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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4회] ‘피의 칼바람’ 예고한 중복가입 해소조치… “무슨 소용있나 생각”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4회] ‘피의 칼바람’ 예고한 중복가입 해소조치… “무슨 소용있나 생각”

    “피의 칼바람이 불겠구나.” 2017년 2월 13일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중복가입한 전문분야연구회 탈퇴 등에 관한 안내말씀’이라는 공지글이 게재됐다. 글이 올라오기 전 전산 등 기술적 실무를 담당한 법원행정처 심의관은 이 공지사항의 내용을 듣고 ‘피의 칼바람’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구 속에 담긴 의도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가운데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와해시키기 위한 조치로 시행된 것이라고 검찰이 지목한 ‘전문분야 연구회 중복가입 해소 조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영한 전 대법관의 공소사실로 적시돼 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3회 재판에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정보화심의관으로 일한 이상엽 울산지법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 전 심의관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고 중복가입 해소조치 공지글을 작성한 김민수 당시 기획조정심의관(현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에게 연구회의 중복금지를 제한하는 방안이 가능한지 기술적 검토를 요청받았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부터 잘 아는 사이였다. 김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 7월 19일 이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이 전 심의관과 기술적인 사항을 통화하면서 검토를 부탁하니 ‘피의 칼바람이 불겠구나’라며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여 전산정보관리국도 (조치 내용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임 전 차장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지시를 받아 김 부장판사가 검토한 ‘전문분야연구회 중복가입 해소조치’는 판사들이 활동하던 각 연구회의 커뮤니티에서 최초 가입한 연구회 한 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자동 탈퇴하도록 조치한다는 내용이었다. 2016년 국회와 감사원에서 예산이 중복 사용되고 있고, ‘전문분야연구회의 구성 및 지원에 관한 예규’에 중복가입을 금지한 조항이 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되면서 지켜지지 않는 점 등이 지적됐다는 것이 중복가입 해소조치의 명분이었다. ●‘중복가입 해소조치’ 기술검토한 前정보화심의관 “기조실 결정 따른 것” 그러나 실제로는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활동을 축소시키고 와해시키려는 목적이 담긴 조치였다는 것이 지난해 대법원의 진상조사와 검찰 수사를 거쳐 드러났다. 2011년 시작돼 다른 연구회에 비해 늦게 꾸려진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자동적으로 탈퇴조치 되면서 회원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당시 사법부 수뇌부의 판단이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소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인사모)’는 양 전 대법원장이 “임기 내 반드시 정리하겠다”고 벼를 만큼 ‘눈엣가시’로 여겨졌다. 상고법원을 비롯해 법원행정처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사법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판사들 가운데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 회원이 많자 양 전 대법원장의 ‘트라우마’가 발동했다. 2003년 ‘사법파동’을 이끌었던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전신인 우리법연구회와 모임을 이끌던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던 양 전 대법원장이 비판을 많이 들은 뒤 계속해서 안 좋은 감정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국제인권법연구회는 2011년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뒤 꾸려졌고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맡았다. 김 부장판사는 2017년 2월 6일 이 전 심의관에게 이메일로 보내며 중복가입 해소조치 관련 기술적 조치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전 심의관은 자신의 상급자인 이영훈 전산정보관리국장(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게 보고했다. 김 부장판사와 몇 차례 검토결과를 주고받은 이 전 심의관에게 그해 2월 13일 코트넷에 게시할 공지글의 최종본이 도착했다. 김 부장판사가 속한 기획조정실에서 모두 주도한 일이고 이 전 심의관은 기술적인 검토만 했을 뿐인데 공지사항은 임 전 차장이나 이 전 상임위원이 아닌 전산정보관리국장의 명의로 게시됐다. 이 전 심의관은 “다른 실국의 공지사항을 전산정보관리국장 명의로 게시한 것은 그 글이 유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심의관은 김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와 법정에서 밝힌 ‘피의 칼바람’ 발언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런 말을 한 기억 자체가 없고, 2016년 초에 김 부장판사를 만났을 때 전문분야연구회 예규에 따라 중복가입이 허락되지 않는데 관행적으로 중복가입이 돼 있다, 국회와 감사원에서 예산 중복지원을 지적받았다는 설명을 들은 적은 있다”고만 설명했다. 당시 이 조치가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대한 압박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는지도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전 심의관은 검찰 조사에서 “(글이 게시되면) 전산정보관리국장이 욕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시 특정 연구회를 축소시키기 위한 목적 때문이라기 보다는 중복가입을 한 판사들이 많기 때문에 반발이 심할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고 말했다. 고 전 대법관 변호인은 반대신문 과정에서 “당시 법관 수가 총 3000명에 못 미쳤는데 전문분야연구회 가입 수가 7000명이 넘어서 중복가입을 해소하면 많은 판사들이 피해를 입고 비난이 있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에 이 전 심의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고 전 대법관 변호인이 “이런 의미에서 ‘피의 칼바람이 부는구나’라고 말했다는 진술이 있던데”라고 묻자 “제가 말씀드렸듯이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런 말을 했다면 그런(중복가입한 판사들이 워낙 많아 비난받을 것이라는) 취지에서 말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중복가입 해소조치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었다고 이 전 심의관은 이날 밝혔다. “실제로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 것이 있고 코트넷을 통해 연구회 커뮤니티를 지원했을 뿐입니다. 코트넷에서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규제하는 것이지 전문분야연구회에 대한 게 아닙니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법원 전산망에서 커뮤니티를 만들지 못할 뿐 다른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면 되는데 왜 이런 조치를 하는지 의아했습니다. 기획조정실이 결정했다고 하니 따른 것 뿐입니다.” 2월 13일 게시글이 공지되면서 시행된 중복가입 해소조치는 판사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일주일 만에 유보하기로 하고 중단됐다. 일주일간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탈퇴한 회원은 28명이었고,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연구회를 탈퇴한 회원이 73명이었다. ●검찰, ‘부정적 근무평정’ 김문석 사법연수원장 증인신청…재판장 “필요성 낮아” 이 전 심의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치고 그동안 법정에 출석한 증인들에 대한 신문조서 등 서류증거조사를 진행하던 법정에서는 새로운 증인신청을 두고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서증조사가 마무리된 뒤 오후 7시 30분쯤 재판부는 “검찰이 추가로 증인을 신청했다”며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을 언급했다. 검찰은 2015년 당시 서울행정법원장이던 김 원장을 불러 ‘통합진보당 의원 행정소송’ 재판장이던 반정우 부장판사에 대한 인사평정에 대해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당시 이 전 상임위원의 요청으로 통진당 행정소송에 대한 행정처 입장을 반 부장판사에게 전달했는데 반 부장판사가 이에 반대되는 판결을 낸 과정을 설명했다. “위헌정당으로 해산 결정된 정당의 의원직 지위확인은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부분이라며 각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행정처의 입장이었는데 반 부장판사는 헌재가 판단해야 한다며 각하 결정을 했다. 그해 반 부장판사의 근무평정에는 ‘일부 사건의 결론을 도출하면서 객관적인 여러 사정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채 주관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보이는 경우가 있음’, ‘논리적 모순이나 입증책임에 반하는 판시도 보임’이라는 부정적인 문구가 쓰였는데, 조 부장판사는 자신이 근무평정의 초안을 작성했지만 이 문구들은 자신이 쓴 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당시 법원장이던 김 원장이 이 문구를 작성한 것이 아닌지 김 원장을 법정에 불러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부터 검찰의 증인신청에 반감을 내비쳤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이 공소사실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은 임종헌, 이규진, 조한창, 반정우 정도로 이 관계인들은 반드시 증인신문을 필요하지만, 검찰이 신청한 김 원장은 조사의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간접증인인 김 원장을 부르기 위해선 반 부장판사 평정표 기재를 한 것이 김 원장이고, 김 원장이 피고인들의 지시 때문에 이러한 문구를 작성한 것인지 사정을 추론할 수 있을 정도로 소명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도 “김 원장이 공모해 법관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것은 기소되지 않은 별도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수사하는 정도로 증인을 신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원장을 검찰이 불렀지만 재판하는 법관으로서 어떻게 검찰 조사에 나가냐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법정에서 김 원장이 이 평정표를 작성했다는 것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명분이 생겼는데 이 정도로도 안 된다면 실체적 진실 발견은 포기해야 하는 건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김 원장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를 추후 결정하기로 하고 재판을 마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AP “형제복지원, 아동 해외입양으로 돈벌이 확인”

    AP “형제복지원, 아동 해외입양으로 돈벌이 확인”

    “19명 해외 입양 직접증거 확보…51명도 정황 드러나” 군사정권 시절 부산 지역에서 최악의 인권 유린을 자행했던 형제복지원이 돈벌이를 위한 해외 입양아동의 ‘공급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AP통신은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로 형제복지원이 1979년부터 1986년 사이 아동 19명을 해외에 입양 보냈다는 직접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 51명 이상을 해외에 입양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간접 증거도 찾았다고 AP는 전했다. 현재까지 진상조사에서 형제복지원이 아동 감금과 강제 노역 외에 해외 입양으로 돈벌이를 했다는 증언이 잇따랐지만, 그 피해 규모 등 실태는 규명되지 않았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목적으로 장애인, 고아 등을 부산 형제복지원에 불법 감금하고 강제 노역시킨 사건이다. 1987년 탈출을 시도한 원생 한명이 직원 구타로 사망하고 35명이 집단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형제복지원의 만행이 알려졌다.형제복지원을 운영한 12년 동안 확인된 사망자만 무려 551명에 이른다. 지난해 9월 부산시는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30년 만에 공식으로 사과했다. 두 달 후 대검찰청은 형제복지원 원장에게 특수감금죄 무죄를 선고한 판결을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비상상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도 대법원, ‘아요디아 사원분쟁‘ 힌두교 손 들어줘 충돌 우려했지만

    인도 대법원, ‘아요디아 사원분쟁‘ 힌두교 손 들어줘 충돌 우려했지만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아요디아시는 힌두교와 무슬림 갈등의 진원지로 꼽힌다. 힌두교는 이곳이 비슈누 신의 일곱 번째 화신인 라마가 탄생한 성지라고 굳게 믿는다. 라마는 인도에서 이상적인 지도자 상을 대표하며 인도인이 가장 사랑하는 신 가운데 하나다. 힌두교도들은 이곳에 본래 사원이 있었는데 16세기 초 무굴제국의 초대 황제 바부르가 ‘바브리 이슬람 모스크’를 세우며 파괴했다고 주장한다. 해서 이곳에 라마 사원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이슬람교는 라마 탄생지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맞서왔다. 1992년 과격 힌두교도들이 바브리 모스크를 파괴하면서 유혈 충돌이 벌어져 2000여명이 숨진 일도 있었다. 그런데 인도 대법원이 9일 아요디아 사원을 둘러싼 분쟁에서 힌두교의 승리를 선언해 비슷한 충돌이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법원은 “아요디아 사원 부지는 본래 힌두교 소유”라며 “부지 2.77에이커(1만 1000㎡) 전체를 힌두교 측에 주고, 이슬람교 측은 모스크를 짓기 위한 5에이커(2만㎡)의 대체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판결했다. 양측은 2002년 소송을 제기했고, 2010년 고등법원은 소송 대상 부지를 힌두교에 2, 이슬람 단체에 1로 나누라고 어정쩡하게 판결했다. 양쪽 모두 대법원에 상고했는데 대법원은 이날 다섯 명의 대법관 만장일치로 고법 판결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고고학 조사 결과 바보리 사원 구조물 아래에 힌두교 사원 유적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힌두교 사원을 세울 수 있도록 해당 부지를 신탁에 넘길 것”이라고 판결했다. 다만 사원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모스크를 파괴하는 일은 법치에 어긋나니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판결 전부터 인도 경찰은 전국의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뉴델리 대법원 주변과 아요디아시에 수천 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또 SNS에 충돌을 선동하는 글을 게시한 사람 등 500명 이상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판결 선고 후 대규모 충돌에 대비해 임시 구치소로 쓸 학교 여러 곳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앞서 트위터에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리든 누군가의 승리나 패배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선고가 인도의 평화와 단결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영국 BBC는 법정 안에서 힌두교도들의 감격에 벅찬 환호성이 들리기도 했고 대법원 밖에서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렸지만 우려와 달리 대체로 평온했다고 전했다. 한편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인도와 파키스탄은 국경을 관통하는 ‘시크교 순례길’을 이날 개통했다. 4.2㎞ 길이의 이 길은 인도 펀자브주(州) 지역에서 파키스탄 쪽 카르타르푸르의 시크교 대표 성지 ‘구르드와라 다르바르 사히브’를 연결한다. 카르타르푸르는 시크교의 교조 나나크가 16세기에 생애 마지막 18년을 보낸 곳이다. 하지만,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 독립한 뒤 인도 시크교도들은 비자 발급에 어려움이 있어왔다. 두 나라는 나나크 탄생 550주년을 맞아 회랑을 개통하고, 하루 5000명의 인도 시크교도가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도록 합의해 이날 700명 이상의 시크교도가 순례길을 통과한다. 모디 인도 총리는 순례길 개통식에서 “인도 시크교도들이 성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협조해준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지난 2월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싸고 전투기를 동원해 군사적 충돌을 벌인 뒤 지난 8월 인도가 자국령 잠무-카슈미르주의 자치권을 박탈하는 등 갈등이 고조된 상태라 이날 개통식이 화해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슈퍼마켓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 가져가면 절도죄 성립될까

    슈퍼마켓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 가져가면 절도죄 성립될까

    독일 여대생 둘이 슈퍼마켓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들을 가방 안에 담았다. 지난해 6월의 일인데 뮌헨 근처 올칭의 에데카 슈퍼마켓에서 못 팔겠다고 판단한 과일, 요거트, 채소 등이었다. 두 사람은 먹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찰관 둘이 나타나 가방 안의 것들을 다시 쓰레기통에 쏟아붓게 하고 절도죄로 기소했다. 검찰은 쓰레기통이 슈퍼마켓 소유이니 이들이 그 안의 것들을 처분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지방법원에서는 유죄가 선고됐다. 그리고 바이에른 최고법원은 항소심에서 프란지스카 슈타인(26)과 카롤린 크루거(28)에게 각각 225 유로(약 28만 7300원)의 벌금형을 유예하고 푸드뱅크의 일손을 8시간 거들라고 판결했다. 이에 두 학생은 8일 카를스루헤에 있는 연방헌법재판소에 상고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둘은 음식 쓰레기를 줄여 사회를 이롭게 하려 했다고 항변했다. 그들은 블로그를 통해 바이에른 최고법원의 판결이 기후 위기의 시대에 우리 삶을 보호하는 일은 다운그레이드이기 때문에 “멍청한” 짓이라고 개탄했다. 베를린의 비정부 조직인 시민권재단(GFF)은 학생들을 돕겠다며 이런 일이라면 카나비스를 소량 소지하는 것처럼 법정으로 끌고 가선 안되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이어도 도둑은 여전히 도둑이냐는 도덕적 질문을 던졌다. 확대 해석하면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은행들을 털어 가난한 이들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로빈후드’가 정당화될 수 있다. 만약 슈퍼마켓이 안 팔린 음식들을 진열대 위에 올려놓고 가져가라고 하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된다.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연방정부 통계를 들어 독일인들이 매년 1200만t의 음식을 버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1800만t으로 본다. 슈퍼마켓이 버리는 음식 양을 줄이고 안 팔린 음식을 자선단체에 전달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입법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두 학생의 재판은 그걸로 끝날지도 모른다. 지난 6월 영국의 주요 음식 업체들은 버리는 음식을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하고 대중의 각성을 촉구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매년 1020만t의 음식과 음료수, 200억 파운드 상당이 낭비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이미 2016년 2월에 이미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슈퍼마켓이 안 팔린 음식을 자선기관이나 가난하거나 필요로 하는 그룹에 기증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르 피가로는 안 팔린 음식 총량이 2015년 3만 6000t에서 2017년 4만 6000t으로 현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대휘 “프듀 조작 논란, 연습생들 노력까지 흐려져 안타깝다”

    이대휘 “프듀 조작 논란, 연습생들 노력까지 흐려져 안타깝다”

    이대휘가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논란과 관련,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상고에서는 SBS 숏폼(모바일) 드라마 ‘몽슈슈 글로벌 하우스’(극본, 연출 박선재)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이대휘, 강민아, 김시은, 크리스티안 부르고스, 장민, 다니엘 힉스가 참석했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데뷔한 이대휘는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태와 관련된 질문에 “이 질문을 (AB6IX) 쇼케이스에서도 받았다. 그때보다 사태가 커졌는데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친구들은 열심히 한 노력까지 흐려지는 느낌을 받아서 너무 안타깝다.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몽슈슈 글로벌 하우스’는 태어난 나라도 살아온 환경도 다른 매력 넘치는 다국적 청춘들이, 글로벌 셰어하우스 ‘몽슈슈 글로벌 하우스’에서 함께 살며 펼쳐가는 로맨스 숏폼드라마다.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틱 장애’ 환자도 장애인…대법 “유사한 장애 찾아 등급 적용”

    ‘틱 장애’ 환자도 장애인…대법 “유사한 장애 찾아 등급 적용”

    신체를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특정 소리를 내는 ‘틱 장애’ 환자도 장애인복지법 적용을 받는 장애인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A씨가 경기도 양평군을 상대로 낸 장애인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현행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 따르면 틱 장애 환자는 장애인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조항 중에서 틱 장애와 유사한 유형을 찾아 장애등급을 부여하라는 취지다. A씨는 초등학교 2학년 무렵부터 틱 장애를 앓았다. 2005년 4월 병원에서 음성 틱(소리를 내는 틱)과 운동 틱(신체를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틱)이 함께 나타나는 ‘투렛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입원 치료와 약물치료 등을 꾸준히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아 학업 수행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A씨는 2015년 7월 틱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등록 신청을 했다. 그러나 양평군은 ‘틱 장애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서 정한 장애의 종류 및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은 지체장애인, 시·청각장애인, 지적장애인 등 장애 기준을 15가지로 규정해놨는데 틱 장애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에 A씨는 ‘틱 증상이 심각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음에도 장애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며 행정 소송을 냈다. 1심은 “일정한 종류와 기준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장애인복지법의 적용 대상으로 삼아 우선적으로 보호하도록 한 것이 평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틱 장애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은 행정입법 부작위(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로 인해 합리적 이유 없이 장애인으로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도 “A씨의 장애가 시행령 조항에 규정돼 있지 않다는 이유만을 들어 장애인등록 신청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는 A씨가 지닌 장애와 가장 유사한 장애 유형 규정을 유추 적용해 A씨의 장애등급을 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교복 입은 캐릭터 나오는 음란 만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봐야”···하급심 뒤집은 대법,

    “교복 입은 캐릭터 나오는 음란 만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봐야”···하급심 뒤집은 대법,

    대법원 “복장과 배경 등을 보면 설정 나이 19세 미만 알 수 있어” 1, 2심은 “외모나 신체 발육 상태를 보면 성인 캐릭터로 볼 여지도”교복을 입은 인물이 등장하는 음란 애니메이션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이 결론냈다.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임모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임씨는 파일공유 사이트 파일노리의 운영자로 2010년 5월~2013년 4월 사이트 이용자들이 음란한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업로드하거나 삭제 등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 판매 수익금을 일정비율에 따라 나눠 가진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에서 재판부는 아청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교복과 유사한 형태의 옷을 입은 여자 캐릭터들이 성행위를 하는 영상이 포함됐지만 등장인물의 외모나 신체발육 상태로 볼 때 성인 캐릭터로 볼 여지도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1심 법원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 방조죄만 유죄로 보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특정 신체부위가 성숙하게 묘사돼 있다고 하더라도 복장과 배경, 상황 설정 등으로 표현물들에 설정한 나이는 19세 미만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명백하게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에도 대법원은 교복 차림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판결 내린 바 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탄핵 시계 빨라지는 트럼프

    탄핵 시계 빨라지는 트럼프

    하원 탄핵조사 녹취록도 첫 공개탄핵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법원의 납세자료 제출 판결과 20여년 전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고소 등이 이어지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뉴욕 맨해튼 제2연방항소법원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측 회계법인에 대해 8년치 납세자료를 내라며 1심과 같이 뉴욕주 검찰 손을 들어줬다. 항소법원은 현직 대통령이 면책특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주 검찰이 제3자(회계법인)로부터 납세자료를 제출받는 것을 막거나 대통령 퇴임 후 기소를 못 하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즉각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전직 수석보좌관인 마이클 매킨리의 미 하원 탄핵조사 증언 녹취록이 처음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트럼프 진영의 우크라 압박 정황과 공직자들의 우려, 실망감 등이 담겼다. 여기에 20여년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미 저명 칼럼니스트 진 캐럴(75)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폭력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커리어와 명성을 훼손했다며 이날 뉴욕 법원에 그를 고소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조사와 세금, 성폭행 문제 등은 시한폭탄”이라며 “각종 의혹이 내년 대선까지 이어지면서 재선 캠프를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군산 동거여성 살해범 징역 16년 확정

    함께 살던 지적장애 여성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주범 2명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상해치사·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3)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24)씨는 징역 11년을 확정받았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5월 12일 오전 9시쯤 전북 군산의 한 원룸에서 ‘청소를 하지 않았다’며 지적장애 3급 여성 C씨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묻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작년 가출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함께 살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능력이 없던 C씨는 생활비를 면제받는 대신 청소와 설거지 등 살림을 도맡아 했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라거나 ‘집안이 더럽다’는 이유 등으로 동거인들로부터 수시로 폭행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폭행으로 C씨가 숨지자 시신을 집에서 20㎞가량 떨어진 야산에 묻었으며, 작년 7월 말 폭우로 매장지 토사가 일부 유실되자 시신을 들판에 다시 매장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수시로 폭행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 구호 조치가 없었고 시신을 매장한 피고인들의 범행은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8년과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들이 범행을 반성하고,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각각 징역 16년과 징역 11년으로 감형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재명 “위헌심판제청 신청, 도지사 오래 하려는 꼼수 아니다”

    이재명 “위헌심판제청 신청, 도지사 오래 하려는 꼼수 아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처벌 근거 법률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최근 대법원에 위헌심판 제청 신청을 낸 것과 관련, 4일 “도지사를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하려고 ‘꼼수’를 쓴다든지 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에서 2020년 예산안을 브리핑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대법원에 위험심판 제청을 신청한 것이 임기를 늘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는 질문에 “단언하는데 재판이 이것 때문에 지연되거나 할 일은 없다”며 일각의 ‘꼼수’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다만 “변호인들이 이 문제를 지적한 핵심적 이유는 재판부의 유죄 판단에 법리상 문제가 많다는 판단에서였다”면서 “작년 6·13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상대방이 묻지 않은 것을 두고 저보고 왜 그때 스스로 말하지 않았느냐. 말을 안 했으니까 거짓말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2심) 재판부의 유죄 판단에 대해 분명히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 김경수 경남지사와 회동한 것을 두고 논쟁이 있다는 질문에도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저도 촛불 정부의 일원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갈망하고 있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김경수 지사도 민주당의 소중한 자원이고 함께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해야 하기에 만난 것이다. 쇼가 아니라 실제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다. 함께 손잡고 가야 할 동지들”이라고 민주당의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대법원 심리를 앞두고 각계의 선처호소 탄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하는 분이 많고 기대해주는 분도 많아 감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오늘 이런 상황에 부닥친 것도 제 업보 아니겠냐. 남 탓 할 것 없다”며 “법이라는 것은 상식 아니냐. 현재 처한 상황을 최선을 다해 대처하고 결정은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 사필귀정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이 지사는 지난 1일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냈다. 이 지사가 제청을 신청한 조항은 공직선거법 250조 1항(허위사실공표죄)과 형사소송법 383조(상고이유)다. 허위사실공표죄 규정에 담긴 ‘행위’와 ‘공표’라는 용어의 정의가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등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또 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선 무효, 5년간 피선거권 박탈 등 사실상 정치적 사망을 선고받는데도, 양형 부당을 다툴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두지 않고 있어 최소침해 원칙 등에 반한다는 것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재명 “위헌심판 제청, 도지사 오래 하려 꼼수 쓰는 거 없다”

    이재명 “위헌심판 제청, 도지사 오래 하려 꼼수 쓰는 거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처벌 근거 법률에 대해 최근 대법원에 위헌심판 제청 신청을 낸 것과 관련, 4일 “도지사를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하려고 ‘꼼수’를 쓴다든지 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에서 2020년 예산안을 브리핑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대법원에 위헌심판 제청을 신청한 것이 임기를 늘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는 질문에 “단언하는데 재판이 이것 때문에 지연되거나 할 일은 없다”면서 ‘꼼수’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다만 “변호인들이 이 문제를 지적한 핵심적 이유는 재판부의 유죄 판단에 법리상 문제가 많다는 판단에서였다”면서 “작년 6·13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상대방이 묻지 않은 것을 두고 저 보고 왜 그때 스스로 말하지 않았느냐. 말을 안 했으니까 거짓말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2심) 재판부의 유죄 판단에 대해 분명히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이 지사는 지난 1일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냈다. 이 지사가 제청을 신청한 조항은 공직선거법 250조 1항(허위사실공표죄)과 형사소송법 383조(상고이유)다. 허위사실공표죄 규정에 담긴 ‘행위’와 ‘공표’라는 용어의 정의가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등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또 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선 무효, 5년간 피선거권 박탈 등 사실상 정치적 사망을 선고받는데도, 양형 부당을 다툴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두지 않고 있어 최소침해 원칙 등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 김경수 경남지사와 회동한 것을 두고 논쟁이 있다는 질문에도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저도 촛불 정부의 일원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갈망하고 있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면서 “김경수 지사도 민주당의 소중한 자원이고 함께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해야 하기에 만난 것이다. 쇼가 아니라 실제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다. 함께 손 잡고 가야 할 동지들”이라고 민주당의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스피 좋은 흐름… 박스권 깨려면 기업실적 개선이 관건”

    “코스피 좋은 흐름… 박스권 깨려면 기업실적 개선이 관건”

    미중 무역갈등 완화에 美금리 인하 호재 내년 상반기까지 단기적인 유동성 장세 기업실적, 기저효과로 좋아질 가능성도 연말까지 상단 2200선… 내년 상고하저 IT주 주목… 조선·화장품·게임주도 관심 코스피가 한 달여 만에 2100선을 회복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는 대외적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인은 지루한 ‘박스피’(박스권+코스피)를 벗어나 한 단계 더 상승하려면 기업 실적 개선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국내 증시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72포인트(0.80%) 오른 2100.20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1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9월 24일(2101.04) 이후 처음이다.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코스피가 박스권을 깨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코스피가 좋은 흐름을 이어 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협상이 방향을 잡아 가고 있기 때문에 수출이 회복되며 나타나는 기업이익 증가가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 1900~2200선에서 답답한 박스권을 보인 코스피가 10%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짧은 경기 회복이 나타나면서 내년은 ‘상고하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면서 “미국 금리인하 등의 영향으로 단기적인 유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에 올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부터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아지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국내 수출지표 등이 나쁘게 나와도 시장에서는 ‘바닥을 쳤다’고 해석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로 기업실적 개선을 꼽았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국내 기업 실적이 많이 하향조정됐는데, 올해는 하향조정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미중 무역협상이 주요 변수였다면 내년엔 기업 실적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진한 편인데,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연말까지 코스피 상단을 2200선으로 제시했다. 주목할 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박 센터장은 “연말까지 단기 밴드는 2000~2250선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최 센터장은 “경기 민감 주인 IT, 조선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고 최근 중국과 관계가 나아져 화장품, 게임주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 센터장은 “업종별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실적이 괜찮아지는 기업별로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소변서 마약 성분 검출됐어도 무죄… 왜?

    대법 “영장 기재 혐의와 무관” 원심 확정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통해 확보한 소변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더라도 당초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유죄 인정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2)씨의 상고심에서 필로폰 투약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필로폰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이 확정됐다. 김씨는 지난해 6월 21~25일 사이 부산 모처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앞서 수사기관은 같은 해 5월 29일 필로폰 수수 및 투약 혐의로 김씨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약 한 달이 지난 6월 25일에야 영장을 집행해 김씨의 소변을 확보했다. 검사 결과 마약 성분이 검출됐지만 이 결과는 5월의 투약 혐의와 연결 지을 수 없는 것이었다. 소변에서 마약이 검출될 수 있는 기간은 투약 후 4~10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5월 범행’은 필로폰 수수 혐의로, ‘6월 범행’은 투약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두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했으나 2심은 “영장주의 원칙상 적어도 영장 발부 전에는 해당 혐의 사실이 존재해야 하는데 필로폰 투약은 영장 기재·발부 시점보다 한 달 뒤 발생한 범죄”라고 투약 혐의를 무죄 판결했다. 대법원도 “마약 투약은 범행 일자가 다를 경우 별개 범죄로 봐야 한다. 공소사실 역시 범행 사실, 투약 방법, 투약량이 특정되지 않아 영장 기재 혐의와 객관적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전쟁 때 美 포격으로 사망… 재심서 국가배상 판결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포격으로 숨진 민간인의 유족이 재심 끝에 국가 배상을 받게 됐다. 과거사 사건에 대해 민법상 소멸 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지난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판결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7부(부장 김종호)는 방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4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방씨는 1950년 9월 경북 포항의 송골 해변에서 미 해군 ‘헤이븐호’의 포탄에 아버지와 동생을 잃었다. 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방씨의 아버지와 동생이 ‘포항 미군함포 사건’의 희생자라고 결정했다. 이에 방씨가 소송을 냈지만 1심은 사격 명령을 내리고 실시한 주체가 모두 미군이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은 포격이 “피란민에 북한군이 섞여 있다”는 이유로 국군이 요청한 결과라며 방씨 손을 들어 줬다. 상고심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판결을 뒤집었고 이는 2016년 파기환송심을 거쳐 확정됐다. 그러나 헌재는 지난해 8월 민법상 소멸시효를 과거사 피해자의 국가배상 청구권에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위헌 결정을 했다. 결국 방씨는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승소했다. 헌재의 결정이 법 조항(단순 위헌)이 아닌 법률상 해석(한정 위헌)에 대한 것이라 구속력이 없다고 주장하던 국가는 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당선무효형 불합리” 대법 코앞서 브레이크 건 이재명

    “당선무효형 불합리” 대법 코앞서 브레이크 건 이재명

    대법 이르면 이달 내 최종 결론 예정 신청 인용 땐 상고심 장기화 가능성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난 1일 대법원에 공직선거법 250조 1항와 형사소송법 383조 4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냈다. 이 지사 측은 허위사실 공표죄를 규정한 선거법 250조 1항에서 ‘행위’와 ‘공표’의 개념이 모호해 후보자 등의 발언은 물론 하지 않은 발언까지 해석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자의적일 수 있어 헌법상 명확성 원칙,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 조항은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 문서 등의 방법으로 공표된 허위 사실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데 쉽게 말해 “친형 강제 입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까지 처벌 대상에 올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또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해서만 대법원에서 양형부당으로 다툴 수 있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383조가 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와 피선거권 박탈 등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나는 만큼 선거법에 대해서도 대법원에서 양형부당으로 다툴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지사의 신청에 대해 이르면 이달 안에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의 상고심은 원심 판결이 있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 지사의 상고심 판결 법정 기한은 다음달 5일이다. 이 지사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게 되면 기한 안에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 반면 이 지사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로 사건이 넘어가면 이 지사의 상고심은 장기화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이 피고인의 신청을 인용해 직접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경우는 1989년 이후 12건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드물다. 친형을 강제로 입원시키는 등 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지사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가 지난 9월 6일 수원고법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판단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지사의 상고심은 노정희 대법관이 주심을 맡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2회] ‘한솥밥’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사이의 경계…모호하거나 명확하거나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2회] ‘한솥밥’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사이의 경계…모호하거나 명확하거나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사이에는 ‘선’이 있다. 한 건물에 머무는 선후배 법관들의 업무가 재판과 사법행정으로 나눠지면서 이들 사이엔 벽이 요구된다. 그러나 과연 완벽한 분리가 가능했을까. 식사를 같이 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참고하도록 보고서를 주고받으면서 경계가 흐려지진 않았는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법정은 많은 전·현직 법관들에게 이 부분이 집요하게 묻는다. 그리고 많은 판사들은 식사와 메일, 전화통화, 가벼운 대화 속에서도 선은 넘어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1회 재판에서는 지난달 25일 증인으로 출석했던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홍 부장판사는 2013~2016년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뒤 2017년 8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으로 일했다. 그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던 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상고심 관련 외교부에 ‘절차적 만족감’을 줘야한다며 의견서를 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등 재판 관련 언급이나 관련된 보고서를 전달받은 것이 지난 증인신문에서도 쟁점이 됐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사이에 ‘재판’이 오고가며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검찰은 물었고 홍 부장판사는 그런 영향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도 이날 홍 부장판사와의 증인신문을 통해 대법원 재판이 영향을 받았거나 특히 대법원장이 직접 재판에 영향을 주도록 지시한 적은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증인께서는 대법원장이 특정 사건의 선고가 나면 보고를 해달라고 한 지시를 들었거나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증인이 경험한 바에 따르면 대법원장이 다른 대법관들보다 상급자이기 때문에 전원합의체 회부에 주저하거나 전합에 회부하는 게 맞으니 내 뜻대로 해야한다는 등의 일이 있었습니까?” (변호인) “그런 적은 없으셨습니다.” (홍 부장판사) “증인이 근무하는 동안 양승태 피고인이 증인이나 다른 재판연구관에게 전합 사건이 아닌 다른 특정사건의 검토를 지시한 것을 경험한 바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양승태 피고인이 대법원장으로서 전합 사건 외의 대법원 재판에 관여하는 것을 들어본 적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양승태 피고인이 특정 재판의 결과와 사법부의 정책적 목표를 결부지어서 언급하는 것을 듣거나 전해들은 기억이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강제징용’ 재상고 주심 대법관의 ‘말씀정리’ …유일하게 잃어버린 메일 1통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중에는 강제징용 사건의 주심이던 김용덕 대법관을 상대로 외교부 의견을 전달하는 등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 2013년 8~9월쯤 접수된 강제징용 사건 재상고심의 주심은 2014년 6월에야 김 대법관으로 지정됐다. 피고인 전범기업 측의 상고이유서가 그해 5월에서야 접수됐기 때문이다. 주심 대법관이 지정되자 양 전 대법원장이 ‘김 전 대법관에게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2년 판결이 확정되면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거나 국제법적으로 문제될 것’이라며 사건의 방향과 결론을 언급해 김 전 대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침해했다는 게 검찰이 지적한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사실이다. 검찰은 그 근거 중 하나로 2014년 12월 김 전 대법관이 강제징용 사건 담당 재판연구관이었던 황진구 부장판사에게 건넨 2012년 판결의 재검토 지시를 제시했다. 그 뒤 행정처에서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해 국가기관 등의 참고인 의견서 제출제도가 도입됐고, 외교부가 재판부에 의견서를 낼 것을 기다리며 재판이 2년 넘게 지연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황 부장판사가 홍 부장판사에게 2014년 12월 31일 보낸 ‘김용덕 대법관님 말씀정리’ 메일에 담긴 첨부파일 속에 김 전 대법관의 2012년 판결 재검토 지시 방안이 들어있는 만큼 홍 부장판사도 이미 강제징용 사건의 파기환송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홍 부장판사는 김 전 대법관의 지시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김 전 대법관이 이 사건을 공동조(특정 대법관에 전속된 재판연구관이 아니라 여러 대법관들이 심리하는 사건을 공동으로 검토하는 재판연구관)에서 검토하라는 지시를 듣고 ‘대법관님께서 의문을 갖고 계시는구나, 사건처리가 힘들어지겠구나’ 생각했을 뿐”, “보통 공동조에 보내지면 심층검토를 할 것이고, 그럼 결론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일반적인 내용만 설명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홍 부장판사는 대법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메일을 삭제하지 않아 지난해 검찰 조사 당시 7000여개의 메일이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했다. 행정처에서 메일 서버의 보존을 위해 ‘메일함을 정리하지 않으면 메일이 자동적으로 삭제될 것’이라는 취지의 공지를 하며 주기적으로 메일을 삭제할 것을 권고했지만 메일이 자동적으로 삭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한 차례도 삭제하지 않고 모든 메일을 그대로 보관했다는 것이다. 홍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를 받으며 이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전체 메일을 검사와 함께 확인했다. 이 가운데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된 메일을 선별해 임 전 차장을 비롯해 17명과 주고받은 이메일 1487개가 추출됐다고 한다. 검찰은 홍 부장판사와 함께 1487개의 메일을 일일이 열어보며 다른 사람들의 진술과 상황 등을 맞춰보며 조사를 이어갔다고 한다. 홍 부장판사가 기억하지 못한 메일의 내용은 해당 메일의 발신인이나 수신인의 메일함에 담겨있던 메일과 그들의 진술로 퍼즐이 맞춰졌다. 그런데 1487개 메일 가운데 2014년 12월 31일자, 황 부장판사가 보낸 ‘김용덕 대법관님 말씀정리’ 메일 딱 하나만 퍼즐이 맞지 않았다. 홍 부장판사의 메일함에도, 홍 부장판사의 기억에도 해당 메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평소 이메일을 삭제하지 않은 증인이 유독 이 이메일만 삭제한 것은 그만큼 너무나 부적절하고 이례적인 이메일이어서 그대로 놔둔 것은 불안하다고 생각해서 삭제한 것 아닌가?” 물었다. 그러나 홍 부장판사는 “그 메일은 제가 황 부장판사에게 ‘이 사건은 국민들에게 쟁점을 공개하고 빠른 시일 내에 공개변론을 열어 각게각층의 의견을 신중하게 들어야 한다고 기재해서 그게 저한테는 유리한 내용이 있다”며 자신이 메일을 삭제하지 않았고 검찰의 메일 조사 과정에서 누락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부장판사가 보낸 메일 속 첨부파일의 문건에는 김 전 대법관이 언급한 강제징용 사건의 쟁점들과 함께 홍 부장판사의 의견이 말미에 담겼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대법관은 황 부장판사에게 ‘청구권협정 관련 환송 판결의 판단은 쉽게 수긍하기 어려움’, ‘환송판결이 잘못이었다고 하지 않으면서도 청구권협정으로 인해 원고들(강제징용 피해자)이 직접 일본국이나 일본 회사를 상대로 청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숙제임. 방법을 찾아보아야 함’, ‘소멸시효 문제를 어떻게 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를 시뮬레이션해 볼 필요가 있음’ 등의 검토 지시를 했다. 홍 부장판사는 “그 메일이 없었으면 오히려 제가 곤란해졌을 것”이라며 메일을 지울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일상적인 제목도 아니고 대법관님 말씀을 파일로 정리했다는 내용의 메일인데 제목을 보는 순간 열어보겠고, 본문을 보는 순간 첨부파일을 열어보지 않으면 김 전 대법관이 뭐라고 말했는지 알 수 없어 당연히 주의깊게 열어봤을 것 같은데 아니었나”라는 검찰의 물음에도 “재판연구관이 (사건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면 그것을 제가 (대법관에게 전달하기 위해) 꼼꼼하게 읽고 법리적 문제가 있는지 치밀하게 검토하는데, 보고서가 오기 전에는 쟁점이 뭔지 읽어볼 필요도 없다. 실제로 강제징용 사건 보고서가 저에게 오지도 않았고, 검토하지도 않을 사건의 쟁점을 미리 제가 열심히 읽어볼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식당에서 대법원 사건 얘기 안 한다”면서도 “임종헌 언급 이례적인 건 아냐” 홍 부장판사가 ‘크게 관심을 갖지도, 깊이있게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대충이나마 내용을 알고 진행방향을 짐작하고 있던 건 임 전 차장 때문이었다. 임 전 차장이 ‘절차적 만족감’이나 ‘국제사법재판소에 갈 수 있다’는 등의 강제징용 사건에 대한 이야길 꺼낸 것이 대법원 전용 구내식당 또는 전화통화에서였다고 홍 부장판사는 말했다. 식당에서가 아니면 만날 일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홍 부장판사는 행정처 실장과 부장판사급 심의관,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 등 14명만 드나드는 전용식당에서 대법원에서 재판 중인 사건의 이야기를 평소에는 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14명 중 행정처 인사가 12명이어서 그 안에서 대법원 사건을 거론하는 것은 극히 드물었다는 것이다. 그 드문 일 중 두 번이 임 전 차장에게서 있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홍 부장판사는 “두 번이지만 간격이 8개월인가 그랬다”면서 “식당에서 법률적 쟁점도 제가 얘기했을 수도 있고, 대법원에서 돌아가는 사건이 아니면 궁금해하는 쟁점이나 견해를 물어볼 수도 있고,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장시간 하는 이야긴데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서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과의 증인신문에서는 식당에서조차 ‘선’이 지켜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 업무와 재판 업무 사이가 모호했던 것으로 기억합니까?” (변호인) “경계가 모호하다는 게 무슨 의미입니까?” (홍 부장판사) “정보가 서로 간에 많이 오가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 사적으로 인사하고 식당을 같이 이용하지만 업무적으로 연락할 일이 없는 상태라면 경계가 명확한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변호인) “연구관들은 자기 사건 보고서를 쓰고 그 때 심의관들과 상의할 일은 없고요. 기수도 차이가 나고 해서 행정처와 논의할 일은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대법원 건물 안에 행정처도 같이 있고 식당이 한 군데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보면 증인이나 선임재판연구관이나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직급이고 그에 맞춰 행정처 실장이 고등부장 판사급이어서 같은 자리에서 식사하는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식사하시면서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행정처 관계자는 정책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변호인) “행정처 부장, 실장이 훨씬 많고 행정처 간부가 10여명이고 대법원 간부가 2명입니다. 대부분 대화는 행정처 사담이겠죠. (대법원 간부인) 두 사람이 대법원 사건 얘기를 꺼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홍 부장판사) 다만 홍 부장판사는 민사사건 가운데 등기나 호적, 공탁과 같은 실무적인 사건 처리에 대해선 행정처 심의관들이 훨씬 전문적이고 능숙해서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행정처에 자료를 요청했다고 했다. 또 행정처 심의관 가운데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있어 논문을 작성하거나 깊이 연구를 했다면 그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재판연구에 도움을 받았다고도 했다. “재판연구관이 현안 자료를 얻기 위해 행정처에 연구자료를 요청한 것이 특이하고 이례적인가“라는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질문에 “요청한 경우가 꽤 있었다. 검토 사건에 대해 최대한 많은 자료를 수집해 검토하는 것이 법관의 보편된 자세로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부장판사는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뒤 2016년 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을 지냈다. 그리고 지난해 대법원은 홍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고 무혐의로 결론났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해 홍 부장판사의 징계사건과 관련된 내용도 거론됐다. “동기 법관들은 법원장으로 인사발령을 받았고 증인은 법원 내부의 인사순위에서 법원장 발령의 선순위에 있던 것으로 아는데 법원장으로 인사발령이 나지 않은 이유를 아느냐”는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물음에서부터다. 홍 부장판사는 올해 초 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법원장으로 보임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제 생각에도 발령이 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오랫동안 비재판 업무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남은 기간에 그래도 재판 업무를 하기를 희망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내년에도 법원장 보직을 희망하지 않고 계속 재판부에서 일할 생각입니다. 차장님의 전화를 받고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자신을 법원장으로 발령 내지 않는) 취지가 저를 보호하는 취지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지방법원장(윤성원 전 사법지원실장)이 특별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문제가 된 게 없는 데도 언론에서 상당히 공격을 받고 사직한 상태였고 바로 그 인천 자리에 제가 가야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다음에 (법원장으로) 나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차장님이 설명했고 저도 그 말씀을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홍 부장판사가 징계에 넘겨진 것은 이른바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연구회 내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와해를 위한 방안으로 추진된 ‘중복가입 해소조치‘ 시행에 관여했다는 이유였다. 2017년 1월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의 주재로 열린 회의(처장회의)에서 연구회를 최초에 가입한 연구모임 외에는 중복으로 가입하지 못하도록 해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축소시키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 회의에 참석한 홍 부장판사는 징계에 넘겨졌지만, 이 회의에서 자신이 중복가입 해소조치 시행에 반대했다는 게 밝혀져서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판사들이 많이 싫어할 것 같고, 탄압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게 그 자리에서는 그나마 강한 반대 목소리였던 것이다. 이날 법정에서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고 전 대법관은 중복가입 해소조치에 오히려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는 점을 밝히려 했다. “당시 회의에서 고영한 피고인이 ‘무슨 논리로 (국제인권법연구회를) 막을 수 있겠느냐’고 하지 않았나”, “정 조치를 해야한다면 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가 끝나고 3월 이후에 하자고도 했다던데” 등의 질문을 변호인이 이어갔지만 홍 부장판사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반복했다. 다만 “처장님이 많이 망설인 건 맞다”고 덧붙였다.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지난해 5월 법원행정처장 임기를 끝낸 고 전 대법관의 환송 만찬에서의 대화를 소개했다. 이민걸 전 기획조정실장이 “처장님 말씀을 들었으면 이런 사태가 없었을 텐데 죄송하다. 임 전 차장이 주장하는 것마다 모두 하지 말자고 해서 임 전 차장의 면이 너무 서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중 중복가입 해소조치가 가장 시행할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만찬에 임 전 차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홍 부장판사는 “이 전 실장이 고 전 대법관에게 미안하다고 한 것은 들었다”면서도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나향욱 “민중은 개·돼지” 보도한 언론사 상대로 패소 확정

    나향욱 “민중은 개·돼지” 보도한 언론사 상대로 패소 확정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초래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경향신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등의 청구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나향욱 전 기획관이 경향신문을 상대로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경향신문은 2016년 7월 나향욱 전 기획관이 기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이후 파면된 나향욱 전 기획관은 경향신문 보도가 허위사실이라면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기사에서 보도된) 발언을 들었다는 기자들의 진술 외에도 법원에 제출된 녹음테이프를 토대로 당시 오간 대화 흐름을 보면 해당 발언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도 “전반적 내용으로 보면 기사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는, 당시 상황을 적절하게 보도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원고 측의 반론이나 의견도 충분히 기사에 반영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해 나향욱 전 국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기사에 기재된 사실적 주장이 허위라는 원고의 정정보도 청구를 기각한 원심에 잘못이 없다”면서 “교육부 고위공직자의 사회관과 대국민 자세, 오만함 등을 비판하려는 공익적 목적에서 기사를 게재한 보도에 위법성이 없어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부분에도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나향욱 전 기획관은 교육부를 상대로 낸 파면 징계 불복 행정소송에서는 최종 승소했다. 1·2심 재판부는 나향욱 전 국장의 비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파면은 과하다는 취지로 판결했고, 교육부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지난해 3월 파면 징계 취소가 확정됐다. 나향욱 전 국장은 현재 복직해 교육부 산하 중앙교육연수원 연수지원협력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8년간 호화 도피’ 최규호 前 교육감 징역 10년 확정

    ‘8년간 호화 도피’ 최규호 前 교육감 징역 10년 확정

    뇌물을 받고 8년 동안 ‘호화 도피’를 하다 붙잡힌 최규호(72) 전 전북교육감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사기,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교육감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에 추징금 3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전북교육감을 지낸 최 전 교육감은 재직 시절인 2007년 전북 김제의 한 골프장을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봐준 대가로 3차례에 걸쳐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수사 초기인 2010년 9월 잠적한 최 전 교육감은 도주 8년 2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인천 연수구의 한 식당에서 검거됐다. 검찰 조사 결과 최 전 교육감은 다른 사람의 인적 사항을 이용해 병원 진료를 받고 테니스·골프·댄스 등 취미 생활을 하며 생활비로 매달 700만원 이상 쓴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최규성(69) 전 농어촌공사 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보좌진 급여 반납’ 황영철 의원직 상실

    ‘보좌진 급여 반납’ 황영철 의원직 상실

    보좌진 월급을 돌려받아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선 황영철(54)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실형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잃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는 31일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치자금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이 상실된다.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돼 내년 총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황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자신의 보좌관, 비서관 등의 월급을 일부 반납받아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로 쓰는 등 2억 8000여만원의 정치자금을 부정수수한 것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6년 5월부터 1년간 16차례에 걸쳐 경조사 명목으로 290여만원을 지역구 군민에게 기부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체계적 방법으로 정치자금를 불법수수했고 조직적으로 자금을 써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공정한 선거를 실현하려는 관련법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00만원, 추징금 약 2억 8799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정치자금 부정수수 등 일부 혐의를 무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추징금도 약 2억 3909만원으로 낮아졌다.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재명 처벌 선거법 조항 위헌 소지”...총선출마 예정자들 헌법소원 청구

    “이재명 처벌 선거법 조항 위헌 소지”...총선출마 예정자들 헌법소원 청구

    내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근거가 된 공직선거법 일부 조항 등이 위헌이라며 31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백종덕(변호사)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 등 민주당 경기도 내 지역위원장과 당원 3명은 이날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에 공직선거법 250조 1항과 형사소송법 383조 등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냈다고 밝혔다. 청구인들은 “선거법 250조 1항 ‘행위’와 관련해 행위의 범위를 예측할 수 있고 합리적인 정도로 제한하지 않다 보니 후보자의 적법한 직무 행위조차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비상식적 판결이 불거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근거로 이 지사 항소심 재판부가 ‘행위’의 범위를 지나치게 포괄적·개방적으로 해석해 ‘불법한 직무’ 행위를 부정한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적법한 직무’ 행위조차 숨기려 했다고 보고 1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어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선거법 250조(허위사실공표죄) 1항은 당선되거나 당선 목적으로 연설·방송 등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재산·‘행위’ 등에 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청구인들은 “허위사실공표죄 ‘행위’ 부분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후보자 등의 일상행위 중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종류나 범주, 유형, 적법 또는 불법 행위를 말하는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허위사실공표죄 법문의 ‘공표’ 역시 그 방법이나 유형 대상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그러다 보니 이 지사 항소심 재판부도 이 지사가 어떤 사실을 표현하지 않았는데도 추론을 통해 ‘반대 사실을 표현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고 유죄 판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 항소심 재판부는 이 지사가 작년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경기지사 후보 TV 합동토론회 등에 나와 고 이재선 씨 강제입원 절차 개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지만, 발언의 전체 취지 등을 고려하면 이 절차가 일부가 진행됐는데도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했다. 이들은 현행 법률 체계의 상고 규정도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봤다. 청구인들은 “형사소송법 383조는 징역 10년 이상 무기 사형에 해당하는 형의 선고 외에 상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선거법은 벌금 100만원 이상 형에 대해서만 상고를 허용해 평등권과 재판청구권,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선 무효, 5년간 피선거권 박탈 등 사실상 ‘정치적 사형’을 선고받는 것인데도 당사자는 양형을 다투는 상고조차 불가능해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청구인들은 헌법재판소가 결과를 내놓을 시기를 묻는 질문에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 이상 걸려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는 지난 9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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