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농업인제도 겉돈다
미래를 이끌어갈 농업인 육성을 목표로 추진중인 후계농업인(옛 농업인 후계자) 제도가 겉돌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81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내 22개 시·군에서선발된 후계농업인 1만7,950명(여성 1,541명)중 21%인 3,794명이 중도에 탈락했다.
탈락 원인은 이사 1,435명(37.8%),포기(이탈) 998명(26.3%),전업 814명(21.5%),사망 199명(5.2%) 순으로 집계됐다.
탈락자는 90년 이전만 해도 연간 8∼25명에 그쳤으나 98년515명,99년 304명,지난해 343명 등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농촌을 등지는 이유는 수입 농산물이 국내 시장을잠식함에 따라 값이 폭락하고 판로가 막히는데다 기름값 인상 등으로 영농비 부담이 느는 등 영농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촌 인력이 고령화되면서 후계농업인 지정 대상자인 40세 미만의 인력이 부족,신규 지정자가 줄고 있는 형편이다.
또 후계영농인들은 초기 시설자금도 부족한데다 추가 운영자금을 지원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후계농업인은 신규 후계농업인과 보리나 벼 농사만을 짓겠다는취농창업 후계농업인 2종류다.
1인당 지원은 신규 3,000만∼5,000만원이고 취농창업 2,000만∼6,000만원이다.연리 5%에 5년거치 10년 상환조건이다.올해 전남도는 신규 후계농업인 495명,취농창업 농업인 78명등 573명에게 193억3,600만원을 지원한다.1인당 평균 3,400만여원이다.
하지만 지원한도액 모두로 논 농사(800여평)를 지어봐야 200여만원이 손에 떨어진다.
이 때문에 지원대상 범위를 확대,경작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도가 지난해 후계농업인 1,000명(여성 91명)을 대상으로 한설문조사에서도 영농 현실이 잘 나타나 있다.
조사결과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큰 애로점으로 판로와 가격불안정(53%)이 손꼽혔다.
따라서 농업인들이 농촌에 정착토록 유도하려면 ▲수입 농산물 원산지 표시강화 ▲대체작목 개발 ▲농업재해 보상법확대 ▲생활환경과 복지시설 확충 ▲학군제 폐지 등을 들었다.
전남도는 지난해 농림부에 후계농업인 지원 한도를 1인당 8,000만원으로 높이고 연리 5%를 3%로 내려주도록 촉구했다.후계농업인들도 “금융기관에서 보증인 1명 기준으로 1,500만원을 빌려주는데 3,000만원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계농업인들로 구성된 농업경영인 전남도연합회 김상곤(金相坤·40) 사무처장은 “무작정 후계농업인 수를 늘리기보다는 소수 정예화로 가야 한다”며 “자치단체장들이 선심성사업으로 후계농업인 수를 늘리는 등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차단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