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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간 생선회 논문만 31편 부경대 조영제 교수

    10년간 생선회 논문만 31편 부경대 조영제 교수

    “갓 잡은 활어회와 저온에서 숙성시킨 생선회 중 어느 것이 육질이 더 쫄깃합니까?”(횟집 창업을 준비 중인 50대),“비올 때 생선회를 먹어도 됩니까?”(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40대 횟집 여주인)“저온에서 숙성시킨 생선회(일명 싱싱회)가 육질이 더 단단해서 씹히는 맛이 좋습니다. 비올 때 생선회를 먹어도 됩니다.”(부경대 수산과학대학 식품공학과 조영제 교수)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와중인 5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부경대 수산과학대학관 생선회 전문가 과정 강의실. 무스를 바른 20대 청년과 머리가 희끗희끗한 40∼50대 중년층, 횟집 여주인 등 40여명의 수강생들은 조 교수의 입이 열릴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진지한 모습으로 수업을 경청했다. 조 교수가 생선회와 관련된 잘못된 상식을 하나하나 집어나가자 수강생들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화답한다. ●평생교육원서 ‘회전문가 과정´ 강의 세 시간의 강의가 끝날 때쯤 되자 조 교수는 “생선회에 대해 왜곡된 부분이 적지 않다. 여러분들이 이같이 잘못 알려진 상식을 바로잡고 생선회 식문화의 첨병이 돼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생선회 식(食)문화’ 확립에 앞장서고 있는 조 교수는 ‘생선회 박사’로 더욱 유명하다. 얼마 전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방학에 들어간 캠퍼스이지만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매일 연구실에 나오고 있다.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선회 전문가 과정’이 며칠 전에 개강돼 강의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자연산 활어와 양식 활어를 수족관에 넣어 놓았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연구하다 보니 자리를 비울 수가 없습니다.” 올바른 생선회 식문화 보급을 위해 5년 전인 지난 2000년 개설된 생선회 전문가 과정은 생선회 관련 업종 종사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수료생만도 500명이 넘는다.‘생선회 전문가 과정’은 부산지역의 웬만한 횟집 및 일식집의 사장과 주방장들은 다 거쳐갔다. 부산을 비롯, 울산, 경남, 대구는 물론 멀리 대전과 강원 등지에서도 강의를 들으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어·고등어는 두껍게 복어·넙치는 얇게 조 교수는 생선회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에서부터 생선회의 물리적·화학적 특성, 생선회의 맛 향상법 등 요리사들이 꼭 알아야 할 실무용 이론과생선 육질에 따라 써는 방법을 달리하는 기술적인 분야 등에 대해 강의를 한다. 그는 “육질이 부드러운 방어·고등어 등의 고기는 두껍게 썰고, 복어나 넙치처럼 육질이 단단한 생선은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썰어야 제맛이 난다.”고 귀띔했다. 경남 진영에서 태어난 조 교수는 초등학교 때 꽤나 공부를 잘한 학생이었다. 그는 마산의 명문인 마산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수산대학(현 부경대)을 선택하게 된다. 국립인 수산대학은 학비가 비교적 저렴할 뿐 아니라 당시 원양어업 등 수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수재들의 지원이 잇따르는 등 인기가 매우 높았다. 전공으로 식품공학을 선택한 조 교수는 모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일본 홋카이도대학으로 유학,1985년 생선회의 근육단백질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에 돌아와 모교 강단에 섰다. 원래 수산가공식품 분야의 연구를 하던 그는 생선회에 대한 국내 연구가 거의 없는 것을 보고 본격적으로 생선회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1990년 저온 숙성한 생선회의 육질이 더 쫄깃하고 맛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갓 잡아서 회를 쳤을 때보다 잡은 후 5∼10시간 뒤가 가장 쫄깃하고 섭씨 0∼5도에서 저온 저장하면 육질이 더 좋아졌다는 것. 또 영하 12도 용액에 생선을 담가두면 비브리오 패혈증균 등 살균은 물론 육질도 향상되는 점 등도 밝혀냈다. 이같은 결과가 매스컴에 보도되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10여년 뒤 그는 생선회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권위자로 우뚝 서게 된다. 그동안 생선회와 관련한 연구 논문이 31편에 달한다. 또 박사 3명과 석사 8명이 조 교수의 지도 아래 생선회 관련 학위를 받았다. 교수는 이후 ‘즉살(卽殺) 활어의 저온저장에 의한 육질향상’ ‘전기자극을 이용한 생선회 육질향상’ ‘냉각해수를 이용한 활어의 대량수송법’ ‘생선회 육질향상기’ 등의 기술을 개발, 모두 특허를 취득했다. 그는 생선회 육질 연구에 그치지 않고 생선회를 잡아 저온 저장해 일정한 시간 뒤에 먹는 선어회를 순수 우리말인 ‘싱싱회’로 이름 짓고 싱싱회 보급 운동에 나서고 있다. 그는 “활어회와 비교할 때 싱싱회가 육질의 단단함이 뛰어나며, 혀로 느끼는 맛도 10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2003년 1월에는 올바른 생선회 문화 보급을 위해 사단법인 한국생선회협회를 설립했다. 생선회협회에는 이 대학 연구과정을 수료한 횟집 주인들이 참여하고 있고 그는 초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외식산업의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생선회이지만 변변한 정규 교육기관 하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우리말 용어 보급·표준화 작업 조 교수는 또 일본어가 판을 치는 생선 용어에 대한 정리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생선회 관련 일본말 16개를 우리 말로 고친 포스터 3000장을 만들어 부산과 경남지역 횟집 등에 배포했으며, 생선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3군 법정전염병에서 제외시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육류는 1인분이 g단위로 계량화돼 있지만 생선회는 그렇지 않다.”면서 “생선회 1인분과 양념장 등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표준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생선회의 식문화 발전 등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4월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저서로는 ‘생선회 100배 즐기기’ ‘생선회가 웰빙이다’ 등이 있다. 조 교수는 “일본이 초밥을 세계화시키고 있는 것처럼 우리 생선회도 국제화 및 브랜드화해서 세계 각국에 널리 보급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8) 전남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8) 전남대학교

    전남대 법대가 지난해 ‘전남대학교 법과대학 50년사’를 발간했다. 그만큼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그런 전남대 법대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로스쿨을 도입하는 데 있어 2∼3가지 법 영역을 특성화해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전남지역 최고의 법과대학이라는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남대 법대는 50년이 넘는 법학교육의 노하우와 100여명 이상의 법조인을 배출해 낸 저력을 특성화 로스쿨을 도입하는 데 발휘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여느 젊은 법대 못지 않은 적극성이다. ●탄탄한 실무 교수진 전남대 법대가 전통을 내세우는 법대답지 않게 발빠른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교수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확보된 22명의 교수진 가운데 이미 5명이 실무 교수진이다. 이들 실무 교수진은 많게는 20년 이상 현직에서 실무를 쌓은 베테랑들로 학교측에서도 교수진의 수준을 자신할 정도다. 박홍래 교수는 인천지검, 광주지검, 목포지청 등을 거친 검사 출신으로 미국 워싱턴주립대학에서 로스쿨 방문교수까지 지냈다. 문형섭 교수는 22년의 검사경력을 자랑한다. 순천지청 부장검사, 광주지검 목포지청장, 광주지검 형사1부장검사,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2부장검사 등을 지낸 문 교수는 형법 강의를 맡고 있다. 박휴상 교수 역시 검사경력 19년을 자랑한다. 박 교수는 특히 지난 1984년 상법개정 실무작업에 참여한 경험을 살려 상법과 증권거래법을 담당하고 있다. 김동호 교수는 판사출신이다.10년간 마산지법, 부산고법 등에서 판사로 재직한 김 교수는 이후 13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또 영산대학에서 법률교육연구원장까지 맡은 경력이 있어 교육과 실무를 아우르는 적임자로 꼽힌다. 역시 판사 출신인 나현 교수는 인천시 고문변호사로도 활동했다. 학교측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50명까지 교수진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병석 교수는 “오는 가을 학기에도 교수진을 7명 더 충원할 계획”이라면서 “법영역을 세분화해 사회복지, 의료보건, 중국법, 세법 분야의 전문가를 공개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 등 특화 전남대 법대에서 교수진을 충원하면서도 영역별 전문가를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영역별 특성화를 위해서다. 법대측은 동아시아법 분야, 인권복지 분야, 보건의료법 분야 등을 특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송오식 교수는 “인권복지 분야는 예향, 의향의 도시로 유명한 전남의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고, 또 광주전남이 전국에서 가장 고령화된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에 보건의료쪽도 특성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색을 살려 특성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이어 “보건의료법은 이미 대학원 과정에 과목이 개설돼 있고, 전남대 의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대측은 특성화를 꾀한다고 해서 해당 과목 전문가만 집중 양성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법대측은 “로스쿨 3년은 비교적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법이론을 충실히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특성화 과목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겠다는 취지”라면서 “특성화 과목은 법조인이 된 후 전문화를 꾀할 때 재교육 과정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칫 특성화에 치우쳐 기본적인 법이론을 소홀히 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500평 규모의 전용건물 신축 전남대 법대는 오랜 전통에 걸맞게 인프라 역시 탄탄하다. 이미 법학 전용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2만여권에 달하는 법서를 갖추고 있고, 전문 사서까지 두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 현재 법대 전용 건물을 보유하고 있지만 25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로스쿨 전용공간을 따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학교측은 로스쿨 신축건물에 법학도서관을 새롭게 개설하고, 토론식 수업에 맞는 소규모 강의실 등을 갖추겠다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특화 예정 4개법 연구센터 운영” 정종휴 법대학장 전남대 정종휴 법대학장은 로스쿨을 특성화하는 데 신중함을 보였다. 정 학장은 “이제는 법조인도 전문영역이 필요한 만큼 법학교육 역시 법 영역을 전문화해 특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생색내기식의 특성화는 곤란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우리 학교 역시 몇 개 영역을 특성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여건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전남대의 전략을 소개했다. 특성화를 위한 커리큘럼을 마련하기 전에 우선 연구센터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학장은 “현재 특성화를 고려중인 보건의료법, 동아시아법, 인권복지법, 과학기술법 등 4개 법영역에 대해서는 연구센터를 별도로 운영해 그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특성화 과목의 교과과정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역별 특성화를 연구실적을 통해 체계적으로 구체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전남대 법대는 로스쿨 유치를 추진하면서 100명 규모의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중이라고 했다. 전남대는 “각계 전문가 구성된 자문단으로부터 로스쿨에 대한 조언을 듣고 있다.”면서 “자문단에는 국내 인사는 물론 일본·독일·스페인 법대교수들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외국 로스쿨의 운영실정에 대한 자문도 충분히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로스쿨을 도입하기에 앞서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 학장은 “교수진 대부분이 외국의 로스쿨을 경험해 봤다.”면서 “단순히 외국 로스쿨들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교육을 받는 등 실제로 체험을 해봤기 때문에 우리 실정에 맞게 적절하게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인권변호사’ 명성 이기홍 1호 박승재 전 변협회장등 120명 전남대 법대를 나온 법조인은 120여명에 달한다. 지역 법조인 인맥이 탄탄해 광주·전남 지역 법조인의 과반을 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방대로는 드물게 헌법재판소 재판관, 대법관, 대한변호사협회장을 배출했다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전남대의 1호 법조인은 이기홍 변호사다. 법대 53학번인 이 변호사는 고등고시 사법과 8회에 합격해 춘천지검 강릉지청, 광주지검, 제주지검 등에서 검사로 재직하다 지난 1963년 변호사로 개업한 이후 인권변호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월남파병 반대시위,3선개헌 반대투쟁, 유신철폐운동 등에 앞장섰던 이 변호사에게 학교측은 지난해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그런만큼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배만운(54학번) 전 대법관도 이 대학 법대를 나왔다. 배 전 대법관은 고시 사법과 9회에 합격한 이후 20여년간 판사를 지냈다. 광주지법원장, 대전지법원장, 사법연수원장 등을 역임한 그는 1988년 대법관에 올랐다. 김양균 전 헌법재판관은 55학번이다. 고시 사법과 11회로 광주지검, 서울지검, 춘천지검, 청주지검 등 전국의 검찰청을 두루 거쳤다. 부산지검 검사장, 광주고검 검사장, 서울고검 검사장 등을 거쳐 1988년 헌법재판관을 역임했다. 헌재 공직자윤리위원회 부위원장, 대한변협 징계위원, 광주국제영상축제 조직위원장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또한 박승재(59학번) 전 대한변협 회장도 전남대 법대 학부 출신이다. 이정희(75학번) 변호사는 현재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사시 32회로 광주에서 변호사 개업을 해 광주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로 활동하는 등 지역 법조인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최근에 와서는 여성들의 활약상도 돋보인다.92학번으로 박미화 대구지검 안동지청 검사, 서애련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 검사 등이 있고, 바로 뒤를 이어 93학번 김수정 창원지검 진주지청 검사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밖에 현직에는 판사 12명, 검사 14명, 군법무관 14명이 재직 중이다. 또한 이 대학 법대출신 국회의원도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대표적이다.82학번인 최 의원은 사시 29회로 신용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다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사시 외에 행정고시 합격자도 80여명에 달하는 등 만만찮은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형법·상법 등 과락 속출할 듯

    형법·상법 등 과락 속출할 듯

    “기본기의 중요성을 재확인케 한 시험이었다.” 지난주 치러진 사법시험 2차시험에 대한 중평이다.‘붙고 보자는 식’으로 단편적인 공부에 치중하고 있는 수험생들의 최근 경향에 일침을 놓는 시험이었다는 평가다.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치러진 사시 2차시험은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이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험 수준과 달리 과락이 속출할 것이라고 수험가는 전망한다. 사시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에서는 지엽적인 부분에서 출제되거나 예상치 못한 문제는 없었다.”면서 “다만 기본 개념에 대한 폭넓은 이해정도를 측정하는 문제들이어서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낀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험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수험생들의 공부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수험생들도 “문제지를 처음 접했을 때는 쉽다고 느꼈으나 답안지를 작성하려니 막막했다.”고 전했다. ●“수험생간 격차 클 것” 이번 시험은 전반적으로 평이한 가운데 행정법, 형법, 상법 등이 상대적으로 까다롭게 출제됐다. 과락자도 행정법, 형법, 상법에서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험 전문가들은 어려웠다는 과목들 역시 기본기만 제대로 갖췄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어렵게 느끼는 것은 “기본기가 부족한 탓”이라는 것이다. 형법의 이재상 강사는 “이번 형법시험이 까다로웠다고 하지만, 엄격히 따져보면 예상을 벗어난 문제는 한 문제도 없었다.”고 말했다. ‘위법성에 대한 착오’를 묻는 50점짜리 문항은 형법에서 기본적인 사항으로, 논점문제지만 이견을 달 수 없는 명확한 문제라는 설명이다. ‘뇌물의 개념’을 묻는 약술문제 역시 기본 중 기본에 해당된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이같은 기초지식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 막상 답안을 작성하는 데는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강사는 “형법시험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은 기본 개념을 묻는 문제들이 주로 출제돼 기본서를 공부한 수험생과 그렇지 않은 수험생과의 차이가 답안에서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험생간 성적 차이도 크고 과락자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험생들의 진땀을 흘리게 한 행정법 역시 마찬가지다. 행정법의 성봉근 강사는 “이번 행정법 시험은 깊이있는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태료 약술문제에서 수험생들이 허를 찔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태료는 최근 많이 언급됐던 테마”라면서 “학계흐름과 판례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던 수험생이라면 어렵게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행정법 시험은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도와 더불어 문제의식을 평가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평소 문제의식없이 평면적으로 공부한 수험생은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기본서로 승부해야” 수험생들도 이번 시험을 계기로 “기본서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는 분위기다. 한 수험생은 온라인상의 게시판에서 “요즘 2차생들이 의외로 기본기에 취약한데,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요령 피우지 말고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해야겠다.”는 내용의 후기를 남겼다. 수험 전문가들도 1차시험부터 빨리 붙고보자는 마음에서 암기에 치중해 공부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수험기간만 늘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신림동의 법학원 관계자는 “최근 1차시험에서 판례문제가 무려 60∼70%를 차지하다 보니 수험생들도 합격에 급급하고 심할 경우 판례집 한 권만 암기하고 시험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2차시험에서는 시간이 촉박한 탓에 기본서를 더욱 등한시하게 돼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는 문제를 접하면 손도 못 대는 수험생들이 많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1차시험을 준비하면서부터 기본서로 기본을 착실히 다져야만 2차시험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차시험이 폭넓고 깊이있는 사고력을 측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요행이 아닌 탄탄한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 수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ㅇ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7)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7)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 특성화 대학인 한국외국어대학이 로스쿨 역시 ‘외국어’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외대 법대는 “로스쿨을 유치하는 데 있어 외국어와 지역학을 바탕으로 한 국제변호사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특성화 전략을 소개했다. 국제변호사 양성소를 자처한 것으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어학과 국제감각을 로스쿨에도 적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외대는 로스쿨 유치를 재도약의 전기로 삼을 태세다. 학교측은 문과계열 명문대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역 전문 법조인 양성 외대의 경쟁력은 두말할 필요없이 외국어와 지역학이다. 외대의 이같은 강점은 최근 법률시장 환경과 꼭 맞아떨어지고 있다. 법률시장 개방과 세계화 추세로 법조인들의 국제적 역량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외대가 로스쿨 도입에 있어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대 법대는 향후 로스쿨에서 재학생들을 적어도 한 지역의 전문 법조인으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넓은 의미의 국제변호사가 아닌 중동, 남미 전문 변호사 등 세계 특정지역 전문 법률가를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외대 법대는 이를 위해 우선 커리큘럼부터 다른 대학들과 차별화할 방침이다. 헌법·민법·형법 등의 법일반 과목과 특성화 과목을 절충시키는 방안을 마련했다. 특성화 과목은 영미, 유럽, 중동, 동남아 등 지역별로 세분화해 각 지역법은 물론 지역학까지 심도높은 강의가 진행되도록 계획하고 있다. 학교측은 “법과 언어 어느 한 부분에만 정통하다고 해서 국제법률가가 될 수 없다.”면서 “그 나라의 전통과 사고방식 등 정서를 알아야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법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학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계획이 가능한 것은 외대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지역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대는 현재 어학대학과 지역학대학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학에 있어 절대우위를 자랑한다. ●국제통상에 역량 집중 외대 법대는 국제변호사 가운데서도 국제통상무역전문가 양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법대측은 “기업들의 활동무대가 국내에서 전세계로 확대된 만큼 기업간 국제분쟁이 끊이지 않고 분쟁의 형태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국제통상무역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어서 이 부분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 법대가 민법과 상법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상법의 이균성, 최완진 교수, 민법의 이은영, 박영복, 이병준 교수, 국제경제법의 이장희 교수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민법과 상법쪽에 포진해 있다. 로스쿨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여념이 없다. 이미 로스쿨 전용 법학관 부지를 확보해 1300여평의 건물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축 법학관에는 전산교육장과 법학 전용 도서관, 모의 법정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실무 전문가를 충원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15명의 교수진에 변호사 출신의 실무전문가 5명을 추가로 영입해 인프라 역시 내실화에 발맞춰 균형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첫 여성 공안검사등 130명 법조계 포진한국외대 법대는 매년 10여명의 사시 합격자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대 출신 법조인은 총 130명에 이른다. 판사 10명, 검사 16명, 군법무관 5명, 변호사 75명 정도가 법조계에 포진돼 있다. 외대는 지난 1978년 사시 20회에 첫 법조인을 배출했다. 윤석종(72학번) 전 부장판사가 1호 법조인이다. 현직에서는 주정대(사시 27회·78학번) 서울지법 판사 등이 활동 중이다.81학번 출신인 설범식(사시 30회) 특허법원 판사는 최근 ‘대학이름도 상표’라는 판결로 주목을 받았다. 그밖에 심재남(85학번) 서울남부지법판사, 이주영(91학번) 대구지법판사, 최은정(92학번) 부산지법 판사 등이 있다. 검찰에서는 조주태(80학번) 부장검사가 맏형뻘이다. 조 부장검사는 사시 28회로 전주지검 부장검사 등을 거쳐 대검찰청 공안3과에 재직중이다. 또 조욱희 제주지검 부장검사는 사시 30회다.92학번 출신인 서인선 검사(사시 41회)는 특히 최초의 여성 공안 검사로 유명하다. 변호사의 활약상도 두드러진다. 검사출신의 이상민(74학번) 변호사, 군법무관 출신의 박형석(77학번) 변호사 등이 앞장서 활동하고 있다. 정미화(78학번) 변호사는 서울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소액주주들을 대변하기도 했다. 김석영 국방부 전 검찰단장도 외대 출신이다.81학번으로 지난 1987년 군 법무관으로 임관해 공군 작전사령부 법무실장, 공군본부 법무과장, 합동참모본부 법무실장 등을 지냈다. 이밖에 김호정(사시 26회)교수, 계경문(사시 28회)교수 등이 교단에서 후배를 양성하는 등 각계에서 다양한 활동상을 보이고 있다. 외대법조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정원기(77학번) 변호사는 “외대 법대가 설립된 지 37년째가 되는 만큼 동문 법조인의 층도 두꺼워지고 있다.”면서 동문들의 활약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최완진 법대학장 로스쿨 유치전을 앞둔 한국외국어대 법대의 전략목표는 어학과 법학의 시너지효과다. 최완진 법대학장은 “외대는 어학과 지역학에 있어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면서 “최근 국제법률가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는 만큼 외대가 로스쿨을 유치한다면 특성화 로스쿨로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학장은 “외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교수를 확보하고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어학부에서 어학만이 아닌 지역학에 대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는데 세계 각 지역 전문가들 가운데 법학을 전공한 교수들이 많다는 것. 최 학장은 “법률적 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 교수진을 로스쿨에 적극 활용해 국제법 지식만이 아닌 지역정세에 정통한 국제법률가를 배출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이란과 관련된 송무를 맡게 되는 국제변호사라면 이란어는 물론 종교와 문화 등 지역특성에도 밝아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인프라는 이미 갖춰진 상태다. 국내 최고라 자부하는 국제지역대학원과 외국학종합센터를 연계하면 국제변호사 양성에 있어서만큼은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외국의 유수 대학들과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최 학장은 “학교 차원에서 이미 140개 외국 대학들과 연계를 하고 있다.”면서 “이 중 법대에서는 일본의 규슈대학, 중국의 산둥대학, 미국의 조지워싱턴대학의 로스쿨과 교류해 국제화를 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같은 특성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법학교육이 현재와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학장은 “교수들도 기존의 교수방법에서 벗어나 사례중심의 연구에 분발해야 하고, 학생들도 케이스 스터디가 가능하도록 자발적으로 공부량을 크게 늘려야 로스쿨이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로스쿨 논의가 형식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실화”라면서 “다른 대학의 로스쿨과 차별화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책꽂이]

    ●중세 천년의 침묵을 깨는 소리, 단테(R.W.B 루이스 지음, 윤희기 옮김, 푸른숲 펴냄)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단테 평전.‘최후의 중세인이자 최초의 근대인’으로 평가받는 단테의 개인적 삶과 정치활동, 유랑, 문학적 성취 등을 섬세하게 그렸다.1만 4000원.●유럽통합과 프랑스(임문영 등 지음, 푸른길 펴냄) 유럽통합의 제반 분야, 즉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어 교육 등 에서 제기된 공동체적 주요 쟁점에 대해 프랑스가 어떻게 인식하고 어떠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주장하게 되었는지를 분석한다.1만 5000원.●북녘 일상의 풍경(리만근 사진, 안해룡 글, 현실문화연구 펴냄) 90년대 이후 10여년간 북한에 머물렀던 사진작가가 북한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포착한 사진 103점을 담았다. 감시와 통제를 피해 몰래 촬영한 사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의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2만 8000원.●곤충 쉽게 찾기(김정환 지음, 진선출판사 펴냄) 우리나라의 산과 들, 물가에서 볼 수 있는 998종의 곤충을 세분화된 픽토그램(개체의 가장 일반적인 특징을 나타낸 그림)을 이용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구성한 곤충길라잡이. 야외에서 편하게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3만 3000원.●지식과학사전(스기야마 고조 등 지음, 조영렬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일본 과학기술대학원(JAIST) 교수진 20명이 자연과학에서 인문사회 및 정보과학에 이르는 모든 지식에 대해 64개의 키워드로 설명하고, 새롭게 재창조되는 지식창조의 메커니즘을 제시한다.1만 7800원.●목간과 죽간으로 본 중국 고대 문화사(도미야 이타루 지음, 임병덕 옮김, 사계절 펴냄) 중국과 일본의 100년 연구 성과를 담은 국내 최초의 목간·죽간 개설서.3∼4세기 중국 진나라의 목간에서부터 현재까지 발견된 목간·죽간을 통해 중국 고대사의 수수께끼들을 들여다본다.1만 5000원.●사마천, 애덤스미스의 뺨을 치다(오귀환 지음, 한겨레신문사 펴냄) 애덤스미스보다 1000년 앞서 ‘국부론’을 주장한 사마천, 콜럼버스보다 71년 앞서 아메리카를 발견한 정화 등 시상천외한 삶을 살아간 동서양 역사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1만 2500원.●최초의 현대 화가들(디카시나 슈지 지음 권영주 옮김, 아트북스 펴냄) 현대미술의 개척가로 평가받은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르네 마그리트, 바실리 칸딘스키, 파울 클레 등 12인 예술가들의 대표작들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미술 감상법을 제시한다.1만 5000원.
  • 사시2차 합격발표 한달 당긴다

    사시2차 합격발표 한달 당긴다

    올해부터는 사법시험 2차 합격자 발표가 예년보다 훨씬 빨라진다. 채점위원의 업무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채점위원 수를 2배로 늘리는 ‘분할채점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차 합격 여부를 알지 못해 다음번 시험 준비에 애를 먹었던 수험생들의 불편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수험생들의 불편 해소 올해 사시 2차는 오는 21일부터 4일 동안 치러진다. 예정된 2차 합격자 발표일은 오는 12월2일이다. 시험일로부터 5개월 이상이 지나야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다. 올해 1차 시험에 합격한 뒤 2차에 응시한 수험생은 합격발표 때까지 5개월여 동안 내년도 2차 시험을 준비하면 된다. 문제는 지난해 1차 시험에 합격한 뒤 올해 2차에 응시한 수험생들이다. 이들의 경우 2차에 떨어지면 내년도부터는 1차 시험부터 다시 치러야 한다. 그러나 합격자가 예정대로 12월 초쯤 발표되면 이듬해 2월 말쯤 보는 1차 시험에 대비하기에 시간이 촉박하다. 하지만 분할채점제로 2차 합격자 발표가 빨라지면 그만큼 수험생들이 다음번 시험 준비가 쉬워지게 된다. ●한달가량 빨라질 것으로 예상 전문가들은 법무부가 분할채점제를 시행하면 대략 한달가량 발표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하게 될 분할채점제는 한 과목의 채점위원이라도 모든 수험생들의 답안지를 채점하지 않고 자신에게 할당된 답안지만 채점하는 것이다. 게다가 법무부는 종전 과목당 4명이었던 채점위원을 두 배인 8명으로 늘렸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8명의 채점위원이 각각 660여명의 답안지만 채점하면 된다. 단 채점위원간 점수 편차가 크면 통계적 기법을 동원, 편차를 없애도록 했다. 이처럼 채점위원에 할당된 답안지가 대폭 줄어든데다 채점위원 수가 두 배로 늘어남에 따라 합격자 발표시기가 대폭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고시 전문가는 “지난 2003년도 변리사 시험에서도 분할채점제가 도입돼 합격자 발표가 대략 한달가량 빨라졌다.”면서 “이번 사시 2차 합격자 발표시기는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른 10월 말이나 11월 초쯤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채점위원중 단 한명이라도 채점이 끝나지 않으면 발표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 발표가 빨라질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시험과목 순서 변경에 유의 법무부는 이번 사시 2차는 과목간 연관성을 이유로 시험과목 순서를 종전과 달리한 만큼 수험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종전과 달리 21일 헌법·행정법,22일 민법·민사소송법,23일 형법·형사소송법,24일 상법 순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또 시험장에서는 에어컨이 가동되므로, 에어컨 바로 옆자리에 앉을 것에 대비, 추위에 약한 수험생들은 여분의 옷을 준비할 것도 당부했다. 이와 함께 2차 시험기간중 응시자가 응시표를 제시할 경우에는 시험이 치러지는 해당 대학 중앙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려대의 경우 중앙도서관 24시간 열람실도 이용 가능하고, 중앙대는 중앙도서관 7·8·9 열람실 및 법대 2층 열람실도 이용이 가능하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창업자본금 예치’ 폐지 추진

    내년부터 일반 주식회사와 벤처기업의 창업자본금이 대폭 축소되거나 아예 폐지될 전망이다. 또 소비자들이 TV홈쇼핑 광고의 허위·과장 여부를 직접 심사하게 된다. 국무조정실은 2일 창업 및 법인 설립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자상거래 관련 규제를 대폭 개선하는 내용의 규제개혁안을 마련,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기업환경 개선 차원에서 창업 때 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창업자본금을 대폭 줄이거나 폐지하는 쪽으로 상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재 주식회사는 5000만원 이상, 벤처기업은 2000만원 이상을 창업자본금으로 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단은 “창업자본금이 법인설립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 외에 큰 의미가 없는데다 세계적으로도 최저자본금제도를 폐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휴대전화 금융결제를 개설할 때 은행이나 카드회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휴대전화로 관련정보를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은행 등을 직접 방문해 본인 확인절차 등을 밟아야 했다. 물품대금을 휴대전화로 결제할 경우 전표에 서명하지 않고 해당 휴대전화에 카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되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日, 만경봉호 입항 허용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 화물여객선 만경봉 92호가 18일 오전 일본 북부 니가타항에 입항한다. 만경봉호의 일본 입항은 지난해 12월 이래 5개월여 만이다. 니가타현은 만경봉호가 18일 오전 8시45분쯤 니가타항에 접안,19일 오전 10시 출항하겠다며 대리점을 통해 안벽사용허가를 신청해왔다고 11일 밝혔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날 오전 만경봉호가 영국령 버뮤다에 있는 보험회사의 선주책임보험(PI)에 가입했다며 서류를 갖춰 입항증명서를 발급했다. 만경봉호는 잡화 50t과 승객 20명을 태우고 니가타항에 입항해 승객 220명과 화물 80t을 실은 뒤 출항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달과 6월에 6회 정도 니가타항에 입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100t 이상 선박에 대해 PI가입을 의무화한 개정 선박유탁(油濁)손해배상보상법을 3월1일부터 시행했으며 이날 현재까지 입항증명서를 발급받은 북한 선박은 20척으로 집계됐다. taein@seoul.co.kr
  • 틱낫한 스님, 고국과 38년만의 화해

    틱낫한 스님, 고국과 38년만의 화해

    “베트남은 나를 낳아준 고국입니다. 이제부터 내가 고국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찾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명상가이자 평화운동가 틱낫한(78) 스님. 불교의 명상법을 일상과 연결시켜 인기를 모은 저술가이기도 하다. 그의 에세이 ‘화’는 한국에서도 100만부가 넘게 팔리며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베트남전쟁 도중 평화를 호소하며 반전운동을 펼치다 고향 베트남에서 강제 출국을 당했다. 지난 1월21일 38년 만에 베트남을 찾은 틱낫한 스님의 석 달 동안의 여정이 시청자들을 찾는다. 불교TV는 불기 2549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12일 오후 5시20분 특집 다큐멘터리 ‘틱낫한 스님의 귀향-망명 38년, 고국과 화해한 아주 특별한 여정’을 방영한다. 틱낫한 스님이 자신을 따르는 약 30여개국 출신 스님 100명, 재가 제자 90명과 함께 하노이 국제공항에 입국하는 모습을 시작으로, 최초로 하노이 법당에서 부처님께 참배하는 장면, 하노이 시내 시장거리에서 틱낫한 스님 특유의 걷기 명상을 하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불교 국가로 알려진 베트남에 사찰은 남아 있으나, 신도들은 대부분 떠나 버린 상황. 하노이 변두리의 한 절에서 열린 종교 행사에도 노인 100여명만 나왔을 뿐이다. 틱낫한 스님 일행은 고향에서 ‘낯선 손님’이 돼 버린 것이다. 자본주의의 실험이 일어나고 있는 베트남에서 그는 그동안 물질문명에 휘둘린 현대인들에게 던졌던 화두를 다시 한 번 제시하게 된다. 첸공 스님과 팝안 스님, 수잔 스님 등 베트남과 서방 주요 제자들과의 인터뷰도 곁들여 진다. “우리는 너무 빨리 달려왔습니다. 이 순간에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도 천천히, 조금만 더 천천히 걸어 갑시다.”라는 한국인을 위한 특별 메시지도 소개될 예정이다. 틱낫한 스님은 1995년과 2003년 우리나라를 두 차례 방문한 바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0)인천 제물포, 천년의 역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0)인천 제물포, 천년의 역사

    중국을 겨냥하여 ‘서해안 시대’를 부르짖고 있지만 그 보다 훨씬 이전부터 인천은 서해안의 대중국 창구이자 교두보였다. 강화 고인돌과 단군의 유향(遺香)이 전해지고, 기원전 1세기로 추정되는, 미추홀과 비류백제로 상징되는 해양세력의 거점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오늘날 인천시의 남동갯벌, 도장리에서 승학천을 따라 이어지는 저지대는 바닷물이 들어오거나 습지였기에 문학산과 승학산이야말로 지리·환경적으로 초기국가 단계의 도읍지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백제시대에는 대외 창구로 기능하여 오늘날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의 능허대를 거점으로 해 중국과 넘나들었다. 한강 하류인 인천을 출발하여 덕적도를 거쳐 산둥반도 등주에 이르는 등주항로야말로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칠때 이용한 바로 그 항로이다. 오늘날 능허대는 아파트촌에 뒤덮이고 말았으나 조선 후기 읍지에 ‘백제조천시발선처(百濟朝天時發船處)라 하였듯 역사의 현장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인천이 한반도 역사에서 본격적으로 ‘뜬’ 것은 역시나 조선시대가 아닐까. 수도 한양에 이르는 입구, 이른바 인후지지(咽喉之地)로 온갖 역사의 영욕을 지켜보았다. 서해 뱃사람들에게 ‘행주참을 댄다.’는 말이 전해진다. 조수, 즉 밀물이 몰려들면 바닷물은 강물 위로 뜨고 바다로 내려가는 강물은 밑으로 깔리는 원리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인천쪽에서 한강을 거슬러 행주나루를 거쳐 마포까지 직행하는 뱃길 노정을 이르는 말이다. 바로 그 뱃길을 따라서 열강들이 빈번하게 침범을 강행했으니, 지금도 남아있는 수많은 포대가 이를 웅변해준다. 대개의 개항장이 시련을 겪으며 탄생했지만 인천만큼 열강들의 침략의 손길이 가장 강력하고도 직접 뻗친 곳이 또 있으랴. 한반도에 세워진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등대는 바로 이런 개항의 역사를 잘 설명해주는 증거물이다. 조선에 진출하려는 열강들은 인천 해역에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켰다. 병인양요(1866)와 신미양요(1871)가 그것으로, 선조들은 이들의 도래를 온몸으로 싸워 막았다. 그러나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에 조선 진출의 기선을 제압하고자 운요호(雲揚號)사건(1875)을 감행했고, 끝내 조일수호조약(강화도조약·1876)으로 문을 열게 되었음은 교과서적 상식이다. 구미 열강과도 수호통상조약을 맺게 되니 은둔국 조선은 갑자기 봇물 터진 외압을 직접 받게 된다. 한적한 어촌에 불과하던 제물포는 하룻밤 새 개항장으로 둔갑하여 1883년에 인천해관과 감리서가 설치되고, 각국 영사관과 외국인 조계들이 설치되기에 이른다. 청일전쟁, 노일전쟁 등 일본의 전쟁을 위하여 조선땅을 내준 꼴이 됐으니, 이후 일본군의 군화발이 인천항을 자기 땅처럼 짓밟았다. 1892년,‘일본 밖에서 일본인 손에 의해 이루어진 가장 완벽한 일본책’으로 자평하는 ‘인천사정’이란 책자는 당시 ‘일본 영사관이 일장기를 아주 높게 휘날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서 장엄하고 수려하게 인천항을 삼킬 듯 바라보고 있다.’고 썼다. 정말 그들은 인천항을 강제로 개항시키고, 삼켜버렸다. 그 후 우체국, 경찰서, 일본거류지의회, 인천상법회의소, 무역상조합, 잡화상조합, 영어소학교, 공립소학교, 교토의 본원사(本願寺), 공립병원와 강제병원, 정미소, 제물구락부, 조선신보, 활자소, 그리고 제일국립은행, 제18국립은행, 제58국립은행, 일한무역상사, 우선주식회사의 일본지점 등이 속속 들어섰다. 대불호텔과 이태호텔, 수월루 등의 여관도 들어섰다.‘근래 불경기라는 소리가 인천항의 온 시가를 뒤덮는 데도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르러(花紅柳綠) 흥청대기 이를 데 없으니 술집에는 어린 소녀들도 많았다.’고 한 기록도 있다. 이로써 유곽이 번창하여 도심까지 집창촌이 뻗어 나가 항구를 드나드는 뭇사내들을 유혹하였다. 교회도 빠질 수 없었으니 영국 성공회를 필두로 답동성당, 내리교회 등이 속속 들어섰다. 수출입세를 관장한 해관(海關)만큼은 조선정부 관할이었다. 물론 해관 운영에 ‘왕초보’였기에 대대로 영국, 독일, 일본인 등이 도맡아 했고 그들은 그야말로 ‘엿장사 마음대로’ 개항장을 농락하였다. 일본인들이 잘못된 협약서를 근거로 세금을 내지 않고 부를 축적했던 수탈 과정은 일상적인 일이었다. 당시 수입된 면직물은 대부분 영국제로 일본인이 수출을 독점했는데 영국도 저렴한 세금을 관철시켰다. 제국주의 경제침탈의 전형적인 모습이 인천항에서 관철되었다. 개항 당시 서울은 ‘좋지 않은 분위기였기’ 때문에 일본에서 인천에 들어와 사는 사람이 적었고, 총인구 2649명 중 쓰시마, 나가사키 사람들, 그리고 시모노세키가 위치한 야마구치(山口), 규슈의 오이타(大分)사람들이 주류였다. 일제침략기를 통해 대개 한반도에서 가까운 규슈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건너왔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그쪽 방언들이 즐겨 쓰였으며, 도쿄, 오사카, 쓰시마 등 여러 곳의 언어가 섞인 것을 ‘인천어’라 부르기도 했다. 이후 인천에는 관리 세관원 은행원 회사원 무역상 중개인 운수업 하역업 여관 요리점 목욕탕 음식점 양주집 일본주점 약국 의사 사진사 이발업 재봉업 활판인쇄업 세탁소 양조장 대장간 오락실 과자점 창고업 고용직과 잡상 목수 석공 농업 등 온갖 직종 종사자들이 모여 들었다. 이들은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장차 식민지가 될 조선에 진출했기 때문에 러일전쟁·청일전쟁 등이 터졌을때는 자발적으로 전선구호와 간호 등에 힘을 보탰으며 스스로 무장하기도 하였다. 그러한 즉, 개항장에 나와 있던 일본거류민들을 순수한 의미로만 볼 일이 아니다. 일본의 관민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식민지 개척의 첨병으로 움직였다.‘생돈’이 생기는 만큼 화려한 의복과 음식으로 사치를 부렸다. 웅장한 반양반일(半洋半日) 가옥들이 앞다퉈 들어섰다. 개항장은 일본거류지, 각국거류지, 중국거류지로 삼분되었고 지금도 그 흔적이 확연하다. 은행건물 등이 남아있는 일본인 거리, 음식점이 즐비한 중국인 거리가 그것이다. 각국 거류지라고는 해도 19세기말에는 영국인 7명, 독일인 13명, 미국인 4명, 프랑스인 3명, 이탈리아인 1명 등이 거주했을 뿐이고 대개 일본·중국인들이었다. 그런데 각국거류지 회의는 인구비례가 아니라 국적별로 참여하도록 했으며, 서양인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다. 게다가 회의조차 영어로 진행하니 일본인들로서는 못마땅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결국 일본인들은 대대적인 간척을 통해 땅을 확보, 도심을 불려나갔다. 오늘날 인천항 주변이 대부분 간척지인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그렇다면 조선인들의 대응은 전무하였던가. 인천 출신의 역사학자 임학성(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교수는 “인천객주협회를 모체로 1897년에 설립된 인천항신상협회는 민족 상인의 상권을 옹호·신장하였다.”고 지적한다. 인천시 역사자료관 역사문화연구실에서 역주한 ‘인천개항25년사’(1907)를 보면, 조선인들은 오늘로 치면 송월·전·복성·인현·경·신포·답·신생·사·유·신흥·선화·도원동 등에 몰려살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개항 초기에는 중국인과 일본인의 상권 경쟁이 치열했다. 중국인들은 특유의 근면과 상업적 재기를 토대로 일본에 맞섰다. 그러나 청일전쟁에서 패하면서 결국 중국 상권도 몰락했다. 그럼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자 중국인들은 다시금 성실하게 상권을 챙기기 시작했다. 오늘날 인천시가 중국인거리를 대대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터전은 이같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 사람들은 중국인들이 중국집이나 운영하고 살았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그들은 옥양목 같은 옷감장사에 남다른 재주를 발휘하여 상권을 장악해 ‘비단장사 왕서방’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조선의 쌀을 싸게 사들여 일본에 되팔아 엄청난 돈을 거머쥔 자들이 생겨났으며, 경인철도가 부설되자 서울을 오가는 보따리장사는 물론이고 석유장사 등으로 일본인들 역시 큰 돈을 벌어들였다. 군인들이 자주 부르는 ‘인천의 성냥공장’이란 노래도 당시 이후 첨단 공장인 성냥공장이 인천에 많았음을 방증하며, 그만큼 선진적 공장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의 하나였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이제 인천은 일본인 대신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길목이 되었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거니와 산둥반도 등지를 오가는 페리에서 사람과 짐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중국인 거리에 가면 대하소설 삼국지를 연작 벽화로 그려놓아 길거리를 걸으면서 책읽기를 끝낼 수 있게 해놨다. 게다가 원조자장면집을 아예 자장면 박물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라니 다른 것은 몰라도 그 박물관만큼은 ‘대박’이 예감된다. 하고많은 박물관 중에 자장면 박물관은 특이성도 돋보이지만 인천에 딱 어울리는 까닭이다. 김춘선 인천해양수산청장은 “거대한 대중국 서해시대의 거점이기도 하지만 대북 통일시대의 거점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남포, 해주 등지를 오가는 화물선들이 끊임없이 사람과 물건을 실어나르고 있다. 북핵문제 등으로 긴장이 조성되고 있지만 바닷길만큼은 항상 열려 있어 민족화합에도 이바지하는 셈이다. 인천항의 고민이 없는 것이 아니다.1970년대에 대대적으로 건설된 파나마식운하의 물을 가두었다 풀어 놓는 갑문이 낙후해 머잖아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할 형편이다. 갑문으로 가보니 5만t,10만t급의 거대한 선박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그러나 인천항도 이제는 외항시대로 접어들었다.“인천항도 북항 등을 대대적으로 건설,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돌이켜 보면, 일제시대의 인천은 그야말로 동아시아의 중심이었다. 고베와 나가사키 쓰시마 부산 원산 톈진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잇는 정기연락선이 오고갔으니 지금보다도 훨씬 바다를 통한 국제간 교역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러시아와의 교류가 근자에 이뤄졌음을 감안할 때, 바다를 통한 교류는 무려 반세기나 묶여 있다가 재개된 셈이다. 당시 인천은 ‘완연한 한국의 요코하마’로 불렸다. 국제 첨단 신도시로 개발되는 송도신도시가 완공되면 인근 인천공항과 더불어 인천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 분명하니 돌고 도는 역사의 변화가 다시 온 몸으로 느껴진다.
  • 사시 1차합격자 2884명

    법무부는 28일 2005년도 사법시험 1차합격자를 선발했다. 또한 이번부터 2차 시험의 과목순서를 변경했다. 합격자는 법무부 홈페이지(www.moj.go.kr)또는 ARS전화(060-700-1903)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법무부 사법시험관리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2005년도 제47회 사법시험 1차 합격자 2884명을 선발했다.”면서 “1차 시험 면제자 2395명을 포함해 2차 시험 응시대상은 모두 5279명으로 1000명을 선발하는 2차 시험 경쟁률은 5.27대1”이라고 밝혔다. 이번 1차 사시 최저합격점은 총점 301점에 86점이며 응시자는 1만 7642명이었다. 합격자 중 남자는 2118명(73.44%), 여자는 766명(26.56%)이다. 법학전공 및 비전공자의 합격비율은 법학전공자가 74%인 2148명, 비전공자가 26%인 736명을 차지했다. 법무부는 또한 오는 6월21∼24일 실시할 2차 사시 과목순서를 변경해 1일차 헌법·행정법,2일차 민법·민사소송법,3일차 형법·형사소송법,4일차 상법 순서로 실시하기로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북한의 손해보상법’ 연구발표회

    북한법연구회(회장 장명봉)는 29일 오후 6시30분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북한의 손해보상법’이라는 주제로 연구발표회를 갖는다.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9) 연세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9) 연세대학교

    연세대 법대가 법학교육의 패러다임 자체를 확 바꾸겠다고 나섰다. 연대 법대는 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국제경쟁력 있는 법률가를 배출하는 데 역량을 모두 쏟아붓는다는 복안이다. 이미 국내 법률시장의 개방화가 시작된 만큼 사법시험에 올인하는 현재의 법학교육으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최우수법학교육기관으로 선정돼 자타가 공인하는 데도 안주할 수 없다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법학교육의 국제화 선도 연대 법대는 국제법률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법률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우선 교육시스템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법대측은 이미 1993 법과대학발전위원회를 구성, ‘연세법과대학 비전 2010’을 수립했다. 이같은 로드맵에 따라 세계화·정보화에 부응할 수 있는 전문 교과과정을 도입하고 교육시설을 첨단화했다는 게 연대 법대측의 설명이다. 교육목적에 따라 시설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연대 법대의 시설 곳곳에서는 외국 유명 로스쿨을 벤치마킹한 흔적이 묻어난다.3년 전 완공된 법대 독립건물은 3600평 규모로 국제회의실, 시청각교육실, 법학도서관 등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특히 법대전용도서관은 해외 로스쿨 도서관의 실용성을 그대로 벤치마킹했다. 두 개층에 걸쳐 마련된 서고와 자료실은 내부 계단을 통해 연결되며, 인터넷 검색실,A/V자료실 등 자료실마다의 특색을 살려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콘텐츠의 차별화 시도 시설뿐만 아니라 콘텐츠에서도 전문화와 다양화를 시도했다. 경영·경제학에서 국내 최고로 꼽히는 연대만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연대 법대측의 이같은 계획은 설립 10주년을 맞은 법무대학원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연대의 법무대학원은 지적재산권법무·경영법무·사법공안법무·공정거래법무 등을 특화해 전문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국제화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무엇보다 국제법과 관련한 다양한 커리큘럼이 눈에 띈다. 국제법은 물론 영미법·EU법·국제거래법·국제경제법 강의와 함께 독법원강·영법원강·불법원강 등 원서로 진행되는 강의도 마련했다. 또 최근에는 중국법연구센터를 개설하는 등 국제적인 법률가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법대 김종철 교수는 “국제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외국법 강의와 원어로 진행되는 강의가 이제 필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국제화와 전문화의 일환으로 교수진의 차별화도 시도했다. 최근 영입된 백승민 교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컴퓨터수사과장을 지낸 경력을 살려 형법실무와 함께 법정보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박정우 교수는 공인회계사로 국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을 맡고 있는 세법 전문가다. 사회법 전공의 이상윤 교수는 행시 출신으로 노사정위원회 상무위원을 맡고 있다. 김성태 교수는 금융감독원 경영평가위원장 및 한국보험학회회장, 한국증권법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분야별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대 법대는 이밖에 통상법, 금융법, 저작권법, 인권법, 특허법 등에서 실무경험이 풍부한 교수진을 10여명 정도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박상기 법대학장 “기업법무 분야등 전문성 교육 강화” “리걸 마인드와 함께 비즈니스 마인드도 필요한 시대입니다.” 연세대 박상기 법대학장은 법조시장 개방을 앞둔 법조인의 자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연대 법대의 교육목표 역시 국제법률시장에 걸맞은 능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란 설명이 이어졌다. 박 학장은 “국내 송무사건 시장이 작은 편인 데도 대부분의 법조인들이 송무사건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외국 로펌들이 우리나라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데는 그만큼 시장성이 있기 때문인데 우리 법조인들은 그 시장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전문성이 부족하고 비즈니스 마인드도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내시장에서 전문성을 살리고 국제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교육목적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박 학장의 지론이다. 박 학장은 “학교는 법조인을 많이 배출하는 데 주력할 것이 아니라 보다 수준 높은 법조인을 배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법과목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대 법대는 특히 기업관련 법무분야 등 시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김석수前총리 등 법조인 870명 배출 연대 출신의 법조인은 870명에 이른다. 현직 판·검사도 236명으로 상당하다. 연대가 배출한 법조인 수는 국내 대학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연대 출신 법조인으로는 백광현 전 내무부 장관이 첫손에 꼽힌다. 백 전 장관은 51학번으로 고등고시 사법과 8회에 합격, 광주·부산지검장, 대구고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거쳐 1998년 56대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김석수 전 국무총리는 52학번이다. 고시 사법과 10회에 합격한 김 전 총리는 육군 법무관으로 시작해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부산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02년 국무총리에 임명됐다. 역시 고시 사법과 10회의 윤관 변호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과 대법원장을 지냈고, 현재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이범관(62학번) 변호사는 사시 14회로 지난해까지 광주고검장을 지냈다. 행시 10회 출신이기도 한 그는 국회 법사위 수석전문위원, 대통령 민정비서관, 대검 공안부장, 서울지검장 등 입법·사법·행정 분야에서 핵심 요직을 모두 거쳤다. 광주고검장 재임 당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정면비판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던 이 변호사는 지난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준다.”며 자진사퇴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64학번으로 사시 13회 출신이다.10여년간 판사를 지내다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한겨레신문사에서 감사로 활동하는 등 개혁적 성향의 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이흥복(65학번) 부산고법원장은 사시 13회로 서울남부지원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제주지방법원장, 수원지법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냈다. 이훈규(71학번) 창원지검장도 이달 취임식을 가졌다. 사시 20회인 이 지검장은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중앙수사부 제1·3과장, 법무부 검찰 1과장, 서울남부지검장, 대검 형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밖에 이방호(64학번) 한나라당 의원과 설원봉(67학번) TS그룹 회장, 정순훈(68학번) 배재대 총장, 박종구(70학번) 감사원 제1사무차장 등도 법대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책꽂이]

    ●나는 전범이 아니다(문창재 지음, 일진사 펴냄) 일본이 일으킨 2차대전 때문에 전범으로 처벌받은 한국인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외로운 투쟁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패전후 한국인 148명이 전범으로 처벌받았으며, 그중 23명은 사형을 당했다.1만원. ●학교의 탄생(이승원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100년 전 무렵, 학교의 풍경으로 본 근대의 일상을 담았다.‘민족’적 색채를 벗어나 섹슈얼리티, 신체, 위생, 기독교, 인종주의, 신여성담론 등 각종 신문과 잡지에 나타난 다양한 빛깔의 풍경을 그려낸다.1만 4000원. ●마음이 태어나는 곳(개리 마커스 지음, 김명남 옮김, 해나무펴냄) 마음, 생각, 의지 등 복잡한 정신적 작용들이 일어나는 과정을 뇌와 유전자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급속히 발전해온 생물학 연구성과를 동원해 간단하면서도 명확하게 ‘정신의 영역’을 생물학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해나간다.1만 3000원. ●한국인의 신화(김열규 지음, 일조각 펴냄) 한국 민속학계의 대표적 학자로 꼽히는 지은이의 신화에세이. 지난 1976년 펴냈던 것을 내용을 보충해 다시 출간했다. 한국 신화의 흐름이 어디서 왔는가를 더듬어 시베리아, 더 나아가 그리스, 인도, 북유럽 등 북반구의 신화에까지 시야를 넓힌다.1만 2000원. ●광복60년, 사진60년, 시대와 사람들(민족사진가협회 엮음, 눈빛 펴냄) 8·15 해방이후 현대사의 순간순간, 그리고 질곡의 역사를 살아온 민중의 삶을 담은 사진집. 항복문서에 서명하는 아베 조선총독의 사진으로부터 6·25전쟁 속의 전쟁고아들, 도시 변두리와 농촌의 서민들까지 생생한 모습을 담았다.3만원. ●자유와 진보, 그 교활함을 논하다(데이비드 에드워즈 지음, 송재우 옮김, 모색 펴냄) ‘우리는 진정 자유로운가’란 물음속에 인간이 철저하게 이익활동에 종속되어 ‘자본주의의 감옥’에 살고있음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삶의 무기력을 극복하는 처방을 제시한다.2만원. ●달라이 라마님, 화날 때 어떻게 하세요?(달라이 라마 지음, 김석희 옮김, 열린책들 펴냄) 2003년 달라이 라마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주요 강론과 법어를 녹취해 정리했다. 부모로서의 바른자세와 회사 경영자로서의 마음가짐, 마음의 평화를 찾는 명상법 등에 대해 설명한다.8500원.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대한항공 제재수위가 ‘고백’ 분수령

    기아자동차와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의 과거 분식회계 자진신고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은 정책 취지가 먹혀들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기업들의 과거분식에 대해 유예기간을 주는 내용의 개정 집단소송법이 지난달 10일 발효됨에 따라 같은 달 23일 관련 실무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2년간 기업들이 ▲금감원 감리(회계감사 내용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사) 착수 이전에 자발적으로 분식을 신고하면 해당부분의 감리를 생략하고 ▲감리는 시작됐으나 증권선물위원회가 최종처분을 하기 이전에 과거의 분식 사실을 밝히면 제재수위(12단계)를 최고 2단계 낮춰준다는 내용이다. 이는 집단소송 대상기업(자산 2조원 이상)뿐 아니라 1만 3000여개 외부감사 대상법인 전체에 적용된다. 어차피 모든 외감법인이 오는 2007년부터는 집단소송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임석식 전문심의위원은 “앞으로 2년간은 완화된 제재 규정에 따르지만 그 이후에는 엄격한 법 적용이 불가피하므로 기간 내에 자진신고를 하는 것이 기업들에 좋을 것”이라면서 “자진신고를 할 경우 제재수위가 2단계 낮아지므로 어지간하면 ‘검찰고발’과 같은 정도의 중징계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음달 11일로 예정돼 있는 증권선물위원회의 대한항공 제재 수위가 향후 기업들의 자진신고 확산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수를 한 대한항공에 대한 제재 수위가 낮아질 경우 ‘용기’를 내어 분식 자진발표 대열에 동참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다. 한편 참여연대는 과거 분식을 자진 수정할 경우 감리를 실시하지 않도록 개정된 금감위 규정은 위법·위헌적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측은 “금감위가 결과적으로 80여개 기업(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과거 분식에 한해 집단소송을 2년간 유예하는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을 명분으로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외감규정)’을 개정함으로써 1만 3000여개 외감 기업 전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상실케 했다.”면서 “이는 금감위가 불법행위를 한 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해 초법적 권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투명성 확립과 투자자 보호의 책무를 방기한 금감위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감사원에 금감위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경운 김태균기자 kkwoon@seoul.co.kr
  • 범죄피해자 지원 어떻게

    범죄피해자 지원 어떻게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지원은 너무 미미했다. 흉악범죄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피해자들을 돕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민간차원의 지원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범죄 피해자 보호 대책을 마련, 민간활동을 돕는 한편 재정지원책도 강구하고 있다. 피해자 지원 현황과 사례,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는 전국 55곳에 설립돼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원센터의 봉사자들은 피해자와 법정에 함께 가고, 사건 진행정보를 알려주며, 의료·생계지원도 한다. 그러나 민간 차원의 지원센터는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률·의료상담은 물론 생계지원까지 사례 1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40대 아내가 남편을 청부살해한 사건이 서울에서 발생했다. 아내는 구속되고, 세 남매만 남았다. 충격을 받은 아이들은 아버지가 숨진 집에서 살아야 했다. 경제적 어려움까지 닥쳐왔다. 이에 지원센터는 아이들 집을 자주 찾아가 말 벗이 되고, 밥과 반찬도 챙겨줬다. 구청과 협의해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와 소년소녀가장으로 선정되도록 도왔다. 덕분에 지난 2월부터 아이들은 다달이 98만 8000원을 받게 됐다.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아이의 전학도 주선했다. 전세금 금융지원을 얻어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사례 2 병든 할머니와 홀로 살던 중학생 A양이 성폭행을 당했다. 지원단체는 혼돈상태에 빠진 A양을 쉼터로 옮기고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했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자원봉사자가 매주 방문, 청소하고 밑반찬을 만들었다.A양도 안정을 되찾고 학교에 다시 등교하고 있다. 사례 3 피해자 B(16)양과 C(19)양은 의붓아버지에게 4년간 성폭행을 당했다. 친어머니는 딸들이 산부인과 치료를 받을 만큼 다쳤는데도, 거짓말이라며 아버지를 두둔했다. 충격을 받은 아이들에게 지원센터는 정신과 치료 등을 무료로 받도록 돕고, 학비도 지원했다. 취업을 원하는 큰 딸이 중소기업에서 면접을 보도록 주선했다. 사례 4 강도에게 남편을 잃은 아내 D씨는 법정 증인으로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상황이 떠올라 D씨는 가해자를 마주하기가 겁났다. 연락을 받은 검찰 직원이 D씨 집을 방문, 함께 법정까지 갔다.D씨가 증언하는 동안에도 직원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D씨는 “낯설고 두려웠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사고로 처음 시작 피해자보호센터는 2003년 9월 대구지하철 사고 200일을 맞아 구미에서 처음 개설됐다. 지하철 방화로 목숨을 잃은 190명의 유족들에게 체계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공공기관은 아니고 민간에서 만든 기관이다. 지난해 7월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붙잡히면서 피해자보호 활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전체 범죄건수는 205만 8360건으로 2003년(191만 6631건)보다 7.4% 증가했다. 살인 4.8%, 강간 10.1%, 폭력·협박 42.1%, 절도 61.6% 늘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범죄피해자보호·지원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민간 지원센터 설립을 지원했다. 한국 범죄피해자 지원 중앙센터를 비롯해 전국에서 센터가 잇따라 들어섰다. 상담과 더불어 의료·법률지원, 살인 현장 청소도 맡고 있다. 중앙센터 최혜선 사무처장은 “가족의 비참한 죽음을 목격하고,10년 동안 악몽에 시달리다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면서 “피해자 대부분이 작은 도움에도 감동하고 위로받는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 조균석 차장검사는 “앞으로 전문가가 경찰과 함께 사건 현장에 출동, 피해자를 상담하고 현실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면서 “체계적 지원만이 2차,3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원부족이 걸림돌 민간이 주도하는 지원센터는 재원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법무부는 피해자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지원센터를 후원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사무실을 빌려주는 것 외에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도록 규정한 ‘피해자보호법’을 입법예고했지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피해자 지원대책을 기다리느라 처리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지원센터의 경제적인 어려움은 매우 크다. 월급을 주지 못해 상근자가 떠나고, 자원봉사자 교육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원센터 관계자는 “일반 후원금도 없는데 정부까지 지원하지 않으니 대부분 문 닫을 형편”이라면서 “초창기엔 국가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미·김천시의 경우 설립할 때 약속대로 매년 1억원씩 후원하고 있다. 활동도 활발해 1년 6개월 만에 상담건수는 1000건을 웃돌고 있고, 후원자도 302명으로 늘었다. 법무부는 최근 지원센터를 긴급 지원하고자 국무총리 산하 복권위원회에 복권기금 61억원을 신청했다. 한 검사는 “범죄자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피해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면서 “범죄·재해피해자를 사회적 소수로 인정,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유영철사건 피해자 지원은 연쇄 살인범 유영철씨에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 유족은 어떤 지원을 받았을까. 일부 유족들이 정부가 지급하는 범죄피해자구조금 1000만원을 받았을 뿐이다. 사건 피해자는 여성과 노인 20명.2명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고,3명의 유족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피해자 15명의 유족만 수사를 받거나 법정 증인으로 나섰다. 피해자 7명의 가족은 지난해 10월에,4가족은 지난달에 구조금을 신청해 받았다. 매년 5월과 10월 주던 구조금을 앞당겨 지급한 것이다.4가족은 신청자격이 되지 않았다. 구조금은 각 가족당 1000만원. 유족이 여러명인 경우 300만원이나 500만원씩 나눠가졌다. 그러나 구조금이 적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범죄 피해자가 사망하면 1000만원,1∼3급 장애를 입으면 300∼600만원을 준다. 합의금이 없는 경우엔 치료비에도 훨씬 못미치는 액수다. 신청요건도 까다롭다. 피해자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졌고, 가해자가 친인척이면 안 된다. 또 피해자의 잘못으로 사건이 발생해도 구조금을 신청할 수 없다. 이에 지난해 신청 123건, 지급액 6억 4940만원에 그쳤다. 이는 일본보다 30배 적은 수치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유영철 사건으로 구조금이 알려져 신청은 늘었지만, 요건이 까다로워 여전히 돈을 받는 피해자는 적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선진국 사례 범죄 피해자 지원은 1970년대 미국과 영국·독일 등에서 처음 시작했다.1995년에는 일본도 뒤따랐다. 미국은 1975년 전국피해자지원기구(NOVA)를 설립한 뒤 ‘피해자 및 증인보호법’과 ‘범죄피해자법’을 잇달아 만들었다. 지원단체는 1만여개. 심리학자·변호사·사회활동가·의사가 상담·진단·치료를 맡는다. 정부는 벌금 중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 단체를 후원한다. 처음엔 우리나라처럼 가해자가 가족이면 보상받지 못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영국은 증인보호협회가 피해자를 지원한다. 자원봉사자는 범죄가 발생하면 곧바로 현장에 달려가 피해자를 위로하고, 정신과 의사, 변호사 등 전문가를 소개한다. 독일은 1976년 ‘범죄피해자보상법’을 만들었지만, 자격을 엄격히 제한해 호응을 얻지 못했다.1986년 법률을 바꿔 혜택을 늘렸다. 경찰이 앞장서 피해자 지원단체를 세웠다. 전국 400개 단체에서 자원봉사자 23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보상금 신청은 물론 수사·재판에도 함께 간다. 자금은 회원 회비와 기부, 벌금으로 채운다. 스위스에선 정부가 주민 수를 기준으로 범죄 피해자 단체에 지원금을 나눠준다. 단체는 2년마다 회계보고서와 제공한 서비스를 보고해야 한다. 일본은 1990년대 말 한 어린이가 트럭에 부딪혀 사망하면서 피해자 지원에 눈을 떴다. 피해아동 아버지는 가해자가 어떤 처벌을 받는지 전혀 연락을 받지 못했다. 수소문 끝에 가해자가 검찰에서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어린 아들이 죽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누구도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울부짖었다. 그의 울분은 일본 대륙을 뒤흔들었다. 가해자는 기소됐고, 정부가 관계 부처회의를 열어 범죄피해자 지원대책을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피해자지원센터도 이때 만들어졌다. 국회에선 관련 법안을 만들었다. 범죄피해자는 각종 정보는 물론 피해보상금, 공영 임대주택 우선 입주권도 얻는다. 범죄피해자를 노인·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로 인정, 복지 혜택을 준 것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삼성코닝 이사도 2년전 사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34년 만에 삼성에버랜드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재계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이 이미 삼성코닝 등기이사에서도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삼성과 미국 코닝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03년 3월부로 이 회사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후계구도를 굳힌 1979년 삼성코닝 이사로 등재됐다. 이 회장의 삼성코닝 등기이사 사임은 이번 에버랜드 등기이사 사임이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라 ‘예정된 수순’이었음을 시사한다. 주력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차례로 경영에서 손 뗄 준비를 2년전부터 해 온 것이다. 이 회장은 에버랜드뿐 아니라 삼성물산, 제일모직, 삼성SDI,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 나머지 계열사도 등기이사직을 그만두고 삼성전자만 대표이사 회장으로 남을 계획이다. 올들어 증권집단소송제 시행으로 등기이사들의 소송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에버랜드는 비상장사여서 집단소송 우려가 거의 없고 나머지 계열사들도 책임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설득력이 약하다. 등기이사를 그만뒀더라도 실질적 지배자인 그룹 회장은 삼성자동차나 LG카드 처리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회장이 삼성코닝, 에버랜드를 시작으로 그룹 경영에서 조금씩 물러나고 대신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전면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상무는 이미 에버랜드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이 상무 25.1%, 삼성카드 25.64%)로 이 회장(3.72%)보다 지분이 많다. 이 상무-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이미 완비된 상황에서 등기이사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삼성 관계자는 “언젠가는 이 상무가 이 회장의 뒤를 잇겠지만 이 회장과 이 상무가 에버랜드 등기이사를 ‘교대’하지 않았는데 이를 경영권 승계와 직접 연결시킬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여러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는 것보다는 주력인 삼성전자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룹회장의 등기이사 등재가 회계업무를 너무 복잡하게 한다는 이유도 거론했다. 현 ‘기업회계기준’은 회장이 등기이사로 등재된 계열사끼리는 지분이 20%가 넘지 않더라도 ‘지분법’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직접 지분이 없는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의 자산과 손익을 자사 회계에 일일이 반영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인력과 시간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법상 ‘사실상 이사’로 경영책임을 지고 있는 그룹회장이 굳이 등기이사로 남을 필요가 있느냐는 재계의 오랜 불만도 가미됐다. 삼성 역시 아무런 실효성도 없이 사회적 비난과 소송 부담감만 커진 등기이사 자리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책꽂이]

    ●어느날 꿈에(최민 지음, 창비 펴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 등을 역임한 최민(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미학과) 교수가 첫 시집 ‘상실’을 낸 지 30여년만에 새 작품집을 냈다. 오랜 침묵을 깨고 내놓은 시집에는 절망에 대한 몸부림으로 가득차 있다.“내가 태어난 깡패의 나라에서는 깡패를 존경해야”(‘어느날 꿈에’) 하며, 사람들은 “과거라는 몸쓸 병”과 “미래라는 환각제”(‘이민’)에 의해 지배당하며 산다고 현실을 고발하기도 한다. 황지우 시인은 “팽팽한 청년성이 우리의 조로증을 일갈하는 듯하다.”고 평했다.6000원. ●살아있는 갈대(전2권)(펄벅 지음, 장왕록·장영희 옮김, 동문사 펴냄) 장영희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가 힘겹게 암투병을 하면서 번역을 마무리한 펄벅의 1963년작. 부친인 장왕록(94년 타계)씨와 함께 공역해 1999년 출간했으나, 번역을 우리말 체제로 바꿔 개정판으로 내자는 장 교수의 주장에 따라 초판 발행 두 달만에 절판됐었다. 구한말에서 일제에서 풀려난 1945년까지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4대 이야기를 통해 일제의 잔악상을 고발했다. 각권 1만 2000원. ●촛불 밝힌 식탁(박경리 외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박완서 권혜수 유춘강 김경해 신현수 우애령 윤명혜 등 여성동아 장편소설 당선자 17인의 단편소설 모음. 아들 부부와 거리감을 좁히지 못해 망연자실하는 노인의 얘기를 그린 표제작을 비롯해 수록작들은 모두 일관되게 ‘가족’을 소재로 삼았다.9000원. ●시 읽기의 방법(유종호 지음, 삶과꿈 펴냄) 문학평론가인 유종호 연세대 특임교수가 50편의 시를 소개하고 시 감상법을 일러준다. 김소월 박목월 김춘수 서정주 등 우리나라 대표시인들의 시 48수에 타고르, 두보의 시가 소개됐다. 시를 ‘느낄’ 줄 아는 감식안을 키워주는 길라잡이가 될 듯.9000원.
  • [열린세상] 기업 내부권력, 이사회로 옮겨가나/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회사의 이사회를 영어로 ‘Board of Directors’라 한다. 옛날 영국의 식민지 시절 미국에서는 회사 사업을 감독하는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회합할 때, 비싸고 제대로 된 가구가 귀했던 탓에 톱질할 때 쓰는 작업대를 양쪽에 놓고 그 사이에 긴 나무 판자(board)를 걸쳐 임시 테이블로 사용했다. 이사회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이사들은 테이블 주위의 불편한 의자에 앉았으나 그룹의 리더는 고급 의자에 앉았는데 이것이 이사회 의장을 체어맨(chair-man)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다. 상법에 따라 회사가 합병을 하려면 주주총회에서 3분의2 동의를 얻어야 한다. 미국 뉴욕 주에서도 3분의2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미국 대기업의 다수가 설립된 델라웨어 주에서는 2분의1만 얻으면 된다. 합병을 승인하는 것은 주주들이지만 계획하고 주주총회에 올리는 것은 경영진(이사회)이다. 여기서 델라웨어 주법이 경영진의 권한을 강력하게 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전의 휼렛-패커드와 컴팩의 합병이 과반 찬성을 간신히 넘겨 성사된 일이 있다. 이 회사는 델라웨어주 회사였는데 뉴욕주 회사였다면 합병은 부결되었을 것이다. 창업자의 후손인 대주주가 반대했으나 전문경영인인 피오리나 당시 회장이 성사시켰다. 약 100년 전에는 미국 모든 주의 법이 합병에 주주 전원의 동의를 요구했었다.1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회사 내의 권력이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로 서서히 이동한 것이다. 우리 상법은 1962년에 제정되었을 때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전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이사회는 법이 부여해 준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다. 사외이사가 없는 이사회는 대주주 CEO가 있는 회사에서 별 힘이 없다. 최근에 이사회가 본래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면 이는 외환위기 이후의 소액주주 운동에 힘입은 것인데, 주주들이 이사회의 권력을 강화시켜 준 것은 역설적이다. 사외이사 제도도 확산되고 정착되어 가고 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1217개 상장법인에 모두 2246명의 사외이사가 선임되어 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규모 상장법인 감사위원회 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할 계획이라 한다. 심지어 SK그룹은 비상장회사에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결단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넘는 것이므로, 다른 기업들에 확산되어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로 정착된다면 민간부문이 제도개선을 이끄는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이사회로의 권력이동은 이사, 특히 사외이사들의 법률적 책임을 부각시킨다. 요즘 사외이사들이 소송을 당해 곤욕을 치른다는 이야기도 가끔 들린다. 사외이사들이 소송을 당한다는 것은 독립성 강화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경영진과 사외이사 보수의 적정성과 책임의 감면장치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었다. 권력이 집중된 기구에는 책임도 중하지만 유능한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책임감면 장치와 합당한 인센티브를 책정할 필요가 있다. 얼마전 우리금융지주회사 경영진과 이사진의 스톡옵션을 둘러싼 논란은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아직 별 이해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사외이사는 공익대표가 아님에도 유의해야 한다. 사외이사는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가 대립될 때만 경영진을 견제한다. 그외 일상적인 모든 사안에서 사외이사는 전문성과 경험, 인적 네트워크의 가동을 통해 경영진을 지원해야 한다. 일부 악의적인 주주들이 다른 주주들과 회사의 이익에 배치되는 이기적인 행동을 하고 경영진을 곤란하게 한다면 사외이사들이야말로 경영진이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언덕이 되어 줄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어느 정도 개선되면 사외이사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 ‘전문성’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윤리경영 개념이 풍미하는 시대지만 기업 내부의 권력기구에서 윤리성과 전문성은 대체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8)조선대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8)조선대

    호남의 사학 조선대 법대가 옛 영광 재현에 발벗고 나섰다. 조선대 법대는 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지방대로서의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며 벼르고 있다. 지난 1946년 호남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운동으로 설립된 민립대학 조선대. 이번엔 동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한때 이름을 떨쳤던 법대의 위상을 되찾아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로 20만 동문들이 뭉쳤다. 동문들의 지지까지 등에 업은 조대 법대는 로스쿨 유치를 위해 자못 비장하기까지 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동문들이 재정 뒷받침” 지난 14일 조선대 총동창회는 ‘법학전문대학원 유치 후원회 결성대회’를 열었다. 로스쿨 유치에 대비한 자금모으기 운동의 일환이었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행사에는 전국에서 동문 600여명이 참석, 조선대 동문들의 힘을 안팎에 한껏 과시했다. 후원회장을 맡은 이원구(개업의) 총동창회장은 “로스쿨 유치는 법대의 사활만이 아닌 학교 전체의 명운이 걸린 일”이라며 “20만 동창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모아져 행사를 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 “학교측이 걸림돌 없이 로스쿨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동창회에서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동창회는 모금행사를 시발점으로 동문들을 상대로 ‘1인 1만원 기부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 회장은 “최소 기부액을 1만원으로 정해 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20만 동창이 만원씩만 기부해도 20억원을 모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얼마든지 힘을 보태겠다는 동창들이 많아 모금액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총동창회측의 설명이다. 이날 참석한 동문들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서명과 함께 모금운동에 동참했다. 총동창회측은 “이번 행사가 기부금을 모은다는 데도 의미가 있지만,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한 동문들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총동창회는 지역별 조선대 동문회를 통해 모금운동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재정은 서울의 사학에 손색없어 이렇듯 조선대 법대의 경쟁력은 동문들의 힘과 안정적인 재정력에서 비롯된다. 많은 지방대들이 재정악화로 허덕이고 있지만 조선대는 서울의 사학들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탄탄한 재정상태를 자랑한다. 로스쿨 입학생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학교측은 로스쿨을 유치할 경우, 입학생의 30%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법대측은 “로스쿨 정원이 200명이라면 60명 즉, 입학정원의 30%까지 전액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장학급 지급대상은 성적순이 아닌 가정형편이 어려운 순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쿨 도입에 있어 학생들이 부담해야 할 고액의 학비가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일정 부분을 학교측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조선대 법대는 로스쿨 유치를 위한 인프라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갖추고 있다. 지난해 6월 1700여평의 법과대 독립건물을 완공하는 등 총 5000여평의 로스쿨 전용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또 500평 규모의 로스쿨 전용기숙사도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최첨단 모의법정과 법학전문 전자정보도서관, 멀티미디어 강의실 등도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중국 통상법에 핵심역량 집중” 박용현 법대학장 조선대 법대는 ‘중국 통상법’에 핵심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중국 통상법 전문가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학교측은 중국 통상에 있어서는 조선대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용현 법대학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누리사업(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에서 조선대의 중국비지니스 전문가 양성사업이 선정돼 향후 5년간 50억원의 정부지원을 받게 됐다.”는 말로 당위성을 설명했다. 박 학장은 이어 “조선대가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진출 우수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만큼 중국 통상법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법조인 140여명 배출… 탄탄한 인맥형성 개교 60주년을 앞둔 조선대가 배출한 법조인은 총 140여명에 이른다. 헌법재판관, 국회의원, 고위관료 등을 고루 배출, 인맥이 탄탄하다. 지방대학 최초로 사법시험 수석합격자를 배출해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 14명의 판·검사와 100여명의 변호사들이 현직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조선대의 제1호 법조인은 임기호(54년 졸) 변호사다.1947년 제1회 조선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8대 서울민사지법원장,5대 서울형사지법원장,2대 사법연수원장,16대 서울고등법원장 등을 거친 우리나라 법조계의 산증인이다. 이성열(고시사법과 5회·53년 졸) 변호사는 지방대학 출신으로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 대학의 자랑이다. 대전지법원장, 광주지법원장, 대법관 등을 지냈으며 지난 1988년부터 4년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했다. 이용식(57년 졸) 변호사와 김구일 (68년 졸) 변호사는 사시와 행시 양과에 모두 합격한 케이스다. 이 변호사는 8회 고등고시 사법과와 행정과에 동시 합격, 광주지검 검사장과 대검찰청 총무부장 등을 지냈다. 김 변호사는 행시 13회, 사시 16회에 합격하고 광주지법 판사 등을 거쳤다. 오병선(62년 졸) 변호사는 사시 13회 수석합격자다. 지방대 출신으로는 처음 수석합격을 차지해 화제를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오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등을 지냈다. 김상남(68년 졸) 전 노동부 차관도 조선대 법대 출신이다. 김 전 차관은 행시 10회 합격, 광주지방노동청장 등을 거쳐 노동부 차관까지 올랐다.2003년에는 청와대 복지노동수석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여성 법조인의 첫 테이프는 이양희 광주지법 판사가 끊었다. 이 판사는 조선대 95학번으로 사시 42회에 합격했다. 조선대의 여성법조인 배출이 늦은 감은 있지만, 다음해인 43회 시험에서 3명의 여성합격자가 나오는 등 최근 들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조선대 출신의 정치인으로는 장태완(58년 졸)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열린우리당 양형일(79년 졸) 의원은 조선대 11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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