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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사무관의 꿈은 뭔가?’ ‘작가인데요’…공직사회도 90년생 알기 분투 중

    ‘A사무관의 꿈은 뭔가?’ ‘작가인데요’…공직사회도 90년생 알기 분투 중

    ‘90년대생에게 충성심은 단연 자기 자신과 본인의 미래에 대한 것이다. 충성의 대상이 다르고 그 의미도 다르니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해 화제가 됐던 책 ‘90년생이 온다’는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의 성격을 이렇게 규정했다. 다른 별에서 온 것만 같은 밀레니얼 세대로 인해 이미 민간 기업은 체질 변화를 시작했고, 변화가 느리기로 유명한 공직사회도 분투 중이다. 정부부처 한 공무원은 “요즘은 송년회도 점심에 한다. 젊은 직원들이 회식을 일의 연장으로 여겨 퇴근 후 회식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함께 일해도 밥 한번 같이 먹어본 적 없는 직원도 있다. 요즘 젊은 직원들은 점심 때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국장급 한 공무원은 “낭만이 사라졌다”고 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자신이 퇴근하지 않으면 다른 직원들도 ‘칼퇴’를 못하게 될까봐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눈치껏 자리를 비운다. 공직사회 곳곳에서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16일 밀레니얼 세대 대응법을 담은 신임 과장급 관리자 지침서까지 내놨다. 밀레니얼 공무원과 일을 잘 할 수 있는 상황별 대응법이 세세하게 담겼다. 갈등이 가장 큰 회식 대응법은 ‘부담 없이 자율적으로 참석하게 하라’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회식보다 자유시간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도 있다. A과장이 신입 사무관과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B사무관은 꿈이 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진지하게 “작가가 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A과장은 신입 사무관에게 뭐라고 조언해야 할까. 답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공무원으로서의 포부와 같은 답변을 기대했겠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조직보다는 자기 인생에 대한 충성심이 훨씬 중요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승진을 앞둔 C사무관은 후배보다 능력이 떨어져 안타깝다. 그럼에도 ‘기존 업무 분장을 잘 지키면서 공평하게 평가‘해야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평가의 공정성에 민감해 이유 없이 자신에게 부여하는 특권에도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혁신처가 신임 사무관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과장의 상은 ‘공평하고 합리적인 업무 분장(67.9%)’, ‘우리 과와 후배를 감싸주는 과장(65.4%)’, ‘국장(상관)에게도 할 말은 하는 과장(59.0%)’이었다. 의욕을 떨어뜨리는 과장으로는 가장 많은 74.4%가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과장’, 64.1%는 ‘본인이 지시한 사항을 보고하는데 내가 오히려 이해시켜야 하는 능력없는 과장’을 꼽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때려치워 이XX야” 아주대 교수들 분노 “의료원장 사임하라”

    “때려치워 이XX야” 아주대 교수들 분노 “의료원장 사임하라”

    아주대 의대 교수회, 의료진에 성명“이국종 교수에게 사과하고 사임해야”아주대 의대 교수들이 16일 최근 ‘욕설 논란’을 빚은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에 대해 이국종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임할 것을 촉구했다. 아주대 의대 교수회는 이날 오전 병원 의료진 등에게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언어폭력은 사건의 동기나 그 이면의 갈등과 상관없이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을 막을 의무가 있는 우리 의료원의 최고 경영자가 가해 당사자라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와 자괴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주대 병원은 지난 25년간 경기 남부 지역의 의료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지난해엔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병원에 선정됐다”며 “병원의 평판도가 이렇게 상승한 데에는 전체 교직원의 노력과 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의료원의 평판을 송두리째 추락시킨 유 의료원장의 행동은 의료원 입장에서도 묵과해선 안 되는 행동”이라며 “유 의료원장은 이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가라”고 강조했다. 유 의료원장의 임기는 내달 말까지로 알려졌다. 의과대학 교수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학과 의료원을 향해 교수를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의료원의 풍토를 깨뜨릴 방안을 마련하라고도 요구했다. 앞서 이 교수가 해군 순항 훈련에 참여 중이던 지난 13일 유희석 의료원장이 과거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등 욕설하는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보도됐고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이 교수와 아주대가 겪은 갈등들이 알려져 파장이 확산됐다. 이 교수와 의료원 측은 지난 수 년 동안 외상환자 진료 규모와 닥터 헬기 운영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 교수는 “병원측이 외상환자 치료를 노골적으로 막고 있다”고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유 원장 등 의료원 측은 이 교수가 무리하게 헬기 이송을 늘려 병원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아주대 의료원 관계자는 “이 교수가 내세운 주장들의 사실 여부 등 몇 가지 데이터를 정리해 다음 주쯤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군 순항 훈련에 참가했던 이 교수는 15일 경남 진해 군항을 통해 한 달만에 귀국한 뒤 입항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만났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9년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더웠다

    2019년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더웠다

     많은 사람들이 2018년 여름과 비교해 지난해는 많이 더웠다는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국내외적으로 지난해는 기상관측 이래 2번째로 더운 한 해였던 것으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지난해는 전 세계적으로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더운 한 해였으며 국내 연 평균기온도 13.5도를 기록해 2016년(13.6도)에 이어 1973년 전국에 기상관측망을 완비한 이후 두 번째로 더웠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여름은 더위가 일찍 시작됐지만 2018년보다 한여름에는 덜 더웠다. 그러나 북쪽 찬 공기의 영향을 자주 받은 4월과 6~7월을 제외한 모든 달 기온이 평년보다 1.1~1.6도 높아 연 평균 기온이 높았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전국 연평균 누적 강수량은 1171.8㎜로 평년(1207.6~1446㎜)보다 적었지만 10월은 169.0㎜의 비가 내려 역대 10월 중 가장 많이 내린 달로 기록됐다.  지난해는 태풍도 한반도를 자주 찾은 해로 기록됐다. 평년에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수가 3.1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1950년과 1959년과 함께 근대 기상업무가 시작된 1904년 이래 가장 많은 태풍인 7개가 10월까지 영향을 미쳤다.  또 12월은 강수현상이 잦았지만 기온이 높아 눈보다 비가 주로 내려 12월 적설이 하위 1위를 기록한 곳이 많이 나타났다. 이는 12월 중순부터 시베리아 부근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북쪽 찬 공기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 강도가 약했고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안팎으로 높아 북쪽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함으로써 눈보다 비가 주로 내린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지난해는 지구 온난화로 기상기록이 많이 나타나는 한편 변동이 컸었다”라며 “연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상위 10개 해 중 7개가 2000년대 이후 기록이었던 것처럼 앞으로 극한 기상은 더 빈번하게, 불확실성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미슐랭 아닌 손님에 집중하겠다” 별을 버린 셰프들

    “미슐랭 아닌 손님에 집중하겠다” 별을 버린 셰프들

    “별 필요 없다... 가이드서 식당 빼달라” 소송 별 받은 식당 폐쇄, 점심 장사 뒤 영업종료도 르또르동블루 나오고도 고급 레스토랑 안 차려 ‘워라벨’ 중시 확산... 셰프도 일,가정 양립 추구 ‘미슐랭 스타’는 여전히 요리사에게 최고의 영예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1926년 발간하기 시작한 미슐랭가이드는 100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논쟁의 여지가 없는 힘을 갖게 됐다. 이 별을 받은 식당 미래는 보장된다. 미슐랭 스타는 수많은 스타셰프와 요리사 준비생들의 꿈이 됐다. 하지만 2017년 프랑스 요리사 세바스티앙 브라스는 다음해판 가이드에서 자신의 식당을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엔 스웨덴 요리사 마그너스 닐슨이 2스타 식당 파비켄 문을 닫으며 “나는 지쳤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14일(현지시간) CNN은 요즘 미슐랭 스타를 잃었다고 가이드 측을 고소하는 요리사도 있지만, 오히려 가이드에 식당을 실었다는 이유로 고소하는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이유는 비슷하다. 미슐랭의 가혹한 평가 방식 때문이다. ‘미슐랭 가이드 서울 2020’에 전년도보다 낮은 등급으로 등재된 ‘리스토란테 에오’의 어윤권 셰프는 미쉐린 측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CNN에 따르면 어 셰프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별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식당을 제외시켜달라는 요청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미슐랭 가이드의 시스템은 잔인하고, 시험 역시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다”면서 “요리사들은 1년 내내 언제 올지 모르는 심사자들을 기다리며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리사 근무 여건은 열악하다. 영국 조사기관이 2017년 런던 요리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시 요리사 3분의2 이상은 장시간 일하는 업계 문화가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51%는 과로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으며, 30%는 교대근무를 버티기 위해 술을 마셨다고 응답했다. 안 그래도 힘든데 불시에 찾아오는 미슐랭의 가혹한 평가에 대비하려다 보면 과로와 스트레스가 과중된다는 게 미슐랭의 노선에 등을 돌린 요리사들의 얘기다.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꼬르동블루 런던 분교에서 요리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에밀 미네브는 “미슐랭 별을 의식하며 일하다 보면 어느새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이런 인식이 젊은 요리사 중심으로 퍼지면서 세계 주요 요리학교를 나오고도 일부러 한적한 지역에 작은 가게를 차려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펼치려 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미슐랭 1스타 식당인 체커스는 2018년 9월부터 아침과 점심만 판매하기로 했다. 1년 뒤 공동대표인 캐서린 프란시스는 당시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았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저녁 시간에 일을 하지 않는 게 얼마나 상쾌한지 알게 된 것”이라면서 “야근과 젊은 가족은 너무 까다로운 조합”이라고 말했다.런던에 사는 일본계 브라질 요리사 루이스 하라는 르꼬르동블루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정식 레스토랑을 차리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단체손님에게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런던 푸디 서퍼(저녁식사)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식당 건물에서 세를 내지 않아도 되니 좋다”면서 “더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미쉐린 측은 미슐랭 가이드도 세태 변화에 호응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6년 싱가포르에선 ‘랴오 판 홍콩 소야 소스 치킨 라이스 앤 누들’과 ‘힐 스트리트 타이 화 포크 누들’ 등 좌판 식당 두 곳이 별을 받기도 했다. 영국 미슐랭 가이드의 레베카 버르 국장은 “우리는 식당이 얼마나 격식있는지와 상관없이 음식의 질과 맛의 일관성을 평가한다”면서 “이동 가능하고 소수 고객을 상대로 하는 푸드트럭이나 서퍼 클럽 등이 생겨나는 등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SOS초시생-①고용노동] “직업상담사 자격증, 업무 연관성 높아 따는 게 좋아요”

    [SOS초시생-①고용노동] “직업상담사 자격증, 업무 연관성 높아 따는 게 좋아요”

    2.5%. 지난해 국가직 7·9급 공채 관문을 통과한 공시생은 23만 5060명 가운데 5876명뿐이었다. 100명 중 2명꼴, 바늘구멍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초시생’(初試生)이라면 가슴이 턱 막힐 법한 통계다. ‘내가 시험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를 테다. 부족한 정보는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다. 누구에게라도 SOS 신호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서울신문이 2020년 공채 시즌을 앞두고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 협조로 매주 ‘SOS 초시생’ 시리즈를 연재하게 된 이유다. 초시생이 시험에서 하루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현직 공무원들과 초시생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고자 한다. 직류별 공부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모두 담으려 했다. 추가로 궁금한 점은 메일(bulse46@seoul.co.kr)로 보내면 된다. 전문가 자문단 ‘닥터 공(公)’이 엄선해 답변할 예정이다. 시리즈에서 다룰 첫 번째 직류는 ‘고용노동’이다. 2018년부터 일반행정 직류와 별개로 인원을 선발한다. 합격하면 고용노동부 소속으로 산하기관인 고용센터에서 근무하거나 각 지역에 위치한 고용노동청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일하다. 그동안 이들은 고용부 일반행정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면 부서배치를 통해 근무해 왔다. 하지만 근로감독관은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7급은 노동법이 필수과목으로 포함됐고, 9급에서는 노동법 개론이 선택과목으로 들어갔다.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일하는 김태형(30·7급) 근로개선2과 주무관, 정지혜(35·9급) 서울고용센터 취업성공패키지과 주무관이 참여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왜 고용노동 직류를 선택했나. 김태형(이하 김) “헌법 32조 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돼 있다. 근로감독관으로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헌법을 실현하고자 했다.” 정지혜(이하 정) “공무원 시험 준비를 꽤 오래했다. 어느 부처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불확실한 일반행정 직류와 달리 미래에 내가 할 일이 명확해서 좋았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이 있으면 최대 5%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꼭 따야 하나. 김 “노동법 공부와 직업상담사 자격증 준비를 함께했다. 시험 첫해라 노동법 기출문제가 없어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런데 직업상담사 안에 노동법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더라. 이걸로 전반적인 내용을 익힐 수 있었고 노동법 과목을 접할 때 그나마 좀 수월했다. 가산점도 받고 자격증이 업무연관성도 있어 따는 게 좋은 거 같다. 2~3주 정도는 자격증 시험에 집중했다.” 정 “당시 4월 필기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격증이 점수에 반영된다는 내용이 공지됐다. 자격증을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난 자격증이 없지만 합격 후 업무를 해 보니 자격증과 업무의 상관성이 높은 것 같다. 고용노동 직류 준비생이라면 필수적으로 따는 게 좋을 거 같다.”-노동법(필수)과 노동법 개론(선택)이 새롭게 포함됐다. 어떻게 공부했나. 김 “인터넷 강의를 활용했다. 유명 강사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이 있더라. ‘어떤 과목이든 5~7번은 훑어야 한다.’, ‘시험 한 달 반을 남기고 요약 노트는 필수다.’ 합격을 위한 필수요소라는 말이다. 원서를 한 번 볼 때 ‘다 외우겠다’는 생각보다 ‘눈에 남긴다’는 느낌으로 봐야 한다. 요약 노트도 원서에 줄을 치는 등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면 좋다.” 정 “노동법 개론을 선택하지 않고 행정법총론과 행정학 개론을 골랐다. 사실 노동법도 행정법, 행정학의 연장선이다. 제일 좋은 건 행정법, 행정학을 선택과목으로 하고 자격증을 통해 노동법의 전반적인 내용을 익히는 것 같다.” -또 다른 공부팁도 있을까. 김 “심리 상태가 중요하다. 시험공부한다고 굳이 원래 하던 생활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가 있는데 굳이 헤어지는 경우다. 공부 장소에도 변화를 줬다. 여름이면 날도 덥고 해서 집 근처 서점에 갔다. 서점에 여러 종류의 교재가 있으니까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더라. 정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어떤 과목이든 공부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사의 경우에는 ‘역사가 공무원이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래, 공무원인데 역사 정도는 알아야지’라고 자신을 설득하는 게 좋다. 그래야 수험생활을 견딜 수 있다.” 정 “매일 한 시간씩 운동을 했다. 인터넷 강의는 휴대전화로도 들을 수 있다. 산책하면서 행정법 판례를 많이 공부했다.” 김 “면접 전 집중이 안 될 때는 직접 내가 근무할 곳을 가 봤다.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공부 방법도 물어보고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용노동 직류는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나. 정 “9급은 주로 고용센터로 배치받는다.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각 지방에 고용노동청이 있다. 청에 소속된 게 고용센터다. 소속 직원의 거주지를 고려해 배치한다. 서울 사는 사람이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고용센터에서 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서울고용센터에서 일하는 부서는 취업성공패키지과인데 위탁기관 관리와 청년구직활동지원금 관련 업무를 한다. 청년들로부터 신청서를 받고 지원자격을 검토하는 일이다.” 김 “7급은 고용노동청으로 대부분 간다. 지금은 청 소속 근로개선지도2과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일하고 있다. 사업주가 근로자 임금을 체불하거나 퇴직금을 안 주는 등 근로기준법상 위반사항이 발생했을 때 관련자를 조사해 임금을 받아주거나 검찰로 송치하는 역할을 한다.” -고용노동 직류에서 직접 일해 보니 어떤가. 김 “주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일반행정 직류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무래도 근로감독관은 사람들을 만나고 불만을 들어주는 역할이 핵심이기 때문에 현장에 나갈 일이 많다. 문제를 해결할 권한도 있으니 책임도 많이 따른다. 그래도 ‘고맙다’고 말을 건네주는 분들이 많아 힘이 난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무조건 노동자 편에만 서는 건 아니다. 근로기준법은 국민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사업주 역시 자신의 권리가 있다. 사업주와 노동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처럼 사업주만 조사하는 건 아니다.(웃음)”-월급은 어느 정도 되나. 김 “정확한 금액을 말하기는 어렵다. 공무원은 안정성을 보기 때문에 급여가 많지는 않다.” 정 “공무원보수규정과 다르지 않다. 혹시 급여가 규정과 다를까 했는데 똑같이 통장에 찍히더라.(웃음)” (규정에 따르면 신규직원의 경우 9급 1호봉은 164만 2800원, 7급 1호봉은 187만 9600원이다. 여기에 시간외수당 등 각종 수당과 성과상여금이 더해진다.) -회식이나 야근이 많은가. 김 “근로감독관의 역할이 근로기준법 위반을 살펴보는 거다.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어디 가서 할 말이 없다.(웃음)” -마지막으로 고용노동 직류에 적합한 사람이 있을까. 정 “앞서 김 주무관이 말한 부분과 비슷하다. 고용노동 직류는 사무직이라기보다 서비스직에 가깝다. 하루 종일 민원 업무만 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 업무에만 몰두하는 것도 아니라서 오히려 다양한 것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은 적합할 거 같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분이면 좋을 것 같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직업상담사 자격증, 업무 연관성 높아 따는 게 좋아요”

    “직업상담사 자격증, 업무 연관성 높아 따는 게 좋아요”

    2.5%. 지난해 국가직 7·9급 공채 관문을 통과한 공시생은 23만 5060명 가운데 5876명뿐이었다. 100명 중 2명꼴이었다. 바늘구멍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초시생’(初試生)이라면 가슴이 턱 막힐 법한 통계다. ‘내가 시험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를 테다. 부족한 정보는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다. 누구에게라도 SOS 신호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서울신문이 2020년 공채 시즌을 앞두고 매주 ‘SOS 초시생’ 시리즈를 연재하게 된 이유다. 초시생이 시험에서 하루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현직 공무원들과 초시생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고자 한다. 직류별 공부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모두 담으려 했다. 추가로 궁금한 점은 메일(bulse46@seoul.co.kr)로 보내면 된다. 전문가 자문단 ‘닥터 공(公)’이 엄선해 답변할 예정이다.시리즈에서 다룰 첫 번째 직류는 ‘고용노동’이다. 2018년부터 일반행정 직류와 별개로 인원을 선발한다. 합격하면 고용노동부 소속으로 산하기관인 고용센터에서 근무하거나 각 지역에 위치한 고용노동청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일한다. 그동안 이들은 고용부 일반행정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면 부서배치를 통해 근무해 왔다. 하지만 근로감독관은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7급은 노동법이 필수과목으로 포함됐고, 9급에서는 노동법 개론이 선택과목으로 들어갔다.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일하는 김태형(30·7급) 근로개선2과 주무관, 정지혜(35·9급) 서울고용센터 취업성공패키지과 주무관이 참여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왜 고용노동 직류를 선택했나. 김태형(이하 김) “헌법 32조 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돼 있다. 근로감독관으로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헌법을 실현하고자 했다.” 정지혜(이하 정) “공무원 시험 준비를 꽤 오래했다. 어느 부처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불확실한 일반행정 직류와 달리 미래에 내가 할 일이 명확해서 좋았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이 있으면 최대 5%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꼭 따야 하나. 김 “노동법 공부와 직업상담사 자격증 준비를 함께했다. 시험 첫해라 노동법 기출문제가 없어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런데 직업상담사 안에 노동법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더라. 이걸로 전반적인 내용을 익힐 수 있었고 노동법 과목을 접할 때 그나마 좀 수월했다. 가산점도 받고 자격증이 업무연관성도 있어 따는 게 좋은 거 같다. 2~3주 정도는 자격증 시험에 집중했다.” 정 “당시 4월 필기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격증이 점수에 반영된다는 내용이 공지됐다. 자격증을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난 자격증이 없지만 합격 후 업무를 해 보니 자격증과 업무의 상관성이 높은 것 같다. 고용노동 직류 준비생이라면 필수적으로 따는 게 좋을 거 같다.” -노동법(필수)과 노동법 개론(선택)이 새롭게 포함됐다. 어떻게 공부했나. 김 “인터넷 강의를 활용했다. 유명 강사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이 있더라. ‘어떤 과목이든 5~7번은 훑어야 한다.’, ‘시험 한 달 반을 남기고 요약 노트는 필수다.’ 합격을 위한 필수요소라는 말이다. 원서를 한 번 볼 때 ‘다 외우겠다’는 생각보다 ‘눈에 남긴다’는 느낌으로 봐야 한다. 요약 노트도 원서에 줄을 치는 등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면 좋다.” 정 “노동법 개론을 선택하지 않고 행정법총론과 행정학 개론을 골랐다. 사실 노동법도 행정법, 행정학의 연장선이다. 제일 좋은 건 행정법, 행정학을 선택과목으로 하고 자격증을 통해 노동법의 전반적인 내용을 익히는 것 같다.” -또 다른 공부팁도 있을까. 김 “심리 상태가 중요하다. 시험공부한다고 굳이 원래 하던 생활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가 있는데 굳이 헤어지는 경우다. 공부 장소에도 변화를 줬다. 여름이면 날도 덥고 해서 집 근처 서점에 갔다. 서점에 여러 종류의 교재가 있으니까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더라. 정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어떤 과목이든 공부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사의 경우에는 ‘역사가 공무원이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래, 공무원인데 역사 정도는 알아야지’라고 자신을 설득하는 게 좋다. 그래야 수험생활을 견딜 수 있다.” 정 “매일 한 시간씩 운동을 했다. 인터넷 강의는 휴대전화로도 들을 수 있다. 산책하면서 행정법 판례를 많이 공부했다.” 김 “면접 전 집중이 안 될 때는 직접 내가 근무할 곳을 가 봤다.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공부 방법도 물어보고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용노동 직류는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나. 정 “9급은 주로 고용센터로 배치받는다.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각 지방에 고용노동청이 있다. 청에 소속된 게 고용센터다. 소속 직원의 거주지를 고려해 배치한다. 서울 사는 사람이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고용센터에서 일할 가능성은 없다. 현재 서울고용센터에서 일하는 부서는 취업성공패키지과인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관련 업무를 한다. 청년들로부터 신청서를 받고 지원자격을 검토하는 일이다. 김 “7급은 고용노동청으로 대부분 간다. 지금은 청 소속 근로개선지도2과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일하고 있다. 사업주가 근로자 임금을 체불하거나 퇴직금을 안 주는 등 근로기준법상 위반사항이 발생했을 때 관련자를 조사하고 검찰로 송치하는 역할을 한다.” -고용노동 직류에서 직접 일해 보니 어떤가. 김 “주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일반행정 직류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무래도 근로감독관은 사람들을 만나고 불만을 들어주는 역할이 핵심이기 때문에 현장에 나갈 일이 많다. 문제를 해결할 권한도 있으니 책임도 많이 따른다. 그래도 ‘고맙다’고 말을 건네주는 분들이 많아 힘이 난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무조건 노동자 편에만 서는 건 아니다. 근로기준법은 국민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사업주 역시 자신의 권리가 있다. 사업주와 노동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처럼 사업주를 응징만 하는 건 아니다.(웃음)” -월급은 어느 정도 되나. 김 “정확한 금액을 말하기는 어렵다. 공무원은 안정성을 보기 때문에 급여가 많지는 않다.” 정 “공무원보수규정과 다르지 않다. 혹시 급여가 규정과 다를까 했는데 똑같이 통장에 찍히더라.(웃음)” (규정에 따르면 신규직원의 경우 9급 1호봉은 164만 2800원, 7급 1호봉은 187만 9600원이다. 여기에 시간외수당 등 각종 수당과 성과상여금이 더해진다.) -회식이나 야근이 많은가. 김 “근로감독관의 역할이 근로기준법 위반을 살펴보는 거다.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어디 가서 할 말이 없다.(웃음)” -고용노동 직류에 적합한 사람이 있을까. 정 “앞서 김 주무관이 말한 부분과 비슷하다. 고용노동 직류는 사무직이라기보다 서비스직에 가깝다. 하루 종일 민원 업무만 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 업무에만 몰두하는 것도 아니라서 오히려 다양한 것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은 적합할 거 같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분이면 좋을 것 같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日 박사님 갈수록 감소 …젊은층 “취업엔 별로…”

    日 박사님 갈수록 감소 …젊은층 “취업엔 별로…”

    2016년 1만 5000명… 10년새 16%↓ 美 18만여명·中 5만여명 등 증가세일본이 지난해 이공계 분야에서 역대 22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높은 과학기술력을 과시했지만, 그 이면에는 미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와 시름이 커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 고도의 기술과 지식을 갖춘 박사급 인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박사 학위 취득자는 오히려 줄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일본의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가 각국 비교 가능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데 따르면 일본의 박사 학위 취득자는 2016년 약 1만 5000명으로 10년 전인 2006년에 비해 16%나 줄었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주요 국가의 박사 취득자 수가 같은 기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정반대다. 미국은 박사 학위 소지자가 2006년 약 14만 4000명에서 2016년 약 18만 1000명으로, 중국은 같은 기간 약 3만 3000명에서 약 5만 3000명으로 증가했다. 일본은 인구 100만명당 박사 학위 취득자 수도 2016년 기준 118명에 불과해 미국(560명)의 거의 5분의1 수준이었고 영국(360명), 독일(356명), 한국(271명) 등에도 크게 밀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년제 대학 입학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박사 학위 취득자의 감소는 저출산과도 상관이 없다”며 “학생들이 고급 전문과정의 대학원 진학을 꺼리다 보니 일본은 세계에서도 ‘저(低)고학력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와타나베 야스토라 도쿄대 교수(미시경제학)는 “일본인 학생만으로는 도저히 대학원 정원을 채울 수가 없어 석사 과정은 70% 정도가 외국인 유학생”이라면서 “사회적으로 고학력자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학생들의 대학원 진학 의욕은 부진하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기업들이 전문성보다 인성을 더 중시하는 고용 관행을 유지하고 있어 박사 학위를 받더라도 지위나 보수 등에서 크게 나을 게 없다는 인식이 젊은층 사이에 확산돼 있는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재계 모임인 경제단체연합회가 매년 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하는 ‘신입사원 채용의 중요 평가지표’에서 상위권은 ‘전문성’이나 ‘창의성’이 아니라 ‘성실성’, ‘협조성’ 등 인성 관련 항목들로 채워지고 있다. 또 30세 전후 직장인의 평균 연봉을 비교했을 때 일본은 학부 졸업자 418만엔(약 4400만원), 석·박사 대학원 졸업자 524만엔으로 차이가 1.25배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석사 출신은 학부 졸업자 대비 1.40배, 박사 출신은 1.68배로 격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기업에서 높은 자리로 가려면 고학력이 필수이기 때문에 박사 학위에 대한 젊은층의 열망이 높다”며 “이를테면 구글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에 첨단 분야 기술자로 입사하려면, 석·박사 학위는 기본”이라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행안부 ‘OK’ 없더라도 부처 조직·인력 바꾼다

    장관 책임 아래 정원 내 자율 재배치 현안 긴급대응반도 자체적 설치 가능 행안부에 쏟아지는 ‘민원’ 완화 전망 실·국 전환·확충은 3개월 이내 협의 18개 정부부처 가운데 가장 ‘힘이 센’ 곳이 어디냐고 공무원들에게 물으면 십중팔구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를 꼽는다. 그중에서도 행안부는 정부조직 관련 주무부처다. 예산 주무부처인 기재부를 포함한 모든 정부부처는 인력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과 상관없이 조직 개편을 할 때는 행안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런 행안부가 힘 있는 부처 소리를 듣는 원동력인 조직 관련 권한을 내려놓는 조치를 취했다. 행안부는 14일 ‘정부 조직 관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방안은 장기적인 환경변화와 긴급 현안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각 부처에서 정원과 관계없는 조직 개편이나 인력 재배치는 행안부 협의를 거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부처 권한과 기능 분담에 영향을 주는 실·국 단위 기능을 바꾸거나 기구·인력을 확충할 때는 지금처럼 행안부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하지만 그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하도록 했다. 혁신방안은 진영 행안부 장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행안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무회의를 할 때마다 다른 장관들로부터 부서 신설이나 정원 부족 문제를 도와 달라는 ‘민원’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이 관계자는 “국가정책을 논의해야 할 자리에서 정원 얘기만 하고, 그게 장관의 능력으로 평가받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각 부처에 조직관리 자율성을 부여하자는 게 진 장관 지시였다”고 말했다. 정부부처의 자율성을 위해 혁신방안은 정원을 늘리는 게 아니라면 국장급 조직의 소관 기능을 이동하는 기능을 조정하거나 과장급 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조직 개편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 긴급대응반도 모든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할 수 있게 된다. 긴급 현안 대응을 위해 정부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일부 부처에서 시범 운영했으며, 올해는 18개 부처를 거쳐 내년에는 전체 중앙행정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외부 환경이 바뀌면 정부 기능도 바뀔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물가 관리다. 1970~80년대에는 당시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이 핵심 부서였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에서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으로 축소됐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그마저 없어졌다. 지금은 기재부 물가정책과로 남아 있다. 자전거 정책 역시 행안부 자전거정책과가 2011년 생겼다가 2015년 생활공간정책과의 일부 업무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혁신방안은 기능 재점검도 자체적으로 발굴하도록 했다. 부처 자율성을 확대하는 대신 행안부는 부처별 수요를 파악하고 진단하는 기능을 강화해 기능 재배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부처별로 줄어드는 기능을 매년 정원의 1% 수준으로 찾아내고 이를 새로운 기능으로 재배치하도록 했다. 이를 뒷받침할 전담 연구센터도 한국행정연구원에 설치한다. 신설된 기구나 인력에 대해서는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신설기구·신규인력 성과 평가위원회’(가칭)를 만들어 성과를 진단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국인 10명 중 1명만 수돗물 음용… 젊고 소득 높을수록 “안 마셔”

    한국인 10명 중 1명만 수돗물 음용… 젊고 소득 높을수록 “안 마셔”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1명만이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걸로 나타났다. 과거 조사 때보단 소폭 올랐지만, 우리 국민에게 수돗물은 여전히 ‘씻는 물’이거나 ‘조리할 때 쓰는 물’이었다. 수돗물을 직접 마시면 경제적 부담을 덜고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어 정부는 수돗물 직접 음용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 수돗물을 아예 마시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10명 중 3명이었다. 이들은 음식을 조리할 때도 수돗물 대신 정수된 물을 사용하거나 식수를 사용했다. 가장 큰 이유로 수돗물에서 이물질이 함께 나오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를 아는 응답자는 10명 중 8명이었고, 사태가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이들은 10명 중 6명이었다. 어렵게 쌓아 올렸던 신뢰가 그렇게 단 한 번의 사고로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은 리서치 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12~13일 ‘수돗물 대국민 인식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해 무선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자동응답방식(ARS) 여론조사를 했다. 표본오차는 ±3.1% 포인트로 95% 신뢰수준을 보였다. ●3년 전 실태조사보다 수돗물 음용 소폭 늘어 ‘수돗물을 마시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6.3%가 ‘직접 마신다’고 답했다. 48.3%는 ‘끓이거나 조리해서 마신다’고 답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수돗물을 먹는 비율은 64.6%였다. 이는 수돗물홍보협의회가 2017년 ‘수돗물 먹는 실태 조사’ 때보단 소폭 증가한 수치다. 조사 당시 ‘직접 마신다’는 비율은 7.2%, ‘끓이거나 조리해 먹는다’는 응답은 42.2%였다. 각각 9.1%, 6.1% 포인트 증가했다. 연령은 높아질수록, 소득은 낮을수록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비율은 증가했다. 60세 이상에서 직접 음용 비율은 24.9%로 가장 높았고, 50대 16.8%, 40대 12.3%, 30대 13.1%, 20대 10.1% 순이었다. 젊은 세대일수록 물을 사먹는 등 대체재에 익숙해 수돗물 직접 마시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소득별로는 월 소득 200만원 이하가 27.1%로 가장 높았고, 200만~300만원 이하 16.9%, 300만~400만원 이하 12.1%, 500만원 이상 11.4%, 400만~500만원 이하가 9.9%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21.3%로 여성(11.4%)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수돗물을 어떤 형태로든 먹는 이들(646명) 가운데, ‘보리차·옥수수차 등으로 끓여 먹는다’고 응답한 이들이 48.0%로 가장 많았다. 음식물 조리 시 사용한다가 20.8%였고, 그대로 먹거나 냉장 보관해 먹는다 14.9%, 커피·녹차 등을 먹을 때 사용한다가 9.4% 순이었다. 수돗물을 먹는 이유로 안전하다고 생각해서가 30.1%로 가장 많았고, 편리해서 27.4%, 습관적으로 17.7%, 경제적이어서가 11.1%로 뒤를 이었다. 맛이 좋다고 답한 이들은 0.9%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직접 음용률 평균은 51% 수준이다. 네덜란드가 87%, 스웨덴 86%, 스위스 62%, 칠레 60%, 호주 54%, 캐나다 46%, 일본 46% 수준으로 당시 같은 방식으로 우리나라 음용률을 측정했는데, 5.3%로 턱없이 낮았다. ●녹물 눈으로 봤는데 어떻게 마시나 수돗물을 전혀 마시지 않는 이들(354명) 가운데 25.2%는 ‘물탱크 및 수도관 노후로 인한 이물질’을 이유로 마시지 않았다. 가정에서 직접 경험하는 녹물이 수돗물을 먹지 않는 데 결정적 영향을 주고 있었다. 수돗물 전문가들은 녹물의 주요 성분인 철 등은 먹어도 인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별문제로 인식하지 않지만, 수돗물 음용에 결정적 영향을 준 셈이다. 또 수돗물을 먹지 않는 이유로 막연히 불안해서(21.8%), 정수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어서(14.7%), 상수원이 깨끗하지 않을 것 같아서(14.6%), 소독약 냄새가 나고 맛이 없어서(12.5%)가 뒤를 이었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수돗물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줬다. 응답자 77.8%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알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66.3%가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에 악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응답자 2명 중 1명(516명)이 이번 사태로 수돗물 신뢰도에 나쁜 영향을 받은 셈이다. 또 이 가운데 55.9%(435명)는 실제 수돗물 사용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염형철 수돗물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녹물 발생은 새로울 게 없는 흔한 일이지만, 붉은 수돗물 사태로까지 비화한 데에는 과거와는 다른 위기가 닥쳤다는 의미”라면서 “이번 사태로 수돗물 관리가 얼마나 허술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에 따른 불편과 피해가 얼마나 심각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각성이 사안을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수질·맛 보장되면 요금인상 찬성’ 43% 수돗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건으로 노후 상수도 갱생 및 교체(38.8%)가 가장 많이 꼽혔다. 특히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은 경기·인천지역이 41.8%로 가장 높았고, 광주·전라 41.0%, 서울 38.3%, 부산·울산·경남 37.1%, 대전·세종·충청 36.3% 대구·경북 35.6%, 강원·제주 33.3% 순이었다. 아울러 수돗물 신뢰도 향상을 위한 조치로 정수 시스템 엄격 관리 27.8%, 취수원 수질 정상화 15.5%, 동네별 수돗물 수질 공개 5.3%, 수돗물 수질기준 강화 4.5%, 상수도 사업자를 중앙정부로 교체가 2.9% 순이었다. 수돗물 수질과 맛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허용할 수 있는 수돗물 가격 인상 폭도 물었다. 수돗물 사업자는 지방자치단체로 지방재정 상황에 따라 수돗물 요금이 수돗물 원가를 해결할 수 없는 소규모 지자체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돗물 품질 향상을 위한 노후관 교체나 정수 시스템 개선 등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응답자 43.1%는 10% 이하(4인 가족 2700원 수준) 인상까지 동의했고, 20% 이하(5400원) 12.8%, 개선된다면 금액 상관없음 5.4%, 30% 이하(8100원) 2.4%였다. 이에 반해 수질과 맛 상관없이 수돗물 요금 인상 불가는 30.0%였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공공의 창 소개 공공의창은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타임리서치·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현대성연구소·PD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5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기관이 모인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다. 2016년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할 수 있는 조사, 정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공동체를 강화할 수 있는 조사를 해야 한다’는 기치 아래 공익성 높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 김학범호, 미리 보는 결승전서 복수혈전 하고 8강 갈까

    김학범호, 미리 보는 결승전서 복수혈전 하고 8강 갈까

    15일 조 1위 놓고 디펜딩 챔프 우즈벡과 승부2년 전 대회 4강 1-4 패배 설욕하나 관심 고조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 스피드와 체력전 예고우즈벡 1~2차전서 페널티킥 3번 얻어 조심해야한국 축구의 올림픽 본선 9회 연속 진출을 노리는 김학범호가 미리 보는 결승전에서 복수혈전을 하고 8강에 오를 채비를 갖췄다.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한국 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 15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한다. 한국은 2연승을 달리며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우즈베키스탄전 결과와 상관 없이 이미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1승1무(승점 4)의 우즈베키스탄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만약 한국에 패한다면 C조 최약체 중국(2패)과 이란(1무1패·승점1)전의 결과에 따라 이란에 8강행 티켓을 넘겨주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은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결 여유 있게 경기에 나설 수 있지만 2년 전 이 대회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U-23 대표팀 전적에서 우즈베키스탄에 9승1무2패로 크게 앞서고 있지만 최근 4경기만 따지면 2승2패로 팽팽하다. 특히 한국은 2018년 이 대회 4강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들어간 연장전에서 3골을 얻어맞으며 1-4로 완패했다.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는 연장 혈투 끝에 4-3으로 어렵게 이기기는 했다. 지난해 10월 두 차례 평가전에서는 1승1패를 기록했다. 김학범호와 맞서는 우즈베키스탄 23세 이하 대표팀은 황금 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국내파로 구성되어 있는데 성인 대표팀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선수가 무려 7명이나 된다. 플레이메이커인 아지즈 가니예프와 최전방 공격수 보비르 아브디솔리코프, 센터백 이스롬존 코빌로프 등 지난 대회 우승 멤버들이 요주의 대상이다. 한국은 특히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반칙을 조심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앞선 두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모두 3차례나 이끌어낸 바 있다. 코빌로프가 전담 키커로 나섰는데 한 차례 실축했다. 다만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대회 들어 무더위에 고전하며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학범 감독도 이를 노리고 있다. 김 감독은 “측면 자원인 이동준과 엄원상의 스피드가 좋다”며 속도전을 예고하는 한편, “기본적으로 체력 훈련은 완전히 끝내고 왔다. 이제 조금씩 컨디션을 올리면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체력전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종합] 박지민 성희롱 악플에 일침, “친구 같냐?”

    [종합] 박지민 성희롱 악플에 일침, “친구 같냐?”

    가수 박지민이 성희롱 관련 악플러에 일침을 가했다. 가수 박지민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Don’t care what shape, just love the way u are(어떤 모양이든 상관하지 말고 당신을 사랑하라)”는 글과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여성의 신체 일부가 그려진 그림을 들고 있는 박지민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앞서 박지민은 일부 네티즌에게 수차례 성적 악플들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 9일 박지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플러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며 맞대응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악플이 계속되자 박지민은 “답장 몇 번 해주니까 이제 친구 같냐? 정신 차려”라며 “나보다 나이 많으면 진짜 답 없는 거고 나보다 어리면 그냥 덜 자란 애새끼라고 생각함. 상대해 주느라 힘들었다. 꺼져라”라고 일갈했다. 이후 박지민은 “제 사진 한 장으로 하지도 않은 성형에 대한 성희롱, 메시지로 본인 몸 사진 보내면서 성관계를 요구하는 분, 특정 과일로 비교하면서 댓글 쓰시는 분들 다 신고하겠습니다”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박지민은 지난해 JYP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종료 후 독자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열대 지역 온실가스가 열대지역 용광로 만든다

    아열대 지역 온실가스가 열대지역 용광로 만든다

    21세기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에 가장 중요한 과학적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일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철 혹한과 폭설, 여름철 폭염과 열대성 폭풍 등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태풍이나 허리케인, 사이클론 등 열대성 저기압은 적도 부근 바다온도에 영향을 받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열대지역의 해수온도가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미국 하와이대 대기과학과, 시애틀 워싱턴대 대기해양합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한 온실기체가 열대지역 온도 상승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기후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14일자에 발표했다. 이산화탄소, 메탄 같은 대기 중 온실가스가 지구 평균기온을 상승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정도는 지역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0년 간 지구 전체 평균 해수면 온도는 0.55도 상승했지만 동태평양을 제외한 열대지역 해수면 온도는 0.71도 높아졌다. 열대 해수면 온도상승은 4~5년에 한 번씩 발생하는 엘니뇨 현상과 맞물려 날씨와 강우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기후과학자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연구팀은 열대 지역은 해들리 순환이라는 대규모 대기순환을 통해 아열대 지역과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열대와 아열대에서 발생한 온실가스가 온도상승에 기여하는 정도를 분리해 접근했다. 기후모형으로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감을 시뮬레이션해 대기와 해양순환과정을 정밀분석했다. 기존 기후분석 모형들은 전 지구에 동일한 농도의 이산화탄소가 있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다른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었다.그 결과 아열대 지역 이산화탄소는 같은 양의 열대지역 이산화탄소보다 열대 해수면 온도를 40% 이상 상승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온실가스 증가로 아열대 지역의 온도가 상승할 경우 적도-아열대 간 온도차가 줄어들고 해들리 순환이 약화된다는 것이 관찰됐다. 이에 따라 무역풍과 해수용승 현상이 줄어 결국 열대 해수면 온도 증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와 동시에 무역풍이 열대지역으로 수송하던 수증기량도 감소해 열대지역 구름양이 줄어들어 맑은 날이 계속되면서 일사량이 늘어나고 온도 증가를 촉진시킨다는 것도 확인됐다.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 단장(부산대 석학교수)은 “이번 연구는 아열대 지역인 중남부 아시아, 미국 남부 등에서 온실가스 감소가 열대지역의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온실가스 이외 대기 질이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연구해 이 같은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원헬스‘에 입각한 보건의료체계가 시급하다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원헬스‘에 입각한 보건의료체계가 시급하다

    우리가 건강한 삶을 누리려면 환경을 보호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해야만 한다. 사람의 건강과 동물의 건강은 상호 의존적이며 생태계의 건강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최근 세계 학계에선 ‘원헬스’란 개념으로 지칭한다. 원헬스는 2000년대 초반 등장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수역사무국(OIE),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원헬스에 입각한 협력을 강화하는 바탕이 되고 있다. 그런 영향으로 최근에는 야생동물 관리자, 생태학자 등 얼핏 별 상관없을 것 같은 다양한 전문가들이 인간 보건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추세다.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신종 전염병의 대부분은 사람, 가축, 야생동물이 공유하는 질병들이다.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병원체의 60%, 새로 출현하는 전염병의 75%가 동물에서 유래했다. 세계적으로 매년 5가지 정도의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데 이들도 모두 동물에서 전파된 것이다. 또한 광우병, 에이즈, 신종독감,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의 치명적인 질병 모두 마찬가지다. 이렇듯 동물의 건강관리는 사람의 건강관리에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가축과 반려동물뿐 아니라 각종 어패류나 모기, 야생동물 모두 우리 건강과 연관돼 있다. 이들은 수인성 식품매개 감염병, 호흡기 감염병, 인수 공통감염병 및 매개체 전파 감염병 등의 원인이 된다. 반려동물을 예로 들어 보자. 개나 고양이는 사람에게 폐렴을 일으키는 톡소카라증이나, 고양이에게 긁히거나 물린 뒤 국소적으로 임파선염, 발열, 몸살 등을 일으키는 묘소증, 개로 인한 광견병 등의 피해를 끼친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우울증이 덜 생기고 스트레스가 적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노인들이 병원을 적게 방문하고 심장질환 환자 중 반려동물을 기르는 환자들이 심장 발작 후 1년 생존율이 8배 높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가축이나 양식 어패류에 사용하는 항생제는 생태계를 순환하며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는 항생제의 오남용에 의한 폐해로 항생제 내성률이 높은 국가다. 여러 종류의 슈퍼박테리아가 국내 병원에 상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이상 새로운 뉴스도 아니다. 가축이나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항생제의 양을 최소화하는 것은 식품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만 사람의 항생제 내성률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병원체의 내성은 사람과 동물을 오고 가며 악화되기 때문이다. 항생제 문제 하나도 사람, 동물, 식품, 환경을 다루는 모든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즉 원헬스 협력체계의 구축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국민건강관리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이 범부처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원헬스 개념의 접근과 관리는 우리를 위협하는 질병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처법이기 때문이다.
  • 일본 축구의 2연패 탈락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

    일본 축구의 2연패 탈락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

    일본 축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며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경쟁이 더 쫄깃 해졌다.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13일 새벽 끝난 AFC U-23 챔피언십 B조 2차전에서 시리아에 1-2로 패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에서 1-2로 패한 일본은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2패를 기록, 조별리그에서 탈락을 확정했다.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 3장이 걸려 있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올림픽 개최국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 성적에 상관 없이 올림픽 본선에 나선다 그러나 최소 4강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의 조기 탈락에 따라 다른 팀들의 신경이 더 곤두서게 됐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도쿄행 티켓 3장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일본이 4강에 합류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8강전 승리 팀들은 모두 도쿄올림픽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8강전 승리팀 중에서도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3~4위 결정전 한 경기를 더 치러야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일본이 4강에 합류했을 경우 이미 최소 C조 2위를 확보한 한국은 8강에서 D조의 한 팀을 꺾는 것 만으로도 결승 진출에 상관 없이 도쿄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한국은 4강에 진출하더라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 한 차례 승부를 더 벌여야 3위를 확보해야 도쿄에 갈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A, B조 팀과 C, D조 팀은 4강에서부터 만날 수 있게 대진표가 짜여져 있다. 내심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예상하던 일본 축구는 이번 대회 조기 탈락으로 비상이 걸렸다. 벌써부터 성인 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는 하지메 감독에 대한 경질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찬물 학대‘ 피해아동 부검…몸에 멍 다수 발견

    계모에 의해 찬물 속에 장시간 앉아있는 학대를 당하다가 숨진 어린이의 몸에서 멍 자국이 다수 발견돼 경찰이 또 다른 학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13일 경기 여주경찰서는 이날 오전 숨진 B(9) 군에 대한 부검을 시행한 결과 B군 몸 여러 부위에서 다수의 멍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의관으로부터 “육안으로는 사인을 판단할 수 없다”며 “저체온증을 우선으로 고려해 부검 결과를 분석할 계획”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법의관이 육안으로 관찰한 1차 소견에 담긴 내용이고, 자세한 부검 결과는 3주~4주 뒤에 나온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일단 계모 A(31) 씨를 상대로 추가 학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사건 발생 5일 전 B군 집을 방문했으며 이때는 학대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멍도 아동보호기관의 면담 이전에 생겼는지 면담 이후에 생겼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계모 B씨는 경찰에서 B군 몸의 멍은 자신과는 상관없으며 다른 학대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여주의 한 아파트에서 언어장애가 있는 B군이 떠들고 돌아다니는 등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놓인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1시간가량 속옷만 입고 앉아있게 하는 등 학대를 해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있다. 사건 발생 당시 여주의 바깥 기온은 영상 1.1도였고 체감 기온은 영하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작품 불태운 201㎝의 ‘거인’ 화가 존 발데사리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작품 불태운 201㎝의 ‘거인’ 화가 존 발데사리

    글자 그대로 ‘재미있는(hilarious)’ 사람이었다. 키가 201㎝나 됐던 미국 화가 겸 미술교육가 존 발데사리 얘기다. 1970년 여름 어느날, 그는 20년 가까이 그려온 수천 점의 작품들을 돌아봤다. 20대였던 1950년대에 그린 작품들은 전통에 얽매어 있었고, 자신이 어떤 예술가인지 알아보는 과정에 그려낸 습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그림을 모두 불태우고 새롭게 자신의 길을 걷자고 결심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근처로 가져가 모두 태웠다. 재들은 책 모양 크기의 상자 10개에 담아 서가에 꽂아두는 한편, 몇 개로는 다른 재들과 섞어 쿠키 반죽을 만드는 데 넣었다. 구워진 쿠키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전시했다. 발데사리는 몇년 뒤 인터뷰를 통해 “창의적이려면 때로는 아주 파괴적이어야 한다”며 “불사조가 재 속에서 날아오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낡은 예술 작품에 집착하는 것은 죽음을 선고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일년 뒤에는 세상에 “더 이상 지루한 예술을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괴팍한 화가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여든여덟을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 약속을 지켰다고 영국 BBC가 12일 뒤늦게 보도했다. 유수 통신사들은 지난 7일 그의 별세를 알렸는데 BBC가 닷새나 뒤늦게 부음을 전했다. 고인은 1931년 6월 17일 멕시코 국경 도시 티후아나에서 가까운 캘리포니아주 내셔널 시티에서 태어났다. 샌디에이고에서 예술과 예술교육을 전공한 뒤 중학교, 커뮤니티 칼리지,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교편을 차례로 잡았다. 여름에는 지방 관청이 운영하던 청소년 범죄자 교실에서 그림을 가르쳤다. 1970년 그림들을 태우기 전부터 실험은 시작됐다. 문자 만으로 작품을 꾸미거나 문자와 이미지를 결합해 꾸몄다. 일부러 캔버스에다 사진을 프린트해놓고 “잘못(WRONG)”이라고 적기도 했다. 아래 ‘팔고 싶은 예술가를 위한 조언들’을 보면 현대 상업 예술을 마음껏 조롱하기도 했다.그는 명문 예술학교 칼아츠,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등 예술 교육가로 이름을 날렸다. 사진과 그림, 문자, 인식 가능한 물체나 인체 기관의 모습 등을 독특한 방법으로 결합해 새로운 멀티미디어 작품으로 빚어냈다. 몇몇 비평가는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개념(컨셉트) 미술가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 그로부터 국가 예술 훈장을 받았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 직전에는 평생 업적 부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국내에선 그의 작품 20여점을 소개한 개인전이 2015년 서울 PKM 갤러리에서 열린 적이 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등에 소장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큐레이터 케이트 폴레는 BBC 인터뷰를 통해 “그는 예술가 직업에 매우 진지했다. 하지만 예술 자체, 예술계를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았다. 그는 어떤 게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겐 ‘그저 가서 봐요. 좋아하지 않는 건 상관 없어요, 그냥 가서 봐요, 결국은 뭔가를 당신을 다독일 거랍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1970년대 칼아츠 학생이었으며 나중에 친구가 된 데이비드 살레는 키가 컸다는 사실 때문에라도 “예술계에서 가장 크고 진지한 작가란 특장”을 안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살레는 생전의 고인이 “여러분이 즐기기 전에 뭔가를 아는 것을 요구하도록 작업하지 않았다. 그는 낱말들과 이미지들을 섞었지만 여러분이 굳이 퍼즐의 밑바닥을 알아내려고 열심히 굴 필요가 없게 했다. 그는 여러분을 시험하려 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을 통해 예술의 즐거움을 알리는 것이 발데사리의 열정이었으며 그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갤러리스트 마리안 굿먼은 BBC 인터뷰를 통해 “그는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안겼다. 그는 학생들이 유명한 화가가 되는 데 정말로 도움이 됐다. 사람들은 그와 함께 하면 공부에 몰두했고, 그가 가르치는 모든 것이 그들의 피와 살이 됐다”고 했다. 2009년 말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을 때도 그는 자신이 예술 경력의 가을에 들어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년 뒤에도 그는 완전히 다른 컬렉션을 선보이려 시도했고, 그 결과물이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개러지 현대 미술관 전시로 이어졌다. 살레는 “몇십 년 전만 해도 콜렉터들은 아마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컨셉트 예술 작품을 구매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발데사리의 작품을 사보겠다며 줄을 서고 있다. 존의 반골 기질에도, 어쩌면 그 기질 때문에 그의 작품은 확고한 진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감귤 대신 카카오… 겨울 사라지는 제주

    감귤 대신 카카오… 겨울 사라지는 제주

    이달 7일 낮 23.6℃… 역대 1월 중 최고 온난화 탓 12월 평균기온도 1.5℃ 높아 감귤 재배지, 남부 넘어 충북·경기까지 道 “물류비 경쟁 안돼 신품종 개발 박차” 방어 어획 급감·고유종 구상나무도 감소바나나·커피나무 늘고… 한라산 눈 실종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겨울이 실종되면서 제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제주의 낮기온이 섭씨 23.6도까지 올라 1923년 기상관측 이후 1월 기온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제주지역 한 달간 평균기온은 10.2도로 평년(8.7도)보다 1.5도 높았고, 2018년(9.3도)보다 0.9도 높았다. 제주지역 특산품인 감귤류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밀감 등 감귤류 재배지는 2000년대 들어 전남 고흥, 경남 통영·진주 등을 거쳐 이제는 충북과 경기 남부까지 확대됐다. 현재 추세대로 기후변화가 이뤄질 경우 강원 해안지역에서도 감귤류 재배가 가능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제주보다 물류비가 저렴한 육지에서 감귤이 대량생산되면 제주의 주 소득원인 감귤농사는 한순간에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면서 “2027년까지 감귤류 신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지만 기후변화가 큰 변수”라고 말했다. 제주의 겨울 횟감인 방어도 동해안으로 북상해 제주 바다에는 요즘 방어떼가 사라졌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년 이후 50년간 제주 바다 등 우리나라 연근해역 표층 수온은 1.23도 상승했다. 온대성 어류인 방어는 수온과 먹이를 따라 여름철에는 동해까지 이동했다가 10월이 되면 14도 안팎의 따뜻한 수온이 유지되는 제주도 부근 해역으로 다시 내려온다. 하지만 바다 수온상승으로 방어떼들이 주로 동해안에 머물면서 제주 바다까지 내려오지 않고 있다. 모슬포 수협 등에 따르면 올겨울 지역 어민들이 잡은 방어 수확량은 2014~2018년 연평균 1000여t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연간 1000t 수준이던 강원 지역 방어 어획량은 2017년부터 3000t대로 급증했고 올해는 4000t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고유종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 구상나무 서식지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조사 결과 한라산 구상나무 숲 면적은 2006년 738.3㏊에서 2015년 626㏊로 감소했다. 따뜻한 겨울로 제주 초콜릿박물관 온실에서 재배 중인 카카오나무는 지난해 12월 중순 처음 열매를 맺었다. 앞서 지난해 8월 제주에 있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의 카카오나무에도 열매가 달렸다.1990년대 수입 개방 이후 사라졌던 ‘제주 바나나’도 재배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제주에서는 38개 농가가 17.3㏊에서 바나나를 재배 중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겨울철 기온 상승 등으로 비닐하우스 난방비 부담이 줄어들어 바나나 재배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미숙과를 들여와 국내에서 후숙시키는 외국산 바나나와는 맛과 품질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라산 남쪽 서귀포 지역에서는 커피나무 농장도 속속 들어섰다. 남원과 대정 지역 등에서는 비닐하우스에서 커피나무를 직접 재배, 수확한 후 커피를 파는 카페가 성업 중이다.올겨울 제주에 눈이 오지 않으면서 관광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라산 눈구경은 대만, 인도네시아 등 눈이 오지 않는 동남아 지역 관광객의 겨울 단골여행지로 인기가 높았지만 올해는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제주에 눈이 내린 날은 단 하루(12월 31일)에 불과했다. 최근 20년(1999∼2018년) 평균(6.2일)보다 적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수년 전만 해도 눈이 내린 겨울 한라산에 동남아 관광객이 넘쳐 났는데 올해는 눈이 오지 않아 여행사들이 눈구경 여행 상품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진중권 “내가 녹색당 지지해서 징계? 윤소하의 사과 요구한다”

    진중권 “내가 녹색당 지지해서 징계? 윤소하의 사과 요구한다”

    윤소하 “녹색당 지지 등 해당행위로 징계 거론”진중권 “탈당계 제출 후 녹색당 지지 발언한 것…윤소하, 훨씬 전에 나에 대한 징계 추진했었다“정의당을 탈당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당내에서 나에 대한 징계를 추진했었다고 한다”고 주장하며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진중권 전 교수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소하 원내대표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내가 ‘녹색당을 지지한다’고 해서 징계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징계 추진은 훨씬 전에 한 것으로 안다. 녹색당 지지 발언은 정의당에 탈당 처리해달라고 하고 한참 뒤에 한 것”이라면서 윤소하 원내대표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 글에 앞서 진중권 전 교수는 정의당으로부터 탈당 처리가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이렇게 조용히 처리하면 될 일을 해당 업무와 상관도 없는 (윤소하) 원내대표가 그 사실을 SNS로 공개하며 떠나는 당원의 뒤통수에 비아냥을 퍼부어댄 이유가 뭘까”라면서 “윤소하 원내대표가 당내에서 나에 대한 징계를 추진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아마 조국 임명에 찬성한 당의 결정을 비판한 것이 그 분의 심기를 거슬렀나 본다”면서 “그런데 정의당에서는 당원이 당을 비판하는 것이 ‘징계’의 사유가 되는가보다. 세상에, 당원이 제 견해를 말한다고 처벌한다? 남조선노동당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윤소하, 전남 목포 출마 위해 민주당에 아부” 진중권 전 교수는 윤소하 원내대표가 자신에 대한 징계를 추진한 배경에 오는 4·15 총선에서 전남 목포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과 방향을 맞춰 가는 데 진중권 전 교수의 조국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진중권 전 교수는 “사실 윤소하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아부할 일이 좀 있다. 그 동네 분위기가 그렇다”면서 “그런데 원내대표씩이나 한 마당에 민주당으로 전향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민주당에서 단일 후보 자리 내줄 것 같지도 않고. 설사 단일 후보가 된들 (목포에서)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을 어떻게 이기나. 그러니 경박하게 처신하지 말고 진중하게 명예나 지켜라”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윤소하 원내대표가 언론을 통해 “정의당에 당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녹색당을 지지한다’는 등의 발언을 하는 등 해당 행위를 해서 내부적으로 (징계) 얘기가 있었다”면서 “자꾸 조국 프레임으로 가는데, 조국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을 내놓자 진중권 전 교수가 녹색당 지지 발언은 탈당계를 제출한 이후에 한 것이라고 재반박한 것이다. 진중권 전 교수는 “윤소하 원내대표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세요”라면서 “원내대표씩이나 돼서 한때의 충성스러운 당원 가는 길에 험담이나 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 거짓 해명까지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기석의 외통수] 미국이 판 방위비 인상과 호르무즈 파병이란 함정

    [박기석의 외통수] 미국이 판 방위비 인상과 호르무즈 파병이란 함정

    14~15일 미국 워싱턴서 방위비분담협상 재개美,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할 가능성‘동맹 기여’하라며 파병 압박하면 피하기 어려워파병하되 미국 호위체 참여 않고 이란 이해 구해야분담금 협의서 동맹 기여 논의로 확장된 방위비협상주한미군·한미동맹 역할 재정의해 새로운 전략 짜야미국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소련 붕괴 이후 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으로 비유했습니다. 미·일·중·러 4강의 영향력에 자유로울 수 없고 북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체크메이트(외통수)의 위기에 내몰리곤 합니다. 외교·남북관계의 묘수를 찾고자 외교·통일 현안을 취재한 수첩(외·통·수)를 꺼내 독자들과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올해 이후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기 위한 한미 방위비분담협상이 오는 14~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재개된다. 양국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하고자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다섯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협상을 타결 짓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방위비분담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주요 변수로 등장한 모양새다. 미국이 협상장 안팎에서 한국에 한미 동맹 기여 차원에서 분담금의 대폭 인상은 물론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맞서는 ‘협상 카드’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분담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한미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피격되자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우방국을 중심으로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를 창설하고 한국에 참여를 요청했다. 청와대는 방위비분담협상 5차 회의를 닷새 앞둔 지난달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힘에 따라 방위비분담협상을 고려하며 파병 결정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하지만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촉발되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에 협상 카드가 아닌 ‘협상 부담 요인’으로 되돌아온 양상이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됨은 물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파병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방위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결정하는 방위비분담협상에서 원칙적으로 협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협상에서 한국의 한미 동맹 기여가 미흡하기에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한국은 이 논리를 깨트리고자 ‘우리도 분담금 지불 외에 동맹에 기여하는 분야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방위비분담협상은 한국의 동맹 기여를 논의하는 장으로 확장됐다. 실제로 한국은 협상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상관 없는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사례를 설명하며 한국이 한미 동맹은 물론 미국의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는 과도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미국이 분담금 외에 한국이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제시한다면 협상에서 파병 논의를 피할 수 없고, 분담금 대폭 인상을 막아야하는 정부로서는 미국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를 막고자 한국의 동맹 기여를 강조했으나 도리어 동맹 기여의 트랩에 빠져 한국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여 제안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국민·선박도 보호해야 하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파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란과의 관계도 관리할 필요가 있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해협 방위에 기여하되, 이란에 사전에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아울러 한국 측 분담금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서 한국의 한미 동맹 기여 전반을 협의하는 장으로 변질된 방위비분담협상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반도 방위에 머물렀던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으로 확장하고, 미국의 국제질서 유지에 동맹국인 한국이 적극 참여하고 관련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 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에도 한국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도 변화된 국제정세와 국익에 맞게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동맹 기여의 범위를 확정해 향후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법서라] 직접 수사 제한에 징계까지…손발 묶인 채 조여오는 ‘윤석열의 시간’

    [법서라] 직접 수사 제한에 징계까지…손발 묶인 채 조여오는 ‘윤석열의 시간’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의 여파가 큽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발을 묶는 인사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실현된 이유도 있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예상보다도 훨씬 이례적으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핵심 간부들을 전면 교체하는 것을 넘어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윤 총장이 ‘항명’을 했다며 에워싸고 더욱 벼랑 끝으로 몰고 있고, 윤 총장은 꿈쩍하지 않으며 버티는 모양새입니다. “지휘감독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으라” 10일 추 장관이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두현 장관 정책보좌관에게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 보도되며 화제가 됐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간부인사 과정에서 의견을 밝히지 않은 윤 총장을 향해 유감을 표시하며 추 장관에게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고 지시한 지 3시간 남짓 만에 이 같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가능한지를 알아보라고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윤 총장에 대한 감찰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실제로 징계가 이뤄진다면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인사 협의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을 검사징계법에 따른 직무상 의무위반으로 문제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3년 9월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일이 있었습니다. 국가정보원 댓글사건을 지휘하던 채 전 총장은 결국 사퇴를 했죠. 다선 의원의 당대표까지 지낸 정치인인 추 장관이 국회 본회의장의 맨 뒷자리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그대로 노출되도록 하면서 이토록 민감한 대화를 나눈 것을 두고 윤 총장에게 대놓고 경고를 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추 장관은 이날 윤 총장에게 “직제에 없는 수사조직을 별도로 만들 때 시급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설치하라”는 지시도 했습니다. 세월호 특별수사단 같은 특별수사팀을 꾸리려면 먼저 장관에게 보고하라는 것인데요. 법무부는 직접 수사를 줄이는 등 검찰개혁 방안을 이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검찰총장의 수사 재량권을 제한하려는 목적이 아니냐고 풀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 등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팀 지휘부가 전면 교체돼 윤 총장이 특별수사팀을 꾸리는 방식으로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방안이 거론되던 상황이었습니다. 정작 윤 총장 측에선 청와대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팀은 고려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하는데 어쨌든 앞으로 총장이 직접 수사에 관여할 권한이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10일 추 장관과 윤 총장은 각각 인사대상이 된 간부 32명을 만났습니다. 윤 총장의 핵심 참모진으로 교체 대상이 된 대검 간부들과 새로 대검과 법무부를 채울 간부들이 오후 4시 30분 법무부에서 추 장관을, 오후 5시 30분엔 대검에서 윤 총장을 각각 접견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추 장관과 윤 총장 모두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 내용은 달랐습니다. 추 장관은 “인권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유념해 달라”면서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우선 강조했고, “검찰의 직접 수사를 축소하는 것이 흔들림 없는 방향”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추 장관은 앞서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뒤 나눈 대화에서 “수술칼을 여러 번 찔러서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윤 총장이 지휘한 수사가 인권을 뒤로한 채 마구잡이식으로 수사를 한다는 비판으로 읽혔습니다. 추 장관은 이날 또 간부들에게 “편파수사, 과잉수사, 늑장수사 등 부적절한 관행을 개선하고 공평하고 정의롭게 검찰권을 행사함으로써 국민에게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추 장관과에 인사를 마친 간부들은 곧바로 서울 서초동에 있는 대검 청사로 이동했습니다. 전출 대상이 된 ‘윤석열 사단’의 대검 간부들은 작은 버스를 함께 타고 이동했고, 새로 대검과 법무부에 자리하게 된 간부들은 각자 따로 차를 타고 모였습니다. 윤 총장은 접견에서 특히 “일선 검사장(지검장)께서는 중요 사건은 검사장이 책임진다, 내가 직접 책임진다는 그런 자세로 철저하게 지휘, 감독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진행 중인 중요사건에 수사, 공판의 연속성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했습니다. 수사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야 한다는 의지를 새로 바뀔 간부들에게도 거듭 강조하며 엄정한 수사를 강조한 것입니다. 윤 총장은 인사에 대한 의견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이날 오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에서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옛 균형발전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청와대와 또 한 번 신경전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연풍문 등에서 압수수색 영장과 수사상 필요한 증거목록을 청와대에 제시한 뒤 자료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수색을 하려 했는데, 이를 두고 청와대에서 압수자료를 특정하지 않고 ‘범죄자료 일체’로 기재해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면서 ‘보여주기식 수사’를 했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다시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과 함께 상세한 목록을 추가로 받아 자료제출을 요청했는데도 제출하지 못했다”면서 “현행 법상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을 할 수 없지만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최근 검찰 인사와 윤 총장의 상황을 두고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장관과 추 장관의 과거 발언들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에서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이던 윤 총장을 좌천시킨 것을 두고 ‘찍어내기’라고 비판을 했기 때문입니다. 조 전 장관은 2013년 10월 22일 ‘언론이 권은희(국회의원,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윤석열 두 사람의 행동을 놓고 ‘항명 대 소신’으로 프레임을 잡아 물을 타려 하는구나. 상관의 불법부당행위를 따르지 않는 것은 ‘항명’이 아니라 ‘의무’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앞서 10월 18일에는 ‘윤석열 찍어내기로 청와대와 법무장관의 의중은 명백히 드러났다. 수사를 제대로 하는 검사는 어떻게든 자른다는 것. 무엇을 겁내는지 새삼 알겠구나’고 했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0월 25일엔 ‘윤석열은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 안희정과 묵묵한 후원자 강금원을 구속했지만 아무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똑같이 하니 바로 도끼질을 당했다’며 거듭 보복성 인사를 비판했죠. 그리고 윤 총장을 향해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주세요. 사표내면 안 됩니다’라고 강조도 했습니다. 이제 13일부터 윤 총장은 새로운 간부들과 일을 하게 됩니다. 설 전으로 예상되는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에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항명’ 논란에 감찰 및 징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앞으로 윤 총장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모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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