernacular)이 최종 선정됐고 3월 4일 공사가 시작됐다. 한국은 건축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이 지극히 부족한 사회다. 지어진 지 수십 년이 지난, 게다가 문화재도 아닌, 민간 건물의 당초 설계 의도를 이렇게 정성스럽게 다시 살리려는 노력은 사실상 전례가 없다. 건물이 워낙 크고, 주변 지역이 워낙 넓으며,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도 하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설계자가 한국 근현대 건축 대표주자의 하나인 김수근과 그의 후예들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 연재를 통틀어 이렇게 설계자의 아우라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건물의 사례는 단연코 없다. 세운상가가 각종 전시나 연구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흔해졌고, 세운상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7~8월에는 ‘도시는 선이다’라는 제목으로 세운상가의 산파역이었던 ‘불도저’ 김현옥 시장에 대한 전시회가 시립역사박물관에서 열렸고 세운상가는 그 핵심적 전시물의 하나였다. 2016년은 세운상가의 ‘복권’이 시민사회에서 공식화된 해로 봐도 좋을 것이다. 세운상가에 대한 글은 넘치도록 많다. 다만 그 물리적 실체에 대한 기초 정보는 그리 넉넉하지 않다. 자료의 축적과 차분한 관찰보다는 해석과 의미 부여에 더 많은 관심이 기울어진 듯하다. 현재까지는 2010년 서울 시립역사박물관에서 펴낸 ‘세운상가와 그 이웃들’이라는 책이 가장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비매품으로 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세운상가 도시재생을 추진 중인 서울시는 이제 자료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세운상가는 1967년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라고 하지만 이 숫자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전체 건물 중에서 극히 일부분이다. 게다가 공식 기록이란 측면에서 세운상가가 과연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지난번 좌원 아파트 편에서 제시한 바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세운상가가 들어선 자리는 일제강점기 후반 태평양전쟁이 격렬해지면서 공습에 대비해 만들어진 소개공지대다. 그 자리가 슬럼화되자 당시 서울시장 김현옥은 대형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다는 아이디어를 대통령 박정희에게 제출했다. 내친김에 ‘세(世)계의 운(運)이 모인다’는 지극히 자기현시적이고 개발시대다운 이름까지 지어 올렸다. 설계를 의뢰받은 건축가는 김수근이었다. 당시 상당한 규모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던 김수근은 휘하의 젊은 건축가들에게 실무를 맡겼다고 전한다. 그러나 실행 단계에 들어갔을 때 건설사들이 제각각으로 시공하는 바람에 보행자 통로 등 핵심 설계 의도가 잘 구현되지 않았다. 결국 아무도 설계자를 자처하지 않는 기묘한 상황이 오랫동안 계속됐다. 완공 당시에는 상가와 아파트 모두 상당한 인기를 끌었으나 반짝 인기가 식고 건물이 낡아 가면서 도시의 흉물로서 받을 만한 비난은 모조리 받는 처지가 됐다.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것부터 시작해 ‘서울의 도시구조를 망친 주범’이라는 것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고 날 선 비난들이었다. ‘한국의 아파트 연구’의 저자인 프랑스 출신 발레리 줄레조는 세운상가를 한마디로 ‘완전한 실패작’으로 규정했다. # 실패한 유토피아? 세간의 논의는 일단 그렇다 치고 세운상가의 면모를 간단히 파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장 북쪽부터 시작해 각각 현대상가(2008년 철거), 세운상가 가동(혹은 아세아상가. 현 세운전자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현 삼풍 넥서스), 풍전호텔(현 PJ호텔), 신성상가(현 인현상가), 진양상가까지 총 8개의 건물이 있다. 전체 길이는 945m로 종로와 청계천로, 을지로, 마른내길, 그리고 퇴계로에 걸쳐져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완공된 것은 세운상가 가동으로 1967년 11월 17일 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가장 나중에 완공된 것은 풍전호텔로 사용 승인일은 1982년 12월 31일이다. 그 격차가 무려 15년에 가깝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풍전호텔은 나머지 건물들과 사뭇 다른 점이 있다. 지하에 널찍한 주차장이 있는 것이다. 주차장법이 제정된 해가 1979년이었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처음으로 신문 지면에 ‘세운상가의 개관’을 알리는 기사가 실린 것은 1967년 7월 26일이었다. 하오 2시라고 시간까지 밝히고 있다. 당시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와 김현옥 시장이 참석했다. 이때 개관한 건물은 세운상가 가동으로 당시 광고가 아직 남아 있다. 사용 승인일은 그보다 몇 개월 후인 11월 17일이었으나 1, 2층 상가만 먼저 개관하는 바람에 개관일이 한참 앞당겨진 것이다. 이때 상부의 아파트는 아직 건설 중이었다. 이름이 말해 주듯이 건물마다 건설사가 제각각이었다. 이들 중 현대나 대림, 삼풍은 잘 알려진 이름들이다. 그중 비교적 덜 알려진 신성건설은 거대 주상복합 건설의 경험을 되살려 1971년 7월 6일 홍은동에 유진상가를 완성한 바로 그 회사다. 그러나 이처럼 건설사가 서로 다르다 보니 공통의 개념을 구현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요소의 하나였던 보행자 데크의 경우 아예 처음부터 마른내길 위, 즉 풍전호텔과 신성상가 사이는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이후 청계천로의 데크가 2004년, 이어 삼풍상가와 풍전호텔의 데크가 2006년 리모델링 당시 철거됐다. 결국 보행자 데크의 전체적인 연속성은 처음부터도 완전치 않았고 그나마 만들어진 것도 상당 부분 사라진 지 오래됐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 장대하고 사연 많은 복합 건물군을 ‘세운상가’라는 이름으로 단일화해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낳는지 알 수 있다. 차라리 서로 다른 건물로 파악하고 역으로 공통분모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유익한 태도일지 모른다. 세운상가에서 예나 지금이나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역시 보행자 데크, 즉 공중가로 부분이다. 지상은 자동차가 다니고 보행자는 그 위를 걷는다는 공중가로의 개념은 물론 세운상가만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당시는 세계적으로 거대 건물을 통해 구시대의 모순을 극복하고 전쟁의 상처를 복구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한다는 야망이 지배하던 시대였다. 일본은 메타볼리즘 건축을 통해 생명체의 신진대사 시스템을 도시와 건축에 적용하려고 했다. 공중가로라는 개념도 이미 1960년대에 영국의 신브루탈리즘 계열 건축가인 앨리슨과 피터 스미슨 부부에 의해 ‘스트리트 인 더 스카이’(street in the sky)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바 있었다. 이것은 사실상 런던의 교통사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었는데, 당시 한국이 같은 문제를 제기할 상황이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김수근은 누구보다도 세계 건축계의 동향에 민감했고, 또한 그것을 자신의 경력에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았던 인물이었다. 수많은 사람을 한 층 위로 올라가게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유인 동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제공되지 않은 공중가로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다. 1960년대에 시도된 런던의 공중가로 네트워크인 페드웨이(Pedway)도 결국 실패했다. 세운상가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불법 음란물 말고는 사람들을 데크로 올라오게 하는 별다른 ‘유인 동기’가 없다는 불명예를 얻고 말았다. 세운상가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사실상 이렇게 버려진 공중가로의 탓이 크다. 종종 ‘건물 전체가 슬럼화됐다’고 하지만 정작 건물의 내부, 특히 아파트의 중정 부분은 지금도 상대적으로 환경이 더 양호하다. 답사 과정에서 만난 몇몇 세입자들은 임대료가 오르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즉 수요가 있는 것이다.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 삼풍상가나 풍전호텔은 불명예스러운 루머가 무색하리만큼 아주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다. 아예 처음부터 공중가로를 건물 양옆이 아니라 중앙에 설치해서 여러 개의 중정을 거치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즉 중정을 지금처럼 입주민들만이 전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공공장소로서 보행자에게 개방했더라면? 즉 다른 상가아파트들이 길과 맺고 있던 밀접한 관계를 공중가로에서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 # 세운상가가 던져준 건축의 역할 영욕의 세월을 뒤로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세운상가가 이제 새로운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기약하고 있는 지금 건축과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세운상가를 가리켜 실패한 유토피아라고 비난하는 것은 결과론적인 시각에서는 근거 있는 행위일지 모른다. 동시에 아주 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는 자칫하면 미래에 대해 꿈을 꾸고 상상하는 것은 부질없다는 패배주의를 낳는다.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가 그렇듯이 건축 또한 해 오던 방식을 더 세련되게 반복하는 것만으로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도전해야 하고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 어디 다른 나라에서 선례를 수입해 우리의 미래를 해결하려는 습관 또한 그 효용성의 한계에 다다랐다.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따라서 그만큼 외로운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실패한 유토피아의 상징, 그러나 어떻게든 세월의 무게를 이겨 온 세운상가가 우리에게 주는 역설의 교훈이다.
  • ‘원조 송도’ 동춘 대단지 분양 눈길

    ‘원조 송도’ 동춘 대단지 분양 눈길

    인천 연수구 동춘동은 지역의 전통적인 부촌이다. 송도국제도시가 개발되면서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원조 ‘송도’다. 최근에는 동춘1도시개발지구 사업이 진행되면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동춘1도시개발지구 중 눈길을 끄는 곳은 동일토건이 지난 9월 말 분양을 시작한 ‘송도 동일하이빌 파크레인’(조감도)이다. 118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송도2교를 건너면 송도국제도시 중심 상업지로 바로 연결된다. 관계자는 “차로 5~10분이면 송도 센트럴파크와 송도컨벤시아, 롯데몰 송도까지 갈 수 있다”면서 “반면 분양가격은 행정구역상 연수구 송도동이 아닌 동춘동이어서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단지 앞에 부영이 매입한 테마파크 개발부지가 있어 영구 조망권이 확보된다. 또 옛 대우자판 주상복합지 등 동춘1지구 일대에 아파트 건립이 완성되면 모두 70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봉재산을 사이에 두고 조성된 동춘2지구에 들어서는 2500여 가구까지 개발이 완료되면 1만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가 생긴다. 분양가격은 일단 3.3㎡당 1100만원 이하로 책정될 전망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송도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은 평균 분양가가 3.3㎡당 1200만원을 넘어섰다”면서 “동춘동과 송도신도시 중간 수준인데 행정구역상 송도동이 아니지만 실제 생활권은 송도에 가까워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송도신도시가 인기를 끌게 되면 동춘1도시개발지구도 같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1995년 이후 새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고, 주변의 노후한 아파트들도 대부분 3.3㎡당 9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실거주 입장에서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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