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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색적 BBK공방

    29일 BBK 의혹사건을 둘러싸고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에서 격한 표현을 섞어 가며 벌이는 공방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면계약서 진위에 대한 검찰수사가 임박한 가운데 이번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도화선이 됐다. 신당은 이 후보를 ‘피의자’로 규정하며 총공세를 벌였다.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이 후보를 ‘침몰하는 타이타닉’,‘붕괴하는 삼풍백화점’에 빗대면서 공격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이 드러난 만큼 이 시각 이후부터는 이 후보를 ‘피의자’라고 부르겠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신당 의원들은 140명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검찰은 대선후보 등록 이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외면했고, 수사 진행상황마저 비밀에 부쳐 국민의 권리를 무시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최근에는 유력 대선후보를 어떻게 수사할 수 있느냐는 의견까지도 검찰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며 검찰이 사건 발표를 축소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압박했다. 손학규·이해찬·한명숙 공동선대위원장 등 의원단 60여명은 곧바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로 항의 방문한 뒤 “검찰은 주가조작 사건의 피의자인 이 후보를 즉각 소환조사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무대응’ 원칙을 고수한 채 신당의 공세에 대해 ‘발악’,‘집단 최면’ 등의 원색적 비난으로 맞받아쳤다. 강재섭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신당이 노망에 걸렸거나 집단 최면에 걸렸다.”고 맹비난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신당이 그동안 김경준과 그 가족의 일방적 진술로 이 후보를 매도했지만 이제 이면계약서가 위조됐다는 윤곽이 드러나고 대선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성을 잃은 채 검찰수사까지 왜곡하려 하고 있다.”면서 “검찰은 정도를 지키고 공정하게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신당의 대검 항의방문에 대해 “검찰 수사를 압박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는 저의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공작수사를 주문하는 공작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신당 정봉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 연루 의혹을 새로 제기했고,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30일 정 의원 고소’로 맞받아쳤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 국감 ‘검증 싸움’에 民生 뒷전

    국감 ‘검증 싸움’에 民生 뒷전

    17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대선 후보 검증과 방어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정 전반을 점검, 민생을 챙겨야 할 국회가 대선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어서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모두 국감을 맞아 ‘정책 검증’을 장담했다. 하지만 두 당은 이명박 후보 때리기와 방어, 나아가 정동영 후보 흠집내기로 정치공방전에 매달렸다. 지난 17일 국감 첫날부터 증인 채택 문제로 파행된 정무위는 금감위·금감원 국감이 예정된 25일에도 진행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통합신당이 BBK 사건 관련 증인을 신청, 한나라당이 보이콧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통합신당은 21일 “한나라당이 정무위에 출석하기로 한 증인들에게 실질적으로 출석하지 말라고 문서를 보냈다.”면서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건설교통위도 정치공방이 뜨겁다. 경부운하뿐만 아니라 이명박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시절 제기된 상암 DMC 특혜 의혹이 관건이다. 오는 29일 서울시 국감에서 증인 출석이 예정돼 있어 두 당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재정경제위에서는 BBK 주가조작,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 등이 핵심이다. 통합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모 주간지를 인용해 “이명박 후보가 LKe뱅크 주식을 매각하면서 양도세 등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양도 행위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다. 세금 탈루 주장은 얼토당토하지 않다.”고 반박했지만 22일 국세청 국감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한편 통합신당의 최재천 대선기획단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BBK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 귀국에 정동영 후보의 한 측근이 개입됐다.”며 귀국 배후설을 거론한 것과 관련,“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정 의원을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행정자치위에서는 정동영 후보 부친의 친일 행위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문화관광위 국감에서 정 후보가 문화방송(MBC)기자시절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취재하다 구조 작업을 방해했다고 공격했다. 법사위 국감에서는 정 후보 처남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 이 후보에 대한 BBK 주가조작 의혹에 맞불을 놨다. 19일까지 국감이 ‘몸풀기’였다면 22일부터는 양당의 전면전이 예상된다. 통합신당은 이 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을 계속하는 한편 ‘성공한 경영인’ 이미지 깨기에 나서는 두 갈래 전략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이 후보의)지지율이 끄떡없다.”면서 “성공한 CEO가 아니라는 것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최대한 막으면서 정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고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후보가 참여정부 핵심인물인 만큼 참여정부 실정을 부각시키는 ‘물귀신 작전’도 병행할 방침이다. 박지연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최재천 인간견문록] 엘비스 프레슬리와 양쯔강 돌고래

    [최재천 인간견문록] 엘비스 프레슬리와 양쯔강 돌고래

    어제 8월16일은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사망한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1977년 그의 죽음 이후 우리나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에 이어 무려 6명의 대통령을 맞았고, 광주민주화운동과 외환위기를 겪었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붕괴했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렀다. 세계적으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었다. 천안문 소요사태가 일어났으며,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했다.9·11 테러에 이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탈레반에 억류된 우리 가족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후 이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건만 엘비스의 팬들은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의 고향인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를 비롯하여 런던·도쿄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열린 추모행사는 역시 모창대회. 의상과 모습은 물론 춤과 노래가 흡사 그를 닮은 많은 사람이 그의 부활을 염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 봤자 엘비스는 이제 다시는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다시는 우리에게 돌아오지 못할 또 하나의 친구가 사라졌다. 영국의 생물학자들이 발표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지난 300만년 동안 양쯔강에서 살아온 민물돌고래가 거의 확실히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 양쯔강 돌고래는 비록 물에 살았지만 가슴지느러미의 뼈가 우리의 손뼈와 비슷한 엄연한 포유동물이다.1950년대만 하더라도 6000여 마리가 살았으며 1999년에 실시한 한 조사에서도 10여마리가 살아 있는 것으로 추정됐는데,6주에 걸친 최근 조사에서는 아무런 생흔도 발견하지 못했다. 비록 엘비스 프레슬리에 비할 바는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지닌 동물인데 이제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양쯔강 돌고래는 최근 반세기 동안 인간의 영향으로 멸종한 최초의 거대 척추동물이다. 하지만 양쯔강 돌고래처럼 우리 인간이 몰아낸 동물은 수없이 많다. 미국 개척시대에 북미 대륙 거의 전역에서 가장 흔한 새 중의 하나이던 나그네비둘기는 20세기에 사라진 대표적인 척추동물이다.19세기 초반에는 무려 30억∼50억마리가 서식했건만 마구잡이 포획으로 인해 1910년쯤에는 단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되었다.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에 서식하던 도도새 역시 1505년부터 유럽인들이 이주해 들어오면서 마침내 1681년 완전히 멸종하고 말았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는 현대 생명과학의 도움으로 멸종한 공룡들이 되살아났지만 현실에서는 아직 불가능한 일이다. 언젠가 생명복제 기술이 발달하여 멸종한 생물을 복원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소수의 개체들을 복원하는 데 그칠 뿐 다양한 유전자 구성을 갖춘 개체군 전체를 되살릴 수는 없다. 자연계에서는 한번 떠난 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도도새, 나그네비둘기, 양쯔강 돌고래는 물론 그들의 문화 역시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도도새의 멸종은 도도나무의 연쇄멸종을 불러왔다. 도도나무의 열매는 도도새의 장을 통과하지 않으면 발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사람은 파리나 빈대처럼 멸종될 수 없다.”고 단언했지만 나는 오히려 파리나 빈대보다 우리가 먼저 멸종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의 손에 무참하게 멸종의 벼랑으로 밀려 떨어지는 그 수많은 생물들이 붙들고 있는 끈에 우리의 발목도 함께 묶여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기다란 직육면체의 나무토막들을 켜켜이 쌓은 후 하나씩 빼다가 전체를 무너뜨리는 사람이 지는 젱가라는 놀이가 있다. 하나 둘씩 우리 손에 뽑혀나가는 그들과 함께 끝내 우리도 연쇄멸종의 희생물이 되고 말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하나뿐인 지구를 살려내야 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서거한 ‘그’와 꼭 닮은 ‘그’

    서거한 ‘그’와 꼭 닮은 ‘그’

    “거짓말은 내 밥이지. 밥은 하루에 세 번 먹고 거짓말은 하루에 스무 번 정도 하니까.”(‘오늘의 거짓말’ 중에서) 작가 정이현의 두번째 소설집 ‘오늘의 거짓말’(문학과지성사)의 인물들은 거짓말에 능하다. 이들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기억을 내밀지만 모두 ‘오늘’로 수렴된다. 2004년 봄부터 2006년 가을까지 써온 10편의 단편. 그 안에 맴도는 거짓말들은 작가의 말처럼 “맨들맨들해 보이는 안전한 일상 뒤의 틈새”를 가리는 안전장치다. “정이현을 위악적인 작가로 알고 있었다.”는 박완서는 이번 작품에서 따뜻하고 깊이 있는 시선을 봤다고 평했다. 그 평처럼 정이현은 그동안 멀찍이 떨어져 있던 인물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 시대와 제도를 툭툭 냉소하던 태도도 달라졌다. 작가는 개인이 감내해낸 세월 속에 시대가 어떻게 침투했는지 밝혀낸다.“저는 역사의 사건을 막연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어간다고 봐요.” 그래서 연민의 시선이 느껴질 거라고 그는 추측했다. ‘삼풍백화점’이 그 한 예다.‘삼풍백화점’은 작가의 말을 빌리면 “지난 게 아니라 폭삭 무너져버린 청춘에 대한 얘기”다. 백화점이 무너지기 30분전에 빠져나온 경험이 있는 정이현은 “그 곳은 내게 개인적, 일상적 공간이었는데 무너지고 나니 사회의 문제가 집약된 공간으로 호명됐다.”고 회고했다. ‘오늘의 거짓말’의 주인공은 1979년이라는 출생연도를 통해 ‘박정희’라는 시대의 방점을 상징한다. 쿵쿵거리는 소음 때문에 윗집의 벨을 누른 주인공은 1979년에 서거한 ‘그’와 꼭 닮은 ‘그’를 보고 세상에 이 사실을 알려야하나 말아야 하나로 전전긍긍한다. 결혼이나 취직, 대학입학, 출산 등 정상인이라면 걸어야 할 삶의 코스들이 늘 궁금하다는 작가. 그게 개인의 문제인지 시스템의 문제인지, 왜 그렇게 됐는지를 캐묻는 게 그의 관심사다. 그 관심은 이번 소설에도 다양한 연령과 다른 성(性)의 화자를 통해 반복된다. 하지만 정이현은 여전히 ‘쿨한’작가로 남고 싶어한다.“그래도 냉정했으면 좋겠어요. 겉으로 보이는 건조함이나 차가움 속에서 작가의 물기나 흘리지 못하는 눈물을 읽어줬으면 하는 거죠.”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한국건설 60년]”해외 수주 올 200억弗”…지구촌 대역사의 주역

    [한국건설 60년]”해외 수주 올 200억弗”…지구촌 대역사의 주역

    ●현대 65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 해외수주 1호 해외 건설은 현대건설이 1965년 11월 태국의 파타나∼나라타왓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면서 본격화됐다.80년대 성장기와 90년대 중반 도약기를 거쳤다가 외환위기 직후에는 침체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금액은 165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올해는 5월 말 12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1%나 증가했다. 올해 200억달러 이상 수주가 예상된다.20일 건설의 날을 맞아 외화 획득의 효자인 해외건설을 기념비적 사업을 통해 짚어봤다. 현대건설이 완공한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지대인 주베일항은 국내 건설업계에 의미가 깊다. 선진국 업체의 독무대였던 해상유조선 정박시설(OSTT) 시장에 진출, 성공리에 공사를 마쳤기 때문이다. 단일 업체가 수주한 단일 공사로는 당시 세계 최대였다. 공사 금액 9억 4400만달러는 계약한 76년 당시 환율로 따져 원화로 4600억원 정도였다. 이는 그해 우리나라 예산의 25%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 공사는 ‘20세기 최대의 역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현대는 또 81년 말레이시아가 발주한 페낭대교(총길이 7958m)를 수주했다. 입찰에서 2위였지만 공기를 30주 앞당기겠다는 제안으로 공사를 따냈다. 당시 동양 최장, 세계 세번째로 긴 다리였다. 완공은 85년 8월. ●삼성 버즈 두바이 세계 최고층 건물 ‘등록´ 삼성물산이 한창 공사 중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버즈 두바이도 빠질 수 없는 건축물이다.2009년 완공되면 800m(170층)가 넘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 된다. 높이에 걸맞게 건물 연면적도 어마어마하다. 잠실종합운동장 56배 넓이인 15만평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세계 최고층인 말레이시아의 KLCC빌딩(452m·92층)를 세웠다.2004년 타이완의 타이베이 101(101층·509m) 이전 완공되기 전까지 세계 최고층 빌딩이란 칭호를 들었던 쌍둥이 건물이다. 쌍용건설이 지은 싱가포르의 래플즈 시티 복합건물은 국내 업계의 해외건설사업 반세기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꼽힌다.80년 착공한 건물은 당시 세계 최고층(73층)과 최대 객실(2065개)로 진기록을 세웠다. 공사금액은 4억 1000만달러였다.86년 6월 완공됐다. 쌍용이 2000년 완공한 두바이의 에미리트 타워호텔은 여전히 두바이의 3대 건축물로 불린다.‘중동의 홍콩’ 두바이에서 쌍용의 명성을 높인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쌍용 에미리트 타워호텔 두바이 3대 건축물로 대우건설이 97년 완공한 파키스탄 고속도로는 단일 업체가 시공한 세계 최장의 고속도로이다.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산업도시인 라호르(357㎞)를 잇는다.21세기 ‘실크로드’로 불린다. 공사금액은 11억 6000만달러나 됐다. 대우는 이 공사를 설계부터 관리까지 턴키방식으로 진행했다. 뒤늦게 해외건설에 눈을 돌린 롯데건설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롯데루스’를 한창 공사 중이다.4억달러짜리 공사로 1단계인 백화점과 사무실은 올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GS건설의 오만 아로매틱스 플랜트,SK건설의 멕시코 카데레이타 정유소 등도 한국건설의 위상을 높인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한강의 기적’ 견인… 시장규모 520배 성장 한국 건설산업은 1947년 조선토건협회가 창립되면서 태동했다.1950년 현대·극동 등 61개였던 건설업체는 지난해말에는 5만 3329개사로 늘어났다. 건설시장도 1973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56조원으로 520배가 증가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불합리·불투명하다는 오명(汚名)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70~80년대 국가경제 이끈 ‘효자´ 건설은 50년대에는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국토를 복원하면서 ‘산업’으로 자리를 매김했다.60년대 들어 건설인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다. 국토개발을 중심으로 경제개발이 본격화됐다. 당시 치수사업과 전국 주요도로의 포장, 항만, 상하수도 등으로 사업이 확대됐다. 65년 제2한강대교와 섬진강댐이 준공됐다. 국내 첫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23.89㎞)는 68년 12월 준공됐다. 70년대는 전국 고속도로와 지하철 건설의 골격이 마련됐다.70년 중반이후 중동 건설시장의 붐으로 건설이 국가 경제의 ‘효자’로 한단계 더 성장했다. 이에 맞춰 75년 해외건설촉진법이 만들어졌다.70년 7월에는 경부고속도로(425.48㎞)가,74년 6월에는 서울지하철 1호선이 각각 개통됐다. 한국 건설은 80년대에는 국가 경제발전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말도 들었다. 국내에서 주택 200만 가구와 올림픽 경기장 등 사회간접자본이 활성화됐다.87년 건설업 고용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84년 88올림픽경기장이 완공됐고,88올림픽고속도로가 개통됐다. 한국 경제의 상장이자 서울의 랜드마크인 63빌딩은 85년 7월 준공됐다. ●90년대 UR·성수대교 붕괴 등 시련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로 건설시장이 개방됐다. 또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등 부실시공의 뼈저린 교훈을 얻은 시기이다. 외환위기에 따른 경영난과 연쇄부도 사태로 건설산업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90년 분당신도시가 착공돼 96년 입주됐다.96년 국내 최대 규모의 LNG생산기지인 인천LNG생산기지가 완공됐다. ●2000년대 선진 경영기법 도입 재도약 외환위기 이후 건설산업은 선진경영 기법을 도입하고 수주전략을 합리적으로 짰다. 단순 시공을 넘어 수익성 분석을 통한 수주와 고부가가치 사업에 치중하게 됐다.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했으며, 같은해 12월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됐다.2002년 10개의 월드컵 축구경기장이 건설됐고, 단군 이래 최대 역사로 불리는 경부고속철도가 2004년 4월 개통됐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현대산업개발 본사사옥(아이파크타워)도 랜드마크로 꼽힌다.2004년 11월 완공한 이 건물의 외관이 특이하다. 설계의 기본 컨셉트는 ‘탄젠트’이다.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변하는 기술을 상징하는 직선과 세계와 자연을 상징하는 원, 인간을 표현한 사각형을 건물 외관에 투영했다. 또 롯데건설은 서울 잠실에 112층(555m)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구상하고 있다. 경주의 첨성대를 모티브로 한 제2롯데월드는 사업비 1조 7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추진여부는 곧 결정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인도양에 면해 있는 인구 300만명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더반은 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다. 흑인, 백인, 혼혈인에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대거 이주한 인도인에 이르기까지 더반에는 4가지 인종이 섞여 있다. 같은 꿈을 꾸지만 다른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더반으로 떠나본다.●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종민은 지연과 태섭을 위해 이혼을 결심하고, 원희를 찾아가 자신이 이혼할 테니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설득한다. 태섭의 엄마는 지연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한다. 지연을 만난 태섭의 엄마가 태섭과 헤어지라고 말하자 지연은 그럴 수 없다고 답한다. 제발 허락해 달라고 말하는 지연 앞에서 태섭의 엄마는 심장을 부여 잡고 쓰러지는데….●행복주식회사(MBC 오후 4시40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원의 행복’ MC 이혁재를 만난 김창렬은 당구 게임을 벌이고, 싸게 먹기 위해 자신의 가게에서 일을 시작한다. 한편 국군 장병들은 별을 위해 피켓을 들고, 별은 그들과 한목소리를 외친다. 대기실에서 상대도전자 김창렬을 만나 아끼지 않고 도시락을 내놓게 된 사연과 이기찬, 알렉스에게 ‘빌붙기’를 시도하는 모습을 지켜본다.●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5분)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이 자살하는 모습을 지켜본 S씨. 여전히 그날의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그녀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삼풍백화점 및 성수대교의 붕괴,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추락사한 사고 등 대형 재난의 목격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또 왜 우리 사회가 이들의 정신적 상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알아본다.●희망풍경(EBS 오전 7시10분) 지방 장애인 기능 경시대회가 올해도 열렸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이 대회는 우수 장애인을 육성하여 기능수준을 향상 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주최한다. 직종별 금상 입상자는 전국장애인기능대회 출전권이 주어지므로 더욱 그 의미가 깊다. 모두 366명의 장애를 가진 기능인이 펼친 치열한 경쟁의 현장을 찾아가 본다.●월드 투데이(YTN 오후 5시30분)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인 경마. 경마를 적은 비용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경주마를 공유하는 것이다. 마주 조합을 만들어 일정한 공간을 마련하면 매일 아침 애마와 만날 수 있다. 조합원들은 경마장에서뿐 아니라 마구간에서 사료를 먹이고 수영하는 것도 지켜볼 수 있다.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그리움과 애잔한 사랑이 가득한, 상실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영화 ‘가을로’의 매력에 빠져보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제작 영화세상·26일 개봉)는 ‘번지점프를 하다’‘혈의 누’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의 세번째 작품.11년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모티프로 그때 그 사고에서 있었을 법한 사랑을 담았다. 사랑을 그리는 남자의 발걸음을 따라 단풍으로 물든 우리나라 가을의 정취를 화면 가득 펼친다. 1995년 여름, 사법연수원생 현우(유지태)와 방송사 PD 민주(김지수)는 결혼을 한달 앞두고 있다. 함께 백화점에 혼수용품을 보러 가기로 한 날, 일이 생긴 현우는 기다리겠다는 민주에게 먼저 백화점에 가라며 다그친다. 홀로 자신을 기다리는 민주에게 서둘러 가는 현우의 눈앞에서 백화점이 내려앉는다. 세월이 흘러 참사가 가족, 친구, 연인을 잃은 당사자만의 아픔으로 남아 있을 즈음, 현우에게 민주의 빛바랜 일기장이 전해진다. 신혼여행을 꿈꾸며 아기자기한 그림, 사진으로 꾸민 일기장을 따라 여행을 떠나는 현우와 함께 아름답고 애잔한 로드무비로 빨려들어 간다. 현실과 과거, 잃어버린 사랑을 되짚어가는 현우와 고통의 기억을 안고 사는 세진(엄지원), 현우의 시선과 민주가 그렸을 법한 풍경이 자연스럽게 교차되면서 영화는 들뜨지 않고 잔잔하게 흐른다. 우이도, 소쇄원, 내연산 등 7번 국도를 따라 가며 담아내는 풍광에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과 같은 그윽한 선율이 보태져 가을의 감성을 완성한다. 모두가 경악했던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할리우드식 영웅 이야기나 투쟁 일대기 대신, 소박하고 부드러운 멜로로 풀어내며 아픔을 어루만진다. 영화 속 대사를 응용해 본다.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관객의 마음 속에는 그 누구와의 사랑, 누구를 향한 그리움 가득한 숲이 만들어져 있지 않을까.15세 관람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제작보고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제작보고회

    올 가을엔 스크린 밖으로 서정이 뚝뚝 묻어나오는 감성멜로를 만나게 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오는 26일 개봉하는 ‘가을로’(제작 영화세상)는 ‘번지점프를 하다’‘혈의 누’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의 세번째 작품이다. 9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김 감독을 비롯해 남녀주인공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이 나란히 참석했다.“자잘하게 들끓지 않고 큰 움직임으로 다가가는 멜로를 찍으려 최선을 다했다.”는 감독의 제작소회를 시작으로 배우들과의 문답이 내내 화기애애하게 이어졌다. ‘가을로’는 결혼을 앞두고 백화점 붕괴사고로 목숨을 잃은 민주(김지수)와 10년이 지난 뒤에도 죽은 약혼녀를 잊지 못하는 남자 현우(유지태)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 민주가 죽은 뒤 어느 날 현우에게 한 권의 일기가 배달되고, 현우는 민주가 적어놓은 일기 속의 지도를 따라 가을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여행길에서 만난 여자 세진(엄지원)에 끊임없이 민주의 흔적이 오버랩된다. # 한 폭의 수채화가 된 멜로 임권택 감독 밑에서 조감독으로 오랫동안 연출수업을 받은 감독의 장기가 빛을 발했다. 김지수·엄지원이 각각 “촬영현장인 소쇄원과 구룡사의 운치 넘치는 풍광을 잊을 수 없다.”고 침이 마르도록 화면의 서정성을 자랑했을 정도. 로드무비 형식의 멜로로 다듬어내기 위해 사계절의 변화를 화면 가득 담아야 했고, 덕분에 촬영기간이 10개월로 늘었다. “내 영화에 조금이라도 장점이 있다면 그건 모두 임권택 감독의 영향”이라고 전제한 김 감독은 “길, 사계의 변화를 스크린에 담아내는 건 아주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7번 국도는 ‘창(娼)’의 조감독 시절부터 눈여겨봐온 촬영지였다.“(7번 국도는)이후로도 따로 혼자 여행했을 만큼 좋아했던 길”이라며 “어떻게 찍어야 좋을지 임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었는데 끝내 그건 못했다.”며 웃기도 했다. 10개월의 긴 촬영일정에 대한 감회는 엄지원도 남달랐다.“처음 출연제의를 받을 때 감독님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세 배우와 ‘자연’이라고 했었다.”며 “좋은 날씨와 햇살, 구름을 기다리느라 열 달이 흘렀으며 감독에 대한 전폭적 믿음에 그 열 달이 즐겁기만 했다.”고 말했다. # 사회적 메시지 껴안은, 사려깊은 멜로 ‘가을로’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제작 전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 가까운 현대사의 얼룩을 멜로드라마로 껴안은 영화에 배우들의 부담이 없었을 리 없다. 삼풍백화점 붕괴에 대한 배우들의 개인적 기억이 영화에 어떻게 화학반응을 일으켰을까.“어머니가 당시 전화를 해서 ‘어디냐?’고 물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 고급 아파트가 들어섰다는 사실 자체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일 아니겠어요?”(유지태) “여주인공이 붕괴현장에서 죽어가는 모습이 영화 속에 등장하기도 해요. 아픈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희망을 얘기하는 소박한 영화라서 참여한 작품이에요.”(김지수) # “멜로영화는 줄다리기 같은 것…” 김지수·엄지원은 멜로물의 단골 여주인공들. 특정장르에 묶이는 배경엔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도 같다.“멜로 장르를 워낙 좋아해요. 이번에 처음으로 멜로 아닌 멜로 연기를 하게 됐어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감독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멜로는 줄다리기와 같아서 너무 당기면 과해지고, 너무 느슨하면 긴장감을 잃게 된다고. 그 말을 듣고 ‘가을로’가 좋은 영화가 될 거라고 확신했죠.”(엄지원) “‘가을로’에 이어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감독 변승·11월 개봉)까지 두 편의 멜로로 올 가을엔 관객을 만나게 됐어요. 그러나 두 영화의 색깔과 사랑의 느낌은 전혀 달라요. 앞으로 멜로영화를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른 색깔의 멜로가 들어온다면 또 찍고 싶을 거예요.”(김지수)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삼성그룹-年 1만여 임직원 자원봉사 참여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삼성그룹-年 1만여 임직원 자원봉사 참여

    기업들이 소외계층 곁으로 다가가고 있다. 일회성에 그쳤던 형식적인 봉사활동도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객사랑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진다. 업의 모범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한다. “기업은 고객의 사랑과 사회의 믿음 속에서 커갑니다. 사회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그늘진 곳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올해 신년사 한 대목이다. 삼성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사회공헌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연간 4대 이벤트(헌혈 캠페인, 창립기념 자원봉사 대축제, 삼성 자원봉사 대축제, 연말 불우이웃 돕기)를 비롯해 삼성이 첫 발을 내디딘 것이 적지 않다. 이 회장이 1989년 “빈곤의 대물림 고리를 끊기 위해 그들의 자녀를 맡아 양질의 보육을 시키고 부모들이 안심하고 경제 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해서 시작한 삼성어린이집사업은 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지난달 말 현재 전국에 30개의 ‘삼성 어린이집’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420여명의 보육교사가 3800명의 아동을 돌보고 있다. 또 동물을 매개로 한 사회공헌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개를 활용한 활동으로는 맹인 안내견, 인명 구조견, 보청견, 치료견, 애완견, 검역견 등이 있다. 말을 활용한 치료마(정신지체아동 재활 훈련용)도 있다. 이들 사업에만 지난해 117억원이 투입됐다. 국가적인 재난재해 때 그룹 차원의 전문적인 구호활동 체계를 갖추고 있는 점도 꼽을 만하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직후 발족한 ‘3119구조단’은 350명(특수 구조대원 35명 포함)의 구조대원과 인명 구조견을 보유하고 있다.2003년 태풍 매미 때도 거제 지역에 출동해 침수지역 수색 및 철거 등의 작업을 도왔다. 연인원 1만여명의 임직원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특히 인명 구조견은 타이완 지진과 고베 지진 때에도 파견돼 생존자 구출의 성과를 올렸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원청건설사→전문건설사→현장소장→십장→팀장 5단계 임금 떼여

    원청건설사→전문건설사→현장소장→십장→팀장 5단계 임금 떼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K빌딩 건설현장. 온 몸에 페인트가 묻은 일용노동자 정경복(42)씨의 표정이 굳어 있다. 정씨는 지난해 도곡동 아파트 건설현장 등에서 넉달 동안 일한 임금 410만원 중 280만원을 못 받았다. 현장을 소개해 준 ‘십장(오야지)’ 권모(46)씨가 임금을 주지 않고 잠적해 버렸기 때문이다. 현장소장과 관련 건설회사들을 두루 찾아다녔지만 “하도급업자(십장)에게 돈을 줬으니 우리는 책임이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 답답한 마음에 진정을 넣으려고 지난달 노동부 노동사무소를 찾았지만 담당자는 “권씨의 주소와 주민번호를 알아오라.”고 했다. 정씨는 현재 아내(36), 아들(4)과 함께 서대문구 남가좌동 친형집에 얹혀 살고 있다.“임금이 밀리는 통에 2000만원짜리 적금도 해약하고 아들이 세뱃돈으로 마련한 50만원짜리 예금통장까지 깼습니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 임금체불 부채질 건설노동자들이 심각한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다. 원청회사부터 전문건설사-현장소장-십장-팀장 등으로 이어지는 불법 다단계 공사하청 관행이 하도급업자들의 임금 떼어먹기, 건설업체들의 책임 방기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임금을 떼이고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인천시 산곡동에 사는 장상찬(47)씨도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주안동 상명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거푸집 공사일을 했지만 4개월치 임금 1000만원을 받지 못했다. 역시 십장이란 사람이 돈을 들고 도망쳤다. 장씨는 25년 동안 일용노동으로 돈을 벌어 보증금 500만원, 월세 26만원짜리 5평 단칸방에서 중학교 1,2학년 아들을 키워왔다. 지금은 월세와 아이들 학교급식비가 4개월째 체납됐다. 이윤복(48)씨도 장씨와 함께 석달 동안 일한 노임 660만원을 받지 못했다. 이씨는 현재 서울 용산의 아파트 건축현장에서 하루 12시간 동안 땀을 흘린다.“초등학교만 나와 배운 것도 없이 노동 현장에 뛰어든 우리가 법적으로 체불임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어찌 알겠어요.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건설현장 임금체불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노동부에 따르면 2002년에는 노동자 3182명에 금액 74억 8700만원이던 건설임금 체불 규모가 지난해 1만 8211명,584억 3400만원으로 사람 수는 6배, 금액은 8배로 증가했다. 하도급 공사 하청의 최고 상위 단계에는 공공기관이나 재건축조합 등 ‘공사 발주처’와 ‘원청건설사’가 있다. 그 밑에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전문건설사’가 하청을 받고 또다시 중간 매개 역할을 하는 ‘이사’와 ‘십장’,‘팀장’ 등 단계를 거쳐 현장 노동자들까지 내려온다. 상명아파트 재건축현장도 Y건설(원청업체)-S건설(전문건설사)-십장-현장팀장-노동자들로 이어지는 5단계 구조였다. 십장이 임금을 갖고 도망쳤지만 체불에 대한 법적 책임은 현장팀장이 질 뿐 윗 단계 건설사들은 상관이 없다. ●임금체불 발뺌해도 법적 대응책 없어 건설산업기본법은 원청업체와 전문건설사가 직접 노동자들을 고용하게 해 이런 다단계 하도급은 불법이다. 하지만 1995년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난 뒤 부실공사를 방지하자는 취지로 불법 하도급 업체들을 실명화·양성화하기 위해 이듬해 2월 ‘시공참여자’ 제도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는 하도급업자들의 이름을 시공참여자로 등재할 수 있도록 해 다단계에 합법의 허울을 씌워주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임금지급과 4대 보험 등 책임을 한 개인에 불과한 팀장에게 떠맡기고 상위에 있는 건설사들은 책임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25일 제도 폐지안을 급하게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 제도가 폐지되어도 건설현장의 뿌리깊은 다단계 하도급은 여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계는 다단계 하도급을 했을 때 원청업체가 건설노동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직접고용 의제’를 신설하고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에 대해 도급인과 수급인이 공동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전문 강문대 변호사는 “시공참여자 제도가 폐지되면 음성적인 다단계가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염려되기 때문에 직접고용 의제 등으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안전결함 수두룩…아찔한 어린이 놀이시설

    [세이프 코리아] 안전결함 수두룩…아찔한 어린이 놀이시설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은 많이 개선됐다. 각종 재난 관련 법률이 정비되고, 생활안전이 어느 정도 정착돼 가는 데에는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등 ‘후진국형 재난’이 약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어린이 놀이시설 관련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꾸준히 늘고 있다.2000년대 들어 어린이 안전사고 건수와 사상자는 한 자리 숫자였다가 2003년 들어 사고건수 13건에 사상자도 29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놀이시설은 자칫 안전관리가 소홀할 경우 ‘공포의 덫’이 될 수 있다. ●2003년 이후 급증 현재 전국의 놀이시설은 모두 233개. 검사 대상 놀이기구의 숫자에 따라 종합 유원시설(6종 이상), 일반유원시설(1종 이상), 기타유원시설(검사 대상 0종)로 나뉜다. 종합은 37개, 일반 120개, 기타 76개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최근 청와대와 국회에 보고한 ‘놀이시설 사고현황’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8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사망 3명, 중·경상 59명 등 모두 62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가장 많은 피해자가 속출한 해는 2003년. 모두 6건의 사고가 터지면서 사망자 1명, 중상자 1명을 포함해 모두 2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 5일제 확산과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용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고 유형별로는 시설물 관리미숙이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탑승자 부주의 3건 ▲운행자 관리 미숙 2건 등의 순을 보였다. 사실 전체 어린이 안전사고 중 놀이시설 사고의 비율은 그리 크지 않다.2003∼2005년에 발생한 9727건의 어린이 안전사고 가운데 놀이시설 사고는 전체의 10.5%인 1019건. 대신 60%가 넘는 5893건이 가정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놀이시설의 비율은 급증하고 있다.1세 미만 1.0%에서 ▲1∼3세 5.0% ▲4∼6세 13.0% ▲7∼14세 17.5%로 늘어난다. 유치원에 들어간 이후부터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횟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질적인 안전서비스에 신경써야 하지만 놀이시설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시설 자체의 안전시설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소방방재청과 문화관광부,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유원시설 안전관리실태 중앙합동표본점검’ 결과 대상이 된 6개 놀이시설에서 무려 104건이나 안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구체적으로 충북 D시설과 제주 A시설은 탑승물 이용제한 안내표시가 아예 없었다. 이어 서울 D시설·경기 H시설은 안전벨트·안전바 고정장치 미비, 감속기·긴급정지장치 미보수로, 또 경기 H시설은 놀이기구 운전실내 안전행동요령 미비, 위험물 방치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 이들 시설의 지적사항은 점검 직후 바로 시정됐다. 그러나 이곳을 찾았던 어린이들은 시설 운영자와 관리자 등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에 의해 상당 기간 결함이 있는 놀이기구에 몸을 맡긴 셈이다. 최근 일어났던 놀이시설 사고도 안전불감증에 의한 것이었다. 지난 3월6일 오후 5시40분쯤 롯데월드 안전과 직원이 아틀란티스 놀이기구를 타다 석촌호수에 추락,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직원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안전바와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놀이기구를 타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어 26일 오전에는 롯데월드 지하통로와 매표소 앞 등에 인파가 몰려 모두 35명의 시민들이 넘어지면서 경상을 당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롯데월드 측에서 예상 인원을 정확하게 산출하지 않은 채 사망사고를 사과하는 뜻에서 무료 개장을 했다가 벌어진 ‘후진국형’ 사고였다. 방재청 관계자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놀이시설에서는 조그만 실수도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업체들은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까.’라는 생각보다 이제 ‘얼마나 안전하고 즐겁게 고객들을 모실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관리·감독 ‘사후약방문’ 놀이시설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은 미흡한 법체계와 더불어 당국의 안전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놀이기구를 타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롯데월드는 송파구청 등 관계 당국의 지도점검도 받지 않았다.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에는 사고의 위험이 높은 놀이시설은 안전성 점검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기계결함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관리상 문제로 발생된 사고였기 때문에 지도점검이나 놀이기구의 재점검이 필요없었다는 설명이다. 관련 법규인 관광진흥법 자체도 허술하긴 마찬가지다. 자체적으로 시정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문화관광부는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시설 전체인지 사고시설만인지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놀이시설 관리·감독 주체도 문광부, 소방방재청, 관할 지자체 등으로 나뉘어 있다. 방재청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어린이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지만 실질적으로 제재할 권한은 별로 없다. 따라서 정부의 대처는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놀이시설에서의 어린이 안전사고는 보호자의 부주의에 의해서도 자주 발생한다. 이 때문에 놀이기구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일수록 보호자는 항상 곁에서 지켜봐야 한다. 또한 보호자는 놀이기구를 타기 전에 손잡이, 보호장치, 부식상태 등을 확인한 뒤 어린이를 태우는 섬세함도 필요하다. 장신구 등이 놀이기구에 끼일지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각종 끈이나 목걸이 등은 기구에 탑승 전 반드시 빼놔야 한다. 본인이 무서워하는 놀이기구에 억지로 태우는 것도 삼가는 것이 좋다. 놀이시설에서 어린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호자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함’이 요구된다. 먼저 119로 신고한 뒤 상태를 자세히 말하고 지시에 따라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부정확한 처치는 되레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머리를 다쳤을 때는 특히 목을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뇌에서의 추가 출혈 등을 막기 위해서다. 겉으로는 말짱하더라도 토하거나 잠만 자려고 하거나, 코에서 계속 피가 날 때는 병원으로 즉시 데려가야 한다. 어린이가 골절상을 당하면 먼저 심한 출혈을 멈추게 한 뒤 몸을 고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골절부분을 응급처치할 때는 나무판자 등을 골절부위에 대고 압박붕대나 천으로 감아서 고정시키는 것이 좋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1층이상 건물·대형교량·항만등 1종시설물 내년부터 안전등급 공개

    21층이상 건물·대형교량·항만등 1종시설물 내년부터 안전등급 공개

    21층 이상의 호텔과 백화점은 물론 대형 교량·항만·댐 등 1종 시설물에 대한 안전등급이 내년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또 16층 이상의 호텔과 백화점,1종 시설물에 포함되지 않은 중소형 교량·항만·댐 등 2종 시설물에 대한 민간 안전진단 기관의 점검 결과는 공공기관이 다시 검증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63빌딩이나 롯데호텔, 성수대교 등의 시설물이 어느정도 안전한지를 판단하는 안전등급을 인터넷 등을 통해 볼 수 있게 된다. 건설교통부는 이같이 1·2종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정부는 종전까지 1종 시설물에 대해 정기적으로 평가했던 상태등급을 안전개념을 덧붙인 안전등급으로 바꿔 시행하기로 했다.1종 시설물은 21층 이상 또는 연면적 5만㎡ 이상의 대형 건축물이나 500m 이상의 교량 등 대형 시설물을 말한다. 상태등급은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등 안전진단전문기관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결과에 따라 A∼E등급이 부여됐다. A등급은 최상의 상태며 B∼C등급은 안전에는 이상이 없으나 일부 보수가 필요한 상태다.D등급은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며 E등급은 심각한 결함으로 사용을 금지하고 개축해야 하는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종전의 상태등급을 안전등급으로 바꿔 안전도에 따라 A∼E등급을 부여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지금까지 1종 시설물에 대한 안전상태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관계자는 “상태등급을 안전등급으로 기준을 높일 뿐 아니라 결과를 일반에 공개하기 때문에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참사 등과 같은 후진국형 사고는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반인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칫 형식적인 안전점검으로 흐를 수 있는 2종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는 공공기관이 검증토록 해 안전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2종 시설물은 16층 이상 또는 연면적 3만㎡ 이상의 건축물이나 1종 시설물에 포함되지 않은 교량·항만 등이다. 이들 시설물은 6개월에 1회 이상의 정기점검,2년에 1회 이상의 정밀점검을 받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정기점검이나 정밀점검은 경험을 갖춘 전문가가 육안 또는 점검기구 등으로 검사를 하는 것이어서 정밀안전진단보다는 정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간 안전진단기관이 실시한 2종 시설물에 대한 정밀점검에 대해서는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등이 검증하기로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특별재난지역 선포기준 개선

    특별재난지역 선포기준 개선

    재난을 신속히 복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는 제도가 있지만, 재난이 일어날 때 마다 선포 여부를 놓고 논란이 뒤따랐다. 피해 주민들은 빠른 복구와 더 많은 피해 보상을 위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하는 반면 정부는 선포 요건을 따지기 때문이다. 때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더 많은 보상을 받도록 피해액을 부풀리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올해부터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과 지원방식을 대폭 개선했다. ●모두 8회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특별재난지역 선포제도는 1995년 7월 삼풍백화점이 붕괴됐을 때 처음 도입됐다. 현행 법은 특별재난지역 선포의 범위를 놓고 인적 재난은 ‘생활기반의 상실 등 극심한 피해의 효과적 수습 및 복구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것이 인정될 때’ 선포하도록 하고 있다. 삼풍백화점은 사망 502명, 부상 938명 등 1440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당시 69억 4900만원의 국고가 지원됐다. 나중에 구상권이 행사돼 지급됐던 예산의 상당액은 회수할 수 있었다. 2000년 강원도 고성·강릉·삼척·동해시 일원에 일어난 동해안 산불과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지난해 강원도 양양 화재도 특별재난지역 선포 대상이 됐다. 고성 등 동해안 산불지역에는 659억원, 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대구에는 1605억원, 양양에는 243억원이 각각 지원됐다.4건의 자연재난도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이어졌다. 인적 재난에 그치던 특별재난지역 선포제도는 20002년 태풍 루사 때부터 자연재난까지 확대됐다. 자연재난은 금액부터 인적 재난보다 훨씬 크다. 루사 때 강원도 등 전국 16개 시·도 203개 시·군·구에 모두 7조 1452억원의 복구비가 지원됐다.2003년 매미 때는 6조 3922억원,2004년 3월 중부지역의 폭설 때는 8827억원이 투입됐다. 지난 연말 호남 등지의 폭설 때도 3642억원(2005년 12월 29일 현재)의 피해를 냈다. ●지원기준도 공공시설 복구 중점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제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올해부터 제도를 바꾸었다. 기존에는 자연재난의 경우, 행정구역 단위별 총 피해액과 사유재산피해액, 이재민수에 따라 선정했으나 앞으로는 최근 3년간 연평균 보통세, 조정교부금, 재정보전금 합산액 규모에 따라 정하도록 바꾸었다. 또 기존에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일반피해지역보다 월등하게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와 관계없이 같은 지원기준을 운영한다. 아울러 기존에는 사유재산 보상에 치중하던 것을 공공시설 복구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사설] 우리 세대 이뤄야 할 ‘안전한 나라’

    서울신문이 ‘국민의 안전의식’에 관해 언론사 최초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가운데 95.5%가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동안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불감증을 질타하고 반성하는 소리가 드높았지만, 막상 95.5%라는 수치를 확인하니 충격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는 1960년대부터 경제발전에 일로매진하면서 많은 것을 이룩한 반면 잃은 것 또한 그에 못지않았다.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남보다 빨리, 더 크게만 외형을 갖추면 큰 소리 치는 사회가 됐다. 남이야 어찌 되건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도 팽배했다. 그 후유증으로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백화점이 붕괴하는 등 있을 수 없는 일이 숱하게 일어났다. 또 가정·술집·유치원 등 일상적인 삶의 공간에서도 최악의 결과를 불러와 작은 불에도 터무니 없이 많은 인명이 희생 당해 온 게 부인할 수 없는 이 시대의 자화상이었다. 이제 우리는 지난 40여년 우리 자신을 옥죄온 인재(人災)의 위협에서 벗어나 ‘안전한 나라’‘재난 없는 사회’를 이루어야만 한다. 아울러 갈수록 대형화·다양화하는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예방 위주의 강력한 방재 체제를 완비해야 한다. 지난 99년 씨랜드청소년수련원 화재로 맏아들을 잃은 뒤 훈장을 모두 반납하고 이민 간 전 국가대표 필드하키 선수 김순덕 씨의 눈물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 씨는 “사고 후에도 여전히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에서 둘째 아이를 키울 수는 없다.”라면서 끝내 이땅을 떠났다. 서울신문은 ‘세이프 코리아-안전한 나라를 만듭시다’라는 주제로 올 한 해 소방방재청과 함께 캠페인을 펼친다. 국민 모두가 적극 참여해 안전불감증을 뿌리뽑고 안전의식과 안전수칙 지키기를 생활화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금처럼 불안한 삶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안전한 나라’는 우리 세대가 꼭 이뤄야 할 지상과제임을 국민 모두가 공감하리라고 믿는다.
  • [발언대] 아파트 구조, 복합시스템으로 바꿔야/이원호 광운대 교수·한국복합화건축회장

    국내 아파트 구조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 적용돼 왔다. 초기 조적조(組積造·벽돌쌓기)에서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초까지는 RC라멘조,PC조적조,PC라멘조 아파트가 주류를 이뤘다. 이후 현재까지는 시공이 간편하고 공사비가 저렴한 장점을 가진 벽식구조가 주요 구조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80년대초부터 국내 아파트 구조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벽식구조는 그러나 집 내부가 콘크리트벽으로 되어 있어 건축물이 오래돼 낡을 경우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지녔다. 설령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때문에 모든 아파트를 재건축할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부동산 과열 등 사회적 문제, 건축 폐자재 대량 발생 등 환경적인 문제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이 무분별한 재건축을 억제하고 주택 수명을 늘리기 위한 가변형 주택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또 내진설계 기준 강화, 바닥 충격음 규제, 주택성능등급표시제 시행 및 발코니 확장 허용으로 아파트 형식도 벽식구조에서 리모델링이 쉬운 가변형 주택으로 전환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국내 건설 여건 및 입주자의 기호 등을 고려한 최상의 가변형 주택의 모델은 기존의 집 내부 콘크리트벽체를 기둥 및 경량건식벽체로 대체해 하중을 ‘기둥+슬래브(무량판)’가 지지하도록 한 구조방식이어야 한다. 국내 아파트는 대부분 채광 등을 고려해 폭 대 길이의 비를 4대1로 설계한 판상형이다. 지진 발생시 구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측벽 및 집과 집을 가르는 벽은 기존 콘크리트 벽체를 사용하고 기둥+슬래브(무량판)와 콘크리트벽체가 저항하는 복합구조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삼풍백화점 붕괴에서 보듯이 순수 무량판 구조는 기둥과 슬래브 접합부에 안전이 취약하므로 구조성능실험 등을 통해 사전에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 복합구조시스템의 장점은 내부 칸막이 설계가 자유로워 리모델링이 쉽다. 벽식구조 대비 바닥 중량 충격음을 3㏈ 이상 낮춰 거주 성능이 향상되며, 구조체가 단순해 시공성 향상 및 공기단축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 발코니 확장도 쉬운 최상의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벽식구조의 단점을 해소하고 무분별한 재건축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복합구조 시스템으로 조속히 전환돼야 한다. 이원호 광운대 교수·한국복합화건축회장
  •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무릇 21세기는 환경의 시대다. 개발이 우선시되던 때에는 ‘서자’처럼 천대받던 환경문제가 이제는 안방에서 떵떵거리고 있다. 그만큼 환경문제가 절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시급성을 요하는 국책사업이라도 환경을 해칠 우려가 제기되면 하루아침에 백지화되는 것이 요즘 세태다. 국가나 단체, 기업들도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해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결국 시민들이 스스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환경의 혜택이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만으로는 한계 시민들은 1990년대부터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는 팔을 걷고 나섰다. 하지만 초기에는 환경단체에 기대 대리전을 펴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들은 복잡하기만 한 환경문제에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데다 조직적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경단체가 먼저 주민들을 각성시켜 시위현장으로 내모는 경우도 많았다. 주민과 환경단체의 합작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해 비교적 수월하게 성과를 거뒀지만 주민들의 뜻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래도 환경단체는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0년대 들어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주민들 스스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침해 원인자와 투쟁을 벌이는 사례가 잦아졌다. 경기도 분당 주민들은 율동공원에 있는 맹산이 ‘반딧불이’ 서식지인 데다 자연경관이 수려하자 맹산을 지키기 위해 각종 노력을 펼쳐 왔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1995년부터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실버타운이나 영상단지, 위락시설 등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주민들이 몸으로 막아 냈다. 지금은 매년 8월 열리는 반딧불이 체험행사가 정착돼 누구 하나 맹산에 함부로 손을 대려고 하지 않는다. 또 용인시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인 수지읍 낙생저수지에 수상골프연습장을 건설하려 하자 용인·성남 주민들은 물론 학생들까지 나서 지난 7월 ‘낙생저수지 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백지화를 요구, 급기야 용인시는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다. ●주민 스스로를 지키는 몸짓 충남 연기군 전의면 원성리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전체 24가구 주민 가운데 8명이 간암이나 폐암으로 숨지고 4명이 암을 앓는 ‘해괴한’ 일이 발생하자 마을에 있는 안티몬 공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배출된 광재가 논에 매립돼 지하수를 오염시킴으로써 암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티몬은 난연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마을 지하수에서 안티몬 성분이 검출됐으나 국내에는 기준치가 없고 법적으로 규제할 근거도 없다. 반면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등에서는 수질기준을 정해 이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내년에 충남도와 함께 1억원을 들여 면역조사를 실시키로 하는 한편 연기군에 요구해 상수도를 설치토록 했다. 충남 당진군 송산면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이 제철소 건설을 위해 갯벌을 매립하려고 하자 반발하고 있다. 전남 여수 시민들은 1997년부터 시내를 관통하는 연등천 살리기에 나서 4급수이던 수질을 숭어·은어·농어가 뛰노는 2급수로 바꿔 놓았다.1970년대 후반까지도 목욕하고 빨래했던 연등천에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코를 찌르는 혐오대상으로 전락하자 시민들이 나선 것. 그동안 주민들은 자녀인 초·중·고생과 함께 날을 정해 길이 5.65㎞, 폭 10∼40m의 연등천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님비는 경계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환경보전 의지는 때로 과잉반응으로 나타나 전체의 이익을 훼손하는 ‘님비현상’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주민들은 1994년 정부가 인근에 있는 굴업도에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하려 하자 격렬한 반대운동을 벌여 백지화시켰다. 당시 낙후된 섬이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방폐장 유치이며, 방폐장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방폐장이 들어서면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올해 덕적도 주민들은 방폐장이 지자체들의 유치경쟁 속에 입지가 선정되는 장면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인천 김학준 광주 남기창 대전 이천열기자 kimhj@seoul.co.kr ■ [전문가제언] 실패의 경험서 성공해법 찾아야 /구자건 연대 환경공학부 연구교수 수년 전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라는 책이 출간된 적이 있다. 실패는 뼈아픈 일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도에서 공학 전문가들이 각 분야의 실패 사례를 진단한 책이었다.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사고,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등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 관리능력 부재를 보여준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새만금 간척사업, 한탄강댐 건설사업, 경인운하 건설사업….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건 합리적 해결점을 찾는 데 실패한 대형 국책사업들이다. 대형사업에 투자되는 재원과 시간이 한두 푼, 한두 시간이 아닌 만큼 국가재원의 절약이란 측면에서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과 특성을 잘 알고 실패를 성공으로 변화시킬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학’을 제창한 일본의 한 학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실패를 하고서도 그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다시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화호’의 실패를 딛고 ‘새만금’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하지 있을까.‘사패산터널’에서 아픔을 경험한 우리 사회는‘천성산터널’에서 거듭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 숱한 실패를 경험하고도 또다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대형사업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주체와 승인기관, 협의기관 사이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비판에만 익숙한 시민단체는 타협엔 너무 인색한 것은 아닐까.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 빅딜’을 성사시켜 주민기피시설인 소각시설을 ‘혐오시설’이 아닌 재정자립도를 올려주는‘생산시설’로 변모시킨 자치단체가 있다. 민간기업보다 한발짝 앞서 ‘환경경영’ 개념을 도입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의 계획 단계부터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전략환경평가제도가 도입되고, 많은 공공기관들이 ‘환경친화적 설계지침’을 자체 마련하고 이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가 ‘실패’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고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는 방임하고 무임승차하기엔 너무나 많은 부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 토양·수질오염 실태 중국 쑹화강의 벤젠 오염 사태가 연일 국제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 전문가들은 이곳의 수질오염에 이은 토양오염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토양의 오염은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수질오염·대기오염으로 이어지며 결국 농작물 피해로 귀결돼 우리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경부 역시 토양환경보전법을 강화해 토지오염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류저장시설과 폐광으로 인한 토지오염 사례는 곳곳에서 보고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복원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된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된 유류저장시설 1만 1708곳 가운데 258곳은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한 오염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반드시 토양정화를 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한 곳당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8000만∼9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된 주유소 땅 1㎡를 완전 복원이 아닌 최소한의 법 기준에 맞추는 데 평균 26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폐광으로 인한 피해는 사람에게까지 이른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하다.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08개 조사 대상 폐광 가운데 29곳에서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 또 49개 폐광산에서는 카드뮴 등이 섞인 물이 하루에 1995t씩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경남 고성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 증상인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린 것도 폐광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폐광 주변의 농경지 오염으로 인한 농작물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충청북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폐광주변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농경지 36곳 가운데 7곳에서 납과 카드뮴·구리 등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 검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폐광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폐광 한 곳을 관리하는 데만 연간 20억∼30억원 이상이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토양이 오염되면 그 복원에는 오염방지에 드는 비용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들게 된다.”면서 “비용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행복한 국민의 삶을 생각한다면 토양오염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청계천 새물길 열렸다] 47년만에 다시 시민의 품으로

    [청계천 새물길 열렸다] 47년만에 다시 시민의 품으로

    청계천에 다시 물이 흐르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인간이 자연과 떨어져 살 수 없다는,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개발 위주, 편리함을 추구하던 우리사회가 삶의 질 향상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58년부터 시작된 청계천 복개,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청계고가도로는 개발주의 시대의 상징물이었다. 그 앞에서 600년 역사의 흐름은 무기력하기만 했다. 이제 원래 모습을 되찾은 청계천은 사람과 자연의 행복한 만남의 상징물이다. 차량과 고층 빌딩이라는 도심의 ‘점령군’이 철수한 자리에 원래 주인이었던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게 된 것이다. 급격한 도시화에 따라 ‘서울의 하수구’로 전락했던 청계천에 원래의 푸른 물결을 되돌려주자 벌써부터 버들치와 잉어가 돌아오고, 왜가리 등 새들이 날아와 도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조선왕도의 개국에서부터 일제 침탈까지의 굴곡의 역사를 지켜본 청계천이 잠시 호흡을 멈췄다가 다시 미래로 흐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화합의 표상이며, 미래를 여는 창인 셈이다. 서울이 정체성을 회복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의의도 크다. 지금 서울에서 600년 고도(古都)의 흔적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일제 강점과 한국전쟁, 그리고 압축성장을 겪은 서울은 ‘정체성’을 상실한 채 끊임없이 확장돼 왔다. 청계천 복원은 서울이 국적 불명의 상태에서 벗어나 한민족과 함께 어우러지는 ‘인간다운 도시’로 탈바꿈하는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역사성을 되살리는 데 소홀했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미완의 숙제로 남는다. 공기를 맞추다 보니 호안석축 등 문화재 복원 등에는 다소 미흡했다. 결국 청계천 100인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참여를 중단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결국 청계천의 온전한 복원을 위해서는 장충단공원에 있는 수표교를 옮기는 등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는 작업이 계속돼야 한다.‘복원을 빙자한 개발사업’이라는 오명을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간과돼서는 안된다. 환경, 그 자체로 소중한 청계천을 가꾸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청계천 주변을 고층 빌딩숲으로 만드는 것에만 급급하지 말고 남산, 종묘, 한강 등 도심의 자연·역사 환경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도 요구된다. 청계천은 이제 서울시의 전유물이 아닌, 서울시민과 국민 모두에게 주어진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역대 서울시장 ‘한마디’ 회색빛 청계천 고가도로와 함께한 역대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사업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서울신문은 10월1일 역사적인 청계천 복원에 맞춰 1970년 이후 15대 양택식 시장에서부터 이명박시장 전임인 31대 고건 시장에 이르기까지 13대 12명의 역대 시장에게 청계천 복원에 대한 촌평을 부탁했다. 역대시장들은 대부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것을 염려하는 시장도 있었고, 접촉이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고건(67):제22대(1988.12.5∼1990.12.26),31대(1998.7.1∼2002.6.30) 두 차례나 서울시장을 역임한 고 전 시장은 “훌륭하고 잘 한 일”이라며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한 일이다.”라고 호평했다. 그의 재임 중에도 청계천 복원문제가 거론됐었지만 ‘후임 시장들의 몫’이라며 미뤄뒀었다. 그는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탓인지 말을 아꼈다. ●조순(77):30대(1995.7.1∼1997.9.9) “아주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은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운영 과정의 문제점은 그때그때 보완해 나가면 된다.”조 전시장은 취임 직전 삼풍백화점이 붕괴돼 사건 현장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재임 중 성수대교와 당산철교를 새로 놓았으며, 여의도 광장 등을 공원화해 시민의 시정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춧돌을 놓았다. ●최병렬(67):29대(1994.11∼1995.6) “서울을 바꿔 놓은 역작이다.” 최 전 시장은 “교통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대담하게 고가도로를 철거했는데 교통에 영향을 적게 미치면서 서울의 옛 모습을 복원시켜 시민을 즐겁게 했다.”면서 “경제적인 효과까지 거뒀으니 일거삼득이다.”고 극찬했다. 최 전 시장은 이어 “성수대교 붕괴로 시장을 맡은 이후 다리 고치고, 지하철 고치다가 임기를 보냈다.”며 자신의 재임시절을 회고했다. ●김상철(56):26대(1993.2.26∼1993.3.4) 7일 동안 서울시정을 맡았던 김 전 시장은 “청계고가를 해체하고 청계천을 복원한 것은 창조적인 발상의 소산”이라며 “도심에 물길이 흐르면서 도심의 생명력도 살아났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주변 상인들을 설득할 수 있었던 이명박 시장과 시청 직원들의 지혜와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배(66):25대(1992.6.26∼1993.2.25) “92년에는 교통 혼잡을 극복하는 문제가 가장 큰 이슈여서 복원 사업을 할 여건이 못됐다.” “그때 복원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전 시장은 “이제 정릉천 등 지하에 묻힌 다른 개천들이 복원될 차례”라면서 “삼청공원에서 시작되는 청계천 수원도 원래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세직(72):23대(1990 12.27∼1991.2) 한 달 반정도 서울 시정을 맡은 박세직 전 시장은 “86아시안게임·88서울올림픽 당시 외국손님이 많이 왔을 때 도심에 산책코스가 마땅히 없어 아쉬웠었다.”면서 “이번 청계천 복원으로 도심에 산책코스가 생긴 것은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데에 있어 상당히 잘 된 일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공사 초반 교통문제 등의 우려와 달리 성공적으로 끝나 국내·외적으로 호평을 받는 것은 건축·토목 분야 경험이 많은 이명박 시장의 공”이라고 말했다. ●김용래(71):21대(1987.12.30∼1988.12.4) 김 전 시장은 “과거 서울은 교통정책·도시재개발정책 등 개발정책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으나, 지금은 문화와 환경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청계천 복원은 시대의 흐름을 잘 짚어낸 역작”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시장은 이어 “재임 당시 88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문화와 환경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좀더 인간적인 서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바로 이 때부터 태동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당시 청계고가도로의 안전문제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고 소개한 뒤 “고가도로 자체의 설계가 정밀하게 되지 못해 일부 구간은 통행을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성곤 이두걸 김유영 김기용기자 sunggone@seoul.co.kr ■ 숫자로 본 청계천 ‘연인원 69만 4405명이 동원되고, 돌 6만 9194t이 투입됐다.’ ‘콘크리트 20만 5280㎥, 철근 3만 5000t을 캐냈다.’ 청계천 복원사업을 대표하는 숫자들이다. 2003년 7월1일 청계고가도로 철거와 함께 첫 발을 뗀 복원공사는 823일 만인 2005년 9월30일 매듭이 지어졌다. 공사구간 3곳에 동원된 공사관계자들은 여름철 강우 때 물이 흘러들 것에 대비, 한겨울에도 모닥불을 쬐가며 하안 벽체를 조성하는 등 공기(工期)를 맞추려고 쉼없이 일했다. 청계천에 얽힌 숫자는 흥미진진하다. 청계천 복원구간 길이는 정확하게 말하면 5847m. 시오리(里)에 조금 못미치는 거리다. 2년 3개월동안 10t,15t짜리 덤프트럭 13만 5182대가 투입됐으며, 하루 평균 165대가 북적댔다고 보면 된다. 공사에 들어간 인원은 하루 평균 850명이다. 청계천을 유지·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전기사용 용량은 2200㎾로,30W 전구 7만 3000개를 동시에 켜는 것과 맞먹는다. 전기요금만 연 8억 8000만원이나 된다. 가구당 연간 40여만원을 전기료로 낸다고 치면 2000여가구의 아파트단지가 쓸 전력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또 공공 산업용 전기료는 ㎾당 기본요금 4500원, 사용료 당 50원으로 싸게 매겨지기 때문에 민간차원으로 환산하면 어림잡아 21억 4000여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주택과 비교할 때 최고수준인 ㎾당 기본요금 1만 1000원과 비교하면 2.44분의1 정도다. 따라서 실제 요금으로 따지면 서민가정 5000가구가 사용하는 전기량과 비슷하다. 공사 때 쏟아부은 콘크리트는 레미콘 트럭으로 3만 4300대 분량. 바닥면적 300평 건물을 513층 높이로 지을때 들어가는 물량이다. 징검다리와 수경시설 등 구간 곳곳에 설치돼 청계천의 밤을 밝히는 조명등은 자그마치 8973개다. 가로등 464개, 산책로 조명등 818개, 수목 조명등 974개, 수로 조명등 1878개, 시점부 청계광장 등 기타 2529개 등이다. 말 그대로 푸른 청계천이 되도록 주변에 심어놓은 식물은 150만 4109본이다. 나무 19종 8만 9415그루, 초화류 17종 59만 4584포기, 물 위에 살도록 그물 모양의 매트로 엮어 띄워놓은 수상식물 12종 82만 110포기로 엄청난 숫자다. 복개된 구간을 파헤치면서 쓴 석재만 15t트럭 4600대분이다. 경사면 벽체를 맏드는 데 1만 5132t, 호안 조경석에 5만 4062t이 들어갔다. 독도를 알리는 돌을 포함해 제주도 등 우리나라 8도를 상징하는 시점부 폭포 아래의 ‘8도석’도 포함됐다. 청계천에는 하루 12만t의 물을 흘러보내는데, 보통 고지대나 재난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5t짜리 ‘물차’ 2만 4000대를 동원한 꼴이다. 고가도로 및 복개 구조물을 뜯어내면서 생긴 콘크리트와 아스콘, 철재 폐기물은 90만 7000여t이다.15t 트럭으로 6만 500대 분량을 실어날랐다. 이 가운데 콘크리트·아스콘 87만 2000t의 96%인 83만 7100여t은 도로 기층재나 성토용으로 복원구간에 고스란히 재활용됐다. 청계천을 가둬놓았던 폐기물은 돈까지 벌어줬다. 철근 3만 5000여t을 폐기물 재활용 업체에 팔아넘겨 t당 평균 8만 8000원을 받았다. 총액 30억 800여만원을 벌었다. 색다른 수치도 있다. 청계복원추진본부 남원준 총괄담당관은 “착공을 전후해 청계천 주변 상인들과의 원만한 논의를 위해 직원들이 일일이 이들과 면담한 건수만 4220회”라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계천 백서’는 내년 1∼2월쯤 나온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청계천 철거서 개통까지 청계천이 47년 동안의 어둠을 털고 1일 시민품에 안긴다.2년 3개월 동안의 공사를 마치고 시오리 청계천 물길이 힘찬 약동을 시작한다. 숨이 막혀 청계천을 떠났던 사람들은 다시 찾아온 버들치와 백로처럼 청계천으로 돌아왔다. 청계천은 600년 역사를 물길로 담아왔지만 언제부턴가 천(川)아닌 길로 바뀌었다. 하지만 잊혀졌던 청계천은 물고기가 뛰노는 생태하천으로,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났다. ●청계천 새물맞이 서울시는 1일 오후 6시 청계천 복원의 주역인 이명박 서울시장 등 주요 인사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통을 기념하는 ‘청계천 새물맞이’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청계천의 시작 지점인 청계천광장에는 전국 8도의 강과 못(池) 10곳에서 길어 온 물을 청계천에 흘려 보내는 8도의 물의 합수(合水) 의식이 진행된다. 이어 불꽃놀이와 조수미, 보아, 김건모 등 성악가, 가수의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청계천 산책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개방된다. 새물맞이 행사가 열리는 청계광장∼삼일교 구간은 행사 뒤인 오후 9시부터 개방되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청계광장에서 삼일교 방향으로만 진행할 수 있다. 새물맞이 행사를 하루 앞두고 30일 전야제 행사로 열 예정이던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기념음악회와 8도의 물 안치식은 비로 하루 연기돼 1일 오후 8시30분에 열린다. 2002년 민선 3기 서울시장선거에서 청계천 복원을 공약으로 내 걸었던 이 시장은 취임 1년 만인 2003년 7월 청계고가도로 철거 작업과 함께 청계천 복원의 대역사(大役事)에 착수했다. 그러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했다. 도심부 교통체증은 교통체계의 개편과 시민 협조가 필요했고, 주변 상인들의 반발은 수많은 만남으로 해결했다. 복원과정에서 발굴된 문화재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기도 했고, 장애인에 대한 배려 부족과 악취, 화장실 문제 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청계광장∼고산자교에 이르는 5.84㎞의 청계천 물길이 열리게 됐다. 청계천의 복원으로 생태계는 물론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청계천이 가져온 또 다른 혜택인 셈이다. ●미래로 흐르는 물길 청계천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점심 무렵에는 주변 샐러리맨들의 휴식처가 된다. 가로등이 켜지는 저녁에는 연인·가족·친구들이 삼삼오오 청계천을 찾아 청계천의 변신에 놀라워한다. 지난 29일 퇴근 후 도심에서 가족과 만나 청계천 구경을 나왔다는 한경준(42·광진구 자양동)씨는 “청계천을 보니 우리도 이제 명소를 하나 가졌다는 자부심이 생긴다.”면서 “앞으로 이를 잘 지키는 데 힘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동료들과 청계천을 찾은 황인규(32·양천구 목동)씨는 “청계천처럼 우리도 과거의 어두운 기억을 털고 밝은 미래를 지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청계천 우표 1만장 발행 청계천의 어제와 오늘을 담은 ‘우표첩(바람부는 청계천)’이 청계천 복원을 기념해 4일 발행된다. 판매량은 1만장이다. 서울·경기지역 우체국과 우리은행 창구에 주문하면 된다. 우표책자 제작업체와 서울시가 ‘나만의 우표’ 형식을 빌려 서울중앙우체국에 접수했다.‘나만의 우표’는 개인 또는 기관·단체가 신청하면 우정사업본부가 만들어 준다. 전지 1장(낱장 20장 묶음)당 판매가는 8000원이고, 선물용인 우표첩은 4만 9000원이다. 전지에는 1장당 220원짜리 우표와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공사 중인 사진 포함)의 사진 14장이 실려있다. 우표첩에는 1권당 우표 36장이 첨부돼 있고, 그림엽서가 1장씩 포함됐다. 서울중앙우체국(100.epost.go.kr), 서울시(www.seoul.go.kr)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다. 전화는 (02)2278-0038,1544-3869.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20)박남훈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20)박남훈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공사·공단 등 정부산하기관이 설립목적을 달성하려면 공사·공단 자체가 건실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적자에 허덕이는 공사·공단은 ‘국민을 위해’라는 미명으로 국민의 혈세만 축낼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가 공공기관의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남훈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22일 “앞으로 공단의 설립목적인 국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때 직원들의 급여마저도 부족할 만큼 재정이 열악했던 공단이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건실해지자, 이제는 ‘국민을 위한’ 공단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한때 공단이 독점했던 자동차 검사 업무가 지난 1997년 민간에도 개방된 이후 수익구조가 악화됐지만 자동차 성능 시험 업무를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종전의 부채를 모두 털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박 이사장이 계획하고 있는 교통안전 강화 방안을 들어봤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교통사고의 왕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교통현실은 어떤가. -지난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22만여건이 발생해 6563명이 사망하고 34만여명이 부상했다. 하루 평균 60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8명이 사망하고 951명이 부상한 셈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형참사로 꼽히는 삼풍백화점 사고 때 510명이 사망했고 성수대교 붕괴 때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교통사고를 대형참사로 비교하면 이틀에 한 번씩 성수대교가 붕괴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삼풍백화점 사고가 발생하는 것과 같다.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금액도 15조원에 달한다. 올해 국가예산의 8%에 달할 정도다. ▶교통사고가 많은 원인이 무엇 때문인가.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대수가 1990년대 이후 급증해 현재 1500만대를 돌파하였지만, 이에 비례하는 올바른 교통문화와 안전의식은 뿌리내리지 못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차량 대 사람’의 교통사고율이 선진국보다 월등하게 높고, 특히 사업용 자동차의 교통사고율이 비사업용에 비해 5∼6배 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 등이 우리나라 교통사고의 특징이자 심각성으로 지적될 수 있다. ▶최근 교통사고가 줄어드는 추세로 알고 있는데. -정부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해마다 1만명을 웃돌던 교통사고 사망자가 2001년도를 기점으로 줄어 지난해 처음으로 6000여명 수준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긴 했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교통 후진국’이란 멍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1만대 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3.9명으로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2∼3배가 높다. 전체 OECD 회원국 중에서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용 자동차의 높은 사고율을 낮추기 위해 공단이 역점을 두는 사업이 있나. -운수업체의 교통안전을 진단하고 있다. 전국의 운수업체 가운데 대형 교통사고 발생 업체와 교통사고 지수가 높은 사고다발 업체들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교통안전 관리 실태를 진단해 문제점을 바꿔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2년도부터는 진단을 요청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자율 진단제도’를 도입, 운수업체의 사고요인을 미리 없앨 수 있는 수준 높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의 개인적인 특성도 교통사고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물론이다. 공단은 이를 감안해 ‘사업용 운전자 운전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이 검사는 사업용 운전자의 신체적·정신적 지각운동, 습관, 성격, 심리·생리적 특성 등 운전 적성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검사하여 결함사항을 교정하고 지도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화물종사자 자격관리업무를 비롯해 운수업체에 각종 교통안전 홍보물을 제작·배포,,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기존의 이론과 강의 중심의 교통안전 교육을 체험과 실습위주의 교육방식으로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용 운전자 안전운전 체험연구센터’ 건립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직후 적자에 허덕이던 공단이 이제는 흑자구조로 바뀌었는데. -자동차 검사 업무를 민간에 개방하기 직전인 1996년의 정기검사 수입은 588억원에 달했다. 또 매년 300억원에 달하는 교통안전분담금의 수입도 있었다. 그러나 1997년 정기검사가 민간에 개방되자 정기검사 수입이 한때 240억원까지 줄었다. 또 2000년 12월 이후부터는 교통안전분담금마저 폐지됐다. 이때 부채비율은 1700%에 달해 직원들의 급여나 퇴직금을 줄 수 없는 상황까지 갔었다. 하지만 공단은 위기를 기회로 보고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우선 서울 본사 등 값비싼 부동산을 모두 매각했다. 또 교통관광TV도 팔았다.1350명에 달했던 직원 가운데 507명을 감원했다. 대신 수입원을 다각화했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었던 자동차성능 시험 업무를 강화해 연간 50억원도 채 안 되던 수입을 2배 이상 끌어올렸다.2003년부터는 일반차입금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재정이 튼튼해진 만큼 공단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 ▶공단이 정부산하기관의 성과관리시스템 분야나 경영실적 평가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혁신사례를 소개해 달라.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상여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급제를 종전 2급 이상 간부 직원에서 전 직원으로 확대했고, 성과급 차등폭도 크게 늘렸다. 또 연봉제를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종전의 연공서열식 보수체계를 직급별 한계호봉으로 축소하는 등 성과 및 능력 중심의 직능급적 보수체계로 바꿨다. 이같은 노력으로 공단의 재무구조가 만성적인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는 내규를 확 뜯어고치는 등 업무의 효율성과 대외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이다. 과도한 규제나 불필요한 규정을 정비하고,2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업무실적 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많은 분야에서 업무혁신을 꾀했다. ▶직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한데. -철저한 공개경쟁을 통해 신규 직원을 채용,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그 동안 금녀구역으로 인식됐던 자동차 검사 업무에 국내 최초로 여성 인력을 뽑아 보다 수준높은 고객감동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민원인 편의시설을 신축하거나 개·보수해 검사 업무의 대외 경쟁력을 높였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 박남훈 이사장은 박남훈 이사장은 화술과 조정 역할을 갖춘 경제전문가다. 박 이사장은 초창기 10년간의 관료생활을 경제기획원 예산실과 경제기획국에서 근무한 ‘경제통’이다. 이때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할 만큼 학구열도 높았다. 선진국의 경제협력단체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의 활동은 눈부시다.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지 못했던 지난 1992년 OECD 본부가 있는 파리에 3년 동안 파견돼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선진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 경제의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을 자세히 알려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 국무조정실과 청와대에서는 기획업무 파트를 두루 거쳤다. 국무총리실 복지심의관과 규제개혁심의관, 재경심의관, 기획심의관을 거쳤고 국민의 정부 말기에는 대통령비서실 정책비서관과 기획조정비서관을 맡았다. 박 이사장은 참여정부들어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면서 극심한 사회갈등이었던 ‘화물연대파업’에서 조정 능력을 최대한 발휘, 정부와 노사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전남(56) ▲광주제일고·서울대 외교학과 ▲행정고시 18회 ▲국무조정실 복지심의관 ▲청와대 정책비서관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자동차 정기검사 문제점·대책 자동차 정기검사는 사람의 신체검사와 같다. 몸에 이상이 없는지를 정기적으로 체크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처럼 자동차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사고는 자신의 생명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이 같은 자동차 정기검사를 독점해왔다. 그러나 1997년 4월부터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국민의 편익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정기검사가 민간업자에게도 개방됐다. 현재 정기검사를 맡고 있는 민간업체는 1795개나 된다. 반면 공단은 51개 검사소에서 정기검사를 한다. 국민들로서는 정기검사 업체가 늘어나 예전보다 손쉽게 정기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민간업체가 난립하면서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을 맞출 수 없게 되자, 형식적이고 부실한 검사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공단과 민간업체간 정기검사의 불합격률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공단은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검사한 148만여대 가운데 29만여대를 불합격 처리해 불합격률이 19.8%를 기록했다. 반면 민간업체는 같은 기간 325만여대중 15.9%인 51만여대를 불합격 처리했다.4%포인트나 차이가 났다는 얘기다. 또 일부 민간업체들은 자동차안전도검사와 자동차배출가스정밀검사를 한꺼번에 할 경우 규정가격보다 적게 받는 가격 덤핑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수료 담합까지 이뤄진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공단은 이런 이유로 민간업체에 대한 수시감독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자동차 등록대수에 맞춰 민간업체의 허가를 제한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정기검사는 자동차의 이상 유무를 사전에 발견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도록 국가가 위임한 공적인 업무”라면서 “일부 업체들이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관련 규정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서울 005호 은퇴를 命받았습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4일 ‘이색 퇴역식’을 갖는다. 퇴역식의 주인공은 25년동안 지구를 12바퀴를 돌고도 남을 거리를 비행하면서 942명의 인명을 구조한 국내 최초 소방헬기 서울 005호기.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의 최고참 헬기 조종사 김성재(51) 기장은 서울 005호기 퇴역식을 하루 앞두고 “함께 출동한 시간만도 200시간이 넘는다.”면서 “오래된 동료를 떠나보내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005호기는 1980년 소방항공대 발족과 함께 소방 헬기로는 국내 최초로 도입,25년 동안 3091회 운항하고 942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김 기장은 “운항 거리를 환산해보면 지구를 12바퀴 돈 것과 같다.”면서 “서울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 현장에는 늘 005호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1983년 중구 롯데빌딩 화재현장에서 5명을 구조한 것을 비롯,1994년 아현동 가스폭발사고,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공중지휘를 맡았다. 지금은 소방방재본부가 모두 4대의 헬기를 운용하고 있지만 1994년까지만 해도 서울 005호기를 포함해 2대뿐이었다. 1984년 강동구 풍납동, 성내동 수해지역 구조활동에서는 5인승인 서울 005호기가 630명의 목숨을 구해내기도 했다. 김 기장은 “요즘 헬기는 주로 12인승이지만 이 헬기는 조종사를 제외하면 불과 2∼3명밖에 태울 수가 없었다.”면서 “헬기 밖 그물에 매달아 구조하는 모습은 앞으로는 보기 힘든 광경들”이라고 말했다. 서울소방방재본부는 서울 005호기의 퇴역식을 가진 뒤 소방박물관이나 시민안전 체험관에 전시할 예정이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지금 그곳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지금 그곳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꿈의 백화점-상상, 그 이상의 세계가 8월에 열립니다.’ 신세계 백화점 신관공사가 마무리단계다. 서울시 중구 충무로 1가 25의 5 신세계 백화점 본관 뒤편으로 과거에 주차장으로 쓰이던 곳이다. 지하 7층, 지상 19층 규모로 오는 8월 초현대식 백화점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도로와 맞닿아 있는 신관 건물 앞에는 포클레인과 트레일러가 도로 정비작업과 조경시설 작업 등 막바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군데군데 바닥재로 사용할 대리석 더미가 흩어져 있다. 건물 내부에는 400여명의 작업 인부들이 방화셔터·전화시설·엘리베이터·소방시설·CCTV 등 건물 내부의 인프라 시설을 설비하느라 하루종일 분주하다. ●연면적 4만평… 매장 1만 4000평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나오던 강경원(32·여·서울시 종로구 송월동)씨는 “아직까지 신관 건물이 완성되지 않는 탓에, 앞쪽은 현대식 건물(본점 신관)이고, 뒤쪽은 일본식 건물(현 본점 본관)이 서있어 조금은 불균형미를 띠고 있다.”며 “그래도 신관 건물이 완공돼 오픈하게 되면 롯데백화점과 벌일 불꽃 튀는 한판 승부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고 말한다. 본점 신관 건물은 백화점 본관 뒤편의 3500여평 부지에 연면적 4만평과 매장면적 1만 4000평 규모로 세워진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과 연결통로로 바로 연결되는 본점 신관은 지하 1층부터 11층까지 백화점 매장으로 사용된다. 롯데 명품관인 ‘에비뉴엘’과 ‘영플라자’를 제외한 롯데 본점(1만 7000평 규모)에 조금 못미치지만 그래도 매머드급이다. 지하 1층의 식품매장을 시작으로 지상 1층에는 해외 유명브랜드를 비롯해 화장품 등이 선보인다.2~9층은 남녀의류·스포츠·생활·가전·가구·주방 등의 매장으로 구성된다.10층과 11층에는 식당가와 이벤트홀이 들어서고, 식당가는 2개 층으로 구성돼 각종 모임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된다.12~14층엔 문화센터가 들어서 상품 판매시설과 함께 문화공간도 마련된다. ●본관도 곧 ‘명품관´ 단장 착수 백화점인 현 본관 건물은 신관 건물 오픈과 함께 리뉴얼 공사에 착수, 내년 상반기중 매장면적 3000평 규모의 명품관인 ‘클래식관’으로 다시 태어난다. 대지면적 730평, 건축면적 435평, 연건평 2300평의 4층 건물인 본관 건물은 1937년 오픈한 종로 화신백화점(5층)이 지어지기 전까지는 한국 최고층 건물로 ‘유명세’를 탔다. 이 건물은 1945년 일본 패망으로 철수한 이후 백화점으로 사용되다가 50년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 군정청 PX건물로 사용되는 등 우리 역사의 큰 굽이굽이를 지켜보고 있다. 특히 60년대 당시 국가 원수급인 VIP들의 방문 코스로 유명세를 탄 이곳은 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이후 ‘못이 안들어갈 만큼 튼튼한 건물’로 화제에 올랐다. 이런 까닭에 최대한 지금의 모습을 살리는 선에서 리모델링을 해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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