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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은군 “여성 사장님들 위해 안심벨 설치”

    보은군 “여성 사장님들 위해 안심벨 설치”

    충북 보은군은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비상벨 설치 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여성을 표적으로 한 각종 범죄 예방을 위해 마련된 이 사업은 도내 첫 사례다. 설치 조건은 여성이 대표로 있으며 사업장은 66㎡(20평) 미만이어야 한다. 미용실, 커피숍, 음식점 등 업종은 상관없다. 단 비상벨 신호가 KT유선망을 통해 경찰에 전달되는 시스템이라 사업장에 KT유선전화기가 있어야 한다. 위기상황 시 비상벨을 누르면 충북지방경찰청 112상황실로 신고가 자동접수된다. 상황실에 사업장 전화번호와 위치가 입력돼있어 비상벨 신호가 뜨면 경찰이 현장 위치를 바로 알수 있다. 군은 선착순 접수를 통해 100곳에 비상벨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설치비는 1곳당 10만원 정도다. 자부담은 없다. 희망하는 여성사업장은 신분증, 사업자등록증 사본, 사업 지원신청서를 구비해 이달 말까지 사업장 주소지 읍·면 행정복지센터 복지민원팀으로 신청하면 된다. 군 관계자는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사업장에 남자손님 여러명이 한꺼번에 오거나 만취한 남성손님이 있으면 주인들이 불안해 한다”며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인간 발목 연골은 도마뱀 수준 재생 능력 지녔다

    [핵잼 사이언스] 인간 발목 연골은 도마뱀 수준 재생 능력 지녔다

    인간의 발목 관절에 있는 연골은 도마뱀 수준의 재생 능력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듀크대 연구진은 인간의 발목과 무릎 그리고 엉덩이에 있는 관절 연골에서 각기 다른 재생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9일자에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연구 책임저자인 버지니아 바이어스 크라우스 박사(의학·병리학·정형외과 교수)는 “이번 결과는 잠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흔한 관절 장애인 골관절염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연골에 있는 단백질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조직에서 새로 생성된 단백질은 오래된 단백질과 반대로 아미노산 변환을 거의 또는 전혀 하지 않는다. 이런 과정을 이해해 연구진은 고감도 질량 분광법으로 콜라겐을 포함한 연골의 주요 단백질의 나이를 구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연골의 나이는 신체 어느 부위에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발목의 연골이 가장 젊었으며 그다음은 무릎의 연골이고 엉덩이의 연골이 가장 늙어 있었다는 것이다. 즉 인간 연골의 나이와 신체 부위 사이의 이런 상관관계는 다리나 꼬리 끝 등 사지의 가장 먼 끝 부분을 더 쉽게 재생하는 동물의 능력과 일치한다. 또한 이 결과는 왜 사람들이 무릎 부상과 특히 엉덩이 부상에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종종 관절염으로 발전하는지 그리고 발목 부상은 더 빨리 치유되고 덜 심각한 관절염이 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진은 이런 과정이 마이크로RNA로 불리는 분자들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실제로 마이크로RNA는 도롱뇽이나 제브라피시, 또는 도마뱀 등 사지나 지느러미 또는 꼬리 재생 능력을 지닌 동물에게서 더 활발하게 작동한다. 따라서 연골에 있는 마이크로RNA를 활용하면 관절염을 예방하거나 늦추고 심지어 치료하는 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포기할 줄 아는 용기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포기할 줄 아는 용기

    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남았다. 매년 이맘때 진료실에서는 수능 원서를 넣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의외로 20대 중후반이 많다. 이미 여러 번 재수를 했거나, 괜찮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조금 더 했으면 좋은 대학에 갔을 것이라는 미련이 사라지지 않아 가을만 되면 입시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다른 걸 해볼까 생각해 봐도 그래도 제일 오래 해보고 익숙한 게 수능 공부라고 말한다. 이들의 특징은 자신의 가치와 다니고 있거나 가고 싶은 학교를 동일시하는 경향이다. 지금 우울하고 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은 제일 큰 이유를 입시의 실패로 본다. 열기가 전보다 덜하지만, 매년 신춘문예 시기마다 응모하는 문학 지망생들이나 사법고시 시절 고시촌에서 10년 넘게 살며 트레닝복과 물아일체가 됐다는 전설의 장수 고시생들도 떠오른다. 공통점은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노력해 결국 성공했다는 사전오기의 신화가 우리 모두의 마음에 각인돼 있다.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한 한국의 문화에서 차마 “이제 그만하자”고 말하지 못한다. 더욱이 그랬다가는 그동안 들인 시간과 에너지를 고스란히 손해로 인정해야 한다.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치명적이라 느낄 만하니 더욱 포기하지 못한다. 여기에는 자존감과도 연관이 있다. 짐작건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포기하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애덤 디 폴라는 자존감이 높은 군과 낮은 군으로 나눠 어려운 추론 문제를 풀게 했다. 참가자들이 꽤 어렵다고 느낄 만한 문제였고, 한 세트가 끝날 때마다 실제와 상관없이 성적이 하위 3분의1이라고 알려 줬다. 이후 다음 세트를 더 해볼지, 아니면 추론 문제를 그만두고 창의성 문제라는 다른 주제로 바꿔 볼지 선택하라고 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한 번 실패했을 때에는 다시 해보겠다고 했지만, 반복해서 낮은 점수를 받자 다른 주제로 넘어가겠다고 결정하는 비율이 자존감 낮은 사람보다 높았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여러 번 실패해도 여전히 추론 문제를 재시도하는 걸 선택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주어진 과제에 대한 동일시 경향이 낮았다. 행동의 목표가 타인의 평가보다 자신이 선택하고 잘하는 것을 찾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번 실패를 하면 다시 시도를 하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실패하는 경우 ‘아 이건 나와 맞지 않는구나’라고 판단하고 어렵지 않게 그 과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어진 과제가 나란 사람을 구성하는 정체성의 핵심과 동일시된 것은 아니니, 그 과제에 실패한다고 해서 나란 사람의 핵심이 흔들리거나 훼손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난 왜 이것밖에 못하지? 사람들이 날 얼마나 우습게 볼까?”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이런 수치심을 느낄까봐 다른 과제로 쉽사리 넘어가지 못한다.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잘 못한다는 것도 알지만, 일단 여기서 기본은 해서 외부의 나쁜 평가를 받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이 된다. 그래서 실패를 거듭하는데도 포기하지 못한다. 불굴의 의지 같지만, 실은 대책 없이 반복만 하고 있으면서 부정적 감정만 차곡차곡 쌓여 간다. 포기의 용기가 필요한 이유다. 끝없이 매달려 있는다고 고진감래의 날이 오기보다 그저 그런 성적표만 내 앞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마음 안에 반복된 실패로 인한 열등감이 어느새 중심에 단단히 자리잡아 버린다. 자존감이 낮으니 반복된 실패에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그 결과 자존감은 더 떨어지는 악순환만 남는다. 어느 한계를 정해 놓고 그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보지만, 아니다 싶은 순간이 오면 손해를 직면하더라도 과감히 포기를 선언하는 마음가짐은 어떨까. 과한 동일시를 하지 않는 한 실패를 인정하고 포기한다고 삶의 코어는 훼손되지 않는다. 좋은 점은 반복되던 고통을 더이상 느끼지 않아도 되고, 새로운 일이 내 재능과 합이 맞는 걸 발견할 의외의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잘 못하는 것에 매달려 있다가 새 일을 시작할 에너지조차 남지 않게 소진돼 버리기 전에 포기할 건 포기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오랫동안 나를 지켜내 줄 용기라 생각한다.
  • 걸그룹에 청순·섹시·애교 뺐더니… “예쁜 애 말고 멋진 애”

    걸그룹에 청순·섹시·애교 뺐더니… “예쁜 애 말고 멋진 애”

    Mnet 경연 프로그램 ‘퀸덤’의 인기가 뜨겁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 결과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퀸덤’은 한날한시에 새 싱글을 발매할 케이팝 대세 걸그룹 6팀의 컴백 대전을 표방하고 나선 프로그램이다. 치열한 경쟁 콘셉트는 설핏 잔인해 보이지만, 연일 걸그룹들의 매력이 재발견되는 것이 흥미를 돋운다. 걸그룹 A.O.A의 ‘너나 해’는 슈트 차림의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여장한 남성 댄서들의 보깅댄스(모델의 워킹에서 따온 댄스)로 성 고정관념을 타파했다는 평가를 들었고, 오마이걸의 ‘데스티니’는 동양적인 편곡과 안무로 눈길을 끌었다. ‘퀸덤’을 기화로 보이는 달라진 걸그룹들의 모습은 무엇일까. 청순·애교·섹시라는 기존 콘셉트를 넘어 제3의 영역으로 가고 있는 게 과연 맞을까. 대중음악평론가·시인·기자는 머리를 맞대 달라진 걸그룹상을 조명해 봤다.●프로 정신으로 무장한 걸그룹 이정수 기자 ‘퀸덤’ 보고 계세요? 서효인 시인 N차로 보고 있어요.(웃음) 이정수 초반부터 본 건 아닌데, 무대에만 그치지 않고 멤버들 간 케미가 흥미로워서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김윤하 평론가 아이돌 덕질하는 데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이돌들끼리의 관계성이거든요. 지금까지는 남성 아이돌 쪽에서 흔하던 ‘덕질’ 방식인데, 퀸덤을 통해서 여성 아이돌 쪽에서도 얘기가 많이 되고 있어요. 같은 95년생 보컬 유닛으로 두려움 없는 직진 캐릭터 러블리즈 케이와 그런 케이의 기세에 수줍게 리드당하는 마마무 화사가 요즘 화제죠. 기존 이미지와 전혀 다르기도 하고요. 그런 식의 관계성, 캐릭터 소비가 흥미로워요. 이정수 무대는 어때요?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를 꼽는다면. 서효인 가장 최초의 환호는 A.O.A의 ‘너나 해’였어요. 추석 때 부모님 댁에서 송가인을 못 보게 하고 ‘너나 해’를 볼 정도였죠.(웃음) 처음에 밴드로 나왔던 A.O.A가 흥행이 잘 안 되고 ‘짧은 치마’로 섹스 어필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낀 적도 있어요. 인기를 얻은 이후에도 ‘역사 의식 논란’이나 자연스럽지 못한 멤버 탈퇴 등 그룹 자체가 실력이 돋보인 적은 없었죠. 그런데 ‘퀸덤’ 무대를 보니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장난이 아닌 거예요. 역시나 연차에서 오는 구력이 있었어요. 특히 ‘너나 해’에서는 멤버 지민이 프로듀싱했던 게 무대에서 고스란히 이뤄져서 ‘능력자구나’ 했어요. 도입부의 랩도 상당했고요. 김윤하 그 도입부가 ‘솜털이 떨어질 때 벚꽃도 지겠지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나는 나무다)’로 시작하잖아요. 그 랩 가사만으로 지금의 여성 아이돌들이 처해 있는 여러 상황을 보여 줬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든다는 것만으로 인기가 하락하고 주목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얘기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에게도 깊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였어요. ‘너나 해’ 끝날 때 슈트 입은 설현이 무표정을 짓다 싱긋 웃음을 지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성 아이돌의 사랑스럽다거나, 사랑을 바란다거나 하는 식의 웃음이 아니라 자신만만한 웃음이어서 매력적이었어요. “봤지? 이게 우리야” 하는 느낌이랄까요.서효인 이른바 사극풍(?)이었던 오마이걸의 ‘데스티니’도 좋았죠. 멤버들 여섯 명 회의하던 내용이 그대로 무대에서 재현되는 것도 재미였고요. 댄스팀도 그렇고 편곡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는데, 소속사나 멤버나 각별히 정성을 들인 무대인 것 같았어요. ‘데스티니’ 후반부에 흰 천이 걷히며 아린과 지호가 나란히 서서 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은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짤’이다…. ●무대 구성에 목소리 내는 걸그룹 멤버들 이정수 ‘퀸덤’을 위시해서 걸그룹 이미지가 많이 바뀌고 있어요. 특히나 최근 편에는 멤버들이 무대 구성이나 프로듀싱에 직접 아이디어를 낼 때가 많더라고요. 걸그룹들은 보이그룹에 비해 작사, 작곡을 안 하는 수동적 이미지가 많이 강조됐었죠. 서효인 ‘아이들’의 전소연을 필두로 더 많이 알려지는 게 좋아요. 김윤하 사실은 일종의 고정관념이었죠. 여자 아이돌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만한 노래를 받아 부르고, 성적 대상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생각들이요. ‘퀸덤’은 재미있게도 출연진이 신인이나 연습생들이 아니라 경력 있는 아이돌들이라는 데서 아이돌로서의 프로페셔널함을 보여 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됐어요. 소연이나 지민 등이 셀프 프로듀싱을 하는 모습에 놀란 사람들이 많은 게 그 증거죠. 프로그램을 통한 이미지 재고도 놀라워요. 요즘 퀸덤 출연 그룹들의 프로그램 전후 이미지 변화 ‘짤’이 인기예요. 러블리즈 같은 경우에는 청순이나 여신 느낌에서 열정과 야망이 넘치는 캐릭터로 바뀌었고, 박봄은 멀게만 보이는 월드스타에서 푸근한 옆집 언니 이미지가 됐더라고요. 기존의 고정된 이미지를 타파하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입게 된 셈인데, 그룹의 미래나 생명연장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봐요. 팬이나 대중도 걸그룹을 좋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새롭게 알아 가는 거죠. 서효인 다소 납작했던 여성 아이돌들의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워요.●사회 전반에 상향되는 젠더 관련 기준 이정수 걸그룹들 콘셉트나 이미지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고 하셨는데, 다시 한번 짚어 본다면요? 서효인 예전에 여자 아이돌 타깃은 주로 남성인 철새 팬이었어요. 쉽게 왔다가 쉽게 떠나는 팬들에게 어필해서 물 들어올 노 젓는 방식이었죠. 지금 아이돌들은 마마무 같은 성공 케이스를 기점으로 남녀 팬 타깃을 굳이 나누지 않고, 되레 여성팬들도 주 타깃층이 되었어요. 단순히 행사용 그룹이기보다 앨범이나 콘서트 등 활동 방향성이 커졌죠. ‘이달의 소녀’나 CLC, 로켓펀치, 에버글로우 같은 경우 나올 때부터 남성팬 눈길을 확 끌기 위한 콘셉트가 보이지 않아요. 청순, 섹시, 애교에서 벗어난 콘셉트가 오히려 잘 먹힌다는 게 시대적 흐름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김윤하 재작년쯤부터 신 전반적으로 그런 변화가 느껴져요. 모두가 ‘걸크러시’라고 퉁쳐 버리기도 하지만, 섹시·청순·애교라는 기존의 걸그룹 프로토타입에서 벗어나 제3의 영역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까요. 물론 ‘걸크’가 유행이라며 가볍게 접근한 기획도 많고, 아직은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건 어쨌든 이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거죠. 이야기를 조금 확장시켜 보면, 전 가끔 지금 우리가 여성을 좋아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배워 가고 있는 중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서효인 우리나라에서 젠더 이슈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면, 여자 아이돌 좋아하는 게 괴로운 일이에요. 낮은 기준조차 통과하지 못하거든요. 우리 사회에서 논란의 유무와 상관없이 실제로 많은 분야에서 젠더 관련 기준이 많이 상향된 게 사실이고, 그 한복판에 걸그룹 산업도 있죠. 부지불식 간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고, 갈 길은 멀지만 달라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이정수 변화가 있는 건 맞지만, 그 변화가 유의미한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어요. ‘청순’ 말고 다양한 콘셉트가 나왔다고 하셨지만 아직도 기본은 청순이고요. 케이팝 팬덤의 해외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애교가 먹히는 콘셉트가 아니어서 블랙핑크가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게 아닐까요. 과거에도 ‘머리하는 날’처럼 센 캐릭터를 유지했던 베이비복스 같은 그룹이 있었고, 샤크라처럼 이국적인 그룹도 있었어요. 김윤하 저도 아예 없던 게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베이비복스, 샤크라 등이 대중적 인기를 끌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들이 아이돌신의 주류인 적은 없었어요. 그들이 당시 걸그룹 가운데 좀 튀는 존재들이었다면, 지금은 최근 주목받는 걸그룹 이미지에 가깝죠. 세계의 주인공이 되겠다며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에버글로우’나 ‘절대 기 죽지말고 네 꿈을 쫓으라’는 ‘있지’처럼요. 서효인 지금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니즈가 달라진 것도 살펴봐야 해요. 예전엔 ‘예쁜 애 옆에 예쁜 애’였는데 이제는 누구는 춤, 누구는 중저음 하는 것처럼 각 멤버마다 특성을 부여해요. 실력에 기반한 장점과 매력을 만들고 나오는 게 중요하거든요. 김윤하 중요한 건 누구 하나만 잘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기획하는 사람, 행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 모두가 이러한 변화에 동의를 하고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궁극적으로 바뀔 수 있을 거예요.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 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아들 어딨나” “업무와 무관”… 野·박원순 고성 설전

    이언주·조원진, 병역비리 의혹 재가열 “정치공세… 질문 못하게 해달라” 방어 “박주신씨 어디에 있나?”VS “이건 정치 공세다.” 1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박원순 시장의 아들 이름이 뜬금없이 이슈가 되며 고성이 오가는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첫 질의에 앞서 박 시장에게 아들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박 시장이 “아들 얘기가 왜 (나오냐)”라고 반문하자 이 의원은 “그냥 궁금해서요. 제가 (소재를) 알아서 물어보는 것이다. 저는 참 이해가 안 간다. 그냥 나타나서 증인 나오시면 될 텐데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서울시 업무와 아무 상관이 없고 이미 공공기관이 아무 문제 없다고 답했다”며 “저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2016년 2월 법원은 박 시장 낙선을 위해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 박사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후에도 일각에서는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오후 재개된 국감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다시 이 문제를 끄집어냈다. 조 의원은 “박주신 재산이 868만원, 박 시장 따님 재산이 29만원이다. 박주신씨 어디 있느냐”며 “박주신 (병역 관련) 소견이 가짜라는 얘기가 있지 않나. 떳떳하게 나와 ‘엑스레이 찍으니 이렇다’라고 하는 게 5분도 안 걸린다. 그걸 왜 (안 하고) 5년간 방랑자를 만드느냐”고 했다. 이에 박 시장은 “국감이 개인 문제 따지는 곳이냐. 완전히 정치적 공세다. 이건 국감 관련 법률 위반인 거 같다”며 위원장에게 해당 질문을 못 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분위기가 격앙되자 전혜숙 위원장은 조 의원에게 “대선 후보 청문회도 아니고 장관 청문회도 아니다.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박 시장에게 답변하지 말라고 하며 상황을 정리하려 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목소리를 높이며 물러서지 않았고, 이에 여당 의원들이 “쓸데없는 질문하고 있다. 여기가 검찰이냐”고 비난하면서 한동안 소란이 이어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조국, 검찰개혁 적임자였다” 사퇴 아쉬워한 박원순

    “서울교통공사, 조직적 채용비리 없었다” 아들 증인 출석·광화문광장 두고 입씨름 1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들 문제와 관련해 이언주 무소속 의원과, 우리공화당의 광화문광장 천막 당사와 관련해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 서울시가 재의를 요청한 것이 논란이 됐다. 정인화 무소속 의원이 박 시장에게 “감사 결과 공사 정규직 전환자 중 192명이 재직자와 친인척으로 확인됐는데 이들을 일반직으로 채용하기 위해 기간제 채용이 사다리로 사용됐다는 감사원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핵심은 조직적인 채용비리는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이 의원과 아들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의원이 박 시장에게 “아드님 박주신씨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라고 묻자 박 시장은 “아들 얘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얼굴을 붉혔다. 이 의원은 재차 “아니, 저는 참 이해가 안 간다. 그냥 나타나서 증인으로 나오시면 될 텐데 왜 나타나지 않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박 시장은 “왜 아무 상관없는 것을 국감장에서 언급하느냐”며 “이 문제(아들 병역기피 의혹)는 오래전에 다 정리가 됐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정리가 안 됐다”고 재반박했다. 또한 조 의원은 서울시가 시행한 광화문광장에 무단 설치된 우리공화당 천막 당사 행정대집행에 대해 “용역 깡패 회사를 동원해 쇠망치를 휘두르고 시민을 내동댕이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오히려 공무원이 많이 다쳤다”면서 “상호 폭력은 경찰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는데 여전히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보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조 장관을 오랫동안 알고 있는 입장에서 검찰개혁을 확실히 해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법무부, 조국 사퇴로 장관 없이 국정감사 치른다

    법무부, 조국 사퇴로 장관 없이 국정감사 치른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밝히면서 15일로 예정된 법무부 국정감사는 장관이 공석인 상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리는 법무부 국감에는 조 장관 대신 김오수 차관이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한다고 법무부는 14일 밝혔다. 관례상 각 부처 국감에는 장관이 직접 출석해 답변한다. 하지만 조 장관이 이날 사의를 표명한 만큼 청와대의 사의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차관이 대신 답변에 나서기로 했다. 따라서 여야 법사위원들의 질의도 조 장관 일가에 관한 여러 의혹에서 조 장관이 내놓은 검찰개혁 방안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사퇴와 상관없이 조 장관을 불러 질의·답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감은 법무부 청사가 아닌 국회 법사위 회의실에서 진행된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지난 2일 대법원 국정감사를 마무리하면서 법무부 국감 장소를 국회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01:59:40’…불가능을 깬 서른다섯 살 ‘마라톤 맨’

    ‘01:59:40’…불가능을 깬 서른다섯 살 ‘마라톤 맨’

    1시간대 최초 진입… IAAF 비공인 기록 페이스메이커 7명·보조 요원 등과 달려 음료 전달·형광색 빛 쏘면서 ‘속도 조절’ “인간이 해내지 못했던 일… 역사적 순간”지난해 베를린마라톤 대회 남자부 우승자(2시간01분39초)이자 세계 마라톤 1인자 엘리우드 킵초게(35·케냐)가 42.195㎞의 마라톤 풀코스에서 2시간대 벽을 허문 인류 첫 인간이 됐다.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이 공인하지 않은 기록이지만 킵초게의 도전을 통해 1시간대 진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킵초게는 1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프라터 파크의 ‘INEOS 1:59 챌린지’에서 1시간59분40초2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영국 화학기업 INEOS가 최초의 ‘2시간 돌파’를 위해 후원한 비공식 마라톤 경기였다. 이번 도전에서는 42.195㎞ 풀코스를 뺀 IAAF의 마라톤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페이스메이커 등을 활용했다. INEOS는 최적의 기온과 습도 등을 감안해 현지시간 12일 오전 8시 15분 도전을 시작했고, 유튜브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킵초게는 7명의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출발했다. 5명은 킵초게 앞에서 V자를 그리며 달렸고, 2명은 좌우 뒤에서 뛰었다. 4㎞를 기준으로 페이스메이커가 교체됐다. 마지막 5.195㎞만 페이스메이커 9조 선수들이 킵초게와 함께 뛰었다. 이날 뛴 페이스메이커는 총 41명이었다. 자전거를 탄 보조 요원들은 킵초게가 필요할 때 음료를 전달했고, 킵초게 앞에 달리는 차는 형광색 빛을 쏘며 ‘속도 조절’을 도왔다. 도전을 시작하기 전 “마라톤 2시간 벽 돌파는 인류가 달에 발을 처음 내딛는 것과 같다”고 했던 킵초게는 레이스를 마친 뒤 “인간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걸 알려서 기쁘다. 여러 도움 속에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킵초게는 2017년 5월 이탈리아 몬자의 포뮬러원(F1) 서킷에서도 나이키가 개최한 마라톤 레이스를 펼쳤다. 당시 2시간26초의 레이스로 첫 번째 ‘2시간 벽 돌파 이벤트’는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한 끝에 2시간 벽을 깼다. IAAF는 킵초게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이와 상관없이 킵초게는 “인간이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 언젠가는 공식 마라톤 대회에서도 2시간 벽을 돌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대화가 필요해”…경기도민 10명 중 8명 ‘워라밸’ 불균형

    소득 낮고 미취학 자녀 많을수록 불균형가족간 대화 부족·환경 저하順 문제 꼽아 소득수준이 낮고 미취학 자녀가 많을수록 가정과 직장생활의 균형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13일 도 거주 30, 40대 기혼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와 휴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상관관계를 분석한 ‘워라밸 불균형과 휴가 이용 격차’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사결과 응답자 80.4%는 가정과 직장생활 간 갈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가족 간 대화 시간 부족’(44.1%), ‘집안 환경 저하’(25.1%), ‘가족과 마찰횟수 증대’(16.6%) 등의 문제가 드러난다고 했다. 갈등경험 정도는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84.9%)가 없는 경우(77.3%)보다 7.6% 포인트 높았다. 미취학 자녀 수가 많을수록 갈등경험 정도도 높아져 3자녀 이상일 경우 90.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월 소득 400만원 미만이면서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51.8%가 워라밸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400만원 이상이면 40.1%로 나타나 소득수준이 높으면 워라밸 실현도 높아졌다. 한국의 연차휴가 일수는 주요 선진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낮은 평균 15일에 사용일수도 8일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에 대해 ‘상사와 동료 눈치’(25.2%)라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과도한 업무(22.7%), 여행비용 부담(13.7%) 순으로 나타났다. 미취학 자녀가 많을수록 비용에 부담을 느껴 여행휴가 비중(40.0%)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지원정책을 도입하면 기대효과로 부모·자녀관계에 ‘긍정적 영향’(88.4%), 자녀동행여행 증가(84.5%), 워라밸 증진(83.4%) 등을 들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주요 변수를 자녀 수로 해 자녀 없음(200명), 1명(350명), 2명(350명), 3명 이상(100명)으로 나눠 모바일 설문조사했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 ±3.10%다. 김도균 전략정책부장은 “월라밸 취약계층의 휴가권 보장을 위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경기도형 휴가지원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자사고 입학생 ‘강남3구’ 집중 … 외고·국제고 입학생 배출 1위는 국제중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에 입학하는 학생이 ‘강남 3구’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특정 국제중학교에서 외국어고와 국제고 학생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등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의 입학생에서 특정 지역과 학교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학년도 자사고·외고·국제고 입학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사고 입학생의 출신 중학교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초구(791명), 강남구(770명), 송파구(647명), 양천구(538명), 대전 서구(314명) 순으로 많았다. 학교별로는 서초구 A중학교(129명), 서초구 B중학교(121명), 강남구 C중학교(120명), 전남 광양시 D중학교(115명), 충남 아산시 E중학교(109명) 순으로 나타났다. 외고 입학생의 경우 지역별로는 경기 고양시(249명), 충북 청주시(173명), 경기 성남시(170명), 경남 창원시(168명), 경기 용인시(145명) 순으로 많았다. 학교별로는 F국제중(45명), 과천시 G중학교(39명), 양천구 H중학교(28명), 고양시 I중학교(26명), 광명시 J중학교(22명) 순이었다. 고양시가 가장 많은 것은 고양외고와 김포외고의 영향이 컸으며, 대원외고 입학생의 경우 K국제중(36명), 서초구 L중학교(10명), 강남구 M중학교(8명) 순으로 많았다. 국제고 입학생은 지역별로는 경기 고양시(125명), 경기 화성시(58명), 경기 용인시(56명), 경기 가평군(52명), 세종시(47명) 순으로 많았다. 학교별로는 N국제중학교(51명), 고양시 O중학교(10명), 세종시 P중학교(10명), 고양시 Q중학교(9명) 순으로 많았다. 한편 청심국제고 입학생의 경우 R국제중(48명), 분당 S중학교(5명) 순이었다. 자사고의 경우 ‘강남3구’ 입학생 수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특히 서초와 강남의 특정 학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고와 국제고의 경우 입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가 국제중이었다. 박경미 의원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자녀의 진학 학교 경로의 상관관계가 이미 중학교 때부터 고착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사교육의 시기와 강도에도 영향을 주는만큼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가정폭력 벌금형 이상 땐 국제결혼 초청 영구 금지

    아동 성범죄 전과자 10년 이내 금지 “여성이 선택하게 정보 줘야” 지적도 앞으로 가정폭력 전과자는 영원히 국제결혼을 위한 외국인 초청을 하지 못하게 된다. 결혼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4일 가정폭력 범죄로 벌금형 이상을 확정받은 한국인은 경과 기간과 상관없이 결혼·동거를 위한 외국인 초청을 불허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출입국관리법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 앞서 서울신문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 여성을 한국인 남성이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2009~2019년 전국 결혼이주 가정에서 발생한 강력범죄 판결문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결혼이주 여성 40명 가운데 5명이 배우자의 가정폭력으로 끝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도 지난 8월 결혼이민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결혼이주 여성 대상 가정폭력 사전 예방 환경 조성에 나섰다. 이미 법무부는 2014년부터 지침을 통해 가정폭력 전과자는 형 확정 5년 이내에 사증을 발급해 주지 않았으나, 이번 개정안은 ‘5년’에서 ‘경과 없이’로 사실상 기간 제한을 없앴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정폭력범죄 사범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벌금형 이상, 성폭력범죄 및 특정강력범죄는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은 자는 확정 10년 이내에 초청이 불허된다. 지침의 5년 기간을 두 배로 늘렸다. 또 허위 혼인신고의 경우 지침과 마찬가지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도 5년 이내엔 허용되지 않는다. 단 자녀 출산 등 인도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신청이 가능하다. 국제결혼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현실을 감안해 법무부는 법안 공포 후 6개월 뒤에 개정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법안 공포는 내년 4월쯤 이뤄질 계획이기 때문에 실제 시행은 이르면 내년 10월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번 법무부 개정이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변호사는 “미국은 자국인과 국제결혼을 하려는 외국인 배우자에게 가정폭력 전과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선택권을 외국인에게 준다”면서 “가정폭력 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제결혼을 막는 것은 단편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하려는 외국인 여성에게 정보를 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씨줄날줄] 학교 밖 학생들의 ‘진학권’/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학교 밖 학생들의 ‘진학권’/황수정 논설위원

    2학기 중간고사를 대부분 마무리한 이즈음. 고교 1, 2학년 교실에는 ‘결단의 시간’이 오게 마련이다. 대학을 정시로 갈 것이냐 수시로 갈 것이냐 거의 판가름이 날 때. 내신 성적을 만회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면 일찌감치 정시로 방향을 잡아 학습 방안을 새로 짜야 한다. ‘정시 올인’을 최종 결정한 학생에게는 그때부터 학교에서의 다양한 교과 과정은 거추장스러운 짐이다. 수능 시험과 상관없이 전 과목을 다 공부해야 하는 중간·기말 고사, 동아리·봉사 활동, 각종 수행 평가 등이 낭비라는 판단이 들기 때문이다. 이럴 때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게 되는 것이 ‘자퇴’ 고민이다. 정시 준비에 전력하기 위해 자퇴를 결심하는 학생이 갈수록 많아진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입시전문 업체가 서울지역 고교 자퇴 현황을 분석했더니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이른바 교육특구에서 학업 중단자 수는 특히 더 두드러졌다는 조사치도 있다. 진학 전략을 세운 자퇴생들은 그래도 사정이 낫다. 학교생활 부적응 등 피치 못할 사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학생’들에게 진학은 뛰어넘기 힘든 장벽이다. 검정고시 준비생들의 인터넷 정보 블로그에서는 “대입 수시 전형을 준비하고 싶어도 입시 정보가 없어 막막하고 불안하다”는 글들이 많다. “수시 전형이 80%를 차지하는 현실인데,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진학 정보는 빈약해도 너무 빈약하다”는 하소연이 한둘이 아니다. “수능 원서를 어떻게 접수하는지조차도 몰라 당황스러웠다”는 경험담도 섞여 있다. 학교 밖으로 나온 청소년의 상당수는 학업 자체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5~2019년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 753명을 설문조사했더니 절반가량이 검정고시(24.6%)와 대입(24.6%)을 준비한다고 답했다. 대학 진학 과정에서 불이익을 경험했다는 답변은 18.5%였다. 재작년 헌법재판소는 검정고시 출신의 대입 수시 지원 제한 규정을 위헌으로 결정했다. 그 결정으로 지난해부터 주요 대학들이 검정고시 출신의 수시 지원을 허용하겠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깜깜이’다. 자녀가 검정고시로 대학을 준비한다는 학부모는 “논술전형에도 검정고시생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하더니 고교 내신등급을 환산하는 기준이 검정고시 점수인지 논술 점수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어떤 대학도 입시 요강에 그 기준을 공지하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특혜 논란에 교육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예정에도 없던 입시 개선안을 만들고 있다. “이참에 학교 밖 학생들의 진학에도 불이익이 없도록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새겨들어야 한다. sjh@seoul.co.kr
  • 2년 넘게 멈춰버린 군산… “현대重 재가동 공약은 희망고문”

    2년 넘게 멈춰버린 군산… “현대重 재가동 공약은 희망고문”

    20명 남짓 남은 공장은 교도소처럼 적막 빈 원룸 50%·아파트 헐값에도 거래 ‘0’ 사람도 상권도 빠져 지역 상인들 울상 정부 고용 지원에도 재취업 고작 150명 市 “관광·신재생에너지 육성방안 추진”“한때 5000명도 넘게 북적이던 공장에 이제 20여명만 남으면서 군산은 희망을 잃은 도시로 전락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2년 넘게 가동을 중단한 공장은 텅 빈 채 황량한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이 자랑하는 1650t짜리 골리앗 크레인은 멈춰 선 지 오래다. 직원들이 출퇴근하던 회색빛 철문은 굳게 닫혀 외부와 단절된 교도소 담장처럼 보였다. 바로 옆 통근버스 승강장 주변은 잡초가 무성히 자라 쓸쓸함을 더했다. 군산은 지난 2017년 시작된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도시 전체가 마비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2017년 문을 닫은 데 이어 지난해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돼 산업 기반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 들리지만 군산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정부는 지난해 4월 군산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고 지난 4월 지정기간(1년)을 한 차례 연장했지만 경기가 살아날 산업 호재가 없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현대중공업과 한국GM 직원들이 몰렸던 오식도동 원룸단지는 오가는 사람조차 보기 힘들었다. 이곳에 빽빽하게 들어선 500여 동의 원룸단지 공실률은 50%에 이른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85개 협력업체 가운데 67개가 문을 닫아 4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1만명의 대량 실업 사태를 가져왔다. 근로자가 없다 보니 경기가 좋을 때는 월세 30만~40만원을 줘도 구하기 힘들었던 방이 요즘은 반값인 20만원에도 나가지 않는다.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아예 원룸을 팔아달라며 열쇠를 통째로 맡겨놓은 집주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식당가도 손님이 없어 문을 닫는 분위기”라면서 “현대중공업 재가동 전에 군산 경제가 살아날 가망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시를 지탱하던 산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군산 경제 전체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에서 발행한 군산사랑상품권으로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들이 근근이 연명하고 있다. 인근 골목시장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B(54)씨는 “대기업 두 곳이 빠져나간 뒤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C씨는 “영업해서 본전도 못 건진다. 도시 전체가 너무 우울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정부가 군산의 고용을 늘리기 위해 지원하고 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다. 지난 2년간 고용위기 해소를 위해 국가예산 1680억원이 투입됐고 18억원은 고용위기 종합센터 설립에 쓰였지만 재취업은 고작 150명에 그쳤다. 인구는 줄고 실업률은 높아졌으며 부동산 경기마저 된서리를 맞았다. 군산시 인구는 2012~2015년 27만 8000명을 유지했으나 지난 9월 말 27만 880명으로 최근 2년 동안 7000명 넘게 감소했다. 빠져나간 인구는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떠난 젊은이들이다. 도시가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도 바닥이다. 한국감정원의 지난 2분기 기준 군산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5%다. 네 집 가운데 한 집은 빈 점포다. 아파트는 신축 물량도 거래가격이 분양가를 밑돌 만큼 제값을 받지 못한다.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떨어진 헐값에 내놓아도 거래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 대한 원망만 커지고 있다. 군산시민들은 “현대중공업 재가동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희망고문’에 지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지역경제를 떠받치던 대기업 두 곳이 문을 닫은 충격으로 대량실업과 경기침체 공포가 현실로 엄습한 만큼 보다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한편 군산시는 무너진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대기업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체질을 바꾸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체감하기는 이르다. 김성우 군산시 지역경제과장은 “단시일 내에 경기회복은 어렵지만 강소기업과 시민주도 관광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10% 할인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군산사랑상품권이 4000억원 판매실적을 올려 골목상권 등에 단기적 응급처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군산공장을 인수한 명신이 2021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하고 군산형일자리 사업이 확정되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군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두 학자가 바라본 ‘광장 정치’

    두 학자가 바라본 ‘광장 정치’

    서초동과 광화문. 광장의 세 대결이 이번 주를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이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서초동 집회 주최 측은 “12일 집회를 끝으로 당분간 집회를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첨예하게 갈라선 민심은 쉽게 수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조 장관을 비판해 온 이택광(51)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교수와 서초동 집회에 적극 참여한 김민웅(63)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게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물었다. 이 교수는 “조 장관을 감싸는 정부와 여당은 상위 10%를 위한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광장의 대립을 “촛불혁명으로 일궈 낸 성과를 발전시키려는 세력과 이에 저항하는 움직임의 충돌”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들 없는 서초동 촛불…상위 10%를 위한 민주주의” -한글날에도 광화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반대 집회가 열렸다. 집회의 성격을 어떻게 보나. “광화문 집회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자유한국당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큰 축이지만 이들만 참여하는 건 아니다. 원래 이들 집회에는 100명도 안 모인다. 이번에 수십만명 모인 건 조 장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곳곳에서 싸움이 나는 등 집회가 일사불란하지 않은 것도 참가자들이 이질적이었기 때문이다.” -조 장관을 지지하는 서초동 집회는 어떻게 보나. “서초동 집회는 광화문과 달리 성격이 간단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집회다. 박근혜 정부 시절 ‘촛불 세력’의 연장이라고 볼 수 없다. 민주노총을 비롯해 당시 촛불집회에서 주요 역할을 한 단체는 다 빠졌다.” -민주당 지지자 외에는 검찰개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검찰개혁에는 모든 사람이 다 동의한다. 다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톨게이트 노동자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문제, 노동시간 단축 적용 등 일반인에게 검찰개혁보다 더 절실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 ‘조국 사태’에 묻혔다. 이렇게 노동자를 버리고 가는 건 상위 10%를 위한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장관 찬성 쪽 일각에서는 의혹이 장관 본인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정치인과 비교하면 큰 흠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도덕적 타락이다. 지금까지 진보가 보수를 이긴 유일한 자산이 도덕성이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건가. 딸의 단국대 논문 1저자 문제만으로 충분히 낙마 사유다. 정부와 여당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딸 의혹을 끌고 올 게 아니라 오히려 고위공직자 자녀 전수조사를 주장했어야 한다.” -조 장관이 물러나면 검찰개혁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겠나. “왜 조 장관만이 검찰개혁을 해야 하는지 설득되지 않는다. 조 장관 외에도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여 준 사람은 많다. 정부와 여당이 조 장관만 감싸면서 검찰개혁 문제를 장관 개인의 문제로 좁혔다.” -서초동 집회가 대의제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라는 평가도 있다. “직접 민주주의라고 보기 힘들다. 직접 민주주의는 대의제를 파괴하거나 발전시켜서 더 많은 목소리를 담으라는 거다. 그런데 서초동 집회는 단순히 지지 세력의 결집이다. 현 제도를 더 강화하자는 주장만 한다.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직접 민주주의가 아니다.” -진보의 이중성이 드러났다는 점은 어떻게 보나. “이때까지의 진보가 ‘강남 좌파’ 진보였다는 게 드러났다고 본다. 조 장관 딸이 ‘고졸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발언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대학에 가지 않은 고졸 청년이 얼마나 많나. 그런데 그런 발언을 하고 그 발언을 옹호하는 건 이들이 생각하는 진보라는 개념이 그 정도였다는 뜻이다.” -대통령과 여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지금 정부 여당은 조 장관만 있으면 검찰개혁이 될 것 같은 판타지를 만들고 있다. 그런데 검찰개혁 주체는 대통령 아닌가. 청와대와 국회가 당사자가 돼야 하는데 왜 조 장관 지키기로만 끌고 가나. 선거 공학적 관점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아니라 국민이 동의하는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 그게 정부와 조 장관이 사는 길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檢 정치적 역할에 강한 분노…‘조국수호’ 자체가 검찰개혁” -시민들이 서초동에 모인 이유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검찰이 하지 말아야 할 정치적 역할을 과도하게 한 것에 분노했다. 대통령의 임명 행위를 검찰이 개입해 교란한 것은 민주주의 작동원리와 헌법 정신에 대한 전면 공격이다. 확인되지 않은 검찰발 언론보도로 사안을 단정 짓게 하고 유죄가 확정된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것에도 시민들이 분노했다.” -조국수호가 어떻게 검찰개혁으로 연결되나. “검찰개혁의 최전선에서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수행할 장관이 바로 그 개혁 대상의 공격으로 물러나면 검찰개혁은 첫 단계에서 좌초되는 것이다. 청문회나 검찰 수사를 보면 (정치권과 검찰이 타협한) 인물이 아니면 법무부 장관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조국수호’ 구호는 조 장관에 대한 강력한 지지다. 그 힘을 가지고 검찰개혁을 하지 않으면, 검찰개혁의 시기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조국수호가 곧 검찰개혁이고 조 장관 자체가 검찰개혁의 중요한 깃발이 된 셈이다.”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민주적 통제가 핵심이다. 법무부를 통해 권력기관에 대한 지휘체계를 확실히 하라는 것이다. 검찰 본연의 기능은 보존하고 과잉된 권력은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게 개혁의 기준이다. 그동안의 수사 관행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이를 뒷받침했던 제도와 관습을 해체해야 한다.” -광화문 집회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였다고 보나. “태극기부대, 자유한국당, 보수 기독교.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한 집회이고, 기본적으로 동원체제다. 서초동은 미래로 나아가는 집회인 반면 광화문은 이미 정리된 과거를 복원해서 시대의 발목을 잡으려고 한다. ‘폐기된 과거의 낡은 사진’ 같은 집회다.” -서초동의 촛불을 보면서 정작 노동자나 취약 계층은 소외감을 느낀다고 한다. “저 힘의 10분의1이라도 노동 문제에 쏟아 주면 좋겠다는 섭섭함이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노동자의 권리나 사회적 취약 계층의 문제를 연대해서 푸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반영하기도 한다. 검찰개혁에만 집중함으로써 절박한 사안이 방치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당하다고 본다. 검찰개혁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 모두가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진보의 분열이라는 진단에 동의하나. “동의할 수 없다. 시대를 정확히 읽고 앞으로 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갈리는 것이다. 지식인은 민중의 삶과 미래에 헌신해야 한다. 현장 없이 논평만 하는 지식인들은 그런 역할과 임무로부터 스스로 퇴각하거나 아니면 역사에 기여하지 못한 자로 전락하고 있다.” -대통령과 정치권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나. “대통령은 조 장관의 검찰개혁에 힘을 확실히 실어 줘야 한다. 잘못된 관행과 헌법 유린 사안이 있다면 책임을 묻는 엄격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거리정치에 나선 것을 비난하며 광장의 파시즘을 이야기하는 비판도 잘못됐다. 정치는 거리와 일상에서도 이뤄진다. 국회의원들이 민주주의 현장에서 어떤 요구가 있는지 성실하게 듣고 성찰하는 게 먼저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나. “우리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진실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검찰과 언론이 이 지형을 비틀어버려서 교란됐다. 서초동 촛불집회를 통해 의회권력의 내용이 바뀔 것이고 언론의 지형도 변화될 것이다. 검찰권력의 변화도 꾀할 수 있다고 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여기는 호주] “인류 멸종에 반역하라” - 멸종반역 시위 현지 반응

    [여기는 호주] “인류 멸종에 반역하라” - 멸종반역 시위 현지 반응

    기후변화 방지 환경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이 주관하는 전 세계적인 환경 시위가 3일차로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환경 시위하면 평화적인 시위 분위기 였는데 이번에는 “체포되고 감옥을 가도 상관없다”며 작정하고 도로점거 불법 시위를 행동 강령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명백이 체포되고, 세계 대도시의 교통이 마비되는 교통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호주의 3대 도시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즈번에서도 이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시드니에서는 브로드웨이 도로를, 멜버른에서는 플린더스와 버크 도로를 점거하며 교통대란을 일으켰고, 브리즈번에서는 다리에 매달리는 퍼포먼스를 보여 시민들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교통 중심지를 점거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며 현재 40여명이 체포되었다. 이 기사를 쓰는 현재도 시드니 시내 시위를 관찰하는 경찰 헬리콥터와 경찰 사이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들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문제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불법시위를 목표로 하는 이들의 시위방법에 대한 언론과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다. 그동안 녹색당이나 환경단체는 환경시위를 할 때 공원에 모여 집회와 시위 신고를 미리 경찰에 알렸지만 이번처럼 불법 환경시위를 경험하게 되니 언론이나 시민들의 역반응도 만만치 않다.채널9 시사프로 '더 커런트 어페어'의 방송에서는 사망한 엄마의 유품을 시위대 때문에 정리하지 못하고 길에서 오도가지도 못하는 한 여성의 모습을 방송했다. 멜버른에 사는 샐리의 어머니는 이틀 전인 일요일 병원에서 사망했다. 병원에 남겨진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가야하는데 시위대의 점거로 차가 지나가지 못하자 그만 울음을 터뜨리며 시위대에 쌍욕을 하는 샐리의 모습이 그대로 방송됐다. 기자가 시위대에 사정을 이야기해 샐리의 차가 시위대를 통과하는 과정에 이번에는 시위대의 한 여성이 차를 막아섰다. 기자와 다른 시위 참가자의 제지로 이 시위 여성은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이 장면에서 취지는 좋지만 방법이 잘못된 시위대의 모습에 반감을 들어냈다. 호주 공중파 뉴스에서는 오늘의 시위 시간과 예정 장소를 알리는 뉴스가 메인 뉴스가 되었고 그 다음에는 시위대의 불법점거로 평범한 생활을 방해받는 일반시민들의 인터뷰가 올라온다. “환경문제도 중요하지만 매일 매일 일을 해야 먹고 사는 사람들 생각은 하지 않느냐”며 욕설이 들어가 삐처리가 되는 시민들 반응이 시위뉴스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호주 멸종저항 시위에 참가한 환경 운동가인 제인 모튼은 “우리는 그동안 탄원, 로비, 시위를 해왔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며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각 정부가 기후와 생태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우린 반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멸종반역 시위대의 경고와 불법시위가 정부 및 세계 지도자들에게 얼마나 효과를 발휘 하냐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2주 간의 불편함보다 인류멸종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이 즈음 일상생활을 지장 받고 있는 일반 시민들의 불편함을 이해하는 현명한 시위 방법도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hanmail.net 
  • 민원실 비상벨 누르면 5분 이내 경찰 출동… 악성 민원인 뚝!

    민원실 비상벨 누르면 5분 이내 경찰 출동… 악성 민원인 뚝!

    민원인들의 폭력과 난동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8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전국 자치단체에서 발생한 공무원 상대 민원인 폭력건수가 2017년 92건에서 지난해 166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8월 경북 봉화군의 한 면사무소에서는 민원인이 이웃 간 상수도 갈등과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고 엽총을 쏴 공무원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월 경기 화성의 한 주민센터에서는 50대 여성이 근무 중인 공무원에게 다가가 뺨을 때렸다. 폭력을 당한 공무원은 고막이 파열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들이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살벌한 근무환경에 맞서 지자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은 비상벨이다. 도시나 농촌, 인구 등 지자체 성격과 규모에 상관없이 비상벨이 민원업무 공간의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이장들이 행패를 부리는 악역을 맡아 모의훈련도 한다. 충북 지역은 현재 11개 시군 가운데 8곳이 민원실과 읍면동 주민센터에 비상벨을 달았다. 증평군은 지난 5월 군청 민원실과 읍면에 2개씩 비상벨을 설치했다. 악성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창구업무 담당자 책상 밑에 부착돼 민원인들은 볼 수 없다. 비상벨을 누르면 112상황실에 접수돼 5분 이내에 경찰이 출동한다. 군은 민원인 부당행위 수집을 위해 행정전화에 자동 녹취 기능을 설정하고 폐쇄회로(CC)TV도 구축했다.충주시는 지난 6월 시청 민원실과 25개 읍면동에 총 84개의 비상벨을 설치했다. 청원경찰을 호출할 수 있었던 비상벨이 민원실에 있었는데 좀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경찰과 연결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시청 민원실은 2개, 읍면동은 인구 등 규모에 따라 차등을 뒀다. 지난해 11월 5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려 직원들이 공포에 떨었던 연수동에는 가장 많은 4개를 달았다. 당시 이 장면을 목격한 주민센터 직원은 심리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센터를 다녔다. 충격으로 한동안 손을 떨기도 했다. 청주시는 올해 초 수곡2동 등 민원창구 3곳에 투명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했다. 조만간 시청 민원실과 읍면동에 비상벨도 마련할 예정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비상벨은 경찰 상황실과 전화통화까지 가능한 양방향통신과 비상벨을 통해 신호만 보내는 단방향 통신 2종류인데, 단방향으로 할 예정”이라며 “비상벨 1개 설치가격은 5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용인시는 다른 지자체보다 안전시스템이 촘촘하다. 시청과 구청 민원실, 31개 읍면동은 물론 민원이 많은 구청 사회복지과까지 비상벨이 있다. 민원실과 읍면동에는 청원경찰까지 배치됐다. 악성 민원인 제압을 위해 삼단봉과 호신용 스프레이도 갖다 놨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공간 입구에는 공무원 신분증이 있어야 문을 열 수 있는 안전문도 설치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난해 초 사회복지 담당자가 흉기에 찔리는 사고가 발생해 다른 곳보다 꼼꼼하게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요즘에는 고성을 지르는 민원인만 가끔 있을 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는 ‘고질민원 대응 및 공무원 안전대책 매뉴얼’을 제작해 시청 전 부서와 읍면동에 배포했다. ▲고질민원 일반 대응 매뉴얼 ▲민원응대요령 ▲특이상황별 대응요령 ▲녹음·녹화요령 ▲공무원 안전 및 보호대책 등 5개 세부상황별 대응방법이 담겼다. 매뉴얼에 따르면 민원인이 고함을 지르면 차 대접 등을 통해 진정을 시도하고, 행패가 계속되면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그래도 난동이 멈추지 않으면 신고하는 절차를 밟는다. 공무원들은 민원인 난동이 어둡고 무거운 사회분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취업난과 심화되는 빈부격차 등으로 인한 불만과 스트레스가 폭력으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민선시대가 시작되면서 민원인들이 화를 내도 공무원들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크게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공무원들은 안전한 근무환경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충주시의 한 주민센터 팀장은 “읍면동은 전체 직원의 70%가량이 여성 공무원이고 이들 상당수가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다”며 “이들이 민원인 폭력피해를 입으면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여성의 공직사회 진출이 늘면서 확실한 직원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치경찰제를 서둘러 도입해 민원인 난동 같은 문제는 지자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행안부는 실태조사와 함께 지자체에 비상벨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민원인 난동을 예방하거나 공무원들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정부 부처들이 모여 있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는 악성 민원인 출입 제한 지침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이 지침에는 ‘청사 안에 들어와 난동을 피우는 등 물의를 일으킨 민원인은 최장 2년간 출입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故 김홍영 검사 상관, 변호사 등록 보류… 檢 고발도 검토

    서울변회도 부적격 판정 “숙려 필요” 상관의 폭언과 과다한 업무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홍영 전 검사의 직속 상급자인 김대현(51·사법연수원 27기)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찬희)가 보류했다. 변협 이사회 일부는 해당 사건을 다시 검토해 필요하다면 검찰 고발을 추진하자는 의견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이 이뤄지면 변호사 등록 과정에서의 첫 사례가 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전날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 허가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변협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했는지 등 다양한 각도로 검토한 뒤 판단해 보자는 취지”라면서 “일단 다음주에 이 안건으로 다시 한번 회의를 할 예정이며 늦어도 이달 안으로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자 대부분은 김 전 부장검사가 변호사법상 징계 해임 후 3년이 지나 등록 결격 사유가 사라졌다는 이유로 변호사 등록을 신청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변호사법은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형사소추 또는 징계처분을 받거나 위법행위와 관련해 퇴직한 자로서 직무 수행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때 변협이 기간을 정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는 김 전 부장검사가 해임은 됐지만 형사 처벌은 받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형사 고발을 검토해 보자는 의견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 조사 결과, 김 전 부장검사가 김 전 검사 등에게 2년간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법무부는 2016년 8월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해임 취소 소송을 냈지만 올해 3월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이후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달 초 변호사 개업을 위해 서울변호사회(회장 박종우)에 자격 등록 및 입회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서울변회는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변협에도 이 의견을 전달했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사안이 무거워 숙려 기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부적격 의견을 냈다”면서 “변협의 보류 결정이 서울변회 의견을 참고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변협 독자적으로도 고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부산에 있는 김 전 검사의 묘소를 참배하고 유족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휴일마다 집회 대결…한글날 ‘조국 퇴진’ vs 주말 ‘검찰개혁’ 집회

    휴일마다 집회 대결…한글날 ‘조국 퇴진’ vs 주말 ‘검찰개혁’ 집회

    대학생연합, 12일 ‘조국 규탄’ 촛불집회딸 조민 인터뷰에 “일그러진 특권의식”휴일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찬반 집회가 열린다. 한글날인 9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 등 주요 도심에서 보수를 표방하는 단체들을 중심으로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는 반면 주말인 12일에는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조 장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네 번째 주말 집회가 예정돼 있다. 잇단 집회로 일대 교통이 통제되거나 심각한 정체를 빚는 등 혼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는 9일 오후 1시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문재인 하야 범국민 2차 투쟁대회’를 연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총괄 대표,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총괄 본부장을 맡아 지난달 20일 출범한 이 단체는 개천절(3일)에 이어 두 번째 도심 집회에 나선다. 이 단체는 가족이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조 장관의 장관직 수행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신고 인원은 2만 5000명으로, 주최 측은 개천절 집회(주최 측 추산 300만명)보다 적은 100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까지 행진할 예정이다.우리공화당은 같은 날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조 장관 구속과 문재인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기자회견 후 1000명 정도가 청와대까지 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로 세종대로, 사직로, 효자로, 자하문로 등 도심권에서는 혼잡이 예상된다. 경찰에 따르면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집회·행진 상황에 따라 교통이 통제될 수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부득이 차량을 운행할 때에는 정체 구간을 우회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찰 개혁과 조국 장관 지지를 내건 반대 측 집회도 주말에 열린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는 주말인 12일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제9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를 연다. 지난달 21일, 28일과 이달 5일에 이어 네 번째 열리는 주말 집회다. 참가자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조 장관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칠 계획이다.지난주 집회에는 서초역을 중심으로 남북 1.1㎞ 구간 8개 차선, 동서 1.2㎞ 구간 10개 차선에 인파가 운집했다. 사회자는 300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도 강릉, 원주, 안동 등에서 버스를 대절해 상경하는 시민들이 집회에 합류한다. 현재로서는 이번 주말 이후 예정된 집회는 없지만 시민연대 측은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집회를 다시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조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대학생 촛불집회를 주최한 ‘전국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 집행부’(전대연)도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2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전대연은 지난 5일 낸 성명문에서 조 장관의 딸 조민(28)씨가 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한 데 대해 “당신이 일그러진 특권 의식과 옳고 그름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만약 당신이 평등과 공정, 정의에 대해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청년들의 집회에 나와 당당하게 의견을 밝히고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조씨는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의 서울대 인턴 경력 등에 대한 결백을 강조하면서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수사에서 딸인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은 일(표창장 위조 등)을 했다고 말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조씨는 “어머니가 수사를 받는 저를 보호하려고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들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 “어머니가 하지 않은 일로 저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은 견딜 수가 없다”며 인터뷰를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그는 대학원이나 대학 입학이 취소돼 고졸이 되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 “인생 10년 정도가 사라지는 것이니 정말 억울하지만 고졸이 돼도 상관 없다”면서 “시험은 다시 치면 되고 서른에 의사가 못 되면 마흔에 되면 된다. 의사가 못 되더라도 이 사회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대연은 지난달 30일부터 받고 있는 조 장관 퇴진 요구 온라인 서명운동에 7일 오후 7시 기준 78개 대학 재학생·졸업생 1000여명이 동참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휴일 집회와 행진 시간대에 대한 자세한 교통상황은 서울경찰청 교통정보 안내 전화(02-700-5000), 교통정보 홈페이지(www.spatic.go.kr), 카카오톡(서울경찰교통정보)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환경 탐구] 느릿느릿한 기후변화 대응/이민호 경희대 환경공학과 산학교수

    [환경 탐구] 느릿느릿한 기후변화 대응/이민호 경희대 환경공학과 산학교수

    기후변화를 둘러싼 논의 중 ‘기든스의 역설’(Giddens’s paradox)이 있다. 기후변화의 위험은 일상생활에서 심각하게 감지하기 어려워 그저 방관한다. 결국 무시무시한 위기가 눈앞에 닥쳤을 때는 이미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뜨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 이야기와 상통한다. 기든스의 역설과 대다수 사람이 가진 ‘현재 중시 편향’을 합친 눈으로 보면 현세대가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지 않아 보이는 이유가 설명된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되고 27년이 지났다. 협약 당사국회의가 개최되는 매년 12월이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산업계의 휘황한 공약이 발표된다. 기후변화 기사도 넘쳐난다. 그러나 그때만 넘어가면 사람들의 관심은 흐릿해지고 다시 일 년이 흐르는 일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 느릿한 대응 속에 온실가스양은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개최된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앞서 세계기상기구·유엔환경계획·기후변화 정부간패널(IPCC)이 공동보고서(‘United in Science’)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7.8※에 달했다. 지난 300만~500만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가율도 지난 30년간 꾸준히 확대됐다. 올해는 410※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이미 1.1도 상승했고 최근 5년이 기상관측 이후 가장 뜨거웠던 해인 것이 당연해 보인다. 각국이 추진 중인 온실가스 정책으로 국제사회 목표인 2100년까지 1.5도 내 억제는 불가능하다. 2.9~3.4도까지 상승한다는 암울한 전망이 공동보고서에 담겨 있다. “수천억t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임무를 우리 자녀 세대들에게 떠넘긴 것”이라고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유엔에서 절규해도 현세대는 딱히 대답할 말이 없다. IPCC는 1.5도 억제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단,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5배쯤 강화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실현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 만큼 강하다. 2020년 파리협정 발효에 앞서 각국은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계획(NDC)을 제출하고 있다. 소리만 요란한 공약이 아니라 작더라도 실천이 수반돼야 한다. 대열의 앞줄에서 한국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30년 배출전망치의 37%를 감축하는 국가목표를 차질 없이 이행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 기상청 “독도 ‘먹통’ 기상관측장비 이달 중 교체”

    일본 정부가 독도 도발을 감행한 날을 포함해 독도의 기상장비 데이터가 최근 약 2년간 90일이나 먹통이었던 사실<9월 30일자 5면>과 관련해 7일 기상청이 관련 장비를 교체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이날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독도 자동기상관측장비(AWS)와 파고부이의 잦은 고장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종석 기상청장은 “10월 안에 파고부이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독도의 실효적 지배 때문에 기상청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장비 보수 개념을 바꿔서라도 정상 작동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이날 국감에서 연간 6500억원의 대규모 연구개발(R&D) 비용 중 일부를 부실한 연구에 ‘깜깜이’ 지원하고, 부실 연구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는 지적<10월 4일자 14면>과 관련,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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