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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형칼럼] 內治와 정상외교

    [이경형칼럼] 內治와 정상외교

    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19일부터 카자흐스탄·러시아 순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상외교를 편다.10월 초엔 인도·베트남,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11월 중순 칠레 등 남미 3개국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11월말~12월 초엔 라오스와 영국·프랑스·폴란드 방문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국가 최고 지도자 간에 이뤄지는 정상 외교는 의사결정의 신속성,범정부적인 관심 유도,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적인 대책 수립 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외교 방식이다. 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경제·통상·자원 외교와 함께 역내 협력 및 평화 정착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한다.또 국정 운영의 시각을 국내 ‘우물안 개구리’식에서,국제적·세계적인 안목으로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이번 정상 외교는 시기 면에서 국제사회가 남북 핵문제로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유념해주었으면 한다.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한국의 우라늄 분리 및 플루토늄 추출 실험과 관련,오는 19일 2차 사찰단을 파견키로 했다.특히 이들은 핵 관련 실험에서 정부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중점 조사할 것이라고 한다.또 북핵 6자 회담의 무산 가능성이 점증되는 가운데 북한은 양강도에서 수력 발전을 위한 대규모 발파 작업을 하는 등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뭔가 바깥을 향해 함축성 있는 몸짓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동북아 공동의 에너지 협력체 추구 등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구상을 제시하더라도 관련 국가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따라서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외교적 후속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흔히 외치(外治)는 내치(內治)의 연장이라고 한다.외교를 잘 하려면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국력은 내부의 단합과 결속에서 나온다는 얘기다.최근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 3명 가운데 2명은 지금이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응답하는가 하면,국민 절반 이상이 현 경제 사정이 외환 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국내 정치적으로도 행정수도 이전,과거사 규명,보안법 개폐 논쟁으로 갈등과 분열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노 대통령의 순방 외교는 내치의 국력 분산 구도와는 다르게 운영되어야 한다.대통령은 어쨌든 대한민국 통합의 상징이다.외국에 나가서는 대통령에서부터 일선 외교관이나 경제 협력을 모색하는 기업인 할 것 없이 모두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다음으로 정상 외교는 국가간 최고 수준의 외교 형식인 만큼,여기에 걸맞은 세련된 외교적 언사를 구사했으면 한다.노 대통령은 상대방에게 솔직 담백하게 토로하고,직선적으로 승부를 거는 화법의 소유자다.얼마전 노 대통령은 국내 TV방송과 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에 할 말을 좀 하는 편이죠.”라고 털어놓으면서 대미 자주 외교를 과시했다. 그러나 정상 외교에선 그런 표현이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만약 한·미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측에 할 말을 좀 했지요.”라고 같은 말을 했다고 치자. 당장 내외신 할 것 없이 ‘노·부시,양국 현안 싸고 정면 대결’이라고 보도할 것이며,그 파장은 정상회담의 성과를 무위로 만들 것이다. 정상간 대화는 외교 보좌라인에서 미리 작성,검토한 안을 가급적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 정답이다.괜히 즉석 발언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다.외교적 언사는 최대한 절제되고 메시지는 간결·분명해야 한다.정상회담에서 말 실수는 자칫 외교적으로 치명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영원한 어린아이,인간/클라이브 브롬홀 지음

    인간은 오래 전부터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해 왔다.유일하게 직립보행을 하고,그 결과 자유로워진 손으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면서 말이다.하지만 우리의 먼 조상인 유인원이 처음 직립보행을 하던 600만년 전의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직립보행으로 인해 달리는 속도는 현저히 느려졌고,효과적인 무기인 커다란 송곳니도 잃어 버렸다.육식동물이나 모든 포유류들의 몸을 보호해 주는 털조차 없다.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보자면 하등 유리할 것 없는 방향으로 인간의 진화과정이 일어난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인간에게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모든 생물학적 특징들은 인류가 유인원 유아와 비슷하게 변화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즉 인간은 성숙한 침팬지로 발달하는 중간 단계에서 성장을 멈쳐버린 ‘유아화된 동물’이며,평생 유아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영원한 아이’의 운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인간은 커다란 아이일 뿐이며,세상은 피터팬들의 유치원이 되어 버렸다고 단언한 저자는 인류의 모든 행동을 유아화라는 키워드로 풀어내는 시도를 한다.먼저 여타 육식동물에 비해 연약하기 그지없는 우리 조상들이 살아남기 위해 택한 방법은 유아적 행동이었다.유아들처럼 공격성이 없고,결속력이 강한 집단을 이루는 것이 인류의 유아화에 불을 붙였다면 자신과 자식들을 더 잘 보살펴줄 남자를 고르기 위해 유아적이고 의존적인 남자를 선호한 여성들의 선택 경향은 유아화를 강화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의식의 발전과 더불어 창의력과 호기심이 많은 어린아이 같은 사람들이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유아적 특징은 가치있는 덕목으로 자리잡게 됐다.저자는 인류가 처음 나타났을 당시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유아적인 특징들이 한데 합쳐져서 폭발적인 결과를 낳은 덕분이라고 결론을 제시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저자가 동성애,아동성애,근친상간,복장도착,성전환 등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행동들도 유아화의 잣대로 명쾌하게 분석한다는 것.이를 테면 동성애자들은 극단적인 유아화 때문에 동성 친구에게 애착을 보이는 아동기와,이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성인기 사이의 경계선을 넘지 못한 이들이다. 저자는 유아화의 정도는 성별,인종,생존 전략,환경 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4가지 유형의 인간형을 제시한다.공격적이고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알파형,단결력이 강한 집단을 형성하는 관료형,자신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갖고 있는 네오형,그리고 상상력은 풍부하지만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울트라형.천재 예술가들 중에 울트라형이 많다는 것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2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30일 개봉 ‘누구나 비밀은 있다’

    장현수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누구나 비밀은 있다’(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30일 개봉)는 미니어처 향수 세트 같은 영화다.앙증맞은 용기에 갖가지 향을 밀폐시켜 후각의 상상력을 부추기는 향수 세트처럼,영화도 그 비슷한 전략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한 남자를 둘러싸고 세 여자들이 은밀한 포즈를 취한 포스터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영화의 전략은 명중한다.포스터 속 여자들은 극중 자매.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선명히 나열되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들은 저마다 하나씩 은밀하되 아기자기한 드라마의 씨눈을 품고 궁금증을 부채질한다. 진지한 척하지만 바람기 다분한 남자 수현(이병헌)은 재즈바 가수 미영(김효진)과 첫눈에 ‘필’이 꽂힌다.세 자매의 막내인 미영은 “섹스하고 싶은 남자는 내가 고른다.”고 선언하는 자유연애주의자.수현과 미영의 만남은 드라마의 ‘미끼’가 된다.미영과 사귀면서 수현은 그녀의 두 언니 선영(최지우),진영(추상미)과도 아슬아슬한 관계를 엮어간다. 이렇듯 묘한 러브게임을 시작한 영화는,세 자매의 사랑과 욕망에 관한 서로 다른 해법과 연애관을 대비시키는 데 주력한다.둘째 선영의 캐릭터는 미영과 완전히 딴판인 책벌레 대학원생.남자친구 하나 없지만 “사랑은 벼락처럼,도둑처럼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라는 몽롱한 연애관으로 사랑의 판타지를 믿고 있다.맏언니이자 유부녀인 진영에게 사랑은 두 여동생들과는 또 다르다.“가족끼리의 섹스는 근친상간”이라는 무심한 남편을 둔 그녀에게 사랑은 ‘일상에 지친 낡은 욕망’일 뿐이다. 세 자매의 캐릭터들을 차례차례로 부각시키며 영화는 슬슬 도발에 들어간다.여자들에게 수현은 내재된 욕망을 솔직담백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각성제 역할을 한다.수현의 유혹에 선영은 꾹꾹 억눌렀던 욕망을 발견하고 스스로도 놀라고,진영은 힐끔힐끔 수현을 훔쳐보면서 삶의 탄력을 되찾는 것 같다.수현과의 결혼을 결심하는 동안 미묘한 심리변화를 일으키기는 미영도 마찬가지.“사랑은 쇼핑이며,좋은 물건 찾으려면 자주 골라봐야 한다.”는 평소 주장과 달리 오랫동안 자신을 짝사랑해온 남자친구(탁재훈)에게 전에 없던 감정을 발견한다. 한 남자를 놓고 자매들이 저마다 비밀연애를 즐기는 사이사이에 유쾌함과 익살이 곁들여졌다.선남선녀 주인공이 엮는 아기자기한 로맨틱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더없이 맛깔스러운 밑반찬이다.간간이 베드신이 끼어들기는 하지만,그로 인해 극의 분위기가 눅눅해지거나 질척거리는 순간은 없다.오히려 은밀한 몇몇 장면들은 관객의 분방한 상상을 유도하는 경쾌한 장치로 주효했다.아일랜드 영화 ‘어바웃 아담’이 원작.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자유총연맹 강연서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첫마디가 ‘Goodmorning My Friend.’라고 합니다.개인적으로 무척 친밀감을 표시하지요.” 권진호(63)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 오전 모처럼 외부강연에 나섰다.강연주제는 ‘한·미동맹,걱정 안해도 되나’이며 장소는 한국자유총연맹 평화대연회장.김성은 전 국방장관,민병돈 전 육사교장 등의 예비역 장성과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한·미 동맹관계를 의식,‘한·미 동맹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관계로 발전돼 가고 있다.’는 부시 대통령의 최근 친서 내용을 먼저 인용하면서 양 정상간에 이루어지는 통화 분위기를 전했다.그는 “노·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2번의 정상회담과 10번의 전화회담을 가졌다.”면서 “이때마다 한결같이 ‘Good-morning My Friend.’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통화 시간은 대부분 우리나라 밤 9시,미국에서는 오전 8시. 그는 또 “노 대통령은 평소 ‘친구가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것이 친구의 도리’라는 말을 자주 한다.”면서 “미국이 우리가 어려울 때 도와주었듯이 현재 (미국이)이라크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한·미동맹은 부부관계나 다름 없다.가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결코 이혼하지 않는다.”는 말로 현 동맹관계를 비유했다.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그는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방한했을 때 헬기를 타고 용산기지 상공에서 직접 둘러본 뒤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한국군이 주둔해 있는 것과 같다.’면서 이전계획을 찬성하게 됐다.”는 비화를 전했다.아울러 오산·평택으로 이전할 때 일부 급진세력이 ‘제2의 부안사태’를 일으켜 미군을 갈 곳 없게 만들려는 시도가 예상된다면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태스크포스팀장으로 해 모든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희·제마부대가 이라크 아르빌로 이동할 때 미군의 중무장 호위차량 50대와 아파치헬기까지 동원될 정도로 한국군의 안전에 최대한 협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군 이라크 추가파병 때는 테러위협과 안전을 위해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완료된 뒤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韓·日정상 뭘 논의하나…北核해결 구체 조율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21일 정상회담은 두 가지 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첫번째는 제주에서 실무형 정상회담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일본을 국빈방문했기 때문에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도 외교관례상 같은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서울이 아닌 제주에서,국빈방문이 아닌 실무방문 형식이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양국 정상은 21일 만찬에 이어 22일 산책을 겸한 친교·환담 등을 가질 예정”이라면서 “회담은 양국 정상이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빈번히 만나 기탄없이 의견을 교환하며 신뢰에 바탕을 둔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증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북핵문제 해결의 상황이 급변하는 미묘한 상황에서 두 정상이 만난다는 점이다. 김종민 대변인은 “최근 북핵,북·일 정상회담 등 한반도 관련 상황,동아시아 협력 문제,이라크 상황 등을 둘러싼 정세 변화에 따라 양국 정상간 협의 필요성이 증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따라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선언과 함께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시론] 김정일 위원장 답방의 조건/김근식 경남대교수 극동문제연구소

    6·25 4주년을 즈음하여 남북관계가 훈풍을 맞고 있다.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해군함정간 무선교신이 이루어지고 휴전선 근처에서 양측의 선전활동도 중지되었다.인천에서는 남북 해외 동포가 모여 우리민족대회를 성황리에 끝냈고 북측 인사가 참여하는 국제학술회의도 개최되었다. 특히 김대중 도서관이 주최한 6·15 기념 국제토론회에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고 이 자리에서 남북 양 정상간 ‘간접적인’ 의사교환이 이루어진 것은 특기할 만한 대목이다.지금껏 남북정상의 의견교환이 공식적인 특사방문이나 당국간 회담의 상대측 대표를 통해 진행되었음을 감안하면 이번처럼 민간차원의 학술토론회에서 북측 고위인사와 남측 대통령이 환담함으로써 양측 정상의 의사가 교환된 것은 그 자체로서 남북관계의 발전을 짐작케 한다. 이번의 풍성한 6·15 행사를 전후해 우리 언론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설이 꾸준히 제기되었다.특히 이 부위원장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남북관계를 크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노 대통령도 이 부위원장과의 환담에서 ‘남북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2차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노 대통령이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대북 경제지원’을 공식제안함으로써 과거 2000년 3월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대비되는 서울선언이라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섣부른 분석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지금 시기에 남북 양 정상간의 간접대화나 노 대통령의 이른바 ‘서울선언’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생각이다. 최근의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가시화와 북측의 적극적인 대남관계 개선 의지는 오히려 난항중인 북핵문제의 우회적 통로로서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마찬가지로 노 대통령의 대북 경제지원 용의 표명도 분명하게 북핵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한 것이다.따라서 북핵이라는 당면한 이슈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최근의 남북간 호의적 조짐만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을 예견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북핵 문제의 해결이라는 조건을 필요로 한다.6·15 공동선언에 명시된 대로 김 위원장 답방은 ‘적절한 시기’가 되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북핵문제 해결 이전에는 특사 파견이나 답방 추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노무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북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남북의 결단만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에는 양측 모두에 부담이 존재한다.북으로서는 적어도 핵포기의 명백한 입장이 정상회담의 선물로 제시되어야 하지만 아직 그럴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남으로서도 최근 한·미관계의 재조정 분위기에서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정상회담을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금 시기 김 위원장의 답방을 점치기보다는 그 성사를 위한 조건 마련에 남북이 나서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일 것이다.북측은 다음주 개최예정인 3차 6자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주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고 남측은 다소 소극적인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 남북관계의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핵문제 해결 이전이라도 노 대통령의 서울선언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려는 주도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답방은 의도적으로 갑자기 성사되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의 긍정적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근식 경남대교수 극동문제연구소
  • [6·15 남북정상회담 4돌] 盧대통령·김정일·DJ의 ‘간접대화’

    [6·15 남북정상회담 4돌] 盧대통령·김정일·DJ의 ‘간접대화’

    노무현 대통령과 6·15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인 김대중 전 대통령,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간접 대화를 나눴다.15일 남북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석중인 북측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간접대화의 중개역이었다. ●친서 있었나,없었나 이 부위원장이 토론회에 앞서 오전 9시25분쯤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이 환담을 나누던 접견실을 찾으면서 ‘3인 정상간 간접대화’가 이뤄졌다.문밖에서 기다리던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안내를 받아 접견실로 들어선 이 부위원장은 먼저 김 전 대통령에게 “밤새 평안하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전 대통령은 “잘 쉬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북쪽 사람을 오늘 처음 만난다.만나 보니 자주 보던 분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이에 이 부위원장은 탄핵정국을 염두에 둔 듯 “그 사이 아주 고생이 많으셨다.”고 인사를 했다.그는 이어 “장군님(김정일 위원장)께서 조국통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신 분을 잊지 않는다.”면서 “6·15 행사가 서울에서 열려 저희들을 보내셨다.”고 김 위원장의 지시로 남측을 방문했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풀기자가 퇴장한 뒤 이 부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남북이 현재의 좋은 흐름을 계속 끌고 나가 남북관계를 크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안부인사를 겸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6·15공동선언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고 이를 이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남북간 신뢰와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핵 문제가 조속히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북핵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두 정상의 메시지가 서로 교환된 셈이다. 세 사람의 대화 시간은 8∼9분 정도였고,때문에 당초 9시30분 정각에 시작하려던 토론회는 늦어졌다.이 자리에는 권양숙 여사,이희호 여사,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임동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이종석 사무차장,북측 원동연 통일문제연구소 부소장 등이 있었다.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전달 여부에 대해 윤태영 대변인은 “특별한 제안이나 현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공개석상인 만큼 친서를 전달할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DJ는 철학이 있는 대통령” 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승계에 머무르지 않고 정상회담 성과를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실제로 남북관계를 해보니 김 전 대통령이 설계해 놓은 대로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아주 중요한 토대를 놓으셨다.”고 극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제가 다 한 것은 아니다.”면서 “설계보다는 건축이 중요하다.”고 마무리를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라고 저는 가끔 말했다.”며 존경심을 표시했다.이어 “남북한 정상이 서로 얼싸안는 사진은 제게 벅찬 감동으로 남아 있다.”면서 “그 사진 한 장은 온 겨레의 화합과 평화의 가능성을 심어준 희망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6·15 남북정상회담 4돌] 盧대통령·김정일·DJ의 ‘간접대화’

    노무현 대통령과 6·15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인 김대중 전 대통령,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간접 대화를 나눴다.15일 남북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석중인 북측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간접대화의 중개역이었다. ●친서 있었나,없었나 이 부위원장이 토론회에 앞서 오전 9시25분쯤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이 환담을 나누던 접견실을 찾으면서 ‘3인 정상간 간접대화’가 이뤄졌다.문밖에서 기다리던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안내를 받아 접견실로 들어선 이 부위원장은 먼저 김 전 대통령에게 “밤새 평안하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전 대통령은 “잘 쉬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북쪽 사람을 오늘 처음 만난다.만나 보니 자주 보던 분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이에 이 부위원장은 탄핵정국을 염두에 둔 듯 “그 사이 아주 고생이 많으셨다.”고 인사를 했다.그는 이어 “장군님(김정일 위원장)께서 조국통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신 분을 잊지 않는다.”면서 “6·15 행사가 서울에서 열려 저희들을 보내셨다.”고 김 위원장의 지시로 남측을 방문했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풀기자가 퇴장한 뒤 이 부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남북이 현재의 좋은 흐름을 계속 끌고 나가 남북관계를 크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안부인사를 겸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6·15공동선언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고 이를 이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남북간 신뢰와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핵 문제가 조속히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북핵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두 정상의 메시지가 서로 교환된 셈이다. 세 사람의 대화 시간은 8∼9분 정도였고,때문에 당초 9시30분 정각에 시작하려던 토론회는 늦어졌다.이 자리에는 권양숙 여사,이희호 여사,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임동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이종석 사무차장,북측 원동연 통일문제연구소 부소장 등이 있었다.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전달 여부에 대해 윤태영 대변인은 “특별한 제안이나 현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공개석상인 만큼 친서를 전달할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DJ는 철학이 있는 대통령” 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승계에 머무르지 않고 정상회담 성과를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실제로 남북관계를 해보니 김 전 대통령이 설계해 놓은 대로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아주 중요한 토대를 놓으셨다.”고 극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제가 다 한 것은 아니다.”면서 “설계보다는 건축이 중요하다.”고 마무리를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라고 저는 가끔 말했다.”며 존경심을 표시했다.이어 “남북한 정상이 서로 얼싸안는 사진은 제게 벅찬 감동으로 남아 있다.”면서 “그 사진 한 장은 온 겨레의 화합과 평화의 가능성을 심어준 희망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서울온 ‘컬러 퍼플’ 원작자·인권운동가 앨리스 워커

    “미국 정부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이 있는 곳을 순례하는 마음으로,우리가 가진 공동의 인간성을 증언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작가로서 세상의 여러 사람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한국을 많이 배우고 싶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컬러 퍼플(The Color Purple)’ 원작자로 퓰리처상 수상자이자,‘21세기 여성주의를 꽃피웠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인권운동가 앨리스 워커(60)가 25일 한국을 방문했다.자신의 책 번역출간 기념 및 평화운동 행사와 관련,‘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초청으로 방한한 그녀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주창한 ‘우머니즘(womanism)’과 이라크 전쟁 등에 대한 소견을 털어놓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주장하는 용어로 백인 여성들의 페미니즘보다 더 깊고 심오하다.”고 ‘우머니즘’을 소개한 그는 “우리는 백인 남성뿐만 아니라 백인 여성으로부터도 억압받았는데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우리 나름의 생각을 전하려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는 “부시가 있는 백악관 앞에서 25명과 함께 반대시위를 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준 뒤 “석유 때문에 벌어진,창피하고 토할 것처럼 말할 수 없이 나쁘고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자기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고난의 성장기’를 들려주기도 했다.아프리카 남아공화국처럼 인종차별주의가 구조화된 미국 남부에서 태어난 그녀가 자라며 체험한 불평등의 세계는 자연스레 그녀를 인권운동가로 성장하게 했다.17세때 고향을 떠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인권운동에 참여해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따라다녔다는 그녀는 ‘오늘의 워커’를 키워낸 가장 큰 힘은 어머니였다고 강조했다.“정원을 보아라.모든 색의 꽃이 있는데 그 중 어떤 꽃도 다른 색의 꽃보다 우월하지 않다. 인간도 마찬가지다.”라는 어머님의 속삭임은 오늘의 그녀를 만든, 부드럽지만 무서운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자신의 대표 작품인 ‘컬러 퍼플’과 관련 “20년전만 해도 페미니스트들이 이론에만 치중한 채 영성·몸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한 탓에 의도적으로 몸의 기쁨과 중요성을 달과 댄스 등의 비유로 그렸다.”면서 “작품의 의미는 근친상간·가정 폭력 등 쉬쉬하는 문제를 대화의 장으로 끄집어 낸 데 있다.”고 자평했다. 평화 운동을 하다 알게된 뉴욕 신학대의 현경 교수로부터 한국과 한국여성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어 꼭 와보고 싶었다는 그녀는 “한국 여성들은 관계하고픈 사람과 관계하고 결혼하고픈 사람과 결혼하는 등 자유롭고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건넨 뒤 “한국 남성들이 여성들에 깃든 여신의 모습을 보기를 바라며,그것을 볼 수 없으면 평등하고,서로 존중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 등 한국인의 인종차별에 대한 상황을 듣고는 “슬프다.”며 “한국이 가진 가치를 생각해 볼 때 용납될 수 없으며 이런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계속 문제점을 알리고 교육하는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워커는 새달 7일까지 이화여대·부산대 등에서 ‘자연·영성·여성성’‘여성은 언어를 통해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가?’ 등의 주제로 강의를 한다.(02)717-9247,9215. 글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
  • “아시아, 새로울 것 없는 서구 문화의 대안”

    “갈라 스크리닝에서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환호를 받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상은 안 받아도 후회없다 싶을 만큼 기뻤어요.” 지난 23일(현지 시간) 막내린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올드 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25일 프라자호텔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갖고 “수상 자체보다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던 순간이 더 황홀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주연배우 최민식,투자사 쇼이스트의 김동주 대표와 자리를 함께 한 박감독은 1시간여에 걸친 인터뷰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올해 칸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배경에 대해 그는 “유럽은 영화뿐만 아니라 디자인,음식,건축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경향인데다 더 이상 서구문화에 새롭게 기대할 게 없어서일 것”이라고 평가했다.근친상간이라는 영화 소재에 대한 현지 반응을 묻자 “고대 신화에서 많이 접한 모티브여서인지 그들에겐 별로 낯설지 않은 듯했다.”고 답했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이자 ‘올드보이’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대해서는 “사석에서 만났을 때 마치 평론가처럼 영화를 다 외우고 있어 놀랐다.”면서 “그러나 할리우드 진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할리우드 진출이나 해외 톱스타들과의 작업은 각본이 독특할 때라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만약 그런 기회가 온다면,장만옥이나 엠마뉴엘 베아르 같은 여배우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감독상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심사위원대상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모두를 아우른 의미같다.”며 웃었다.그는 오는 8월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홍콩 프루트 챈 감독과 함께 찍은 공포영화 ‘스리,몬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흥행·작품성 겸비… 세계적 감독으로

    |칸(프랑스) 이종수특파원| “박찬욱은 가장 흥미로운 액션영화 감독 가운데 한 사람이 될 것이다.” 심사위원장 쿠엔틴 타란티노의 예언은 마침내 현실이 됐다. 다섯번째 장편영화인 ‘올드보이’로 처음 진출한 칸영화제에서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박찬욱(41)감독.그는 이제 세계적인 감독으로 부상했다.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상 받을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영화제가 임박하면서 ‘올드보이’의 수상은 차근차근 현실로 다가섰다. 14일(현지시간) 기자시사회, 15일 기자회견과 공식 상영때 드러난 ‘올드보이’의 열기는 ‘올드보이’ 시상식의 예고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강대 철학과 재학 때 영화패를 창단할 만큼 영화광인 박 감독은 할리우드 B급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을 살려 컬트풍 영화 ‘달은 해가 꾸는 꿈’‘3인조’를 만들어 흥행엔 실패했으나 두꺼운 마니아층을 확보해 왔다.세번째 영화인 ‘공동경비구역 JSA’로 583만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흥행에도 솜씨를 보인 뒤 ‘복수 3부작’인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를 연출하며 우뚝 섰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개봉된 ‘올드보이’는 33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영문도 모른 채 15년동안 감금된 오대수(최민식)와 그를 가둔 남자 이우진(유지태)의 과거사가 물고 물리며 벌어지는 복수 이야기이다.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근친상간’이라는 극단적 반전을 삽입해 복수의 강도를 더했다. 박찬욱 특유의 연출력과 작품성에 힘입어 ‘올드보이’는 미국 인기 인터넷 사이트 에인트잇쿨 닷컴의 ‘2003 세계 10대영화’에 뽑히는가 하면 220만달러에 일본으로 수출되는 등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미국 메이저 영화사 유니버셜 픽처스에 리메이크 판권을 팔아 일찍부터 어떤 식으로든 수상이 점쳐졌던 작품이다.˝
  • [고이즈미 방북] 수교협상 물꼬 틀듯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22일 두번째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일 수교 가능성을 본격 타진한다.2002년 10월 수교협상이 납치가족 등의 문제로 중단된 지 1년 7개월 만의 일로,두 정상의 만남은 두 나라는 물론 한반도 평화,나아가 동북아 신질서 태동을 위한 중요한 움직임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과연 두 정상간 두번째 북·일 정상회담이 동북아 화해와 평화의 흐름에 물꼬를 트는 계기로 작용할까.도쿄 외교가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북·일 수교로 가는 길은 한마디로 “이제 마라톤의 중간쯤을 달리는 형국”이라는 것이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예기치 못한 돌발변수가 많다는 얘기다.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1951년 일본과 수교협상을 시작,14년이 걸려 1965년 양국 국교가 이뤄진 점과 비교하며 신중론을 편다. 북한과 일본은 1991년1월 1차 국교정상화 교섭을 시작한 지 13년이 지났지만 핵과 미사일이라는 높은 장벽이 있어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는 것.지난 14일 양국 정상회담 발표 직후만 해도 순풍을 타는 듯하던 양국간 교섭이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이 전제되지 않은 양국간 수교는 곤란하다.”는 미국 입장이 알려지며 주춤거리는 것도 협상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북한은 경제,일본은 북핵 중점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측은 경제지원,일본은 납치피해 잔류 가족 문제는 물론 ‘북핵·미사일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일본에서는 “잔류가족 해결은 최소한의 성공요건일 뿐,핵·미사일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1보라도 반드시 내디뎌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북한측은 일본이 대북송금 금지 등으로 북한의 목을 죄고 있기 때문에,이를 해소해 경제지원을 얻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동북아 긴장을 완화,미국과의 핵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2002년 1차 북·일 정상회담 때는 김정일 위원장이 일본인 납치 사실을 시인,‘북·일 평양선언’이라는 역사적인 성과물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물론 외교무대에서도 위기를 맞았듯이 이번 회담도 돌발상황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양국 내부 사정,회담막판 변수 북한과 일본 양국 강경파들은 두 정상의 급속한 접근에 상당히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상황이다.예상대로 수교협상이 6월에 재개된다면 강경 해결책을 고집했던 양국 강경파의 입지가 급격히 축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번 1차 정상회담에서 납치를 시인하고 사과,군 장성과 당 간부 등 원로급들로부터 엄청난 불평을 들었던 김 위원장으로서는 이번 회담서는 ‘실수없이(?)’ 가시적 성과물을 반드시 보여주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경제지원이든,알맹이 있는 과거 문제 청산이든 당·정 강경파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게 김 위원장의 회담에 임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같다. 고이즈미 총리는 더 복잡하다.1차 북·일 정상회담 때도 경제지원의 군사비 전용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대북접근 신중론을 폈던 아베 신조 현 자민당 간사장 등 강경파들은 이번에도 “조기 국교정상화에 신중해야 한다.”며 여전히 신중론을 펴고 있다.고이즈미 총리로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줘야 할 형편이다. 특히 7월의 참의원선거,자신의 국민연금 미납 파문의 계속 등 고이즈미 총리를 무겁게 하는 문제는 산적해 있다.자민당 인사들의 도덕성 위기도 심화중이다.이때문에 “고이즈미 총리가 정국위기 탈출을 위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리수를 둘 우려가 있다.”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본·미국,신경전의 진실은 2002년 1차 북·일 정상회담을 미국측의 경고 속에 강행했다가 2003년 1월 북한이 농축우라늄 핵개발에 착수했다고 미국측이 밝히고,이어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하는 과정서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빠졌던 일본측은 2차회담에서는 미국측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틈나는 대로 일련의 북·일 교섭과정을 미국에 상세히 전하면서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지난 4월 초 중국 다롄에서 북측 고위인사와 북·일 교섭에 참석했던 자민당 히라사와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롄회담을 전후,(함께 참여했던 고이즈미 총리의 맹우)야마사키가 미국에 정확히 보고하고 있으며,미국도 우리측 회담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측은 북·일 정상회담에 기대보다 우려가 강한 분위기다.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 등 고위관리들은 “핵문제 해결이 북·일 국교정상화의 분명한 전제조건”이라며 납치가족 송환에 치중한 일본측에 제동을 걸었다.이번 회담의 성과보다는 ‘위험성’을 우려하는 기류다. 근본적으로 미국은 ‘북한 고립화 전략’이 흔들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분석한다.미국과 외교기조를 같이 해 온 일본이 북한과 가까워지면 미국의 동북아 외교전략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본은 ‘독자외교’및 동북아 안정 기여라는 일거양득을 노리는 기류다.다만 조시 W 부시 미 대통령이 11월 대통령선거까지는 핵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는 점은 일본측의 어깨를 다소 가볍게 해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미국이 2002년 북·일 정상회담 움직임이 있을 때 ‘극비자료’(북한의 농축우라늄 핵개발로 추정)를 보여주며 정상회담 자제를 요청한 걸로 알려졌듯이 이번에도 양국의 실제 물밑 움직임은 여전히 베일속에 가려 있다. taein@seoul.co.kr˝
  • 간송미술관 ‘大겸재전’-‘진경산수’에 푹 빠져볼까

    겸재 정선(1676∼1759)은 조선의 산하를 직접 여행하고 사생해 화폭에 담은 진경산수라는 새로운 화풍을 세운 인물이다.산천을 소재로 그 내재된 아름다움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진경산수화는 겸재에 의해 집대성됐다.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해내는 데 가장 알맞은 고유 화법을 만들어낸 것이다.겸재는 우리 산천의 모습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정형화된 중국 산수화까지도 진경산수화법으로 대담하게 변형시켰다.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겸재전(大謙齋展)’은 진경산수화가 완성된 겸재의 60대 이후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의 진경산수화 세계를 보여준다.겸재의 그림 100점 이상이 전시돼 겸재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살펴볼 수 있다.겸재는 화가이기 이전에 율곡학파의 적통을 이어받은 성리학자다.그런 만큼 주역의 근본원리인 음양조화와 음양대비를 화면 구성의 기본원리로 삼았다.또 중국 남양화법의 묵법(墨法)과 북방화법의 필묘(筆描)를 적절히 취해 독특한 기법을 창안해 냈다. 이번 전시에는 ‘백악산’‘독락정’‘취미대’‘자하동’등 서울의 진경,‘도산서원’‘성류굴’등 경상북도 청하 현감시절에 그린 풍경,모친상 탈상후 본격적으로 산수에 몰두한 시기에 그린 ‘망양정’‘삼일포’‘월송정’‘총석정’등 관동지방 풍경과 ‘단사범주’등 단양팔경을 그린 그림들이 공개됐다.자화상으로 추정되는 ‘독서여가’와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 등도 눈길을 끈다.‘시화환상간’은 영조 16년 겸재가 양천 현령으로 부임할 때 진경시의 대가 사천 이병연과 헤어지면서 했던 ‘시와 그림을 서로 바꿔보자.’는 약속에 따라 그린 작품이다.‘여산초당’‘무송관산’‘소상야우’ 등은 중국적 소재를 조선의 산수와 인물 등으로 바꿔 조선식으로 소화한 작품.‘강진고사’‘강정만조’ 등은 겸재가 80세 전후에 그린 최만년기의 그림으로,조선의 진경을 추상화했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은 “겸재의 산수는 농도의 차이로 인해 바람이 술술 지나가는 듯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라며 “고전적인 가치가 있는 것은 항상 현대적 감각이 있기 마련”이라고 겸재의 작품을 평했다.전시는 30일까지.(02)762-0442.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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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윤택)의 대표작 2편이 잇따라 공연된다.국립극단이 올들어 야심차게 기획한 연대별 대표 레퍼토리 복원작업의 첫번째 무대이다.해외극으로는 ‘뇌우’가,창작극으로는 ‘인생차압’이 각각 선정됐다. 공연시간 4시간30분의 원전 무삭제 연극으로 재탄생한 ‘뇌우’(4월1∼7일,국립극장 달오름극장)와 한국적 전통연희 양식으로 되살려낸 사회풍자극 ‘인생차압’(4월13∼19일)이 반세기의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관객과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50년대 흥행신화 ‘뇌우’ 6·25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 6월6일부터 23일까지 부민관에서 공연돼 7만 5000여명의 관객을 모았다.당시 서울 시민(40만명) 여섯명중에 한명꼴로 봤으니 요즘으로 치면 블록버스터 연극인 셈이다.중국 작가 차오위(曹禹)가 스물넷의 젊은 나이에 발표한 데뷔작으로 중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레퍼토리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격동기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지주집안인 주씨 일가와 노동자계층을 대변하는 노씨 집안 사람 8명이 펼치는 비상식적인 애증의 드라마가 기둥 줄거리.계모와 아들의 불륜,의붓남매의 근친상간,부자지간의 패륜적 행동 등 선정적인 내용으로 초연 당시 공연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1950년(유치진 연출),1988년(이해랑)에 이어 세번째 공연인 이번 무대에는 이윤택 연출감독이 정통 리얼리즘 연극의 계보를 잇겠다며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원작의 앞뒤를 잘라내고 공연했던 전작들과 달리 전막(4막)을 그대로 살려낸 것이 특징.중간 휴식 30분을 포함해 총 공연시간이 무려 4시간30분에 달한다.“작품이 너무 아까워 한 부분도 잘라낼 수 없었다.”는 게 연출가의 변. 1막에서 조금씩 흩뿌리던 비바람이 극의 절정에 이르러 천둥번개와 함께 거세게 몰아치는 대목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이다.권성덕(주복원) 오영수(노귀) 이혜경(주번의) 권복순(주시평)등 중량감 있는 국립극단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휴식시간 로비에서 김밥과 우동을 즐기는 것도 새로운 관극 체험이 될 듯싶다. ●한국적 해학극의 원조 ‘인생차압’ 오영진의 희곡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를 제목만 바꿔 1957년 공연한 작품으로 연극의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 영화화되기도 했다.일제때는 악질적인 친일행위를 하고,해방후에는 혼란기를 타 거부가 된 이중생이 수십년에 걸쳐 사기,배임,횡령,탈세 등 온갖 못된 짓을 골라 하다 결국 몰락한다는 이야기이다.천민자본주의의 속성을 신랄하게 꼬집는 해학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민요,판소리 등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형식적 측면에서도 주목받았다. 당시 이중생역을 맡았던 배우 장민호가 47년 만에 같은 배역으로 다시 무대에서 서는 것도 화제다.서른셋 나이에 파렴치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던 그가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어떻게 무대위에 쏟아낼지 기대를 모은다.개성있는 배우 서희승이 번갈아 이중생역을 연기한다.연출은 ‘피고지고 피고지고’‘불 좀 꺼주세요’로 널리 알려진 강영걸. 한편 국립극단은 매년 순차적으로 연대별 대표작을 올린 뒤 향후 극단의 고정 레퍼토리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산불’‘베니스의 상인’‘세자매’(60년대),‘달집’‘물보라’‘파우스트’(70년대)‘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어이’‘들오리’‘간계와 사랑’(80년대)‘맹진사댁 경사’‘피고지고 피고지고’(90년대) 등이 목록에 올라 있다.(02)2274-350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프로그램 대대적 개편 나선 KTV 장동훈 사장

    이제는 방영이 중단됐지만 ‘대한뉴스’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하지만 대한뉴스를 제작했던 KTV(국립영상간행물제작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KTV가 시청자 위주의 방송으로 바뀌고 있다.지난해 9월 부임한 KTV 장동훈(張東勳) 사장이 최근 전면적인 프로그램 개편에 나섰다. “시청자들이 보지 않으면 그 TV 채널은 존재 이유가 없지요.현재 KTV는 전국에 케이블과 위성으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인지도가 낮습니다.앞으로는 국민과 호흡하는 TV로 만들어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공급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내보냈으나 앞으로는 문화·예술·생활·교양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의 문화 의식을 고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립방송도 방송은 방송이지요.다채널 시대에 시청률을 높이려면 시청자를 중심에 두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재미가 없으면 리모컨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채널을 바꿉니다.예컨대 가수 이효리도 KTV에 출연시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그것이 국민들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고요.” 지난 1일부터 임수경,연극인 손숙,전 중소기업청장 최동규 박사,아름다운 재단의 박원순 변호사,유한 킴벌리의 문국현 사장 등을 프로그램 진행자 또는 특강 연사로 초빙한 것이나,8일부터 매일 방영하는 ‘생방송 특급작전 일자리 팡팡’을 통해 구직자와 구인기업을 연결해 주는 것도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다. 대담,토론과 같은 ‘스튜디오 프로그램’ 제작 관행에서도 탈피한다는 계획이다. 현장 제작을 늘려 살아있는 양질의 방송을 만든다는 것이다.사교육,집값,경제난,외자유치 등 사회 문제와 국가적 난제를 깊이있게 진단하고 해법까지 제시하는 프로그램도 만든다. “KTV를 바보상자가 아닌 정보상자로 바꿔보고 싶습니다.공룡화된 지상파 방송들간의 과열 경쟁으로 선정적,자극적 프로가 늘어나 채널 선택권은 넒어졌지만 정작 볼만한 프로그램은 없는 게 현실입니다.의미있고 깊은 정보가 담긴 방송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영표기자 tomcat@˝
  • 경찰간부직 구조조정

    경찰이 고질적인 승진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경무관과 총경급 복수직급제를 도입하고 경찰대생과 간부후보생 정원을 줄이는 등 간부직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3일 총경(4급 상당)이 맡고 있는 경찰서장이나 경찰청·지방청 과장에 경무관을,경정(5급 상당)이 맡고 있는 경찰서 과장이나 경찰청·지방청 계장에 총경을 임명하는 ‘복수직급제’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다른 정부 부처는 4급 서기관급 이상이 5∼6%에 이르는 반면 경찰은 총경 이상이 0.5%에 불과해 승진 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직급조정을 통해 경사 이하 비간부의 간부직 진출 길을 넓힌 데 이은 후속 개혁조치”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복수직급제 추진을 위한 예산을 내년에 반영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경사 이하 비간부 임용자의 총경 이상 승진 기회를 넓히는 등 합리적인 인사조정을 위해 현재 120명 가량인 경찰대 정원과 50명인 간부후보생 채용 숫자를 줄이는 등 개선안을 마련,내부 토론을 거치기로 했다. 경찰은 “경위 이상간부 1만 2000여명 가운데 2000여명을 차지하고 있는 경찰대 출신이 그동안 경사 이하 일선 경찰관과 감정 대립을 일으키는 일이 잦아 ‘경찰대 존폐론’이 제기돼 왔다.”면서 “이번 조치는 합리적인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불출마 ‘들불’

    새해 벽두부터 불기 시작한 정치권의 총선 ‘불출마’ 바람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9일에는 한나라당 유흥수(부산 수영) 정문화(부산 서) 현승일(대구 남) 신영균(전국구) 의원과 열린우리당 설송웅(서울 용산)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민주당 김운용(전국구) 의원도 정계를 은퇴했다. 정문화 의원은 이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남기고 정치권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는 “현실과 이상간의 괴리,우리 정치의 한계와 구조적 모순,그리고 본인의 능력부족을 절감하는 아픔은 참으로 큰 것이었다.”며 “이런 상황은 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선수가 쌓인다고 해서 나아질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전국구 재선인 신영균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새로운 정치를 위해 후배들에게 의자를 물려주고 떠날 때가 됐다.”며 “이제 다시 영화인 신영균으로 돌아가 문화예술사업에 마지막 힘을 쏟을 것”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유흥수 의원은 부산 지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에 부응하고 새 정치 구현에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계를 은퇴한다.”고 말했다.이로써 한나라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양정규·강삼재·김종하·김찬우·김용환·정창화·박헌기·윤영탁·주진우·한승수·목요상·김동욱·오세훈 의원을 포함해 20여명으로 늘어났다.이밖에 영남지역 일부 중진들이 불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데다 ‘전국구 전원교체’ 방침에 따라 강창성·서정화·이연숙 의원 등이 불출마 선언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출마 도미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그러나 경남지사 보선 출마를 전제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던 이주영(경남 창원을) 의원은 이날 다시 총선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설송웅 의원도 열린우리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에서도 전국구 의원인 장태완 의원에 이어 일부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광삼기자 hisam@
  • 낮은 소리/청계천 노점상 풍물시장 지연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삶과 직결된 각종 이해충돌의 현장을 찾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안을 모색하는 새 기획을 마련한다.이미 표면화된 민원성 시위의 원인을 해부하고 대책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예비된 시위’에 대해서도 해법을 찾아보려는 것이다.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불필요하게 지불하고 있는 소모적 비용을 최소화해 보려는 것이다.우선 지난해 강제철거돼 생활기반을 잃은 서울 청계천 노점상들을 위해 서울시가 개장하기로 한 풍물시장의 오늘을 살펴본다. 30년 가까이 서울 청계천에서 잡화노점을 해온 장상문(53)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초조하다.지난해 11월말 청계천 노점 철거 후 한달이 넘도록 일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철거에 협조한 노점상들에게 약속했던 동대문의 풍물시장 개장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장씨는 “그 어렵다던 ‘IMF’ 한파 때도 네 식구 밥줄 구실을 톡톡히 했던 노점이었다.”면서 “3월에 복학할 아들 등록금이라도 마련하려면 하루 24시간 일해도 부족할 판인데 놀고만 있자니 답답해 죽을 노릇”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400여 노점상 “일 못해 파산 직전” 서울 중구 을지로 7가 동대문운동장 축구장.지난해말 서울시가 청계천 노점을 철거하면서 임시 수용시설로 제공한 이곳에는 현재 400여개의 노점좌판이 장사가 시작될 날만 기다리며 39일째 발이 묶여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청계천 노점을 본격 정비하기에 앞서 전국노점상총연합과 서울노점상연합 소속 노점상 400여명에게 정비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동대문운동장을 가수용 시설로 제공하고 이곳에 풍물시장을 조성,생계를 꾸려나가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지난달 10일에는 전기와 수도 등 기반시설 설치와 광고와 이벤트 개최 등 시장 홍보를 시에서 전폭지원한다는 데 상당 부분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기·수도 시설 설치는 물론 노점상끼리 자리를 배정하는 문제도 마무리되지 않았다.최근엔 시가 2005년 동대문운동장을 헐고 공원과 문화공간,주차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해졌다. 7일 오후 운동장에는 노점상 50여명이 나와 좌판을 정리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노점상 백순권(73)씨는 “두달 동안 장사를 못해 집에는 각종 공과금 고지서만 쌓이고 있다.”면서 “물건도 손질하고 돌아가는 얘기도 들을 겸 운동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청계천으로 다시 나가겠다” 일부 노점상은 서울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잡화상 김모(63)씨는 “철거 전에는 운동장에 들어오기만 하면 시에서 수도와 전기,천막 설치는 물론 시장 홍보도 전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시의 말만 믿고 좁은 운동장 안에 모여 있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공구상 이모(57)씨는 “생활비를 벌려고 공사판에 나가도 나이가 많다고 써주지 않는다.”면서 “이 상태가 계속되면 다시 청계천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측은 풍물시장 개장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를 노점상 탓으로 돌리고 있다.자리배정이 끝나야 전기와 수도 등의 설치가 가능한데 노점상 단체 사이의 갈등으로 합의가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먼저 들어와 자리를 잡은 400여 노점상들이 시장을 열려고 했지만 자리배치 문제가 합의되지 않아 무산됐다.흥분한 일부 노점상들이 싸움을 벌이는 등 곳곳에서 험악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시 “개장 지연은 노점상간 갈등탓” 서울시 관계자는 “노점상측에서 자리배정은 전적으로 자신들에게 맡겨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자기들끼리 합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해 시장 개장이 늦어지는 것을 공연히 서울시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노점상들의 말은 다르다.서울시측이 당초 가수용부지로 운동장 북쪽 스탠드를 제공했을 때만 해도 들어온 노점상이 400명 정도밖에 안돼 자리배정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시측이 500여명을 추가로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용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돼 자리다툼이 벌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전국노점상총연합 관계자는 “애초 동대문운동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고 강경하게 투쟁하던 전국노점상연합 소속 노점상 500여명이 2주 전 서울시와 협의가 성사돼이번주중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라면서 “상황이 변한 만큼 시장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견인차량 보관소로 쓰이고 있는 남측 스탠드를 추가로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용지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시 관계자는 “노점상측이 요구하는 운동장내 견인차량 보관소 부지는 민간업자와 올해 7월까지 위탁계약이 돼 있어 제공이 어렵다.”면서 “게다가 엄연히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시설을 일부 노점상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세영 김효섭기자 sylee@ ■안호 청계천노점 생존권투쟁위원장 동대문 풍물시장의 개장 지연과 관련,안호 청계천노점 생존권투쟁위원장은 “서울시가 동대문운동장에 가수용부지로 내놓은 곳이 전체 노점상을 수용하기엔 너무 좁고 시의 지원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달 가까이 장사를 못한 노점상이 많은데. -젊은 상인들은 그나마 공사판에 나가 일이라도 하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그마저도 못한다.회현역 쪽에서 노숙하는노점상까지 생겼다.지금과 같은 상황이 1개월 이상 이어지면 청계천 노점상들은 다 망한다. 왜 개장이 늦춰지고 있는가. -지난달 10일 서울시 관계자와 협의 당시 시측에서 전기·수도·차양막 설치는 물론 광고와 각종 이벤트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그러던 서울시가 노점상간의 자리배정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다. 자리배정을 둘러싸고 노·노 갈등이 심각하다는데. -장사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노점 위치에 신경을 많이 쓴다.하지만 그 때문에 개장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애초 400명을 수용하기로 한 장소에 500명을 더 들여오기로 했다면 시측에서 부지를 더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그런데 시에서는 모든 책임을 상인들에게만 돌리면서 팔짱만 끼고 있다.시측이 ‘노·노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시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지금 제공한 면적에서는 1000명이 장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부지만 더 나온다면 모든 게 해결된다.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운동장일부라도 내줘야 한다.전기·수도시설 설치와 홍보지원 약속도 빨리 이행해 주기를 바란다. ■권종수 서울시 건설행정과장 서울시 권종수 건설행정과장은 “풍물시장 개장은 자리배정 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것이 풀린다.”면서 “서울시가 시장 개장에 소극적이라는 일부 노점상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개장이 지연돼 상인 피해가 크다. -서울시와의 협의가 늦어져 500여명의 노점상이 뒤늦게 합류했다.미리 들어와 있던 상인들도 ‘늦더라도 모두 들어온 뒤 시장을 열겠다.’고 했다.예정대로 자리배정이 마무리된다면 이달 중순쯤에는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에 대한 노점상들의 불신이 적지 않은데. -분명히 해둘 것은 동대문운동장은 노점 철거 대가로 시측이 상인들에게 분양해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시에서 불법 노점을 철거해 보관하던 곳에 상인들의 생계를 보전한다는 차원에서 임시방편으로 장사를 허락한 것이다.따라서 이건 애초부터 계약이나 협의의 대상이 아니었다. 수용인원이 배로 늘었으면 시에서도 추가 조치를 강구해야 하지 않나. -일부 노점상들이 견인차량 보관소를 내주기로 시가 합의해 줬다고 하는데 터무니없는 소리다.동대문운동장은 엄연히 공공부지다.공공목적으로 사용하는 주차장을 노점상들 때문에 나가라고 할 수는 없다. 시에서는 현재 도심 순환버스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곳을 노점상들이 추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두고 의견을 조율중이다. 2005년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면 노점상들은 어디로 가나. -관계부서에서 대체부지를 검토중이다.응봉역 주변 중랑천 둔치나 주말에 이용되지 않는 역세권 주차장,공터를 알아봤으나 현재로는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공공부지인 동대문운동장을 일부 상인을 위해 제공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옳지 않다.
  • 印 - 파키스탄 관계 진전되나/2년만에 첫 정상회담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가 5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2002년 1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남아시아지역협력협의체(SAARC) 정상회담 참석차 파키스탄을 방문한 바지파이 총리가 예정에 없던 무샤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가짐에 따라 최근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는 양국 관계가 평화 관계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야시완트 신하 인도 외무장관은 두 정상은 양국 정부가 취한 조치들이 두 나라 관계 정상화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신하 외무장관은 1시간 이상 지속된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이런 정상화 과정이 지속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정상간 만남은 4일 SAARC 회담에서 7개 회원국간 2006년 1월부터 자유무역지대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한 데 이어 이뤄졌다.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부탄,네팔,몰디브 등 두 나라를 제외한 5개 회원국은 벌써부터 자유무역지대 출범을 희망해왔지만 인도와 파키스탄간 대립으로 지연돼 왔다.실제로 자유무역지대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인·파간 적대관계 해소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1947년 파키스탄 독립 이후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두 나라는 2001년 12월 뉴델리에서 발생한 인도 의회 공격을 둘러싸고 2002년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치닫는 등 극한 대립을 보였었다. 그러나 최근 두 나라는 급속한 해빙 조짐을 보여왔다.2년 이상 중단됐던 양국간 여객기 운항이 지난주 재개된 데 이어 다음주부터는 인도 뉴델리와 파키스탄 라호르간의 철도 운행도 재개될 예정이다.또 다음주부터 인도 스리나가르와 파키스탄 무자파라바드간 버스 운행 재개를 위한 회담이 시작된다.오래 단절됐던 두 나라간 신뢰 구축 조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지파이 총리와 무샤라프 대통령간 회담에서도 양국간 대화 재개를 위한 중요한 조치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인 카슈미르 귀속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힘들 것이다.그러나 최소한 정기적 대화 재개 일정정도는 발표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높다. 유세진기자·외신 yujin@
  • 고시플러스/KTV방송업무등 8명 모집

    ●국립영상간행물제작소(ktv.go.kr) KTV 방송업무 및 간행물 제작을 담당할 전문계약직 공무원 8명을 모집한다.해당분야 및 선발인원은 방송주간 1명,영상제작 및 심의 1명,기술총괄 1명,원고 집필·감수 1명,방송기자 4명 등이다.문의 (02)3450-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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