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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換亂 무죄선고] 의미와 파장

    전 경제부총리 강경식(姜慶植)피고인과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인호(金仁浩)피고인의 환란(換亂) 책임에 대해 법원이 20일 무죄를 선고한 것은 고의성이 없는 고위 공직자의 잘못된 정책판단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설사 강·김피고인의 잘못된 정책판단으로 대규모 실업사태 및 외환위기를초래해 국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줬다 하더라도 정치적 도덕적 책임은물을 수 있을지언정 법적 책임은 부과할 수 없다는 것이 판결의 요체다. 재판부는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잘못된 정책판단의 기준으로 △고의성이 있었는지 △다른 정책대안은 없었는지 △어떤 의도로 정책을 결정했는지 등을 제시했다. 우선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지난 97년 10월29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경제상황과 관련,당시 외환시장 거래중단을 ‘외환시장의 마비’라는 표현으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보고의무를 포기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피고인들이 외환시장 거래중단을 대통령에게 꼭 보고해야만 하는중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면 고의성은 없다는 뜻이다. 또 같은해 11월10일 강피고인이 IMF행을 김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IMF행 결정은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일 뿐 유일한 대안은 아니었다고 해석했다.IMF행이 외환위기를 타개할 마지막 선택으로 떠오른 시점은 그해 11월13일이었다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강피고인이 11월10일 김 전 대통령에게 외환상황을 보고했을 때만해도 IMF행 이외에 다른 대안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11월10일 대통령 보고서에서 실무자들에게 ‘IMF와의 협의’ 항목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부분도 중요한 정책판단에 대한 보안유지로 볼 수 있다고판단했다. 김피고인에 대해서는 강피고인과 경제상황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강피고인의 정책에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서 직무유기의 범의(犯意)가 있다고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판결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환란의 책임은 누군가가 져야 한다는 여론에 배치되는데다 지나치게 법리적으로만 해석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년3개월여 동안 다퉈온 직무유기 공방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강·김피고인의 손을 들어줬지만 향후 상급심에서는 어떤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터키, 오잘란에 사형 선고…쿠르드족 항의 시위 예상

    임랄리(터키) AFP 특약 터키 국가보안법원은 29일 쿠르드족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50)에게 반역, 분리주의 선동, 살인 등의 죄를 적용, 사형을 선고했다고 관영 아나톨리아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선고가 내려지자 쿠르드 노동자당(PKK) 당수로 15년간 터키정부와 싸워온 오잘란은“반역죄를 인정할 수 없다. 역사적 실수를 고칠 생각이다”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오잘란은 지난 5월말부터 시작된 재판을 통해 쿠르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위해서 터키정부의 협상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나 터키는 이를 일축해왔다. 이날 선고로 유럽 등지에서 쿠르드족의 항의시위가 우려되고 있다.오잘란의사형선고는 자동적으로 상급심에 항소되며 사형이 확정되더라도 국회와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야 한다.터키는 지난 15년간 사형집행을 실시하지 않았다. 오잘란의 쿠르드 노동자당은 1978년 구성된 뒤 84년부터 남동 지역에서 쿠르드 무장 분리운동을 벌였다.이로 해서 3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있다.
  • [외언내언] 지역감정과 정치인

    울산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李元揆부장판사)는 14일 지난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한나라당 김태호(金泰鎬·울산 중구)의원에게 공직선거 및 부정선거방지법 위반죄(후보자 비방)를 적용,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김 의원은 지난해 5월 한나라당 울주군수 후보 추대대회에서 무소속으로 울산시장 선거에 나온 송철호 후보를 가리켜 “실제 고향이 전북 이리임에도 고향을 부산으로 속이면서 출마한 부도덕한 사람”으로 비난했다가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재판부는판결문에서 “후보자 비방죄 가운데 지역감정을 부추겨 유권자를 편가르고유권자 사이에 대결을 유도하는 발언은 선거풍토 개선을 위해 반드시 근절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재판부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지역감정은 우리 사회의 저주받은 ‘망국병’이다.정치를 개혁하는 데 있어 정당의 민주화나 새로운 피의 수혈도 시급하지만 지역갈등,특히 동서갈등을 뿌리뽑는 일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정치인들이 국가의 장래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리당략을 앞세워 지역감정을 자극함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얻어온 것이 지난 30년 동안 우리정치의 자화상이다.특히 선거때만 되면 정치인들은 어김없이 지역감정을 부추겼고 일단 지역감정에 불이 붙으면 평소 멀쩡했던 국민들도 이성적인 판단을 잃었다.총선이 됐든 대선이 됐든 결국 지역대결로 결판이 났다.지역감정은 우리 사회를 옭죄는 엄청난 괴력을 지닌 ‘주술’(呪術)이다.진정한 의미에서 지역갈등을 해소하려는 진지한 노력마저도 지역감정의 색안경을 끼고보는 게 현실이다.오죽하면 정치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지역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자는 움직임까지 있겠는가. 우리는 지역감정이라는 망국적인 ‘주술’에서 벗어나야 한다.지역감정을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각성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지역감정을 악용하는 정치인들이 정치판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문제가 된김 의원은 상급심에서 양형이 그대로 확정되거나 1백만원 이상의 벌금형이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그런 의미에서 이번울산지법이 지역감정을 조장한 현역 의원에게 사상 처음 내린 유죄 판결은 정치사적으로 매우 중요한의미를 갖는다.사법부는 상급심 절차를 서둘러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의원은 임기가 단 하루 남아 있더라도 국회에서 몰아내는 선례를 확립하기 바란다. [張潤煥 논설고문 yhc@]
  • 중도금 대출금리 인상 ‘부당’ ‘합당’ 엇갈린 판결

    아파트 중도금 대출금리를 일방적으로 올린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가운데 대출금리 인상은 계약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도 나와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3부(재판장 曺大鉉부장판사)는 7일 약정을 깨고 중도금대출금리를 올린 것이 부당하다며 河모씨가 아파트 시공·분양사인 L사를 상대로 낸 1억3,000여만원의 분양대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피고가 대출금리를 연 12.4%에서 15%로 인상한 것은 이자율 인상의 효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다툴 수 있는 문제이나 계약을 위반했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같은 법원 민사합의18부(재판장 孫容根부장판사)도 徐모씨가 P사를 상대로낸 5,200여만원의 분양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금리 인상은 할부금융사의 사정인 만큼 피고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그러나 같은 법원 민사합의41부(재판장 羅鍾泰부장판사)는 최근 경기도 시흥시 D아파트 계약자인 金모씨가 시공·분양사인 D사를 상대로 낸 5,200여만원의 계약금반환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가 중도금 대출금리가 12%라는 것을믿고 계약을 한 만큼 피고는 원고가 할부금융사로부터 빌린 대출금 금리를유지할 의무가 있다”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었다.
  • ‘마녀사냥’에 쐐기(張潤煥 칼럼)

    ‘월간 조선’ 11월호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인 崔章集 교수(고려대 정외과)의 해방 전후 인식과 6·25전쟁관을 문제 삼고 나와 벌어진 사회적 논란이 가닥을 잡을 것 같다. 서울지법 민사합의5부(재판장 申暎澈 부장판사)에서 11일 崔교수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월간 조선’ 11월호에 대한 발행·판매·배포금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법원이 주요 중앙일간지가 발행하는 잡지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조선일보쪽이 이 결정에 불복하고 이의신청을 내겠다고 하니 상급심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알 수 없으나,이번 결정은 언론자유와 공인에 대한 검증,그리고 공정보도와 명예훼손의 경계(境界)등에 관한 법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언론의 검증기능은 인정 재판부는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가 자유민주주의인만큼 국가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인이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있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은 언론자유에 속한다고 판시(判示)했다. 공직 임명자에 대한 사전 청문회 등이 완비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과 다른 허위내용의 보도,대상인물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주장,비방 중상이나 과도한 인신공격,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일부 내용의 부각을 통한 왜곡,특정 부분의 의도적 발췌등은 명예훼손적 보도이기 때문에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논평은 자유로되,사실은 신성하다”는 언론의 일반원칙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재판부는 반국가단체 찬양·고무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이 엄존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어떤 사람이 좌경사상을 신봉한다는 사실적 주장은 물론,단지 그에 동조하거나 좌파적 또는 친북한적이라는 정도의 표현만으로도 그 사람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언론은 공직자를 검증할 자유는 있지만,그 방법은 사실에 바탕을 둔 공정한 논평이어야 하며,검증 대상도 특정인의 ‘사상’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지 여부에 국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조선일보 등에 의한 진보적 인사들에 대한 ‘사상검증’이라는이름의 ‘마녀사냥’은 쐐기가 박히게 됐다. 굳이 재판부의 판시가 아니더라도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는 자유민주주의다. 자유민주주의체제는 다양성을 강점으로 하는 체제다. 그 다양성에는 사상의 다양성도 물론 포함된다. 사상의 다양성이란 열린 정신과 관용성을 전제로 한다. 때문에 보수든 진보든 각자가 갖는 입장은 자유이고,또 그런 차이는 자유민주주의의 자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주장을 공격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에 배치된다. 더구나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다른 사람을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것은 바로 테러행위나 진배없다. ○개혁 흔들기 경계해야 더구나 조선일보가 사상시비를 걸고 나온 崔교수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이라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崔교수를 표적 삼아 공격함으로써 金大中 정부의 정체성에 ‘색깔’을 덧씌우려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 목적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을 좌절시키는 데 있을 것이다. 金대통령은 반개혁세력의공세에 결코 밀려서는 안된다. 개혁이 좌절되면 우리 나라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 정부는 ‘두 목소리’·법원은 ‘위법판결’/가두리양식장 폐쇄 혼선

    ◎환경부­상수원 오염 주범… 전면 철거해야/해양부­수질오염 적어 면허연장만 불허/충주지원­‘연장불허는 부당’ 업자에 보상하라 상수원 오염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내수면 가두리양식장을 2000년말까지 전면 폐쇄한다는 정부 방침에 급제동이 걸렸다. 법원이 97년 9월30일을 기준으로 가두리양식업 면허를 한 차례에 한해 10년간 연장해 주도록 규정한 내수면 어업개발 촉진법을 들어 양식장을 폐쇄하려면 적절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판결이 확정되면 정부는 1,00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돈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이같은 판결에도 불구,‘수질 보전’이 내수면 어업개발 촉진법의 ‘특별한 사유’에 해당된다며 상급심에서는 판결이 번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관련 부처 사이에도 가두리양식장이 상수원 오염의 주범이냐는 문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입안단계부터 법률적 검토는 물론 과학적 검증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정부의 맑은 물 공급대책 전반이 ‘탁상행정’의 산물이 아니냐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가두리양식장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가두리양식장은 사료에 포함된 인(燐) 성분이 문제가 될 뿐 수질오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오염물질 배출허용 기준이나 시설기준을 별도로 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鄭永才 자원조성과장은 “면허가 만료된 가두리양식장에 대해 기간을 연장해 주지 않는 것 말고는 추가 규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가두리양식장이 오염물질을 대거 배출하기 때문에 양식장 자체를 없애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文廷虎 수질정책과장은 “가두리양식장은 오염물질이 호소(湖沼)로 곧바로 흘러들기 때문에 오염부하(負荷)가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면서 “돈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모두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 단체들도 환경부의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 金惠貞 조사국장(36·여)은 “가두리양식업 면허는 사적재산권으로 존중할 필요는 있지만 법원이 가두리양식장은 ‘수질오염’의 주범이 아닌 것처럼 판결을 내린 것은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청주지법 충주지원 민사합의부(재판장 許滿 지원장)는 지난 21일 가두리양식장 연장 허가 불허 처분에 대한 손실보상 청구소송 1심 선고공판에서 국가는 양식업자인 원고 林상식씨 등 4명에게 74억1,000만원,李광선씨 등 10명에게 223억6,2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부가 수질 오염을 이유로 면허 연장을 불허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 철퇴맞는 부실경영 관행(사설)

    제일은행의 소액주주들이 은행 전(前)임원진의 부실경영책임을 묻기 위해 낸 국내 최초의 주주대표 소송에서 승소한 것은 앞으로 금융계는 물론 재계의 부실경영 풍토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소액투자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번 판결은 기업경영의 투명성 확립에 도움이 될 뿐아니라 소액주주보호를 통한 대중(大衆)자본주의 및 경제정의 실현을 지향함으로써 현정부 경제개혁의 강한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법 민사합의 17부는 24일 제일은행 소액주주 52명이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 등 임원진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이 전행장 등은 부실대출로 은행에 손해를 끼친 만큼 400억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재판부는 당시 은행경영진이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무시한채 한보(韓寶)철강의 재무구조나 자금회수 가능성에 대한 고려없이 일방적으로 대출,은행과 소액주주들에게도 손해를 입혔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이번판결은 국내 금융계가 그동안의 오랜 고질병이었던 관치(官治)의 틀에서 벗어나 거래기업의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출심사를 철저히 하게 하는 등 경영자율화 계기를 제공했다는 의미도 지닌다. 이와 함께 이미 부실판정을 받아 퇴출한 은행·대기업들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유사소송이 잇따라 업계에 심한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화은행을 비롯한 5개 은행 퇴출로 800억원 가까운 주식투자금을 잃은 80여만명의 소액주주와 한보등 대기업의 소액주주 소송이 예상된다. 더욱이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소액투자자들은 총발행주식의 0.01% 지분(持分)만 확보하면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실경영 배상책임을 물게되는 사례가 급증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특히 재벌오너들의 경영전횡을 막는 제동장치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이들은 무책임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그룹을 도산시키고도 출자 지분만큼의 유한책임을 지는데 그쳤다. 또 이러한 재벌오너의 그릇된 경영 관행은 정경유착이나 소액주주의 권한 축소등법규정의 미비로 간과되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경영상의 응보(應報)가 퇴임후에도 뒤따르게 됨으로써 사실상 무한책임 경영시대가 열리게 된 셈이다. 앞으로 있을 상급심도 이번 판결의 경제정의구현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 법조개혁 더 강력해야(사설)

    법원이 의정부 법조비리사건으로 구속된 李順浩 변호사에게 뇌물죄만 적용하고 변호사법 위반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 법원의 개혁의지가 퇴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지난 해 말부터 표면화되기 시작한 일련의 법조비리사건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李변호사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너무 문구해석에만 집착한 나머지 국민의 법감정이나 법조개혁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염원을 도외시하지 않았나 하는 점들이 지적되고 있는 것 같다.물론 앞으로 상급심 재판절차가 남아있는 사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지만 법원은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검찰이다.대검 강력부는 의정부지원에서 지난 15일 ‘李변호사가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관으로부터 바로 그 사건을 수임하는 대가로 제공한 금품은 뇌물로 인정되지만 변호사법 위반혐의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처벌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자 바로 그 다음날인 16일 ‘李順浩변호사 사건 판결의 문제점과 검찰의 입장’이라는 공식자료를 배포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검찰은 이 자료를 통해 ‘법원의 이번 판결은 대법원의 기존판례를 무시한 자의적 판단으로 법리상으로도 명백히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법조비리척결에 대한 국민여망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검찰은 ‘이번 판결은 지난 86년 대법원 판례와 지난 93년 李변호사사건과 같은 朴모 변호사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사건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하급심의 해석과도 전면배치된다’는 것이다.재야 법조계에서도 유죄판결이 가능한데도 무죄를 선고한 것은 국민의 법감정을 도외시한 판결내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검찰과 재야 법조계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수긍하면서 법조개혁은 중단없이 더욱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법조계의 개혁없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총체적인 개혁도 성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李변호사 사건은 법조개혁이야말로 그 어느 조직의 개혁보다도 선행돼야 하는 과제임을 일깨워주었다.이 사건은 사건브로커와 변호사의 검은 거래,변호사와 검·판사 사이에 얽힌 뿌리깊은 부패의 고리를 낱낱이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법조문의 해석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법조계에 개혁의지가 남아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고 본다.법조비리의 온상이라 할 수 있는 사건수임비리를 용이하게 척결하기 위해 변호사법 개정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 日本의 위안부 배상 판결(사설)

    일본 야마구치 지방법원의 종군 위안부에 대한 위자료 지급 판결은 국가배상책임을 부분적으로나마 처음 인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過誤)를 한사코 외면해 와 역사에 정직하지 못한 나라로 불리는 일본에도 사회정의와 도덕을 지키며 깨어있는 양식(良識)이 존재함을 이 판결은 새삼 일깨워 주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획기적이라 할 이번 판결도 위안부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는 까마득히 못미친다고 우리는 본다.우선 가장 중요한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국가 배상책임도 정면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다.국가 배상을 위한 입법(立法) 의무에 태만(怠慢)했던 것에 대한 위자료 지급이라는 제한적 성격이 강하다.1인당 30만엔씩으로 정한 위자료 액수도 피해자들의 돌이킬 수 없는 고통스러운 삶을 위로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것이다.근로정신대에 대한 배상책임은 인정하지도 않았다. 이번 재판은 1심(審)으로 아직 최종적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그러나 미국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듯이 “원고들이 명백히 승리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 정부는 완전히 패배했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상급심까지 끌고가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아야 할 것이다.이 판결에 반발하는 일본 우익세력도 “군 위안부 제도는 철저한 여성차별·민족차별이며 여성의 인격과 존엄을 뿌리째 침해하고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아 일본국 헌법이 인정하는 기본적 인권의 침해로 판단된다”는 판결문의 내용을 겸허하게 음미해 보아야 한다. 역사상 유례없는 만행(蠻行)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 없이는 결코 원만한 해결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민간차원의 애매한 위로금으로 문제를 얼버무리려는 태도를 버리고 피해자들에 대한 성의있는 사과와 입법을 통해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기왕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이번 판결을 계기로 한·일 두나라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기를 우리는 촉구한다.
  • 佛 극우정당 당수 2년간 자격정지/유세중 후보 폭행 혐의로

    【파리 연합】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장­마리 르 펜 당수가 2일 법원으로부터 2년 자격정지와 집행유예형 선고를 받아 공직에서 사임해야 할 위기를 맞고 있다. 프랑스 베르사유법원은 이날 르 펜 당수가 지난해 5월30일 국회의원 선거유세 도중 사회당 후보를 공개모욕 및 폭행한 사실을 인정,공민권 박탈 등 자격정지 2년에 집행유예 징역 3개월,벌금 2만프랑을 선고했다. 르 펜 당수에 대한 이같은 판결이 상급심에서 확정되면 르 펜 당수는 2년동안 공직생활을 할 수 없게 되며 현재 맡고 있는 유럽의회 의원과 지역의회 의원직을 사임,정치활동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헌재­대법/법해석 권한 싸고 충돌

    ◎헌재 ‘법원판결도 헌소대상’ 결정 안팎/헌재­“판결도 헌법에 부합 할때만 유효”/대법­“법률 폐지 않는한 해석은 법원 몫” 헌법재판소가 24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따르지 않은 법원의 판결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고 결정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에 대해 헌법소원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법 소원이 제기된지 1년 7개월만에 나온 이번 결정은 “단순위헌 결정뿐만 아니라 헌법불합치나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따르지 않는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이 된다”는 취지여서 대법원이 반발하고 있다. 대법원은 법률을 포함한 법령에 대한 해석과 적용 여부는 헌재가 아닌 법원의 고유권한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헌재는 법원의 법에 대한 해석 및 적용 권한은 헌법에 부합되는 때에 한해 가능하며 헌재의 ‘헌법재판권’을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있다. 헌재는 그 근거로 헌재법 47조 및 75조에서 법률의 위헌결정이나 헌법소원의 인용결정은 법원을 포함한 국가기관과 자치단체를 기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나아가 헌재는 법률의 위헌여부 심판권을,대법원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법률을 구체적 사건에 해석·적용하여 재판하는 권한을 독립적으로 가지고있는 만큼 두 기관이 서로 권한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당사자인 이길범씨뿐만 아니라 헌재가 양도소득세 부과기준에 대해 한정 위헌 결정을 내린 95년 11월30일을 기준으로 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이번 결정으로 부동산 투기자들을 과세로 제재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불리한 납세의무는 가능한 한 입법자가 법으로 정해야 하며 대통령령 등 행정부에서 자의적으로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인 만큼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헌재가 대법원의 상급심인 4심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헌재가 법원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다 하더라도 이같은 결정은 법원의 사실심·법률심에 대응하는 ‘헌법심’으로 부르는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이 앞으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 판결을 내릴 지주목된다.
  • 삼성전자 발행 450억 사모사채·신주

    ◎법원 “무효”·“정당” 판결 오락가락/수원지법 민사 합의 10·30부 삼성전자가 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 몫으로 발행한 4백5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 및 신주에 대해 수원지법이 각각 유·무효 판단을 내려 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수원지법 민사합의30부(재판장 이흥복 부장판사)는 17일 참여연대 소속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 교수가 이재용씨 등 상대로 낸 신주발행무효확인 청구소송에 대해 “이유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전환사채 및 신주발행 과정에 절차상의 하자가 없고 특정인에게 불공정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재용씨가 보유하고 있는 전환사채 및 주식은 모두 유효하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법원 민사합의 30부(재판장 이흥복 부장판사)는 이날 장교수가 이재용씨와 증권거래소 등을 상대로 낸 주식처분 및 상장금지 가처분신청사건에서 “본인판결 확정 때까지 이씨는 주식을 처분해서는 안되며 증권거래소는 이 주식을 상장시켜서는 안된다”는 결정했다.
  • “외화난 가중” 해외도박 중형/서울지법 선고

    ◎“카주노칩도 몰수 대상”… 제주도의원에 5억 추징 서울지법 형사5단독 고의영 판사는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35만9천여달러(한화 5억4천여만원)를 빌려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제주도의회 의원 김창구 피고인에 대해 외국환관리법 위반죄를 적용,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5억4천만원을 선고했다.고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공인 신분을 망각한 채 거액의 외화를 빌려 도박으로 날리는 등 외환 위기를 가중시켰다”면서 “외국환관리법이 카지노 칩에 대해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으로 명문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현금과 다름없으므로 추징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지법은 지난 10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거액의 도박자금을 빌린 혐의로 기소된 정원근 상아제약 회장에 대해 검찰이 구형한 30만달러의 추징금을 부과하지 않는 등 수백억원의 외화를 탕진한 해외도박사범 30여명에 대해 “카지노칩은 일반적으로 유통 가능한 화폐나 증권 또는 귀금속으로 볼 수 없어 외국환관리법상의 몰수 또는 추징대상으로 볼 수 없다”며 추징 선고를 하지 않아 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 김기순 교주 살인혐의 무죄선고 배경

    ◎물증 있어야 유죄… 증거주의 재확인 아가동산 사건에서 검찰과 변호인간에 치열한 법리 논쟁이 벌어졌던 살인 혐의에 대해 법원이 19일 무죄를 선고한 것은 형사재판에서의 증거주의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는 법관으로 하여금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해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수사 초기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드러난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피의사실 공표 및 억압수사에 대해 재판부가 경종을 울린 것으로,앞으로 형사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검찰이 김기 순피고인(57·여) 등을 살인혐의로 기소하며 제시한 증거를 모두 배척한 것이다.최락귀군(당시 6세)과 강미경양(당시 21세)에 대한 살해 동기를 찾을수 없고,살해를 공모한 증거도 없으며 폭행이나 시체처리에 관한 증거들도 증명력이 없어 살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아직 상급심이 남아있지만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됨으로써 검찰 수사가 결정적 오류를 범했음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 “전·노씨 중형은 사필귀정”/각계·시민 반응

    ◎불행한과거 청산… 법·정의 확립 계기/“반역사적 범죄 행위 처벌” 교훈남겨 26일 열린 12·12 및 5·18사건 등 공판에서 전두환 피고인에게 사형,노태우 피고인에게 징역 22년6월이 각각 선고되고 박준병 피고인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에게도 중형이 선고되자 대다수의 시민은 사필귀정으로 평가했다.그러나 일부에서는 관대하다는 지적과 다소 지나치다는 지적도 함께 내놓았다. ▲안청시씨(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이번 판결은 법의 엄정함과 불행한 과거의 정리라는 의미를 갖는다.쿠데타에 의한 정권찬탈은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교훈을 남겼다. ▲유재현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불행한 과거역사를 청산하고 사회의 법과 정의를 세우는 계기가 된 점에 대해 환영한다.그러나 재판부가 5·18사건을 분명한 내란으로 규정하면서도 내란목적 살인부분을 무죄로 선고,재판의 의미를 스스로 훼손시킨 것 같아 아쉽다. ▲강성학씨(고려대 정치학과 교수)=정의를 믿는 사람에게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 것을 보여줬다.이번 사건은 권력과 돈으로 정치세계의 영원한 승자가 될 수 없으며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진정으로 얻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정은숙씨(29·주부·서울 도봉구 도봉2동)=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환영한다.전직대통령을 사형에 처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이 부끄럽다. ▲김동완씨(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내란목적 살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광주시민학살의 책임자가 없다는 의미인데 잘 납득이 안간다.구형량과 선고량이 8년이나 차이가 나는 것은 피고인에 대해 재판부가 관용을 베푼 것으로 해석된다. ▲전계양씨(전광주민중항쟁 유족회장)=피고인들이 법정에서마저 일말의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국민을 얕보는 처사다.정상참작의 여지가 없다.상급심에서도 같은 중형이 선고돼야 하고 엄격한 법집행이 뒤따라야 한다. ▲김성재씨(조선대 신문방송학과 교수)=형량은 다소 미흡한 감이 있지만 일단 국가가 법적 구속력을 가지고 하는 일인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앞으로 정치적 이해에 따라 사면·망명 등의 조치가 뒤따르면 안될 것이다. ▲노병작씨(대구시 동구 신용동)=노 전 대통령과 동향이라 믿고 따랐는데 엄청난 비자금사건으로 배신감이 컸다.그러나 징역 22년을 선고한 것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며 재임중의 공적을 감안,선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현숙씨(31·여·직장인)=재벌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국민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대기업이 군사정권과 밀착,특혜를 본 것에 대한 단죄로 보인다.정경유착의 꼬리를 끊은 셈이다.그럼에도 이들 피고인은 반성은커녕 공판 내내 당시상황이 피할 수 없었다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국민을 두번 우롱했다. ▲이필상씨(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정경유착은 우리사회의 암적 존재였다.이러한 비리로 인해 국민은 많은 피해를 입어왔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정경유착이 제거되었으면 한다.일부 재벌피고인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은 국민여론에 부응한 재판부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 “파산회사 임원 주거제한 부당”/서울지법 선고

    서울지법 형사9단독 유원석판사는 21일 회사가 파산해 주거가 제한됐다는 법원의 통보를 받고도 외국을 다녀와 파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김진완(51·전 신동아 종합인쇄 전무)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지금까지 회사가 파산했을 때 회사대표는 물론 이사급 임원들도 준파산자로 보아 채권자 등에게 파산당시 재산상태 등을 항상 설명할 의무가 있도록 주거를 이탈하지 못하게 해 온 관행을 처음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상급심 판결이 주목된다. 유판사는 『김피고인이 주거를 제한하고 있는 파산법 142조와 137조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히고 『그러나 같은 법 제369조는 처벌대상을 파산자로만 국한하고 있어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처벌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유판사는 『일반 민사재판의 경우라면 유추해석을 통해 준파산자를 처벌할 수는 있으나 형사재판의 경우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정확히 법에 명시된 부분만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피고인은 자신이 전무로 근무하던 신동아종합인쇄가 92년 12월 법원에의해 파산선고를 받은 뒤 파산법에 따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자택으로 주거가 제한됐는데도 불구,95년 6월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 김인곤 의원 5백만원 벌금형/광주지법/지방선거 공천관련 금품수수

    【광주=최치봉 기자】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행용 부장판사)는 10일 지난 6·27 지방선거의 후보공천과 관련,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국민회의 김인곤(66·영광 함평)의원 등 관련피고인 7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김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 등을 적용,벌금 5백만원과 추징금 6천만원을 선고했다. 또 김봉열(59)영광군수와 강명용(55) 전 전남도 의원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죄를 적용해 각 벌금 3백만원을 선고했다. 김의원과 김군수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죄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상급심에서 금고이상의 형을 받지 않으면 의원직과 군수직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또 김재형(42)도의원과 김인곤 의원의 전선거사무장인 양해열(29)피고인에게는 공직선거부정 방지법 위반죄를 적용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재발방지 「공약」(「부실」을 파헤친다:7)

    ◎사고 때마다/요란한 “급조대책”/“하청 부조리 척결” 단골메뉴로 등장/시설물 안전진단도 의례적 절차로 지난 92년 7월31일 완공을 얼마 앞두고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던 신행주대교가 무너져 그동안 들인 공사비 1백69억원이 순식간에 날아갔다.정부는 곧바로 다시는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교량안전 점검대책」을 급히 마련해 발표했다.이 대책에는 ▲전국 3천3백여개 교량 일제점검 ▲주요 교량 분기별 점검 및 교량별 책임자 수시 안전 점검 ▲모든 대형공사에 대한 책임감리 실시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됐다. 그러나 그 뒤 2년여가 지난 94년 10월25일 같은 사고는 또 일어났다.출근길 시민 32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까지 가져온 성수대교 붕괴사고였다.정부는 또다시 「주요공사 및 건축물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13개 교량 정밀진단 ▲서울시내 8백27개 시설물 안전진단 ▲부실감리업체 제재강화 등 신행주대교 붕괴 때와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대형사고와 관련한 정부의 대책이 다분히 발등에 떨어진불을 끄기 위한 의례적인 말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또한 지난 86년 8월4일 일어났던 독립기념관 화재 당시 부실공사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공언한 불법 하도급 방지책은 붕괴사고 등이 일어날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신행주대교 붕괴◁ 92년 7월31일=정부는 사고 이후 연중 2차례 실시하던 교량 점검을 분기별로 늘리고 교량별로 책임자를 지정해 수시로 안전점검을 하겠다고 했지만 2년여 뒤 성수대교가 무너지기까지 점검 실태가 보고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부실시공업체에 대한 면허취소도 부분적인 시행에 그치고 있을뿐이다.다만 대형공사에 대한 민간 책임감리제도와 입찰자격사전심사제(PQ)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것이 일부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구포 열차전복◁ 93년 3월28일=78명이나 숨진 이 사고로 정부는 ▲부실시공업체 관급공사 배제 ▲하청부조리 척결 ▲건설관계법상의 부실공사 처벌 규정 강화 ▲정부 차원의 일원화된 위기관리체계 확립 등을 외쳤지만 대부분 빈말에 그쳤고 부실공사에 대한 처벌규정을 강화한 내용만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또 현실적으로 부실시공 관련 업체가 관급공사를 따내지 못한 경우는 거의 없다. ▷성수대교 붕괴◁ 94년 10월25일=정부는 서울시내 13개 교량,8백27개 시설물에 대한 정밀진단 실시를 포함해 부실 설계자에 대한 제재규정 신설,부실감리업체에 대한 제재강화,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PQ대상 공사를 1백억원 이상에서 55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올 하반기 추진 과제로 넘겨져 시행 여부는 미지수다.다만 6개월이 흐른 지난 4월27일 시설물안전관리기술공단이 창설되고 시설물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뒤늦게 제정돼 일부 시행된 것도 있지만 시설물 안전진단마저도 이번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공염불이었음이 드러났다.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 94년 12월7일=도시가스저장소의 가스가 폭발,1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이 사고로 ▲전국 가스기지 특별점검 ▲서울시내 5개 도시가스회사 배관망 일제 점검 ▲가스회사 정기점검 실태조사 등 대책이 발표됐다.그러나 정기점검 실태조사만 부분적으로 시행됐고 그나마 5개월도 채 안돼 대구지하철 가스사고가 터짐으로써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95년 4월27일=1백1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고는 아현동 가스폭발사고의 재판이었다.정부의 대책 역시 「아현동」의 재판이었다.98년까지 지하매설물 정보망 구축,모든 정부공사 보험가입 의무화,PQ대상공사 및 특수공사 때 설계에 대한 감리 실시 등 대책이 추가됐지만 시행여부는 미지수다. 한편 이들 대형사고와 관련된 H건설,D건설,S건설,D백화점 등 업체들이 부실시공으로 제재를 받거나 불이익을 당한 사례는 거의 없다.뿐만아니라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서해훼리호 침몰,충주호유람선 화재사건 등을 포함해 최근 3년 동안 일어난 대형사고 책임자들 가운데 사직당국으로부터 실형을 선고 받은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그나마 상급심에 항소중인 사람들을 제외하면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구포열차 사고 당시 현장관계자 1명에 불과하다.부실에 따른 처벌 법규는 만들어놨지만 사법당국조차 이를 올바르게 인식하지못하고 부실하게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 “윤화합의금 돌려받을수 없다”/서울민사지법

    ◎확정돼도 당사자합의 우선 재판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준 경우 상급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더라도 합의금을 되돌려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민사지법 항소6부(재판장 현순도 부장판사)는 25일 형량을 낮추기 위해 교통사고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불했다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이모씨(서울 중랑구 면목2동)가 합의금을 받은 김모씨(서울 서대문구 홍제동)부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에서 『이유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교통사고를 낸뒤 신호위반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금고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신호위반사실이 없다는 것이 입증돼 무죄가 확정된 사실은 인정된다』고 밝히고 『그러나 원고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직후 항소심에서도 무죄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양형에 유리하도록 하기 위해 피해자와 합의한 만큼 합의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91년10월 서울 성동구 송정동 앞길에서 차를 몰고가다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승객이 사망하는 사고를 내 1심에서 신호위반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자 합의금을 되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었다.
  • 민사상고 허가제 바람직하다(사설)

    민사상고허가제 부활을 둘러싼 대법원과 대한변호사협회의 대립을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이 제도 자체가 사법부개혁안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것인데다 확정되면 그만큼 사법부는 물론 일반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변협이 「사법제도개혁에 관한 의견서」를 통해 상고허가제부활에 반대하고 나섬으로써 표면화된 것으로 상고허가제는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위헌적 제도로 비판의 소지가 크다는 반대이유를 들고 있다.엄연히 헌법에 3심제를 규정하고 있는데도 2심이 끝난뒤 상고전에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없지않다는 주장이다.실제로 항소심판결에 대한 불복률이 높은 우리의 현실에서 이 제도를 부활시키면 대법원의 판결을 받을 기회를 차단하는 제도적인 잘못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변협측은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우리 법원의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이상론의 인상을 준다.특히 변호사 자신들의 수입감소를 우려한 집단이기주의적 발상이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여지도 없지않다.상급심으로 갈수록 변호사선임료가 높고 또 불복률이 높은 현실에서 민사상고를 줄이는것은 그만큼 변호사측의 수입감소를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업무량의 폭주로 본연의 법율심을 못하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제기와 함께 실제로도 대법원의 사건파기율은 지금까지 얼마 되지 않아 오히려 상고남발로 인한 폐단이 적지않다고 주장하고 있다.상고해봤자 실익은 없는데도 무조건 판결에 대한 불복부터 하는 것이 오히려 잘못된 것이고 이때문에 합리적인 사전조정장치로 상고허가제를 부활하겠다는 대법원의 의도가 나름대로 타당성을 갖는다고 본다.선진외국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대법원에 상고부터 하는 민사사건이 많고 판사1인당 업무량이 일본과 비교해보아도 2배가 훨씬 넘는다는 사실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또 변협은 대법관수를 현재보다 2배정도 늘려 업무량폭주에 대비토록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렇게 될 경우 대법관의 질과 권위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고 전원합의사건에서는 이해당사자간의 이견으로 합의를 보기어려워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도 있게된다.현재와 같은 증가추세로 보아 인원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하급 재판부터 재판의 질을 높여 신뢰받는 재판이 되도록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긴다.국민이 재판에 승복하고 믿을수 있을 때 불복부터 하는 풍토는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대법원은 이 제도 부활이 편의주의에서 온것이라는 일부의 비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의욕적인 사법부개혁안이 새로운 위상확립에 기여할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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