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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낀 부동산 편법증여 ‘철퇴’

    높은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거액의 대출금을 낀 채 부동산을 물려주는 부담부(負擔附) 증여에 재갈을 물리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거액의 주택담보대출금을 대신 갚는 조건으로 아파트 한 채씩을 가족 2명에게 증여한 A씨가 서울 송파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가 부과한 양도소득세 7900여만원은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부담부 증여와 관련한 양도소득세 부과의 잣대를 마련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다. 부담부 증여는 대출금을 끼고 부동산을 증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을 내고 부모가 나중에 빚을 대신 갚아줄 수도 있어 이중적인 탈세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A씨는 2001년 7월 기준시가(현 공시지가)가 각각 1억 2000여만원인 투기지역 내 아파트 2채를 2억 4000만원,2억 6000만원에 구입하며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2억 5000만원씩 모두 5억원을 대출받았다.그 후 2003년 11월 가족 2명에게 대출금 전액을 대신 갚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증여한 후 양도소득세 548만원을 신고, 납부했다. 모두 5억원을 주고 아파트 2채를 사 가족에게 증여했지만 5억원의 채무액을 대신 갚는다는 조건으로 양도한 만큼 소득세법 상 양도차액이 5500만원에 불과해 세금을 얼마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송파세무서는 실제 매매가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준시가를 잣대로 해 아파트 2채의 취득가액을 2억 2000만원, 양도가액을 5억원으로 산정해 A씨가 2억 8000여만원의 양도차익을 남겼다고 보고 7900여만원의 양도소득세를 추가로 부과하자 A씨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취득가액은 실제 취득액으로, 양도가액은 채무 상당액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A씨의 주장을 인용해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부과한 양도소득세 7900여만원을 취소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으나 항소심 재판부와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3부는 “투기지역 안의 부동산 양도·취득가액은 실지거래가액에 의해야 하지만 A씨의 경우 부담부 증여이기 때문에 양도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을 인정·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양도·취득가액 산정은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KT, 공정위에 ‘판정승’

    KT가 7년간의 소송 끝에 자회사에 위탁수수료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징수당했던 과징금 307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29일 KT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KT가 지난 2001년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취소소송과 관련,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KT는 공정위에 납부한 과징금 307억원에 4월말 기준으로 산정한 환급 가산금을 포함해 361억원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은 2004년 KT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정위에 대해 납부된 과징금을 환급할 것을 판결했으나, 공정위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KT는 지난 2001년 2월 당시 한국공중전화와 한국통신진흥, 한국산업개발 등 3개 자회사에 대해 공중전화 관리 위탁수수료를 과다 지급,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부당내부거래)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3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해 왔다.KT의 공중전화사업은 자회사에서 관리를 하지만 매출은 KT로 잡힌다. 서울고법은 당시 원고 승소판결을 내리면서 자회사 위탁수수료 산정시 직접 노무비 기준이 공정위측 주장인 정부노임단가가 아니라 시중노임단가가 적정했다는 KT의 주장을 인정했다. 한편 KT는 2005년 5월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통신 업체들과 시내전화,PC방 전용회선 요금산정 등에서 담합행위를 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인 115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자 소송을 제기, 그 결과가 주목된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수능 성적자료 모두 공개하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자료가 공개되면 출신 고교와 지역별 학력 격차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지역간 서열화로 공교육 파행을 불러온다며 즉각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특별2부(부장 김종백)는 27일 뉴라이트닷컴 신모 대표 등이 “2002∼2005학년도 수능 원 데이터(자료)와 2002,2003년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를 공개하라.”며 교육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어와 영어 등 주요 5과목에 대해 매년 1% 정도의 초·중·고등학생을 평가한 시험 결과다. 수능 원 데이터는 학생 개인별 원점수를 모두 종합한 자료다. 재판부는 “연구자들이 학업 성취도 평가와 수능시험 자료를 갖고 우리나라의 현행 교육제도 문제를 연구하면 생산적인 정책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관련 정책을 입안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정보가 공개되면 전국 학교가 서열화돼 과열 경쟁이 발생하고 사교육이 만연할 것이라는 교육부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국민의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제공할 헌법상 의무가 있는 국가가 이미 만연한 입시경쟁과 공교육 파행, 사교육 의존 등의 실정을 개선해 교육 현실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교육상황에 관한 정확한 자료를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과 전문가들이 이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할 수 있도록 자료를 공개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당장 수능 원 자료나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가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상고할 경우 최종 판결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수능 원점수나 학업성취도를 학생 본인만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도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오면 교육계에 엄청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평준화 근간 위협” 통계처리를 거쳐 학교·지역별 학생들의 수능 성적 평균과 학업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전국 기초·광역자치단체별 수능 성적 순위는 물론 학교별 순위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다. 학교선택권이 제한된 현행 평준화 제도에서 학교별 수능 성적과 학업성취도 수준이 공개되면 학부모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평준화 제도의 근간이 흔들리는 셈이다. 수능 성적을 등급만 공개하는 수능 9등급제나 200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되는 내신 9등급제도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대학들이 학교별 학력 차이를 이유로 3불(不) 정책 가운데 하나인 고교등급제를 적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김규태 대학학무과장은 “수능과 학업성취도 평가 원점수를 공개할 경우 학교·지역간 과열경쟁과 서열화로 인해 교육과정을 도저히 정상 운영할 수 없게 된다.”면서 “대법원에 상고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수능 등급만 공개하는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뉴라이트닷컴측은 우리나라 교육실태를 연구하겠다며 2002∼2005학년도 수능 원 데이터와 2002,2003년도 학업수준 평가 연구자용 분석자료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교육부에 청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1심은 연구 목적을 위해 쓴다는 전제 아래 “개인 정보를 제외한 수능 성적 결과를 공개하라.”면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공개하지 말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뉴라이트측이 항소하면서 현재 수능 원 자료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김재천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佛·英등 이상고온 ‘여름같은 4월’

    |파리 이종수특파원|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유럽이 때아닌 ‘4월의 여름’으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 프랑스·영국·벨기에·이탈리아 등지에 4월 들어 이상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가뭄으로 인한 전력 부족과 농작물 피해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프랑스 국립기상연구소는 26일(현지시간)“4월 들어 예년보다 섭씨 10도나 높은 고온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남동부 리옹시는 30도를 넘으면서 가장 더운 4월을 보내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경을 맞댄 국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벨기에는 1830년대 이후 가장 기온이 높은 4월을 맞고 있고 독일은 4월 일조량이 최고를 기록했다. 바다 건너 영국도 23일까지 평균 기온이 1945년 이래 가장 높다고 영국 기상청이 발표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동유럽 상공의 고기압과 스페인 상공의 저기압이 형성되면서 아프리카로부터의 더운 공기가 유럽 중간 지역에 머물면서 고온 현상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가뭄. 프랑스 기상전문가 미셀 달로즈는 “하루 일조량이 11시간 정도인데 예년의 2배”라며 “프랑스 대부분 지역에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프랑스 남부의 강물 수위는 이미 정상보다 훨씬 줄어들면서 농작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또 이탈리아는 올여름 전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뭄 경보를 발동했다. 네덜란드에는 33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다.vielee@seoul.co.kr
  • 日대법, 中위안부 강제동원 인정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27일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중국인 여성을 납치·감금, 성폭행했다며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강제성 부분을 줄곧 부정해왔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궁지에 몰렸다. 또 미국 하원에 제출된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비난하는 결의안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최고재판소는 이날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했지만, 청구권과 관련해선 1972년 중·일 공동성명을 들어 “권리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개인 청구권과 관련된 첫 판결이 나옴에 따라 2차대전 때 군 위안부를 비롯, 강제 노역, 세균전을 위한 인체실험 등 일본군에 의해 저질러진 불법 행위에 대한 사법적 판단에 따른 구제는 사실상 원천봉쇄됐다. 현재 일본 정부를 피고로 계류 중인 관련 사건은 30건에 이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재 중국 산시성에 사는 80세 여성 등 2명(1명은 사망)은 13세와 15세였던 1942년 일본군 병사들에게 납치돼 군 시설 등에 감금됐다.”고 밝혔다.또 “이들은 일본군의 거점에 감금돼 복수의 병사에 의해 반복적으로 성적인 폭행을 당했다.”면서 “정신적으로 상당한 후유증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hkpark@seoul.co.kr
  • “다음 괴물은 나” 김수완 고교야구 노히트 노런

    고교야구에서 15년 만에 ‘노히트노런’이 나왔다. 우완 정통파 김수완(18·제주관광고 3)은 26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41회 대통령배고교야구대회 1회전 순천 효천고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고 몸에 맞은 공 1개만을 내주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4-0 승리. 투구수는 85개에 그쳤고, 최고 구속은 141㎞를 찍었다. 노히트노런은 역대 14번째로 가장 최근에는 1992년 6월10일 청룡기 결승전에서 노장진(공주고)이 선린상고전에서 세웠다. 대통령배에서는 1986년 4월24일 권영일(부산고)이 8강전에서 선린상고를 맞아 1-0 승리 이후 21년 만이다. 김수완은 1회 선두타자 공주현을 몸에 맞은 볼로 출루시키는 바람에 퍼펙트 게임 기록을 놓쳤다. 경남 김해 출신인 김수완은 182㎝,63㎏으로 투수로서는 마른 체형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기교파 투수로 타자를 맞혀 잡는 데 비상한 재주가 있다는 평가. 김현주(50·주류 유통업)씨와 조정숙(46)씨 사이에서 태어난 김수완은 김해 삼성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김해고 1학년 때인 2005년 프로야구 투수 출신 은사 성낙수 감독을 따라 제주관광고로 전학했다.2학년이던 지난해 전국 대회에 나와 5개 대회에서 1승2패를 기록했지만 24와 3분의1이닝 동안 2점만 내줘 방어율이 0.74에 그쳤다. 김수완은 “직구 최고 구속이 130㎞에 그치는데 이날 141㎞로 평소보다 많이 나왔고 제구도 잘 됐다.”고 말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서울광장] 지성인과 정치인 사이/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성인과 정치인 사이/이목희 논설위원

    아들라이 스티븐슨은 진가를 몰라주는 유권자들이 야속했을 터이다. 프린스턴대를 나와 신문기자·변호사 활동, 이어 유엔 창설에 앞장서는 등 쟁쟁한 외교관 경력. 일리노이 주지사로서 행정 능력도 인정받았다. 세련된 언변과 건설적 대안, 지식층 지지…. 스티븐슨은 역대 미국 대통령후보 가운데 가장 지성적 면모를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인사였다.1952년 대선에서 스티븐슨과 맞붙은 후보는 전쟁영웅 아이젠하워. 소련의 핵개발, 한국전쟁으로 매카시즘이 불고 있었다. 애국심의 광풍 앞에 스티븐슨의 지성은 맥을 못추었다. 열세를 만회하려 스티븐슨은 재향군인 모임에 섰다.“애국심이란 어떤 것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정치학도라면 한번쯤 읽어야 할 명연설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호소는 어려웠다. 아이젠하워의 듬직하고, 자상한 미소 한방이 지성파의 난해한 연설을 묻어 버렸다.1차 집권기의 아이젠하워는 한심하게 비쳤다. 골프를 즐기고, 목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스티븐슨은 재도전했으나 더 큰 표차로 패하고 말았다. 아이젠하워는 닉슨 부통령, 덜레스 국무장관, 애덤스 비서실장 등 부하를 통해 게으름을 커버했다. 지성은 떨어져도 진정한 정치인의 자질은 아이젠하워쪽에 있었다. 올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에서 ‘지성인 궐기’가 거론된다. 두번의 상고 출신 대통령,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이 불러온 반작용일 것이다.‘지성인의 덫’에 빠져 곤경에 처한 첫 주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교수 출신인 그는 흠없는 경력과 성품을 가졌다. 지지율 5%와 한나라당내 명분없는 줄서기를 선뜻 수용키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정치학자 손학규씨에게 묻는다. 탈당해서 문화·예술계 인사와 만나는 외곽정치를 제자들에게 가르친 적이 있는가. 낮은 지지율이 스스로의 문제라고 자책한 적은 없는가. 아이젠하워에 비해 메시지가 약한 스티븐슨을 돌아본 적이 있는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역시 지성인 이미지로 대권을 겨냥하는 이다. 정 전 총장은 며칠전 “지성인은 남의 문전을 기웃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자세력 추구의 뜻을 깔고 있다. 지금 정치권이 통째로 욕을 먹는다. 학계와 시민단체를 우선 엮은 뒤 괜찮은 정치인을 합류시켜 새 모습을 보이려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정당정치를 깨야 하는 당위성에 공감할 수 없다. 경제학 교수가 신당을 만들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얘기인가. 반사이익을 통해 붉은 카펫을 깔고 등장하려는, 정계개편 주도권 욕심이 어른거릴 뿐이다. 그 와중에 충청권 결집 등 정치 구태를 흉내 내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청와대 수석, 국회의원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 교수도 대권도전의 뜻이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보수세력을 대변하지 못하니, 지성인으로 세결집에 나서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지식인을 ‘생산력이라고는 글쓰고 가르치는 일밖에 없으면서 이념·주장만 내놓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식인의 관념적, 서술적인 메시지는 일반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정치현장에서 생산력을 입증치 않으면 과거 조순·이홍구씨 수준도 못 따라간다. 유권자를 흡인할 메시지 없이 정당정치를 흔들며 요행을 기다리지 말기 바란다. 대권 꿈이 있다면 빨리 이념에 맞는 정파와 손잡고 정치 메시지 학습에 열중하는 편이 낫다. 지성인이 민주정치를 피곤케 해서야 되겠는가.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대법 “질병 숨기고 보험 가입하면 사기죄”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23일 신장결핵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금을 청구해 사기 혐의로 기소된 허모(57)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약관에 특정 질병에 대한 고지 의무가 규정돼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질병을 숨기고 보험을 들었다면 사기죄에 있어서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하면 될 것이라는 허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게 사기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04년 1월 허씨는 대학병원에서 신장결핵 진단을 받고 한달 뒤 결핵을 포함한 특정질병에 걸리면 보험금을 주는 보험에 가입했다.5개월 뒤 허씨는 병원에서 결핵균에 감염된 왼쪽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1심과 2심 법원 모두 허씨가 사기죄를 지었다고 판단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간통 이혼뒤 알아도 처벌

    배우자의 간통 사실을 이혼한 뒤 뒤늦게 알았더라도 고소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간통을 하고 3년 이내에, 간통 사실을 알고 6개월 이내에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부부싸움을 하다 2005년 6월 협의이혼을 했지만, 아이 문제 때문에 한동안 부인 B씨와 함께 살았다. 같은 해 8월 A씨는 B씨의 내연남이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발견했다. 그는 내연남을 찾아가 추궁했고, 이혼 전부터 B씨와 간통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한달 뒤인 9월 B씨와 내연남을 간통죄로 고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내연남에 대해 징역 6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성폭행을 당한 것이라며 간통 사실을 부인하다가 무고죄까지 더해진 B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도 간통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 C씨가 “고소한 남편과 부인이 여전히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고소인이 간통죄 고소를 취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낸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간통을 용서한다면 혼인 관계를 지속하려는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게 표현돼야 한다. 고소인이 배우자와 호적을 정리하지 않고 계속 동거한다고 해서 간통을 묵시적으로 용서했다고 볼 수 없다.”며 C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회플러스] 노대통령 생가터 동문이 매입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생가 터를 최근 한 지방 기업인이 산 것으로 확인됐다.17일 창원지방법원 김해등기소에서 발급한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지난 2월23일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있는 노 대통령의 생가 부지 소유권을 강모(61)씨가 매매예약을 이유로 가등기했다.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이며 창원에서 자동차부품 회사를 경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씨는 463㎡ 크기의 이 땅을 9억여원에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 우리은행 ‘박해춘號’ 첫 인사 뚜껑 열어보니

    우리은행 ‘박해춘號’ 첫 인사 뚜껑 열어보니

    ‘영업력이 인사의 첫 원칙이자 목표’ 우리은행이 최근 부행장과 영업본부장, 부장·지점장 인사를 완료,‘박해춘호’의 실질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영업력 강화를 최우선적인 원칙으로 삼은 것. 업계의 치열한 영업전이라는 ‘높은 파도’를 헤쳐나갈 무기는 학연·지연이 아닌 영업력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부행장·본부장·지점장 ‘영업맨´ 전면 부상 이번 인사에서는 전통적인 ‘영업맨’들이 부상했다. 지난 13일 임명된 최승남 신임 영업부장은 영업점 평가에서 무려 4회 연속 1위에 올랐으며 정징한 강동영업본부장은 3년 동안 영업점 평가 1위를 3번,2위를 1번 차지한 기록을 갖고 있다. 박 행장은 6일 단행한 부행장 인사에서도 영업맨들을 발탁했다. 김희열, 박영호, 김계성, 이규재 부행장은 영업부장이나 영업본부장 출신이다. 선환규, 허덕신 부행장은 영업본부장 경험을 갖고 있는 사업단장 출신이다. 또 6명의 사업단장 가운데 5명을 영업본부장 출신으로 채웠다. 박 행장은 13일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과거 몸담았던 회사에서 영업본부장을 두루 경험하면서 영업본부장과 지점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최적의 영업본부장과 지점장을 임명하기 위해 직접 나서 검증하는 선발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현직에서 물러나는 임직원들이 머무르는 자리로 인식되던 해외 현지법인장 자리도 영업력이 우수한 직원들이 발탁됐다. 중국우리은행 설립추진위원장에는 영업 경쟁력과 중국어 구사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 김대식 상하이 지점장을 전격 승진 발령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도 영업본부장 출신으로 내정할 예정이다. 인맥과 학연, 지연 등 ‘전통적’ 기준도 이번에는 배제됐다. 부행장 3명과 단장 4명이 상고 출신이다. ●“인맥·학연 등 ‘회전문인사´ 근절” 선포 박 행장은 “환경이 좋은 점포에 배치돼 손쉽게 우수한 성과를 올리고 더 좋은 자리로 옮겨가는 ‘회전문 인사’는 반드시 근절할 것”이라면서 “특정 인맥이나 학연, 지연 등에 의지하는 인사나 공정한 경쟁을 통하지 않는 줄서기 인사는 더 이상 은행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해외점포에 근무하고 있는 본국 직원들의 업무 역량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고,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직원들은 임기에 관계없이 교체할 예정”이라면서 “은행 출신 자회사 임원들에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행장은 이르면 이번 주까지 부부장급 이하 직원 인사를 끝으로 취임 이후 첫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6월쯤 실시하던 상반기 정기인사를 앞당겨 단행한 만큼, 영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는 가급적 대규모 인사를 자제할 방침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요하문명은 韓·中·蒙 공동의 뿌리”

    “요하문명은 韓·中·蒙 공동의 뿌리”

    “요하(遼河)문명은 결코 중국만의 문명이 아닙니다. 요하문명을 동북아 공동의 시원(始原)문명으로 삼아야 합니다.”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요하문명론’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요하문명을 ‘흐름과 교류’의 역사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항공대 교양학부 우실하 교수는 16일 “우리가 동북공정만을 경계하는 사이에 중국은 요하문명론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면서 “자칫 우리 상고사 전체가 중국의 방계역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 교수에 따르면 요하문명론은 중국이 만주의 서쪽인 요하일대의 고대문명을 중국문명의 시발점으로 삼아, 이 지역에서 발원한 모든 고대민족과 역사를 중화민족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논리이다. 그렇게 되면 이 지역에서 기원한 예·맥족은 물론 단군, 주몽 등 한국사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황제의 후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大)중화주의’ 완결판 그렇다면 중국은 왜 요하문명론에 집착하는 것일까. 중국은 신화와 전설의 시대인 하(夏), 상(商), 주(周)시대를 역사에 편입하는 작업(하상주단대공정)을 필두로, 중국고대문명탐원공정, 동북공정 등 일련의 역사관련 공정을 진행해 왔다. 이미 1950년대부터 정립하기 시작한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의 이론적 배경을 갖추기 위한 작업이다. “현재의 중국영토 위에 있는 모든 민족과 역사는 통일적 다민족인 중화민족과 중국사에 속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작업은 21세기 ‘대(大)중화주의’ 건설을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국가적 전략이었다. 우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는 요하지역으로 중국문명의 기원을 옮기는 것이 요하문명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 요하지역에서는 지금껏 지구상에 있었던 그 어떤 문명보다도 앞선 문명이 존재하고 있었다. 1980년대 이후 요하일대에서 대량으로 발굴되고 있는 신석기시대 유적은 소하서문화(기원전 7000∼6500년), 흥륭와문화(기원전 6200∼5200년), 사해문화(기원전 5600년), 조보구문화(기원전 5000∼4400년), 홍산문화(기원전 4500∼3000년) 등이다. 이는 애당초 중국이 문명의 시초라고 떠들었던 황하유역의 앙소문화(기원전 4500년∼ )나 장강 하류의 하모도문화(기원전 5000년∼ )보다도 훨씬 앞서는 것이다. 더욱이 홍산문화 후반부로 보이는 우하량 유적(기원전 3500년∼ )에서는 ‘초기국가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대량 발굴돼 충격을 던져줬다. 이들 지역은 종래 중국에서는 ‘오랑캐’ 땅으로 알려진 데다 발굴되는 유물들이 중국문명의 본거지로 알려진 중원과는 사뭇 다르고, 오히려 내몽골이나 만주·한반도와 유사하다. 중국이 서둘러 문명의 기원을 황하에서 요하로 옮기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흐름과 교류’의 역사 우 교수는 “동북아 고대사는 수많은 민족과 문화가 서로 교류하고 이동하는 ‘흐름과 교류’의 역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이나 우리나 ‘닫힌 민족주의’를 벗고, 요하문명을 끊임없는 흐름과 교류의 역사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또 “요하문명은 세계사를 다시 쓰는 계기를 마련할 정도로 엄청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요하문명을 어느 한 국가의 고유한 문명이 아닌 동북아 공동의 시원문명으로 삼을 때 ‘동방 르네상스’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신간 ‘동북공정 너머 요하문명론’(소나무 펴냄)에서 한·중·일·몽골 등 동북아 각국의 연구진들이 이같은 요하문명을 공동으로 연구해 21세기 동북아 문화공동체의 근원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상표권 분쟁 ‘베르사체’ 이탈리아 지아니 웃다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인 ‘지아니 베르사체’와 미국 상표인 ‘알프레도 베르사체’가 9년째 벌인 다툼에서 대법원이 이탈리아 쪽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5일 지아니가 알프레도 상표를 사용하는 국내 업체 W사를 상대로 낸 상표사용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 업체 M사와 A사도 항소심에서 각각 4000만원,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고 상고를 포기해 배상 책임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두 상표가 모두 ‘베르사체’만으로 호칭될 수 있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오해를 줄 우려가 있는 유사상표라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밝혔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대법 “원지동 추모공원은 합법”

    대법 “원지동 추모공원은 합법”

    6년여를 끌어온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건립 관련 재판이 서울시의 승소로 일단락됐다. 서울시가 승소했지만 그동안 사업지연에 따른 행정력의 낭비가 막대해 지역 이기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절차 하자 없다” 서울시 손 들어줘 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2일 서초구 청계산 지킴이 시민운동본부 소속 서초구민 10명이 원지동 추모공원 설립과 관련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도시계획시설 결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또 서초구민 64명이 “추모공원 예정지 인근 개발제한구역 해제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건설교통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서도 원고측 상고를 기각했다. 시민운동본부측은 서울시가 2001년 9월 서초구 원지동 일대 5만여평에 화장로 20기, 장례식장 12실, 납골당 5만위 등을 설치하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고시한 것과 2002년 2월 건교부가 이 일대의 그린벨트 해제 결정을 내린 것이 행정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내 1,2심에서 패소한 뒤 대법원에 반대소송을 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중장기 계획 수립에 앞서 추모공원 건립계획을 세운 것을 문제 삼았지만 시·도지사가 개별 장묘시설 설치를 위해 반드시 중장기 계획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시·도지사가 개별 장묘시설을 설치한다고 해서 시장·군수·구청장 등의 계획 수립 권한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승소 판결 이후 서울시는 “화장로 11기 건설을 포함,2003년 10월 서초구 및 지역주민과 합의한 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 “다만 추진 과정에서 서초구 및 지역주민과 충분한 대화에 나설 것이며, 추진시기와 방법 등 제한 사항에 대해서는 당초 건립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민의사를 존중하고 배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해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법원 결론이 나오는 대로 건립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었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자원회수시설이나 장례시설 입지에 발목을 잡았던 님비 현상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다른 소송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당장 다른 지역의 쓰레기 반입을 반대하는 강남이나 양천 자원회수시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민 설득이 과제 재판이 진행되면서 서울시는 시립 벽제화장장이 과포화 상태에 달했지만 대체 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와 함께 2002년 4월 개발제한구역 해제 이후 땅값이 많이 올라 추모공원 건립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는 땅 매입비를 2001년(500억원)의 4배를 웃도는 2400억원으로 추산했다. 재판 결과에도 불구하고 서초구는 ▲원지동보다는 동부권에 먼저 추모공원 설치 ▲종합병원 유치 ▲부속시설로 화장장 지하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재판에 패소한 주민들도 한동안 반발할 것으로 보여 추모공원 건설까지는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의 조정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곤 김효섭기자 sunggone@seoul.co.kr
  • [정치플러스] 노대통령, 동문 체육대회 참석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모교인 부산 개성고(옛 부산상고) 동문회 주최 체육대회에 한시간 남짓 참석, 동문가족과 교직원, 재학생들을 격려했다.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행사장을 찾은 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제가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한국의 역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할 것”이라면서 “반드시 자랑스러운 동문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체육대회에는 총동창회장을 지낸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를 비롯, 모두 1000여명이 참석했으며, 문재인 비서실장과 부산상고 출신 수석 비서관 등이 노 대통령과 동행했다.
  • [사설] 발등의 불로 다가온 한반도 기후재앙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가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가져올 재앙을 과학적으로 정리해 경고한 보고서 내용은 충격적이다. 온난화를 방치해 지구 기온이 섭씨 1.5∼2.5도 상승하면 지구상 동식물의 30%가 멸종위험에 처한다는 것이다. 유엔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부가 시뮬레이션한 결과는 한반도에서의 온난화 재앙 역시 엄청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금세기 말에 이르면 한반도에 현존하는 모든 산림생물이 멸종위기를 맞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동안 온난화 재앙이 여러차례 지적되었지만 발등의 불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환경부 시뮬레이션 결과는 우리 정부와 국민이 당장 온난화 대책 캠페인에 나서야 할 당위성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의 온난화 추세를 막지 못하면 소나무, 전나무, 밤나무 등이 고사하고, 태풍과 홍수 피해가 크게 늘며, 여름철 이상고온에 따른 사망자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910년에 비해 1.5도 상승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지구 전체 상승폭의 두배가 되며, 이런 추이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미국·중국 등의 방해로 한때 유엔 보고서 채택이 무산될 뻔했다고 한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과학적 연구 결과마저 왜곡시키려 한 처사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선진국과 신흥산업국은 온난화의 주범으로서 빈곤국에 피해를 주는 현실을 직시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에너지 절약, 재생·바이오 에너지 개발, 환경교육과 환경외교 강화에 범국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환경부에만 맡길 게 아니라 청와대나 총리실에 전담기구를 두고 국가존망이 달렸다는 인식 아래 종합 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겉도는 ‘정보공개청구’ 실태] “구체적 가이드 라인 제정 필요”

    정보공개청구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함께 공개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대한 기밀자료가 아니라면 공개가 정보공개청구 제도의 취지이지만 상당수 공공기관이 임의로 비공개 결정을 내리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2002년 3월 재산등록을 거부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명단과 거부사유 등을 행정자치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비공개 답변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이에 불복해 곧바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하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005년 대법원에 상고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지만 판결 날짜조차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 팀장은 “비공개로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임의로 비공개 결정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정보공개소송은 짧으면 2∼3년, 길게는 5∼6년이 걸린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제도적인 허점 때문에 관계 당국은 소송에서 패소할 걸 알면서도 일단 비공개 결정을 해서 시간을 끄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담당자들의 관료주의적인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임은정 팀장은 “일부 공무원들은 정보공개법을 읽어보고 다시 청구하라거나 정확한 행정 용어를 써서 다시 보내라고 면박을 주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시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멀리 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꼬집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시간강사도 근로자”

    대학 시간강사도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5일 연세대와 고려대 등 55개 학교법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업재해보상보험료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시간강사들이 강의계획서를 제출하고 학사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강사료를 보수로 받는 등 시간강사는 대학과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때문에 시간강사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임을 전제로 산업재해보상 보험료 등과 가산금을 대학에 부과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成忠과 允忠/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전쟁기념관이 ‘4월의 호국인물’로 백제 장군 윤충(允忠)을 선정하면서, 그가 백제 말기 해군을 이끌고 당나라를 공격해 월주(越州) 일대를 점령한 사실을 공적의 한 부분으로 꼽았다. 윤충이란 이름도 귀에 선데, 바다 건너 당나라 땅까지 공략했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할 것이다. 윤충과 그의 형 성충(成忠)에 관한 기록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저서 ‘조선상고사’에 가장 상세히 남아 있다. 성충·윤충 형제는 성이 부여(扶餘)씨로 백제의 왕족이다. 백제의 마지막 임금 의자왕이 등극해 형 성충에게 나라를 다스릴 방책을 물었다. 성충은, 신라가 왕 교체기의 혼란을 노려 가잠성(현 괴산)을 공격하겠지만 성주인 계백 장군이 능히 지켜내리라 예상했다. 아울러 그 틈을 타 백제군이 대야주(현 합천)를 공격하면 큰 승리를 얻으리라고 했다. 신라군이 가잠성을 공격하자 의자왕은 즉시 동생 윤충을 대장군 삼아 대야주를 기습케 했다. 이 싸움에서 김춘추의 딸과 성주인 사위가 피살됐고, 옛 가야 땅 40여성이 백제에 귀속했다. 가잠성은 물론 끄떡없었다. 성충의 예언대로 된 것이다. 성충·윤충 형제의 활약은 계속된다. 성충은 당이 국운을 걸고 고구려와 전쟁을 할 것이므로 그 사이에 중국 강남(양자강 이남)을 점령해야 한다고 의자왕에게 진언했다. 이에 따라 윤충은 선단을 이끌고 가 월주(현 紹興·소흥) 일대를 점령한 뒤 여기에서 군사를 키우며 강남 전역을 도모할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의자왕이 간신배·무녀의 꾐에 빠져 윤충을 소환하자 윤충은 분에 못이겨 죽고 말았다. 월주 땅은 곧 당나라에 도로 빼앗겼다. 성충 또한 의자왕에게 간하다가 옥에 갇히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의자왕에게 제갈공명·관우나 다름없던 성충·윤충 형제가 사라진 뒤로 백제는 멸망의 수순을 밟아나갔다. 백제가 중국 땅에 영토를 확장했다는 학설은 ‘요서경략설’을 비롯해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단재가 언급한 ‘의자왕 시대의 월주 경영’은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성충·윤충의 충성심을 기리는 것과 함께 ‘월주 경영’의 실체를 상세히 밝히는 일은 이 시대에 역사를 연구하는 후학들이 떠맡아야 할 책무가 아닌가 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금감원 부원장보에 박광철씨

    금융감독위원회는 23일 금융감독원 증권 담당 부원장보에 박광철(53) 증권감독국장을 승진, 임명했다. 박 신임 부원장보는 덕수상고와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금감원 공시심사실장, 자산운용감독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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