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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R협상 “갈수록 힘겹다”/거세지는 개방압력

    ◎“연내타결” APEC선언으로 미 입장 강화/쌀 이어 의료·유통·중개업까지 “밀어 붙이기” 쌀시장개방을 포함한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연내타결을 목표로 급진전되고 있다. 제네바에서 주요국들간의 부문별협상이 빠르게 진척돼가고 있고 UR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APEC(아태경제협력)서울회의를 계기로 UR연내타결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돼 협상행보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김인호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장을 단장으로 관계부처 실무책임자 7명으로 구성된 UR실무협상대표단을 16일 제네바로 보내 협상막바지단계에서 우리측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나가기로 했다. UR협상은 이달말까지 분야별 협상초안을 마련한뒤 이 초안을 중심으로 당사국들간에 본격적인 협상을 벌여 다음달말쯤 일괄타결안의 큰 틀을 마무리짓게 될 전망이다.따라서 협상막바지단계에서 쌀시장개방예외등 우리의 입장을 여하히 관철시키느냐가 우리에게는 최대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 쌀시장개방문제다. 그러나 「쌀시장은 절대로 개방 않겠다」는 정부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제네바현지의 분위기와 주요협상국들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매우 불리한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UR농산물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미·EC간의 농업보조금감축문제가 최근 헤이그정상회담에서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미·EC 정상간에 UR협상의 연내타결을 목표로 농업보조금감축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미국이 이번 APEC 서울회의를 통해 한국과 일본을 견제해가며 「UR 연내타결 선언」을 이끌어 냄으로써 「예외없는 개방」이라는 기본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미국의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 따라서 「예외없는 시장개방원칙」이 받아들여져 UR협상이 연내에 타결될 경우 국내농가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쌀시장개방만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서비스분야에서도 미국·EC등의 개방폭확대와 추가개방요구가 높다.우리정부가 지난 1월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제출한 8개서비스분야 양허계획서(오퍼리스트)에 대해 미국등 주요국이 시장개방폭을 더 확대하고 법무·의료·프랜차이징(유통체인접)부동산서비스(중개업)등 새로운 서비스분야의 개방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우리 정부는 「쌀시장 개방예외」방침에 변화가 있을 수 없고 서비스분야의 개방폭확대나 추가개방요구도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이같은 우리입장을 협상국들에게 설득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관련,최각규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도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쌀시장은 최소한의 시장접근도 허용할 수 없다는 정부의 기본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밝힌바 있다. 정부는 이번 UR협상에서 「생산통제를 하는 경우 수입수량을 제한할 수 있다」는 GATT 18조2항의 규정등을 들어 쌀개방의 예외를 인정받는 쪽으로 협상상대국들을 설득해 나간다는 구상이다.이는 현재 캐나다가 자국의 낙농제품에 대한 관세화반대를 위한 명분으로 삼고 있는 조항이어서 시장개방 예외의 관철이 그렇게 절망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항들이 시장개방 예외인정을 받는데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의 하나가 될 수는 있으나 전체대세가 쌀시장개방의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어 우리정부가 운신할 수 있는 폭도 그만큼 좁아지고 있다.
  • 부시의 핵폐기 선언을 듣고/은인영 국방대학원 교수(특별기고)

    ◎이제 「공」은 평양측에 넘어갔다/「한반도 비핵화」에 성실히 동참해야 부시 미국대통령의 핵무기폐기선언의 의미는 그가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핵무기의 「내역」에 있는 것이 아니고 「폐기선언」그 자체에 있다.그것은 냉전시대를 대체할 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89년 12월3일 지중해의 몰타도에서 미·소정상회담이 끝난후 소련외무부 대변인 게라시모프가 『냉전은 결국 끝났다.정확하게 1989년 12월3일 상오 11시35분에 끝났다』고 발표했을 때 우리들은 그것을 실감하지 못했었다.그러나 지금은 「핵무기폐기선언」으로 시작되는 한 새로운 시대의 조짐을 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 폐기엔 시간 소요 더욱이 부시대통령의 핵무기폐기선언이 나오기 이전인 지난 9월24일에 있었던 노태우대통령의 유엔총회연설속에 부시선언과 맥을 같이하는 「한반도의 핵에 대한 자주적 협상」문제가 포함될 수 있을 만큼 한미 양국의 정상간에 긴밀한 협의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우리들은 「한미간의 우의」를 다시 다짐할 수 있었으며 그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은 『한덩이 바위처럼 견고­rock solid』하다는 부시대통령의 친서속에서도 명확하게 표명되었었다. 그러나 몰타도 정상회의의 냉전종식선언이나 부시대통령의 핵무기폐기선언에도 불구하고 「남북대치」라는 냉전체제의 유산 속에서 생존해야 되는 우리들로서는 몇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점들이 있다. 첫째,부시대통령은 그의 핵무기감축계획을 발표하면서 소련에 대해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였던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즉,아직은 핵무기가 폐기된 것이 아니고 폐기계획이 발표되었을 뿐이며 실제로 핵무기의 폐기에 도달하기 까지에는 그 절차와 그에 대한 협상의 과정이 남아있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 미국이외의 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향배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지금부터라도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몇몇 국가들의 강력한 의지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둘째,한반도주변에는 미국외에도 소련·중국및 일본이라는 이른바강대국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그중에서 소련은 부시 미국대통령의 핵무기폐기선언속에서 「상응한 책치」를 취하도록 요구되었으나 중국은 거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반도의 안보상황이라는 시각에서 금후의 중국·북한관계를 상정하고 핵기술협력의 가능성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의 핵무기가 갖는 한반도 안보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그냥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일본의 경우에도 우리들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만약 부시 미국대통령의 핵무기폐기선언이 소련을 비롯한 영국·프랑스·중국등의 핵보유국들에 의해서 보편적으로 수용되어서 그들 국가들의 무기체계의 주류가 정도높은 재래식무기로 대체되는 시대에 접어든다면 고도로 발달된 첨단과학기술과 산업능력을 갖춘 일본이 종래의 「핵금3원칙」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상태에서 급속한 군사대국화를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마지막으로,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와 북한과의 관계이다.북한은 최근 우리들이 보기에너무 답답하리만큼 핵무기개발에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뿐만 아니다.1950년의 한국전쟁 이래 북한의 대남전략에서 단 한가지 변화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김일성이 그 당시보다 더 현명하여졌다는 사실뿐이다』라고 갈파한 한 노전략가의 말을 우리들은 그냥 흘려 들을 수가 없다. 부시대통령의 핵무기폐기선언이 발표된 지금도 남북한관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냉엄하게 받아들여야 된다.그리고 부시대통령의 핵무기폐기선언이 현실화되더라도 남북한관계가 크게 변화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우리들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그것은 남북한의 평화로운 재결합을 위한 일정표의 시간은 우리들의 인내를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다만 북한도 핵안전협정에 포함되는 모든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랄 뿐이다. 끝으로 부시 미국대통령의 핵무기포기선언에 대한 각국의 반응은 대단히 긍정적인 것이었다. ◎일 군사 대국화 경계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이번 부시대통령의 제안으로 군축과정은 핵없는 세계를 향해 거대한 일보를 내디디게 됐다』고 말했으며 영국을 비롯한 북태평양조약기구가맹국들도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의 핵무기폐기선언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군의 핵에 대한 철수의 절차와 시기에 관해서도 최근에 있었던 것과 같은 「한·미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결정이 내려지기를 우리들은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두고 싶다.
  • 노 대통령 유엔 방문 이모저모(유엔코리아)

    ◎「평화연설」 28분… 화답의 기립 박수/독일이 합치듯 「하나의 남북」 멀지않아/영·불어등 6개 국어로 통역,진지하게 경청/“유엔에 의해 탄생한 나라… 이날 오기까지 42년 8개월 기다렸다” 노태우대통령의 역사적인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1백66개 회원국 대표들이 시종 진지하게 경청하는 가운데 28분동안 진행됐다. 노대통령은 이날 차분하면서도 힘있는 어조로 한국의 유엔가입 의미를 강조한뒤 한반도 냉전종식 방안을 제시하고 세계 평화질서 구축을 위해 한국이 큰 몫을 담당하겠다고 역설했다. 노대통령의 연설도중 각국 대표들은 네차례에 걸쳐 우렁찬 박수를 보냈으며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때 일부 국가 대표들은 기립박수로 환송했다. 노 대통령의 연설은 청와대 공보비서실의 이정하비서관이 영어로 동시통역했고 다시 유엔 공용어인 불어·서반아어·중국어·노어와 아랍어등으로 통역돼 회원국대표들에게 즉시 전달했다. ▷총회기조연설◁ ○…『대한민국 노태우대통령을 소개하겠습니다.의전장은 노대통령을 연단으로 안내해 주십시오』 25일0시9분.노대통령은 시아비유엔총회의장의 소개를 받고 단상으로 나와 28분에 걸친 역사적인 기조연설을 시작. 짙은 감색싱글 차림의 노대통령은 의전장의 안내를 받으며 총회장 오른쪽 출입문을 통해 입장한뒤 연단 옆에 마련된 의자에 잠시 착석. 시아비 의장은 다시 『의장으로서 대한민국 노태우대통령을 소개하면서 기조연설을 요청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시종 담담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연설을 계속했다. ○…이날 노대통령의 연설도중 4차례의 박수가 터져나왔는데 첫번째 박수는 25일밤 0시15분 노대통령이 『동·서독의 두의석이 하나로 합치는 데는 17년이 걸렸습니다.그러나 남북한의 두의석이 하나로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밝히는 대목에서였다.이어 0시25분 『헤어진 부모형제의 생사나 거처도 모르고 편지 한장,전화 한통 주고 받을 수 없는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남북한간에 신뢰구축이나 관계개선을 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두번째 박수를 받았다.특히 이 부분은 우리의 통일정책의 기조를 이루는 부분으로 세계 많은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 3번째 박수는 0시37분 『한국 국민은 세계공동체의 완전한 성원으로서 인류공동의 염원을 실현하는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라는 부분이었다.4번째는 『우리의 후손들이 축복으로 여길 내일의 세계를 만드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라는 마지막 부분으로 이때는 많은 회원국대표들이 기립박수로 환영. ○…노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하는 동안 김영삼민자당대표최고위원,김대중민주당대표,노신영·강영훈전국무총리,유창순전경련회장등이 외교관방청석에 앉아 경청.이상옥외무부장관,박관용국회통일특위위원장등은 정식회원국 자리에 앉아있었으며 특별지정석에 앉은 김옥숙여사는 케야르사무총장부인과 의전장부인 사이에 앉아 노대통령의 기조연설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 ○…노대통령은 이날 유엔정식회원국 대통령으로서 첫번째 기조연설을 하기위해 김옥숙여사와 함께 25일 0시 유엔본부에 도착,현관에서 케야르사무총장 내외와 기념촬영. 노대통령은 짙은 감색싱글에 짙은 초록색 바둑 무늬의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으며 김여사는 단아한 녹색 투피스차림. 노대통령내외는 이어 케야르사무총장의 안내로 시아비의장 사무실에서 2∼3분동안 담소를 나눈 뒤 본회의장 오른쪽 문을 통해 회의장으로 입장. 노대통령이 총회장 중앙에 특별히 마련된 의자에 앉자 시아비의장은 『대한민국 노태우대통령을 소개하겠습니다』라며 정식으로 회원국 대표들에게 소개. ○…노대통령이 역사적인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마치고 유엔본부 현관을 나서자 태극기와 유엔기를 손에 든 교민 3백여명이 열렬히 환호. 이때 유엔본부 마당에는 태극기를 비롯,북한기등이 초가을 바람에 나부껴 노대통령의 유엔연설을 환영하는 분위기. ○…이날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노대통령이 3년전 유엔총회 연설을 상기시킨뒤 『그로부터 세계는 혁명적 변화를 거듭했다』며 회원국 국가원수로서 유엔총회연설을 하게된 감회를 토로한 대목과 『유엔의 의해 탄생한 나라로서 이날이 오기까지 42년 8개월이걸렸다』는 구절이었다. ▷한·미정상회담◁ ○…노태우대통령과 부시미대통령과의 뉴욕한미정상회담은 23일 하오 5시15분(한국시간 24일 상오 6시15분)부터 부시대통령의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35층 스위트룸에서 열렸다. 우리측에서 이상옥외무장관 김종휘청와대외교안보보좌관 현홍주주미대사 이수정청와대공보수석이,미국측에서 베이커국무장관 스코우크로프트 백악관안보보좌관 솔론몬국무부차관보 폴안보담당관등이 배석한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30분보다 15분정도 더 걸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 회담장에 들어선 노대통령은 미리 기다리고 있던 부시대통령과 환하게 웃으며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고 악수를 나눈뒤 곧바로 동행한 김영삼민자당대표최고위원과 배석자 등을 소개. 노대통령이 『김대표는 오랜 야당생활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 온 분』이라고 소개하자 부시대통령은 「반갑다」며 악수를 청했고 김대표는 『지난 89년 대통령께서 한국국회를 방문했을 때 만났었다』며 반가움을 표시. 부시대통령은이에 『이번 11월에 한국을 방문하면 세번째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답례한뒤 노대통령 김대표와 셋이서 나란히 미국사진기자들을 향해 포즈. ▷환영 리셉션◁ ○…노태우대통령은 23일 하오 부시미대통령이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각국 대표단을 위해 베푼 리셉션에 참석,파티장을 돌며 참석대표들과 일일이 인사를 교환. 노대통령은 부시대통령 부인 바바라 부시여사와 가볍게 포옹하는등 양국정상간의 친밀한 관계를 과시.
  • 대소 경협 곧 재개될듯/최 부총리,고르비특사 만나

    소련사태로 한동안 중단돼온 대소소비재차관제공 등 한소간 경제협력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최각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18일 하오 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특사의 예방을 받고 한소경제협력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한소간 경제협력을 양국 정상간에 합의된 원칙에 따라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한편 메드베데프 특사는 이와관련,정원식국무총리에게 소련국가경제관리위원회 실라예프 총리가 보낸 서한을 전달했다며 이 서한에는 『국가경제위원회가 소련의 대외채무를 유효하게 보증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 외언내언

    호칭은 둘다 소련의 대통령이다.고르바초프는 연방,옐친은 러시아공화국.선거 유세장의 라이벌 후보가 유권자의 심판을 받듯 6일 미국 ABC­TV 앞에선 이 두 지도자는 진지한 모습으로 위성을 통한 미국 시민들의 질문에 솔직하게 그리고 경쟁적으로 스스로의 생각과 소련내부의 정치·군사·외교문제에 이르기까지 선선하 대답을 했다.◆참으로 세상은 엄청나게도 변했다.소련이 두 최고지도자가 미국시민들에게 지도자의 자질과 역량을 테스트 받는듯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은 어쩌면 소련의 민주화를 실감케 하는듯도하고 미국 방송 미디어의 위력을 절감케 해주는것도 같고 미국이 이제 군사 외교뿐 아니라 소련내부의 정치문제에 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문자 그대로의 「일극지배」를 확인해 주는 것 같기도 했다.◆우리는 두 대통령의 솔직하고 진지한 대답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몇가지 국제상황의 방향을 재확인했다.「소련의 공산주의 실험은 국민들에게 비극이었다.다른 공산국가들도 조만간 환상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옐친)「우리가 겪은 역사적체험에 따르면 소련에서 실험된 모델은 실패했다고 단언할 수 있다.다른 국가들도 우리의 체험을 보고 스스로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르바초프)이 말을 새겨 들어야 할 사람은 아마도 김일성과 쿠바의 카스트로임이 분명해 보인다.◆세계 국가 지도자들중 누구를 높이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쿠데타 기간중 부시미대통령과는 전화를 하루에 두차례씩 실질적인 협의를 가졌던 만큼 그에게 높은 점수를 주겠다」(옐친)「미소 정상간의 관계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부시대통령과 나는 상호 이해와 협조…」(고르비) ◆이 화면을 보며 부시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듯.우리는 소련이 핵을 가진 제3세계의 대국에 불과함을 실감하고.
  • 「고르비의 개혁」지원이 초점/미·소 모스크바 정상 대좌 전망

    ◎「전쟁억제」 의제서 협력방안이 기조로/한반도문제·핵 추가 감축안도 논의 오는 30·31일 이틀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미소정상회담은 냉전시대 40년간 양국을 사로잡았던 문제,즉 「전쟁을 어떻게 피할 것이냐」가 처음으로 논의의 초점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과거의 회담과 구별된다.이번 회담은 경제적으로 불구가 된 「공산거인」 소련을 세계민주사회의 일원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양국의 협조방안 모색에 역점이 두어질 것이다.1년전의 워싱턴 미소정상회담만 해도 주요 의제는 독일통일,전략무기,나토와 바르샤바조약의 재래식 군비문제 등이었다.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미소관계의 기조를 종전의 갈등관리에서 경제및 지역문제 협조로 바꾸어 출범시키는 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회동의 공식목적은 9년간의 협상끝에 최근 런던 경제정상회담에서 부시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타결한 사상최초의 장거리 핵감축 조약에 서명하기 위한 것이다.스타트(START),즉 전략무기 감축조약을 둘러싼 역사적 조인식은 이번 모스크바회담에서 장관을 이룰 것이다.그러나 이조약의 내용은 런던에서 이미 두 정상간에 타결된 것이기 때문에 조인식 보다는 새로운 미소관계의 핵심에 놓여 있는 다른 문제들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핵무기의 추가 감축가능성을 포함한 새로운 군비통제와 핵무기 확산방지,그리고 유럽안보를 위한 미소협조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새로운 군비통제논의도 신문머리를 장식하지는 않을 것이다.미정부관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논의의 초점은 모스크바의 경제·정치 개혁계획과 이에대한 서방의 지원방안이 될것이라고 말한다. 정상회담이 끝난후 부시는 소련내 각 공화국과의 개별접촉 증진을 겨냥한 노력의 일환으로 키예프를 방문,우크라이나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하는 한편 모스크바의 민주운동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이 가운데는 지난해 크렘린의 독재를 경고하면서 외무장관직을 사임하고 공산당의 정통성에 도전하는 「민주개혁운동」을 창설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도 포함돼 있다. 부시는 전투적이며 정치적으로 강력한 보리스엘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과 사적으로 만난다. 부시가 엘친을 미대사관이나 대사관저인 스파소 하우스로 불러 들이지 않고 그의 집무실로 찾아가서 만날경우 이는 의전상 러시아대통령에 대한 뜻깊은 인정이 될 것이다.부시는 탈소독립을 추진중인 발틱 3국및 다른 공화국 대표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부시의 이러한 접촉과 키예프방문은 크렘린의 전통적인 권력중심권 밖에 있는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증진하려는 워싱턴의 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시가 소련에서 야당세력과 고르바초프 사이를 걷는다는 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일 뿐아니라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부시의 소련 정치판 개입은 자칫 이번 방문의 공식목적인 핵감축조약 서명과 정상회담에 그림자를 던질수 있다.부시는 고르바초프의 권력침해나 외교한계의 일탈이 없이 야당세력을 고무하는 균형된 자세를 취하려고 애를 쓸 것이다.미국이 소련의 발틱합병을 인정한적이 없으면서도 이들 3국을 이번에 부시의 방문대상으로 선택하지 않은것은 의미가 있다고 미국관리들은 말한다. 부시는 모스크바 체재중 미국의 대소무역 최혜국지위 부여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의 제거를 고르바초프에게 요구하고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에서의 소련의 역할에 관한 토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최근 니콜러스 브래디 재무장관은 소련의 IMF및 세계은행 정회원 가입신청을 신랄하게 비난함으로서 미소가 관계변화의 기본원칙중 일부를 아직 정립하지 못했음을 보여 주었다.브래디는 소련의 가입신청에 「아주 놀랐다」고 말하고 그건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했다.미국은 소련에 대해 지루할 정도로 오랫동안 가입신청을 하지말도록 조언하고 있다는것이 그의 주석이었다. 지난주 런던에서 미국등 서방선진 7개국은 이 두기구에 소련 「특별준회원」으로 가입할 것을 제의했다.그러나 소련은 정회원 가입과 서방측 경제원조의 대폭증가를 전제로 경제개혁안을 성안중이다. 부시는 런던에서 고르바초프에게 내놓았던 이상의 경제원조 보따리를 모스크바에 가지고 가지는 않는다.고르바초프는 런던을 떠나면서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내심으론 더많은 것을 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미국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걸프만 전쟁에서 과시됐던 미소의 새로운 협조관계를 시험하기 위해 두정상은 아랍­이스라엘 분쟁해결을 위한 공동노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부시가 모스크바로 떠나기 전에 미국의 중동평화 회담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답변을 듣기를 원했던 것은 가급적 정상회담 전에 상당한 진전을 이룩해 보려는 이유 때문이었다. 부시와 고르파초프가 협의할 지역문제에는 중동 뿐만아니라 아프가니스탄,쿠바,한반도문제도 포함될 것이다.
  • “「북미순방」 한반도통일에 기여” 73%/공보처,전화 여론조사

    ◎“핵사찰 수용 촉구,북한에 영향” 68% 우리 국민 대다수는 노태우대통령과 부시미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한반도통일여건 조성등 우리의 통일에 도움이 될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노대통령의 이번 미·캐나다순방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공보처가 8일 노대통령의 미·캐나다순방과 관련,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20세이상 남녀 5백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에서 밝혀졌다. 이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통일방식,통일한국의 모습까지 포괄하는 「통일에의 기본틀」을 논의한 것이 우리통일에 도움이 될것인가에 대한 설문에는 응답자의 72.6%가 도움이 될것이라고 답했으며 부정적인 견해는 25.1%에 불과했다. 또 이번 한미정당회담 결과가 한국의 안보에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6.9%가 긍정적으로 전망했으나 17.8%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고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북한의 국제핵사찰 수용 촉구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68.1%가 영향력을 끼칠것으로 본 반면 26.8%는 끼치지 않을것으로 응답했다. 한편 노대통령이 미·캐나다를 국빈자격으로 방문,양국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크게 환영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성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38.6%로 가장 많았으며,다음은 「한국의 국제적 지위가 높아짐」(25.0%),「당사국간의 전통적 우의」(24.8%),「양국 상호이익」(5.5%)순으로 나타났다. 또 노대통령의 순방기간중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는 「국빈예우」(29.2%),「한미정상간 친선테니스」(16.3%),「백악관정상회담」(14.6%),「노대통령의 의연하고 세련된 외교스타일」(10.3%),「교포접견행사」(8.9%)등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 노 대통령 북미순방 수행 취재기/이경형특파원

    ◎통일 이끌 「동방외교」 기틀 확고히/테니스회동 통해 한미 신뢰 확인/「국빈방문」,시장개방과 연계 우려 불식 수행기자들이 귀국길에 오르는 대통령특별기에 탑승하기전 밴쿠버 국제공항 격납고에서 보안검색을 받기위해 한동안 대기하고 있었다. 캐나다의 한 보안요원이 『노태우대통령과 부시미대통령이 테니스를 쳤다는데 누가 이겼느냐』며 관심있게 물었다. 『양국대통령은 같은 조였고 상대는 워싱턴및 서울주재 양국대사조였는데 대통령조과 이겼다』고 답변하자 그는 한국대통령이 미국대통령과 테니스를 함께 쳤다는데 매우 흥미를 가졌다. 한미정상간의 2일하오 테니스회동은 노·부시간의 친밀함과 함께 한미양국의 긴밀한 동반자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주었다. 1주일에 1∼2명의 세계 각국원수들을 만나는 부시대통령이 이들과 「회담」 「오찬」 「공식만찬」외에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일은 매우 드물다. 부시대통령이 각국 원수들과 스포츠회동을 가진 경우는 취임후 지금까지 무바라크이집트대통령과 미식축구구경을 함께 갔고 호크호주수상과 골프를 같이 쳤으며 예정된 것은 내일(미국시간 7일)열리는 미·캐나다 정상회담후 멀로니총리와 야구올스타전을 함께 관람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테니스회동은 정상간의 친분·신뢰확인면에서도 아주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섭씨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속에서 환갑을 훨씬 넘은 부시대통령은 경쾌한 푸트워크로 경기를 했고 노대통령은 특유의 강력한 투 핸드 스트로크를 구사,멋진 기량을 발휘했다.양국정상은 공을 멋지게 쳐 넘길땐 서로 「굿 파트너」 「나이스 파트너」라며 파트너(동반자)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시간동안의 경기가 끝난뒤 부시대통령은 노대통령과 서로 사용한 라켓을 선물로 교환했다. 노대통령은 자신의 라켓을 가리키며 『이 라켓은 미제인데 내가 이 라켓을 구입해 사용한 이래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서 쓰고 있다』면서 『내가 (한국이 흑자를 보일때) 한미간의 무역불균형시정을 위해 이렇게 노력했다』고 조크해 웃음이 터졌다. 노대통령의 「미제」언급에는 「한국이 미국과 무역마찰을 피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는 메시지가 분명히 담겨있었던 것이다. 테니스회동에 앞서 열린 양국정상회담에서 양국간의 통상시장개방문제는 극히 간단하게 언급됐을 뿐이다. 노대통령의 방미 출국전 국내 야당총재가 『이번 국빈방문예우는 미국이 한국의 쌀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장개방문제는 확대회담에서 잠깐 거론되었지만 구체적으로 품목이나 대상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부시대통령은 노대통령의 「미제」언급을 통해 자유무역질서유지를 위한 한국의 자발적인 노력에 어떤 신뢰감을 느꼈을 것같다. 노·부시단독회담에 기록을 위해 배석했던 김종휘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은 『흔히들 한미정상회담이라고 하면 한미간의 안보재확인·양자간의 통상무역문제 논의등을 연상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좁은 시각에서 얘기되는 것이 결코 아니며 한반도문제·동북아질서·세계정세의 흐름과 양국협력관계등 대단히 넓은 시각에서 양측의 입장이 솔직하게 개진되고 그자리에서 바로 공통분모를 찾아낸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의 방미직전과 그리고 방미과정에서 청와대당국은 이번 미국·캐나다 방문을 통해 남북통일을 촉진시킬수 있는 우방국과의 협력구도를 짜게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사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기자들은 무언가 「안개먹고 구름내뱉는 식」의 공허함과 함께 시장개방과 관련한 미국의 압력을 호도하기위한 연막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부시대통령 입에서는 『남북한의 모든 국민들에게 미국이 한국의 영원한 평화(남북한통일)를 위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음을 분명히 알리고 싶다』(백악관 환영사),『이제 당면한 모든 도전에 공동대처하는 동반자의 관계』(백악관 만찬사)라는 말이 나오자 뭔가 통일에 따른 한미간의 구도가 짜이고 있다는 감에 접했다. 노대통령도 오타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시대통령과 통일의 「그림」을 그렸느냐는 질문에 『분단은 외세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통일은 당연히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통일전략의 핵심은 불행한 과정을 겪는 통일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면서도 『남북간에마음을 주고받는 단계가 아닌 상태에서 어느 일방이 통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통일추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서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노대통령은 미국과 캐나다방문 일정을 마치고 밴쿠버에 기착한 5일저녁 수행장관및 비서진에 대한 지시형식으로 북한이 제의해온 8·15국토종단순례행사등의 공동개최를 비롯,방북희망자에 대한 과감한 허용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방미가 북방외교와 대칭되는 자리에 통일을 위한 「동방외교」를 다지는데 의의가 있다는 사실을 8·15행사의 남북공동참여라는 「밴쿠버발표」를 통해 좀더 구체적으로 실감할수 있었다.
  • “북서 싫다는 독일식통일 추진않겠다”/노대통령,우리특파원들과 간담

    ◎주변 강국 핵 무장속 한반도 비핵화 무의미/「20세기내 통일」은 예감과 의지에 따른 확신 노태우대통령은 3일 워싱턴을 떠나기에 앞서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일문일답요지는. ­부시 미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밝힌 『금세기말까지의 한반도통일』전망은 막연한 느낌을 피려한 것인지,아니면 어떤 복안에서 나온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지도자로서의 예감과 21세기까진 통일을 해야겠다는 의지,그리고 독일통일의 교훈 등이 작용한 종합적인 판단의 표현입니다. ­향후 10년 뒤 한국경제가 북한을 충분히 포용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당면 과제입니다.독일이 통일 후 경제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북한이 싫다는 통일방식은 요구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나의 자세입니다.독일식 흡수 통일은 안해도 좋습니다.남북한정상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면 그 쪽의 연방제 통일 방안과 우리의 국가연합 통일방안 사이에 공통점이 찾아질 것입니다.작년의 총리회담을 통해서도 공통점이 많이 나왔으므로 인내를 갖고 대처하면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입니다.북한체제가 예측불허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어떤 형태의 통일이 되든지 거기에 맞추어 사전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여러가지 통일모델을 상정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의 연구를 해당 부처에 시켜 놓고 있습니다. ­통일에 대비한 우리의 정치체제는 내각제와 직선제 가운데 어느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 ▲6·29선언에서 밝힌것처럼 내각제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좋은 제도라는 나의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그러나 국민은 지금도 대통령 중심제를 선호한다고 봅니다.그래서 내각제와 대통령제 가운데 어느 것이 되어야 통일이 쉽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서로 연계시킬 수 없는 별개의 문제라고 봅니다. ­미국의 대한시장개방 요구와 관련,이번 정상회담에서 주고 받은 것은 없습니까. ▲이번 방문은 그런것과 전혀 성격이 다릅니다.미국이 우리의 민주주의 성취에 대한 경의와 걸프전지원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예우를 한 것이었지 무엇을 얻어내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양국간 교역마찰은 실무자들이 다룰 문제이지 정상간엔 논의한 적이 없습니다. ­남한내 미군핵무기 문제에 관해 부시 대통령과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북한의 핵시설 사찰과 남한의 미군 핵무기는 별개의 문제입니다.소연 중국 일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북한의 도발성등 전력으로 보아 북한이 핵무기 제조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위험시하고 있습니다.미·소·중의 핵은 모두 국제안전협약을 준수하고 있습니다.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의심스런 시설에 대한 사찰을 받도록 요구할 권리를 보유합니다. ­핵문제에 대한 노대통령의 철학은 무엇입니까. ▲한반도에 핵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현실적으로 무의미합니다.한반도를 사정거리에 두고있는 미·중·소가 모두 핵을 갖고있습니다.한반도비핵화를 원한다면 사정거리내의 핵을 모두 없애야합니다.그러나 그렇게 할 수가 없기때문에 한반도를 비핵지대화하자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미·북한관계의 격상을 우리쪽이 고무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우방도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기를 바랍니다.다만 그 관계가 남북한관계를 좋게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일본이 북한에 대해 핵사찰 수락을 요구하는 것처럼 관계를 개선하되 내용이 개선되는,다시 말해 협력 신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고 봅니다. ­북한이 핵안전협정에 서명하면 미·북한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핵 문제에 대한 의심과 위협이 제거되면 큰 진일보로 봐야 합니다. ­한중관계 개선 전망은. ▲한중관계는 착실히 개선되고 있습니다.중국의 국민성과 대북한 관계를 감안할때 성급하게 서두를 생각은 없습니다.미정부가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를 연장하려는 계획과 관련,나는 중국의 입장을 살려 주는게 좋다는 의견을 부시 대통령에게 개진했습니다. 중국이 서서히 변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도와 주어야 합니다. ­민자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 선출시기는 언제로 보십니까.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1년전 쯤,그러니까 대충 내년초 쯤 될 것입니다. ­민자당 대통령후보 지명권을 행사할 용의가 있습니까. ▲대통령 후보는 당헌에 정해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금융시장·농업부문 개방/부시 요구,수락사실 없다”

    ◎이 청와대 대변인,한미정상회담 내용 공개 【워싱턴=이경형특파원】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은 3일 부시 미국대통령이 노태우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농업구조를 개선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고 노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는 일부 보도내용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대변인은 『한국의 시장개방문제와 우루과이 라운드 문제는 양국의 확대정상회담 자리에서 원칙적인 입장만 개진됐을 뿐』이라고 밝히고 『노대통령은 이에대해 이문제는 양국 정부간에 앞으로도 계속 협의해 나갈 문제라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2일 확대정상회담에서의 대화내용을 공개했다. 다음은 이대변인이 밝힌 양국정상간의 우루과이 라운드 및 한국시장개방 관련부분 대화 요지. ▲부시대통령=우루과이 라운드의 성공적 타결이 자유무역질서를 증진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일이다. 여기에서 해답을 찾아야 세계의 통상질서가 위협을 받지 않는다.한국이 계속적으로 무역을 자유화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그러나 시장에 대한 접근을 개방하고 농업구조개선을 통해 시장개방이 촉진돼 한미 양국간의 쌍무적인 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그럼으로써 통상장벽이 제거되고 자유무역이 증진되기를 바란다. ▲노대통령=우리도 우루과이 라운드의 성공적 타결을 지지한다.우루과이 라운드의 성공적인 타결과 자유무역증진을 위해 관계국간에 원만한 협의를 계속하자. 한국은 가장 급속하게 무역을 자유화하고 있는 나라다.이같은 무역자유화 노력의 결과로 82년이후 계속돼 왔던 한국의 대미흑자도 올해들어서는 한국이 약 10억달러정도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개방문제는 양국간에 지금까지도 협의를 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양국 정부간에 계속 협의해 나가자.
  • “세계 대사 논의”… 격상된 한국위상/김호준 워싱턴특파원

    ◎미의 「국빈맞이」를 보고/쌍무단계를 넘어 「준강국」 대접 노태우대통령을 국빈으로 맞이하는 2일의 백악관 환영행사는 지난 3년간 기자가 가졌던 「아쉬움」을 씻어주기에 충분했다.21발의 예포가 터지고 애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30분간 진행된 행사는 간소하면서도 장중했다. 얼마전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환영행사때 등장했던 의장대 도열과 고적대행진이 노대통령 내외 앞에 펼쳐질 땐 솔직히 말해 마음 어딘가의 「공동」이 메워지는 충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정상회담 후 노대통령과 부시 미대통령이 가진 이례적인 테니스 경기도 두 정상간의 친교와 두 나라의 우호관계를 과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었다. 그동안 노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현지에서 지켜 본 많은 사람들이 토로했던 소회의 하나는 『우리도 이젠 예우를 좀 받아야 할텐데…』라는 아쉬움이었다.물론 노대통령의 종전 방미가 의전이나 예우는 별로 따지지 않는 실무방문이었다고 하나 그런 설명만으로는 어딘가 마음에 차지 않는 구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미국이 이번에노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노대통령의 한국민주화 노력에 대한 높은 평가와 걸프전때 한국이 보여준 지원에 대한 사의가 내포돼 있었다.그건 또 높아진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자,한미 우호관계의 격상이라는 상징성도 아울러 함축하는 것이었다. 노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와 맞물려 일찍부터 미언론의 주목을 받았다.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LA타임스지 등은 노대통령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고 2일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우리측 프레스센터와 백악관 기자실엔 많은 보도진이 몰려 들어 열띤 질문공세를 폈다. 26년전인 65년 5월 당시의 박정희대통령이 린든 존슨 미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을 이틀간 국빈으로 방문했을 때 뉴욕 타임스지가 이를 26면에 1단 기사로 간략하게 보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부시 대통령이 2일 저녁 노대통령을 위해 베푼 1백30명 초청 규모의 공식 만찬에는 미공화당 계열에서만 5백여명의 참석 신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백악관 의전 관계자들이 이를 축소 조정하느라고 애를 먹었다고 한다. 워싱턴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미 대화의 새 차원을 열었다는 점에서 국빈 방문이라는 「외화」못지 않게 그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노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89년 서울서 처음 만났을 때만해도 대화의 주제는 별로 유쾌한 것이 아니었다.당시 한국의 민주주의 상황도 그랬고 두나라 통상관계는 더욱 껄끄러웠다.그리고 남북한의 1백60만 병력이 대치한 이른바 비무장지대는 냉전시대의 구세계 질서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후 2년 수개월만에 두 정상이 4번째로 가진 이번 회담은 놀랍게도 다른 배경 속에서 이뤄진 것이었다.한국에서 민주주의는 뿌리를 내렸고 또한 한국 정부가 시장을 개방하고 막대한 대미흑자를 줄이면서 한미통상 마찰도 줄어 들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평량이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백악관 환영행사에서 부시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노태우대통령 각하,오랜 냉전과 갈등의 시대가 끝나는 이 거대한 변화의 시점에서,세계가 새로운 질서 속에 자유를 구가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 노·부시 회동은 단적으로 말해 걸프전 이후 팍스 아메리카나시대를 개막한 미국과 급변하는 동북아의 초점지대인 한국이 세계질서 재편과정에서 밀접한 동반자 관계의 유지를 다짐한 자리였다. 이번 정상회담이 과거의 그것과 크게 구별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회담의 의제가 쌍무관계 일변도에서 벗어나 세계 대사 협조문제로 질적인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이다. 정상회담이 끝난후 청와대 이수정대변인은 『소연·동구에서의 다원적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구축에 대한 지원문제를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고 미 국무부의 리처드 솔로몬 동아태담당차관보는 『노대통령이 시베리아 개발에 미국정부의 협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문제를 넘어선 세계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되기는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이제 한미관계는 국지전략의 동반자에서 세계전략의 동반자로 격상된 것 같다.동아시아 문제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스칼라피노박사(버클리대 명예교수)는 1일 노대통령 방미 설명회에서 『우리들은 지금 한국의 위상변화를 지켜보는 증인들』이라고 말하며 『한국은 가난하고 낙후된 농업국이 아니라 아시아는 물론 세계로 뻗어 나가는 준강국』이라고 규정했다.처음엔 좀 공허하게 들리던 「준강 한국」이 노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을 지켜본 뒤엔 훨씬 현실감 있게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다.
  • 아태 새시대의 구도 확고히/노 대통령의 방미·가 등정에 부쳐

    ◎「비핵적 안보협력」 구체화 기대 오늘 노태우 대통령이 미국과 캐나다의 공식방문 길에 오른다. 이번 방문은 비록 정상간에 긴급히 다루어야 할 현안문제들이 없고 극적인 합의문의 발표 같은 것이 예상되지 않는다 하더라도,최근의 세계와 한반도 주변에서 일고 있는 엄청난 변화에 비추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 동안 한미관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긴장과 갈등을 겪어온 게 사실이다. 북방외교의 추진과 한소수교는 물론이거니와 한중관계,미·북한관계,그리고 일·북한수교교섭 등 일련의 사태들이 한반도 역학 관계의 기본구도를 바꾸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마찰과 시장개방 등의 쌍무적 문제들도 두 나라 관계에서 긴장과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7월2일에 있을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두 나라 관계의 갈등과 긴장을 해소하는 구체적 의제들이 논의되는 소극적 차원을 넘어,냉전시대가 물러나고 새로운 국제정치질서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다가오는 21세기를 바라보면서 한미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해야 하는가 라는 보다근본적이며 철학적인 문제들이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탈냉전의 오늘의 시각에서 볼 때 한미관계가 새로운 바탕 위에 위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한국의 국제적 지위도 세계의 12대 교역국으로 부상했으며 미국 역시 냉전체제의 붕괴에 따라 세계전략과 아시아 정책을 수정하고 있는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 스스로도 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미 기본노선의 변화를 전제한 예비적 조치들을 가시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조선이라는,남북한 관계개선을 가로 막아온 최대의 걸림돌이 사실상 제거되고 있으며 오랜 진통 끝에 유엔가입을 결정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의 남북관계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짙어졌다. 이렇게 볼 때 한미정상회담은 한반도 주변에서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고 정착되는 과정에서 두 나라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최근 지상에 보도되고 있는 미국과 북한간의 정치관계개선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도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은 북한의 대외정책과 대남전략이 그 숱한 허구와 위선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공동인식이 확고하게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 가능성에 관해서는 그것이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 아래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동노력의 구체적 내용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두 정상은 미국의 대한반도 핵정책에 관래서도 보다 진보적 조치들을 검토해야 한다. 핵무기의 존재를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는 미국정부의 입장은 이미 비현실적이며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한미정상들은 핵의 존재가 전제되지 않는 안보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특히 핵무기 철수를 둘러싸고 한국정부를 제쳐놓은 채 미국과 북한이 비밀접촉을 벌이는 사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한미안보협력이 비핵적 수단에 의존할 수도 있다는 구상이 한국측의 주도에 따라 한미간에 합의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남북한간에 정치적 신뢰가 조성되고 군비통제를 통해 군사긴장을 줄이는 평화정착의 청사진에 대한 합의도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한미 양국은 각별한 우호선린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해 온 특수관계를 갖고 있다. 단순한 안보차원을 넘어 정치·사회·문화의 각 분야에 걸쳐 비슷한 이상을 추구하는 가치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이같은 특수관계는 탈냉전의 시대에서도 더욱 더 그 중요성이 제고될 것이다. 과거의 질서가 깨어지고 새로운 질서가 채 정착되지 못한 오늘의 전환기적 성격 때문에 한미관계가 갖는 중요성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원화시대를 맞아 한반도에서 냉전의 벽을 허물고 동북아의 주역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역시 한미관계가 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이제 한반도와 동북아의 차원을 넘어 아시아·태평양지역과 나아가서 세계무대에서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중요한 책임을 지니게 되었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도 아태지역국가로서 이 지역의 미래에 깊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이들 3개국이 호혜평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아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고 단합하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때 비로소 탈냉전의 혼란과 불확실이 제거되고 새 질서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국가원수의 국빈방문 형식으로는 26년 만에 처음인 노 대통령의 방미와 캐나다 방문이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한반도와 아태지역에서 새로운 시대를 개막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 한·미 관계발전,또 하나의 계기(사설)

    세계는 지금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개방과 개혁,탈냉전·탈이념·화해기운 속에서 국제관계는 날로 새로워진다. 우리 한반도와 남북한 관계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시기를 택한 노태우 대통령의 미국과 캐나다 방문은 단순한 우호국 정상간의 만남의 의미를 뛰어넘는 것이다. 특히 미국방문은 양국간 시급한 현안의 타결 때문이라기보다는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기 위한 국제정치전략차원의 논의가 한미 두 정상간에 있으리라는 측면에서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오늘날 한미관계의 저울 추는 종래의 수직관계를 벗어나 수평 쪽으로 성큼 이동해서 멎어 있다. 그 동안 불평등 논의 때마다 대두됐던 항공협정과 주한미군 지위협정의 개정이 이뤄진 지도 꽤나 됐다. 유엔관계 차원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군사정전위의 유엔군측 대표로 한국군 장성이 활약하고 있고 한미 연합사령부 지상군 사령관의 한군군 장성 보임계획 등 명실상부한 한국방위의 한국화도 실현중에 있다. 한미 관계의 이러한 변화는 한국·소련관계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의 한반도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세계는 지금 분명 변하고 있으나 아직도 그 변화의 주역은 미소일 것이고 한국은 이제 그 미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여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 능동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방미는 국익 외교측면에서도 시의을 얻고 있다. 북한이 우리와 더불어 유엔에 가입하기로 결정하고 그들 핵시설에 대한 국제기관의 사찰에 다소 긍정적 태도를 표명하고 있는 등 그 「시기성」 때문이다. 한미 두 정상은 이 문제를 깊이 논의하고 남북한 대화발전 전략을 협의할 것이다. 이제 한반도 문제는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남북한 관계이상의 국제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한미 관계는 우리 외교와 대국제협력의 중추이다. 수직이든 수평이든 그 관계의 축을 떠나 우리 외교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 오랜 세월 변함없는 우방으로서의 캐나다 또한 우리에게 소중한 나라임은 말할 것도 없다.각기 냉혹한 국익 측면에서 보면 한·미,한·캐나다간 현안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통상문제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우리 대외통상의 핵심관련 당사국이며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등 이른바 「장기 경제체제 발전」의 주도국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정상의 방문이 보다 강도높은 통상압력의 부담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포함한 모든 현안들은 상호 전통적인 우호관계 위에서의 진지한 노력에 따라서는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본다. 또 그것이 바로 정상외교의 효율성이라고 본다면 이번 노 대통령의 방문외교가 여간 기대되는 것이 아니다.
  • 「국빈대접」은 26년만에 처음/노 대통령 맞는 미의 의전절차

    ◎“걸프전 협조 사의… 최상급 예우”/「공식방문」보다 예포수 많고 백악관행사도 차이 노태우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은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3번째로 지난 54년 이승만 대통령에 이어 65년 5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린든 존슨 미 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을 국빈방문한 이후 26년 만에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의전적으로 볼 때 외빈을 맞이하는 미국 정부의 관행은 격이 제일 높은 국빈방문(State Visit)을 필두로 공식방문(Offcial Visit),준공식방문(Official Working Visit),비공식방문(Private Visit) 등 4가지로 구별된다. 노 대통령이 지난 88년 10월 유엔총회 연설 후,그리고 90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과 회담 후에 가졌던 워싱턴 방문은 모두 비공식 방문이었고 미 의회에서 연설했던 89년 10월의 워싱턴 방문은 준공식 방문이었다. 노 대통령이 방미 4번째 만에 처음으로 국민 예우를 받게 된 데 대해 현홍주 주미 대사는 『노 대통령의 민주화 노력에 대한 미국의 평가를 보여주는 것이자 고양된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걸프전을 미국 주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끈 데 기여한 맹방에 대한 미국의 「사의」가 함축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양국정상간의 대좌로서는 통틀어 18번째이며 노 대통령 취임 후로는 5번째가 되는 이번 정상회담은 최고지도자간의 협의가 6공화국 들어 거의 연례화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당초 준공식방문으로 추진했다가 국빈방문으로 격상,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격상과 관련,한 소식통은 『한국의 차세대전투기로 지정된 F­16기의 제작사인 제너럴 다이내믹사의 「일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너럴 다이내믹사는 부시 대통령의 출신지인 텍사스에 F­16제작공장을 두고 있다. 이번에 미측은 국빈방문 관행에 따라 노 대통령의 워싱턴 체류일정을 3박4일로 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캐나다 방문계획 때문에 우리측이 2박3일로 단축한 것이라고 현 대사는 전했다. 국빈방문의 경우 최고의 격식을 갖춘 백악관 환영행사와 공식만찬이 베풀어지고 백악관·국무부·방문국 대사관 연도·공항 등이 양국기로 장식된다. 약 5백명이 참석하는 백악관 환영행사에선 3군 의장대 사열,예포발사,고적대 분열 등이 있고 정상간 환영사와 답사를 교환한다. 백악관이 초청한 1백30여 명의 귀빈이 야회복을 입고 참석하는 만찬은 공연관람·무도회 등 여흥프로그램을 포함해 3시간 이상에 걸쳐 진행된다. 공식방문의 영접기준은 국빈방문과 유사하나 국빈방문이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라면 공식방문은 행정부 수반에 대한 예우라고 말 할 수 있다. 예컨대 국빈방문에선 예포 21발이 발사되나 공식방문에선 19발이 발사된다. 백악관은 외국수뇌의 국빈방문을 매년 4∼5회 정도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미국인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던 엘리자베스 여왕의 경우 미국독립 2백주년에 즈음한 1976년 이래 15년 만에 다시 가진 국빈방문이었다.
  • 한·멕시코 정상회담 합의/어제 외무장관회담

    한·멕시코 양국은 빠른 시일내 양국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이상옥 외무장관은 22일 방한중인 페르난도 솔라나 멕시코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정상간 상호 교환방문이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정의용 외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솔라나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멕시코가 아태각료회의(APEC) 가입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APEC 의장국인 우리측에 전달해왔으며 이 장관은 이에 대해 APEC의 회원국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과 솔라나 장관은 이어 양국 실질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중과세방지협정과 관광협력협정 등 2개 협정을 빠른 시일내 체결키로 합의했다.
  • 남북예멘 통일 1년의 교훈/정영태 민족통일연 책임연구원(특별기고)

    ◎「흡수통합」 아닌 「균등통합」 배울만/물가등 경제불안에도 정치적 갈등은 적은 셈 남북 예멘정부는 10여 년에 걸친 군사·정치적 대치에도 불구하고 평화적인 협상수단을 통하여 분단상황을 극복하고 90년 5월22일 통합선포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이것은 순전히 양국 정상간의 정치적 결단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완전한 정치적 통합은 통합선포 후 30개월이라는 과도기를 두고 이루어질 것이지만 통합선포 후 1주년이 지난 현재 남북예멘의 분위기는 대부분의 예멘인들이 이러한 통일과정을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정치적으로는 과도기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간차원의 생활은 이미 남북이 완전히 하나가 되어있는 듯하다. 예멘 일반 국민들은 이제까지 정치적으로 강요되어 왔던 남북의 물리적 제한의 제 장애물들이 제거됨으로써 느끼게 되는 홀가분한 감정으로 통일선포 이전과 별 다름 없이 평소의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제로섬 아닌 통일방식 통합정부는 현재 상존하는 예멘의 제 이질적 요소들을 제도적으로 통합 흡수함으로써 불안정의 소지를 제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다당제 도입준비가 바로 그것이다. 예멘 통합정부 자체가 현존 정당들의 성장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당들의 창설까지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현재 약 50여 개의 정당이 난립하고 있다. 그 중에서 북예멘과 남예멘의 유일정당이었던 「일반 인민회의」와 「예멘 사회주의당」은 총선과 함께 신정부가 수립될 1992년을 대비하여 아덴과 사나에 지부 및 본부를 각각 새로이 설치하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치권내의 갈등은 아직까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것은 통일협상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대부분의 자리가 남북에 대등하고 평등한 차원에서 분배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독일의 통일과는 달리 남북예멘의 주요 관리들은 거의 한 사람도 배제되지 않고 모두 신정부에 흡수되었다. 다만 그 후유증으로 지나치게 비대해진 행정조직에 있어서 업무의 효율성과 업무교류상 소통의 어려움 등이 새로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5월22일남북예멘 통합선포 후 지금까지 실질적인 통합작업의 진척은 매우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 있다. 경제적 차원에서 남북통화의 조절을 위해서 북예멘의 리얄과 남예멘의 디나르화를 20 대 1의 비율로 교환가능케 하였으며,남예멘의 임금수준을 북예멘 수준으로 상승시켜 놓았다. 그리고 남예멘의 토지 및 기업의 사유화 추진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 소유토지나 대지주의 토지는 계속 국유화하면서 단지 소규모의 토지사유화를 점차적으로 허용해나가고 있다. 국방 측면에 있어서,먼저 남북예멘의 지휘체계가 통합되었다. 예멘 국방장관 자문위원인 모하메드 가넴 장군은 『군사계급의 분배가 남·북의 지역적 차별개념을 떠나서 어느 정도 능력과 경험 그리고 다른 요소들이 공정하게 반영되어 적합한 인물이 적절한 자리에 임명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면서,국방통합에 따른 남·북 요소들간의 큰 갈등은 없다고 말했다. 통합선포 이후 통일예멘군의 군복이라든가 무기 등은 이전과 전혀 변화없이 남북 양측 고유의 것이 각각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공항 혹은 관공서를 수비하고 있는 예멘군인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남북예멘 각각의 고유의 복장과 무기를 그대로 간직한 채 나란히 근무에 임하고 있다. 이밖에도 통일예멘 신정부는 전신·전화·물·전기관련 부문의 통합을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멘통일 후 가장 심각하고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요소는 바로 물가앙등이다. 이러한 급격한 물가앙등은 통일작업에 크게 기인한 면도 있지만 실제로 잠재적,가시적으로 누적되어 온 예멘의 경제적 저발전의 연속현상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통합 반대주의자들은 이 모든 경제적 궁핍이 통일의 여파라는 점을 크게 부각시킴으로써 통일 신정부의 입지를 크게 흔들고 있다. 남북예멘의 통일경험이 우리의 남북한관계의 개선에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남북한이 6·25전쟁을 치르는 등 상호불신이 심화되어 온 것과 마찬가지로 남북예멘도 2차례 이상의 국경충돌을 겪음으로써 상호불신의 벽은 매우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남북예멘 위정자들의 예멘통합 노력은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남북예멘의 대화가 대부분 정상회담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은 우리가 크게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이다. 동일한 역사와 언어를 공유하고 단일민족성에 의한 높은 통일의지가 상존하고 있는 남북한이나 남북예멘의 경우 통일의 결정적 요소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결단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정치적 결단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정상회담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예멘은 수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서 상호간의 불신을 해소시키고자 노력했으며 결국은 균등주의의 원칙에 입각한 권력분배 방식으로 과도 통일정부를 수립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비록 남예멘측 정권이 사회주의 정치의 실패를 인정하는 백기를 들었으나 북예멘은 서독이 동독을 흡수하는 방식의 통일을 생각하지 않고 서로의 대등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서로가 패배의식을 갖지 않도록 하는 통일방식을 도출해 낸 것이다. 그 결과 통합 후의 여러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예멘인들은 그들의 통합을 수호하는데매우 적극적이다. ○권력 균등분배 주목을 남북한의 경우에 있어서도 정치적 차원에 있어서의 통합의지와 결단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있어서의 급선무는 예멘과 같이 정상회담을 통한 통합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통합논의 과정에서는 상호의 패배감을 부추기지 않는 형태의 통일구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흡수통일 방식의 전형인 독일통일 과정에만 지나친 관심을 표하는 것은 우리의 통일협상 진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남북통일협상의 분위기마저 냉각시킬 수 있는 소지가 될지도 모른다.
  • 중국,북한에 “경화결제” 통보/내년부터 물물교환방식서 전환

    ◎북한 외화난 가중될듯/일 요미우리신문 보도 【도쿄 연합】 중국은 북한에 대해 양국간 무역 거래를 내년부터 달러를 위주로한 외화결제 방식으로 바꾸어 주도록 통보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6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보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같은 조치는 최근 일본을 방문했던 이남청 중국대외경제무역 부장과 나카야마(중산) 일본 외상간의 회담에서 확인된 것으로 이 부장은 일본 방문 직전인 지난 3일부터 6일 사이에 이붕 총리를 동행,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측에 최종적으로 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중국과 북한간의 무역은 물물교환 방식(바터시스템)을 취해왔으나 중국이 북한에게 이같은 결제방식의 변경을 통보한 것이다. 이에 앞서 소련은 올 1월부터 북한과 거래를 종래의 루블화 결제에서 교환성이 있는 외화 결제로 바꾼바 있어 중국측의 이번 조치로 인해 북한으로서는 외화가 부족,보다 경직된 경제운영이 불가피하게 되었으며 일본의 경제협력과 연결된 일·북한간 국교정상화 회담의 행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지난 89년부터 동구의 공산당 정권붕괴,소련·중국의 경제 후퇴로 인해 무역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 중·소 「남북한 유엔가입」 협의 활발/15일 정상회담

    ◎공동성명문안 사전 의견 조정 【모스크바=김영만 특파원】 소련과 중국은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으며 이 문제가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소·중정상회담의 주요 현안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소련과 중국은 15일부터 시작되는 강택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방소와 관련,양국 정상간에 발표할 공동성명 작성작업에 착수했으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이 엇갈려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성명 사전협의를 위해 소련을 방문했던 중국 공산당 대표단이 이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귀국한 데 이어 4일 소련측의 무사토프 공산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중국에 가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계속 모색할 예정이다. 모스크바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공동성명에 담을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양국이 매우 날카로운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주로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에 대한 입장조정이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의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소련은 중국과 가진 정상회담 공동성명 작성작업협의에서 『남북한간의 대화를 환영하며 두 나라 인민의 숙원인 통일을 지지한다』는 문구를 양국 공동성명에서 채택하기를 희망했다.
  • 소의 즉흥적 외교행태/박정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20일 열렸던 역사적인 제주도 한소정상회담은 외교에 있어서 의전절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외교는 돌출성 사건이어서는 안 되고 따라서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외교관이 보수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것도 이같은 불가피한 신중함 때문이다. 특히 의전절차는 「형식」을 통해 상대국에 예의와 존중의 뜻을 표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정무문제와 함께 외교의 중요한 골간을 이루고 있다. 그것이 정상간의 만남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상적인 외교 궤도를 벗어났다는 섭섭함을 감출 수 없다. 소련측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도착을 10여 시간 앞둔 19일 새벽에야 1박과 함께 20일 상오 정상회담을 갖자고 알려오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또 제주공항에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45분여 늦은 하오 9시45분쯤에야 도착,많은 환영객들을 기다리게 했다. 결국 이날 만찬은 외교상 전례가 없이 밤11시를 넘겨서 시작,다음날인 20일 새벽 1시40분까지 진행되는 「밤참」 형식이 되고 말았다.물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1박하기로 일정을 연장함으로써 당초 시간에 쫓겨야만 했던 정상회담이 다소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남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냉전종식 및 평화정착,동북아와 아태지역에서의 협력증진,양국 쌍무협력관계 증진 등을 보다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었던 것도 일정 연장 때문이라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이번 방한이 국빈방문이 아닌 공식실무방문인만큼 형식적인 외교절차를 어느 정도 생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방한을 불과 열흘 앞두고 한국방문을 통보해온 것에서 비롯된 소련의 즉흥적인 외교행태는 사회주의국가의 변칙적인 의전관행을 감안한다 해도 불쾌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초강대국인 소련이 행여나 우리를 동북아의 작은 나라 정도로 얕잡아 본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정부의 한 의전관계자는 소련측의 시간계획이 죽 끓듯 바뀌자 방한 당일인 19일 낮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주에 온다는 사실 이외에는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떠나기 직전 기자간담에서 머지 않은 장래에 서울을 공식방문할 것임을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두 번째 방한은 정상외교의 틀내에서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
  • 한·소 제주정상회담 막전막후/기자방담

    ◎“일본은 자린고비”… 소측인사들 불만 토로/우호조약 이름 싸고 우리 당국자들 혼선/고르비 일정 변경잦아 아무도 예측 못해 한반도 주변국가들이 초미의 관심을 기울인 가운데 열렸던 한소 제주정상회담이 20일 1박2일의 일정을 끝내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숱한 화제를 뿌렸던 이번 회담의 막전막후를 특별취재반의 방담으로 알아본다. ­이번 회담은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지만 잦은 일정변경 등으로 인해 의전관계자는 물론 7백여 명의 취재진도 긴장의 연속이었죠. ○의전관계자 긴장연속 당초 4시간 정도의 제주체류로 합의된 것으로 보였던 고르바초프의 일정은 도착 당일인 19일 새벽 4시쯤 1박2일로 연장됐고 양국 정상간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이 열린 20일의 일정도 방일 여정의 피로와 전날 만찬행사가 새벽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축소 조정됐죠. ­국가정상의 방문국 체류일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착 당일 전격적으로 바뀌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인데 이번에 소련측 일정은 너무 자주 변경됐어요. 고르바초프의 이같은 급작스런 일정변경은 소련 외교의 「관행」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병기 청와대 의전수석비서관은 이를 두고 『소련 대통령의 일정은 마지막 5분 전까지도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힐 정도였죠. ­1박2일로 체류일정을 늘리자고 한 것은 사실 우리측이 정상회담 준비단계부터 강력하게 요청해온 것이지요. 그러나 소련측은 바쁜 방일일정과 산적한 자국내 문제 등을 이유로 계속 난색을 표시,도착 하루 전까지도 거의 가망성이 없는 것으로 우리측은 판단했던 거죠. ­일부에서는 소련측이 처음부터 우리측 요구대로 1박2일의 일정을 생각해놓고도 생색을 내기 위해 막판에 전격 수용,극적 효과를 노렸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방일 성과가 미흡한 데 대한 고르바초프의 강한 불만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어요. 소련 국가원수로서는 첫 방일인데도 일본측은 북방 4개 도서 반환에만 신경을 썼지 정작 소련이 제시한 경협이나 동북아 집단안보체제 등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한소 우호협력조약」 문제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요. 당초 양국 외무부관계자들간에 사전 조정된 대화내용 초안엔 이것이 포함되지 않았는데 단독회담 때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전격 제의하자 노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수락하면서 앞으로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통해 협의해나가도록 하자고 대답했습니다. ○“언론 앞서간다” 불평도 ­청와대측이 미리 준비한 발표문에는 『두 분 대통령은 모스크바선언과 양국간에 체결된 각종 관련 협정에 따라 양국 관계를 더욱 역동적이고 본격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을 다짐했으며…』라고 되어 있었지요. 그러나 단독회담의 결과에 따라 「다짐했으며」 다음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번 발전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한소 양국 우호협력조약의 체결을 제의했으며 노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고 앞으로 양국 외무장관을 통해 협의해나가기로 했다』는 구절을 삽입했습니다. ­그러나 조간신문 등 언론들이 「한소우호협력조약」 체결합의라고 헤드라인을 붙이고 나가자 외무부 등에서는 『아직 「합의」를 한 것은 아니다. 양국 외무장관간에 협의를 해봐야 한다』면서 『언론이 너무 앞질러 보도한다』고 불평을 했지요. ­이 조약의 이름을 놓고 이수정 청와대대변인과 김종휘 외교안보보좌관간에 잠시 혼선을 빚기도 했지요. 김 보좌관은 정상회담 브리핑을 통해 「우호협력」에다 「선린」이란 표현을 추가시켰지요. 그런데 「선린」이라는 문구는 완전한 우방을 의미하는 것으로 비칠 공산이 커 미일 등 우방의 강력한 이의제기를 의식한 이 대변인은 김 보좌관의 발표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곧바로 보도진들에게 「선린」표현의 삭제와 함께 「양국 외무장관간에 추후 논의키로 했다」는 사실을 강조,톤 다운시켰죠. ○“일본선 너무 피곤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 환담,단독회담,산책,작별인사 등 비교적 은밀한 대화시간에 얘기할 때 『일본에 있다가 이곳에 오니까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더욱 인간적인 친근미를 느낀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더군요. ­고르비는 일본의 3박4일간의일정이 매우 피곤했다는 말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고 해요. 일본에서 가이후 총리와 6차례 일소정상회담을 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사실은 8차례나 회담을 했다고 해요. 고르비는 가이후 총리를 두고 하는 얘기같은데… 『하나도 제대로 결정을 못 하더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 ­아마 북방 4개섬 반환과 일본의 대소 경협규모를 두고 어지간히 실랑이를 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이 나온 것이 아닐까요.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우리는 결코 원칙을 무너뜨리면서까지 「구걸」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말로써 영토반환과 원조를 흥정하지 않을 것이란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는 후문입니다. ­소련측 인사들 가운데는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한국의 30억달러는 GNP를 감안할 때 일본의 4백50억달러에 해당한다』면서 「자린고비 일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두 정상 사진찍기 수월 ­사진을 찍는 입장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수뇌의 만남은 상당히 수월했습니다. 왜냐하면 두 정상이 이제 완전한 친구처럼 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나 공식대화에서는 물론 산책대화 때도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 수행취재 때에는 양 수뇌의 만남이 다소 어색하고 서먹서먹해 앵글 맞추기가 무척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모든 행사가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진행돼 양 수뇌의 친숙도가 한층 두터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련 기자들은 대부분 자체풀(POOL)기사에 의존하는 듯 독자적인 취재열의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프레스센터에도 잘 들어오지 않고 주로 자기들끼리 커피숍 같은 데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았지요. 글라스노스트정책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쟁을 생명으로 하는 우리 언론의 생리와는 거리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일본언론을 비롯해,로이터 AFP 등 세계적인 통신사와 뉴욕타임스지 등 외신기자들을 프레스센터 앞쪽에 자리를 잡고 열띤 취재경쟁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제주시민들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제주도가 뛰어난 세계적 관광지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며 희색이 만면입니다만 뭐니뭐니해도 회담덕을 가장 많이 본 곳은 제주 신라호텔입니다. 호텔측은 회담 자체로는 6천만원의 적자를 보았지만 홍보효과를 감안하면 약 30억원을 투자한 것과 맞먹는다고 밝혔습니다. ○신라호텔 1백억 번 셈 게다가 오래전에 교통부에 신청했음에도 꿩 구워먹는 소식이던 「특1급호텔지정」 통보가 회담 직전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호텔 주변에선 이번 회담으로 제주 신라호텔은 1백억원 이상 번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외신 기자들이 사용하는 프레스센터에는 현대전자가 관계당국의 승낙 아래 대형 멀티비전을 무료로 설치,현대선전효과를 노렸는 데 삼성그룹 산하인 호텔측이 뒤늦게 이를 알고 『남의 안방에 현대가 웬말이냐』며 철거를 요구하기는 했어요. 그러나 현대측이 이를 거부하자 호텔측은 단전으로 맞섰는데 결국 설치경비 2천만원을 호텔측이 부담하는 대신 현대측은 회사간판을 떼내렸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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