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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국회가 행정입법을 통제해야 삼권분립이다/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회가 행정입법을 통제해야 삼권분립이다/문소영 논설위원

    2004년 가을 열린우리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민병두 의원은 국회의 입법권을 정상화할 방안을 모색했다. 헌법 제40조에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는 조항에도 국회는 행정부에 입법을 위임해 왔다. 그 오래된 관행을 바꾸자는 의도였다. 한국에서 국회를 통과하는 법안은 A4 용지로 최대 50쪽 안팎에 불과한 앙상하게 뼈대만 추린 ‘골격입법’이다. 때문에 실제 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국회가 아닌 정부가 제정한 시행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로 대부업법은 대출이자율의 상한을 여야가 국회에서 심사해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정했다. 1988년 헌법재판소가 구성되고 나서 정부의 시행령 등에 대해 위헌 결정들이 적잖게 나왔으니 국회는 입법권을 정상화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회가 입법권을 위임해 정부가 대통령령이나 총리령·부령 등을 제·개정하는 것이 이른바 ‘행정입법’이다. 정부가 독자적으로 입법의 권리를 가진 것이 아니라, 국회로부터 위임된 권한으로 만드는 ‘위임입법’이다. 행정입법의 근거도 헌법에 있다.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을 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에 대해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했고, 헌법 제95조에서 총리령이나 부령을 발할 수 있다고 했다. 헌법 제75조와 제95조를 근거로 행정입법을 행정부의 고유한 권리처럼 착각할 수 있지만, 헌법 제75조는 명확하게 행정입법이 국회로부터 위임받았음을 밝혔고, 또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을 받은 사항’이라는 조건도 규정했다. 즉 국회가 만든 법률이 상위법이고, 그 상위법이 위임한 ‘구체적 범위’에 대해 그 상위법에 충돌하지 않는 시행령을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 또한 헌재의 위헌 결정문들을 분석해 보면 헌재는 행정부의 ‘포괄적인 위임입법’을 금지한다.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는 2000년 2월 개정된 국회법 제98조 2에 들어 있다. 이번에 국회에서 이 조항을 개정해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삼권분립 위배’이자 ‘위헌’이라고 주장한 항목이다. 2000년 당시에 행정입법의 제정·개정 등에 대해 국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해 법률위반 여부를 검토한 뒤 해당 부처의 장관 등에게 통보하는 등으로 정부의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 통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장치를 마련했다. 그러나 2004년 학계 연구에서 국회에 제출해 검토를 요청한 행정입법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역시 국회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었는데, 이처럼 행정입법은 국회의 통제를 벗어나는 일이 잦았다. 국회법 제98조 2의 1항과 3항은 2005년 재개정해 ‘해당 부처의 장관은 지적에 대한 처리 결과나 계획을 지체없이 국회 소관 상임위에 보고하도록’ 하는 대목을 추가했다. 11년 전 민 의원의 입법권 정상화 시도는 어떻게 됐을까. 당시 국회와 정부는 국회의 입법권 정상화와 강화를 위해 2003년 국회예산처를, 2007년 국회입법조사처를 신설해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지원했으나 국회의원의 입법 능력이 크게 개선된 증거는 찾기 어렵다. 그 시도가 잘 해결됐다면 ‘위헌으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운운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가 복잡해지고 정보가 전문화해 행정입법의 수요 증가가 불가피하더라도 의회주의, 권력분립 등은 지켜져야 한다. 행정부가 국회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이유로 시행령에 특정 조항을 살짝 집어넣어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거나, 모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행정입법을 일삼아서는 안 된다. 학교 옆에 관광호텔을 짓지 못하는 법안을 피해 교육부 장관 훈령으로 학교 옆 호텔 건립을 가능하게 한다든지, 5·18희생자보상법에서 신청 기간을 2015년 5월로 했는데 시행령에서 2006년 12월로 축소한다든지, 누리과정 정부 지원과 관련해 법령에는 없는데 시행령에 어린이집을 보육기관에 포함시키고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 편성하게 한다든지 하는 일이 그것이다. 최근의 국회법 개정 위헌 논란이 한심하다. 내년 총선에서 새로 금배지를 단 유능한 국회의원들은 ‘골격입법’을 뛰어넘는 제대로 된 입법으로 국민 주권주의를 제대로 실현하길 바란다. symun@seoul.co.kr
  • 野 “상위법 위반 시행령 14개 우선 고칠 것”

    野 “상위법 위반 시행령 14개 우선 고칠 것”

    새정치민주연합은 1일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 수정 권한을 부여한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상위법 위반 시행령·시행규칙’ 사례 14건을 공개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자 “야당의 눈에 거슬리는 시행령을 고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야 합의로 통과된 개정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이 이날 공개한 상위법 위반 시행령·시행규칙 사례에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외에 ▲누리과정 교부금 지원법 ▲국립대학 회계 재정 운영법 ▲자유무역협정(FTA) 농어업인 지원법 ▲학교 옆 관광호텔 설립 관련법 ▲의료기관 부대사업 관련법 ▲5·18 희생자 보상법 ▲전교조 노조인정 관련 노동조합법 ▲연장근로·임금피크제 관련 근로기준법 ▲4대강 사업 관련 국가재정법 ▲카지노 심사제 관련 경제자유구역법 등이다. 11건이 상위법을 위반했다는 시행령·시행규칙이고, 다른 3건은 시행령을 잘못 적용했거나 지침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는 사례 등이다. 야당은 이들 14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개정 작업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세월호법 시행령은 ‘아비 없는 시행령’ 같다”면서 “6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토대로 세월호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언급,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개정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나아가 국회 상임위별로 상위법을 위반한 ‘시행령 하극상’ 실태를 추가로 확인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18대 국회에서 국회 법제실이 정부의 행정입법 2572건을 분석·검토한 결과 141건의 행정입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의 강제성 여부와 관련, 새정치연합은 행정부가 국회의 수정 요구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표는 “당시 여야가 합의한 입법 취지는 강제력을 부여한다는 데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기업, 사업재편 쉬워진다

    앞으로 기업들이 지주회사를 설립할 때 자회사 공동출자를 허용하는 등 사업재편이 쉬워진다. 주주총회 절차를 간소화하고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보유할 경우 소유제한이 100%에서 50%로 완화된다. 생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부실기업이 아닌 정상기업들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돕겠다는 정부의 ‘원샷법’(기업사업재편지원특별법)이 윤곽을 드러냈다. 권종호 건국대 기업법 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산업금융법포럼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안) 제정 방안’을 공개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건국대 산학협력단과 산업연구원에 입법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겼었다. 이날 공개된 내용은 다음달 입법이 예상되는 원샷법의 핵심이 될 예정이다. 용역안에 따르면 사업재편의 걸림돌이 되는 현행 상법상의 규제를 대폭 풀었다. 기업의 합병·분할·주식교환 등 사업재편을 위한 주총 소집 시 올려야 하는 공고기간을 2주에서 1주로 단축했다. 간이합병과 소규모 합병 요건도 완화했다. 기존에는 기업이 간이합병을 원할 경우 합병회사(존속회사)가 피합병회사(소멸회사)의 주식 90% 이상을 보유해야 했지만 원샷법에서는 사업재편 승인을 받았다면 주식 보유 비율이 3분의2 이상이면 된다. 소규모 합병의 경우에도 합병 후 존속회사가 발행하는 신주가 전체 주식의 10%를 넘지 않도록 한 현행 요건을 20%로 확대해 쉽게 사업재편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주식매수청구권 절차도 간소화해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 가능기간을 주총 후 20일 이내에서 10일 이내로 줄였다. 권 교수는 “원샷법은 정상기업의 선제적 사업재편을 지원하자는 것으로 공급과잉 분야에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권 교수는 소액주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주식매수청구권이 남용될 소지가 있다며 상장사에 한해 제한해 달라는 재계의 주식매수청구권 제한 요구 등은 초안에서 제외시켰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5월 국회서 공무원연금 제대로 마무리하라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오는 28일 5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문화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 온 여야가 이미 비공개로 공무원연금 개편안 재합의문 ‘초안’을 마련했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합의 처리를 위한 물밑 협상을 할 예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일단 핵심 쟁점이었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 문제가 구체적인 숫자는 명시하지 않는 대신 새로 꾸려지는 사회적 기구에서 공적연금 강화를 논의하고 여기서 합의한 내용을 정치권이 적극 수용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여야는 이런 내용의 재합의문에 대해 26일 의원총회에서 당내 추인 후 28일 본회의 통과를 시도할 예정이다. 여야가 5월 2일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일명 5·2합의안)의 핵심은 공무원연금 지급률을 2035년까지 1.9%에서 1.7%로 낮추고, 기여율을 2020년까지 7%에서 9%로 높인다는 내용이다. 하루에 80억원씩 혈세로 메워야 하는 현 상황에서 벗어나 향후 70년간 333조원을 절감한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6년 후인 2021년부터 세금으로 메워야 할 연금 적자가 3조원대로 다시 높아진다고 한다. 이런 재정적 문제점들도 28일 본회의 처리에 앞서 제대로 논의해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급하다.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이 국회 통과를 위한 ‘맹탕 개혁’이나 ‘짜깁기 개혁’으로 끝나면 다른 노동, 금융, 교육 개혁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갈등을 빚어 왔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해임 요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관철 의지도 강한 듯하다. 야당이 해임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해임 건을 이유로 공무원연금 개정안 처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문제에 가려 처리하지 못했던 56개 법률안 역시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 주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특별법 개정안’이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등의 민생법안은 물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일명 크라우드펀딩법), 하도급법, 산업재해보상법 등도 여야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여야가 시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민생과 경제회생 법안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5월 국회에서는 존재 이유를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생산적인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
  • [박문각 남부 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행정법

    [박문각 남부 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행정법

    서울신문은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하는 7·9급 국가직 및 지방직 공무원시험에 대비해 국어·영어·한국사 등 시험 필수과목과 행정학·행정법 등 선택과목에 대한 실전강좌를 마련했다. 공무원시험 전문 학원인 박문각 고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매주 과목별 주요 문제와 해설을 싣는다. 행정법은 용어 자체의 어려움만 극복하면 수험생 모두가 충분히 고득점을 노릴 수 있는 과목이다. 행정법을 치른 상위 5%의 평균이 만점인 100점이다. 전체적인 행정법의 구조와 절차 등 기본 이론을 다진 뒤 문제풀이를 통한 응용 능력을 기른다면 실전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문제)다음 중 판례가 하자의 승계를 부정한 것으로만 묶은 것은? ㉠ 한지의사시험자격인정과 한지의사면허처분 ㉡ 도시계획결정과 수용재결처분 ㉢ 표준공시지가결정과 수용재결 ㉣ 직위해제처분과 면직처분 ㉤ 암매장분묘개장명령과 계고처분 ㉥ 건물철거명령과 계고처분 ① ㉠, ㉢, ㉤ ② ㉠, ㉣, ㉤ ③ ㉡, ㉣, ㉥ ④ ㉡, ㉢, ㉥ (해설)㉡ 선행 도시계획결정과 후행 수용재결 사이(대판 1990. 1. 23, 87누947), ㉣ 선행 직위해제처분과 후행 면직처분 사이(대판 1984. 9. 11, 84누191), ㉥ 건물철거명령과 대집행계고처분 사이에는 하자의 승계가 부정된다. 이에 반해 ㉠ 선행 한지의사(일정 지역 내에서만 개업 가능한 의사)시험자격인정과 후행 한지의사면허처분 사이(대판 1975. 12. 9, 75누123), ㉢ 표준지공시지가결정과 수용재결, ㉤ 선행 암매장 분묘개장 명령과 후행 계고처분 사이(대판 1961. 2. 21, 4293행상31)에는 하자의 승계가 인정된다. (정답)③ (문제)다음 중 손해배상에 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① 법령에 의해 대집행권한을 위탁받은 한국토지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서 말하는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 ② 입법작용의 위법에 대해 판례는 입법과정에서의 국회가 가지는 국민에 대한 직무상 의무의 위반을 위법으로 보는 입장이다. ③ 국가배상법 제2조의 요건과 관련하여, 법령의 해석이 복잡하고 이에 대한 학설과 판례도 불분명한 경우에 관계 공무원이 법규의 해석을 그르쳐 처분을 하였다면 과실이 없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④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된 호텔의 대부계약의 해지에 따른 정산금 지급과 관련하여 발생한 피해의 경우 국가배상법이 적용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해설)① 법령에 의해 대집행권한을 위탁받은 한국토지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서 말하는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대판 2010. 1. 28, 2007다82950·82967) ② 입법작용의 위법에 관하여는 ⓐ 법률의 위헌을 국가배상법상의 위법으로 보는 견해와 ⓑ 입법과정에서의 국회(국회의원)가 가지는 국민에 대한 직무상 의무의 위반을 위법으로 보는 견해의 대립이 있으나 판례는 ⓑ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③ 법령의 해석이 복잡·미묘하여 어렵고 학설·판례가 통일되지 않을 때에 공무원이 신중을 기해 그중 어느 한 설을 취하여 처리한 경우에는 그 해석이 결과적으로 위법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판 1973. 10. 10, 72다2583) ④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된 호텔의 대부계약해지에 따른 정산금지급과 관련된 업무는 사경제주체로서의 작용에 해당한다(국가배상법 적용×)(대판 2004. 4. 9, 2002다10691) (정답)④ 박준철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
  • ISD 앞두고… 론스타 측 로펌 간 윤용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5조원대의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제기한 가운데 론스타 측을 대리하는 국내 대형 로펌이 윤용로(60) 전 외환은행장을 고문으로 영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행장은 지난 3월 말 법무법인 세종에 고문으로 영입됐다. 윤 전 행장은 론스타가 2007년 외환은행 지분을 HSBC에 넘기기로 합의했을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윤 전 행장은 하나금융의 론스타 지분 인수가 진행되고 있던 2011년 3월 하나금융 부회장으로 갔다. 인수 완료 이후인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외환은행장으로 재직했다. 론스타는 한국 금융 당국의 승인이 늦어지는 바람에 자사 외환은행 지분의 HSBC 매각 계약이 무산됐고, 나중에 어쩔 수 없이 하나금융과 나쁜 조건에 계약함으로써 큰 손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하나금융과의 계약 과정에서 양도소득세가 부당하게 부과돼 매각 이득이 줄었다며 한국 정부에 5조 1328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윤 전 행장이 론스타를 대변하는 로펌으로 간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윤 전 행장의 세종 취업은 부적절한 것으로, 론스타 사건 자문이 취업 조건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행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잘 아는 변호사의 권유로 세종에 간 것일뿐”이라며 “ISD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고 그런 역할을 요구받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이 론스타를 대리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고문 역할은 극히 제한적이라 논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외환은행장으로서 론스타 잔재 청산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뒤늦게 이런 논란에 휩싸여 황당하다”고 말했다. 세종 관계자도 “특정 사안과 연관해 영입한 게 아니다”면서 “금융 전문가로서 전반적인 조력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11월 제기된 ISD의 첫 재판은 오는 15일 미국 워싱턴DC 국제투자중재센터(ICSID)에서 열린다. 모든 절차는 비공개다. 판결이 나오기까지 1~2년은 걸릴 전망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야 경제활성화법·成 특검법 기싸움

    4월 임시국회 만료를 사흘 앞둔 3일 여야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합의의 여세를 몰아 남은 쟁점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 핵심 법안들은 여전히 여야 간 이견으로 발목이 잡혀 있어 이번 회기 내에 처리될지 미지수다. 여당은 경제활성화 법안과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은 ‘성완종 특검법’을 연계해 협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기싸움’이 팽팽하다. 새누리당이 4월 국회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9개 경제활성화법안은 관광진흥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크라우드펀딩법’) 등이다. 연말정산 소득세법과 지방채 발행을 위한 지방재정법 등도 중점추진 법안이다. 하지만 3일 현재 크라우드펀딩법, 하도급거래공정화법, 산업재해보상법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올라왔을 뿐 나머지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야당이 반대하는 관광진흥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각각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위,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에 묶여 있다. 이에 여당도 야당이 주장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생활임금법)과 고용보험법 등의 처리를 보류한다는 전략이다. 연말정산 보완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도 기재위 조세법안심사소위에서 묶여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총급여 5500만~7000만원 구간의 세부담 완화 방법을 놓고 여야 대립이 첨예하다. 4월 국회 내 처리가 무산되면 5월 연말정산 재정산 환급도 불가능하게 된다.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을 둘러싼 논란은 국회 안정행정위원회가 지방교육청이 1조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재정법을 통과시켜 일단락됐다. 하지만 야당이 지방의회에 정책자문인력을 1명씩 둬야 한다는 지방자치법 개정안과 연계 처리를 주장해 논란의 불씨가 여전하다. 새누리당은 인력 배치에 예산 부담이 상당하고 지방의회의 비효율적 운영에 대한 비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76일째 대법관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역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에 대해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본회의에서 직권상정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6일 본회의에서 정 의장이 직권상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제활성화법안 등 여당의 중점처리 법안을 성완종 특검법과 연계해 협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야당이 주장하는 별도특검제에 대해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잠시 중단됐던 ‘친박 권력형 비리 게이트 대책위원회’를 이번 주부터 본격 가동하고 대책 위원들이 리스트 8인방을 전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아하! 우주] 아득한 우주 거리, 과연 어떻게 잴까?

    [아하! 우주] 아득한 우주 거리, 과연 어떻게 잴까?

    -천문학자들의 줄자 ‘우주 거리 사다리’  100억 광년 밖의 은하를 관측했다느니, 1000만 광년 거리의 은하에서 초신성이 터졌다느니 하는 기사를 자주 보게 된다. 1광년이라면 1초에 30만km,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돈다는 빛이 1년을 내달리는 거리다. 이것만 해도 우리의 상상력으로는 잘 가늠이 안되는 거리인데, 천문학자들은 10억 광년이니 100억 광년이니 하는 그 엄청난 거리를 도대체 어떻게 재는 걸까? 물론 하루아침에 우주 측량술이 등장한 것은 아니다. 수많은 천재들의 열정으로 갖가지 다양한 기법들이 차례로 개발되면서 이 엄청난 우주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우주 측량술이 정립되었다. 태양이나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려는 시도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행해져 왔지만, 하늘의 단위와 지상의 단위를 결부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천문학자들은 먼저 지구의 크기와 달과 태양까지의 거리를 구한 다음, 그것들을 기초로 삼아 가까운 별에서 더 먼 천체까지 차례로 거리를 측정하는 과정을 밟아왔다. 이런 식으로 단계별로 척도를 늘려나가는 측량 방식을 '우주 거리 사다리'(cosmic distant ladder)라 한다. 측량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것이다. 사람은 늘 측량한다. 인류가 지상에 나타난 그 순간부터 측량은 시작되었다. 측량이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측량에도 ‘천문’은 깊이 개입되어 있다.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기준으로 삼은 한 달의 날수가 바로 천문학적인 것이다. 또 미국과 미얀마 등 몇 나라만 빼고 전 세계가 쓰고 있는 미터법은 바로 지구의 크기에서 나온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불길이 채 잦아들기도 전인 1790년, 혁명정부가 도량형 통일을 위해 ‘미래에도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을 기준으로 1m를 정했는데, 그게 바로 북극과 파리, 적도에 이르는 자오선 길이의 1000만분의 1을 1m로 한 것이다. 곧, 북극점에서 적도에 이르는 거리의 1만분의 1이 1km인 셈이다. 그러니까 지구 한 바퀴는 4만 km가 된다. 오늘날 우리는 이 미터법으로 원자의 크기를 재고 우주의 넓이를 잰다. 삼각형 하나가 가르쳐준 ‘천동설’ 역사상 최초로 ‘우주 거리’를 잰 사람은 기원전 3세기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아리스타르코스(BC 310경~230)였다. 그가 우주 측량에 사용한 도구는 삼각형과 원, 그리고 하늘의 달이었다. 그러나 그 측량의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먼저 그가 월식을 관측하고 얻은 결과물을 살펴보도록 하자. 월식 때 월면은 지구에 대한 거울 구실을 한다. 월면에 지구 그림자가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때 지구 그림자를 보면 원형이다. 지구가 만약 삼각형이라면 그림자도 삼각형일 것이요, 편평한 판이라면 그림자도 길쭉하니 비칠 게 아닌가. 그런데 월식 때 보면 지구 그림자는 언제나 둥그렇다. 고대의 천문학자들은 이를 지구가 구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보았다. 아리스타르코스의 월식 관찰은 여느 사람과는 달랐다. 월식으로 지구 그림자가 달의 가장자리에 올 때 두 천체의 원호 곡률을 비교함으로써 달과 지구의 상대적인 크기까지 알아냈던 것이다. 가히 천재의 발상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알아낸 값은 지구 크기가 달의 3배라는 사실이다. 참값은 4배이지만, 기원전 사람이 맨눈으로, 그리고 오로지 추론만으로 그 정도 알아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지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리스타르코스의 천재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달이 정확하게 반달이 될 때 태양과 달, 지구는 직각삼각형의 세 꼭짓점을 이룬다는 사실을 추론하고, 이 직각삼각형의 한 예각을 알 수 있으면 삼각법을 사용하여 세 변의 상대적 길이를 계산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먼저 지구와 태양, 달이 이루는 각도를 쟀다. 87도가 나왔다(참값은 89.5도). 세 각을 알면 세 변의 상대적 길이는 삼각법으로 금방 구해진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달과 태양은 겉보기 크기가 거의 같다. 이는 곧, 달과 태양의 거리 비례가 바로 크기의 비례가 된다는 뜻이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이 점에 착안하여, 다음과 같이 세 천체의 상대적 크기를 또 구했다. 태양은 달보다 19배 먼 거리에 있으며(참값은 400배), 지름 또한 19배 크다. 고로 달의 3배인 지구보다는 7배 크다(참값은 109배). 따라서 태양의 부피는 7의 세제곱으로 지구의 약 300배에 달한다고 결론지었다. 그의 수학은 정확했지만 도구가 부실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핵심은 놓치지 않았다.  “지구보다 300배나 큰 태양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 것은 모순이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구가 스스로 하루에 한 번 자전하며 1년에 한 번 태양 둘레를 돌 것이다.” 이로써 인간의 감각에만 의존해왔던 오랜 천동설을 젖히고 인류 최초의 지동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이러한 아리스타르코스의 주장은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신성 모독이므로 재판에 부쳐야 한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어쨌든 우주의 중심에서 인류의 위치를 몰아낸 지동설은 이렇게 한 천재의 기하학으로부터 탄생했다. 따지고 보면 직각 삼각형 하나가 인류에게 지동설을 알려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천재에게 마땅히 경의를 표해야 한다. 천문학사에 불멸의 이정표를 세운 아리스타르코스는 달 구덩이 가운데 하나에 그 이름이 붙여져 영원히 남게 되었는데, 그 중심 봉우리는 달에서 가장 밝은 부분이다. 작대기 하나로 지구의 크기를 잰 사람 아리스타르코스의 뒤를 이어받은 한 천재는 한 세대 뒤에 나타났다. 그가 바로 역사상 최초로 한 천체의 크기를 잰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에라토스테네스(BC 276~194)였다. 그가 잰 천체는 물론 지구였다. 에라토스테네스는 터무니없이 간단한 방법으로 인류 최초로 지구 크기를 쟀는데, 참값에 비해 10% 오차밖에 나지 않았다. 그가 이용한 방법은 작대기 하나를 땅에다 꽂는 거였다. 해의 그림자를 이용한 측정법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이 역시 기하학을 이용한 건데, 어느 날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거리다가 ‘남쪽의 시에네 지방(아스완)에서는 하짓날인 6월 21일 정오가 되면 깊은 우물 속 물에 해가 비치어 보인다’는 문장을 읽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리스 인들은 지역에 따라 북극성의 높이가 다른 사실 등을 근거로 지구가 공처럼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체인 지구의 자전축은 궤도 평면상에서 23.5도 기울어져 있다. 하짓날 시에네 지방에 해가 수직으로 꽂힌다는 것은 곧 시에네의 위도가 23.5도란 뜻이다.(이 지점이 바로 북회귀선, 곧 하지선이 지나는 지역이다) 여기서 천재의 발상법이 나온다. 그는 실제로 6월 21일을 기다렸다가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워보았다. 하지만 시에네와는 달리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막대 그림자가 생겼다. 그는 여기서 이는 지구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곡면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에라토스테네스가 파피루스 위에다 지구를 나타내는 원 하나를 컴퍼스로 그리던 그 순간,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이것은 수학적 개념이 정확한 관측과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확인해주는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다. 에라토스테네스가 그림자 각도를 재어보니 7.2도였다. 햇빛은 워낙 먼 곳에서 오기 때문에 두 곳의 햇빛이 평행하다고 보고, 두 엇각은 서로 같다는 원리를 적용하면, 이는 곧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 사이의 거리가 7.2도 원호라는 뜻이 된다. 에라토스테네스는 걸음꾼을 시켜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걸음으로 재본 결과 약 925km라는 값을 얻었다. 그 다음 계산은 간단하다. 여기에 곱하기 360/7.2 하면 답은 약 46,250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이는 실제 지구 둘레 4만km에 10% 미만의 오차밖에 안 나는 것이다. 이로써 인류는 우리가 사는 행성의 크기를 최초로 알게 되었고, 이를 아리스타르코스의 태양과 달까지 상대적 거리에 대입시켜, 비록 큰 오차가 나는 것이긴 하지만 그 실제 거리를 알게 된 것이다. 2300년 전 고대에, 막대기 하나와 각도기, 사람의 걸음으로 이처럼 정확한 지구의 크기를 알아낸 에라토스테네스야말로 위대한 지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분은 또 수학사에도 이름을 남겼는데, 소수(素數)를 걸러내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를 고안해낸 수학자이기도 하다. 달까지 거리를 ‘줄자’로 재듯이 잰 사람 에라토스테네스 다음으로 약 1세기 만에 나타난 걸출한 천재는 에게 해 로도스 섬 출신의 히파르코스(BC 190~120)였다. 그가 남긴 천문학 업적은 세차운동 발견, 최초의 항성목록 편찬, 별의 밝기 등급 창안, 삼각법에 의한 일식 예측 등 그야말로 눈부신 것이다. 그는 지구 표면에 있는 위치를 결정하는 데 엄밀한 수학적 원리를 적용하여 오늘날과 같이 경도와 위도를 이용하여 위치를 나타낸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돌던 팽이가 멈추기 전에 팽이 축을 따라 작은 원을 그리듯이 지구 자전축의 북극점도 그러한 모습으로 회전한다는 세차운동의 이론을 정립하고 그 값을 계산해냈다. 1년 동안 춘분점이 이동한 각도를 구하고, 360도를 이 값으로 나누어 구한 값이 2만 6,000년이었다.(오늘날의 그 참값은 25,800년). 히파르코스의 측량술은 달에까지 미쳤다. 그는 간단한 기법으로 달까지의 거리를 구했다. 그가 사용한 방법은 시차(視差)였다. 한 물체를 거리가 떨어진 두 지점에서 바라보면 시차가 발생한다. 눈앞에 연필을 놓고 오른쪽 눈, 왼쪽 눈으로 번갈아 보면 위치 변화가 나타난다. 이처럼 하나의 물체를 서로 다른 두 지점에서 보았을 때 방향의 차이를 시차라 하는데, 천문학에서는 관측자의 위치에서 본 천체의 방향과 어떤 표준점에서 본 천체의 방향과의 차이를 말하며, 연주시차와 일주시차가 있다. 이 시차는 우주 거리를 재는 천문학자들이 가장 애용한 도구였다. 히파르코스는 두 개의 다른 위도상 지점에서 달의 높이를 관측해 그 시차로써 달이 지구 지름의 30배쯤 떨어져 있다는 계산을 해냈다. 이 역시 줄자를 갖다대 잰 듯이 참값인 30.13에 놀랍도록 가까운 값이었다. 이로써 그는 아리스타르코스가 구한 값(지구 지름의 9배)을 크게 수정한 셈이다. 이는 지구 바깥 천체까지의 거리를 최초로 정밀하게 측정한 빛나는 업적이었다. 히파르코스는 나이 쉰 살이 되어 로도스 섬 해변 가까운 산꼭대기에 천문대를 세우고 은둔생활에 들어갔다. 히파르코스 이후 적어도 300년 동안 그를 능가하는 천문학자는 태어나지 않았다. 그는 고대 그리스 시대 최고의 천문학자였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기획] 유사시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기획] 유사시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일본의 끔찍한 전쟁 범죄 사실은 부인한 채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는 위선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그의 이번 방미 기간 중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 기간 중 논의된 여러 가지 의제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은 27일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에서 합의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이었다. 합의문은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 한 장의 합의가 차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가져올 후폭풍은 가히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일 ‘新방위협력지침’...전범국 일본 ‘족쇄’ 풀어줘 이번에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냉전 시기 북해도 지역에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던 일본의 필요에 의해 책정된 정부 간 합의이다. 이 합의에는 일본이 타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군과 자위대가 정보·작전·군수 등 분야에서 각각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정부 대 정부의 합의문으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이 지침은 1978년 처음 만들어질 당시만 하더라도 철저하게 일본 영토와 영해, 영공 방위를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일본은 패전국이었기 때문에 헌법 제9조에 따라 정규군을 보유할 수 없었고, 자위대는 이름 그대로 자국의 치안과 영토 보호를 위해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자위대의 성격과 작전 영역을 명시함으로써 일본의 공세적 무기 획득과 군비증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일본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방위청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제창한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오랫동안 고수해 오고 있었지만, 냉전 붕괴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1차 북핵위기로 홍역을 치른 이후인 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에서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공세적 무기 확보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한 것이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위한 변화는 미국의 세력 약화와 중국의 부상, 극우 성향의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선 이후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부 재정위기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위협론을 부채질했고, 미국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을 잡아두고 있던 끈을 서서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우선, 일본이 주장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했다. 일반적으로 자위권이란 국가 주권과 이익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권리를 말하는데, ‘집단적 자위권’이란 지켜야 할 주권과 이익에 자국뿐만 아니라 동맹 또는 우방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불량배에게 맞을 위기에 있으면 친구가 와서 함께 싸워주고, 반대로 친구가 불량배에게 당할 위기에 처하면 자신도 나서서 친구와 함께 불량배와 싸워 준다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바르샤바조약기구(WTO) 등 집단안보체제, 또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체결한 동맹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같은 집단안보체제에 가입한 국가가 정상국가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럴 자격이 없는 전쟁범죄국가일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전쟁범죄국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대신, 일본 영토와 영공, 영해에서 방어적 목적으로만 운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무력인 ‘자위대’만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에서 군대의 보유와 국가의 교전권 포기를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이 헌법 개헌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국내외의 반대로 개헌이 어려워지자 헌법 해석 변경과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개념 도입을 통해 자위대를 교전권을 가진 정식 군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교전권이란 국가 간 분쟁을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적국과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는 교전권이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파트너 국가가 미국이라면 이론적으로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맺거나 우방 관계에 있지 않은 거의 모든 국가와 전쟁을 할 수 있는 교전권을 손에 쥐게 된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병' 날개? 또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일본은 굳이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아니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이 작전에 투입될 경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자위대가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유사시 형식상 최고사령부가 되는 UN군사령부는 일본에 7개의 후방기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기지들은 모두 미군과 자위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지다.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이, 사세보 해군기지는 제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2호위대군이 함께 쓰고 있고, 캠프 자마에는 주일미육군 제500군사정보여단과 지원부대가 일본판 특전사라 할 수 있는 중앙즉응집단사령부와 함께 입주해 있다.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공군기지는 항공자위대 방공지휘소가,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사용하는 가데나 기지와 후텐마 기지, 화이트비치 기지 등에도 모두 자위대 지원부대가 함께 입주해 있거나 유사시 기지에 전개되는 전력의 작전을 지원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한반도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에 자위대가 엮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인해 자위대는 날개를 달게 됐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논리에 따라 한반도에서 작전하는 미군의 후방지원 수준을 넘어서, 필요에 따라 미군과 함께 북한에 대한 공세적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앵무새처럼 “우리 동의없이 한반도전쟁 개입 못해” 우리 정부는 즉각 “일본의 사전요청과 우리의 동의 없이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전 초기 북한은 한·미 연합군을 향해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가할 것이고, 새로 개정된 지침에 따라 자위대는 해상에서 이 미사일 요격을 시도할 의무가 있다. 미군의 작전을 후방에서 지원해야 하는 일본은 일본 인근 해역이나 괌 인근에서 들어오는 사전배치전단은 물론 미 본토와 하와이 등지에서 병력과 장비를 싣고 들어오는 미 수송선단에 대한 보호 작전도 ‘후방 지원’ 개념에서 수행해야 한다. 기동함대 등 선단 호위를 위한 해군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가 미 수송선단에 대한 호송 지원을 제공하지 못해 미 해군 수송선단이 한반도 해역 진입에 난색을 표하고, 연합사령부가 신속한 물자 하역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위해 자위대가 한반도 영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즉, 우리 정부는 평시에는 “우리 동의 없이 자위대가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전시가 되어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빠진 상황이라면 명분 보다는 생존이 우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묵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자위대의 해외 군사작전 허용은 곧 일본에 채워져 있던 전범국이라는 족쇄가 서서히 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일본의 족쇄를 풀어줌으로써 심각한 골칫거리인 북한과 잠재적 적국인 중국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손 안 대고 코 푸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겠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갈 수 없을 것이다. -미일동맹 격상은 미국의 자충수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dward H. Carr)는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중국은 군웅할거(群雄割據)가 지속되다가 통일되고, 통일되어 전성기를 잠시 누리다가 부정부패와 반란, 외적의 침입 등으로 망하고 흥하고를 수 없이 반복했고, 우리나라 역시 비록 왕조 교체는 중국보다 적었다고는 하지만 위정자들의 권력다툼과 국론 분열과 국력 약화, 이 틈을 탄 외적의 침략, 침략을 물리친 뒤 잠시 평화를 누리다가 다시 권력다툼과 외침이 이어지는 같은 역사의 반복이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동아시아 역사의 변두리에 있었던 일본은 섬나라라는 특성상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독립성을 유지했지만, 경제적·문화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이들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국가가 분열되어 혼란스러운 상황이거나 힘을 갖추지 못했을 때는 한국과 중국에 사신단을 보내 이른바 통신사로 불리는 사절단을 보내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지만, 힘이 있을 때는 수시로 한국과 중국을 침략하며 노략질을 일삼았다. 3세기 초 호족연합정권인 야마토 정권이 전국을 통일한 이후에는 정규군을 갖춰 가야, 백제와 결탁해 신라를 침략했고, 통일신라 시대에도 경상·전라·충청·경기 연안 일대에 수시로 해적선단을 보내 해안선을 약탈하거나 조운선, 무역선을 습격했다. 고려시대에는 한반도와 가까운 쓰시마섬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반도 해안에 대한 노략질을 일삼았고, 조선시기에는 15만 대병력으로 한반도 전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기도 했다. 문제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과 과거 한반도를 침략하고 노략질을 일삼았던 가문이 현재 일본의 집권세력에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노략질 일삼던 가문들이... 에도시대부터 일본 정계의 주류를 이루며 한반도와 대륙 침략을 주장했던 조슈번(長州藩) 세력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번주(藩主)인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가 제7군(약 3만 명)을 이끌고 조선 전국토를 유린했던 자들이다. 이들은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고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했던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나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배출했고, 이들 세력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에도 일본 정치계의 주류로 남아 아베 신조(安倍晋三)라는 인물을 배출하고 지금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과 극우 민족주의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도시대부터 동해와 남해, 난세이 제도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적 집단이었던 사쓰마번(薩摩藩) 역시 번주인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이끄는 제4군(약 1만5,000여 명)이 참전하여 경상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칠전량 해전에서 조선수군을 전멸시켰으며, 노량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죽게 만든 자들이었다. 이들은 조슈번과 함께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며 일본제국해군을 건설해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고, 전후에도 일본 정계의 주류 정치세력으로 남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라는 극우 정치인을 배출하고 현재도 극우 민족주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 정계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 정치세력은 과거부터 내부 권력 투쟁을 이어오면서 일본 국내 상황이 정리되고 힘이 축적되면 반드시 한반도와 대륙을 상대로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현재도 과거사 왜곡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열등 민족이자 타도 대상으로, 미국을 ‘핵무기'라는 비인도적인 무기를 일본인에게 사용한 가해자로 선전하고 있다. 현재 미일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역대 그 어느 시절보다 굳건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언제든지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실제로 냉전 시기 ‘120% 한통속’이라는 미·일 밀월관계 속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까지 성장했던 일본은 경제력과 군사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자 미국을 향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은 자신들이 초강대국이 될 것이며, 미국이 첨단 무기를 자랑해도 일본의 전자부품 없이는 빈껍데기라며 초강대국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무역통상법 제301조, 즉, “미국의 눈 밖에 난 국가와는 무역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결과로 일본은 치명타를 입게 되었는데 금융과 제조업의 거품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도쿄 증시는 3분의 1토막이 났고, 금융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0년 전 경제력으로 미국에게 반기를 들었던 일본이 이제는 군사력 카드를 들고 나왔다. 중국 위협론과 자신들의 역할론을 들고 나오며 자위대라는 이름의 족쇄를 서서히 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일본은 원거리 공습이 가능한 고성능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항공모함과 대형 상륙함과 같은 공격무기를 손에 넣었고,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약 47톤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약 8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640kg의 플루토늄을 IAEA에 신고하지 않고 은닉했다가 적발되는 등 미심쩍은 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관문 '핵무장'만 남은 셈 일본이 이처럼 공세적 군사력을 갖추고 대량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용인과 협력 덕분이었다.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은 이제 보통군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군대까지 보유했고, 군사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핵무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핵물질과 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고성능 위성 발사체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몇 주 이내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출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제10조 1항에 따르면, NPT 가입국은 NPT에 가입했더라도 국가 비상사태나 국가이익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UN에 통보하고 NPT를 탈퇴할 수 있다. 즉, 센카쿠에서 중국의 위협,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빌미로 얼마든지 NPT를 탈퇴하고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순간 경제력·핵 능력으로 일본은 미국에 다시 "NO"라고 맞서려 할 것이며, 그때는 미국도 일본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요컨대 미국은 일본 우익의 속셈과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이라는 맹수를 잡기 위해 반성하지 않는 전범국가를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일본에 맞설 강력한 군사력이라도 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허세만 부리며 막대기라도 주워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만에 하나라도 유사시에 무엇으로 대응할지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위정자들에게 물어볼 때가 아닐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우울증 환자 차별에 우는데…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서 ‘낮잠’

    우울증 환자 차별에 우는데…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서 ‘낮잠’

    주부 이모(57)씨는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은 일로 보험에 가입하려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경미한 우울증이었지만 보험사는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며 퇴짜를 놨다. 이씨는 “차라리 우울증 치료를 받지 말 걸 그랬다”고 털어놨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질환실태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중 최근 1년간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14.4%(519만명)나 된다. 국민 7명 가운데 1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상담·치료를 받은 사람은 15.3% 정도다. 미국(39.2%), 호주(34.9%), 뉴질랜드(38.9%) 등 다른 선진국의 정신의료서비스 이용률을 한참 밑돈다. 정신질환의 경중에 상관없이 정신과 진료 병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격증 취득에 제한을 두거나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마음의 병이 있어도 혼자 억누르고 참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제도 개선 요구가 수년간 계속됐지만, 보험사의 보험가입 차별 행태를 막을 법과 제도 정비는 답보 상태다.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정신질환으로 인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축소한 정신건강증진법(정신보건법 개정안)은 국회의 무관심 속에 복지부가 제출한 지 1년 남짓 낮잠을 자고 있다. 물론 이 법이 통과된다고 우울증 환자의 보험 가입이 자유로워지고, 경미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제도적 차별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신보건법은 다른 법률의 참고문헌 격으로, 이 법에서 정의한 모든 기술적 용어들이 다른 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다른 법이 규정한 ‘정신질환자’ 정의를 수정할 여지가 생기고, 우울증 환자 등에 대한 차별을 개선할 제도적 장치 마련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29일 “정신질환 관련 표현을 사용한 현행 법률은 130여개에 이른다”며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신질환자를 정의한 다른 법률의 내용도 개정되도록 관련 부처에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신질환자의 보험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법은 상법 제732조다. 상법 제732조는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3자가 의사 능력이 없는 정신질환자를 생명보험에 가입시킨 뒤 보험금을 가로채는 등의 보험범죄를 막기 위한 법이지만, 보험사들은 ‘심신박약자’의 범주에 경미한 정신질환자까지 포함시켜 생명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법적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2005년 경북 칠곡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장애인 4명이 사고 발생 전 정신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당해 사후 보상을 받을 수 없었던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국가인권위원회가 제732조 삭제를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2005년 6월, 2008년 11월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어렵게 하는 상법 제732조를 폐지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통과는 번번이 무산됐다. 법률사무소 히포크라의 박호균 변호사는 “심신박약자의 범위를 어느 정도의 정신질환으로 볼 것이냐가 명확하지 않아 보험사 등이 악용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서울신문의 유권해석 요청에 “상법 제732조의 단서는 심신박약자라도 계약 체결 시에 의사능력이 있으면 일정한 경우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심신박약자라도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관련법상으로는 우울증 환자가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보험사들도 우울증 등 경미한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법적 명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신질환이나 우울증을 앓고 있다 해서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고,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상법 제732조가 있기는 한데, 심신박약자의 범위를 놓고 논란이 많아 명확한 규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는 보험금을 가져갈 확률이 높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약 체결을 안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법 제97조는 보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장애인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신체적 장애 외에 정신적 장애까지 ‘차별해서는 안 될 장애’로 본다. 따라서 보험사들의 계약 거부는 보험업법에도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정신질환 차별개선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을 연구한 단국대 산학협력단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현행 법률에 정신질환 관련 표현이 너무 많고, 정리가 돼 있지 않아 이런 혼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처럼 경증 정신질환까지 법적 ‘정신질환자’ 범위에 포함한 나라는 영국 정도이며, 호주나 일본 등은 중증 질환자만 정신질환자로 규정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전범국의 ‘족쇄’를 풀어주다...한반도 앞날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전범국의 ‘족쇄’를 풀어주다...한반도 앞날은?

    일본의 끔찍한 전쟁 범죄 사실은 부인한 채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는 위선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그의 이번 방미 기간 중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 기간 중 논의된 여러 가지 의제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은 27일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에서 합의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이었다. 합의문은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 한 장의 합의가 차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가져올 후폭풍은 가히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합의 이번에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냉전 시기 북해도 지역에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던 일본의 필요에 의해 책정된 정부 간 합의이다. 이 합의에는 일본이 타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군과 자위대가 정보·작전·군수 등 분야에서 각각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정부 대 정부의 합의문으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이 지침은 1978년 처음 만들어질 당시만 하더라도 철저하게 일본 영토와 영해, 영공 방위를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일본은 패전국이었기 때문에 헌법 제9조에 따라 정규군을 보유할 수 없었고, 자위대는 이름 그대로 자국의 치안과 영토 보호를 위해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자위대의 성격과 작전 영역을 명시함으로써 일본의 공세적 무기 획득과 군비증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일본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방위청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제창한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오랫동안 고수해 오고 있었지만, 냉전 붕괴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1차 북핵위기로 홍역을 치른 이후인 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에서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공세적 무기 확보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한 것이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위한 변화는 미국의 세력 약화와 중국의 부상, 극우 성향의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선 이후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부 재정위기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위협론을 부채질했고, 미국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을 잡아두고 있던 끈을 서서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우선, 일본이 주장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했다. 일반적으로 자위권이란 국가 주권과 이익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권리를 말하는데, ‘집단적 자위권’이란 지켜야 할 주권과 이익에 자국뿐만 아니라 동맹 또는 우방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불량배에게 맞을 위기에 있으면 친구가 와서 함께 싸워주고, 반대로 친구가 불량배에게 당할 위기에 처하면 자신도 나서서 친구와 함께 불량배와 싸워 준다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바르샤바조약기구(WTO) 등 집단안보체제, 또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체결한 동맹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같은 집단안보체제에 가입한 국가가 정상국가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럴 자격이 없는 전쟁범죄국가일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전쟁범죄국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대신, 일본 영토와 영공, 영해에서 방어적 목적으로만 운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무력인 ‘자위대’만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에서 군대의 보유와 국가의 교전권 포기를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이 헌법 개헌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국내외의 반대로 개헌이 어려워지자 헌법 해석 변경과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개념 도입을 통해 자위대를 교전권을 가진 정식 군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교전권이란 국가 간 분쟁을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적국과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는 교전권이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파트너 국가가 미국이라면 이론적으로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맺거나 우방 관계에 있지 않은 거의 모든 국가와 전쟁을 할 수 있는 교전권을 손에 쥐게 된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병' 날개? 또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일본은 굳이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아니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이 작전에 투입될 경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자위대가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유사시 형식상 최고사령부가 되는 UN군사령부는 일본에 7개의 후방기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기지들은 모두 미군과 자위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지다.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이, 사세보 해군기지는 제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2호위대군이 함께 쓰고 있고, 캠프 자마에는 주일미육군 제500군사정보여단과 지원부대가 일본판 특전사라 할 수 있는 중앙즉응집단사령부와 함께 입주해 있다.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공군기지는 항공자위대 방공지휘소가,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사용하는 가데나 기지와 후텐마 기지, 화이트비치 기지 등에도 모두 자위대 지원부대가 함께 입주해 있거나 유사시 기지에 전개되는 전력의 작전을 지원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한반도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에 자위대가 엮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인해 자위대는 날개를 달게 됐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논리에 따라 한반도에서 작전하는 미군의 후방지원 수준을 넘어서, 필요에 따라 미군과 함께 북한에 대한 공세적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앵무새처럼 “우리 동의없이 한반도전쟁 개입 못해” 우리 정부는 즉각 “일본의 사전요청과 우리의 동의 없이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전 초기 북한은 한·미 연합군을 향해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가할 것이고, 새로 개정된 지침에 따라 자위대는 해상에서 이 미사일 요격을 시도할 의무가 있다. 미군의 작전을 후방에서 지원해야 하는 일본은 일본 인근 해역이나 괌 인근에서 들어오는 사전배치전단은 물론 미 본토와 하와이 등지에서 병력과 장비를 싣고 들어오는 미 수송선단에 대한 보호 작전도 ‘후방 지원’ 개념에서 수행해야 한다. 기동함대 등 선단 호위를 위한 해군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가 미 수송선단에 대한 호송 지원을 제공하지 못해 미 해군 수송선단이 한반도 해역 진입에 난색을 표하고, 연합사령부가 신속한 물자 하역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위해 자위대가 한반도 영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즉, 우리 정부는 평시에는 “우리 동의 없이 자위대가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전시가 되어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빠진 상황이라면 명분 보다는 생존이 우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묵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자위대의 해외 군사작전 허용은 곧 일본에 채워져 있던 전범국이라는 족쇄가 서서히 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일본의 족쇄를 풀어줌으로써 심각한 골칫거리인 북한과 잠재적 적국인 중국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손 안 대고 코 푸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겠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갈 수 없을 것이다. -미일동맹 격상은 미국의 자충수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dward H. Carr)는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중국은 군웅할거(群雄割據)가 지속되다가 통일되고, 통일되어 전성기를 잠시 누리다가 부정부패와 반란, 외적의 침입 등으로 망하고 흥하고를 수 없이 반복했고, 우리나라 역시 비록 왕조 교체는 중국보다 적었다고는 하지만 위정자들의 권력다툼과 국론 분열과 국력 약화, 이 틈을 탄 외적의 침략, 침략을 물리친 뒤 잠시 평화를 누리다가 다시 권력다툼과 외침이 이어지는 같은 역사의 반복이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동아시아 역사의 변두리에 있었던 일본은 섬나라라는 특성상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독립성을 유지했지만, 경제적·문화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이들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국가가 분열되어 혼란스러운 상황이거나 힘을 갖추지 못했을 때는 한국과 중국에 사신단을 보내 이른바 통신사로 불리는 사절단을 보내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지만, 힘이 있을 때는 수시로 한국과 중국을 침략하며 노략질을 일삼았다. 3세기 초 호족연합정권인 야마토 정권이 전국을 통일한 이후에는 정규군을 갖춰 가야, 백제와 결탁해 신라를 침략했고, 통일신라 시대에도 경상·전라·충청·경기 연안 일대에 수시로 해적선단을 보내 해안선을 약탈하거나 조운선, 무역선을 습격했다. 고려시대에는 한반도와 가까운 쓰시마섬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반도 해안에 대한 노략질을 일삼았고, 조선시기에는 15만 대병력으로 한반도 전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기도 했다. 문제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과 과거 한반도를 침략하고 노략질을 일삼았던 가문이 현재 일본의 집권세력에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노략질 일삼던 가문들이... 에도시대부터 일본 정계의 주류를 이루며 한반도와 대륙 침략을 주장했던 조슈번(長州藩) 세력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번주(藩主)인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가 제7군(약 3만 명)을 이끌고 조선 전국토를 유린했던 자들이다. 이들은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고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했던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나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배출했고, 이들 세력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에도 일본 정치계의 주류로 남아 아베 신조(安倍晋三)라는 인물을 배출하고 지금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과 극우 민족주의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도시대부터 동해와 남해, 난세이 제도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적 집단이었던 사쓰마번(薩摩藩) 역시 번주인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이끄는 제4군(약 1만5,000여 명)이 참전하여 경상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칠전량 해전에서 조선수군을 전멸시켰으며, 노량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죽게 만든 자들이었다. 이들은 조슈번과 함께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며 일본제국해군을 건설해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고, 전후에도 일본 정계의 주류 정치세력으로 남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라는 극우 정치인을 배출하고 현재도 극우 민족주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 정계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 정치세력은 과거부터 내부 권력 투쟁을 이어오면서 일본 국내 상황이 정리되고 힘이 축적되면 반드시 한반도와 대륙을 상대로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현재도 과거사 왜곡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열등 민족이자 타도 대상으로, 미국을 ‘핵무기'라는 비인도적인 무기를 일본인에게 사용한 가해자로 선전하고 있다. 현재 미일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역대 그 어느 시절보다 굳건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언제든지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실제로 냉전 시기 ‘120% 한통속’이라는 미·일 밀월관계 속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까지 성장했던 일본은 경제력과 군사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자 미국을 향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은 자신들이 초강대국이 될 것이며, 미국이 첨단 무기를 자랑해도 일본의 전자부품 없이는 빈껍데기라며 초강대국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무역통상법 제301조, 즉, “미국의 눈 밖에 난 국가와는 무역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결과로 일본은 치명타를 입게 되었는데 금융과 제조업의 거품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도쿄 증시는 3분의 1토막이 났고, 금융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0년 전 경제력으로 미국에게 반기를 들었던 일본이 이제는 군사력 카드를 들고 나왔다. 중국 위협론과 자신들의 역할론을 들고 나오며 자위대라는 이름의 족쇄를 서서히 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일본은 원거리 공습이 가능한 고성능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항공모함과 대형 상륙함과 같은 공격무기를 손에 넣었고,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약 47톤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약 8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640kg의 플루토늄을 IAEA에 신고하지 않고 은닉했다가 적발되는 등 미심쩍은 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관문 '핵무장'만 남은 셈 일본이 이처럼 공세적 군사력을 갖추고 대량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용인과 협력 덕분이었다.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은 이제 보통군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군대까지 보유했고, 군사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핵무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핵물질과 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고성능 위성 발사체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몇 주 이내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출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제10조 1항에 따르면, NPT 가입국은 NPT에 가입했더라도 국가 비상사태나 국가이익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UN에 통보하고 NPT를 탈퇴할 수 있다. 즉, 센카쿠에서 중국의 위협,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빌미로 얼마든지 NPT를 탈퇴하고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순간 경제력·핵 능력으로 일본은 미국에 다시 "NO"라고 맞서려 할 것이며, 그때는 미국도 일본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요컨대 미국은 일본 우익의 속셈과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이라는 맹수를 잡기 위해 반성하지 않는 전범국가를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일본에 맞설 강력한 군사력이라도 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허세만 부리며 막대기라도 주워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만에 하나라도 유사시에 무엇으로 대응할지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위정자들에게 물어볼 때가 아닐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막스 베버는

    막스 베버(1864~1920)는 19세기 후반 서구 사회과학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고 오늘날까지 철학 및 사회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상가다. 그는 정치, 경제, 사회, 역사, 종교 등 학문과 문화 일반에 대해 박식하면서도 조예가 깊었다. 독일의 전형적인 부르주아 정치가였던 아버지 아래에서 자란 베버는 8세에 왕립 김나지움에 진학해 역사와 철학서적, 문학 작품을 탐독했다.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제1전공으로 법학을 선택해 수학했지만 경제학, 역사, 철학, 신학 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1889년 베를린대학에서 ‘중세 상업 사회의 역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1891년에는 ‘국가 공법 및 사법의 의미에서 본 로마 농업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으로 그는 1892년 베를린대학에서 상법 및 로마법의 강사가 되었고 이후 본격적인 교수생활을 시작했다. 베버는 1893년 가을 사촌 누나의 딸인 마리안네와 결혼했는데, 그녀 역시 학자로 27년 동안 잠시도 베버의 곁을 떠나지 않은 평생의 동반자였다. 마리안네는 베버 사후 베버의 동료 및 제자들과 함께 그의 유고 정리를 하고, 그의 저작집을 편찬했다. 또 방대한 전기인 ‘막스 베버의 생애’를 저술해 1926년에 내놓기도 했다. 베버는 모교인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있던 1897년 심각한 신경질환이 발병했다. 결국 1903년 교수직을 사임한 베버는 건강이 호전된 뒤 ‘사회과학 및 사회정책적 인식의 객관성’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문화과학의 논리에 있어서의 비판적 연구’ ‘세계 종교의 경제윤리 문제’ 등의 학술 논문을 열정적으로 펴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50세였던 베버는 자원 입대해 하이델베르크의 야전 병원에서 근무하기도 했지만, 곧 돌아와 빌헬름 2세의 전쟁 방침에 반대하는 투쟁을 하기도 했다. 패전 뒤 베버는 1918년부터 빈대학과 뮌헨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다 1920년 봄부터 건강이 다시 악화됐다. 그해 여름 5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M&A 때 소액주주 주식매수 기간 1년으로 늘 듯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기업이 사업 재편을 위해 인수·합병(M&A)을 할 때 소액주주가 주식 매입을 요청할 경우 사 줘야 하는 기간이 1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도 합병, 주식교환, 회사분할 등을 할 수 있는 약식 사업재편제도의 요건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이런 내용의 ‘사업재편지원특별법’(원샷법) 초안을 다음달 발표하고 6월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M&A 등 사업 재편과 관련해 상법, 세법, 공정거래법 등에 복잡하게 규정된 절차나 규제를 단일 특별법으로 묶어 한 번에 해결한다는 취지다. 우선 M&A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기업이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1년 정도로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소액주주의 권리보호 장치이지만 사업 재편에 걸림돌이 된다는 재계의 건의가 많았다. 소액주주들이 주식을 비싸게 사 달라고 하면 M&A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현재 최장 120일인 기업결합심사를 절반 정도로 줄여 주는 방안과 사업 재편 기간에 적대적 M&A 시도 방지, 수도권 토지 매입 시 중과세 배제 등도 검토하고 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인사]

    ■국무조정실 ◇국장급 파견△4·16세월호참사피해자지원 및 희생자추모사업 지원단장 안세경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 조봉환△정보화담당관 이인옥△계약제도과장 이호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법무과장 신정훈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백규석△환경정책실장 이정섭 ■해양수산부 △수산정책관 서장우△어업자원정책관 방태진△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 정선문 홍종해△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장 김경희 ■공정거래위원회 ◇부이사관 승진△기획재정담당관 고병희 ■관세청 ◇고위공무원 승진△통관지원국장 성태곤◇과장급 전보△평택세관장 김용태 ■금융결제원 ◇본부장(부장급)△정보보호본부 조화건◇부서장△금융결제연구소 정길용△전자금융부 김인△지로업무부 김충진◇부서소속실장△OTP업무실 안순용◇팀장△전자인증부 강우진 김용준 ■한국철도시설공단 △안전품질실장 권오혁△건설본부 고속철도처장 정천덕△강원본부 건설기술처장 김용두 ■한국경제신문 ◇지역본부장 겸 취재본부장△수도권 김인완△영남 김태현 ■한양대 △LINC사업단장 김회율△보건대학원장 노영석 ■한양대의료원 △대외협력실 부실장 조희윤 ■IBK투자증권 △채권영업담당 김병훈 ■메리츠종금증권 ◇신규 <상무보>△투자금융사업본부 이성동
  • 대법 “긴급조치 발령 자체는 불법 아니다” 첫 판결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긴급조치 발령 자체를 국가배상법상 불법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긴급조치가 사후적으로 위헌으로 결정됐더라도 당시 긴급조치권을 행사했던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이 아닌 민사상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6일 최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최씨에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 최씨는 1978년 서울대 재학 중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영장 없이 20여일간 구금됐다. 최씨는 대통령과 공무원의 불법 행위로 고통을 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최씨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은 “긴급조치 9호의 내용은 유신헌법에 의하더라도 명백히 위헌”이라며 최씨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라며 “대통령은 국민 전체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개개인의 권리에 법적 의무를 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법리에 충실하게 심리하고 판단한 하급심 판결을 대법관들이 보수적인 신념에 따라 뒤집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일동제약 주주총회 “녹십자 경영권 참여 무산” 대체 왜?

    일동제약 주주총회 “녹십자 경영권 참여 무산” 대체 왜?

    일동제약 주주총회 일동제약 주주총회 “녹십자 경영권 참여 무산” 대체 왜? 녹십자가 추천한 인사의 일동제약 이사회 진입 시도가 불발됐다. 일동제약은 20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에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을 재선임하고, 사외이사에 서창록 고려대 교수, 감사에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를 각각 선임했다. 모두 일동제약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들이다. 2대 주주(지분율 29.36%)인 녹십자가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허재회 전 녹십자 사장은 일동제약측 후보의 선임안건이 먼저 원안 가결돼 자연스럽게 폐기됐으며, 감사 후보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 선임안건은 일동제약이 과반 이상의 반대의결권을 확보해 표결 없이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89.2%가 출석했으며, 이 가운데 일동제약 측이 가결 요건인 과반 이상의 우호 의결권을 사전에 확보했다.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은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해줬다”면서 “일동제약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전략을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진행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또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상생과 신뢰를 위해 많은 대화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로써 지난 2월 녹십자의 주주제안으로 재점화된 양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다만 녹십자가 투자회사의 경영 건전성을 위한 주주로서의 적법한 권리 행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경영권 이슈가 불거질 여지가 있다. 또 녹십자의 주주제안에 대해 일동제약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사의 관계가 악화돼 불확실성도 커진 측면도 있다. 이날 주총에서 녹십자측 참석 인사는 “국내 제약산업 환경은 국내 영업으로는 한계가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각자의 장점을 가진 회사들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이라며 “녹십자가 법적인 권리인 주주제안을 행사했는데 일동제약 직원들이 녹십자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며 개인에 대한 공격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편 녹십자는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녹십자는 이번 일동제약 주총에서 상법으로 정해진 주주의 권리를 행사했다”면서 “이번 의결 결과는 주주 다수의 의견이므로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이어 “앞으로도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2대 주주로서 경영 건전성 극대화를 위한 권리 행사에 지속적으로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네 살릴 ‘착한 기업’ 어디 없나요

    강북구는 지역 주민이 필요로 하는 일과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마을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해 ‘2015년도 서울시 마을기업 사업비 지원’ 참여 기업을 오는 20일까지 모집한다고 16일 밝혔다. 마을기업은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5인 이상의 주민이 출자한 기업을 말한다. 마을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 발전, 마을공동체 활성화, 안정적인 소득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이다. 신청 자격은 구에 거주지가 있거나 구에 소재한 직장을 다니는 주민이 최소 5인 이상 출자한 기업이어야 하며 6인 이상 출자한 기업의 경우 구 주민의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한다. 조직 형태는 민법에 따른 법인, 상법에 따른 회사,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른 협동조합 등이어야 한다. 또 법인이 아닌 경우에도 마을기업을 신청할 수 있으나 약정 체결 전까지 법인 설립을 완료해야 한다. 마을기업 지원의 지정 여부는 강북구 심사, 서울시 심사를 거쳐 행정자치부에서 실시하는 현장 실사 후 최종 결정된다. 선정된 마을기업은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총사업비(보조금+자부담)의 10% 이상은 마을기업이 공동출자해 부담해야 한다. 신청을 원하는 기업은 시 사회적 경제 홈페이지(se.seoul.go.kr)에 등록하고 마을기업당 5명 이상이 24시간의 사전 교육을 마쳐야 한다. 교육은 입문·기본·심화과정, 팀·주민워크숍 등이다. 이 교육을 이수하면 신청서, 사업계획서, 출자자 명단 등을 작성해 구 일자리지원과로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항공사에 맡긴 짐가방 파손땐 배상받게 된다

    서울에 사는 정모씨는 지난해 4월 일본 여행을 갔다가 첫 출발부터 김이 샜다. 제주항공을 이용해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뒤 맡긴 가방을 찾았지만 모서리와 바퀴, 몸체 부위 곳곳이 파손됐다. 정씨는 즉각 제주항공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제주항공 측은 소비자 부주의에 따른 파손이므로 배상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앞으로는 정씨와 같은 피해 사례도 항공사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항공사에 맡긴 가방(캐리어)의 손잡이, 바퀴 등의 파손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제주항공 약관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지난 9일부터 시정된 약관을 적용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법과 몬트리올협약(항공운송에 관한 국제협약)에 따르면 항공사의 관리 기간에 발생한 위탁 수하물 파손에 대해서는 법이 정한 일부 면책 사유를 빼고는 항공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이를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소비자의 수하물 관련 불만은 적지 않았다. 항공 분야의 소비자 피해 상담건수 중 위약금과 운송 지연에 이어 세 번째였다. 다만 정상적인 수하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경미한 흠집이나 마모에 대해서는 항공사의 책임이 없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KT&G] 가장 성공한 민영화 기업 평가 … 공격 경영으로 해외시장 장악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KT&G] 가장 성공한 민영화 기업 평가 … 공격 경영으로 해외시장 장악

    KT&G를 말할 때 ‘가장 성공한 민영화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002년 말 공기업인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민영화한 기업인 KT&G는 민영화 이후 적극적인 기업 인수로 기존의 담배, 인삼을 넘어 제약과 화장품, 부동산업까지 다양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주력 사업인 담배와 홍삼은 해외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공기업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민영화 이후 공격적인 경영이 가능했기에 이뤄 낸 성과인 셈이다. KT&G의 모태는 1899년 대한제국 궁내성 내장원 삼정과다. 이후 1948년 재무부 전매국, 1952년 전매청으로 개편됐고 1987년 한국전매공사가 창립됐다. 이때까지 국내 담배시장에서 제조·판매 독점권을 행사했다. 담배시장이 개방된 이듬해인 1989년 한국담배인삼공사로 바뀌었다. 공사는 1997년 공기업 경영구조 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에 의해 상법상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KT&G의 민영화 작업은 1993년 10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공기업 경영쇄신 방안 수립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1998년 7월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계획이 발표되면서 KT&G의 민영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어 1999년 KGC인삼공사가 자회사로 만들어졌다. 같은 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상장했고 2001년 7월 담배사업법이 개정, 시행됐다. 잎담배 전량수매제도와 담배제조독점권은 폐지되고 제조 허가제가 도입됐다. 이어 해외증권 발행과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2002년 12월 임시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사명을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KT&G로 바꾸면서 법률상 완전한 민영기업으로 전환했다. 기업명인 KT&G는 한국담배인삼공사(Korea Tabacco&Ginseng)의 약자라고 아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는 ‘한국의 내일과 세계’(Korea Tomorrow&Global)라는 의미다. 자회사인 KGC인삼공사는 ‘공사’라는 이름 때문에 공기업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민영화 이전 한국담배인삼공사가 1999년 인삼사업부를 분리해 세운 100% 자회사다. 여전히 공사라는 이름이 붙는 것에 대해 인삼공사는 “홍삼의 해외 수출 부분이 큰데 회사 이름이 바뀌게 되면 정통 고려삼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릴 수 있어 이름만 공사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영화 이후 KT&G의 성과는 꽤 눈부시다. KT&G의 매출액은 2002년 2조 306억원에서 2014년 4조 1129억원으로 102.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863억원에서 1조 1719억원으로 99.9% 뛰었다. KT&G의 시가총액은 민영화 이전 3조원에서 현재 약 11조원으로 4배 가까이 성장했다. KT&G의 성장에는 공격적인 기업 인수가 한몫했다. 2004년 영진약품공업을 사들인 데 이어 2011년 소망화장품을 인수해 제약 및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담배 기업인 트리삭티사(社)도 인수했다. 성과를 내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2010년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이 50%대로 떨어지자 노동조합은 임직원의 10%가량을 감축하는 데 합의했다. 임직원 수는 공사 창립 당시인 1987년 1만 3082명에서 민영화 당시인 2002년 4768명, 2014년 현재 4077명으로 크게 줄었다. 민간기업식 경영전략은 담배 제품 제조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대기업에서 적용하던 브랜드 매니저 시스템을 도입했다. 필립모리스 하면 말버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하면 던힐 같은 유명 담배가 떠오르는 반면 과거 KT&G만의 뚜렷한 브랜드가 없어 나온 대책이었다. 브랜드 매니저를 도입해 각 담배의 브랜드 고유 특성을 살리고 마케팅에 집중한 결과 에쎄와 보헴 같은 KT&G만의 브랜드가 구축될 수 있었다. 또 2000년에 출시된 담배 ‘타임’을 시작으로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했다. 덕분에 국내 시장점유율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77.3%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은 2008년 66.1%, 2009년 62.3%로 점차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브랜드 구축 작업과 R&D 과정을 거치면서 2011년 59.6%, 2012년 62%, 2013년 61.7%, 2014년 62.3%로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억울한 옥살이’ 故김근태 유족, 국가 보상금 2억여원 받는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유족이 뒤늦게 국가로부터 2억여원의 형사보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허부열)는 11일 김 전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자녀들이 제기한 형사보상 신청에 대해 “국가는 2억 1486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고문이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으로 1031일간 구금당했고 기록에 나타난 구금 종류와 기간, 구금 기간 중 입은 신체손상과 정신적인 고통 등을 종합해 보면 형사보상법이 정한 범위 내 최대금액인 하루 20만 84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김 전 고문은 1985년 국가보안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이듬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에 자격정지 5년형이 확정됐다. 김 전 고문이 2011년 12월 별세한 뒤 인 의원이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해 6월 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면소를 확정 판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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