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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2기 최대 이슈로 떠오른 ‘틱톡’…규제부터 인수설까지

    트럼프 2기 최대 이슈로 떠오른 ‘틱톡’…규제부터 인수설까지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시작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중국계 숏폼 공유 플랫폼인 ‘틱톡’ 관련 이슈가 급부상했다. 미 연방 의회가 틱톡금지법을 제정하면서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75일간의 유예 기간을 주면서 일단은 시간을 벌게 됐지만, 지분을 놓고 미중 정부가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어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4월 ‘틱톡 금지법’ 통과미국 내에서 틱톡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건 지난해 4월 미 연방 의회에서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하면서다. 해당 법안은 바이트댄스에 270일(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도록 했으며, 기간 내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했다. 당시 대중국 강경파들이 중국계 기업인 틱톡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 미국 선거와 여론 형성 등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법안을 추진했다. 이에 앞서 미 하원은 같은해 3월 비슷한 취지의 틱톡 강제매각 법안을 처리했으나 상원에서 본격적인 논의는 되지 않았다. 당시 법안은 바이트댄스의 사업권 매각 기간을 6개월로 했는데 통과된 법안은 최장 360일로 이를 완화했다. 틱톡은 같은해 5월 이 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1조와 충돌한다”며 위헌 확인 소송을 냈으나, 7개월 후 미 워싱턴DC 항소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재판을 담당한 더글러스 긴즈버그 판사는 “수정헌법 제1조는 미국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정부는 적대국이 미국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능력을 제한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법을 통과시킨 것”이라고 판결했다. 틱톡은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지난 17일(현지시간) 해당 법안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내 사업이 존폐위기를 맞았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플랫폼이 수집하는 방대한 양의 민감한 데이터와 함께 앱이 외국 적의 통제에 취약한 상황이 차등적 대우를 정당화하고 있다”면서 “의회는 틱톡의 데이터 수집 관행과 해외 적국과의 관계에 대한 근거있는 국가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매각이 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덕에 서비스 중단 위기 넘긴 틱톡결국 지난 18일(현지시간) 밤을 기해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는 중단됐다. 당시 구글과 애플이 운영하는 앱스토어에서 삭제됐고, 틱톡 계정 소유자가 틱톡에 접속을 시도하면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돼 안타깝게도 지금은 틱톡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틱톡 재개를 위한 해결책을 위해 우리와 협력하겠다고 한 것은 다행입니다. 계속 지켜봐 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뜨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이튿날 틱톡 구제에 나서겠다고 공언하면서 일부 서비스가 복구 됐으며, 취임일인 20일(현지시간)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간 유예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한시적이긴 하나 틱톡이 미국 내에서 기사회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틱톡을 금지하려 했던 전적이 있지만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틱톡을 선거 운동에 적극 활용하면서 틱톡 퇴출 반대로 입장을 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법인과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합작회사를 만들어 미국 기업의 지분을 50% 이상으로 만드는 방안을 재차 제안하고 있다. 최근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틱톡을 인수하고 싶어한다면 이를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틱톡 놓고 미중 간 입장차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허야둥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은 일관되게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위반하고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해치는 행위에 반대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기업과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 중국 자본 기업을 포함한 각국 기업의 미국 내 발전에 공정하고 공평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고, 중미 양국의 경제 무역 협력과 국민 복지에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CNN은 22일(현지시간) 바이트댄스의 이사회 멤버이자, 제너럴애틀랜틱 최고경영자(CEO)인 빌 포드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주말 틱톡과 관련한 협상이 시작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로선 미국에서 틱톡의 운명은 거래가 성사될 때까지 불확실하며, 트럼프가 나서서 매각을 중개하더라도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팔고 싶어 하는지도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 큰손 장영자 또 철창행...위조유가증권 행사 혐의

    큰손 장영자 또 철창행...위조유가증권 행사 혐의

    희대의 경제사범이자 큰 손으로 불리는 장영자(81·여)씨가 150억원 상당의 허위수표를 행사한 혐의로 또 옥살이를 할 처지에 놓였다. 청주지법 형사3부(부장 태지영)는 위조유가증권행사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장씨는 법정구속됐다. 다섯번째 구속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기, 위조 유가증권 행사 등으로 여러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 기간 중 또 범행을 저질렀다”며 “고액의 위조 유가증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금융거래의 안전이나 유가증권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를 훼손시킬수 있는 범행을 했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판시했다. 장씨는 “수표 위조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장씨는 2017년 7월 초순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호텔에서 모 업체 대표 B씨와 농산물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선급금 154억 2000만원을 위조 수표로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수표가 위조된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이를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장씨는 국회의원, 국가안전기획부 차장을 지낸 남편과 함께 6400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으로 1982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992년 가석방된 그는 출소 1년 10개월 만인 1994년 140억원 규모 차용 사기 사건으로 4년 형을 선고받았다. 199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지만 2000년 구권화폐 사기 사건으로 구속기소 돼 2015년 1월 석방됐다. 이어 2018년 초 남편인 고(故) 이철희씨 명의의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기증하려는데 비용이 필요하다는 등 피해자들을 속여 약 6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또다시 구속기소 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2022년 출소했다. 장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 이재명, 선거법 위헌법률심판 신청 검토

    이재명, 선거법 위헌법률심판 신청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이 사건과 관련된 선거법 조항(허위사실 공표)은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 변호인단은 23일 이 대표 사건을 심리하는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 최은정·이예슬·정재오)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혐의에 적용된 허위사실 공표죄를 규정한 선거법 제250조 1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이란 법원이 재판 중인 사건에 적용될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의심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피고인의 신청으로 법원이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 헌재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은 정지된다. 이 사건 담당 검사 역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에 대한 검찰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노골적 재판 지연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즉시 이번 신청을 기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한성진)는 지난 대선 당시 언론 인터뷰와 국정감사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지난해 11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의원직이 상실될 뿐 아니라 그로부터 5년간, 징역형 확정 시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해 대선 등 공직 선거에 나설 수 없다. 이 대표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심 선고 직후 민주당 일각에서는 허위사실 공표죄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조항이 추상적이라 헌법의 구체성과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 의원은 “공직선거법 처벌 규정은 수십 년간 적용돼 온 규정이므로 위헌일 리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당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상고하면서 대법원에 허위사실 공표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바 있다. 주 의원은 또 이 대표의 재판이 잡힌 23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주 의원은 “민주당이 긴급하게 본회의도 잡았다. 이걸 핑계로 재판 조퇴는 안 된다”며 “재판을 일부러 2개월 이상 끈 것은 이재명 본인의 책임”이라고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이 대표는 23일 공직선거법 재판에 출석한다”며 주 의원 주장을 반박했다. 민주당이 공지한 이 대표의 23일 일정에는 오후 본회의 참석 일정이 없었는데 이는 재판에 출석한다는 뜻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할 수 있는 건 개인의 권리”라며 “이 대표 개인의 재판이기는 하지만 당에서 입장을 조만간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을 아꼈다.
  • 남현희 “사과하세요”…전청초 사기극 후 심경 공개

    남현희 “사과하세요”…전청초 사기극 후 심경 공개

    전 펜싱선수 남현희(43)가 옛 연인 전청조(28) 사기극 사건 후 심경을 밝혔다. 남현희는 21일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1년…사과하세요. 최후의 승자는 선한 사람.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감”이라고 적었다. 그는 “쓰레기 같은 고민 버리기”라며 사진 한 장도 올렸다. “나는 신중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작은 친구가 나를 따라오거든요”라고 쓰여 있다. 남현희는 2011년 사이클선수 공효석(39)과 결혼, 딸을 뒀다. 2023년 8월 공효석과 이혼을 알렸으며, 두 달 만인 10월 전씨와 재혼을 발표했다. 당시 전씨는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혼외자라고 주장했지만,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남현희는 전씨에게 속았다는 입장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지난해 11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전씨가 남현희에게 선물한 벤틀리를 몰수하고 피해자에게 11억 3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전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전씨는 1심에서 총 16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형량이 3년 줄었다.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 ‘허위사실 공표’ 서거석 전북교육감 당선무효형…항소심서 벌금 500만원

    ‘허위사실 공표’ 서거석 전북교육감 당선무효형…항소심서 벌금 500만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TV 토론회 등에서 ‘교수 폭행’과 관련해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법정에 선 서거석(70) 전북교육감이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 양진수)는 21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는 교육자치법 49조에 따라 서 교육감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 처리된다. 재판부는 “당시 현장에 있던 교수들의 진술과 이후 행적으로 미뤄 일방적 폭행 피해자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먼저 동료 교수를 폭행했고, 이후 그 교수가 피고인을 때려 쌍방 폭행이 일어났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2013년 11월 18일 오후 8시께 전주 시내 한 한식당에서 서 교육감이 ‘총장 선거에 출마하지 말라’며 이귀재 교수의 뺨을 때렸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서 교육감은 지난 2022년 4월 26일, 5월 13일 지방선거 TV 토론회에서 “전북대 총장 당시 이 교수를 폭행한 사실이 있느냐“는 상대 후보 질문에 ”그런 사실 없다“라고 답변했다. 5월 2일 페이스북에는 “이 교수를 폭행한 적 없다”는 게시글도 올렸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적용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에 따라 TV 등 토론회 발언은 무죄, 페이스북 게시글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TV 등 토론회에서 한 답변은 상대후보가 제기한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보일 뿐 적극 허위사실 표명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불특정 다수가 보는 SNS(페이스북)에 폭행을 부인하는 게시글은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공약한 정책사업을 적극 추진한 점, 성과가 적지 않다는 점, 이 사건 이전 형사처벌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양형사유다”며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로 혼란이 상당히 컸고, 폭행 의혹을 제기한 상대후보자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한 점, 이귀재 교수를 일방적 폭행 가해자로 몰아 범행 부인하고 범행 무마를 시도한 점 등은 불리한 양형사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교육감 선거에서 차순위와 근소한 차이로 당선돼 이 사건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불특정다수가 보는 페이스북에 동료 교수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게시한 것은 선거인의 합리적인 판단에도 작지 않은 장애를 초래한 것으로 보이고 그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 교육감은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혔다. 서 교육감은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법원 상고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 완도군, 동계 전지훈련지로 각광

    완도군, 동계 전지훈련지로 각광

    해양치유도시 조성에 나선 전남 완도군이 동계 전지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경기도 비룡초등학교 외 11개 유소년 축구팀을 시작으로 용인예술과학대학교와 정읍시 인상고 야구팀, 안성시청 소프트 테니스 팀, 청주시 산남중학교 외 6개 배드민턴 중등부 팀 등 다양한 종목별 선수단이 완도에서 체력과 기량을 다지고 있다. 종목별로는 축구 22개 팀 550명과 야구 2개 팀 77명, 소프트 테니스 3개 팀 23명, 역도 5개 팀 25명, 배드민턴 7개 팀 79명으로 지금까지 총 39개 팀 750여 명의 전지훈련팀이 완도를 찾았다. 선수들은 완도 종합운동장을 비롯해 완도야구장과 소프트 테니스장, 완도중학교, 고금 축구장, 신지 명사십리 등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완도군은 온화한 기후와 깨끗한 자연환경, 각종 체육시설뿐만 아니라 선수 경기력 향상과 재활치료에 도움이 되는 해양치유 프로그램도 할 수 있어 동계 훈련의 최적지로 꼽하고 있다. 특히 전지훈련팀에게 해양치유와 연계하여 선수들의 피로 회복과 체력 측정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훈련 지원을 하고 있다. 또 공공 체육시설 이용료 감면과 차량 지원, 스토브리그 운영, 관광·문화 유적 탐방 프로그램 및 관광지 무료입장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최광윤 체육진흥과장은 “해마다 동계 전지훈련팀들이 완도를 찾고 있어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전지훈련팀은 평균 10일에서 한 달간 머물 예정이어서 겨울철 관광 비수기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전신에 화려한 문신한 이란 유명 가수, 사형 선고받은 이유는

    전신에 화려한 문신한 이란 유명 가수, 사형 선고받은 이유는

    이란의 한 인기 가수가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대법원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수 아미르 호세인 마그수들루(37)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가디언은 현지 매체를 인용해 대법원이 마그수들루가 받은 징역 5년형이 가볍다면서 상소한 검찰의 요구를 수용해 이같이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대법원의 이번 사형 선고는 최종 판결이 아니다. 마그수들루 측이 상고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그수들루는 ‘아미르 타탈루’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언더그라운드 가수다. 얼굴과 전신에 한 화려한 문신과 이란 정치권을 향한 대담한 가사 등으로 이란 젊은 세대에 큰 영향력을 미치며 주목받아왔다. 2015년에는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옹호하는 노래도 발표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거주한 그는 2023년 12월 튀르키예 경찰에 의해 이란으로 송환돼 구금됐다. 마그수들루는 이란의 이슬람 공화국에 반대하는 선전을 하고, 음란물을 출간하고 매춘을 옹호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 20일 취임…별도 취임식 없이 업무 시작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 20일 취임…별도 취임식 없이 업무 시작

    대구시 신임 행정부시장에 김정기(54) 행정안전부 조직국장이 임명됐다. 그는 20일 별도의 취임식 없이 실·국장들과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김 신임 부시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상고와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41회로 1998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2년 행정안전부로 자리를 옮겼으며, 국무조정실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행정안전부 조직진단·조직기획과장, 대구시 기획조정실장, 행정안전부 조직정책관, 조직국장 등을 두루 거쳤다. 중앙행정 경험과 대구시정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어려운 경제, 재정 상황 속에서도 ‘대구 혁신 100+1’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특히, 2025년 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러지는 데 집중하고 대구경북신공항 공영 개발을 위한 조직 확대, 특별법 개정을 위한 중앙 정부와의 협력체계 구축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시장은 “대구혁신 100+1을 통한 지역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구 대혁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박상돈 천안시장, 파기환송심 ‘징역형 집유’

    박상돈 천안시장, 파기환송심 ‘징역형 집유’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이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파기환송심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한다. 대전고법 1형사부(박진환 부장판사)는 이날 박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예비 후보자 홍보물과 선거 공보물에 천안시 고용률이 전국 2위, 실업률이 전국 최저라고 기재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공무원 조직을 이용해 선거 홍보 영상물을 제작한 후 개인 유튜브 계정에 올리는 등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아왔다. 1심은 박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박 시장의 유죄를 인정하고 당선 무효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박 시장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대법원이 공무원 조직을 활용한 사전 선거운동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허위 사실 공표 혐의는 무죄로 보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다시 돌려보내 심리가 재개됐다. 선고 후 박 시장은 “실체적 진실과 법리상에 다소 괴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상고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대법원에 상고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천안시의회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3심 제도로 최종 형이 확정되기까지 대법에 상고 절차가 남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의미 없는 시간 끌기라는 지적이 크다”며 박 시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 교육감이 자사고 지위 박탈 불가?…서울교육청 반발

    교육감이 자사고 지위 박탈 불가?…서울교육청 반발

    교육감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수시 취소할 수 있는 조항을 교육부가 법에서 삭제한 데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교육부가 입법 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교육감의 자사고 수시 지정 취소 관련 조항을 삭제한 데 대해 의견을 달리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교육감이 자사고를 수시 취소할 수 있는 규정 3개를 삭제했다. 거짓이나 부정 회계 집행, 부정 학생 선발, 교육과정 부당 운영 등 지정의 목적을 위반한 중대한 사유 등이다. 이에 따라 자사고는 학교가 자발적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하는 경우와 5년마다 시행되는 학교운영평가 결과에 따른 취소만 가능하다. 교육부의 입법예고는 서울시교육청과 자사고 취소 여부를 두고 소송전을 겪은 휘문고 사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교육청은 2018년 수십억원대의 횡령 혐의를 받는 학교법인 휘문의숙(휘문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을 취소했지만 휘문고 측이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9월 2심에서 승소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당시 휘문고의 손을 들어준 서울고등법원은 “효력이 없는 시행령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시교육청은 “2심 판결 후 학교 운영 안정과 학생의 학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상고를 포기했다”며 “이후 교육청의 자사고 관리 및 지정취소에 대한 명백한 법적 근거를 담아 법령 개정을 해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부는 법 개정 없이 시행령에 있는 자사고 수시 지정 취소 요건만을 삭제해 교육청의 자사고에 대한 권리·권한 감독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법에는 부정 회계 등 자사고 지정 취소 요건이 없는데 시행령에는 담겨있어 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는 법과 시행령과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요구한 법령 개정에 대해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기준금리 2.25~2.5%로 떨어질 것… 가계대출 금리 인하는 어려울 듯”

    “기준금리 2.25~2.5%로 떨어질 것… 가계대출 금리 인하는 어려울 듯”

    대출 폭증 우려, 건전성 관리 강화환율 ‘상고하저’… 1310~1350원대부동산 하락장… 수도권은 회복세 “올해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유지되면서 대출금리 하락은 다소 경직적일 것으로 예상합니다.”(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은행이 현재 3%인 기준금리를 2% 초중반대까지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가계대출 금리 인하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밀린 대출 수요가 올해 폭증할 우려가 있고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커져 금리를 대폭 인하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강 행장은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월 단위로 은행별 대출 물량을 세밀하게 관리할 예정이기 때문에 가산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 세부 전망에선 다소 갈렸다. 이환주 행장은 “기준금리를 빨리 내리면 환율이 급등하거나 가계대출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상반기 기준금리는 2.75%, 하반기엔 2.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정상혁 행장은 “내수 경기가 취약해진 만큼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상반기 2.5%, 하반기 2.25%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로 예측했다. 강 행장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며 상반기엔 1430~153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환율이 다소 안정돼 1310~1350원까지 내려올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5대 은행장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한국은행 전망치(1.9%)를 밑돌았다. 이호성 행장은 1%대 중반을 예상했고 정상혁 행장은 1.7%, 이환주·정진완·강 행장은 1.8%를 전망했다. 가계부채 누증, 소득 여건 개선 지연,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등이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내 증시와 관련해 정상혁 행장과 이호성 행장은 박스권을 전망했고, 이환주·정진완 행장은 코스피 2300~2800선의 넓은 범위를 제시했다. 정진완 행장은 “하반기에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며 지수가 반등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강 행장은 오는 3월 증시 하락 국면에서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시장은 주택가격이 이미 높게 형성된 데다 원리금 상환 부담도 큰 만큼 하락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환주 행장은 수도권에 한해 실수요가 이어지면서 제한적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이호성 행장도 “전체적으로 시장이 둔화되겠지만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 오피스, 대형 개발사업 등으로는 자금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AA-등급) 3년물 간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현 수준(0.66% 포인트)보다 축소돼 0.45~0.55% 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행장들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2.9%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상반기 평균 0.70% 포인트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신용스프레드를 전망한 이호성 행장은 “높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채권시장 내 차환 및 신규 발행 물량 증가로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제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울신문 보도 그후]‘양진호 사건’ 공익신고자 해고한 임원, 집유 2년 확정

    [서울신문 보도 그후]‘양진호 사건’ 공익신고자 해고한 임원, 집유 2년 확정

    2018년 ‘양진호 사건’을 세상에 알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이른바 ‘양진호법’의 단초를 마련한 공익신고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한국인터넷기술원 경영진에게 집행유예형이 확정됐다. 이들은 공익신고자를 상이한 직무로 재배치 하거나 임금·상여금을 차별지급한 혐의로 기소됐다.(서울신문 7월 9일 1·4면 참조)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국인터넷기술원 전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같은 회사 전 부사장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불법행위자와 함께 법인도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한국인터넷기술원에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공익신고자 A씨에게 불이익 조치를 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018년 양 전 회장이 직원을 폭행하고 석궁과 일본도로 닭을 죽이게 하는 영상을 폭로한 바 있다. 폭로 사실이 알려지자 같은해 11월 회사는 A씨에 대해 대기발령, 감봉, 강등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A씨는 국민권익위원회 보호를 신청했고, 권익위의 불이익 원상복구 결정이 떨어졌지만 회사는 오히려 2020년 1월 그를 해고했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공익신고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입게 된 불이익과 고통 등을 살펴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 각각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이 아닌 신체형이 선고되고 1심 재판 뒤 법정구속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항소심은 경영진의 행위 중 권익위의 보호조치 결정 이전에 있었던 임금 차별지급 행위 부분은 무죄로 판단, 피고인들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법리오해 등 잘못이 없다며 피고인들과 검찰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한편 양 전 회장은 상습폭행, 총포 등 안전관리에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확정 받았다. 이어 2023년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을 추가로 선고 받았다. 또 웹하드를 통해 음란물을 불법 유통시키고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재판에 대해선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 5대 은행장 “올해 가계대출 금리 인하 제한적…상반기 부동산 회복 어려울 듯”

    5대 은행장 “올해 가계대출 금리 인하 제한적…상반기 부동산 회복 어려울 듯”

    “올해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유지되면서 대출금리 하락은 다소 경직적일 것으로 예상합니다.”(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은행이 현재 3%인 기준금리를 2% 초중반대까지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가계대출 금리 인하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밀린 대출 수요가 올해 폭증할 우려가 있고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커져 금리를 대폭 인하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강 행장은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월 단위로 은행별 대출 물량을 세밀하게 관리할 예정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가산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 세부 전망에선 다소 갈렸다. 이환주 행장은 “기준금리를 빨리 내리면 환율이 급등하거나 가계대출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상반기 기준금리는 2.75%, 하반기엔 2.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정상혁 행장은 “내수 경기가 취약해진 만큼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상반기 2.5%, 하반기 2.25%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로 예측했다. 강 행장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며 상반기엔 1430~153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환율이 다소 안정돼 1310~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올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5대 은행장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한국은행 전망치(1.9%)를 밑돌았다. 이호성 행장은 1%대 중반을 예상했고 정상혁 행장은 1.7%, 이환주·정진완·강 행장은 1.8%를 전망했다. 가계부채 누증, 소득 여건 개선 지연,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등이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내 증시와 관련해 정상혁 행장과 이호성 행장은 박스권을 전망했고, 이환주·정진완 행장은 코스피 2300~2800선의 넓은 범위를 제시했다. 정진완 행장은 “하반기에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며 지수가 반등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강 행장은 오는 3월 증시 하락 국면에서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시장은 주택가격이 이미 높게 형성된 데다 원리금 상환 부담도 큰 만큼 하락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환주 행장은 수도권에 한해 실수요가 이어지면서 제한적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이호성 행장도 “전체적으로 시장이 둔화되겠지만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 오피스, 대형 개발사업 등으로는 자금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AA-등급) 3년물 간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현 수준(0.66% 포인트)보다 축소돼 0.45~0.55% 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소폭 완화될 것이란 얘기다. 행장들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2.9%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상반기 평균 0.70% 포인트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신용스프레드를 전망한 이호성 행장은 “높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채권시장 내 차환 및 신규 발행 물량 증가로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제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조국 부인 정경심 “남편 영치금으로 커피다방 연다”

    조국 부인 정경심 “남편 영치금으로 커피다방 연다”

    조국혁신당이 조국 전 대표와 가족들의 뜻에 따라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커피·민심 나눔’ 행사를 갖는다. 조 전 대표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남편 면회를 갔다 왔다”며 “남편이 ‘십시일반으로 영치금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거리에서 칼바람과 눈보라에 떨고 있는 분들을 위해 따뜻한 커피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고 했다. 조 전 대표도 지난 4일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손 편지에서 “조국혁신다방을 만들어 무료 음료를 드리도록 해 달라”고 했다. 이에 조국혁신당은 11일 오후 3시 ‘윤석열 체포 및 퇴진 요구’ 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조국혁신다방’ 간판을 단 커피 트럭을 운영키로 했다. 혁신당은 커피 1000잔을 무료 봉사할 예정이지만 주문 인원이 늘어날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12일 사문서 위조·행사, 업무 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과 6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16일 서울구치소에 갇혔다. 만기 출소 예정일은 2026년 12월 15일이다.
  • ‘공직선거법 위반’ 국힘 이장우 경남도의원 벌금 300만원 확정…의원직 상실

    ‘공직선거법 위반’ 국힘 이장우 경남도의원 벌금 300만원 확정…의원직 상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이장우 경남도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3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9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검사와 이 의원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 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수행원 역할을 하는 A씨에게 차량 운전과 사진 촬영 등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운 대가로 150만원을 지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직을 유지할 수 있는 벌금 80만원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직 상실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22년 3월 24일부터 4월 21일까지 이 의원이 A씨 도움을 받아 사진 촬영 등을 한 행위를 ‘선거운동이 아닌 당내 경선을 위한 운동’으로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 직 상실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022년 3월 24일부터 4월 1일까지는 당내 경선을 위한 운동으로 볼 수 있어 무죄가 맞지만 책임당원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당내 경선 방식이 확정된 같은 해 4월 8일 이후부터 21일까지 이뤄진 행위는 선거운동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이 의원 지역구인 창원12 (회원1·2·석전·회성·합성1동)는 오는 4월 2일 재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 인간은 무엇이며 무엇을 하고 있나… 여전히 살아남은 고대 그리스 흔적

    인간은 무엇이며 무엇을 하고 있나… 여전히 살아남은 고대 그리스 흔적

    헤르만 프랭켈 1951년작 새로 번역일반독자도 쉽게 읽을 만한 학술서기원전 8~3세기 일컫는 ‘축의 시대’그리스 상고기 문학·철학 원문 남아후대의 현실에도 그들의 유산 반복 현대 실존철학을 창시한 독일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는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전 3세기까지를 ‘축의 시대’라고 불렀다. 축의 시대는 인도의 석가모니, 중국의 공자,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등 현재 철학과 종교에 영향을 미친 핵심 사상가들이 등장한 때를 일컫는다. 당시에 등장한 새로운 사상과 철학은 중국, 그리스, 인도, 페르시아에서 직접적인 문화 교류 없이 발생해 더욱 놀라움을 안긴다. 영국의 종교학자 캐런 암스트롱 역시 ‘축의 시대’라는 제목의 책에서 “인류는 한 번도 축의 시대 통찰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축의 시대’를 이룬 핵심 지역 중 하나인 고대 그리스의 문학과 철학을 상세히 분석한 책이 번역돼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고전 문헌학자 헤르만 프랭켈(1888~1977)이 1951년 출간해 아직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초기 그리스의 문학과 철학’(사월의책)이다. 이 책은 2011년에 국내 출간됐지만 곧 절판됐다가 독일에서 그리스어 및 라틴어 고전학과 철학을 연구하고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들이 새롭게 번역해 재출간했다. 사실 학술서들은 딱딱해 전문 연구자 외에는 거의 찾아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책은 번역의 가독성과 정확성을 높여 고대 그리스 문학과 철학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했다. 이 책은 ‘축의 시대’ 전반기인 기원전 5세기까지, 흔히 그리스 상고기(上古期)에 등장했던 시인과 철학자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시기 문학 분야에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아’,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사포와 같은 서정시인들의 시가 유행했고 철학 분야에서는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탈레스부터 ‘세상은 불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것은 변한다’고 주장해 현대 철학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헤라클레이토스에 이르기까지 자연 철학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기원전 12세기 그리스·미케네 문명만큼 완벽하게 파괴된 사례는 드물다. 그 몰락과 해체는 조형예술의 현저한 쇠락은 물론 문자의 소실마저 가져올 만큼… ‘암흑시대’가 이어졌다. 그래서 암흑시대가 끝나고 호메로스를 필두로 빛나던 초기 그리스 문명의 서광은 더욱 찬란했다. 문학과 철학에 있어 유럽 정신사 최초의 전성기였다.” 프랭켈은 그리스 상고기의 철학자와 시인들을 단순히 ‘최초’의 의미로만 주목하지 않고 그 시대를 ‘정신의 일대 향연’이 벌어졌던 시기이자 “인류 정신사에 있어 이후에는 찾아보기 힘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상고기의 대표적 특징이자 독특한 점은 다른 문명권에서는 소실되거나 흔적마저 지워진 시대의 문학과 철학의 텍스트들이 원문 그대로 살아남아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랭켈은 이에 대해 “상고기 그리스인들은 자기들의 현재 위치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 인식을 실제 삶에서 실현하려고 했던 의지가 다른 시대, 다른 문명들과 뚜렷이 대비될 만큼 강했다”며 “그들의 유산이 후대에 반복적으로 회자되고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프랭켈은 또 “그리스 상고기의 철학적, 문학적 유산이 전해져 올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이 무엇이며 무엇을 하는가를 이해하고 그것을 분명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해 남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남편 니코틴 중독 살해’ 혐의 여성…대법, 징역 30년 뒤집고 무죄 확정

    ‘남편 니코틴 중독 살해’ 혐의 여성…대법, 징역 30년 뒤집고 무죄 확정

    남편을 니코틴 중독으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2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여성이 파기환송심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아내가 남편에게 건넨 음식물에 니코틴 원액이 들었다는 증거가 부족한데다, 남편이 자살했을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김상환 대법관)은 지난해 12월 2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5월 26∼27일 자신의 남편에게 3차례에 걸쳐 치사량 이상의 니코틴 원액이 든 물과 음식을 먹도록 해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남편은 26일 A씨가 건넨 미숫가루와 흰죽을 먹고 속쓰림과 흉통 등을 호소하며 그날 밤 응급실을 다녀왔다. 귀가한 남편은 27일 오전 1시 30분~2시쯤 A씨가 건넨 찬물과 흰죽을 먹었고, 오전 3시쯤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이었다. A씨는 자신의 외도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남편이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2심은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3년 7월 원심 판결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A씨가 남편에게 건네준 찬물에 치사량이 넘는 니코틴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합리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범행 전 남편이 자살을 시도한 점 등도 참작했다. 결국 수원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재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 “혀 타는 고통”…징역 30년 ‘니코틴 남편살인’ 무죄 이유는?

    “혀 타는 고통”…징역 30년 ‘니코틴 남편살인’ 무죄 이유는?

    남편을 니코틴 원액이 든 음식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던 30대 여성이 파기환송심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김상환 대법관)은 지난해 12월 2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5월 26일부터 27일 사이, 남편 B씨에게 치사량 이상의 니코틴 원액이 든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먹게 해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이며, 피고인이 액상 니코틴 구매 당시 원액을 요구한 정황 등이 살인의도와 연결된다”고 판단해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찬물을 이용한 범행만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형량은 유지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7월 “니코틴 복용과 관련된 간접증거들이 유죄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수원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4차례 변론 끝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농도 니코틴 원액을 음용할 경우 혓바닥을 찌르거나 혓바닥이 타는 통증이 느껴져 이를 몰래 음용하게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공통된 전문가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체내 니코틴 농도를 토대로 “범행에 사용된 제품이 고농도 원액이어야 하지만, 수사기관은 압수된 제품의 함량을 분석하지 않았다”며 증거 불충분과 함께 남편 B씨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B씨가 경제적 문제와 부인의 내연 관계 등을 알게 된 이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는 점, 이전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다른 행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범죄증명이 안 된다고 판단한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며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자유심증주의와 법리를 충실히 따른 것으로 오류가 없다”고 밝혔다.
  • ‘친부 살해 무기수’ 재심 무죄… 김신혜 “25년이나 걸릴 일인가”

    ‘친부 살해 무기수’ 재심 무죄… 김신혜 “25년이나 걸릴 일인가”

    아버지에게 수면제 탄 양주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신혜(47)씨가 사건 발생 25년 만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6일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박현수 지원장)는 김씨의 존속살해 사건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아버지 A(당시 52세)씨에게 수면제를 탄 양주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씨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나와 여동생을 성추행한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 다량의 수면제를 양주에 탔고 ‘간에 좋은 약’이라고 속여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정작 재판에서는 자백을 번복하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남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을 듣고 동생 대신 교도소에 가려고 거짓 자백을 했다. 결코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진술 번복에도 1심 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에 이어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법원은 무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김씨에게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 당시 법원과 검찰은 김씨가 아버지 앞으로 거액의 보험을 들고 이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고의로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봤다. 그러나 뒤늦게 경찰의 위법 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건은 재조명됐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영장 없이 김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폭행과 가혹행위로 자백을 종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에 김씨는 재심을 신청했고, 2015년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재판은 7년여간 공전을 거듭하다 최근 심리가 재개됐다. 이날 재판부는 자백과 주변인 진술이 모두 증거 능력이 없다고 봤다. 특히 김씨의 자백은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한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수면제 30여알을 양주에 모두 녹인 뒤 타인에게 먹이는 방법으론 범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부검 결과 피해자의 몸에서는 알약도 가루 형태의 약물도 발견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보험금을 노린 범죄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보험설계사 자격이 있었던 김씨가 사건이 발생한 시점인 계약 후 2년 내에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봤다. 무죄 선고된 김씨는 이날 곧바로 장흥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그는 “아버지를 끝까지 못 지켜드려 죄송하다”면서 “이렇게 25년이나 걸려야 되는 일인가에 대해 (교도소) 안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재판을 변호한 박준영 변호사는 “24년간 무죄를 주장해 온 당사자의 진실의 힘이 무죄의 강력한 증거”라면서 “김씨와 그 가족이 삶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때: 현재곳 : 단독주택, 침실등장인물병철(58세, 남)동수(95세, 남)은희(57세, 여)민식(32세, 남)태연(29세, 여) 1장 무대는 침실이다. 옷장과 수납장이 있고 선반에 동수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액자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누런 자국이 남아 있는 벽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병철과 은희가 잠들어 있다. 병철의 코 고는 소리가 이어지면, 동수가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다. 동수: 끌끌끌…. 자식, 잘도 자는구만. 인자 좀 먹고살 만허냐? 이 썩을 자슥아! 아부지 왔다. 인나라! 느그 아부지 왔다! 동수, 병철을 내려다보며 발로 걷어찬다. 병철: (눈을 비비며) 야밤에 누구여…. 워메, 아부지! 동수: 이 자슥, 인자 배때지가 뜨뜻허니 먹고살 만한갑네. 병철: 아부지! 무슨 일로 또 이까지 오셨수! 동수: 인마, 아버지가 자식놈 생일도 못 챙기냐? 병철: 생일? 동수: 그려! 생일! 워떠냐? 이 애비 덕에 좀 먹고살 만허냐? 병철: 아유, 말을 혀야 뭣할라요. 접때 아부지가 짚어 준 종목들이 상한가를 칠 줄을 누가 알았겄어요? 아부지 덕에 우리도 인자 팔자 폈으요! 강진 당숙네에 저당 잡힌 주택담보 싹 다 갚구, 십 년 묵은 신용대출도 깨끔허게 정리해부렀당께요. 보소, 이 집도 우덜 것이라요. 울 집안도 인자 남부럽지 않다고요. 동수: 자슥, 얼굴 폈네. 살림도 이만허믄 좀 나아진 것 같고. 애들은 잘 있냐? 병철: 애들이요? 그 개팔 놈의 호로자슥들은 말도 마셔요. 연락 끊긴 지 오래구만. 동수: 다 죽어 가는 집안 살려 놨더니 도루 콩가루네. 병철, 베갯머리에서 신문지와 볼펜을 꺼내 든다. 병철: 아부지, 고건 고렇고 요참에는 어디요? 어따 돈을 박어야 쓰겄소? 동수, 병철의 시선을 외면하며 딴청을 피운다. 병철: 아따, 아부지 그라지 말고 요번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알려주쇼! 아니믄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주셔요! 동수: 패가 안 좋아. 병철: 고거이 뭔 말이여? 동수: 다 잃을 패다, 이거다. 병철: 좀 알아듣게 말혀 보소! 동수: 이 자식아, 잘 들어라. 너 애비 덕에 딴 돈 그거 있지? 병철: 암요. 인자 그 돈으로 대대손손 먹고 살아야제! 동수: 그 돈 하룻밤에 다 잃을 거다. 병철: 고거시 뭔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동수: 오늘 하루다. 시간이 읎어. 병철: 와요? 뭣 땀시 나가 돈을 다 잃는다는 거시여? 동수: 한 방에 땄으면 한 방에 또 잃는 거지. 동수, 몸을 돌려 나가려고 한다. 병철: 아부지, 가지 마요. 인자 좀 먹고살만헌디 다 잃는다뇨. 동수: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 알지? 요즘은 ‘운구기일’(運九技一)이란다. 병철: 운구기일? 동수: 다 운이다 이 말이여. 아등바등 살아 봐야 우에 쓸꼬, 팔자가 좌우하는 벱인 것을…. 동수, 크게 웃으며 퇴장한다. 병철: 아부지! 아부지! 병철, 동수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면, 자고 있던 은희가 깨어난다. 은희: 여보, 여보? 병철: (넋이 나간 채로)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자다 말고 왜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병철: 어? 뭐시여? 당신이여?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은희: 또 자다가 뭐라도 본 거야? 왜 그렇게 얼굴이 새파래졌어? 병철: (약을 삼키며) 아부지 왔다 갔어. 은희: 또? 죽은 아버님이? 병철: 그, 글씨 말여…. 은희: (반색하며) 이번에는 또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개꿈이여. 은희: 개꿈? 병철: 그려! 개꿈! 은희: 뭐라고 하셨는데? 병철: 아니 글씨, 요참엔 돈을 다 잃을 거라네…. 은희: 그거 개꿈이네. 병철: 접때는 돼지꿈이더니 요번엔 개꿈이여. 은희: 그냥 흘려들어. 병철: 아부지 덕에 돈방석 앉은 거 잊었어? 무시혔다간 집안 말아묵어! 은희: 당신 꿈속에서 아버님 나타났다는 게 몇 번째지? 병철: 아이, 요참에도 확실하다니께. 은희: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지. 저번에 그것도 그냥 운이 좋아서 대박 났던 거 아냐? 솔직히 요즘 같은 때에 이게 뭔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아무래도 집터가 이상한가 봐. 언제 한번 굿이라도 해야 하려나. 병철: 이 사람이 아직도 못 믿네? 꿈 속에서 아부지가 다 알려 줬다니께. 금영에 칠천! 현산에 팔천! 그 육실헐 잡주들이 한날한시에 약속이나 한 맹크롬 들쓱거릴지 누가 예측혔겄어? 그걸 우덜 같은 선량한 서민들이 워쩐다고 예측혀? 다 아부지 덕이제…. 은희: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는 거 자체가 망조야! 병철, 수납장에서 신용카드, 통장, 인감도장, 집문서 따위를 꺼내어 바닥에 늘어 놓는다. 병철: 어디 보자. 농협에 칠천, 새마을에 육천, 수협에 삼천오백…. 은희: 뭐하는 거야? 병철: 일단 우덜 계좌에 있는 돈은 싹 다 인출해 와야 쓰겄구만. 은희: 그 돈 들고 워따 쓰게? 병철: 여그 보이는 데에 딱 놓구 지켜야제. 은희: 그다음은? 병철: 집안에 돈 될 만한 물건도 싹 다 창고로 좀 옮겨야 쓰겄어. 은희: 그렇게 하면 잃을 돈이 그대로 있대? 병철: 아부지가, 분명히 아부지가 말혔어…. 은희: 이 양반이 진짜, 돈이 그렇게 좋아? 망할 놈의 주식질에 맛들리더니 헛것이 보이는 거야! 병철, 자리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친다. 병철: 나는 은행엘 좀 갔다 올 것인께. 당신은 창고에 물건 좀 옮겨 둬. 은희: 이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병철: 시간 읎어! 싸게 움직여! 은희: 민식이 아부지, 난 말이야. 이런 돈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우리 목포 월세집서 시작했을 때처럼…. (곰곰이 떠올리다가) 아, 그땐 좀 아닌가? 병철: 가난뱅이였던 때가 좋아? 씨빠지게 고생혔던 때가? 밤낮 공장서 일당 받아감서 삭신이 쑤시네 어쩌네, 앓는 소리 달고 살믄서 은행에 돈 갖다 바쳤던 때가? 은희: 주식하고 나서부터는 당신 맨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눈알 퀭해 가지고는 헛것이 나 보고, 이딴 약이나 달고 살고 말이야. 사람이 뒷바라지를 시켜도 정도껏 해야지. 병철: 요것이 다 내 땜시다? 은희: 당신은 뉴스도 안 봐? 밤낮 돈, 그놈의 돈 때문에 가족끼리 칼로 배때지를 쑤셔대고 이게 정상이냐고? 병철: 그런 썩어 빠진 정신으로는 요즘 같은 시상에서 못 살아남어. 글고 우덜 자석들 생각은 안 혀? 울 자석들은 번듯허게 살게 혀야 않어? 이거, 이거, 이 집두 워뜨케 산 건디? 은희: 자식들 생각한다는 인간이 애들이랑 연락도 끊고 살어? 병철: 당신은 신경 꺼! 나가 다 알어서 헐것잉께! (넋이 나간 채로) 아, 아부지, 아부지 어따가, 어따 돈을 넣어야 이 우환을 피할랍니까…. 병철, 통장과 신용카드, 인감도장, 집문서를 집어 들고 퇴장한다. 은희: 얻다 대고 큰 소리야? 저 망할 놈의 인간, 된통 당해 봐야 속이 시원하지. 은희, 불길하다는 듯이 동수의 영정사진을 뒤집어 놓는다. 암전. 2장 무대는 이사를 앞둔 집처럼 텅 비어 있다. 동수의 영정사진이 옆으로 누워 있고 가구가 있던 자리는 짙은 자국만 남아 있다. 구석에 놓여 있는 빗자루. 조명이 밝아지면, 병철과 은희가 여행 가방을 낑낑대며 끌고 등장한다. 병철: 어구, 무거워라! 은희: 어디 금고에라도 넣어 놔야 하는 거 아냐? 병철: 집에 금고가 어딨어? 은희: 그럼 이 많은 돈을 어떡하려고? 병철: 저짝 다용도실에 박스 몇 개 없는가? 은희: 감자 박스가 있긴 할 텐데. 은희, 퇴장한다. 병철, 여행 가방을 연다. 오만 원짜리 지폐 다발이 쏟아져 나온다. 병철: 이 한병철 쉽게 안 죽는다. 이거시 워뜨케 딴 돈인디. 아부지, 보고 계시죠? 나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 아니어요. 은희, 감자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이거면 돼? 병철: 이리 가져와 봐. 다 들어갈란가 모르겄네. 병철, 감자 박스에 돈을 차곡차곡 담는다. 은희: 그러니까 이게…. 병철: 우덜 계좌에 짱박아 둔 것은 다 쓸어온 거시여. 은희: 무슨 계좌? 병철: 아따, 그 뭐시냐, 보이스피싱인가 머시긴가 땀시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여. 출금 한도가 걸려분다고 은행 청년이 하두 의심을 혀 싸는 바람에…. 은희: 그나마 찾아온 게 이 정도라는 거야? 병철: 긍께 당신 것이랑, 내 것이랑 끄낼 수 있는 현찰이란 현찰은 죄 뽑아온 것이여. 저짝 읍내부터 시내꺼졍 은행만 여섯 군데를 돌아다녔다니께! 은희: 개꿈 하나 때문에 아침 댓바람부터 집 치우랴 돈 숨기랴 이게 뭔 짓이야? 병철, 박스를 단단히 포장하며 집문서, 통장, 인감도장까지 넣는다. 병철: 이걸 인자 여그다 넣고 자알 지키기만 허믄 돼. 은희: 지켜? 어떻게? 병철,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주변을 보다가 빗자루를 집어 든다. 이내 사주경계를 하며 초병처럼 듬직하게 서 있는다. 은희: (한참을 보다가) 그러고 언제까지 있을 건데? 병철: 아부지가 분명 하루라고 혔어…. 은희: 하루? 병철: 오늘 하루만 이 돈이 고대로 여기 있음 되는 거시여. 은희: 당신 진짜 이번에 아무 일도 없으면 주식 그만하는 거야. 사람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지…. 병철: 뭐? 승실? 은희: 생전 자식들한테는 제 손으로 밥 벌어 먹고 살라고 혁대 풀고 고래고래 야단을 쳤으면서, 애비란 작자가 저러고 자빠졌으니. 병철: 알어! 잔말 말구 싸게싸게 돈이나 지켜. 암만혀도 불길하단 말이여.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잔뜩 경계하며 밖을 노려보는 병철과 은희. 침묵이 흐르면, 두 사람을 재촉하듯 초인종이 연달아 울린다. 은희: 누가 왔나 봐. 병철: 아침 댓바람부터 올 사람이 누가 있어? 은희: 나가 볼까? 병철: 잠깐! 나가지 말어! 은희가 무시하고 나가자, 병철은 감자 박스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살핀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민식과 태연이 케이크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민식, 태연: 아버지! 생신 축하드립니다! 태연, 삑삑이를 분다. 은희, 뒤따라 들어온다. 은희: 웬일이야? 연락일랑 하고 오지! 태연이도 같이 왔네!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민식: 어머니, 잘 지내셨죠? 태연: 아따, 명절도 아닌디 차가 허벌나게 막혀부렀소. 은희: 둘이 어떻게 이렇게 같이 왔어? 민식: 터미널에서 만나서 같이 왔어요. 은희: 여보, 우리 애들 왔어! 병철: (떨떠름한 표정으로) 느그들, 그동안 연락 한번 없더니 웬일이냐? 민식: 꼭 무슨 일 있어야 오나요? 오늘 아버지 생신 아녀요. 축하드리러 왔죠. 병철: 우리 첫째, 복지관서 사회복지산가 머시긴가 허느라 바쁘담서. 민식: 내내 복지원에 있다가 새벽에 내려 왔어요. 여기 눈 밑에 다크써클 봐요. 태연: 아부지, 오랜만이요? 근디 내는 별로 안 반가운 갑소? 병철: (싸늘하게) 니는 서울서 사업허느라 바쁘담서. 은희: 아유, 또 왜 그래? 간만에 우리 가족 이렇게 다 모였는데!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어 보인다. 민식: 아버지, 제가 케이크 사 왔어요. 고구마 케이크. 태연: 그라요. 일단 께이크에 불부터 붙입시다. 민식, 케이크 박스에서 성냥을 꺼내려고 하면, 태연, 주머니에서 지포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켠다. 어색한 침묵. 은희: 참, 부엌에 소고기미역국 있는데 그것도 좀 가져와야겠다. 간만에 이렇게 다 같이 모이니까 얼마나 좋니? 은희, 퇴장한다. 민식, 케이크를 꺼내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민식: 아니, 근데 밖에 있던 식탁은 어디 갔어요? 태연: 그라고 보니께 가구들이 죄 사라져 부렀네. 민식: 어? 할아버지 사진은 왜 이러고 있어요? 태연: 여행 가방은 또 뭐시여? 병철: 뭐, 뭐가? 민식: 우리 가족 사진도 없어졌네! 태연: 아부지, 집안 꼴이 와 이랍니까? 워데 이사 갑니까? 병철: 벽지 도배를 새로 혀서 그란다. 창고에 다 있응께 신경 꺼라. 태연: 벽지는 누리끼리한 거시 그대론디….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며) 이걸 올려둘 곳이 필요한데요. 민식, 태연 주변을 살핀다. 병철: 느그들, 뭘 그렇게 두리번거려? 태연, 감자 박스를 발견한다. 태연: 저짝에 박스 하나 있구만. 민식: 잠깐 그거라도 여기 가운데에 두죠. 태연, 말릴 틈도 없이 감자 박스를 들어 중앙으로 옮긴다. 태연: 아따, 묵직한 거시 상으로 딱이네잉. 병철: 안돼! 누구 맘대로 그러는 거여! 태연: 거참, 여그 뭐 금덩이라도 들었소? 병철: 느자구 없는 것들이 댓바람부터 들이닥쳐 가지고는, 여그 안 갖다 놓냐? 병철, 빗자루를 마구 휘두른다. 태연: (기침을 한다) 워메, 아부지! 먼지 날린당께요! 은희, 김이 피어오르는 냄비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아니, 이 양반이! 애들아 글쎄 니들 아버지가 말이다. 병철: 에헤이, 진짜! 민식: 경계 좀 풀어요. 오늘 생신이잖아요. 아무도 아버지 안 해쳐요. 저희는 진심으로 축하드리러 온 거예요. 태연이 감자 박스를 툭툭 털면, 민식은 그 위에 케이크를 올려 둔다. 병철: 이건 내 거야, 내 거라고. 왜 내 것을 느그들이 맘대로 하려고 혀? 민식: 잠깐 쓰고 저기다 그대로 돌려 둘게요. 병철: 내 거라는데 자꾸, 어? 태연: ···참말로 째째허시네. 아부지 성깔은 하여간 징해부러. 민식: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또 안 좋다고 하니까.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우째 느그들은 만날 멋대로냐? 집 나가는 것도 멋대로, 연락도 멋대로, 불쑥 찾아오는 것도 멋대로. 왜 매사에 느그들 맘대로인 거냐고? 민식: 우리 아버지, 서운했구나? 병철: 그려! 서운혔다! 인자 솔직허게 말혀 봐라. 무신 볼일이 있어서 온 거냐? 민식: 가족이란 게 무슨 볼일이 있어야 만납니까. 늦게 와서 미안해요. 병철: 이 늙은 애비가 눈치도 없는 줄 알어? 이것들 시커먼 속내가 있어서 온 거시여. 고거이 아니믄 저렇게 방실거릴 것들이 아니여. 은희: 무슨 말을 또 그렇게 섭하게 해. 얼른 케이크에 불이나 붙이자. 은희, 감자 박스 위에 냄비를 올려 둔다. 민식이 케이크에 초를 꽂으면, 태연은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민식: 이야, 초에 불이 붙으니까 연말 느낌이 나고 좋은데요? 민식, 병철의 머리에 고깔모자를 씌운다. 병철: 어허이! 뭐시여? 민식: 아버지, 다시 한번 생신 축하드려요. 만수무강하셔야죠. 간만에 노래라도 같이 부를까요? 병철: 노래는 무슨! 민식: 자자, 축하 노래 다 같이 부르는 거예요. 은희, 벽면의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민식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자, 은희와 태연도 덩달아 부른다. 은희, 민식, 태연: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생일 축하합니다! 병철, 빗자루를 쥔 채로 머쓱하게 있다. 은희: 빨리 불어! 초 다 녹는다! 병철, 마지못해 불을 끈다. 울려 퍼지는 박수와 웃음소리. 태연이 폭죽을 터트리면, 은희가 전등 스위치를 올린다. 조명이 다시 밝아진다. 병철: 이란다고 눈이나 끔뻑할 거 같으냐? 시상 천지에 느그들 만치…. 은희, 케이크 칼로 케이크를 크게 썰어 병철의 입에 넣어 버린다. 은희: 소원 빌었어? 병철: (우물대며) 소원은 무슨! 민식: 자, 다들 건강하시라고 제가 대신 소원 빌었다 칠게요. 민식, 바닥에 흩어진 폭죽 잔해를 치우면, 은희, 병철의 입을 소매로 거칠게 닦는다. 그 모습을 보고 크게 웃는 민식. 태연, 주위를 서성이다 목을 가다듬으며 병철에게 가까이 간다. 태연: 아부지, 인자 생일 축하도 혔겄다. 쪼까 드릴 말씀이 있는디요…. (사이) 긍께, 시방 지가 요참에 투자처에서 중국 수출 계약 건을 하나 잡아부렀는디, 계약금을 저당 잡을 것이 쪼까 부족허거든요? 큰 거 두 장으로 급전만 땡기믄 그다음 수익은 서너 배로 불릴 수가 있는디…. 병철: (케이크를 삼키다 말고) 너, 너 지금 그따구 소리가 목구녕서 나오냐? 태연: 아따, 아부지! 사람 말을 좀 끝까지 들어보시랑께요. 민식: 야, 아까랑 얘기가 다르잖아? 돈 얘기 안 한다면서? 태연: 우째 이래? 오빠도 돈 얘기할라고 온 거 아녀? 요새 복지원 힘들어서 후원 필요하다 안 혔어? 계장인가 뭔 쌈장인가 실적 타령 허믄서 들들 볶는담서? 민식: 인마, 사람이 순서라는 게 있는 법이지. 아버지 앞에 두고 다짜고짜 그게 맞아? 너도 허구헌 날 돈 빌린 사람들 쫓아다녀 봐서 알 거 아니냐. 이런 일일수록, 절차에 맞춰서 진행하는 게 업계의 도리 아니겠냐. 병철, 이마를 짚는다. 병철: …이 새끼들이 보아하니 생일 핑계 대고 또 돈 빌리러 왔구나. 태연: 아부지! 내는 참말로 힘들어요. 인자 곧 나이가 서른인디 신림동 단칸방서 월세살이 허구, 대출금 갚느라 바쁘당께요. 참 웃기지 않어요? 냄들한테 돈 빌려주는 내 같은 금융업자도 빚을 갚느라 또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니께? 무신 놈의 시상이 죄다 대출이고 할부고 빚으로 돌아가요. 요즘도 다달이 나가는 이자 갚느라, 요 주둥이가 바짝바짝 마른당께요. (사이) 아부지, 인자 손주는 봐야 쓰지 않겄소? 민식: 금융업은 개뿔, 사채로 사람들 등쳐 먹고 다니는 것이…. 태연: 뭐시여? 민식: 중국 수출이 뭐? 이제는 약장사도 하냐? 태연: 먼 약을 팔어? 요참엔 화장품이여. 화장품. 은희: 니들은 예나 지금이나 나이를 똥구녕으로 먹는 건지 만났다 하면 쌈박질이냐? 병철: 오늘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다 니들 때문이구나. 돈 잃는다는 얘기가 다 느그들 때문이여. 조상님덜, 보고 있소? 나가 전생에 먼 죄를 지었다고 자슥들이 이랍니까. 태연: 예? 먼 돈을 잃어요? 민식: 아버지, 죄송해요. 집 앞에서 싸우지 말자고 그랬는데…. 은희: 돈, 돈, 그놈의 돈 얘기 지긋지긋하다. 먼 놈의 대화가 도로 돈 얘기냐? 이러니 집안이 콩가루네 뭐네, 동네 마실에서 할매들이 손가락질을 해 대지. 집안 꼴이 아주 아사리판이야. 태연: 간만에 모였응께 다 같이 살 궁리를 찾자 이거죠. 가족 아닙니까. 병철: 다 같이 살어? 너 우리랑 다 같이 살자고 접때 돈 안 빌려준다고 연락 끊었냐? 태연: 나가 시방 언제 연락 끊었다 그라요? 핸드폰 신형으로 바꿔서 그렸다 안 혔어? 병철: 느그들한테 줄 돈 10원두 없다. 돌아가라. 보기도 싫다! 태연: 에이, 돈이 없긴…. 집에 가구며 돈 될 만한 건 싸그리 치워 놓구. 병철: 뭐시여? 민식: 아버지, 근데 정말 저희들 오는 거 알고 물건 치우신 거예요? 태연, 집안을 둘러본다. 병철: 뭐, 뭐가? 느그들이 뭔 상관이여? 도둑놈들도 아니구? 여그는 느그 엄니랑 내랑 씨빠지게 주택담보대출 갚아서 산 내 집이란 말이다. 내 집서 나가 맘대로 집도 못 치우냐? 이 손을 봐라, 딱딱허게 이 마디마디가 죄다 늘러붙은 이 손을. 나가 이 손으로 평생 쇳질을 해다가 은행에 차곡차곡 적금 부어서 산, 내 것이다 말이다. 민식: 네? 집을 사셨다고요? 태연: 당숙 어른네 집이 아니고? 워메, 먼 수로? 병철: 느그들이 알 거 없다. 병철이 감자 박스를 치우려고 하자, 태연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는다. 태연: 아부지! 참말로 부탁 좀 헙시다. 요참엔 분명 감이 좋아요. 나가 시방 어젯밤에 먼 꿈을 꿨는 줄 알어요? 이 집채만 한 황금돼지가 가랑이로 들어왔당께요! 요 몇 년 새 그런 돼지꿈은 처음이었제. 지금도 눈앞서 본 것 맹크롬 아주 선명혀. 휘황찬란하게 순금으로 맹근 돼지드라니까? 그라서 오는 길에 편의점서 스피또도 하나 샀어요. 부정탄다고 혀서 아무한테도 말 안혔는디…. 근디 요참엔 참말 이어요.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믿어 보시랑께요. 열 배, 아니? 스무 배로 돌려줄 수가 있당께요. 그 돈이믄 대대손손 먹고살고도 남아불제. 우리 가족도 인자 남부럽지 않게 살 수가 있다니께. 병철: 뭐? 꿈? 정신머리가 있는 눔이냐 없는 눔이냐? 그리고 뭐? 스피또? 젊은 놈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 궁리를 혀야지, 미친 것! 태연: 내 믿고 한번만, 지발 목돈 좀 마련 해 줘 봐요. 큰 거 두 장은 바라지도 않어. 딱 한 장만 있어도 떡을 치고도 남제. 암, 그라제잉. 민식: 저어, 아버지? 말이 나온 김에 저도 한 말씀 올려도 될까요? 병철, 두 사람을 번갈아 노려본다. 병철: 니들은 천성부터 버러지여. 애비가 느그들 땀시 여태 잃은 돈이 얼맨 줄 알어? 이 집안 말아먹을 놈들아! 서울서 번듯허게 자리나 잡으라고 씨빠지게 쇳밥 먹어감서 아등바등 키워 놨드만. (가슴을 치며) 워메, 복창 터져분다! 태연: 나가 뭐 첨부터 이렇게 돈, 돈 거렸는 줄 알어요? 다 시상이 이렇게 맹글었다 안 합니까. 아니, 막말로 냄들은 집에서 다 척척 해 준다고. 갸들하고 나는 출발점부터가 다르다니께? 민식: 아버지, 일단 진정하시고 천천히 얘기 좀 들어봐요. 그러니까 저희들 계획은 말이죠…. 병철: 느그들이 그러니 문제다! 두 손이 멀쩡한 것들이 쇳질을 하든, 길바닥서 발품을 팔든 일을 혀서 번듯하게 자수성가를 혀야 쓰지 요즘 것들은 돈만 생겼다허믄 워따가 꼬라박을 생각부터 하니. 고거시 전부 한탕주의다, 이 말이다! 태연: 뭐시여? 뭔 주의? 워메, 기냥 맥아리가 확 나가부네잉. 나가 이 말은 안 할라고 혔는디, 막말로 아부지 때랑 지금이랑 같어요? 병철: 다를 건 또 머시여? 태연: 한탕주의로 따지믄 소싯적 아부지도 한따까리 허셨음서, 남 말하듯 허는 거시 참말로….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너 이 자슥, 주둥이 안 다물어? 태연: 못 다물어요! 요것이 다 아부지한테 배운 거 아녀요. 우리 집이 그동안 와 돈이 없었는지 엄니는 알어? 공장 장막 치믄 읍내 잡부들이랑 비닐하우스서 삼삼오오 모여가 아부지가 섯다 치믄서 돈을 월매나 땡겼는디? 일당 받으믄 밤낮 경마장에서 눈깔 빠지게 뻬팅이나 했음서, 뭐시여? 내보고 한탕주의? 병철: 그 주둥아리로 한마디만 더 지껄여 봐라잉! 태연: 나처럼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일찍부터 집안 건사하랍시고 대학도 못 가게 허고, 상고로 밀어 넣은 것이 아부지 아니여? 나가 상고 졸업하고, 열아홉에 뭣 땀시 은행에 기 들어가 행원으로 씨빠지게 일을 혔는디? (웃는다) 나가 그 망할 놈의 캐피탈이란 것을 열아홉에 은행서 다 깨우쳐 부렀지라. 그라니 지금 이라고 냄들한테 돈 빌려주고, 이자 장사하고 있는 거 아녀요. 병철: 뭐시여? 캐피탈? 이 가시나, (태연의 머리를 민다) 니가 그리 원대한 꿈이 있어 은행 박차고 나와서 냄들 삥이나 뜯구 사냐! 태연: 지금 나 쳤소? 태연, 감자 박스를 엎고 일어난다. 박살나는 케이크. 병철: 이 육실헐 것이…. 병철, 덩달아 일어나자, 태연은 감자 박스를 발로 걷어찬다. 오만 원짜리 지폐가 쏟아진다. 민식: 어? 돈이다! 태연: 이게 뭐시여? 태연, 바닥에서 지폐 다발을 한 움큼 집어 든다. 병철: 느자구없는 것들이, 뭔 짓거리여! 손대지 마! 만지지 말라고! 태연: 워메, 여따 꽁쳐두고 있었구만? 아부지 진짜 너무한 거 아니요? 민식: 태연아, 일단 그만둬. 아버지도 그만해요! 병철, 민식, 태연 너나 할 것 없이 뒤엉킨다. 엎어진 케이크와 미역국으로 범벅이 된 돈다발. 은희: 무슨 꿈 타령 하나에 자발들을 떨어대는 거냐? 병철: (태연을 붙잡으며) 나가 시상에 호래자식을 내놨당께! 민식: 진정 좀 하세요. 이러다 숨넘어갑니다! 태연: (뿌리치며) 누가 가져간다 혔어? 기냥 세어보기만 현다고! 병철: 이 년이 가장 문제여! 애비 말이 홍어 거시기로 들리냐? 이것아, 안 놓냐? 태연: 아따, 참말로 얼맨지 시어보기만 현다니께! 병철: 안 놔? 요것이 애비 돈을 껄떡대고, 기냥 눈깔이 확 뒤집혀 부렀구만! 병철, 태연의 뺨을 후려친다. 정적이 흐른다. 태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노려본다. 태연: 시방 혁대로 후려치던 그 손버릇을 여태 못 버리구 또 손찌검이요? 병철: 요, 요것이 말하는 뽄새 좀 봐라, 어서 이런 막돼먹은 가시내가 나와가지고. 이젠 허다허다 애비 돈에 손을 갖다 대냐? 태연: 나가 인자 얻어 맞고도 가만히 있는 기집이 아니여, 다 컸다 이 말이여! 태연, 케이크 칼을 주워서 허공에 번쩍 들면, 은희: 안돼! 병철: 아이고! 자석 놈이 애비한테, 애비한테! 아이고, 골이야, 골이야! 병철,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은희: 워메, 민식이 아부지! 민식: 아버지! 괜찮아요? (태연에게) 야이, 호로새끼야! 태연: …뭐시여? 나 암것도 안 혔어! 민식: 이 자식이 이제는 패륜을 서슴지 않네. (병철을 흔들며) 아버지, 일어나세요! 아직 가시면 안 돼요! 아버지! 태연: 참나, 저 여시 같은 인간. 닿지도 않았는디 회까닥? 아주 징해부러라···. 태연, 케이크 칼을 내려놓고 돈을 살핀다. 민식: 돈 줍지마! 아버지 쓰러졌잖아! 어떡할 거야? 어떡할 거냐고! 민식, 태연을 붙잡으면, 태연, 민식의 멱살을 쥐고 흔든다. 태연: 그따구 명령조로 지껄이지 말어! 민식: 이 새끼가 진짜. 민식, 주먹을 치켜들면, 은희: 진정해라, 다 설명해 줄라니까. 응? 둘 다 내려놔라. 태연: 돈의 출처부터 알아야 현다고. 요거시 시방 아부지 돈이 맞어? 집안에 현찰을 요로코롬 짱박아 뒀다고? 밤낮 돈 읎다고 노랭이질하던 인간이? 민식: 아버지가 쓰러졌는데 이 짓거리 하는 건 맞아? 은희: 피보다 진한 게 돈이라더니, 그만 안 하냐? 태연, 민식에게 머리를 들이민다. 태연: (노려본다) 쳐, 쳐보랑께? 둘 중 한 놈은 오늘 제삿상 치르는 거시여. 민식: (손목시계를 푼다) 이 자식이, 간만에 피를 끓게 만드네. 은희, 냄비를 집어 들고 바닥에 있는 힘껏 내던진다. 은희를 쳐다보는 민식, 태연. 은희: 너희들 아버지 아프다! 맨날 죽은 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난다고 하지를 않나, 제정신이 아니란 말이다. (약 봉투를 보이며) 이봐라, 약도 안 먹으면 잠도 제대로 못 잔단 말이다. 민식, 태연 씩씩대며 떨어진다. 은희, 병철을 살핀다. 민식: 어머니, 구급차라도 부를까요? 은희: 다행이다. 잠깐 정신을 잃은 거야. 태연: (한참을 보다가) 이것두 연기 아니여? 와, 그 있잖어. 비암이 나타나믄 깨꼬닥 죽은 척허는 개구락지 맹크롬. 은희와 민식, 태연을 보고 한숨을 쉰다. 민식: 너 그게 할 소리냐? 태연: 엄니, 요참에 깨끔허게 단도리를 칩시다. 은희: 뭘 쳐? 태연, 돈다발을 은희에게 쥐여 준다. 태연: 이왕 이래 된 거, 같이 뜹시다. 나가 시방 돼지꿈을 꾼 거시 뭔 뜻인지 이제야 알겄어요. 엄니, 내랑 같이 살어요. 같이 요 뭣 같은 집안, 확 떠불자니께요. 은희, 아무 말 없이 돈다발을 바라본다. 민식: 쓰러진 아버지 앞에 두고, 터진 입이라고 말을 함부로 해? 태연: 내는 집안서 뭔 말도 못 혀? 민식: (태연의 머리를 밀친다) 넌 성격 괴팍한 것이 아버지랑 똑 닮았어. 태연: 뭐시여? 오빠가 내한테 이럼 안 되는 거시지. 민식: 내가 틀린 말 했냐? 태연: 안 여물어? 나가 그동안 월매나 참았는지 알어? 아부지가 나를 상고에 왜 보냈는지 모르제? 시골 동네서 기집애는 개천에 용 날 수가 없다드라고. 언능 취업혀서 오빠 학비나 보태라 그라드라고. 고거이 벌써 십 년 전이여! 내는 뭐, 하고 싶은 게 없는 줄을 알어? 근디 다른 놈도 아니고 우째 오빠가 그라고 느자구없는 말을 헐 수가 있어? 진장 염병할 집안! 민식: 뭐? 저 툭 터진 주둥이를 아주 그냥…. 민식, 태연의 얼굴을 부여잡는다. 두 사람, 낑낑대며 악다구니를 쓴다. 태연: 시상에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는디, 요 집안은 귀한 아들래미 뒷바라지할 씨는 따로 있당께! 은희: 그만해라. 입 아프다! 민식: 그래! 이 자식아! 악 좀 그만 써라. 까놓고 그게 내 잘못이냐? 내가 너한테 은행 가라고 시켰냐고 인마. 민식, 태연을 바닥에 패대기친다. 은희: 첫째야, 그만은 네가 해야 할 것 같다. 민식: 저요? 아니, 저 파렴치한 놈이 지금 아버지 돈에 눈깔이 뒤집어져 가지고는…. 은희: 뭐? 아버지 돈? 태연, 대자로 뻗어 발버둥친다. 태연: 그려! 눈깔 뒤집어졌다! 눈깔을 뽑아다 오독오독 씹어 묵어부러라! 민식: 저도 돈 빌리러 왔다지만, 아버지 돈에 손을 대는 저런 패륜아가 어딨어요? 은희: 아버지 돈? 아버지 돈에 손을 대? 민식: 네, 아버지 돈이요. 태연, 누워서 돈다발을 허공에 뿌린다. 태연: 더러븐 집구석, 기냥 다 같이 뒷간에 콱 빠져 디져 불자! 은희, 민식에게 다가간다. 은희: 첫째야, 넌 왜 이 모든 게 당연히 네 아비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민식: 네? 은희: ···그래, 너희들은 어릴 적부터 돈에 관한 것은 전부 아버지한테 말하고는 했지. 문구점에서 연필 한 자루를 사더라도 밥상머리 앞에서 국그릇 내다 주는 이 어미한테는 일언반구 않고 그저 아버지 눈동자만 멀뚱멀뚱 쳐다보곤 그랬지. 민식: 갑자기 무슨 서운한 말씀이세요. 태연, 버둥거리며 돈다발 사이를 헤엄친다. 은희: 너희 아버지는 쩍쩍 갈라지고 마디가 툭 터진 손이 무슨 훈장인 것마냥 꺼드럭대는데, 니들이 이 어미 손을 본 적이 있냐?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하루 열두 시간 서 있던 몸뚱이 끌고 와, 밥 차려주던 이 손을 본 적이 있어? 민식: 어머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은희: 이제야 알 것 같다. 내 것을 너무 쉽게 남한테 맡겨 버렸어. 다들 이렇게 악을 쓰면서 자기 것이라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사는데, 어째서 나는 한 번도 내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민식: 어머니, 그러지 마시고 아버지 일어나면 차분하게 얘기를 하시죠. 은희: 아니다! 민식: 네? 은희, 동수의 영정사진을 본다. 은희: 그래, 오늘 하루라고 했지? 분명 하룻밤이라고 했지? 돈에 발이 달린 것 마냥 오늘만큼은 이 인간 손에서 전부 떠난다고 했지? 민식: 하루요? 은희, 돈다발 틈에서 통장과 집문서를 꺼낸다. 은희: 나한테는 이거 필요 없다. 이참에 내다 버리자…. 민식: 다 버리자고요? 태연,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킨다. 태연: 엄니, 고거이 무슨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은희: 오 년이다! 오 년! 너희들이 돈 때문에 집구석에 오는 것이 오 년 만이다! 니들 아버지는 평생을 제 것처럼 하고 살았는데 왜 나는 하루도 내 것이라고 못해? 이 어미는 왜 하루도 제 것처럼 하지 못하냐 이 말이다! 오늘은, 하루 정도는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그렇게 할 수 있는 거야. 나도 그럴 수 있는 거야. 민식: 어머니···. 태연: 오라질 것! 뭘 고로코롬 실없는 소리를 혀요? 콱 기냥 뜹시다! 은희, 통장과 집문서를 갈가리 찢어 버린다. 은희: (돈다발을 걷어차며) 이거 전부 갖다 줘 버려라. 이까짓 거 들고 있다고 악다구니 쓸 일 없는 사람들한테나 줘 버려라. 민식: 네? 은희: 싹 다 복지원에나 줘버려라. 태연: 환장하겄네! 이 돈으로 나랑 대대손손 먹고살아야제! 민식: 기부를 하시겠다는 거예요? 은희: 그래, 가지고 가라. 다 가지고 가 버려. 얼른 들고 사라져라…. 태연, 돈다발을 벽에 던진다. 태연: 진장, 염병할! 나 안 가! 오함마로 손모가지를 찍든, 도끼로 발모가지를 끊든, 여서 한 발자국도 안 갈 것잉께 그리 알어! 민식: ···저 자식은 돈에 한 맺힌 악귀가 든 게 분명해요. 태연: 그려! 나 돈에 허천났다! 배때지를 찢든, 대그빡을 부수든 혀라! 나 안 가! 민식: 어머니, 이놈은 제가 구마를 하든 굿을 치든 해서라도 끌어낼게요. 근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저야 상관이 없지만···. 은희: 너 좋으라고 하는 일 아니다. 태연: 뭣 같은 시상! 또 아들래미 몫이여? 민식: 이제는 어머니 앞에서도 막말을 하네! 태연: 돼지꿈은 육실헐, 팔자가 개팔자인디···. (주머니에서 복권을 꺼낸다) 냄들은 뭐 잘만 풀린다드만 또 꽝이네? 난 태생부터 허벌나게 꼬여부렀어. 사는 것이 요로코롬 뺑이치다 뒤질 개꿈이라니께! 민식, 태연을 붙잡으려 하면,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은희: 이것아, 돼지꿈은 무슨 돼지꿈이냐···. 정신 좀 차려. 세상이 돼지우리다. 눈을 씻고 봐도 똥 묻은 돼지 새끼들이 지 몸에 묻은 것이 황금이나 된 줄 알고 똥밭을 뒹굴고 사는 거란 말이다. 너까지 돼지가 되면 어미는 어쩌란 말이냐. 이빨 드러내면서 컹컹 짖는 개처럼 살어. 차라리 개처럼 악을 쓰면서 살란 말이야. 태연: 엄니, 요것이 참말로 사는 것이 맞어? 내는 우째 악쓰고 살아야 쓰는디? 내는 우째 악을 써야만 되는 것인디? 우째 꽥꽥 소리를 써야만 들어주는 것인디? 은희: 누가 네 것을 빼앗으려고 하면, 지금처럼 소리를 꽥꽥 지르고 악을 단단히 써 버려. 절대 빼앗기면 안 돼. 이 어미처럼 살지는 말어. 그냥 그렇게 살어…. 태연: 시방 나도 기냥 살고 싶단 말이여. 기냥 살고 싶다 이 말이여. 태연, 서럽게 운다. 은희, 오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워서 태연에게 쥐여 준다. 은희: 굶지 말고 가는 길에 따뜻한 밥이나 한 숟갈 떠. 글고 다 잊어. 그깟 꿈 얘기, 싹 잊어버려. 태연: (돈을 쥐고) 진장, 드러븐 돈, 드러븐 집구석···. 민식, 감자 박스에 돈을 쓸어 담는다. 민식: 익명으로 후원하면 아버지도 모를 거예요. 근데 정말 후회 없으시겠어요? 은희: 괜찮아. 다 필요 없다. 나는 필요 없어. 민식: 아버지는 어쩌죠? 가만히 있진 않으실 텐데. 은희: 그놈의 아버지, 지긋지긋한 아버지. 민식: 죄송해요. 걱정이 되어서···. 은희, 입을 쩍 벌리고 누워 있는 병철을 바라본다. 잠꼬대를 하듯이 몸을 움찔거리는 병철. 은희: 또 꿈을 꾸는 모양이구나. 이 인간 깨어나기 전에 가라. 민식: 괜찮으시겠어요? 은희: 걱정할 거 없어. 원래부터 내 것이었어. 다 내 몫이었어. 얼른 가, 어서 가라…. 민식: (태연을 걷어찬다) 일어나! 아버지 깨어난다! 이제 가자! 민식, 감자 박스를 집어 들면, 태연,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일어난다. 태연: 엄니, 사실 핸드폰 안 바꼈어요. 연락 자주 헐 것잉께…. 민식: 핸드폰 바꾼 것도 거짓말이었냐? 태연, 은희와 포옹한다. 병철이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인다. 은희: 애들아, 얼른 가라, 얼른 가. 민식: 어머니, 만수무강하세요. 구정에는 과일이라도 한 박스 사서 올게요. 태연: 엄니…. 민식, 태연을 끌고 퇴장한다. 은희: (무대 밖으로) 그래, 연락들 자주해라. 밥 잘 챙겨 먹고, 뛰지 말아라 다친다···. 병철, 잠꼬대를 한다. 은희, 한참 동안 그 모습을 보다가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병철, 요람에 싸인 아기처럼 몸을 웅크린다. 3장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은희는 가구를 재배치한다. 무대 밖에서 옷장과 수납장을 들여와 제자리에 두고, 누런 벽지에 가족 사진도 건다. 선반에 제대로 놓여 있는 동수의 영정사진. 규칙적으로 코 고는 소리가 울리는 와중에, 은희는 병철에게 다가가 고깔모자를 벗긴다. 순간 잠에서 깨는 병철. 병철: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또 꿈을 꿔? 병철: (끙끙 앓는다)  아부지! 은희, 병철을 흔든다. 은희: 왜 자다 말고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일어나…. 병철: 어? 당신이여? 은희: 자다가 뭐라도 봤어? 병철: 아부지가 꿈에 나왔구만! 은희: 그래? 이번에는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그, 글씨 말이여…. (사이) 아니, 근데 우리 돈은? 이 써글 놈들! 병철, 자리에서 일어난다. 은희: 돈? 병철: 그려! 여그다 내가 돈을 분명히! 근디 그 호로자슥들이 와 가지고! 은희: 개꿈이야. 당신 꿈을 꾼 거야. 병철: 꿈? 은희: 당신 원래 꿈을 잘 꾸잖아. 돈은 무슨,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병철: 꿈? 꿈이라고? 병철, 혼란스러운 듯이 주변을 둘러본다. 은희: 도대체 무슨 꿈을 꾼 거야. 평생 제 손으로 돈은 만져 본 적도 없으면서. 병철: 분명히 아부지가 그렸어, 아부지가! 은희: 아까 전화 왔었어. 민식이랑 태연이한테. 둘 다 서울에서 번듯하게 자리잡았나 봐. 구정에 한 번 내려오겠대. 애들이랑 연락 안 한 지 오래됐잖아…. 병철: 안 돼! 그것들이 여그 오믄 안 돼! 은희: 그냥 살자, 제발 그냥 살자 우리. 병철: 아버지가 오늘 하루라고 혔어. 하룻밤 안에…. 은희: 당신 오늘 생일이잖아. 더 자, 푹 자. 그냥 그 터무니없는 돼지꿈이나 꿔버려. 병철: 꿈? 꿈이라고? 진장 꿈이라고? 워째 혀끝에 엿기름이 배인 만치 달디달다 혔어.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병철: (약을 삼키며) 아, 아부지. 어따 돈을 넣을까요? 아아, 요참엔 어따 돈을 넣어야 할까요…. 병철, 중얼거리며 드러눕는다. 은희도 함께 눕는다.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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