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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인 사업가, 20대 한국 통역女를…

    일본인 사업가, 20대 한국 통역女를…

    업무차 들린 일본인 사업가가 한국인 여성 통역사의 몸을 만진 뒤 일본으로 돌아갔다가 한 달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17일 한국인 여성 통역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일본인 사업가 A(4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22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모 호텔 자신의 방에서 한국인 통역사 B(24·여)씨의 특정 신체부위를 더듬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사건 당시 이 호텔에서 열린 일본 바이어 초청 무역상담회에 참석했다가 알게된 B씨를 “짐을 옮기는 것을 도와달라”면서 호텔방으로 끌어들인뒤 이론 짓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후 일본으로 귀국한 A씨는 지난 16일 사업차 부산을 다시 찾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경제 블로그] 의사·경찰·PD·통역사 한 회사 다니는 사연은

    [경제 블로그] 의사·경찰·PD·통역사 한 회사 다니는 사연은

    단일 회사에 가장 많은 직업군이 모여 있는 곳은 어딜까요. 정답은 바로 보험사입니다. 최근 삼성화재 사내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일화를 소개합니다. 얼마 전 이 회사 내부 게시판에 특이한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한 직원이 “삼성화재 내에 특이한 직업(전직 포함)이 많은 것 같은데 부서별로 어떤 특이한 직업이 있는지 말해볼까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자 직원들은 “우리 부서에는 의사가 있어요”, “저희 부서에는 경찰 출신도 있어요” 등등 기다렸다는 듯이 주르륵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달린 댓글을 종합해 보니 모두 25개가 넘는 전·현직 직업이 나왔습니다. ‘보험회사의 꽃’이라고 불리는 계리사와 손해사정사 외에 의사, 간호사, 경찰, 검찰 수사관, 자동차 정비사, 통역사, 변호사, 심리상담사, PD, 디자이너 등등이 있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있는 것은 청약서상 고지의무 내용이나 건강진단 결과 등을 토대로 보험 계약을 할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입니다. 보험 조사 부서에는 베테랑 강력반 형사나 검찰 수사관 출신도 있고 교통안전공단에서 교통사고 조사원으로 일했던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가해자, 피해자, 병원, 정비업체 등이 한패를 이룬 보험사기단이 늘어나면서 이 분야 인력이 대폭 강화됐다고 합니다.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보상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자동차 정비사도 있습니다. 보험 업종 자체가 고객 민원이 많다 보니 직원을 대상으로 고객 서비스 교육을 하는 CS(고객 서비스) 전문 강사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 운영을 위한 전문 작가도 있답니다. 회사 내에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다 보니 장점도 있습니다. 각자가 가진 전문적인 지식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 직원은 “회사에 의사가 있으니 몸이 안 좋거나 할 때 찾아가 건강 상담을 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형사나 수사관 출신들에게는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자문을 구하는 사람이 많다는군요.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수화 통역 서비스·점자 소식지 비치… 관악, 장애없는 장애인 복지

    수화 통역 서비스·점자 소식지 비치… 관악, 장애없는 장애인 복지

    관악구가 장애인 복지 행정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구는 21일 청각·언어 장애인의 원활한 민원 처리를 돕기 위해 청사 1층 민원실에 수화 전문 통역사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각·언어 장애인에 대한 상담은 글을 쓰거나 수화통역센터 영상전화를 거쳐야 해 민원 처리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 앞으로 수화 통역사는 장애인을 직접 대면해 민원 안내부터 일상 생활 및 고충 상담, 의료 통역까지 담당할 예정이다. 민원실과 수화통역센터 서비스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제공된다. 사회 약자를 위한 따뜻한 행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구는 구정 소식과 생활 정보로부터 소외될 수 있는 시각 장애인을 위해 점자 소식지를 만들어 복지시설과 동주민센터, 구청 민원실, 공공 도서관 등에 비치하고 있다. 1~3급 지체·청각 장애인과 1~6급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책 배달 서비스도 인기다. 도서관 직원이 장애인 가정을 손수 찾아가 대출과 반납을 돕는다. 일반 치과 방문이 힘든 장애인을 위해 2010년 난곡 보건분소에 만든 장애인 치과 진료실은 연간 1600여명이 방문할 정도다. 이와 함께 구는 지난달 대인접촉 기회가 적은 여성 청각 장애인을 위해 ‘예술치료를 통한 힐링 프로젝트’ 2개월 과정을 시작했고, 이달 초에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등산로인 무장애숲길도 만들었다. 열녀암 전망 쉼터에 오르면 남산과 63빌딩까지 조망할 수 있다. 구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 1월 시각 장애인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실로암 카페모아’를 청사 1층에 들여놓았다. 시각 장애인 안마사가 중증 장애인에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마 바우처 사업도 꾸리고 있다. 일반 명함 외에 점자 명함도 갖고 다니는 유종필 구청장은 “신체 불편이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며 “장애인이 불편 없이 생활하고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노원구 주민 강좌 수강생 모집… 외국어 등 92개 자격증반 개설

    노원구는 10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2013년 제1기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수강생 모집은 노원평생교육원, 여성교실, 주말학교 등 강좌별로 이뤄진다. 강좌 과목은 ▲외국어 ▲음악 ▲미술 ▲인문 ▲건강 ▲댄스 ▲취미 등 총 92개. 자격증반을 개설해 수화 통역사, 바리스타, 직업 상담사 등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수강은 구 거주 주민이면 가능하고 교육 기간은 내년 1월부터 3월까지다. 수강 신청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노원평생교육포털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 신청을 하면 된다. 김성환 구청장은 “교육이란 학교 졸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장과 생활 현장에서 지속되는 평생활동”이라면서 “앞으로도 주민들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반영해 체계적이고 흥미로운 평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현장 행정] 구로 ‘약자 배려 행정’ 금메달감이네

    [현장 행정] 구로 ‘약자 배려 행정’ 금메달감이네

    구로구는 이달부터 청각·언어장애인에 대한 민원실 수화통역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민원행정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청각·언어장애인이 민원실을 방문해 수화통역 서비스를 요청하면 전담 공무원이 웹카메라가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110수화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민원 상담을 해 준다. 구청 민원여권과와 보건소 보건행정과 등 민원이 집중되는 분야 외에도 15개 동 주민센터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 1명의 주민이라도 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서비스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과거에는 청각·언어장애인이 민원실을 방문할 때 수화가 가능한 사람을 함께 데려와야 해 불편이 많았다. 구는 지난 6월부터 구청에 ‘임신부 우선 민원창구’도 마련해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임신부 우선 민원창구는 2007년부터 운영해 오던 장애인·노약자 우선 민원창구를 확대한 것이다. 구는 특히 눈으로 봐서는 식별이 어려운 초기 임신부를 위해 민원실에 임신부 배려 표지를 비치해 모든 주민이 자연스럽게 순서를 양보하도록 세심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거동 불편인 민원서류 무료배달제’도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움직임이 불편한 1·2급 중증장애인과 65세 이상 독거 노인이 전화로 민원서류를 신청하면 구청 직원이 직접 집까지 찾아가 받아 오는 시스템이다. 신청 가능한 민원 서류는 주민등록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제적등·초본, 지방세납세 증명서 등 본인 확인이 필요한 민원사무 18종과 건축물대장, 토지대장, 임야대장 등 본인 확인이 필요 없는 민원사무 8종 등 총 26종이다. 구 민원여권과(860-2301)로 미리 상담받고 신청하면 된다. 성상환 구 민원여권과장은 “장애인·노약자는 주변 사람의 배려가 없으면 민원 상담 자체가 어려운 사례가 많다.”면서 “앞으로도 민원실을 찾는 사회적 약자들이 민원 상담에 불편이 없도록 다양한 정책을 개발해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충남 지자체 비정규직 최대 임금 2배 이상 격차

    충남 지자체 비정규직 최대 임금 2배 이상 격차

    자치단체 재정자립도가 비정규직의 빈부격차를 낳고 있다. 같은 도에서도 2배 넘게 차이가 나고 있다. 16일 충남도에 따르면 올해 도와 16개 시·군에 종사하는 단순 노무 무기계약직의 기본급, 상여금, 약정·법정수당 등 연간 임금 상태를 분석한 결과 당진시가 265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산군은 당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66만원으로 최저였다. 인매실 당진시 주무관은 “기본급 외에 기말수당, 연차수당, 주유수당, 교통보조비, 명절휴가비, 5년 이상 장기 근속 가산금 등 비정규직의 복지를 위해 많은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산군은 기본급 외에 시간외수당과 연차수당만 지급하고 있다. ●지자체 재량으로 임금 정할 수 있어 이는 자치단체 재정이 크게 좌우한다. 가용 재원이 풍부한 지자체는 비정규직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지만 열악한 곳은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규직 공무원 임금은 법에 의해 똑같이 지급하지만 비정규직은 자치단체가 최저임금 이상에서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 당진시 재정자립도는 29.8%, 금산군은 18.9%다.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충남도(28.6%) 2428만원, 아산시(46.5%) 2281만원, 천안시(46.6%) 2224만원 등이 비정규직 임금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위권은 부여군(14.5%) 1905만원, 공주시(16.2%) 1803만원, 청양군(12.4%) 1779만원과 18.9%인 금산군 등으로 재정자립도와 비정규직 처우 문제가 무관하지 않음을 반영했다. 기본급마저 당진시는 1449만원, 천안시는 1260만원 등이었으나 청양군은 965만원, 예산군 913만원, 홍성군 916만원, 서천군이 912만원 등으로 나타나 격차가 컸다. 당진시와 서천군의 기본급 차액은 무려 537만원에 달한다. 자치단체 비정규직에는 무기계약직과 기간제가 있다. 사무보조원 외에 간호사, 통역사, 수리원, 환경미화원, 비디오촬영사, 영양사, 주정차단속인, 직업상담사, 비서 등이 포함된다. 무기계약직에게는 60세 정년보장과 상여금 등이 지급되나 기간제는 정년보장이 안 되고 일당제로 임금을 받는다. 충남도와 도내 시·군에는 무기계약직 2276명과 기간제 2434명 등 모두 4710명의 비정규직이 있다. 기간제는 2년이 넘으면 무기계약직이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는 기간제 근로 계약을 3개월에서 1년 미만으로 반복 갱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이상 연속 근무가 이뤄지지 않아 퇴직금과 법정수당을 받지 못하는 기간제 직원이 755명에 달한다. ●기간제 계약기간 꼼수도 김기호 도 주무관은 “시·군이 도내에 있는 기초단체지만 독립된 지방정부여서 비정규직 처우를 통일하도록 강요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 총액인건비제를 완화하고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에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외국인 고충민원상담

    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경기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고충민원 상담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상담을 위해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필리핀, 러시아 등 4개 언어 통역사와 전문 조사관 등 총 13명을 상담장에 배치한다. 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정식 고충민원으로 접수받아 조사관들이 정밀조사를 거쳐 처리한다. 권익위의 ‘외국인 고충민원 상담’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권익위 상담센터를 방문하기 어려운 외국인들을 위해 휴일에 외국인 다수가 거주하는 지역을 찾아가는 창구로, 2004년부터 수시로 운영 중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민간 자격증 광고 속지 마세요

    민간 자격증 광고 속지 마세요

    ‘100% 취업보장’, ‘고수익 자격증’ 등으로 광고되는 자격증 광고는 주의해야 한다. 취업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도, 고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 공인을 받지 않은 자격인데도 국가 공인 자격인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이같은 허위·과장광고를 한 17개 민간자격증 관련 단체와 업체를 적발,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취업이 절실한 구직자들의 심리를 악용한 부당 광고로 민간자격증 관련 상담건수는 2009년 1622건에서 지난해 2094건으로 1년 사이에 29% 늘어났다. 공정위는 자격증 취득 전에 ‘민간 자격 정보서비스’(www.pqi.or.kr)에서 국가 공인을 받아 우대되는 자격인지, 단순 등록만 하면 되는 민간 자격인지 여부를 확인할 것을 소비자들에게 당부했다. 민간 자격은 자격기본법에 따라 미성년자 등의 결격사유와 국방·반(反)사회 등 금지분야에 해당되지 않으면 누구나 신설 등록이 가능해 지난해 말 현재 1564개가 등록돼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격이 등록돼 있다고 국가에서 별도로 공신력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등록된 자격 중 채용·승진 시 우대받을 수 있는 국가 공인 자격은 도로교통사고감정사,수화통역사 등 84개다. 공정위에 따르면 스피치지도사, 밸리댄스지도사, 장례지도사, 자동차관리사, 노인복지심리지도사를 관리하는 단체는 자격증 취득시 취업 및 고소득이 보장되는 것처럼 광고를 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궁지도사, 사회보험사, 태클리쉬지도사, 표현예술상담사, 멀티미디어전문가는 국가 공인 자격 또는 국가 자격과 동급이라고 광고되나 단순 등록 민간자격이다. 도시정비사는 공인자격으로 신청 중이라고 광고하지만 이미 공인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도청검색사는 ‘민간자격증 공인전환 시 국가자격증 동일대우’라고 광고하고 있으나 공인받기 전에 취득한 자격은 공인 자격으로서 효력이 없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동대문 “청각장애인을 수화통역사로”

    동대문 “청각장애인을 수화통역사로”

    “이번엔 반드시 청각장애인 통역사 자격증을 따서 두 아이에게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동대문구가 개설한 청각장애인을 위한 통역사 자격증 과정에 도전장을 내민 윤현주(33·이문동) 주부는 3일 이같이 다짐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통역사 자격증강좌 개설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윤씨는 그동안 독학으로 공부해 자격증시험을 치렀지만 두번이나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체계적으로 해주는 기관이 턱없이 부족해 준비를 제대로 못했던 것. 시험은 ‘그림의 떡’이었던 셈이다. 구는 지난달 30일부터 12월말까지 5개월동안 1~2급 청각·언어장애인을 대상으로 통역사 자격증 준비반과 한글교실을 동대문구수화통역센터에 개설해 무료 교육지원서비스에 나섰다. 청각장애인 통역은 비장애인이 수화 통역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미세한 표현 및 심리상담 등을 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따라서 교육을 마치면 관련된 분야에 취업의 문도 더 넓어지게 된다. 동대문수화통역센터에서 ‘청각장애인들의 입’ 역할을 하는 윤남(36)씨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후에도 공공기관이나 단체, 기업 등에서는 장애인고용이나 지원이 미약하다.”면서 “지원을 한다고 해도 생색내기용 일회성 행사인 경우가 많은데 동대문구가 이처럼 나서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청각장애인통역사 자격증 준비반에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생활형편이 어려운 성인 5명이, 한글교실에는 13명의 수강생들이 수화자격증을 소지한 강사진으로 부터 배움의 길을 걷고 있다. 자격증반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수화통역을 위한 이론교육과 실습을 배우고 있다. 청각장애인 통역사 자격증 시험의 경우 장애인 합격률이 응시생 대비 10% 내외일 만큼 매우 낮은 실정이다. 자격증반 김기용(30) 교사는 “저희 부모님도 청각장애를 겪고 있어 누구보다 이들의 아픔을 잘 안다.”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홀로 일어설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서비스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들 중에는 수화를 못하거나 글씨도 제대로 못 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수화전문 교사가 부족한 탓에 학교교육이 구술교육에 그치고 있다. 통역사 과정과 함께 한글교실을 연 것도 이 때문이다. 장애인 교육·지원에 유독 관심이 많은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배우고 싶어도 가르쳐주는 곳이 없어 좌절하는 이들에게 한줄기 빛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땡큐! 서울시 야간수화통역센터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 아주머니가 찾아오셨는데, 대화가 통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어요.” 지난 19일 오후 11시20분쯤 서울시가 운영하는 야간수화통역센터에 성북경찰서 D지구대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곧바로 해당 지구대를 찾아간 수화통역사는 “남편이 낯선 남자와 말다툼 끝에 납치됐다.”는 청각장애인 이모(48·여)씨의 민원을 경찰에게 자세히 전달했다. 경찰은 1시간여 수소문 끝에 이씨의 남편이 친구과 함께 단순히 외출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이었지만 수화통역사가 없었다면 밤새 애태웠을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2008년 전국 최초로 서대문구 충정로에 문을 연 ‘서울시 야간수화통역센터’가 지금까지 하루 평균 2~3건씩 총 1580여건의 상담실적을 올렸다고 23일 밝혔다. 센터는 일반 수화통역센터가 운영되지 않는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3명의 통역사가 연중 무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간 센터는 시내 22곳에 마련돼 있다. 야간상담을 통해 야식 주문요청부터 자녀 하교 확인, 애완견을 위한 동물병원 안내, 교통사고, 병원 응급, 경찰민원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통역내용은 생활민원이 51.9%로 가장 많지만 응급의료(18.8%), 경찰민원(13.9%), 법률상담(6.5%) 등 긴급하게 처리돼야 하는 경우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야간 수화통역센터는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전화(323-4996)나 화상전화(070-7947-0047), 문자메시지(0505-4949-119)를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장애인 지원사업 2제] 관악, 여성 청각장애인에 자립강의

    14일 오후 2시 관악구청 별관 2층 강당.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30~40대 여성들이 손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마디 말도 없지만 손짓은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듯 빠르게 움직인다. 커다란 강의실은 비록 조용했지만 배움의 열기로 뜨겁다. 관악구가 청각장애 여성의 자립을 위해 마련한 ‘청각장애 여성을 위한 역량강화’ 프로그램 중 ‘생활속 법률’ 강의의 한 장면이다. 구는 3월24부터 오는 22일까지 구청 별관 강당에서 여성 청각장애인 30여명을 대상으로 건강체조, 재테크, 법률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더욱이 여성·장애·의사소통에 3중고를 겪는 여성 청각장애인이라면 사회생활에 만만찮은 어려움을 느낀다. 이에 따라 구는 여성 청각장애인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장애 여성들이 자신감과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천편일률적인 장애인 교육이 아니라 손쉬운 부동산과 재테크, 생활에 필요한 법률상식,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한 존경받는 부모 되기, 건강과 처세술 등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강의로 꾸몄다. 특히 모든 교육에 수화통역사가 배치되어 청각장애인들의 정보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기 때문에 여성 청각장애인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 및 동료들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밖에도 여성 청각장애인의 잠재된 능력을 계발, 사회적·경제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생활요리교실, 제과·제빵교실, 꽃꽂이 강좌, 정보화교육 등을 마련했다. 김인자 가정복지과장은 “이번 교육은 장애로 인한 소외감을 없애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장애인이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지역사회 인식개선 사업은 물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 개발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에스엘에스중공업 김덕중대표 장애인고용 철탑산업훈장

    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주관하는 ‘2009 장애인 고용촉진대회’가 2일 서울 반포4동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장애인 고용이 어려운 중공업종에서 장애인 고용 확대에 기여한 에스엘에스중공업㈜ 김덕중(57) 대표이사가 장애인고용촉진 분야 최고 정부 포상인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 회사는 현재 정원의 9.58%를 장애인으로 고용하고 있다. 장애인 직원의 고민 상담 및 직장 적응을 위해 직업생활상담원과 수화통역사를 둬 매주 상담을 하는 등 장애인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평가받았다. 산업포상은 선천적 소아마비 장애(지체 2급)로 양목발을 사용하는 어려움을 딛고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한국방송광고공사 김영철(44)씨가 수상했다. 사업주 부문 대통령 표창은 ㈜포스위드 박준석(56) 대표이사가, 근로자 부문은 한국철도공사 황윤석(46) 차장이 각각 받았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강북구 보건소 외국인 문턱 낮춰

    서울 강북구가 외국인에게 보건소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가정 등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들이 늘어나는 반면 국내 의료기관 서비스가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북구는 관내 보건소를 통해 외국인을 위한 40개 항목의 무료 검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9일 밝혔다.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실시해 거주외국인들이 손쉽게 건강을 돌보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강북구는 현재 지역 거주외국인의 절반 이상이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근로자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검진은 ▲기본검사(신장·체중·비만도·혈압) ▲병리검사(혈액·혈청·뇨·간기능검사) ▲심전도검사 ▲구강검사 ▲흉부방사선검사 등으로 모두 40여종에 달한다. 검진 결과 질병을 앓는 것으로 판명되면 보건소 진료실과 연계,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일부는 서울의료원·서울시립서북병원·대한결핵협회 서울지부 등의 검진기관으로 옮겨져 정밀검진을 받게 된다. 아울러 강북구는 다음달부터 ‘외국인 통역 코디네이터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거주외국인이 의료기관을 방문했으나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원콜시스템을 적용, 전화로 원하는 언어의 통역사와 연결시킨 뒤 동시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구는 이와 별도로 지난 2월 보건소 외국어홈페이지(www.ehealth.or.kr/web/)를 개설했다. 보건소를 방문하는 거주외국인들을 위한 안내표지판도 재정비했다. 지역에 많이 사는 베트남인들을 위해 베트남어는 물론 영어·일본어·중국어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홈페이지에선 영양상담 등 기본적 건강상식부터 외국인이 이용 가능한 지역 의료기관과 외국인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 등을 알려준다. 현재 강북구 거주외국인은 3500여명으로 이들은 당뇨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유병률이 내국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진을 받길 원하는 외국인은 전화(02-901-0839)나 방문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원더풀 코리아 푸드” 우리 농식품 세계 식탁에

    “원더풀 코리아 푸드” 우리 농식품 세계 식탁에

    “현지에서 반응은 좋은데…, 사과 외관이 운송 과정에서 상처가 나던데요.” “다른 고객들도 비슷한 지적을 했습니다. 그래서 스티로폼 포장 안에 종이를 덧대면서 문제를 해결했죠.” “이틀 뒤 사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때 세부 조건을 논의하죠.” 28일 오전 ‘2009 바이 코리아 푸드’ 행사가 열린 서울 양재동 aT(농수산물유통공사) 센터 대회의실. 한 지방 농협 조합 직원이 판매 부스에서 통역사를 앞에 두고 일본인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대화는 오감(五感)이 모두 동원된다. 일본인 바이어의 눈은 농협 직원이 포장 기법을 직접 그리고 있는 흰 종이 위를 쫓고 있다. 하지만 연신 여러 종류의 사과 향을 맡으면서 “스바라시”(훌륭하다)라는 감탄사를 되풀이했다. 우리 농산물과 음식을 향한 세계인의 이목이 쏠려 있는 현장이다 바이 코리아 푸드 행사는 해외 대형 유통업체·식품수입업체와 국내 음식·농산물 수출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일종의 박람회다. 농식품 분야에서 해외 바이어와 수출업체가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행사에 참여한 업체는 해외 108곳, 국내 162곳이다. 연매출 46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식재료 유통 업체인 미국 시스코를 비롯해 미국 청과물 수입업체 멜리사, 말레이시아 GCH 리테일 그룹 등 쟁쟁한 해외 바이어들이 총출동했다. 김진영 aT 해외마케팅처장은 “중국산 농식품들이 저렴한 대신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강해지면서 대신 우리 농식품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뚫고 우리 농림수산식품 분야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과 비슷한 21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출 상담 품목도 다양하다. 딸기, 파프리카 등 농산물은 물론 김치, 인삼, 전통주 등 가공식품, 최근 수출 루트를 넓히고 있는 활넙치, 김, 미역 등 수산물도 해외 바이어들과 상담 기회를 가졌다. aT는 박람회를 통해 1000만달러 이상의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잭 다운즈 시스코 글로벌 수입팀 부팀장은 “미국에서 타이완과 일본 등에 이어 한국 음식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붐을 일으킬 조짐”이라면서 “한국식 김치와 유자차, 불고기 양념 등 한국 본토에서만 찾을 수 있는 음식을 수입, 미국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후쿠오카 지역의 식재료 수입업체인 이쓰 재팬 료이치 사카모토 대표는 “일본에서 한국 농식품과 음식에 대한 인식은 매우 좋지만 홍보 활동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업체 공동으로 TV 광고 등을 진행하면 수출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장애인 목소리 대신 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장애인 목소리 대신 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안녕하세요 저는 말 못하는 장애인입니다.저희 아버님께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어서 전화를 했는데요….”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마음을 전화 통화로 이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중계사 이정아(여)씨는 2007년 5월 어버이날을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30여명의 중계사들이 365일 일하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통신중계 서비스센터를 지난 12일 오후 찾았다.  이씨는 한번도 자신의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불러드리지 못했던 노래를 대신 불러달라는 그녀의 부탁에 가슴이 먹먹해졌지만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었고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노래를 시작했다.상황에 맞춰 마무리 대목은 “아버님의 사랑은 그지 없어라.”로 바꿨고 아버지는 한동안 수화기 건너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 뒤 어렵사리 연 입에선 연신 “고맙다.장하다.”는 말이 나왔고 아버지의 그런 마음은 중계사 이씨의 수화를 통해 딸에게 다시 건네졌다.   ●청각·언어장애인의 목소리를 대신 내 주는 ‘통신중계서비스’  검정색 카디건과 흰색 셔츠를 유니폼으로 착용한 중계사들이 하루 평균 50~60건의 서비스를 제공한다.유니폼을 입는 이유는 수화로 통화 내용을 전달할 때 이용자가 동일한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심어줘 안정감과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다.장애인이 채팅을 통한 문자 혹은 웹캠을 통한 수화로 중계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중계사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육성으로 그 내용을 전달해준다.상대가 들려주고 싶은 내용은 중계사가 다시 장애인에게 수화나 문자로 전달한다.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중계 요청도 가능하다.  서비스센터 홈페이지(www.relaycall.or.kr)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3G 휴대전화 영상통화를 이용한 서비스도 4월 중 본격적으로 시행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을 일이 적어진다.또 조만간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전화를 거는 서비스도 중계할 예정이다.   ●식사도 주문하고 사랑도 고백하고  중계사는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소지한 이들로 한명당 하루 평균 40~50건의 민원을 받는다.내용은 전혀 거창할 게 없다.식사 때가 되면 음식 주문을 해달라는 메시지가 몰리고,홈쇼핑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중계를 신청하는 이도 있다.일이 늦게 끝나니 먼저 밥 먹으라고 배우자에게 전해 달라는 사람도 많다.학교에 간 자녀의 준비물을 깜빡했다는 어머니의 메시지도 전달되고,괜히 화내서 미안하다며 애정을 확인하는 남녀들의 사연도 중계된다.이런 식의 얘기들이 지난해에만 19만건 전달됐고,올해에는 25만건을 목표로 잡고 있다.  중계사는 연기자 역할도 한다.때로는 화난 감정을 싣기도 하고,‘ㅋㅋ’등 채팅 용어,‘^^’등 이모티콘을 문맥과 상황에 맞춰 웃음 소리로 전달하기도 한다.  당연히 사랑을 확인하는 남녀의 통화 때는 중계사들의 목소리도 한결 달콤해진다.중계사 서영씨는 조금 닭살스러운 경험을 했다.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남성인 자신의 목소리로 그 남성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중계사 박필선씨는 “영상으로 중계를 하던 도중 내게 고백해 오는 사람도 있었다.”며 수줍게 털어놨다.  ●비장애인이 많이 알았으면…  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중간에서 중계사들이 곤란한 경우도 더러 있다.서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해야 할지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또 상대가 통화를 원치 않는데 장애인이 연결을 계속 원할 때에도 어찌해야 좋을지 도무지 판단이 안 될 경우가 적지 않다.  장애인이 중계사를 통해 잔액조회 등 금융기관의 전화서비스 등을 이용하려 해도 본인 확인 절차 때문에 안 되는 경우가 많다.중계사들은 법이 인정한 ‘공식 대리인’이 아니기 때문이다.이같이 제한되는 부분에 대해 진흥원측은 중계사의 법적 지위 등과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도 비장애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비장애인이 혹시 사기 아닌가 여기는 일도 적지 않다.중계사 신애경씨는 “통화하신 비장애인 중 ‘스팸 전화나 보이스피싱이 아니냐.’고 되묻는 경우가 있다.”며 아직까지 “이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측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비장애인의 인식 제고를 꼽았다.”안녕하십니까.청각장애인 ○○○씨의 요청으로 대신 전화드렸습니다.저는 통신중계서비스센터 중계사 □□□입니다.”란 통화 첫 대목만 듣고 바로 끊어버리는 비장애인도 많다.어느 날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부담없이 중계사를 통해 장애인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된다. ●심야와 새벽에 이용하고 싶으면…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9시~오후 10시까지이므로 이밖의 시간에는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상담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어느 휴대전화로든 02-120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24시간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다산콜센터는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해 화상전화를 통한 수화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총 4명의 수화 상담원이 근무하는데 영상전화기를 구입한 뒤 이용 가능하다.혹은 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채팅(http://120.seoul.go.kr/HTML/Notice21.html 참조)으로 상담할 수 있다.영상전화 및 네이트온 상담 모두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지난해 6월에 서비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5000여건의 상담이 이뤄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사진·동영상 인터넷서울신문 김상인vj bowwow@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장애인을 위한 이동목욕서비스 불황에 후원 끊긴 난치병 어린이들 청각장애 이동엽씨 허둥지둥 대학생활
  • 장애인 목소리 대신 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안녕하세요 저는 말 못하는 장애인입니다.저희 아버님께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어서 전화를 했는데요….”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마음을 전화 통화로 이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중계사 이정아(여)씨는 2007년 5월 어버이날을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30여명의 중계사들이 365일 일하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통신중계 서비스센터를 지난 12일 오후 찾았다. 이씨는 한번도 자신의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불러드리지 못했던 노래를 대신 불러달라는 그녀의 부탁에 가슴이 먹먹해졌지만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었고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노래를 시작했다.상황에 맞춰 마무리 대목은 “아버님의 사랑은 그지 없어라.”로 바꿨고 아버지는 한동안 수화기 건너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 뒤 어렵사리 연 입에선 연신 “고맙다.장하다.”는 말이 나왔고 아버지의 그런 마음은 중계사 이씨의 수화를 통해 딸에게 다시 건네졌다. ●청각·언어장애인의 목소리를 대신 내 주는 ‘통신중계서비스’ 검정색 카디건과 흰색 셔츠를 유니폼으로 착용한 중계사들이 하루 평균 50~60건의 서비스를 제공한다.유니폼을 입는 이유는 수화로 통화 내용을 전달할 때 이용자가 동일한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심어줘 안정감과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다.장애인이 채팅을 통한 문자 혹은 웹캠을 통한 수화로 중계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중계사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육성으로 그 내용을 전달해준다.상대가 들려주고 싶은 내용은 중계사가 다시 장애인에게 수화나 문자로 전달한다.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중계 요청도 가능하다. 서비스센터 홈페이지(www.relaycall.or.kr)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3G 휴대전화 영상통화를 이용한 서비스도 4월 중 본격적으로 시행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을 일이 적어진다.또 조만간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전화를 거는 서비스도 중계할 예정이다. ●식사도 주문하고 사랑도 고백하고 중계사는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소지한 이들로 한명당 하루 평균 40~50건의 민원을 받는다.내용은 전혀 거창할 게 없다.식사 때가 되면 음식 주문을 해달라는 메시지가 몰리고,홈쇼핑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중계를 신청하는 이도 있다.일이 늦게 끝나니 먼저 밥 먹으라고 배우자에게 전해 달라는 사람도 많다.학교에 간 자녀의 준비물을 깜빡했다는 어머니의 메시지도 전달되고,괜히 화내서 미안하다며 애정을 확인하는 남녀들의 사연도 중계된다.이런 식의 얘기들이 지난해에만 19만건 전달됐고,올해에는 25만건을 목표로 잡고 있다. 중계사는 연기자 역할도 한다.때로는 화난 감정을 싣기도 하고,‘ㅋㅋ’등 채팅 용어,‘^^’등 이모티콘을 문맥과 상황에 맞춰 웃음 소리로 전달하기도 한다. 당연히 사랑을 확인하는 남녀의 통화 때는 중계사들의 목소리도 한결 달콤해진다.중계사 서영씨는 조금 닭살스러운 경험을 했다.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남성인 자신의 목소리로 그 남성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중계사 박필선씨는 “영상으로 중계를 하던 도중 내게 고백해 오는 사람도 있었다.”며 수줍게 털어놨다. ●비장애인이 많이 알았으면… 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중간에서 중계사들이 곤란한 경우도 더러 있다.서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해야 할지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또 상대가 통화를 원치 않는데 장애인이 연결을 계속 원할 때에도 어찌해야 좋을지 도무지 판단이 안 될 경우가 적지 않다. 장애인이 중계사를 통해 잔액조회 등 금융기관의 전화서비스 등을 이용하려 해도 본인 확인 절차 때문에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중계사들은 법이 인정한 ‘공식 대리인’이 아니기 때문이다.이같이 제한되는 부분에 대해 진흥원측은 중계사의 법적 지위 등과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도 비장애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비장애인이 혹시 사기 아닌가 여기는 일도 적지 않다.중계사 신애경씨는 “통화하신 비장애인 중 ‘스팸 전화나 보이스피싱이 아니냐.’고 되묻는 경우가 있다.”며 아직까지 “이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측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비장애인의 인식 제고를 꼽았다.”안녕하십니까.청각장애인 ○○○씨의 요청으로 대신 전화드렸습니다.저는 통신중계서비스센터 중계사 □□□입니다.”란 통화 첫 대목만 듣고 바로 끊어버리는 비장애인도 많다.어느 날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부담없이 중계사를 통해 장애인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된다. ●심야와 새벽에 이용하고 싶으면…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9시~오후 10시까지이므로 이밖의 시간에는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상담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어느 휴대전화로든 02-120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24시간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다산콜센터는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해 화상전화를 통한 수화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총 4명의 수화 상담원이 근무하는데 영상전화기를 구입한 뒤 이용 가능하다.혹은 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채팅(http://120.seoul.go.kr/HTML/Notice21.html 참조)으로 상담할 수 있다.영상전화 및 네이트온 상담 모두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지난해 6월에 서비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5000여건의 상담이 이뤄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전국플러스] 울산 화상전화기 주민센터에 설치

    울산 남구청은 청각과 언어장애인의 의사소통 창구로 이용될 화상전화기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 내 모든 동주민센터에 설치했다고 4일 밝혔다. 남구는 최근 17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 내 18개 동주민센터와 출장소, 구청 민원실에 화상전화기를 설치해 청각과 언어장애인이 수화통역사와의 화상통화를 통해 자유롭게 민원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남구지역 400여명의 장애인은 그동안 주민등본을 발급받거나 법률·세무상담 등을 받으려면 울산시 수화통역사협회 사무실로 가서 통역사를 대동한 뒤 다시 주민센터로 가 업무를 봐야 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유학파도 택시 ‘핸들’ 잡는다

    유학파도 택시 ‘핸들’ 잡는다

    거세지는 취업난 속에 해외 유학파들까지 택시운전에 나섰다. ‘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명품 관광택시’ 운전자 모집에 영어·일본어 구사에 능통한 외국대학 출신 등 379명이 지원, 1차 언어시험에 235명이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 중 인성면접을 통해 150여명을 최종 선발하기로 했다. 서울관광택시는 다음 달 16일부터 운영한다.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질 높은 택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광택시’를 운영하기로 하고 운전기사를 모집했다. 기존 또는 신규 운전기사 모집에는 외국어 회화가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택시업계에서는 처음에 이 관광택시 사업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외국어에 능통한 택시 기사를 그리 쉽게 모을 수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9일 1차 언어시험 결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거주 경험자와 미국, 일본 등 유학파 출신 등 현지인처럼 외국어를 구사하는 운전자들이 몰렸다. 공무원들은 “경제한파로 가중된 취업난이 이 정도인가.”라고 놀라며 어려운 경제 현실을 실감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일하는 데에 부끄러울 것 없다.”는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나와 국내 대기업 현지법인에서 근무했던 지원자 김진백(46)씨는 “택시운전을 시작한지 4개월 정도 됐다.”면서 “운전을 즐기는 성격이라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손님을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어와 영어를 잘한다. 일본 도쿄 정보대를 졸업, 7년 동안 일본에서 회사를 다녔던 김두진(40)씨는 “3년 정도 국내에서 택시를 몰면서 일본에 비해 형편없는 택시서비스를 접하며 스스로 반성하곤 했다.”면서 “언어 소통뿐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 있는 다국적기업에서 20년 동안 근무한 사람, 국내 자동차회사의 일본 지사 근무자, 국회 통시통역사 출신 등이 전업 택시기사로 나섰다. 수준이 부쩍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서울관광택시에 대한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주한일본대사관과 일본관광청의 일본인 직원들이 서울시청을 방문해 사업 설명을 듣고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외국인관광객이 많이 찾는 부산, 광주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관광택시 운영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터뷰를 책임진 면접관이 원어민 수준의 외국어를 거침없이 대답하는 지원자들을 상대하느라 되레 애를 먹었다.”면서 “앞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관광객들이 바가지 요금, 난폭운전 등으로 인상을 찌푸리지 않도록 택시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관광택시는 철저하게 ‘사전예약에 의한 배차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를 위해 전용콜센터(1644-2255)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상담요원이 24시간 배치된다. 요금체계는 구간요금제(인천국제공항에서 40㎞·50㎞·60㎞ 구간 요금을 지정)와 임대전용 요금제로 운영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이재용씨 부부 ‘화려한 결합’ ? …11년만에 끝내 파탄 왜 “피자 하루 3조각…” 트랜스지방 주의보 발령 사르코지 부부 첫 만남은 불꽃튀는 ‘유혹 게임’ ‘교복 구입비’도 교육비 소득공제에 추가 나사풀린 지방공사 직원 무더기 적발 서울에서 가장 친절한 구청은 어디? 학습만화 ‘Why?’시리즈 2000만부 돌파,왜?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등장인물: 어머니,아들,딸,아버지(1인1역),외교통상부 관계자,무장단체 요원들,기자들,시민들,각 단체 대표들(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시민단체장),동시통역사(이상 1인다역) ▶시간 및 공간: 현대,대한민국 ▶무대: 이 극은 장면의 전환이 많다.따라서 기본적으로 빈 무대를 사용하며,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의 분위기를 상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품들을 사용한다. 1장 방 세 개짜리 반 지하방의 거실.한밤중.붉은 색,취침등이 켜져 있다.정적을 깨는 전화벨 소리.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잠시 후,다시 울리는 전화벨.거실 한 구석에서 토막잠을 자던 어머니,잠에서 깨어 전화기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와 손을 뻗는다.어머니,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인다.전화벨이 끊어진다.잠시 후,다시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딸이 방문을 열고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나온다. 딸 에이 씨! 어머니 그들일까? 딸 시끄러워.빨리 받아. 어머니,쉽게 전화를 받지 못한다.아들,방에서 나온다.어머니,망설임 끝에 전화를 받는다. 어머니 여보세요? 외교통상부 (소리)여기 외교부인데요! 어머니 (말을 자르며)어디요?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요! 어머니 무슨 일이시죠? 외교통상부 (소리)조금 전에 주 파키스탄 대사관에 이 전화번호하고,김만수씨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무장단체의 메시지가 전달됐는데요.저희도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을 해야 해서요.김만수씨 집에 계시면 좀 바꿔주시죠. 어머니 제 남편요?그럼요.지금 방 안에서 자고 있는걸요.잠깐만요. 어머니,남편의 방 문 앞에 가서 문을 두드린다. 어머니 나와서 전화 좀 받아봐요! 정적.아무런,인기척이 없다.어머니,남편의 방문을 다시 두드린다. 딸 그냥 열어! 어머니 항상 잠겨 있잖니. 딸,아버지 방의 문고리를 거칠게 돌린다.쉽게 열린다.어두운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아버지의 방은 파키스탄 어느 민가로 전환된다.환영처럼,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무장 단체 요원들.무장 단체 요원 중 한 명이 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에서 다른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으려 하는 도중,무대 밝아진다.거실,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머니 언제 없어진 걸까?(사이)너하곤 종종 얘길 하지 않았니. 아들 옛날 얘기예요. 딸 정확히 3년 전이야!내가 연기학원을 그만둔 날이었으니까. 아들 저녁을 먹는데 느닷없이 ‘난 파산했다.’고 말했죠. 딸 처음엔 장난치는 줄 알았지. 어머니 ‘양심적으로 갚으려고 했는데.이젠 돌려막기도 한계에 다다랐구나.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얘기했어. 아들 침묵.한참 후에 엄만 ‘그럼 우린 이제 어떻게 살죠?’라고 물으셨죠. 어머니 니 아빤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니?’라고 대답했고. 딸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어. 아들 그 이후,우리가 있을 땐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어머니 산 입에도 거미줄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딸 우리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을 때도. 아들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딸 어쩌다 가끔 소리는 들려왔어. 아들 아직 살아 있구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들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방 너머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어머니 한참을 누군가와 애기하는 듯했지. 아들 알 수 없는 중얼거림. 딸 끙끙 앓는 신음소리. 어머니 다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 아들 무서운 비명소리. 딸 귀신이 곡하는 소리. 어머니 깊은 한숨소리. 아들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소리가 시작되었죠.우리가 들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어머니 아주 서툰 연기였지. 아들 동정을 바랐겠죠.아니면 자기 역시 힘들다는 걸 알리고 싶었거나. 딸 TV 볼륨을 높이면 더 크게 소리를 내.소리를 죽이면 멈추고.마치 우리를 조롱하는 것처럼. 아들 우리의 일과에 맞춰,늘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서 정해진 시간에 끝이 났죠. 침묵.소리,사라진다. 딸 유령 같았어.살아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워질 정도로. 아들 방 안에서 도대체 뭘 했던 걸까요? 어머니 시간을 죽였겠지. 딸 바깥의 상황을 살피며 어떡하면 더 불쌍하게 보일까 궁리했든가. 아들 우리가 나가고 나면? 어머니 밥을 먹거나,TV를 보거나.살아 있다는 흔적을 남기듯이. 아들 외출은? 어머니 가끔 신발의 위치가 바뀌어 있긴 했는데.먼지가 그대로인 걸 봐서는 멀리 다녀온 것 같지는 않더라. 침묵. 어머니 신음 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였더라? 아들 (사이)이주 전쯤 이었을 거예요.아버진 누군가와 얘길 하고 있었어요.누군가와 비밀스런 대화를 하듯,‘이브라힘!’이라는 말을 반복했죠.미친 게 아닐까 의심했어요.제 인기척이 느껴지자 급하게 전화를 끊더라고요.그러곤 다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죠.늘 그랬던 것처럼.갑자기 짜증이 밀려 왔어요.그래서 제가 한마디를 했죠.(사이)에이! 씨발.조용해지더군요.평화가 내려앉은 것처럼. 어머니 네가 좀 심했구나. 아들 씨발.아버지가 즐겨 내뱉던 단어죠.침묵을 제외한 유일한 단어. 딸 아빤 언제나 화가 나 있었어. 아들 늘 긴장해야 했지요. 어머니 말을 안 하니까 더 불안했지. 딸 그래도 얼굴엔 다 쓰여 있었어.알아서 기어라! 아들 복종과 침묵의 룰.일종의 계약이었죠. 딸 누구 맘대로? 아들 아빠 맘대로. 딸 왜? 아들 그야,이 집의 가장이니까. 사이.어머니,갑자기 하품을 한다. 어머니 이러면 안 되는데….자꾸 졸음이 오는구나. 딸,크게 하품을 한다. 어머니 니 아빠가 지금 잡혀있는 곳이 어디라 했지? 아들 파키스탄요. 어머니 거긴 어떤 곳이니? 아들 끝없는 모래사막 주변으로,깎아놓은 듯한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어요. 어머니 경치가 무지 좋겠구나. 딸 이런 홀가분한 기분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아. 아들 신경 써야 할 무언가가 없다는 거. 딸,바닥에 눕는다.하품이 전염된다.아들 역시 하품을 한다.아들도 바닥에 눕는다.어머니도 하품을 한다.어머니,졸음을 참는다.어머니,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을 뒤진다. 아들 왜요? 어머니 오늘이 이자 내는 날이구나. 딸 에이-씨.기분 잡치게 그딴 소린 왜 해. 어머니 미뤄달라고 사정 좀 해볼까? 아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 하세요! 아들과 딸,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고민한다. 어머니 근데 니 아빠는 왜 거길 간 걸까?(사이)진짜 아버질 죽일까?(사이)이자는 어떻게 마련하지? 무대 천천히 어두워진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밝아지는 무대.그 소리에 잠에서 깨는 어머니.조심스럽게 현관으로 걸어가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애쓴다.누군가 밖으로 난 거실의 창문을 열려는 시도를 한다.어머니,아들의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간다.어머니,아들을 앞세워 걸어 나온다.현관문과 거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이번엔 확실하지? 아들 그냥 아무도 없는 척해요.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딸,부스스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고 나온다. 딸 (소리를 지르며)에이-씨!왜 이렇게 시끄러워! 어머니와 아들,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딸을 바라본다.조금 전보다 더 격렬하게 현관문과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딸 뭐야? 어머니 그들. 딸 아빠,파키스탄으로 도망갔다고 해. 아들 그럼 우리가 갚아야 돼. 딸 왜? 아들 가족이니까. 딸 더 이상은 아니라고 해.아버지는 우릴 버리고 떠났다.그래서 우리도 기억에서 아버지를 죽였다.그러니까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딸,현관문을 벌컥 연다.일제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아들,딸을 밀쳐내고 문을 닫는다.딸,화장실로 뛰어간다. 어머니 뭐였니? 아들 기자들. 어머니 왜? 아들 인터뷰하러. 어머니 뭘? 아들 우리. 어머니 왜? 아들 테러리스트에게 가장을 인질로 잡힌 가족,극적이잖아요. 딸,화장실에서 나온다.세수를 하고 나온 얼굴이다.급하게 화장품을 바른다. 딸 에이 씨,쌩얼이었는데.인터넷에 엽기사진으로 돌아다닐 게 분명해. 아들 이 상황에 그딴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니? 딸 내 미래가 걸린 심각한 상황이니까. 아들 미친년! 어머니 (소리를 지르며)그만. 아들과 딸,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갑자기 굳게 닫혀있던 창문 틈 사이로 머리 하나와 마이크가 불쑥 들어온다. 기자1 김만수씨는 왜 파키스탄에 간 겁니까? 어머니 (당황해서)몰라요. 기자1 짐작 가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어머니 정말 몰라요.한 달 간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았으니까. 기자1 암중모색! 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2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2 와신상담!그렇다면 어떤 큰 결심이 있으셨단 얘기군요.최근 평상시와는 다른 특별한 말이나 행동은 없었나요? 어머니 늘 신음소리와 한숨소리뿐이었죠. 기자2 고뇌에 찬 인간의 탄식!집에선 주로 어떤 생활을 하셨죠? 어머니 유령처럼 살아있다는 작은 흔적만 남겼어요. 기자2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1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1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수양!그리고요? 어머니 가끔 TV를 봤어요. 기자1 어떤 프로그램이었죠? 어머니 동물의 왕국. 기자1,안간힘을 다해 버틴다.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3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3 저희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이군요.인터뷰를 종합하면 김만수씨는 한 달 동안의 칩거를 통해 생태계의 문제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그 뜻을 펼치고자 파키스탄에 가신 거네요? 기자3의 얼굴이 사라진다.창 밖에서 기자들이 다투는 소리가 들려온다.무대 점점 어두워지고,주변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해 증언한다.증언자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모습이 다양하게 재현된다. 여성 그 아저씨,특별했어요.전 한 무리의 고양이들이 아저씨네 집 창문 앞에 모여 있는 걸 자주 봤어요.‘야옹!야옹!’고양이들이 선창을 하면,‘야옹!야옹!’아저씨는 화음을 넣었죠.합창하듯이.무언가 교감이 이루어지는 듯했어요.그걸 지켜보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청년 마치 축지법을 연마하는 도인 같았어요.매일 아침,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의 수련이 시작되죠.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제 창문 앞을 스쳐 지나가요.‘사-삭!사-삭!’지면과 발바닥의 마찰이 없는 것처럼.잠시 후 다시 ‘사-삭!사-삭!’제 창문 앞을 스쳐지나,집으로 들어가면 수련이 마무리됐죠.아저씨 손에는 언제나 수련의 징표가 들려있었죠.요 앞 지하철역에서 나눠주는 무가지요. 무대 밝아오면,거실에 심각하게 앉아 있는 가족. 딸 에이 씨!아빠가 무슨 사이비 교주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어대잖아.내 미니홈피는 온통 악플로 도배야.(엄마에게)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들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 되지. 딸 진실이라 해도 안 믿어. 아들 거짓말이라도 해서 믿게끔 만들어야지. 딸 난 결백하다,자살이라도 해야 겨우 믿을 걸? 아들 이런 건 어때?예를 들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서 파키스탄에 갔다고 하든가,국가적 사명을 가지고 갔다고 하든가.그러면 악플 달 이유가 없는 거잖아. 딸 (비아냥거리며)아빠가 틈만 나면 욕을 퍼붓든 두 가지네. 아들 조작하면 어때?직접 확인할 수도 없는데. 어머니 있잖니….아버지 말이다.예전에 교회를 다녔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구나.결혼하기 전에.해병대에서. 딸 (화를 내며)그게 뭐 어쨌다고! 아들 해병대와 교회!완벽한 알리바이야!(사이,아들 부산을 떤다)엄마는 아빠 서랍장에서 해병대 군복을 찾으세요.그리고 넌 십자가 목걸이 가져오고.빨리!지금부터 우리 집 가훈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예수천국 불신지옥!’아버진,신의 부름을 받고 귀신을 잡기 위해 파키스탄에 간 거야! 무대 점점 어두워진다,해병대 군복을 입은 해병전우회장(이하 해병)이 성명서를 발표한다. 해병 김만수 해병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호랑이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잡아요.네!김만수 해병은 귀신처럼 숨어있는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해 스스로 인질로 붙잡힌 겁니다.세계 평화를 위한 김만수 해병의 희생을 우리가 헛되이 하면 되겠습니까?테러리스트를 쓸어버리고 김만수 해병을 구합시다,여러분! 이에 질세라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띠를 두른 한 기독교 단체 대표(이하 기독교)가 성명서를 발표한다. 기독교 할렐루야!김만수 신도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기 위해 홀로 미개한 땅 파키스탄에 간 것입니다.배고픔과 병으로 죽어가는 파키스탄을 어린 영혼들을 천국으로 인도하기 위해,사탄과 악마의 소굴로 몸소 걸어 들어간 것입니다.김만수 신도,죽으면 천국 갑니다.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다 죽은 자,반드시 하나님의 땅에서 영생을 누립니다.하지만 김만수 신도는 반드시 살아 돌아와서,하나님의 뜻으로 사는 자는 사탄의 총칼 앞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간증해야 합니다,여러분! 암전. 2장 무대 밝아지면,다시 거실.아버지의 방문에는 빛바랜 해병대 군복이 훈장처럼 걸려 있다.군복엔 반짝이는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 있다.아들과 딸,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들 아버지는 언제나 해병대 정신과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며 사셨지만,단 한 번도 저희들에게 그것을 강요하시진 않았습니다.저희에겐 언제나 관대하셨죠.그래서 저희 가족은 교회에 나가지 않은 거고,저도 해병대에 가지 않은 겁니다.하지만 자신에게만큼은 엄격하셨습니다.항상 먹고사는 문제로 인해 세계평화와 전도에 자기 한 몸을 바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셨죠.(동생에게)그렇죠? 딸 (대답하지 않는다) 아들 감사합니다.여기까지 하죠. 일상의 거실로 되돌아온다. 딸 오빠,거짓말 진짜 잘하더라. 아들 다 우릴 위해서야.(답답하다는 듯)그래,너 연기하고 싶어 했잖아.그냥 지상 최대의 연속극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거라 생각해. 딸 지상 최대의 사기극이겠지. 아들 사기라니?이건 아버지,어머니,그리고 너의 생명이 달린 중대한 문제라고. 딸 그럼 오빤? 아들 나는 예비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팔고 있잖아.법조인으로서의 내 인생은 오늘로 끝이라고.후회는 안 해.가족을 위해 나 스스로 포기한 거니까. 딸 그토록 바라던 게 이루어졌네. 아들 신문에 니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실릴 걸.졸지에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가 되는 거지.넌 그냥 내 계획대로만 따라와.그럼 모든 게 잘 될 테니까. 딸,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아들,자리에 눕는다.TV를 튼다.TV에선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아들,잠시 웃는다.그때,TV에서 뉴스 속보가 흘러나온다. 소리 뉴스 속봅니다.조금 전 파키스탄에 납치된 김만수씨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입수되었습니다.인질범들의 구체적 협상 조건이 담긴 테이프가 몇 시간 전 알 자지라 방송국에 우편으로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알 자지라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무대 어두워지면,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몸엔 폭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매달려 있다.폭탄을 두른 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인질 석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외교통상부 관계자,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무장단체 요원이 나온다.동시통역사가 진행자의 역할을 수행한다.과장된 무장단체 요원의 몸짓을 따라하며 통역을 하는 동시통역사.가족들도 토론의 장에 불려 간다.이들은 토론에 참여한 방청객으로,패널의 말을 듣고 반응한다. 동시통역사 우리는 김만수와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는 탈레반 인질 10명의 맞교환을 요구한다. 외교통상부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의 철칙입니다.테러리스트의 석방이라니요?국제사회의 비난이 불 보듯 뻔합니다. 해병 일단 교환합시다.교환하고 나서 아예 싹쓸이해 버리자고요.해병 1개 연대면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독교 하나님은 김만수 형제를 사랑하십니다.잘못된 길로 빠진 테러범들도 사랑하십니다.일단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고,테러범들이 하나님 앞에 참회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몸에 감긴 폭탄을 터뜨리겠다. 기독교 오,지저스!당장에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십시오. 해병 저런 사지를 찢어죽일 놈들. 외교통상부 인질 맞교환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미국 정부와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기독교 세계는 모두 하나님의 나라입니다.미국도 하나님의 나랍니다.우리는 형제입니다.형제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미국은 어떤 조건도 내세우지 않을 겁니다. 해병 미국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나랍니다.국민들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군사작전도 불사합니다.안보문제라면 해병 전우회라도 특공대로 보냅시다.해병대는 예비역도 귀신 잡습니다. 무장단체 요원,황당한 표정이다.한참을 고민한 끝에 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협상시한은 내일 낮 12시!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무사 생환을 촉구하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손뼉을 치며,찬송가를 부른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우리가 구해옵시다.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반동에 맞추어 ‘팔각모 사나이’를 부른다.) 상대에게 질세라,목청 높여 노래한다.무장단체 요원,어이없다는 표정이다.가족들,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아 제지당한다.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다만……. 모두 숨을 죽인 채,통역이 되기를 기다린다. 동시통역사 미화 100만달러를 지불한다면,인질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 ‘와~’,기독교 단체와 해병전우회가 서로 끌어안고 환호한다. 기독교 기적입니다!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해병 저 놈들,겁먹은 거야!해병대의 패기에 얼어버린 거야! 그때,시민단체장(이하 시민단체)이 나타난다.젊은 여성이다. 시민단체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할 순 없습니다! 해병 지금 사람 생명보다 돈이 중요해! 기독교 하나님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의 생명이 중하다 말씀하십니다. 시민단체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마련합니까!외교부 예산에서 마련하시겠습니까?아니면 국방예산에서 마련할까요?종교인에게 세금을 거둘까요? 침묵. 해병 솔직히 100만달러면 바가지 아니야? 기독교 목사님들,항상 베풀기 때문에 배고픕니다. 해병 정부가 나서서 협상금 내려야 하는 거 아니야?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협상금을 낮추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 협상금,우리 깡으로 깎아봅시다.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시민단체 잠깐!왜 팔각모 사나이죠?여해병도 있는데!이건 남녀 차별이에요! 서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느라 바쁘다.참다 못 한 어머니,토론장으로 뛰어들어 말한다. 어머니 사람 목숨 가지고 지금 뭣들 하시는 거예요!그 돈,우리가 갚을 테니,일단 살리고 봐요! 침묵. 외교통상부 정부는 인질 석방을 위해 미화 100만불을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무장단체 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합니다.단,추후 김만수씨 가족에게 협상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 일체를 청구하되,도의적 차원에서 이자는 받지 않겠습니다.이상.기자회견을 마칩니다. 가족만 남기고 모두 사라진다.어머니를 노려보는 딸과 아들. 딸 에이- 씨! 아들 도대체 왜 나서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요! 침묵. 아들 젠장 무덤에 들어가서도 청구서 받게 생겼군. 딸 둘이 알아서 잘 해봐.그 돈 갚느라 내 청춘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아들 니 청춘은 금값이고,내 청춘은 똥값이냐? 딸 오빤 장남이잖아. 어머니 니들은 걱정 말아라.내가 갚으마.일을 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아들 뭐 생명보험이라도 들어놓은 거 있어? 그때,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아무도 문을 열려 하지 않는다.문을 두드리는 소리.마지못해 딸이 현관문을 연다. 딸 에이 씨!누구야! 얼굴을 내미는 검은 양복의 대부업체 직원. 대부업체 여기가 김만수씨 댁이죠? 아들 인터뷰 안 해요.그냥 가요. 아들,문을 닫으려 한다.대부업체 직원,필사적으로 문을 막아서고 안으로 들어온다. 대부업체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꺼내 들이밀며)하지만 계약서상에는……. 아들 약속 취소합시다. 대부업체 그러면 법적인 문제가……. 아들 기자양반.기자 양반이 양심이 있어야지.아무리 특종이 밥 먹여 준다 해도,당사자가 원치 않는 취재를 하면 쓰겠어! 대부업체 기자라니요?전 희망캐피탈에서 나왔는데요,김만수씨 대출금 관계로. 아들의 표정이 굳어진다.대부업체 직원 얼굴에 미소를 띠고,친절하게 말한다. 대부업체 경황이 없을 줄은 압니다만,국가에서 청구한 돈을 먼저 갚으시느라 연체 이자가 산처럼 불어나는 상황에 처하게 되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서 찾아왔습니다.상환일은 앞으로 삼일.만약에 그 기한 내에 갚지 못하시면,김만수씨의 협상금 중 일부를 차압할 계획입니다.뭐,확실히 돈을 갚으시겠다는 약속만 해주시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일주일정도 기한 연장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암전. 3장 어머니가 가사도우미를 하는 아파트의 베란다이다.의자 위에 올라가 창과 창틀을 닦는다.매우 힘겨워 보인다.허리가 아파 쉬는 어머니.크게 하품을 한다.어머니,다시 창을 닦는다.창을 닦는 속도가 느려지고 어머니,꾸벅꾸벅 존다.그 모양이 위태롭다.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어머니.초겨울 낮의 나른한 햇살에 평화롭게 잠든 어머니.잠시 후,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누군가 현관문을 다급하게 두드리는 소리.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휴대전화가 울린다.휴대전화 소리에 놀란 어머니,균형을 잃고 창문 밖으로 떨어질 뻔한다.다시 균형을 잡고 전화를 받는 어머니. 어머니 여보세요. 아들,무대 오른쪽에 나타난다. 아들 나예요! 어머니 웬일이니.아침밥은 챙겨먹었니? 아들 지금 그게 중요해요?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 어머니 잠깐만…….누가 왔나보다.조금 있다가 다시……. 아들 문 열면 안 돼요. 어머니 왜? 아들 경찰이에요. 어머니 경찰? 아들 아래를 봐요. 어머니,아래를 내려다본다.무대 왼쪽,고개를 쳐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는 일군의 사람들. 어머니 어디 구경거리라도 있니? 아들 엄마. 어머니 나를 왜? 아들 자살하려는 줄 아니까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기요!전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들 미쳤어요?당장 죽을 것처럼 행동하세요. 어머니 왜 그런 거짓말을 하니. 아들 우리를 살리는 거짓말이니까요.아버지 얘기를 해요.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해서,돈을 모으는 거예요. 딸,무대 왼쪽에 나타난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내려와 제발! 사람들,딸을 쳐다본다. 어머니 (창 밖을 내다보며)저 아래서 소리 지르는 애,미애 아니니? 딸,실신한다.사람들,딸의 얼굴에 물을 붓고,뺨을 때린다. 어머니 어머,쟤 왜 저래.어디 아픈 거 아니야? 아들 연기하는 거예요. 어머니 내려가 봐야겠구나. 아들 가만히 계세요.제가 그러라고 시킨 거예요.극적 효과를 위해서.모든 게 제가 짠 시나리오예요.얘기를 시작하세요.더 이상 시간이 없어요.사람들 관심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으니까요.일단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어머니 도대체 이게 뭐하는 건지. 아들 (화를 내며)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좀 하세요.이게 우리에겐 마지막 기회고 희망이에요.(사이)저는! 어머니 (작은 목소리로)저는. 아들 크게!그래서 저 사람들한테 들리겠어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사람들,딸을 내팽개쳐 둔 채,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아들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사이.사람들,웅성거린다. 아들 저는 죄인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죄인입니다. 아들 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아들 이젠 우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이젠 우세요. 아들 (화를 내며)진짜 울라고요! 어머니의 실수에 사람들 동요한다.실눈을 뜬 채 상황을 지켜보던 딸,갑자기 일어나 소리를 지른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 사람들,딸을 쳐다본다.어머니,우는 시늉을 한다. 아들 더 크게 울어요. 어머니,대성통곡을 한다.사람들,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좋아요.사람들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자 이번엔 발을 하나 밖으로 빼세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뭐 하세요!빨리요! 어머니,발을 하나 뺀다.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사람들 웅성거리며,눈을 가린다. 아들 아주 좋아요!어,잠깐….저게 뭐지?큰 일이에요.옥상에서 구급대원들이 내려와요.(사이)그냥,뛰어내려요.안전 매트 때문에 죽지는 않을 거예요! 어머니 여기서? 아들 여기서 끝나면 해프닝이지만,뛰어내리면 충격이 돼요.남편들은 남편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던지려 한 어머니를 보며 잠시나마 사라졌던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겠지요.주부들은 가슴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남편에 대한 순수한 사랑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거고요.그리고 그런 기회를 준 어머니에게 기꺼이 자신들의 지갑을 열겠지요.따지고 보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에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어머니!빨리요!그들이 와요! 어머니,뛰어내린다.딸,비명을 지르며 실신한다.암전. 4장 거실.어둠 속,아들과 딸이 나란히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아들 얼마야? 딸 기다려. 딸,조심스럽게 클릭을 한다. 아들 (손으로 자릿수를 셈하며) 9억 5천 백……. 딸 7십 4만 5천원. 아들 (환호하며)됐어.성공이야. 딸 (아들을 기쁘게 끌어안으며)지금도 계속 들어와. 아들 (감격에 겨워)고생 끝났다. 딸 이게 다 오빠 아이디어 덕분이야. 아들 니 연기가 큰 몫을 했지.(비명 지르며 쓰러지는 흉내를 내며)아! 딸 근데 솔직히 아깝다.협상금을 다 모은 걸 알게 돼도,사람들은 계속 돈을 보내줄까? 아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어?계좌추적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딸 더도 말고 한 5억만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 아들 우선 집 한 채 사고,작은 가게 하나 내고,남으면 차 한 대 사고…. 딸 왜 집하고 가게야?그냥 똑같이 반으로 나눠. 아들 가게해서 돈 많이 벌면,너 시집갈 때 한 몫 단단히 챙겨줄게. 딸 그럼 가게는 내가 할게. 아들 널,뭘 믿고. 딸 오빤,뭘 믿고? 어머니,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아들,어머니를 보며 반가워한다. 아들 다녀오셨어요. 딸 다녀오셨어요. 어머니,말이 없다.넋이 나간 사람 같다.어머니,외투를 벗어들고 딸의 방으로 들어간다. 아들 (은밀하게)어머니한테는 돈 얘기 하지마.괜히 신경 쓰시게 하지 말자고. 딸 남은 돈,모두 돌려주라고 할까봐 그러지? 아들 그렇게 되면 어머니나 너한테도 안 좋은 일이잖아. 어머니,옷을 갈아입고 나온다.아들,어머니를 부축해 자리에 앉힌다. 아들 (어깨를 주무르며)피곤하시죠. 어머니 일은 잘 처리됐니? 딸 아직 많이 모자라요. 아들 그래도 협상금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 한 시름 놨구나. 딸,조용히 방으로 들어간다. 어머니 큰일이다.일,그만 나오라는구나.협상금은 해결됐다고 해도,당장 사채 갚을 일이 막막하네. 아들 걱정마세요.이제 일 그만두셔도 돼요.어머닌 이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잖아요.잡지 인터뷰도 줄을 이을 거고,방송출연 요청도 쇄도할 거예요. 침묵. 어머니 남 속이는 일은 그만하자. 아들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세요. 어머니 나중에라도 진실을 알게 되면 어떡하니. 아들 용서하겠지요.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이면,모두 용서되는 시대니까요. 침묵. 어머니 뉴스에 니 아버지 소식은 없었냐? 아들 만날 똑같은 뉴스의 반복이죠.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침묵. 어머니 니 아버진 벌써 죽은 게 아닐까? 아들 아버진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이 아니에요.의지가 강한 분이잖아요.평생을 자기 뜻대로만 살아오신 분이에요.심지어는 우리들까지도 자기 뜻대로 만드셨죠. 어머니 그래서 걱정되는구나.테러범들한테까지 제 고집 부릴까봐. 아들 걱정하지 마세요.(사이)도장 좀 주세요.일단 돈 좀 찾아서 아버지 협상금부터 보내야겠어요. 어머니 네 침대 밑에 있어. 아들 제 침대요? 어머니 거기가 제일 안전할 것 같아서. 침묵. 아들 그럼 쉬세요. 어머니 법아. 아들 네? 어머니 아니다. 어색한 침묵.아들,자기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자신의 주머니에서 카드 명세표를 꺼내 본다.한동안 아들 방을 쳐다보다,고개를 푹 숙인다.그때,방문을 열고 뛰쳐나온다. 딸 큰 일 났어. 아들,자기 방에서 뛰어나온다.딸,TV의 전원을 켠다. 소리 다시 한 번 전해드립니다.무장단체에 피랍된 김만수씨와 관련된 새로운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시되었습니다.이 동영상은 알자지라에 의해 공개된 테이프의 원본으로 보이는데요.아마도 누군가가 테러범들의 컴퓨터를 해킹해 인터넷상에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무대 어두워지면,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두 명의 무장 단체 요원들. 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의 다른 요원,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아버지의 목에 칼을 대고 있던 무장단체 요원,칼을 떨어뜨리고,성명서를 읽던 무장단체 요원의 말이 꼬인다.그 순간,아버지가 피식하고 웃는다.갑자기,해병전우회장과 시민단체장이 무대 위에 난입해 설전을 벌인다. 해병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에 미소라?이게 바로 해병대 정신입니다. 시민단체 돈 뜯어내려고 연기하다 실수하니까,지들끼리 히히덕거리는 거 아닙니까.이건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입니다.정부가 얼마나 물러 터졌으면,이런 사기를 칩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악입니다. 시민단체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는데,아직도 사기꾼을 우상화하실 작정입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깡입니다. 시민단체 속아서는 안 됩니다.어젠 김만수 부인이 국민을 상대로 쇼를 벌이더군요.누가 봐도 어설프지 않습니까?실제 자살하려는 사람은 그렇게 말이 많지 않아요!김만수 부인이 떨어진 건 의도된 거라고요.뒷조사를 해봤더니,김만수씨 빚이 조금 있더군요. 해병 그게 뭐요?요즘 은행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시민단체 다 사채빚이라는 게 문제지요.여기 증거자료가 있습니다. 해병 뒷조사는 불법 아니에요?정의니 어쩌니 떠들어 대더니 다 가식이구먼? 시민단체 (당당하게)어쨌든지 결과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습니까!이건 다 정부의 무능 때문이에요.정부가 일을 확실하게 했다면,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뭐,가족은 진실을 알겠죠.내일 12시,외교통상부에 나와서 가족들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것을 강력하게 건의합니다. 해병 네,해병대 정신으로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세요. 두 사람,사라진다.가족들,둘러앉아 있다. 딸 에이- 씨.좀 어떻게 좀 해봐.다 오빠가 벌인 일이잖아. 아들 (화를 내며)나도 지금 생각중이야. 어머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돈 돌려주자. 아들 미쳤어요? 어머니 나쁜 의도로 그런 게 아니니까,용서해 줄 거야. 아들 그럼 나랑 미애는?평생 빚쟁이한테 시달리면서 살라고? 딸 차라리 죽어버리지! 침묵. 아들 일단 아버지가 왜 웃었는지만 밝히면,어머니가 벌인 자살소동에 대한 의심은 사라질 거예요.아버진 도대체 왜 웃었을까? 딸 저번처럼 그냥 모른다고 할까? 아들 오히려 더 의심할걸? 딸 모르는 게 사실이잖아. 아들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거짓을 말해야 믿는 게 사람들이잖아.(사이)이건 어때?아버지는 무서우면 웃는 버릇이 있다. 딸 그러면 해병은 겁쟁이가 아니라고 말하겠지. 아들 그럼 이건?아버지는 지금 납치범들의 행동을 비웃는 것이다.웃음은 의지의 표현이다. 딸 그러면 시민단체에서 의심하겠지.그렇게 의지가 있는 사람이 사채를 끌어다 썼느냐고. 아들 (화를 내며)에이- 씨! 사이,가족들 생각한다.딸,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문갑 위,작은 액자를 들고 온다. 딸 이게 언제지? 어머니 아버지 생일파티 같구나. 딸 여기 날짜가….내가 여덟 살 때네? 아들 난 케이크 자르는 칼을 들고 있고. 딸 난 그 앞에서 편지를 읽고 있고. 아들 아버진 웃고 있어. 어머니 얼마 후,니 아버진 친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지.그 친구를 잡겠다고 전국을 헤매다가 정작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걸 보지도 못했고. 아들 그때부터였어.아버지가 웃지 않은 건.아버진,그때를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딸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 어머니 마지막으로 웃었던 그때를? 그때,아들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아들,전화를 받는다. 아들 여보세요. 무대 한 쪽,이브라힘의 모습이 나타난다.한국어를 제법 구사한다. 이브라힘 안녕하세요. 아들 누구시죠? 이브라힘 이브라힘이다. 아들 (잘 못 알아듣는다)누구요? 이브라힘 만수형님 같이 일하던 이브라힘이다.집에도 몇 번 갔다. 아들 이브라힘? 이브라힘 그래 이브라힘이다.지금 옆에 누구 있냐? 아들 가족들요. 이브라힘 노 폴리스? 아들 네. 이브라힘 만수형님,나랑 같이 있다. 아들 뭐라고요? 이브라힘 걱정 말아라.만수형님 다 좋다. 아들 무슨 소리예요?아버지가 왜 당신이랑 있죠? 이브라힘 믿어라.내가 만수형님 목소리 들려준다. 이브라힘,수화기에 녹음기를 가져다 댄다.아들,전화를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전환한다. 아버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라.모든 건 다 내가 꾸민 일이다.대충 모든 게 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구나.협상금이 전달되면,나는 협상금의 3분의1을 이브라힘 몫으로 떼어주고,나머지를 해외 계좌에 송치해 둔 채 한국으로 들어갈 거다.그 돈이면 내가 진 빚 갚고도 넉넉히 남으니까,사업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사이)일단 이브라힘한테 빌린 돈으로 그럭저럭 지낸다.솔직히 음식도 입에 안 맞고 잠자리도 불편해 죽겠다.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구나.(사이)메시지 받거든,그곳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이브라힘한테 좀 전해라.꼭! 어머니,전화를 끊어버린다.긴 통화대기음,암전. 5장 외교통상부 내의 작은 방.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가족이 앉아 있다.긴 침묵. 어머니 지금 몇 시니? 아들 7분 남았어요. 딸 시간, 뒤로 미뤄. 아들 무슨 꿍꿍이냐고 더 의심할 걸? 딸 그럼 빨리 결정하든가?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난 아까 결정했어. 어머니와 아들,딸을 쳐다본다. 딸 난 우릴 속였다는 게,용서가 안 돼. 아들 그래서? 딸 협상금 주지 마. 어머니 그럼 아빤? 딸 어떻게 되겠지. 아들 이브라힘이 순순히 보내줄까? 딸 알아서 해결하겠지. 어머니 그래도 그럴 순 없다. 딸 왜? 어머니 니들 아버지니까. 딸 아버지다워야 아버지지.다 늙어서 그나마 엄마 대접 받고 살려면,엄마도 결정 잘해.어떡할 거야? 엄마,충격을 받은 듯 무너진다. 딸 에이-씨!시간 없어.빨리 결정해!아니면 나가서 내 맘대로 말한다! 딸,문을 열고 나가려 한다. 아들 아버지가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딸 모든 게 예전으로 돌아가겠지.난 더 이상 그렇게는 못 살아.그나마 아버지한테 빚이 있었으니까,우리가 숨이라도 쉬면서 살았던 거 아니야?아마 빚 갚고 나면 그 빌어먹을 가장의 권위를 내세워서 다시 우리 숨통을 조일 거야.우리가 빚이라도 진 것처럼 끊임없이 무언가를 청구하겠지. 아들 그래도 아버지는 돈은 잘 벌어 왔잖아.그걸로 우리도 한동안 먹고살았고. 딸 결정적인 순간엔 아버지 편드는 걸 보니까,오빠도 별 수 없는 남자구나. 아들 누구 편을 들어!솔직히 너한테 들어가는 돈이 나보다 몇 배는 많았잖아. 딸 돈을 주니까 그게 사랑인 줄 알았고.하지만 지금은 그게 사랑이 아닌 건 알아.난 그냥 먹이를 주면 반사적으로 꼬리를 흔드는 개랑 다를 바 없었어. 아들 네 허영심을 채우려면 돈이 필요하니까,그래서 꼬리친 건 아니고? 딸 마약이라도 발라 놓으셨는지,끊어버리기엔 너무 달콤하더라고. 아들 그 돈이 아깝다.내가 그 돈을 가지고 장사를 했으면 재벌 됐겠다. 딸 나도 더러워서 진즉에 독립하려 했어.근데 빌어먹을 집구석이 당장에 원룸 마련해줄 돈 한 푼 없는데 어떻게 해!우리 협상금 나눠 갖고,여기서 다 갈라서자.아빠야 그냥 납치범들한테 죽었다고 생각하면 되지.사실 우리한테 아빤 죽은 거나 다름없었잖아.그리고 엄마한테 한 가지 충고하는데,이 새끼한테 밥 얻어먹을 생각 하지도 마.말하는 본새가 아빠랑 똑같아. 어머니,딸의 뺨을 때린다. 아들 그 년 잘 맞았다!계집애가 주둥아리를 함부로 나불대더라고.어디 오빠한테 대들어! 어머니,아들의 뺨을 때린다. 어머니 이놈의 종자들 다 지긋지긋해.애비나 새끼나 다 돈 생각뿐이야.돈이 가족보다 중요해?(사이)그럼 나도 이참에 엄마 딱지 버리고,돈 한 번 밝혀볼까?(사이)앞으로 모든 일은 내가 알아서 해.토 달면 알몸으로 확 내쫓아버리는 수가 있으니까,조심해! 어머니,아들의 전화기를 빼앗아든다.이브라힘에게 전화를 한다. 어머니 여보세요?이브라힘?나야.김만수 아내.남편한테 전해.협상금이고 뭐고 땡전 한 푼 보내 줄 수 없으니까,알아서 오든지 거기서 살든지 맘대로 하라고. 뭐?난 모르는 일이니까,빌려준 돈은 알아서 받아! 무대 한 쪽,단상이 마련되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어머니,아들의 가방에서 협상금이 담긴 통장을 꺼내든다.그리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다. 어머니 우선 제 남편 일과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희 가족은 남편이 왜 목에 칼이 들어온 순간에 웃었는지 모릅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솔직히 전 남편의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예전에는 먹고사는 게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먹고살 만하니까 더 잘살아 보겠다고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욕심 부리다 쫄딱 망해먹고 나선 가족 볼 면목이 없다고 방에서 나오질 않아서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남편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를 두고 말이 참 많았습니다.듣고 있으면 하나같이 다 그럴듯합니다.근데 자기들 맘대로 사람을 살렸다 죽였다 합니다.하긴 그게 직업이니까,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겠지요.그래도 이건 아닙니다.먹고사는 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합니까?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해서 다 용서가 됩니까?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통장을 단상 위에 놓는다. 어머니 남편은 지금 무장단체에 붙잡혀 있는 게 아닙니다.같이 일하던 파키스탄 노동자가 임금체불에 대한 대가로 사기극에 가담해 달라고 협박한 모양입니다.네,베란다 사건은 다 쇼입니다.남편이 진짜로 붙잡힌 줄 알고, 사기를 친 겁니다.다들 엄청난 돈을 보내주셨더군요.‘이 끔찍한 땅에도 아직까지 온정이란 게 살아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남편의 협상금에 보태라고 보내주신 돈,여기 그대로 있습니다.한푼도 건드리지 않았으니 다들 찾아가세요.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제가 국민여러분을 기망했으니 책임을 져야죠.저를 사기 미수죄로 처벌하십시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욕 하실 분들,실컷 욕하십시오.하지만 저도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욕 좀 해봅시다.자기만 배불리 먹겠다고 돈 떼어 먹은 최동렬,돈 제때 갚지 못한다고 인질 협상금까지 차압하겠다는 희망캐피탈,니들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에필로그 어머니와 가족,거실에 둘러앉아 있다.어머니,상 위에 장부를 펼쳐놓고 있다.그 옆에서 아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딸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검색창을 띄워놓고 있다. 아들 일이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에요.사기 미수죄는 처벌할 수 없다는 거,정말 기막힌 아이디어였어요. 딸 덕분에 떼인 돈도 받아낼 수 있었고,사채이자도 탕감 받을 수 있었고.정말 연기가 죽여줬어요. 어머니 니들만 잘난 줄 알았지?니들이 누구 배에서 나왔는데! 아들과 딸,웃는다.어머니의 표정은 냉담하다. 아들 근데 아버지는 왜 안 돌아오세요? 어머니 그 인간 고생 좀 할 거야.이브라힘한테 돈 부쳐주면서 그랬지.그 인간 정신차릴 때까지 한 달 정도 파키스탄에서 일 좀 시키라고 했거든. 딸 그래도 좀 심한 거 아니에요? 어머니 그 인간이 한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야.그건 그거고,계산을 마저 끝내 볼까? 아들 근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요? 어머니 사랑을 돈으로 환산하는 거,이게 너희들 사고방식 아니니?싫으면 집 나가시든가. 아들 어디까지 했죠? 어머니 부부생활 항목. 아들 섹스를 하는데 들어가는 노동 비용을 20~24세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 어머니 니 아버진,평균에도 못 미쳤다.최저로 계산해. 딸 (자판을 두드리며)시간당 최저 임금은 삼천 칠백 칠십 원이야! 아들 그럼 반올림해서 시간당 사천원.칼로리 소모가 보통 노동의 10배는 될 테니까 시간당 4만원을 잡고……. 어머니 1시간까지 가본 적은 없는데?보통 30분 안에 끝났어. 아들 그럼 최저 임금의 이분의 일인 이만 원에 한 달 평균 20회 정도 관계를 맺는다고 치고……. 어머니 스무 번은커녕 열 번도 채 안 됐어. 아들 그럼 열 번으로 계산하면 40만원,그 대가로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성매매를 하기 위해 지불하는 최소비용 회당 7만원……. 어머니 내가 칠만 원짜리밖에 안 돼 보이니?십만 원으로 해. 아들 거기에 엄마가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오만 원 정도 더하고……. 어머니 난 절정에 다다른 적이 없었어.기껏해야 다섯 번에 한 번 정도? 아들 그럼 쾌락의 비용을 만원으로 계산하고,모두 더하고 빼면 대략 한 달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지불해야 할 돈이 오십만 원,일 년이면 육백만 원.어머니가 결혼한 지 30년이 됐으니까……. 어머니 솔직히 너 중학교 들어간 이후로는 관계를 안 했다. 아들 그럼 14년치만 계산 하면,총 팔천사백만 원. 어머니,장부에 기재한다. 어머니 자,다음 항목은 가사 노동에 대한 미지급분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 딸 (자판을 두드리며)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시급 이만 오천 원에서 5만원 사이래. 어머니 시급 사만 원 정도가 적당하겠구나. 아들 하루 평균 15시간의 가사노동을 했다고 가정하고……. 어머니 깨어 있는 동안은 다 가사노동 아니야?난 평균 5시간도 채 못 잤어! 아들 그러면 계산이……. 어머니 이리 내.넌 대학까지 나온 놈이 뭐 그렇게 계산이 느려.들인 돈이 아깝다.이러다 너랑 미애 청구서는 오늘 안에 만들지도 못하겠네. 암전.
  • [Local] 대구 범어역사 통역센터 개소

    대구 수성구는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사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상전화기 등을 갖춘 통역센터 개소식을 가졌다고 23일 밝혔다. 이곳은 수화통역사 5명과 함께 화상전화기 1대, 화상캠 3대, 컴퓨터 5대 등을 갖추고 외부에 있는 장애인들과 화면을 통해 연결된다. 수화통역센터는 청각장애인들을 상대로 법률상담, 공과금 납부 돕기, 음식점 주문,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수화통역사 양성기능을 겸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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