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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비 일괄지급 대신 PC방 등에 몰아주자”

    “통신비 일괄지급 대신 PC방 등에 몰아주자”

    정부가 코로나19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선별지급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시민단체들이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고 세금으로 환수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통신비 일괄 지급처럼 포괄적 지원보다는 PC방처럼 통신비 사용이 많은 업종에 지원을 몰아 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조, 민생경제연구소 등 7개 시민단체는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2차 재난지원금 확대 ▲상가법·고용보험법 등 코로나19 긴급구제 3법 개정 ▲상가·주택의 차임감액청구 활성화 ▲특수고용노동자와 자영업자 지원 확대 ▲한계채무자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1차 긴급재난지원에 비해 예산이 줄어들어 일정 소득선 이하의 계층만 지원받을 우려가 있다”며 “보편 지급을 하되 소득 상위계층에 대해서는 추후 세금을 통해 선별적으로 환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하위 소득 70% 가구 등으로 지급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13세 이상 시민에게 일괄적으로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방안도 비판받았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가 지원할 문제가 아니라 수익을 낸 통신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지원한다면 PC방처럼 통신비 사용이 많은 업종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소장은 “국민들이 ‘집콕’으로 방역에 협조한 만큼 8·9월 통신비를 50% 할인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규정된 차임감액청구가 활성화되도록 지자체 홍보가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로 변제계획을 이행하기 어려운 한계채무자에 대해 법원이 적극적으로 면제나 유예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법행정을 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빈 상가 민간임대주택 전환 쉬워지나 車 없어야 입주

    빈 상가 민간임대주택 전환 쉬워지나 車 없어야 입주

    앞으로 빈 사무실과 상가 등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하기 쉬워진다. 또 민간사업자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도 장기공공임대주택과 같이 주택건설기준 적용이 완화된다. 다만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이같은 임대주택의 세입자는 자동차 미소유자로 제한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오는 1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정부는 앞서 5·6 주택 공급 대책에서 도심의 빈 상가나 오피스 등을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하고서 청년 등 1인가구 등에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5·6 대책에선 장기 공공임대 주택에 대해 주택건설기준 적용을 완화하고 주차장 증설을 면제하기로 했는데, 이후 8·4 대책에서 규제 완화 대상을 민간 사업자의 공공지원민간임대까지 확대함에 따라 이들 주택에 대해서도 주차장 증설 등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도 장기 공공임대주택과 동일하게 주택건설기준 적용을 완화하고 주차장 증설이 면제된다. 다만 주차장 증설 면제 시에는 주차문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임차인 자격을 차량 미소유자로 제한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도심 내 오피스·상가 등을 활용해 공공성 있는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부수적으로 오피스 등의 공실 해소에도 기여해 도심의 활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시 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당분간 지속 필요”

    서울특별시의회 김인호 의장은 코로나19 재확산 및 이를 막기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영업피해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공공부문이 솔선수범해서 자영업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로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 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관리비 감면을 포함한 ‘세제지원’, 저금리 대출과 같은 ‘금융지원’, 자영업자 생존자금과 같은 ‘현금지원’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왔다. 그 중 서울시 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조치는 서울시 지하철 역사 내 상가 3,196개 등 서울시 공유재산 점포의 임대료를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반값으로 감면하는 조치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영업 피해를 덜어주는데 기여했으나 이제 그 시행이 완료되고 원상 복귀된 상태이다. 김인호 의장은 “서울시 공유재산 반값 임대료 조치가 끝난 지금 코로나 상황이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나아지지 않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피해는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심각해진 상태”라고 지적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공시지가가 상승함에 따라 서울시 의지와 무관하게 임대료 인상까지 이뤄졌다.”면서 “임대료 원상 복귀에다가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임대료 인상까지 이뤄지게 되면, 기존에 서울시가 추진했던 임대료 감면 정책의 의미까지 모두 퇴색될 가능성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김 의장은 서울시 측에 서울시 공유재산 임대료 감면을 어떤 형태로든 당분간 더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공시지가 변동 부분은 서울시가 개입할 수 없는 부분이라 할지라도, 서울시 공유재산에 대한 세제 조치 등은 서울시가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이다. “서울시 공유재산 점포에 대해서 인상된 최종 임대료를 다시 반값으로 몇 개월이라도 유예한다면 소상공인·자영업자 여러분께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를 위해 입법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면 서울시의회가 신속하게 협조하겠다.”면서 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 의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로 인한 소비 침체 양상은 앞으로도 수개월간 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상가 점주 여러분이 겪는 고통 또한 가벼워지기 어려울 것이다.”고 위로하며, “서울시가 추가적인 임대료 감면 조치를 시행해, 매출 감소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맞춤형 재난지원금, 건물주에게 간다…연령별 통신비 지원도 반대”

    “맞춤형 재난지원금, 건물주에게 간다…연령별 통신비 지원도 반대”

    정부가 코로나19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선별지급하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10일 전국민에 지급한 뒤 세금으로 환수하는 방안을 재차 제안했다. 연령별 통신비 지원 보다 관련 지출이 많은 업종을 우선 지원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조 등 6개 시민단체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5대 요구사항은 △2차 재난지원금 확대 △상가법·고용보험법 등 코로나19 긴급구제 3법 개정 △상가·주택의 차임감액청구 활성화 △생존자금 지원 등 특수고용노동자와 자영업자 지원 확대 △한계채무자에 대한 지원이다.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하면 임대인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우려가 높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지급된 현금이 전부 임차료로 쓰이지 않아야 한다.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역사랑상품권 지급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하위 소득 70% 가구 등으로 지급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상공인 지원 기준에 대해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처장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프랜차이즈 커피점은 매출이 80% 급락했는데, 세금 신고·납부가 끝나지 않아 지원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짚었다. 17~34세와 50대 이상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하는 방안도 반대했다. 이 사무총장은 “정부 지원이 아니라 수익을 낸 통신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라면서 “지원한다면 PC방처럼 통신비 사용이 많은 업종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국민들이 ‘집콕’으로 방역에 협조한 만큼 8·9월이라도 통신비를 50% 할인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규정된 차임감액청구가 활성화되도록 지자체 홍보가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로 변제계획을 이행하기 어려운 한계채무자에 대해 법원이 적극적으로 면제나 유예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법행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남아공 10~13세 소년 4명, 4살 여아 집단 성폭행 충격

    남아공 10~13세 소년 4명, 4살 여아 집단 성폭행 충격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0대 소년 4명이 4세 여자아이를 성폭행 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남아공 현지 매체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요하네스버그 인근 몰더스드리프트에 사는 10~13세 소년 4명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4세 여자아이를 성폭행 한 사실이 발각돼 조사를 받았다. 현지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피해아동의 어머니는 자신의 가게를 찾은 고객으로부터 사건 관련된 제보를 접했고, 이내 피해 아동이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의료진의 진단 끝에 피해 아동이 집단 성폭행 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가해자는 놀랍게도 10~13세로 확인된 소년 4명이었다. 현지 경찰은 가해 소년들을 구금했으며, 추가 조사 후 재판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아공에서 여성과 어린 여자아이에 대한 폭력 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위 사건과 별개로 최근 24세 남성이 5세 여자아이를 성폭행 한 혐의로 체포됐다. 가해 남성은 오빠와 단둘이 있는 피해 소녀의 집에 침입해 아이를 납치하고 강간한 협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 소녀의 어머니까지 아동보호 과실 혐의로 재판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UN은 법적 개혁 시도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에서의 여성과 아동의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봉쇄령과 함께 주류 판매가 금지됐다가 다시 봉쇄가 완화되자, 여성에 대한 폭력이 더욱 급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월 주류 판매가 재개된 뒤 첫 3주 동안 남성에 의한 폭력으로 사망한 여성과 어린이는 21명에 달한다. 인권단체 등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성폭력 공화국’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고, 현지의 한 정치인은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은 남아공의 또 다른 전염병”이라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강서구, 지상 변압기 안전지대 이전

    강서구, 지상 변압기 안전지대 이전

    서울 강서구 송순효 의원(미래복지 부위원장)은 지난 7월 2일 제273차 1차 본회의에서 가양5단지 상가 계단 앞 보행자 통행에 많은 불편을 주는 보도 위의 변압기를 안전한 곳으로 이전 설치할 것을 구청에 건의했다. 강서구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강서구에는 보도 및 띠녹지에 105개(시도 71개·구도 34개)의 변압기가 설치돼있으며 한국전력공사에서 강서구에 지불하는 점용료는 개당 2750원에 50% 감액된 연간 총 14만 4300원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변압기 이설 요청(가양 5단지 아파트)과 관련해 이설을 검토한 결과 올해 예산이 편성돼 있지 않아 2021년 상반기 중 이전 설치할 예정임을 회신했다. 송순효 의원은 에너지시설 중 침수 시 감전사고로 인명사고가 발생할 우려에 대비해 가로등과 지중접속함 및 지상변압기 현장을 찾아 직접 안전관리실태를 점검하고, 관계자에게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홍걸 총선때 분양권 신고 누락, 최근 상가 건물도 2회 허위 신고

    김홍걸 총선때 분양권 신고 누락, 최근 상가 건물도 2회 허위 신고

    더불어민주당 내 다주택자로 손꼽힌 김홍걸 의원이 지난 4·15 총선 당시 신고한 3주택 외에 또 다른 아파트가 있었지만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부인 임모씨가 2016년 분양받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10억원대 아파트 분양권을 신고하지 않았다. 지난 2월 이 아파트의 분양권을 팔았지만 3월 총선 후보자 신고 재산 발표 때 이 부분이 누락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말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공개에서 김 의원 부부의 예금은 분양권 처분에 따라 11억 7000만원이 됐다. 3월 당시보다 예금이 10억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총선 당시 김 의원은 김 전 대통령에게 물려받은 동교동 사저와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 등 3채를 신고했는데, 강동구의 아파트까지 모두 4채를 소유하고 있었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3층짜리 상가 건물도 축소 신고했다. 김 의원은 최근 재산 신고에서 상가 대지 면적이 30㎡라고 했다가 64㎡라고 정정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 측은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김 의원은 애초에 분양권이 재산신고 대상인지도 몰랐고 분양권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나중에 부인의 예금이 늘어나 물어보면서 분양권이 있었던 걸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상가 건물 축소 신고에 대해서는 “의원실 비서들이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볼 줄 몰라서 면적 신고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의원은 3주택 중 서울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아파트(12억 3600만원)를 처분하면서 매각이 아니라 차남에게 증여하는 방식을 택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서울시, 코로나 재난 상황에 시가 관리하는 점포 임대료 6.4% 인상 기습통보

    서울시가 코로나19 재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가 관리하는 일부 점포의 임대료를 기습적으로 올려 비판이 거세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패션몰 매장의 임대료를 6.4% 올리겠다고 상인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DDP 쇼핑몰 매장은 총 340로 올해 초에는 모두 차 있었으나, 현재는 50곳 넘게 빈 상태로 남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매출도 90% 가까이 삭감됐다. 이런 상태에서 상인들은 지난달 서울시로부터 임대료를 인상하겠다는 고지서를 사전 설명도 없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원칙대로 인상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임대료는 공시지가와 연동되기 때문에 시설공단에서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고 공유재산법 시행령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해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 2월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상가의 임대료를 절반으로 깎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달 서울시는 6개월 기한이 끝났다며 임대료를 원상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대응과는 전혀 다른 결정이다. 경기도와 광주광역시는 ‘재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며 올 연말까지 임대료 감면을 연장키로 확정했다. 대구와 울산 등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아직 1960년대 서울… 서민의 삶도 오롯이

    아직 1960년대 서울… 서민의 삶도 오롯이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시장이다. 전쟁으로 생산 활동이 멈춘 상황이라도 사람들은 온갖 것들을 시장으로 들고나가 팔고 다른 필요한 것들을 사면서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벌여 도시를 살려 낸다. 서울 흥인지문(동대문) 일대는 종전 후 여기저기 시장이 형성돼 폐허가 된 서울의 허파 같은 역할을 해 온 지역이다. 동대문시장이나 평화시장처럼 형태를 갖춘 시장뿐만 아니라 길바닥에서 잡동사니와 고물을 파는 난전(亂廛)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난전은 벼룩시장으로 명맥을 이으며 서울의 명물이 됐다. ‘아이스께끼’를 팔고 지게꾼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시장은 서민들이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었으며 시장 주변에는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거대한 집단 거주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5회 서울풍물시장’ 편은 보물 제1호 흥인지문에서 시작한다. 흥인지문을 중심으로 반경 1㎞ 남짓한 지역에 전통시장 점포가 2만 7000여개나 있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숫자다. 점포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문상가들의 공세에 밀려 점차 줄고 있다. 흥인지문에서 도로를 건너면 1960년대의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뒷골목으로 들어서게 된다. 오래된 신발가게나 음식점만이 아니라 서울의 어느 곳에서도 찾기 어려운 ‘여인숙’ 간판이 눈길을 끈다. ‘동해 현대 여인숙’, ‘순안 여인숙’…. 수십 년 전 일자리를 찾아 갓 상경한 청년들이나 물건 떼러 온 지방 상인들도 이들 여인숙에서 하루를 묵었을 것이다. 안을 들여다보니 깨끗이 도배된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여전히 나그네들에게 지친 몸을 뉠 공간을 싼값에 제공하는 것 같다. 벽의 위쪽을 뚫어 전등을 두 방이 같은 쓰던 예전의 여인숙 모습까지는 물론 남아 있지 않다.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피혁 가게들이 여러 집 들어서 있는 길가에 큰 교회가 나타난다. 1956년 세워졌다는 서울미래유산 ‘동신교회’인데 64년이 지난 지금도 건물 풍채가 번듯하고 깨끗하다. 전북 익산의 좋은 화강암으로 지은 교회라는데 전후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렇게 좋은 교회를 건립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지금도 그렇지만 판잣집이 즐비했을 당시의 동신교회는 일대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크고 화려한 게 나쁘다는 게 아니고 생계를 위해 악착같이 살았던 월남민들을 비롯한 교인들은 오히려 멋진 교회를 정신적 안식처로 삼아 의지하며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초창기부터 있었다는 ‘사랑의 쌀통’은 교회 한구석에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힘든 현실에서 교인들끼리 서로 도와주며 똘똘 뭉치는 데 교회가 중심체 역할을 했을 게 틀림없다.흥인지문 주변에는 같은 업종의 가게들이 밀집한 전문상가들이 많다. 동신교회 옆에는 수족관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수족관 거리가 있다. 그 옆에는 완구와 팬시, 문구를 파는 상점들이 모여 있다. 50년 전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을 때 고속버스터미널은 버스 회사별로 흩어져 있었는데 서울역 주변에도 있었고 현재의 동대문 JW메리어트호텔 자리에도 있었다.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옷가지를 살 수도 있었겠지만, 주머니에 돈이 몇 푼 없을 때는 너도나도 문구나 완구를 사서 들고 갔다고 한다. 그런 수요도 있었는가 하면 이곳은 문구와 완구의 전국 도매시장 역할을 하며 번창했는데 지금은 손으로 꼽을 정도의 가게들만이 옛 명성을 잊고 영업 중이다.완구 거리에서 동묘앞역 쪽 대로로 나오면 화가 박수근의 집터를 만날 수 있다. 종로구 창신동 393-1번지 18평짜리 한옥으로 지금은 순댓국집이 돼 있다. 강원도 양구가 고향인 박수근은 1952년부터 11년 동안 여기에 살며 대청마루를 아틀리에 삼아 ‘절구질하는 여인’, ‘빨래터’, ‘시장의 사람들’ 등 대부분의 대표작을 그렸다.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관에는 ‘박수근 화백이 사시던 집’이라는 글씨가 씌어 있는데 문화재청장을 지낸 미술평론가 유홍준이 쓴 것이라고 한다. 길가에 붙여 놓은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박수근의 말을 보며 박수근과 이 동네는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박수근의 정신적 고향이 바로 창신동인 셈이다. 다시 청계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960년대에 청계천을 복개하면서 천변에 있던 판잣집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지어 주민들을 이주시켰는데 그게 청계천을 가운데 두고 북쪽 창신동과 남쪽 흥인동에 12동씩 있었던 삼일아파트다. 흥인동 쪽은 현재 재건축으로 현대식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창신동 쪽 삼일아파트는 7층 아파트 중에서 1~2층 상가만 남기고 3~7층을 철거했다. 다만 한 동만은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청계천을 복개한 목적 중의 하나가 1963년 개관한 광장동 워커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쉽게 다닐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청계천 주변은 쪽방촌이 들어찬 서민들의 열악한 주거지였는데 당시 청계고가도로를 달리다 보면 삼일아파트가 주변의 슬럼가를 가려 빌딩 속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준 게 사실이다. 벼룩시장 하면 황학동을 떠올리게 된다. 황학동은 청계천과 2호선 신당역 사이 지역으로 1990년대까지 최고의 번성기를 구가했다. 이곳은 원래 조선시대에 미술품과 골동품을 팔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그 상점들이 인사동으로 옮겨가고 중고물품을 파는 거리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 공사로 황학동 시장은 된서리를 맞았고 서울시는 상인들을 옛 동대문운동장 안에 임시로 만든 풍물시장으로 옮겨 장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황학동에는 중고 주방용품과 가전제품을 파는 거리가 형성돼 있지만,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동대문운동장의 풍물시장은 2006년부터 운동장 공원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갈 곳을 잃게 됐다. 서울시는 2008년 신설동 옛 숭인여중 부지에 2층짜리 서울풍물시장을 지어 상인들이 옮겨 가도록 했다. 서울풍물시장에 들어서면 1960년대에 만든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현대식 오디오와 비교해서 음질이 뒤지지 않게 느껴진다. 그 밖에도 800개가 넘는 상점에서는 온갖 골동품들을 접할 수 있다. 이곳을 찾는 골동품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방송국이나 영화사의 소품 담당자들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쓸 1970년대 이전의 물건을 구하려고 찾아온다. 건물은 새로 지은 것이지만 이색적인 물건들이 넘쳐나는 서울풍물시장은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 풍물시장 바로 옆에는 우산각(雨傘閣)이라는 초가로 된 정자가 있다. 조선 세종 때 대사헌에 오른 하정(夏亭) 유관은 매우 검소하고 청렴해 비가 오면 자신이 사는 오두막집에서 물이 새 우산을 받치고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유관의 집을 우산각, 신설동과 보문동 사이의 유관이 살던 마을을 우산각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수광은 이곳에 비우당(庇雨堂)이라는 작은 집을 지어 유관의 청렴성을 알렸다. 이런 연유에서 청계천에는 비우당교라는 다리가 있고 신설동로터리에서 신답초등학교에 이르는 도로에는 하정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황학동 벼룩시장이 서울 풍물시장으로 옮겨 갔지만 황학동에서 청계천을 넘어 북쪽 동묘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는 서울 최대의 벼룩시장이 번성하고 있다. 동묘 벼룩시장의 메인도로와 갈라지는 여러 골목길에는 각양각색의 골동품, 중고 의류, LP판, 서적, 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명품 구제 옷을 1만~2만원이면 구할 수 있는 이곳에는 유명 연예인들도 찾아온다. 코로나19 시국에도 시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댄다. 입구의 ‘풍년철물’은 1969년에 문을 열었다는 서울미래유산이다. 철물뿐만 아니라 잡화를 취급하는데 파는 물건보다 페인트로 쓴 서예 글씨체 간판이 고풍스러운 멋을 풍긴다.흥인지문에서 서울풍물시장까지 이어지는 청계천 주변은 예나 지금이나 서울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빈곤과 개발이라는 말이 혼재된 이 지역에는 굴곡진 서울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스며 있다. 복원된 청계천에 허물지 않고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해 상징물로 남겨 놓은 청계고가도로 교각은 그런 아픔의 역사를 웅변해 주는 듯하다. 아픈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개발 압력은 끊임없이 서민을 위협한다. 60년대식 뒷골목의 열악한 환경은 보존 가치를 갈수록 떨어뜨리지만 무턱대고 이뤄지는 개발은 그들을 벼랑 끝으로 몰 수 있다. 개발과 보존의 조화로운 접점을 찾고 생계를 해치지 않는 대안을 내놓은 게 사람 중심의 정책일 것이다. 박수근이 추구했던 선(善)과 진실은 시장 바닥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에 앞서 다른 지역에서는 사라져 버린 서울의 옛 모습과 뒤안길을 간직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의 가치는 충분히 크다. 글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고문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해설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다음 일정제16회 백남준 만나기 ●일시 : 9월 12일(토) 오전 10시 ●신청: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문화자원’ 절두산·양화진과 연계… 마포 합정동 파격 변신

    역사·문화자원 때문에 도시 개발과 재생사업이 쉽지 않았던 서울 마포구 합정동 토정로 일대가 새롭게 변신한다. ‘2020 서울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최종 선정되면서 각종 지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도시재생활성화는 쇠퇴한 도시지역을 경제적, 문화적으로 개선해 활력을 회복하고 경쟁력 있는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마포구는 7일 서울시로부터 토정로의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의 마중물 사업비 100억원을 지원받는다고 밝혔다. 그동안 합정동(369번지) 토정로 일대는 한강과 절두산 성지, 양화진 역사공원, 서울화력발전소 등 가치 있는 역사·문화자원으로 인해 개발이 쉽지 않았다. 결국 종상향과 재개발·재건축을 원하는 일부 주민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거 개선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또 노후화된 주택가와 활력 잃은 상가들만 늘어가는 곳으로 변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2018년 시작된 골목길재생사업을 계기로 노후화된 골목길을 이용하기 편하고 안전한 골목길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구와 주민들이 끊임없이 소통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갖게 됐고, 합정동 토정로 일대가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앞으로 이 지역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을 통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은 물론 한강, 절두산 성지, 양화진 등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한 문화 관광사업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토정로를 안전하고 깨끗한, 살기좋은 동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석달 새 서울 상가 2만곳 사라졌다

    석달 새 서울 상가 2만곳 사라졌다

    음식점 1만곳 줄어… 재택근무 증가 탓PC방·유흥업소 10.8%↓ 감소폭 가장 커소상공인들 “매출 10분의1 토막” 비명“3분기도 암울… 부채·공실 등 대책 절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서울에서는 석 달 만에 상가 2만개가 문을 닫았고, 소상공인 3400여명은 ‘매출이 10분의1로 쪼그라들었다’며 폐업 위기를 호소한다. 위기가 계속될 경우 하반기에도 자영업자 줄폐업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114가 7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분기 서울의 상가 수는 37만 321개로 직전 1분기(39만 1499개)보다 2만 1178개(5.4%)나 줄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까지 위축된 탓이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점 타격이 가장 컸다. 음식점은 1분기 13만 4041개에서 2분기 12만 4001개로, 3개월 동안 1만 40개(7.5%)나 줄었다. 3개월간 줄어든 상가 2만여개 가운데 절반이 음식업종에서 나온 것이다. 재택근무 회사가 늘고 외식과 회식이 줄어 매출이 감소하자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편의점, 마트 등 소매업은 1분기 12만 6953개에서 2분기 12만 3003개로 3950개(3.1%)가 줄었고, 인쇄소와 미용실 등 생활서비스 업종 상가는 3개월 새 6만 8002개에서 6만 4529개로 3473개 매장이 사라졌다. PC방, 유흥업소 등이 속한 관광·여가·오락 업종은 10.8%(1260개) 줄어 전 업종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부동산114 측은 “3분기에도 서울 상가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계 부채, 공실 등의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통을 호소하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도·소매업, 외식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일반 소상공인 3415명에게 코로나 재확산 이후 매출 영향을 물어봤더니 ‘90% 이상 줄었다’는 응답이 60%로 가장 많았다. 피해액은 ‘500만∼1000만원’이라는 응답이 31.3%로 1위였다. 이어 ‘100만∼500만원’이 24.5%, ‘1000만원 이상’이 19.2%였다. 가장 부담이 되는 경영비용으로는 임대료(69.9%)를 꼽았다. 이어 ‘대출이자’ 11.8%(397명), ‘인건비’ 8%(271명) 등 순이다. 사업 전망을 두고는 ‘사업을 유지하고 있으나,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는 응답이 절반(50.6%)이나 됐다. ‘폐업 상태일 것 같다’는 대답도 22.2%였다. 2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대답이 96.1%를 차지한 가운데, 지급 대상에 대해서는 ‘선별적 지급’이 68.5%로 ‘전 국민 지급’(29.7%)을 압도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연이은 태풍 연타에 文 “추석 전 특별재난지역 지정하라”(종합)

    연이은 태풍 연타에 文 “추석 전 특별재난지역 지정하라”(종합)

    ‘만신창이’ 제주·부산·경남·강원 대상될 듯태풍 ‘하이선’ 급류에 실종 2명·부상 5명추석 앞두고 농작물 큰 피해…3557㏊ 피해문재인 대통령이 제10호 태풍 ‘하이선’으로 인해 피해를 본 지역들에 대해 추석 전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라며 신속한 피해조사를 지시했다. 특히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연이어 할퀴고 지나간 제주와 부산, 울산, 경상과 강원 동해안 곳곳은 또다시 터지고 잠겨 만신창이가 됐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이들 지역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文 “마이삭 이어 하이선으로 피해 가중빠르게 복구하고 신속히 피해 조사하라” 문 대통령은 이날 7일 오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태풍 피해를 빠르게 복구하고, 피해가 심한 지역은 추석 전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도록 피해조사도 신속히 마쳐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사한 경로로 ‘하이선’이 오는 바람에 일부 지역의 피해가 가중될 염려가 있다”면서 “재난당국은 두 개의 태풍에 따른 피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종석 기상청장으로부터 태풍 현황 및 전망을, 강건작 위기관리센터장으로부터 피해 상황 및 대처 현황을 각각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태풍이 내륙을 벗어나 동해 해상으로 북상 중이어도 상황이 종료된 것이 아니어서 비나 바람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며 “상황이 끝날 때까지 정부와 지자체는 긴장을 유지하라”고 지시했다.강풍에 차량 뒤집어져 주민 부상폭우에 주택 침수 이재민 78명 7만 5000가구 정전·시설물 파손 한편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하이선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이날 오후 7시30분 기준으로 급류에 휩쓸려 실종 2명, 부상 5명으로 집계됐다. 집중 호우로 주택이 침수되면서 이재민 78명이 발생했고 추석을 앞두고 수확을 기다렸던 농경지 피해 면적은 3557㏊에 달했다. 이날 오전 강원 삼척시에서 석회석 업체 직원인 40대 남성이 석회석 채굴 후 철수하다 배수로에 휩쓸려 실종됐고, 경북 울진에서는 트랙터를 타고 다리를 건너던 60대 주민이 하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또 부산에서 강풍으로 차량이 뒤집히면서 주민 1명이 경상을 입는 등 5명이 다쳤다. 하이선 피해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시신 1구가 발견돼 태풍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불과 나흘 전 태풍 마이삭이 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시간당 70㎜의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하이선이 강타하면서 피해는 더 컸다.만조와 겹쳐 쏟아진 폭우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주택과 상가 등의 시설은 맥없이 물에 잠겼다. 저수지 범람 우려 등으로 주민들은 안전지대로 대피하기도 했다. 하늘길과 뱃길은 물론 철도와 도로까지 끊기거나 잠겨 운행 중단 사태가 속출했다. 경주 월성원전 터빈 발전기 2기가 정지하는 등 공공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실종되는 등 전국적으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수만여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재민 78명 중 33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인명피해 우려가 있어 사전·일시대피한 인원은 2068가구 3077명에 달했다. 이 중 384명이 미귀가 상태다. 경주 월성원전 터빈발전기 2기가 정지되는 등 시설피해가 속출했다. 시설 피해는 공공시설 423건, 사유시설 362건 등 모두 785건으로 늘었다. 아직 집계가 진행 중이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경 서울시의원 “세운 영세상인 위한 임대상가 공급 서둘러야” 매입방식 다각화 촉구

    김경 서울시의원 “세운 영세상인 위한 임대상가 공급 서둘러야” 매입방식 다각화 촉구

    세운상가 내 빈집을 리모델링해 이주상인들을 위한 임대상가로 공급할 계획이었던 서울시가 매물을 한 건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초 빈집 매입을 통해 공급예정이었던 세운5구역 내 임대상가 조성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특별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김경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제296회 임시회 폐회기간 중 진행된 도시재생실 추경예산안 예비심사에서 빈집매입 실적부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매입방식을 다각화 하는 등 임대상가 공급을 위한 빈집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 2020년 3월 ‘세운상가 일대 도심산업 보전 및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지역산업 특성을 반영한 거점공간 8곳과 함께 임대료가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임대상가 수 백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세운5구역 해제지역 내 빈집 및 빈점포 등을 리모델링해 기계‧정밀분야 이주상인들을 위한 임대상가 50호를 공급키로 계획했음에도, 최근까지 부동산 매물을 한 건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 빈집매입 예산으로 편성해 두었던 ‘일대 상가 등 도심제조업 혁신산업 조성사업’ 예산 38억원 중 상당액인 34억원을 감추경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당초 세운상가 일대 152개 구역이 정비구역 해제 예정이었으나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결과 세운5구역 일부를 포함한 63개 구역이 기한 연장되면서, 인근 지역에 재개발 기대이익이 다시금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임대상가 공급을 위한 대상 매물이 더욱 희소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김경 의원은 “서울시가 당초 공공임대상가 공급계획 발표 시 공실현황 등에 관한 충분한 사전조사를 진행했는지 의문”이라며, “부동산 매입공고를 활용하는 등 매입방식 다각화를 위한 보다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당초 종합대책에 포함됐던 임대상가 공급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세운상가 일대 이주상인들은 생존권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가 당초 발표한 종합대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산업생태계 보존 등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용실로 번진 브니엘기도원 집단감염 “방문자 검사받아야”

    미용실로 번진 브니엘기도원 집단감염 “방문자 검사받아야”

    서울 노원구는 중계동 동일로 1280 중계무지개아파트2단지 상가에 있는 ‘어여머리 미용실’을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방문한 사람 중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을 겪는 이는 검사를 받아 달라고 7일 공지했다. 노원구는 이런 내용을 홈페이지 게시물과 긴급재난문자로 알렸다. 노원구에 따르면 이 미용실에는 브니엘기도원 확진자로부터 감염된 중랑구 확진자가 근무했다. 미용실은 폐쇄된 후 방역소독이 완료됐다. 확진자의 접촉자인 미용실 원장과 직원 2명은 검사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으나 자가격리를 유지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쓰고난 마스크 제발 막 버리지 마세요” 英 어린이 형제의 호소

    “쓰고난 마스크 제발 막 버리지 마세요” 英 어린이 형제의 호소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길가에 버려지는 쓰레기마저 바꿔놓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 영국에 살며 평소 집 근처 쓰레기를 줍는 봉사 활동을 해온 한 형제가 거리에 사용한 마스크를 버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자신들이 수거한 마스크들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공유하고 있다고 미국 CNN 등 외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동부 턴브리지에 사는 대니 아이소이(11)와 조조 아이소이(9) 형제는 3년 전부터 마을 주변에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해 왔다. 이들 형제는 축구만큼이나 환경 보호에 관심이 커서 이웃 주민들에게도 유명할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그런데 이들 소년이 요즘 들어 알게 된 사실은 페트병이나 빈 깡통 또는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에 더해 버려진 마스크가 늘었다는 것이다. 어머니 샬럿 러베니는 “아들들은 지난 5월 처음, 쓰다 버린 비닐장갑과 마스크를 발견하고 어떻게 이런 것이 길바닥에 떨어져 있느냐며 의아해했다”고 회상했다. 어머니는 또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쓰는 것인데 사용이 끝났다고 거리에 떨어뜨리고 가는 일부 사람의 행동을 두 아이는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줍는 사람이나 지나가는 사람 또는 야생동물들에게도 위험한 것이라고 아이들은 생각한다”고 말했다.사실 이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남프랑스 코트다쥐르 해안에서는 지난 6월 말 비영리단체 오퍼레이션 메르 프로페(Operation Mer Prope)의 잠수부들이 바닷속에 버려진 마스크나 장갑을 찾아내 경고를 보냈다. 7월 중순에는 영국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마스크에 다리가 감긴 갈매기를 구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러베는 “가게 안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나서 마스크 투기가 더욱더 증가했다”면서 “첫날 14매를 시작으로 18매, 22매, 28매로 계속 늘었고 이날은 33매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차장이나 상가 옆길에 버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형제는 매일 수거한 마스크를 나란히 놓고 그날 개수를 표시해 SNS상에 사진으로 공유해 이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커지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샬럿 러베니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파이팅”이란 말은 하지 않겠어/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파이팅”이란 말은 하지 않겠어/박산호 번역가

    “올해는 내 인생 최악의 여름이야.” 보기만 해도 야들야들하고 촉촉하면서 탱글탱글한 자태가 군침이 도는 족발을 앞에 두고 딸이 내뱉었다. 딸은 북한군도 무서워한다는 광기를 뿜어내는 중2보다 더 막강한 까칠함과 예민함이란 화력을 보유한 고3이다. 평소 같았으면 무한 긍정주의자에, 말의 힘을 굳건하게 믿고 있는 나는 반사적으로 잔소리 스킬을 시전했겠지만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020년을 앞두고 나에게 계획이 있었듯 딸도 그랬다. 사실 고3에게 굳이 계획이랄 게 있나. 그저 무한노력과 무한체력에다 부모의 무한지원까지(금전적, 심정적) 보태서 오랫동안 목표해 온 일본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우리 모녀는 각자 다른 의미로 어금니 꽉 깨물고(나는 열심히 돈을 벌고, 딸은 열심히 그 돈을 쓰면서 공부하고) 올해만 버티자 생각했다. 그때는 우리의 계획이 그토록 원대하고 야심찬 것이 될 거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미래.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코로나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일제히 끊긴 출판사들의 의뢰를 내가 초조히 기다리는 동안 딸은 그만의 위기 속에서 혼란스러웠다. 생전 처음 해보는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려 애쓰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등교 일정에 맞춰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꼬박꼬박 학교 수업을 듣고, 6월로 예정된 유학 시험을 진땀 흘리며 준비하는데 갑자기 코로나로 시험이 취소됐다는 날벼락 같은 통보가 날아왔다. 결국 11월 시험 한 번에(원래는 6월과 11월 두 번 볼 수 있었다) 사활을 걸어야 하다니 무슨 이런 일이 있냐며 딸은 울음을 터트렸지만 곧 씩씩하게 눈물을 닦고 바라던 대학의 원서 준비를 시작했다. 그렇게 무려 한 달 동안 영혼까지 갈아 넣은 원서를 보냈는데 유학원의 실수로 서류 하나를 빠트리는 바람에 대학에서 접수를 허락할 수 없다는 두 번째 청천벽력이 찾아왔다. 딸은 울어서 퉁퉁 부은 얼굴로 “괜찮아, 내가 회복력 하나는 짱이잖아?”라고 오히려 상심한 나를 달래 줬다. 하지만 무한긍정, 무한열정, 무한체력에도 한계는 있는 법. 코로나로 학원이 망하는 바람에 일산 집에서 학교를 거쳐 서울과 수원 학원 사이의 복잡한 동선을 오가던 아이는 급기야 모의고사를 보다 쓰러졌다. 그런 딸이 평소엔 없어서 못 먹던 족발을 보며 “내 인생 최악의 여름”이라 중얼거렸을 때 나는 “그래, 올여름이 참 그러네”라는 대꾸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좀더 신경 써서 챙겨줄 걸. 돈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딸라빚’을 내서라도 비싼 학원에 보내줄 걸. `무엇보다 가장 큰 후회는 아침마다 학교 가는 아이에게 눈치도 없이 “파이팅”이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알량한 문자 한 통 보내 놓고 안심하지 말고 아이의 몸과 영혼을 좀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올 한 해로 네 인생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이것은 네 인생에서 프롤로그의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말해 줬어야 했는데. 대학에 합격해야 진짜 인생이 시작되는 게 아니라 지금 이렇게 잔인하게 흐르는 시간도 네 소중한 인생의 일부라는 걸 알려줬어야 했는데. 코로나가 역대급 서프라이즈이긴 하지만 인생은 본질적으로 변화무쌍하다. 바라고 꿈꾸는 미래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위해 기다릴 거라는 생각은 우리의 일방적인 오해였을 뿐이다. 모든 학교, 회사, 상가, 공장, 관공서, 지하철과 비행기가 시간 맞춰 딱딱 돌아가고, 운행되고, 운영되고, 달리는 일상이 현실이 된 건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공기처럼 당연하게, 종교처럼 열렬하게 믿고 의지하던 현실이 사실은 허상에 가깝고. 삶은 언제 어느 때 어떤 계기로든 무릎이 푹 꺾이듯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을 이제 세상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딸에게 몇 발짝 앞서 나가 본 선배로서 일러줬어야 했다. 나는 입맛을 잃은 아이를 위해 망원시장까지 가서 공수해 온 족발 접시를 밀어 주며 생각했다. 미안하고 안쓰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인터스텔라’의 대사를 빌려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우리는 늘 그랬듯 답을 찾을 거야.” 이런 결심도 했다. 앞으로 다시는 “파이팅”이란 말을 쉽게 하지 않겠다고.
  • [길섶에서] 시차 출퇴근/전경하 논설위원

    얼마 전 사장어른의 상가에 다녀왔다. 장례식장이 KTX가 서는 지방 중소도시의 기차역에서 걸어서 5분거리인지라 잠깐이라도 다녀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가족 논의를 통해 혼자만 가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회사가 장려한 재택근무를 서둘러 끝내고 기차역으로 향한 시간은 퇴근 시간 무렵. 기차시간에 맞춰야 하니 정해진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지하철 차량이 퇴근 인파로 붐비는 것을 보고 덜컥 겁이 났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가급적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많은 인파로 불가능했다. 지하철 안은 조용했고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그 뒤로 붐비는 시간대의 이동을 피한다. 그럴 여유가 있는 사람이 그리하는 것이 배려일 것이다. 시차 출퇴근의 생활화다. 시차 출퇴근, 재택근무 등은 2000년대 들어 정부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유연근무제의 하나로 적극 장려하던 제도이다. 그 제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속속 도입돼 정착되고 있다. 인력이 적은 중소기업,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는 생산현장 등 유연근무제가 언감생심인 곳도 있다. 할 수 있는 기업들은 유연근무제를 적극 도입해 사람들의 움직임을 분산하는 것이 코로나19 이후에도 맞다. lark3@seoul.co.kr
  • [데스크 시각] 사재기의 두 얼굴/김승훈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사재기의 두 얼굴/김승훈 경제부 차장

    #1. 올 2~3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수요가 폭증한 데다 코로나 특수를 노린 마스크 사재기가 판을 치면서다. 대형마트·약국·편의점·온라인쇼핑몰 곳곳에서 마스크가 동났다. 마스크 가격이 급등하며 ‘금(金)스크’란 신조어도 생겼다. 어린 자녀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엄마들은 가슴을 치며 절규했다. 온 나라가 아비규환이었다. 정부와 수사기관이 나섰다. 마스크 사재기를 국민 건강과 안전을 해치는 범죄로 규정하고 전면전을 펼쳤다. 검찰과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마스크 사재기를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압수수색 같은 강제 수사를 총동원하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의 칼을 빼들었다. 싼 가격에 대량 사재기해 비싸게 판 업자들을 정밀 타격했다. 국민들도 마스크 사재기는 나쁜 짓이라며 비난했다. #2. 지난 4월 총선 이후 5~7월 ‘부동산 대란’이 온 나라를 들쑤셨다. 자고 나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말 그대로 주택 광풍이 휘몰아치면서 너도나도 빚을 내 집을 샀다. 상대적으로 주택 구입에 관심이 덜했던 20~30대도 막차라도 타기 위해 뛰어들었다.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주택 사재기가 혜안을 갖춘 투자로 또 한번 둔갑했다. 사재기는 물건 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폭리를 얻기 위해 물건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 두는 것을 말한다. 사재기의 뜻을 곱씹어 보면 마스크 사재기와 주택 사재기는 일란성 쌍둥이다. 메커니즘이 똑같다.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초래해 가격을 뻥튀기하고, 사람들의 공포심과 불안감을 악용해 폭리를 취한다. 마스크와 주택은 둘 다 선택재가 아니라 필수재라는 점도 같다. 마스크는 생활 속에서 1차적으로 감염을 막는 필수재이고, 주택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인 주거권과 직결된 필수재다. 필수재인 만큼 둘 다 누구나 적정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은 어떨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동일 원리로 작용하는 마스크 사재기와 주택 사개기를 대하는 사회적 풍토는 정반대다. 마스크 사재기는 범죄라고 규탄하며 힐난하지만 주택 사재기는 앞날을 내다본 탁월한 투자라고 칭송하며 부러워한다. 마스크는 미리 사재기했다가 귀해졌을 때 팔아 한몫 잡으면 중대 범죄라고 하면서도 집은 미리 여러 채 사놨다가 귀해졌을 때 팔아 돈을 벌면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한다. 마스크 사재기를 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져 ‘빨간줄’이 쳐지지만 주택을 사재기해 큰돈을 벌면 상류층으로 올라간다. 오피스, 상가, 공장부지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은 투자 대상이 맞다. 필수재가 아니라 선택재이기 때문이다. 이사, 자녀 취학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시적 다주택자가 된 이들도 예외다. 지난 2~3월 돈을 더 벌기 위해 마스크를 사재기한 이들은 줄줄이 법의 심판을 받았다. 법원은 경제적 이득을 위해 마스크를 많이 보유하는 건 죄질이 좋지 않고, 국민 보건과 국민경제 안정을 해칠 수 있어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법원 판결 내용에서 마스크를 주택으로, 국민 보건을 국민 생활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주택 대란이 빚어지는 현실에 딱 들어맞는 나무람이 아닐까. 주택 사재기를 투자로 여기는 한 주택 사재기는 정책 사각지대를 찾아 옮겨 다니며 만연할 것이다. 이젠 주택 사재기(다주택)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주택 사재기는 투자가 아니다. 주택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 hunnam@seoul.co.kr
  • 수프에 들어간 못생긴 당근 누가 신경 쓰나… ‘못난이’의 재발견

    수프에 들어간 못생긴 당근 누가 신경 쓰나… ‘못난이’의 재발견

    ‘외면받던 농산물’ 유럽·미국서 인식 개선싸게 팔고 음식 만들어 저소득층에 제공자원낭비·환경오염 최소화 착한소비 추구일본선 전문점포 4개월 새 1000개 생겨남는 식재료 음식 최대 70% 싸게 팔기도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못난이’(등급 외) 농산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지만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소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뤄져 왔다. 농민에게는 추가 수익의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 등을 최소화하는 ‘착한 소비’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등급 외 농산물을 가장 먼저 활용하기 시작한 ‘원조’ 지역은 유럽이다. 2013년 네덜란드에서 등급 외 농산물로 만든 과일·야채수프 전문 유통업체 ‘크롬코마’가 등장했다. 수프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2017년에는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크롬코마는 올해부터 수프 생산을 중단하고 등급 외 농산물 인식 개선을 위한 근본 해법을 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미래 세대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등급 외 농산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관련 아동 도서도 내놨다.프랑스에서는 2014년 대형마트 ‘인터 마르셰’가 등급 외 농산물 소비 캠페인을 시작했다. ‘수프에 들어간 못생긴 당근을 누가 신경쓰나?’라는 포스터 문구로 큰 인기를 끌었다. 등급 외 농산물에 대해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판매량도 점점 늘고 있다. 유럽에서 시작된 등급 외 농산물 판매와 인식 개선 운동은 미국으로 빠르게 퍼졌다. 2014년 등급 외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저소득층에게 제공하는 비영리 슈퍼마켓 ‘데일리 테이블’이 문을 열었다.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의 더그 라우치 전 회장이 버려지는 음식물은 많은데 미국인 7명 중 1명은 끼니를 걱정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시작했다. 등급 외 농산물을 싼값에 파는 것은 물론 이를 활용해 타코와 치킨커리 등 음식을 만들어 패스트푸드보다 싸게 판다. 2015년 등장한 온라인 쇼핑몰 ‘임퍼펙트 프로듀스’는 등급 외 농산물을 정상 가격보다 30~50% 싸게 판다. 2016년에는 미국 최대 유기농 농산물 유통업체인 홀푸드마켓 매장에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헝그리 하베스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농산물 생산 및 유통 현장에서 버려지는 잉여 농산물을 파악한 뒤 재가공해 저가로 판매한다. 미국 중서부 최대 슈퍼마켓 업체인 ‘크로거’도 지난해부터 자체 등급 외 농산물 브랜드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러브 어글리 푸드’(#LoveUglyFood) 해시태그 운동도 활발하다. 등급 외 농산물을 산 소비자가 다른 사람에게도 가치 소비를 알리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 사진과 맛 평가를 남긴다. 댄 바버 셰프가 시작한 ‘웨이스티드’ 캠페인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샐러드 식당 체인인 스위트그린과 협업해 등급 외 농산물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맛과 식감이 뛰어나 소비자들이 등급 외 농산물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바버 셰프에 이어 세계 각국의 유명 셰프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해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비슷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요식업 컨설팅 기업인 밸류드라이버즈가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다베루프’가 대표적이다. 등급 외 농산물이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을 싸게 판다. 서비스 시작 4개월 만에 1000개 이상의 점포가 등록했다. 밸류드라이버즈가 받는 수수료는 음식값의 15%인데 1~2%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에 기부해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다. 외식업체나 마트에서 남은 식재료를 할인 판매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에이프론’도 인기다. 식당과 마트에서 당일 팔지 못하고 남은 음식을 앱에 올리면 소비자가 이를 보고 예약한 뒤 가게를 방문해 사 간다. ‘다베테’는 포장음식 땡처리 애플리케이션이다. 일본말로 ‘먹어줘’라는 뜻인데 포장음식을 파는 식당에서 남는 식재료와 음식으로 도시락이나 반찬을 만들어 앱에 띄우면 소비자가 정상가격보다 최대 70% 싸게 살 수 있다. 두 앱 모두 소비자가 따로 내는 이용료는 없고, 점포들이 수수료를 내면 운영업체가 수익의 일부를 취약계층에 기부한다. 국내에서도 이런 해외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권승구 동국대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정상 농산물과 품질이 같은 등급 외도 먹는 데 지장이 없는데 못생겼다는 이유로 폐기되는 건 문제”라며 “등급 외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대기업 등이 나서 사회운동 차원으로 해외 선진국과 같은 등급 외 소비 캠페인을 펼치고 관련 스타트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shjang@seoul.co.kr
  • “한밤중 로비로 대피했어요” 태풍 마이삭 이렇게 무서웠다(종합)

    “한밤중 로비로 대피했어요” 태풍 마이삭 이렇게 무서웠다(종합)

    부산 해안가 아파트 유리 와장창…다가오는 태풍 ‘하이선’에 초긴장 부산을 강타한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부산 해안가 아파트 유리창이 박살 났다. 3일 해운대 해수욕장 앞 아파트 입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건물 외벽 타일과 시설 구조물이 바람에 뜯겨 나갔다. 호텔 외부 수영장으로 구조물과 파편이 떨어졌고, 일부는 바람에 날려 아파트 단지 내 주민 보행로 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또 건물 외벽 유리창 일부가 파손되면서 유리 파편이 인근 상가 주변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일도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이 해안가 건물 사이를 통과하며 속도가 더 빨라지는 빌딩풍 현상으로 일어나는 강한 바람 소리에 입주민들은 극심한 불안에 떨었다. 일부 주민은 로비로 대피했다가 귀가하기도 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번 유리창 파손은 바람에 외부 비산물이 날아와 타격하며 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안리 해수욕장 앞에 있는 한 건물도 외부 유리가 여러 장 파손되는 피해를 봤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내주 초 예보된 제10호 태풍 하이선 소식에 또 걱정이 태산이다. 한 주민은 “침대에 누워있는데 흔들리는 느낌 때문에 어제는 밤잠을 설쳤다”며 “하이선이 이번 태풍보다 바람이 더 강하다고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태풍 마이삭, 부산서 1970년대 이후 역대 7번째 센 바람 대표 관측지점인 중구 대청동을 기준으로 순간 최대 풍속 35.7㎧인 강풍이 몰아쳤고 사하구에는 순간 최대 39.2㎧의 바람이 불기도 했다.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민락수변공원에는 지름 2m가 되는 대형 바위를 비롯해 10여개의 돌 덩어리가 태풍에 떠밀려 뭍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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