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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기밀 반출 압수수색 영장 4일만에 기각…그 사이 자료 파기돼

    대법원 기밀 반출 압수수색 영장 4일만에 기각…그 사이 자료 파기돼

    대법원 재판 기밀자료를 무더기로 불법 반출한 전직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4일 만에 기각됐다. 그 사이 해당 변호사는 문제된 문건을 모두 파기했다. 검찰 쪽에선 법원이 사실상 증거인멸을 도운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7일 대법원 재판 기밀자료를 무단반출한 혐의를 받는 유해용(52)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차관급)의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1개 자료를 제외하고는 이날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유 전 연구관이 법원에서 퇴직할 때 다른 상고심 사건에 대한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와 판결문 초고 수백 건을 가지고 나온 사실을 파악했다.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기밀자료가 불법 반출됐다는 검찰의 압수수색 사유에 대해 “대법원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나 죄가 되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유 전 연구관이 반출·소지한 자료를 수사기관이 압수수색해 취득하는 것은 재판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는 사유도 제시했다. 이를 두고 검찰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확정도 되기 전인 압수수색 단계에서 어떠한 죄도 안된다고 단정하는 영장판사의 판단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검찰은 불법반출 문건의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자 법원행정처에 공문을 보내 유 변호사를 고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거절했다. 검찰은 혐의 입증 자료를 보강해 유 전 연구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골 판사’ 박보영, 첫 출근날 쌍용차 해고노동자 면담 거부

    ‘시골 판사’ 박보영, 첫 출근날 쌍용차 해고노동자 면담 거부

    2009년 사측의 정리해고 이후 올해로 9년째 복직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10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보영 전 대법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날은 대법관 퇴임 후 시·군 법원의 원로 법관(일명 ‘시골 판사’)을 자청해 맡게 된 박 전 대법관이 여수시법원에 처음 출근한 날이다. 하지만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박 전 대법관을 만나려고 하는 것은 2014년 11월 13일 대법원 선고와 관련이 있다. 그날 대법원 3부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해고는 무효”라면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2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 3부의 주심이 박 전 대법관이었다. 쌍용자 해고노동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고는 무효라고 선고한) 2014년 2월 7일 서울고법 판결문을 들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면서 “빨간 펜도 준비했습니다. 어려운 법률용어 써도 좋습니다. 밑줄 그어가며 설명해 주십시오.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한 이유와 회계조작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와, 그로 인해 서른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는 보편타당한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박 판사에게 지난 과오가 있음을 추궁하러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다. 변화를 만들고 싶어서 왔을 뿐입니다”라면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때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늘 경험했고, 경험하고 있습니다. (중략)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를 만나주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VIP(박근혜)와 BH(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협조해 온 사례”로 ‘철도노조 파업’ 사건과 함께 이 사건의 파기환송 판결을 꼽으면서 ‘재판거래’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하지만 박 전 대법관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검은색 관용차를 타고 출근한 박 전 대법관은 경찰과 경호인력의 경호를 받으며 곧장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법관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의 김득중 지부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재판에서 해고가 왜 정당했는지 이유를 듣고 싶어서 박 전 대법관을 만나고 싶었지만 판사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면서 “박 전 대법관의 입장을 확인할 때까지 여수시법원 앞에서 집회나 1인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檢, 대법원·행정처 연결한 ‘재판거래 키맨’ 조사

    대법원 기밀 문건 유출도 수사 불가피 김현석 수석재판연구관 조만간 소환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9일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유 전 연구관과 함께 근무한 김현석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연구관은 2016년 6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이 작성한 ‘통진당 사건 전합 회부에 관한 의견’(대외비) 문건을 대법원 해당 재판부에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의료진 김영재 원장 측의 특허소송 상고심 관련 정보를 행정처에 넘긴 의혹도 있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과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이 소송 관련 자료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된 후 사법부는 ‘대법원과 행정처는 완전히 분리돼 있는 별개 조직’이라고 항변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재판연구관실 총책임자인 유 전 연구관과 법원행정처 실무 총책임자인 임 전 차장이 문건을 주고받은 정황으로 미뤄 유 전 연구관을 재판거래 과정에서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의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현재 변호사로 개업한 유 전 연구관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법원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와 판결문 초고 수백건을 가지고 나온 사실을 파악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현재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유 전 연구관 근무 당시 선임재판연구관이었던 김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 연구관은 2016년 당시 통진당 문건을 유 연구관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변호사인 유 전 연구관이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재판 문건을 어떻게 갖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연구관에 대해 대법 기밀자료를 유출하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조만간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대법원 검토보고서 등을 갖고 나온 사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행정처에 유 전 연구관을 고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행정처가 거부했다. 행정처는 관련 문건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고발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백건의 기밀 자료를 유출한 행위에 대해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대법 “육군3사관생도, 외박 중 술 마셨다고 퇴학은 위법”

    금주 의무를 어기고 외박 중에 술을 마신 육군3사관학교 생도를 퇴학시킨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는 퇴학당한 3사관학교 생도 김모씨가 학교를 상대로 낸 퇴학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구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모든 사적 생활에서까지 예외 없이 금주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사관생도 행정예규’는 생도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생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무효”라면서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전혀 강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사관생도이던 2014년 중순 동기와 함께 외박 중에 소주 1병을 나눠 마셨고 다음해 4월 동기를 집으로 초대해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소주 2~4잔을 마시는 등 4차례 음주를 한 사실이 적발돼 2015년 11월 퇴학 처분됐다. 사관생도 행정예규에는 ‘생도는 음주할 수 없다. 단 부득이한 부모님 상, 기일 등으로 음주를 해야 할 경우 훈육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1, 2심은 “육군3사관학교 특유의 ‘3금(禁)제도’(금주·금연·금혼)가 있음을 인식하고 이로 인해 기본권이 일부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두 수용하기로 하고 입학했음에도 조항을 명백히 위반했다”면서 “퇴학처분으로 김씨가 받게 될 불이익이 학교가 이루고자 하는 공공목적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 ‘음주로 3사관학교 생도 퇴학’에 위법 판결

    대법원 ‘음주로 3사관학교 생도 퇴학’에 위법 판결

    ‘금주 원칙’을 어기고 외박 중에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육군3사관학교 생도를 퇴학시킨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생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지나치게 침해한 것이라는 취지로, 음주·흡연·결혼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이른바 사관학교의 ‘3금 제도’에 대한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퇴학당한 3사관학교 생도 김모씨가 학교를 상대로 낸 퇴학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관생도의 모든 사적 생활에까지 예외 없이 금주 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사관생도 행정예규’는 생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물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예규에서 정한 금주 조항은 생도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전혀 강구하지 않았다”면서 “생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1학년이던 2014년 11월 동기 생도와 함께 외박을 나가 소주 1병을 나눠 마셨고, 이듬해 4월에도 가족 저녁 식사 자리에서 소주 2~4잔을 마신 사실이 적발됐다. 3사관학교는 김씨에 대해 2015년 11월 퇴학 처분을 내렸다. 사관생도 행정예규는 ‘생도는 음주할 수 없다. 단 부득이한 부모님 상/기일 등으로 음주를 해야 할 경우 훈육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2심은 “퇴학 처분으로 김씨가 받게 될 불이익이 학교가 퇴학 처분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공공 목적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할 수 없다”면서 퇴학이 적법하다고 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계열사에 손해 끼친 유병언 딸 유섬나, 징역 4년 확정

    계열사에 손해 끼친 유병언 딸 유섬나, 징역 4년 확정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52)씨가 거액의 배임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과 19억4천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주식회사 다판다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점, 모래알디자인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배임죄의 성립,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디자인컨설팅 회사들을 운영하며 세모그룹 계열사 ‘다판다’로부터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24억 8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동생 혁기씨가 운영하는 컨설팅사 ‘키솔루션’에 자문료 명목으로 21억 1000만원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다판다를 포함한 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유 전 회장의 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수십억원의 돈을 지원받거나 동생을 지원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컨설팅 비용으로 받은 24억여원 전부를 재산상 손해액으로 보긴 어렵다며 징역 4년에 추징금 19억4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유씨는 상당한 규모의 부당한 이득을 얻은 반면 피해회사들의 자금 사정 등은 대폭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도 마찬가지로 하급심 판단이 합당하다고 결론 내린 셈이다. 유씨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검찰의 출석 통보를 받았으나 이에 불응했다. 그러다 5월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프랑스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후 프랑스 당국의 송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지난해 6월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국내로 송환돼 재판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병역거부 객관적 지표 있어야 구제” 변호인 “양심, 보호받아야 할 헌법가치”

    檢 “병역거부 객관적 지표 있어야 구제” 변호인 “양심, 보호받아야 할 헌법가치”

    종교와 양심 등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해야 하는지를 두고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0일 공개변론을 열었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뒤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진 만큼 공개변론에서도 격론이 벌어졌다.핵심 쟁점은 종교나 양심이 병역법 88조와 예비군법 15조에서 규정한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는지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 3명이 현역병 입영을 거부하거나 예비군 소집에 응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고심 사건 3건을 심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역병 거부 피고인 1명과 예비군 불참 피고인 1명이 유죄를 선고받았고, 나머지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1명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 측 변론에 나선 김후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법에 규정된 ‘정당한 사유’는 병역의무이행 의지가 있음에도 천재지변 등 객관적인 사정이 발생할 때 구제해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주관적 사유가 포함되면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형벌 조항을 피하는 만능열쇠가 되고 형사법 체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최후 변론에서도 “국민 합의로 대체복무가 도입되고 소수자 중심으로 국가 정책이 전환되는 것도 긍정적이지만, 현행법 체계에서 병역면제에 최소한의 형벌을 부과하는 것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 오두진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무죄 판결이 108건이나 나온 것은 양심이 보호받아야 하는 헌법적 가치 때문이라는 취지”라면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존엄한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거부를 표현하는 소극적이고 최소한의 것”이라고 맞섰다. 오 변호사는 특히 “(국민의 의무 가운데) 양심상의 결정을 보호받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유일하고, 대체복무가 도입되면 충실히 이행할 것이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사회 혼란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심을 맡은 박상옥 대법관은 변호인 측에 “종교적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600여명을 대신해 또 다른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 기본권이 제한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면서 “어떻게 정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오 변호사는 “위험하고 힘들어서 가지 않으려는 현장에 군 복무보다 강도가 낮지 않은 대체복무를 시행하면 국민도 수긍할 것이고, 국가 전체를 볼 때도 골고루 인적 자원을 쓰는 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김재형 대법관이 “양심, 신념의 기준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변호인은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들며 “서면·진술 등 심사 절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판결 선고일은 추후 심리 경과에 따라 공개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쌍용차 노조에 테이저건 쏜 경찰…헬기로 최루액 20만ℓ 뿌렸다

    쌍용차 노조에 테이저건 쏜 경찰…헬기로 최루액 20만ℓ 뿌렸다

    조현오 前경기청장, 헬기 타고 현장 지휘경찰청장 지시 어기고 다목적발사기 사용1·2심서 제외된 최루액 혼합살수 인용땐訴 취하 반대 논리 ‘업무상 배임’도 해결2009년 ‘평택 쌍용차 파업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인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28일 쌍용차 노조를 대상으로 국가(경찰)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 조치를 취하하도록 권고한 것은 당시 경찰의 진압 작전에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이 헬기를 동원해 농성 중인 노조원들에게 최루액을 뿌리고 대테러 장비인 테이저건과 다목적발사기를 쏜 것은 인권 침해를 넘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2009년 6월 25일부터 8월 5일까지 최루원액 2042ℓ를 물에 섞어 최루액 약 20만ℓ를 헬기를 이용해 뿌렸다. 경찰이 시위 현장에 헬기를 동원한 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혼합 살수까지 한 것은 처음이었다. 경찰은 헬기에 물탱크를 설치한 뒤 파업 노조원을 향해 최루액을 살포하거나 최루액을 담은 비닐봉지를 공장 옥상에 있는 노조원들에게 던졌다. 당시 경찰이 동원한 6대의 헬기는 총 296회 출동했다. 이 가운데 최루액 투하 횟수는 211회로 조사됐다. 경찰은 300m 이상 고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경찰항공 운영규칙’을 어기고 30~100m 높이에서 저공 비행하면서 강한 바람(일명 바람작전)을 일으켜 노조원은 물론 가족대책위 가족들에게 심한 공포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조현오 당시 경기경찰청장은 직접 헬기를 타고 진압 현장을 총지휘했다. 경찰은 테러범과 강력범 진압에 쓰이는 테이저건과 다목적발사기도 사용했다. 당시 강희락 경찰청장이 “테이저건, 다목적발사기는 쌍용차 사건에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조 전 청장은 이를 무시하고 경찰특공대에 사용을 강요했다. 조 전 청장은 진상조사위 조사에서 “경찰특공대의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다목적발사기를 쏘도록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남영 진상조사위원장은 이날 “헬기를 이용한 혼합 살수 행위는 법적 근거 없이 위해성 장비를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위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헬기를 통한 혼합 살수 내용이 국가 손해배상 관련 1심과 2심 판단에서 제외됐다”면서 “대법원에 이 의견을 제출하면 상고심에서 달리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가가 쌍용차 노조원을 상대로 제기한 1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1심과 2심에서는 원고인 정부가 일부 승소했다. 만일 대법원이 헬기를 이용한 혼합 살수 부분을 인용해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하면 경찰이 그동안 소 취하 반대 논리로 삼은 ‘업무상 배임’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경찰이 진압 당시 위법성을 인정하고 소 취하 권고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손배·가압류로 극심한 고통을 받아 온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손배·가압류는 해고 노동자 30명이 목숨을 끊은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진상조사를 서둘렀다면 30번째 희생자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고자 김주중씨도 진상조사위에 손배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삼성 승계 ‘묵시적 청탁’ 여부 2대2… 대법 전원합의체 가나

    삼성 승계 ‘묵시적 청탁’ 여부 2대2… 대법 전원합의체 가나

    “李 지배권 위협 상황서 청탁 필요성 있어” 쟁점 많아 李 2심과 함께 심리 가능성도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의 최대 쟁점인 ‘삼성 뇌물’에 대한 최종 판단의 몫이 대법원으로 옮겨 갔다. 하급심 결과가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대법원에서 치열한 법리 논쟁이 예상된다. 지난 24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가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을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으로 1심보다 무겁게 정한 결정적 요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고,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묵시적으로나마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혐의가 인정되는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된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16억 2800만원)이 다시 뇌물로 인정됐다. 이는 지난해 8월 25일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가 내렸던 것과 같은 판단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의 이 부회장 항소심과 4월 서울중앙지법의 박 전 대통령 1심에선 무죄였다. 결국 1년 만에 유죄로 되돌아온 것이다. 그 사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뇌물액이 36억 3484만원으로 줄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는 승계 작업에 대해 “이 부회장이 개인자금을 사용해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정의한 뒤 “승계 작업의 존재가 인정되기만 하면 개별 지배구조 개편 내용이 청탁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될 필요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이후 이 부회장이 후계자로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사실이 그룹 안팎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었지만, 금산분리 원칙 강화나 경제민주화 정책 추진으로 이 부회장의 지배권에 위협이 제기될 수 있던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엇갈린 1·2심 판결에 따라 대법원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의 승계 작업 현안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 묵시적인 청탁이 있었는지가 재검토될 전망이다. 워낙 쟁점이 많아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되거나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이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과 함께 심리될 가능성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양승태 사법부, 檢 협박까지… 언론플레이로 수뇌부 교체 구상

    “판사 비리 수사 막으려 김수남 의혹 수집” 金, 대검 차장 땐 판사 비위 수사도 안 해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비리 판사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고 양승태 사법부가 언론 플레이까지 고려하며 검찰 수뇌부의 교체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 진상 규명에 나섰다. 이 같은 구상이 일부라도 실행됐다면 협박죄 등이 성립될 수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2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가 확보한 ‘김수천 부장 대응 방안’ 문건에는 검찰 압박 방안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김 부장판사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그가 2016년 9월 5일 구속되자, 이튿날 양 전 대법원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검찰이 압수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있던 이 대응 방안 문건은 2016년 8월에 작성됐다. 문건은 “중대한 위법 사항이 드러나지 않은 법관들에 대한 수사 착수를 차단해야 한다”고 제안한 뒤 검찰에 이러한 메시지를 전할 방법을 모색했다. 이어 문건은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정 전 대표 사건이 한 차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데 주목했다. 김 전 총장의 개입 여부를 ‘추측’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문건은 “(무혐의 처분이 보도되면) 검찰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의 성공한 로비 사건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수뇌부 교체, 특검 개시, 수사권 조정 등 검찰 조직 전체가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시지 전달 경로는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임 전 차장이 김 전 총장과 접촉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대학·사법연수원 동기란 이유에서다. 문건은 “메시지를 거부할 경우 향후 검찰의 특수수사에 엄격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전달함으로써 메시지 전달의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행정처는 또 김 전 총장 관련 의혹을 보도할 만한 언론사를 추리는 등 추가 보고서를 만들기도 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 재임 중이며 김 전 총장이 대검 차장이던 2015년의 또 다른 게이트 당시에도 검찰이 판사의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대신 사법부에 알려준 경위를 조사 중이다. 건설업자 정모씨의 부산 지역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부산고법 문모 전 판사가 룸살롱·골프 접대를 받은 정황을 포착했지만, 이를 수사하지 않고 같은 해 8월 임 전 차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했다. 행정처는 문 전 판사에 대해 법원장 구두경고 절차만 밟았고, 문 전 판사는 지난해 사직해 변호사가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법원의 잇단 영장 기각···검찰 기각 사유 조목조목 공개하며 반발

    법원의 잇단 영장 기각···검찰 기각 사유 조목조목 공개하며 반발

    고영한 전 대법관 등 전현직 판사 압수영장 또 무더기 기각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등 전·현직 판사들의 압수수색 영장이 또 무더기 기각되자 검찰이 기각 사유를 조목조목 공개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고 전 처장과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으로 근무한 전·현직 판사 수 명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이날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고 전 처장이 사건 주심을 맡았던 전국교직원노조 법외노조 상고심에서 의심되는 정황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관심을 보인 대법원 계류 사건의 재판연구관 보고서 유출 등에 고 전 처장 등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은 법원의 기각 사유를 상세하게 공개하며 반발했다. “고 전 대법관이 직접 문건을 작성하거나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이 해당 재판보고서를 작성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낸 사실을 다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으로 취득하고자 하는 자료를 생성하거나 보관하고 있을 개연성이 부족하다”, “재판연구관실 압수수색은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 침해가 우려된다”, “현재 대법원에 본안 사건이 진행 중이므로,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 침해가 우려된다”, “법원행정처의 검토·보고문건이 재판의 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압수수색에 앞서 먼저 소환조사나 임의제출을 요구하라” 등 검찰이 공개한 영장 기각 사유다. 검찰 관계자는 “판사의 심정적 추측을 아무 근거 없이 압수수색 영장 기각 사유로 든 것은 처음 본다”며 “수사 대상자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조사도 하기 전에 어떻게 알 수 있나. 재판의 본질을 침해한 범죄 혐의 수사를 하고 있는데 수사를 하면 재판의 본질을 침해한다며 영장을 기각한 것도 수사를 막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국정농단’ 재판부 “뇌물 인정”…삼성·롯데 다시 ‘빨간불’

    ‘국정농단’ 재판부 “뇌물 인정”…삼성·롯데 다시 ‘빨간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삼성그룹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과 비슷하게 ‘승마 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롯데그룹과 관련된 제3자 뇌물수수 부분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24일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삼성의 승마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행위를 뇌물로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2심에서 인정하지 않은 마필 구매대금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이 다시 뇌물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상고심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던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은 다시 근심에 휩싸이게 됐다. 세부적 판단은 재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재용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에서 인정됐다가 2심에서 부정된 혐의를 다시 유죄로 뒤집은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부가 인정한 뇌물 액수는 대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간 이 부회장의 유·무죄 인정 범위나 향후 확정될 형량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와 함께 재판부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하나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거론한 것을 두고 이를 두고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개입했다며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이날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롯데그룹 관련 제3자 뇌물수수 부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한 데 대해 뇌물을 준 쪽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심 재판도 비슷한 결론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사실상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가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됐다.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구속기한 만료 전인 10월 초 내려질 전망이다. 롯데 측은 이날 재판 결과에 대해 입장을 내고 “신 회장의 경우 항소심 분리 신청이 받아들여져 그동안 공판이 10여 차례 이상 진행돼 왔다”며 “주요 증인의 참여와 새로운 증거 자료를 토대로 1심에서보다 충분한 소명과 설명이 이뤄진 만큼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 승계작업 ‘묵시적 청탁’ 인정…이재용에 불리

    삼성 승계작업 ‘묵시적 청탁’ 인정…이재용에 불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서 항소심 재판부의 뇌물에 대한 판단은 대부분 1심과 비슷한 기조를 유지했다. 달라진 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제공한 삼성의 지원금 16억 2800만원 부분이다. 재판부는 승계작업과 관련한 묵시적 청탁이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이재용 전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가관계가 인정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16억 2800만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라는 목표를 위해 개별 현안들이 추진됐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승계작업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청탁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포괄적 현안으로서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승계작업에 대해 ‘이 부회장이 최소한의 개인자금을 사용해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들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해 사실상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승계작업은 경제적, 사회적, 제도적,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며 “승계작업 존재가 인정되기만 한다면 개별 지배구조 개편 내용이 청탁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승계작업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인정되는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2015년 7월 25일 단독 면담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고, 가장 핵심적인 승계작업으로 평가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우호적 조치 직후에 실시됐으며, 단독면담 이후 승계작업에 대한 정부의 우호적 기조가 계속 유지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단독면담 이후 정부가 삼성에 우호적인 업무처리를 했는데, 여기에는 피고인의 지시·승인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뇌물)에 대해 이 부회장 재판에서는 1심 유죄, 2심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던 이 부회장의 상고심에 관심이 쏠린다. 상고심에서 다르게 판단할 경우 이 부회장의 형량이 늘고 집행유예가 선고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대법원 “피해자에 몰카 전송한 것은 유포 행위 아니다”

    대법원 “피해자에 몰카 전송한 것은 유포 행위 아니다”

    ‘몰카’를 찍어 전송한 상대가 피해자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반포·제공’ 등의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전 여자친구의 나체 사진을 찍고 전송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38)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피해자(전 여자친구)의 동의 없이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려 하다가 이를 제지하던 피해자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의 혐의 중 상당 부분이 1·2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이 중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 1장을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전송한 행위의 유무죄 여부가 쟁점이 됐다. 검찰은 이 행위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1항을 적용했다. 이 조항은 타인의 의사에 반해 찍은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반포’와 ‘제공’은 촬영물을 무료로 타인에게 교부하는 행위로, 여러 명에게 교부할 경우에는 ‘반포’가 되고, 1명이나 소수에게만 교부하면 ‘제공’이 된다. 2심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자신의 신체에 관한 영상이 의사에 반해 타인에게 유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인격권 중 ‘자기정보통제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피해자를 촬영한 사진을 피해자 자신에게 전송하는 것까지 조항의 구성요건에 포함되진 않는다”고 이 행위를 무죄로 봤다. 다만 재판부는 이런 전송 행위로 인해 공포심을 불러 일으켜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할 경우 협박·공갈죄 등으로 처벌할 수 있고, 전송자의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면 성폭력 처벌 특별법 제13조(통신매체 음란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촬영 대상이 된 피해자 본인은 제공의 상대방인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독립지의 비극/홍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독립지의 비극/홍희경 사회부 차장

    비극은 도처에 있는 것 같다. 먼저 ‘공유지의 비극’이다. 1968년 사이언스에 실린 짧은 논문에 나온 얘기다. 마을 공동 목초지가 있다면 제 것을 아끼느라 먼저 공유지 풀로 가축을 먹일 것이란 직관에서 비롯됐다. 노는 땅 보기 어려운 요즘엔 ‘사유화의 비극’이 더 낯익다. 공유해야 할 자원을 쪼개 사유화하면 투기, 즉 지대 추구 행위로 공멸하게 된다.사법농단 사태에 이 두 개의 비극이 겹친다. 공유지라 믿어 비평을 자제하며 가꾸려 했던 사법체계는 사유화돼 있었다. 법조인의 사유지인데 공유지로 착각하고 물색 없이 법원의 독립을 맹신해 가며 매달린 꼴이다. 뒤늦게 ‘내 사건은 대법원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이기적인 존재’라고 국민을 폄훼한 법원행정처 문건에 무릎을 친다. 잘못 알았었다. 지독한 폄훼에도 불구하고 이 문건은 그나마 ‘국민’을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나머지 문건에 국민은 없다. 대신 사법부와 견주려는 ‘법무부’란 행정기관을 상대로 어떻게 협상할지 전략이 있다. 삼권분립에 따라 서로 견제할 필살기를 나눠 가진 ‘청와대’와 ‘국회’를 어떻게 품을지 복안이 있다. 언제든 경쟁 세력으로 치고 올라올지 모를 ‘헌법재판소’를 견제할 비책도 있다. 국민은 그저 법원이 청와대, 국회, 헌재, 검찰과 다툴 때 볼모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언급된다. 권력의 환심을 사는 방편으로 일제 강제징용 배상 선고 지연을 논의할 때 늙고 쇠약해진 국민이, ‘경제는 보수’란 재판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언제든 삶의 벼랑 끝에 선 국민이 스쳤다 사라진다. 파국이든, 파탄이든 상황은 기어코 끝날 것이다. 법원이란 고도의 관료사회에선 벌써 ‘위기 다음’을 채비하는 낌새마저 있다. 법관회의, 사법발전위원회가 분주하다. 판결문 공개나 전관예우 실태조사처럼 꺼리던 이슈를 선제적으로 잡기 시작했다. ‘양승태 행정처와 다르다’는 각오에 중첩된 메시지가 들린다. ‘일부 엘리트 판사들의 문제였다, 일선에서 재판하는 성실한 판사들은 다르다, 우린 바뀔 수 있다.’ 솔직히 회의적이다. 제도와 체계는 리더십에 감읍해 쉽게 돌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에 푸르던 리더십이 체제에 굴종하는 경우를 더 많이 봤다. 나치 체제는 핵심부를 차지한 광신자들이 설계했지만, 명령에 순응해 주어진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던 ‘악의 평범성’에 의해 유지됐다. 핵심부를 손바꿈한다고 체제가 따라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기적 국민들’이란 표현에 뒤지지 않을 만큼 심한 말인 줄 안다. 평범한 국민들이 일생에 어쩌다 한번 사법체계와 씨름할 때의 모순점을 다루는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연재 취재를 하다 보니 격해졌다. 민사의 70%를 소액사건으로 덤핑, 상고심의 70%를 심리불속행으로 또 덤핑, 법원이 책잡히지 않도록 당사자가 다툰 쟁점에 대한 법관의 판단을 생략한 판결문, 법정 뜨내기인 피고인보다 단골인 검찰 심중을 먼저 살피는 유죄추정 원칙의 재판, 설사 법정에서 말을 바꿨더라도 검찰 진술 조서에 준해 이뤄지는 법관의 판단들…. 문건 속뿐 아니라 현실의 법원에서도 국민은 스쳐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일선 법관들은 스스로를 혹사해 가며, 국민이 객식구가 돼버린 사법체계를 지탱해 왔다. 사법부는 왜 독립해야 하는가. 사회의 안정, 체제 유지를 위해서란 법원 내부의 답이 드디어 사법농단 사태로 인해 시효를 다했다. 국민이 원하는 대로, 때로는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인권을 보장할 기관이 되기 위해 문건 속 파트너들로부터의 독립을 바란다. saloo@seoul.co.kr
  • 병사 상대 폭행, 가혹행위 군 간부 실형 확정

    병사 상대 폭행, 가혹행위 군 간부 실형 확정

    병사들을 상대로 폭행, 폭언, 가혹행위 일삼은 군 간부들에게 징역형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직무수행군인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육군 강원도 화천 GOP 부대 소속 최모(26) 중위와 김모(22) 하사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이들은 2016년 7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소대원 10여명을 생활관에 몰아 놓고 공구로 손톱을 부러뜨리거나 철봉에 매달리게 한 뒤 손을 테이프로 묶는 등의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병사들은 대대장 등 상급 지휘관에게 여러 차례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후속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 중위 등은 “친근감의 표시로 몇 번 쳤을 뿐”이라며 가혹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군사법원에서 열린 1·2심은 가혹행위가 사실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2심은 1심이 유죄로 인정한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을 징역 2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안희정 무죄 ‘업무상 위력’ 좁게 해석” 비판…유무죄 판가름 어떻게

    “안희정 무죄 ‘업무상 위력’ 좁게 해석” 비판…유무죄 판가름 어떻게

    “내 말 잘 들어야 승진” 등 압박 있었어야피해자 진술에 주변인 진술까지 필요해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력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자, 법원이 상하급자 관계의 ‘업무상 위력’을 좁게 해석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법원은 안 전 지사와 수행비서인 김지은씨 사이에 업무상 위력이 존재한다면서도 안 전 지사가 성폭력에는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업무상 위력´은 성폭력 사건에서 인정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업무상 위력 자체는 통상 업무방해죄에서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고, 성폭력에서는 기소 자체가 드물고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도 많지 않다”며 “위력을 가르는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장애인일 경우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장애인인 경우를 제외하고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 간음)´은 판례 자체를 찾기 어려웠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도 판례가 많지 않았다. 대법원은 1997년 유치원 교사나 채용 예정자를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유치원 원장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확정하며 “위력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 무형 여부를 떠나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사건의 경우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는 유치원 원장과 교사 및 채용 예정자, 건강주스 회사 사장과 영업사원, 아동복지시설 원장과 사회복지사, 응급실 의사와 환자, 직업중개소 대표와 구직자, 영업부 대리와 부하직원 등 직장 내 상하관계가 뚜렷한 경우가 많았다. 결국 성폭력 당시 실제 위력 행사 여부가 유무죄를 가르는 판단 기준이라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압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강주스 회사 사례에서 사장은 영업사원에게 “내 말을 잘 듣고 일을 열심히 하면 고속승진을 하고 수백만원의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면서 강제추행했다. 법무법인 천일의 노영희 변호사는 “위력 행사 여부는 피해자 진술만으로 인정되기 어렵고 주변인의 진술이나 둘의 관계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금태섭 “헌법 명시된 판결문 공개…사법 불신 해소의 첫걸음”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금태섭 “헌법 명시된 판결문 공개…사법 불신 해소의 첫걸음”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는 가장 먼저 법원 재판의 문제점을 소액재판, 심리불속행, 판결문 등 세 분야로 나눠 짚어 봤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문제는 너무 많은데 해결 방법이 뾰족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다.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검사 출신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울신문 사회부 법조팀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금 의원은 두 시간 가까이 우리 재판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사법 불신을 해소하려면 재판의 결과물인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액재판, 심리불속행 모두 판결문에 판사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이유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지 않으냐”며 “판결문, 나아가 소송 기록을 공개하면 심리가 충실해질 수밖에 없고 당사자들도 판결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민영 기자(이) 서울중앙지법 소액법정을 자주 찾았다. 변호사 수임료 반환 소송을 제기한 할아버지가 패소했는데 판결문에는 패소 이유가 한 줄도 적혀 있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전화를 걸어 “왜 패소했는지 혹시 아느냐”고 묻더라. 하도 답답하니까 같이 재판에 들어갔던 기자는 혹시 알지 않을까 싶었다고 하더라. 남편과 불륜 관계인 여성에게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도 있었다. 판결문을 보니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나와 있었다. ‘피고의 부정행위, 내용, 기간 등을 고려했다’는 게 이유의 전부였다. 그럼 불륜을 3.3%만 인정한 걸까. 이런 식이라면 원고든 피고든 만족하기 어렵지 않겠나. 금태섭 의원(금) 한국은 변호사 강제주의가 아니다. 그래서 소액법정에 가보면 당사자가 직접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원고와 피고 모두 주장과 증거가 정리가 안 된 채 나온다. 판사가 판결문을 쓰려면 누군가 쟁점을 정리해 줘야 한다. 당사자들은 주장과 증거를 구별하지 못한다. 판사가 인정해 주고 싶어도 영수증 같은 형식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은 변호사 2만명 시대다. 소송 제기 전 상담해 줄 변호사가 필요하다. 예전 같으면 변호사 쓰는 데 돈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금액이 많이 내려갔다. 풍부한 변호사 인력을 이용해 당사자 주장을 충실하게 정리해 주면 판사는 변호사들이 정리한 서류를 보면 된다. 금융기관 사건 등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다툼이 있는 사건은 금액이 적더라도 당사자들이 제대로 재판받을 수 있게 기준을 바꿔야 한다. 홍희경 기자 소액사건 기준을 대법원 규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지극히 법원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을 무리하게 추진해 재판거래 의혹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의 관심은 상고심에만 있고 하급심에는 없다. 금 소액사건 기준은 대법원 규칙이 아닌 법률로 정하는 게 맞다. 규칙으로 정해지다 보니 소액사건 기준 금액이 지난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50%나 뛰었다. 판사 입장에서는 사건 금액이 적으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 기준은 국회가 정해야 국민의 인식을 반영할 수 있다. 나상현 기자 얼마 전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문건에 ‘국민은 대법원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들’이라는 내용이 있어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법원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서 심리불속행 기각률이 높은 거 아닐까. 금 한국처럼 모든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오는 나라도 있고 미국처럼 1년에 70~80건 대법원으로 오는 나라도 있다. 문제는 우리의 기준이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관예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1년 재판 건수가 얼마 안 되니까 그야말로 역사에 남는 판결을 내놓는다. 1966년 미 연방대법원이 ‘미란다원칙´을 만들었다. 미란다는 가진 것 하나 없는 성폭행범이었다. 미란다가 전관 변호사를 썼겠나? 대법원이 그 사건을 선택했고, 변호인 선임권과 진술 거부권의 원칙을 정립했다. 한국은 모든 사건이 대법원에 가기 때문에 변호사로서는 심불 기각이 나오면 큰 타격이다. 그래서 변호사가 의뢰인의 손을 잡고 대법관 출신을 찾아간다. 현재 대법원 사건이 4만건인데 대법관 12명이 재판 기록을 일일이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상고법원은 우리에게 악의 축이 돼 버렸다. 영미나 독일은 상고허가제로 사건을 다 쳐내고 일부만 대법원에서 본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도 이야기한다. 한국 현실에서 뭐가 더 맞을까. 금 개인적으론 상고허가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대법원 재판은 기본적으로 전원합의체가 원칙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관 전원이 머리를 맞대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에 대해 논의하는 게 헌법 취지에 맞다. 만약 대법관이 50명이라면 부별 재판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럼 항소심과 다를 게 없다.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대법관이 들어가서 대법원 판례를 바꾸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대법원이 사회적 가치와 방향을 제시하는 재판을 하려면 상고허가제로 가야 한다. 이 어사그 보도를 통해 처음 공개된 대법관 주심별 심리불속행(심불) 기각률에 변호사들이 굉장히 놀라더라. 누구라도 기각률 낮은 대법관에게 재판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금 대법관 중 누구는 심불을 많이 하고, 누구는 적게 하는 사실이 공개되는 게 망신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공개해서 로스쿨에서 대법관별 판결문 분석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대법관이 유사 사건에서 어떤 건 심불 처리했고 어떤 건 판결문을 썼다는 식으로 분석이 나와야 심불을 제대로 비판할 수 있다. 허백윤 기자(허) 형사판결의 경우 무죄면 판결문이 자세하고, 유죄면 지나치게 간단하다. 판결문을 받는 건 소송 당사자인데, 당사자에게 설명해 주는 게 아니라 검사에게 ‘당신이 기소했지만 나는 이런 이유로 무죄를 줄 수밖에 없다´고 변명하는 걸로 보인다. 금 판결문에 들이는 수고를 줄여야 한다는 법원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재판 과정에 대한 사후 검토가 가능해야 한다. 미국은 판결문을 잘 쓰지 않지만 대신 소송 서류를 거의 다 볼 수 있다. 한국은 소송 기록은커녕 판결문도 제대로 볼 수 없다. 법원은 판결문 공개가 권위와 신뢰 상실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판결문 공개로 인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걱정한다. 그래서 내가 이를 면책하는 법안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 주장은 모순된다. 개인정보보호 논리로 판결문 공개가 안 되는 거라면 공개 법정에서 매일 위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 누구나 아는 땅콩 회항 사건에서 법원이 언론에 공개한 판결문을 보면 K그룹 T항공이라고 돼 있다. 조현아는 A라고 돼 있더라. 허 블랙리스트 판결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H 대통령이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김) 국정농단 사태 때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가 나오면 영장전담판사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로 뜬다. 판결문이 공개되면 판사를 공격하는 사례가 많아질 수도 있다. 금 판사 신상털기는 엄하게 다뤄야 한다. 검찰도 영장 기각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보다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자기 당과 관련이 있으면 무조건 들고 일어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판결문 공개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판결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가려 놓으면 오히려 찾아내서 욕을 한다. 판결문 공개는 헌법에 명시됐다. 김 판결문 공개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금 법원 불신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전관예우도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보려면 빅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변호사를 못 만나게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법관 청문회에서 다운계약서를 물어볼 게 아니라, 그간 판결한 내용을 갖고 비판해야 한다. 건전한 비판이 필요하다. 소송하려는 사람들은 변호사 비용이 없으면 서점에 가서 ‘알기 쉬운 민사소송’ 책을 산다. 그것만 갖고는 절대 혼자서 소송할 수 없다. 판사들도 책보다는 판례를 찾는다.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판결을 찾아보면 증거로 뭘 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가능한 한 많은 재판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 정리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다음 회부터 수사·재판을 아우르는 형사사법의 비상식적 관행 점검이 본격 시작됩니다. 우선 선거범죄 처벌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검증합니다.
  • “김기춘, 공관으로 대법관 불러 일제 강제징용 재판 흥정”

    “김기춘, 공관으로 대법관 불러 일제 강제징용 재판 흥정”

    金, 靑 뜻이라며 대법원 선고 최대한 연기 전원합의체 회부로 판결 뒤집을 것 요구 권순일 전 행정처 차장 靑 출입도 확인김기춘(79)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과 차한성(64)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2013년 말 비밀 회동을 갖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서로의 요구 사안을 제시하며 ‘흥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3년 9월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권순일(59) 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청와대에 출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추가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김 전 실장을 소환해 2013년 말 서울 종로구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으로 차 전 처장을 불러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과 관련해 어떤 논의를 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외교부 압수수색과 현직 외교관 등을 소환해 회동 관련 증거와 증언을 확보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구속 재판을 받아오다가 상고심 심리 중 구속 기간이 만료돼 지난 6일 석방됐던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바로 조사실로 올라갔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말 삼청동 공관 회동에서 청와대의 뜻이라며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관련 대법원 선고를 최대한 미뤄 줄 것과 이 재판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이전에 대법원이 내렸던 판결을 뒤집어 줄 것 등을 요청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2년 5월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013년 9월 전범기업들이 재상고하면서 사건은 다시 대법원에 접수된 상태였다. 통상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사건이 재상고되면 심리불속행 기각 처리된다. 하지만 이 사건은 5년을 넘긴 올해 7월에야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2013년 말 휴일 오전에 진행된 이 회동에는 윤병세(65) 전 외교부 장관도 배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 13일 윤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회동 장소가 공관이고, 당시 청와대 요구인 징용 소송과 법원행정처가 원한 해외 공관 법관 파견과 관련해 실무 부서인 외교부의 장관이 참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요청 사안을 ‘청와대의 뜻’이라고 언급했다는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은 회동 자체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2013년 9월 4일 권 대법관이 청와대를 방문한 기록도 확보해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검찰은 권 대법관이 청와대 방문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만큼 청와대 관계자와 재판 관련 논의를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당시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이었던 임종헌 전 차장도 2013년 10월 청와대를 방문해 주철기 외교안보수석과 징용 소송·법관 파견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일각에선 권 대법관이 청와대를 찾은 다음날 대법원의 통상임금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 공개 변론이 열렸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또 다른 ‘재판 거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출입을 한 것은 확인했지만 방문 목적은 더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깜깜이 재판’ 대신 ‘깐깐한 조정’… 소액 갈등 70% 당일 합의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깜깜이 재판’ 대신 ‘깐깐한 조정’… 소액 갈등 70% 당일 합의

    서울신문이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연재를 통해 지적한 사법 현실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사재판의 7할 이상을 소액재판으로 분류해 ‘덤핑’ 처리하고, 상고심의 7할 이상을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 처리하며, 그나마 심리한 사건 판결문마저 소송 당사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현실. 분쟁 해결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믿고 법원을 찾은 국민들을 배신한 사법 체계들이다. 사법부 내에서도 자성 움직임은 없지 않았다. 소액 분쟁 해결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정 활성화를 꾀했고 제약 없이 판결문을 열람할 컴퓨터 4대를 대법원에 설치했다. 활용한 이들에게서 호평이 나오지만 더이상 확산되지 못한 채 ‘예외적인 경우’로 남아 있는 이 제도들을 취재했다.제대로 작동한다면 ‘조정’은 판결의 약점을 보완할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소액재판에서 그렇다. 판결은 태생적으로 한쪽이 진다는 것을 뜻한다. 2·3심까지 진행되면 당사자들의 시간과 비용을 축낸다. 반면 양보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 조정이 이뤄진다면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된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소액사건은 총 20만 9745건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0만 1300여건이 조정에 넘겨졌다. 법원까지 오느라 상할 대로 상한 감정의 골을 객관화하고, 서로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확인한 뒤 스트레스가 심한 분쟁을 빨리 끝내는 일. 서울중앙지법 김학균·유광희 소액사건 총괄조정위원의 업무다. 이들은 “감정 개입이 많은 소액사건의 특징에 맞춰 조정이 당사자들과 대화하고 앙금을 풀어 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분쟁은 감정싸움이 재판으로 확대되는 대표적인 경우다. 서울시 기준 상한 요율인 0.9%로 부동산 매매 중개수수료 계약서를 썼다가 막상 낼 때가 되자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거절당한 계약자가 “법대로 따져 보자”며 소송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당사자들을 달래고 중재하다 보면 0.4~0.5% 선에서 합의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유 총괄위원은 “조정은 흐트러진 인간관계를 복원해 준다”면서 “판결이 절대 해 줄 수 없는 영역”이라고 자부했다. 3분 남짓 만에 이유도 모른 채 승패가 결정되는 소액재판과 다르게 조정위원들이 1시간 이상 쌍방의 이야기를 들어 준 뒤 설득하면 웬만해선 서로 웃으면서 법원을 떠난단다. 유 총괄위원은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사건들은 판사가 직접 하고 부동산 중개수수료나 임대차 계약금, 이웃 간 분쟁 등 소액사건은 조정으로 처리하면 심리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소액사건 전담 판사가 재판 중 내려보내는 ‘즉일 조정’ 성공률은 매년 70% 안팎으로 높다. 조정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화~금요일 매일 2~3명씩 조정실에서 대기하는 조정위원들이 아무런 사건도 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판사들이 조정에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소법원 조정’ 빈도가 많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수소법원 조정’은 판결을 내리는 법원이 직접 하는 조정을 일컫는다. 이 조정에서는 당사자들이 양보할 수 있는 폭을 좀처럼 노출하지 않아 합의가 잘되지 않는다. 김상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건의 90~95%가 조정으로 끝나는 영·미와 다르게 우리는 판사가 모든 것을 다하려는 게 (하급심 사건 부담과 황폐화의) 문제”라면서 “판결에서 독립한 조정이 이뤄져야 조정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에서 독립된 조정 기구로 이미 설치한 고법 산하 상설조정센터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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