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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尹·李 첫 만남, ‘민생 협치’ 전환점 되길

    [사설] 尹·李 첫 만남, ‘민생 협치’ 전환점 되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22대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윤 대통령은 “일단 만나서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자”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 대표도 “마음을 내주셔서 감사하다. 저희가 대통령 하는 일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대립각을 세워 국민 피로감만 높였던 여야 관계가 정상화의 실마리를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는 작지 않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윤 대통령이 갖가지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이 대표에게 회동을 제의한 것부터가 ‘총선 이후의 변화’를 상징한다. 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무기로 정책 방향에 이의를 제기하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은 21대 국회에서 이미 확인했다. 설상가상 야당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22대 국회마저 같은 양상으로 흘러가면 국정 운영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에게는 막대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소통 의지’를 보여 주는 차원을 넘어 국정 운영의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정치력을 보여야 하는 건 이 대표도 다르지 않다. 총선 승리에 취한 자신감이 모처럼의 소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민주당에서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최우선 의제로 민생과 국정 과제를 내세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다행스럽다. 실제로 의대 증원에 따른 의료 파행 사태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밝히고 정부와 조정·협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수권정당으로 신뢰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동과 관련해 “만남의 날짜, 형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이 만남을 제안한 마당에 단독 회동이냐 배석자가 있는 회동이냐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마주 앉아 물리적 거리감을 해소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협치가 실종되면서 꼬이기만 했던 각종 국정 현안을 의제로 시간 제한 없이 허심탄회하게 교감하는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 주면 된다. 처음 머리를 맞대는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당장 결과물을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민생을 위한 협치의 물꼬가 다시는 막히지 않아야 한다는 바람이다.
  • 서산 간척지 ‘스마트팜 메카’ 야심… 청년 끌어들인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서산 간척지 ‘스마트팜 메카’ 야심… 청년 끌어들인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충남 서산 간척지가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의 ‘보고’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산 간척지는 1979년부터 1985년까지 바다를 막아 대규모 농지를 조성한 곳으로 식량 자급자족을 향한 꿈과 도전의 현장이다. 충남도는 이곳에 전국 최대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하는 등 대한민국 농업을 이끌 국가 대전환 프로젝트인 ‘충남 글로벌 홀티 콤플렉스’를 추진하고 있다. ‘콤플렉스’는 청년 농업인 등이 거주하며 농산물 생산·유통·가공에 종사하고, 먹거리와 볼거리 등을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스마트팜 농산업 융복합단지’ 개념이다. 콤플렉스가 들어설 예정인 서산 천수만 간척지 B지구는 사업 초기 단계다. 지난 4일 찾은 서산시 부석면 송시리 일원에는 직선거리로 약 3㎞ 구간에 걸쳐 갈아엎은 논밭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50만㎡(약 15만 1000평)의 콤플렉스는 서산 바이오웰빙특구 산업단지 안에 들어선다. 625만 6830㎡로 조성되는 바이오웰빙산단은 현재 약 20%의 성토 작업이 이뤄졌다. 인근 지역에서 논농사를 짓는 주민 A씨는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에 주거시설과 상가 등 정주 시설이 잘 갖춰져야 청년 농업인 등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도는 청년 농업인의 육성·정주 등으로 충남을 넘어 대한민국 농업을 이끌 국가 대전환 프로젝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2026년까지 3300억원을 투입해 농업바이오단지, 농업체험단지, 스마트팜빌리지, 공공형스마트팜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청년 농업인 3000명 이상 유입을 위한 스마트팜 단지는 단일 단지 기준 전국 최대 규모인 38만 6100㎡(약 11만 7000평)로 조성한다. 200억원을 투입해 설치하는 청년 창농 인큐베이팅센터에는 스마트팜 교육센터와 청년커뮤니티 지원 시설 등도 갖춘다. 도는 지난 1월 NH농협·하나은행·충남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맺고 스마트팜 경영을 준비 중인 청년 농업인 1000여명에게 2억원씩 무담보·무이자의 금융 지원을 시작했다.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 줘 스마트팜 활성화와 청년농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농업 강국 네덜란드의 첨단 농업시설을 갖춘 스마트팜과 농촌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청년농의 교육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청년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보금자리 주택도 마련된다. 도는 올해 2분기 사업부지 성토 준비와 개발행위 절차를 마무리한다. 이후 국내외 투자유치 및 사업 참여자 등을 확정한 뒤 내년에 착공해 2026년부터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농촌 지역 인구소멸 극복을 위한 충남 농정의 핵심 방향은 ‘농업농촌 구조개선 및 시스템 혁신’”이라며 “충남 글로벌 홀티 콤플렉스는 연간 26만명의 관광객과 교육생 등을 끌어들여 지역 개발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공의 떠나자 50개 병원 수입 4200억원 줄었다

    전공의 떠나자 50개 병원 수입 4200억원 줄었다

    전공의들의 장기화된 집단이탈로 이들이 속한 수련병원의 수입이 1년 전과 비교해 4000억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2월 16일부터 3월 31일까지 500병상 이상 수련병원 50곳의 경영 현황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이들 병원을 규모별로 나누면 500~700병상인 곳이 12개, 700~1000병상 29개, 1000병상 이상인 곳이 9개다. 조사 결과, 전공의가 떠난 뒤 50개 병원의 전체 병상 가동률(56.4%)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포인트 내렸다. 입원 환자는 42만 948명(27.8%), 외래 환자는 73만 1801명(13.9%) 줄었다. 환자가 줄면서 이들 병원의 전체 수입액은 지난해 2조 6645억원에서 올해 2조 2407억원으로 약 4238억 3000만원(15.9%) 줄었다. 병원당 평균 84억 8000만원가량 수입이 감소했다. 조사 기간을 2월과 3월로 나눠서 비교하면, 전공의 사직 사태가 길어짐에 따라 3월 한 달간의 수입 감소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0병상 이상 병원의 3월 한 달간 평균 수입은 지난해 784억 3000만원에서 올해 596억 1000만원으로 24.0% 급감했다. 환자 수가 줄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병원들은 제각각 직원 무급 휴가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최근에는 서울대병원까지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 문성호 서울시의원, 홍제역 지하상가 공실 활용 어린이·청소년 공간 신설 제안

    문성호 서울시의원, 홍제역 지하상가 공실 활용 어린이·청소년 공간 신설 제안

    서울시의회 문성호 의원(국민의힘·서대문2)이 최근 홍제역 지하상가 공실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복합 문화생활 공간으로 탈바꿈하자는 계획을 서대문구청에 제안했다. 문 의원은 “홍제동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마음 편히,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복합 문화생활 공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고자 홍제역 지하상가 공실을 활용,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라며 공실 활용 및 공간 신설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문 의원은 “서울교통공사에 확인해 본 결과, 홍제역 지하상가 공실이 무려 13개나 존재하는데, 최소 26개월에서 137개월이나 공실로 방치됐다. 이러한 공실이 계속해서 방치되는 것은 엄청난 공간 낭비이므로 이를 해소할 방안을 고민하다가 가장 좋은 방안이라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 의원은 “그간 홍제역 지하상가는 서울교통공사에 경쟁 입찰하여 임대하는 방식이지만, 에어컨 설치 불가, 배수 불가, 전력량 문제 등 상가 시설 문제로 인해 일반 입찰 추진이 어려워 오랜 기간 공실로 방치됐으며, 지금은 환경 개선 공사 자재 창고로 사용 중”이라며 이어갔다. 문 의원은 서대문구청에 “서울교통공사에서 해당 구역은 일반 상가로서의 가치가 미흡해 공익적 목적이 담긴 사회 기여형 상가 추진 또는 기능실 전환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적극 활용해 서대문구청이 사업 주체가 되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복합 생활할 수 있는 공간, ‘홍제역 틴에이저 아지트’를 개설함을 적극 제안하는바”라며 직접 작성한 계획서를 제출했다. 문 의원이 직접 고안한 ‘홍제역 틴에이저 아지트 신설 계획’은 신도림역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문화철도959’를 롤 모델로 해 홍제역 지하상가 공실을 리모델링한다는 전제하에 어린이(유아~초등학생)이 놀 수 있는 안전매트 공간과 어린이 그림책 도서관, 청소년용 문화생활 공간과 청소년용 독서실이 계획 구분되어 있으며, 관리 직원 일자리 창출, 공실 해소, 홍제역 역사환경 개선 등 지역사회에 기여함을 기대효과로 보고 있다.
  • 구모델 위주로 30만원 지원… 선뜻 손 안 가는 ‘번호이동’

    구모델 위주로 30만원 지원… 선뜻 손 안 가는 ‘번호이동’

    “손님들 반응이 없어요. 최대 50만원이라고 하긴 했는데 막상 그렇게 지원해 주진 않는다는 걸 아니까 유인이 안 되는 거죠.”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에게 전환지원금 인상 효과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전날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통신사를 바꿀 때(번호이동) 주는 전환지원금을 최대 10만원대에서 30만원대로 올렸지만, 이른바 ‘휴대폰 성지’로 불리는 이곳엔 큰 영향이 없는 모습이었다. A씨는 “어제오늘 휴대폰을 바꾸러 온 손님이 열 명이라 치면 전환지원금을 받고 번호이동을 하기로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전날 이동통신 3사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종전 최소 3만~13만원에서 3만~33만원으로 상향했다. 액수 기준 가장 많은 전환지원금을 지급하는 곳은 KT로 휴대전화 단말기 15종에 요금제에 따라 5만~33만원을 지원하며, SK텔레콤은 단말기 16종에 대해 13만 2000원에서 최대 32만원까지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단말기 11종에 대해 3만~30만원을 지원한다. 다만 신제품은 대상 기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고 전환지원금 최대 혜택을 받으려면 최고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 만족은 물론 ‘통신비 절감’이라는 당초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갤럭시 Z폴드4를 구입하면서 SK텔레콤으로 통신사를 변경할 경우 최대 72만원의 공시지원금과 최대 28만원의 전환지원금을 더해 100만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스마트폰은 2022년 8월에 출시된 구모델인 데다 100만원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월 10만원이 넘는 고가 요금제까지 약정으로 선택해야 한다. 실제로 신도림 테크노마트 집단상가 곳곳에 신제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시리즈 ‘전폭 지원’ 홍보 문구가 있었지만 해당 모델에 대한 전환지원금은 최대 8만원(KT)에서 최대 9만원(LG유플러스) 수준이며 SK텔레콤은 별도의 전환지원금이 없다. 한 점주는 “손님들은 새로운 기종(아이폰15·갤럭시S24 등)을 찾는데 정작 전환지원금은 예전 모델에 집중돼 있고 그마저도 고가 요금제로 변경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번호이동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13일 단말기유통법(단통법) 시행령을 개정해 최대 50만원까지 전환지원금을 추가 지원하도록 했음에도 통신사 지원 규모가 최대 10만원대에 그치면서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번에 추가로 상향했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여전히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편 KT에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르면 이번 주중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는다. KT는 지난 1월 월 3만 7000원의 ‘5G슬림 4GB’를 내놓은 바 있다.
  • 세운지구 중앙녹지축 계획 ‘흔들’… 서울시, PJ호텔 매입 안 한다

    세운지구 중앙녹지축 계획 ‘흔들’… 서울시, PJ호텔 매입 안 한다

    호텔 측 “운영 지속” 굽히지 않아주변 부지와 복합개발 방식 추진토지주 협의 불발 시 변경 불가피최종 대안 토지 수용도 쉽지 않아 서울시가 세운지구 녹지축 중심부 중 하나인 PJ호텔 매입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 시는 PJ호텔을 주변 개발지와 복합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기존에 계획한 녹지축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토지주 간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계획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는 지난 19일 제1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개최하고 종로구 종로3가동 174-4번지 일대 ‘세운재정비촉지구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변경안에는 삼풍상가와 PJ호텔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지정하고, 세운상가 등 나머지 상가군도 정비구역과 통합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서 삼풍상가와 PJ호텔을 시가 매입해 우선적으로 공원화 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당시 매입 예상 비용에 대해 “현시세 기준으로 (삼풍상가·PJ호텔) 각 부지당 1000억원 가량 예상한다”며 착공 목표 시기를 2026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변경안에서 PJ호텔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PJ호텔 측이 호텔 운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PJ호텔 부지는 매입이 아닌 민간 개발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PJ호텔을 주변 개발 부지(세운지구 6-1-3구역)와 통합해 개발하고, 호텔 부지는 기부채납 방식으로 공원화 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하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면서 “다만 토지 매입 방안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고 다양한 방안으로 개발안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운지구 6-1-3구역과 PJ호텔을 합쳐서 개발하고, 기부채납 토지를 현 PJ호텔 부지로 받아 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통합개발이 어려울 경우 PJ호텔 부지를 수용하는 방식도 열어놓고 있다. 시 관계자는 “수용방식으로도 공원 착공 목표 시기인 2026년까지 준비를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먼저 PJ호텔과 6-1-3구역 토지주의 협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PJ호텔과 6-1-3구역을 통합개발할 경우 개발 주체들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PJ호텔이 보유한 토지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 예상보다 높은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시가 마지막 대안으로 삼고 있는 토지 수용도 간단치 않다. PJ호텔이 수용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사업이 장기 표류하거나 계획을 변경해야 할 여지가 높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호텔업의 업황이 좋아지면서 개발에 따른 영업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PJ호텔 측에서는 더 많은 인센티브를 요구할 수 있다”면서 “PJ호텔 측과 6-1-3구역 협의가 늦어질수록 서울시에서 계획한 녹지축 개발은 더 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관훼손·범죄 우려 도심 ‘빈집’…민박·공공임대주택·쉼터 변신

    미관훼손·범죄 우려 도심 ‘빈집’…민박·공공임대주택·쉼터 변신

    수년간 방치된 도심 빈집이 리모델링을 통해 민박시설, 공공임대주택, 쉼터, 문화공간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년 이상 전기나 상수도를 쓰지 않은 법적 빈집은 전국 13만 2000호에 달하고, 이 중 6만 1000호가 지방에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는 도심 미관을 훼손하고 범죄 우려까지 높은 빈집을 철거하나 고쳐서 다양한 공익시설로 재활용한다. 경북 경주시는 황오동 황촌마을 빈집 4곳을 고쳐 마을호텔인 ‘행복꿈자리’, ‘블루플래닛’, ‘황오여관’, ‘스테이황촌’으로 새로 단장해 이달 개장했다. 경주시는 상반기에 9곳을 추가로 마을호텔로 만들 예정이다.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었던 도심 민박시설은 최근 내국 숙박 특례전환을 통해 내국인도 이용이 허용됐다. 울산시는 올해 빈집 8곳 이상을 철거해 주민 쉼터와 주차장, 텃밭으로 조성한다. 울산 중구 서동과 남외동 쉼터는 빈집을 허문 뒤 의자와 벤치 등을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귀갓길 쉼터로 인기다. 중구 태화동 빈집은 주차난을 겪는 주민들에게 주차공간으로 제공됐다. 울산시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빈집 28곳을 정비해 쉼터와 주차장 등으로 관리한다. 전남 강진군은 빈집을 고쳐 만든 공공임대주택 ‘강진품애’ 입주자 5가구를 선정했다. 강진품애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만원을 내면 된다. 월세가 저렴해 6가구 모집에 전국에서 74가구나 신청했다. 강원 춘천시는 빈집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 춘천시는 지난해 빈집과 빈 상가 8곳을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살롱’, 자기계발 공간인 ‘인생공방’, 예술인 활동 공간인 ‘전환가게’ 등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연간 2만 4584명이 찾았고, 소모임도 354회나 진행됐다. 지자체 관계자는 “인구 소멸로 빈집이 계속 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빈집 실태조사와 함께 이를 활용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팬덤과 팬덤이 낳은 정치 퇴행

    [서울광장] 팬덤과 팬덤이 낳은 정치 퇴행

    “영국 사람은 (스스로를) 자유롭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큰 착각이다. 그들이 자유로운 건 의원을 선거로 뽑는 기간뿐이다. 의원이 선출되자마자 영국 인민들은 노예가 되고,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돌아가고 만다.” 18세기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우리 모두가 이 명제에 동의할지는 의문이다. 적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은 자신들이 선거할 때만 이용당하고 노예가 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특정 정치인 좌표찍기나 문자폭탄으로 정치 효능감을 느낀 그들은 자신들이 정치인을 조종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학자인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출간한 저서 ‘혐오하는 민주주의’에서 팬덤정치의 원인을 ‘팬덤을 필요로 하는 정치’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말에 동의한다. 팬덤정치의 다른 말은 혐오정치다. 개딸들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을 멸칭하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은어)은 이미 일상적인 용어가 됐다. 증오와 혐오를 이용한 팬덤정치가 가장 잘 활용되고 있는 공간이 바로 친명(친이재명) 유튜브 채널이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친명 유튜버들은 노골적으로 비명계를 수박으로 낙인찍어 비난해 논란이 일었다. 심지어 “친명 유튜버들이 공천관리위원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재명 사당화’를 위해 이 대표와 가까운 친명 유튜버들이 팬덤정치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친문(친문재인) 좌장인 홍영표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하위평가 10%, 10~20%로 분류돼 감점받은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공천 배제됐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신조어를 낳은 공천 파동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을 오차 범위 밖으로 벌려 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국혁신당을 공식 창당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5일 이재명 대표를 예방해 “조국혁신당이 학익진의 망치선 역할을 하겠다, 본진이 완전히 포위해 달라”고 말했고, 이 대표는 “같이 승리해야죠”라고 답했다고 한다. 불과 3주 전만 해도 조 전 장관이 총선에서 민주당과 연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자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민주당이 급격하게 노선의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태도 변화는 지지율 하락에 따른 고육지책일 것이다. 급부상한 조국혁신당의 심상치 않은 기세를 활용해 공천 논란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 총선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물은 결과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15%로 집계돼 국민의미래,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최대 10석 이상을 챙길 수도 있는 지지율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총선 표어를 ‘지민비조’라고 밝혔다. ‘지역구 투표는 민주당, 비례대표 투표는 조국혁신당’의 줄임말이라는데, 노골적인 야합에 어떤 부끄러움도 없다. 최근 자녀 입시비리,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은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돼 국회에 입성하더라도 대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그럼에도 ‘조국 사태’로 확인한 팬덤을 자신의 명예회복에 활용하기 위해 이 대표의 팬덤과 결합하겠다는 속내다. 대선 전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했던 이 대표는 결국 태도를 바꿔 다시 조국의 강에 빠지고 말았다. 박 위원은 “팬덤이라고 불리는 강성 지지자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나쁜 정치에 의해 ‘만들어진’ 문제”라고 했다. ‘내로남불’의 상징인 조 전 장관과 이 대표의 팬덤이 가져올 정치 퇴행을 막으려면 나쁜 정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국민들부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황비웅 논설위원
  • 직장인 몰리는 북창동… 명동 제치고 서울 시내 ‘임대료 1위’

    직장인 몰리는 북창동… 명동 제치고 서울 시내 ‘임대료 1위’

    서울 시내 주요 상권 중 중구 북창동이 명동을 제치고 지난해 1층 점포 통상임대료(보증금 월세 전환액+월세+공용 관리비)가 가장 비싼 곳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관광객이 아닌 직장인 중심 상권인 북창동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요를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6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3년 상가임대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창동은 1㎡당 월평균 통상임대료가 18만 7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 주요 상권 전체 평균 통상임대료는 1㎡당 7만 4900원이었다. 이 조사는 임대차인 간 분쟁 예방 및 분쟁 해결을 위한 공정자료 확보 차원에서 2015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 사이 북창동, 명동, 압구정로데오역 등 145개 주요 상권 내 1층 점포 1만 2531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북창동 상가들은 점포당 평균 전용면적 60.2㎡(18.2평)를 적용하면 평균 월 1087만원의 통상임대료를 지불했다. 2022년 1㎡당 월 평균 21만원의 통상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던 명동거리는 이번에는 17만 3700원으로 2위로 내려앉았다. 북창동은 전년 평균 통상임대료 5위권에도 들지 못했으나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이선호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차장은 “2023년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남아 있어 관광객 중심 상권인 명동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창동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직장인 중심의 오피스 상권이라는 점이 임대료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주요 상권의 1㎡당 평균 통상임대료는 북창동에 이어 ▲명동거리 17만 3700원 ▲명동역 15만 3600원 ▲압구정로데오역 14만 800원 ▲강남역 13만 7900원 순으로 조사됐다. 서울 주요 상권의 월평균 매출액이 가장 높았던 곳은 중구 시청역으로 1㎡당 평균 96만 6000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서대문구 신촌역 95만 7700원 ▲동대문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94만 4000원 ▲강남구 대치역 88만 5300원 등의 순이었다. 서울 주요 상권 전체 평균 1㎡당 매출액은 46만 3000원이었다. 시는 조사 자료를 상가임대차 분쟁 중재 및 조정을 위한 배경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선혜 서울시 소상공인담당관은 “상가임대차 분쟁 원인으로 임대료 관련이 68%를 차지하는 만큼 상가임대차 실태조사의 자료 활용이 중요하다”면서 “상가임대차 분쟁 해결과 임대차인들이 서로 협력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명동·압구정도 아니었다…‘월 1087만원’ 상가 임대료 1위는 이곳

    명동·압구정도 아니었다…‘월 1087만원’ 상가 임대료 1위는 이곳

    지난해 서울 주요 상권 가운데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중구 ‘북창동’으로 조사됐다. 북창동 상가의 월평균 임대료는 1087만원으로 해마다 1위를 차지했던 명동거리는 물론 압구정과 강남역마저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든 여파로 보인다. 반면 비대면 업무가 끝나면서 직장인들의 이동이 잦은 전통 업무 지역과 젊은 층의 이용이 많은 지역은 임대료와 매출액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서울시가 6일 발표한 ‘2023년 상가임대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주요 상권 1층 점포의 월평균 통상임대료(보증금 월세 전환액+월세+공용 관리비) 1㎡당 평균 7만 49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6만 9500원)보다 약 7.8% 오른 수치다. 점포당 평균 전용면적 60.2㎡(약 18.2평)를 적용하면 통상임대료는 450만원, 보증금은 5755만원이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8~11월 북창동과 명동, 압구정로데오역 등 서울 주요 상권 145곳의 1층 점포 1만 2531개를 대상으로 임대료와 임대면적, 권리금, 관리비 등 18개 항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월평균 통상임대료 가장 높은 곳은 북창동으로 1㎡당 월 18만원에 달했다. 평균 전용면적으로 환산하면 상가 한 곳당 월평균 1087만원을 임대료로 지급하는 셈이다. 해마다 상가 임대료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명동거리의 통상임대료는 월 평균 17만 3700원으로 2위로 밀려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 상권의 공실률이 올라갔기 때문”이라면서 “식당들이 모여있는 북창동은 직장인들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상가 임대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창동과 명동거리에 이어 1㎡ 당 월 평균 상가 임대료가 높은 곳은 명동역(15만 3600원), 압구정로데오역(14만 800원), 강남역(13만 7900원) 등의 순이었다.반면 주요 상권의 임대료 순위와 달리 매출액 순위는 달랐다. 임대료 상위 5곳은 한 곳도 없었고 전통적인 업무지구와 학원 밀집 지역, 신흥 상권 등이 주요 순위에 올랐다. 서울 주요 상권 중 매출액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구 ‘시청역’으로 1㎡ 96만 600원에 달했다. 이어 신촌역(95만 7700원), 대치역(88만 5300원), 상수역(86만 8500원), 삼성역(86만 6000원) 등의 순이었다. 서울 주요 상권의 월평균 매출액은 1㎡당 46만 3000원으로 평균 전용면적으로 환산하면 점포당 2787만원이었다. 평균 초기 투자비는 점포당 1억 7000만원으로 세부적으로는 권리금(6438만원), 보증금(5365만원), 시설 투자비(5229만원)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서울시 공정거래종합상담센터 홈페이지(sftc.seoul.go.kr)에 공개된다. 서울시는 임대차인 간 분쟁 예방 및 분쟁 해결을 위한 공정자료 확보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상가임대차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선혜 서울시 소상공인 담당관은 “상가임대차 분쟁 원인 가운데 임대료 관련 분쟁이 68%를 차지한다”며 “실태조사 결과가 분쟁 예방 및 조정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상가임대차 분쟁 관련 다양한 조정제도를 도입해 임대차인 간에 상생·협력하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홍국 하림 회장 ‘숙원’ 풀었다… 양재에 58층 첨단물류단지 조성

    김홍국 하림 회장 ‘숙원’ 풀었다… 양재에 58층 첨단물류단지 조성

    아파트·호텔·백화점·상가 등 건립물류·숙박·쇼핑 결합 새 랜드마크 교통 여건 개선… R&D 시설 확충완공되면 서울 전역 ‘2시간 배송’하림 “물류산업 획기적인 전환점” 김홍국(66) 하림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조감도)이 부지 매입 8년 만에 서울시 승인을 거쳐 확정됐다. 최고 58층 높이로 건립되며, 물류·업무·숙박·주거·쇼핑이 결합된 서울의 새 랜드마크(상징물)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서울시는 29일 서초구 양재동 225 일대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계획안을 승인하고 고시했다. 인허가는 건축 심의만을 남겨 둔 가운데 내년 착공해 이르면 2029년 완공된다. 여러 기능이 복합된 콤팩트시티인 도시첨단물류단지 승인은 지난해 8월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는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한 노른자 땅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들어선다. 대지면적 8만 6000㎡, 연면적 147만 5000㎡이며 용적률 800%를 적용해 지하 8층, 지상 58층 규모로 들어선다. 지하에는 스마트 물류센터를 짓고 지상에는 아파트(58층)와 오피스텔(49층), 호텔, 백화점, 상가 등을 건립한다. 아파트는 4개동 998가구이며 오피스텔은 972실이다. 50층 높이에는 전망대와 인피니티풀이 설치된 스카이브리지가 놓여 관광명소로 기능할 전망이다.이 물류단지는 하림그룹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랜드마크 건물 건립뿐 아니라 서울 시내 어디든 2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한 입지여서 물류비용을 크게 낮추고, 당일·신선배송으로 가정간편식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하림그룹은 2016년 4525억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용적률 때문에 시와 갈등을 빚어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1500억원의 추가 비용도 부담했다. 땅값과 건축비를 포함한 총투자비용은 6조 8712억원이다. 하림그룹은 토지 가격을 포함한 자기자본 2조 3000억원 외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원과 3조 8000억원의 분양 수입으로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분양은 내년 하반기쯤 이뤄질 전망이다. 하림과 서울시는 이곳을 배송·음식물 쓰레기도 대폭 줄인 친환경 물류단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생산지 1차 포장만으로 최종 배송까지 가능하도록 해 배송으로 인한 쓰레기를 70% 이상 줄인다는 계획이다. 단지 조성으로 하루 4만 7000대의 교통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교통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신분당선 역사(가칭 만남의 광장역) 신설에 협조해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사업비를 부담(1차분 500억원 우선 부담)하고 전문기관 검증에 따라 추가 부담하기로 했다. 신양재IC 연결로 신설 등 외부교통 개선 대책에 대한 사업자 분담률은 총 20.9%(292억 3000만원)에서 27.1%(379억 6000만원)로 올려 87억원을 추가 부담한다. 이 밖에도 연구개발(R&D) 관련 연구·업무시설(2만 3600㎡) 확충, 공공임대주택(45가구) 공급, 경부간선도로 재구조화 사업비 부담 및 신양재IC 상하행선 램프 신설, 서초구 재활용처리장 현대화 등도 사업비에 반영됐다. 하림은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에 그룹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하림은 “최첨단 도심물류 인프라를 조성해 서울시의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국내 물류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안전하고 편안한 명절 보내세요”… 관악구, 교통·의료 등 ‘설 종합 대책’

    “안전하고 편안한 명절 보내세요”… 관악구, 교통·의료 등 ‘설 종합 대책’

    서울 관악구는 설 연휴를 맞아 구민이 안전하고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7일부터 13일까지 ‘설 종합 대책’을 편다고 6일 밝혔다. 먼저 연휴 기간 긴급 상황에 대응하고자 구청 종합상황실과 재난안전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한다. 한파와 폭설에 대비해 단계별 상황실을 가동하고 교통, 의료, 청소 등 분야별 대책반을 구성해 총 362명의 직원을 배치한다. 구민 안전을 위해 ▲노후 공동 주택, 공사장 등 안전 취약 시설 ▲가스시설, 도로, 공원 등 공공 시설물 ▲전통시장, 상점가, 공공 체육 시설, 문화재 등 다중 이용 시설 ▲식품 제조·판매업소 등 전반에 걸쳐 안전 점검을 한다.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설맞이 사회복지관 행사, 식품 나눔의 날을 통해 어려운 이웃과 정을 나눈다. 기초생활수급자 약 1만 5500가구에 설 명절 위문비를 가구당 4만원씩 지급한다. 특히 구는 주민 인적 안전망을 활용해 거동이 불편한 홀몸 어르신과 장애인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돌봄 체계를 가동하고,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안부 확인 돌봄 서비스를 비상 운영 체계로 전환해 고위험 1인 가구의 안전도 살핀다. 구는 교통 민원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교통 민원 처리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한다. 연휴 기간 구청 부설주차장과 공영주차장 2곳(삼성동 제1공영, 신원시장 공영)을 무료로 개방하고 전통시장과 주요 상가 인근에 대한 주·정차 단속을 완화한다. 관악구보건소는 9~12일 의료 대책 상황실을 가동해 연휴에도 문 여는 의료기관과 약국을 안내한다. 설 당일인 10일에는 의료 공백에 대비해 비상진료반을 운영한다. 구는 구민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청소 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폐기물 적기 수거를 위한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간다. 폐기물 배출은 11일 오후 6시부터 가능하며, 9~10일은 배출이 금지된다. 아울러 구는 물가 안정 대책반을 편성하고 물가 안정과 건전한 유통 거래 질서 확립에도 힘쓴다. 시장과 마트를 대상으로 가격표시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 등을 감시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구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설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분야별 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비자금·국정농단 이어 경영승계까지… 16년 걸친 이재용 법정수난

    비자금·국정농단 이어 경영승계까지… 16년 걸친 이재용 법정수난

    이재용(56)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 책임 경영(등기이사 복귀)과 글로벌 비즈니스를 가로막는 ‘족쇄’로 작용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이 5일 1심에서 검찰 측 패소로 결정된 가운데 40대 초반 전무 시절부터 회장 자리에 오른 지금까지 이 회장을 따라온 사법 리스크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 회장이 수사 기관으로부터 범죄 피의자로 지목돼 강제 수사를 받은 때는 삼성전자 전무 시절인 2008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갓 40대에 접어든 시기다. 당시 총수이던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던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이 선대회장이 이 회장에게 삼성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헐값에 발행한 의혹이 있다며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조부인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창사 이래 총수 일가 구성원이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출석한 것은 이 선대회장에 이어 이 회장이 두 번째다. 이 선대회장은 1995년 대검 중앙수사부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당시 처음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이 있는 건물 앞에 도착한 이 회장은 포토라인에 선 뒤 굳은 표정으로 “저와 삼성에 대해 많은 걱정과 기대를 하고 있는 점 잘 듣고 있다.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한 뒤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그를 상대로 에버랜드와 삼성SDS 등 계열사 지분을 정상가보다 싼값에 넘겨받아 그룹 지배권을 승계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했지만 이후 “증거가 불충분해 불기소 결정했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다만 이건희 당시 회장에 대해서는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 등을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고 일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한차례 사법 리스크를 넘긴 이 회장의 인생 최대 위기는 부회장 시절이던 2016년 박영수 특검팀의 국정농단 수사가 시작되면서 찾아왔다. 박 특검팀은 이 회장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측근 최서원에게 총 86억원 규모의 뇌물을 제공하면서 삼성물산 지분 11.9%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청탁했다며 그를 구속 기소했다. 이후 그는 354일간의 구속 끝에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2021년 8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됐다. 가석방될 때까지의 기간을 더하면 이 회장의 총 구속 기간은 565일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2020년 5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둔 채 한 대국민 사과를 두고 삼성 총수이기 이전에 ‘인간 이재용’의 고뇌가 담긴 메시지라고 평가한다. 당시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 드린다.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래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해 왔다. 경영 환경도 결코 녹록지 않은 데다가 저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저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총수 일가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 본인은 자신에 대한 수사 및 재판과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껴 왔지만 이번 경영권 불법승계 사건 재판 최후 진술에서는 그간 억눌러 온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제가 40대 중반이던 2014년 아버님께서 병환으로 쓰러지신 뒤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3번의 영장실질심사와 1년 6개월에 걸친 수감 생활도 겪었다”면서 “어느덧 저도 이제 50대 중반이 되었고, 1심 재판이 마무리되는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합병 과정에서 저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고,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분들께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재계는 이날 판결과 관련해 검찰이 항소하더라도 1심 재판부가 이 회장에게 적용된 범죄 혐의를 ‘일부 무죄’가 아닌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향후 판결 내용이 크게 뒤집히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용산구 신년인사회 성료…“미래 용산을 위한 대전환의 출발”

    용산구 신년인사회 성료…“미래 용산을 위한 대전환의 출발”

    “구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떤 역경도 이겨내 새로운 변화, 행복한 용산을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용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 갑진년 새해를 맞아 구민들의 소망을 담은 영상이 소개됐다. 이어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무대에 올라 “2024년도 구민 여러분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용산의 큰 변화를 이뤄내겠다”고 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박 구청장은 행사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 오천진 용산구의회 의장, 시·구의원, 주민 800여명과 함께 새해인사와 덕담을 나누고, 올해 구정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를 가졌다. 행사에 앞서 박 구청장은 신년인사회를 찾은 구민들을 맞이하기 위해 행사장 입구에서 입장하는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신년인사와 환담을 나눴다. 박 구청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구정 목표를 ‘미래 용산을 위한 대전환의 출발’로 삼았다”며 “대전환의 첫걸음을 구민 여러분과 함께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직접 발표자로 나서 ▲미래 먹거리 기반 조성 ▲지속가능한 도시 ▲스마트 안전도시 ▲글로벌 교육도시 기반 마련 ▲함께하는 복지도시 등 5대 비전을 제시했다. 먼저 박 구청장은 “첨단 신산업을 유치하고 다양한 문화자원을 관광벨트화해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 중심에 있는 국제업무지구와 용산전자상가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서울시와 함께 발맞춰 나갈 것을 주민들에게 강조했다. 또 이태원과 용마루길을 ‘로컬 브랜드화’하고 골목상권도 추가 발굴해 육성할 계획을 설명했다. 박 구 청장은 “활발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용산이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며 “용산공원을 하루빨리 구민들게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산 전역에서 추진중인 재개발·재건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그는 “24시간 안전한, 사람 중심의 ‘스마트 안전 도시’를 구현할 것”이라며 “예기치 못한 사고와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구민들을 위한 안전보험과 지능형 선별관제 CCTV를 매년 200대씩, 2026년까지 총 800대를 도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음으로 박 구청장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글로벌 교육도시 기반 마련’을 하겠다”며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국제화 특구를 추진하고, 후암동으로 이전하는 서울시 교육청과도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끝으로 “도시의 변화 속에서 소외되거나 어려운 구민이 없도록 ‘함께하는 복지도시’를 실현해 나가겠다”며 “청소년들을 위한 용산형 스터디카페, 구직 청년들을 위한 광역일자리카페,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용산구 소식지 수어 영상 제작처럼 구민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하나씩 챙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과 오 시장, 오천진 용산구의회 의장은 함께 무대에 올라 새해맞이 구민 소망나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전 조사한 구민들의 새해 소망을 구민 소망나무에 꽂으며 구민들의 소망이 이뤄지기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다.
  • 구로 G밸리 옆 ‘벌집촌’에 첨단 주거단지

    구로 G밸리 옆 ‘벌집촌’에 첨단 주거단지

    좁은 쪽방이 밀집해 ‘벌집촌’으로 불렸던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115일대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확정됐다. 지난해 6월 신통기획이 확정된 가리봉동 87-177일대와 함께 ‘G밸리’ 직주 근접 배후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25일 가리봉동 115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의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8만 4222㎡의 이 지역은 최고 50층 규모 2000여 가구 주택을 품은 첨단 복합 주거지로 거듭나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리봉동 87-115일대와 함께 사업이 완료되면 3380여 가구의 대단지가 들어설 것”이라며 “특히 대한민국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G밸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를 위한 양질의 주택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시는 G밸리에서 일하는 1~2인 가구와 청년 세대를 위한 소형 가구 등 다양한 주거유형을 도입하고 가로변에 상가를 배치해 지역활성화를 유도한다. 특히 기존 일방통행의 ‘우마길’을 2차선의 양방통행으로 전환하고 가리봉시장 일대를 지구단위 계획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용도지역을 기존 7층의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50층의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낙후된 이미지를 벗기고 새로운 경관을 만들 계획이다. 남부순환로 인접부에는 50층 안팎 고층 타워동을 배치한다. 신통기획 절차 간소화에 따라 가리봉동 115일대의 정비 구역 및 계획 결정은 올해 안으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가리봉 일대는 2014년 뉴타운 해제 후 9년 만에 재개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게 됐다”며 “G밸리 인재들이 직장 가까운 곳에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신통기획 확정으로 가리봉동 일대가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며 “사업이 원활히 추진돼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고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전날 제1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용산구 이촌아파트지구와 강서구 화곡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하는 안을 수정가결했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건축물의 용도, 밀도, 높이 등 아파트지구의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규모 주택단지를 창의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기존 아파트지구 내 상업 기능을 담당한 중심시설용지는 주거용도 도입이 가능해진다. 시는 주민열람공고를 거쳐 상반기에 최종 결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 열선 품은 비탈길, 강풍 날리는 제설기… 빙판길 사고 위험 미리 녹이는 영등포

    열선 품은 비탈길, 강풍 날리는 제설기… 빙판길 사고 위험 미리 녹이는 영등포

    “이 도로는 일제강점기에 닦여 좁고 경사도가 심해 눈만 오면 빙판길 교통사고 위험이 컸습니다. 마을버스까지 다니니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그러나 앞으로 도로열선이 가동되면서 ‘겨울철 스트레스’를 한층 덜어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 연말을 앞둔 지난달 27일 오후. 최 구청장과 구 관계자들이 영등포 푸르지오아파트 정문에서 영등포역 고가로 향하는 영신로9길 입구를 찾았다. 최 구청장은 열화상 감지카메라를 통해 도로열선 설치 현황을 꼼꼼히 살폈다. 영신로9길은 ‘고추말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도로로 주변에 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왕복 2차선 차도도 좁고 인도도 좁다. 길을 오가는 차량도 끊이지 않는다. 인근 상가에서 내놓은 물건들과 보행자, 차량 등이 때때로 뒤엉키기도 한다. 여기에 전체 구간은 300m 정도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길 입구만 해도 빙판길을 상상하니 한눈에도 위태롭게 보였다. 이에 구는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지역 내 급경사지나 제설 취약지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신로9길과 ▲도영로80(도림동) ▲대림로 136~디지털로69길13(대림1동) 등 3곳에 도로열선을 시범적으로 설치했다. 모두 최고 경사도가 14%가 넘는 곳이다. 시범 사업 실시에 10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도로열선은 도로 포장면 7㎝ 아래에 전기열선을 설치하고 전기를 공급해 열선에서 발생한 열로 눈을 녹이는 자동 제설 시스템이다. 눈이 내려 기온이 내려가면 온도와 습도를 감지하는 센서가 자동으로 작동된다. 또한 도로열선은 전기요금에 비해 제설 효과가 뛰어나 강설 시 도로 결빙을 예방하고 염화칼슘 사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m당 설치단가가 12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지만 장점이 더욱 커 서울시 내 자치구로 설치가 확대되고 있다. 최 구청장은 “도로열선 설치가 제설 취약지역에서 발생하는 빙판길 사고를 막고 교통 불편도 크게 줄여 줄 것”이라면서 “안전성과 효율성, 유지관리 비용 등 효과를 분석해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최 구청장은 이날 대림3유수지에서 최근 구가 도입한 ‘스마트 제설 장비’ 현황도 점검했다. 구는 제설, 제빙에 취약한 구간의 신속한 제설을 위해 제설 기계인 보도용 제설차량(브러시), 제설송풍기 등을 새로 들여왔다. 제설삽과 염화칼슘에 의존했던 기존 인력 제설 방식에서 벗어나 ‘기계식 제설’로 전환한 것이다. 구는 총 8억 4000만원을 들여 34대의 제설차량을 구매해 동별로 2대씩 배정했다. 제설송풍기를 사용하면 빗자루로 일일이 눈을 쓸거나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아도 강력한 바람으로 신속하게 눈을 치울 수 있다. 보도용 제설차량은 시속 7~10㎞ 속도로 움직이면서 전동차 앞에 부착된 대형 솔로 쌓여 있는 눈을 빠르게 치운다. 최 구청장은 이날 제설차량의 운전대를 직접 잡고 제설 효과를 확인했다. 구 관계자는 “차량을 이용하면 효율적인 제설 작업이 가능해 동주민센터의 제설 작업 부담을 덜고 신속하게 제설이 가능해졌다”고 기대했다. 여기에 더해 구는 경사가 있어 어르신들이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우려가 있는 동천교회(신길로40길 10) 구간에 염수탱크와 염수분사장치를 설치했다. 염수용액을 원격으로 살포하는 염수분사장치는 제설차량 통행이 어렵거나 기습적인 강설에도 신속한 제설작업이 가능하다. 구의 ‘한발 앞선’ 조치는 대설예보가 발령된 지난 8~9일 선제적 대응과 신속한 제설 작업으로 더욱 빛났다. 구는 해당 기간 직원들이 빗자루로 눈을 치우는 ‘인력 제설’ 대신 제설브러시와 제설송풍기를 활용한 ‘기계식 제설’을 실시했다. 예전보다 신속한 제설이 가능해지면서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로 결빙을 방지할 수 있었다. 골목길과 경사로에서는 염수 분사장치가 톡톡히 역할을 했다. 최 구청장은 “지난해 수립한 현장 중심의 제설 대책과 새로운 제설 기계를 도입한 덕분에 갑작스러운 폭설에도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빈틈없고 신속한 제설 대응으로 겨울철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취약계층의 안전까지 촘촘하게 살피겠다”고 전했다.
  • 노점상 신고에 자취 감춘 ‘붕세권’… “불법단속 당연” vs “한철인데 각박”

    노점상 신고에 자취 감춘 ‘붕세권’… “불법단속 당연” vs “한철인데 각박”

    서울 광진구에 사는 주부 A씨는 최근 집 근처에 붕어빵 노점상이 생겨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 됐다”고 주변에 알렸다. 그러나 불법 노점상 신고가 접수되면서 붕어빵 가게는 하루 만에 자리를 옮겼다. A씨는 “한철 장사인데 각박하다”고 토로했지만, 한편에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장사를 하는데 신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대표적인 겨울 간식인 붕어빵을 비롯한 길거리 음식이 사라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마진율이 떨어지고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개인 위생관념이 강화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노점상에 대한 신고와 단속이 강화된 것도 ‘붕어빵 실종’에 한몫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무허가 거리가게는 2018년 4965개에서 2022년 3571개로 줄어드는 추세다. 시에 접수된 거리가게 민원은 2022년 11건에서 지난해 34건으로 늘었다. 시 관계자는 “무허가 거리가게 민원은 대부분 자치구로 접수돼 실제 민원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가게를 관리하는 자치구 입장에서도 무허가 노점상은 골칫거리다. 한 구청 관계자는 “보통 노점 근처에서 영업하는 같은 업종의 점주한테 신고가 들어온다”며 “단속을 나가면 ‘단골인데 왜 단속하냐’는 손님의 항의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거리가게 허가제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치구의 노력으로 상생을 이끌어 낸 사례도 있다. 성동구는 무허가 건물이 꽉 들어차 있던 마장동 먹자골목의 점포 일부를 인근 성동안심상가 마장 청계점으로 옮기도록 도왔다. 광진구는 긴 설득 과정을 거쳐 강변우성아파트 일대 노점상을 정비하면서 생계형 노점상에 대해서는 허가제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 북바인딩 수업/이지혜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단편소설]

    북바인딩 수업/이지혜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단편소설]

    책방 안에 희미하게 레몬빛이 돌았다. 창문에는 아이보리색 커튼이 드리워졌고, 형광등과 보조등에서 퍼져나온 빛이 커튼 위로 어우러져 따듯하면서도 산뜻했다. 윤재는 사람들과 함께 반대편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내 기척을 느낀 몇 사람이 얼굴을 돌렸고 윤재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는 줄지어 선 책장을 지나쳐 테이블 쪽으로 걸었다. 중앙에 자리 잡은 매대 위에는 윤재가 만든 책들이 놓여 있었다. 여기 있어요, 오래된 자리, 쓰고 만듦. 이모의 환갑을 열흘 앞두고 윤재는 나에게 다시 연락해왔다. 휴대폰 액정에 윤재에게 온 메시지 알림이 떴을 때 나는 윤재가 환갑잔치 일정을 알려주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메시지에 이모 이야기는 없었다. 윤재는 내가 사는 곳 근처 책방에서 북바인딩 수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날짜는 이틀 뒤였다. - 민정아, 와줄 수 있어? 나는 답장하길 망설였다. 윤재와는 한동안 거리를 두며 소원하게 지내고 있었다. 반년 만에 온 윤재의 연락이 반갑기보다는 어색했다. 윤재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여섯 살 때 아빠가 돌아가신 뒤 엄마는 나를 이모에게 부탁했다. 동생만 외할머니 집에 데려가 함께 살면서 식당에서 종일 일하며 돈을 벌었다. 아빠가 남긴 유산은 없고 병원비와 빚만 쌓여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훗날 엄마는 설명해 주었다. 일이 년 돈을 모아서 방이라도 얻을 수 있게 되면 나를 데리러 올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엄마의 결정과 계획을 당시에는 알지 못한 채로 나는 이모네 집에 들어갔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사촌인 윤재와 함께 자랐다. 윤재가 한 살 많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윤재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윤재의 형인 윤석을 꼬박꼬박 오빠라고 부른 것과 달리 윤재는 이름으로 부르며 친구처럼 대했다. - 이모 환갑은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되묻자 윤재는 만나서 얘기하자고 답장했다.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말을 우리는 반년 전에도 나눴다. 당시 그렇게 말한 건 나였고 윤재는 알겠다고 우선 만나자고 선뜻 대답했다. 그때 윤재도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윤재에게 답장을 보내 책방으로 가겠다고 말해 놓고도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도 올까 말까 망설였다. 이런 마음을 모르는 윤재는 웃으면서 나에게 손짓했다. 유난히 하얗고 마디가 굵은 윤재의 손. 어린 시절엔 지금보다 훨씬 작은 손으로 윤재가 내 등을 쓸어내렸던 적도 있었다. 처음 이모네 집에 들어갔을 때 나는 잘 웃지 않았다. 울거나 떼를 쓰지도 않았다. 엄마가 나를 데리러 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고, 괜히 말썽을 부렸다가 이모네 집에서 쫓겨나게 될까 봐 불안해했다. 이모나 이모부가 나에게 눈치를 줬거나 윤재나 윤석과 사이가 나빴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모부는 이 년 동안 나를 거두어 키우면서도 싫은 기색을 비치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를 돕는 일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하지만 윤재와 윤석을 대할 때는 태도가 엄격했고, 자녀의 교육과 생활 지도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이 확고했다. 거기 어긋나거나 미치지 못하면 납득이 될 때까지, 원하는 말을 들을 때까지 사람을 몰아세웠다. 왜 그렇게 했니. 말해봐, 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거야. 왜 말을 못 해. 어떻게 할 거냐니까. 윤석은 공부나 생활 면에서 이모부의 기대만큼 해내는 편이었고 이런 말을 듣는 건 대체로 윤재였다. 이모네 집에 들어간 지 세 달쯤 지났을 때 윤재가 이모부에게 크게 혼났다. 그날은 이모부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높았다. 도중에 이모부가 윤재를 때리려고 해 이모가 말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공부방으로 들어온 윤재가 테이블 앞에 주저앉았다. 윤재 눈에서 눈물이 한두 방울 떨어지는가 싶더니 줄줄 흘러내렸다. 소리 없이 우는 윤재를 보다가 나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왜 그랬는지 윤재가 하는 것처럼 숨죽여 울었다. 한번 터진 울음은 쉽게 멈춰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 내 등을 다독이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윤재가 테이블 앞으로 몸을 숙인 채 내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윤재의 눈에서도 계속 눈물이 흘렀다. 간식을 들고 온 이모가 우리 둘 사이에서 눈가를 훔치는 모습을 나는 봤다. 와달라는 윤재의 요청을 끝내 거절하지 못한 것, 머뭇거리면서도 뒤돌아 책방에서 나가지 못한 것, 이게 다 그 순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 나는 자주 울었고 또 웃기도 했으니까. 단지 그것뿐이라고 속으로 되뇌며 윤재에게 손을 흔들었다. 모두 여섯 사람이 색지와 실, 송곳 등이 놓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모서리가 둥근 사각 테이블은 밝은 갈색의 원목 상판과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철제 다리로 이루어져 있었다. 벽면 스크린 앞에 서 있던 윤재가 목을 가다듬었다. “저는 책 만드는 박윤재예요. 제 목소리가 좀 작은 편이죠? 혹시 안 들리시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빔 프로젝트 화면을 넘기자 윤재가 만든 세 권의 책이 스크린에 올라왔다. “그동안 이 책들을 만들었고요. 여러 책방에서 북바인딩 수업을 진행해 왔어요. 첫 번째 책을 만든 게 벌써 칠 년 전이네요.” 윤재는 책들을 소개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고, 어떤 상황에서 만들었으며, 독립출판으로 책을 만들고 판매하는 어려움은 또 어떻게 해결했는지, 하는 내용을 하나씩 이야기했다. 낮고 느린 목소리에서 나름대로 강약이 느껴졌다. 가끔 참여자들이 소리 내어 웃기도 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술술 이야기하는 윤재가 나는 좀 낯설었다. 윤재는 참여자들에게도 자기소개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첫 번째 참여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곧 어학연수에 갈 예정이라며 거기서 보고 느낀 것들을 책으로 펴낼 거라고 했다. 두 번째 참여자는 입을 열기 전, 옆에 앉은 세 번째 참여자를 잠깐 봤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사내 커플이었다. 퇴근 후 함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걸 즐긴다고 했다. “우리가 같이 보낼 시간을 책에 기록하고 싶어요.” 두 번째 참여자가 말하자 세 번째 참여자가 잘 부탁드린다며 인사했다. 다른 사람들은 웃으며 박수했고 윤재도 따라서 손뼉을 쳤다. 나는 타이밍을 놓쳐 고개만 끄덕거렸다. 속없이 웃는 윤재가 내심 못마땅했다. 내 차례가 왔을 때 나는 나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 “저는 호텔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하던 호텔에서는 팬데믹 시기에 나와야 했고, 요즘 다른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한다는 말을 덧붙일 순 없었다. 윤재의 사촌이라는 것은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관계도 아니었다. 그 후 대화가 어떻게 이어졌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마지막 참여자가 평소에 책을 좋아해서 신청했다고 말하는 것만 귀에 들어왔다. 내가 처음 호텔에서 일하기 시작한 때는 윤재가 첫 번째 책을 만들 무렵이었다. 당시 나는 인턴으로, 정확하게는 프리인턴으로 호텔에 입사했다. 육 개월간의 프리인턴 과정을 통과한 사람만 일 년제 인턴이 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호텔이라는 공간이 꽤 그럴싸해 보였고 그 안에서 유니폼을 맞춰 입고 구성원이 되면 든든한 소속감을 느끼게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반년이 지나가고 인턴 전환 시험이 다가왔다. 개별 면담과 지필 시험, 조별 면접까지 마치고 며칠간 결과를 기다렸다. 어느 날 쉬는 시간, 직원 로커룸에서 친한 동기가 가방을 꾸리고 있었다. 내가 뭐 하냐고 묻자 동기는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나 집에 가.” 오후 세 시가 되기도 전에 동기는 양손 가득 짐을 들고 로커룸을 나갔다. 다음 날 나는 인턴이 되어 출근했고 평소처럼 유니폼을 입은 채 일했지만 호텔이라는 공간, 특히 매일 지나는 길고 어두운 직원 통로가 좀 무서워졌다. 나는 이런 일들을 그때그때 윤재에게 알렸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엄마는 이모네 집 가까이에 셋집을 얻었다. 윤재와 따로 살면서도 같이 밥을 먹고 숙제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이미 엄마보다는 이모를, 동생보다는 윤재를 더 친밀하게 느끼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윤재와 가깝게 지냈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윤재에게 연락했다. 내 친구들이 윤재와 내가 연인 같다고 놀린 적도 있었지만, 처음에는 그런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호텔에서 있었던 일들을, 윤재는 책 만드는 작업을 주로 이야기했다. 내가 인턴으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윤재도 첫 번째 작업에 대해 소식을 전해왔다. 윤재가 처음으로 만든 책 <여기 있어요>는 서울아트시네마가 많은 사람의 후원과 노력에도 낙원상가에서 철수하고 서울극장 삼 층에 단일 상영관으로 축소되어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었다. 윤재는 일이 벌어지는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위치를 옮긴 서울아트시네마가 오픈하던 날부터 백 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곳에 갔다. 많은 사람이 거기 서울아트시네마가 들어섰다는 데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에선 여전히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새로운 독립영화가 상영됐고 또 누군가는 계속 극장을 찾았다. 나는 윤재의 책을 통해서 그런 일들을 알게 되었다. 당시 윤재는 대학교 사 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윤재가 색지를 테이블 가운데로 옮겨서 색깔별로 펼쳤다. “이 두꺼운 색지는 여러분이 만들 책의 표지가 될 거예요. 좋아하는 색으로 두 장씩 골라주세요.” 같은 크기로 잘린 흰 종이도 색지 옆에 꺼내두었다. “눈에 띄는 색이 없으실까 봐 걱정인데요. 그러면 흰 종이에 색연필이나 펜으로 표지를 꾸미셔도 좋을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표지를 만드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윤재가 혼잣말하듯 덧붙이고 뒤통수를 긁적였다. 여러 색의 색지들은 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진달래색 표지 두 장을 손에 들었다. 조금 촌스러운가 생각했지만 그대로 내 앞에 가져왔다. 진달래색 색지는 묘하게 기시감이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내 매니큐어 색깔과 비슷했다. 며칠 전 나는 발톱에 짙은 분홍색 매니큐어를 발랐다. 꽃잎을 그려 넣듯 하나하나 두 번씩 덧칠했다. 매니큐어가 마른 발을 보면서 색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손을 보며 조금 씁쓸했다. 이제 정직원도 아닌데 적당히 넘어가도 되는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내가 답답하기도 했다. “이 얇은 종이들도 열 장씩 가져가세요. 이건 책의 내용을 담을 내지가 될 거예요.” 윤재는 표지와 같은 크기인 흰색 종이들도 테이블 위에 죽 늘어놓았다. 어차피 내지는 다 똑같은 흰 종이라 열 장씩 나눠줘도 될 텐데 한 장 한 장 직접 골라서 가져가라고 했다. 참여자들은 테이블 중앙에 세 줄로 놓인 종이들을 훑어보다가 한 장씩 집었다. 옆 사람이 고르기를 기다렸다가 가져가기도 했고 앞 사람과 손가락이 부딪히기도 했다. 그 과정이 나는 좀 번거로웠는데 옆에 앉은 연인 참가자들은 서로 종이를 골라주며 재미있어했다. 나는 윤재를 흘끔 봤다. 윤재는 테이블 반대쪽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윤재가 나를 왜 이곳에 불렀는지 알 수 없었다. 이모 환갑잔치 일정은 전화로도 충분히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라서 나는 윤재가 그걸 핑계로 나에게 연락해 관계를 회복하려는 게 아닌가 짐작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윤재는 나에게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다 하셨으면 이렇게 표지 사이에 내지를 넣어 보세요. 벌써 책 같은 모양이 됐죠?” 다들 윤재가 말한 대로 표지 사이에 내지를 넣어서 앞뒤로 살폈다. 나도 앞에 놓인 종이들을 한 손에 잡고 어떤 책이 완성될지 가늠해 보았다. 잘 그려지지 않았다. 윤재가 실뭉치와 송곳 두 개를 테이블 가운데로 가져오더니 이제 구멍을 뚫을 차례라고 말했다. 이미 묶어둔 견본을 펼쳐서 우리에게 보여줬다. “구멍을 잘 뚫는 게 중요해요. 그 구멍으로….” 그때 책방 문이 열리고 세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대화 소리가 커서 윤재의 말이 끊겼다. 책방 직원이 다가가 수업 중이니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말했다. “수업이요? 무슨?” 한 사람이 이쪽을 건너다보며 물었다. “책 만드는 수업을 하고 있어요.” 책방 직원이 목소리를 낮춰가며 대답했고 세 사람은 한 마디씩 말을 보탰다. 책이요? 그래, 책을 만든대. 그런 수업도 하는구나. “그걸 어떻게 만드는데?” 셋 중 한 사람이 물었고 실내가 조용해졌다. 세 사람은 서가 앞에 서서 이쪽을 들여다보더니 테이블 위를 둘러보고 윤재와 참가자들도 훑어봤다. “저렇게 만드는가 보네.” 그런가 보다고 몇 마디를 더 주고받고는 책방 직원을 향해 그러면 다음에 오겠다고 말했다. 문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세 사람이 나간 뒤 닫힌 문 너머로 목소리가 들렸다. “근데 저걸 왜 만들지.” 발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윤재는 서너 차례 목을 가다듬었다. 잠깐 내 눈치를 살피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곧 견본을 손에 잡고 테이블 앞으로 내밀었다. “구멍을 잘 뚫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죠? 그 구멍으로 한 장 한 장의 낱장들이 모이고 묶여야 책이 되는 거니까요.” 목소리가 조금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윤재는 막힘없이 말을 마무리했다. 당황하는 기색은 없었고 마음이 상한 듯해 보이지도 않았다. 당황하고 마음이 흔들린 쪽은 오히려 나라는 것을 깨닫고 있을 때 윤재는 표지를 자세히 보라며 견본을 들어 올렸다. 구멍 사이의 간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모두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야 했다. 모든 구멍은 왼쪽 끝을 기준으로 가로 0.5cm를 띄워놓아야 했으며, 첫 번째 구멍은 왼쪽 끝 윗면에서 세로 1cm의 간격을 둬야 했고, 두 번째 구멍부터는 세로 2.5cm의 거리가 필요했다. 그렇게 간격을 유지하다 보면 마지막 다섯 번째 구멍은 자연스럽게 네 번째 구멍과는 세로 2.5cm, 종이의 아랫면과는 첫 번째 구멍과 마찬가지로 세로 1cm의 거리가 생겼다. 표지에 윤재가 알려준 간격대로 점을 찍어 두었다. 송곳이 나에게 넘어오길 기다리면서 다른 사람들이 책 만드는 모습을 둘러봤다. 옆에 앉은 커플은 알맞은 위치에 점을 잘 찍었는지 서로 확인하는가 싶더니 책을 바꿔 상대방의 책에 구멍을 뚫어주고 있었다. “제일 끝에 있는 구멍은 잘 안 되는데? 잘못했다간 종이 찢어질 것 같아.” “이리 줘. 내가 해볼게.” 여자가 마지막 구멍을 뚫어서 남자에게 건넨 뒤 나에게 송곳을 전해줬다. 여자가 몸을 돌렸고 두 사람은 테이블에 놓인 하늘색 표지 위로 손을 포갰다. 나는 내 앞에 놓인 송곳을 잡았는데 무언가에 찔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벼려진 바늘 끝으로 오래된 흉터를 짓누르는 기분. 송곳을 고쳐 쥐었다. 진달래색 표지와 흰색 내지들을 모아서 왼손에 잡고 오른손으로 송곳을 들어 첫 번째 구멍으로 가져갔다. 종이 위에 찍어 둔 점을 송곳으로 누른 뒤 힘을 줬지만 종이는 뚫리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종이를 내려놓고 왼손 손바닥으로 고정한 채 송곳을 좌우로 돌렸다. 손의 힘이 풀려 낱장들이 자꾸 흩어졌다. 윤재가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었다. 윤재는 앞 장 표지만 가져가 송곳을 살살 돌려가며 구멍을 뚫었다. 뾰족한 송곳 끝이 표지 반대편으로 빠져나오자 내지를 서너 장씩 집어서 같은 위치에 구멍을 만들었다. 송곳을 돌리는 윤재의 손. 가까이서 보니까 작은 흉터가 많았다. 윤재가 종이를 다시 내게 건넸다. 가지런히 뚫린 다섯 개의 구멍이 흠집 같았고 그 자체로 고리 같아 보이기도 했다. 윤재는 사람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살펴보며 테이블을 한 바퀴 돌았다. 송곳 두 개를 한쪽에 모아놓고 실뭉치를 풀었다. 미리 준비해 둔 실을 손에 잡고 그 길이에 맞춰서 한 줄씩 잘라나갔다. “이제 구멍 사이에 실을 넣어서 책으로 엮어 볼게요. 실 한쪽 끝에 매듭을 만들어 주세요. 구멍에 매듭이 고정될 수 있도록이요.” 참여자들이 그 말에 따라 매듭을 묶고 있을 때 윤재 앞에 놓인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윤재는 한동안 테이블을 내려보다가 빠르게 말했다. “급한 전화라 잠깐 받고 올게요.”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져 통화를 시작하는가 싶더니 곧 몸을 돌려 책방 서가를 가로질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윤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지 걱정됐다. 반년간 왕래 없이 지내는 동안 윤재에게도 많은 일이 생겼을 것이다. 그전엔 윤재와 이렇게 오래 연락이 끊긴 적이 없었다. 윤재는 만들고 싶은 책이 떠오르면 나에게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며 작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나갔고, 책이 나오면 나에게 제일 먼저 보여줬다. 그런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는 윤재도 나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함께 있는 게 그저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느끼지 못한 동안 윤재와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대학을 졸업한 뒤 윤재는 내가 어디냐고 물을 때마다 대개 카페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은 윤재를 만나러 도서관에 갔다. 윤재는 열람실에서 책을 읽다가 나를 만나러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가지, 우선 나갈까? 내가 묻자 윤재는 여기에도 식당이 있다며 내려가 보자고 했다. 우리는 도서관 지하 식당에서 라면과 김밥을 사 먹었다. 내가 내려고 하는 걸 여기까지 왔는데 그럴 수 없다며 윤재가 막아섰다. 내가 한 번 더 나서자 윤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럴 땐 좀.” 식사 후에는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마시며 일 층 만남의 광장에서 조용조용 얘기를 나눴다. 윤재는 당시 구상 중이던 책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다. 내가 딴생각을 하지 않는지 가끔 눈치를 살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아마 멈추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질문을 부지런히 삼켰다. 그때는 내가 정규직이 된 지 육 개월쯤 지난 시기였다. 인턴 때에 비하면 생활이 조금 나아졌고 해고에 대한 불안감은 없어졌다. 하지만 유니폼이 마치 내 일부인 듯 익숙해지면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나는 뭘 놓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애꿎은 매니큐어만 사서 모으고 있었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립스틱이나 아이섀도 같은 값이 더 나가는 것은 사지 못했고 가끔 퇴근길에 매니큐어를 샀다. 화장대 위에 올려둔 매니큐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두세 달이 지나자 두 줄 세 줄로 길어졌다. 업무 규정 때문에 손톱에는 바를 수 없어서 나는 발톱에만 매니큐어를 발랐다. 그날 도서관에서 윤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도 화장품 가게에 들러 매니큐어를 하나 더 샀다. 일하지 않은 날 매니큐어를 산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내가 윤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발톱에만 바를 수 있는 매니큐어 같다는 생각도 그날 처음으로 했다. 이런 시간이 윤재와 나 사이에 난 구멍처럼, 적당하지 못한 간격처럼 느껴졌다. 구멍을 뚫는 건 종이에 손상을 주는 일인데도 그 구멍을 통과해야 낱장들이 하나로 묶여서 책이 된다는 윤재의 말을 곱씹었다. 지난 반년 새 우리 사이에는 확실히 거리가 생긴 것 같았다. 나는 윤재에게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는 근황을 알리지 못했고 어쩌면 윤재도 나한테 전하지 못한 일들이 있을 것이다. 전화를 받으러 나간 윤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불만을 내비치는 사람은 없었지만 하나둘씩 핸드폰을 꺼내기 시작했다. 십 분쯤 지났을 때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밖으로 나왔다. 복도는 어두웠고 아무도 없었다.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층계참에서 방향을 꺾고 뛰어 올라오는 윤재가 보였다. “미안, 많이 늦었지?” 윤재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방금 들은 말과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윤재의 모습이 어디선가 본 듯 낯익었다. “아니야, 다들 신경 안 써. 무슨 일이야?” 윤재는 발을 멈추고 주저하다가 그게, 하면서 입을 열었다.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지만 윤재는 참여자들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 “일이 생겨서 시간이 지체됐어요. 죄송합니다.” “그럴 수도 있죠. 괜찮아요. 근데, 괜찮으신 거예요?” “그래요. 작가님 별일 없으면 됐어요.” 참여자들에게서 괜찮다는 반응과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이어졌다. 윤재는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거듭 시간을 확인했다. “매듭을 만드는 데까지 했죠? 이어서 나가볼까요?” 윤재가 테이블을 훑더니 작업하던 것을 위로 올렸다. “이제 표지 뒷장 두 번째 구멍에 바늘을 넣어서 매듭으로 고정해 주세요.” 두 번째 구멍에서 나온 실로 책등을 한 바퀴 돌려서 묶고 두 번째 구멍으로 다시 돌아왔다. 세 번째 구멍으로 이동해서 또 책등을 한 바퀴 돌리고 한 번 더 옆으로 바늘을 움직였다. 윤재의 손을 따라서 나도 구멍 안으로 바늘을 넣었다. 낱장의 종이들을 묶으려고 하니까 표지와 내지가 모이는가 싶다가도 금방 실이 풀려 흩어지고 말았다. “헐거워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당겨주는 게 중요해요.” 윤재의 말을 듣고 손에 더 힘을 줬다. 다시 옆으로 바늘을 돌려 책등을 만들고 아래로 이동해 나가며 종이를 엮었다. “이걸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옆에 앉은 사람이 혼잣말했다. 여러 방향을 오가며 구멍에 바늘을 넣었다가 빼야 하는 과정이라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시간이 지체된 것 때문인지 윤재는 윤재대로 조급해 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통화 내용이나 나와 나눈 이야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졌을지도 몰랐다. 윤재는 사람들 사이를 분주하게 오갔는데 일의 진도는 빨라지지 않았다. 내 옆에 앉은 사람도 같은 자리에서 바늘을 넣었다가 빼기만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도와드릴까요? 순서가 바뀐 것 같아요.” 내가 손을 내밀자 그는 나에게 자신의 책을 건넸다. 오렌지색 표지 끝부분에 자리 잡은 구멍으로 실을 빼내고 윤재가 알려줬던 순서로 다시 바늘을 넣었다가 뺐다. 다른 사람의 책을 들고 있다는 게 왠지 긴장돼서 조심히 손을 움직였다. 복도에서 윤재에게 들은 얘기가 떠오를 때마다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도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선 느슨해진 매듭을 꽉 묶어두고 바늘로 구멍과 구멍을 옮겨가며 그의 책을 엮었다. 팽팽히 묶인 책을 건네고 나자 반대쪽 테이블에서 참여자들을 도와주던 윤재가 고개를 들었다. 몸을 세우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방식은 동양식 바인딩이라고 말한 뒤 이쪽으로 다가왔다. 옆을 지날 때 윤재가 내 어깨에 잠깐 손을 올렸다. 두 시간 전에 고른 열두 장의 종이가 제법 책의 틀을 갖췄다. 단단하고 부드러운 표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윤재가 입을 열었다. “이제 여러분 책에 내용을 채워 보도록 할 건데요. 책의 제목은 <북바인딩 수업>이라고 정해볼게요. 이 시간 동안에 여러분께 생긴 일, 느낀 감정, 떠오른 생각 등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윤재는 내지 첫 장에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책을 옆으로 돌려서 그 내용에 대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는 것으로 책 속 내용을 채워 나가자고 제안했다. “우리가 여기서 함께 시간을 보낸 건 맞지만, 다 같은 시간을 보낸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이 수업에 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으니 솔직하게 써볼까요.” 참여자들은 손에 색색의 책을 한 권씩 들고 있었다. 색연필을 나눠준 뒤 윤재는 내 맞은편에 와서 앉았다. 옆에 놓인 책장을 곁눈질로 가리켰는데 거기엔 윤재의 세 번째 책이 진열되어 있었다. 윤재가 나에게 색연필을 건넸다. 글씨 쓰기 편하도록 끝이 뾰족하게 깎여 있었다. 윤재는 나를 향해 살짝 웃더니 몸을 돌렸다. 앞에 놓인 책의 표지를 넘기고 하얀 바탕을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책으로 윤재는 독립출판 작가들의 인터뷰집을 만들었다. 다섯 작가의 인터뷰를 싣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책을 만들기 직전, 윤재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윤재는 카페 아르바이트 휴무일에 물류 창고 일을 하러 갔다가 허리를 다쳐 원래 하던 아르바이트도 못 하게 됐다. 당시 나는 정규직 사 년 차로 호텔의 중식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거쳐 연회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각종 포럼이나 세미나를 위해 준비해야 했고, 결혼식이 주말마다 하루에도 두세 번씩 열렸다. 나는 손님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다가 또 상사에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길 반복했다. 정신이 없을 땐 명찰을 착용하는 것도 잊었다. 내가 호텔 얘기를 하면 이모는 그만둬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모가 윤재에게도 같은 말을 했다는 건 나중에 전해 들었다. 뭘 선택해도 길은 있을 거라고. 하지만 나는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했든 윤재도 나도 마음껏 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윤재가 마지막 통원 치료를 받았다며 전화를 걸어와 독립출판 작가들을 인터뷰해서 책을 만들 거라고 얘기했을 때 나는 윤재가 답답하다고 느꼈다. 윤재가 책을 만들수록 윤재와 함께할 수 있는 미래가 멀어지는 것 같았다. 애초에 쉬운 관계도 아닌데. 불쑥 눈물이 나왔다. 이번에는 참을 수 없었다. “그걸 왜 만드는데?” 윤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윤재가 다시 입을 닫았고 나도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냥, 그냥 내가 남았어.” 윤재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지. 근데 지금 와서 보니까, 그냥 책을 만드는 내가 남았어. 나는 책이 남는 건 줄 알았지.” 윤재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테이블 위에는 손바닥만 한 책이 아홉 권 놓여 있었다. “다 적으셨으면 다른 사람의 책을 같이 완성해 봐요.” 책들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윤재 앞에 오른쪽에서 넘어온 책이 놓였고 나도 옆 사람이 만든 책을 건네받았다. 내 앞에 차례로 전해지는 책들은 이 시간에 대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어떤 책에는 책방 공간에 대한 묘사와 거기서 얻은 느낌들이 적혀 있었고, 다른 책에는 책 만드는 과정과 재미있었던 점이 쓰여 있었다. 참여자들과 겪은 에피소드를 적어둔 페이지에서 나에 관한 내용을 읽었을 때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느새 윤재의 책이 내 앞에 도착했다. 나는 민트색 표지를 넘겼다. 막상 쓰려고 하니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써봤어요.) 앞으로 북바인딩 수업을 쉬려고 했거든요. 책 만드는 것도 그만하려고 했고요. 엄마가 아프셔요. 큰 병은 아니지만 수술을 받고 잘 관리해야 한대요. 엄마 컨디션 때문에 일정이 당겨져서 오늘 수술을 받으셨는데 다행히 경과가 좋다고 연락이 왔어요. 한동안 엄마 옆에 있으려고 해요. 그래도 북바인딩 수업은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서툴게 진행한 부분이 있어서 이번 참여자분들은 다음 수업에 한 번 더 오실 수 있도록 할게요. (그만 사과하라고 하셨지만 정말 죄송해요.) 책, 책이요. 책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또 솔직하게 써보자면) 어영부영 책 만든다고 놓치고 산 게 많아요. 우선 옆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고 싶어요. 못 본 척해 온 것을 이젠 제대로 보고 싶고요. (더 솔직하게는) 할 수 있는 한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보고 싶어요. 오늘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모가 아프다는 말은 복도에서 들었지만 윤재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줄은 몰랐다. 오늘로 북바인딩 수업을 그만하려는 줄은. 그래서 나에게 와달라고 한 건가. 예전에 윤재에게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을 윤재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책 만드는 걸 쉬겠다는 윤재의 말도 뜻밖이었다. 페이지를 넘기자 참여자들이 남긴 메시지가 이어졌다. 어머님 쾌차하실 거예요, 작가님 팬인데 책도 계속 만들어 주세요. 다음에 또 뵐 수 있다니 좋네요, 같은 말들이 페이지 가득 적혀 있었다. 내가 윤재에게 어떤 말을 남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병원에 있을 이모가 걱정됐다. 아까 복도에서 윤재가 한 말이 떠올랐다. “수술 전에 엄마가 괜히 겁을 내면서 나한테 당부하더라고. 너를 잘 챙기라고.” 이모는 어째서 윤재에게 나를 부탁했을까. 어째서 윤재에게 다른 사람도 아닌 나를. 어째서 엄마나 동생이 아닌 윤재에게 나를. 그래도 우선은 수술이 잘 끝난 게 다행이었다. 얼마 전 엄마가 두 번 연달아 전화를 걸어왔는데 아마 이모 소식을 전하려던 것 같았다.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로 나는 엄마의 전화를 피하고 있었다. 그날도 일이 바쁘니 다음에 전화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은 없었다. 선뜻 색연필을 들지 못하다가 윤재의 글을 다시 읽어봤다. 아까는 급하게 읽느라 놓친 것인지 이번에 유독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윤재는 못 본 척해 온 것을 이젠 제대로 보고 싶다고 썼다. 나는 윤재가 어떤 일을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반년 전 그날은 이른 장마가 끝난 직후라 여름 한복판에 들어선 듯 무더웠다. 나는 아침에 윤재에게 불쑥 전화해 만나자고 했다. 윤재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와도 만나서 얘기하자고 대답했다. 그동안 만나왔던 루트를 벗어나 윤재와 새로운 곳에 가보면 좋을 것 같았다. 처음 가는 곳에서 윤재와의 관계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우리는 우선 경복궁역에서 만나 같이 버스를 타기로 했다. 윤재가 잠깐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한 뒤 오겠다고 해서 나는 십 분 정도를 더 계산해 집을 나섰다. 십 분 정도 늦게 나가면 시간이 딱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한 시간이 지나서도 윤재는 오지 않았다. 경복궁역 앞 잡화점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밖으로 나와 다시 십여 분을 기다렸다. 윤재는 일이 좀 꼬인다며 금방 온다고만 말했다. 금방 온다고 하지 않았다면 어디 카페에라도 가서 기다렸을 텐데 윤재는 곧 도착할 것 같다고 했고 나는 윤재와 새로운 곳에 가려고 했으므로 땡볕을 참았다. 원래 약속했던 시간보다 삼십여 분이 지나서야 윤재가 지하철 역사 안쪽에서 뛰어 올라왔다. 내 얼굴을 보자마자 미안하다고 했는데 왜 늦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느꼈다. 아니, 윤재가 정말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기분이 상해서 윤재가 사과할수록 서운함만 더 커졌다. “뭐 하느라 늦었어?” “미안해.” “왜 늦었는데?” 진짜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다. 윤재는 대답이 없다가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그게 버스 때문에.” “버스?” “딴생각하다가 정거장을 놓쳐서. 괜히 좀 돌아오느라.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 윤재의 답은 계속 늘어졌고 종종 끊겼다. 둘러댈 말을 찾는 것 같기도 했다. “너 지하철로 왔잖아.” 내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그래도 왔잖아.” 윤재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중간에 갈아탔어. 너무 오래 걸려서.” 말을 마치자마자 입을 다물었고 나를 앞질러서 걸어 나갔다. 윤재가 입은 파란색 티셔츠 위에 등을 따라 흐른 땀자국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그날 가려고 했던 새로운 곳에 가지 않았고 나는 하려던 말을 하지 않았다.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서 늘 마시던 아메리카노를 시켜 놓고 마주 앉았다. 윤재는 유독 말이 없었고 내가 나서서 평소에 하던 얘기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잘되지 않아 곧 일어났다. 그 후로 한동안 윤재와 연락하지 않았다. 뜸하게 업데이트되는 윤재의 SNS 피드를 보며 나는 혼잣말했다. 그냥, 나를 보듯 너를 보며 살아야 했을까. 그날 내가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윤재는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윤재의 글을 한 번 더 읽었다. 색연필을 손에 잡고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하얀 종이 위에 윤재의 이름을 썼다. 윤재를 부르고 나니까 쌓여 있던 말들이 술술 풀려 나왔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대로 모두 적었다. 나만 너무 길게 쓰는 게 아닌지, 내용이 너무 튀는 게 아닌지, 윤재를 난처하게 할 만한 말은 없는지, 신경을 쓰느라 자주 주저했지만 멈췄다가도 다시 적어나갔다. 그동안 못한 이야기들을 모두 적고 나서 추신을 남겼다. - 너의 다음 책이 또 뭘 남길지 궁금해. 색연필을 내려놓고 앞을 봤다. 윤재도 조금씩 손을 움직여 가며 누군가의 책에 메시지를 적고 있었다. 윤재가 잠깐 고개를 들었을 때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어떤 책에 답글을 적고 있는지 윤재가 볼 수 있도록 앞에 놓인 윤재의 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윤재가 쓰던 것을 멈추고 책을 덮었다. 나는 윤재의 책을 두 손으로 잡았다가 내려놓고 민트색 표지 위에 내 손을 포개어 올렸다. 나를 바라보던 윤재의 눈매가 조금씩 휘었다. 윤재의 입술이 살짝 열렸다. 우리가 함께 만든 첫 번째 책이야,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 [공직자의 창] 신도시 눈물과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법’/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

    [공직자의 창] 신도시 눈물과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법’/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

    1971년 3월 일본 도쿄에서 한 시간 거리 다마시에 약 2700호의 아파트 지구가 준공됐다. 입주경쟁률(우리의 청약경쟁률) 80대1을 기록하며 청년 호응을 얻은 다마 신도시의 시작이다. 약 30년이 지난 2000년, 다마 신도시 상가는 26%가 비었고 2020년엔 고령화율 30%가 넘는 ‘올드타운’이 돼 버렸다. 각종 규제에 막혀 최초 입주 단지만 겨우 새로운 아파트로 거듭났다. 지난 8일 우리나라는 도시 개발과 정비의 역사에 있어 매우 뜻깊은 일이 이뤄졌다.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신도시 정비에 대한 국민 열망을 여야 모두 한마음으로 공감해 이뤄 낸 뜻깊은 결과였다. 수많은 시민이 살고 있는 신도시 전체를 전면 정비하는 일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과제다. 그러나 주민 삶의 질 향상, 도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강화 그리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신도시 입주 후 30년이 지나면서 주민들은 매일 주차장을 찾아 헤매고 매년 천장 누수를 걱정한다. 주차장 기둥의 철근이 노출되거나 배관 녹물이 발견되기도 해 불편을 넘어 불안한 생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베드타운으로 조성된 신도시들은 구조적 도시 문제를 안고 있다. 부족한 자족 기능은 광역교통 문제를 유발하고 경직적인 도시계획으로 토지 이용의 효율성은 떨어진다. 산업구조 변화에 능동적 대처가 불가능하다. 부동산 시장의 관점에서도 불안 요인이 있다. 1기 신도시만 해도 1992~96년 사이 30만호의 주택이 준공됐다. 정비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정비해 나가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에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 특별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이다. 도시·건축 규제 완화와 광역 정비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시 기능을 강화해 미래 도시로 전환해 나갈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체계적으로 정비를 추진해 나가고 전세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주 대책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다.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제도적 기반은 완성됐다. 이제는 구체적인 도시 정비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24년 중 노후계획도시 정비 마스터플랜인 국가의 기본 방침과 지자체의 기본 계획을 동시에 수립할 예정이다. 1기 신도시부터 시작하지만 지방 신도시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계획 수립 단계부터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법 시행에 맞춰 국토부 내 도시정비기획단을 설치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전문기관을 정비지원 기구로 지정해 노후계획도시 정비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신도시 역사가 한 세대 지났다. 다마 신도시처럼 낡고 불편한 도시로 고전할 것인가, 새로운 진화의 길로 갈 것인가. 특별법이 갈림길에 선 우리 신도시를 미래 도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퀀텀점프 SK온, 아직 할 일 많아” 최재원, 내년 배터리에 ‘승부수’

    “퀀텀점프 SK온, 아직 할 일 많아” 최재원, 내년 배터리에 ‘승부수’

    “SK온은 한두 명의 스타 플레이어가 아닌 모든 구성원이 협심해서 전진하는 회사입니다. 창사 이래 퀀텀점프를 해 왔으나 아직 함께 할 일이 많습니다.” 14일 SK온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관훈사옥에서 회사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만든 ‘SK온 레코그니션’ 시상식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새해에는 반드시 흑자전환에 성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회사 출범 직후인 2021년 12월부터 SK온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SK는 미래성장동력으로 배터리·바이오·반도체(BBC) 분야를 선정하고 힘을 주고 있지만 유독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중에서도 유일하게 적자를 면치 못해 SK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리된 뒤 그해 6880억원, 지난해 1조 726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도 3분기까지 5631억원의 적자가 지속되며 적자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며 배터리는 내년에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SK는 최근 인사에서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경영인’으로 꼽히는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는 등 재정비에 나선 상황이다. SK온이 연구개발(R&D)에 힘을 실으며 수익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구성원들과 취임 후 첫 만남을 가진 이 신임 CEO는 “대외 환경이 어려울수록 이기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첨단 기술 제조업에서 이기는 환경이란 탄탄한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온 관계자는 “2021년 설립 이후 지난 2년 동안은 체계를 정비하는 시기였다면 이제 그동안 쌓아 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도약에 나설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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