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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경, 日측량선에 조사활동 중단 요구…日 “한국 정부에 항의”

    해경, 日측량선에 조사활동 중단 요구…日 “한국 정부에 항의”

    일본 해상보안청은 15일 “나가사키현 단조군도 메시마 서쪽의 동중국해 바다에서 일본 측량선을 향해 한국 해양경찰청 선박이 조사활동 중단을 요구해 왔다”고 발표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 해경 선박은 이날 오전 4시 20분 쯤 메시마 서쪽 약 141㎞ 해상에서 일본 측량선 ‘헤이요’에 무선을 통해 영어로 “한국 해역에서 조사활동을 하려면 동의가 필요하므로 중단하기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헤이요는 이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다”고 주장하며 조사 활동을 계속했고, 해경 측은 조사 중단 요구를 반복했다. 일본 측은 자국 EEZ 내에서의 정당한 활동이었다며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 EEZ는 자국 연안에서 200해리(약 370㎞)까지의 영역으로, 유엔 해양법에 근거해 자원의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인접국 간 수역이 겹칠 경우는 상호 협의로 정하게 된다. 이번에 한국 선박과 일본 선박이 대치한 곳은 각각의 두 나라 연안에서 200해리 범위 안에 있는 중첩 수역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해상보안청은 측량선이 양국 중첩 수역의 일본 쪽에서 조사하고 있었다고 한다”면서 “이쪽 바다에서 한국 측이 조사 중단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강원 접경지 수해마을 유실 지뢰 주의보

    강원 접경지 수해마을 유실 지뢰 주의보

    최근 집중호우로 강원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수해지역 마을과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유실 지뢰가 떠 내려온 것으로 밝혀져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강원도와 국방부 등은 14일 폭우와 북한의 댐 방류로 철원 등 접경지역 곳곳이 수해피해를 입은 가운데 전방에 매설된 지뢰가 범람한 물과 함께 마을 등에 떠내려와 주민들과 방문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국방부는 최근 철원과 화천 등 전방지역에서 현재까지 총 8발의 지뢰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특히 수해를 당해 68가구 마을 전체가 물속에 잠겼던 민통선 북쪽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마을에는 복구작업과정에서 수 발의 지뢰가 발견돼 복구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에 잠긴 농경지도 유실 지뢰로 복구에 애를 먹고 있다. 주로 발견 되는 지뢰는 발목지뢰라고 불리는 M14 대인지뢰로 지름이 5.5㎝ 안팎에 높이 4㎝ 정도의 원통형이다. 가벼워 물에 잘 뜨기 때문에 홍수가 발생하는 경우 예상보다 멀리 떠내려 갈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모두 한국군이 사용하는 대인지뢰로 연일 이어진 폭우의 영향으로 지뢰지대를 벗어나 떠내려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군부대 관계자는 “철원과 화천 등 전방지역에서 발견한 M14 대인지뢰는 대부분 수거했지만 더 많은 유실 지뢰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의심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군 당국에 신고를 해달”고 당부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21대 국회 첫 정당보조금…민주당 52억, 통합당 45억(종합)

    21대 국회 첫 정당보조금…민주당 52억, 통합당 45억(종합)

    지난 4·15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에 52억원, 미래통합당에 45억원 등 첫 정당보조금이 지급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1대 총선 결과를 반영해 올해 3분기 경상보조금 115억 400여만원을 8개 정당에 지급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52억 5006만 9000원(45.63%), 미래통합당이 45억 9470만 6000원(39.94%)을 받았다. 이밖에 ▲정의당 7억 6427만 5000원(6.64%) ▲국민의당 3억 3897만 7000원(2.95%) ▲열린민주당 3억 2163만 4000원(2.80%) ▲기본소득당 785만 9000원(0.07%) ▲시대전환 766만 4000원(0.07%) 순으로 정당보조금이 지급됐다. 원외 정당인 민생당은 지난 총선 득표율(2.09%)을 반영해 2억 1964만 2000원이 지급됐다. 선관위는 정치자금법에 따라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경상보조금 총액 가운데 50%를 우선 균등 배분하고, 5석 이상 20석 미만의 정당에 총액의 5%씩을 배분한다. 이같이 배분한 뒤 남은 금액 중 절반은 다시 의석수 비율에 따라 지급하고, 또 나머지 절반은 총선 득표수 비율에 따라 배분해 지급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속보] 21대 국회 첫 정당보조금…민주당 52억, 통합당 45억

    지난 4·15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에 52억원, 미래통합당에 45억원 등 첫 정당보조금이 지급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1대 총선 결과를 반영해 올해 3분기 경상보조금 115억 400여만원을 8개 정당에 지급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52억 5006만 9000원(45.63%), 미래통합당이 45억 9470만 6000원(39.94%)을 받았다. 이밖에 ▲정의당 7억 6427만 5000원(6.64%) ▲국민의당 3억 3897만 7000원(2.95%) ▲열린민주당 3억 2163만 4000원(2.80%) ▲기본소득당 785만 9000원(0.07%) ▲시대전환 766만 4000원(0.07%) 순으로 정당보조금이 지급됐다. 원외 정당인 민생당은 지난 총선 득표율(2.09%)을 반영해 2억 1964만 2000원이 지급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책돋보기] 국립공원 면적 1.5% 확대 앞두고 부처들 ‘힘 겨루기’

    [정책돋보기] 국립공원 면적 1.5% 확대 앞두고 부처들 ‘힘 겨루기’

    국립공원 확대를 놓고 정부 부처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 부처 간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22개 국립공원별 공원구역 및 용도지구 조정을 담은 ‘제3차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14일부터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자연공원법은 10년마다 공원계획 타당성을 검토해 변경하도록 돼 있다. 3차 변경안은 105.5㎢를 편입하고 2.0㎢ 해제를 통해 현재 국립공원 면적(6726㎢) 대비 1.5%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차(2003년)와 2차(2010년)에서 각각 53㎢, 206㎢를 해제했던 것과 비교해 해제 면적이 크게 줄었다. 환경부는 “두 차례 변경에서 집단마을과 개발지역 등 공원 가치가 낮은 지역을 제외한 결과”라며 “유엔에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2020년 보호지역을 국토면적 대비 17%까지 확대하도록 권유하고 있어 국립공원 복원·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3차 변경안에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곳을 발굴해 공원구역에 편입하고, 가치가 낮다고 평가·입증된 지역에 한해 총량 범위 내에서 해제키로 했다. 지목이 임야·유지·구거(작은개울)·하천은 환경·생태적 기능과 공원으로서 보전가치 등을 고려해 해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용도지구 중 보전기능이 가장 강한 ‘공원자연보존지구’는 현행 38.3%에서 42.0%로 늘리되 ‘공원자연환경지구’는 60.9%에서 57.2%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10일까지 2주간 의견을 수렴한 뒤 지방자치단체 의견 청취와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국립공원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확정하게 된다. 환경부 자연공원과 관계자는 “연내 변경한다는 계획이나 지자체와 부처 간 협의가 관건”이라며 “편입대상은 국·공유지로 사유지는 제외했다”고 말했다. 3차 변경안에 대해 산림청을 비롯한 소유기관들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산림청은 국토 대비 국립공원 면적이 6.5%로 일본(5.4%), 미국(2.2%), 독일(2.7%) 등 주요 국가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확대에 반대했다. 보호구역 확대가 필요하지만 ‘보호구역=국립공원’이 아니라는 반론이다. 특히 생태계 및 문화경관 보전보다 주차장·야영장·캠핑장 등을 조성해 산림 훼손이 심각하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수원함양보호구역이 취지에 부합하다며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타당성이 미흡한 지역은 해제가 필요하지만 법적 근거 없는 총량제를 내세워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며 “훼손 우려가 없는 국유림 위주의 공원 확대는 모순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 역시 “해양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있는데, 국립공원 해상 면적 확대는 이와 중복될 우려가 있어 효율성과 주민 수용성 등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서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비용 수백억’ 서울·부산 보선… 유발 정당이 일부 부담할 가능성은

    ‘비용 수백억’ 서울·부산 보선… 유발 정당이 일부 부담할 가능성은

    838억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 비용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결국 국민에게 전가된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결과 치러지는 보선이라 세금 투입에 대한 불만 여론은 어느 때보다 높다. 원인 제공 정당이 비용 일부라도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은 현실성이 낮은 주장일 뿐일까. 12일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귀책사유가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반성은커녕 ‘책임정치’ 운운하며 공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끝까지 공천을 내려놓지 못하겠다면 최소한 정당 국고보조금 일체를 반납하거나, 선거 비용에 준하는 금액을 지자체에 기부하라”고 요구했다. 미래통합당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서범수 의원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선거 비용에 대해 민주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소속 정당의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위법행위로 재·보선이 치러질 경우 징벌적으로 소속 정당의 보조금을 삭감하는 법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15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2개 정당에 지급한 선거보조금은 총 440억 7000만원가량이다. 민주당은 약 120억 4000만원, 통합당은 약 115억 5000만원을 받았다. 당시 양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약 24억 5000만원)과 미래한국당(약 61억 2000만원)이 받은 보조금을 합하면 금액은 더 커진다. 여기에 선거보조금과 비슷한 규모의 경상보조금이 1년간 4차례로 나누어 지급된다. 만약 보선 유발 책임이 있는 정당이 보조금을 반납하거나 삭감당하는 일이 현실화되면 수십·수백억의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 하지만 내년 보선 전까지 이를 가능하게 할 법률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 176석을 차지한 거대여당 민주당이 스스로 막대한 정치적·금전적 부담을 뒤집어쓰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인 제공 정당이 재·보선 비용을 대야 한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많았지만 실현되지 않았다”며 “특히나 성범죄 의혹 때문에 이뤄지는 내년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부담하는 게 옳지만, 자신들에게 불리한 법안을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민주당 계열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2013년 19대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이원욱 의원은 재·보선 원인 제공 정당의 후보 공천을 금지하고, 선거 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다만 개정안은 임기 내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앞서 2012년엔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이완영 의원이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역시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 법안은 김두관 당시 경남지사 사퇴로 치러지는 보선 비용을 민주당에 지우려는 목적이었다. 당장의 법 개정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이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일부 비용 부담을 할 수도 있을 거란 시각도 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내년 서울시장 보선은 민주당과 통합당 어느 쪽도 승리를 점칠 수 없는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이런 구도에서는 원인 제공 책임에 대한 여론 압박이 클수록 민주당이 지난 선거 때 후보가 보전 받은 금액 정도를 관할 선관위에 납부하는 식으로 책임을 지는 선택을 할 수 있고, 한 번 선례가 생기면 정치적 관행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홍수 피해 주민 “섬진강댐 수위 조절 실패” vs 수공 “폭우 때문”

    홍수 피해 주민 “섬진강댐 수위 조절 실패” vs 수공 “폭우 때문”

    주민들 “호우 예보 8일 초당 1800t 방류물관리위 보고한 최대 방류량 3배 넘어”수공 “섬진강·용담·합천댐 계획방류 수준예보와 달리 지역 따라 최대 7배 많은 비”환경부 “4대강 보 홍수 소통 부정적 영향”섬진강 ‘계획빈도 이상 비 내려 침수’ 분석 섬진강과 용담댐·합천댐 하류 홍수 피해가 댐의 수위 조절 실패 때문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댐 운영기관이 호우 피해 원인으로 최장 장마와 폭우를 거론하면서 책임 공방이 가열될 전망이다. 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12일 댐 하류 지역 홍수 피해와 관련해 홍수기 기상변화와 댐 상하류 상황, 댐 안전 등을 고려해 댐 수위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섬진강댐 방류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지난 8일 오전 8시부터 초당 1800여t의 물을 방류했는데 이는 수공이 물관리위원회에 보고한 최대 방류량(600t)의 3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또 집중호우가 예보됐는데도 댐 수위를 관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공은 지난 7~8일 집중호우 전부터 섬진강댐은 수위를 홍수기제한수위(196.5m)보다 3m 낮췄지만 유입설계홍수량(3268t/초)을 초과한 3534t의 물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류 상황을 고려해 계획방류량(1868t/초) 수준으로 방류했다고 해명했다. 용담댐도 계획방류량(3211t/초) 이내인 최대 2921t을 방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충북 영동·옥천과 충남 금산, 전북 무주 등 4개 지역에서는 용담댐 방류량 증가로 주택 204채와 농경지 745㏊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며 피해복구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수공은 합천댐도 강우로 유입량이 늘면서 홍수 조절을 위해 계획방류량(6200t/초)의 43%인 2677t을 방류했다고 공개했다. 수공은 당시 기상청 예보와 달리 지역에 따라 최대 7배 많은 비가 내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한구 수공 수자원본부장은 “기상청 예보에 맞춰 수문을 조절하는데 예상보다 비가 많이 왔고 방류량을 늘린 것은 댐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홍수 피해가 제방 붕괴와 월류 등으로 복잡해 면밀한 조사를 거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야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4대강 사업의 홍수 조절 효과 주장에 대해 환경부는 “보는 홍수 예방 효과는 없고 오히려 홍수위를 일부 상승시켜 홍수 소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재확인했다. ‘보’는 홍수 예방 목적이 아닌 가뭄 대책으로 설치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홍수 예방 효과가 93.7%라고 평가한 반면 2018년 감사원은 4대강 사업 홍수 피해 예방 가치를 ‘0원’이라고 발표했다. 환경부는 “감사원 감사 경제성분석 연구진은 4대강 사업 이후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어 피해 예방 효과의 객관적 분석이 어려워 예방편익이 없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섬진강 홍수 피해에 대해서는 4대강 사업이 아닌 계획빈도(국가하천 100~200년, 지방하천 50~80년) 이상의 비가 내리면서 지류 제방 유실과 월류로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0일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실증·분석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서는 “내용을 확인해 민간전문가와 실증 평가 방안을 마련할 계획으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홍수조절 실패한 수공 피해 보상하라-용담댐 하류 4개 단체장 요구

    용담댐 방류로 대규모 침수 피해를 본 금강 유역 4개 기초자치단체가 12일 한국수자원공사를 항의 방문하고 피해 복구와 보상을 촉구했다. 박세복 충북 영동군수와 김재종 옥천군수, 문정우 충남 금산군수, 황인홍 전북 무주군수 등은 이날 대전 한국수자원공사 본사를 방문해 박재현 사장에게 “수공이 용담댐 방류량을 급격히 늘리는 바람에 물난리가 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8일 4개 시·군에서 주택 204채와 농경지 745㏊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4개 지자체에 따르면 집중호우 1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용담댐 저수율이 85.3%에 도달했고, 이튿날에는 90% 가까이 치솟았다. 댐 수위가 높아지면 수문을 열어 방류량을 서서히 늘려야 하지만, 수공은 집중호우가 내리던 이달 7일까지도 용담댐 물을 초당 300t 방류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8일 오전 4시 저수율이 97.5%까지 치솟자 방류량을 초당 1000t으로 늘렸고, 같은 날 오후 1시부터는 초당 2900t을 방류했다. 단체장들은 지난 8일 이전에는 금강 상류 강수량이 그리 많지 않았으므로 미리 방류해 용담댐 수위를 낮출 기회가 있었다며 수공의 수위조절 실패를 지적했다. 박세복 군수는 “이번 피해는 재해가 아니라 인재라고 판단했다”며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군수들은 “수공은 용담댐 홍수조절 실패로 야기된 이번 재난에 대한 직접 원인 제공자인 만큼 공식 책임 표명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며 “피해 주민 지원과 배상에 성실하게 임하고 피해 원인 규명과 댐 방류체계 개선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수공의 일방적 방류계획 결정과 사후통보도 문제 삼았다. 수공이 일방적으로 방류 계획을 결정하고 사후 통보해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수공 측은 앞으로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박재현 사장은 “지금 조사가 진행 중이고 조사 결과를 보면 그(수위조절 실패 여부)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설명될 것”이라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결과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류량을 사전에 늘려야 했다는 지자체 주장에 대해서는 “집중호우 이전에 주민들로부터 물(방류량)을 줄여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주민들의 주장이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공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댐 설계 기준에 맞게 방류했지만, 강수량이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일주일간 초당 300t을 방류해 1억 2000t의 홍수 조절량을 확보했지만, 기상청 예상보다 100㎜ 이상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용담댐의 안전을 고려해 방류량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수공 관계자는 “홍수 방어는 댐과 하천이 분담하고 홍수 피해 양상이 제방 붕괴와 월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만큼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수해 원인 분석과 대책 수립에 적극 협조하고 수해 복구를 위한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 남원시와 임실·순청군, 전남 곡성·구례군과 광양시, 경남 하동군 등 섬진강권 7개 기초자치단체장도 이번 침수 피해는 수공의 섬진강댐 관리 실패가 불러온 참사라며 13일 수공 본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돈의 힘·동학개미·깜짝실적·약달러… 코스피 날개 달았다

    돈의 힘·동학개미·깜짝실적·약달러… 코스피 날개 달았다

    美 2022년까지 제로금리… 돈 풀기 가속개인, 저금리·부동산 규제 피해 증시 몰려자동차·반도체 등 2분기 실적 예상밖 탄탄‘달러 약세’ 환차익 노린 외국인 자금 밀물“상승 여력 속 일부 거품… 신중 접근해야”코스피의 오름세가 거침없다. 지난 2~3월 코로나19 여파로 바닥 모를 추락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깨더니 11일에는 2400선마저 돌파했다. 이제 남은 고지는 2500선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예상 전망치를 높여 잡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미 거품이 끼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한 요인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돈의 힘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심각해지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2022년 말까지 ‘제로(0) 금리’ 유지를 공언하는 등 각국 정부가 시장에 돈을 밀어넣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도 경기 부양을 위한 각국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과 유동성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두 번째는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다. 지난 3월 코스피가 1457.64까지 곤두박질치자 삼성전자 등을 매수하며 시장에 발을 들인 개인투자자들은 계속 시장을 지키고 있다. 예적금에 돈을 묶어둬봤자 1%를 밑도는 수익률만 보장되는 데다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해 주식에 관심을 두는 개인들이 늘었다. 이 때문에 투자 대기자금 성격인 예탁금은 지난해 말 27조원대에서 지난 10일 51조 1262억원으로 24조원 이상 늘었다. 강봉주 매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의 증시 참여는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한국 증시의 구조적 수급 변화로 해석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들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 점도 주가를 끌어올린 호재다. 특히 증권과 자동차, 기계, 건강관리, 정보기술(IT), 가전,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추정치를 상회했다. 또 달러화 약세 때문에 환차익까지 노리고 한국에 다시 돌아온 외국인 자금도 코스피 2400선 돌파에 한몫했다. 각 증권사들도 코스피 예상 밴드를 높여 잡으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연초 2350을 상단으로 예측했지만 최근 2500으로 올려 잡았고 하나금융투자(2450→2500), 신한금융투자(2400→2500), 유진투자증권(2480→2500), 한국투자증권(2370→2480) 등도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 역대 최고점은 2018년 1월 29일 기록한 2598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악재도 염두에 두며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오 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속도를 높이는 등 호재가 남아 있지만, 대선을 앞둔 미국 내 혼란과 미중 긴장, 수직 상승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대한 부담 같은 악재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주도주인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종목에 더해 IT주와 하드웨어, 자동차 등 경기민감 대표 종목도 포트폴리오에 올릴 만하다”고 말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의 이익이 전망치보다 소폭 나아진 것 치고는 주가 상승폭이 큰 점이 부담 요인”이라면서 “기존 주도주의 추가 상승보다는 반도체나 증권, 통신 등 이익 개선세에 비해 주가 반등폭이 크지 않던 종목의 순환매(강세장에서 각 업종이 돌아가며 오르는 현상) 가능성에 주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48일 장마에 ‘金배추·金상추’ 장보기 겁나… 정부, 수급안정 대책 추진

    48일 장마에 ‘金배추·金상추’ 장보기 겁나… 정부, 수급안정 대책 추진

    48일째 이어지는 장마로 무·배추 등 일부 채소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정부가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장마에 출하가 차질을 빚으면서 도매가격에 이어 소매가격도 들썩이고 있다.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달 초 포기당 3474원이었으나, 이달 1~6일 3907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무의 도매가격은 1개당 1132원에서 1248원으로 올랐다. 소매가격은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포기당 4352원 수준인 배추는 한 달 만인 이날 6216원으로 올랐다. 무 가격도 1895원에서 2200원으로 상승했다. 주산지인 강원 태백·평창·정선 등은 호우 피해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재배 면적이 줄어 배추·무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김장철 배추를 심는 시점이 이달 말 이후여서 가을철 김장배추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 여건에 따라 작황 변동성이 큰 얼갈이배추, 상추, 애호박 등도 공급이 감소해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얼갈이배추 4㎏당 도매가격은 지난달 초 6645원에서 이달 1~6일 1만 5117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상추 도매가격(4㎏당)도 지난달 초 2만 8723원, 이달 1~6일 4만 6126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의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은 장마 지속 등에 따른 일시적 수급 불안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며 “생육 기간이 짧고 출하 회복이 빨라 장마 이후 2~3주 내 수급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장마, 고온에 따라 작황 변동성이 큰 고랭지 배추와 무의 경우 산지 작황 점검을 강화하면서 영양제 할인 공급과 방제 지도 강화 등을 통해 추가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최근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 비축 물량을 탄력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또 채소 가격 안정제 약정 물량을 활용해 조기에 출하하기로 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국, 허리케인 이어 104년만의 강진…인니는 물난리 이어 화산 폭발

    미국, 허리케인 이어 104년만의 강진…인니는 물난리 이어 화산 폭발

    미국은 허리케인에 이은 역대급 지진으로, 인도네시아는 물난리에 이은 화산 폭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104년 만에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세계표준시(UTC) 기준 9일 오후 12시 07분(미국 동부시간 9일 아침 8시 07분) 노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타시 남동쪽 4㎞ 지점에서 규모 5.1 강진이 발생했다. 진동은 버지니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등 인근 주에서도 감지됐다. 지질조사국은 본진 발생 25시간 전부터 규모 2.1~2.6 사이 예진이 최소 4차례 일어났으며, 앞으로 일주일에 걸쳐 여진도 여러 차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도 45%다.노스 캐롤라이나에서 강진이 발생한 건 104년 만에 처음이다. 미 지질조사국은 1916년 당시 그레이트스모키산맥에 일어난 규모 5.2 강진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기록된 마지막 강진이라고 밝혔다. 21세기 첫 강진에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스파르타 주민 마이클 헐은 “차도에 있는데 갑자기 사슴 떼가 우르르 달려갔다. 사슴이 지나가자마자 땅이 흔들렸다”라고 밝혔다. 지진이었다. 헐은 “믿을 수가 없었다. 신이 산을 잡아 흔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진 여파로 주택가와 상가가 흔들리면서 건물에 균열이 생겼고, 도로가 갈라졌으나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주일 전 허리케인 피해도 아직 복구가 안 된 마당에 지진까지 겹치자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또 다른 주민 캐런 베커는 “허리케인이 지나가자마자 지진이라니 너무한 것 같다”라고 푸념했다. 스파르타가 속한 앨러게니 카운티는 9일 오후 비상사태 선포했다.물난리로 고초를 겪은 인도네시아는 화산이 말썽이다. 9일(현지시간) 현지매체 ‘템포’는 북수마트라주 시나붕 화산에서 화산재 기둥이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산 정상에서 2000m 지점, 해발 4460m 상공까지 화산재가 솟구치면서 카로 지구 4개 마을이 영향권에 들었다. 수 세기 동안 숨죽이고 있던 시나붕 화산은 2010년 410년 만에 분화했다. 당시 34개 마을 주민 3만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후 2013년~2017년까지 화산 활동이 계속됐으며 2014년과 2016년 각각 16명, 7명이 사망했다.이번 분화에 대해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 시나붕 관측소는 주민들에게 마스크나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하라고 권고하는 한편, 화산경보단계 3단계를 발령했다. 가장 높은 단계는 4단계다. 이에 따라 화산 정상에서 반경 3㎞, 남동구역 5㎞, 북동구역 4㎞ 이내 접근이 금지됐다. 인도네시아는 우기가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서 수마트라섬과 자카르타 수도권, 보르네오섬 등이 물난리를 겪었다. 올해 초부터 계속된 홍수 여파로 최소 150명이 사망했고 200만 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차에 치일 뻔하고, 물에 휩쓸리고…폭우가 할퀸 노동자 안전

    차에 치일 뻔하고, 물에 휩쓸리고…폭우가 할퀸 노동자 안전

    빗속에서도 차는 쌩쌩…목숨 건 도로 복구공무직(공공 부문 무기계약직) 도로보수원으로 일한지 올해로 15년 정도 됐다는 박성현(56·가명)씨는 중부지역에 폭우가 내린 지난 1일부터 비상체제 근무를 하고 있다. 격일 근무로 바뀌면서 원래 하루 8시간이었던 노동시간은 24시간으로 늘었다. 도로보수원은 도로를 수시로 다니면서 낙하물 수거, 교통사고 잔해물 제거, 노면 청소, 포트홀(도로 표면이 내려앉아 생긴 구멍) 수리 등 도로 유지·보수와 관련한 여러 일을 하는 노동자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에서 일하는 만큼 박씨는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박씨는 10일 “담당한 도로 중에 8차선 도로가 있는데, 비가 오는 날에도 과속하는 차량이 많아서 차에 치일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면서 “일할 때 안전을 위해 라바콘(고깔 모양의 도로 안전 표지물)과 경광등이 설치된 작업차를 세워도 비오는 날 과속하는 운전자의 시야에 우리가 안 들어오면 우린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택배… 온몸 젖어도 박스는 안 젖어야 박씨처럼 폭우 속에서도 밖에서 비를 맞으며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그런데 장마철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들의 노동 강도는 높아지고 있고, 그만큼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박씨는 “마을 안길과 연결된 지하차도(통로박스)는 상습 침수구역이라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다”면서 “최근 침수된 도로의 물을 빼내기 위해 하수구를 막고 있는 이물질들을 제거하다가 지하수로로 빨려들어갈 뻔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택배 노동자로 일한 지 올해로 약 6년째인 김경환(40)씨는 “하루에 배송하는 택배물이 250여개~300여개이고, 비가 내리는 날에도 배송 물량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송 물량이 비슷해도 비오는 날에는 배송이 더딜 수밖에 없다. 김씨는 “배송차에서 꺼낸 택배물을 수레에 실을 때 비에 안 젖도록 하기 위해, 또 고객의 사무실 또는 집 현관 앞에 택배물을 놓을 때도 바닥의 물기나 습기에 젖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근처에 전단지가 있으면 바닥에 전단지를 깔고 택배물을 올리는 식으로 신경을 쓰다 보니 택배물 하나를 배송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평상시보다 고객들로부터 ‘택배물을 경비실에 맡겨달라’랄지 ‘택배물이 물에 안 젖게 해달라’는 전화가 많이 오는데, 이 많은 전화에 모두 응대를 하다보면 배송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송 지연을 막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다보면 안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김씨는 “수레에 쌓은 택배물이 젖으면 안 되니까 서둘러 옮기다가 차에 치일 뻔한 적도 있고, 배송하다가 길이 미끄러워 바닥에 넘어진 적도 있다”면서 “2년 전 비가 온 어느 날 승강기 없는 빌딩 4층까지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고 내려오다가 미끄러져서 계단을 구른 적이 있다. 당시 발목을 삐었는데, 지금도 이 빌딩에 가면 두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긴 장마에 공사현장 노동자들 일감 끊겨 많은 비가 쏟아져 일감이 끊긴 노동자들도 있다. 30년 넘게 전용트럭으로 레미콘(굳지 않은 콘크리트)을 수송하고 있는 운전기사(레미콘 운전기사) 조모(66)씨는 요즘 트럭을 몰고 공사 현장에 갈 일이 없어졌다. 원래 7월 말~8월 초는 건설 공사가 진행되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장마철이 길어져 공사 현장이 문을 닫은 상황이다. 레미콘 운전기사는 레미콘을 공사 현장에 운반하는 운반비(운반 1회당 약 4만 6000원)로 수입을 얻는다. 즉 레미콘을 운송할 일이 없으면 그날 수입은 ‘0원’이다. 조씨는 “저희는 일명 ‘탕뛰기’니까 뛰는 것만큼 버는데, 요즘 비가 하도 많이 오니까 공사 현장에 갈 일이 없어 하루 수입이 없을 때가 많다”면서 “이번 수입은 그 전과 비교했을 때 반토막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기름 1천톤 유출 日선박 “큰 폐 끼쳐”…모리셔스 환경비상사태 선포

    기름 1천톤 유출 日선박 “큰 폐 끼쳐”…모리셔스 환경비상사태 선포

    일본 선박 기름유출 사고로 모리셔스 당국이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일본 전문가팀 6명이 나리타공항으로 출국했다. 일본 재팬타임스는 10일 방제 전문가와 외무성 관계자 등 6명이 모리셔스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리셔스 도착 직후 방제 작업 관련 조언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5일 저녁 7시 25분쯤 일본 소유 벌크화물선 ‘MV와카시오’호가 모리셔스 동남쪽 해안에 좌초했다. 중국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브라질로 가던 중 좌초된 선박은 3800t의 중유를 싣고 있었다.사고 2주만인 지난 6일에야 기름 유출 사실을 인지한 모리셔스 당국은 다음날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제 작업에 돌입했다. 프리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사고 선박 선미 부분에 실려있던 기름 탱크가 파손돼 1180t의 기름이 새어 나왔다"고 확인했다. 사고 이후 자원봉사자들은 새끼 거북 수십 마리와 희귀 식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데 주력했다. 군경과 주민들은 힘을 합쳐 사탕수수 잎을 채운 자루로 장벽을 만들어 바다에 띄웠다. 하지만 1000t이 넘는 기름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모리셔스 정부는 프랑스에 도움을 청했다. 주그노트 총리는 “우리나라는 좌초한 선박을 다시 띄울 기술과 전문 인력이 없다”면서 프랑스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지원을 호소했다. 9일 프랑스 국방부는 오염 통제 장비를 실은 수송기를 모리셔스 섬으로 보낸 상태다. 선박 소유주는 뒤늦게 사과했다. 10일 사고 선박 소유주이자 일본 3대 해운회사인 쇼센미쓰이 측은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오노 아키히고 쇼센미쓰이 부사장은 “모리셔스에 큰 폐를 끼쳤다. 정말 죄송하다”라면서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해상보안청 소속 방제 전문가 4명과 외무성, 국제협력기구(JICA) 직원 각 1명 등 6명으로 구성된 전문가팀을 파견했다. 그러나 이미 유출된 기름이 상당량인 데다, 사고 해역이 청정보호구역이라 생태계 피해는 불가피하다. 사고 해역은 모리셔스 불루베이해양공원 보호구역 근처로, 다양한 희귀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모리셔스 총리도 “매우 민감한 곳”이라며 우려를 표했다.천혜의 자연으로 관광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은 모리셔스의 경제적 타격도 예상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라군 주변에 서식하는 수천 종의 생물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고 모리셔스의 경제, 식량 안보, 보건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이상 기후와 육식/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상 기후와 육식/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역대급 물 폭탄 세례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유례없는 긴 장마가 지나간 제주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중국은 남부지역에서 홍수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수재민이 우리나라 인구 5178만명을 넘어섰다. 일본도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물난리를 겪었다. 유럽 각국은 잇달아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남서부는 40도 넘는 폭염이 덮쳤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8만년 만에 있을 법한 고온현상에 산불까지 겹쳤다. 이는 지구 온난화 아닌 가열화로 따른 기상 이변이다. 문제는 갈수록 지구가 더 빨리 뜨거워진다는 데 있다. 미래에는 상상 이상의 기상 이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류는 유사 이래 가장 잘 먹고 잘산다. 이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고 이산화탄소, 메탄 등 지구 온도를 올리는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한다. 지구 온도가 현재보다 평균 5도 이상 오르면 인류가 거의 살 수 없는 뜨거운 행성이 된다고 한다. 뒤늦게 인류는 심각성을 깨달았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에서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2100년까지 1.5도 내로 제한하자는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유럽의회가 지난해 11월 본회의를 열고 ‘기후·환경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회원국들에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위해 더욱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5일 발간한 바이오사이언스지 1월호에 실린 156개국 1만 3632명의 과학자들이 서명한 ‘전 세계 과학자들의 기후 위기 경고’라는 보고서에서 “기후 위기가 예상보다 속도가 더 빨라져 자연 환경시스템과 인류의 운명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인류는 경제 성장 이후 ‘부의 상징’인 고기를 많이 먹는다. 그런데 축산업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산업이다. 유엔 농업식량기구(FAO)가 2006년 내놓은 ‘축산업의 긴 그림자’라는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축산업이 18%로 전 세계 교통수단 13.5%보다 더 많았다. 특히 육류 가운데 소고기는 온실가스도 많이 내뿜고, 사육 면적도 넓고, 사료도 많이 필요하다. 조지프 푸어 옥스퍼드대 교수와 토머스 네메섹 박사가 사이언스지 2018년 1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의 식품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소고기는 60㎏이지만 완두콩은 고작 0.9㎏이다. 돼지고기 7㎏, 닭고기는 6㎏으로 소고기보다 적지만 식물류가 육류보다 10~50배 적게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소고기 1㎏ 생산에 쓰는 면적도 326.21㎡이지만 콩은 3.526㎡면 된다. 피터 알렉산더 에든버러대 교수팀이 2016년 낸 논문에 따르면 소고기 1㎏을 생산하는 데 건조사료량이 2525㎏이나 들어간다. 축산업은 산림도 황폐화시킨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지난해 9월 5일 지구의 허파 아마존에서 8월 한 달 동안 2만 5000㎢에 이르는 대지가 불에 탔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목축을 위한 초지 조성과 사료용 콩을 재배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육류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인류는 고기를 많이 먹으면서 암 등 만성질환에 시달린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몸도 지구도 건강해지기 위해 고기를 덜 먹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인류는 기후 위기 탓에 고기와 거리두기를 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물론 고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나도 당신도 마찬가지일 터. 그렇다고 내가 사는 동안 “설마 기상 이변이 나를 위험에 빠뜨리겠어”라며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나 하나 육식을 줄인다고 지구적인 현상에 얼마나 변화를 미칠까에 대해 의문도 들 것이다. 하지만 작은 게 쌓이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이 된다는 ‘나비효과’가 일어나는 것처럼, ‘뜨거운 지구’가 아닌 다시 ‘살기 좋은 지구’를 후손들에게 남겨 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jeunesse@seoul.co.kr
  • [속보] ‘민식이법’ 첫 구속 기소…면허 정지된 상태서 운전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부주의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처음 구속된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9일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1부(강범구 부장검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상 혐의로 A(39)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에게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및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도 적용하고, 사고 당시 차량에 함께 탔다가 자신이 운전자라며 거짓말을 한 그의 여자친구 B(25)씨는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 기소 했다. A씨는 올해 4월 6일 오후 7시 6분쯤 경기도 김포시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C(7)군을 치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정지된 상태에서 차량을 몰았고, 차량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또 스쿨존의 규정 속도(시속 30㎞)를 넘겨 시속 40㎞ 이상의 속도로 운전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올해 3월 민식이법이 시행된 이후 전국에서 처음 구속기소 된 사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10년간 ‘알박기’한 中 집주인 때문에… ‘기형’으로 완공된 도로

    [여기는 중국] 10년간 ‘알박기’한 中 집주인 때문에… ‘기형’으로 완공된 도로

    중국에서 10년간 '알박기'를 고집해 온 주택의 집주인이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광저우데일리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에는 좁은 강을 사이에 둔 두 도심을 연결하는 도로가 개통됐다. 당국이 10년 전부터 추진해 온 이 사업은 완료되기까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알박기’를 포기하지 않은 한 가구 때문이었다. 도로 준공을 책임지는 정부 측은 집주인과 상의해 보상금을 건넨 뒤 집을 허물려고 했지만, 집주인 량 씨는 끝내 이를 거절하고 소위 ‘알박기’라 불리는 재개발 예정지의 비철거 가옥 투쟁을 이어갔다. 1층짜리 단층 건물인 량 씨의 집은 규모가 크지 않은 주택이었으며, 집주인은 정부의 보상금 및 이주 협상이 번번이 결렬됐으므로 집을 옮길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결국 당국은 량 씨의 집을 철거하지 못한 채 주위를 에둘러 도로를 건설해야 했다.도로가 개통된 뒤 이웃 주민들은 ‘알박기’에 성공한 량 씨의 집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주변 도로보다 수m 아래에 위치해 있는데다 빠르게 달리는 차량으로 인해 소음과 안전문제도 존재했지만, 집주인은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집주인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내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상관없다. 나는 도리어 이 환경이 매우 자유롭고 조용하며 안전하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관심없다”고 말했다.이어 “나는 정부에게 내 집에 상응하는 가치의 아파트 4채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2채만 가능하다고 했고, 임시로 내주겠다는 거주지는 인근 시체보관소 근처에 있는 집이었기 때문에 거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도로가 건설되기 전, 총 7개의 업체와 47가구가 거주했지만, 량 씨를 제외하고는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9월 모두 해당 지역을 떠났다. 당국은 량 씨의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 협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중국에서 ‘알박기’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에 가장 오래된 ‘알박기’ 건물이었던 상하이의 3층 건물이 14년째 버텨오다 결국 철거됐다. 건물주와 당국이 협상을 마루리한 결과다. 이 건물은 2003년 도로개발 계획에 따라 이주통지서를 받았지만, 이 건물이 입주한 10여가구가 여러 민원을 제기하며 이주를 거부해왔다. 결국 당국은 이 건물을 2차선으로 우회한 4차선 도로를 건설했다. 도로 한쪽을 막은 건물로 인해 수차례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차량이 서행해야 하는 등의 불편이 잇따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물폭탄 쏟아진다더니 ‘찔끔’… 또 빗나간 일기예보

    물폭탄 쏟아진다더니 ‘찔끔’… 또 빗나간 일기예보

    기상청이 4일부터 5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 최고 500㎜의 폭우가 내리겠다고 예보했지만 실제로는 비가 찔끔 내리는 등 강수 예보가 또 빗나갔다. 기상청은 ‘국소적인 집중호우 지역을 정확히 맞히는 것이 어렵고, 호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예보했다’고 해명했지만 기상 예보에 대한 국민 불신을 잠재우긴 힘들어 보인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4일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고 5일까지 서울 등 강수량이 최대 500㎜를 기록하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이날 서울 일 강수량은 최대 19㎜(강남구 일원)에 그쳤다. 4일 자정부터 5일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50㎜으로 예측치의 10분의1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4일 밤 비구름대가 예상보다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경기 북부와 영서 북부, 북한에 폭우가 집중됐고 서울에는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호우 지역과 시간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는 게 기상청 입장이다. 기상청은 6일에도 전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쏟아지겠다고 예보했다. 제4호 태풍 ‘하구핏’이 소멸하면서 남긴 강력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호남과 제주도에도 다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강원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한탄강과 임진강은 이날 범람 위기에 처했다. 강원 철원군은 갈말읍 전연리와 이길리 지역의 한탄강 수위가 제방 인근까지 차오르면서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北 역사 기록할수록 주변엔 민폐…그래도 1000권까지 꼭 쓸 겁니다”

    “北 역사 기록할수록 주변엔 민폐…그래도 1000권까지 꼭 쓸 겁니다”

    김광운(61)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석좌교수는 북한이라면 절대 허용하지 않을 방식으로 북한 역사를 다시 쓰는 작업에 5년째 매진해 오고 있다. 2018년 처음 출간돼 벌써 80권째 발간된 ‘북조선 실록’이 그 결과물이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대한민국사를 연구하며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북한을 포함한 한국 현대사 자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았던 그는 20여년간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로서의 북한 역사를 재구성한 ‘지식 창고’를 짓고 있다. ‘승리와 영광’만을 기록하는 북한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김 교수는 평소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월화수목금금금’을 보내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한대학원대 사무실에서 지난 3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완성된다면 우리 사회가 북한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처음 계획보다 방대해졌지만 힘이 닫는 데까지 계속 작업하겠다”고 했다.-다른 북한 역사서와 다른 점은. “북조선 실록은 1945년 8월 15일부터 하루하루 북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자료를 묶은 편년체 사료집이다. 직접 수집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북한 잡지 등을 선별했고, 해외 자료까지 번역해 당시를 살았던 인민의 흔적과 파편을 모았다. 또 자료의 신뢰성을 판단해 선별하고 경우에 따라 해설과 각주를 붙여 종합적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1차적으로 자료에 근거하고 편집자의 해석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열린 텍스트가 될 수 있다. 대표적 편년체 역사서인 조선왕조실록도 데이터가 정리된 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창작물로 소화하지 않았나. 북조선 실록이 완성된다면 현대사의 새로운 논쟁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왜 시작했나. “분단 체제가 70년이 넘은 마당에 북한 뉴스는 과잉이지만 역사적 지혜를 찾기 위한 접근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에도 북한사 전공 연구원은 없을 정도다. 흐름과 맥락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우리 시각으로만 북한을 해석하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북한의 사료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졌고 그마저 빠르게 훼손되는 특징이 있다. 김일성 주석의 말을 담은 김일성 전집이라고 해도 간행 시기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해방 직후 김일성 당시 수상은 ‘소련 인민군이 조선을 해방했다’고 연설했지만 50년대 중반 이후 소련과의 관계가 틀어진 뒤에 나온 판본에는 ‘자력으로 해방했다’고 바뀌는 식이다. 돌이켜 보면 국사편찬위에서 근무하며 해외에서 한국 현대사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된 것 같다. 북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하는 곳이 없다 보니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나라도 필생의 업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자료는 어떻게 모았나.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을 가리지 않고 북한 자료가 있다고 하면 찾아갔다. 중국은 도서관 한쪽에서 책을 팔기도 했고, 러시아도 1980년대 말~90년대 초 구소련 해체기에 문서관에서 문서를 팔았다. 지금은 각국이 문화재라며 반출을 금지하는 문서들을 그 짧은 시기 동안 들고 올 수 있었다. 노동신문 등 주요 신문도 결호 없이 모았고, 몇십 권 정도밖에 인쇄되지 않은 당중앙조직위원회 결정집도 확보했다. 그중에는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국내 대학 도서관 등에 없는 자료도 있다.” -북조선 실록을 읽으면 무엇을 알 수 있나. “북한 역사를 들여다보면 뉴스가 만든 고정된 이미지를 깰 수 있다. 예를 들면 지금도 북한이 기념하는 1946년 보통강 개수 공사 관련 자료를 검토하면서 북한 사회의 복잡성을 느끼기도 했다. 평양 한복판을 흐르는 보통강에 홍수가 나자 처음에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그런데 일부 가구에서 참여하지 않자 규칙을 제정해 강제하는 것으로 바꿨다. 몇 달 뒤엔 주민들이 김 주석에게 서한을 보내 ‘생물로서 최저한의 생활 보장을 간언한다’고 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처음에는 자율적인 조직이었으나 타율적인 강제로 성격이 달라진 측면이 있다. 결국 북한 사회도 어떤 목적과 의도를 가졌다기보다는 주어진 조건에 맞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군 이후 38선 이북은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척박했던 땅이다. 핵 개발도 가난하고 작은 나라가 비대칭적인 군사·경제 대결 속에서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통제 사회의 특성상 공적인 언어를 달리 해석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언제나 인민을 앞세우지만 들여다보면 인재를 중시해 온 사회다. 계급보다 민족에 천착해 왔다. 남북이 언어는 같지만 분단이 길어지다 보니 통역이 필요할 정도로 달라진 부분도 많다. 이 책이 통역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사료에서 새롭게 드러난 점은. “실록에 6·25 전쟁 시기 북한이 매일 발표한 ‘일일 전투 상보’를 모두 실었다. 이를 종합하고 우리 측 ‘전투 일지’와 비교한다면 6·25 전쟁에 대한 퍼즐 맞추기가 가능해질 것이다. 또 북한의 보도와 비교하다 보면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보인다. 예를 들면 6·25 전쟁에 참전한 미8군사령관 월튼 워커 장군의 사망과 관련된 것이다. 그의 사망을 기리는 ‘워커힐’이라는 지명으로 기억되는 전쟁 영웅이다. 미국은 워커 장군이 1950년 12월 23일 오전 서울과 경기 의정부시 사이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는데, 막상 북한 노동신문은 23일자에 이미 워커 장군의 사망을 보도했다. 제작 절차를 고려하면 북한은 하루 전날에 이미 사망 사실을 알았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북한은 워커 장군이 열흘 전쯤 매복했던 부대에 의해 폭사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금으로선 어느 쪽이 맞는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 논쟁이 될 수도 있다.” -북한에도 이런 책이 있을까. “이런 편년별 사료집은 없다. 앞으로도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다. 노동신문에는 사건 사고 기사가 없지 않나. 물론 김일성 유일 체제가 제도화된 1967년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후 북한 학계는 승리와 영광만을 기억하고 대중적으로 공유하고자 했다.” -완성 후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작업량이 방대해 처음에 계획했던 김 주석 사후 시점까지는 직접 다 끝내지 못할 것 같다. 처음엔 100권 정도만 내려 했는데 이제 겨우 10여년치 사료를 모았는데도 100권이 넘는다. 앞으로 건강이 허락되는 한 성실하게 작업해 1000권 정도 직접 정리했으면 한다. 이와 함께 국내외 협업을 통해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려고 한다. 1차 작업이 북조선 실록 편찬 간행이었다면 이후 검색이 가능한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해 누구나 북한과 관련해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쉽고 편하게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책 작업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빌붙어 살아간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젊어서 한때는 남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어떤 시인이 ‘보학’(譜學)이라는 시에서 나에 대해 “칸트를 읽고도 운동권이 될 놈”이라고 했을 시절이다. 그 뒤엔 남들한테 신세나 덜 지고 살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신세를 많이 지고 있다. 북조선 실록을 간행하는 선인출판사와 민속원출판사는 매년 각각 5000만원씩은 손해를 본다. 자료집 특성상 많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5~6명의 직원들도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 북한 연구에 권위 있는 기관인 경남대의 박재규 총장이 지원해 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당정 “예상보다 많이 주택공급…공공임대·공공분양 상당수”

    당정 “예상보다 많이 주택공급…공공임대·공공분양 상당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4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을 포함해 상당한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김태년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주택 공급대책은 이날 회의 후 정부가 발표할 예정이다. 김태년 “예상보다 많은 공급…공공임대·공공분양”김태년 원내대표는 “오늘 발표할 방안에는 언론과 시장에서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공급물량이 담길 것”이라며 “신규 주택공급의 상당 부분은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은 투기를 근절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분기점이 되는 날”이라며 “오전에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한 후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부동산세법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늘어난 주택공급이 투기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며 “가짜·과장뉴스와 편법, 빈틈만들기 등 투기세력의 시장교란행위를 모든 정책으로 대응해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태릉골프장 외에는 그린벨트 손 안 대”홍남기 부총리는 “주택 공급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했다”며 “태릉 골프장을 검토하되, 그 외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한다는 원칙 하에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공급 내용에 있어 일반분양은 물론 무주택자와 청년을 위한 공공분양과 장단기임대가 최대한 준용되도록 고려했다”며 “주택공급대책이 발표되면 차질없이 시행하고, 시장교란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서울 아파트, 연 4만 5천호 공급”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당정은 지속적으로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했다”며 “서울 아파트 공급이 공급은 연 4만호 수준에서 향후 3년간 4만 5000호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조 정책위의장은 “그러나 2023년 이후에도 안정적 주택 공급이 필요하고, 시장 정상화와 불안심리 해소를 위해 서울권역 실수요자에게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 부지와 이전기관 부지 등 신규택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노후단지의 고밀도 재건축 등 정비사업 공공성 강화를 통한 도심 내 공급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며 “청년 신혼부부, 30∼40대와 노장년층의 다양한 주택 수요에 대응한 맞춤형 주택과 복지시설 공급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세계서 가장 오래된 3000만년 전 고산식물 지대, 中서 발견

    세계서 가장 오래된 3000만년 전 고산식물 지대, 中서 발견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고산식물 지대가 중국에서 발견됐다. 중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티베트고원 남동쪽에 위치한 거대한 산맥인 헝돤산맥에서 발견된 고산식물 지대는 수천만 년 동안 식물 다양성을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고산식물을 해발고도 2500m 이상의 고산대에 생육의 분포지역을 둔 식물을 의미한다. 연구진이 헝돤산맥 일부 비탈진 경사면에서 채취한 고산식물 샘플과 히말라야, 티베트고원 등지에서 채취한 샘플 18종의 DNA를 비교·분석했다. 또 새로운 식물 종의 탄생 시기와 헝돤산맥 지형의 지질학적 역사, 식물화석이 만들어진 시기 등을 연대표로 표현하고 분석한 결과, 일부 식물군은 약 3000만 년 전에 이 산맥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까지는 헝돤산맥의 가장 높은 부분인 해발고도 4500m 지점에서 식물이 자라나기 시작한 시기는 500만 년 전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방사성 탄소에 의한 연대 측정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이 지역에는 예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고산식물이 자라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시카고 필드박물관의 진화생물학자 리차드 리 박사는 “헝돤산맥 고원의 일부 식물군은 약 3000만 년 전에 이곳에서 유래했으며, 다른 고산 식물들보다 훨씬 빨리 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헝돤산맥의 해당 지역은 특히 식물학적으로 매우 특별한 곳”이라면서 “로키산맥과 비슷한 고산 채초지이지만 식물의 다양성은 10배 더 높다. 철쭉과 식물과 프리뮬러(앵초와 앵초속에 딸린 화초), 용담(종 모양의 파란색 꽃이 피는 야생화) 등이 특히 다양하다”고 덧붙였다.연구진은 이 지역이 장맛비와 습기, 또 침식작용을 통해 다른 지역과 분리된 환경 등이 해당 지역에서 새로운 식물종이 고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추측했다. 리 박사는 “이 지역은 다른 산에서 고대 식물집단을 없애 버린 강력한 빙하를 피할 수 있었다. 또 산맥의 방향은 식물의 씨앗이 동물이나 바람, 물 등에 의해 이동되는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헝돤산맥의 고대 식물군집이 새로운 기후변화를 포함한 인간의 활동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새로운 도로나 수력발전 댐, 산림개발 등의 위협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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