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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래’가 빠질 듯한 통증… 병원 진료 필수

    ‘아래’가 빠질 듯한 통증… 병원 진료 필수

    아랫배가 뻐근하고 소변을 볼 때마다 무엇인가 빠져나오는 느낌을 받지만 문제 부위의 특수성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지면 직접 손으로 장기를 집어넣어야 하는 아찔한 상황까지 발생한다. 바로 ‘골반장기탈출증’이다. 7일 신정호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골반장기탈출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Q. 골반장기탈출증은 어떤 병인가. A. 골반장기탈출증은 ‘밑이 빠지는 병’이라고도 불린다. 자궁, 방광, 직장 같은 장기들이 정상 위치를 벗어나 질을 통해 밑으로 처지거나 질 밖으로 빠져나오는 증상이다. 장이 빠져나오면 직장류라고 하고 자궁이 빠져나오면 자궁탈출증, 방광이 빠져나오면 방광류라고 부른다. 하나의 장기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Q. 발병 원인은. A. 골반장기탈출증은 주로 임신과 출산의 영향을 받아 발병한다. 출산할 때 여성의 몸은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때 골반 구조도 변하면서 골반 구조물을 지지하는 골반 인대나 근막, 근육이 손상을 입는다. 난산을 겪었거나 거대아를 출산한 경우, 여러 번 출산한 경우 골반 지지 구조에 손상을 입어 골반장기탈출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출산을 경험한 40대 이상 여성 10명 중 3명이 경험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병이다. 또 유전성이 있어 어머니가 골반장기탈출증을 앓았다면 30% 이상의 빈도로 발병한다. Q.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나. A. 밑이 묵직하고 빠지는 기분이 들거나 계란 모양의 장기가 빠져나올 때도 있다. 또 질 쪽에 덩어리가 만져지고 걸을 때마다 불편해 질염이 잘 생긴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봐도 시원하지 않고 골반 통증과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수치심에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가급적 아래쪽이 불편하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Q. 치료는 어떻게 하나. A. 골반장기탈출증의 치료는 질 입구로 장기가 얼마나 빠졌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골반근육 강화 운동을 하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2기 이상 진행된 상태라면 반복적으로 질 밖으로 장기가 탈출하고 염증이 발생해 수술을 받아야 한다. 골반장기탈출증은 폐경 이후 노화가 진행되면서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나이가 많아질수록 수술받는 비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70대 환자들이 가장 많이 수술을 받는다. 80세 이상은 체력이 약해 수술보다는 ‘페사리’라고 불리는 실리콘 링을 질 안에 삽입해 고정시켜 주는 시술을 한다. 다만 페사리는 소독이 불편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 무리가 없는 여성이라면 수술을 받는 것이 더 좋다. 예전에는 수술 시간이 3시간 이상 소요돼 고령 환자의 부담이 컸다. 최근에는 로봇수술기를 이용해 수술 시간을 더 줄일 수 있게 됐고 최소한의 절개로 회복이 빨라졌다. Q. 골반장기탈출증을 예방하려면. A. 힘든 출산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복압을 높이는 만성적인 변비와 복부비만, 반복적으로 무거운 짐을 드는 행동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생활습관 개선에 신경 써야 한다. 평소 소변을 끊는 느낌으로 요도괄약근 주위를 조이는 행동을 반복하는 ‘케겔운동’으로 골반근육을 강화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수술을 받은 뒤에도 재발을 막기 위한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센서 모자/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센서 모자/최광숙 논설위원

    독재 정권 시절 감옥에서 검열을 거치지 않고 교도관 등을 통해 몰래 밖으로 편지를 보내는 것을 ‘비둘기를 날린다’고 했다. 1975년 김지하의 ‘양심선언’, 1987년 이부영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범인이 조작됐다’는 내용이 바깥세상에 전해질 수 있었던 것도 ‘비둘기 통신’ 덕분이었다. 서신 검열은 2012년 2월 헌법재판소가 교도소의 서신 검열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계속됐다.서신 검열은 대표적인 사상 검열 중 하나다. 검열의 원조격은 소련의 스탈린이다. 스탈린은 비밀 경찰, 극단적인 언론 통제를 통해 소련을 ‘강철 제국’으로 만들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닥터 지바고’도 스탈린 체제를 비판해 당국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해 어둠 속에 묻힐 뻔했으나 이탈리아 공산주의자들이 서방으로 원고를 빼돌린 덕분에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세상이 빛의 속도로 바뀌고 있지만 검열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중국은 영화나 방송 등을 검열할 뿐 아니라 인터넷까지 검열한다. 인터넷을 검열하는 인원만 1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톈안먼 사태’, ‘원자바오 부정축재’, ‘재스민 혁명’ 등의 표현은 아예 인터넷에서 차단된다. 네티즌들이 톈안먼 사태의 상징이 된 늘어선 탱크들 앞에 서 있는 학생의 사진에 ‘노란색 대형 오리’라는 표현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검열을 피하려 했지만 중국 정부는 용케 알고 차단했다. 정보를 통제하던 중국이 이제 사람의 ‘머릿속’까지 감시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중국의 한 기업 노동자들은 아주 작은 무선 센서가 부착된 모자를 쓰고 일한다. 이 센서는 노동자들의 뇌파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컴퓨터로 보내 뇌파를 분석해 노동자의 걱정, 불안, 분노 등 감정 변화를 읽는다. 회사 측은 이 결과를 활용해 생산 속도 등을 조절해 작업 능률을 높인다. 센서 모자는 베이징~상하이 구간 고속철을 운행하는 기관사들도 쓴다고 한다. ‘뇌 감시’ 연구는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된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차오젠 베이징사범대 교수는 “이러한 기술은 기업이 노동자의 감정을 통제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데 쓰여 ‘감정 경찰’로 변질할 우려가 있다”며 관련 규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소설 ‘1984’에서 ‘빅브러더’, ‘사상 경찰’을 내세워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박탈하는 전체주의를 비판한 조지 오웰도 센서 모자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머리엔 뿔, 뱀의 혀를 가진, 사람이길 포기한 남성

    머리엔 뿔, 뱀의 혀를 가진, 사람이길 포기한 남성

    ‘정상적’으로 태어났지만 ‘정상적’으로 살아가길 포기한 남성이 화제다. 지난 25일(현지시각) 외신 스토리텐더는 캐나다 벤쿠버(Vancouver) 출신의 러스 폭스(Russ Foxx)라는 신체변형 대가를 소개했다. 이 남성은 지금까지 자신의 몸에 100번 이상의 변형을 시도하고 있다. 전자 칩을 손등에 삽입해 현관 전자도어를 열기도 하고, 머리에 뿔을 이식해 스스로를 일반인과 ‘구별’ 되고자 하고 있다. 그는 다섯 살 때 귀를 뚫기 시작 한 후, ‘극단적인 신체 변형’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18살이 되었을 땐 50개 이상의 피어싱을 얼굴에 박고 자신의 닉네임을 ‘태클 박스(tackle box)’라고 명명했다. 또한 지난 30여년 동안 양갈래로 갈라진 뱀 혀, 자외선 문신 그리고 뾰족한 귀를 포함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신체변형 과정을 진행해 오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일반적인 신체 변형 외에 피부 속에 3D 실리콘을 삽입하는 독특한 방법도 시도하고 있다. 그는 “내 몸을 캔버스로 생각하고 그 위에 예술을 표현하고 있다”며 “나는 미래과학의존자로 기술과 시간을 통해 진화한다”고 말한다. 또한 “성인이 되고 나서 손 안에 이식한 디바이스로 현관문을 열어 주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능력을 강화하는, 기능적인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앞으로의 신체 변형 방향까지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러스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하고 있는 신체 변형을 권하진 않는다. 단지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에겐 언제든지 의견을 듣고 상담해 줄 준비가 되있다고 말한다.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는 이러한 신체변형을 위해 사용되는 재료들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질좋은 최상의 상품만 사용한다고 한다. 그의 인스타그램(@russfoxx)엔 자신과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들과 찍은 다양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신체의 모발과 피부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기 때문에 부모에게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다’란 의미가 단지 고루한 옛 성현의 말로만 치부되는, 그런 세상이 되어 가는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맘이 든다. 사진 영상=FEEL FUNNY CHANNEL/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남북 훈풍, 아시안게임 단일팀·공동입장에도 분다

    남북 훈풍, 아시안게임 단일팀·공동입장에도 분다

    “국제경기에 공동으로 진출해 민족의 단합 전 세계에 과시하자”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해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자’는 문구가 삽입, 남북의 체육교류도 한층 활성화할 기반이 형성됐다. 일단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의 개회식 공동입장과 일부 종목의 단일팀 구성이 급물살을 탈 수 있게 됐다. 앞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남측예술단을 인솔해 평양을 방문해 김일국 북한 체육상과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입장에 합의했다. 이어 이날 남북 정상의 ‘아시안게임 공동 진출’ 합의로 남북 단일팀 구성을 포함한 체육 교류를 구체화하는 길을 열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아시안게임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을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문체부는 평창올림픽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성공을 바탕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달고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방안을 본격화한다. 문체부가 앞서 진행한 단일팀 구성 의향을 묻는 수요 조사에서는 아시안게임 40개 종목 중 탁구와 농구, 유도, 정구, 하키, 카누, 조정 등 7개 종목이 ‘긍정’ 의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단일팀 구성을 위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아시아 체육경기단체의 출전 엔트리 확대 협조를 구하는 한편 아시안게임 참가국을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문체부는 단일팀 구성의 상징성과 실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선정한 뒤 해당 종목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모색하게 된다. 지금까지 단일 종목에서 남북이 단일팀이 이뤄진 건 지난 1991년 탁구와 축구뿐이다. 종합대회에서는 1963년 도쿄올림픽과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등 여러차례 시도했던 단일팀 구성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남북 정상이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에 힘을 실어주면서 남북 스포츠가 종합대회 단일팀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평창올림픽 남북 공동입장을 주도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달리 OCA는 단일팀 구성 등에 적극적이지 않다. 또 아시아탁구연맹(ATTF) 등 단일팀 종목 경기단체의 출전 엔트리 확대 등 협조를 끌어내는 것도 숙제다. 남북 단일팀 선수들과 금메달을 경쟁할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스포츠 강국들도 동의를 해줘야 단일팀 구성 걸림돌을 치울 수 있다.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기간이 4개월여로 길지 않은 데다 국가대표로 선발될 우리 선수들이 북한과의 단일팀 구성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걸 최소화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샐러드 속 몸 반 짤린 곤충 ‘충격’

    샐러드 속 몸 반 짤린 곤충 ‘충격’

    영국 유명 마트 중 한 곳인 세인즈버리(Sainsbury). 이곳에서 판매된 샐러드 속 ‘살아 꿈틀거리는‘ 곤충 모습이 충격을 주고 있다. 그 생생한 모습을 고객이 찍어 고발한 영상을 지난 26일(현지시각) 외신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영상 속엔 베이컨과 다양한 야채로 버무려진 샐러드가 보인다. 고객은 샐러드를 이리저리 휘젓는다. 하지만 순간 “이것 봐”를 외친다. 메뚜기 모양의 벌레가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반이 잘려 나간 모습이다. 역겨움을 넘어 충격 그 자체다. 벨파스트(Belfast)에 사는 제라드 오호라(Gerard O‘Hora·53)는 그 날 점심 식사로 샐러드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음식은 돌이킬 수 없는 ’절대 실수‘로 판명난 셈이다. 이 끔찍한 벌레를 발견한 과정을 보면 이 남성의 문제점은 크게 없는 듯하다. 이곳 마트에서 신선한 닭고기와 베이컨 시저 샐러드를 구입한 후 맛있게 버무리고 먹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일부러 반이나 잘린, 그것도 살아있는 벌레를 그가 직접 넣었다고 의심되지 않아 보인다. 몸이 반이나 잘린 벌레는 원래부터 잘린 채로 재료 안으로 들어왔거나 그가 샐러드를 먹으면서 ’칼질‘하다 잘렸는지는 아직 확인되진 않았다. 생각만 해도 찝찝하다. 벌레 몸의 반은 ’원래 없었거나 아님 그가 이미 먹었거나‘이기 때문이다. 세인즈버리 관계자는 이 남성에게 사과의 표시로 4만 5천 원에 해당하는 넥타카드(nectar card)를 주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불쾌했고 인터넷에 그가 찍은 영상을 아래의 문구를 삽입해 게재했다. “나는 이 음식을 웨스트 벨파스트(Belfast) 세인즈베리(Sainsbury) 케네디(Kennedy) 센터에서 구입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다시피 이 곤충은 아직 살아있습니다”라고. 마트 관계자는 “이 불쾌한 벌레에 대해 제라드에게 진심으로 사과했고 공급 업체와 조사 중”이라며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 방법을 마련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사진 영상=Daily Mail/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딱 걸렸어!’…불지 않아도 되는 음주측정 기기 개발

    ‘딱 걸렸어!’…불지 않아도 되는 음주측정 기기 개발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즐기기에 좋은 봄이 다가왔다. 들뜬 분위기에 음주운전을 하려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인데, 경찰이 보다 손쉽게 음주자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이 미국 정부와 삼정전자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 기기는 작은 센서를 내장하는 네모난 상자와 유사한 형태다. 고작 1㎜크기의 정사각형 형태를 피부 아래에 주사하기만 하면, 곧바로 스마트폰과 연동돼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입김을 불어 측정하는 방식과 혈액채취를 통해 측정하는 방식 등이 있지만, 만취자의 경우 불기를 거부하거나 혈장에서 혈액을 채취해도 결과를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기는 주사처럼 체내에 삽입하면 3초 이내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정확하게 스마트폰에 표기해주기 때문에, 시간과 위험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당 기기가 피부 내에서 측정한 혈중알코올 농도는 라디오 무선신호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전달하되, 한번 사용시 필요한 에너지 용량도 매우 적은 편이다. 제거하는 방식도 매우 간단하다. 연구진은 특별히 마취가 필요없이 피부에 내장된 장치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동물의 세포를 이용해 해당 기기를 테스트했으며, 향후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를 이끈 드류 홀 캘리포니아대 박사는 “삽입형 센서는 환자(음주자)의 현 상태를 가능한 빨리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면서 “이는 혈액 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오·남용되는 체내 약물을 찾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기는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전기전자공학 분야 저명한 학회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가 주관하는 연례 행사에서 소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조용필 “얼마 안 남았지만… 힘 닿는 한 계속 노래”

    조용필 “얼마 안 남았지만… 힘 닿는 한 계속 노래”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너무 행복합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보답할 길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달 데뷔 50주년 콘서트를 여는 가수 조용필(68)이 11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어제, 오늘, 그리고’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음악 활동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300명가량의 취재진이 몰렸다.●“가왕 칭호 부담… ‘50’ 숫자 큰 의미 안 둬” 1968년 록그룹 애트킨즈로 데뷔한 조용필은 김트리오, 조용필과 그림자 등의 밴드를 거쳐 솔로로도 활동했다. 이후 1979년 밴드 ‘위대한 탄생’을 결성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국내 대중음악을 선도해 온 독보적인 존재로, ‘가왕’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사실 가왕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다”면서 “음악을 좋아해서 계속 해 왔을 뿐, 50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 일흔, 여든이 되더라도 계속 노래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용필은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크게 히트를 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1979년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이 수록된 정규 1집 앨범은 국내 최초로 100만장 이상 팔리며 밀리언셀러가 됐다. 이후에도 내놓는 음반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1980년대 처음으로 ‘오빠 부대’라는 팬덤을 형성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조용필의 음악은 반세기를 지나는 동안 팝발라드에서부터 포크, 록, 디스코, 펑크, 트로트, 민요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혁신을 거듭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는 기존 대중가요의 문법을 깨고 긴 내레이션을 삽입하는가 하면, 19분 56초 길이의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 등으로 파격을 꾀했다. 2013년 발표한 19집 앨범 ‘헬로’는 음원 차트와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할 정도로 최신 감각을 보여줬고, 세대 구분 없이 사랑받는 음반이 됐다. 조용필은 “인기 있는 곡은 분명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음악과 공연은 모두 찾아 들으면서 젊은 감각을 유지하려 한다”면서 “케이팝이나 아이돌 그룹의 노래도 듣는데 내가 옛날에 태어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웃었다. 조용필의 음악은 단순히 유행 가요를 넘어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는 평도 따른다. 예컨대 ‘서울 1987년’을 통해서는 1987년 6월 항쟁을 개탄하며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우리 우네’ 노래하기도 했다. ●새달 12일부터 ‘생스, 투 유’ 전국 투어 공연 다음에 나올 앨범 20집에는 어떤 음악이 담길지에도 자연히 관심이 쏠렸다. 그는 “20집은 꼭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6~7곡 정도 만들었지만 20이라는 숫자 때문에 완벽해질 때까지 발표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이나 힙합 등 최신 장르들을 가미하는 시도를 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용필은 다음달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시작으로 상반기 대구, 광주, 의정부, 제주 등에서 투어 공연 ‘생스, 투 유’를 개최한다. 팬들에게 지금까지 노래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자리라고 했다. “제가 가장 두려운 건, 제가 만약 음악을 그만두면 지금까지 제 노래를 들어왔던 분들이 어떤 기분일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실망을 드릴지도 몰라요. 그래도 괜찮다면 힘 닿는 한 계속 노래하겠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귀엽게, 향기롭게… 옷 갈아입은 책

    귀엽게, 향기롭게… 옷 갈아입은 책

    책의 아름다운 표지를 음미하고 가만히 책장을 넘기며 종이의 질감을 느끼는 일은 독서 편력가들이 애정하는 책의 물성이다. 스마트폰이나 전자책이 영원히 흉내 낼 수 없는 종이의 혜택이기도 하다. 최근 텍스트를 읽는 재미에 책을 보고 느끼는 재미를 더한 출판계의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기존에 출간된 책에 새로운 옷을 입힌 ‘리커버 북’은 책의 물성을 강조한 대표적인 마케팅 사례다. 새 책 같은 효과를 낼 뿐더러 책의 희소성과 수집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강아지 그림 입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앞서 다양한 리커버 북을 선보여온 인터파크도서는 올해 첫 번째 리커버 북으로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의 장편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선정했다. 영국의 대표 작가의 작품인 까닭에 영국 품종 개인 웰시 코기의 캐릭터 무늬를 책에 입혔다. 인터파크도서 홍보팀 김진경 대리는 “반스의 이 소설은 스테디셀러이긴 하지만 20~30대 젊은 독자층은 별로 없다. 이 점을 고려해 젊은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귀여운 이미지의 표지 디자인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독자 취향 따라 네 가지 표지 ‘랩걸’ 리커버 마케팅은 주로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나 당시 이슈에 부합하는 인기 도서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출간된 책 중 이례적으로 새 옷으로 빨리 갈아입은 책이 있다. 출판사 알마에서 펴낸 과학교양서 ‘랩걸’이다. 여성 과학자인 호프 자런이 식물과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이 책은 지난해 2월 출간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독자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출판사는 책 출간 1년여 만인 지난 2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 3곳에서 일제히 각각 다른 종류의 리커버 북을 선보였다. 오리지널 표지까지 더하면 총 네 가지 종류의 표지를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출간 직후 약 8개월간 1만 5000부가 나간 이 책은 최근 3개월에만 약 2만 5000부의 판매 부수를 올렸다. 북디자이너이자 알마 대표인 안지미씨는 “리커버 북 제작 요청을 받은 후 각 온라인 서점별 주요 독자층을 분석해 기호와 취향을 고려한 새 표지로 책을 장식했다”면서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매체로서 책을 소화하기에는 정보가 넘치는 상황 속에서 각각의 책이 지닌 서로 다른 재질과 촉감, 제책 방식 등은 종이책만이 지닌 특별한 아우라”라고 밝혔다.#향이 물씬 ‘베개는 필요 없어…’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 후각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책도 있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봉현이 연인과 나누었던 내밀한 사랑 이야기를 기록한 에세이 ‘베개는 필요 없어, 네가 있으니까’다. 책 표지를 넘기자마자 ‘비 마이 필로’라고 적혀 있는 흰색 종이에서 향긋한 냄새가 피어오른다. 마치 책 읽기의 행복감을 향기로 표현한 듯하다. 책을 펴낸 출판사 달의 마케터 강혜연씨는 “여행지와 일상에서의 사랑과 연애를 다루다 보니 침대, 베개, 이불, 옷, 리넨 같은 소재가 책 곳곳에 많이 등장하는데 그 느낌을 담기 위해 초판본 한정으로 코튼 향이 나는 시트형 섬유유연제를 삽입했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골프특집] 아사가오, 비거리 향상 ‘프라우디아 24K 골드’

    [골프특집] 아사가오, 비거리 향상 ‘프라우디아 24K 골드’

    ‘프라우디아 24K 골드 리미티드 에디션’은 프리미엄 클럽만을 고집해 온 아사가오의 설계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고강도 경량 티타늄인 ‘XAT902’를 개발해 반발계수 0.94 이상의 초고반발 성능으로 이전 모델보다 한층 진화된 성능을 갖췄다.이번 모델은 솔 부분에 자개 무늬를 레이저로 각인해 웅장하고도 우아한 세련미를 느낄 수 있으며 아사가오만의 공법인 ‘2피스 정밀 주조&페이스 컵’을 적용해 안정적인 스윙 밸런스를 실현했다. 솔 내부에는 2개의 웨이트 바를 장착한 저중심 설계로 비거리 확보에 이상적인 탄도를 만들었으며 페이스의 유효 타구 면적을 넓혀 방향성을 향상했다. 아사가오 관계자는 “경쾌한 타구음 및 타구감과 함께 부드럽게 쭉 뻗어 나가는 안정적인 장타를 구현한 프라우디아 컬렉션은 쉽고 빠르게 비거리를 늘리고 싶은 시니어 골퍼나 여성 골퍼들에게 매혹적인 클럽이 될 것”이라며 “자개를 골프채 헤드에 삽입하는 것은 그만큼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어 굉장한 모험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아사가오만의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02)564-7280.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코·패션·위생 마스크는 차단 효과 없어요

    코·패션·위생 마스크는 차단 효과 없어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10·20대들이 주로 쓰는 ‘방한용 패션마스크’와 코에 삽입하는 ‘코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높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황사 마스크를 살 때는 ‘의약외품’과 ‘보건용 마스크’ 표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재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제품은 69개사 372제품이 있다. ‘KF’ 표시 뒤에 붙은 숫자가 높을수록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높지만 숨 쉬기가 불편할 수 있어 노인과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KF80’은 평균 0.6㎛ 크기 입자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다. ‘KF94’는 0.4㎛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숨 쉴 때의 불편함을 참지 못해 일반 방한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해 중앙대 연구팀이 남녀 4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건용 마스크의 가장 불편한 점으로 31%가 ‘숨 쉬기 힘들어서’라고 응답했다. 추위를 막는 ‘방한용 패션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높지 않다. 김강현 식약처 주무관은 “의약외품으로 인증한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효과 때문에 어느 정도 호흡에 불편함이 있다”며 “자주 쓰면서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코와 입을 모두 덮어 밀착하지 못하는 일반 ‘위생마스크’도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높지 않다. 콧속에 넣어 미세먼지 입자를 차단하는 ‘코마스크’도 의약외품이 아니다. 마스크에 공기정화장치를 부착해 호흡이 다소 쉬운 제품 중 일부는 의약외품이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도 있어 허가 사항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김 주무관은 “현재 사이버단속반을 투입해 과대광고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용 마스크는 세탁하면 내장 필터가 손상돼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사라진다. 또 겉면을 만져도 필터가 손상될 위험이 있다. 김수근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좋은 마스크를 골라도 틈이 있거나 자주 내렸다 올리면 먼지가 들어갈 수 있다”며 “마스크 종류와 사용법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패피는 아재 운동화를 신는다

    패피는 아재 운동화를 신는다

    못생겨서 뜨는 ‘어글리슈즈’  최근 패션업계에서 ‘못생김’ 열풍이 불고 있다. 다른 옷과 쉽게 코디하기 어려울 정도로 투박한 아이템이 과감히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개성으로 떠오른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나치게 두툼한 밑창과 발이 커 보일 정도로 두껍고 울퉁불퉁하게 뒤틀린 신발 형태 등을 갖춘 ‘어글리슈즈’다. 여성복과 남성복, 명품과 스포츠 브랜드 등 분야를 막론하고 우악스러운 운동화와 발목까지 올라오는 ‘아저씨 양말’로 대표되는 어글리슈즈 트렌드가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내뿜으며 패션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970~1990년대를 떠오르게 하는 복고풍의 ‘레트로’ 패션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투박한 ‘고프코어’(Gorpcore)로까지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져 온 아웃도어 패션과 ‘애슬레저’의 유행까지 더해졌다. 고프코어는 캠핑, 등산, 낚시 등의 야외활동에서 간식으로 즐겨 먹는 그래놀라(Granola), 오트(Oat), 건포도(Raisin), 땅콩(Peanut)의 앞글자를 따온 이름이다. 기존에 야외활동에서 편의를 위해 ‘멋’을 포기한 소위 ‘아재 아이템’의 대명사였던 낚시 조끼, 힙색 등의 아이템을 전면에 세운 스타일을 의미한다. 유난히 두툼하고 뒤틀린 곡선  이 같은 열풍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앞장섰다. 출시할 때마다 ‘완판’ 기록을 세우며 이제는 어글리슈즈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발렌시아가의 ‘트리플S’를 필두로 올해는 더욱 많은 고급 브랜드들이 런웨이 무대를 투박한 운동화로 장식했다. 루이비통의 아트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이번 시즌 콜렉션에서 세련된 재킷과 동화에나 나올 법한 우아한 드레스에 과감히 두툼한 운동화인 ‘아치라이트 스니커스’를 매치했다.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뒤틀린 곡선 형태의 신발 모양과 두꺼운 밑창, 유난히 커다란 운동화 혀가 특징이다. 제스키에르는 1980~1990년대 농구화에서 아치라이트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찌도 올해 남성 크루즈 콜렉션을 통해 스트리트패션을 재해석한 ‘롸이톤 스니커스’를 선보였다. 역시 두툼한 밑창과 혀, 투박한 모양새를 갖춘 운동화다. 자체 개발한 워싱 기법으로 가공해 빈티지한 느낌을 주는 흰 바탕에 구찌의 브랜드 로고를 과감하게 삽입해 눈길을 사로잡는다.회색과 형광색·빨간색 조합  스텔라 매카트니는 지난해 겨울 콜렉션을 통해 처음 선보인 ‘이클립스 스니커스’를 올해는 더욱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확대했다. 회색과 형광색, 빨간색 등 과감한 색상 조합이 두드러진다. 주로 아동용 신발에서 사용됐던 ‘벨크로’(한쪽에 갈고리, 다른 한쪽에 걸림고리가 있어 서로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마감 형태) 매듭을 활용한 것도 특징이다. 아르마니의 스포츠의류 라인 EA7도 검은색 몸통과 대조되는 화려하고 두꺼운 밑창으로 구성된 스니커스를 내놨다. 스포츠의류 브랜드들도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리복은 배트멍과 손잡고 자신들의 대표작인 퓨리를 재해석한 ‘인스타 펌프 퓨리’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아디다스가 세계적인 가수 카니예 웨스트와의 협업으로 내놓은 ‘이지부스트’ 시리즈나 나이키가 오프화이트와 손잡고 에어 조던, 베이퍼맥스 등 나이키의 인기 스니커스 10종을 재해석한 협업 라인 ‘더텐’ 등은 출시할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으로 연일 매진 행렬을 거듭하고, 추첨을 통해 한정 판매되는 등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기존 질서 넘어보자  아식스가 지난달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프와 손잡고 남성 의류·패션잡화 편집매장 분더샵에서 단독으로 한정 출시한 ‘젤-버즈1’은 판매를 시작한 지 15분 만에 품절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휠라는 10~20대를 겨냥해 큰 혀와 두툼한 디자인으로 귀여움을 강조한 ‘휠라 레이’를 내놨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인 발렌시아가, 배트멍 등이 1~2년 전부터 엄격한 패션쇼장에서 방풍재킷과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맨투맨 티셔츠 등을 선보이면서 고프코어 패션을 이끌었다”면서 “세련되고 격식 있는 옷차림으로 대표되는 기존 질서를 뛰어넘겠다는 자유분방함이 ‘못생긴 패션’에 숨은 철학”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시진핑 임기 폐기, 푸틴 6년 더 집권… 중·러 ‘절대 권력시대’

    시진핑 임기 폐기, 푸틴 6년 더 집권… 중·러 ‘절대 권력시대’

    중국과 러시아의 ‘스트롱맨’들이 나란히 장기 집권의 문을 열고 ‘절대권력’으로 거듭났다. 중국은 최근 개헌을 통해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기정사실화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8일 대선에서 네 번째 임기를 확정 지었다. 이오시프 스탈린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 이후 최장기 집권자에 오른 것이다.이날 러시아는 오전 8시(현지시간) 극동 지역인 캄차카주에서 대선 투표를 시작했다. 영내 9만 7000곳, 영외 400여곳에서 실시된 투표는 가장 서쪽에 있는 칼리닌그라드에서 오후 8시에 마감되면서 종료됐다. 대선 후보에는 무소속인 푸틴 대통령 외에 자유민주당(LDPR) 대표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기업인 출신인 연방공산당(DPRF)의 파벨 그루디닌 등 7명이 입후보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푸틴 대통령은 지지율 5% 안팎인 후보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확정했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스탈린 전 서기장 이후 최장수 지도자가 됐다. 1952년생인 그는 20년 가까이 러시아를 통치하며 생애 4분의1 이상을 국가지도자 신분으로 살고 있다. 이미 ‘차르’(황제)로 불리는 푸틴 대통령은 2000년 5월 제3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008년 헌법상의 3연임 제한 규정에 밀려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제6대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2008~2012년에는 현재 총리직을 맡고 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했으나 실권은 사실상 푸틴에게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 미 대선 개입 혐의와 영국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으로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문제아로 떠오르며 러시아 최대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도 지지자들에게 투표 불참을 촉구했으나 안정을 원하는 대다수 유권자들은 푸틴을 선택했다. 이날 투표를 마친 모스크바 시민 타마라 주라블료바(80)는 “우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만족한다. 그는 똑똑한 지도자”라며 “푸틴 대통령이 18년 동안(총리 재직 기간 포함) 권력을 잡고 있어 장기 집권을 하는 측면이 있지만, 그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우리는 더 잘살게 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강한 러시아’를 그리워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냉전시대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자웅을 겨뤘던 강대국의 영광을 되찾자는 데 러시아 국민들은 열광했다. 특히 20, 30대 젊은층은 ‘푸틴 세대’라고 불릴 만큼 기성세대보다 지지가 높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포위당했다는 러시아 국민들의 전통적 피해 의식을 푸틴이 영리하게 자극해 강력한 지도자상을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자신의 이름이 명기된 사상을 헌법에 삽입하고, 국가주석직 연임 제한 규정도 철폐함에 따라 마오쩌둥에 이어 중국 근현대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개인 권력으로 떠올랐다. 지난 17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는 반대 0표로 국가주석과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에 재임명됐다. 중국 안에서도 그동안 시 주석의 애칭이었던 ‘시다다’(習大大) 대신 시황제란 별칭이 오고 갈 정도다. 시 주석은 그동안 2인자 왕치산이 칼을 잡고 휘두른 중앙기율위의 반부패 사정 작업을 통해 정적을 쳐내면서 권력을 다졌다. 부패 호랑이란 오명으로 사라진 차기 지도자 후보들은 보시라이, 저우융캉, 쉬차이허우, 궈보슝, 링지화, 쑨정차이 등이 있다. 시 주석의 권력욕은 본능적이란 분석이다. 그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勛)은 중국 건국에 참여한 혁명 열사로 부총리직까지 올랐지만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절 당내 권력 암투로 10년 가까이 고초를 겪었다. 아버지를 통해 시 주석은 정치의 ‘마스터클래스’를 통달하고, 생존법뿐 아니라 승리법까지 익혔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불같은 성격의 마오와 달리 합리적이고 차분한 성품에다 중국 및 세계 역사에 밝으며 확실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국에는 그의 장기 집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게다가 아버지 시중쉰이 88세까지 장수했으며, 아직 91세인 어머니가 살아 있는 장수 집안이란 점도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뒷받침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전 호주 총리 케빈 러드는 “중국 공산당은 공산당이 집권하지 않으면 중국이 분열되고 혼란한 국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선택했다”며 “집단지도가 아닌 개인 권력 체제는 북핵 문제, 남중국해, 부채 등과 같은 중국의 산적한 현안 해결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착오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샴보그는 “중국은 독재자와 고도로 중앙집권화된 기관들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고 규정하면서 “중국은 정책적 지향이란 측면에서 ‘엄격한 권위주의’로 표현할 수 있으며 정치제도는 ‘네오전체주의’로 기울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전원 ‘만장일치’로 재선출...시진핑 천하 ‘탄탄대로’

    전원 ‘만장일치’로 재선출...시진핑 천하 ‘탄탄대로’

    장기 집권의 문을 연 시진핑 국가 주석이 1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만장일치(2970표)로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되며 절대 권력을 과시했다.전인대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5차 전체 회의 표결을 통해 시 주석을 국가주석과 군사위 주석으로 다시 뽑았다. 이로써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재선출된데 이어 이날로 두 번째 국가주석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이번 전인대를 통해 국가주석 임기 조항마저 삭제된 상황이라 시 주석은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도 중국 공산당 총서기, 국가주석, 군사위 주석을 독차지하며 명실공히 ‘삼위일체’를 통한 절대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됐다. 시 주석은 2012년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당 총서기·당 중앙군사위 주석·국가주석에 오른 이후 반(反)부패 투쟁을 명분으로 정적을 제거하면서 절대권력 만들기에 주력해왔다. 특히 개헌안 처리(찬성 2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 때와 달리 반대나 기권, 무효표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2013년 3월 전인대에서 시 주석이 처음 국가주석으로 선출됐을 당시 찬성 2952표에 반대 1표, 기권 3표가 나왔던 것과도 대비된다. 이미 중국 헌법에 ‘시진핑 사상’이 삽입됐고 국가주석 3연임 이상 제한 규정은 삭제됐으며 이번 전인대를 통해 국가주석과 군사위 주석에 다시 오름에 따라 ‘시황제’ 시진핑의 집권 2기는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 시 주석의 오른팔로 반부패 사정을 이끌었던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한 점도 시 주석의 장기집권 구도에 큰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시 주석의 왼팔 격이었던 리잔수 신임 상무위원도 예상대로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들은 시 주석이 각각 지식청년, 현 서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시 주석과의 절대적 신임과 풍부한 경험, 노련한 일처리 등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시 주석은 이날 개헌 이후 처음 거행된 헌법 선서식에서 “나는 선서한다.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에 충성하고 헌법 권위를 수호하며 법이 부여한 직책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국과 인민에 충성하고 직무를 성실히 이행하며 청렴하고 인민의 감시를 받겠다”면서 “부강하고 민주적이며,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대국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서했다. 온라인뉴스 iseoul@seoul.co.kr
  • 비례대표만 여성할당제… 지방의회 ‘남성 독무대’

    비례대표만 여성할당제… 지방의회 ‘남성 독무대’

    역대 지방의원 중 여성 8.2%뿐 40~50대 78%, 대졸 이상 57% 지역구 공천도 여성할당 필요지방자치제가 되살아난 1991년 이후 지방선거에서 뽑힌 지방의회의원 대다수는 40~50대 고학력 남성이었다. 성비 불균형을 없애고자 여성할당제도 도입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14일 권경득(전 한국지방자치학회장) 선문대 글로벌행정학과 교수팀이 작성한 ‘한국 지방의회의원의 사회적 배경에 관한 연구: 다양성 분석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지난 7번의 선거에서 선출된 지방의원 2만 9814명(광역의원 5322명·기초의원 2만 4492명) 중 여성은 2452명(8.2%)에 그쳤다. 1998년까지 선거마다 4000~5000명을 웃도는 당선자 중 여성은 100명도 되지 않았다.비례대표제가 도입된 2002년부터 여성 당선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2년 140명을 시작으로 2014년엔 845명까지 늘었다. 이는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서 여성 공천 비율을 50% 이상으로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구 공천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하도록 권장했다. 그러나 이런 대책으로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긴 역부족이었다. 여성 할당 의무조항이 있는 비례대표는 전체 의석의 10%뿐이었고, 여전히 선출직 당선자 대다수는 남성이었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2만 3479명(78.8%)이었다. 그러나 1995년부터 동시에 치르는 자치단체장 선거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젊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자치단체장에게선 없었던 20대 당선자가 103명(0.3%)이었고, 30대 당선자도 2531명(8.5%)으로 30대 단체장 당선자 비율(1%)보다 8배 이상 높았다. 최연소 당선자는 만 25세였다. 1995년 부산 사상구 학정동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권태 전 기초의원과 2006년 대전 중구에서 열린우리당 기초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온일 전 기초의원이다. 학력별로도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1만 7046명(57.1%)으로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비교적 다양한 학력에서 충원이 이뤄졌다. 특히 2006년부터 시작된 기초의원 비례대표에선 항상 모든 학력에서 당선자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철저히 남성 중심의 정당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비례대표제에선 의무조항까지 삽입하며 여성 비율을 늘리고자 노력했지만, 지역구에선 여전히 남성 중심 공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 공천에서 여성의 비율을 늘리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소는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성 의원 비율이 45% 정도를 차지하는 스웨덴은 1993년 모든 선거에서 남녀 후보자 수를 50대50으로 배분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외에도 핀란드(38%)·덴마크(37%)·노르웨이(36%) 등 여성 후보자들이 선거에서 승리할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하는 북유럽 국가들의 여성 의원 비율도 높은 편이다. 권경득 교수는 “최근 일본에서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남녀 후보 수를 동등하게 배분하는 법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지역구 지방의원 정당 추천에서도 여성 후보자 할당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도입한다면 여성 지방의원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평창 블로그] 그래도 패럴림픽인데 수화통역사 없다니요

    [평창 블로그] 그래도 패럴림픽인데 수화통역사 없다니요

    평창패럴림픽 장내 아나운서는 ‘캐스터’와 ‘치어리더’ 역할을 곁들입니다. 출전 선수와 경기 규칙, 경기 흐름을 설명하는 것은 물론, 적재적소에 박수와 환호를 유도하며 분위기를 띄우죠. 동계 스포츠에 어두워도 장내 방송을 들으며 경기를 백 퍼센트 즐긴답니다.●아나운서 설명 못 듣고 ‘눈으로만 관람’ 하지만 장내 아나운서의 현장 중계에 소외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청각장애인들입니다. 패럴림픽이 열리는 평창 알펜시아바이애슬론센터와 정선 알파인경기장, 강릉 하키센터와 컬링센터 등 네 경기장의 대형 스크린에는 경기 내용을 설명하는 수화통역이나 자막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경기장 자체적으로도 수화 통역사는 준비돼 있지 않습니다. 청각장애인들은 “개회식을 보고 기대했는데 체념한 채 소리 없이 눈으로만 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관람 전날 요청하면 ‘주선’해주겠다? 경기장 관계자는 “하루 전 미리 요청하면 수화통역사를 알아봐 줄 순 있다. 하지만 요청한 게 없어서 평창패럴림픽조직위 차원에서 준비돼 있는지 모르겠고, 수화통역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지도 계획된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지난해 조직위에 올림픽 및 패럴림픽 경기장 내 수화통역을 요청했습니다. 조직위는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 상황을 수화로 표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광판 하단에 수화통역 화면을 삽입한다고 해도 먼 데다 작아서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김수연 농아인협회 기획부장은 “전형적인 비장애인의 시각”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 부장은 “외국에서는 경기장에서 수화통역을 맡는다. 장애인·비장애인을 아우르는 패럴림픽을 만들겠다던 말대로라면 수화통역 화면을 별도 스크린에 띄우거나,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수화통역이나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방법을 모색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기 상황 빨라 수화통역은 힘들다? 앞서 9일 개회식에선 대형 스크린에 수화통역 방송을 띄운 바 있습니다. 수화통역사들은 청각 정보까지 모두 통역했습니다. 한국 민요를 리믹스한 공연 땐 수화통역사가 춤추듯 통역해 뜨거운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했죠. 평창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국·바른미래, 국회서 총리 선출 주장…민주, 변형 이원집정부제에 반대 당론

    한국·바른미래, 국회서 총리 선출 주장…민주, 변형 이원집정부제에 반대 당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13일 청와대에 보고한 ‘미국식 4년 대통령 연임제’에 대해 사실상 대통령의 임기를 8년으로 늘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마련한 개헌안을 관제개헌, 사회주의개헌이라며 반발하면서도 이원집정부제(외치는 대통령·내치는 총리) 등을 담은 개헌안을 조만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한국당 등이 주장하는 이원집정부제에서는 국회가 총리 임명의 주체가 된다. 바른미래당도 최근 국회에서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의 동의로 총리를 선출하고 국무위원도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만 임명하는 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 ‘총리 추천제’를 이원집정부제의 변형이라고 보고 당론으로 반대한다.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하는 현행 방식을 유지하자는 쪽이다. 자문특위는 이날 대통령의 권한 축소를 위해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의 독립기구화와 특별사면권 제한 등을 제시했다. 김종철 자문특위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감사원을 대통령 소속에서 독립시키기로 한 부분은 자문특위 내 의견이 일치했지만, 국회 소속으로 하기에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독립은 야권도 동의한다. 그러나 결국 어떤 식으로든지 대통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자문특위는 또 헌법기관 구성과 법률안, 예산안 심사권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확대하는 안을 복수안으로 제시했다.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사법부 인사권도 축소·조정하기로 했다. 자치재정권과 자치입법권 등 분권 강화 이념도 헌법에 반영했다. 지방정부의 책임보다 권한만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지방자치 확대를 원칙으로 담고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에 위임하기로 했다. 또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권한 확대를 경계하는 내용도 담았다. 야권은 지방자치 강화라는 대의에 동의하지만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면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인다. 특히 한국당은 지방정부의 재정권 확대는 법률 개정만으로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전희경 대변인은 “헌법이 아닌 법률 개정을 통해 강화할 수 있는 지방분권을 두고 개헌안을 포장한 것도 여전하다”면서 “내용이 특정 정파에 매몰돼 사회 통합이 아닌 사회 갈등만 야기할 소지도 크다”고 비판했다. 자문특위의 개헌안에는 국회의원 소환제(국민이 부적격 국회의원을 임기 중 소환해 투표로 파면)와 국민 발안제(국민이 직접 법률안 발의)와 같은 직접민주주의적 요소가 포함됐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진보진영에서 대체로 주장하는 내용이지만, 실제 개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회의원 소환제는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지만, 반대로 자칫 여론 재판으로 오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지나치게 확대하면 대의제 민주주의를 부정하게 되고 포퓰리즘을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선투표제 도입은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등 원내 1·2당 외의 정당은 대체로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은 앞서 결선투표제 도입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자문특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같은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으나 국회 의석수와 국민의 의견이 비례해야 한다는 원칙은 포함시켰다. 자문특위는 또 현행 헌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수도 조항을 헌법 1장에 삽입하고 법률로 수도를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개헌이 이뤄지면 참여정부 당시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추진하지 못한 행정수도를 재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에도 세종시 등 충청권은 헌법에 직접 수도를 명시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정치권 갈등이 지역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자문특위는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의 주체도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고, 헌법 전문(前文)에 5·18민주화운동, 부마 민주항쟁, 6·10민주항쟁 등 4·19혁명 이후 발생한 민주화운동을 포함시켰다. 헌법개정·정치개혁 특별위원회의 한국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자문특위 개헌안의 개별 내용에 대해 일일이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는 방식은 갈등만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40년 불문율’ 깨고 역사 되돌린 시진핑… ‘신시대 중국’ 개막

    ‘40년 불문율’ 깨고 역사 되돌린 시진핑… ‘신시대 중국’ 개막

    마오쩌둥 이후 집단지도체제 종료 ‘합리적 수정’ ‘암흑시대’ 찬반 격론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헌안 표결을 통해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졌다. 찬성 2985표, 반대 2표, 기권 3표로 국가주석 3연임(15년) 이상 금지 조항을 폐기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헌법 서문에 삽입했다. 중국의 다섯 번째 개헌안 표결은 회의 시작 한 시간 만에 통과됐다. 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이 찬성률 99.79%로 통과됐다고 선언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투표장 안을 가득 메웠다. 언제나 무표정을 유지하는 시 주석도 압도적인 찬성률에 흡족한지 박수를 치며 미소를 지었다. 시 주석은 다섯 달 전인 지난해 9월 29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직접 헌법 수정을 서두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각 지역과 부처에 통지문을 보내 헌법 개정에 대한 118건의 서면 보고를 받았다. 시 주석은 이 과정에서 임기 제한 규정 삭제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고, 지방 당 서기들이 대신해서 헌법 수정안을 홍보하도록 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개헌안이 통과되자마자 사론(社論)을 내고 “이번 개헌안 통과는 시대의 대세에 부응한다”면서 “사업 발전에 필요하고 당의 마음과 민심이 향하는 바로 전면적인 의법치국(依法治國) 추진과 국가 통치 체계 능력을 현대화하는 데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선춘야오(沈春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법제공작위원회 주임은 “당 총서기, 국가 주석, 당 중앙군사위 주석의 ‘삼위일체’는 중국이라는 대국에 있어 필요하며 가장 타당하다”면서 “이번 국가 주석 임기 관련 수정은 국가 영도 체계의 보완과 당과 국가의 장기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합리적인 헌법 수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격렬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부모가 모두 혁명 원로인 ‘훙얼다이’(紅二代)이기도 한 저명한 작가 라오구이(老鬼)는 “마오쩌둥(毛澤洞)의 종신집권은 개인독재로 흘렀고 중국을 암흑시대로 몰아넣었다”며 “시진핑은 종신집권의 길을 결코 걸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오쩌둥의 비서를 지낸 전 공산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리루이(李銳)는 홍콩 명보에 “중국인은 개인숭배의 길로 흐르기 쉬운데 마오쩌둥에 이어 시진핑이 이러한 길을 가고 있다”며 “베트남도 변하고, 쿠바도 변하는데 오직 북한과 중국만이 이러한 길을 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봉황망은 개헌을 앞두고 인민대표들의 신중한 표결을 촉구하는 사설을 게재했다가 곧바로 삭제당하는 곤욕을 치렀다. 이 사설은 “통치의 현대화는 공권력을 제한하고 국민의 권리를 확대하는 기나긴 여정”이라면서 “이러한 역사의 길을 지켜나가기 위해 대표들은 엄숙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신중한 한 표를 던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이 직접 제안하고 그를 비롯한 상무위원 7명이 헌법 수정안에 완전 찬성 의견을 밝혔기 때문에 애초에 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들은 ‘고무도장’이란 별칭이 있을 정도로 그동안 공산당의 결정은 모두 가결한 바 있다. 2004년 4차 개헌안 표결도 찬성 2863표, 반대 10표, 기권 17표로 99.1%의 찬성률을 기록해 올해 찬성률 99.8%보다 오히려 낮았다. 마오쩌둥 이후 주석직 임기 제한과 집권 1기 종료 때 후계자를 지정하는 ‘격대지정’(隔代指定) 원칙,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불문율을 통해 집단지도체제를 완비했던 중국은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역사의 물줄기를 되돌렸다. 중대한 결의 사항은 그동안 상무위원 7~9명이 함께 결정했지만 지난해 10월 19차 당 대회 이후 시 주석은 1인 절대권력 체제를 확립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다른 상무위원들도 시 주석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시 주석은 집권 직후부터 당 내에 각종 소조, 위원회를 나눠 설치해 조장, 주임, 주석, 총지휘를 겸하는 방식으로 다른 상무위원의 직무를 빼앗았다. 특히 경제책사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경제부문 부총리로 내정해 리 총리의 권한을 축소하고, 70세인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를 국가부주석으로 임명해 집권 2기 종료 시점에 69세가 되는 자신이 은퇴하지 않아도 되는 선례를 마련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시진핑 ‘장기 집권’ 대관식

    시진핑 ‘장기 집권’ 대관식

    감찰조직 통합 등 권력기반 강화11일 중국의 국회 격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35년간 유지되던 국가 주석직의 임기를 2연임(10년)으로 제한한 헌법 규정을 99.8% 찬성률로 삭제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보장했다.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또한 삽입했다. 헌법 서문의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3개 대표론의 지도를 지켜나가는 것”이라는 문구에 “과학발전관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추가했다. 헌법 3장 제79조 3항을 수정해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부주석의 매회 임기는 전인대 대회 매회 임기와 같고 임기는 두 번 연속 회기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문구 중 ‘임기는 두 번 연속 회기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부분을 들어내, 시 주석이 원하면 3연임 이상 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중국은 양회를 통해 대부대과형 정부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 부처 통합을 통해 강화되는 기능은 감찰, 외교, 금융감독, 에너지, 환경보호 등으로 시 주석 권력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특히 공산당 사정기관인 중앙기율위와 행정부인 국무원의 감찰조직을 통합한 국가기율위의 설립은 시 주석이 그동안 해 온 반부패 활동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시 주석은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위 서기가 칼을 쥐고 벌인 반부패 활동으로 반대파를 제거하면서 국민의 인기를 얻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中 ‘시진핑 천하’ 열렸다...개헌안 표결 총 2963표 중 반대는 2표뿐

    中 ‘시진핑 천하’ 열렸다...개헌안 표결 총 2963표 중 반대는 2표뿐

    찬성 2천958표, 반대 2표...‘시진핑 장기집권’ 개헌안 통과중국 헌법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삽입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됐다.전인대는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개헌안 표결을 통해 총 2천 964표 가운데 찬성 2천 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삽입했다. 우선 헌법 서문의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의 지도를 지켜나가는 것”이라는 문구에 “과학발전관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삽입됐다. 또, 헌법 3장 제79조 3항을 수정해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부주석의 매회 임기는 전인대 대회 매회 임기와 같고 임기는 두 번 연속 회기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문구 중 ‘임기는 두 번 연속 회기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부분이 빠졌다. 시 주석이 원한다면 3연임 이상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이달 5일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 후 시진핑 주석 자신과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개헌안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인민해방군까지 모두 옹호하고 나선 바 있어 이번 개헌안은 신속한 통과가 예상됐었다. 이날 전인대 대표들은 A4 크기의 투표용지에 찬반을 기재하고 빨간색의 투표 통에 넣었다. 이 투표용지에는 중국어와 조선어를 포함해 8개 언어로 ‘찬성, 반대, 기권’란이 표시돼있었다. 중국 개헌안은 전인대 상무위원회와 전인대 대표 5분의 1 이상이 발의해 전체 대표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며, 표결 방법은 ‘무기명 투표’다. 아울러 이날 개헌을 통해 공직자 취임 시 헌법 선서를 공개적으로 진행하도록 해 시진핑 장기 집권의 기반이 되는 헌법의 지위를 상승시켰다. 중국 공산당 영도는 중국 특색사회주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라는 내용과 더불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주력하는 애국자의 광범위한 통일 전선을 옹호한다는 내용도 헌법에 추가했다. 개헌을 통해 당원뿐만 아니라 공무원까지 모두 통제하는 국가감찰위원회 설립도 포함돼 시진핑 집권 2기에 정적을 제거하고 장기집권을 가속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 주석은 2016년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 전회)에서 ‘핵심’ 지위를 부여받음으로써, 나머지 상무위원 6명과는 한 단계 위의 급이 돼 집단지도체제 와해와 ‘1인 체제’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은 왜 문제적 인물이 됐나?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은 왜 문제적 인물이 됐나?

    “섹스를 하고 글을 씁니다” 은하선 작가가 자신을 소개하는 문구다. ‘섹스를 한다’는 표현이 낯설게 느껴졌다.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겐 섹스가 일상의 부분이 아니라 전부일 수 있다. 때론 세상을 바꾸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언뜻 섹스 예찬론자 같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사람이 섹스를 즐길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자신이 즐기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억압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 신념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대학에서 잘못된 성 관념을 가르치는 교양수업을 앞장서서 폐강시켰다.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해보겠다며 책 ‘이기적 섹스’도 냈다. EBS ‘까칠남녀’에 출연한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까칠남녀’는 출연자들이 함께 성 담론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데이트폭력과 피임, 졸혼, 낙태죄 등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프로그램은 순조롭게 이어졌다. 반응도 좋았다. 물론 성을 소재로 한 방송이라 일부 시청자들의 항의는 늘 있었다. 그럼에도 일 년간 꾸준히 달려왔다. 문제는 ‘모르는 형님-성 소수자 특집’ 편에서 생겼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4명의 성 소수자들이 나왔다. 레즈비언이자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 김보미씨,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강명진씨, 트랜스젠더 변호사 박한희씨 그리고 바이섹슈얼 은하선 작가가 출연했다. 방송이 나간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하는 글이 쏟아졌다. 청소년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끼친다는 것이다. 성 소수자를 혐오하는 표현이 난무했다. 방송국 앞에선 연일 시위가 열렸다. 당근에 콘돔을 씌워서 던지는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과거 은하선 작가가 SNS에 올린 게시물까지 논란을 일으켰다. 은하선 작가를 하차시키란 목소리가 거세졌다. 결국 EBS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지난 2월 ‘까칠남녀’는 급작스럽게 종영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해야 하는 공영방송이 책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국내 최초 젠더토크쇼를 표방했던 ‘까칠남녀’는 그렇게 끝났다. 마지막 인사도 없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은하선을 만났다.음란한 여성이라는 프레임 - 하차 통보를 받은 순간 어땠어요? 마지막 2회차만 남겨놓은 상태였거든요. 예쁘게 잘 마무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당혹스러웠죠. 나만 잘리는 건가 싶고. 한편으론 EBS 앞에서 시위한 사람들 목소리가 이렇게 파급력 있단 생각이 들면서 암담하더라고요. - 하차 이유가 납득 됐나요? 성 소수자 특집 방송 예고편이 뜨자마자 반동성애 단체와 보수 기독교 단체, 학부모 단체가 성명서를 내고 시위를 시작했어요. 게다가 담당 PD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문자를 폭발적으로 보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글을 올렸죠. PD 번호가 바뀌었으니 여기(퀴어문화축제 후원 번호)로 보내라고. 그건 더는 항의 문자를 보내지 말라는 뜻이었어요. -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죠? 십자가 모양 딜도는 2016년 제 개인 SNS에 올렸던 건데요. 그걸 신성 모독이라면서 EBS에 민원을 넣은 거예요. 십자가 모양 목걸이도 만들고 십자가 모양 반지도 만들잖아요. 다른 건 문제가 안 돼요. 근데 성적인 것과 종교는 연결하면 안 된다는 발상이 저는 그게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죠. - ‘까칠남녀’에서 하차한 진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성 소수자들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야기하는 것, 너무나 즐거워 보이는 것, 그것만으로도 불쾌한 사람들이 있었던 거죠. 사실 별다른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거든요. 성관계 방법을 알려준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도 굉장히 음란한 존재로 생각합니다. 그때부터 EBS에 ‘음란방송’이란 이름이 붙게 된 거죠. E는 음란, BS는 방송. 깜짝 놀랐어요. 이름 너무 잘 지어서” - 왜 하필 은하선씨가 표적이 됐을까요? “제가 여성이고 바이섹슈얼이라는 게 가장 큰 원인이었을 텐데요. 양성애자인데 섹스토이를 판매하고 섹스칼럼도 쓰는 너무 음란한 여성이라는 거죠. 이런 프레임에 저를 가두기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돼요. 심지어 제가 방송에서 한 적도 없는 이야기들을 꾸며내기 시작하죠. 예를 들어서 제가 방송에서 ‘자위를 매일 한다’ 이 정도만 이야기했는데 ‘쟤는 참외도 넣고, 오이도 넣고, 가지도 넣고 온갖 것들을 다 넣어서 자위한다더라’ 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고 그게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된 겁니다” - 씁쓸했겠어요. “사실 ‘까칠남녀’ 첫 방송 후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욕을 하기 시작했어요. 시청자 게시판이 무슨 커뮤니티가 된 줄 알았어요. 사람들이 학교처럼 매일 오는 거예요. 근데 일 년이나 갔죠. 43회로 끝났으니까 꽤 오래 간 거예요. 그래서 저는 EBS가 이 정도 시청자들의 항의는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멋진 조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마지막 2회차를 남겨두고 저를 마치 제물처럼 던져서 끝내려는 걸 보고 깨달았죠. 생각보다 면역력이 없는 조직이구나”잘못된 성 관념의 고착화 - 혐오표현을 직접 맞닥뜨린 적도 있나요? “매우 많죠. ‘가위충’이 뭔지 아세요? 여자들끼리 섹스할 때 다리를 겹치는 포지션을 취한다고 해서 ‘가위충’이라고 부르는 거죠. 또 제 얼굴을 보고 외모 공격을 해요. ‘절벽 가슴이다’, ‘저렇게 생겨서 줘도 안 먹을 X이’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해요. 성희롱적인 이야기들도 되게 많았어요. 예를 들어 ‘내가 한 번 박아주면 정신도 못 차릴 거면서’, ‘남자 맛을 못 봐서 그런다’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너무 많이 듣다 보니까 좀 무뎌지는 부분들이 있죠” - 무너지는 순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일이 좀 그랬어요. 내가 참외 넣는다는 말을 누가 믿겠냐고 생각했는데 정말 사람들이 믿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목소리가 파급력을 가질 때는 암담하다고 느끼죠. 근데 아마 많은 사람이 무너지는 순간이 있을 거예요. 저는 상처를 안 받는 편인데도 스트레스가 있었거든요. 그렇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생각해요. 실제로 성 소수자들의 자살률이 굉장히 높은 것도 사실이고요” - 섹스칼럼은 어떤 계기로 쓰기 시작했어요? “제가 다니던 대학교에 ‘성의 이해’라는 수업이 있었어요. 16년째 이어진 수업인데 청강도 힘들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어요. 들어보니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강사가 ‘에이즈는 (섹스를) 많이 해서 걸리는 병이다’, ‘나는 안 본 포르노가 없으니 직접 찍어오면 A+를 주겠다’, ‘동성애는 태교를 잘못해서 생기기 때문에 엄마들이 태교를 잘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더라고요. 오히려 잘못된 성 관념을 고착화하는 강의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문제를 제기했더니 학생들이 저한테 그러는 거예요. ‘야해서 문제라는 거냐’고. ‘페미니스트들이 섹스 얘기하는 거 싫어서 강의까지 없애려고 한다’는 학생도 있었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너희가 문제’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섹스 칼럼을 쓰기 시작했죠” - 어려서부터 왜곡된 성 관념을 가지기 쉬운 것 같아요. “한 번은 제 가게에서 섹스토이 파티를 한 적이 있어요. 근데 시작하자마자 경찰 8명이 들어오는 거예요. 시민들이 신고를 너무 많이 해서 경찰서 3곳에서 온 거죠. 경찰들이 오자마자 남자는 없는지 묻더라고요. 여기서 난교 파티를 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막상 와보니 그냥 밥 먹고 차 마시는 분위기라서 토이를 하나씩 다 켜본 후 나가셨어요” - 청소년들은 섹스토이를 구입할 수 없죠? “현행법상 청소년에게 팔면 안 되는 유해물건으로 지정돼 있어요. 근데 법이 되게 애매해요. 예를 들어 ‘남성 성기 모양에 모터가 달린 것’이라고 쓰여 있어요. 남성 성기 모양이 아닌데 모터가 달린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또는 남성 성기 모양인데 모터가 달리지 않은 것은 어떻게 하나요. 제가 전주 한옥마을에 가끔 놀러 가는데 거기 ‘벌떡주’라고 남성의 귀두 모양을 본떠 만든 술병이 있어요. 물론 술이라 청소년은 살 수 없지만, 보는 건 문제가 안 되기 때문에 진열을 해놓은 거잖아요. 근데 거기에 모터가 달리는 순간 갑자기 위험한 물건이 되는 거죠” - 아이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제가 청소년들과 토이 워크숍을 몇 번 했어요. 얼마 전엔 고등학교에서도 했었고요. 근데 토이를 보여주면 다들 재미있어해요. 근데 살 순 없으니까 아이들끼리 이런 얘기를 합니다. ‘문구점에 가면 조그만 마사지기를 파는데 그걸 바이브레이터로 쓰면 정말 좋다’고요. 그렇다면 섹스토이도 마사지기라고 하면 될 텐데 뭐가 문제일까 생각하는 거죠”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 - 섹스토이숍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와요? “요즘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르게 주체적으로 섹스를 즐기지 않냐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전 동의 못 하겠어요. 찾아오는 사람들 특성이 다 달라요. 유모차 끌고 와서 콘돔을 사 가셨던 분도 있고요. 딸하고 같이 오셔서 괜찮은 물건 추천해달라는 분도 있었어요” -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어요? “어떤 손님은 섹스할 때 전혀 느끼지 못한대요. 그래서 토이라도 사용해보려고 찾아온 거였어요. 의외로 많은 여성이 삽입 섹스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줬어요. 그분은 모든 사람이 삽입 섹스를 하는 줄 알았다고 해요. 그동안 자기만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 그런 내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잘 없죠. “많은 여성이 자신의 성 경험을 다른 사람들하고 나누지를 못해요. 모두가 자기처럼 하는 줄 알아요. 혹은 밖에서 보이는 것처럼 나도 해야 하는 줄 알죠. 그로 인해 생기는 간극을 굉장히 힘들어하거든요. 그럴 때 이상한 게 아니라는 말만 해줘도 위안을 얻는 경우가 있어요” - 전반적인 문화가 보수적이긴 해요.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학습이 되어야 하는 거죠.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나처럼 생기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 걸 알려줘야 해요. 내 생각이 전부 옳은 건 아니란 것도요. ‘다른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까 우린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해줘야 합니다. 타인을 배제하거나 혐오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가르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기적 섹스’를 쓰면서 10대 소녀들이 읽고 힘을 얻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의 10대 때 경험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고요. 또 성 소수자들이 ‘저 사람이 밖에 나와서 저런 이야기를 해도 살아갈 수 있네, 물론 욕은 좀 먹겠지만(웃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롤 모델이 되거나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건 아니지만, 저를 보고 조금의 용기와 희망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전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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