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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탕평 인사가 국민통합의 시작… 양질의 일자리로 중산층 살려야[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탕평 인사가 국민통합의 시작… 양질의 일자리로 중산층 살려야[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20대 대선 결과 승자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패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8.56%와 47.83%, 차이는 0.73% 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선을 거칠수록 첨예해진 진영 간 대립이 마침내 갈 데까지 가면서 대한민국이 정확히 둘로 쪼개진 셈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통합‘을 외쳤지만,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치유가 절실한 까닭이다. 서울신문은 14일 합리적 진보·보수·중도 성향 전문가들과 대면 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출발선에 선 윤 당선인이 전임자들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사는 물론 정책과 의제의 탕평을 조언했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법 위반은 수사하되 직권남용죄 적용은 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인위적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이번 대선에서 국민 분열이 극단으로 치달은 것 같은데. 김호기 교수(이하 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확대되면서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가 강화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공통된 현상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정치가 가진 대립적 속성이 극명하게 표출됐다. 마치 보수적 국민의 대한민국과 진보적 국민의 대한민국으로 나뉜 것처럼 됐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승자독식 시스템인 대통령제에선 대립과 갈등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갈등 구조를 빼놓을 수 없다. 1960~70년대 산업화 세대 집권기엔 민주화 세력이 탄압받았고, 민주화 이후 진보세력이 ‘시민권’을 얻고 공존의 실험을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보수·진보의 대립과 갈등이 견고하다. 상대 존재를 거부하고 경우에 따라선 악마화하는 문화도 자리잡았다. 상대를 ‘종북좌파’, ‘수구꼴통’으로 부르는 한 화해와 통합은 어렵다.” 이상돈 교수(이하 이) “앞서 국민통합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문재인 두 대통령이 그 약속을 버리고 코드 인사 등 편들기 정치를 했던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분열로 치달은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인사와 정책이 철저하게 편파적이고 파당적이었다.” 전원책 변호사(이하 전) “국민 분열은 문재인 권력의 ‘편 가르기’가 낳은 산물이고, 어느 대선보다 세대 대결이 표면화됐다. 4050과 6070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4050은 아직도 경제적 ‘평등’에 목말라했다. 정확히는 35~55세까지다. 반면 그들이 기득권층으로 보는 6070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대중 굴종외교와 한미동맹 균열로 빚은 안보 불안, 이재명의 포퓰리즘으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했다. 2030세대는 ‘조국 사태’ 때부터 문재인 권력의 ‘불공정 부정의’에 가장 분노했던 세대다. 국민의힘이 불필요한 젠더 갈등을 선거판에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2030은 온전히 반민주당 세대가 됐을 것이다.” 적대와 분열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김 “중도·진보 인사를 널리 쓰는 탕평인사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에서 상대 정책 중 의미 있는 것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 진보 의제인 불평등 해소나 대북 포용정책을 실용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대통령제하에서 가능한 통합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증오의 정치문화를 넘어서려면 지지자들만의 정부가 아닌, 반대한 사람들까지의 정부라는 점을 유념하고 중립적 위치에 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중립적인 자세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 “인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여러 정당, 여러 캠프를 옮겨 다닌 ‘정치 퇴물’을 기용하는 게 탕평인사가 아니다. 과거 그런 인사가 위원장을 한 국민통합위원회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또 대통령제 정부에서 장관은 철저하게 능력 있는 최고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현직 의원들을 너무나 많이 장관으로 기용했고, 몇몇 정치인 장관들은 문재인 정권의 몰락에 크게 기여했다.” 전 “문재인 정권에 대중이 가장 분노한 건 ‘일자리’와 ‘집값’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중산층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고 근본적으로 국민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급해하면 안 된다. 일자리를 위해서 대통령 당선인은 다수당인 민주당, 노조와 ‘노동개혁’을 담판해야 한다.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야 ‘노동친화적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은 취임 직후부터 이 일을 하는 데 1년이 걸렸다. 마크롱이 ‘연금개혁’에 나선 건 그다음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필요하다면 ‘타운홀 미팅’ 같은 국민 설득에도 직접 나서야 한다.”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김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은 구체제의 극복을 위해 중요한 과제였다. 다만 기간이 길었고, 법과 원칙만 강조하는 와중에 조국 사태와 같은 ‘내로남불’이 발생하면서 정당성을 잃었다. 그 결과 정권교체 프레임이 선거를 지배하게 됐다. 적폐청산에는 법과 원칙에 의한 것과 정치적인 해법, 두 가지가 있다. 대통령은 행정가인 동시에 정치가다. 행정가 측면에선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정치가 측면에선 여론을 고려해 원칙에 상반되는 정치적 결정을 할수도 있다.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한 균형감각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신(新)적폐청산을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니 통합을 하겠다고 바꿨는데, 정부 출범 이후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엔 심판을, 국민의힘엔 경고를 안겨 준 승자 없는 선거였다. 이에 주목해 국민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나.” 이 “획일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실정법 위반이 밝혀지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직권남용으로 기소했던 박근혜 정부 고위직과 고위 법관들이 상급심에서 무죄판결이 난 경우가 많았다. 직권남용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직권남용죄는 기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많은 법 조항이라서 웬만하면 적용해선 안 된다.” 전 “대중은 정치보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신(新)적폐를 눈감아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한다. ‘대장동 게이트’와 ‘대법원 재판거래’ 등 이 전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도 재수사를 해 구악을 청소해야 한다. 이런 일은 정치보복이 아니다. 유의할 점은 검찰 수사에 대통령은 물론 집권세력이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인정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인데. 김 “모든 것은 정부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경쟁하고, 경우에 따라선 타협하고 통합을 이뤄 낸다. 정부가 제대로 된 통합을 추진한다면, 적어도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새 정부를 마음속으로 거부하던 사람들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서 인사와 정책을 통해 최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정치적 불복 문화는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양대 정당의 극단적 지지층이 상대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현상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전 “패한 쪽의 불복은 불가피하지만 그 치유를 얼마나 단기간에 하느냐에 그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가 달렸다. 우리나라는 이념이나 정책보다 지역감정이 아직도 선거에 크게 작용하는 걸 볼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장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 불복의 정치 문화는 언제나 정치인이 만든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감성투표인 것도 심정적 불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새 정부는 야당과 어떻게 협치해야 할까. 김 “새 대통령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할 만한 범위를 고려해 새 정부 인사들을 제안해야 한다. 야당 역시 대립과 투쟁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협치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정부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 이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입법과 예산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민주당과 협의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는 파당적 성격이 적은 인물, 즉 민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청문회가 필요한 장관급도 민주당이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전 “총선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 당연히 윤 당선인으로서는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통치자에게 가장 힘 있는 처음 2년을 허송하지 않으려면 의회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판 지형을 바꾸는 정계개편을 도모하기보다는 지난한 길이지만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재정건전성 확보,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쌓인 난제는 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제라도 양당제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 “대통령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양당제일 수밖에 없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은 그 내재적 특성으로 잘 나눠지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려면 권력을 가진 리더의 초인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헌법 개정 사안이다. 우리 사회가 대통령제를 계속 고수할 것인가, 내각제로 갈 것인가를 고민해 볼 시점이다. 대통령제를 고수한다면 프랑스의 결선투표제를 받아들인다면 소수당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 “제3당에 대한 수요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한 여망을 받을 만한 정치세력도 없고, 리더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인위적으로 제3당을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있다. 선거제도 개혁 자체도 쉽지 않다. 개헌을 해서 의원내각제를 토대로 한 분권형 정부를 채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전 “대통령제 아래에서는 양당제가 오히려 다당제보다 우월하다. 보수·진보 두 정당 안에서 색깔이 다른 정파는 있을 수 있지만, 중간지대는 사실 불필요하다. 말하자면 보수당 안에서도 신자유주의자가 있을 수 있고, 빈부격차에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진보정당에서도 국가 개입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제에서 다당제는 여당이 소수당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정국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치 지형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일이다.” 그동안 제3지대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이 “20대 국회가 다당제를 구현했던 드문 기회였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은 완전히 실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20대 국회에서 제3당이 처참하게 종말을 고해서 당분간 제3당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전 “지금까지 사회의 여러 욕구를 충족한다는 명분으로 나온 다당제 주장은 대부분 자신들의 정치적 욕구 실현을 위한 주장에 불과했다. 정당은 이념이나 정책으로 뭉쳐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집단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안 대표는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처음부터 정체성이 모호했다. 말하자면 이념이나 정책으로 대중에 어필하지 않고 보수·진보 양 진영을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대중정당으로서 성장할 수 없었다. 또 정의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미미하다. 우리 진보 대중은 대부분 온건 진보주의로서 민주당에 쏠려 있다.” 문 대통령도 야당 인사 입각을 제의한 바 있었다. 협치를 시도해도 성사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을 제외하곤 야당 인사가 입각한 사례가 없다. 집권 세력이 야권 인사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을뿐더러 설사 제안을 받았다 하더라도 구색 맞춤용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김대중 정부 전반기의 DJP연합 같은 연립정부는 21대 국회에선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혹시 민주당에서 일부 세력이 갈라져 나와서 제3당을 만들면 장관을 몇 자리 나눌 수는 있겠으나 그런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 “대통령이 야당 인사에 입각을 제의한다는 것은 이른바 ‘거국내각’을 만드는 경우로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초당적 통치를 하겠다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그런 일은 있기 어렵다.”  제왕적 대통령 극복을 위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한가. 김 “내각제 개헌을 시도해 볼 시점이다. 1987년 헌법은 산업화를 끝내고 민주화 시대를 새로 출범시키기 위한 기본 얼개였다. 지난 30여년 나름 역할을 수행했으나 변화된 환경에 따라 바꿀 때가 됐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산업화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대통령제의 역할이 끝났다. 선진국 가운데 내각제를 채택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뿐이다. 미국은 주정부의 자율성이 높은 연방제 기반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제이고, 프랑스는 분권형 대통령의 이원집정부제다. 아직 내각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지 않지만 심도 깊게 논의했으면 한다. 지금의 정치·사회·시민사회의 조건이라면 내각제 개헌으로 대립과 투쟁의 정치를 극복하고 이른바 소수 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2030 여성이 보여 준 전략적 투표가 시민사회가 성숙됐음을 보여 준 사례였다. 정치권이 차별과 불평등을 강화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했음에도 시민들이 지혜롭게 대응했다.”  이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에 토대를 둔 분권형 정부, 즉 핀란드나 오스트리아 같은 정부와 양원제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의원내각제 정부의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궁에 은둔하면서 언론을 회피하고 그림자 통치를 하는 비민주적 행태는 가능하지 않다. 전 “5년 단임제보다는 4년 중임제가 대통령제에서 훨씬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책임제를 하는 한 국무총리제는 없애야 한다.” 새 대통령이 정치 발전을 위해 임기 내 꼭 매듭지어야 할 과제는. 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끝냈으면 한다. 진보정부가 5년 만에 교체된 배경에는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고 본다. 과도한 적폐청산은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를 강화시켰다. 이번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으면 한다. 통합을 위한 구체적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이 “문재인 정부가 편향된 인사와 정책으로 한국 정치를 퇴보시켰다. 과연 윤석열 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 같다.” 전 “정치발전을 위해 할 일은 ‘헌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장관이 장관다워야 하며 청와대 비서관들은 어디까지나 대통령 비서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대통령의 참모는 장관이지 청와대 비서관이 아니다. 대통령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국민에게 국정을 브리핑하고 질문에 답해야 한다. 권력자가 국민 질문을 받지 않거나 답하지 않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적어도 중요 인사를 해임하거나 임명할 때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가급적 조각 때부터 전통을 세웠으면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에서 집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윤 당선인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해외 사례를 조언한다면. 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오바마는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전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라면, 대통령이 야당 국회의원과의 소통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윤 당선인이 통합을 위해선 오바마처럼 17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요청할 수도 있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이 “의원내각제 또는 의원내각제에 직선 대통령을 가미한 분권형 정부로 개헌을 해야 한다.” 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반대 진영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그는 진영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중시했고, 냉전을 종식시킨 대통령이 됐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역사에서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 준 대표적인 인물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늘 국민과 대화하기를 원했던 대표적인 대통령이다. 모두 눈앞의 인기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국민통합은 저절로 이뤄졌다. 세상에 나쁜 제도는 없다. 통치자가 제도를 악용했을 뿐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은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일하지 않아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대통령과 그 대통령 아래에서 출세에 눈이 먼 자들이 아첨을 일삼으면서 생긴 말이다.”
  • “왕따 주행 없었다” 법원 판결에...노선영 항소

    “왕따 주행 없었다” 법원 판결에...노선영 항소

    노선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가 2018 평창올림픽에서 ‘왕따 주행’이 없었고 김보름(강원도청) 선수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선영 측은 김보름이 자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에 지난 17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날 김보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제 진짜 보내줄게. 안녕, 평창. 잘 가”라며 법원 판결에 대한 소회를 밝힌 날이다. 앞서 재판부는 노선영이 2017년 11∼12월 후배인 김보름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선영 측이 주장한 ‘왕따 주행’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노선영의 허위 인터뷰로 피해를 봤다는 김보름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4년간 이어온 양측의 진실 공방은 상급심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김보름은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에 노선영·박지우(강원도청)와 함께 출전했다가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경기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노선영이 한참 뒤에 들어왔다. 당시 김보름이 마지막 주자였던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인터뷰 태도가 논란이 되면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통해 경기에서 고의적인 따돌림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미 비난 여론에 휩싸인 김보름은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인 지난 2019년 1월 김보름은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밝혔으며, 2020년 11월에는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 “가문의 수치”…‘SNS 스타’ 여동생 명예살인 파키스탄 남성 무죄

    “가문의 수치”…‘SNS 스타’ 여동생 명예살인 파키스탄 남성 무죄

    소셜미디어 스타인 여동생을 ‘명예살인’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파키스탄 남성에 대해 상급심이 무죄 판결을 내려 현지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던(DAWN) 등 파키스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라호르 지역의 고등법원 항소심은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무함마드 와심에 대해 전날 하급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와심의 변호사 사르다르 메흐부브는 “와심은 완전히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의 무죄 판결 이유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판결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와심의 여동생 칸딜 발로치는 ‘파키스탄의 킴 카다시안’으로 불리며 소셜미디어 스타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았다. 킴 카다시안은 미국의 모델 겸 패션 디자이너로 파격적인 의상과 행동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는 대표적인 인플루언서다. 발로치는 파키스탄의 보수적인 이슬람 문화에 굴하지 않고 남녀 평등을 주장하며 파격적인 의상과 사진으로 현지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파키스탄이 크리켓 대회에서 우승하면 스트립쇼를 하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관심을 끌었고, 한 호텔 방에서 유명 종교 지도자와 나란히 셀카를 찍어 올리기도 했다. 발로치의 트위터 팔로워는 4만명이 넘었고,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좋아요’를 누른 이용자도 70만명이 넘었다. 그러나 2016년 7월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며칠 뒤 오빠 와심은 “여동생이 가문을 수치스럽게 했다. 내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당시 와심을 비롯해 발로치의 또다른 오빠인 아슬람 샤힌, 명예살인을 부추긴 성직자 등 8명이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고, 경찰은 이 중 7명을 체포했다. 2019년 파키스탄 지방법원 1심은 와심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다만 다른 6명은 무죄를 선고받아 풀려났다. 와심은 항소했고, 그 결과 무죄 판결을 받아 6년간의 복역 끝에 풀려나게 된 것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를 들어 가족 구성원이 여성 가족을 살해하는 관습인 ‘명예살인’이 종종 벌어진다. 해마다 1000여명의 여성이 명예살인으로 의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로치 사건 이후 명예살인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파키스탄 정치권은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과거엔 가족이 용서를 구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었는데, 법 개정 이후 가족이 용서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도록 했고 형량도 높였다. 그러나 여전히 살인을 ‘명예범죄’로 규정할지 여부는 판사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살인자가 명예살인이 아닌 다른 범행 동기를 주장하면 형량이 낮아질 수 있는 셈이다. 발로치의 부모는 처음에 “아들이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후 마음을 바꿔 “아들이 용서받기를 원한다”고 탄원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하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발로치의 어머니는 항소심에도 “아들을 용서한다”는 진술서를 제출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반영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와심은 주말쯤 석방될 예정이다. 이번 판결 내용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파키스탄 법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 다이안 프리시는 트위터를 통해 목격자와 자백이 있는데 어떻게 이런 판결이 가능하냐고 지적했다. 모하마드 알람은 “파키스탄 판사는 어떤 판결도 내릴 수 있다”고 법원을 비꼬기도 했다.
  • “마스크 써라” 했다고 난동·진상, 벌금형·집유… 처벌 무겁습니다

    “마스크 써라” 했다고 난동·진상, 벌금형·집유… 처벌 무겁습니다

    “손님, 죄송하지만 코로나19 영업제한 때문에 마감해야 해서 추가 주문이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6월 대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오후 9시 50분쯤 술과 고기를 더 시키려는 손님 B씨에게 이렇게 안내했다. 그러자 B씨는 “왜 나한테 고기를 안 파느냐”면서 욕설을 내뱉고 20분 동안 소란을 피우며 마감을 방해했다. 112에 신고했지만 B씨는 경찰까지 때렸고 결국 지난해 11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정부가 4일 ‘사적 모임 6인·영업시간 오후 9시’ 제한을 기본으로 하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추가 연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장기화된 영업제한에 경제적 부담은 물론 방역수칙을 문제 삼는 ‘진상’ 손님 탓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해 7월 이후 판결이 확정된 코로나 관련 자영업자 업무방해 사건 20건(상급심 포함 27건)을 3일 분석한 결과, ‘진상 손님’은 정부 방역 수칙에 대한 불만을 애꿎은 점주에게 풀었다. 사건은 모두 ▲영업시간 단축 ▲QR체크인·출입자명부 작성 ▲매장 내 취식 불가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른 정당한 안내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들 중 절반은 업무방해 혐의로만 기소됐고 나머지는 재물손괴·폭행·상해·공무집행방해·퇴거불응 등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인천의 한 카페를 찾은 손님 C씨는 포장 주문만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화가 나 계산대에 서 있던 직원을 향해 빵과 유리병을 집어던졌다. 뜨거운 음료를 바닥에 쏟아붓고 진열된 컵까지 떨어뜨리며 소란을 피운 C씨는 지난해 11월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150만원이 선고됐다. 지난해 1월 경기 수원의 편의점에서 ‘노 마스크’를 지적받자 직원에게 욕을 하며 소주병을 던져 깨뜨리고 10분간 소란을 피운 손님 D씨는 벌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이처럼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발생하는 사건이 대부분이지만 처벌 수위가 가볍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전체 사건(20건) 중 벌금형은 8건, 집행유예는 5건이며 실형도 7건에 달했다. 실형이 선고된 이들은 대부분 전과가 있거나 집행유예 기간에 범죄를 저지른 경우였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피로감이 우범자에게 추가 범행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실제로 경기 부천의 한 술집에서 오후 9시 영업 종료 안내를 받고 10분간 소란을 피운 손님 E씨는 업무방해 혐의로만 징역 4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영업에 큰 손실을 입고 있는 영세자영업자를 상대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상스러운 욕설과 위협적인 행동으로 행패를 부리며 업무를 방해해 죄질이 불량하고 누범 기간 중에 범해 비난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시했다. 경찰 역시 지난해 9~10월 ‘노마스크 난동’과 같은 반(反)방역적 생활폭력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며 이를 엄단하는 추세다.
  • 혼돈의 방역패스… 정부, 항고장 제출·방역 강화 추진

    혼돈의 방역패스… 정부, 항고장 제출·방역 강화 추진

    예기치 않은 법원 결정으로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에 대한 청소년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이 일시 중단되자 정부가 보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한 법원 결정에 불복해 재판부에 즉시항고장도 제출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2차장은 5일 열린 회의 모두발언에서 “향후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균형 있게 운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브리핑에서 “방역패스 예외 사유를 보완하고 방역패스를 좀더 원활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부분을 개선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방역패스 예외 대상자들을 확대하는 문제를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하는 한편 집행정지 결정으로 본안 판결 전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못하게 된 학원 등을 대상으로 방역조치를 임시로 강화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환기가 어렵고 밀폐된 실내에서 이용자들이 장기간 체류하는 특성 때문에 밀집도를 낮추는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과 관계없이 청소년 백신 접종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2월 중순 이후 확진 증가세가 큰 13~15세, 중학교 연령대의 1차 접종률도 65.5%로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이 참여해 주고 있다. 학생들 자신의 안전을 위해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보건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이날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국가 방역체계의 중대성을 감안해 즉시항고했다. 항고는 판결이 아닌 법원의 결정이나 명령에 대해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즉시항고는 보통항고와 달리 집행정지 효력이 있어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방역패스의 효력은 바로 재개될 수 있다. 다만 즉시항고에 대한 상급심 법원의 결정 전까지는 하급심의 집행정지 효력이 일단 유지된다.  
  • 러 법원, ‘아동 성범죄자’에 15년형… “희생양” 반발 나오는 이유

    러 법원, ‘아동 성범죄자’에 15년형… “희생양” 반발 나오는 이유

    스탈린 시절 소련의 강제노동수용소 ‘굴라크’(GULAG)를 연구해온 러시아 역사학자 유리 드미트리예프(65)가 아동 성범죄 혐의로 복역 중 징역 2년을 더한 15년형을 받게 됐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카렐리야공화국 페트로자보츠크 지방법원은 아동 포르노물 제작과 성폭력 혐의로 지난해 1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드미트리예프에 대해 형량을 2년 늘려달라는 러시아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인권단체 ‘메모리알’(기억)의 카렐리야 지부장인 드미트리예프는 1997년 스탈린 대숙청기에 9000여명이 총살돼 묻힌 집단 매장지를 찾아 발굴하고 기념비를 세우는 등 소련 시절 정치적 탄압을 수십년 간 연구해온 인물이다. 그는 입양한 딸을 찍은 여러 장의 나체 사진 때문에 아동 음란물 혐의로 2016년 체포돼 기소됐다. 2018년 법원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후 상급심에서 뒤집혔고 아동과 관련한 강제적인 성행위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그가 2008년부터 8년 간 양녀의 나체 사진을 찍으며 성추행한 혐의를 적용했다. 드미트리예프는 병을 앓는 딸의 성장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었고, 딸이 11세가 된 이후 촬영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지방법원은 지난해 7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으나 검찰이 항소했고, 9월 카렐리야 대법원은 13년형을 선고했다.소련 시절 탄압을 연구한 역사학자 아나톨리 라주모프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부끄럽다. 드미트리예프는 불의의 희생양”이라며 “그가 언젠가는 복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AFP에 말했다. 메모리얼 측은 드미트리예프에게 씌워진 혐의는 그가 오랜 기간 소련 시절의 정치적 탄압에 대한 기억을 보전하는 활동을 해 온 데 대한 처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말까지 메모리얼을 해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번 판결은 크렘린(대통령궁)의 의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 사법부의 국제법 인식 결여… 그때도, 이때도 틀렸다

    사법부의 국제법 인식 결여… 그때도, 이때도 틀렸다

    [이석우의 국제법 포럼-천동설에서 지동설의 나라로]<1>‘강제동원 판결’ 해법 모색하라일제강점기에서 비롯한 한일 관계, 분단된 남북 관계, 안보 및 경제 상황이 반영된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 등의 양자 관계뿐만 아니라 유엔을 비롯한 다자 관계에서 한국은 국제법의 해석과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에서 국제법의 현주소는 어떤가. 혹여 지구가 우주를 중심으로 도는 지동설이 아닌,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적 국제법 시각은 없는가. 이런 물음에서 출발해 국제법의 명확한 해석과 적용이 왜 대한민국에 필요한지에 대해 국제법 전문가인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2012년과 2018년 대법원은 한국과 일본 간 핵심적 역사 문제의 하나인 강제동원 판결을 내린다.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국가·전쟁 범죄라 할 수 있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적극적 법리를 전개한 ‘획기적’ 판결로 세간에선 인식됐다. ●‘사법부 무지’가 낳은 혼란 정부차원 해법 필요 그러나 필자가 봤을 때 그때(1965년 한일청구권협정)도 틀렸고, 이때(2018년 대법원 판결)도 틀렸다. 57년 전 행정부의 직무유기, 그로부터 53년 지난 사법부의 국제법 무지라고 할 수 있다. 판결의 강제집행, 즉 피고인 일본 기업이 한국에 보유한 자산의 강제매각을 통한 현금화가 임박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워 피고의 자발적인 판결 집행을 원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판결 자체를 국제법 위반이라며 한국이 해법을 내놓으라고 맞선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강제동원 문제는 정부 주도의 일괄보상협정에 대한 사법부의 국제법 인식 결여가 낳은 혼란인 만큼 정부 차원의 해법을 강구하는 게 맞다. [강제 징용]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은 일제강점기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사실상 강제징용된 피해자들이 군수회사에 뿌리를 둔 지금의 일본 기업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쟁점은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소멸됐는지 여부였다. 원심은 동일한 소송이 일본 법원에서 진행됐다는 이유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달랐다. 헌법 정신과 배치되는 일본 법원 판결을 인정할 수 없고, 한일청구권협정이 있어도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전혀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에서 기각이란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사건을 환송받은 고등법원은 피해자인 원고들에게 각각 1억원, 8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명하는 판결을 내렸다. 일본 기업들이 대법원에 재상고하고 대법원은 재상고심에서 재상고를 기각하면서 원고의 위자료를 확정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손해배상 절차에 응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피고의 국내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화에 나섰다. 대전지법은 미쓰비시중공업이 국내에 소유한 상표권과 특허권에 대한 매각명령을 내렸다. 신일철주금이 한국에서 포스코와 합작으로 설립한 주식회사 PNR의 주식에 대해서도 압류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PNR 주식에 대한 감정 절차가 올해 초 마무리돼 법적으로는 언제든 매각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원고 대리인은 현금화라는 매각 절차는 향후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합의의사록엔 징용자 보상 문제 ‘협정’에 포함 그러던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80여명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각하하는 일이 일어난다. 판결 요지는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소수 의견을 따른 듯 보이지만 그 법리에 충실하지도 않았고, 판결 중에는 본안 판결과 무관한 강제집행 과정에서의 우려 등 불필요한 내용도 들어 있었다. 1심 판결에 대한 해석과 법리는 향후 상급심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판결은 한일청구권협정 해석을 놓고 국제법적 관점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국가 간 조약이라도 국내법으로 간주해 판단해야 하는가 하는 해묵은 논쟁을 소환했다. [역사적 과정] 해방 이후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쟁점이 됐다. 한일 정부는 1952년 말쯤부터 국교정상화 및 전후 보상 문제를 논의했고, 1965년 6월 22일 국교정상화에 합의하는 한일조약과 부속협정으로 경제협력 및 한일청구권협정을 체결했다. 일본은 한국에 10년간 3억 달러 무상 제공과 2억 달러 차관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청구권 문제를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확인했다. 합의의사록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 청구 요강’ 범위에 피징용 한국인의 미수금, 보상금 및 기타 청구권의 변제 청구, 한국인의 일본인 또는 일본 법인에 대한 청구가 포함돼 있다. 즉 대한민국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청구권협정의 대상으로 포함시켜 일본과 협상을 했고, 일본 정부는 청구권협정을 통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청구권은 모두 소멸됐다고 주장해 왔다. [국제법적 해법은] 강제징용 문제에서 분명한 사실은 구체적인 피해자가 존재하고 있고, 그 피해자가 오랫동안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가 간 조약에 따른 개인청구권 소멸 여부를 따지는 법리적 논쟁 이전에, 국가의 책임을 먼저 따져 봐야 한다. 수많은 국가 간 조약이 존재하지만 개인들이 청구권을 개별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던, 보다 정확하게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은 국가가 개인 피해를 적극적으로 보상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 존재했던 반인권적 범죄행위에 대한 치열한 고민 없이 국가 차원에서 조급하고 미숙하게 이뤄진 청구권협정의 체결, 체결 이후라도 피해자를 충분하게 예우하고 그들의 피해를 국가공동체적 관점에서 해결하고자 노력하지 않았던 국가의 직무유기가 지금의 상황에 이른 가장 근본적인 원인임은 부정할 수 없다. 반성 없는 행정부의 직무유기와 사법부의 국제법 무지는 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리다. 정부 주도의 일괄보상협정에 대한 사법부의 국제법 인식 결여가 낳은 혼란은 결국 현재에도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청구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괄보상협정에 의해 개인청구권을 소멸시키는 방식은 국제법상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협정 체결 과정에서 논의된 사실들을 감안하면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개인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보는 것이 국제법에 비추어 타당하다. 1910년 한일병합조약의 합법성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2018년 대법원 판결에서 강조된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상황에서 체결된 청구권협정이기 때문에 일제의 불법적인 한반도 강점, 그로 인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대법원 논리는 수용하기 어렵다.●‘정부 직무유기·사법부 국제법 무지’ 반성해야 강제징용 해법은 정부가 배상금을 대위변제하고 일본에는 구상권을 청구함으로써 역사적·도덕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첫째, 정부는 국교정상화 협상 당시 일제 강점에 기반한 반인권적 범죄행위의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과오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둘째, 일제강점기 반인권적 범죄행위에서 파생되는 법적 문제에 대해 일본과의 지속적인 협상을 전제로 한국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선(先)배상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셋째,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을 충분하게 예우하고 그들의 피해 사례가 주는 역사적 교훈을 국가·국제공동체가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한다. 변함없는 행정부의 직무유기와 사법부의 국제법 무지에 대한 뒤늦은 반성으로 그때는 틀렸지만 지금은 맞는 정부 주도의 선행적 해법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 은행 채용비리 39명 중 실형 6명뿐… ‘빽’으로 취업해도 처벌할 법이 없다

    은행 채용비리 39명 중 실형 6명뿐… ‘빽’으로 취업해도 처벌할 법이 없다

    ‘유빽유직 무빽무직’. 2017년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는 부정청탁과 특혜가 만연한 채용 관행을 까발리며 한국 사회에 ‘공정’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로부터 4년, 채용비리 재판은 대부분 ‘용두사미’가 돼 버렸다. 부정채용 자체를 처벌하는 법이 없는 탓에 수사·재판상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제도 개선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5일 채용비리로 기소된 7개 시중은행(신한·하나·우리·KB국민·대구·광주·부산) 관련자 43명의 재판 현황과 판결문 20건(상급심 포함)을 분석한 결과, 하급심 또는 3심까지 끝난 41명 중 실형을 받은 건 6명뿐이었다. 유죄가 인정된 39명 중 24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지만 이 중 18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15명은 벌금형을 받았다. 무죄는 2명이었다. 임원부터 인사팀 실무자까지 채용비리가 조직적으로 이뤄지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지만 단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과 장기용 전 부행장 사건은 3년 넘게 서울서부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채용비리에 대한 처벌이 미진한 이유로는 먼저 입법 공백이 거론된다. 현행법에는 부정채용의 개념을 규정하고 그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은 채용비리에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적용한다. 지원자의 성적을 조작하는 식으로 면접위원 또는 회사를 속여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입사지원자가 아니라 회사 소속 면접위원이 채용비리의 피해자가 돼 피고인을 두둔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벌어진다. 특히 회사 대표와 면접위원 등이 공범이라면 애초 업무방해죄를 적용하기조차 어려운 것이 채용비리 처벌을 둘러싼 현실이다. 지난달 신한은행 사건 항소심에서 서울고법 재판부도 “입사 지원자를 피해자로 하고 공정한 채용절차 그 자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부정채용죄가 법률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일반적인 법 감정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부정채용으로 혜택을 보는 청탁자가 정작 처벌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업무방해죄로는 청탁을 받아 관행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인사 담당 임직원이 주로 기소된다. “조카를 잘 부탁한다”고 청탁한 금융감독원 고위 간부(우리은행·2015년), 아들 면접 점수가 합격권으로 사후 조정된 서울 영등포구의원(신한은행·2014년), “중요한 거래처의 부탁”이라며 합숙면접 탈락자를 구제한 영업본부장(하나은행·2016년) 등은 모두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부산은행 간부에게 딸의 합격을 종용한 조문환 전 새누리당 의원은 업무방해교사 혐의로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실무진만 처벌받은 경우도 있다. 2016년 신한은행 채용 때 조용병 회장에게 “A씨는 라웅찬 전 회장과 관련된 지원자”라는 연락을 받은 인사부장은 A씨를 서류전형에서 부정합격시킨 혐의로 유죄가 인정됐다. 우리은행도 남기명 전 부행장은 지난해 2월 무죄가 확정됐지만 인사부 직원들은 벌금형에 처해졌다. 청년들은 불공정한 채용 관행이 박탈감을 초래한다고 토로한다. 최근 조 회장에 대한 무죄 확정 이후 각종 커뮤니티에는 부당함을 지적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앞에서는 공정한 경쟁 기회를 주는 척 지원자를 속이고 뒤로는 노력으로 메울 수 없는 배경을 따졌다는 게 화가 난다”면서 “사기업은 감독도 어려운 데다 걸려도 크게 처벌받지 않으니 지금도 그런 관행이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21대 국회에서는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채용비리처벌특별법을 발의했다. 부정채용을 하거나 요구·약속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실제 법 제정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 부정채용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가 논란인 데다가 사기업의 재량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사기업 내부 채용 과정을 형사처벌하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드물고 자칫 기업의 재량권을 국가가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구체적 규제 내용과 방식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찰이 지켜주지 못한 사람들

    경찰이 지켜주지 못한 사람들

    2012년 오원춘 사건, 2017년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2019년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등 과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강력 사건의 공통점은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점이다. 그때마다 경찰은 고개를 숙이고 ‘근무 기강 확립’을 약속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인천 층간소음 살인사건’과 ‘신변보호 여성 살해 사건’의 부실 대응으로 다시 질타를 받는 것이 경찰의 현주소다. 서울신문은 25일 대법원 판결문 열람 시스템을 통해 2010년 이후 경찰 부실 대응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 7건의 판결문(상급심 포함 20건)을 분석했다. 이들 사건 속에서 경찰은 뻔히 예고된 강력범죄를 눈앞에서 막지 못하는 등 한결같이 무기력·무능력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 9월 경기 포천에서 피해자 A씨는 경찰과 함께 있던 구급차 안에서 아들에게 흉기로 찔렸다. 조현병을 앓는 아들이 수년간 가정폭력을 일삼은 탓에 A씨와 딸은 사건 발생 사흘 전에도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무시됐다. 경찰은 아들의 정신병원 입원 과정에서 A씨에게 별도 안전 조치 없이 구급차 동승을 종용했고 A씨는 거기서 아들에게 상해 피해를 입었다. 그는 지난 7월 국가배상소송에서 760만원을 받았다.가정폭력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방심한 틈을 타 아내를 살해한 사건도 있다. 남편 강모씨는 자신에게 폭행당한 아내가 잠시 의식을 잃자 죽은 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폭행 흔적이 역력한데도 분리 조치나 체포를 하지 않고 구급차를 기다리던 중 추가 범행이 벌어졌다. 광주고법은 2010년 유가족에게 약 1억 3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12신고를 해도 경찰의 실수나 늑장대처로 ‘골든타임’을 놓친 경우도 많았다. 이영학 사건과 오원춘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영학이 딸 친구를 살해하기 전날 피해자 부모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그러나 초동 수사는 부실했고 담당 경찰은 허위로 출동 보고까지 했다. 법원은 2019년 약 2억 5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오원춘 사건 피해자는 납치 상태에서 112에 신고해 7분가량 통화 연결이 됐지만 초기 부실 대응과 지령 오류로 범인 검거가 늦어졌다. 결국 신고 13시간 뒤 피해자는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가족은 4년의 법정공방 끝에 경찰의 위법행위와 피해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받고 2017년 약 1억원의 배상금이 확정됐다. 2015년 9월 남자친구 어머니에게 살해당한 피해자 B씨 사건도 경찰의 어이없는 실수로 범죄를 막지 못한 경우다. 남자친구는 오후 9시 12분과 27분 두 차례 112에 전화해 “여자친구가 곧 오는데 어머니가 흉기로 죽이려고 한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9시 40분 직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비슷한 시간에 접수된 다른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라고 착각해 출동이 늦어진 것이다.
  • 출제 오류로 1000만원 위자료 받고… 감독 실수로 시계 뺏겨 500만원 받고

    출제 오류로 1000만원 위자료 받고… 감독 실수로 시계 뺏겨 500만원 받고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복수정답’법원, 1여년 논쟁 끝 수험생 손 들어줘 반입 금지 착각에 시계 없이 시험 치르고20~30초 늦게 1교시 시작… ‘국가 책임’ 수년간 다툼에도 배상은 고작 몇백만원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015년 11월 12일 전북 전주의 한 시험장. 교실에 들어온 감독관은 “남은 시간이 카운트되는 시계는 소지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디지털 ‘수능시계’를 차고 있던 A군은 깜짝 놀라 ‘이 시계도 제출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감독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스톱워치 기능이 있는 시계는 반입이 금지되지만 잔여시간 표시 기능만 있는 시계는 규정상 무관한데도 감독관이 착각했던 것이다. 결국 온종일 시계 없이 시험을 치러야 했던 A군은 수능이 끝난 뒤 감독관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A군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수능은 한국 대입 제도의 정점이자 수많은 수험생의 인생을 좌우하는 시험인 만큼 수능 이후 법정 다툼도 적잖게 벌어진다. 시험 문항 오류, 감독관의 실수 등을 두고 소송을 걸어 수험생이 승소한 경우도 있었지만 긴 재판 끝에 그들 손에 주어진 것은 배상금 몇백만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울신문은 16일 인터넷 열람시스템을 통해 최근 10년간 제기된 수능 관련 민사·행정 사건 판결문 12건(상급심 포함 22건)을 살펴봤다.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복수정답’ 사건은 법원이 수험생의 손을 들어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고르는 문항과 관련해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지문이 문제가 됐다. 1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서울고법은 2014년 10월 1심 판결을 뒤집고 “문제에 오류가 있으므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정답 결정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오류에 따른 성적 산정으로 지원 대학에서 탈락한 수험생 90여명은 이후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2017년에 이르러서야 42명이 각 1000만원, 나머지는 200만원의 위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감독관이 소송에 휘말린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공무원 개인은 직무수행 중 고의·중과실에 따른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에만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는 판례에 따라 경과실에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2019학년도 수능 때 감독관의 실수로 20~30초 늦게 1교시 시험을 시작한 수험생이 제기한 소송에서 재판부는 국가가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반면 같은 해 수능을 치른 B씨는 수학 시험 도중 감독관이 “문제지의 성명과 수험번호를 (샤프가 아닌)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다시 기재하라”고 지시한 것을 문제 삼았다. B씨는 규정상 샤프로 해도 문제가 없는데 감독관의 지시로 영향을 받아 평소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평가원장이 직접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해 사과까지 했던 2019학년도 수능 당시 ‘불수능’을 문제 삼는 소송이 제기됐지만 수험생이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난이도 조절에 미흡함이 있었다는 점만으로 시험 출제에 위법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 여주·양평 김선교 의원 의원직 상실 위기…‘정자법’ 등 무죄 불구 회계책임자 벌금 800만원

    여주·양평 김선교 의원 의원직 상실 위기…‘정자법’ 등 무죄 불구 회계책임자 벌금 800만원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있는 국민의힘 김선교(여주·양평) 의원이 ‘무죄’ 받았지만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했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조정웅 부장판사)는 15일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징역 1년 6월이 구형된 국민의힘 김선교(여주·양평)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회계책임자인 A씨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상급심에서 A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김 의원은 관련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김 의원은 4·15 총선을 앞둔 지난해 3∼4월 연간 1억5000만원으로 정해진 후원금 액수를 초과해 모금하고 현금 후원금에 대한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혐의로 같은 해 10월 8일 재판에 넘겨졌다. 또 불법 모금한 후원금 등을 선거비용으로 쓰면서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선거비용인 2억1900만원을 초과해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의원에게 징역 1년 6월과 4800여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 법무부, 육군에 “故변희수 ‘전역 취소’ 판결 항소 포기하라”

    법무부, 육군에 “故변희수 ‘전역 취소’ 판결 항소 포기하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성전환 수술을 받은 고(故) 변희수 전 하사를 전역 처분한 군의 조처는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 육군참모총장이 항소를 포기하라고 지휘했다. 법무부는 이날 “고 변희수 하사가 제기한 전역 처분 취소소송의 피고 육군참모총장 패소 판결에 대해 행정소송 상소자문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해 항소 포기를 지휘했다”고 밝혔다. 일반 소송과 달리 행정소송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6조에 따라 법무부가 승인해야 항소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날 개최된 법무부 행정소송 상소자문위원회는 박 장관에게 항소 포기 지휘를 권고했다. 법무부는 “자문위에서 육군본부 소송수행자와 법무부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한 뒤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와 법리, 인간의 존엄성 존중에 관한 헌법 정신, 국민의 법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자문위는 총 7명으로 법무부 인권국장(내부위원)과 외부위원 6명으로 구성된다. 앞서 대전지법 행정2부(부장 오영표)는 지난 7일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전역 심사 당시 변 전 하사의 성별이 여성이었기 때문에 남성으로 간주하고 ‘남성 성기 상실 등 심신장애에 해당한다’고 본 전역 처분이 잘못이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성전환 수술 직후 법원에서 성별정정 신청을 받아들인 데다 변 전 하사가 이를 군에 보고한 만큼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여부 판단은 당연히 여성을 기준으로 해야 했다”고 판시했다. 1심 판결 이후 육군 당국은 “상급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면서 법무부에 항소 지휘를 요청했다. 이번 판결은 성전환 수술을 통한 성별 전환이 허용된 이후 군 복무나 전역 심사는 수술 이후 성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첫 판례를 남겼다. 다만 성전환자의 군 복무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날 “이 사건 판결은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고, 이 사건 처분 당시 여성이었던 변 전 하사에 대해 음경상실, 고환결손 등을 이유로 한 전역처분은 관련 법령 규정에 비추어볼 때 위법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전환자의 군복무 인정 여부는 추후 관련 규정의 개정 검토, 군의 특수성 및 병력 운용, 국방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국민적 공감대 등으로 종합하여 입법적·정책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전 하사는 2019년 외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이후 계속 복무를 희망했지만 군에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이후 인사소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했지만 첫 변론을 앞두고 지난 3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군 “‘성전환자’ 변희수 강제 전역 부당? 항소한다”… “두 번 죽이는 일” (종합)

    군 “‘성전환자’ 변희수 강제 전역 부당? 항소한다”… “두 번 죽이는 일” (종합)

    국방부 “1심 존중하나 상급 법원 판단 필요”“성전환자 복무, 군 특수성·여론 고려해 검토”군, 성전환수술한 변 하사에 장애 판정 전역변 하사 행정소송 진행 중 자택서 극단 선택군 당국이 성전환자인 고(故) 변희수 전 하사에 대한 강제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1심 판결에 항소하기로 했다. 군 특수성 등을 고려한 상급 법원의 판단이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군 복무를 간절히 원했던 변 전 하사는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진행하던 중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서욱 “군 전투력, 공감대, 군 사기 문제” 국방부 관계자는 20일 “1심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 법무부에 항소 지휘요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군의 특수성, 국민적 여론 등을 고려한 정책연구를 통해서 성전환자의 군 복무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변 전 하사 사건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군의 전투력, 사회 공감대, 군의 사기 문제를 가지고 연구해볼 일”이라며 항소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전역 처분할) 당시 육군은 법적으로 남군이었다고 판정했고, 1심은 (변 전 하사가) 이미 여성이 돼 있었다는 생각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기회가 되면 상급심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변 전 하사가 육군에서 전역 처분된 지난해 1월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모 육군부대 소속이던 변 전 하사는 2019년 휴가 중 외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고 돌아와 ‘계속 복무’를 희망했지만, 군은 변 전 하사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시행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다시 심사해달라”며 지난해 2월 육군본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했으나, 육군은 “전역 처분은 군인사법에 규정된 의무심사 기준 및 전역 심사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 전 하사는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첫 변론 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1심 “여성 기준 변희수 심신장애 아냐” 지난 7일 대전지법 행정2부(오영표 부장판사)가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역 심사 당시 변 전 하사의 성별은 여성이었다고 전제한 뒤 “성전환 수술 직후 법원에서 성별정정 신청을 받아들인 데다 (변 전 하사가) 이를 군에 보고한 만큼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여부 판단은 당연히 여성을 기준으로 해야 했다”면서 “여성 기준으로 한다면 처분 사유인 심신장애는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수술 후 원고에 대해 ‘남성 성기 상실 등 심신장애에 해당한다’고 본 군인사법 처분 자체가 위법이라는 뜻이다. 나아가 재판부는 변 전 하사 사례처럼 남군에서 복무 중 성전환을 해 여성이 된 경우 복무 계속 여부를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궁극적으로 군 특수성 및 병력 운영, 성 소수자 기본 인권,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면 사법부가 소송 권리관계를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선례도 제시됐다. “군이 해야할 일은 항소 아닌 사죄”시민 1168명·인권단체 탄원서 제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변 하사 사건의 1심 판결에 대한 군에 대해 항소 포기를 촉구했다. 군인권센터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이날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이 해야 할 일은 항소가 아닌 사죄”라며 1심 판결 이후 변 전 하사를 지지하는 시민과 단체로부터 탄원 연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민 1168명과 단체 239곳이 ‘육군참모총장은 항소를 포기하고 국방부 장관은 피고 육군참모총장이 항소를 포기하도록 지휘해야 한다’는 취지의 탄원서와 의견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탄원서와 의견서를 국방부 민원실을 통해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만약 육군이 항소한다면 그것은 변희수 하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항소 여부 관련 질의를 받자 “군의 특수성과 국민적 공감대, 성소수자 인권 문제, 관련 법령을 가지고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항소시한은 오는 22일까지다.
  • 軍, ‘변희수 사건’ 1심 항소하기로...“정책 연구도 진행”

    軍, ‘변희수 사건’ 1심 항소하기로...“정책 연구도 진행”

    국방부 “변 전 하사에 명복, 유가족에 애도”1심 패소 후 고민 끝에 상급심 판단 받기로군 당국이 성전환(성확정) 수술을 받은 고 변희수 전 하사의 강제전역이 부당하다는 1심 판결에 항소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일 “변 전 하사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 법무부에 항소 지휘요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국가송무의 최고 지휘관서로 항소 제기 여부에 대한 최종 지휘권한을 갖고 있다. 앞서 대전지법 행정2부(부장 오영표)는 지난 7일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전역 심사 당시 변 전 하사의 성별은 여성이었던 만큼 남성을 기준으로 장애가 있다고 판단한 군의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는 게 판결 요지다. 육군은 판결 이튿날인 8일 판결문을 받았고, 그로부터 14일 후인 22일까지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3일 육군본부 국감에서 당시 육군의 강제전역 결정은 정당한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군의 항소가 고인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어 항소를 놓고 고민을 했지만 성전환자 군 복무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더라도 상급심 판결까지 받아놓는 게 낫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성전환자의 군 복무에 대한 정책 연구도 진행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군의 특수성, 국민적 여론 등을 고려한 정책연구를 통해서 성전환자의 군 복무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정책 연구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밝힌 뒤로 군 당국은 내부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군의 항소 결정으로 시민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군인권센터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전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에 항소 포기를 촉구한 바 있다.
  • 서욱, 변희수 ‘전역 처분 부당 판결’ 항소 가능성

    서욱, 변희수 ‘전역 처분 부당 판결’ 항소 가능성

    서욱 국방부 장관이 고 변희수 전 육군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법원 판결에 대해 항소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2차 가해’라고 주장하며 군 당국이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 장관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 질의에 “(전역 처분할) 당시 육군은 법적으로 남군이었다고 판정했고, 1심은 (변 전 하사가) 이미 여성이 돼 있었다는 생각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기회가 되면 상급심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서 장관은 “전반적으로 1심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판결문 검토를 정확히 하고 있고 상급법원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전지방법원은 지난 7일 육군이 변 전 하사에게 내린 강제 전역 처분이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육군은 오는 25일까지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대위’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대위는 “재판부는 ‘여성인 변 전 하사에게 남성의 심신장애 기준을 적용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다른 쟁점들을 살펴볼 여지없이 전역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며 “재론의 여지없이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기관인 육군본부가 앞장서 고인은 물론 성소수자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고 혐오와 편견을 강화하는 일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며 “소송 지휘를 맡고 있는 법무부 역시 육군참모총장에게 항소 포기 지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 1168명과 단체 239곳은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탄원서와 의견서에 이름을 올렸다. 공대위는 탄원서와 의견서를 이날 국방부에 제출했다.
  • ‘변희수 판결’ 항소 놓고 고민 깊은 軍...서욱 “상급심 의견 듣고 싶어”

    ‘변희수 판결’ 항소 놓고 고민 깊은 軍...서욱 “상급심 의견 듣고 싶어”

    7일 1심 판결, 항소 시한 22일서욱 국방장관, 항소 뜻 내비쳐 전역 처분 당시 육군총장 지내국민 관심 커...靑, 군 결정 주시연말쯤 인식 조사·정책연구 착수서욱 국방부 장관이 성전환(성확정) 수술을 받은 고 변희수 전 하사의 강제전역이 부당하다는 1심 판결에 대해 항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상급심 판단도 받아보고 싶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군 내부에서는 항소하는 게 맞는지를 놓고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 장관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변 전 하사 사건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 “군의 전투력, 사회 공감대, 군의 사기 문제를 가지고 연구해볼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역 처분할) 당시 육군은 법적으로 남군이었다고 판정했고, 1심은 (변 전 하사가) 이미 여성이 돼 있었다는 생각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기회가 되면 상급심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전지법 행정2부(부장 오영표)는 지난 7일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전역 심사 당시 변 전 하사의 성별은 여성이었던 만큼 남성을 기준으로 장애가 있다고 판단한 군의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는 게 판결 요지다. 변 전 하사가 육군에서 전역 처분된 지난해 1월 당시 육군참모총장은 서 장관이었다.육군은 판결 이튿날인 8일 판결문을 받았고, 그로부터 14일 후인 22일까지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3일 육군본부 국감에서 당시 육군의 강제전역 결정은 정당한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적 관심사가 큰 사안이어서 청와대도 군의 결정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군 내부에서도 고인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항소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다만 큰 방향에선 성전환자 군 복무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더라도 반대 측을 설득하려면 1심 판결만으로는 부족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변 전 하사를 상대로 이기기 위한 항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 장관은 지난 3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성전환자의 군 복무 문제에 대한 정책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군 당국은 내부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올 연말쯤 성전환자 군 복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사와 더불어 정책·제도·시설 정비를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내 여러 사건·사고가 겹치면서 착수 시기가 늦춰진 것으로 보인다.
  • 전자발찌 끊었는데 우발적 범죄로 판단… “양형 높여 재범 막아야”

    전자발찌 끊었는데 우발적 범죄로 판단… “양형 높여 재범 막아야”

    단순 훼손 땐 1년 미만 刑… 범죄 예방 안 돼“최대 7년형 가능해도 실제 선고는 미온적”경찰, 소재 불명 성범죄자 119명 파악 나서 강윤성, 피해자 외 추가 범행 계획도 진술두 차례나 성범죄를 저질러 수감생활을 한 A씨는 2019년 2월 포항교도소에서 출소하면서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했다. 법원은 새벽 외출과 음주를 제한하는 특별준수사항도 부과했지만, A씨는 툭하면 이를 어기는 불량한 생활로 지난해 4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3개월 뒤 자신의 집에서 가위로 전자발찌를 1cm가량 잘랐다. 이후 그는 전 여자친구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찾아가 “다시 만나 달라. (아니면) 죽어 버리겠다”고 난동을 부리며 피해자를 위협했다.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지 않거나 음주운전을 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전자장치 부착법 위반을 비롯해 업무방해, 음주운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 4가지 죄목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일 서울신문이 분석한 최근 2년간 전자장치 분리·훼손 관련 사건 판결문 19건(상급심 포함 27건)에는 ‘강윤성 사건’과 같이 전자장치 손상 행위 전후로 특수강간, 절도 등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42%(19건 중 8건)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 형량은 집행유예 1건을 제외하면 약 39개월이다.그러나 단순 전자장치 훼손 사범들에 대한 평균 선고 형량은 9.5개월(9건, 벌금형 2건 제외)로 미약하다. 2018년 9월 B씨는 출소 3개월 만에 자신의 아파트에서 니퍼를 사용해 전자발찌를 끊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벌금 300만원에 그쳤다. 대구지법 재판부는 “재범을 방지하려는 전자장치 부착법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도주하려 하지도 않았다”고 판시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전자발찌 훼손의 경우 전자장치 부착법상 최대 7년형을 선고할 수 있지만 실제 선고 형량은 미온적”이라면서 “또 다른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양형 기준을 높여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소재 불명 상태인 성범죄자에 대해서도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난달 말 ‘소재 불명 집중 검거 및 고위험군 일제점검 계획’을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 내려보냈다. 거주지를 옮긴 뒤 등록하지 않아 소재 불명인 성범죄자는 올해 7월 기준 11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하반기 중 소재 불명 성범죄자 점검에 나설 계획이던 경찰은 ‘강윤성 사건’을 계기로 점검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강씨가 살해한 2명의 여성 외 다른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살인예비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 전자발찌 끊은 그놈들, 징역 9개월 ‘솜방망이’

    전자발찌 끊은 그놈들, 징역 9개월 ‘솜방망이’

    단순 훼손 9건, 평균 9.5개월형 그쳐절반 가까이 특수강간 등 2차 범행도법조계 “격리 위해 처벌 수위 높여야” 여성 2명 살해 강윤성 신상정보 공개경찰이 2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가운데 최근 2년간 단순 전자발찌 훼손 사범에 대한 평균 선고형량이 9개월 정도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체 훼손 사범 중 절반 가까이가 전자발찌를 끊기 전후 특수강간 등 추가로 강력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전자발찌 훼손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날 대법원 판결문 검색 시스템에서 최근 2년간 전자감독 대상자가 전자장치를 분리·훼손한 사건 관련 확정 판결문 19건(상급심 포함 27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훼손 사범 중 42%(19건 중 8건)가 다른 추가 범행을 함께 저질러 기소됐다. 구체적으로 특수강간, 절도, 음주운전, 사기, 상해, 업무방해 등이다. 전자발찌 훼손이 이처럼 2차 범행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지만, 단순 훼손 사범에게는 대체로 낮은 형량이 선고됐다. 전자장치 부착법 위반으로만 기소된 11건 중 실형이 선고된 9건의 평균 선고형량은 9.5개월에 그쳤다. 나머지는 벌금형(2건)이 선고됐다. 추가 범행을 저지른 건을 포함한 전체 사건 평균 선고 형량은 22.5개월이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전자감독 제도가 강력범들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격리 조치’인 만큼 입법 취지에 맞게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자장치 부착법 제38조는 전자장치 부착 기간 중 전자장치를 신체에서 임의로 분리·손상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한다. 한편 경찰은 이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강윤성의 신상을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동일한 수법으로 2명의 피해자를 연속해 살해하는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했으며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전자발찌 끊었는데 우발적 범죄로 판단…“양형 높여 재범 막아야”

    전자발찌 끊었는데 우발적 범죄로 판단…“양형 높여 재범 막아야”

    두 차례나 성범죄를 저질러 수감생활을 한 A씨는 2019년 2월 포항교도소에서 출소하면서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했다. 법원은 새벽 외출과 음주를 제한하는 특별준수사항도 부과했지만, A씨는 툭하면 이를 어기는 불량한 생활로 지난해 4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3개월 뒤 자신의 집에서 가위로 전자발찌를 1cm가량 잘랐다. 이후 그는 전 여자친구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찾아가 “다시 만나 달라. (아니면) 죽어 버리겠다”고 난동을 부리며 피해자를 위협했다.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지 않거나 음주운전을 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전자장치 부착법 위반을 비롯해 업무방해, 음주운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 4가지 죄목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일 서울신문이 분석한 최근 2년간 전자장치 분리·훼손 관련 사건 판결문 19건(상급심 포함 27건)에는 ‘강윤성 사건’과 같이 전자장치 손상 행위 전후로 특수강간, 절도 등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42%(19건 중 8건)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 형량은 집행유예 1건을 제외하면 약 39개월이다. 그러나 단순 전자장치 훼손 사범들에 대한 평균 선고 형량은 9.5개월(9건, 벌금형 2건 제외)로 미약하다. 2018년 9월 B씨는 출소 3개월 만에 자신의 아파트에서 니퍼를 사용해 전자발찌를 끊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벌금 300만원에 그쳤다. 대구지법 재판부는 “재범을 방지하려는 전자장치 부착법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도주하려 하지도 않았다”고 판시했다. 경북 포항시에서는 13세 미만 아동을 강간한 성범죄자 C씨가 고의로 휴대용 위치추적장치를 집에 둔 채 외출했지만 2019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전자발찌 훼손의 경우 전자장치 부착법상 최대 7년형을 선고할 수 있지만 실제 선고 형량은 미온적”이라면서 “또 다른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양형 기준을 높여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소재 불명 상태인 성범죄자에 대해서도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난달 말 ‘소재 불명 집중 검거 및 고위험군 일제점검 계획’을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 내려보냈다. 신상정보 등록 결정이 난 성범죄 전과자는 관할 경찰서에 자신의 신상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거주지를 옮긴 뒤 등록하지 않아 소재 불명인 성범죄자는 올해 7월 기준 11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하반기 중 소재 불명 성범죄자 점검에 나설 계획이던 경찰은 ‘강윤성 사건’을 계기로 점검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 ‘마스크 절대 반대’ 美주지사, 마스크 안 썼다가 결국 코로나19 확진

    ‘마스크 절대 반대’ 美주지사, 마스크 안 썼다가 결국 코로나19 확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놓고 지방자치단체들과 이른바 ‘마스크 전쟁’을 일으켰던 미국 공화당 소속 텍사스 주지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텍사스 주지사실은 그레그 애벗(64) 주지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주지사실은 “애벗 주지사가 백신을 완전히 접종받았고 건강 상태는 좋으며 현재 어떤 증상도 없다”고 말했다. 부인과 주지사실 소속 직원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애벗 주지사는 론 드샌티스(43) 플로리다 주지사와 함께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대해온 대표적인 공화당 소속 정치인이다. AP통신은 “텍사스주의 코로나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병원도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주지사가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애벗 주지사는 전날 댈러스 인근에서 열린 실내 행사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연설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했고 하루 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공화당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발표 3시간 전에는 텍사스 현지의 유명 기타리스트와 함께 찍은 ‘노 마스크’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애벗 주지사는 마스크 의무화 금지를 놓고 하위 지자체들과 격한 갈등을 빚어 왔다. 그가 지난달 하위 지자체들과 학교 행정을 관할하는 교육구들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도록 하는 행정 명령을 발동했다. 그러나 댈러스 카운티와 샌안토니오시를 포괄하는 베어 카운티는 이를 거부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하위 지자체의 보건행정 권한을 인정한다”고 판결했고, 해당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자 애벗 주지사는 상급심인 주 대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번에는 대법원은 주지사의 행정 명령이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댈러스 카운티 교육구는 “우리는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도록 내버려 두고 학생들이 마스크 없이 등교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베어 카운티도 주 대법원 결정과 상관없이 공립학교와 공공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명령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고, 샌안토니오시도 성명을 내고 마스크 착용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며 불복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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