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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가 이현세 “필화사건 겪으며 더 겸손해져 인터넷 웹툰은 그리지 않을 것”

    만화가 이현세 “필화사건 겪으며 더 겸손해져 인터넷 웹툰은 그리지 않을 것”

    그는 초록색과 빨간색이 같이 있으면 구분하기 어려운 적록색약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을 즐기는,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가다. 이현세(57)씨가 세계사 학습 만화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녹색지팡이 펴냄)를 전체 15권으로 완간하고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났다. “‘천국의 신화’ 때문에 6년을 재판하고 나머지를 그리느라 4년을 고생했더니 어린이와 멀어져서 사인회에 가면 내 이름도 모른다. 다른 만화가들 앞에는 줄이 쫙 있는데 내 앞에는 몇 명 오지도 않고, 와서는 둘리를 그려 달라고 하더라.” 그가 어린이를 위한 학습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다. 한국의 상고사를 복원하고자 했던 대작 만화 ‘천국의 신화’는 음란물 배포 혐의로 기소됐지만 결국 무죄로 끝났다. 이씨는 “역사를 보는 눈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게 됐다. 필화 사건을 겪으며 내 만화는 독이었나 아니면 세상에 작은 빛이라도 되었나 돌아보게 됐다. 잃어버린 세월 10년 때문에 겸손해졌고 덕분에 아이들을 위한 학습만화를 그릴 수 있게 됐다.”고 지난 사건을 돌이켰다. 학습 만화 ‘한국사 바로 보기’에 이어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까지 끝내자 그에게는 다시 어린이 팬이 생겨났다. 요즘 아이들과 ‘공포의 외인구단’을 보고 자란 부모가 함께 까치, 엄지, 두산, 동탁 등 그가 창조한 캐릭터를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작가에게는 무척 행복한 일이다. 이번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를 그리면서 이씨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아프리카, 중동, 남미, 동남아의 역사였다. 과거 식민지의 아픔을 겪었던 나라들은 왜 국경선이 직선인가, 북미는 거대한 두 제국인데 남미는 왜 갈라졌나 등의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권력보다 백성들의 삶 생생히 묘사 특히 권력의 이동보다는 백성의 삶을 생생하게 살피고자 애썼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나폴레옹을 그릴 때도 권력에 눈이 먼 영웅의 일대기가 아니라, 정복한 나라의 백성에게 자유란 개념을 찾아줘서 환대를 받았다는 식의 재미있는 접근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만화가는 외과의사와 비슷하다.”란 지론을 폈다. “안 보이고 손 떨리면 안 된다는 것과 작업은 본인이 하고 돈은 사모님이 쓴다.”는 게 같단다. 담배는 끊었지만 여전히 술은 많이 마신다는 이씨는 고혈압, 당뇨 같은 지병보다 눈과 손의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삼국지’다. 삼국지는 많은 작가가 재해석에 도전한 고전. 만화로는 고(故) 고우영의 삼국지가 유명하다. 이씨는 “삼국지에 수많은 영웅이 있는데 왜 유비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가로 접근할 것이다. 유비는 의로움으로, 관우는 신의로, 장비는 의리로 그릴 생각이다. 유비가 얼마나 어진 사람이었는지 살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작품은 ‘만화 삼국지’ 맥주, 금융회사 등의 광고 모델을 하기도 했던 이씨는 최근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의 광고를 촬영했다.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라 젊은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뱃살을 빼고 오라는 조건을 받아들여 힘들게 사진을 찍었다며 껄껄 웃었다. 만화가로서의 자존심이 있다면 인터넷에 올라가는 웹툰은 그리지 않는다는 것. 세종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씨는 “지금만큼 한국 만화 시장이 좋은 때는 없다. 나는 젊었을 때 내 책을 내 이름으로 내고 싶은 갈증을 겪었지만 요즘은 뜻이 있다면 누구나 자기 만화를 발표할 수 있다.”며 웹툰의 장점부터 먼저 꺼냈다. 하지만 인터넷의 특성상 한 작가에게 부와 명예가 쏠리는 현상이 있고, 작가들이 지나치게 소모된다는 단점도 들었다. 200~300명의 작가가 웹툰을 연재하지만 10~20명에게만 고액의 원고료가 지급된다는 것. 그리고 포털 사이트는 출판사처럼 작가의 내공을 키우는 게 아니라 작가의 감성이 떨어지면 언제든 버릴 수 있다고 씁쓸해했다. 만화가 드라마, 영화 등의 원천 소재로만 이용되는 듯해 자존심이 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꿈은 70대가 되면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는 동화를 그리는 것이다. 남은 60대는 아직 파도치는 바다 위에 던져두었단다. ‘아마겟돈’으로 뼈아픈 실패를 맛본 애니메이션에 다시 도전할 생각도 있고 게임이나 창작 만화를 해 볼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치열한 마감 뒤에도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열변을 토하는 이씨는 여전히 ‘젊은 작가’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만화가 이현세 “필화사건 겪으며 더 겸손해져 인터넷 웹툰은 그리지 않을 것”

    만화가 이현세 “필화사건 겪으며 더 겸손해져 인터넷 웹툰은 그리지 않을 것”

    그는 초록색과 빨간색이 같이 있으면 구분하기 어려운 적록색약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을 즐기는,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가다. 이현세(57)씨가 세계사 학습 만화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녹색지팡이 펴냄)를 전체 15권으로 완간하고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났다. “‘천국의 신화’ 때문에 6년을 재판하고 나머지를 그리느라 4년을 고생했더니 어린이와 멀어져서 사인회에 가면 내 이름도 모른다. 다른 만화가들 앞에는 줄이 쫙 있는데 내 앞에는 몇 명 오지도 않고, 와서는 둘리를 그려 달라고 하더라.” 그가 어린이를 위한 학습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다. 한국의 상고사를 복원하고자 했던 대작 만화 ‘천국의 신화’는 음란물 배포 혐의로 기소됐지만 결국 무죄로 끝났다. 이씨는 “역사를 보는 눈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게 됐다. 필화 사건을 겪으며 내 만화는 독이었나 아니면 세상에 작은 빛이라도 되었나 돌아보게 됐다. 잃어버린 세월 10년 때문에 겸손해졌고 덕분에 아이들을 위한 학습만화를 그릴 수 있게 됐다.”고 지난 사건을 돌이켰다. 학습 만화 ‘한국사 바로 보기’에 이어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까지 끝내자 그에게는 다시 어린이 팬이 생겨났다. 요즘 아이들과 ‘공포의 외인구단’을 보고 자란 부모가 함께 까치, 엄지, 두산, 동탁 등 그가 창조한 캐릭터를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작가에게는 무척 행복한 일이다. 이번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를 그리면서 이씨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아프리카, 중동, 남미, 동남아의 역사였다. 과거 식민지의 아픔을 겪었던 나라들은 왜 국경선이 직선인가, 북미는 거대한 두 제국인데 남미는 왜 갈라졌나 등의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권력보다 백성들의 삶 생생히 묘사 특히 권력의 이동보다는 백성의 삶을 생생하게 살피고자 애썼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나폴레옹을 그릴 때도 권력에 눈이 먼 영웅의 일대기가 아니라, 정복한 나라의 백성에게 자유란 개념을 찾아줘서 환대를 받았다는 식의 재미있는 접근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만화가는 외과의사와 비슷하다.”란 지론을 폈다. “안 보이고 손 떨리면 안 된다는 것과 작업은 본인이 하고 돈은 사모님이 쓴다.”는 게 같단다. 담배는 끊었지만 여전히 술은 많이 마신다는 이씨는 고혈압, 당뇨 같은 지병보다 눈과 손의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삼국지’다. 삼국지는 많은 작가가 재해석에 도전한 고전. 만화로는 고(故) 고우영의 삼국지가 유명하다. 이씨는 “삼국지에 수많은 영웅이 있는데 왜 유비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가로 접근할 것이다. 유비는 의로움으로, 관우는 신의로, 장비는 의리로 그릴 생각이다. 유비가 얼마나 어진 사람이었는지 살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작품은 ‘만화 삼국지’ 맥주, 금융회사 등의 광고 모델을 하기도 했던 이씨는 최근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의 광고를 촬영했다.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라 젊은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뱃살을 빼고 오라는 조건을 받아들여 힘들게 사진을 찍었다며 껄껄 웃었다. 만화가로서의 자존심이 있다면 인터넷에 올라가는 웹툰은 그리지 않는다는 것. 세종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씨는 “지금만큼 한국 만화 시장이 좋은 때는 없다. 나는 젊었을 때 내 책을 내 이름으로 내고 싶은 갈증을 겪었지만 요즘은 뜻이 있다면 누구나 자기 만화를 발표할 수 있다.”며 웹툰의 장점부터 먼저 꺼냈다. 하지만 인터넷의 특성상 한 작가에게 부와 명예가 쏠리는 현상이 있고, 작가들이 지나치게 소모된다는 단점도 들었다. 200~300명의 작가가 웹툰을 연재하지만 10~20명에게만 고액의 원고료가 지급된다는 것. 그리고 포털 사이트는 출판사처럼 작가의 내공을 키우는 게 아니라 작가의 감성이 떨어지면 언제든 버릴 수 있다고 씁쓸해했다. 만화가 드라마, 영화 등의 원천 소재로만 이용되는 듯해 자존심이 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꿈은 70대가 되면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는 동화를 그리는 것이다. 남은 60대는 아직 파도치는 바다 위에 던져두었단다. ‘아마겟돈’으로 뼈아픈 실패를 맛본 애니메이션에 다시 도전할 생각도 있고 게임이나 창작 만화를 해 볼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치열한 마감 뒤에도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열변을 토하는 이씨는 여전히 ‘젊은 작가’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만화가 이현세가 절대로 웹툰을 안그리는 이유는?

    만화가 이현세가 절대로 웹툰을 안그리는 이유는?

    그는 초록색과 빨간색이 같이 있으면 구분하기 어려운 적록색약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을 즐기는,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가다. 이현세(57)씨가 세계사 학습 만화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녹색지팡이 펴냄)를 전체 15권으로 완간하고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났다. “‘천국의 신화’ 때문에 6년을 재판하고 나머지를 그리느라 4년을 고생했더니 어린이와 멀어져서 사인회에 가면 내 이름도 모른다. 다른 만화가들 앞에는 줄이 쫙 있는데 내 앞에는 몇 명 오지도 않고, 와서는 둘리를 그려달라고 하더라.” 그가 어린이를 위한 학습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다. 한국의 상고사를 복원하고자 했던 대작 만화 ‘천국의 신화’는 음란물 배포 혐의로 기소됐지만 결국 무죄로 끝났다. 이씨는 “역사를 보는 눈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게 됐다. 필화 사건을 겪으며 내 만화는 독이었나 아니면 세상에 작은 빛이라도 되었나 돌아보게 됐다. 잃어버린 세월 10년 때문에 겸손해졌고 덕분에 아이들을 위한 학습만화를 그릴 수 있게 됐다.”고 지난 사건을 돌이켰다. 학습 만화 ‘한국사 바로 보기’에 이어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까지 끝내자 그에게는 다시 어린이 팬이 생겨났다. 요즘 아이들과 ‘공포의 외인구단’을 보고 자란 부모가 함께 까치, 엄지, 두산, 동탁 등 그가 창조한 캐릭터를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작가에게는 무척 행복한 일이다. 이번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를 그리면서 이씨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아프리카, 중동, 남미, 동남아의 역사였다. 과거 식민지의 아픔을 겪었던 나라들은 왜 국경선이 직선인가, 북미는 거대한 두 제국인데 남미는 왜 갈라졌나 등의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권력의 이동보다는 백성의 삶을 생생하게 살피고자 애썼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나폴레옹을 그릴 때도 권력에 눈이 먼 영웅의 일대기가 아니라, 정복한 나라의 백성에게 자유란 개념을 찾아줘서 환대를 받았다는 식의 재미있는 접근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만화가는 외과의사와 비슷하다.”란 지론을 폈다. “안 보이고 손 떨리면 안 된다는 것과 작업은 본인이 하고 돈은 사모님이 쓴다.”는 게 같단다. 담배는 끊었지만 여전히 술은 많이 마신다는 이씨는 고혈압, 당뇨 같은 지병보다 눈과 손의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삼국지’다. 삼국지는 많은 작가가 재해석에 도전한 고전. 만화로는 고(故) 고우영의 삼국지가 유명하다. 이씨는 “삼국지에 수많은 영웅이 있는데 왜 유비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가로 접근할 것이다. 유비는 의로움으로, 관우는 신의로, 장비는 의리로 그릴 생각이다. 유비가 얼마나 어진 사람이었는지 살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맥주, 금융회사 등의 광고 모델을 하기도 했던 이씨는 최근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의 광고를 촬영했다.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라 젊은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뱃살을 빼고 오라는 조건을 받아들여 힘들게 사진을 찍었다며 껄껄 웃었다. 만화가로서의 자존심이 있다면 인터넷에 올라가는 웹툰은 그리지 않는다는 것. 세종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씨는 “지금만큼 한국 만화 시장이 좋은 때는 없다. 나는 젊었을 때 내 책을 내 이름으로 내고 싶은 갈증을 겪었지만 요즘은 뜻이 있다면 누구나 자기 만화를 발표할 수 있다.”며 웹툰의 장점부터 먼저 꺼냈다. 하지만 인터넷의 특성상 한 작가에게 부와 명예가 쏠리는 현상이 있고, 작가들이 지나치게 소모된다는 단점도 들었다. 200~300명의 작가가 웹툰을 연재하지만 10~20명에게만 고액의 원고료가 지급된다는 것. 그리고 포털 사이트는 출판사처럼 작가의 내공을 키우는 게 아니라 작가의 감성이 떨어지면 언제든 버릴 수 있다고 씁쓸해했다. 만화가 드라마, 영화 등의 원천 소재로만 이용되는 듯해 자존심이 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꿈은 70대가 되면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는 동화를 그리는 것이다. 남은 60대는 아직 파도 치는 바다 위에 던져두었단다. ‘아마겟돈’으로 뼈아픈 실패를 맛본 애니메이션에 다시 도전할 생각도 있고 게임이나 창작 만화를 해 볼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치열한 마감 뒤에도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열변을 토하는 이씨는 여전히 ‘젊은 작가’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재산 상속’ 입양아들, 친아들이 나타나자…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양부모를 극진하게 봉양했던 영국 남성이 부모에게 전 재산을 상속 받았지만 최근 친자식들에 의해 모든 재산을 빼앗길 위기에 놓여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켄트 주에 사는 테리 말리(50)가 2003년과 2006년 각각 세상을 떠난 머리와 알프레드 롤링 부부로부터 7만 달러(1억 2000만원)을 상속 받았으나 친 아들로부터 무효소송을 당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고아가 된 말리는 15세였던 1975년. 롤링스 부부 가정에 비공식적으로 입양됐다. 부부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성장한 말리는 늙은 부모가 눈을 감을 때까지 한집에 살면서 극진하게 모셨던 것으로 전해졌다. 롤링스 부부는 친아들 2명이 있었지만 세상을 떠나면서 말리에게 모든 재산을 넘기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노년을 함께 해준 양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던 것. 부모가 사망한 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두 아들들은 유언장의 효력이 없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부부가 실수로 자신의 유언장이 아닌 상대편의 유언장에 사인을 했기 때문. 영국 고등법원은 서명이 잘못된 유언장은 성립할 수 없다며 친아들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말리는 상고한 상태다. 말리 측 변호인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유언을 받아들인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 단호하게 밝혔다. 이에 록 스타들의 전기 작가인 친아들 테리 롤링스(49)는 “유언장은 단순한 실수로 치부될 수 없다. 법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면서 되받아쳤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프로야구] 삼성 “설욕” vs SK “수성”

    [프로야구] 삼성 “설욕” vs SK “수성”

    이제 결판 낼 때가 됐다. 프로야구 삼성과 SK. 2000년대 최강팀이다. 둘 다 지난 10년 동안 3번씩 한국시리즈 우승을 나눠 가졌다. 삼성은 2002·2005·2006년 우승했다. SK는 2007·2008·2010년 정상에 섰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선 SK가 삼성을 눌렀다. 그리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시점에 다시 두 팀이 만났다. 이제 진짜 최강팀을 가릴 때가 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SK가 올라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지난해 참패한 빚을 갚을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가을 하면 SK고 SK 하면 가을이다.”라고 맞받았다. 두 팀의 한국시리즈는 이제 시작이다. 고향 선후배의 격돌이다. 이 대행과 류 감독. 서로 인연과 사연이 깊다. 이 대행은 류 감독의 대구중 선배다. 이 대행은 대구상고(현 상원고)로 진학했고 류 감독은 지역 라이벌 경북고를 택했다. 나이는 5살 이상 차이난다. 학교를 함께 다닌 적은 없다. 그러나 서로 대단한 선배·훌륭한 후배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둘은 삼성에서 10년 동안 함께 뛰었다. 이 대행은 1980년대 최고 스타였다. 류 감독은 삼성 내야진의 핵심이었다. 2006년 이 대행의 은퇴 뒤 길이 갈렸다. 이 대행은 구단과의 마찰 끝에 미국으로 떠났다.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 8월 SK 지휘봉을 잡았다. 류 감독은 삼성맨으로 남았다. 착실하게 코치 생활을 했고 지난 1월 삼성 사령탑에 올랐다. 그런 둘이 다시 고향 대구에서 맞붙는다. ●최고 불펜 VS 최고 불펜 누가 이길까 이번 한국시리즈는 불펜 대결로 요약하면 충분하다. 최고와 최고의 맞대결이다. 올 시즌 삼성 불펜은 말 그대로 리그 최강이었다. 수치상으로 가장 좋다. 구원 방어율이 2.44다. 불펜의 중심에는 오승환이 있다. 1승 47세이브에 방어율 0.63.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셋업맨은 정현욱과 안지만이다. 정현욱은 4승 3패 24홀드 1세이브에 방어율 2.36. 안지만은 11승 5패 17홀드 방어율 2.83을 기록했다. 둘을 한꺼번에 기용할 필요도 없다. 번갈아 한 경기씩 출전하면 충분하다. 왼손 권혁(방어율 2.79)-사이드암 권오준(2.79)도 상황에 맞게 나선다. 양과 질이 모두 좋다. SK 구원 방어율은 2.78이다. 삼성과 함께 유이한 2점대 구원 방어율 팀이다. 정우람(1.81)-정대현(1.48)-박희수(1.88) 필승조가 건재하다. 왼손 이승호(3.50)-오른손 엄정욱(2.13)도 나쁘지 않다. 역할이 확고한 삼성에 비해 유연한 투입이 가능하다. 정우람은 롱릴리프에서 마무리까지 모두 소화한다. 언제 어떤 상황에 투입하느냐가 승부의 열쇠다. 엄정욱의 활용도 키포인트다. 왼손 위주 SK 불펜에서 삼성의 막강 우타자를 상대할 카드다. ●1차전 선발 SK 고효준-삼성 매티스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5년 만이다. 지난 2006년 한화가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우승에는 실패했다. 객관적으로 체력의 열세를 넘어서기가 힘들다. 단기전 승부가 주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반면 기다리는 팀은 보름 정도 휴식을 가진다. 유·불리가 분명하다. 그러나 이면이 있다. SK는 시리즈 들어 이기는 경기에 익숙해져 있다. 막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 몸속에 기입되어 있다. 문제는 1차전이다. SK가 잡는다면 분위기를 탈 수 있다. 반대의 경우면 힘의 우열이 분명해진다. 체력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 SK는 1차전 선발로 고효준을 내세웠다. 깜짝 기용이다. 올 시즌 5승 8패 방어율 4.26이었다. 삼성전에는 7경기에 나와 1패 4.94로 좋지 않았다. 4~5회까지만 버텨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삼성은 매티스를 내세웠다. 제구력이 좋다. 공 반의 반개까지 왔다갔다하며 상대 타자를 현혹한다. 올 시즌 5승 2패 방어율 2.52를 기록했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부고] ‘모래판 여우’ 최욱진씨

    [부고] ‘모래판 여우’ 최욱진씨

    초기 민속씨름의 전성기를 열었던 최욱진 경남 진주남중 씨름부장이 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 50세. 고인은 지난 21일 씨름부원들을 지도하다 갑자기 쓰러져 이튿날 오후 8시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1983년 이만기(당시 경남대 재학) 현 인제대 교수를 누르고 민속씨름 초대 한라장사에 오르는 등 체급 3연패를 안았다. 천하장사 타이틀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모래판 여우’로 불리며 이만기 등과 함께 최고 스타급 인기를 누렸다. 최욱진은 1984년 대학을 졸업한 후 보해양조 선수로 잠시 복귀했지만 무릎 부상 때문에 1986년 모래판을 떠난 뒤 모교인 진주상고 체육교사를 거쳐 진주남중 씨름부장으로 옮겼다. 지난 2월 2개 전국대회 우승을 이끈 공로로 제57회 대한체육회 체육상 지도부문을 수상했다. 빈소는 진주 경상대병원, 발인은 24일 오전 8시 30분. (055)750-8655. 진주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새달 외환銀 매각 시작

    금융위원회가 17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사전 통지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론스타의 외환은행 보유 지분 매각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이란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사전 통지기간(통상 일주일) 내에 대주주 자격을 회복하라.’는 행정명령이다. 하지만 론스타는 지난 6일 외환은행 주가조작 사건으로 서울고법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후 재상고를 포기해 유죄가 확정된 상태라 결국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된다는 의미다. 금융위는 론스타의 의견 제출 기간 이후인 25일 이후에 정례회의나 임시회의를 열어 충족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충족명령 이행 기간을 6개월 이내에서 금융위원들이 의결하게 되어 있지만, 론스타의 충족명령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감안해 그 기간은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충족명령 이행기간이 1개월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충족명령 이행기간이 지나면 금융위는 외환은행 주식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외환은행 보유 지분 51.02% 가운데 10%를 초과한 41.02%를 팔아야 한다. ‘금융위가 조건 없는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 경우 론스타는 지분인수 계약(주당 1만 3390원)을 맺은 하나금융과 가격인하 협의를 통해 지분을 팔 가능성이 적지 않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사기 완역 김원중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사기 완역 김원중 교수

    누구나 한번쯤 자신한테 물어봤음 직한 얘기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라고.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을 보면서 자문자답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 누구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했는지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여 잠시 먼 엣날의 편지 한통을 감상해 보자. ‘대체로 문왕(文王)은 갇힌 몸이 되어 주역을 풀이했으며 공자는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고난을 당하여 ‘춘추’를 지었습니다. 또 손자는 발이 잘리고 나서 ‘손자병법’을 지었습니다.(중략) 저는 진실로 이 책을 저술하여 그것을 명산에 감추어 영원히 전하게 하고 다른 한편은 수도에 두어 후세에 성인군자의 살핌을 기다리기로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전날의 욕됨을 씻고자 하며 이제는 1만번 도륙을 당해도 어찌 후회할 수 있겠습니까.’ 사마천은 궁형(宮刑·거세)을 당한 치욕을 견디며 ‘사기’(史記)라는 불후의 명작을 저술했다. 그가 대작을 탈고할 무렵 친구 임안(任安)에게 보낸 서신 ‘보임서경서’(報任少卿書)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사마천은 임안에게 “하루에도 창자가 아홉번씩 끊어지는 듯하고 집 안에 있으면 갑자기 망연자실하고 집 밖을 나서면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지 못합니다. 매번 이 치욕을 생각할 때마다 땀이 등줄기를 흘러 옷을 적시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구구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궁형이라는 치욕을 받고 살아가는 데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자신이 ‘사기’를 지은 목적과 존재의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이 편지는 최근 출간된 ‘사기 서’(민음사 펴냄)에 자세하게 실려 있다. 김원중(48·건양대 중문학) 교수는 지난주 ‘사기 서’에 이어 ‘사기 표’를 펴냄으로써 16년 만에 국내 처음으로 ‘사기’ 130편을 완역해 낸 주인공이다. 그는 1995년 ‘사기’ 번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99년 ‘사기 열전’을 시작으로 2005년 ‘사기 본기’, 2010년 ‘사기 세가’ 등에 이어 이번에 ‘사기 서’와 ‘사기 표’를 동시에 출간했다. 말이 ‘표’지 400쪽에 이른다. 모두 합치면 4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서’는 정치, 사회, 문화, 과학, 천문학 등에 관한 이론과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표’는 인물과 사건 등을 연대별로 자세하게 정리했다. 특히 ‘서’에는 ‘사람이란 진실로 한번 죽지만 어떤 경우는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경우에는 기러기 터럭보다 가벼우니 그것을 다루는 방향이 다른 까닭입니다. ’ 등 주옥같은 글들과 함께 치욕의 종류 11단계를 열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설의 인물인 황제(黃帝)에서부터 당대 한나라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사기’는 2년 전 일본에서 처음 완역됐다. 하지만 이때는 공동집필이어서 개인이 완역해 낸 것은 세계에서 김 교수가 유일한 셈이다.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표’가 현대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표’의 서문만 번역됐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민음사’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인터뷰를 요청해 와 지방(건양대)과 서울을 오가느라 바쁘지 않으냐고 했더니 그냥 웃기만 한다. ‘사기’의 완역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동안 ‘표’는 단 한줄도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완역이라는 말이 있을 수가 없었죠. 단순논리로 보면 ‘표’의 번역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저의 중국 고전번역에 있어 하나의 분기점이 될 의미있는 책이지요. 중국 이십사사(二十四史)의 정수인 ‘삼국지’와 ‘사기’를 20여년에 걸쳐 세계 최초로 모두 완역하는 기나긴 노정 가운데 ‘표’ 번역은 가장 힘겹고 상당한 인내를 요하는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인류의 위대한 고전을 완성한 사마천의 고단한 삶, 치열한 창작열을 떠올리며 박차를 가했습니다.” 또한 그는 ‘표’를 번역하면서 ‘사기’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 중요하고 중국 상고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사명감에 번역 작업에 채찍을 가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촌철살인의 필치가 유감없이 발휘되면서 역사를 꿰뚫는 사마천의 안목이 응축된 명작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단다. 그만큼 사기 번역에 간단치 않은 열정을 두었음을 의미했다. “사마천이 그토록 고심하고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표’는 사마천보다 90년 뒤에 활동한 역사가인 후한(後漢)의 반고(班固)가 한서(漢書)에서 계승 발전시켰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이후 대부분의 역사서에서 ‘표’ 부분을 다룬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후대의 역사가들이 표라는 방식을 다루지 않았다는 점은 그만큼 연표를 작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대한 분량의 ‘사기’를 어떤 식으로 번역했을까. “16년 동안 매일 밤 10시에 잠들고 새벽 2~3시에 일어나 번역을 했습니다. 주말과 방학은 물론 명절 때도 오후에는 연구실로 출근했습니다. 웬만한 약속은 잡지도 않았고요. 그저 ‘사기’에 푹 빠져 지낸 세월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사마천이라는 인물이 아주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가장 치욕적인 형벌인 궁형을 당하고 모진 삶을 견뎌내면서 살아 숨쉬는 인간과 권력에 대한 경전인 ‘사기’를 완성했으니 말입니다. ‘사기’ 안에는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습니다. 모두가 잠재력을 지닌 역사의 주인공들이지요.” 김 교수는 번역 과정에서 중국 백화문(구어체로 쉽게 쓴 글)으로 쓰여진 책은 참고하지 않았다. 고전 원문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중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학창시절 유명한 문학평론가들의 글을 수백편씩 읽어가면서 되도록 쉽고 뜻이 잘 전달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한다. “중국 역사의 원형이지만 동아시아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기’를 한글세대인 중학교 2학년도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완역을 하면서 때늦은 감이 있지만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해서 나름대로 의미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요. 고생은 했지만 사마천의 치욕과 감정, 문학적 표현과 행간의 의미를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기’만이 가지고 있는 특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관뚜껑을 닫을 때까지 인간을 논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사기’에는 주류와 비주류가 없습니다. 때문에 등장하는 인물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사기’만 한 인간학적 교과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있다고 하지만 소품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사기’에 보면 ‘태산은 한줌의 흙을 사양하지 않고 큰 강과 바다는 세세한 물결을 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큰일을 하려면 작은 인재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이러한 내용들이 담긴 스토리텔링의 보물 창고가 바로 ‘사기’이지요.” 김 교수는 스스로 사마천을 자신의 멘토라고 칭했다. 궁형을 당하면서도 후세에 남기고자 했던 그 마음, 그 정열이 가슴 깊이 새겨지는 까닭이다. 하여 재평가 작업 차원에서 번역 일을 했단다. 사기를 읽는 사람에게 어떤 대목을 권하고 싶은지 물었다. “토끼를 잡고 난 후에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토사구팽의 고사로 유명한 한신에 대한 묘사에서 사마천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한 고조 유방의 첫 부인으로 다른 부인의 손과 발을 자르고 눈알을 뽑고 귀를 태우고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여 돼지우리에 살도록 만든 여태후의 본기를 번역할 때 가장 섬뜩했습니다. 여태후는 동양 최초의 여제가 아닙니까. 아주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사마천은 어떤 인물일까. “역사를 안다는 것은 인생을 두배로 사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되고 역사 속의 인물은 거듭해서 등장하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고통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본 사마천은 냉정한 역사의 잣대로 인물을 재단하거나 서릿발 같은 말로 단죄하는가 하면 때로는 감성적인 언어로 인물을 감싸며 인간 그 자체를 탐색해 나갑니다. 사마천이라는 사성(史聖)을 만나 그의 대작을 한글로 복원하는 일은 저한테는 무한한 행복이었습니다.” 김 교수는 중국 고전에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사기’에 이어 노자, 장자 등 주요 고전의 원문을 찾아 번역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자가 할 일이 그런 것 아니냐며 웃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김원중 건양대 교수는… 충북 보은에서 출생했다. 충남대 중문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 고전문학 이론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이완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의 방문 학자와 타이완 사범대학 국문연구소의 방문 교수를 역임한 뒤 현재 충남 논산 건양대에서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 한국중어중문학회 편집위원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2천년의 강의-사마천의 생각경영법’(공저) ‘중국문화사’ ‘중국문학이론의 세계’ ‘통찰력 사전’ ‘중국 문화의 이해’ 등이 있다. 편저서로는 ‘고사성어 백과사전’ ‘허사대사전’ ‘허사소사전’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사기 본기’ ‘사기 열전’ ‘사기 서’ ‘사기 세가’ ‘정사 삼국지’ ‘당시’ ‘송시’ ‘손자병법’ ‘정관정요’ 등이 있다. ‘위진현학가의 자연관의 사유체계와 문론가에 끼친 영향’ 등 30여편의 학술 논문도 발표했다. 2010년 제1회 건양대 학술우수연구자상을 수상했다.
  • 보안 줄줄 새는 전자바우처

    보건복지부가 노인돌봄서비스사업 등 사회서비스의 전자바우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자 선정 업무를 부실하게 해 2년 가까이 보안이 취약한 상태로 시스템이 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3월 국회의 감사 청구에 따라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사업 사업자 선정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전자바우처란 노인, 장애인, 산모 등이 서비스 제공기관을 직접 선택해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수혜자에게 지급하는 전자카드다. 감사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2007년 공동수급방식으로 금융결제기관과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구축업체의 기술 능력을 평가 항목에서 제외했다. 감사원은 “그 결과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실적이 전혀 없는 업체가 선정됐고,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보안성 검토 결과를 반영하지 않아 통합정보시스템이 1년 9개월 간 개인정보와 금융정보에 대한 보안 조치가 미흡한 채 운용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사업자 심사 기준을 부당하게 설정하고 보안성 검토 결과 반영 업무를 게을리 한 담당 팀장 A씨의 비위 사실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 A씨는 사업자 선정 시 제안요청서 내용을 미리 알려준 혐의(입찰방해죄)로 1·2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으며 9월 현재 상고심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론스타 재상고 포기… 외환銀 매각 급물살 탄다

    론스타에 선고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소유할 자격이 없다고 선언한 뒤 보유 지분 51.02% 가운데 41.02%에 대한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이미 인수 계약을 맺은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을 전량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헐값 인수후 금값 매각” 비난 일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RX엑스포 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론스타 측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상고를 하지 않겠다고 전해 왔다.”면서 “검토를 거쳐 다음 주초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된 (금융위원회의) 판단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외환은행 주식 처분 명령을 위한 법률검토 작업에 대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매매 가격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헐값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가 금값으로 매각하고 떠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론스타가 하나금융과 계약을 맺을 당시인 지난 7월 외환은행 주식 1주당 1만 3390원(4조 6888억원)으로 매각대금을 산정했지만, 최근 주가가 8000원을 밑돌고 있다. 하나금융 측 입장도 론스타 유죄 판결 뒤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유죄 선고 당일인 지난 6일에는 “주가가 떨어진 게 외환은행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 재협상을 생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점차 “론스타가 상고 기간 동안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본 뒤에 생각할 문제”라는 식으로 하나금융 측의 분위기가 다소 유연해졌다. 재협상이 이뤄지면, 그 차액은 1조원가량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을 30~40% 수준으로 잡는다면, 주당 1만 300~1만 1100원대 가격이 적당하다고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3조 3900억~3조 6500억원대의 가격대가 형성된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과 론스타 측 모두 “아직 가격 협상을 한 적이 없다.”며 의견 표명을 자제했다. 론스타의 상고 포기를 한국 철수에 대한 강한 의지표명으로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가격 재협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2003년 2조 1549억원을 들여 외환은행 대주주가 된 론스타는 지금까지 일부 지분 매각과 배당을 통해 원금을 모두 회수했다. 하나금융으로부터 받는 돈은 매각차익으로 순이익이 되는 셈이다. ●외환銀 노조 “주주 적격성 판단을”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금융위 앞에서 촛불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재판 결과와 별도로 론스타가 일본에 골프장을 소유한 산업자본임이 드러났는데, 당국이 이와 관련된 주주적격성 판단을 미루고 있다.”면서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점이 입증되면 외환은행 지분을 4%밖에 소유하지 못하는 소액주주가 되기 때문에 하나금융과 맺은 계약 자체가 원천무효가 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대법 ‘박연차 항소심’ 또 파기환송

    대법 ‘박연차 항소심’ 또 파기환송

    2008~2009년 정국을 흔들었던 ‘박연차 게이트’의 최종심이 또다시 미뤄졌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3일 뇌물공여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연차(66)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19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다시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 가운데 배임증재 무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환송 후 원심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간주배당(법인의 감자나 이익잉여금의 전입 등으로 주주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배당으로 간주하는 것)에 관한 과세가 우선 적용된다고 봄으로써 홍콩법인 APC와 관련한 조세포탈 혐의 중 일부를 무죄로, 나머지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면서 “일부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앞서 사건을 파기할 때 받아들이지 않은 상고 이유를 근거로 원심이 법리를 판단했다는 의미다. 박 전 회장은 2008년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하게 해 달라며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 등에게 20억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또 홍콩법인 APC에서 차명으로 받은 배당이익에 대한 242억여원의 종합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박 전 회장은 정·관계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가 드러나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로 사건이 확대됐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졌지만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당시 수사는 마무리됐다. 지난 1월 대법원은 탈루 세액 계산이 잘못됐고, 이상철 전 서울시 부시장에 대한 금품수수 혐의는 무죄 취지로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은 지난 6월 박 전 회장에 대한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90억원을 선고하고 보석으로 불구속 상태에 있던 박 전 회장을 재수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한국판 ‘反월가 시위’ 첫 타깃은 론스타

    한국판 ‘反월가 시위’ 첫 타깃은 론스타

    론스타가 15일 열린 예정인 한국판 ‘반(反)월가’ 시위의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미국 월가 시위와 달리 한국판 시위의 핵심 주제가 금융의 공공성 회복과 피해자 구제에 맞춰지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소비자협회와 투기자본감시센터, 참여연대 주도의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 등 3개 단체는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 자본이 단기간의 고수익을 위해 투기경영을 해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전제, “우리나라의 금융도 정의가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오는 15일에 계획된 금감원 앞 시위에서 ▲금융자본의 탐욕에 대한 규제 ▲금융자본과 결탁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을 한 관료 처벌 ▲피해를 본 금융 소비자와 정리해고자에 대한 배상과 원직 복직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외환은행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론스타를 지목했다. 금융자본의 탐욕과 이에 따른 피해자 문제가 론스타 사건에 모두 집약됐다는 이유다.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가 대법원에 재상고를 하자, 3개 단체는 “유 전 대표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공개했다. 탄원서에서는 “주가조작을 통해 론스타 펀드가 얻은 이익은 673억원이고, 우리사주조합 등 소액주주가 피해를 입었고 직원들이 정리해고를 당했다.”면서 “판결이 나도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는 배상을 받지 못했고, 정리해고자도 복직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에서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 사기를 벌인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은 징역 150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유 전 대표는 현재 서울고법이 선고한 징역 3년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2005년 론스타를 검찰에 최초로 고발했던 투기자본감시센터의 허영구 공동대표는 “외환은행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이제 소수가 모여 고군분투하는 감시운동을 넘어서 금융 소비자와 피해자가 적극 참여하는 금융공공성 운동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립 7주년을 맞아 전문가들의 문제제기 위주에서 금융 피해자를 중심으로 한 대중운동으로 문제제기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한편 99% 공동행동 준비회의가 서울광장에서 주최하는 시위는 15일에서 16일까지 1박2일로 진행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해발 1058m의 천왕봉 산신, 각지 1058명이 모시러 간다

    충북 보은군이 주최하는 ‘2011속리축전’이 13일부터 사흘간 속리산 잔디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행사는 산신제다. 개막 당일 오후 6시 30분 천왕봉에서 보은군민을 비롯해 청주, 서울 등 각지에서 모인 1058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신을 모셔오는 행사가 열린다. 군은 속리산의 주봉인 천왕봉(해발 1058m)을 알리기 위해 1058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했다. 이들은 오후 2시 속리산 입구에 집결, 군에서 나눠주는 헤드랜턴 등 야간산행 장비를 받고 법주사 일주문∼세심정∼상고암을 거쳐 천왕봉 등반에 나서게 된다. 산신을 아래로 모셔오면 이날 오후 10시부터 속리산 잔디공원에서 지역의 평안과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산신제가 불교식으로 진행된다. 박영미 보은군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이 풍습은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다가 간소화됐지만 올해는 원형에 가깝게 재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5일 낮 12시 속리산 잔디공원에선 1058명이 먹을 수 있는 산채비빔밥 만들기 행사가 마련된다. 지름 3.3m, 높이 1.2m의 대형그릇을 이용한 비빔밥 제작에는 쌀 두 가마(160㎏)와 1t 트럭 분량의 산나물 버섯 등이 들어간다. 이 밖에도 행사 기간 중에 마당극 송이놀이, 남사당 바우덕이 줄타기 공연, 7080콘서트 등이 진행된다. 보은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前대표 재상고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유회원(61)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검찰도 무죄가 선고된 외환은행에 대해 재상고했다. 벌금 250억원이 선고된 론스타 법인도 재상고할지 주목된다.  12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이 선고된 유 전 대표는 법무법인 충정을 통해 지난 10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유 전 대표는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2007년 기소돼 이듬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법에 돌려보냈으며, 지난 6일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에서 외환카드 허위감자설 유포 등을 유죄로 인정해 유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벌금 42억 95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만약 재상고 기간인 13일까지 론스타가 재상고를 하지 않으면, 금융당국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로서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해 외환은행 지분 일부의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론스타 또 ‘시간끌기’ 꼼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유죄 판결을 받은 론스타가 대법원에 재상고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한인 13일까지 재상고를 해 일단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하나금융과의 가격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론스타에 정통한 관계자는 11일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상고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면서 “13일 오후쯤 상고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상고를 포기할 것으로 점쳐졌던 론스타가 재판 연장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하나금융과 계약한 인수가격이 너무 과하다는 여론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당 1만 3390원에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달 들어 외환은행 주가가 7000원으로 떨어지면서 가격 적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를 토대로 하나금융이 가격을 낮춰 재협상을 하자고 요구하면, 론스타는 재판 연장에 따른 시간지연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외환은행 인수가 지연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미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해 둔 하나금융으로서는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론스타는 금융당국의 주식 강제 매각 명령이 이르면 19일쯤 결정된다는 점도 백분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고를 하면 금융위는 매각 명령을 내리지 못하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론스타가 상고장을 접수하더라도 상고이유서 제출 기한인 20일 이내에 제반 서류를 내지 않으면 상고는 무효가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로서는 일단 20일이라는 시간을 번 뒤, 애타는 하나금융과의 가격 재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협상이 마무리되면 상고를 포기하고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 역시 하나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주가조작 사건 재판 결과와 별도로 금융 당국이 론스타의 금융주주 자격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오달란기자 saloo@seoul.co.kr
  • ‘악성’ 외국계 금융사 주가조작에 첫 경종

    ‘악성’ 외국계 금융사 주가조작에 첫 경종

    법원이 6일 허위 감자설 유포를 통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에 대해 실형 3년의 유죄를 선고했다. 외국계 금융사의 주가조작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첫 판결로 기록됐다. 특히 외국의 악성 투기자본이 한국 주식시장을 ‘물’로 보고 주가 조작을 통해 개미들의 돈을 빨아들이거나 인수대상 기업의 지분을 늘리는 형태에 대해 엄단한 판결이다. 그만큼 의미가 깊다. 이번 판결이 다시 상고돼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본 소액 주주들의 민사소송도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조경란)는 론스타 본사에서 전권을 위임받아 외환은행 인수과정을 총지휘했던 유 전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증권거래법 위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또 론스타코리아의 페이퍼컴퍼니인 LSF-KEB 홀딩스 SCA에 대해서도 양벌규정에 따라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 전 대표가 2003년 11월 외환은행 이사회 당시 론스타가 허위 감자를 유포할 것을 사전 모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11월 19일에 외환은행 이사회 후 조선호텔 커피숍에서 론스타 측 이사들과 론스타 재무자문사인 씨티그룹 글로벌마켓 증권 관계자들이 주가를 떨어뜨리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이다. LSF-KEB 홀딩스 SCA에 대해서도 대표자인 마이클 톰슨이 감자 검토 발표 모의에 가담했으므로 양벌규정에 따라 유죄라고 선고했다. 다만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유 전 대표가 외환은행의 실질적 대표자가 아니라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결국 외환은행과 LSF-KEB 홀딩스 SCA에 대한 판결이 엇갈린 것은 대표자가 증권거래법 위반행위에 가담했는지 여부에 따라 양벌규정의 적용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감자 검토를 발표한 것은 론스타 측 이사들 사이에서 모의한 것이기 때문에 외환은행은 여기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의 론스타 유죄취지의 판결로써 론스타 문제가 5년에 걸친 법정공방이 사실상 종결됐다. 론스타 사건은 2004년 투기자본 감시센터가 주식취득 무효소송을 내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외환은행 인수과정에 대해 제기됐던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지만 유 전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4차례나 기각됐다. 2006년 당시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잇따른 영장기각에 대해 “남의 장사(수사)에 소금을 뿌리는 정도가 아니라 인분(人糞)을 들이붓는 수준”이라며 강하게 반발하자 이상훈 법원행정처 차장은 “검찰에 인분 냄새가 진동하겠네. 정말 인분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법원과 검찰 간의 영장갈등이 비등점에 달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제기됐던 흑막 전모를 규명하지 못해 씁쓸한 반쪽의 승리”라고 평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마침표 찍을까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론스타에 벌금형이 선고됨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1년 가까이 끌어온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법원 판결 내용을 감안할 때 론스타는 은행법에서 정하고 있는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주주는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론스타 측에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도록 명령할 전망이다. 론스타가 충족명령을 받으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주식 51.04% 중 한도 초과 보유 주식인 41.02%에 대한 의결권을 잃게 된다. 론스타가 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금융위는 41.02% 지분에 대해 처분명령을 내리게 된다. 금융위는 “주식처분 방식에 대해서는 법리 검토와 금융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조건 없는 매각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은행법에 처분 방식에 대한 규정이 없는 만큼 외환은행 노동조합 등이 주장하는 주식 공개 매각 등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릴 명분이 적다는 것이다. 금융위의 결정은 오는 19일 정례 회의 또는 임시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조건 없는 매각 명령을 내린다면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맺은 계약대로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된다. 그러나 외환은행 주가가 계약 당시의 반 토막 수준이어서 인수가격 재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인수가격을 1주당 1만 3390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주가가 6일 7280원까지 떨어진 상태라 기존 계약대로라면 론스타가 90% 넘는 프리미엄을 챙기게 된다. 하나금융이 인수가격을 더 깎지 못하면 외국자본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다는 비판이 제기될 소지가 많다. 론스타가 ‘시간끌기’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법원 판결 7일 내에 대법원에 재상고한 뒤 결과를 기다리면서 하나금융과의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美 돌아온 녹스 “현실 같지 않아”

    ‘타블로이드(옐로 신문)에 의한 재판’ ‘미디어 과잉’ 등의 논란을 일으킨 이탈리아 룸메이트 살해 사건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어맨다 녹스(24)가 4일(현지시간) 고향인 미국 시애틀에 도착했다.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에 도착한 녹스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과 지지자 수십명에게 “비행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모든 게 현실 같지 않았다.”면서 “지금 이 순간 너무나 벅차 어찌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녹스는 간간이 눈물을 보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믿고 지지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외신에 따르면 녹스는 항소심 판결 직후 런던에서 시애틀행 비행기에 올랐으며, 비즈니스석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녹스가 자란 마을과 그 주변에는 환영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시애틀 시민들은 “여전히 녹스가 유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CNN이 전했다. 4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녹스가 풀려나긴 했지만 이탈리아의 줄리아노 미그니니 검사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최고 형사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심과 항소심은 미디어의 극심한 압력 속에 진행됐다.”면서 “누가 옳은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최열 환경재단 대표 징역 1년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최규홍)는 29일 부동산 개발사의 사업 추진에 협조해 주고 그 대가로 1억 3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최열(62) 환경재단 대표에게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1, 2심의 결론이 달라 상고심 판단 때까지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고, 최 대표가 그동안 성실하게 재판에 임한 태도로 볼 때 도주 우려는 없다고 판단,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씨에게 건네진 자금이 경기도에 친환경 산업단지 사업을 추진하던 부동산 개발사의 법인 자금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볼 때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사항을 알선한 대가로 보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에서 기부한 장학금을 다른 용도로 전용한 혐의는 1심과 달리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도가니’ 영화 vs 실제 판결

    ‘도가니’ 영화 vs 실제 판결

    영화 ‘도가니’는 법정 장면을 비중 있게 다룬다. 공판 과정에서 벌어지는 검사와 판사의 법정 공방, 수화 문제, 피해자의 진술 장면 등이 여러 차례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성폭행 사실 자체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에 더 분노한다. ‘성폭행을 저지른 학교장 등이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는 내용은 영화와 실제 상황에서 다르지 않지만 뜯어보면 차이점도 없지 않다. 양승태 대법원장도 지난 27일 “실제 사건을 모델로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영화 속 재판과 당시 재판을 판결문을 통해 비교해봤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삼거동에 자리한 청각장애인학교인 인화학교의 교장 김모(62)씨는 청각장애 4급인 A(13)양을 교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A양은 라면을 사러 나간 친구를 기다리던 중이었고, 라면을 사가지고 온 친구가 A양을 찾아다니다가 교장실에서 현장을 목격했다. 영화에 나온 그대로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교장 김씨를 제외한 행정실장, 교사 등은 어린이들을 성추행했다. 교장의 동생(60) 행정실장은 정신연령이 3세에 불과한 B(22·여)씨를, 기숙사 생활재활교사 이모(38)씨는 7살 난 남자아이를 성추행했다. 행정실장과 생활재활교사 이씨는 이미 청소년 강간죄 등으로 각각 징역 1년, 2년을 선고받은 전과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끔찍한 성범죄는 2000년부터 계속돼왔다. 교직원들은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학생들을 범죄 대상으로 삼았다. 관객들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은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부분이다. 실제 1심 재판에서는 실형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나왔다. 1심 법원인 광주지법 형사합의10부는 교장 김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성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행정실장에게 징역 8개월, 생활재활교사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나이 어린 피해자의 청각·언어 장애를 이용해 오히려 성욕의 대상으로 삼아 파렴치하고 중대한 범행을 저질러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다음 해 행정실장과 교사에 대해 추가기소가 이뤄졌고, 법원은 각 징역 1년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교장 김씨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고,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항소했다. 광주고법 형사1부는 교장 김씨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동종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를 댔다. 이 판결은 교장 김씨가 상고했다가 취하해 확정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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