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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결정 앞둔 양심적 병역거부 1심선 잇단 무죄

    상급심은 매년 600여명 징역형 엇박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3번째 위헌 법률 심판을 앞둔 가운데 최근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대한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이형걸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모(2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 장씨는 지난해 12월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았지만 전쟁 준비를 위해 총을 들 수 없다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해 불구속 기소됐다. 이 판사는 “국가가 아무런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형사처벌만을 감수하도록 한다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장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독일, 덴마크, 프랑스 등 징병제를 채택한 여러 나라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있다”라며 “유엔인권위원회도 각국에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이 판사는 현대전의 추세를 볼 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현역 집총병역에 종사하지 않아도 전투력 감소를 초래하지 않는 점 등도 무죄 판결의 이유로 제시했다.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은 최근 1년 새 9건이나 된다. 지난 6월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4단독 류준구 판사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자 박모(21)씨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이런 하급심의 무죄 판결은 상급심에서 모두 유죄로 뒤집힌다. 병역법 88조가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또 이 조항에 대해 헌재는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양심의 자유가 중요하지만 국가안보를 저해할 수 있는 무리한 입법적 실험(대체복무제)을 요구할 수 없다는 이유다. 해마다 종교나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600여명이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형을 받는다. 병역법 88조는 지난해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 3명이 헌법소원을 제기해 3번째 위헌 심판대에 올라왔다. 청주지역 한 변호사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인권”이라며 “조화를 이룰 방법이 있는데도 이를 마련하지 않고 무조건 처벌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검·경 “총선 과열·혼탁 조짐… 엄정대응”

    4·13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초기부터 불법 선거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도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을 마련하는 등 검·경이 본격적으로 총선 대비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1일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선거범죄는 민의를 왜곡시켜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고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라며 “선거범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해 부정선거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불법과 반칙으로 당선된 사람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3대 중점 단속 대상으로 금품선거, 흑색선전, 여론조작을 꼽고 수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현역 국회의원이나 당선자를 상대로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검찰이 직접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당선자를 기소할 경우 수사 검사를 상급심까지 공소 유지에 직접 투입할 계획이다. 또 경찰과 ‘실시간 지휘 시스템’을 구축해 신병이나 압수수색 지휘를 최우선 처리할 계획이다. 김 총장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전국 고검장과 지검장, 대검 간부 등 34명이 참석했다. 경찰청도 이날 본청과 지방청, 일선 경찰서 등 경찰관서 269곳에 ‘24시간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을 설치했다. 경찰은 각 지방청과 경찰서의 선거사범 수사전담반 1853명을 투입해 돈선거와 흑색선전, 불법 선거 개입 등 3대 선거범죄를 중점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금품 살포, 향응 제공 등의 범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라”며 실제 자금원 등 배후 세력과 주동자까지 추적해 처벌할 것을 지시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만장일치 국민참여재판’ 뒤집은 대법원

    1심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다” 2심·대법 “평소 형에게 악감정… 흉기에 힘 실려 살해 의도 있어” 친형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받았던 고교생에게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1심 배심원들은 그가 살인의 고의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봤지만, 상급심 재판부들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임모(17)군에게 단기 2년 6개월, 장기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임군은 지난해 4월 1일 새벽 2시쯤 강원 춘천 집에서 술에 취해 자신을 구타하는 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군은 어릴 때부터 형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 심리치료 상담을 받았다. 임군은 “범행 당시 형을 다치게 해서라도 폭력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지 살해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1심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은 모두 임군에게 “미필적으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흉기로 찌를 당시 특별히 힘을 세게 줬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의관의 의견과 “형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는 임군의 진술 등에 따른 것이었다. 재판부도 배심원의 평결을 존중해 무죄로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에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면서 원심을 깼다. 임군이 형에 대해 평소 나쁜 감정을 갖고 있었고, 방 밖으로 나가 흉기를 가지고 다시 들어온 것 등을 근거로 삼았다. 1심 법의관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흉기에 찔린 연골이 절단되기 위해서는 피하조직 등을 관통하는 것보다 강한 힘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다른 전문가 역시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과 배심원의 평결을 기초로 삼은 사실관계와 반대가 되는 사정이 새롭게 드러난 만큼 미필적 고의에 대한 1심 평결을 고수할 수 없다”며 실형을 선고하고 임군을 법정구속했다. 법원 관계자는 “배심원의 평결이 상급심에서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상급심이 되레 수용하는 사례도 있어 배심원 평결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국민참여재판에서 내려진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 판결 간 일치율은 95.2%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홈플러스 고객정보 장사 무죄라는 법원 판결

    홈플러스가 고객정보를 팔아 수백억원을 챙긴 데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소비자 권익 향상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기대와 상식에 어긋나는 실망스러운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은 고객정보를 보험회사에 돈을 받고 넘겨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 법인과 도성환 전 사장, 전·현직 임원, 보험사 직원 등에 대해 엊그제 무죄 판결을 내렸다. 도 전 사장 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총 11차례 경품 행사를 열어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 등 712만건을 수집해 보험사 7곳에 팔아 148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현직 임원들은 기존 회원 정보 1694만건을 보험사 2곳에 넘기고 83억여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담당 판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 취득 후 판매 여부를 알리도록 돼 있지 않고, 응모권에 ‘개인정보가 보험회사 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고 고지돼 있어 법적 의무를 다했다’고 밝혔다. 응모권엔 고지 사항이 1㎜ 크기로 적혀 있다. 하지만 이는 법 취지와 상식을 벗어난, 철저하게 기업 중심적으로 이뤄진 판결이라고 본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수집과 유출, 오·남용으로부터 사생활의 비밀 등을 보호함으로써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정보를 제3자에게 넘기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법원은 ‘보험사 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고지가 있다는 이유로 홈플러스에 면죄부를 줬다. 하지만 경품행사 응모 고객들 중 과연 몇 명이나 깨알 같은 글씨를 읽었을까. 설령 읽었다고 해도 홈플러스가 고객 정보를 팔아 수백억원을 챙긴다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 이번 판결은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이후 유통회사나 보험회사, 카드회사 등 대규모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계의 정보 수집과 활용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법원의 사실상 첫 판단이다. 2000여명의 소비자들은 홈플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낸 상태다. 지난해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NH농협카드의 고객 정보 1억건이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이들 회사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번 판결이 이들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검찰은 항소할 방침이라고 한다. 상급심에선 법 제정의 취지를 적극 살리는 판단이 나오길 기대한다.
  • 대학 캠퍼스 안 프랜차이즈 커피·음식점 면세 제동 걸리나

    대학 캠퍼스 안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상업시설에 교육 면세 혜택을 줄 수는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캠퍼스 상업시설에 대한 면세 혜택이 들쭉날쭉한 상황이라 이번 판결이 상급심에서 확정되면 대학가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경란)는 최근 이화여대가 서울 서대문구청장을 상대로 “이화캠퍼스복합단지(ECC)에 부과한 재산세 4억원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판결했다. 2008년 완공된 ECC는 지상에서 지하 6층까지 파서 만든 이대의 대표적 건물이자 서울 주요 관광지다. 당초 ‘교육연구시설’로 등록해 재산세 면제 혜택을 받은 이대는 지하 4층 일부를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용도변경하고 외부에 임대했다. 대기업 계열 레스토랑과 커피전문점, 은행, 이동통신 대리점 등이 지하 4층에 들어왔다. 이에 대해 구는 “이대가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2010∼2014년 부동산·부속토지에 대한 재산세 4억여원을 부과했다. 이대 측은 이에 대해 외부업체들이 모두 학생을 위한 복리후생 시설이기 때문에 ‘임대사업’이 아닌 면세가 되는 ‘교육사업’으로 봐야 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당 시설은 학교의 교육 목적 달성에 필수적이거나 대학교의 이용 편의와 불가분하게 결합한 시설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이대가 임대수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재산세 면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대 측은 식당이 학생 복리후생을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대학교 구내에 이미 학생식당 등 저렴한 가격의 식당이 5개 존재한다”면서 “학교 부근 상권을 통해서도 복리후생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2006년 대법원이 내린 판결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 대법원은 경희대 수원캠퍼스 기숙사 지하의 레스토랑, 찻집, 당구장 등을 모두 교육시설로 인정하고 면세 혜택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구는 이번 판결에서 제외된 일부 재산세 부과 부분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고 이대 측도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6·4 지방선거 1년… 단체장은 재판 중

    6·4 지방선거 1년… 단체장은 재판 중

    지난해 6·4 지방선거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시·도교육감들이 1년이 지난 지금도 선거 후유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36명이 소송에 휘말렸고 이 중 16명은 ‘당선 무효’ 위기에 처했다. 지방행정의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3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은 지자체장은 광역 1명, 기초 33명, 교육감 2명 등 모두 36명이다. 지자체장과 교육감 7명 중 1명꼴이다. 소속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14명, 새정치민주연합 12명, 무소속 10명(교육감 2명 포함)이다. 이 가운데 권선택 대전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16명은 당선 무효형이 선고돼 상급심이 진행 중이다. 현행 선거법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되고 피선거권이 제한되며, 일반 형사사건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잃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등 11명은 벌금 100만원 미만을 선고받아 직위 유지가 가능하지만 상급심에서 당선 무효형으로 뒤집힐 가능성도 있어 속단하기는 이르다. 나머지 9명은 형이 확정돼 직위를 유지하게 됐다. 게다가 검찰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연루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 불구속기소 방침을 세운 만큼 조만간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소송에 따른 후유증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학열 경남 고성군수는 당선 무효형이 확정돼, 서장원 경기 포천시장은 구속돼 각각 ‘대행 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검찰이 지난 1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도 5일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된다. 선거 때 내세운 공약 등 각종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리 만무하다. 정치권의 눈은 벌써부터 오는 10월 재·보궐 선거를 향해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초전’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현재 2심까지 마친 10여곳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에 대전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의 포함 여부도 관심을 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기성회비 강제 징수 아니다” 기존 판례 배치되는 첫판결

    국립대 기성회비는 강제 징수라고 보기 어렵고 반환할 의무도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전국 국공립대 재학생 등이 ‘기성회비 징수의 법적 근거가 없다’며 각 기성회를 상대로 낸 반환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한 것과 정반대되는 첫 판결이어서 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춘천지법 제2민사부(이주현 수석부장판사)는 13일 강모씨 등 강원대 학생 128명이 대학 기성회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이 사건 기성회비를 강원대에서 교육 서비스를 받고자 부담해야 하는 경비로 인식하고 등록금 고지서를 통해 자발적으로 낸 것이지 강제 징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는 기성회비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1963년 부족한 교육시설과 운영 경비 지원을 위해 자발적인 후원회 성격으로 기성회가 발족한 이후 등록금의 일부로 인식하면서 별다른 이의 없이 내는 등 징수 관행이 오랜 기간을 거치며 확립됐다”며 “기성회비 대부분이 교육시설 확충이나 인건비 보조 등 재정 확충에 이바지한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립대 학생들의 수업료와 기성회비 중에서 기성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0학년도에 84.6%에 이르는 등 기성회비를 징수하지 않았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상당액을 징수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립대는 1999년 기성회 제도를 폐지하면서 그만큼을 등록금으로 징수하는 점 등을 고려해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과 원고인 학생 측은 “최근 판례들과 완전히 배치되는 판결이 나와 당혹스럽다”며 “판결 이유 등 배경을 정확히 검토한 뒤 학생들의 의사를 종합해 항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대 재학생과 졸업생 128명은 ‘기성회비가 법적 근거 없이 강제로 징수된 만큼 12억 6800여만원의 부당 이득금을 반환하라’며 지난해 1월 강원대 기성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지난 1월 강원대 졸업생 신모씨가 기성회를 대상으로 제기한 1333만원의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서 춘천지법 재판부는 ‘신씨에게 1285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강원대 학생 78명을 포함한 전국 13개 국공립대 학생 4591명이 “기성회비 91억 8000여만원을 돌려 달라”며 각 대학 기성회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에서도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사설] 유전무죄 논란 부른 장세주 회장 영장기각

    200억원대의 회사 돈을 빼돌리고 그 돈으로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일부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 정도, 현재까지의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영장을 청구한 검찰 또한 “유전 불구속, 무전 구속이라는 말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죄질이 무거운 피의자를 구속 수사하는 것은 굳어진 관행이다. 물론 검찰의 판단만큼 죄가 크지 않다든가 수사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는 것은 법원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장 회장의 경우 죄질이 가벼우니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 국민은 거의 없다고 본다. 구매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거액의 회사 돈을 횡령하고 그 돈을 외국 도박장에서 쓴 것은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중범죄에 속한다. 비슷한 혐의로 구속된 사례는 얼마든지 있으니 이번 영장기각은 형평에도 어긋난다. 장 회장의 영장심사 과정을 보면 유전무죄(有錢無罪)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정황들이 있다. 장 회장은 고위 법관 출신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자신의 혐의를 적극적으로 변호해 왔다. 또한 영장실질심사를 불과 5시간 앞두고 횡령액의 절반인 105억원을 회사에 입금했다고 한다. 돈으로 자신의 범죄를 무마하려 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만약에 이런 사유들이 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쳤다면 법원은 스스로 금전의 논리에 휘말렸음을 보여준 꼴이다. 우리 사법부는 경제 범죄, 특히 재벌의 범죄에 매우 관대했다. 상급심으로 가면 어김없이 형량이 깎이거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지곤 했다. 돈 많은 피의자들이 거액을 들여 고위직 출신의 변호사를 선임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반면에 돈 없고 힘없는 잡범들에게는 가차 없이 엄정한 판결을 내려 ‘유전무죄, 무전유죄’ 재판을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근래 들어 이런 판결 경향은 달라지긴 했다. 여러 명의 재벌 총수들을 구속하고 중형을 선고함으로써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장 회장의 사례는 사법부가 진정으로 변모했는지 의심이 가게 만든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말을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사람에 따라 구속, 불구속과 양형의 잣대를 달리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래야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 교과서 가격 인하 명령…법원 이번엔 ‘합법’ 판결

    교과서 가격을 인하하라는 교육부 명령에 반발해 출판사들이 교육 당국을 상대로 잇달아 제기한 소송에서 엇갈린 법원 판단이 나와 상급심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반정우)는 15일 교학사 등 출판사 8곳이 교육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가격조정명령처분 취소 소송에서 가격 조정 명령이 합법적이라고 판단했다. 명령의 근거가 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대해 “교과서 가격 자율화 제도의 취지 등에 비춰 볼 때 실제 발행부수 또는 평균부수를 적절히 조절하는 개념으로 ‘기준부수’를 산정해 조정가격 산정 기준으로 삼은 것은 위법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4일 같은 법원 행정12부(부장 이승한)는 길벗 등 출판사 8곳이 낸 별도 소송에서 “기준 부수의 구체적인 산정 방식을 마련하지 않아 조정 가격의 자의적 결정을 가능하게 해 출판사들의 예측 가능성을 침해하는 등 가격 조정 명령이 위법하다”며 원고 전원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정기홍의 시시콜콜] 법원의 ‘원전 갑상선암 판결’ 되짚기

    [정기홍의 시시콜콜] 법원의 ‘원전 갑상선암 판결’ 되짚기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선과 암 발생 간의 인과 관계가 다시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2부는 지난 17일 부산 기장의 고리원전 인근(10㎞ 내외)에서 20년을 살았던 박모(48·여)씨가 원전의 방사선 때문에 갑상선암에 걸렸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원전과 일부 암 발생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첫 사례다. 한수원은 “판결한 인과 관계가 모호하다”며 항소한 상태다. 이 판결은 서울대 의학연구원이 2007~11년 실시한 전남 영광원전 주변의 암 발생 위험도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원전 주변 지역인 반경 3km 이내와 근거리인 5km 이내, 원거리인 30km 이상 떨어진 경기도 양평 주민을 대상으로 삼았다. 원전 현장 직원들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 원전 주변에 사는 주민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원거리에 사는 주민보다 1.8배 높았다. 당시 조사팀은 “60대 이상과 여성의 암 발생률은 주변 지역이 원거리 지역보다 높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어 방사선의 영향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2010~13년 말 고리원전 지역을 대상으로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기장군이 실시한 조사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었다. 한수원은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박씨가 살던 곳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정한 방사선량 기준치에 못 미치고, 원전 주변과 원거리 지역의 방사선량 준위 차도 없다고 밝혔다. 원전 옆의 방사선량은 0.05mSv(밀리시버트) 이하로, 땅과 음식을 통해 노출되는 2.4mSv에 훨씬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갑상선암 발병률이 원전의 주변 지역 거주 기간과 비례하지 않다는 게 서울대 역학조사 내용”이라며 재판부의 판단을 되받아쳤다. 박씨도 1심 결과에 불복한 상태여서 상급심에서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그 결과에 따라 향후 원전정책에 큰 영향을 주게 돼 파장이 커질 게 뻔하다. 대체로 암은 오랜 기간을 추적 조사해야 인과관계를 알 수 있는 특성은 있다. 최근에 갑상선암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재판부가 “대기·수질오염 소송에서 원인물질이 대기나 물이라면 지금의 과학 수준으로 해명할 수 없는 분야가 있다”는 견해를 밝혀 상급심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주목된다. 하지만 1심에서 둘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만큼 원전 당국은 앞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자료를 더 내놓아야 한다. 민관 공동검증단을 구성해 조사에 나서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사설] 檢, ‘원세훈 무죄’ 항소심 판단 구해야

    검찰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정치·선거개입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여부를 놓고 장고에 빠졌다. 반면 피고인인 원 전 원장은 어제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에 대해 항소장을 법원에 냈다. 검찰의 항소장 제출 시한은 오는 18일까지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 무죄가 선고된 선거법 위반 부분은 그대로 확정된다. 검찰이 정치·공안 사건에 항소를 포기하는 일은 거의 유례가 없다. 또 이렇게 사실상 재판에 져 놓고 즉각적인 반박 없이 항소를 고심하는 일도 흔치 않다. 정권의 눈치를 보는 ‘정치 검찰’의 행태를 또다시 보여주고 있다. ‘정치에는 개입했지만 선거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은 재판이 끝나고 나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부장판사는 재판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고 법조계에서도 이론이 있다. 2심과 3심은 사실 관계와 법리 해석을 달리해서 다른 판결을 내릴 수도 있다. 따라서 선거법 위반 부분에 대한 상급심의 판단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그럼에도 검찰은 판결에 대한 뚜렷한 반응이나 항소에 대한 어떤 방침도 내놓지 않고 미적대고만 있다. 그런 검찰이 1심 재판에서 선거법 위반 부분에 대한 공소유지를 제대로 했을 리 만무하다. 검찰의 소극적인 대응은 수사 과정에서 내홍을 겪을 때부터 예견됐다. 원 전 원장 사건을 수사한 특별수사팀은 검찰 수뇌부와 대립한 끝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는 했다. 그러나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은 수사 도중 교체됐다. 반면 선거법 위반죄 적용에 반대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욱이 기소 당시의 수사팀도 지금은 다른 검사들로 교체됐다. 검찰이 이번 재판 결과에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선거법 위반죄 적용에 회의적인 인물들이 적극적으로 항소할 의지를 보일 까닭이 없는 것이다. 물론 검찰이 아직 항소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틀의 시간이 있다. 마감 기한까지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결정하는 게 관례이기는 하다. 문제는 항소를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의지가 부족한 검찰이 항소심 재판에서 피고인 측과 얼마나 치열한 대결을 보여줄지 의심스럽다. 할 일을 하지 않고 눈치나 본다면 정치 검찰이란 비판을 듣는 것은 당연하다. 이래저래 검찰은 또 한번 신뢰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그렇지 않겠다면 지금부터라도 각성해야 한다.
  • [사설] 교육계 이념갈등으로 학생들만 피해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대정부 총력 저항을 결의했다는 소식이다. 서울행정법원의 법외노조 판결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노조 전임자 학교 복귀 명령을 거부한 뒤끝이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오후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정부를 비난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소속 교사들의 집회 참여를 위해 이른바 조퇴투쟁도 벌이기로 했다니 학생들의 수업 차질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다음달 2일에는 1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제2차 교사선언을 발표하고, 12일에는 다시 전국교사대회를 열어 대정부 저항의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부는 교육부대로 휴직 허가를 취소한 노조 전임자 72명이 다음달 3일까지 복귀하지 않을 경우 복무규정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공표해 놓고 있다. 전교조 결의에 따라 노조 전임자들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징계는 피할 수 없는 형국이다. 갈등이 새로운 갈등을 부를 게 뻔한 상황에서 피해자는 결국 우리 아이들이 될 수밖에 없다. 전교조가 추진하는 조퇴투쟁이란 절박함의 표현이자 가장 강력한 수준의 항의 표시일 것이다. 조퇴투쟁이 현실화되면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6년 정부의 교원평가제 시행방침에 반발하면서 벌인 이후 8년 만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의 교육 정책을 규탄하는 집회에 나가야 한다며 수업을 전폐하고 조퇴하는 교사를 너그럽게 봐줄 수 있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법외노조 판결 과정에서 전교조의 입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조차 크게 실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더구나 교육부는 조퇴투쟁도 국가공무원법이 명시한 공무원의 각종 의무를 위반하는 불법 집단행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지 않았나. 그동안에도 교육계의 이념갈등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갈등 구조는 교육부와 전교조를 대립 축으로 하는 단선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갈등이 걱정되는 것은 진보 교육감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갈등의 새로운 축으로 가세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6·4 지방선거에서 13명의 진보 성향 인사가 교육감에 당선됐다. 이들은 행정법원 판결에 즉각 유감을 표시하며 전교조를 교원단체로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반면 교총은 이사회를 열어 교육감 당선자들에게 판결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신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학교 현장의 혼란을 발생시키는 교육감에는 ‘불복종 운동’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했다는 것이다. 이해당사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해법을 마련하기도 그만큼 어려워졌음을 뜻한다. 전교조는 지금 학생들의 ‘수업받을 권리’를 침해하면서 정부에 총력 저항할 때가 아니다. 법원의 판결을 거부하는 것은 민주 사회의 기본 정신을 거스른다는 점에서도 명분 없는 일이다. 오히려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서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행정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해직자의 노조가입 자격을 인정하는 것이 헌법 취지와 국제 관례에 부합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더구나 이제 1심 판결이 이뤄진 만큼 상급심도 남아 있지 않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법 집행의 치외법권 지대는 있을 수 없다. 전교조는 법을 준수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가르칠 의무’를 다하는 본연의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그것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유일한 길이다.
  • [모닝 브리핑] 판결문 결론 위주로 짧고 쉽게 쓴다

    대법원은 형사재판의 판결문을 적정 분량으로 줄이도록 하는 내용의 예규를 다음 달 중에 만들어 시행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형사재판의 판사들은 유죄 판결을 할 때 장황하게 이유를 쓰지 않고 결론 위주로 간단히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판결문에 검찰의 공소 사실을 그대로 적고 각 사실별로 쟁점에 대한 판단을 장황하게 나열해 흡사 학위논문처럼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사례가 많았다. 이번 간소화 방침은 우선 각 지방법원의 1심 형사사건 판결문부터 시행하고 추후 상급심으로 확대 적용될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법원 “호적 나이 바뀌면 정년도 바꿔줘야”

    가족관계등록부(호적)의 출생연도가 정정되면 정년퇴직 예정일도 이에 맞춰 변경돼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앞으로 정년퇴직을 목전에 둔 베이비부머들의 유사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 이건배)는 이모(57)씨가 “호적의 생년월일을 정정했기 때문에 본래 2013년 9월로 예정됐던 정년퇴직 예정일을 3년 뒤로 변경해야 한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낸 정년확인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1980년 입사 당시 이씨의 호적상 생일은 1955년 8월이었다. 정년을 만 58세로 정한 한수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르면 이씨의 정년퇴직 예정일은 지난 8월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지난해 7월 “생년월일이 실제와 다르다”며 광주가정법원에 정정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씨의 생년월일은 1957년 12월로 변경됐다. 이씨는 법원 결정을 근거로 회사에 정년퇴직 예정일 변경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한수원 측은 ‘법원의 판결로 생년월일이 정정되더라도 정년퇴직일은 변경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인사관리규칙을 개정해 이씨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에 불복한 이씨는 지난 9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근무하는 동안 실제보다 나이가 고령으로 돼 있다는 이유로 혜택을 입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년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육체적·정신적 능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실제 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사관리규칙을 이씨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소급적용한 것은 이씨의 기득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호적 변경에 따른 정년연장 요구를 받아들이는 결정은 2009년 대법원 판결부터 물꼬를 텄다. 대법원은 2009년 광주시청 4급 공무원 정모씨가 낸 소송에서 ‘신의성실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1, 2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공기업이나 일반 기업체 직원의 경우 상급심 판단이 없어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별도의 인사규정이 없다면 대체로 법원이 정년연장을 허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美 법원 “NSA 전화 정보수집 위헌”… 안보보다 사생활 보호 중시

    미국 연방 지방법원은 16일(현지시간)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휴대전화 통화기록 정보 수집은 위헌이므로 이런 행위를 중단하고 관련 자료를 파기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아직 상급심의 판단이 남아 있긴 하지만,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공권력의 사생활 침해보다는 국민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다는 판결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워싱턴DC 지방법원의 리처드 리언 판사는 이날 시민단체 ‘프리덤워치’ 설립자 래리 클레이먼이 “NSA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이 국민의 사생활 권리를 침해하는 만큼 이를 중단해야 한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클레이먼의 손을 들어줬다.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NSA의 대량 정보 수집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준 판결로, 오바마 행정부는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언 판사는 “이번 사건과 같이 모든 시민 개개인을 상대로 조직적이고 첨단 기술을 동원한 정보 수집보다 더한 사생활 침해는 없을 것”이라면서 “특별한 의심 대상이 아닌 실질적인 모든 미국민을 상대로 매일 이뤄지는 휴대전화 통화기록 정보 수집을 인정하는 재판부는 없다”고 밝혔다. 또 불합리한 수색과 압수를 금지한 수정헌법 제4조를 거론하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헌법 제정에 참여한 제임스 매디슨도 이 같은 정부의 사생활 침해를 보면 경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언 판사는 이어 오바마 행정부에 무선 통신회사 버라이즌을 통한 원고 측의 통화기록 수집을 금지하고 현재 보유한 데이터를 파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리언 판사는 “다만 이번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절차는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만큼 이 사안에 얽힌 국가 안보 이익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판결 이행을 항소심 결정 때까지 유보한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판결과 관련, “현재 법무부가 판결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유명 아이돌 백댄서, 군대 안 가려고 정신분열증 환자로 위장

    유명 아이돌 백댄서, 군대 안 가려고 정신분열증 환자로 위장

    유명 아이돌 가수의 백댄서로 활동하면서 병역을 면제 받기 위해 정신분열증을 앓는 것처럼 거짓말을 일삼은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송경근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4년 징병 검사에서 현역 입영대상인 1급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2006년부터 대중 가수의 백댄서로 활동하면서 대학교 재학, 공무원 시험 응시 등을 이유로 수년간 입영 기일을 미뤄왔다. A씨는 입영 연기 시한이 지나자 누나와 공모해 정신분열증 환자로 가장하고 국립서울병원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다. A씨 누나는 의사에게 “동생이 의욕없이 누워만 지낸다”며 거들기도 했다. A씨는 방송에 출연하는 등 백댄서로 분주히 활동하는 동안에도 의사에게 환청과 불면을 호소하며 사회활동을 전혀 하지 못한다고 거짓말했고 결국 2010년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았다. 병역법 위반 혐의로 덜미가 잡힌 A씨는 법정에 나와서도 실제 정신분열증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의료기록, 평소 활동내역 등을 바탕으로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송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대한민국 남자로서 당연한 헌법상 의무인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속여 병역 면제 판정까지 받아낸 점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는 1심 선고 즉시 항소했다. 상급심에서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A씨는 1년의 형기를 마치고 다시 군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다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계엄 치하 ‘무영장 체포’ 판결 엇갈려

    법원이 계엄령하에 이뤄진 ‘영장 없는 체포’의 불법 여부에 대해 엇갈린 판결을 해 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 박평균)는 이모(74)씨와 그의 가족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비상계엄이 전국에 확대된 1980년 6월 합동수사본부 수사관이 영장 없이 이씨를 불법 체포한 것과 가혹 행위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라며 국가와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는 광주에서 시민군과 계엄군이 대치하던 1980년 5월 23일 신군부 비판 유인물을 서울에 뿌리려 한 혐의로 체포돼 군법회의에 넘겨져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는 2010년 시행된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재심을 청구, 지난해 5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씨는 이후 “영장 없이 불법으로 체포·구금되고 수사과정에서 고문과 폭행을 당했다”며 민사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재판부는 “계엄포고 제10호에 의하면 포고령을 위반한 자는 영장 없이 체포 또는 구속할 수 있었다”며 “영장 없이 체포된 점만으로 위법한 체포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가혹행위도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법원 민사합의48부(부장 여미숙)는 지난 7월 안중근 의사 사촌동생인 고 안경근 선생 유족이 낸 소송에서 “안 선생의 피의사실만으로는 영장 없는 체포·구금이 허용될 만한 군사상 필요가 없었다. 국가가 4억 3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진보당 경선 대리투표 첫 무죄… 엇갈린 판결에 상급심 주목

    진보당 경선 대리투표 첫 무죄… 엇갈린 판결에 상급심 주목

    법원이 지난해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에서 대리투표를 한 혐의로 기소된 당원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대리투표에 대한 도덕적인 비난과는 별개로 당원들에게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현재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당원 수백명의 재판이 전국 법원에서 진행 중에 있고 앞서 열린 11건의 재판에서는 당원들이 유죄 판결을 받아 향후 재판과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송경근)는 7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모(48)씨 등 4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내 경선과정에서의 대리투표에 대한 도덕적 비난과는 별개로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내 경선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나거나 선거제도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지 않는 이상 헌법과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보통·직접·평등·비밀 투표라는 선거의 4대 원칙이 그대로 준수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은 이를 지켜야 한다는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최씨 등은 지난해 3월 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전자투표 과정에서 당원으로 등록된 지인, 가족에게 휴대전화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받아 대리투표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 중에는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조양원(50)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이석기 의원이 설립한 CN커뮤니케이션즈(CNC)의 자회사 길벗투어의 직원도 포함됐다. 검찰은 공판과정에서 “진보당이 전자투표 방식을 채택한 것은 직접·평등·비밀 선거를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경선업무 담당자로 하여금 선거권자가 직접 투표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경선관리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내 경선의 방식을 자유롭게 규정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진보당의 당헌이나 당규에 반드시 직접투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점, 최씨 등이 조직적인 대리투표를 하지는 않은 점 등을 감안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원들의 대리투표 행위가 당 내부에서 조직적, 계획적, 적극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신뢰관계인들 사이에 이뤄진 위임에 의한 통상적인 수준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진보당은 가급적 많은 당원을 선거에 참여시킬 목적으로 전자투표 방식을 채택했다”며 “선거제도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도입 목적에 맞도록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당내 경선에서의 대리투표 행위가 제한 없이 허용된다거나 언제나 업무방해죄가 될 수 없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선거의 4대 원칙은 국민의 대표를 뽑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정당의 비례대표 경선에도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진보당 부정경선 의혹을 수사해 20명을 구속기소하고 442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현재 전국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앞서 열린 재판에서는 11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돌체앤가바나 탈세로 감옥행?…2년 6개월 구형

    돌체앤가바나 탈세로 감옥행?…2년 6개월 구형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업체 ‘돌체 앤 가바나’의 창업자 도미니코 돌체(54)와 스테파노 가바나(50)가 탈세 혐의로 밀라노 검찰로부터 금고 2년6개월을 구형받았다고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밀라노 검찰은 두 디자이너와 이들의 회계사를 포함한 총 6인에게 2~3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6월 기소된 두 디자이너는 2004년 룩셈부르크에 페이퍼컴퍼니 ‘가도’(Gado)를 설립, 이 회사에 자사 상표를 매각하고 사용료를 받는 조건으로 상표를 독점해 10억 유로(약 1조 4000억원)를 탈세한 혐의로 최근 항소법원으로부터 과징금과 이자로 3억 4300만 유로(약 4880억원)을 부과받았다. 담당 검사는 “이들이야말로 사업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얻고 있는 장본인”이라면서 “‘가도’는 절세를 위해 설치된 페이퍼컴퍼니”라고 밝혔다. 밀라노 검찰은 두 디자이너가 이탈리아의 높은 세금을 회피하려고 상표를 매각했다고 판단, 2007년부터 수사를 시작했으며 2010년 역외 탈세 혐의로 이들을 고발했다. 하지만 법원이 2011년 두 디자이너에게 탈세혐의가 없다고 판결한 데 대해 검찰이 항소하자 상급심은 재판부를 새로 구성하고 재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돌체앤가바나 인터넷뉴스팀
  • 美 법원, 이태원 살인사건 피의자 한국 송환 결정

    美 법원, 이태원 살인사건 피의자 한국 송환 결정

    1997년 일어난 ‘이태원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미국인 아서 패터슨(33·사건 당시 18세)에 대한 한국 송환 결정이 내려졌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 LA 연방법원은 한국 검찰이 패터슨을 한국으로 보낼 것을 요청한 데 따른 범죄인 인도 청구 재판에서 패터슨의 송환을 결정했다. 미국 법원이 상급심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경우 패터슨의 한국 송환은 최종 확정된다. 패터슨이 국내로 압송되면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 계류 중인 형사 재판이 2주 안에 본격적으로 개시될 수 있다. 다만 패터슨이 인도 결정에 따른 신변보호 청원을 요청하는 등 미국 내에서 불복 절차를 제기할 여지가 있어 최종 송환 일정이 언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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