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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박자박 다리 건너… 수백년 삶 잇다

    자박자박 다리 건너… 수백년 삶 잇다

    나이 어린 임금이 어린 왕비와 생이별하던 한여름의 그 다리, 계모의 묘에서 가져온 석물을 거꾸로 뒤집어 다리를 받친 증오의 왕, 열악한 노동 현실에 항거하며 분신한 청년…. 서울 청계천 다리에는 수백년의 시간을 건너온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서울을 강타한 기록적 폭우가 잦아들고, 무더위도 한풀 꺾인 늦여름의 어느 밤, 자박자박 다리밟기 놀이를 즐기며 옛이야기들과 만나 보는 건 어떨까.모전교부터 고산자교까지, 청계천엔 22개의 다리가 있다. 청계천 복원 후 조성된 것들만 따지면 그렇다. 채 6㎞가 못 되는 개천을 따라 걷다 보면 교각 하나하나에 맺힌 무수히 많은 시간 너머의 이야기들과 만나게 된다. 청계천을 걷는 느낌은 독특하다. 지표면 아래를 걷는다. 개천과 도심을 가르는 벽이 혼잡한 풍경을 가리고, 도시의 소음도 막아 준다. 개울 소리, 걷는 사람들의 재잘대는 소리만 그 벽에 메아리처럼 울린다. 들머리는 청계광장이다. 바닥에 구불구불한 물길이 파여 있다. 청계천을 축소한 모형이다. 청계천 초입의 인공폭포 아래에는 팔석담(八石潭)을 조성했다. 경기 일동석 등 전국 8도의 대표 석재로 만들었다.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청계 8경’을 조성했는데, 그중 제1경이 청계광장이다. 청계광장을 기준으로, 청계천의 첫 번째 다리는 모전교다. 예부터 과일가게(毛廛, 모전)가 많아 ‘모전교’라 불렸다고 한다. 모전교는 조형미가 빼어나다. 무지개처럼 반원형으로 휜 홍예교 형태다. 남북으로 쌍을 이룬 교각 사이로 햇살이 비칠 때면 명암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초현대식 건축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모전교 주변엔 경사로 형태의 진출입로가 조성됐다. 휠체어와 유모차도 어려움 없이 오갈 수 있다.두 번째는 광통교(청계 2경)다. 현재 남아 있는 다리들 가운데 가장 고풍스럽고 담긴 이야기도 많다. 광통교는 경복궁에서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길을 연결하는 한양에서 가장 큰 다리였다. 예부터 도성 주민들에겐 수표교와 더불어 정월대보름 다리밟기 명소로 유명했다고 한다. 원래 현 광교 자리에 있던 것을 복원 공사를 하며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광교사거리엔 옛 광통교를 4분의1로 축소한 모형이 전시돼 있다. 광통교는 지대석 위에 사각형의 돌기둥(석주) 8개를 두 줄로 나란히 놓은 형태다. 다리 위는 대부분 청계천 복원 때 새로 만든 것들이지만 아래는 비교적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광통교에는 조선 3대 왕 태종과 신덕왕후 강씨(태조의 계비)에 얽힌 이야기가 전한다. 신덕왕후는 1392년(태조 1년)에 자신이 낳은 아들 방석이 세자로 책봉되며 권력의 중심에 서지만, 1396년에 돌연 병으로 사망한다. 이후 태조의 첫째 부인의 아들인 방원(태종)이 권좌에 오르며 복수가 시작된다. 신덕왕후의 아들 때문에 왕좌에 오르지 못할 뻔했던 태종은 다양한 방법으로 신덕왕후 묘를 핍박했다. 그중 하나가 1410년 광통교를 흙다리에서 돌다리로 개축할 때 신덕왕후의 능을 지키던 신장석을 뽑아 교대(다리 양쪽 끝을 받치는 석축이나 기둥)의 부재로 쓴 것이다. 후대의 역사가들은 이를 뭇사람들의 발에 밟히며 고통을 받으라는 증오의 표출이었다고 해석한다. 광통교 아래 교대의 신장석은 지금도 거꾸로 뒤집힌 채 여행객을 맞고 있다. 교각에는 ‘庚辰地平’(경진지평), ‘癸巳更濬’(계사경준), ‘己巳大濬’(기사대준) 등이 한자로 새겨져 있다. 경진지평은 영조 36년(1760년)에 땅을 평평히 했다는 뜻으로 이때 준천(개천 바닥을 깊이 파냄)했다는 표시다. 계사경준과 기사대준 역시 각각 계사년과 기사년에 준천했다는 뜻이다.광교는 광통교가 있던 자리에 새로 놓인 다리다. 조선시대 광통방에 있던 크고 넓은 다리를 광교라고 불렀던 것에서 유래됐다. 이름처럼 광교는 다리를 받치는 주황색 철재 빔의 웅장하고 박력 넘치는 자태가 압도적이다. 교량 밑 공간도 넓다. 청계천 다리 가운데 하류의 고산자교에 이어 두 번째다. 광교 아래 공간에선 미술전, 사진전 등의 이벤트가 곧잘 열린다. 광통교와 광교 사이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하이커 그라운드’(HiKR Ground)가 있다. MZ세대에 포커스를 맞춘 관광 콘텐츠들이 다양한 스마트 기술과 접목돼 1층부터 5층까지 펼쳐진다. 5층에 밖으로 돌출된 베란다가 나 있는데 아직 입소문이 덜 나서인지 찾는 이가 드물다. 청계천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딱 좋다. 입장은 무료다.장통교는 조선시대 도성 중부의 행정 구역이었던 장통방(長通坊) 자리에 세워진 다리다. 장통교 아래엔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청계 3경)가 있다. 김홍도의 그림을 바탕으로, 조선 22대 왕 정조가 수원 화성으로 행차하는 모습을 도자 타일 5120장에 이어 붙여 표현했다. 그 아래 삼일교는 3·1 만세운동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종로구 인사동의 고풍스러운 이미지와 중구 명동성당 일대의 현대적인 감각이 연결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수표교는 청계천의 수위를 재는 수표(水標)가 있었다는 다리다. 1420년(세종 2년)에 세워진 수표교는 1959년 청계천 복개 당시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졌고, 수표(보물)는 홍릉 세종대왕기념관으로 옮겨 보관 중이다. 청계천 복원 때 원래 위치로 돌려놓으려 했으나 다리 너비와 강폭이 맞지 않아 수포로 돌아갔다고 한다. 수표교엔 조선 19대 왕 숙종과 장희빈의 이야기가 전한다. 둘의 만남에 관한 여러 버전의 야사 중 하나다. 숙종이 수표교 남쪽의 영희전을 참배하고 돌아오던 길에 아리따운 여인을 보게 된다. 나중에 그를 불러 궁녀로 삼았는데, 그가 바로 희빈 장옥정이다. 관수교는 1918년 일제강점기 때 세워졌다. 현 창경궁로와 배오개길을 오가던 전찻길이 관수교 위에 놓였다고 한다. 현재의 다리는 청계천 복원 때 조성된 것이다. 세운교는 조선시대 효경교가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 근처에 소경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맹교(盲橋), 소경다리 등으로도 불렸다. 현 이름은 세운상가에서 따왔다. 다리 상판에 약 1m의 강화유리를 깔아 아래를 볼 수 있게 했다.배오개다리는 들끓는 도적 탓에 길손 백명이 모여야 넘을 수 있었다는 ‘백고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보행자 전용의 새벽다리는 방산시장과 광장시장에서 새벽을 여는 시장 사람들의 활기를 담았고, 마전교는 소와 말을 매매하는 마전(馬廛)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3차원의 아치로 나비를 형상화한 나래교는 인근 동대문 의류 상권이 세계 패션 1번지로 비상하라는 뜻을 담았다. 바닥에 투명 아크릴을 깔아 아래가 보이게 했다. 전태일다리엔 전태일 열사의 반신상이 세워져 있다. 예전에 왕버들이 많았다 해서 버들다리로도 불린다. 오간수교는 오간수문이 있던 자리에 세운 다리다. 오간수문은 도성을 몰래 들고 나려는 범죄자들이 종종 통로로 이용했다고 한다. 조선 13대 왕 명종 때는 임꺽정의 무리들이 전옥서에 갇힌 가족들을 구한 뒤 오간수문을 통해 달아났다고 전해진다. 1926년 6월엔 순종황제의 국장 행렬이 이 다리를 지났다. 전태일다리와 오간수교 사이에는 청계 4경인 ‘패션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현대미술가들의 작품과 음악분수 등을 즐길 수 있다. 맑은내다리는 청계천을 순 우리말로 바꾼 이름이다. 다산교는 정약용을 기리는 다리로, 사장교 가운데 주탑을 풀잎 형태로 세워 인상적이다.영도교엔 6대 왕 단종의 슬픈 역사가 서렸다. 원래 이름은 영미교(永尾橋)다. 1457년 음력 6월 22일, 노산군으로 격하돼 강원 영월로 유배 가던 단종이 이 다리에서 나이 어린 부인 송씨(정순왕후)와 생이별을 했다. 이후 ‘영원히 건너가신 다리’라 해서 영도교(永渡橋)가 됐다고 전해진다. 영도교는 전통 대청양식을 적용한 아치교다. 다리 중심부 양쪽에 베란다 모양의 공간을 마련해 아름다움과 기능성의 조화를 이뤘다. 다리 위 기둥 형태의 조형물은 경복궁의 열주(기둥)와 돌다리였던 조선시대 영도교의 이미지를 상징한다. 다산교와 영도교 사이엔 청계 5경 ‘청계빨래터’가 조성돼 있다.황학교는 황학(黃鶴)의 전설에서, 비우당교(庇雨堂橋)는 세종 때의 청백리 유관의 집 이름에서 각각 명칭을 따왔다. 비우당은 ‘비나 피할 정도의 집’이라는 뜻이다. 높은 벼슬을 지낸 유관이었지만 집은 방 안에서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허름했다고 한다.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에는 청계 6경 ‘소망의 벽’이 있다. 각자의 소망을 표현한 도자 타일 2만여장이 부착됐다.무학교는 조선 개국 초기 무학대사의 법명에서, 두물다리는 성북천과 청계천 등 두 물길이 합류하는 지점이라는 뜻에서 각각 이름을 따왔다. 비우당교와 무학교 사이에는 청계 7경인 ‘존치 교각’이 있다. 옛 청계천 고가도로의 교각 중 세 개를 남겨 둔 것이다. 이후로도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 청계천 박물관, 고산자교, 버들습지(청계 8경) 등이 이어진다.
  • 12년만에 부활한 마트표 ‘착한 치킨’ 이번에도 골목상권 침해?

    12년만에 부활한 마트표 ‘착한 치킨’ 이번에도 골목상권 침해?

    치솟는 물가에 배달 치킨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한 가운데 대형마트의 1만원 이하 ‘초저가 치킨’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0여년 전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통큰치킨’ 흥행의 재현이다.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 업계는 달갑지 않은 눈치지만 고물가 속 얇아진 지갑 사정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국내산 8호 냉장계육으로 선보인 6990원(프라이드 기준)짜리 ‘당당치킨’(사진)은 매일 서너 차례 판매 전부터 매장 앞에 줄이 늘어서는 ‘오픈런’ 현상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주로 쓰는 10호 닭보다는 크기가 작고 육즙도 적지만 가격 대비 양이 많고 맛도 좋아 고물가 시대에 딱 맞는 치킨이라는 게 소비자 평가다. 이마트가 지난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9980원짜리 ‘5분 치킨’ 역시 그달 이마트 치킨 매출을 전년 대비 약 26% 끌어올리는 등 반응이 뜨겁다. 가성비 치킨의 원조격인 롯데마트도 1.5마리 ‘한통 치킨’을 8800원 반값에 선보이는 이벤트로 최근 ‘초저가 치킨’ 대열에 합류했다. 초저가 치킨의 인기몰이에도 대형마트는 표정 관리가 한창이다. 아울러 가성비 치킨은 어디까지나 이벤트성이지 정식 판매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는 12년 전 일었던 논란을 피하려는 조처로 해석된다. 실제 2010년 12월 롯데마트는 900g 생닭으로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선보였지만 골목상권 위협 비판에 열흘 만에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마트 치킨의 인기에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는 “마트 치킨과 우리 치킨의 품질과 맛은 비교 불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 점주는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트와 일반 치킨집 간 차이가 엄청난데 그건 아무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월세에 인건비, 용기 등 부자재비, 배달비 등을 합치면 마리당 남는 게 없는데 마치 우리가 엄청난 이익을 취하는 것처럼 비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마트 치킨의 등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다.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지난해 높은 영업이익률(16~32%)에도 원재료비와 배달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데 대한 저항이 큰 것으로 관찰된다. 주부 김민정(36)씨는 “마트 치킨 때문에 치킨 프랜차이즈가 피해를 본다면 프랜차이즈 치킨이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 아니냐”면서 “에어프라이어기가 요즘 잘 나와서 굳이 시켜 먹을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 ‘우영우’ 고래, 제주 산지천으로 보러옵서

    ‘우영우’ 고래, 제주 산지천으로 보러옵서

    ‘우영우’가 사랑한 고래가 바다와 만나는 물길, 청정한 산지천에 놀러 온다. 오는 13일부터 9월 12일까지 산지천갤러리 앞에서 한 달간 열리는 ‘컬러풀산지’에 고래 조형물 뜨는 것.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컬러풀산지’의 메인 ‘탐나는 전시’는 산지천이 바다와 만나는 물길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바닷길 따라 고래와 정어리 떼들이 청정한 산지천에 올라온 모습을 모티브로 표현했다. 이에 정어리 떼들이 모여 길이 약 30m의 대형고래 모양을 나타낸 힐링 설치미술을 선보인다. 매일 저녁 시간대 고래를 활용해 음악과 영상·조명으로 청정한 제주의 바다 속 풍경 등을 표현할 예정이다. 지난해 ‘컬러풀산지-한라산의 외출’에도 함께 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인 ‘천년향’을 제작·총괄했던 한경아 연출감독과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을 총괄했던 기술감독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비닐하우스 골조로 기반을 조성해 제주의 비·바람과 여름철 태풍을 견딜 수 있도록 안전하게 설계됐다. 주중에는 빈 폐트병을 재활용한 정어리 떼를 직접 만들어 산지천에 띄우는 체험과 컬러풀산지 컬러링북 채색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주말에는 도내 뮤지션 및 가수 이무진, 이정, 비오 등이 출연하는 ‘탐나는 공연’과 볼거리·즐길거리 가득한 ‘탐나는 마켓’이 행사 기간 중 토요일 포함 총 7회 운영된다. 특히 주낸드, 도아, 백승준, 탱스, 한스기타, 김보명 등 도내 뮤지션들이 이번 행사를 위해 컬러풀밴드를 구성하고 함께 노래를 만드는 등 문화예술 활성화에 앞장설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탐나는 이벤트’도 운영되는데, 인근 상권에서 3만원 이상 구매 영수증을 제출하면 매주 추첨을 통해 고래 인형이 증정된다. 고래 인형은 제주관광공사와 호텔신라의 환경보호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협업의 일환으로 기획, 호텔신라에서 제공 받은 페린넨을 업사이클해 만들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환경 이슈의 상징인 고래를 활용한 조형물 제작, 폐자원을 활용한 이벤트,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플리마켓으로 구성된 친환경 행사로 준비하고 있다”며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로 인해 고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많은 방문객들이 산지천에 올라온 고래를 보러와서 탐라문화광장 일대의 야간관광 및 지역경제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세종시, ‘상가공실 해법’ 업종제한 완화 등 제시

    세종시, ‘상가공실 해법’ 업종제한 완화 등 제시

    세종시가 상가 공실 최소화를 위해 업종 제한 완화와 미분양 잔여 상가용지 매각 연기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10일 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세종시 상가 공실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중·소규모 상가 공실은 전국 평균의 1.5배 이상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상가 공실 최소화를 위한 특단의 개선대책을 마련해 상권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종시는 우선 지난 2007년 12월 지구단위계획 수립 이후 불허해왔던 상가의 업종 허용 용도를 완화하기로 했다. 대상은 상가 공실이 심각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역세권 상가 3층 이상과 금강변 수변 상가 등이다. 최 시장은 “BRT 역세권 상가의 3층 이상은 그동안 학원·병원·업무시설로 제한했지만, 근린생활 시설 중 음식점, 충전소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허용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금강변 수변 상가는 음식점·소매점·공연장 등의 제한에서 서점·독서실·출판사·사무실 등 일반 업무시설을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세종시는 8월 중 상가 허용용도 변경안을 마련해 시민 공람 및 행복청 등 협의를 완료, 9월 중 위원회 심의를 거쳐 10월 중 고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한됐던 상가의 전면공지 관리 규정을 개선해 소상공인이 옥외에서도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이밖에 시청사 별관 증축을 잠정 연기해 임차한 청사를 유지하고, 행복도시 내 미분양 잔여 상가용지에 대해 매각을 연기하거나 면적을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시장은 “상가공실 대책 추진단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지원에도 힘쓰겠다”며 “이외에도 특화거리 조성, 문화·관광 프로그램 연계 및 편의시설 확충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세종시가 1333명을 대상으로 상가 공실 활성화 저해요인 설문조사결과 시민은 ‘높은 임대료(22.3%)’와 ‘상가공급 과다(18.8%)’를, 상인은 ‘상가공급 과다(23.4%)’와 ‘허용용도규제(22.9%)’를 주요 원인으로 응답했다.
  • [길섶에서] 창밖 풍경 감상권(權)/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창밖 풍경 감상권(權)/서동철 논설위원

    서울역에서 KTX를 종종 탄다. 경주나 부산행 기차에 오르면 일하러 가는데도 여행하는 기분이 난다. 좌석을 예약할 때는 갈 때나 올 때나 당연히 햇빛이 들지 않는 쪽이다. 햇빛이 비치는 쪽은 누구라도 햇빛 가리개를 내릴 수밖에 없으니 창밖 경치를 보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최근 연속으로 ‘허탕’을 쳤다. 창문이 두 자리에 하나꼴이니 햇빛 가리개 역시 앞뒤 자리 손님이 같이 써야 한다. 그런데 두 차례나 앞자리 승객이 서울역에서 출발도 하기 전에 냅다 가리개를 내리는 것이 아닌가. 뒷자리의 ‘공동운명체’에게 한번 물어보지도 않은 것이 섭섭하고, 햇빛이 들지 않는데도 바깥 풍경을 가려 버린 것은 더욱 섭섭하다. 앞자리 손님들은 가는 길 내내 뒷자리에서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니 쪼잔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상하는가 보다. 한편으론 저들도 나처럼 창밖 풍경을 그리워하는 날이 그렇게 멀지 않다는 것을 아직은 모르겠지 하며 피식 웃는다.
  • 김동욱 의원, 서울신용보증재단 강남지점 방문해 소상공인 지원 현장 살펴

    김동욱 의원, 서울신용보증재단 강남지점 방문해 소상공인 지원 현장 살펴

    서울시의회 김동욱 의원(국민의힘·강남5)은 지난 8일 서울신용보증재단 강남지점에 방문해 소상공인 종합지원 사업 등 재단의 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의원이 방문한 서울신용보증재단 강남지점(강남구 테헤란로 419)은 강남구 소재 사업체를 대상으로 신용보증, 소상공인 종합지원, 골목상권활성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업종별 분포, 지역 특성을 반영해 사업체의 수요에 발맞춰 지원 사업을 수행 중이다. 김 의원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지원을 받았던 주변 분들의 경험에서 재단의 다양한 사업들이 소상공인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깨달은 바 있다”고 밝히며, “더 많은 소상공인이 재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한 홍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의원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직면한 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원활하고 신속한 지원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재단의 예산과 자원 확보를 위한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 ‘깡통 전세’ 늘어 보증금 사기 기승… 지난달 전세사고 421건 역대 최고

    ‘깡통 전세’ 늘어 보증금 사기 기승… 지난달 전세사고 421건 역대 최고

    지난달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사고가 월간 통계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발생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사고 건수가 월간 통계로 가장 많은 421건으로 집계됐다고 8일 전했다. 사고 금액 역시 872억원으로 월간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기존까진 지난해 12월 742억원(326건)이 최대치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계약 기간이 끝나고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이를 HUG 등 보증기관이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하고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전세보증금반환 사고액은 HUG의 실적 집계가 시작된 2015년부터 매년 증가했다. 2016년 34억원에서 2017년 74억원, 2018년 792억원, 2019년 3442억원, 2020년 4682억원, 지난해에는 5790억으로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40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512억원과 하반기 3278억원을 넘어서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보증금 사고 증가는 전셋값이 집값을 웃도는 ‘깡통전세’가 늘어나고 악덕 임대인이 보증금을 떼먹는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지어진 서울 신축 빌라의 상반기 전세 거래 3858건 가운데 815건(21.1%)은 전세가율이 9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은 경우도 전체의 15.4%인 593건에 달했다. 깡통주택은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경매에 부쳐지고, 경매가 진행되면 대출금을 갚고 나서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이 모자랄 수 있다. 전셋값이 매매가를 넘으면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조차 가입할 수 없어 전세 사기 피해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전세금을 떼먹는 악덕 임대인의 전세 사기 증가도 보증사고 금액의 폭증 원인이다. 객관적인 시세 통계가 없는 빌라, 다가구를 대상으로 시세보다 높은 전세금을 챙기고서 집을 팔거나 담보대출을 받고 고의 부도를 내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 도봉, 전 직원 데이터 역량 강화 교육 실시

    도봉, 전 직원 데이터 역량 강화 교육 실시

    서울 도봉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데이터 활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오언석 서울 도봉구청장이 민선 8기 구정은 ‘데이터 행정’을 중심으로 펼치겠다고 선언한 만큼 직원들의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교육은 지난 5일 구청 대강당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22년 정보기술(IT) 트렌드와 정책 방향’, ‘공공데이터 현황 및 행정기관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주제로 진행됐다. 데이터 기반 과학 행정의 개념을 비롯해 빅데이터 국내 현황, 과학 행정 사례와 도입에 따른 기대 효과 등이 소개됐다. 구는 4차 산업혁명에 발 맞춰 빅데이터를 행정에 활용하고자 별도로 ‘전 직원 데이터 역량 강화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 데이터 경진대회, 전 직원 소양 교육, 공공데이터 행정 업무활용 교육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 구청장은 교통량, 이동 경로, 공장 정보 등 지역 내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상권 활성화·관광·교통 정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오 구청장은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적시에 적정 규모로 할 수 있다”면서 “과학행정을 통해 예산 낭비 없이 질적으로 한층 향상된 행정 서비스를 구민들께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서초 ‘일상회복 100일 프로젝트’ 방역·생활 함께 잡아요

    서초 ‘일상회복 100일 프로젝트’ 방역·생활 함께 잡아요

    서울 서초구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구민들의 일상을 회복하는 지원사업 ‘일상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을 고려해 철저한 방역과 일상회복을 동시에 챙기는 ‘투트랙 대응’에 나선다. 일상회복 100일 프로젝트는 전성수 서초구청장의 주요 공약이자 임기 첫날 1호 결재 사안이다. 구는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추경 예산을 확보해 추진 동력을 갖췄다. 총 69개 사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에는 총 183억원 규모의 재정이 투자되며 주민생활·복지지원·민생경제·보건의료 4개 분야로 나뉘어 추진된다. 구체적으로 청년예술인을 지원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서리풀 청년 거리음악회’를 개최하고, 코로나19 방역과 함께 주민들의 마음도 챙기는 ‘우리동네 안심방역단’ 사업을 추진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한 아동·어르신·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서비스를 발굴·지원한다. 중소상공인을 위해 융자 규모를 늘리고 금리를 낮춘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 지원’, 대출 문턱을 낮춘 ‘초스피드 대출 지원’ 등도 있다. 전 구청장은 “그간 축적된 방역 노하우를 동원해 지혜롭게 재유행 위기에 대응하고 주민들에게 안전한 일상회복을 안겨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차량 677대 천안 아파트 화재’ 구상금 15억원 넘을듯…검찰 실형 구형

    ‘차량 677대 천안 아파트 화재’ 구상금 15억원 넘을듯…검찰 실형 구형

    검찰이 지난해 가스폭발 화재로 차량 677대 피해가 발생한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와 관련해 세차업체 직원 등 관계자들에게 금고 2~3년과 징역 2년, 벌금 등의 실형을 구형했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8일 오후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서전교) 심리로 진행된 화재사고 결심공판에서 업무상과실폭발성물건파열 혐의를 받고있는 출장세차 업체 A직원과 B대표 대해 각각 금고 3년과 금고 2년을 구형했다. 당시화재 경보를 오작동으로 판단해 소방설비 시스템 가동 전체를 차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관리사무소 C직원에게 징역 2년을,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아파트 관리 용역업체에게 벌금 2000만원이 각각 구형됐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모두 자신들의 부주의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회사의 구상권 청구에 대한 배상 책임 문제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선처를 요청했다.A씨 변호인은 “1년 넘게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7시까지 열심히 일을 해왔으며 1년 이상 가스누출이 없어 아무 생각없이 행동한 것에 대해 크게 후회한다. 피해자들에게 매우 죄송하다”고 호소했다. B씨 변호인은 “기록상으로 아파트 관련 피해가 9억 원 차량 피해가 약 6억 5000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피해는 보험회사를 통해 보상 후 피고인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돼 평생 이 피해액을 변제해야 할 막대한 책임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C씨도 최후진술을 통해 “잘못한 것은 깊이 반성하고 있고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며 “구상금을 갚으려면 가족들도 그렇고 자녀도 결혼시켜야 되는데 경기 사정이 빈약하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8월 11일 오후 11시 9분께 천안시 불당동 한 아파트지하 주차장에 있던 출장 세차 차량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운전자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차돼 있던 차량 677대가 불에 타거나 연기에 휩싸여 피해를 입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5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 도로 뛰어들어 멈춘 택시로 ‘쿵’ 부딪친 여성…안타까운 결말

    도로 뛰어들어 멈춘 택시로 ‘쿵’ 부딪친 여성…안타까운 결말

    인도에 서있던 여성이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어 고의로 택시에 부딪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성은 멀쩡히 걸어돌아갔는데, 택시 안 승객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말 보험 사기가 아닌가요?”라는 글과 함께 사고 현장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의 아버지는 해당 블랙박스 영상의 택시 차주로 당시 손님을 태우고 있었다. 택시는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하던 중 파란불로 바뀐 후 출발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여성이 교차로 중앙으로 뛰어들어와 차에 몸을 던졌다. 기사는 달려드는 여성을 보고 차를 멈췄고 다행히 여성과 충돌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성은 멈춘 차 보닛 쪽으로 쓰러지며 넘어졌다. 잠시 후 기사가 나와 여성을 확인했고 여성은 다시 멀쩡히 일어나 인도로 돌아갔다. 하지만 A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고로 차량 안에 타고 있던 손님이 이틀 동안 통원치료를 했고 손님의 병원비를 기사의 개인택시 공제조합에서 지불했다. A씨는 “차로 뛰어든 여성과 차량 안에 타고 있던 손님 모두 아버지가 보험처리 해줘야 하나요?”라며 “영상을 아무리 돌려봐도 분명 아버지 잘못은 없는 듯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조언을 구했다. A씨는 “현재 보험사 직원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으며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불하고 나서 아버지에게 구상권 청구를 직접 하라고 했다”면서 “개인택시 공제조합의 일처리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뛰어든 사람도, 승객도 둘 다 보험 사기로 엮어야 한다”, “승객이 병원 간 게 더 이해 안 된다”, “승객이랑 뛰어든 사람이랑 한패인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고의사고로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는 일반 사기 행위보다도 높은 법정형이며, 편취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일 경우에는 특경법이 적용돼 형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 [세종로의 아침] 숙박앱과 징벌적 손해배상제/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숙박앱과 징벌적 손해배상제/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출장지에서 숙소를 정할 때 ‘숙박앱’을 종종 이용한다. 편리하긴 한데 간혹 황당한 일도 겪는다. 며칠 전 경남 합천에선 이런 일이 있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박앱으로 숙소를 예약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대형 행사가 열리는 바람에 합천 도심의 숙박업소는 만실이었다. 할 수 없이 30분가량 떨어진 해인사 외곽에 숙소를 잡았다. 밤늦게 도착한 숙소. 크고 화려하다. 한데 업소 주인을 만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예약한 방이 없단다. 지나던 손님에게 방을 내줬으니, 당신은 웃돈을 내고 한 단계 높은 방에서 자라는 거다. 비록 몸은 천근만근이고 웃돈의 액수가 크지 않다 해도 이런 불공정과 전근대적인 상혼에 무릎 꿇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인의 태도는 완강했다. 외려 싫으면 그냥 가라며 큰소리다. 숙박앱 측의 대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숙소까지 가는 데 들인 차량 기름값 등 제반 비용, 상실한 휴식 시간 등은 깡그리 무시하고 다음 예약 때 쓸 ‘20% 할인 쿠폰’을 주겠단다. 이날 계약이 어그러진 중대한 귀책 사유는 약속을 깬 주인과 숙박앱의 무성의한 고객 응대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둘은 쏙 빠지고 정작 난감한 현실을 겪게 된 건 예약자뿐이었다. 디지털 세상이 되면서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 여러 영역에서 강자로 나서고 있다. 숙박, 택시, 배달 등 민생의 여러 접점에서 소비자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한 숙박앱의 ‘10억원 먹튀’ 논란이 대표적 사례다. 한 국회의원이 내놓은 설문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민 65% 이상이 온라인 플랫폼 제도의 개선을 원했다고 한다. 현실은 이와 멀다. 온라인 거래가 민생 깊숙이 자리잡았는데도 문제를 제어할 뾰족한 수단은 없다. 지난 정부에서 시작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지난달 현 정부가 입법 규제 대신 자율규제로 방향을 틀면서 사실상 백지화됐다. 만약 정치권에서 수차례 약속해 왔던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제대로 도입됐다면 어땠을까. 지난 2018년 미국 ‘베이비 파우더’ 소송에서 미주리주 법원이 피고 J사에 47억 달러(약 5조 3250억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역대 최고 배상액이다. 난소암에 걸린 여성 등 22명의 원고들에게 돌아갈 보상적 손해배상액은 1인당 280여억원, 징벌적 손해배상액은 1인당 약 2134억원에 달했다. 우리는 어떤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가습기 살균제’ 관련 사망자만 1784명에 달한다. 사건이 확인된 지 십수 년이 지나고 있지만 배상은 여태 지지부진이다. 피해조정위원회가 제시한 배상액 규모가 관련 피해자 1인당 2억~5억원이었는데도 그렇다. 논리비약이란 거 잘 안다. 생명과 숙박을 동일하게 여길 수는 없다. 하지만 밑바탕에 인간 중심의 사고가 결여돼 있다는 점은 같다. 기억하기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공약으로 등장한 건 지난 18대 대선 때다. 당시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3명의 유력 후보 모두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선 ‘10배 배상’을 법제화하겠다는 보고까지 했다. 그러고는 유야무야됐다. 이후 정부에서도 잠잠했다. 기업에선 경영 위축, 국가 경제 악영향 등을 내세우며 반대하지만 이 제도를 도입한 나라들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감수한 거대 기업이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만약 숙박앱에 몇 배 배상을 명령하고 업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시스템을 고치면 어떻게 될까.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고, 더 나아가 책임질 일은 아예 만들지 않게 되지 않을까. 이제 우리도 공급자 위주의 사회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우리가 지향하고 일궈야 할 세상은 소비자가 인간답게 대접받는 세상이다.
  • [자치광장] 모든 현안은 구민에게 답을 구하겠다/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

    [자치광장] 모든 현안은 구민에게 답을 구하겠다/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

    과거 동대문구는 교통의 중심지이며, 서울의 대표적인 부도심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교통의 중심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뿐더러 구도심이란 오명으로 주거환경도 좋지 않다는 평가다. 동대문구를 바꾸기 위해선 청량리의 변화가 핵심이다. 동대문구를 ‘미래발전도시, 서울의 새로운 선도 도시’로 만들기 위해 청량리를 중심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첫째, 청량리역 일대를 교통·상업·업무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미주상가, 왕산로 전면부 등 특별계획구역 지정을 통해 상업지구 형성을 위한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청량리역 주변 대규모 부지를 활용한 핵심거점 복합개발을 위한 선제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 둘째, 연구소·대학·병원이 집적된 홍릉 일대에 바이오의료 산업 관련 창업, 벤처기업 및 연구시설 지원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동북권 관광 개발을 통해 풍물시장과 약령시장 일대의 시장 상권을 살리겠다. 셋째,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청량리동 19 일대가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며 빠르게 정비될 수 있는 첫 단추를 꿰게 됐다. 이 일대는 2009년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돼 정비사업 요건을 충족했지만 2013년 재정비사업지에서 해제돼 재개발이 정체됐다. 서울시 계획대로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주거환경 개선과 주택 공급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계획을 바탕으로 과거 교통, 상업, 문화의 중심지였던 청량리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먼저 풀어야 할 산적한 과제들이 있다. 불법노점과 거리가게 및 무료급식소 ‘밥퍼’로 인한 불안감 해소 문제다. 현재 청량리를 보고 있으니 18세기 프랑스혁명이 일으킨 거센 ‘격변’과 ‘위기’를 담고 있는 고전소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가 오버랩되는 불편한 현상을 느꼈다. 발전되고 풍요로워진 도시 아래 가려진 그늘이 18세기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청량리를 모두가 더불어 잘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거리가게 환경 개선을 위해 주민, 시민 단체, 전문가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엄격한 관리체계를 구축해 정비해 나갈 것이고 ‘밥퍼’ 주변 환경정비를 위해 주변 순찰 강화, 배식시간 중 안심보안관 운영 등으로 주민 불안감을 해소할 계획이다. 나아가 민선 8기 동안 수많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구민의 생각과 뜻을 집약해 정한 ‘쾌적한 환경, 안전한 터전, 투명한 행정’ 구정 운영방침에 맞춰 구민에게 묻고 답을 찾아 ‘행복을 여는 동대문’을 위해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다.
  • 이천시 ‘학산빌딩 화재‘ 희생자에 장례비 지급 보증 등 지원

    이천시 ‘학산빌딩 화재‘ 희생자에 장례비 지급 보증 등 지원

    경기 이천시는 장례비 지급보증·유족 심리상담 등 학산빌딩 화재 희생자 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이날 김경희 시장 주재로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희생자 5명의 장례비 지급보증 등 지원 대책을 심의 의결했다.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장례비를 지급 보증하되 이번 화재 참사의 책임 소재가 수사를 통해 가려지면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재난 사고 등을 당한 시민에게 시민안전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시는 또 유가족 전담반을 과장급 간부 공무원으로 구성해 유가족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경기도와 협력해 유가족 심리상담도 지원한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오전 10시 17분 관고동 학산빌딩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발생했으나 연기가 위층으로 유입되면서 4층 투석전문 병원인 열린의원에 있던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 등 5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숨졌다. 전날 오전 10시 17분쯤 발생한 불은 1시간 10여 분 만인 오전 11시 29분 꺼졌다. 투석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가 숨진 현은경(50) 간호사 등 희생자 5명의 빈소는 이천시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져 이날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 간호사 등 희생자 4명 발인식은 7일 오전, 나머지 1명의 발인식은 8일 오전 각각 거행된다.
  • ‘김준호♥’ 김지민, 몰카에 분노 폭발…“나 왜 찍어!”

    ‘김준호♥’ 김지민, 몰카에 분노 폭발…“나 왜 찍어!”

    개그맨 김준호와 공개 연애 중인 개그우먼 김지민이 자신도 모르게 찍힌 사진에 깜짝 놀랐다. 김지민은 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사진 찍는 거 구경한댔지 나 왜 찍어!! 초상권료 달라!! 황보라, 김지민에게 비용 지불하라!! 5000원. 그 밑으론 절대 안 돼”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큰 거울 앞에 셀카를 찍고 있는 황보라의 모습이 담겼다. 김지민은 그 뒤에서 황보라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 그러나 황보라의 사진에 김지민도 함께 찍혔다. 김지민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엉거주춤한 자세를 하고 있다. 한편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미모의 개그우먼 김지민은 KBS ‘개그콘서트’ 등에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06년 제5회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신인상, 2012년 제11회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우수상, 2014년 KBS 연예대상 쇼오락부문 여자 최우수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 ‘카톡·게임’이 이끈 카카오 2분기…하반기 ‘오픈채팅’으로 돌파구

    ‘카톡·게임’이 이끈 카카오 2분기…하반기 ‘오픈채팅’으로 돌파구

    카카오,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팬데믹 특수가 끝나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에서 성장 둔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카카오가 플랫폼과 콘텐츠 부문 모두 눈에 띄는 매출·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여전히 남아있는 하반기 전망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펼칠 계획이다. 플랫폼·콘텐츠 고른 성장…게임 매출만 162% 증가 카카오가 4일 발표한 올 2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조 8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2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이다.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71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68% 줄어든 1012억원을 보였다. 카카오의 정체성인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9307억원으로 나타났다. 톡비즈 매출은 16% 증가한 4532억원, 포털비즈 매출은 18% 감소한 102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나 카카오페이 등의 실적 안정화로 플랫폼 기타 부문 매출은 52% 급증한 3751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카카오가 힘을 주는 콘텐츠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51%나 증가한 8917억원을 기록했다. 플랫폼 부문에 맞먹는 매출이다. 스토리 매출은 22% 증가한 2276억원, 뮤직 매출은 11% 늘어난 2093억원, 미디어 매출은 35% 증가한 1180억원, 게임 매출은 162% 증가한 3368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게임 매출은 지난해 출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대만 시장 진출과 최근 출시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신규 출시 효과가 유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하반기 키워드는 ‘오픈채팅’ 팬데믹 특수가 사라진 이후 IT 업계 전반적으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는 전 산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에 힘입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하반기도 글로벌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카카오톡과 오픈채팅을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궁 대표는 비지인 기반의 관심사로 모이는 ‘오픈채팅’을 글로벌 진출 발판으로 삼으려는 계획을 펼치고 있다. 그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검색, 탐색, 발견의 영역에서 광고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관심사 기반 오픈채팅에 검색 및 콘텐츠 광고를 선보이면서,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카카오톡 내에서 쇼핑을 하거나, 카카오맵을 통해 지역 검색하는 것과 같이 이용자 관심사가 모이는 곳에도 광고주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상품을 고민하고 실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채팅 서비스 자체도 하반기에 강화한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 생태계 내의 오픈 채팅 진입점을 확대할 것”이라며 “더보기 탭, 다음 검색에 오픈 채팅 바로가기가 추가됐고, 이번 달에는 채팅탭 상단에도 오픈채팅을 추가하는 데 이어 추후 멜론, 카카오페이지에도 오픈채팅과의 접점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유보…상생 지원 집중” 최근 논란의 불씨가 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과 관련해선 ‘매각 유보’ 입장을 다시금 확인했다.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부사장(CIO)은 “전 국민의 이동 수요를 해결하는 필수 서비스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는 외부 비판이 있었다”며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은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고 더 큰 성장을 고민하기 위한 선택지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이 부분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0%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내부 구성원의 반발이 이어지자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매각을 유보하고 사회와 지속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일단락됐다. 아울러 배 CIO는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 불확실, 엔데믹 이용자 변경이 커져 하반기 성장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하반기에는 최대한 내실 있는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코로나에 대형마트도 ‘위축’…의무휴일제 ‘실효성’ 논란

    코로나에 대형마트도 ‘위축’…의무휴일제 ‘실효성’ 논란

    대형마트 의무휴일·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소상공인·중소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동반성장·상생 정책으로 그간 제도 폐지 언급이 금기시됐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환경이 변하고, 정부의 ‘성장지향 산업전략’에서 규제로 인식되면서 개선 필요성이 급부상했다. 4일 정부부처와 소상공인단체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선정한 국민제안으로 촉발된 대형마트 의무휴일 폐지를 놓고 심각한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폐지 찬성 의견에는 대형마트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달라진 환경을 지목한다. 온라인 쇼핑몰에 밀리며 ‘약자’로 전락한 상황 및 납품업체 상당수가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국민 불편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소상공인들은 골목 상권 피해를 들어 반발하고 있다. 상인연합회는 오는 8일부터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의무휴일 폐지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도 골목상권 보호를 강조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무조건 폐지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전통시장이 상생 차원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보’하는 방안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부처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국무조정실이 이날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관한 논의에 착수한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우선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의무휴무일 폐지에 관해 의견을 모은 뒤 관계부처와 협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 진입을 제한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김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3일 발간한 ‘KDI 정책포럼’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제도가 사업체의 퇴출 확률을 낮춰 사업을 유지하는 측면에서의 보호 역할은 있으나 중소기업의 성과,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 지정 업종에 대한 해제 시기를 예시해 점진적 폐지를 추진해야 한다”며 “특정 사업 영역 보호보다 부정경쟁행위를 방지하고 불공정행위에 대한 실효성있는 규율로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동안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공공부문 IT 구축사업과 공공청사 엘리베이터 공사 등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이로 인한 불편이 커지면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의무 휴일이나 적합업종은 정부 지원·수단의 한계에서 나온 상징적 조치”라며 “보호의 굴레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납품단가 연동제 등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데스크 시각] 재벌에 바라는 도덕적 혁신/박상숙 산업부장 겸 부국장

    [데스크 시각] 재벌에 바라는 도덕적 혁신/박상숙 산업부장 겸 부국장

    10년 전 재벌개혁의 방법론을 두고 좌우의 논쟁이 뜨거웠다. 당시 ‘왼쪽’으로 분류되던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꺼내 든 삼성과의 사회적 대타협론은 의외였다. 가뜩이나 문어발 식성인 재벌들이 골목상권까지 침해한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여기에 시대정신으로 경제민주화가 부각되면서 반기업 정서가 하늘을 찔렀던 때였으니까. 상당수 경제학자와 전문가들은 독점의 폐해를 깨뜨리는 길은 재벌 해체밖에 없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재벌의 지배구조와 그 역할을 인정해 주는 대신 이들에게 세금을 더 걷는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과 공헌을 늘려 복지를 강화하자는 장 교수의 주장은 물정 모르는 빈말로 취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예전에 공허한 메아리로 끝났던 사회적 대타협을 이제는 모색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어떤 논리와 근거를 들이대더라도 재벌 총수 등 특권층의 사면은 불공정 논란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법은 만인이 아니라 만명(!)에게만 평등하다’는 비아냥은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다. 공정과 상식의 원칙이 내 편과 네 편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뉴스를 접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안다. 잊을 만하면 여론의 염장을 질렀던 정경유착, 편·불법 승계, 형제간 분쟁 등을 생각하면 재벌에 대한 눈총을 거두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국민의 희생과 헌신을 양분 삼아 거둔 성장의 과실을 공동체와 제대로 나누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여전하다. 따지고 보면 삼성이나 롯데의 오너가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선물이다. 기업 성장을 위한 유무형의 지원과 국민의 애국적 소비로 얼마나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었는가. 여기에 사면이라는 보따리까지 안겨 준다면 당연히 반대급부를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이 부회장은 이태 전에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선언했다. 다스리지 않고 군림하는 입헌군주적 기업가가 되려 해도 수익창출과 사회환원이라는 의무를 병행해야 한다. 삼성의 연구 모델 중의 하나인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은 오너 일가가 받는 배당금이 모두 재단으로 들어가고 그 돈의 80%를 연구개발에 사용한다고 한다. 기업의 혁신에 모든 것을 쓴다는 것이다. 경제성장 분야의 권위자인 조지프 슘페터는 혁신이 자본주의 사회의 원동력이고 그것이 사라지면 불평등만 남게 된다고 갈파했다. 혁신을 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경제적 평등이 실현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혁신을 신기술 개발이나 규제 철폐로 겉만 보는 데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적 혁신이다. 반칙과 특권의 케케묵은 악습을 완전히 바꾸고 나눔을 실천하는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만 진정한 초일류 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자선재단 앞에 붙는 카네기, 록펠러 등은 약탈자본주의 시절 미국에서 악덕 자본가의 표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노동자의 고혈을 빨아 거둔 부를 공동체에 환원하면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역사에 남고 미국 사회도 살려 냈다. 말하자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룬 것이다. 지금도 미국은 부의 독점과 사회적 양극화로 골머리를 앓지만 양보와 기부, 자선사업의 새로운 치료제도 나오고 있다. ‘삼성 해체’와 ‘사면 반대’만이 공정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재벌개혁론자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폭력을 끝내기 위한 폭력으로 태초의 사회가 질서를 수립한 것처럼 이번 기업인 사면이 더이상의 사면을 없애는 계기가 돼 기업들이 공정과 상식, 자선과 나눔의 혁신에 전력투구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 “애물단지 전락 안돼”…올림픽경기장 쓰임새 높이는 강릉시

    “애물단지 전락 안돼”…올림픽경기장 쓰임새 높이는 강릉시

    강원 강릉시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사후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일 시에 따르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G-SHOW : Dragon Flower’가 오는 5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개막한다. 다음달 4일까지 한 달간 매주 금·토·일요일 열리는 G-SHOW에서는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들과 배우들이 ‘수로부인’의 뒷이야기를 스토리로 한 뮤지컬 공연을 빙판 위에서 펼친다. 앞선 5월 18~19일 강릉 아레나에서는 ‘2022 대한민국 상생 영수증 콘서트’가 열려 관광객과 상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관객 1만여명이 몰린 영수증 콘서트는 올해 초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릉, 동해, 삼척에서 지출한 영수증을 가져오면 입장권으로 교환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줬다. 영수증 콘서트는 내년 1~2월 개최되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를 홍보하며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내년 4월 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컬링센터와 하키센터에서는 2023 믹스더블 및 시니어 세계컬링선수권대회가 벌어진다. 이 대회를 통해 선수와 임원 등 970명이 강릉을 찾는다. 시는 대회 기간 선수단이 숙식, 관광 등으로 20억~25억원을 소비해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기현 체육과 주무관은 “대회와 공연으로 경기장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오는 11일 강원도, 대한컬링연맹과 함께 믹스더블 및 시니어 세계컬링선수권대회 일정을 소개하는 미디어데이를 갖는다. 김홍규 시장은 “선수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등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경의선 지하화로 ‘新대학로’ 만드는 서대문 [현장 행정]

    경의선 지하화로 ‘新대학로’ 만드는 서대문 [현장 행정]

    주말 ‘차 없는 거리’ 운영 해제 검토지하화 구간에 600대 주차장 마련“신촌 지역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표 상권으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예전에는 그랬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신촌 상권을 활성화해 더 많은 사람이 찾는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바꾸겠습니다.”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지난달 25일 복합문화공간 ‘신촌, 파랑고래’에서 신촌동 주민 80여명과 마주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주민들의 제안을 듣기 위해서다.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한 이 구청장은 신촌의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한 복안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취임 직전부터 강조해 왔던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구청장이 신촌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한 방안은 현재 대중교통전용지구인 연세로를 전면 개방하는 것이다. 신촌오거리에서 연세대 앞까지 이어지는 약 500m 연세로 구간은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 오후 10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연세로를 직접 걸으며 상인,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이 구청장은 “서울경찰청, 서대문경찰서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해 주말에도 차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간 ‘차 없는 거리’에서 여러 축제를 진행해 왔는데 연세로를 전면 개방해도 행사할 때 일시적으로 차량 통제를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신촌을 찾는 인구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주차장을 조성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구청장은 “경의선 철도 일부 구간이 서대문구를 관통하는데 이를 지하화하면 연세로 주변에 6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를 지하화하면서 지상 구간에 생기는 유휴 부지에 연세대, 이화여대를 연결한 ‘신대학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구청장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연장부터 서대문구 내 9개 대학이 산학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며 “젊은 사람들이 창업하고 활발히 활동하는 곳으로서 신촌이, 더 나아가 서대문구가 젊은 활력으로 넘쳐나는 도시가 되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달 29일을 끝으로 14개 전체 동에서 주민들을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북아현 과선교 착공 예정지, 인왕시장 일대 재개발 사업지, 가재울뉴타운 8구역, 신촌동 복합주민청사 건립지 등 총 31곳의 사업 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꼼꼼하게 살폈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지역 발전을 향한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확인했다”면서 “각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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