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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 중증질환 필수급여 2016년까지 건보 적용

    정부가 암·심장·뇌혈관·희귀 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의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이 방안을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할 경우 3대 비급여를 뺀 4대 중증질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지금보다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보건복지부가 26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보고한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에 따르면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급여를 필수급여, 선별급여, 비급여로 나눠 필수급여는 본인 부담률을 5~10%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 현재 건보 급여 횟수에 제한이 있거나 비급여로 돼 있어 환자 부담이 큰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의 검사, 고가 항암제 등의 의약품, 관련 수술 재료 대부분이 2016년까지 건보 보장에 포함된다. 또 필수 치료가 아니라도 치료의 효율과 편의에 도움이 되는 의료서비스를 건보 항목으로 편입하는 선별급여 제도를 신설해 진료비의 20~5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한다. 이번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 부담’ 공약과는 달리 환자들이 부담하는 전체 진료비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3대 비급여(선택진료, 상급병실, 간병비) 대책이 빠졌다. 이 때문에 기초연금과 무상보육에 이어 공약 후퇴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靑 “국토 수호 의지… 확대 해석 경계를” 야권 “사실상 국정원 두둔”… 논란될 듯

    靑 “국토 수호 의지… 확대 해석 경계를” 야권 “사실상 국정원 두둔”… 논란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국무회의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직접 거론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시기적으로 미묘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해석은 분분할 수밖에 없다. 우선 6·25 전쟁 발발 63주년을 기리는 차원에서 국토 수호 의지를 드러낸 표현이라는 점에서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대체적인 기류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에 담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이 공개된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회의록을 공개한 국정원을 사실상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발언의 진의에 관계없이 여야가 이날 합의한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 과정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또 상반기 마지막 국무회의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지난 4개월간 국정 운영의 틀을 잡고 방향을 제시한 만큼 하반기에는 그간 다져온 국정 틀을 토대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 성과가 나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국정 과제들의 실현을 위해 조속히 후속 대책을 구체화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관련 부처는 지자체와 협조해 독거노인, 쪽방촌 등 취약계층과 농촌 등에 폭염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고, 장마 대비에 대해서도 “2011년 우면산 산사태가 났을 때 현장에 가봤는데 땜질식 처방이 얼마나 큰 화를 불렀는지 절감했다”면서 철저한 예방을 당부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정부에 무상보육 국고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박 시장은 “무상보육 지방비 부족분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국가 예비비 지출사업 중 보육사업에 조건 없이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단시일 내 (전액 국비) 시행이 어렵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국고보조율을 상향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이 조속히 통과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정부 - 지자체 ‘무상보육 추경’ 갈등 증폭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추경편성 없이는 예산 지원 없다’는 자세를 보이면서 영유아보육료와 양육수당 등 이른바 무상보육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24일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추경편성을 하겠다고 동의한 지자체만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못박았다. 지자체는 동의서 공문의 지방비 지원 동의란에 동그라미 표시를 하고 추경편성계획란에는 몇 월에 하겠다는 시기를 적어내야 한다. 대부분 지자체는 동의서를 제출했지만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일부를 비롯해 일부 지자체는 공문 제출을 거부한 상태다. 지난해 국회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0∼5세 전 계층으로 확대하면서, 무상보육 예산규모는 전국 지자체들의 예산편성 기준이 된 정부예산안보다 1조 4000억원 늘어났다. 이 중 7000억원은 정부가 국비로 부담하고, 지방이 부담하는 7000억원 가운데 5607억원을 복지부(3607억원)와 안전행정부(2000억원)가 각각 보전해 주기로 했다. 이상진 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장은 공문 발송 배경에 대해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해서 무상보육 집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라면서 “추경 계획을 요구한 것은 예산 집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지자체 재정상황을 감안하면 추경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경기도만 해도 세수결손이 2500억원가량 되고, 인천시는 세출예산을 줄이는 감추경까지도 고려해야 할 지경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경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당초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안 심의를 하면서 추가부담 완화를 위해 편성한 지방비 부담분에 대해 정부가 임의로 조건을 붙이는 것은 그 자체로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은 “애초 무상보육은 정부·여당이 시작한 것인데 이제 와서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기려 한다”면서 “오히려 중앙정부가 무상보육 시행을 위한 추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자체에 ‘의지’를 요구하는 정부는 정작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김윤상 기재부 복지정책과장은 “지방소비세 등 지자체 요구가 한두개가 아닌데 종합적인 검토 없이 모두 다 받아줄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에서 관련 TF를 구성해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진영 복지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조찬회동을 갖고 무상보육 재정분담을 두고 계속되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박 시장은 25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무상보육에 따른 지원 확대를 호소하고 ‘영유아 보육 완전 국가책임제’ 대선공약을 지킬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국회의원 겸직금지’ 운영위 소위 통과

    국회의원의 겸직 금지를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이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안이 운영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앞으로 국회의원은 겸직 금지 통보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대학교수, 공익 목적의 명예직 등을 사직해야 한다.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은 겸직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단 겸직 금지 조항은 현 19대 의원에 한해 적용이 유예될 전망이다. 운영위는 이날 소위에서 겸직 금지 외에 영리행위 금지, 의원연금 폐지 등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심사했다. 앞서 교수 출신의 한 새누리당 비례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겸직 금지 대상에 교수를 포함하는 문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겸직 금지는 직무 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방편인데 현재 교수직을 휴직 중인 비례의원들은 학교에서 보수도 받지 않고 호봉 승급도 없다”면서 “교수 겸직 금지는 국회 입법 기능과 정책 대안 수립 및 행정부 견제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젊고 유능한 교수를 포함한 정책 전문가 영입을 위해 의원 임기 1회에 한해 교수 겸직을 허용하고 19대 의원에 한해 겸직 금지 소급 적용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새누리당 내 비례의원들 사이에선 이런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다른 교수 출신 비례의원도 “학교로 장기간 복귀하지 않는 ‘폴리페서’들에 대한 조치는 물론 필요하다”면서도 “교수 겸직 금지는 정책을 주로 담당하는 비례의원들에게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타 전문직과의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는 “의사, 변호사는 의원 당선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휴·폐업하고 4년 임기가 끝난 뒤 다시 문을 열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교수직은 그만두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는 당초 방안보다 대폭 후퇴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에 합의했다.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방안을 놓고 소위는 공정거래법 제3장(경제력집중 억제)에 규제 조항을 별도로 신설하는 대신 기존 제5장(불공정거래행위 금지)을 보강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한도를 현재 9%에서 4%로 줄이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은행법 개정안은 원안대로 처리됐다.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특위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을 진주의료원 국정조사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민생·경제민주화 법안 6월 처리 물 건너가나

    민생·경제민주화 법안 6월 처리 물 건너가나

    6월 임시국회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정국’으로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경제 민주화, 민생법안 처리 전망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음 달 2일 끝나는 임시국회가 후반전으로 접어들었지만 상임위마다 현안들이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주요 법안 심사를 위한 상임위별 법안심사소위는 이번 주라도 막판 스퍼트를 해야 하지만 상임위와 법사위가 공전한다면 6월 국회가 파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처리 대치로, 4월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놓고 허송세월했다가 “6월 국회만큼은 민생법안에 머리를 맞대자”고 다짐했었다. 경제 민주화 법안과 갑을(甲乙) 상생 법안은 여야 모두 우선처리법안으로 분류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자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가맹사업법은 4월 국회 때 숙려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사위에서 보류된 이후 오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재논의할 예정이지만 여야 이견이 만만치 않다. 가맹사업점의 예상매출액을 산정하는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추가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역시 법사위에 계류 중인 FIU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민주당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민간인 사찰 방지책에 대한 개정안을 내놓고 있어 법사위에서 병합심사를 거쳐야 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권성동 법사위 간사는 23일 “FIU법과 가맹사업법이 함께 처리되거나 아니면 아예 처리가 무산될 것 같다”고 전했다. 노동선진화 법안들을 벼르고 있던 환경노동위 역시 공전 중이다. 당장 근로시간 단축·정리해고 요건 강화·통상임금 개편 등 안건이 산적해 있지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는 지난주 여야 신경전 끝에 파행했다.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법안 중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야당 반발로 처리가 무산됐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법안 역시 민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는 상황이다. 주택바우처 및 행복주택 도입 방안은 6월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서울 강남권에 혜택이 돌아가 강북권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가 표출됐다. 밀양송전탑 건설과 관련, 송전탑 건설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내용의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지원법안’은 산업통상자원위에서 처리가 유보된 상황이다. 무상보육 예산 지원을 늘리는 영유아 보육법도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9월 이전 예산소진 전망이 나왔지만 정기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종범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은 이날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여러 민생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브루스 커밍스 美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말하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60년] 브루스 커밍스 美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말하는 ‘한국전쟁’

    “한국 사람들은 왜 어느 쪽이 전쟁을 일으켰는지에만 관심이 있습니까.” 브루스 커밍스(70) 시카고대학 석좌교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북한이 한국전쟁의 책임을 놓고 서로를 손가락질하는 비난전을 그만둬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의 부인인 한국인 우정은 박사가 학장으로 있는 버지니아주립대 캠퍼스 내 자택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커밍스 교수는 한국 현대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날짜와 한국인 이름을 자료도 없이 술술 말해 한국전쟁 연구의 최고 권위자임을 실감케 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남침을 유도했다는 당신의 수정주의 이론에 반해 옛 소련의 기밀문서를 통해 북한의 남침이 확인됐는데. -나는 수정주의자가 아니라 개척자다. 내가 쓴 글은 미국 정부의 1급 비밀 문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 나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을 침공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 1985년부터 전두환 정권이 그렇게 (조작)한 것이다. 내가 1990년에 쓴 책은 1950년 6월에 전쟁이 시작됐다는 기존의 관념을 허물려는 시도였다. 한국전쟁의 뿌리는 1945년 이후 발생한 일련의 일들에 있다. 미국은 일방적으로 한반도 분단을 결정했고 소련이 나중에 그것을 수용했다. 그것이 한국전쟁의 기반이 됐다.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의 남과 북에 진주했고 남한에서는 이승만이,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권력을 잡았다. 이 때문에 한국전쟁은 근본적으로 내전이다. 나는 북한이 남한을 6월 25일 침공한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그 침공이 남한의 자극에 의해 일어났는지 여부다. 1949년 8월 옹진, 개성, 철원 등지에서 남북 간 충돌이 격화됐다. 이승만이 공격을 원할 때 주한 미국대사가 반대했고, 김일성이 공격을 원할 때 주북 소련대사가 반대했다. 양측의 공격 욕구는 이렇게 억제됐다. 그리고 이듬해 봄 스탈린과 마오쩌둥(毛澤東)이 김일성에게 제한적인 대남 공격을 승인한 것이다. →소련 기밀문서 공개에도 불구하고 기존 이론을 수정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얘기인가. -기밀문서를 통해 소련의 연관성이 예상보다 깊숙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을 빼면 나머지는 별로 수정할 필요를 못 느낀다. 나는 내가 했던 일에 대해 여전히 굳은 확신을 갖고 있다. 다만 책을 쓰는 시점에 아직 나오지 않은 문서에 대해서는 예상할 수 없었을 뿐이다. 나는 다른 학자들이 하지 못한 방대한 북한 문서를 연구했다. 나는 지난 20여년간 내가 하지도 않은 말 때문에 공격받았다. 사람들은 내 책을 읽지도 않고 말했다. →한국전쟁을 미국이 일부러 유도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나. -안 했다. 나는 단지 딘 애치슨 당시 국무장관이 탱크와 항공기를 한국에 두기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무기로 이승만이 북한을 공격하는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그 결정으로 인해 남한은 북한이 6월 25일 침공했을 때 대처할 무기가 없었다. 애치슨은 한국에 대해 매우 모호한 전략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김일성은 어리석게도 전쟁을 일으키고 말았다. 애치슨이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그는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고 그로 인해 미국은 많은 ‘옵션’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만약 이승만이 공격하면 미국은 지원하지 않는 반면 북한이 공격하면 이승만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애치슨이 남한을 ‘애치슨 라인’에서 제외한 이유는 이승만이 미국을 등에 업고 북한을 공격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남한이 북한을 침공할 가능성도 있었다는 얘기인가. -1949년 5월부터 12월까지 38선 곳곳에서 벌어진 대부분의 싸움을 남한이 먼저 시작했다. 따라서 1950년 6월 25일의 침공은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켰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1949년 8월 주한 미국대사는 워싱턴에 보낸 전문에서 “이승만이 북한군의 옹진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철원을 공격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국전쟁의 본질은 당시 남북한의 지도부가 서로를 죽이려 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소련 모두 뜨거운 감자를 두 손에 쥐고 있는 꼴이었다. 그런데 이승만이 그해 12월부터 한국군에 “38선에서 도발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후 38선 남쪽이 조용해졌다. 남한의 공격을 남침 명분으로 삼으려던 김일성이 1950년 2월 주북 소련대사에게 “왜 남한이 요즘 공격을 안 하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미국이 애치슨 라인에서 남한을 배제한 것은 북한의 침공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인가. -아니다. 1949년 6월 30일 남한에 있던 마지막 미군이 오키나와로 나간 직후 애치슨 장관이 국무부 극동담당 차관에게 ‘만약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면 유엔에 회부한다’는 메모를 건넸다. 한국전 발발 1년 전에 이미 전쟁 가능성을 예측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스탈린이 승인하지 않으면 북한은 남한을 침공할 수 없는데, 스탈린은 침공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은 소련이 2차 대전의 후유증 때문에 새로운 전쟁에 뛰어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스탈린이 허락지 않으면 감히 중국도 전쟁에 개입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탈린이 통제하는 획일적인 공산주의가 있다고 잘못 추정한 것이다. →한국전쟁의 특징은 무엇인가. -반(反)식민지 전쟁이라는 점에서 베트남전과 매우 비슷하다.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했던 빨치산 출신 김일성 등은 북한을 접수한 반면 남한에서 김구와 같은 민족주의자들은 밀려났다. 남한에서 미국은 일본 경찰과 장교 출신들을 기용했다. →한국에서는 내전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는데. -이곳에서 8마일(약 12.8㎞)만 리치먼드 쪽으로 가면 남북전쟁박물관이 있다. 거기에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남군을 침공할 명분을 얻기 위해 남군의 공격을 유도하는 속임수를 썼다’는 내용이 씌어 있다. 남부 사람들은 남북전쟁이 내전이 아니라 주(state)들끼리 벌인 전쟁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이 6월 25일에만 초점을 맞추는 한 김일성, 스탈린, 마오쩌둥만 나쁘고 남한은 결백한 게 된다. →한국과 미국도 한국전쟁의 책임이 있다는 얘기인가. -미국의 책임이 크다. 미국은 38선을 그을 때 어떤 나라와도 상의하지 않았다. 그것은 나쁜 결정이었다. 7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한반도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 이승만도 큰 책임이 있다. 그는 일본군에서 복무한 장교를 기용했다. →결국 한국전은 국제적 역학관계 속에서 발생했다고 봐야 하나. -아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한국 내 모순이다. 일제강점기부터 1945~1950년 사이 일련의 사태들이 영향을 줬다. →지난 60년간 정전체제는 잘 운영됐다고 보나. -아니다.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 매우 불행한 일들이 일어났다. 정전체제는 평화협정으로 대체돼야 한다. 중국과 소련은 1990년대 초 남한을 승인했지만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의 교훈은. -미국인으로서 나는 한국전쟁 당시의 트루먼 대통령과 애치슨 국무장관에게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시 미국은 식민지 국가들의 독립 열망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에서 김일성의 반(反)식민지 운동에 봉착한 것이다. 1944년 국무부 문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한국인과 진정한 관계가 없는 반면 만주의 빨치산은 일본군에 잘 대적하고 있다”면서 “김일성을 접촉해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이 현실화했다면 한국전은 발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형제를 사랑하라”고 말하고 싶다. 정전 60년이 흐른 지금도 한국인들은 누가 먼저 전쟁을 일으켰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1997년 북한에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갔을 때 한 북한인이 “누가 한국전쟁을 시작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더라. “많은 원인이 복합작용한 내전”이라고 답했더니 그는 “한민족에 대한 미 제국주의자들의 전쟁”이라고 하더라. 한국전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비난 게임’을 멈추고 화해해야 한다. 글 사진 샬러츠빌(버지니아주)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미국 컬럼비아대 정치학(동아시아 전공) 박사 출신이다. 1960년대 후반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온 이래 한국 현대사 연구에 천착했다. 그의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은 반공주의에 치우친 기존 연구의 평면성을 넘어 수정주의적 관점에서 식민지와 냉전, 계급 갈등이라는 전쟁의 구조적 기원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한국전 연구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고, 1980년대 통일, 반미 운동과 맞물려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전쟁 연구는 커밍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생겼다.
  • [열린세상] 복지 포퓰리즘 사회갈등 부추긴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 포퓰리즘 사회갈등 부추긴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복지정책은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도구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사회갈등을 부추긴다. 특히 포퓰리즘 방식으로 복지를 운용하면 복지도 망치고, 경제도 망친다. 사회갈등도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 과거 정부에서도 있긴 하였으나,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복지정책에서 복지 포퓰리즘 현상이 심상치 않다. 정치적 판단을 보류하면 포퓰리즘은 선택과 집중의 혼돈에서 비롯된다. 선택과 집중이란 복지급여나 서비스를 받아야 할 그룹에 집중적으로 제공하고, 국가나 사회의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희망을, 중산층 이상에게는 무거운 세금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물론 예산 절약도 가능하다. 복지 포퓰리즘은 보편주의 복지의 무리한 적용에서 비롯된다. 기초연금이 그 예이다. 기초연금은 그 대상이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과 저소득층이어야 한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려 해도 소득수준이 낮아 가입조차 할 수 없는 빈곤층이 1차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최저생계비에 준하는 급여가 지급되어야 한다. 국민연금 가입자로서 급여를 받아도 최저생계비 감당이 어려운 사람들이 2차 대상이다. 이들에게 기초연금은 보충적 급여로서 의미가 있다. 나머지 소득계층에게는 국민연금을 바로 세우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해야 한다. 국민연금 실패를 기초연금으로 해결하려 하다가는 국민연금도 망치고 기초연금도 망친다. 정부는 매년 6월 국민연금의 보험료와 연금급여를 산출하는 기준소득월액의 상한액과 하한액을 조정한다.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하한액은 월 24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한액은 389만원에서 398만원으로 조정된다. 기준소득월액이 398만원 이상이면 고소득자로 분류되고, 연금보험료가 동일하다. 제대로 된 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316만 8000원이고,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488만원이다. 국민연금의 최고 기준소득월액 398만원은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월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 회사의 반 이상이 고소득자로 분류되어 같은 수준의 연금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대리, 과장, 부장, 이사, 그리고 사장의 월급도 다르고 세금도 다른데 연금보험료만 같은 현실을 무엇으로 설명할지 답을 찾을 수 없다. 박근혜 정부에서처럼 가능한 모든 인구를 포함해 기초연금을 제공하려는 발상은 국민연금의 정책 실패를 기초연금에 전가하여 해결하려는 접근법이다. 최근 국민행복연금위원회가 소득 상위 20~30% 노인은 제외하고, 급여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올바른 선택이다. 공약 이행을 명분으로 소득 하위 70~80%를 기초연금 대상으로 고수하고자 한다면 빈곤층과 저소득층에게는 급여수준을 더 높이고, 나머지 대상에게는 급여수준을 낮추는 접근이 필요하다. 무상보육과 무상급식도 무리하게 보편주의를 적용한 정책이다. 무상보육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로 충당한다. 최근 예산 부담이 늘어나자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 더 많은 예산부담을 요구하고 있고, 중앙정부는 버티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시·도지사는 국고보조율을 서울은 20%에서 40%로, 그 외 지역은 50%에서 70%로 늘려줄 것을 촉구했다. 서울의 구청장협의회에서도 국고보조를 늘려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사회갈등이 정부 간 갈등으로 번지는 이 같은 현상도 복지 포퓰리즘의 결과이다. 무상급식도 재정부담의 주체인 시·도 교육청, 광역자치단체, 그리고 기초자치단체 간 갈등의 조짐이 보인다. 최근 한 여당 정치인이 “온 나라가 공짜 물결”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복지 포퓰리즘은 외상으로 값비싼 외식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외상은 공짜가 아니다. 외상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좋지만 빚 독촉을 받는 그날이 바로 파산으로 이어지는 날이다. 국가 경영도 마찬가지다.
  • [뉴스 분석] ‘버냉키 쇼크’ 이틀째 예상보다 큰 충격 왜

    [뉴스 분석] ‘버냉키 쇼크’ 이틀째 예상보다 큰 충격 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발언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이틀째 흔들리고 있다. 언젠가는 해야 할 발언에 대해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하고, 출구전략이 아닌 축소를 언급했는데도 시장이 과잉반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대세다. 사건을 미리 반영하는 것이 금융시장의 특징이지만 금융시장의 지나친 흔들림은 연준의 향후 전략을 결정할 수 있다. 물고 물리는 상관관계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1일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 1100원대 중반인 원·달러 환율이 1200~1300원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우리 생각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아직은 정부의 예상범위”라고 밝혔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시장이 민감하게 먼저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뒤집으면 연말까지 채권 매입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은 2011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출구전략은 만기 증권 재투자 종료와 금리 인상부터 시작된다고 밝힌 바 있다”며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 축소나 종료는 출구 전략의 시작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극도로 예민해져 앞으로 주요국의 경제 지표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우선 25일 발표되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 지표와 26일 미국의 1분기 성장률 확정치가 분수령이다. 4월의 신규 주택판매는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아 전달보다 2.3% 증가했다. 하지만 1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2.5%(연율 기준)로 시장 예상치(3.0%)를 밑돌았다.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경제지표가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중국과 일본의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HSBC(홍콩상하이은행)는 “미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 나타나는 미 달러화 강세는 아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일본이 양적완화를 지속해도 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단기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폭등하자 21일 유동성을 긴급 투입, 금리를 크게 떨어뜨렸다. 중국 단기금리 지표인 상하이 은행 간 금리 시보(SHIBOR) 1일물이 이날 4.42% 포인트 급락해 8.43%로 떨어졌다. 전날 시보는 12.85%로 폭등, 2003년 3월 금리 집계 개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보다 중국이 더 문제”라며 “중국 정부가 대응할 시기를 놓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보육예산 전액 국가가 책임져야”

    서울신학대 백선희(44)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무상보육을 둘러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에 대해 “보육 관련 예산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지자체들은 가뜩이나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담이 가중됐다”며 국고보조율 상향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 전체 차원의 사업은 국가가 책임지는 게 맞다”며 장기적으로는 무상보육 예산을 전액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무엇보다 “복지 확대 흐름에 따라 보육예산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 지원 대상자도 늘고 지원금도 적지 않다. 사업 방식은 국고보조인데 보육 관련 예산이 너무 빠르게 증가하니 지자체에선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경기 악화로 지자체 세입 상황도 좋지 않은데 지자체에 일정 수준 이상 부담을 지우니 아우성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국고보조율을 정하는 건 기획재정부라는 원칙은 존중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지자체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인데 원칙만 고수하면 결국 제도의 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상보육은 기본적으로 국가 사무이고, 그런 만큼 국가 책임성을 기본 원칙으로 정립해야 한다는 게 백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무상보육은 전국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국가사무는 국가가 책임지고 지방사무는 지방이 책임지는 게 순리에 맞는 사회복지정책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에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면서 “일시적인 상황이면 지방채라도 발행해야겠지만 무상보육으로 인해 재정이 고갈돼 사업이 중단되기라도 하면 정부에 대한 신뢰도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옻나무 수액을 물감 삼아 그린 그림

    옻나무 수액을 물감 삼아 그린 그림

    옻나무 수액을 물감처럼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정광복(32)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린다. 옻칠이라면 보통 짙은 검은색이나 갈색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정 작가는 다양한 색깔을 선보인다. 옻칠을 통해 표현하는 만큼 화학물감의 색상보다 선명하고 오묘한 맛을 띠는 게 특징. 중국 칭화대 미술대학원에서 옻칠화를 전공한 작가의 창작 활동은 최근 중국 화단에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작가는 “옻칠화는 새로운 화종으로 현대미술에 반하는 일종의 전위예술”이라며 “옻칠화의 예술성에 매료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25일까지 서울 관훈동 가나아트스페이스. (02)734-1333.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프리미엄 진공청소기, 우리도 있다”

    ‘서울 강남의 진공청소기 시장을 잡아라?’ 국내 가전업체들이 유럽산에 밀려 고전 중인 프리미엄 진공청소기 시장 잡기에 나섰다. 프리미엄급에서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강한 흡입력, 미세먼지 필터 등으로 무장한 다이슨, 밀레, 일렉트로룩스 등 100만원을 넘는 고가의 유럽산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20일 출고가 59만∼75만원인 프리미엄급 ‘모션싱크’를 출시했다. 모션싱크는 유럽산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과거 1년이던 무상보증 기간을 5년으로 늘렸다. 본체와 바퀴가 따로 움직이는 ‘본체회전’ 구조로 방향 전환이 쉽고, 사용자가 끄는 대로 부드럽게 이동한다. 먼지를 한 번 더 잡아 주는 ‘헤파필터’, 냄새 제거용 ‘활성탄’과 ‘제올라이트’, 항균 기능의 알레르기 필터 등 4중 필터를 채용했다. LG전자도 올 들어 청소기가 사용자를 자동으로 따라다니는 ‘로보싸이킹’을 출시했다. 3개의 초음파 센서가 위치 변화를 인식해 바퀴를 자동으로 굴린다. 고성능 헤파필터와 공기청정기에 사용하는 활성탄 팩을 보강, 미세먼지 배출은 줄이면서 탈취 성능은 한층 강화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버냉키 쇼크’ 금융시장 요동] “버냉키, 美경기회복 자신감” “단기적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

    [‘버냉키 쇼크’ 금융시장 요동] “버냉키, 美경기회복 자신감” “단기적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20일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여 시장에 돈을 푸는 정책) 축소·중단을 기정사실화했다. 안정적 투자처를 찾아 글로벌 자금이 우리나라 등 신흥시장을 떠나 미국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의 통화 가치, 주가, 채권 값이 하락하는 등 당분간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 우리 수출시장이 넓어지는 등 긍정적인 면도 예상된다. 버냉키 의장의 이번 발언은 예상보다 수위가 높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시장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발언을 하거나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을 피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예상을 깬 발언의 배경으로 버냉키 의장이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민영 LG 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올 초까지만 해도 시퀘스트(재정지출의 자동 삭감) 같은 재정 문제로 미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이제 그런 얘기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 소비, 투자가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버냉키 의장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지금까지 그랬듯이 미국 경제 정상화가 세계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미국 경제 지표가 완만한 회복세라 최악일 때 썼던 양적완화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월 기준 미국 주택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했다. 7년 4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1분기 소비도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늘었다. 5월 실업률은 7.6%로 1년 전보다 0.6% 포인트 감소했다.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제시함에 따라 시장의 억측을 줄여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하반기 미국 경제 회복세를 지속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도 “버냉키 의장이 정확한 일정을 제기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는 돈을 확실히 더 풀 것을 예고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미국 경기 진작을 확실히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우리 금융시장에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당장 외국인 자금이 덜 들어오거나 빠져나갈 것”이라면서 “원·달러 환율은 크게 오르고 주가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불안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국의 실물지표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 “올 연말까지는 변동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환율이 요동칠 텐데 그 변동 폭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주가는 18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 우리 실물경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 부문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우리 경제는 기초 체력, 외환 보유액, 신용등급, 경상수지 등이 월등히 낫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미국 시장이 커지는 것은 우리에게 기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박 실장은 “미국과 함께 중국 경제도 우리 경제에 중요한 변수”라면서 “중국 당국이 무리한 고성장을 경계하는 등 성장세가 기대보다 부진해 미국의 경기 회복에 중국이 영향을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오 교수도 “미국이 내년 중반에 양적완화를 중단하는 데 이어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이 시차를 두고 양적완화를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은 내년 내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무상보육 대란 현실화 우려

    영유아보육료와 양육수당 등 이른바 ‘무상보육’ 예산에서 국고보조금을 늘리는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6월 임시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상보육으로 인한 지방재정 부족 사태를 호소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0일 기획재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처리를 유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법사위에 계류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무상보육에 필요한 예산 국고보조율을 서울은 현행 20%에서 40%로, 나머지 지역은 50%에서 70%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 기조에 따라 지난해 말 여야 합의로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 7개월째 계류 중이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실 관계자는 “영유아보육법 논의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아직 준비가 부족해 6월 국회 처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실 관계자도 “정부가 이번 국회에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말고 오는 9월 시작되는 정기국회로 일정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기재부 복지예산과 관계자는 “무상보육 예산만 국고보조율을 별도로 적용하기보다는 현재 국회 예산·재정개혁특위에서 진행되는 전체적인 국고와 지방비 분담 논의 결과를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기재부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정기국회로 넘어가면 당장 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예산이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자체에선 “정부, 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생색은 다 내고 부담은 지방에 떠넘긴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지사가 전날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6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줄 것을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무상보육 확대에 따라 지난해보다 늘어난 지방비 부담이 전국적으로는 1조 4339억원이며 이 가운데 서울 3711억원, 경기 4455억원, 인천 578억원 등으로 수도권의 부담이 가장 커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국회에서 예산안을 의결할 때 무상보육을 안정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확정한 지원금 5600억원도 조속히 지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지자체에선 무상보육 자체가 국가 차원의 사업이란 점을 고려해 전액 국비 지원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보육·유아교육 완전 국가책임제’를 공약으로 제시하며 관련 예산도 중앙정부 책임으로 명시한 바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장 평가 혁신의 촉매 돼야

    공공기관 111곳과 공공기관장 96명에 대한 성과 평가 결과가 나왔다. 예상보다 평가가 가혹했다는 게 피감기관 및 기관장들의 반응이다. 총 16개 공공기관, 18명의 공공기관장이 낙제점(D·E등급)을 받았다. 공공기관장은 5명 가운데 1명(18.8%)꼴이다. 공공기관장에 대한 평가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를 토대로 정부와 청와대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분위기다. 차제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공공기관 및 기관장 평가의 본질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국민의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경영 효율성과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1984년 도입됐다. 따라서 경영평가의 본질은 신상필벌에 있다. 설립 취지에 맞게 공공성을 지키면서도 효율성을 끌어올린 기관과 기관장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고, 그러지 못한 기관(장)에는 불이익을 줘야 한다. 물론 지금도 이런 잣대는 있다. 낙제점을 받은 공공기관과 기관장은 월 기본급의 최대 300%인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점수가 미흡해 인사 대상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평가결과에 따른 사후 적용이어야 한다. 경영평가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정당하게’ 단행하기 위한 수단이나 목표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민간전문가까지 총 159명의 평가위원이 참여하는 만큼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펄쩍 뛸지 모른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이듬해 평가 때 유난히 무더기 낙제점이 쏟아지는 것은 이런 의심의 시선을 거둘 수 없게 한다. 평가 원칙과 기준도 다시 다듬을 필요가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역사라던 용산 개발사업 실패로 손실을 안게 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4대강 사업으로 빚이 급증한 수자원공사가 양호한 등급(B)을 받은 것을 두고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차량 고장 감소 등 다른 만회 사유가 있고 국책사업 수행에 따른 부채라는 점에서 각각 정상참작했다고 해명했다. 코레일의 중재 노력에 마지막까지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다가 망연자실해 있는 용산 지역 주민들이 정부의 해명에 공감할지 의문이다. 4대강이 국책사업이라서 정상참작했다면 이번에 낙제점을 받은 석유공사·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뭔가. 자원개발사업은 4대강 못지않게 MB(이명박)정부의 역점사업이었다. 안 그래도 이들 공기업은 “투자 회수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자원개발사업의 특성상 초기에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며 억울해한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잣대는 곤란하다. 확실하게 평가원칙과 예외기준을 정해 정권 향방이나 요행에 관계없이 1등도 꼴찌도 수긍할 수 있는 평가풍토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래야 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고강도 혁신을 유도할 수 있다.
  • 보육비 올려줘!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수도권 3개 자치단체가 무상보육에 대한 전면적 지원을 다시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참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합의문을 통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 달라고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 이 법안은 무상보육비 국고보조율을 서울은 20%에서 40%로, 서울 이외 지역은 50%에서 70%로 올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뒤 7개월째 법사위에 머물고 있다. 올 예산에 확정된 지원금 5600억원의 조속한 지원도 촉구했다. 박 시장은 “무상보육 문제는 3개 시·도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도지사협의회와 상의해 시·도지사들이 대통령을 뵙고 어려움을 직접 호소해 보자고 오늘 합의했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여야가 합의했는데 법사위가 처리하지 않는 것은 월권행위”라 주장했고 김 도지사도 “보육료 부담이 증가한 것은 대통령과 정부에 원인이 있는 만큼 현실을 직시하고 빨리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동시에 지방정부의 재정 자립을 위해 지방소비세율을 5%에서 20%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소비세율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국세에 편중된 세원의 지방 이양도 요구했다. 박 시장은 “국가위임사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예산의 중앙정부 의존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튼실한 지방재정 없는 지방자치는 반쪽짜리 지방자치”라고 강조했다. 지역 사정에 맞는 조직과 인력 구조를 갖추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지나치게 규제 위주로 묶여 있는 지방자치법의 개정도 요구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경제 블로그] 자동이체 결제에도 순서가 있다

    [경제 블로그] 자동이체 결제에도 순서가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허오영(31)씨는 고향 부모님에게 매월 40만원씩 용돈을 보냅니다. 번거로움을 덜고자 몇 달 전 자동이체를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엔 계좌 이체가 안 됐습니다. 신용카드 대금이 예상보다 많이 나와 통장 잔액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다행스럽게 아파트 관리비며 카드비, 은행 대출이자는 문제없이 빠져나갔습니다. 허씨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자동이체가 몰려 있는 월급날, 돈 빼가는 순서가 어떻게 될까 하고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통장에 들어온 돈은 순서를 정해 질서정연하게 빠져나갑니다. 큰 틀에서 보면 통장 개설은행 또는 계열사 카드 결제대금→통장 개설은행 대출금→각종 관리비→통장 간 자동이체→다른 은행 또는 계열 카드사 결제대금 및 통신료(공동망 출금)→적금·펀드의 순입니다. 만일 월급날이 적금, 펀드, 예금 등의 만기일일 경우 이 순서와 상관없이 가장 먼저 처리됩니다. 여기에는 크게 2가지 원칙이 적용됩니다. 잔금이 부족할 때 고객의 ‘연체’를 피하는 것과 자기 은행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물론 은행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우리카드 대금→아파트 관리비→우리은행 대출금→자동이체→타행 카드대금 및 통신료 등(공동망 출금)→교육비 및 지방세 출금→적금·펀드’ 순입니다. 하나은행은 ‘통장 간 자동이체’를 최우선으로 처리합니다. 그 다음 카드대금과 대출금을 빼갑니다. 허씨가 하나은행과 거래했다면 카드 대금은 못 내도 부모님 용돈은 챙겨 드렸겠지요. 하나은행 관계자는 “다른 통장에도 통신비나 카드대금 등 연체하면 안 되는 항목이 자동이체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편의를 고려해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신한은행은 ‘아파트 관리비’가 가장 먼저 빠져나갑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카드대금이 연체되는 것보다 전기료가 밀려 집에 불이 안 들어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면서 “고객의 생활이 불편해지지 않도록 아파트 관리비를 1순위로 선정했다”고 말합니다. 가끔 은행에 우선순위를 바꿀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합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동이체 우선순위를 바꾸려면 금융감독원의 결제가 필요하다”면서 “고객의 요구 사항을 일일이 들어주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채 추가 발행 여력 적어…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 불가피

    정부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올해 세입예산 규모를 210조 3981억원으로 기존 전망(216조 4263억원)보다 6조원 이상 낮춰 잡았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대폭(3.3%→2.3%) 내린 데 따른 세수 감소를 반영해서다. 김덕중 국세청장이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세입 예산 확보가 상당히 어렵다고 한 것도 추경 기준이다. 세입을 줄였는데 이마저 달성하기 쉽지 않다고 밝힌 것이다. 국채의 추가 발행 또는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전체적으로 올 1~4월 8조 7000억원이 전년 대비 줄어든 가운데 세목별 소득세는 13조원이 걷혀 진도율이 26.2%에 불과하다. 법인세는 예산 대비 36.0%인 16조 5000억원을 징수하는 데 그쳤다. 부가가치세는 25조 4000억원을 거둬 진도율이 44.8%이지만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48.4%)보다 낮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덜 걷히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1~4월 세수만 가지고 올해 전체 세수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소비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고 하반기 추경 효과가 본격화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재정당국도 세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은 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국고국장 주재로 ‘재정자금운용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었다. 예산·세제실, 재정관리국 등이 모여 세수 대책을 논의하는 TF다. 이 TF는 매월 세수 현황, 자금 운용 및 재정 집행 상황 등을 모니터링한 뒤 월별 세부자금 계획을 세운다. 세수 여건에 따라 국채 발행, 일시 차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정부는 추경 17조 3000억원 중 15조 8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추가 국채 발행 여력이 많지 않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세출 구조조정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며 차입을 통한 지출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국채를 발행할 경우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사업이 계속 진행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세수 전망이 계속 어긋나는 것도 문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번에 세입 전망을 고쳤음에도 정부의 국세수입 전망이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2014~2016년 국회 예산정책처와 정부 간 국세수입 전망 차이는 38조원(누적)이다. 국세청은 이날 기재위에서 기재부가 정확한 연간 세수를 전망할 수 있도록 긴밀한 실무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올 1~4월 세수 8조7000억 줄었다

    올 1~4월 세수 8조7000억 줄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이 예상보다 심각한 형태로 현실화되고 있다. 올들어 4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 7000억원이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국세청장과 관세청장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세청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올 1~4월 세수가 70조 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걷힌 세금 79조 2000억원에 비해 9조원 가까이 적다. 지난 3월까지의 감소분(7조 4000억원)보다 폭이 더 벌어졌다. 세수 진도비는 35.4%로 지난해 41.2%보다 5.8% 포인트 낮다. 최근 5년간 평균은 41.1%였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목표 세수(199조원)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백운찬 관세청장도 “올해 관세청 징수 목표인 66조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관세청의 세수 진도비는 40.2%로 최근 3년간 평균 징수율보다는 0.7% 포인트 낮다. 세수 실적 악화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해 기업의 실적이 나빠져 올해 법인세 등의 납부가 줄었다. 소비 위축까지 겹쳐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 징수도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공약가계부’ 등을 위해 늘려 잡은 세출과 세입의 결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세수 확보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와 역외탈세에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의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대기업 정기 세무조사 때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해외투자, 변칙 국제거래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해외 자회사 재무상황 및 투자내역 등에 대한 분석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류현진과 푸이그, 함께 있으면 팬들도 즐거워

    류현진과 푸이그, 함께 있으면 팬들도 즐거워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26)과 야시엘 푸이그(23)가 메이저리그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현지 언론에 두 선수가 동시에 다뤄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산 괴물’ 류현진과 ‘쿠바산 루키 괴물’ 푸이그를 함께 다룸으로써 팬들의 흥미를 돋우고 있는 것이다. 야후스포츠는 18일 ‘다저스의 돌풍, 성공적인 출발을 한 류현진과 푸이그에게 필요한 것과 피해야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두 선수를 상세히 분석했다. 야후스포츠는 “류현진은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다양한 공을 던지면서 고작 6개의 홈런만 허용했다”고 극찬했다. 이어 “시간이 흐르면 타자들이 적응하면서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푸이그에 대해서는 “12경기에 20안타를 때린 타격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칭찬한 뒤 “투수에게 더 많은 공을 던지게 해야 한다. 공격 지향적인 타격은 슬럼프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이날 다저스 트위터가 올려놓은 푸이그의 이발 장면도 화제다. 약 5초간 이어지는 짧은 동영상에서 푸이그는 선글라스를 쓴 이발사와 함께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발사가 등번호 9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입는 장면이다. 다저스의 99번은 바로 류현진의 등번호다. 때문에 이발사가 류현진의 팬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돈다. 지난 13일에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애리조나전에서 푸이그가 대기석에 앉아 있는 류현진의 허벅다리를 만지며 장난하는 장면이 한 언론에 실렸다. 5회말 류현진이 타자로 나서 3루타를 친뒤 후속 타자의 적시타로 득점에 성공하자 그의 ‘튼튼한’ 다리에 감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다저스는 5-3으로 애리조나에 역전승했다. 팀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류현진과 푸이그는 팀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어 두 ‘괴물’은 앞으로도 종종 언론에 함께 등장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막말·밀어내기’ 남양유업 최대 330억 과징금 부과될 듯

    대리점에 대한 욕설과 밀어내기(강매) 등으로 물의를 빚은 남양유업에 최대 330억원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고자(대리점) 매출액’이 아닌 ‘제품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매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이 지난 4월 취임 때 “과징금 실질 부과율을 높이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17일 “밀어내기 등을 통해 남양유업이 부당하게 얻은 매출액 규모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결과, 신고한 대리점 취급액이 아니라 관련 유제품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이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과징금 부과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남양유업이 불복해 법원으로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강도 높은 제재에 논란이 빚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서부·북부·천안 지점의 7개 남양유업 대리점은 올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남양유업 본사가 2008~2012년 시유 제품에 대해 밀어내기를 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 기간 동안 남양유업의 매출액은 모두 5조 5186억여원이었다. 이 중 시유 관련 매출은 약 30%인 1조 6555억여원 정도였다. 공정위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고시’(과징금 고시)는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을 관련 매출액의 0.1~2.0%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품의 매출액을 제재 대상 매출액으로 잡았을 때 과징금은 최대 331억여원이 된다. 이는 최대 5억 8000여만원 수준인 신고 대리점 매출액 기준 과징금의 57배에 이른다. 과징금 고시는 ‘관련 매출액’과 관련해 위반행위로 인해 거래가 실제로 이뤄진 상품은 물론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상품도 포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건 판단의 재량권을 공정위가 갖고 있다는 얘기다. 남양유업대리점협회 김대형 간사는 “대리점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솜방망이 과징금 부과는 밀어내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이라도 공정위가 엄격한 법 적용을 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양유업 측은 “관련 상품 매출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보는 건 무리한 법 적용”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는 이달 중 발표된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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