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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카의 지하철 플랫폼과 열차가 ‘술집’이 된 사연

    오사카의 지하철 플랫폼과 열차가 ‘술집’이 된 사연

      비즈니스 거리의 지하철역이 ‘술집’으로 변신했다. 오사카시 중심부, 나카노시마에 있는 게이한(京阪) 전철 나카노시마선의 종점, 나카노시마역. 6월 22일 저녁부터 플랫폼과 전철 안에서 술이나 오뎅, 라면 등을 즐길 수 있는 ‘나카노시마역 플랫폼 술집’이 4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기간 한정의 술집으로 변모한 이 역의 3번선 홈은 6월의 장맛비가 쏟아지는 인적이 뜸한 밤의 빌딩과 대조적으로 퇴근길 사람들과 일부러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출퇴근길에 친숙했던 통근 전철의 열차 안에는 카운터와 테이블은 물론 발을 뻗고 앉을 수 있는 방에 밥상이 들어서 있어, 플랫폼은 그야말로 축제의 공간으로 변했다.. 통근 열차에서 딱 한잔 전철이나 플랫폼이라는 일상적인 장소에서 술을 즐긴다는 ‘비일상’의 체험이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한 것일까, 차내에서는 낯선 사람끼리의 대화도 활발하다. ‘아내의 생일기념’으로 부인과 함께 외지에서 일부러 찾아왔다는 70대 남성은 “전절 안에서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으로 젊은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신나고 즐겁다”면서 4잔째 생맥주를 손에 들고 흥에 겨운 얼굴이다. 밥상에서 식사를 즐기던 가족들도 “전철 안이 마치 방 같다니 즐겁다”면서 활짝 웃는다 게이한 전철은 지금까지도, 달리는 전철 안에서 일본술을 즐기는 ‘일본술 전철’ 등의 행사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종전의 사전 예약제 이벤트가 아니라 플랫폼과 세워둔 전철을 행사장으로 설정해 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기획은 처음이다. 기획을 담당한 게이한 홀딩스 측은 “보통 술집처럼 손님들이 편한 시간에 올 수 있는 행사가 됐으면 했다”라고 밝혔다. 플랫폼 술집은 그리운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추억담을 꽃 피우는 장소’라는 의도로 ‘노스텔지어(향수)’가 테마다. 맥주 박스를 탁자나 의자로 쓴다거나, 전철 안에는 드럼통을 밥상으로 활용하고, 서서 마시는 테이블도 만드는 등 복고적인 분위기를 연출함과 동시에 행사에 등장한 전철도 1964년에 활약했던 2200계 차량으로, 차내에는 옛 포스터들을 재현하는 등 ‘쇼와 시대(편집자 주:1928년~1989년)의 분위기’를 고집했다. 술과 음식을 제공하는 점포는 모두 10개. 생맥주나 일본술, 오뎅, 각지의 컵라면, 삼각김밥, 과자와 통조림 등 다양한 메뉴를 준비했다. 플랫폼과 전철 내부가 행사장이기 때문에 화기는 엄금. “조리를 못하고 냄새가 나서도 안된다는”는 제약 속에서 갖가지 술과 음식을 모은 것이다. 평소 쓰지 않는 플랫폼을 행사장으로  행사장에는 1000엔 분의 음식티켓으로 쓸 수 있는 입장권(1000엔)를 구입하면 플랫폼으로 들어갈 수 있다. 첫날 개장은 오후 5시였지만, 불과 1시간만에 입장자가 500명을 돌파했다. 플랫폼과 전철 안 행사장 자리는 모두 250석. 이 때문에 입구에서 입장을 제한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는 게이한 나카노시마선이 개업한지 8년을 맞아 ‘나카노시마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기 위해 기획됐다고 한다. 나카노시마역은 1~3번선의 플랫폼이 있는데, 3번선은 임시 열차 외에는 쓰이지 않아, 미술 전시 등의 행사가 열려왔다. 기획자 스스로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이곳에서 먹고 마시면 더 즐거울 것”라는 발상에서 태어난 것이 플랫폼 술집이었다.  행사의 배경에는, 나카노시마선 이용자가 예상보다 저조한 탓도 있다. 이 노선은 2008년 11월 개업했는데,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당초 예상 7만 2000명을 크게 밑도는 3만명에 머물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용자는 완만한 증가 추세에 있지만 더 늘리기 위해서는 “(나카노시마선의 존재를) 알리는 게 우선 중요한다”고 한다. 즉 임팩트 있는 행사로 노선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은 2015년 가을 무렵부터 시작됐다. 당초는 나카노시마에서 겨울에 행해지는 빛축제에 맞춘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그 전초전 격으로 6월 개최가 성사됐다.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지만 날씨와 관계없는 지하철 역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인지도 상승의 기폭제 기대 이용자들 가운데는 “평소 (나카노시마선은) 타지 않지만, 이 행사가 있어서 왔다”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행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역무원에게 무슨 일인가 하고 묻는 모습도 보였다. 회사측은 “이번 행사의 반응을 보며 호평을 받았다고 판단되면 더 발전시켜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루 일을 마친 뒤 목을 축이는 한잔의 맥주가 내일의 활력이 될 수 있도록 플랫폼에 등장한 술집이 나카노시마선의 인지도 상승, 이용자 증가를 위한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기사:오사노 가게토시 도요케이자이 기자 번역: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이 기사는 일본의 경제전문주간지 도요케이자이의 온라인에 2016년 6월 23일 게재된 것으로 저작권은 도요케이자이에 있습니다)
  • 브렉시트 가른 변수는? 잉글랜드·웨일스

    브렉시트 가른 변수는? 잉글랜드·웨일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가 예상 밖 승리를 거둔 데에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표심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의 지역별 개표 결과를 보면 스코틀랜드(잔류 62%-탈퇴 38%),북아일랜드(55.7%-44.3%)에서는 잔류가 우세한 반면 잉글랜드(46.8%-53.2%)와 웨일스(48.3%-51.7%)에서는 탈퇴 의견이 앞섰다. 이 가운데 유권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잉글랜드의 경우 런던 중심부와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의 지역에서 탈퇴를 택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이전 여론조사에도 지속적으로 잔류를 선호해온 지역인 반면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경우 경합지로 나타났거나 잔류가 소폭 우세한 것으로 점쳐졌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의 ‘변심’이 이번 결과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예상 밖 선택을 한 대표적인 지역은 잉글랜드 요크셔 셰필드 지역이다. 유권자수 기준 상위 15개 지역 중에 하나인 셰필드는 학생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으로,전통적인 노동당 텃밭으로 여겨지던 곳이었다. 국민투표 전 JP모건의 여론조사에서도 59.5%가 잔류를 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을 깨고 51%가 탈퇴를 원했다. 런던 근교 왓퍼드(탈퇴 50.3%)와 웨일스 지역의 스완지(탈퇴 51.5%) 등도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에 표를 던진 지역이었다. 중부 지역의 코벤트리,노팅엄,링컨 등도 유권자 다수가 탈퇴를 택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 잔류가 우세를 보인 지역 중에서도 여론조사 때보다 탈퇴표가 많이 나온 경우가 많았다. 잉글랜드 북부 뉴캐슬은 잔류가 50.7%로 우세하긴 했지만,예상보다 격차가 훨씬 작았다는 점에서 개표 초반 판세를 탈퇴 쪽으로 급격히 기울게 하는 데 기여했다. 노동당 지지세가 강한 북부 리버풀(잔류 58.2%-탈퇴 41.8%)과 맨체스터(60.4%-39.4%) 지역도 당초 여론조사보다는 잔류의 강세가 훨씬 약하게 나타났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럽 경제 2위’ 영국, 43년 만의 EU 떠난다…‘브렉시트’에 세계 질서 대격변

    ‘유럽 경제 2위’ 영국, 43년 만의 EU 떠난다…‘브렉시트’에 세계 질서 대격변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세계 5위 경제대국 영국이 EU에서 43년 만의 탈퇴를 선택하면서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래 최저로 떨어졌고,엔화가치는 폭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EU를 비롯한 각국은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한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23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한국시간 23일 오후 3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영국 전역에서 실시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는 영국의 등록 유권자 4650만 명 가운데 72%가 실제 투표에 나섰다. 개표센터 382곳 중 342곳, 투표 수 89%(한국시간 24일 오후 1시25분 현재)의 개표가 완료돼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탈퇴가 51.9%로 잔류 48.1%에 3.8%포인트 앞섰다. 투표 수로는 2900만표가 개표된 가운데 탈퇴가 100만표 가까이 앞섰다. 영국 공영방송 BBC와 ITV, 스카이뉴스 등 영국 방송들은 일제히 브렉시트 진영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같은 추세대로 개표가 최종 마감되면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에 이탈한다. EU는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이탈상황을 맞게돼 회원국이 28개국에서 27개국으로 줄어든다. 영국의 탈퇴에 따른 ‘이탈 도미노’ 우려와함께 EU 위상과 지형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게 됐다. 영국은 경제 충격뿐 아니라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북아일랜드나 웨일스의 독립 움직임 등 영연방 체제의 균열 가능성이라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영국은 이제 EU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 이사회와 2년 간 탈퇴 협상을 벌이게 된다. 상품·서비스·자본·노동 이동의 자유는 물론 정치·국방·치안·국경 문제 등 EU 제반 규정을 놓고 새로운 관계를 협상해야한다. 당초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투표 당일에 사전에 명단을 확보한 투표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EU 잔류가 52%,EU 탈퇴가 48%로 예측됐지만,현재 개표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특히 잔류가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 지역에서도 잔류 찬성률이 예상보다는 낮은 경우가 많았다. 개표 중반에 접어들 때까지는 양쪽의 차이가 근소해 각 개표센터의 결과가 추가로 나올 때마다 잔류와 탈퇴의 우위가 바뀌며 엎치락뒤치락했으나 현지시간 새벽 3시 이후부터는 탈퇴가 잔류에 2~3% 포인트 차이로 앞선 채 격차를 유지했다. 총 382개 투표센터 가운데 320여 개로 가장 투표센터가 많은 잉글랜드에서 탈퇴 결과를 이끌었다. 웨일스 역시 55% 정도로 탈퇴가 우세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잔류가 55∼62%로 우세했으나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번 국민투표의 투표율은 70%를 훌쩍 넘어 지난해 총선(64.6%)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높으면 EU 잔류가,낮으면 EU 탈퇴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EU 탈퇴가 가져올 변화를 걱정해 ‘현상 유지’를 택할 부동층이나 변심층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잔류 진영의 기대가 무너진 것이다. 투표 기간 쟁점은 이민 억제 및 주권 회복과 경제로 수렴했다.이에 비춰보면 영국민 다수가 경제보다는 이민 억제와 EU로부터 주권 회복을 우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서 이날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10% 폭락했으며 일본 닛케이지수가 7%,한국 코스피지수가 4%대 폭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어린이집·전업주부 설득 못 시킨 ‘맞춤형 보육’

    정부가 새달 1일부터 시행하려는 맞춤형 보육 제도가 갈등의 꼬리를 물고 있다. 이 제도는 어린이집에 맡기는 0~2세 영아를 종일반과 맞춤반으로 나눠 정부가 차등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맞벌이나 다자녀 가정은 하루 12시간의 종일반, 전업주부는 6시간의 맞춤반을 이용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지원금에 차등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맞춤반이 종일반보다 20% 적어진다. 당장 수입 감소가 걱정되는 어린이집들로서는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 어제 오늘 일부 어린이집들은 부분 휴원이나 연차 투쟁에 들어갔다. 다행히 보육대란은 없었으나 맞벌이 부모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에 서 있다. 정부 안에 맞서는 어린이집들이 언제 집단 휴원을 감행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첫 단추 하나를 잘못 끼우면 줄줄이 낭패를 보게 된다. 이번 일이 그렇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시비는 정치권의 퍼주기 복지가 일찍이 예고한 결말이다. 정부와 교육청이 예산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기존의 보육대란과 논란의 본질이 조금도 다를 게 없다. 맞춤형 보육 카드는 여러 말 필요 없이 예산절감 차원에서 나왔다. 수정된 정책을 놓고 여야가 강행하라, 연기하라 드잡이하는 꼴에 염증이 난다. 표심 잡기에 눈먼 여야가 예산 형편은 따지지 않고 한목소리로 밀어붙였던 것이 무차별 무상보육이다. 무상보육에 쏟아붓는 예산이 연간 10조원이 넘는다. 그러고도 출산율을 개선하지도, 엄마들의 박수를 받지도 못했다. 잔치판을 벌였는데 정작 잔칫상을 잘 받았다는 사람은 없는 셈이다. 정책 취지를 제대로 살렸더라면 가장 큰 혜택을 체감했어야 할 맞벌이들은 외려 고충만 컸다. 전업주부들이 오후 일찍 아이를 데려가는 통에 정작 맞벌이 엄마들은 늦게까지 남은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눈칫밥을 먹을까봐 전전긍긍했다. 얼마나 엉성하고 한심한 정책이었는지 보건복지부만 모르고 있었다. 지속 가능한 복지정책이 되려면 이제라도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는 작업은 불가피하다. 그렇더라도 느닷없이 바꾼 정책을 밀어붙이기로 일관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제2 보육대란을 예감하는 국민의 피로감이 벌써 꼭대기까지 차 있다. 실패한 정책의 책임을 부모들에게 덤터기 씌워서는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궤도를 수정한 정책일수록 정책 수요자들을 충분히 설득하고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반드시 앞서야 한다.
  • “중앙 곳간 이해해야 지방 예산에도 단비”

    “중앙 곳간 이해해야 지방 예산에도 단비”

    정부 공모 유치·예산 관리 노하우 전수 “지자체 특성 맞는 인센티브 사업 찾고 민간 위탁 공공 서비스 품질 관리해야” ‘지방재정 현황을 파악하고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생각할 기회를 얻고 싶다.’ ‘불필요한 민간단체 보조금 관리 노하우가 너무 궁금하다.’ ‘어차피 누군가 가져갈 중앙정부의 인센티브 사업을 우리 시군구가 더 많이 가져오고 싶다.’ 23일 서울신문 지방자치연구소와 나라살림연구소가 공동 기획한 제2차 지방재정포럼에 참가한 경기도와 인천시뿐 아니라 산하 기초자치단체 예산 담당자 등 25명이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상공회의소 5층 중회의실에서 중앙정부의 공모사업 종류와 공모 전략, 성공 사례 등에 대해 공부한다. 또 민간위탁 사업의 장단점 등 새어나가는 지방정부 예산을 아끼는 노하우 등을 전수받았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인천과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 지방정부들은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 각종 복지비 등 정부 매칭사업으로 쓸 수 있는 자체 예산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면서 “지자체 특성에 맞는 중앙정부의 공모사업을 유치한다면 어려운 지방 재정의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이 지자체 재정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왕재 연구위원은 “돈을 벌려면 곳간을 잘 이해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예산 편성 전략과 인센티브 사업 등을 아는 만큼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의는 ▲배성기 민간위탁연구소장의 ‘안에서 새는 바가지, 민간위탁 관리의 모든 것’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의 ‘예산 편성의 쟁점’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중앙부처 공모 사업 현황 및 선정 비법’ 등의 강의가 이어졌다. 배 소장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민간위탁의 중요성이 늘어난 만큼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면서 “민간위탁 업체와 서비스수준협약(SLA)을 맺어 서비스 품질을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사부작 사부작 페낭을 걷다

    사부작 사부작 페낭을 걷다

    사부작 사부작 페낭을 걷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 Malaysia Penang 페낭의 거리를 사부작사부작 걷는다. 오래된 건물이 머금은 세월이 눈에 들고 마음에 새겨지자 이유를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밀려온다. 맑은 물빛과 아름다운 해변을 지닌 남국의 섬은 아니지만 페낭은 최상의 가치를 지닌 여행지다. ●다시 발견하는 여행자의 아침George Town 문화유산 도시의 품격 10년 만에 다시 페낭을 찾았다. 그때 싱가포르를 지나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쿠알라룸푸르, 페낭, 랑카위를 찾았었다. 말레이시아가 처음이었던 당시에는 페라나칸 문화와 서양 문화가 뒤섞인 말라카의 독특한 분위기에 반해 예정보다 하루 더 말라카에 머물렀던 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런 여정을 따라 도착한 페낭은, 솔직히 말해, 그저 그랬다. 조지타운은 정갈한 말라카에 미치지 못했고, 섬을 감싸 안은 물빛은 랑카위와는 비교할 수 없이 탁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페낭의 물빛은 여전했다. 후끈한 밤공기, 바람에 떠밀리는 파도와 야자수 이파리가 부딪히는 소리만이 이곳이 남국임을 알리고 있었다. 최소한 아침이 밝기까지는 그랬다. 페낭의 조지타운George Town은 말라카와 더불어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때로 이러한 타이틀은 얼마나 중요한지! 말레이 본토 사람들과 중국과 인도에서 온 이민자들, 영국 식민지 시절에 일궈낸 페낭의 오랜 문화는 분명 지난 10년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수백년 문화에 10년은 그저 녹아내리고 이어지는 시간일진대 사부작사부작 길을 건너 만나는 페낭의 조지타운은 아주 많이 변해 있었다. 거리에서 찾은 견고한 자부심 카피탄 클링Kapitan Keling을 시작으로 조지타운을 걷기 시작한다. 카피탄 클링 모스크와 스리 마하 마리암만Sri Maha Mariamman 인도 사원, 콴인텡觀音寺 불교 사원, 세인트 조지 교회St. George’s Church가 이어지는 이 거리는 카피탄 클링 모스크 거리Jalan Masjid Kapitan Keling라는 원래 이름 대신 하모니 스트리트로도 불린다. 몇 걸음 사이에 온갖 종교의 사원이 어우러진 거리는 이주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페낭과 참으로 닮아 있다. 콴인텡 사원으로 가기 전, 파사르 골목Lorong Pasar으로 접어든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판매하는 노점이 골목 입구를 차지하고, 트라이쇼Trishaw는 관광객을 태우고 좁은 골목을 누빈다. 오래된 건물 아래에는 건물만큼 오래된 일상이, 좁은 골목 곳곳에는 골목만큼 소소한 일상이 펼쳐진다. 이처럼 오래되고 소소한 일상은 조지타운의 52개 건물 벽에 철제 예술로 승화됐다. 트라이쇼, 국수를 파는 노점, 나무 물지게인 나시칸다Nasi Kandar를 지고 카레를 파는 상인 등. 52개의 철제 벽화만 봐도 페낭의 문화가 대충 눈에 들어온다. 파사르 골목에는 코코넛 와인을 소개하는 철제 벽화가 걸렸다. 가난한 인도 이주민들이 즐겨 먹던 탓에 가난뱅이 와인Poor Man Wine으로도 불리는 술이다. 불교 사원에 바치는 향과 초, 꽃도 철제 벽화의 소재가 됐다. 벽화 옆에는 실제 향을 판매하는 상점인 조스 스틱Joss Stick이 자리했다. 6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향을 만들어 온 백발의 장인은 여전히 손수 향을 만들고 태양 볕에 향을 말린다. 콴인텡 사원에서 큰길을 건너 킹 거리Lebuh King로 접어들면 특이한 지붕의 행렬이 이어진다. 풍수를 고려해 불, 물, 지구, 금, 나무의 5가지 요소를 결합해 만든 건물들로 중국 이주민들의 문중 회관과 도교 사원이 자리한 거리다. 중국 이주민들은 페낭의 주요 구성원 중 하나. 주로 중국 남부 푸젠福建성에서 이주한 그들은 푸젠 사람이 아니라 호키엔福建 사람으로 대를 이어 페낭에서 살아간다. 중국 본토에 비해 잘 간직된 전통 문화는 호키엔 사람들의 자랑이다. 문중 회관에 모이는 것은 물론 본토와는 달리 청명절에 조상의 묘를 찾아 예를 갖추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킹 거리를 끝까지 걸으면 아퀴 거리Lebuh Ah Quee다. 아퀴는 장사를 통해 큰돈을 번 상인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 길을 낼 때 아퀴는 자신의 집을 기꺼이 내놓았고, 영국인들은 거리를 아퀴라 이름하며 존경을 표했다. 과거, 수많은 상점들이 자리했던 이 거리는 현재 조지타운의 색다른 볼거리로 탈바꿈했다. 벽화 때문이다. 아퀴 거리의 낡은 오토바이Old Motorcycle, 브루스 리Bruce Lee 벽화를 시작으로 십여 개의 벽화가 골목골목 이어진다. 하이라이트는 기념엽서나 티셔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자전거를 탄 아이들Kids on Bicycle이다. 덕분에 벽화가 자리한 왕복 2차선의 아르메니안 거리Lebuh Armenian는 자동차가 다니기 힘들 정도로 여행자들로 붐빈다. 하지만 페낭 사람들은 여행자들을 향해 경적 한 번 울리지 않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조지타운에 일어난 변화는 이처럼 작지만 크다. 예술 작품이나 벽화 몇 점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역사적인 동네에서 살아가는 페낭 사람들의 자부심은 울리지 않는 경적처럼 곳곳에서 드러난다. 도시에는 말레이시아 최초로 자전거 도로도 생겼다.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는 매주 일요일에는 거리 곳곳에서 각종 문화 공연이 펼쳐진다. 아, 매우 현실적이지만 조지타운의 집값도 5~6배 올랐다고 한다. ●높고 밝고 섬세한Kek Lok Si & Penang Hill 오르면 보이는 도시 너머의 풍경 조지타운에서 차로 20분가량. 아이르 히탐Air Hitam 언덕에 자리한 켁록시Kek Lok Si 사원으로 향한다. 켁록시는 웅장한 사원 건축물이 끝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색채의 사원이다. 세 분의 부처를 모신 대웅전과 섬세하게 용을 조각해 얹은 탑, 중국 색채가 강한 불이문, 금칠로 화려하게 장식한 사천왕상 등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크고 작은 볼거리가 가득하다. 1만 분의 부처를 모신 만불탑은 그중에서도 으뜸이다. 7층 탑의 층층이 중국, 태국, 미얀마 양식을 담아 불상을 모시고 벽의 타일 하나하나에 부처를 앉혔다. 탑의 모든 층은 전망대이기도 해, 층을 달리하며 다른 시야의 조망을 선사한다. 360도로 펼쳐지는 맨 꼭대기 층의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 사원이 아찔하게 펼쳐진다. 만불탑 반대편의 관음상은 켁록시의 또 다른 전망대다. 만불탑을 걸어 오를 자신이 없는 이라면 야외에 자리한 거대한 관음상 쪽에서 사원과 조지타운을 전망하는 편이 낫다. 관음상까지 푸니쿨라(편도 3링깃, 왕복 6링깃)가 운행된다. 켁록시에서는 야외에 비바람을 맞으며 서 있던 관음상에 파빌리온을 씌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관음상보다 더 거대한 파빌리온은 16개의 기둥으로 이뤄졌다. 하나의 기둥을 세우는 데 드는 비용은 300만 링깃. 우리 돈으로 9억 원가량이다. 돈의 규모는 다르지만 신자들의 믿음과 기부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 같다. 켁록시 입구에는 1890년경에 사원을 창건할 당시 100링깃을 기부한 이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당시 한 달 월급은 6링깃 정도였다고 한다. 페낭의 전망대로 페낭 힐Penang Hill을 빼놓을 수 없다. 해발 830m의 페낭 힐은 영국 식민지 당시 관원의 집과 관청이 자리했던 장소다. 아랫마을의 더위를 참기 힘들었던 영국인들은 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언덕 위에 머물며 일이 있을 때만 아랫마을로 향했다고 한다. 페낭 힐까지는 푸니쿨라(편도 15링깃, 왕복 30링깃)가 운행돼 쉽게 오를 수 있다. 푸니쿨라는 해발 712m에 자리한 종착역까지 무서운 속도로 내달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마저 든다. 그렇게 오른 페낭 힐의 전망은 훌륭하다. 조지타운은 물론 날이 좋으면 말레이시아 본토 버터워스까지 보인다. 페낭 브리지와 세컨드 페낭 브리지도 아득하다. 우리나라 현대건설에서 건설해 1985년에 개통한 페낭 브리지는 2014년에 세컨드 페낭 브리지가 생기기 전까지 본토와 페낭을 잇는 유일한 육로였다. ▶travel info AIRLINE말레이시아항공에서 인천-쿠알라룸푸르 직항편을 운항한다. 약 6시간 20분 소요.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까지는 국내선으로 40분가량 소요된다. 말레이시아항공에서는 4월11일부터 5월13일까지 봄맞이 특가 세일을 진행한다. 4월11일부터 7월22일까지 출발 가능한 항공권으로 비즈니스 클래스는 쿠알라룸푸르 110만원, 페낭 95만원, 이코노미 클래스는 쿠알라룸푸르 46만원, 페낭 39만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페낭 항공권은 1회에 한해 쿠알라룸푸르 무료 스톱오버가 가능하다. www.malaysiaairlines.com FOOD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존재하는 페낭은 음식 문화가 다채롭기로도 유명하다. 말레이, 중국, 인도, 뇨나 요리를 맛보려면 1일 6식은 기본. 씨엔엔 고CNN Go에서는 페낭의 아삼락사를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7위로 꼽았으며, 최고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아시아 10개 도시 중 하나로 페낭을 선정했다. 다양하고 맛있는 페낭의 요리를 모두 맛보려면 호텔 조식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편이 낫다. RESTAURANT 쇼우펑라이Seow Fong Lye식당 겸 카페. 카야 토스트, 쌀국수, 페낭 커피 등 다양한 아침 메뉴를 선보인다. 가게 앞 노점에서 바로 볶아 선보이는 볶음 쌀떡인 차코아이칵Char Koay Kak도 인기 메뉴다. 위치는 조지타운 꼼따 버스 터미널 인근. 94C, Macalister Lane, 10400, Penang +604 229 7390 7:30~13:00 떽셍 레스토랑Teksen Restaurant 1965년부터 2대째 이어 온 중국 요리 전문 식당이다. 조지타운의 카나본 거리에 자리했으며,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높다. 18, Lebuh Carnarvon, 10100 George Town, Penang +6012 981 5117 퍼룻 루마Perut Rumah말레이와 중국의 퓨전 요리라 할 수 있는 뇨냐 요리를 선보인다. 중국 요리에 비해 매운맛이 강하고 자극적인 편이다. 페라나칸 스타일로 꾸민 내부가 정감 있다. 4, 6 & 8 Jalan Bawasah, 10050, George Town, Penang +604 227 9917 아떽 두리안Ah Teik Durian 두리안 노점. 페낭에서도 5~7월 성수기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든 두리안이지만 이곳에서는 사시사철 두리안을 판매한다. 시즌이 아닐 때에는 킬로그램당 80링깃 가량으로 가격이 오른다. Lorong Susu, 10400, Penang +6012 438 3881 HOTEL 파크로열Park Royal페낭 북부에서 가장 번화한 해변인 바투 페링기Batu Ferringhi에 자리한 리조트. 리조트 바로 앞에 해변이 펼쳐져 객실에서 바다가 조망된다. 밤에는 호텔 인근에 야시장이 들어서 기념품, 의류 등 소소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조지타운까지는 30분가량 걸린다. www.parkroyalpenang.org 라싸 싸양 리조트 & 스파Rasa Sayang Resort & Spa바투 페링기 해변에 자리한 리조트. 바다를 향해 펼쳐지는 넓은 정원이 인상적이다. 라싸 싸양의 게스트는 바로 옆에 자리한 골든 샌즈 리조트Golden Sands Resort의 부대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두 리조트 모두 샹그릴라에서 운영한다. www.shangri-la.com 이엔오E&O 1885년에 설립한 페낭 최초의 호텔. 오랜 세월에서 자연스레 배어 나오는 고풍스러운 기운이 호텔 전체에 넘쳐난다. 옛 건물인 헤리티지 윙에 100개, 2013년에 새로 지은 빅토리아 아넥스에 132개의 스위트룸이 자리했다. 수영장, 레스토랑, 바, 스파 등의 부대시설도 흠잡을 데가 없다. 조지타운의 해변에 자리해 일부 호텔 시설에서 바다가 조망된다. www.eohotels.com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말레이시아항공 www.malaysiaairlines.com, 말레이시아관광청 www.tourism.gov.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아이 키우며 함께 성장한 엄마의 기록

    아이 키우며 함께 성장한 엄마의 기록

    독박육아/허백윤 지음/시공사/300쪽/1만 3500원 과거 대가족 시대에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겠지만 육아 지식이나 도움을 위 세대가 아닌 인터넷에서 찾아야 하는 핵가족 시대, 현대사회에서 여성이 임신하고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다. 제 아이를 낳아 키우는 데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깟 고생쯤 무슨 대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버겁다. 특히 엄마들에게는. 배가 부른 채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자리를 양보받기가 힘들다. 이미 출산을 경험했을 중년의 아주머니, 앞으로 경험해야 할 동생뻘 여성들마저 눈을 감는다. 몸이 무거워 마트 입구와 가까운 곳에 차를 두고 장을 봤다가는 장애인 주차 구역에 주차했다며 딱지가 날라오기 십상이다. 요즘 남편들이, 자신들은 육아에 무심했던 아버지 세대와 다른 ‘21세기형 남편’이라고 자처해도 엄마들에겐 별 대단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34회에 걸쳐 연재되며 큰 공감대를 이뤘던 서울신문 온라인 칼럼 ‘독박육아일기’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친정과 시댁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딸을 낳아 키우며 설움, 끝없는 외로움과 다퉈야 했던 워킹맘 기자의 생생한 기록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독박’이라는 단어가 한자 ‘홀로 독’(獨) 자에 한글 ‘바가지’를 줄인 ‘박’ 자가 아니라 ‘읽을 독’(讀) 자에 ‘넓을 박’(博) 자를 쓴, 세상을 넓게 읽게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또 아이를 스승 삼아 함께 성장했다고 고백하며 다짐한다. “내가 널 키우며 육아(育兒)를 하는 동안 너도 나를 키우는 육아(育我)를 했다…. 엄마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에 대해 제대로 알려준 사람은 바로 내 딸, 너였다. 엄마를 이렇게 키워 준 네게 평생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내 첫 사랑, 너를 위해 엄마도 힘을 낸다. 그리고 네가 살아갈 이 세상이 조금 더 행복하고 빛나는 곳이 되기를, 그래도 내가 살아온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네게 물려줄 수 있기를 나는 여전히 꿈꾼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기후변화 위기는 자본주의 탓이다

    기후변화 위기는 자본주의 탓이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나오미 클라인 지음/이순희 옮김/열린책들/798쪽/3만 3000원 “기후변화는 현실이며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종(種) 전체가 맞고 있는 가장 시급한 위험이며, 모두 힘을 합쳐야 하고 더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지난 2월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수상연설이다. 연설의 절반 이상을 할애한 기후변화 소감이 생뚱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 암’이라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대중에 공개적으로 경고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실제로 2000년대 들어 자연재해는 1970년대보다 5배나 늘었다. 6월 초 프랑스 파리에서는 35년 만의 대홍수가 발생했고 앞서 4월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 팔로디 마을의 수은주는 51도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올해 4월은 137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기온이 높았다 지금 심각하게 진행 중인 기후변화의 위기는 흔히 탄소 탓으로 돌려진다. 하지만 ‘쇼크 독트린’으로 잘 알려진 캐나다 저널리스트 나오미 클라인은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기후변화의 본질을 정치, 경제의 관계 속에서 들여다보면서 자본주의와 시장근본주의의 문제로 재규정하는 시각이 도드라진다. 저자는 무엇보다 최근 25년간 경제와 환경 양쪽에서 진행돼 온 자유무역 협상과 기후협약의 평행이론에 주목한다. 잘 알려진 대로 온실가스 논의의 출발점인 1988년 당시 최대 화두는 무역장벽 철폐였다. 최초의 기후협약이 체결된 1992년에 북미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됐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고 중국이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1980년대 시작한 무역 및 투자자유화 흐름이 최고조를 맞이했다. 지구 온난화 문제도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1997년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한 ‘교토 의정서’가 채택됐지만 성과 없이 20년 넘게 회의만 거듭하는 실정이다. 무역과 기후협상이 병렬적으로 전개됐으나 양측이 충돌할 경우 어느 쪽을 우선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중단된 것이다. 1992년 리우 지구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저지를 위한 모든 수단이 국제 무역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을 정도이다. 각국 정부가 뜻을 모아 결정한 탄소 배출권 거래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돼 사실상 붕괴한 것으로 관측된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일부 기업들이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파괴함으로써 제품 판매 수익보다 많은 보상을 받았는가 하면 삼림 통제를 위해 숲을 터전으로 생활하는 원주민을 내쫓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지구적 차원의 기후협상과 무역협상의 결실은 오직 무역협상 쪽에 집중됐고 최근 20년의 탄소배출량 급증을 초래했다고 저자는 해석하고 있다. 현재 국제적으로 합의한 온도 상승 억제의 목표는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부유한 국가에서 온실가스를 연간 8~10%씩 감축하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처럼 심각한데도 당장의 해결 노력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역시 탈규제 자본주의와의 충돌 때문이다. 저자는 이 대목을 특별히 강조한다.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핵심 문제는 태양의 힘의 메커니즘이 아니라 인간의 힘을 둘러싼 정치적 역학관계 즉 권력을 쥔 주체를 바꿀 수 있느냐 없느냐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기후변화라는 위기가 과거의 어떤 진보적 운동보다 더 크고 강력한 사회적 전환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그 위기의 긍정적 전환은 숱하다. 기후변화는 지역 경제를 재건하고 재창조하며 민주주의에 족쇄를 채우는 기업의 영향력을 봉쇄하고 대중교통과 적정 가격의 주택 공급 등 재원 부족에 시달리는 공공 부문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매듭 짓는다. “기후변화는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그것 말고는 어떤 것도 필연이 아니다. 시간이 촉박하긴 하지만 변화의 칼자루는 아직 우리 손에 놓여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내일 오후부터 제주에 폭우…“우산 챙기세요.”

    내일 오후부터 제주에 폭우…“우산 챙기세요.”

    주말인 18일 늦은 오후부터 제주도에 최대 80㎜의 폭우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17일 “장마전선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제주도에 접근하면서 주말인 18일 오후 늦게부터 19일까지 제주도에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당초 제주도는 19일부터 장마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된 바 있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 산악지역 30∼80㎜,이들 지역을 제외한 제주도 10∼40㎜이다. 19일에는 장마전선 영향으로 전남과 경남 남해안지역에 5∼1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장맛비가 20일 남부지방에,21일 중부지방에 각각 올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늘 무더위는 지역에 따라 장마전선 영향권에 드는 날 한풀 꺾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마전선은 여름철 우리나라 남쪽의 온난습윤한 열대기단과 북쪽의 한랭습윤한 한대기단이 만나 형성되는 정체전선(Stationary front)의 하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디어마이프렌즈’ 신구, 어두운 밤 홀로 철길 위 “충격”...무슨 일?

    ‘디어마이프렌즈’ 신구, 어두운 밤 홀로 철길 위 “충격”...무슨 일?

    tvN ‘디어 마이 프렌즈’의 이번주 11-12회 관전포인트가 공개됐다. 이와 관련 제작진은 “박완(고현정 분)에게 털어놓는 어른들의 속 이야기가 귀엽고도 짠하게 느껴질 것이다. 박완과 함께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더 재밌게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가 회를 거듭할수록 재미와 감동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 10회에서는 남편 몰래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나간 문정아(나문희 분)와 젊은 교수 친구들에게 배신당하고 복수를 다짐하는 오충남(윤여정 분)의 모습이 그려지며 다음 전개에 대한 흥미를 돋았다. 두 여자의 유쾌통쾌한 복수전과 함께 제작진이 공개한 11-12회 관전포인트를 살펴보자. #고현정, 이쯤 되면 극한직업 “꼰대들 이야기 쓰기 쉽지 않죠?“ 박완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로 결심하고 취재를 시작한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 기 빨리는 어른들의 인터뷰는 박완을 끊임없이 멘붕에 빠뜨릴 전망이다. 예고 속 참다못해 폭발하는 박완과 그런 박완에게 “원래 인생은 막장이야”라고 소리치는 어른들의 모습은 순탄치만은 않은 박완의 취재 과정을 예감하게 했다. 오늘(17일) 본 방송 전 공개된 촬영 스틸컷은 극한직업이 따로 없는 박완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속 박완은 엄마 장난희(고두심 분)를 비롯해 이모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취재가 잘 안되는지 화를 억누르고,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솟은 박완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날 박완은 어른들의 일장연설을 들으며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얻게 되는데, 과연 노년의 아름다운 인생을 쓰고 싶었던 박완의 목적은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구, 흔들리는 인생 ”아슬아슬 철길 위에 선 이유는?“ 문정아가 떠나고 난 뒤, 홀로 남겨진 김석균(신구 분)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을 모았다. 예고에서는 문정아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김석균의 모습이 그려졌다. 문정아는 함께 여행을 가자는 김석균의 말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어두운 밤 철길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김석균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선사한다. 사진 속 김석균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외롭게 우뚝 선 김석균의 표정은 한없이 복잡해 보이고 슬픔으로 가득 차 보인다. 본 장면은 김석균의 인생에 큰 의미를 던져주는 장면이 될 전망이다. 과연 김석균이 어떤 생각에 사로잡힌 것인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한편,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살아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꼰대’들과 꼰대라면 질색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청춘의 유쾌한 인생 찬가를 다룬 작품이다. 11회는 오늘(금)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인천시 광역버스 요금 인상 재추진

    기본요금 150원 올릴 방침 ‘거리비례제’ 도입 부담 가중 수도권에서 버스요금이 가장 비싼 인천시가 광역버스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오는 10월 1일부터 광역버스 기본요금을 2500원(카드 기준)에서 2650원으로 150원(6%) 인상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지난해 광역버스 요금을 인상할 때 인천은 동결했기 때문에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6월 서울시는 1850원에서 2300원으로, 경기도는 2000원에서 2400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이용객 입장에서는 기본요금 인상보다 거리비례제 도입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30㎞를 초과할 때 기본요금에다 100∼700원의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거리비례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인천에서 서울로 직행좌석형 버스를 타고 60㎞ 이상 거리를 출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거리비례제가 도입되면 요금인상분 150원에 거리비례 추가 요금 700원 등 850원을 더해 3350원을 내야 한다. 거리비례제는 국토교통부 담당 광역급행버스(M버스)에는 적용되지만 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직행좌석형 버스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서울과 경기도보다 버스업계 경영난이 훨씬 심각한 실정이라며 거리비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거리비례제 도입과 함께 조조할인 요금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첫차부터 오전 6시 30분 이전 이용 승객에게 기본요금의 20%를 할인해 주는 제도로 서울시와 경기도는 지난해 6월 도입했다. 그러나 이 안건은 지난 14일 열린 버스정책위원회에서 시민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인천시는 광역버스 요금 인상 근거를 보강해 다음달 심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연안체험 운영자 배상보험 가입 의무화

    연안 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앞으로 안전관리 계획서와 함께 관할 해양경비안전서에 신고해야 한다. 행정과 민원인의 편의를 꾀하고자 신고처를 현재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관할 해양경비안전서로 바꾼다. 국민안전처는 이런 내용의 ‘연안 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다음달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경은 연안 체험 활동 신고·등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개정안은 연안 체험 활동 프로그램 운영자와 사업자를 구분해 책임을 강화하고 모두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나아가 연안 체험 활동 사업의 개념을 ‘연안 체험 활동 장비를 빌려주거나 참가자를 선박에 태워 운송하는 일’로 구체화했다. 또 안전처 장관이 연안 사고 관련 과태료를 징수하기 위해 체납자에 대한 정보를 세무서에 요구할 수 있는 강제 처분 근거를 마련했다. 연안 사고 예방 기본 계획을 마련할 때 광역지자체·의회에 의견을 묻도록 한 조항은 삭제됐다. 기본 계획을 완성한 뒤 통보하면 된다. 대신 ‘연안 해역 안전 관리에 대한 지자체 예산을 고려해 시설물 설치 등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해 책임 기관을 명확히 했다. 해경 관계자는 “2013년 충남 태안군 안면도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를 계기로 지난해 제정된 법안을 다듬은 내용”이라며 “물놀이철을 맞아 연안 해역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해 부주의로 사고를 많이 당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인천시 광역버스 요금 인상과 거리비례제 도입 추진

    수도권에서 버스요금이 가장 비싼 인천시가 광역버스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오는 10월 1일부터 광역버스 기본요금을 2500원(카드 기준)에서 2650원으로 150원(6%) 인상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지난해 광역버스 요금을 인상할 때 인천은 동결했기 때문에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6월 서울시는 1850원에서 2300원으로, 경기도는 2000원에서 2400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이용객 입장에서는 기본요금 인상보다 거리비례제 도입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30㎞를 초과할 때 기본요금에 100∼700원의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거리비례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인천에서 서울로 직행좌석형 버스를 타고 60㎞ 이상 거리를 출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거리비례제가 도입되면 요금인상분 150원에 거리비례 추가 요금 700원 등 850원을 더해 3350원을 내야 한다. 거리비례제는 국토교통부 담당 광역급행버스(M버스)에는 적용되지만 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직행좌석형 버스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지난해 거리비례제 도입을 검토하다가 시민 부담을 고려해 계획을 접었다. 인천시는 서울과 경기도보다 버스업계 경영난이 훨씬 심각한 실정이라며 거리비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거리비례제 도입과 함께 조조할인 요금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첫차부터 오전 6시 30분 이전 이용 승객에게 기본요금의 20%를 할인해주는 제도로 서울시와 경기도는 지난해 6월 도입했다. 그러나 이 안건은 지난 14일 열린 버스정책위원회에서 시민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인천시는 광역버스 요금 인상 근거를 보강해 다음 달 심의 통과를 목표로 한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옐런 美연준의장 “7월 금리인상 불가능하지는 않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옐런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7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예를 들어 7월까지라고 했을 때 그 일(금리인상)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면서도, 그 전제로 “우리(연준)가 (금리) 인상을 위한 완벽한 경로를 따르고 있다고 믿기에 충분히 강한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시간표를 미리 정할 수 없다”거나 “금리인상 가능성이 없는 회의는 없다”며 언제 다시 금리가 오를지를 시사할 만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옐런 의장이 말한 “회의”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가리킨다. 그는 질의응답 전에 이날 FOMC 결과를 설명할 때도 “우리의 (통화)정책은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르지 않는다”며 향후 금리인상 일정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최대한 봉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그는 “조심스러운 금리인상 진행”이 완만한 미국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한다는 점을 재확인했고, “조심스러움이 더욱 더 적절하다”며 금리인상 때문에 금융시장이 받을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하려 애쓰는 인상을 줬다. 올해 몇 번의 금리인상이 있을지를 묻는 말에도 옐런 의장은 “위원회(FOMC)는 올해나 내년에 몇 번 (금리를) 올려야 하는지 논의하지 않는다”며 “회의 때마다 검토한다”고 답했다. 영국에서 오는 23일 실시될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에 대해 옐런 의장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날 금리동결 결정의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FOMC에서 브렉시트 가능성이 “논의됐다”며 “오늘의 (금리)결정을 이끈 여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말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브렉시트 여부가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이며,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 결정에 영향을 주는 미국 경제 전망에도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에 발표한 금리동결 발표 성명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6월 기준금리 동결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 고용시장 부진과 관련해 옐런 의장은 고용시장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면서도 “고용시장의 상황은 여전히 건강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특히 “다른 지표들이 녹색을 보이고 있을 때 어느 한 지표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며 금융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던 지난 5월 고용동향과 달리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현황이나 구인·이직보고서(JOLTs) 같은 다른 지표들이 여전히 양호함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 근무 태만 인가 사회 편견 인가

    근무 태만 인가 사회 편견 인가

    서울 강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가수 겸 배우 박유천(30)씨가 유흥업소에 출입한 데다 나흘에 한 번꼴로 휴가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복무요원들의 근무 기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반면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이 실상보다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병무청에 따르면 복무이탈·복무의무위반·일반범죄 등 사회복무요원의 지난해 복무부실 발생건수는 3164건으로 2014년(3030건)에 비해 4.4% 늘었다. 2012년 4159건, 2013년 3236건으로 줄다가 다시 증가했다. 올해 5월까지는 1253건이었다. 복무이탈과 복무의무위반 건수는 병무청이 2013년부터 복무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전년보다 각각 22.2%, 11.1%씩 줄었지만 2014년과 2015년에는 두 부문 모두 매년 1400~1500건을 수준을 유지하는 상태다. 문제는 일반범죄가 2012년 118건에서 2015년 154건으로 30.5%나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서울 한 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이모(22)씨는 구청 직원 박모(24)씨 등과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총책으로 활동해 2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7월에는 전북의 한 시청에서 공익근무요원 양모(33)씨가 국가정보원 직원을 사칭해 지적장애인으로부터 2억원을 뜯어내 구속됐다. 2014년 4월에는 서울 서초구에서 사회복무요원 이모(23)씨가 주택가에서 흉기로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해 충격을 줬다. 병무청은 사회복지요원 중에 수형자나 정신질환자가 늘어나고 복무인원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복무부실은 사실상 줄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사회복무요원은 5만 1395명으로 2014년(4만 8351명)보다 6.3% 늘었다. 사회복무요원이 주로 근무하는 지자체에서는 집에서 출퇴근을 하는 근무형태 때문에 퇴근 이후 행동까지 제재하거나 관리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한 구청 공무원은 “강한 처벌은 청년의 장래를 망칠 수도 있어서 감싸 주는 경향이 있다”며 “공무원처럼 매년 15일 정도의 연가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7월 서울 한 구청의 마당에서 사회복무요원이 근무지를 이탈한 채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부렸다. 그는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휴대전화 오락을 하고 주식 투자를 하면서 본인에게만 일을 시킨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출동한 후에 난동은 그쳤지만 별다른 처벌은 받지 않았다. 반면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편견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구청 김모(45) 주임은 “사회복무요원이 현역 군인에 비해 일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함께 일해 본 연예인들은 대부분 성실했다”고 말했다. 공무원 이모(33)씨는 “문제를 일으키는 사회복무요원은 극소수이고 대부분 지각하는 정도가 전부”라며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은 동네 순찰을 돌아야 해서 꽤 바쁘다”고 전했다. 2011년까지 서울메트로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던 고모(28)씨는 “지하철 공익요원은 ‘공익계의 해병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들다”며 “매일 취객이나 무임승차를 한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 보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김대삼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는 “현재는 고충·상담 처리역인 ‘복무지도관’이 사회복무요원 500명당 1명꼴인데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200명당 1명 수준까지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두번째 중력파 찾았다…우주탄생 규명 보인다

    14억년전 블랙홀 2개 충돌때 생성 “자주 관측땐 우주 비밀에 한걸음”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일반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예측했던 중력파(重力波)가 또다시 발견됐다. 레이저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라이고) 연구단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12시 38분 53초(한국시간)에 미국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과 워싱턴주 핸퍼드에 위치한 쌍둥이 라이고 검출기에서 역사상 두 번째 중력파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15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 과학자들을 포함해 전 세계 19개국 100여개 기관 1000여명이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저자의 이름과 소속을 기록하는 데만 논문의 5페이지를 할애했다. 라이고 연구단은 지난해 9월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중력파를 사상 최초로 검출하고 올해 2월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관련 논문을 발표해 ‘2016년 노벨 물리학상을 예약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중력파는 호수에 돌을 던지면 생기는 물결처럼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처럼 질량이 큰 물체들이 충돌하거나 폭발할 때 우주 공간에 퍼져 나가는 일종의 에너지 파장이다. 이 때문에 중력파를 관측하면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의 생성과 진화는 물론 초기 우주 생성 등 지금까지 인류가 알 수 없었던 문제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찾아낸 중력파는 약 14억년 전 태양 질량의 14배와 8배에 해당하는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 이형목(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단장은 “블랙홀의 충돌로 만들어지는 중력파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생겼을 것이라는 예측을 한 바 있는데 이번 두 번째 관측으로 일단 이 예측이 맞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검출기 감도를 높이면 중력파를 더 자주 검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력파가 일상적으로 검출될 날이 가까워졌으며 그렇게 될 경우 중력파는 우주를 읽는 중요한 관측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두번째 중력파 찾았다… 우주탄생 규명 보인다

    14억년전 블랙홀 2개 충돌때 생성… “자주 관측땐 우주 비밀에 한걸음”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일반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예측했던 중력파(重力波)가 또다시 발견됐다. 레이저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라이고) 연구단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12시 38분 53초(한국시간)에 미국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과 워싱턴주 핸퍼드에 위치한 쌍둥이 라이고 검출기에서 역사상 두 번째 중력파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15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 과학자들을 포함해 전 세계 19개국 100여개 기관 1000여명이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저자의 이름과 소속을 기록하는 데만 논문의 5페이지를 할애했다. 라이고 연구단은 지난해 9월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중력파를 사상 최초로 검출하고 올해 2월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관련 논문을 발표해 ‘2016년 노벨 물리학상을 예약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중력파는 호수에 돌을 던지면 생기는 물결처럼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처럼 질량이 큰 물체들이 충돌하거나 폭발할 때 우주 공간에 퍼져 나가는 일종의 에너지 파장이다. 이 때문에 중력파를 관측하면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의 생성과 진화는 물론 초기 우주 생성 등 지금까지 인류가 알 수 없었던 문제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찾아낸 중력파는 약 14억년 전 태양 질량의 14배와 8배에 해당하는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 이형목(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단장은 “블랙홀의 충돌로 만들어지는 중력파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생겼을 것이라는 예측을 한 바 있는데 이번 두 번째 관측으로 일단 이 예측이 맞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검출기 감도를 높이면 중력파를 더 자주 검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력파가 일상적으로 검출될 날이 가까워졌으며 그렇게 될 경우 중력파는 우주를 읽는 중요한 관측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복동 할머니 만난 유엔 특별보고관 “위안부 문제, 총회 때 말할 것”

    김복동 할머니 만난 유엔 특별보고관 “위안부 문제, 총회 때 말할 것”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인 김복동(90) 할머니가 15일(현지시간) 두브라브카 시모노비치 유엔 여성대상 범죄 특별보고관을 만나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며 유엔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할머니는 시모노비치 특별보고관에게 “우리가 바라는 것은 보상보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인데, 아직도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이) 민간에서 한 일이며 정부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면서 “정부는 재단을 만든다며 일본에 돈을 내라고 하는데, 일본 정부의 사죄 전에는 돈을 받고 싶지도 않다. 피해자들과 상의도 없이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타결됐다고 한 것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면담 중 김 할머니로부터 위안부 소녀상 모형과 나비 배지를 전달받은 시모노비치 특별보고관은 “여기까지 와서 피해 경험을 직접 이야기한 것은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라면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여성 폭력 피해 사례를 녹음해 총회 때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일 양측 정부의 합의는 인권기구의 권고 사항이 고려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 중요한데 (유엔이)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관계자들은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열리는 제32차 유엔인권이사회 총회에 맞춰 제네바 유엔본부를 찾았다. 김 할머니는 이날 최경림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과 면담하고, 오는 16일에는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만나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리고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대협이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 인권박물관’에서 김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3명과 만났을 때 유엔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이드 대표는 지난 3월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 연설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성(性)노예 제도 아래에서 생존한 여성들”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성노예’로 규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탄·전기料 등 인상땐 서민 타격” 해당기관들 “반발” “수용” 온도 차

    정부, 희망퇴직·민간으로 전직 유도 광물公 “정부 결정따랐는데 노조 피해” 한국광물자원공사는 14일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 조정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 등 8개 공공기관의 증시 상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민영화의 첫 단추를 끼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지분 20~30%를 상장하면 경영권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가 돼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광물자원공사는 이날 “당초 예상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이 나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는 광물자원공사의 해외 자원개발 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광물 비축과 광업 지원 등 주요 기능을 유관기관과 점진적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020년까지 전체 직원의 20%인 118명을 감축하고, 신규 채용도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인력 감축의 경우 희망퇴직 또는 민간으로 전직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해외 투자는 모두 정부 결정을 따라 한 것뿐인데 왜 우리들이 피해를 봐야 하느냐”며 “정부의 방침은 공사를 사실상 해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인력의 30%를 감축하고 해외 핵심자산 위주로 민간과 협력하라는 처방전을 받은 석유공사의 김병수 노조위원장도 “단계적으로 민영화를 하려는 것”이라며 “사업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력을 감축해야지 이렇게 무조건 줄이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석유·가스공사의 통폐합이나 조직 민간 이양 방안은 피했다는 점에서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석탄공사 노조는 15일 오후 3시부터 ‘막장 단식투쟁’을 벌이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기획재정부가 폐광 정책과 함께 매년 200명씩 정원을 감축하는 계획을 접었기 때문이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200명씩 감축하겠다는 기재부 방안 때문에 투쟁이 시작됐는데 현재의 인력 감축안은 25년째 산업부와 협의하며 해오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공공재와 서비스의 가격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연탄을 소비하는 8만여명의 저소득층 등에 인상분만큼의 바우처를 지급해 부담을 줄이거나 석유로 대체해 가겠다”고 밝혔지만 전체 연탄 소비층을 아우르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폐광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수원 등 8개 공공기관의 상장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제기됐다. 주주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요금 인상을 경영진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형욱 기재부 차관보는 “정부가 지분 51%를 소유한 만큼 민영화는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발전사 관계자는 “어차피 이익을 위해 투자하는 이해 당사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도 “정부가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지만 무언의 압력으로 주주의 이익이 반영될 소지가 높다”고 예측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연탄 수요자는 비단 저소득층뿐 아니라 화훼농가 등 이용자가 다양한데 가격이 인상되면 생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발전사 상장과 한전의 전력 개방 등도 단기적으로는 전기요금이 내려갈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는 민영화로 인한 수익 창출을 위해 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수사 속도내는 檢···롯데그룹 핵심 고위인사들 줄소환 임박

    수사 속도내는 檢···롯데그룹 핵심 고위인사들 줄소환 임박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초반부터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검찰은 1t 트럭 10여대 분량의 방대한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동시에 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핵심 관계자들의 소환 조사를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1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총수 일가의 비자금과 계열사 간 자산 및 부동산 거래 의혹 등을 중점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소환 대상자를 선별하고 있다. 횡령·배임이 중심이 되는 기업 범죄 수사의 경우 실무진부터 직급별로 단계를 밟아 임원까지 소환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수사에서는 이례적으로 실무급 임원진들부터 줄줄이 소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공개 수사에 앞서 탄탄하게 ‘기초 다지기’를 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실제 검찰은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휴일인 지난 12일 곧바로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61) 그룹회장의 자금관리 담당 임원인 이일민, 류제돈 전무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그룹 차원의 전면적 압수수색을 벌인지 불과 이틀만이다. 롯데호텔 33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 비서실 내 ‘비밀공간’의 존재와, 신격호-신동빈 부자가 계열사에서 매년 300억원의 ‘수상한’ 자금을 받아왔다는 진술도 이들의 입에서 나왔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총수 일가의 수상한 자금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압수수색 이후 닷새간의 수사 과정을 보면 주요 임원들의 검찰 출석 시점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정책본부’ 핵심 3인방인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등이 소환 대상에 올라있다.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최근 수년간 신 회장을 보좌해 그룹 주요 현안을 챙겨온 이들은 지난 10일 검찰로부터 나란히 집무실과 자택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룹 재무를 총괄하는 이봉철 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도 검찰이 주목하는 인물이다. 각 계열사 회계·재무는 대부분 그의 손을 거친다. 신동빈-신동주의 ‘형제의 난’ 이후 신 회장 지시에 따라 꾸려진 그룹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을 만큼 신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 역시 소환을 앞둔 최측근 인사다. 2007년 11월 이후 약 8년동안 자리를 지켰다. 롯데자산개발은 부동산을 사들여 쇼핑몰 등으로 개발한 뒤 분양·임대·위탁운영 등의 사업을 한다. 입지 선정과 부지 개발,각종 시설 건립 등을 다루는 업무 특성상 그룹 ‘비자금 조성 창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특히 2008년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한 인천 계양구 목상동 일대 땅을 롯데상사가 504억원에 사들일 때 계열사들이 매수대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다음 달쯤이면 신격호-신동빈 부자를 비롯한 사주 일가가 줄줄이 소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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