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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대책과 민심수습 국회돼야(사설)

    4대 지방선거와 삼풍백화점 붕괴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않은 가운데 오늘부터 11일간 임시국회가 열린다.국정의 가닥을 잡고 국민들의 불안을 덜어 전진의 페이스를 되찾도록하는 이번 국회의 책무는 막중하다.여야는 성숙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안전대책 수립과 민심수습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한 정치권의 사명을 다하려면 먼저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고 스스로 깊이 자성하는 바가 있어야한다.연속적인 대형 인재를 부른 우리사회의 총체적 부실과 무능에는 민생우선의 생활정치를 외면하고 정파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정치싸움에 몰두해온 정치권의 책임이 적지않다.선거결과 지역감정의 정치가 구조화된 것도 어떤 방법으로든 정치생명과 정치세력을 늘리고 보자는 권력욕 때문이다.지자제의 정착과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지역분할구도의 폐해와 청산의 책임을 심각히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국회에서는 우리사회의 구조적 결함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진지한 개선노력이 시작되어야 한다.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지역분열 구조를 해결할장단기의 제도적 정책적 방안을 찾고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안전대책도 세워주어야겠다.야당도 더이상 인책시비나 정치공세만 벌이는 일방적 비판자일 수가 없게 되었다.여당보다 더 많은 지역의 자치단체 행정권을 책임진 주체로서 국정운영에 동반협력하는 책임감과 자세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정치싸움으로 지역분열의 상처를 깊게해서는 국민들의 정치혐오증만 심화시킬 것이다.성실하게 정부제안의 인위적 재난관리법안과 설계 시공 관리등 안전건설을 위한 모든 방안을 다루어야한다.선거사범의 엄정한 처리와 선거법의 개정,지자제의 발전방안등도 협의해야하며 외교문서 변조사건등도 규명해야한다. 아울러 대북한 쌀지원문제도 파악하여 국민합의 형성을 이끌어야할 것이다. 여야는 이번 임시국회를 새로운 정치의 출발점으로 삼아 사회 각분야가 정상 궤도위에서 국가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바란다.
  • “삼풍 이 회장 재산 3,500억”/검찰

    ◎백화점 터 등… 빚은 1,000억 검찰은 4일 삼풍백화점 이준(구속) 회장의 재산은 삼풍백화점부지등을 포함,모두 3천5백여억원에 이르며 부채는 1천억원 가량 된다고 밝혔다. 이회장의 재산은 ▲삼풍백화점 부지 7천평에 1천억원 ▲제주도 여미지 식물원 4만평에 1천억원 ▲서울 동대문구 청계천7가 청평화상가 부지와 건물 4천평에 3백억원 ▲삼풍백화점에 있는 상업부지와 주차장용지 8천평에 1천억원 ▲대구 외국인전용 삼풍아파트 부지 6천6백평에 2백억원 등이다.
  • “네가 원하던 워크맨 사왔는데…”/실종여학생 3가족의 애타는 사연

    ◎맞벌이 엄마 힘드실까 저녁 사먹다 참변/“아빠 삐삐 사드릴게요” 효심도 못피우고… 『수경 화이팅! 6월 28일 아빠가』 삼풍백화점 붕괴더미 속에 갇혀 엿새째 소식이 끊긴 권수경양(18·반포고3)의 책상에는 사고 전날 아버지가 전해준 메모만 쓸쓸하게 붙어있다. 못다핀 어린딸은 끝내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사체가 잇따라 발굴된 4일에도 생존의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사고주변을 헤매는 수경양을 비롯한 8명의 실종 여중고생 부모의 심정은 안타깝기만하다. 수경양의 아버지 권기주씨(46)는 사고전날 입시준비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딸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될까 싶어 평소 갖고 싶어하던 워크맨을 구입,딸의 책상에 갖다놓으며 사랑의 메모를 남겼다. 하지만 자정이 넘도록 집근처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새벽에야 돌아온 딸은 이튿날 아침일찍 등교,아버지의 선물을 써보지 못한채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어머니 김미옥씨(44·풀무원식품소장)도 사고가 나던날 아침 『엄마 힘드시니까 도시락은 필요없어요』라며 맞벌이하는 어머니를 생각해주던 딸의모습을 지우지 못했다. 『직장일을 하느라 바쁜 엄마를 편하게 해준다』고 수경양은 도시락을 싸가는 대신 학교 근처에서 분식으로 매일 저녁을 때웠다. 이날도 수경양은 하오 5시45분쯤 삼풍백화점 A동 지하1층 스낵바에서 학교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며 입시얘기를 나누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밤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하면서 하오 5시30분부터 6시까지 허용된 저녁 식사시간이었다. 해외파견 근무를 한 아버지를 따라 외국생활을 하다 지난 91년 귀국한 권양은 친구들 사이에 「대모」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해마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꾸준히 하루에 2∼3통씩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이 올 정도였다. 어머니 김씨는 『도시락을 준비해 보냈더라면 학교에 있었을 것』이라고 후회하며 『하나님께서 우리 수경이를 꼭 보살피고 계시다고 믿지만 만약 죽었다면 고통 없이 하늘나라로 갔으면 좋겠다』고 흐느꼈다. 서울 선화예고 1학년 우정림양(16)은 사고당일인 29일 상오수업밖에 없어 일찍 돌아와 어머니 김현자씨(48)와 오랜만에 외식을 하기 위해 삼풍백화점에 들렀다 소식이 끊겼다. 치과의사인 아버지 우건희씨(48)는 『지금도 막내딸과 집사람이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있다는 생각이 들지않는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담임인 선화예고 1학년 4반 이재숙 교사(47·여·수학)는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정림이는 공부도 잘했지만 밝고 깨끗한,너무 착한 아이였다』고 울먹였다. 수도여고 1학년 조미경양(17)은 사고 한달전부터 지하1층 패스트푸드점인 웬디스매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다 건물 잔해에 깔렸다. 평소 효심이 지극했던 미경양은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아빠의 삐삐를 새것으로 바꿔주려고 일했던 것으로 드러나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 손상 심할땐 두개골­생존자사진 비교(「삼풍」참사/신원확인 어떻게)

    ◎지문 없을땐 혈액·모발 채취 친족과 대비/「복원」 안된경우 법원의 실종선고 받아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난지 엿새째가 되도록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가 3백43명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구조되면 다행이지만 숨진 상태로 발견될 경우 신원을 확인하는 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일이 지나 부패나 손상이 심해 신원을 가릴 수 없는 사체는 사고발생 1년후 가정법원으로부터 실종선고 확정을 받을 때까지 사망자로 간주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삼풍백화점 사고현장 지휘본부측은 그동안 발굴된 사체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냉동상태로 보관하면서 지문을 채취해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지휘본부는 그러나 30도를 오르내린 무더위속에 화재까지 겹친데다 몇차례에 걸친 폭우 등으로 사고현장의 습도와 온도가 높아져 앞으로 발견되는 시신은 상당히 부패돼 지문을 제대로 채취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존파사건과 화성연쇄살인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때마다 등장했던 유전자(DNA)감정이나 슈퍼임포즈 등의 첨단 기법이 이번에도 피해자 신원을 확인의 유력한 방법으로 동원될 전망이다. 유전자감정이란 사체에서 혈액이나 모발등을 채취해 부모,형제,자매 등의 혈액 등과 비교하는 것으로 친자감별이 가능하다. 그러나 부패나 손상이 심해 혈액등을 채취할 수 없거나 부모,형제 등 직계가족이 없을 때는 생존당시 사진과 두개골을 대조,본인여부를 가리는 슈퍼임포즈 기법이 사용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복완실이나 유전자 감정실 등에서 이뤄질 이 기법들은 결과를 확인하는데 1주일쯤 소요된다.그러나 감정 건수가 많으면 1∼2개월씩 밀릴 수도 있다. 사체복원이 제대로 안된 실종자 가족들은 가정법원에서 실종선고 확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관할구청에서 발급하는 실종증명서와 호적등본,주민등록등본,소정의 송달료·관보료,보증인 2명의 인감 등을 가정법원에 제출하면 재난발생 1년후인 내년 6월29일자로 실종선고가 확정되는 동시에 사망자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 경우 1년이내에는 사망을 전제로 한 보험이나 각종 재해보상금 등의 대상에서 제외된다.실종자 가족들은 이래저래 안타깝기만 하다.
  • 아이 끌어안고 숨진 모정에 숙연(「삼풍」참사/시체발굴 스케치)

    ◎뒤엉킨채 부패… 남·녀 식별조차 어려워/“시신 뒤바뀔라” 유가족들 애간장 태워 합동구조반은 4일 상오 10시쯤부터 소방특공대 2백89명,군특공대 89명,경찰 70명등 구조대원 4백48명을 백화점 A동 지하와 B동 지하 1∼3층 등 36곳에 투입,낮 12시쯤 백화점 B동 지하 2층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체 2구를 발견한데 이어 하오 2시45분쯤 지하 1층에서 15구의 시체를 추가로 발견했다. 구조반은 또 붕괴되지 않은 백화점 A동 건물이 약 3㎝가량 기울어져 붕괴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H빔을 이용한 삼각형태의 받침대 4대를 설치하고 기중기의 와이어로 건물 전체를 붙들어 매 구조작업에 피해가 없도록 만전의 준비. ○…인명구조 및 사체발굴 작업이 본격화된 이날 하오 2시45분부터 1시간 가량 B동 지하 3층에서 여자 사체 4구가 발견되자 대책본부측은 『B동에서의 작업이 고비를 맞고 있어 4일하오나 5일 상오에는 사체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붕괴된 A동에 대해서는 사고직전 출입이 일부 통제된 4∼5층에 대한 수색을 마무리하고 사체가 많이 몰려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4층이하 부분에 대한 발굴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반원들은 이날 생존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B동 지하 3층에 전날 사용한 시추공탐사 카메라가 실효가 없다는 판단 아래 깊이 10m까지 투시해 볼 수 있는 시추공탐사장치(일명 코롤라)1대를 동원,사체발굴작업을 벌였으며 A동 지하는 콘크리트 철근절단작업에 이어 상판 잔해 제거작업을 병행. 2일 밤부터 붕괴 현장내의 생존자 및 사망자 파악에 나섰던 구조반은 시추공 탐사카메라가 구멍을 깊이 뚫지 못해 작업에 차질을 빚자 이날 상오부터 현대건설로부터 이 장비를 지원받았다. ○…이날 발견된 사체들은 50% 이상이 심하게 부패돼 있어 구조대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도저히 작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태. 이날 하오 4시30분쯤 지상 1층 약국이 무너져 내려있는 지하 1층에서 사체 2구를 발견해낸 강남구조대 소속 조연상 대원(35)은 『사체가 심하게 부패돼 손가락으로 사체부위를 누르면 쑥쑥 들어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이날 하오 B동 지하 3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발견된 사체 6구는 사고 당시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몰려 있다 무너져 내리는 건물 더미 깔려 숨진 듯 마구 뒤엉켜 있는 참혹한 모습. 이들 사체들은 심하게 부패되고 짓이겨져 있어 외관만으로는 성별조차 구분할 수 없는 상태. ○…실종자 가족들은 사체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로 발굴되면 가족을 찾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걱정. 더욱이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시신을 쉽게 내주면 진짜 유가족은 시신조차 못찾게 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애를 태우는 모습. ○…단학에 심취해 지난 5월 휴직계를 내고 계룡산에 입산했던 통일원 서기관 김선호(38·서울 동작구 상도2동 156의 15)씨가 아들 기표군(7·국교 1년)과 함께 숨진채 발견돼 안타깝게 했다. 지난달 27일 지방선거 투표를 위해 서울로 올라온 김씨는 사고당일 아들 기표군에게 장난감을 사주기 위해 삼풍백화점에 들렀다가 어처구니 없는 변을 당한 것. 경기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김씨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 파견 근무할 당시 남북관계 실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으나 이상과 꿈을 초능력을 통해 실현하겠다며 지난 5월 계룡산 단학수련모임에 가입. 지난 75년 대학동문으로 김씨를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려오던 조영희씨(38·청주 서원대 교수)는 남편이 그토록 그리던 통일의 그날을 딸(4)과 함께 기다려야만 하게 됐다. ○…세살배기 딸과 삼풍백화점에 갔다 실종된 윤난희씨(27·여)가 4일 하오 4시57분쯤 B동 지하 2층에서 딸 이선화양(3)을 품에 안은 상태로 숨져 있는 것이 발견돼 주위사람들을 숙연하게 했다. 발견당시 윤씨는 딸 선화양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 있었고 옆에는 유모차가 구겨진 채 덩그러니 놓여있어 구조요원들마저 한동안 말을 잃었다는 후문. ○…사체발굴 작업을 둘러보고 온 실종자가족 대표들은 이날 하오 2시 서울교대 체육관에서 작업진행 상황을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사체발굴 작업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기 어려운 형편임을 설명하고 가족들이 냉정할 것을 호소.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참석한 서울시 대책본부 관계자들에게 『조순시장이 야당출신이어서 정부 지원이 없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며 ▲전문인력과 장비를 투입할 것 ▲사체발굴 현장에서 악취가 많이 나므로 사체 식별이 가능하도록 조속히 작업을 진행할 것 등을 촉구.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건축 및 구조 전문가들은 『이렇게 지어도 5년을 넘게 버텼다는 사실이 오히려 기적에 가깝다』는 반응을 보이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표정. 이들은 『멀리서 보기에는 똑같은 회색을 띤 콘크리트였으나 「콘크리트」라기보다는 「스펀지」라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입을 모았다.
  • 오늘 임시국회 개회/여야­「삼풍붕괴」등 격돌 예상

    제 1백76회 임시국회가 5일부터 11일동안의 회기로 열린다. 국회는 5일 개회식에 이어 이춘구 민자당대표의 연설과 6일과 7일은 각각 이기택 민주당,김종필 자민련총재의 대표연설을 듣는다.국회는 또 8일부터 12일까지 나흘동안 대정부 질문을 벌이며 이어 이틀간의 상임위활동을 마치고 15일 폐회할 예정이다. 지방선거후 민자 민주 자민련의 3당체제가 된후 처음 열리는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지방선거사범처리,삼풍백화점붕괴,외무부 문서변조사건,조순후보 용공음해 시비,대북 쌀제공등 각종 현안을 두고 여야의 격돌이 예상된다. 민자당은 이번 국회에서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를 비롯한 민생현안 해결에 적극 대처키로 하고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구난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재난관리법안 마련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민주당과 자민련등 야권은 이번 국회에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대북 쌀수송선 인공기게양사건,외교문서 변조의혹,용공음해문제 및 정부여당의 보복사정 계획설 등을 집중추궁할 방침이다. ◎대정부질문자 확정 여야는 4일 제1백76회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자를 다음과 같이 확정했다. ▲정치분야(8일)=하순봉 박종웅 박헌기 박제상(이상 민자당) 이원형 이협 김원길(이상 민주당) 조일현(자민련) ▲통일·외교·안보분야(10일)=박명환 김기도 이강두 김사성(이상 민자당)이종찬 김충조 장준익 (이상 민주당) 김진영(자민련) ▲경제분야(11일)=최돈웅 정영훈 김두섭 유승규 김찬두 (이상 민자당) 최락도 박석무 박태영(이상 민주당) 정태영(자민련) ▲사회·문화분야(12일)=구천서 정주일 정옥순 이연석 의원(이상 민자당)신순범 이길재 이석현(이상 민주당) 현경자 의원(자민련)
  • 한국 잇단 참사/“김 대통령 잘못이 아닌데도…”

    ◎“한국인 사고때마다 정부 공격”/뉴스위크지 보도 지난 29일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등 최근들어 한국에서 잇단 참사가 발생하는 것이 김영삼 대통령의 잘못이 아닌 데도 대통령이 비난을 받고 있다고 뉴스위크지가 10일자 아시아판에서 보도했다. 이 잡지는 「사고의 왕국」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인들이 추락,붕괴,폭발사고 등 대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정부를,특히 대통령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으며 대통령은 감독 불충분을 들어 국민에게 사과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지는 심지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불상 하나를 제거했기 때문에 악운이 생겼다는 풍설을 부인하기 위해 기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기까지 했다고 밝히고 부실시공이 삼풍백화점 붕괴의 원인이며 「김대통령의 잘못으로 돌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잡지는 김대통령이 취임당시 피할수 있는 인재의 원인이었던 부패와 책임부재가 발본색원 될 것이라는 희망을 고조시켰던 장본인으로,지난해 10월 성수대교 붕괴사건후 서울시의 부패를 일소하도록 최병렬씨를 서울시장에 임명했으나 이제 최시장의 행정팀 자체가 삼풍백화점의 안전을 기약하지 못한 책임을 추궁받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김대통령에 대한 평판은 급속히 무너져 내리고 있어 최근 4대지방선거 실시로 지난 61년 군사쿠데타이후 폐지된 지자제를 회복하겠다는 공약을 성실히 이행했으나 결과는 「정적들의 지역분할주의」로 서울시장 자리를 야당에게 내주는등 참패를 기록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이 잡지는 이어 김대통령의 반대자들은 김대통령의 군림하는 통치 스타일,반대의견의 불용,각료들의 잦은 해임 등이 이번 선거에서의 패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불교사찰과 성당에서 농성중인 파업 근로자들을 강제 해산시킨 일도 김대통령의 평판을 해쳤다고 잡지는 지적했다.또한 대북관계에서 강경과 유화 사이를 오락가락한 것도 김대통령의 인기를 떨어뜨렸다고 뉴스위크지는 분석했다.
  • 부실 대형사고 최고 「무기」/설계·시공 부실따른 손괴엔 징역10년

    ◎「삼풍대책」장관회의,관련법 고쳐 처벌 대폭 강화키로/「전문구조·구난팀」 신설 정부는 대형 안전사고에 대비한 구조·구난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소방경찰체계를 선진국형으로 확대·개편하고 전문구조구난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3일 이홍구 국무총리 주재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수습을 위한 관계장관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과 인원등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정부의 재난관리체계를 개혁 차원에서 획기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4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인위재난관리법의 제정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인력·장비·통신망등 긴급 구조구난능력을 갖추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대형사고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에 따라 설계·시공·유지관리 소홀로 시설물에 중대한 손괴를 야기해 공중의 위험을 발생시켰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이로 인해 인명을 사상하게 했을 때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처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강덕기서울시부시장은 『군이 보유하고 있는 땅굴 시추용 카메라를 투입해 붕괴된 삼풍백화점 건물 안의 생존자를 찾는 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실종자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무너진 건물의 상판을 굴삭기등 중장비로 끌어올린 뒤 실종자를 수색하는 작업을 3일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 관련공무원 9명 모두 도피/「삼풍」­공무원 유착… 드러나는 비리

    ◎벽 균열 알고도 안전점검 통과/불법 증·개축­설계변경 등 묵인 추정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배경에는 서초구청 담당공무원의 감독소홀 및 공사승인·허가등을 둘러싼 백화점과의 유착관계가 난마처럼 얽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무리한 증·개축과 설계용도변경등 「변칙」을 일삼은 백화점측에 대해 담당공무원이 단 한차례의 제동도 걸지 않았을 뿐아니라 최근 안전점검을 하고서도 「이상이 없다」고 보고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실제 건축물의 용도변경등에는 구청의 까다로운 허가절차가 필요하며 이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로비를 하는 것이 통례라는 것이 건축관계자들의 지적이다.백화점관계자도 당시 로비설이 파다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공무원에 대한 로비여부를 밝히는 열쇠는 구속된 삼풍백화점 이준회장과 이한상대표,그리고 개발사업부장 이모씨가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경의 수사대상에 오른 공무원은 당시 서초구청 주택과장 김영권씨(54)와 주택계장 양주환씨,이종훈(43)·김재근(43)씨등 간부 4명과 김오성(33·지방건축주사보)·정지환(39·행정서기)·이명수(47·건축주사보)·정경수(34)·곽영구(35)씨등 주택과 직원 5명등 모두 9명. 이들은 사고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모두 자취를 감춰 검·경은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수사본부는 일단 백화점측의 설계용도변경이나 증축신청등을 1차로 심사해 계장과 과장등에게 보고하는 위치에 있는 김오성씨등 일반직원의 신병을 확보한 뒤 과장및 계장급과의 승인경위·결재절차등을 조사해 백화점과의 유착연결고리를 풀어나갈 방침이다. 검·경은 이와 함께 서초구청이 지난 3월 중순과 지난달 16일 두 차례에 걸쳐 가스·소방시설·전기안전·증축과 개축등 백화점에 대한 종합안전관리점검을 실시하고서도 대부분 「이상없다」고 보고했다는 데에 결정적인 혐의점을 두고 있다. 즉 지난 4월부터 백화점 5층 식당가 벽에 균열이 생기고 미세한 진동이 나타나기 시작,함석판을 덧대는 등의 미봉책을 쓰고 있었는데도 안전점검을 대부분 통과한 점과 89년10월 물을 가득 채울 경우 70∼1백t정도나 되는 냉각탑 3개를 백화점 옥상에 설치했는 데도 전혀 지적이 없던 점도 공무원과의 결탁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사본부는 관련공무원이 백화점과의 유착관계에서 뇌물을 받았거나 형식적인 「겉치레」 행정관리를 한 혐의가 드러나면 업무상과실치사상죄등을 적용,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 서울선정여중 1학년8반의 기원(「삼풍」 참사/담임잃은 교실)

    ◎선생님 꼭 살아돌아 오세요…/귀가길 찬거리 사러간뒤 실종/구조명단 나올때마다 “혹시나…” 『우리 선생님은 꼭 살아계실 거예요』 3일 상오 서울 은평구 갈현동 선정여중 1학년 8반 교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닷새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담임 신춘복(36·여) 교사를 기다리는 50여 학생의 심정은 답답하기만하다. 사고후 담임선생님이 실종됐다고 주위에서 이야기했을때도 설마설마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지나도 선생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선생님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학교에 나오면 잡답으로 인사를 나누던 학생들은 말을 잃었다.우울한 표정으로 『선생님은 돌아 오실거야』라며 서로를 위로했다. 반장 영아는 혹시나 구조자 명단에 선생님 이름이 나올까봐 집에서는 공부는 뒤로 미루고 한순간도 TV앞을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앞으로 계속 간직하시겠다며 예쁘게 찍힌 사진을 방학전까지 달라고 하셨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학습부장 수진이는 『지난번 중간고사때 선생님이 가르치시는 국어과목에서 우리 반이 꼴찌를 해 선생님이 속상해 하셨다』고 털어놓으며 『기말고사때 꼭 만회를 해서 기쁘게 해드리려고 했는데 이제 어떡하냐』며 울먹였다. 사고일인 29일 신교사는 보통처럼 하오 4시30분쯤 퇴근했다.동료교사 3명과 함께 지하철 3호선 전동차를 타고가다 서울 교대역에서 내렸다. 이때가 5시30분쯤.평소 같으면 동료교사와 내려 간식을 같이한뒤 6시쯤 집으로 향했지만 이날은 곧바로 백화점으로 향했다.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한 찬거리를 사기 위해서였다.이것이 화근이었다. 신교사가 백화점에 도착하자마자 붕괴의 더미에 깔렸다. 지하철을 함께 타고 가다 서울 강남터미널역에서 먼저내렸다는 이혜옥(40·국어) 교사는 『집에 도착해서 6시10분쯤 사고소식을 듣고 신교사집에 전화를 걸어보니 아들이 「엄마가 아직 안왔다」고 해서 불길한 생각이 퍼뜩 들었다』면서 『평소처럼 간식을 먹고 갔으면 화를 면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사고직후 남편 이경호씨(40)는 외아들 현석군(10·국교5)을 외가에 맡기고 아내의 행방을 찾기위해 시내병원과 사고현장을 돌아다녔다.아들이 상심할까봐 절망의 내색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린 제자들과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이 전달됐다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겠느냐』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 3당구도 전망(「6·27」이후 정국:4)

    ◎정국주도권 잡기 “긴장의 연속” 예고/세대교체 공세속 당내 물갈이 박차­여/DJ·JP,「실체인정」 압박작전 펼듯­야 6·27지방선거는 3당구도를 또다른 특징으로 남겼다.자민련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바탕으로 민자·민주양당의 틈새에 끼어든 것이다.특히 이같은 정립구도는 「신3김시대」로도 불린다.그만큼 지역 나눠먹기가 뚜렷했고 그 배경에는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김종필 자민련총재등 이른바 3김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3당구도하의 정국기상도는 「맑음」보다 「흐림」이 우세하다.당장 5일 시작되는 임시국회가 바로미터가 될 것 같다.민주당과 자민련등 야권은 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정국주도권을 위한 「공격」을 강화할 것이고 민자당은 민자당대로 「수비」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외무부문서변조사건,선거사범처리문제등 뜨거운 쟁점만도 한두가지가 아니다.여기에다 국회의원선거구 획정문제와 최근 고개들고 있는 선거구제 개편문제까지 겹쳐지면 정국은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없다. 민자당은 이번 선거에서 확연히 드러난 반민자정서를 추스리는데 초점을 맞출 것 같다.김덕룡 사무총장은 3일 여권 고위인사로는 처음으로 「민자당의 참패」를 인정했다.당초 민자당은 망국적인 지역감정으로 지방자치의 본질이 훼손됐다고 판단,6·27지방선거의 정치적 의미부여에 인색했다.당정개편도 없다고 공언한 민자당이었다.그러나 삼풍백화점붕괴사건이 터진 이후 민자당지도부의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고 민심수습 차원의 대폭적인 당정개편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당정개편이 이뤄지더라도 민자당의 정국운영기조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집권초반의 개혁 기조를 더욱 옥죄어 나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바로 이것은 김대통령의 뜻이기도 하다.특히 김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으로 부활한 DJ와 JP를 겨냥해 세대교체를 거듭 강조할 것이 분명하다.김대통령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두사람을 결코 자신의 카운터파트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세다.이들과의 화해는 향후 정국운영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게 뻔하다는 생각에서다.같은 맥락에서 민정계를 대거 중용하는 「전폭적인 제휴」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이런 기조아래 김대통령은 민자당 지구당위원장들의 물갈이에도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지역할거주의 타파와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15대 총선에서 한판승부를 걸겠다는 뜻이 배어 있다.그러나 이것은 정국긴장의 최대 요인이 될 수 있고 3당구도 변화의 주요 인자일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 반면 DJ와 JP는 3당구도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의한 엄연한 현실인만큼 자기들을 분명한 실체로 인정해달라는 시그널을 김대통령에게 보낼 것으로 보인다.특히 김이사장은 김대통령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과 JP와의 연대를 동전의 양면으로 활용할 것같다.즉 비판도 구애의 변형된 모습이라는 것이다.또 DJ는 정치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일단 호남권 지구당위원장들의 물갈이를 통해 세대교체의 예봉을 피할 것으로 관측된다.나아가 단순한 관리인이 아니라 나름의 대권도전 이미지를 바탕으로 「DJ이후」를 노릴 수 있는 인물에게민주당의 당권을 맡길 공산도 크다.물론 충성심의 담보가 전제조건이다.이기택 총재가 배제된 가운데 이종찬·정대철 고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JP도 DJ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김대통령에 대한 압박작전을 구사할 것 같다.내각제개헌을 겨냥한 세확대도 그의 관심거리다.민자당 내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충청권과 강원,대구·경북등지의 민정계 의원들이 대상이다.특히 그는 3당구도아래서 캐스팅보트 역을 자처할 가능성이 크다.이런 점에서 DJ와 JP는 서로 김대통령의 호감을 사기 위한 오월동주의 연대는 가능하겠지만 동지적 연대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하나 민정계의 이탈가능성과 함께 민주당 이기택총재와 이부영·노무현 부총재등 「반DJ인사」들의 대오이탈도 3당구도 변화의 중요변수가 될 소지는 있다.이미 노부총재는 3일 「새로운 정치세력」을 역설하며 DJ를 강도높게 비판,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어느정도 예고했다.선거구제 개편도 3당구도의 무시못할 변수가 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 67년 광산매몰 16일만에 구조된 양창선씨

    ◎매몰 생환자/“일에 몰두… 사고 잊어야”/지하 1백25m서 물만으로 16일 견뎌/“살아야 한다” 의지 다져 죽음 공포 극복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악몽에 시달립니다』 지난 67년8월22일 충남 청양 구봉광산에 매몰됐다가 16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양창선(65·충남 부여군 부여읍 쌍북1리 629의 2)씨. 충남 논산군 연무읍 안심리 풍원산업의 보일러공으로 일한다.삼풍백화점 붕괴소식을 듣고 서울의 막내아들(32)의 안부를 전화로 확인했다. 『매몰된 사람 가운데 지금까지의 생존자는 10%도 안될 것 같다』며 처음에 지하의 불을 끄려고 물을 뿌린 점을 아쉬워했다.매몰자들이 벽돌과 철근더미에 눌려 제대로 움직일 수 없으므로 물을 따라 밑으로 가라앉는 유독가스에 질식되거나 익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사고를 당한 8월이면 노곤해지며 현기증이 난다』며 구조후 얼맛동안 어둠이 두려웠고 잠이 들어도 악몽으로 가위눌림을 당했다고 말했다. 광산벽이 무너지며 지하 1백25m에 갇힌 그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하루 한홉가량의 물만 마시며 버텼다.어둠 속에서 천장더미에 깔려죽는다는 공포감보다 매몰 3일째부터 다가오는 배고픔과 환영이 생존의지를 약화시켰다. 막장 붕괴 때 쏟아진 돌더미가 가슴을 덮쳐 갈비뼈 두대가 서로 겹쳐진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점차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한숨도 자지 못하며 몸을 주무르고 적당히 움직이며 삶의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구조당시 15㎏이나 체중이 빠진 그는 서울의 병원에서 15일간 치료받고 퇴원후 보일러공자격증을 따고 부여로 이사했다. 어묵을 만드는 지금의 풍원산업에서 일한 것은 지난 83년부터. 황해도 출생으로 양씨가 원래 성이다.1·4후퇴 때 홀로 월남해 해병대에 입대했다.당시 호적에 김씨로 잘못 올려져 바꾸려 했지만 북한 출신이라 「빨갱이」라는 오해가 무서워 고치지 못했다.사고이후 유명해져 본래 성으로 고치려 했으나 입증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금까지 김씨 성을 그대로 쓰고 있다. 김씨는 『살아난 사람은 상당한 기간 안정을 취한 뒤 어떤 목표든지 정해 매달리는 것이 불행한 사고를 잊는 방법의 하나』라고 충고했다.
  • 일자리 찾아간 모자도 실종됐다(「삼풍」 참사/애절한 사연)

    ◎국교생 이승진군 방에는 성모상만 외로이…/“저희 가족을 구해주세요” 책상앞에 간절한 기도문/“백화점 취직” 전화받은 엄마 따라갔다 끝내…/“그림 잘그리고 운동 잘했는데…” 친구들 눈물 『예수님 저의 소원을 들어주세요.엄마가 건강하도록 도와주세요,많은 죄인을 구해주세요』 삼풍백화점 붕괴때 어머니 김명순(37·강남구 논현동)씨와 함께 실종된 이승진(11·논현국민학교 5년)군이 사고 얼마전 그의 책상에 놓인 성모 마리아상 앞에 써놓은 기도문의 일부분이다.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지하의 단칸 셋방에서 품삯일을 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아들의 애틋한 심정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이군은 이번사고를 예견했던 것일까. 『예수님 지금 저희를 살리기 위해 많은 피눈물과 기도를 거듭하시겠죠.예수님 너무 슬퍼마세요.지구도 그리 나쁜 곳은 아니에요. 간절한 기원으로 이어져 있다. 이군은 붕괴사고가 있던 지난달 29일 하오 4시40분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백화점으로 간다는게 어머니의 말이었다.어렵게 사는 형편으로 볼때 백화점에 갈일이 없는 것 같아 의아해 했다.어머니는 『직장을 알아보러간다』고 했다.옛 직장동료로부터 백화점 액세서리코너에 일자리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다.모자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외출이 될 줄 몰랐다. 이군의 성장과정은 순탄하지 못했다.어머니가 이군을 임신했을때 회사원이었던 아버지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몸져누웠다.가세는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친척집을 전전했고 지금은 4평남짓한 지하 단칸셋방에서 살고 있다. 어머니는 4년전부터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나섰다..상점 점원으로 일하거나 재료를 떼어와 집에서 손으로 인형을 만들어 납품하는 등 고된 일이 연속이었다.하지만 아들이 커가는 것을 바라보며 김씨는 고단한 줄 몰랐다. 어린 이군의 효심은 이웃의 화제로도 자주 오르내렸다. 주위사람들은 어렵게 살았지만 구김살없이 잘자라 모두들 칭찬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군은 그림을 잘 그리고 운동도 잘해 반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붕괴사고 닷새가 되는 3일에도 이군의 책상에는 주인이 돌아오지않았다.생환의 간절한 기다림을 담아 급우들이 갖다놓은 카네이션 한송이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느냐』며 이군의 외할머니 권순강(78)씨는 그동안 몇차례나 쓰러졌다. 이군가족과 친구들은 『기도문이 이군의 유품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모두 기도하는 것 뿐』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 막바지 구조작업/중장비 동원 사체발굴 병행/사망 1백7명

    ◎4일 상오 1시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의 생존자 구조작업은 4일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닷새째인 3일 합동구조반은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 백화점 B동 지하 1층과 3층등 4곳에 대해 철야 인명구조작업을 벌였으나 더 이상의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구조반과 자원봉사단은 현재 붕괴현장에서 심한 악취가 나고 지하에 습기가 가득해 4일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조반은 그러나 미군으로부터 시추공 탐지카메라등 첨단장비를 지원받아 막바지 인명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아울러 실종자 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새벽부터 콘크리트 절단기(다이아몬드 윌 커터기) 7대와 포클레인·기중기 6대등 중장비를 동원,사체발굴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구조반은 이날 3차례에 걸쳐 모든 구조장비의 가동을 잠시 중단하고 실종자들의 핸드폰과 무선호출기에 신호를 보낸뒤 전파탐지기로 신호음을 포착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날 이번 사고로 숨진 77명의 희생자에 대한 장례식이 치러졌다.한편 4일 상오 1시 현재 사상자는 사망 1백7명·부상 9백23명(귀가자 2백42명)으로 집계됐으며 신고된 실종자는 3백60명에 이르렀다.
  • 세안빌딩 내진설계 재일교포2세 박종한씨/한국건설업계 「안전불감증」

    ◎「빨리·싸게·적당히」 풍토가 사고불러/일선 준공검사 때까지 수십차례 점검 삼풍백화점이 무너지자 새삼 주목을 끄는 건물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187 재개발구역에 세워진 세안빌딩이다. 연면적 1만3천여평,지하 7층,지상 20층으로 겉으로는 평범하다.그러나 일본의 건축표준기준보다 훨씬 높게 국내 처음으로 4면박스공법으로 지어졌다.진도 7의 강진에도 끄떡 없는 국내에서 가장 튼튼한 건물이다. 소유주인 재일교포 실업가 박종한(70·일본 진흥빌딩회장)씨는 일본 도쿄에 15개의 대형빌딩을 소유하고 있다.일본에서도 손꼽을 만한 기념비적 건축물을 고국에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지었다. 박회장은 삼풍백화점 붕괴에 대해 『빨리,싸게,적당히 등 만성화된 한국의 풍토가 사고를 불렀다』며 『한국 건설업계가 공통으로 지닌 문제이며,앞으로 제2,제3의 사고가 발생한다는 예고』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본의 1급 건축사자격증을 지녔으며,세안빌딩을 설계한 박회장의 큰아들 박철(40·일본 진흥빌딩 대표취체역)씨를 만났다. ­붕괴사고를 보고 느낀 점은. ▲어떻게 건물이 저절로 무너지나.상상도 할 수 없고,믿을 수도 없다.처음 보는 일이다. ­한국 건설업계의 문제점은.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다.아무리 휼륭하게 설계하고,크게 짓는다 하더라도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소용이 없다.안전제일로 생각하고,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해야 한다. ­세안빌딩의 특징은. ▲고품질·고정밀도의 빌딩이다.설계도면과 실제건물(건물바닥에서 20층까지)과의 차이는 고작 5㎜다.4면박스공법을 사용한 것도 안전 때문이다. ­4면박스공법이란 무엇인가. ▲세로방향의 철골을 H빔이 아닌 박스형 철골(고강도의 철판을 박스형으로 이어붙여 제작)을 쓰는 방식이다.수평으로는 H빔을 넣고 H빔과 4면철골의 이음새는 용접하거나 볼트로 고정했다.철근은 보통건물의 3배이상,공사비는 2.5배이상 들었다. ­설계·건축·감리는 어떻게 했나. ▲설계와 감리는 일본의 진흥빌딩이 했다.철골 기반구조의 건축은 현대중공업이 맡았다.감리의 경우 매일 설계도면과 건축내용을 일일이 대조했다. ­이런 튼튼한 건물이 서울에 얼마나 있다고 보나. ▲아마도 없을 것이다.롯데월드와 63빌딩이 지진에 대비해 지었으므로 튼튼하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성과 품질검사다.일본에서는 시민뿐 아니라 공사하는 사람도,감독하는 공무원도 안전에 대한 인식이 투철하다.이런 생각으로 설계도에 따라 준공검사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검사를 거친다.
  • 출판업계 불황/책이 안팔린다

    ◎도서대여점 증가… 잇단 대형사고·지방선거 영향/출판사 50여곳 도산… 신간서적 17% 감소 책이 안 팔린다. 사상 최악이었다고 일컫는 출판·서점계의 불황이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이에 따라 많은 출판사들이 도산하는가 하면 규모가 작거나 지방에 있는 서점들은 전업 위기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또 지난 89년부터 꾸준히 늘어나던 책 발행종수가 올 상반기에는 감소하는등 출판계가 크게 위축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올들어 책방을 찾는 발길이 뜸해졌다는 것은 서점가의 공통된 지적.교보문고·종로서적·을지서적·영풍문고등 서울 대형서점들은 손님이 10∼20% 줄었거나 기껏해야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대도시 변두리의 작은 책방,지방 서점의 경우는 더욱 심해 판매액이 절반이하로 준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독서인구가 감소한 것은 사회적으로 독서 분위기를 해치는 악재가 자주 발생한데다 출판계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타개할 만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34년만에 재개된지방자치 4개 선거를 비롯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수대교 붕괴,아현동 가스폭발,대구 지하철공사 참사,삼풍백화점 붕괴등 대형사고가 잇따라 관심이 온통 그쪽으로 쏠린 것으로 지적됐다.도서대여점 증가,CA­TV 개국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게다가 5월말 「교육개혁」이 발표되는 바람에 학습참고서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 소규모 서점들은 훨신 타격을 받게 됐다. 이를 극복하느라 일부 출판사가 신세대 취향에 맞춘 책들을 내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신세대가 실제로 책을 많이 읽지 않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내용있는 책을 발간하는데 지장을 준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같은 불황 탓으로 지난해 말부터 한림원·삶과함께·다나등 중견 출판사 50여곳이 부도를 내 주인이 바뀌거나 문을 닫았다. 신간의 종류도 크게 줄었다.대한출판문화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새로 나온 책은 1만2천1백12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4천6백3종에 견줘 17%가량 감소했다.그러나 발행부수는 7천7백63만3천여권으로 15.5%가량 늘었다.이는 출판업계가 지난해 불황타개책으로 마련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출판·서점계는 독서 성수기인 여름을 맞아 한가닥 기대를 갖고 있지만 불황이 끝날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 “매몰자 더 버티기 힘들것”비관적 분위기(「삼풍」참사/구조스케치)

    ◎굴착기 투입에 일부가족들 한때 항의/희생자중 3명 며칠째 신원 확인안돼 ○…구조된 직후 사망한 이은영(21)씨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생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고대책본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자가 더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비관적인 분위기. 건물 잔해에 깔려 출혈을 하고 있는 부상자들이라면 이틀이상 버틸 수 없고 깔리지 않았더라도 5일동안 밀폐된 공간에서 음식과 산소공급을 받지 못했다면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 ○…합동 구조반은 사고발생 4일째인 3일 절단기와 산소용접기,해머 등을 이용한 손작업에 한계가 드러나자 중장비와 첨단장비로 구조 작업에 착수. 구조반은 이날 상오 붕괴된 건물의 콘크리트 잔해에 전기드릴로 구멍을 뚫은 뒤 콘크리트 절단기로 30㎡ 크기의 직육면체 모양으로 절단,굴착기와 대형기중기로 들어올리고 있다. ○첨단장비로 수색 박차 ○…구조반은 육군에서 땅굴탐지에 사용하는 시추공 탐지카메라 2대를 긴급지원 받아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많은 지점에 전기드릴로 깊이 1m 가량의 시추공을 뚫은뒤 카메라를 넣어 반경 7m 안을 촬영한 영상을 통해 매몰자의 위치와 생존여부를 확인중. ○…작업진행 방식을 놓고 지휘본부와 실종자 가족들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바람에 이날 상오 11시쯤부터 3시간 동안 구조작업이 중단되는 소동. 현장에서 굴착기 작업이 진행되는 사실을 몰랐던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상오 11시 지휘본부로 몰려와 『굴착기를 이용하면 지하에 있는 생존자가 다 죽는다』고 거칠게 항의. ○…붕괴사고로 막내 여동생을 잃은 김영철(37)·영선(33)·영석(31)씨 삼형제는 사고직후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여동생 수영씨(25·인천시 남구 용현3동)를 찾는데 눈물겨운 노력. 수영씨는 부천 모 백화점에 다니다 출퇴근 시간은 훨씬 길지만 보수를 조금 더 많이 주는 이 백화점으로 사고 3일전 옮겨 수입브랜드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발생 닷새가 지나도록 지하 수색작업이 진척되지 않자 시신이 발굴되더라도 무거운 잔해에 짓눌려 형체를 알아볼 수 있겠느냐는 또다른 걱정.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은 치아검사나 키검사 등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시간이 계속 흐른다면 이 방법도 어려워 유전자 지문감식도 불가피하다는 견해. ○…희생자 가운데 3명의 신원이 며칠째 확인되지 않고 있어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동부시립병원에 안치된 여자 희생자 1명은 꽃무늬 바지와 흰색 부츠차림의 30대로 추정되며 임신 7∼8개월 가량의 임신부처럼 배가 불러 있고 왼쪽 손가락에는 꽃무늬모양의 금반지를,오른쪽 새끼손가락에는 금실반지를 끼고 있다. 이 병원에 안치된 또 다른 여자 희생자는 회색 치마에 검은색 컬러가 달린 베이지색 상의 차림으로 교복을 입은 학생으로 추정되고 있고 보라매병원에 안치된 희생자는 커트 머리에 분홍색 반팔티와 회색치마를 입은 통통한 체격의 여자로 배꼽 오른쪽에 배꼽처럼 파인 작은 흉터가 있다. ○위도주민 위로금 전달 ○…지난 93년10월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로 마을주민 수십명이 숨지는 변을 당한 전북 부안군 위도면 주민이 이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대책본부에 구조비용으로써달라며 1백여만원의 성금을 내놓았다. ○…이날 상오 11시쯤 서울교대 체육관에서 실종자가족임시협의회 대표 박태식(35·주식회사 베이직 삼풍백화점 직영매장 전무)가 실종자 가족 40여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서울 강남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 ○…김모씨등 2명은 이번 사고로 숨진 백화점직원 민모양(22)의 유해를 「이미원」이라고 대책본부에 등록해놓고 유족행세를 하다 경찰에 적발되는 등 보상금을 노린 「가짜유족」이 등장. ○3억어치 귀금속 발견 ○…이날 사고현장에서는 3억원어치의 귀금속이 근 금고가 발견돼 주인에게 넘겨졌다. 이 철제금고는 4층 귀금속가게에 있던 것으로 사고로 숨진 주인의 처남 김모씨가 이날 하오 9시쯤 경찰의 입회아래 찾아내 습득물신고센터에서 공식인수절차를 마치고 주인의 부인 김영선씨(40·송파구 오륜동)에게 전달. ○…주한미군은 3일 삼풍백화점 붕괴사건과 관련,애도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4일 미국독립기념일을 맞아 실시할 예정이던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 ◎「삼풍」 참사 유명인사 주변/고 서석재씨 미망인 외동딸 잃고 통곡/김상헌 판사 어머니 못찾아 “애간장”/대검 김진세 검사장도 처남댁 수소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 가운데 정·재계와 법조계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신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그만큼 삼풍백화점 주변에 유력 인사들이 많이 살고 있던 탓이다. 83년 미얀마 아웅산 테러사건때 순직한 서석준 전부총리의 외동딸 이영(27·미하버드대 재학)씨는 사고당일 하오 5시40분쯤 친구와 함께 삼풍백화점을 찾았다가 친구가 차를 주차시키는 사이 백화점으로 먼저 들어간 뒤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서씨의 미망인 유수경(54·국민대 가정교육과교수)씨와 오빠 익호(30)씨 등 친지는 이영씨마저 잃는 것이 아닌가 하며 눈물속에 이영씨의 생환을 기다리고 있다. 김경회(56) 전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의 부인 배은영씨(53)는 A동 엘리베이터를 타려다 B동으로 옮겨 더 큰 화를 모면했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 김상헌(33) 판사와 김진세 대검찰청 강력부장검사의 가족들도 사고 당시 삼풍백화점으로 쇼핑하러 갔던 어머니 장태숙씨(60)와 처남댁을 각각 애타게 찾고 있다. 올해초 임용성적 1등으로 여검사가 된 서울지검 형사2부 강수진(24) 검사의 어머니 김숙자씨(51·명지대 교수)도 부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어서 평소대로 대학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회장의 숙모이자 구자경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구자일 일양화학회장의 부인 김청자씨는 이번 사고로 숨졌고,현대건설 주철응(58) 상무와 해태그룹 계열광고사 코래드의 권익표 부사장의 부인 강인숙(52)씨는 실종됐다. 지하 1층에 매장을 갖고 있던 삼풍백화점 이준(73) 회장의 맏며느리 추경영씨(45)는 사경을 헤매다 14시간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이밖에 대우자동차 김태구 사장의 부인 김영배씨,삼성전자 반도체부문 대표이사 이윤우(49) 부사장의 부인인 권영옥(46)씨,삼성건설 박운영(63) 고문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삼성자동차 김경태 고문의 부인 등 삼성 가족 10여명이 부상당했다. 법조계에서는 정광진 변호사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맏딸 윤민(29)씨와 둘째딸 유정(28),셋째딸 윤경(25)씨를,서울지검형사6부 윤연수 검사가 부인 서해경씨(26),아들 원진군(2),딸 하은양(1),처제 서명숙씨(24)를 잃었다.또 노종상(60) 변호사의 딸 성은(26)씨는 결혼을 하루 앞두고 신혼여행 물품을 사러 갔다가 남편이 될 김승환(32)씨를 잃었고 서울고법 유지담(54) 부장판사는 부상을 입었다.
  • 통분… 오열… 「슬픔의 바다」(「삼풍」 참사/희생자 장례식)

    ◎세딸 잃은 변호사 애써 슬픔 삼키고…/“약혼 앞두고 홀로 가다니” 애끊는 통곡/운구차에 매달리며 울부짖다 실신도 어처구니없는 참사로 아까운 목숨을 잃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3일 가족과 친지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이른아침부터 희생자들이 안치된 서울시내 병원에서 치러진 영결식에서 아버지·어머니·아들·딸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보낸 유족들은 고인의 이름을 부르다 끝내 실신,영결식장주변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지난 1일 한석훈씨(27·삼성물산 직원)등 7명을 시작으로 2일 23명,3일 47명 등 사고발생 5일째인 이날까지 모두77명의 영결식이 치러졌으며 4일에도 전순덕씨(23·여)등 2명의 장례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이번 참사로 한꺼번에 세상을 떠난 정광진(58)변호사의 세딸 윤민(29)·유정(28)·윤경(25)양의 장례식이 이날 상오 서울중앙병원 빈소에서 친지와 세자매의 친구 등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 정씨는 딸들의 마지막 가는 모습에 애써 슬픔을 삼키는 표정이었으며 부인 이정희(53)씨와 막내딸 윤성(21)양은 울음을 참지 못하고 애타게 흐느꼈다. ○…14구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사고로 숨진 대우자동차 김태구 사장의 부인 김영배(52) 여사를 비롯한 희생자의 장례식이 슬픔에 가득찬 분위기 속에서 진행. 희생자들의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는 순간에는 북받쳐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한 유족들이 통곡하다 실신하기도. 사고가 난 날 슈퍼마켓에 들렀다가 변을 당한 대우자동차사장 부인 김씨의 장례식에는 친지들과 그룹 임직원 등 1백20여명의 조문객이 참석.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은 장지인 충북 증평 선영으로 찾아가 입관순간을 지켜본 뒤 유족인 김사장과 가족들을 위로. ○…이날 상오9시에 치러진 곽정주씨(29·여·의류매장 판매원)의 장례식에서는 어머니 김씨가 『엄마한테 집을 사주겠다고 시집도 안가고 돈을 벌겠다더니 그만 혼자 떠나고 마느냐』고 오열하자 조문객들도 모두 울음을 터뜨리기도. 아버지 곽석성씨(59)도 어머니 김씨와 운구차 앞에서 애끊게 통곡,조문객들의가슴을 아프게 했다. ○…내년에 결혼할 예정으로 약혼을 앞두고 있던 김명희씨(25·여·삼풍백화점 직원)의 장례식장에서도 부모와 친척들이 한참동안 오열. 아버지 김종복씨는 운구차 앞에 선 채로 마냥 눈물을 떨구다 『시집도 못가고 갑자기 떠나버리면 어떡하느냐』며 비통해 했다. ○…사고로 숨진 박미진씨(21·여)의 어머니 이승옥씨(59)는 이날 상오 장례식을 치른 뒤 운구차 옆에 기대어 슬픔을 참지 못해 통곡,친지들이 몸을 부축해 간신히 장례를 치르기도. 이씨는 쉬어버린 목소리로 『내딸 살려내라』고 분노에 찬 울음을 터뜨리고는 『삼풍백화점사장 당장 나와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이날 상오 강남성모병원 영안실 앞마당에서 이번 사고로 숨진 딸 최현아양(22·삼풍백화점 직원)의 발인을 지켜보던 어머니 김경숙씨(41)가 한때 실신. 김씨는 이날 통곡을 하며 딸의 장례를 지켜보다 딸의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는 순간 복받치는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으며 이 바람에 장례식이 지연되기도 했다.
  • 지하기둥 5개 헐고 매장 넓혔다/「삼풍」붕괴 수사

    ◎작년 11월 안전 외면한 공사/하중 불균형… 건물 뒤틀려/용도·구조변경 과정 부실여부 집중조사/철근 기준미달·바닷모래 사용한듯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수사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신광옥 서울지검2차장)는 3일 백화점측이 지난해 11월 지하1층 매장을 넓히는 공사를 하면서 무너진 A동 지하1층의 기둥 5개를 제거하는등 안전을 고려하지않은 무리한 공사를 벌인 사실을 확인하고 정확한 경위등을 수사중이다. 수사본부는 이 공사가 끝난 뒤부터 바닥이 심하게 울리는등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는 지하층 직원및 상인들의 진술에 따라 지하 확장공사의 설계상 하자등을 중점 추궁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백화점측이 A동 지하1층의 4분의1 가량을 차지하고 있던 용품창고를 헐고 완구점·서점등을 새로 만들면서 매장공간을 넓히기 위해 매장 중간의 스낵코너 옆 기둥등 지하층을 떠받치고 있던 기둥 5개를 없애버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실시공된 백화점 주 기둥에 건물 전체의 하중이 더욱 쏠리게 돼 서서히 균열현상을 보이다 사고당일 B동건물이 마치 파괴공법으로 해체되듯 위에서부터 차례로 무너져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관련,당시 지하 스낵코너 근무자 우모씨(41·여)는 『지하매장 확장공사를 벌인 뒤부터 매장바닥이 걸어 다니기에도 불안할 정도로 크게 울려 직원들이 백화점 관리소측에 안전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해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했다. 수사본부의 이날 현장점검 결과,붕괴된 A동 지하 2층에 남아있는 사각기둥 3개는 직경 2㎝ 이상인 철근을 써야하는데도 1㎝가 조금 넘는 기준미달의 철근을 사용하고 바닷모래를 사용한 탓인지 시멘트가 흙처럼 쉽게 부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백화점측은 주 기둥의 이같은 약점을 은폐하기 위해 4면에 철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본부는 이러한 건물전체의 왜곡구조에다 옥상에 설치돼 있던 1백t 무게의 냉각탑이 하중을 더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여기에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지하주차장 확장공사의 굴착작업에서 발생한 진동이 더해져 백화점 붕괴의결정적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와 함께 대형건물의 경우 일반적으로 지하층에 대해서는 안전을 고려,구조변경을 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기둥을 없애게 된 경위와 당시 공사가 정밀한 역학계산과 설계감리에 따라 이루어 졌는지 등에 대해 관계자들을 불러 집중 추궁하고 있다.
  • 유가족 보상협상/빠르면 7일부터

    삼풍백화점의 소유주인 삼풍건설산업은 3일 이 회사 전무 박재원씨를 보상문제협상대표로 서울시에 통보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오는 7일 열리는 유족총회에서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어서 빨라야 7일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시는 유족측 대표가 선임되는대로 회의를 중재,원만한 합의를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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