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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6… 처리할 수 없는 ‘슬픔’

    4·16… 처리할 수 없는 ‘슬픔’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윤대녕 지음/문학과지성사/284쪽/1만 3000원디디의 우산/황정은 지음/창비/348쪽/1만 4000원작가들이 글을 쓰는 주된 동기는 슬픔을 처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쉬이 처리될 수 없는 슬픔이라면? 2014년 4월 16일은 모두에게 죽음 외에는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등단 29년 차의 대선배도 “2014년 4월 15일 이후 나는 ‘작가인 나의 죽음’을 경험”했고, 그 세월을 똑 분질러 놓은 만큼의 경력을 가진 후배에게도 “어떻게든 소설로 쓰지 않으면 소설 쓰는 일이 여태와는 다른 방식으로 아주 어려워질 거라는 직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난 지금, 두 작가는 비슷한 듯 각기 다른 답신을 보내왔다.윤대녕 작가의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는 죽음에 관한 보다 직접적인 서술이다. ‘서울-북미 간’의 신경정신과 전문의 ‘K’는 2015년 1월, 뿌리치듯 한국을 떠나 북미로 갔다는 작가의 분신 같다. 래프팅 사고로 딸을 잃은 K는 딸 생일 다음날 진도에서 침몰한 여객선으로 말미암아 도망치듯 캐나다 밴쿠버로 갔다. 그곳에서 역시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남편을 잃고 도망치듯 한국을 떠난 H와 만난다. 이후에도 6년 넘게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세상을 뜬, 혈육은 아니지만 유년을 함께 보낸 삼촌(‘나이아가라’)과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한 연인(‘경옥의 노래’) 등을 떠나보내는 일련의 ‘애도 여행’이 이어진다.연작 성격의 중편 2편을 묶은 황정은 작가의 소설집 ‘디디의 우산’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일어난 굵직한 궤적들을 가만가만 따라간다. 중편 ‘d’와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는 인물과 서사는 다르지만 시대상과 주제의식을 공유하며 서로 공명한다. ‘dd’의 죽음 이후 세상을 향한 귀를 닫고 사는 ‘d’. 여지없이 쇠락한 세운상가에서 고된 물류 일을 하며 자신의 힘을 소진하고 있다. 그런 d에게 “나 알지?” 하며 다가온 남자. 세운상가가 활성화되든 재생되든 같은 자리에 몇 십 년을 앉아 기계 등속을 수리하는 ‘여소녀’다. 여소녀를 통해 d는 빈티지 전축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세상의 소리에 귀를 연다.‘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에서는 1996년의 연세대, 2008년의 ‘명박산성’, 2009년의 용산과 2014년의 세월호, 2017년 3월 헌법재판소 판결까지의 순간과 맞닿은 ‘나’의 경험이 주를 이룬다. ‘나’는 ‘명박산성’ 앞에서 느꼈던 무력감, ‘폭력적인 시위대’에 대한 대중의 혐오를 1996년 연세대 사태에서 끄집어낸다. 캠퍼스를 둘러싼 포위를 뚫고 탈출하려다가 전투경찰들에게 쫓겨 들어간 종합관에서 스스로 바리케이드를 쌓은 채 고립된 학생들. 찌는 여름 최루액에 범벅이 된 그들은 세수와 양치에 대한 끔찍한 갈망을 느끼고 생리혈로 얼룩진 바지를 내내 입어야 했다. 그 가운데 바리케이드를, 차벽을 뚫으려는 ‘시위대의 움직임은 가로막힌 길을 뚫는 돌파 행위가 아니고 재산 손괴 행위가 된다.’(189쪽) 그 끔찍한 고립 속에서 ‘나’는 성실한 수신자이면서 답신자인 서수경을 만난다. 윤대녕과 황정은의 소설은, 세월호 국면에서 우리가 느꼈으되 알지 못했던 감정들을 다시 한번 끄집어낸다. 81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했으나 시대에 동참하지 못했던 의대생 K는 오랜 세월 침잠해 있던 부채 의식과 자괴감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고 95학번 서수경은 20년 전, 대학생 노수석의 사망으로 이끌리듯 연세대로 갔던 것처럼 다시 거리에 나선다. 그 자신도 누군가의 아버지였던 K는 섣부른 체념과 방관, 손쉬운 타협과 무관심이 업이 돼 돌아옴을 느끼고 ‘나’는 1996년 시위 참여 여학생들이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로 불렸듯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칭해서도 ‘惡女(악녀) OUT’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것을 본다. ‘dd’가 남긴 책의 주인 박조배라는 인물은 어떠한가. 세월호 1주기, 청계천 일대를 겹겹이 에워싼 차벽을 보고 그는 ‘d’에게 말한다. “이 상황을 봐라. 얼마나 투명하고… 얼마나 X같냐. 그리고 그 X같음이 눈에 보이잖아? 그냥 조용히 아닌 척하고 망해 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혹시 자신을 해치기 위해 오신 건 아니겠죠? (중략) 지금 옆에 있는 누군가는 계속 살아가야만 하니까요.”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의 첫 작품 ‘서울-북미 간’에서 H는 K에게 이렇게 말하며 손을 그러쥔다. 남은 사람들끼리는, 너의 존재 자체가 내 삶의 기원이 된다는 얘기이리라. 황 작가는 ‘디디의 우산’의 두 중편 사이, ‘모두가 돌아갈 무렵엔 우산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런 손과 우산 같은 게 남겨진 사람들을 살아가게 하는가 보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英 시골마을 두 친구 “항일운동가 후손, 기적 같아”

    英 시골마을 두 친구 “항일운동가 후손, 기적 같아”

    “제 조상을 찾아 나서는 것은 저의 기쁨입니다. 제 친구와 똑같이 저도 항일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걸 생각하면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제시대 이륭양행을 세워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아일랜드계 영국인 조지 루이스 쇼의 방계 후손 캐서린 베틴슨(67)은 24일 서울신문과의 현장 및 이메일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를 찾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이같이 전했다. 한국에서도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찾기 어려운데 영국 한 시골마을에서 항일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같이 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지 루이스 쇼의 방계 손녀인 캐서린과 대한매일신보를 세워 항일 언론운동에 앞장선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의 직계 손녀 수전 제인 블랙(63)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20세 무렵부터 영국 스폴딩의 한 시골마을에서 이웃으로 지내고 있었다. 이들이 처음으로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란 사실을 안 것은 1995년도다. 수전이 베델의 후손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 캐서린은 우연히 친구를 따라 한국에 오게 됐다. 캐서린은 국가보훈처 직원으로부터 조지 루이스 쇼에 대해 설명을 듣게 됐다. 마침 자신의 할머니 성도 ‘쇼’라는 사실을 알았던 캐서린은 혹시라도 자신의 조상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그때부터 혼자 조지 루이스 쇼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캐서린은 조지 루이스 쇼가 아일랜드계 영국인이란 사실을 알고 직접 아일랜드로 건너가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당시는 자료가 부족해 자신의 조상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었다. 하지만 캐서린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영국 국회의사당에서 해외국민출생 관련 자료를 샅샅이 뒤졌다. 조지 루이스 쇼에 대해 알아가던 캐서린은 우연히 읽었던 캐나다 소설에서 작가가 자신의 삼촌을 그린 모습이 자신이 알던 조지 루이스 쇼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캐서린은 캐나다 인구조사과에 직접 전화를 걸어 소설가와 연락이 닿았고 마침내 그가 그린 삼촌의 인물이 조지 루이스 쇼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캐서린은 직접 조지 루이스 쇼의 아들인 사무엘 루이스 쇼의 사진을 영국 ‘조상 찾기’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를 발견한 조지 루이스 쇼의 직계 후손인 레이첼이 연락을 해 오며 직계 후손을 찾아내는 데도 공헌했다. 캐서린은 “주변 사람이 내가 조상을 찾아다니며 연구하는 모습을 보고 영국 정보기관인 ‘MI6’에 빗대 ‘MI7’이라고 부르곤 했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할아버지의 독립운동을 기리고 역사에 간직해 주는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사회복무요원 소집에도 ‘양심적 병역거부’, 1심 무죄

    사회복무요원 소집에도 ‘양심적 병역거부’, 1심 무죄

    현역병이 아닌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 통지를 받았는데도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4년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성은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 대한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5년 1월 육군훈련소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소집에 응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부모, 조부모, 삼촌, 외숙부 등이 모두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가정에서 1994년 태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신앙 생활을 했다. A씨의 초등학교 및 중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종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해외여행을 한 기록이 남아있었고, 2006년 침례를 받은 뒤 2010년부터는 1년간 미국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상대로 전도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 판사는 이와 같은 기록을 근거로 “피고인의 입영거부 행위는 진정한 양심에 따른 것으로 병역법 제99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이 판사는 A씨가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된 점에 주목했다. 이 판사는 “A씨는 국립현충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었다”면서 “그에 불응해 현재까지 장기간에 걸쳐 형사재판을 받는 것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피고인 이익에 부합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A씨는 2015년 3월부터 재판을 받기 시작해 1심 선고가 나오기까지 약 4년이 걸렸다. 한편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후 하급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그달 16일 전주지법에서 대법원 선고 이후로는 최초로 하급심 무죄 판결이 나왔고, 지난달에는 서울북부지법과 서울동부지법에서도 각각 1건이 나왔다. 특히 대법원 선고 이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오늘밤 안필드 경기장에 96년 리버풀 응원 104세 서포터 초대

    오늘밤 안필드 경기장에 96년 리버풀 응원 104세 서포터 초대

    “96년 동안 저희 클럽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일 0시(이하 한국시간) 선두 리버풀과 크리스털팰리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가 열리는 안필드 관중석에는 특별한 손님이 초대된다. 이날 104회 생일을 맞은 버나드 셰리단이다. 이번 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의 서명이 담긴 초대장을 받았다. 머지사이드주 세프턴의 그레이트 크로스비에 있는 티터번 요양소에서 지내고 있는데 구단 관계자가 찾아 깜짝 선물을 건넸다. 그는 1923년부터 줄곧 리버풀의 서포터였다. 셰리단은 7명의 손주, 14명의 증손주를 두고 있는데 구단은 축하 케이크와 함께 104번 등번호가 새겨진 팀 유니폼 상의, 가족들과 경기장을 찾아달라는 클롭 감독의 편지를 전달했다. 그의 아들 한 명은 아버지와 함께 안필드를 찾기 위해 캐나다에서 날아온다. 그는 “크리스털팰리스를 물리치면 금상첨화(icing on the cake)일 것”이라고 말했다.어릴 적 삼촌 손에 이끌려 트램 전차를 타고 매주 리버풀과 지역 라이벌 에버턴 경기를 찾았는데 그의 마음을 금세 사로잡은 것은 빨간색 리버풀 유니폼이었다. 셰리단은 “소년이었을 때부터 자랑스러운 리버풀 팬이었으며 물불을 가리지 않고(thick and thin) 응원해왔다. 그래서 그날 경기장에 나서는 일이 정말 전율을 돋게 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혜수 조카 공개’ 김동희 딸, 남다른 이목구비 “아역배우인줄”

    ‘김혜수 조카 공개’ 김동희 딸, 남다른 이목구비 “아역배우인줄”

    배우 김혜수의 조카가 공개됐다. 16일 방송된 채널A ‘아빠본색’에서는 김창열의 생일파티를 위해 그의 집을 찾은 한민관, 손헌수, 안일권, 김동희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김혜수의 남동생인 김동희는 딸 연수 양과 함께 왔다. 연수 양은 준비된 파티 음식을 맛보며 “너무 맛있다”고 양 엄지를 치켜세우는 귀여운 모습으로 삼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데뷔 초기 김혜수의 앳된 미모와 똑닮은 외모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손헌수는 “형 딸이었냐. 너무 예뻐서 아역배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창열은 “김혜수 씨가 제일 좋아하는 조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혜수의 동생인 김동희는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데뷔해 영화 ‘퍼펙트 게임’, 드라마 ‘계백’ 등에 출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그루밍’ 성폭력, 아동·청소년 피해자만 인정한다

    ‘그루밍’ 성폭력, 아동·청소년 피해자만 인정한다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 인정한 사례 전무 미성년이라도 연인 관계 의심 땐 불인정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으로 불거진 ‘그루밍’ 성폭력에 대해서 법원은 그동안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만 그루밍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1심 판결에서도 법원은 수행비서 김지은씨에 대한 그루밍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의 까다로운 잣대가 조 전 코치에 대한 수사와 재판,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신문이 13일 ‘그루밍’이 언급된 강간·강제추행 관련 판결문 6건을 분석한 결과 법원은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일 때만 그루밍을 인정했다.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 ‘그루밍’을 인정한 사례는 전무했다. 최근까지 그루밍이 언급된 판결문은 6건뿐이다.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라도 연인 관계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으면 그루밍이 인정되지 않았다. ‘그루밍’은 길들이기로 해석되는데, 성범죄자가 피해자의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심석희 선수가 폭로한 조 전 코치의 성폭력 의혹과 유사한 운동부 코치가 선수를 강간한 재판에서 재판부는 ‘그루밍’을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송승훈)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16)를 강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골프 코치(56)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골프 코치는 피해자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부터 6년간 전지훈련이나 시합이 있을 때마다 숙소에서 강간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교육한 점, 성적 행위를 거부할 수 없도록 위협한 점 등을 그루밍이라고 판단했다. 보습학원 원장(30·여)이 각각 13세, 11세인 남자 학원생을 강간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영환)는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을 보면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가해자로부터 그루밍 수법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입은 아동들의 특성과 유사하다’는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피고인이 싫어하는 학생이 있으면 왕따시키거나 괴롭혀서 (성폭행을)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는 피해자 진술이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스마트폰 채팅앱에서 만난 여학생을 13세 때부터 교제한다고 속여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된 A(37)씨, 같은 동네에 사는 초등학생에게 운동을 가르쳐준다고 접근해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B(45)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그루밍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소아우울증을 앓고 있고, 가족과 친구가 없어 사회적으로 고립된 것을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조카를 10대 때부터 강간·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외삼촌(38)에 대해 법원은 ‘그루밍 상태가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연인커플 앱을 사용한 점 등을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길들이거나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학원생이 교수를 성폭행으로 고소한 뒤 무혐의 결론이 나오자 대학원생이 오히려 무고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은 “논문 지도교수 지위를 이용하는 등 그루밍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빠뜨렸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피고인의 나이·학력·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인정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승준, 주·조연 넘나드는 만능배우 등극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승준, 주·조연 넘나드는 만능배우 등극

    배우 이승준이 ‘캐릭터 불패 신화’를 쓰고 있다. 현재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 활약 중인 이승준은 박선호 역을 맡아 극중 유진우(현빈 분)과의 신뢰와 의리를 현실적으로 그리며 공감과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이승준은 이번 작품으로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 이후 송재정 작가와 재회했다. ‘나인’ 당시 박선우(이진욱 분)의 시간여행 비밀을 돕는 죽마고우 영훈 역과 선호가 오버랩되어 반가움을 자아내면서도, 또 다른 색깔을 입고 인간미 넘치지만 카리스마 있는 역할로 완성시켰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존재감이 높아진 것이 그의 캐릭터 소화력과 내공을 입증하는 바이다. ‘나인’ 뿐만 아니라 ‘이승준’하면 떠오르는 작품과 역할의 폭이 넓다는 것을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통해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전작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그의 인생캐라 일컬을만큼 역대급 고종으로 명품연기를 실현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연이어 출연하며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의 ‘작사’ 승준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이미지를 대중에게 선보이는 중이다. 더불어 ‘연애의 발견’, ‘풍선껌’ 등에서 보여준 로코 연기 역시 ‘태양의 후예’ 송닥 캐릭터를 통해 포텐을 터뜨리며 유쾌하고 친숙하면서도 무게감을 지닌 배우로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 지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서리 삼촌도, ‘미생’의 안영이 상사 신우현도 적은 분량에도 잊혀지지 않는 여운을 남기기도 하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다채로운 매력을 거듭 증명해가고 있다. 게다가 안방극장을 넘어 영화 ‘명량’, ‘카트’, ‘최종병기 활’, 그리고 최근 크랭크업 한 ‘사자 등 스크린에서의 입지 역시 탄탄하다. 이승준은 차기작으로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과 ‘막돼먹은영애씨 시즌17’을 동시 결정지었다. 영화 사자’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의 쉼없는 행보의 비결이 바로 매 작품 그 인물에 대한 ‘대체불가’ 맞춤 연기력을 보여준다는 것. 주, 조연 할 것 없이 특별출연마저도 모든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 존재감으로 ‘캐릭터 불패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승준이 출연하는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토, 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증인’ 김향기 “생후 29개월에 정우성과 광고 촬영” 16년 만의 재회

    ‘증인’ 김향기 “생후 29개월에 정우성과 광고 촬영” 16년 만의 재회

    배우 김향기가 정우성과의 인연에 대해 언급했다. 10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증인’(이한 감독, 무비락·도서관옆스튜디오 제작)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감독 이한과 배우 정우성, 김향기가 참석했다. 이날 김향기는 정우성과의 인연에 대해 “생후 29개월 때 정우성 삼촌과 CF를 찍었다. 첫 광고이자 데뷔였다”고 말했다. 김향기는 이어 “겁도 많이 먹고 엄마 옆에서 안 떨어졌다고 하더라. 다른 아역 배우로 대신하려고 했는데, 정우성 삼촌이 함께 하자고 손을 건넸다고 하더라. 내가 웃으면서 정우성 삼촌 손을 잡고 따라갔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영화 ‘증인’은 유력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사건 현장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월 개봉 예정.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비리 유치원 명단 비공개에 2017년 6월 발족… 독립된 사무실도 없어 3월이면 막막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비리 유치원 명단 비공개에 2017년 6월 발족… 독립된 사무실도 없어 3월이면 막막

    어마어마한 유치원 비리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터뜨렸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비영리 모임 ‘정치하는 엄마들’의 끈질긴 노력이 앞섰다. 2017년 2월 국무조정실에서 대도시 유치원·어린이집 95곳을 감사했더니 91개 기관에서 무려 205억원을 부당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그런데도 문제의 유치원들 명단은 비공개였다. 거기서 출발했다.그해 6월 모임이 발족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뜻이 맞는 엄마들이 의기투합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100여곳의 교육지원청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응하지 않는 곳들이 많았고, 국무조정실과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는 행정소송에 나섰다. 이런 과정에서 박용진 의원이 관련 자료를 받아내 터뜨렸다. 열 일 하는 모임이지만 독립된 사무실 공간도 없다. 서울 남대문로의 서울NPO지원센터에 책상 하나 얻은 게 전부. 서울시가 비영리 단체에 6개월 무상으로 빌려주는 공간이다. 늦어도 3월에는 나와야 하는데 뾰족한 대책이 없어 마음만 졸인다. 모임은 페이스북(www.facebook.com/political.mamas)을 거점으로 교감한다. 정보공개 청구 서류든 활동 자료든 활동가들이 십시일반 자발적으로 집에서 만든다. 정책, 보육, 교육, 문화 등 6개 섹션으로 나눠 순수 회비로 운영되는 모임의 회원은 1600여명. 유치원 비리가 터진 지난해 10월 500명이었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엄마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아빠, 삼촌, 아저씨 누구든 함께 고민할 마음만 있다면 가입할 수 있다. 활동 소회를 담은 책 ‘정치하는 엄마가 이긴다’를 지난해 펴내기도 했다. sjh@seoul.co.kr
  • ‘슈퍼맨이 돌아왔다’ 엑소 찬열X카이, 나은·건후와 만남 ‘최강 조합’

    ‘슈퍼맨이 돌아왔다’ 엑소 찬열X카이, 나은·건후와 만남 ‘최강 조합’

    ‘슈퍼맨이 돌아왔다’ 그룹 엑소 찬열, 카이가 나은 건후 남매와 만난다. 23일 방송되는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12월의 기적’이라는 부제로 나은이와 건후가 엑소 삼촌들과 만나 특별한 하루를 보낸다. 대세 베이비와 아이돌의 특급 만남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공개된 사진 속 찬열, 카이 삼촌은 나은이와 건후를 사랑스럽게 응시하고 있다. 활짝 웃는 나은이와 해맑게 미소 짓는 건후가 엑소 삼촌들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심쿵’을 선사한다. 대세들의 최강 조합이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 찬열, 카이 삼촌과 만난 나은-건후 남매.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뜻깊은 프로젝트를 함께하기 위해 뭉쳤다는 후문이다. 과연 그 프로젝트는 무엇이었을지, 이 과정에서 돋보인 네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어땠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을 육아 달인이라고 칭한 카이 삼촌과 육아 초보 찬열 삼촌이 아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대결을 펼쳤다고. 조카가 있는 카이 삼촌은 자신감을 뿜어내며 승부에 임했다는 전언이다. 다양한 비장의 무기를 대방출, 나은-건후 남매 사로잡기에 돌입한 찬열, 카이 삼촌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기대된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23일 오후 4시 5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수감생활만 29년…‘희대의 사기범’ 장영자는 누구

    수감생활만 29년…‘희대의 사기범’ 장영자는 누구

    1980년대 희대의 어음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잘 알려진 ‘희대의 사기범’ 장영자(74)가 또다시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 씨의 사기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최진곤 판사가 병합해 1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1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장씨는 남편인 고(故) 이철희 씨 명의 재산으로 재단을 만들려 하는데, 상속을 위해선 현금이 필요하다고 속이는 등의 수법으로 수억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지금까지 수감생활만 29년에 달한다. 그는 1983년 어음 사기 사건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뒤 형기를 5년 남겨 둔 1992년 가석방됐다. 당시 이철희 장영자 부부는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에 현금을 대주고 빌려준 돈의 2∼9배에 달하는 어음을 받은 뒤 ‘담보용’ 어음을 사채시장에서 할인해 융통하는 수법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 어음 사취 금액은 1400억 원, 어음발행 기업의 총 피해액은 7000억 원에 달했다. 장영자는 출소 1년 10개월 만인 1994년 140억 원 규모 차용 사기 사건으로 4년형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됐다. 1998년 광복절 특사로 다시 풀려났지만 2000년 구권 화폐 사기 사건으로 구속 기소 돼 2015년 석방됐다. 장 씨는 지방세 9억2000만원을 체납해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라 있기도 하다. 장 씨의 형부는 전두환 대통령의 처삼촌인 이규광 씨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삼촌 힘에 밀렸지만… ‘탁구 DNA’ 빛낸 오준성

    삼촌 힘에 밀렸지만… ‘탁구 DNA’ 빛낸 오준성

    “해볼 만했는데, 아빠께 죄송하네요.”(오준성), “누가 봐도 안 되는 상대였다. 너무 실망 말아라.”(아버지 오상은)제72회 탁구종합선수권대회가 한창인 20일 제주시 사라봉다목적체육관. 16개 탁구 테이블 한쪽에는 진기한 풍경이 벌어졌다. 초등학생부터 실업팀 선수까지 이른바 ‘계급장 떼고 붙어 보는’ 대회 방식. 올망졸망한 초등학생 선수들이 형님인 삼촌뻘의 상급자들과 여기저기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남자 단식에 출전한 서울장충초등학교 오준성(13)이 최근 남북 단일팀 ‘진-심 남매’ 멤버인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을 상대로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데 장우진 뒤 벤치에 앉아서 전술을 지휘하던 이는 오준성의 아버지 오상은 코치였다. 한 쪽은 자신의 아들이, 다른 한 쪽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미래에셋대우 소속팀 선수가 경기를 펼치고 있었던 것. 오상은은 아무런 말도 없이 팔짱만 끼고 둘의 경기를 지켜봤다. 오 코치는 “최근 한국 남자 제일로 꼽히는 장우진과의 싸움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고 짧은 관전평을 들려줬다.경기는 0-3(5-11 7-11 11-13) 완패. 누가 봐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오 코치는 “기술 측면에선 그리 달리는 것 같지 않아 보였는데, 역시 체력과 파워는 아직 먼 것 같았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혹시 경기 전 장우진에게 주문한 것, 아들 준성이에게 지시한 것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승부가 뻔한 경기인데 따로 얘기할 것이 있었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오 부자는 ‘탁구 DNA’를 나눠 가진 가족이다. 오상은 코치는 지난해 12월 현역에서 은퇴한 한국 탁구의 ‘레전드’다. 올림픽에 4차례, 세계선수권대회에 7차례 출전하며 한국 탁구에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남겼다. 2005년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단식 동메달을 차지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런던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다.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가장 많은 6개의 단식 우승컵을 수집했다. 청출어람을 꿈꾸는 오준성도 ‘탁구 신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곱 살에 처음 라켓을 잡았지만 탁구에 재능을 보이며 부천 오정초등 3학년 때부터 전국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지난해 12월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생으로 출전해 2회전에서 실업팀 선수를 꺾었다. 초등학생이 실업팀 선수를 꺾은 건 물론 3회전에 오른 것 모두 오준성이 처음이었다. 오준성은 지난 19일 권오진(중원고)을 물리치고 이날 3회전에 올라 또 다른 ‘반란’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국내 최고의 에이스를 초반에 만난 불운을 이겨내지 못했다. 오준성은 21일 문성중학교 김서윤과 호흡을 맞춰 혼합복식 3회전에 나선다. 제주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짱깨·짭새·식모·청소부·아가씨…누군가 들으면 불편한 호칭들

    짱깨·짭새·식모·청소부·아가씨…누군가 들으면 불편한 호칭들

    서울교통공사의 조리원들은 최근 ‘찬모’라는 호칭에 마음을 다쳤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0월 17일 서울교통공사 인사처장 김모씨의 배우자가 정규직 전환 명단에서 빠진 사실을 비판하면서 “김씨의 부인은 서울교통공사 식당 찬모로 무기계약직이었지만 정규직이 됐다”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는 ‘찬모’가 ‘남의 집에 고용돼 주로 반찬 만드는 일을 맡아 하는 여자’라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찬모는 반찬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을 여성으로 국한하는 데다 과거 신분제 시대의 인식이 가득 들어 있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찬모’라는 표현을 계속 써 가며 채용비리에 대한 문제제기를 반복했다.●흔히 들을 수 있는 인격 비하 호칭들 우리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호칭 가운데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적지 않다. ‘찬모’라는 표현도 그중 하나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권 감수성이 높아졌는데도 여전히 남성중심적인 신분제 사회에서나 쓸 법한 호칭들이 아직 우리의 언어생활 속에 ‘적폐’처럼 남아 있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조리원인 최모(55)씨는 “요즘에는 일반식당에서도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는데, 공공기관에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아직 찬모로 불린다는 사실이 너무도 슬펐다”고 떠올렸다. 이어 “학교 급식을 조리하는 노동자들이 파업했을 때 한 의원이 ‘밥하는 아줌마들’이라고 표현했던 적이 있다”면서 “이런 언어 습관이 고쳐지지 않고 반복되는 것을 보면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가사 도우미’를 ‘식모’라고 부르는 것도 인격 비하가 될 수 있다. 청소부와 배달부를 각각 환경미화원과 집배원 등으로 바꾼 것도 그들의 ‘노동 인권’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다.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일하는 김모(30)씨는 “분리수거를 하는 미화원을 ‘분리수거 아저씨’라고 부르고, 쓰레기 수거 업체 직원을 ‘쓰레기 사장님’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회사에서 의무 고용하는 장애인들과 식사를 할 때 ‘미화팀’이 아닌 ‘장애인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면서 “뒤늦게 이런 호칭이 잘못됐다는 점을 깨닫고 지금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라디오 작가 일을 하는 캐나다 시민권자 이모(36)씨는 “한국에서는 호칭 없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어색하고, 호칭 속에 자연스레 상하 관계가 내포되고 갑을 관계까지 설정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 이름을 부르면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군 ‘님’이고 누군 ‘아저씨’ 직업명 뒤에 붙는 호칭도 직업별로 다른 경우가 많다. 의사, 판사, 검사, 교수 뒤에는 ‘님’자를 붙이는 게 통상적이다. 하지만 환경미화원, 경찰관, 소방관, 군인 등에는 ‘아저씨’가 따라온다. ‘의사 선생님’이라고 불러도, ‘군인 선생님’이라곤 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노동 조건이 달라서 이런 호칭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특정 직종에 대한 노동 조건이 낮아서 호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님’자가 붙지 않는 직종 종사자들을 ‘님’자가 붙는 직종 종사자와 같은 대우를 해 주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의 취지처럼 교수와 미화원을 동등하게 대한다면 직업 명칭이나 호칭으로 비하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란 얘기다. 하 교수는 또 “노동자라는 표현만 해도 그렇다”면서 “노동자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외국에서는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들도 노동자(worker)로 인식한다”면서 “노동조건 격차가 개선되지 않으면 호칭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칭이 애매할 때는 무조건 ‘아줌마’나 ‘아저씨’로 불리는 사람도 있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관공서와 식당과 같은 서비스·판매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6.6%가 ‘아저씨·아주머니(아줌마)’ 등으로 불렸을 때 ‘불쾌하다’고 답했다. 응답률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37.8%가, 여성은 58.4%가 각각 ‘불쾌하다’고 답했다. ‘여기요·저기요’라고 불렸을 때 불쾌하다는 응답률도 33.9%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설문조사에서는 ‘식당이나 마트 등 서비스 기관과 주민 센터, 병원 등의 공공기관에서 손님이나 방문객이 기관 직원을 부를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복수응답 허용)라는 물음에 ‘직함’(과장, 주임 등)이 30.1%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선생님 19.4%, OO님(이름+님) 17.3%, 여기요·저기요 11.6% 순이었다. 아주머니·아저씨는 2.1%, 어머님·아버님은 0.8%에 그쳤다. ●남편 쪽 식구만 높여 부르는 호칭 차별 결혼 5년차인 신모(34)씨는 결혼 후 시어머니에게 “남편의 동생을 ‘성민씨’라고 불러도 되느냐”고 물었다. ‘도련님’보다는 성민씨가 동등한 호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그건 좀 아니지 않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결국 신씨는 둘이 있을 때는 서로 이름을 부르고, 시댁 어른 앞에서는 ‘도련님’이라고 부르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도련님’이라는 표현을 거북하게 느끼는 신씨는 빠른 발음으로 ‘도련’만 말하고 ‘님’자를 흐리는 ‘호칭 전략’을 쓰기도 한다. 신씨는 “남편이 제 여동생에게 처제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들만 도련님이라고 부르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편의 여동생을 지칭하는 호칭도 논란의 대상이다. 결혼을 앞둔 안모(27)씨는 ‘아가씨’라는 표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안씨는 “내가 무슨 조선시대 하녀도 아닌데 남편의 여동생에게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안씨의 어머니인 윤모(52)씨는 “아이를 낳으면 아이 이름을 활용해 편하게 부를 수 있으니 그때까지만 참으라”고 달랬다. 그때가 되면 아가씨를 ‘고모’, 도련님은 ‘삼촌’으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호칭을 생략하려고 눈치작전을 벌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주버님’이라는 호칭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결혼 3년차 김모(33)씨는 호칭을 생략하고 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아주버님, 식사하셨어요?”가 아니라 “식사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식이다. 김씨의 남편도 처가에 가면 가급적 호칭을 빼고 부른다. 김씨는 “남편이 새언니(오빠의 아내)를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게 너무 어색하다고 한다”면서 “서로 불편하니 말을 하지 않거나 호칭을 빼고 불완전한 문장으로 말한다”고 설명했다. ‘시댁’과 ‘처가’,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도련님’과 ‘처남’, ‘아가씨’와 ‘처제’ 등 시가와 친가의 호칭 차별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올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명절에 성차별 언어나 관행을 겪었다는 응답자는 83.2%에 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국민 신문고에도 차별적인 호칭을 개선해 달라는 요구가 잇따랐다. 한 청원인은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3만여명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그는 “여성이 결혼 후 시댁에서 부르는 호칭에는 대부분 ‘님’자가 들어간다. 심지어 남편의 결혼하지 않은 여동생과 남동생은 ‘아가씨’와 ‘도련님’이라고 우대한다. 하지만 남성이 결혼 후 처가에서 부르는 호칭에는 ‘님’자가 붙지 않는다. 장모·장인·처제·처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남성중심적인 시대상이 반영된 호칭이 여성의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립국어원의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 실태 조사’에 따르면, 10~60대 국민 4000명 가운데 65.8%가 배우자의 동생을 부르는 호칭을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립국어원은 지난 11월 가족·친지 간 언어예절 개선방안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남편의 아래 동기를 부르거나 가리키는 말로 ‘도련님(미혼), 서방님(기혼)’이나 ‘아가씨(미혼·기혼)’를 쓰고 있는데 계속 유지해야 할까요. 아니면 바꿔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5700명 가운데 4945명(86.8%)이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남성(56.8%)과 달리 여성은 93.6%가 바꾸는 것에 동의했다. ‘시댁’에 대응해 ‘처댁’이라는 말을 ‘성(性) 대칭적’으로 새로 만들어 써야 할지를 묻는 조사에서도 여성 91.8%, 남성 67.5%가 ‘된다’고 답했다. ●“내년 상반기 권고안 내놓을 것” 여성가족부는 지난 8월 말 2020년까지 진행할 범정부 가족정책인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가족 호칭 개선 작업을 추가했다. 국립국어원도 지난해 실시한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진행한 ‘표준언어예절’ 손질 방안 연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검토 작업 후 다음주쯤 가족 내 호칭과 관련한 연구 내용을 여가부로 넘길 예정이다. 여가부는 국민이 국립국어원의 연구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12월부터 한 달 정도 국민권익위원회 등과 함께 실시하기로 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젊은 세대 여성에게 가족 호칭은 단순히 불편한 정도를 뛰어넘었다”면서 “호칭은 법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문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쯤에는 권고안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가정에서 활용할 때 이런 방법으로 해 보면 어떻겠냐는 식으로 권고안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월드피플+] 치료비 마련위해 인터넷 방송하는 中 5살 소년

    [월드피플+] 치료비 마련위해 인터넷 방송하는 中 5살 소년

    생명에 치명적인 신장 질환을 가진 5살 남자 아이가 자신의 병원 치료비를 마련하고자 시작한 인터넷방송으로 수백 만 누리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7일 중국 매체 더페이퍼에 따르면, 지린성 창춘에 사는 아이는 부처를 닮은 외모와 ‘작은 바위’라는 별명으로 온라인상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정기적인 인터넷 방송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시청자 숫자만 평균 100만 명에 이른다. 실명을 밝히지 않은 아이는 생후 14개월에 신증후군(Nephrotic syndrome) 진단을 받았다. 이는 다량의 단백뇨와 저알부민혈증, 부종, 고지혈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지속적인 약물치료로 아이의 키는 1m에 불과한 반면, 체중은 35kg으로 증가했다. 또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 유치원에도 갈 수 없었다. 지난 해 아이의 가족이 우연히 소셜미디어에 아들 이야기를 올려 화제가 됐다. 인터넷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아 힘이 된다는 아이는 “친구들이 생겼다는 기분을 느낀다. 많은 아주머니, 삼촌, 형과 누나들이 저를 걱정해주신다”면서 “덕분에 병원 치료비도 벌고 있다. 제 힘으로 돈을 벌어서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다. 내 병이 나을 거라고 믿는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부모는 아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돼, 생방송을 그만두라고 설득하고 있지만 아들은 계속하고 싶어했다. 아이 아버지는 “아들은 수년 동안 병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을 할 때만큼은 표정이 환해진다”며 “제 아이를 보셨다면, 왜 제가 아들을 포기할 수 없는지 이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현재 아이는 처음 진단 받았을 때보다 상태가 호전됐으나 혈전과 급성신부전의 위험 때문에 매달 7000위안(약 113만원)의 비용이 드는 치료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아이의 부모는 수술을 포함한 치료비에 이미 모아둔 30만 위안(4855만원)을 다 써버렸고, 집까지 팔아버린 상태다. 현지 언론은 “가족들의 치료비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아이 엄마는 부동산 자산 관리자, 아빠는 막노동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데 부부의 수입으로는 아이 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가 빠듯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사진=더페이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은X건후 곰장어 먹방 ‘웃음 예고’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은X건후 곰장어 먹방 ‘웃음 예고’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은이와 건후가 처음으로 곰장어 먹기에 도전한다. 25일 방송되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내가 살맛 나는 이유’라는 부제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그 중 박주호-나은-건후 가족은 곰장어 먹방에 도전한다. 무서운 비주얼의 곰장어 앞에서 최고로 긴장한 나은이의 모습이 웃음을 안길 전망이다. 공개된 사진 속 나은이는 사랑스럽게 애교를 부리고 있다. 곰장어를 보고 침을 뚝뚝 흘리며 입맛을 다시는 건후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사진만으로도 흥겨움이 느껴지는 저녁식사 시간이 방송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날 박주호-나은-건후 가족은 이명재, 리차드, 세르히오 삼촌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이명재, 리차드, 세르히오는 박주호 아빠와 같은 축구단 소속이다.리차드는 독일어를 사용하는 오스트리아인, 세르히오는 일본계 아르헨티나 사람으로 일본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그렇기에 이들이 함께한 저녁식사는 한국어부터 일본어, 독일어, 스페인어, 영어까지 5개국어가 난무하는 왁자지껄한 시간이었다고. 특히 나은이는 스페인어와 독일어로 삼촌들과 능숙하게 대화하는 언어 천재의 면모를 뽐냈다고. 멋진 삼촌들과 대화를 하는 나은이는 어느 때보다 신나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25일 오후 4시 5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전쟁도 멈췄던 드록神, 20년 축구인생 멈췄다

    전쟁도 멈췄던 드록神, 20년 축구인생 멈췄다

    첼시의 전설이자 세계 최고 공격수 EPL 득점왕… 대표팀 A매치 65골 中·터키·미국 거쳐 올 시즌까지 뛰어‘푸른 피’(첼시)의 상징이자 아프리카의 축구 영웅, 디디에 드로그바(40·코트디부아르)가 20년 정든 그라운드에 작별을 고했다. 드로그바는 22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지난 20년은 내게 엄청난 시간이었다. 내 축구 인생을 여기서 끝내기로 결정했다. 옆에서 지켜준 가족들과 모든 이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이제 다음 여정을 그리려 한다”고 말했다. 은퇴는 예고된 일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SL) 2부리그 피닉스 라이징에서 뛴 그는 지난해 여름 “팬들에게 우승컵을 주고 평화롭게 떠날 생각이다.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현역 은퇴를 암시했다. 일부에서는 현역 연장설이 있었지만, 그는 말을 바꾸지 않았다. 6세 때 삼촌을 따라 프랑스로 이주한 드로그바는 유소년 팀을 거쳐 1998년 프랑스 르망에서 프로선수의 삶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리그앙(1) 갱강으로 이적해 처음으로 1부 리그를 밟았다. 이후 드로그바는 승승장구했다. 2004년 올랭피크 마르세유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로 이적한 드로그바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특히 큰 경기마다 엄청난 존재감을 보이며 팀에 많은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EPL 네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한 차례, 축구협회(FA)컵 네 차례, 리그컵 세 차례 우승을 일구며 첼시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6~2007시즌과 2009~2010시즌 두 차례 EPL 득점왕에 오른 그는 축구 하나로도 평화를 일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에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올려놓은 뒤 내전을 겪고 있는 조국에 “잠시만이라도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해 얼마 뒤 실제로 휴전이 선포되고 이듬해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기적과 같은 순간을 경험했다. 코트디부아르 대표로는 102차례 A매치 출전에 65골을 넣었으며 2014년 유니폼을 벗었다. 드로그바는 전성기가 지난 2012년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해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터키를 거쳐 2014~2015시즌 첼시로 복귀했다. 과거에 견줘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자 미국으로 건너가 올 시즌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그는 지난 9일 루이빌시티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이 경기가 선수로 뛴 마지막 경기가 됐다. 첫 첼시 이적 당시 2400만 파운드(약 346억원)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보란 듯이 넘어 ‘첼시의 전설’로 남은 드로그바는 “누군가 너의 꿈이 너무 크다고 이야기하면 고맙다고 말한 뒤 그것을 바꾸기 위해 더 열심히 그리고 영리하게 일해라. 항상 자신을 믿어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도 함께 남겼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딸바보 톱모델’ 혜박, 생후 2일 딸 공개 “저 귀엽죠?”

    ‘딸바보 톱모델’ 혜박, 생후 2일 딸 공개 “저 귀엽죠?”

    모델 혜박이 ‘딸 바보’ 엄마가 됐다. 22일 혜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갓난아기 딸의 사진과 함께 “이모, 삼촌들 저 귀엽죠? 꽃무늬가 잘 어울리는 그런 여자 #럭키 #리아 #생후2일”이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에는 꽃무늬 신생아복을 입고 큰 리본이 달린 핑크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랑스러운 아기의 모습이 담겨 있다. 혜박은 2005년 데뷔해 주로 해외를 무대로 활동했다. 2008년 5살 연상 테니스 선수 브라이언박과 결혼해 10년 만인 지난 19일 득녀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나달 전 코치이자 삼촌 토니 “페더러 내년 메이저 우승 못해요”

    나달 전 코치이자 삼촌 토니 “페더러 내년 메이저 우승 못해요”

    “로저 페더러(세계 3위·스위스)는 내년에도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못합니다.” 여느 테니스 팬이라도 최근 막을 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 대회를 보며 이렇게 느꼈을지 모른다. 그런데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의 삼촌으로 오랫 동안 코치로 일하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그만 둔 토니 나달(57)의 지적이라 무게가 다르게 다가온다. 페더러가 최근 5년 동안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1월 호주오픈을 마지막으로 세 차례뿐이었다. 이제 그의 나이 37세, 나달은 32세,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31세여서 모두 힘이 떨어지고 있다. 대신 만 21세 7개월이 된 알렉산더 즈베레프(5위·독일)가 ATP 파이널스 준결승에서 페더러,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잇따라 제압하며 우승해 세대교체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다. 토니 나달 전 코치는 일간 ‘엘 파이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신세대 선수들이 “질적으로 도약”했다며 “페더러가 앞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보기 어렵겠다고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예전에는 가끔 막내들이 잔디 코트에서 페더러를, 하드 코트에서 조코비치를, 클레이 코트에서 라파엘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곤 했다. 그런데 런던에서 열린 (ATP 파이널스) 결승 경기를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 다른 이들의 공격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쇠락해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인상을 품게 됐다. 지금이나 내년에 라파엘은 충분히 체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조코비치와의 라이벌 관계가 새로운 장을 맞을 것이라고 느끼지만 일반적으로 새로운 세대와 뒤섞여 더 열린 가능성의 세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3세 소년이 무에타이 KO패 이틀 뒤 뇌출혈 사망

    13세 소년이 무에타이 KO패 이틀 뒤 뇌출혈 사망

    태국의 13세 소년이 무에타이(타이 복싱) 경기를 마친 이틀 뒤 뇌출혈로 숨지면서 어린이들을 링에 오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비운의 주인공은 여덟 살 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링에 오른 아누차 코차나. 부모를 모두 여의고 삼촌 밑에서 자라나 링에 올라 버는 돈으로 학교에 다녔고 삼촌 가족의 생활비를 보탰다. 이번이 170번째 경기였던 그는 지난 10일 중부 사뭇 프라칸 지방에서 열린 부총리배 약물퇴치 자선대회 도중 14세 소년과 헤드기어도 쓰지 않은 채 링에 올라 상대의 펀치를 너무 많이 맞아 정신을 잃은 채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고, 병원에 후송된 지 이틀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일간 ‘더 네이션’이 14일 전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태국 의회에는 마침 12세 이하 어린이들을 링에 오르지 못하게 막는 법안 초안이 제출된 상태였다. 아누차의 죽음을 계기로 12세부터 15세까지 아이들도 반드시 등록을 하고 부모의 동의를 얻어 보호 기어를 쓰고 링에 오르게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손질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예 18세로 연령 제한을 상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태국프로복싱연맹은 정식 경기 입문 연령을 10세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 체육부가 배포한 통계에 따르면 정식 선수로 등록된 복서 가운데 15세 이하 소년들이 1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일부 태국인은 어린 파이터들이 링에 오르지 못하게 막는 것은 무에타이 전통에서 어긋나는 것이라며 반대해 지금까지 많은 아이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링에 오르고 있다. 아누차의 죽음은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복서 크리스티안 다기오가 태국 랑싯에서 현지인 복서와 타이틀 매치를 벌이다 KO 패하며 49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뒤 2주 남짓 만에 발생한 비극이기도 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가짜뉴스에 현혹돼 엉뚱한 사람 불 태워 죽인 멕시코 마을

    가짜뉴스에 현혹돼 엉뚱한 사람 불 태워 죽인 멕시코 마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엄청난 권력을 지닌 지도자조차 가짜 뉴스를 함부로 떠들어대는 판국에, 지난 8월 멕시코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례를 영국 BBC가 12일 몸서리 처질 정도로 적나라하게 소개했다. 지난 8월 29일 정오 조금 지나 멕시코 중부 푸에블라주의 작은 마을 아카틀란에서 일어난 비극이다. 별것 아닌 시비 끝에 연행된 두 사람이 탄 경찰차가 경찰서에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가장 번화한 거리에 처음에는 50명 정도 모여 있었는데 순식간에 100여명, 조금 더 시간이 흐르니 수백명으로 불어났다. 주민들은 손전화를 들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아동 유괴범이란 가짜 뉴스가 떠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군중 속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이도 있었다. 멕시코에서는 워낙 아동 유괴가 만연돼 있어 정부에서도 최고 수위의 형사처벌을 약속하는 등 골치를 앓고 있다. 경찰서에 몰려든 주민들이 한사코 유괴범이 끌려온 것이냐고 묻자 경찰은 거듭해서 아니라고 부인했다. 사실 두 사람은 경범죄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을 뿐이었다. 리카르도 플로레스(21)는 북동쪽으로 250㎞ 떨어진 살라파에 사는 법학도였는데 삼촌 알베르토(43)를 만나려고 이 마을을 찾았다가 건축 관련 주민들과 작은 실랑이가 벌어져 경찰서에 연행된 참이었다. 경찰이 거듭 아니라고 해도 주민들은 계속 불어났고,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그들은 개인 문자 메시지 왓츠앱에서 떠도는 가짜 뉴스 ‘아동 유괴란 전염병이 우리 주에 들어왔으니 모두 조심하라’를 진실이라고만 여겼다.공교롭게도 며칠 전 네 살, 여덟 살, 열네 살 아이 셋이 실종됐다가 장기가 적출당한 채 발견된 일이 있었다. 해서 군중들은 두 사람이 유괴범들이라고 확신했다. BBC는 프란시스코 마르티네스가 군중들을 흥분하게 만든 가짜뉴스의 최초 유포자라고 지목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왓츠앱에 잘못된 정보를 올리고 경찰서 밖에서의 군중들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페이스북에 생중계했다. 그는 “아카틀란 사람들이여,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믿어달라. 유괴범들이 지금 여기 있다”고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 그와 마누엘이라고만 알려진 남자가 경찰서 옆 시청 청사 지붕에 올라가 종을 울리며 경찰이 두 사람을 곧 석방시킬 것이라고 알렸다. 페트로닐로 카스테요란 남자는 확성기를 들고 나와 경찰서에 불을 지르게 돈을 기부하라고 외친 뒤 모금통을 든 채 군중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조금 뒤 군중은 폭도로 돌변했다. 경찰서는 힘없이 뚫렸고 두 사람이 끌려나와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그 뒤 시민들이 돈을 걷어 산 기름이 두 사람 몸에 끼얹어졌고 불이 붙여졌다. 목격자들은 리카르도는 이미 불이 댕겨지기 전에 맞아 숨진 상태였다고 진술했는데 삼촌 알베르토는 그 때까지 숨이 붙어 있었다. 동영상에는 불이 붙여지기 전에 그의 무릎이 살짝 움직인 것처럼 보인다. 검게 탄 시신은 그 뒤 2시간 동안 방치돼 있다가 푸에블라 검찰이 달려와 수습했다. 할머니가 달려와 아들과 손자의 신원을 확인했는데 알베르토의 뺨에 눈물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을 보고 그때까지 남아 있다가 쭈뼛쭈뼛 흩어지던 군중들을 향해 소리쳤다. “당신네들이 그들에게 한 짓을 보라.” 택시운전사 카를로스 푸엔테스는 “우리 마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연기 기둥이 마을 어디에서나 보일 정도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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