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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조치 위헌’ 대법-헌재 갈등?

    유신헌법의 긴급조치가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해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6일 유신시대 대통령 긴급조치 1호가 위헌이라며 상고한 오종상(69)씨에 대해 무죄 판결<서울신문 12월 17일 자 1·6면>을 내렸다. 반면 헌재는 이보다 9개월 앞서 긴급조치 9호에 대해 위헌심판 청구가 부적합하다며 각하 결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헌재에 따르면 제2지정재판부(재판장 목영준 재판관)는 지난 3월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재심에서 면소(免訴·형사재판에서 소송절차를 끝냄) 선고를 받은 한모씨가 낸 헌법소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한씨는 긴급조치 선포를 규정한 구 헌법(유신헌법) 53조가 위헌이고, 위헌인 법령에 의해 유죄를 선고받은 만큼 재심에서 면소가 아닌 무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헌법 개별규정은 위헌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법 개정으로 인해 재심이 열렸더라도 법원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면소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각하했다. 헌재의 이 같은 결정은 그러나 “법령의 폐지 이유가 헌법에 위반된 경우라면 피고인에게 면소를 할 수 없고,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 취지와는 다르다. 한씨의 법률 대리인이었던 조영선(법무법인 동화) 변호사는 “당시 청구 취지 중에는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라는 내용도 있었지만, 헌재가 이 부분을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헌재는 또 긴급조치 1·2·9호가 위헌이라는 청구가 제기됐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대법원이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선수를 쳐 위헌 판결을 내렸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편 헌재는 대법원 판결 이후 계속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헌재 관계자는 “전원합의체가 아닌 지정재판부 결정은 헌재의 공식적인 입장이라 할 수 없다.”면서 “대법원 판결이 과거사를 정리하고 반성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헌재 위헌 결정과는 달리 피해자를 현실적으로 구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원합의체 판결은 긴급조치의 경우 대법원이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헌재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두 사법기관 간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고전톡톡 다시읽기] (47) 일연의 ‘삼국유사’

    [고전톡톡 다시읽기] (47) 일연의 ‘삼국유사’

    ‘괴·력·난·신(怪力神)’의 사건을 담아낸 역사책 ‘삼국유사’. 승려 일연(1206~1289)은 기이하고 허탄하다는 이유 때문에 버려진 이야기들을 수습하여 ‘삼국사기’와는 다른 ‘또 하나의 삼국 역사’를 구성한다. 증명하기 어렵고 경험의 세계로는 설명이 안 되는, 기껏 설화로나 취급될 법한 이야기들에서 역사의 진실을 보았던 일연. 일연이 아니었다면 ‘괴력난신’의 이야기들은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삼국유사’의 마치 가공한 듯한 신이한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찾아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일연이 전하고 싶었던 바, 역사적 진실과 삶의 역동성을 우리의 현실로 만드는 것. 이것이 ‘삼국유사’와 만나는 방법이 아닐까. ●민족, 여러 인연들의 환상적인 조합 삼국이 고구려, 백제, 신라임엔 틀림없지만 일연은 삼국 이전에 존재했던 국가들의 역사까지 모두 삼국의 역사 안에 포함시킨다. ‘삼국유사’ 기이편의 이야기들은 그 나라가 크든 작든 그 역사가 길든 짧든, 적어도 하나의 국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이적이 일어나며, 이렇게 만들어진 나라들이 한반도의 역사를 구성했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일연은 자료가 전해지는 한, 한반도에 존재했던 그 어떤 나라도 빠뜨리지 않고 기록했다. 단군조선, 위만조선, 마한, 진한, 2부(평주도독부, 동부도위부), 각기 만호씩 되는 72국, 낙랑국, 북대방, 남대방, 말갈, 발해, 이서국, 5가야, 북부여, 동부여, 고구려(졸본부여), 변한과 백제, 진한과 신라, 통일신라, 후삼국 등 ‘삼국유사’에 기록된 상고사는 한반도에 하나의 종족만이 이어져온 것이 아님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무수히 많은 종족들의 이합집산에 의해 오늘날의 한민족이 형성되었다는 사실. 단군, 위만, 주몽, 혁거세, 탈해, 수로 등을 시조로 하는 다양한 종족들이 우리를 구성하는 모든 것임을, 이것이 바로 역사의 진실임을 일연은 웅변하고 있다. 단군조차 환인과 웅녀의 조합으로 탄생했으니, 우리의 뿌리는 과연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우리’는 여러 인연들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들일 뿐이다. ‘삼국유사’는 근대의 민족 만들기 프로젝트에 의해 강조된 ‘단일민족’의 신화 안에 갇혀있지 않았다. 일연은 한반도를 스쳐간 무수한 인연들 하나하나가 곧 우리의 몸이자 우리의 역사임을 기억할 따름이었다. ●신성불가침의 역사로부터의 탈주 기이편에서 신라 지증왕에 대한 기록을 보자. ‘제22대 지증왕은 음경의 길이가 한자 다섯 치나 되어 알맞은 짝을 찾기 어려웠다. 사자를 삼도에 보내 짝을 구했다. 사자가 모량부 동로수 아래 이르렀을 때 개 두 마리가 북만큼 커다란 똥덩어리 하나를 놓고서 양쪽 끝을 다투어 물어뜯고 있었다. 모량부 상공의 딸이 빨래하다 숲속에 숨어서 누고 간 것이다. 그 처자는 키가 일곱자 다섯 치나 되었다. 왕이 수레를 보내 맞이하여 왕후로 삼았다.’ 왕후 간택에 관련된 이야기가 참으로 질박하다. 왕의 혼사담이 이처럼 고상하지 않기도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일연은 이 일을 역사적 사건으로 남겼다. 비상하게 큰 신체를 소유한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인 만남. 왕의 생활도 덧칠하지 않으면 이렇게 소박하고 단순한 것인지 모른다. 한편 김부식은 지증왕이 ‘몸집이 크고 담력이 남보다 뛰어났다.’고 기술했다. ‘국가’와 ‘권력’에 대해 기술하는 역사는 자연인의 얼굴에 근엄한 표상을 입힌다. 일연은 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국가, 권력, 이름으로 포섭 불가능한 삶의 영역을 전해준다. 기이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왕의 신비한 표상을 무너뜨리는 이 역설. 비현실적이지만 지나치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일연은 신성불가침의 역사로부터 저만치 탈주해버린다. ●역사에서 삶의 윤리로 승화 어떻게 하면 천지를 ‘울릴’ 수 있을까? 삼국유사는 천지를 감동시킨 사람들의 역사를 기술함으로써 이에 대해 답해준다. 감통(感通) 부분이다. ‘경덕왕 때 귀진의 집에 욱면이란 여종은 주인을 따라 미타사의 뜰에서 염불했다. 주인은 이를 미워해 매일 저녁 곡식 두 섬을 찧게 했다. 욱면은 초저녁에 곡식을 다 찧고는 쉬지 않고 염불했다. 잠이 들까봐 뜰 양쪽에 말뚝을 세우고 두 손바닥을 뚫어 노끈을 꿴 다음 이를 양쪽 말뚝에 매고 합장했다. 마침내 진신으로 변해 연화대에 올라 서쪽으로 올라갔다.’ 일연이 기록한 이 사건은 불교에 관한 역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일연은 불교의 역사를 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종교의 이적을 통해 결국은 삶의 윤리를 말한다. 출가승, 재가자,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간절하고 절박한 염원과 실천만이 부처가 되는 기적을 불러온다는 것. ‘신라 성종 때 부처가 되기 위해 백월산의 무등골로 들어간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각기 암자를 짓고 미륵과 미타불을 염원했다. 어느 날 스물 쯤 되는 아리따운 낭자가 한밤중에 암자로 찾아온다. 달달박박은 청정 도량에 여자를 들일 수 없다며 낭자를 내친다. 반면에 노힐부득은 한밤 깊은 골짜기에 찾아든 중생을 보살피는 것도 보살행이라 여겨 낭자를 거두어 준다. 게다가 해산하는 낭자를 도와 짚자리를 깔아주고 목욕까지 시켜준다. 이 낭자는 관음보살의 현신. 덕분에 노힐부득은 미륵존상이 된다. 뒤늦게 깨달은 달달박박은 노힐부득의 도움으로 무량수불이 된다.’ 탑상(塔像) 부분이다. 불성(佛性)의 깨달음은 사건이 일어나는 그 현장에서 실현된다. 여자를 피한다고 청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밤중에 여자를 내치는 것은 오히려 여색(女色)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이건 수행에 있어서 하수다. 여자가 옆에 있어도 유혹이 일어나지 않아야 진정한 수행자다. 노힐부득은 그 어떤 상황에서든 자유자재함으로써 보살행을 실천하여 부처가 되었다. 그러나 달달박박은 마음은 자유롭지 않은 채 불법에만 매인 결과 보살행은 펼치지도 못했다. 이 이야기는 일상 그 한가운데가 수행처이자 깨달음의 장임을 역설하는, 삶의 태도와 윤리에 대한 기록이다. ‘삼국유사’는 ‘괴력난신의 이야기’를 계열화함으로써 사실에 입각한 역사주의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포기해 버린다. 대신 이야기 속 여기저기서 마주하는 역사적 진실과 삶의 방식에 대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기실 역사책에 기술된 객관적 사건들은 ‘사실’에 근거하지만 늘 ‘그 무엇을 위한’ 사실들이라는 점에서 객관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역사적 사실의 선택이 여전히 국가, 민족, 권력 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럴 바엔 일연처럼 역사주의의 객관이라는 엄정성을 과감하게 버리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삼국유사’를 읽고나면, 이질적인 삶의 욕망과 힘들을 어떻게 하면 국가주의에 포섭당하지 않은 채 기억할 수 있을지를 절실하게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대통령 긴급조치 1호 ‘위헌’ 첫 판결

    대통령 긴급조치 1호 ‘위헌’ 첫 판결

    1974년 박정희 정권 당시 선포된 ‘대통령긴급조치 1호’가 ‘위헌’이라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16일 유신헌법과 제4공화국 정부를 비판한 혐의(대통령긴급조치·반공법 위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복역한 오종상(69)씨의 재심에서 면소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대법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통령 긴급조치 1호는 국회의 입법 절차에 따라 만들어진 법률이 아니어서 위헌 여부에 대한 심사권이 대법원에 있다.”면서 “긴급조치 1호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긴급조치를 위헌이라고 판시한 것은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긴급조치 1호가 합헌이라는 전제하에 내려졌던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모두 폐기했다. 오씨는 4월 서울고법으로부터 긴급조치 부분은 면소, 반공법은 무죄를 선고받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육참총장에 ‘야전 전투형’ 김상기

    육참총장에 ‘야전 전투형’ 김상기

    국방부는 15일 신임 육군참모총장에 김상기(왼쪽·58·육사 32기) 제3야전군사령관(대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경북 포항 출신으로 동지상고와 육사를 나온 후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차장, 50사단장, 육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 특전사령관, 3군사령관 등을 지냈다. 국방부는 또 이홍기(오른쪽·57·육사 33기) 합참 합동작전본부장(중장)을 대장으로 승진시켜 김 내정자의 후임으로 3군사령관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중장급 이하 장성진급 인사안을 1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발표할 예정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현정은 회장 등 6명 하이닉스에 480억 배상하라”

    고(故)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계열사 부당 지원 등으로 하이닉스반도체에 손해를 끼친 것과 관련, 정 전 회장의 상속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480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부(부장 박형남)는 15일 하이닉스가 현 회장과 5명의 전·현직 임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현 회장 등은 연대해서 하이닉스에 480억 7523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이닉스는 2006년 9월 정 전 회장 등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한라건설 등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현 회장과 전·현직 경영진을 상대로 82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며, 1심은 현 회장 등이 573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현 회장 측은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金내정자, MB 고교후배… 軍개혁 충성파

    金내정자, MB 고교후배… 軍개혁 충성파

    대대적인 장성인사를 하루 앞두고 15일 이뤄진 2명의 대장인사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군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다. 특히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군의 대응 문제가 사람의 문제라는 결론을 내린 국군통수권자의 판단이 이번 인사에 투영됐다는 것이 군 안팎의 분석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상기 제3야전군사령관과 이홍기 합동참모본부 합동작전본부장의 육군참모총장과 제3야전군사령관 내정은 그 의미가 크다. 김 내정자는 야전부대에서 잔뼈가 굵고 국방정책 분야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차장과 육군본부 전력기획부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군 전력과 이를 실현하는 전략에 모두 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내정자는 경북 포항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동지상고 동문이란 점에서 이 대통령의 군 개혁의지를 현실적으로 이뤄줄 충성파로 꼽힌다. 가장 큰 규모의 육군을 국군통수권자의 의지에 따라 개편하기 위한 초석인 셈이다. 하지만 김 내정자가 지난 7월 하순 동해 한·미 연합훈련과 8월 초 서해훈련 기간에 각각 5일과 3일간 휴가를 갔다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화력전 수행 부대의 책임자가 대규모 훈련기간에 두 번이나 휴가를 간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사에서 3군사령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 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방어하는 핵심 부대가 모두 3군사령부 예하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홍기 합참 합동작전본부장의 3군사령관 내정은 작전이란 개념에 맞물려 있다. 이 내정자는 합참 합동작전과장, 3군사령부 작전처장, 32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6군단장을 거쳐 합참 합동작전본부장에 오른 작전통이다. 하지만 이 내정자가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의 대응 작전에서 최고 지휘 라인에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승진인사가 적절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 일고 있는 “확전을 걱정해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비난 때문이다. 김 내정자, 김성찬(해사 30기·경남 진해) 해군총장, 박종헌(공사 24기·대구) 공군총장 등 육·해·공군 수장을 모두 경북, 경남 출신이 맡게 된 점에서 특정지역에 편중된 인사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번 인사에서 지역을 고려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김상기 내정자 ▲경북 포항(58) ▲동지상고 ▲육사 32기 ▲합참 전략기획차장 ▲50사단장 ▲육군 전력기획부장 ▲특수전사령관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3군사령관 ▲부인 조인옥씨와 3녀 ●이홍기 내정자 ▲경북 김천(57) ▲김천고 ▲육사 33기 ▲합참 합동작전과장 ▲3군사령부 작전처장 ▲32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6군단장 ▲합참 합동작전본부장 ▲부인 박상미씨와 1남1녀
  • [2010지방예산 효율화 우수사례] 신탁부동산 34건 압류등기… 지자체서 벤치마킹

    [2010지방예산 효율화 우수사례] 신탁부동산 34건 압류등기… 지자체서 벤치마킹

    “의도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기업은 끝까지 추적한다는 생각으로 신탁재산을 압류했습니다.” 대구시가 신탁재산 압류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은 지난해 2월. 당시 아파트 시행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난을 이유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었다. 이들 회사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신탁회사에 맡기면 압류할 수 없다는 법의 맹점을 악용하고 있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체납한 곳이 대구에서만 모두 50곳, 액수는 158억원이나 됐다. 안용섭 대구시 세정담당관은 “납세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특별팀을 구성했다. 특별팀이 조사한 결과 부도가 난 16곳을 제외한 34곳의 시행사(체납액 140억원)가 압류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신탁회사에 부동산을 맡긴 의심이 들었다. 이에 따라 특별팀은 지난해 4월 우선 2곳의 부동산에 대해 법원에 압류촉탁 신청을 했다. 하지만 납세자와 등기 명의자가 불일치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안 세정담당관은 “부동산을 신탁하면 등기 명의자는 신탁회사가 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압류할 수 없다는 것이 등기소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신탁한 재산이라도 신탁비용에 해당하는 것은 압류할 수 있다는 법 조항을 찾아냈다.”고 했다. 이 조항을 들어 법원에 ‘세금은 신탁비용에 해당한다.’며 이의신청을 했고 재판부로부터 “압류를 실행하라.”는 결정명령을 이끌어 냈다. 이 결정명령을 가지고 체납된 신탁부동산 34건 전체에 대해 압류 등기를 완료했다. 안 세정담당관은 “34건에 대해 일괄적으로 압류등기를 신청했으나 압류는 개별적으로 해야 한다는 법원의 지적에 따라 한 건씩 처리하느라 압류에만 1년 이상 걸렸다.”고 밝혔다. 부동산을 압류하자 12곳의 시행사에서 13억원의 세금을 자진 납세했다. 이 같은 체납세 징수 방법이 알려지면서 전국 상당수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했다. 전국에서 이와 유사한 체납액은 22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신탁회사들이 부동산 압류에 반발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4건이 소송 진행 중이며, 2건은 1심과 2심에서 대구시가 패소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건물 준공 뒤 신탁회사가 변경됐거나 신탁 이전에 체납됐다.”는 것이 판결 이유다. 안 세정담당관은 “소송이 진행되는 것을 비롯, 일부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압류 효력이 발휘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신탁재산 압류를 계기로 지방세 기본법 일부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수탁자의 제2차 납세의무자 규정’이 신설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김길태 항소심서 무기징역 감형

    부산 여중생 납치 성폭행 살해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김길태(33)에게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 김용빈)는 15일 김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 신상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왜곡된 성적욕구를 채우려고 용서받을 수 없는 범행을 저질러 영구격리해야 할 사정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문명국가에서 사형은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폐지하거나 엄격히 제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살인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수단 등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무기징역에 처함이 상당하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심과 같이 김에 대해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 신상정보 공개를 함께 명령했다. 김은 지난 2월 24일 오후 7시 7분에서 25일 0시 사이 사상구 덕포동의 한 주택에서 혼자 있던 여중생 이모(13)양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자 곧바로 항소했다. 한편 이양의 어머니 홍모씨는 항소심재판부가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너무 충격을 받아 정신이 없다.”면서 “내가 이렇게 분한데 하늘에 있는 우리 딸은 어떤 심정이겠느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홍씨는 이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사실상 검찰이 상고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상고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MB식 국방개혁 신호탄… ‘야전+CEO’형 중용될 듯

    MB식 국방개혁 신호탄… ‘야전+CEO’형 중용될 듯

    14일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의 전격적인 경질은 앞으로 불어닥칠 거대한 군 인사 태풍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가 예사롭지 않은 시기에 예사롭지 않은 수순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황 총장의 부동산 재산증식 관련 부도덕성이 직접적인 교체 사유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 의혹은 이미 수년 전부터 알려졌던 내용인 데다 그가 6개월 전 총장직에 오를 때는 크게 문제시되지 않았던 사안이다. 이런 문제가 군 인사를 코앞에 둔 시기에 불쑥 모 언론에 보도됐고, 며칠 뒤 청와대는 기다렸다는 듯이 황 총장을 경질한 것이다. 짙은 의도성이 풍긴다. 황 총장의 전격 경질이 던지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로 짐작된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 온 국방개혁을 강력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 있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국방개혁에 지대한 관심을 쏟았지만, 일선 지휘관들의 소극적인 자세로 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청와대로서는 부도덕성 척결을 명분으로 개혁에 미온적인 군 수뇌부를 대폭 물갈이함으로써 남은 임기 동안 국방개혁에서 성과를 내려는 승부수를 띄웠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북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군을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친위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는 듯하다. 위기상황에서는 대통령의 명령에 대한 철저한 복종과 신속한 보고체계 유지가 관건이다. 이런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에게 충성심이 있고 개혁의지가 강하며, 비정치적인 인물을 찾는 게 관건이다. 후임 육참총장 후보로 김상기 제3야전군사령관(대장·육사 32기)이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그런 점에서 눈길이 간다. 김 사령관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동지상고 동문이어서 충성심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전형적인 무인(武人)형에 비정치적 인물로 꼽히는 데다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 점도 장점이다. 청와대로서는 육참총장의 부도덕성을 대규모 군 인사의 명분으로 내세움으로써 향후 군 인사가 북한의 도발에 따른 문책 차원이 아니라 우리 군 내부 문제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가졌을 법하다. 문책성 인사로 비쳐지면 자칫 북한군의 사기만 올려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육참총장 경질은 4성장군 한 명의 인사였지만, 그 공석을 다른 사람이 메워야 하는 탓에 연쇄적으로 인사가 이뤄지면서 육·해·공군의 중장·소장·준장의 진급인사부터 각 직급별 보직 인사까지 수백개의 별이 움직이게 된다. 지난해 후반기 육·해·공군 장성급 인사에서 모두 110명이 승진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에서는 더 많은 별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군 소식통은 “야전에서 기업경영 마인드를 갖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휘관 등 MB(이명박 대통령)식 개혁에 맞는 인물들이 군 수뇌부의 주요보직으로 대거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현재 육군 위주로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는 인사시스템을 해·공군이나 해병대의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개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황 총장의 후임으로는 김 사령관의 육사 동기인 정승조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도 함께 거론된다. 김상연·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 최철국 의원직 상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최철국(58·김해 을)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았다.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오른 현직 국회의원 중 의원직 상실이 확정되기는 처음이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9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된 최 의원에게 벌금 700만원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된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최 의원은 18대 총선을 앞둔 2008년 3월과 4월 박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진술이 신빙성 있고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돈을 받은 것으로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었다. 박연차 사건에 연루돼 유죄가 확정된 이들로는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총무비서관 등이 있다. 이광재 강원도지사도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립학교장 임명요건 강화

    서울시교육청은 사립학교 법인 이사장이 배우자나 자녀를 무분별하게 교장으로 임명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 사립학교 교장 임명 승인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는 만 62세를 초과하는 사립학교 교장에 대한 인건비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장 임명승인 요건 강화방안’을 3일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학교 2개 이상을 경영하는 사립학교법인은 이사장의 친인척을 교장으로 임명할 수 있는 범위가 학교 한 곳으로 제한된다. 또 임명되는(친인척) 교장의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성추행이나 시험문제 유출, 성적조작, 금품수수 등으로 징계요구 중이거나 기소된 사람도 임용할 수 없게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 법인이 친인척을 마음대로 교장이나 직원으로 채용해온 사례가 다수 적발돼 앞으로 임명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또 국·공립학교에 대해 교원 정년(만 62세) 초과시 국가에서 인건비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행 교육공무원법을 사립학교에 대해서도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교육청 승인 없이 친인척을 교장으로 임명한 서울시내 10개 학교법인 12개교(광영고·금성초·동명여고·동명여자정보산업고·목동고·리라초·서울여상고·서울문영여중·정의여고·강동고·영신여고·창문여고)에 대해 교장 해임을 요구하고, 인건비로 지원한 재정결함보조금 13억 7900여만원도 회수하기로 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당연한 판결… 감시기능 계속할 것”

    “당연한 판결… 감시기능 계속할 것”

    MBC는 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대해 ‘무죄’에 무게중심을 두고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2일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 로비에 선 조능희 전 ‘PD수첩’ 책임PD 등은 “우리 정부의 쇠고기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과 언론 자유를 법원이 인정한 판결”이라며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을 법정에 잡아다 세우는 검찰의 겁박에 굴하지 않고 감시의 기능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보도 내용 중 일부를 허위로 판단한 데 대해서는 “지엽적인 것이라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재판부가 그 역시도 빠른 보도를 위한 실수이며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본래 몰상식한 기소였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날 창사기념일을 맞은 MBC도 법원의 판결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MBC 이진숙 대변인(홍보국장)은 “무죄 판결 부분에 대해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PD수첩’의 제작진도 “애초에 민사도 아닌 형사 고소를 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으며, 1심에 이어 2심 판결에서도 무죄가 나온 것은 언론 자유를 인정한 당연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법원, 허위 인정하고도 무죄 납득 안돼”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MBC PD수첩 제작진에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은 보도내용 일부가 허위사실임을 밝혀 수사를 잘했지만 법원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신경식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항소심 판결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준비가 되는대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팩트(사실)는 허위인데도 명예훼손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달리 일부 보도가 허위이거나 사실과 다름을 인정하고서도 최종적으로 무죄로 판결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1심과 달리 사실관계가 뒤집어져서 다행이긴 하지만, 법원의 법리적 판단이 검찰 입장과 상당히 달라 매우 실망스럽다.”며 “법원은 보도 내용이 허위라 해도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판례를 인용했는데, 수사팀은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오역을 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사실로 믿고 썼다면 거짓말과 침소봉대, 거두절미도 괜찮다는 뜻인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해도 괜찮다는 말인지 재판부에 되묻고 싶다.”며 법원 판결에 분개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객원칼럼] 절대 은퇴하지 마라/김동률 KDI 연구위원

    [객원칼럼] 절대 은퇴하지 마라/김동률 KDI 연구위원

    한달에 한번씩,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는 사람이 있다면 믿겠는가.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휴대전화는 한달에 한번씩 바뀐다. 워낙 찾는 사람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생각해낸 비책이라고 비서가 설명한다. 얼마나 바쁘게 사는지 짐작 가는 대목이다. 옆에서 본 그는 모든 면에서 열공이다. 일도 그렇지만 식사량도 많고 책도 서너권이나 펴냈으며 골프도 싱글 수준이다. 지켜보는 젊은 사람들이 샘 날 정도다. 반장식 전 예산처 차관도 엄청 바쁜 사람이다. 그는 현재 서강대 MOT 원장이다. MOT(Management of Technology)란 우리말로 기술경영대학원, 한마디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삼성의 윤종용 같은 기술을 겸비한 CEO를 키우자는 게 이 학문의 요체다. 테크놀로지와 경영의 조화를 목표로 한, 이른바 차세대 학문으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MBA가 붐을 일으킨 것처럼, 앞으로 MOT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서강대와 고려대, 한양대가 석사과정을 모집했다. 윤종용은 서울공대를 졸업하고 오늘날 삼성전자를 일궈온 엘리트 기업인이다. 우리 생애에 삼성이 소니를 따라잡으리라고 믿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윤종용의 이름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반장식은 덕수상고를 거쳐 은행원을 하다가 고시에 합격, 인재들이 득실거리는 경제기획원에 이어 예산처 차관을 마지막으로 30년 공직을 끝냈다. 직장생활 틈틈이 주경야독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입지전적 인물인 셈이다. 퇴임 무렵 제의 받은 좋은 자리를 마다하고 제2의 인생을 살겠다며 서강대 MOT 과정을 붙들고 맨땅에 헤딩하고 있다. 대개 한국의 경우 이른바 고위직에서 은퇴하게 되면 적당히 편한 자리를 꿰차고 얼굴마담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속눈썹이 날리도록 바쁜 윤종용과 반장식의 삶은 주목된다. 기실 한국사람은 너무 빨리 조로(早老)하는 경향이 있다. 속도감이 오늘날 한국의 번영을 가져 왔다는 주장도 있기는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그 도가 지나친 점이 있다. 사탕 하나를 입에 넣더라도 끝까지 빨아먹는 한국인은 드물다. 서너번 빨아 보다가 이내 우두둑 부숴 먹어야 성이 차는 민족이다. 학창시절로 돌아가 보자. 큰맘 먹고 산 책도 앞부분에는 손때가 새까맣지만 뒤로 가면 말짱하다. 그 옛날, 헌 서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책이란 으레 앞만 약간의 사용흔적이 있을 뿐 뒤로 갈수록 깨끗한, 새책 같은 헌책이 아니던가. 이렇게 급한 한국인의 성정은 압축성장이라는 긍정적인 결과와 함께 부정적인 면도 남겼다. 노익장이 많지 않고 쉬이 조로(朝露)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괴테는 여든살에 파우스트를 발표했고, 피카소나 카잘스 등등의 인물도 대개 칠순이 넘어 맹렬한 활동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이 땅에서 칠순 넘어 왕성하게 활동하는 인물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능력이 출중한 사람조차 으레 뒷전에서 원로행세나 할 뿐 인생 2모작에 올인하는 경우는 드물다. 연전에 여든 나이로 세상을 뜬 미국의 대표적 보수논객 윌리엄 사파이어란 사람이 있다. 다채로운 경력의 그는 43세에 뒤늦게 뉴욕타임스로 영입돼 1973년부터 2005년까지 32년간 NYT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외모지상주의’란 뜻의 ‘루키즘’(lookism)이라는 말은 그가 만든 신조어다. 미 언론계 최고 권위인 퓰리처상(칼럼부문)도 받았다. 나는 최후의 순간까지 생의 에너지를 불살랐다는 점에 그를 오늘 소개하고 싶다. 그는 NYT에 쓴 마지막 칼럼 제목인 ‘절대 은퇴하지 마라’(Never Retire)란 명제를 스스로 실천한 사람이다. “중년 이후에는 재충전과 호기심 유지,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며 ‘변신을 통한 건강한 삶’을 주장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청년 같은 중·장년들이 서울거리에 넘치고 있다. “능력이 있건 없건, 9988 오래 살고 싶으면 절대 은퇴하지 마라.” 한해가 끝나는 이 시점에 독자에게 던지는 나의 간곡한 메시지다.
  • “현대車 비정규직 고용비율 정규직 보호위해 밀약한 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이 열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16.9%’라는 수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9%란 현대차 전체 조합원 가운데 비정규직 조합원이 차지하는 비율. 이 비율은 2000년 현대차 노조와 사측이 합의를 통해 정한 것으로 지금까지 비정규직 고용을 유지하는 데 근거가 되고 있다. ●“정규직 고용 보장에 이용” 1998년 현대차는 구조조정을 통해 근로자 1만여명을 전격 해고했다. 이후 생산량을 늘리면서 새로 채용하는 직원 대부분을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불안을 느낀 현대차 노조는 비정규직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측과 ‘비정규직 비율을 전체 조합원의 16.9% 수준으로 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구조조정 때 비정규직이 우선 해고된다는 묵시적 전제 조건이 바닥에 깔려 있다. 즉, 현대차는 일정 비율의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동의를 노조로부터 받은 것이고, 노조로서도 간접적으로 정규직의 고용안정을 보장받는 식의 밀약을 한 것이다.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사 간의 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지만 정규직의 일자리를 보호받기 위해 변칙적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 비율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임직원 5만 5000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4만 5000여명, 비정규직은 8000여명이고 한시하청근로자(생산량 증가 때 단기간 투입되는 인원)가 1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비정규직의 비율이 20%를 넘는 것이다. 파업을 주도한 울산 1공장의 비율은 23.3%이다. 편법 계약의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을 사측과 정규직 노조가 모두 원한다는 오해를 받을 만하다. ●임금은 정규직의 80% 수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가장 큰 차이는 임금 수준. 기본급을 기준으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80%가량 임금을 받는다. 그러나 상여금이나 성과급이 기본급을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로 받는 임금은 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 달에 2~3차례 특근을 하는데 근속연수 17년차의 경우 특근비를 월 20만~30만원 받기 때문에 전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큰 셈”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맡겨진 업무는 크게 차이가 없다. 한 조립라인에서 섞여서 같이 일을 하는 데다 현대차 측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정확히 집어내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파업사태를 비정규직법의 법망을 피해가는 전형적인 형태로 본다. 사내 하청업체인 동성기업이 폐업한 뒤 한 달 만에 새로 회사를 만들어 기존 직원들을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노동법 의무조항을 비켜갔기 때문이다. 김정한 연구위원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현대차가 아닌 하청업체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맞지만, 원청인 현대차도 정규직 전환을 장려하고 임금 격차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대법원은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 해고근로자들이 제기한 해고구제소송 상고심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도급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한다.’는 취지로 서울고법 판결을 파기했다. 한편 현대차는 24일까지 1만 600대, 1197억여원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용산참사 농성자 4~5년형 확정

    용산참사 당시 화염병을 던져 불을 내고 경찰과 철거민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이충연(37) 용산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11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위원장 등 9명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당시 농성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이 위원장과 김모씨는 징역 5년, 천모씨 등 5명은 징역 4년, 조모씨 등 2명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각각 확정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생각나눔 NEWS]우울증 환자 ‘묻지마 총기난사’ 살인미수죄 성립할까

    우울증을 앓고 있는 30대가 술에 취해 자신의 집 베란다 밖으로 공기총을 난사했다. 그가 쏜 수십발 중 한 발이 놀이터에서 놀던 학생에게 맞았다. 이 경우 살인미수죄가 성립할까. 법원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지난 1월 경기 성남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39)씨는 술을 마신 후 장롱에 있던 구경 5㎜ 공기총을 꺼냈다. 납탄을 장전한 이씨는 베란다로 나가 인근 놀이터와 주택가 골목길을 향해 수십발을 난사했다. 공교롭게도 놀이터에서 놀던 유모(16)군이 왼쪽 무릎에 총알을 맞아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당시 이씨는 우울증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상태였다. 평소 신변을 비관해 온 데다 최근 아버지마저 위암으로 병원에 입원하자 상태가 더 나빠졌다. 이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얼마 전에도 아파트 지하 주차장 벽을 향해 공기총을 10발이나 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였다. 평소 총기를 좋아한 듯 2005~2008년 세 차례에 걸쳐 150만원을 주고 모의총을 구입하기도 했다. 검찰이 이씨를 기소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살인미수와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이었다. 하지만 1, 2심을 맡은 수원지법 성남지원과 서울고법 재판부는 모두 살인미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린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대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1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리고 총기를 압수했다. 검찰은 “사람이 납탄에 맞으면 사망할 수 있는 만큼 이씨에게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자신의 행위에 의해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이를 행하는 심리상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가 유군을 조준해 쏘았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공기총의 유효 사거리가 30m인 반면 유군이 총에 맞은 장소는 80m나 떨어져 있었으며 ▲사건 시간(오후 7시 5분)이 야간이어서 이씨가 유씨를 잘 볼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이씨가 전과가 없고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유예 선고 배경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지나치게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는 의견이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건 기록을 봐야겠지만, 검찰이 재판부가 합리적 의심을 갖지 않을 만큼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소심 담당 검찰인 서울고검은 내부 검토를 거쳐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어떤 책 돌아오나

    어떤 책 돌아오나

    일본이 반환키로 한 도서 1205책은 궁내청 서릉부가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 81종 167책과 대전회통 1책, 증보문헌비고 99책, 규장각 기타 도서 938책 등이다. 간 나오토 총리의 발표 당시 우리 정부는 궁내청 소장 639종 4678책 가운데 ▲조선왕실의궤 포함 조선총독부 기증도서 79종 269책 ▲경연도서 3종 17책 ▲제실도서 38종 375책 등 661책을 반환 대상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을 훨씬 웃도는 규모에다, 조선왕실의궤 일부가 아닌 전부가 반환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조선왕실의궤는 당초 76종 154책에서 지난 4월 5종 13책이 추가로 확인됐는데, 일본 정부는 새로 발견된 것까지 모두 반환 대상에 포함시켰다. 조선왕실의궤는 왕실의 결혼, 장례, 사신 접대 등 주요 의식과 행사 과정을 그림과 함께 기록한 문서로 20 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궁내청에 소장된 의궤는 1922년 조선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에 의해 오대산 사고 등에서 불법 반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맺을 당시 이뤄진 문화재 반환 협상 때는 조선왕실의궤가 궁내청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반환 대상에 포함하지 못했다. 이번에 환수되는 의궤에는 1895년 시해된 명성황후의 2년 2개월간의 국장을 기록한 ‘명성황후국장도감의궤’(明成皇后國葬都監儀軌)도 포함돼 있어 한층 의미가 크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경연과 제실도서는 반환 대상에서 모두 제외됐다. 간 총리가 발표한 반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역대 국왕이 교양을 쌓기 위해 받던 강의인 경연도서는 일본이 통치하기 이전부터 일본 황실에 있었으며, 총독부를 경유하지 않았다는 게 일본 측 주장이다. 대한제국도서관에 소장됐던 도서 가운데 제실도서 도장이 찍힌 도서의 경우, 우리 학자들이 일본에 건너가 확인한 결과 우리 문화재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고, 반환 대상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문화재’라는 기준에 따라 민간에 소장된 문화재도 반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반환 도서 가운데 대전회통은 1865년 고종의 명에 따라 영의정 조두순, 좌의정 김병학 등이 편찬한 조선시대 마지막 법전이다. 증보문헌비고는 상고(上古) 때부터 한말에 이르기까지의 문물제도(文物制度)를 총망라해 분류, 정리한 책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日, 조선왕실의궤 등 1205책 ‘인도’

    日, 조선왕실의궤 등 1205책 ‘인도’

    일본 정부가 간 나오토 총리 담화의 후속 조치로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반출된 도서 1205책을 돌려주기로 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상은 8일 전화통화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도서 반환 관련 협정문안에 합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반환에 합의한 도서는 ‘명성황후국장도감의궤’(明成皇后國葬都監儀軌)를 비롯해 조선시대 국가의 주요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조선왕실의궤 167책, 조선시대 마지막 법전인 ‘대전회통’(大典會通) 1책, 상고 때부터 구한말에 이르기까지 문물제도를 총망라한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99책, 규장각 도서 938책이다. 그러나 ‘통전’(通典)을 비롯해 조선왕조가 제왕학 강의에 쓰던 경연(經筵)서적과 그동안 대한제국 제실도서(帝室圖書)로 알려진 책은 반환목록에서 제외됐으며 민간에 소장된 문화재도 포함되지 않았다. 협정문안을 놓고 한국 측은 소유권이 한국에 있다는 입장에 따라 ‘반환’이라고 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일본은 ‘인도’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주장, 결국 양측은 ‘한반도에서 유래한 도서를 인도한다.’는 표현으로 합의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서울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부고]한국미술사학 초석 다진 진홍섭 박사

    한국미술사학계 거목인 수묵(樹默) 진홍섭 박사가 5일 오전 3시 20분 별세했다. 92세. 고인은 한국 최초의 미술사학자로 평가되는 우현(又玄) 고유섭(1905~1944)을 사사했다. 황수영 박사·고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더불어 한국미술사학계의 ‘개성 3인방’으로 광복 이후 한국미술사의 초석을 다졌다. 1918년 3월 8일 개성에서 출생한 고인은 1936년 개성상고를 졸업하고 1941년 일본 메이지대 정경학부를 마쳤다. 1942년 대전 호수돈여중·고 교사를 거쳐 광복 직후인 1946년 김재원 박사가 이끌던 국립박물관에 투신, 1962년까지 이곳에 재직하며 개성분관장과 경주분관장을 역임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1963년 이화여대 교수로 자리를 옮겨 이곳 박물관장으로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으며 고고학 발굴에도 깊이 관여했다. 이화여대 퇴임 뒤에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와 동아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1993∼1995년에는 문화재위원장을 지냈다. 1998∼2000년에는 연세대 국학연구원 용재석좌교수로 있으면서 학구열을 불태우기도 했다. 저서 가운데 ‘한국미술사자료집성’(전7권)은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한국불교미술’ ‘한국석조미술’ ‘한국의 불상’ 등은 여전히 한국미술사 필독서로 꼽힌다. 은관문화훈장과 학술원상, 월간미술대상, 용재석좌교수상 등을 받았다. 우순애씨와의 사이에 아들 화수(국립진주박물관장)씨를 두었으며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 8시. (02)2258-595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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