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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박주민 “2016년 가을 법원행정처 판사들 연락”…‘민변 블랙리스트’ 실행 정황

    [단독]박주민 “2016년 가을 법원행정처 판사들 연락”…‘민변 블랙리스트’ 실행 정황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 변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당시 법원행정처 소속 일부 판사들이 실제 이들을 관리한 정황이 확인됐다.2016년 10월말 ‘법원행정처 대외비’로 작성된 ‘000086야당분석’ 메모 문건에 블랙리스트로 이름이 올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재작년 여름·가을 쯤 법원행정처 소속 김모 판사 등이 자주 전화를 걸어 밥을 한번 먹자, 차를 마시자며 자주 연락해왔다”면서 “실제 한 두 번정도 만나 식사를 하면서 법원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 연락이 와서 ‘법원행정처가 (나를) 관리를 하나’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민변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 관련 피해자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난 ‘000086야당분석’ 파일에는 최근 대법관 후보가 된 김선수 변호사와 박 의원, 성창익 변호사, 정연순 변호사(당시 민변회장), 장주영 변호사(전 민변회장), 송상교 변호사(현 사무총장) 등 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이름 위에 ‘블랙리스트’라는 단어와 ‘널리 퍼트려야 한다’는 문구가 적시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행정처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변호사들과 친분이 있는 판사들을 활용해 이들을 관리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박 의원에게 연락한 법원행정처 판사들은 대부분 그의 학교 후배나 사법연수원 동기 등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구성이 바뀌면 법원행정처에서 새로 법사위가 된 의원과 친한 이들을 데리고 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박 의원이 법원행정처가 추진하던 상고법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부터 상고법원과 양승태 사법부 체제에 비판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상고법원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하기 보다 법원조직이 바뀌려고 한다는 점을 어필하려고 한 것 같다”면서 “대법관 수를 늘리는 것이 맞지 않냐고 제안했지만, 그렇게 되면 진보 대법관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 것 같다”고 전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사위 의원들에 대한 전방위 로비 과정일수도 있지만, 법원행정처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변호사들을 회유·설득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문건 내용이 일부 실행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檢, 양승태 사법부 ‘민변 대응 문건’ 실행 조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민변 회원 7명을 ‘블랙리스트’라고 명시한 문서파일도 확인됐다. 11일 ‘사법농단’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김준우·최용근 사무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민변이라는 민간 변호사 단체를 사찰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또 의사결정 과정에도 부당하게 개입하려고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변은 대법원 산하 특별조사단이 찾아낸 410개 문건 중 ‘상고법원 입법관련 민변 대응 전략’을 포함해 총 7건의 민변 관련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에는 상고법원에 대한 민변의 입장을 바꾸기 위해 ‘약한 고리’ 전략과 ‘강한 고리’ 전략 등을 펼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약한 고리’ 전략으로는 상고법원에 우호적인 진보 진영 학자나 국회의원을 돕자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최원식·문병호’ 등 전직 국회의원의 이름을 실명 거론하고, 우군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강한 고리’ 전략으로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결정 이후 일선 법원에서 심리하는 관련 재판을 통해 민변과 ‘빅딜’을 시도하는 방안과 보수 변호사 단체 활용 방안도 제시됐다. 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지역언론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법원장 등을 동원하는 것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 측은 검찰 조사에서 2016년 10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000086야당분석’이라는 제목을 담은 메모 형태의 한글문서 파일도 확인했다. 파일에는 성창익, 정연순, 송상교, 장주영 변호사 등 민변 전·현직 간부 7명의 이름과 사법연수원 기수, 소속 사무실 등이 적혀 있고 그 위에는 ‘블랙리스트’라고 표시됐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단독]‘개·돼지 발언’ 나향욱, 징계 완화에도 또 이의제기

    [단독]‘개·돼지 발언’ 나향욱, 징계 완화에도 또 이의제기

    소청 기각 땐 행정 소송 가능성 새달 부이사관으로 복직 예정“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면됐다가 불복 절차를 거쳐 강등으로 징계 수위가 낮아진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또다시 이의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등 조치도 과하다”는 취지다. 공직에 복귀해 명예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교육부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나 전 기획관은 지난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강등 징계를 감경해 달라는 내용의 소청심사서를 제출했다. 그는 2016년 7월 한 언론사와의 저녁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해당 언론사가 이를 보도해 여론의 큰 비판을 받았고, 교육부는 파면 결정을 했다. 나 기획관은 같은 해 10월 “파면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1·2심에서 잇달아 나 전 기획관의 손을 들어 줬고 교육부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이에 인사혁신처는 법원 판결에 따라 재심사를 거쳐 파면에서 강등으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나 기획관은 현재 정직 상태로 교육부 현업에는 복귀하지 않았다. 관가에서는 나 전 기획관의 ‘소청 투쟁’에 대해 “공직 복귀와 명예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 전 기획관이 행정소송을 냈을 때만 해도 “파면당해 공직에서 물러나면 퇴직금을 절반밖에 못 받기 때문에 퇴직금 보전을 위해 소송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강등만 돼도 퇴직금은 다 받을 수 있어 이게 목적이었다면 소청을 또 제기하지 않았을 것 같다”면서 “(후배 밑에서 일하라는) 강등 조치는 사실상 공직을 떠나라는 의미로 나 기획관이 이보다 낮은 수준의 징계를 원한다는 건 공직 복귀에 더해 명예회복까지 희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의 징계 수위는 파면-해임-강등-정직(이상 중징계)과 감봉-견책(이상 경징계) 순이다. 서울신문은 나 전 기획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인사혁신처는 “조만간 소청심사위를 열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소청 심사 결과는 심사서 제출일로부터 최대 90일 내 나와야 하기에 오는 8~9월 중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김신 법률사무소IB 변호사는 “만약 소청이 기각당하면 나 전 기획관이 다시 행정소송을 벌여 징계 수위를 낮추려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소청 결과 등을 지켜본 뒤 8월쯤 나 전 기획관을 복직시킬 계획”이라고 입장이다. 만약 소청이 기각되면 나 전 기획관은 원래 직급인 고위공무원단(이사관·옛 2급)에서 한 단계 내려간 부이사관(3급)으로 복직해야 한다. 직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삼성, 최대 100조 전방위 투자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일자리·투자 확대’ 당부를 삼성전자가 어떤 해법으로 풀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지난 2월 경영에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내외 경영 활동이 남은 상고심 진행 여부와 별개로 본격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문 대통령이 혁신 성장 및 소득 주도 성장 달성을 위한 기업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되는 만큼, 대표격인 삼성이 고용은 물론 투자, 사회공헌 등 전방위에 걸쳐 조만간 큰 밑그림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유럽·캐나다, 중국, 일본 등 3차례 출장을 비공개로 다녀올 만큼 ‘로키’ 행보를 해 왔다. 하지만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서 문 대통령과의 조우를 계기로 공식 행보를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최대 100조원까지 투자 계획을 내놓는 것도 가능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10일 삼성 관계자는 “기업시민이자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 해야 할 일을 놓고 전 계열사 차원에서 고민 중”이라면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 부회장 귀국 후 투자, 고용, 사회공헌 방향을 최종 결정한 뒤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격적인 일자리 투자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정부, 기업 모두에 긴요한 신사업 발굴, 대·중소기업 상생 쪽으로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에 16조 8000억원을 투자하고 연구 인력을 3000명 증원하는 등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선행 투자를 이어간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한 R&D 센터 추가 투자, 국내 스타트업·벤처 기업 전용 대규모 펀드 조성 등이 점쳐진다. 신규 고용의 경우 계열사별 채용 가능 인원수를 파악한 뒤 조만간 올해 전체 채용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인용 상근 고문이 맡고 있는 사회봉사단도 사회공헌 대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심사인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교육, 안전 등의 분야에 더 기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단독]“민중은 개·돼지” 나향욱, 징계 완화에도 또 이의 제기

    [단독]“민중은 개·돼지” 나향욱, 징계 완화에도 또 이의 제기

    “파면에서 강등으로 징계 수위 낮아졌지만 이 또한 과하다”며 소청심사서 제출 공직 복귀·명예회복 의지인 듯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면됐다가 불복 절차를 거쳐 강등으로 징계 수위가 낮아진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또다시 이의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등 조치도 과하다”는 취지다. 공직에 복귀해 명예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10일 교육부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나 전 기획관은 지난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강등 징계를 감경해 달라는 내용의 소청심사서를 제출했다. 그는 2016년 7월 한 언론사와 저녁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해당 언론사가 이를 보도해 여론의 큰 비판을 받았고, 교육부는 파면 결정을 했다. 나 기획관은 같은해 10월 “파면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1·2심에서 잇달아 나 전 기획관의 손을 들어줬고 교육부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이에 인사혁신처는 법원 판결에 따라 재심사를 거쳐 파면에서 강등으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나 기획관은 현재 정직 상태로 교육부 현업에는 복귀하지 않았다. 관가에서는 나 전 기획관의 ‘소청 투쟁’에 대해 “공직 복귀와 명예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 전 기획관이 행정소송을 냈을 때만해도 “파면당해 공직에서 물러나면 퇴직금을 절반 밖에 못 받기 때문에 퇴직금 보전을 위해 소송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강등만 돼도 퇴직금은 다 받을 수 있어 이게 목적이었다면 소청을 또 제기하지 않았을 것 같다”면서 “(후배 밑에서 일하라는) 강등 조치는 사실상 공직을 떠나라는 의미로 나 기획관이 이보다 낮은 수준의 징계를 원한다는 건 공직 복귀에 더해 명예회복까지 희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의 징계 수위는 파면-해임-강등-정직(이상 중징계)과 감봉-견책(이상 경징계) 순이다. 서울신문은 나 전 기획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인사혁신처는 “조만간 소청심사위를 열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소청 심사 결과는 심사서 제출일로부터 최대 90일 내 나와야 하기에 오는 8~9월 중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김신 법률사무소IB 변호사는 “만약 소청이 기각당하면 나 전 기획관이 다시 행정소송을 벌여 징계 수위를 낮추려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소청 결과 등을 지켜본 뒤 8월 쯤 나 전 기획관을 복직시킬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만약 소청이 기각되면 나 전 기획관은 원래 직급인 고위공무원단(이사관·옛 2급)에서 한 단계 내려간 부이사관(3급)으로 복직해야 한다. 직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판(判)타지아]의사가 다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의료 행위하면 불법일까, 아닐까

    [판(判)타지아]의사가 다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의료 행위하면 불법일까, 아닐까

    의사가 자기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의료 행위를 한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놓고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다. 대법원 판단이 주목된다. 전주지법 형사1부(부장 박정제)는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전북 전주에서 안과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난 2014년 7~10월 석 달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의사 B씨가 서울에 개설한 안과를 찾아 모두 58명을 대상으로 안과 수술을 집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4년 4월 군의관으로 전역한 B씨는 지역에서 새로운 각막절제술를 일찌감치 도입해 정평이 난 A씨의 의원에서 근무하다 해당 각막절제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개원했다. 집도 경험이 적었던 B씨는 수술 과정을 A씨와 함께하는 등 도움을 받았다. 1심은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 행위와 의료업은 구분되어야 한다”면서 “의료인이 의료업을 영위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의료 행위를 계속, 반복적으로 행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의료 행위를 통한 성과가 그 의료인에게 귀속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의 장이 그 의료기관의 환자를 진료하는 데에 필요하면 해당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의료인에게 진료하도록 할 수 있는 점, A씨가 B씨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은 점, 이에 따라 B씨가 의료업을 영위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의료법이 의사가 ‘개설·운영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료업)의 수를 1개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의료기관이 영리를 위해 환자를 찾아다니며 불필요한 진료를 남용하는 것을 방지해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진료를 받게 하려는 취지”라면서 “이는 국민 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해 의사가 자신의 면허를 바탕으로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의료 행위에 전념하도록 장소적 한계를 설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을 종합하면 의료인은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의료인에게 진료하도록 할 수 있다는 규정 또한 환자에 대한 최적의 진료를 위해 ‘필요한 경우’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전문성이 뛰어난 의료인을 초빙해 진료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 의사가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필요성에 대해 구체적인 판단 없이 의사가 특정 시기 다른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일률적으로 진료하게 하는 것은 대가를 받지 않더라도 불법이라는 것이다. 한편,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가 2심에서 유죄가 나온 A씨는 곧바로 상고해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다모클레스의 칼/홍지민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다모클레스의 칼/홍지민 사회부 차장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우리 축구대표팀은 토너먼트까지 오르지 못한 채 일찍 돌아오고 말았지만, 세계 1위 독일을 꺾었다는 자부심은 챙겼다.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 등 강호들이 잇따라 추풍낙엽이 되고 있는 상황 못지않게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바로 비디오판독(VAR)이다. 혹시 모를 판정의 잘못을 해당 장면을 다시 보며 바로잡는 시스템이다. 유럽 팀들에게 VAR 기회가 더 유리하게 주어졌다는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결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본다. 우리 대표팀도 스웨덴전과 독일전에서 VAR 때문에 울고 웃었다. 3명의 심판이 눈에 불을 켜고 경기를 지켜보는데도 왜 월드컵 축구는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려야 했을까. 과거엔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오심이 승부를 좌우하는 일이 잦아지자 고육지책을 쓴 것이다. 30여년 전 VAR이 일찌감치 도입됐다면 마라도나의 ‘신의 손’도 없지 않았을까. 가까운 미래에는 VAR을 넘어 인공지능 심판이 축구에 투입될지도 모를 일이다.요즘 우리 사법부를 보면 인공지능 심판이 필요한 것은 축구뿐만이 아닌 것 같다. 사법부에 대한 믿음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법관 사찰 의혹으로 출발해 재판 거래 의혹까지 불거지며 1년 넘게 사법부를 흔들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사법농단’이라는 전무후무한 수식어가 붙었다. 사실 그간 국내외 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는 30% 안팎에 불과했다. 이번 사법농단 사태는 그마저도 반 토막 냈을 것 같다. 차라리 인공지능에게 법과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의 저울을 맡겨도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올 법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재임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상 과제가 사법부 신뢰 회복이었다는 것은 무척 아이러니하다. 그는 대법관 퇴임 때도, 6개월가량 공백을 거쳐 대법원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또 퇴임 때도 누누이 국민 신뢰를 강조했다. “법관의 무기는 국민의 신뢰와 존경”, “국민 신뢰는 사법부의 유일한 존립 기반”, “재판의 진정한 권위는 국민 승복에서 얻어지고 국민 승복은 법관에 대한 존경과 믿음에서 우러난다”, “법관에 대한 존경과 신뢰 없이는 사법부의 미래도 없다”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상고법원도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추진했던 핵심 방안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언론들이 저마다 방향성에 따라 법관의 고향이나 학교, 개인 발언들을 들먹이며 재판 결과에 불신을 쏟아낼 때마다 속상해했다. 그 원인 중 하나를 법관 개개인에게서 찾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신 발언이 잇따르자 법관들에게 자제를 주문하기도 했다. 문제 의식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법관이 평소 개인 성향이나 소신을 드러낸다면 재판받는 당사자들은 선입견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법부 신뢰 회복에 대한 조급증 때문인지 법관 사찰, 재판 거래 의혹이라는 불행한 결과로 이어졌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법부를 보면 양 전 대법원장이 그리스 신화에서 자주 인용하던 칼 하나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는 “판사에게 칼이 있다면 머리 위 천장에서 가느다란 말총에 매달려 있는 다모클레스의 칼이 있을 뿐이다. 만일 그 가닥에 조그만 상처라도 생기면 칼은 언제든 법관 머리 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미 말총에 큰 상처가 났지만 끝내 칼이 떨어질지는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요리조리 칼 밑을 피해 보려는 모양새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더욱더 떨어뜨리고 있다. 부디 칼 밑에 초연하게 서 있기를 바란다. 칼이 떨어지더라도 그대로 받아 내는 게 국민 신뢰를 바닥에서부터 다시 쌓아 올리는 길이다. icarus@seoul.co.kr
  • 이정현 의원 로비 정황에도… ‘사법농단’ 수사 지지부진

    대법, 기조실 외 파일 제출 안해 檢 “강제수사보다 법원과 협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이 검찰 수사로 넘어가면서 정치권과 법조계 등 전방위로 추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 3주가 넘도록 검찰이 요청한 자료를 제대로 넘기지 않아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관 사찰’과 ‘재판 거래’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사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한 대한변호사협회에 대한 압박,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응 전략 수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 대상 맞춤형 로비 등 의혹이 속속 추가되고 있다. 최근에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상고법원 설치 추진을 위해 2015년 6월 4일 청와대 인근의 한 식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정현 (전 새누리당) 의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차장은 이 의원을 통해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접촉했고, 두 달 뒤인 9월 6일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통령은 오찬 회동을 가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규명해야 할 의혹은 쌓이는 반면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지난 6일부터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사용한 컴퓨터(PC) 하드디스크를 복제 방식으로 제출받고 있는데, 현직인 고영한 대법관의 하드디스크는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또한 기획조정실에서 사용된 하드디스크 외에 사법정책실, 사법지원실 소속 심의관들의 하드디스크도 제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 목적 중 하나가 사법부를 둘러싼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라면서 “강제수사보다 협의를 통해 자료를 넘겨받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검찰의 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주요 혐의자들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검찰 스스로가 수사를 위한 기본 자료라고 밝혀 놓고도 대법원이 제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경제 블로그] 인도서 文대통령 만나는 이재용… 경영 복귀?

    [경제 블로그] 인도서 文대통령 만나는 이재용… 경영 복귀?

    文대통령 취임 후 첫 삼성 방문 고용 늘고 경제 살릴 계기 되길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9일 예정된 인도 현지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8일 출국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현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계기로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지가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9∼11일 인도 국빈방문 기간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을 방문, 이 부회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 취임 뒤 처음으로 삼성을 찾는 일정이며, 올초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이 처음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뇌물죄 등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약 5개월 간 소극적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가 없는 약 1년 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호황’ 덕분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가격에 이어 기술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스마트폰은 이미 자국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도체 호황도 앞으로 몇년을 내다보기 어려운 데다, 밖에서 통상압박을, 안에선 정부의 재벌개혁 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큰 그림을 그려 줄 과감한 경영행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삼성 내부에선 오래전부터 들려 왔지요. 지난 6일 발표한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연결 기준)에선, 반도체 덕분에 6분기동안 이어지던 영업이익 상승곡선마저 꺾였습니다. 60조원대 매출 기록도 5분기 만에 멈췄습니다. 하반기 실적 전망은 어둡지 않지만, 삼성전자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이대로 하강국면에 접어들지는 결국 ‘선장’인 이 부회장에 달렸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대법원 상고심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판결은 아무리 빨라도 3분기가 다 끝나 가는 오는 9월에야 나올 수 있습니다. 올해 안에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요. 더구나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법 판결까지 기다릴 수 없을 겁니다. 청와대는 이번 만남에 대해 “재판과 연결짓거나 대기업에 대한 정책적 입장 전환으로 볼 일이 아니다”라면서 “인도에 진출한 우리 주력기업의 의미있는 행사라 참석하는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물론 이번 만남이 재판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됩니다. 판결이 언제 날지는 모르지만, 고용이 늘고 경제가 살아나는 국민의 바람은 그 전에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예산 부풀려 부식비 횡령’ 전 청해부대장 징역 1년 확정 선고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는 예산 부풀리기 방식으로 부식비를 횡령해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청해부대장 김모(53) 전 준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준장이 보급관을 통해 허위 지출결의서를 작성하게 하는 방법 등을 써 부식비 차액 6500여만원을 만들어 이를 이용해 양주 등을 구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수용했다. 김 전 준장은 2012년 8월부터 약 반년 동안 청해부대장 임무를 수행하면서 부하에게 부식비 차액을 만들게 하고 이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인 보통군사법원은 김 전 준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고, 2심에서 징역 1년으로 감형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법사위 의원 관련 재판 공략’ 양승태 사법부 맞춤 로비 정황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로비를 벌였던 정황이 확인됐다. 사법농단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5일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립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로비 전략이 담긴 ‘상고법원안 법사위 통과 전략’이라는 문건을 살펴보고 있다. 2015년 3월 작성된 이 문건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PC에서 발견됐다. 문건에는 법안 통과를 위해 국회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공략할지 맞춤형 전략이 구체적으로 기술됐다. 예컨대 전북 익산이 지역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춘석 의원의 경우 지역구인 익산의 박경철 시장 선거법 위반 사건이 공략 포인트라는 내용과 함께 ‘고등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을 빨리 처리하지 말고 결정을 미룰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이 의원은 무소속이었던 박 시장 관련 재판을 빨리 확정해 달라는 입장이었는데 법원행정처가 이 점을 활용해 처리를 지연하며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사건은 선거법 사건 처리 시한인 3개월을 넘겨 넉 달 만인 2015년 5월 광주고법에서 시장직 상실형이 선고됐고, 이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검찰은 상고법원 도입 법안과 관련해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로비 정황 문건이 여럿 발견됨에 따라 실제로 국회를 상대로 한 부당한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 의원 측은 이날 밤 입장문을 내고 “상고법원과 관련해 법원의 주장에 동의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다만 하급심의 실질화와 대법관의 다양성이 이뤄진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만 검토볼 수 있다고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대구지법, 제자 돈 뜯었다 해임된 교사가 낸 소송 기각

    교사 비위는 다른 공무원이 저지른 같은 형태 비위보다 더 무겁게 징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행정1부(한재봉 부장판사)는 대구 한 공립학교 체육 교사 A씨가 대구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평소 행실과 근무성적, 뉘우치는 정도 등 A 교사에게 유리한 정상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대구교육청의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거나 객관적으로 부당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교원은 스승으로서 항상 사표(師表)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고 학문 연찬과 교육 원리 탐구, 학생 교육에 전심전력해야 하는 점에서 일반 직업인보다 훨씬 높은 도덕성이 요구돼 다른 공무원이 저지른 같은 비위에 비해 더 무거운 징계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고가 이 처분으로 교원의 지위를 잃게 되지만 공직사회 비위와 부조리를 척결해 공무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고 청렴한 공직사회를 구현하려는 피고의 공익과 비교했을 때 두 법익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복싱부 지도교사를 맡는 것과 함께 대구시 복싱협회 부회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2012∼2016년 실업팀 명예감독으로 활동하며 제자 등 5명에게 “선수로 선발돼 연봉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실업팀 관계자 인사비 명목으로 1790만원을 뜯었다가 적발됐다. 그는 선수 선발과 관련한 것 이외에도 제자를 상대로 돈을 더 뜯은 것도 들통났다. 대구시교육청은 A 교사의 비위가 알려진 뒤 일반징계위원회를 열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며 그를 해임했다. A 교사는 대구시교육청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대구시교육감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소송에서 그는 대구교육청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자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을 한 만큼 그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대구시체육회 등과 관련한 각 비위행위는 교사 직무와는 관련이 없는 ‘사고’로 국가공무원법에서 규정한 품위유지의무 위반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A 교사는 별도의 형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최근 기각됐고, 상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폭력남편’ 살해사건에 “정당방위 아냐” 판결…유사 사건서 ‘문재인 변론’ 보니

    ‘폭력남편’ 살해사건에 “정당방위 아냐” 판결…유사 사건서 ‘문재인 변론’ 보니

    37년간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60대 여성이 집에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자신을 폭행한 남편을 돌로 살해했다. 지난 2일 대법원은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4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법원 판결에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정당 방위가 국민의 법감정과 달리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국민과의 괴리가 생긴 탓이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25년 전에 맡았던 사건에서 했던 변론이 인터넷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993년 2월 가정 주부 이모(37)씨가 14년간 자신을 구타한 남편이 목에 칼을 들이대고 위협하자 그 칼을 빼앗아 남편을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1심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았고, 항소심에서 ‘문재인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다. “피고인이 절박한 생명의 위협 속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면 설사 피고인이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살의를 품었다고 하더라도 정당방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위기와 공포에 놓여 있던 사람이 더 현명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하여 정당방위를 부정하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문재인 변호사의 이런 변론에도 2심에서 정당방위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60대 여성의 사건과 관련해 백성문 변호사는 4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여성은 37년간 폭행에 시달려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여러번 있었다”며 “우리나라의 정당방위는 판사도 지키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노영희 변호사는 “남편이 부인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니깐 이 여성이 남편의 공격을 막으려고 수석을 들고 한번 때렸다. 쓰러진 남편이 문쪽으로 도망을 가자 그때 멈췄어야 하는데 따라가서 십수회 내리쳐 남편을 숨지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부인이 112에 신고할 때 “남편이 ‘죽어버린다면서 돌로 자기머리를 내리쳤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이런 대목들 법원이 정당방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이런 가운데 법원이 정당방위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실례로 도둑을 빨래 건조대와 허리띠 등으로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집주인, 상습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사건, 강제로 키스하려는 여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사건 등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건리 변호사는 “자기 방어는 모든 사람의 권리이고, 자기 생명권을 스스로 보호하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요청”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변호사는 “정당방위는 원칙에 대한 예외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지나치게 여론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아동인권센터는 “대법원이 정당방위 및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고 살인의 고의를 인정해 상고를 기각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가정폭력에 대한 법원·검찰의 좀 더 적극적인 인식 변화와 수사과정 및 판결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따른 사정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을 촉구하며,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가정폭력과 정당방위에 관한 가정폭력방지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600억 배임’ 정준양 前 포스코 회장 무죄 확정… “증거 부족”

    부실기업을 인수해 포스코에 16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준양(70) 전 포스코 회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유죄로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정 전 회장은 2010년 인수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플랜트업체인 성진지오텍 지분을 인수해 회사에 1592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2006년 1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슬래브 공급 대가로 박재천 코스틸 회장으로부터 4억 72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정 전 회장은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포스코 신제강공장 공사 관련 민원 청탁과 함께 이 전 의원 측근에게 사업 편의를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로도 기소됐는데, 이 사건도 1·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양승태·김명수 대법원,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이 ‘김명수 대법원’의 은폐 의혹으로까지 일파만파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당시 상고법원을 반대하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사찰하는 등 유무형의 압박을 가하고, 김 대법원장이 꾸린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은 이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하창우 전 대한변협 회장의 재산과 수임 자료를 수집한 뒤 이를 국세청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실제로 서울지방국세청은 하 전 회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행했다. 특정 언론에 하 회장의 취임 전 수임 사건 처리와 관련한 정보를 전달해 비판 기사가 게재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변호사들의 업무를 무력화하기 위해 변론기일 연기 금지 등 조직적인 훼방도 이뤄졌다. 이는 국민 기본권인 ‘변호인 조력권’을 침해하는 등 일반 국민들의 불편을 볼모로 한 만행과 다름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그러나 특별조사단은 변협 압박 문건을 확인하고도 관련자 조사나 문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 또한 관련 보고를 받고도 해당 사안에 대해 윤리감사실 등에 진상조사 등 추가 조치를 지시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이 특별조사단의 조사 범위가 아니라서 문건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민간인 사찰이라는 엄연한 범죄 혐의에 대해 사법부가 손 놓고 있었다는 점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양 전 대법원장이 사용하던 컴퓨터가 디가우징(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하게 삭제하는 것)된 것과 관련해 김 대법원장의 책임을 묻는 의견이 법원 내부에서 제기된 것도 사법개혁의 수장이어야 할 김 대법원장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제 김 대법원장은 다음달 2일 퇴임하는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선수(57·사법연수원 17기)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와 노정희(54·19기) 법원도서관장, 이동원(55·17기) 제주지방법원장 등을 임명제청했다. 재야 법조인과 여대 출신 법조인 등을 추천해 ‘서울대·50대·남성’이라는 구도가 허물어지고, 법원행정처 출신이 대법관으로 직행하는 관행도 개선했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의 과도한 ‘양승태 구하기’가 계속되는 한 ‘초록은 동색’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명수 대법원은 지금이라도 검찰에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핵심 자료들을 빠짐없이 제출해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것이 법원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 김경룡 대구은행장 내정자 사퇴

    김경룡 대구은행장 내정자 사퇴

    김경룡(58) DGB대구은행장 내정자가 2일 자진 사퇴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대구은행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고 전 임직원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내정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채용 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 내정자는 지난달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대구은행 노조 등은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내정자는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된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과 같은 대구상고, 영남대를 나와 학연 논란이 지속됐다. 대구은행은 이달 초 조직 개편을 통해 새로운 임원을 선임하고 체제 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37년 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죽인 아내, 정당방위 인정 못받은 이유

    37년 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죽인 아내, 정당방위 인정 못받은 이유

    대법원 징역 4년 확정 “조사 때 분노만 드러내 정당방위 인정 힘들어” 37년간 결혼생활 내내 가정폭력에 시달렸다고 했다. 어느 날 술을 마시고 밤늦게 귀가했다가 또 손찌검을 당했다. 아내는 묵직한 수석(장식용 돌)을 휘둘렀다. 남편은 숨졌다. 아내는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는 살인죄로 기소된 김모(6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김씨는 지난해 3월 연락도 없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왔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는 등 폭력을 행사한 남편을 장식용 돌로 10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 측은 재판에서 혼인기간 내내 칼에 찔리고 가스통으로 머리를 가격당하는 등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했던 터라 사건 당일에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방어하려고 장식용 돌로 남편을 때렸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머리를 가격당해 누워있는 남편의 머리를 다시 수 차례 돌로 내리쳤다”며 “김씨가 검찰 진술에서도 분노감만 표현했을 뿐 공포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사회통념상 정당방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 측은 범행 당시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에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씨가 ‘남편을 두세 번 정도 때린 것으로 기억난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보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씨를 변호한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대표 이명숙 변호사)는 유감을 표명하며 “사건의 경위, 동기, 심신상태를 구체적으로 살펴 정당방위나 심신미약, 심신상실을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호주 등 해외 입법사례처럼 지속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가족 구성원이 가해자를 살해할 경우 일정 조건 하에서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가정폭력 남편 돌로 때려 살해한 아내…대법 “정당방위 아냐”

    가정폭력 남편 돌로 때려 살해한 아내…대법 “정당방위 아냐”

    폭력을 행사한 남편을 돌로 내리쳐 살해한 아내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37년 결혼생활 내내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아내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살인죄로 기소된 김모(6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새벽 1시까지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가, 연락도 없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왔다며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는 등 폭력을 행사한 남편을 장식용 돌로 10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 측은 혼인기간 내내 칼에 찔리고 가스통으로 머리를 가격당하는 등 지속적인 가정폭력을 당한 김씨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방어하기 위해 남편을 살해했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은 “머리를 가격당해 누워있는 남편의 머리를 다시 수회 돌로 내리쳤다”며 “김씨가 검찰 진술에서도 분노감만 표현했을 뿐 공포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사회통념상 정당방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인 김씨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가 ‘남편을 두세 번 정도 때린 것으로 기억난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보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봐 1·2심이 선고한 징역 4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승태 사법부, ‘변협 제압’ 시도한 정황 포착

    양승태 사법부, ‘변협 제압’ 시도한 정황 포착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 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변호사 단체를 압박하기 위해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다. 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에는 ‘변론 연기 요청 원칙적 불허’, ‘기일 지정 시 (기일 연기 요청 등) 대리인 배려 배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 이는 법정에 선 변호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사실상 ‘변호인 조력권’을 침해한 셈이다. 대법원 자체 조사단은 ‘사법행정권 남용과 거리가 멀다’며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2014~2015년 법원행정처는 “상고법원은 위헌적 발상”이라며 반대하는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사법정책실에서는 ‘변협 제압’을 위해 ‘변론 연기 요청을 원칙적으로 불허’, ‘실기한 공격·방어 방법(법정에서 뒤늦게 증거를 제출하는 변론 방법) 금지’, ‘공판 기일 지정 시 변호인의 연기 요청을 거부’ 등의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변협 주관 행사에 법관 출강 중단’, ‘(대법원장의) 변호사 대회 불참’, ‘변협 공청회·간담회 참석 및 토론·발제자 추천 요청 거절’, ‘변협 제출 법안 적극 반대’, ‘변호사 평가제 도입’, ‘대한변협 법률구조사업 예산 지원 삭감’ 등의 방안을 검토한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상고법원 절대 불가’ 방침을 밝힌 하창우 전 회장이 취임한 2015년 2월 이후에는 하 전 회장 개인에 초점을 맞춘 압박 방안까지 검토됐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에는 ‘하 회장 공약 사항 반대’뿐 아니라 ‘(하 회장) 정계 진출 포기 및 변호사 개업 포기 선언 압박’,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재직 시 재정이 안 좋아졌다는 점에 대한 해명 요구’ 등 언론 활용 방안까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사법지원실은 하 전 회장이 대한변협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부실 변론’ 정황을 포착하기 위해 대법원 전산정보관리국을 통해 수임 내역을 확인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대법원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이런 문건을 확인하고도 당시 사법지원실장, 사법정책실장이었던 윤성원 현 광주지법원장, 한승 전주지법원장을 조사하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를 거부해 ‘사법농단’ 폭로의 실마리를 제공한 이탄희 판사 및 뒷조사를 당한 판사들을 불러 조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료 제출’ 버티는 대법… 칼 뽑겠다는 檢

    “하창우 압박계획 문건 일부 실행” 사찰 의혹제기 판사도 참고인 조사 하드디스크 통째 제출 두고 이견 법관 인사파일 독립성 침해 우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법원의 추가 자료 제출이 늦어지자 강제 수사를 경고하고 나섰다.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1일 대법원 1차 제출 자료와 지난주 진행한 고발인, 피해자 조사 결과 분석에 주력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가 부실하다며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제출 시한을 언제라고 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이번 주 초에는 받아 와야 하지 않겠냐”면서 “대법원의 특수성을 감안해 재촉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다른 수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대법원에 요청한 주요 혐의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관용차 운행일지, 메신저·이메일 사용 내역, 법관 인사파일 등을 확보하기 위해 조만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피해자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확인된 점도 검찰의 강제 수사 명분을 더해 준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하 전 회장이 상고법원 추진에 반대하자 하 전 회장의 취임 이전 수임 내역을 국세청에 통보하는 내용 등을 담은 ‘대한변협 압박 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하는 등 변협을 설득하기 위한 계획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전 협회장은 문건 내용 중 일부는 실행됐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실제로 하 전 협회장은 임기 말인 2016년 말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검찰과 대법원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자료 제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팀이 대법원을 방문해 하드디스크 실물을 전달받는 것이 어렵다면 통째로 복제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원 안에선 법관 인사 파일 등 기밀 자료가 많아 사법부가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반발이 있다. 강제 수사 경고음이 높아지자 법원 내부에서도 “대법원이 줄 수 있는 자료를 거의 다 제공했다. 요건도 안 되는데 강제 수사 가능성을 반복해 제기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한편 검찰은 지난주 법관 사찰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이탄희 판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법원행정처 문건의 작성 경위 및 실행 과정 등을 조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법원에 자료 제출을 압박하는 한편 확보한 문건 속 피해자로 거론되거나 문건 작성에 관여한 판사들을 잇달아 소환해 수사의 강도를 높여 갈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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