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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문단 교류 59년만에 ‘햇빛’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문인들이 함께 하는 ‘민족작가대회’가 8월 하순에 열린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이하 작가회의)는 18일 북측 조선작가동맹중앙위원회(위원장 김태훈)와 지난 10일 작성한 ‘공동 보도문’을 통해 “8월 하순 평양에서 6·15 남북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민족작가대회를 개최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작가회의에 따르면 작가대회는 아직 구체적 일정과 참여 작가 선정 등 세부 작업을 남겨놓고 있지만 9부 능선은 넘은 셈이다.소설가 정도상·시인 강태형씨와 함께 실무회담을 주도한 작가회의 김형수 사무총장에게 추진 과정과 일정 등을 들어보았다. 먼저 이번 대회의 의미를 묻자 “59년 전,북한의 한설야·이기영 등이 서울에 내려와 합의한 ‘전국문학자대회’가 무산된 이후 최초로 열리는 역사적 사건”이라며 “문학사적으로는 모국어권 문화의 온전한 크기를 되찾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고,민족사적으로는 그 동안의 교류와는 질적으로 다른 ‘내면의 교류’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일정을 묻자 약간 난감한 듯 “대회 날짜와 참여 작가 숫자는 행사추진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애로사항을 막기 위해 나중에 공개하기로 합의했다.”며 “크게는 개막지인 평양에서 세미나와 대동강·묘향산 답사,삼지연폭포에서 ‘시와 노래’ 행사,백두산 천지에서 해뜨기에 맞춰 ‘통일문학의 새벽’ 행사 등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北에 고고학 공동연구등 제안”/남북공동학술회의 한국 단장 맡은 이서행 교수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역사 해석에서 남과 북이 공통적으로 다룰 수 있는 분야를 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20∼27일 평양 고려호텔과 삼지연 베개봉호텔(양강도 삼지연군 소재)에서 열리는 남북공동학술회의의 한국 단장을 맡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이서행(사진·57) 교수는 이번 대회에서는 남과 북이 시각을 달리하는 미묘한 문제들은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과 북의 역사학계는 각각 고유한 민족이론의 틀 안에서 민족문제와 역사의식을 연구해 왔습니다.남한의 연구는 서구의 이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고 북한의 연구는 주체사상에 입각해 나름의 이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그 차이를 인정하면서 하나하나 공통분모를 찾아가려고 합니다.” 이번 남북공동학술대회에서는 민족 공동체 의식,항일운동사,일본의 역사왜곡등에 관한 논문 25편이 발표된다.이 중 남측에서 발표하는 논문은 공동체 의식과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다룬 논문이 주가 되고 북측 논문은 항일투쟁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북한에 고고학 공동연구를 제안하는 등 다양한 남북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단군신화에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神壇樹) 아래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고 세상을 다스렸다고 나오는데 그 태백산이 북한의 묘향산입니다.북한과 협조해 우리 고대사를 복원하고 싶습니다.” 그는 개성특구에 남북 학자가 공동으로 강의하고 남북 학생들이 함께 배우는 민족대학을 세우는 일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1988∼1991년 발간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현재 출간 준비 중인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의 북한 관련 부분을 북한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온전한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계획도 피력했다. “제가 북한 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일성대학에서 강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는데 북측에서도 비공식적으로 한번 강의계획을 잡아보라고 하더군요.내년쯤 1∼3개월 일정으로 북한에서 강의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연합
  • [열린세상] 북한에도 시장이 있었네…

    작가 황석영씨는 오래 전 북한 방문 소감을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고 하였다.북한을 10여년 넘게 연구하면서 이 말은 곧 나의 학문적 관심사이자 풀어야 할 화두였다.2003년 7월말 대북지원 민간단체의 방북길에 찾아간 북한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었다.’ 3박 4일의 짧은 일정 속에 그들은 우리에게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 주었다.웅장한 기념비적 건조물과 수려한 풍광들을 그들의 해설을 들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하였다.동시에 우리 민간단체들이 지원하고 있는 보건의료기관과 교회도 방문하였다.남쪽 민간단체들의 체계적인 지원과 북쪽 담당자들의 열의와 노력이 돋보이는 남북협력의 시험장이었다. 그 사이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아는 만큼 보았다.만경대 기념매점에서 거스름돈 1유로에 해당하는 모든 물건들을 볼 수 있었으며 백두산 천지에선 맨땅 위에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돌로 눌러 놓고 파는 유화들을 흥정해 보기도 하였다.여자 해설 강사들하고만 사진 찍는다고 투정하는 정일봉의 남자 관리원을 달래기도 하고 삼지연대기념비의 2년차 해설 강사에게는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 주겠다고 이름도 알아 보았다.지하철 영광역을 나와 나도 모르게 인파에 휩쓸려 평양역쪽 대로로 접어들었다가 지도원을 놀래키기도 했고 아파트 1층 집들마다 설치한 쇠창살을 찍다가 안내원 동무의 부끄러워 하는 지적도 받았다.숙소인 고려호텔과 지정된 코스 이외엔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 사람들의 살아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기 위해 나름대로 땀깨나 흘린 여정이었다. 북한을 며칠 방문하는데 드는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다.수십만이 다녀 온 금강산관광도 시장 가격만으로는 더 이상의 관광객을 모집할 수 없을 정도인데 하물며 수도 평양을 방문하는데는 그보다 몇 배나 비쌀 수밖에 없다.외부인에게만 판매하는 기념품이나 음료 등의 가격도 방문자의 호주머니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만수대창작사에는 1만 유로 이상의 그림과 공예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각종 한약 제품들도 중국과 비교할 때 상당히 비싼 편이다.그럼에도 우리 방문단 100명이 1시간 만에 평양수출품전시장 1달 평균 매출액 이상을 올려 주었다고 지배인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창작사 지배인은 전시 예술품들의 값을 깎아 주기도 하였다. 북한은 변화해도 중국식이 아닌 북한식의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한다.중국식 개혁 개방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적극적으로 편입함으로써 이루어졌다면 북한은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경수로 건설에서 북측 노동자 임금을 당초 합의보다 훨씬 높게 요구함으로써 우즈베키스탄인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거나 대북사업 참여에 엄청난 대가를 요구함으로써 기업 자체가 부실화하기도 하였다.퍼주기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남북교류협력사업에는 예외 없이 적지 않은 선물이 남쪽으로부터 건네지고 있으며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를 엄청난 규모로 요구하고 있다.금창리 지하시설 참관 허용만으로 미국으로부터 수십만t의 식량을 받아냈는가 하면 작금의 핵문제가 재차 제기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시장에는 기회비용도 있고 한계효용체감의 법칙도 작용한다.우리 방문단 100명이 전시장에 다시 갈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도 그곳 한달 매상 이상을 구매할 수 있을까.새로 방문단을 구성하든지 신상품이 개발되어야 가능할 것이다.그래서일까.이미 시장의 작동 원리를 깨달은 지배인은 우리들에게 신제품인 평양 고추장을 ‘보너스’로 나누어 주었다.다시 평양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그 평양 고추장을 찾게 될 것이다.8월말 북한 핵문제가 6자회담이란 새로운 다자틀 속에서 다루어지게 된다.새로 짜인 구성원들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북한 당국자도 평양 전시장 지배인에게서 무언가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유 호 열 고려대 교수 북한학
  • 동계 아시안게임 ‘13년만의 나들이’ 북한 전력은

    13년 만에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북한의 전력은 여전히 안개속에 가려져 있다. 북한은 다음 달 1∼8일 열리는 제5회 일본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 51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임원 외의 선수는 쇼트트랙 7명,피겨스케이팅 4명,여자아이스하키 18명 등 3개 종목 29명이다. 90년 일본 삿포로 대회(2회)에 참가했던 북한은 94년 삼지연 대회를 반납한 뒤 96년 중국 하얼빈 대회(3회)와 99년 한국 강원대회(4회)에 잇따라 불참하다 13년 만에 동계 아시안게임에 모습을 드러낸다. 북한이 동계 국제종합대회에 마지막으로 출전한 무대는 20명을 파견했던 98년 일본 나가노동계올림픽이었다. 따라서 국제종합대회에 관한 한 5년 만의 해외 나들이인 셈이다.물론 그동안에도 북한은 옛 공산권 국가에서 열린 단일 종목 대회에는 참가해 왔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국에서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제1,2회 대회에서 한국에 이어 종합 4위를 차지한 것과 달리 이번엔 4강 진입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개최국 일본의 1위가 확정적인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2,3위를 다투고 카자흐스탄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북한의 예상 성적은 5위 정도.일각에선 ‘북한의 노골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쇼트트랙에서 한국과 중국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 속에 피겨와 아이스하키에서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여자아이스하키는 일본과 카자흐스탄,중국이 3강을 형성하고 있지만 북한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남북대결은 북한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첫 남북대결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
  • 동계아시안게임 북한 참가 통보

    |도쿄 AP 연합|북한이 다음달 1일 일본 아오모리(靑森)에서 열리는 2003동계아시안게임에 51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북한올림픽위원회(NOC)가 다음달 1∼8일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선수단 명단을 보내왔다고 14일 밝혔다.지난 13일 팩스로 제출된 명단에 따르면 북한은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아이스하키 등의 종목에 참가할 예정이다.북한은 엔트리 제출 마감시한인 지난해 말까지 아무런 연락 없이 참가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아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려왔다.일각에서는 일본인 납치문제 등으로 대회에 불참할 것이라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나돌았다. 북한은 지난해 하계대회인 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했지만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90년 삿포로에서 열린 제2회 대회 참가 이후 94년 삼지연에 유치했던 대회를 반납했고,96년 중국 하얼빈과 99년 한국 강원대회에 불참하는 등 10년 넘게 출전을 거부해왔다.
  • 고은시인, 시·산문·소설등으로 구성한 전집 38권 출간 “내게있어 문학과 역사는 한몸”

    그는 기원전 1125년 방랑시인으로 출생해 한때는 디오니소스의 친구이기도 했으며, 1302년에는 시베리아 예니세이 유역의 아기 무당으로 태어나기도 했다.또 모르는 어느 곳에서는 술집 주모,중앙아시아 사마르칸트에서는 행상,내몽고에서는 목동이기도 했으며,1689년 삼지연 어름에서는 피리부는 화전민이기도 했다. 올해로 고희를 맞은 한국문학의 큰 기둥 고은 시인이 이달말 출간되는 38권짜리 방대한 전집(김영사)의 연보에서 밝힌 자신의 전생(前生)이다. 지금까지 그의 문학세계를 총망라한 전집은 준비 기간만 3년이 걸렸으며 100여명의 편집위원이 나서 편집에만 2년이 걸렸다. 이렇게 출간되는 전집은 200자 원고지 12만장,책으로는 2만 3000쪽 분량으로 시 14권,산문 7권,자전 3권,소설 7권,기행 1권,평론과 연구 5권과 머리책 1권 등으로 구성돼 500질 한정판으로 출판됐다.출판을 맡은 김영사측이 “우리 출판계의 기념비적 사업”이라고 말할 만한 방대한 작업이다. 이렇게 ‘기념비적’이라는 수사로 운위되는 시인 고은,그는 누구인가.그는 문학적으로는 이른바 모국어를 모국어답게 지키고 가꿔온 지킴이였고,역사적으로는 압제에 온몸으로 맞서 싸운 전사였다. 일제하에서 국민학교 1학년 때 다카바야시 도라스케(高林虎助)로 창씨개명을 했다는 그는 “언어가 인간의 주체기호라는 사실은 식민지에서의 모국어가 어떻게 모독당하는가를 말해 주는 것과 함께 언어가 인간 존재의 고향이라는 사유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고 당시의 체험을 회고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 전까지 정치·사회문제가 범접할 수 없었던 그의 시세계로 ‘현실’이 들어와 자리잡게 된 70년대의 격렬한 저항 상황에 대해서는 “문학이 현실과 도저히 절연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런 70년대가 없었다면 내 문학은 어느 한 쪽 골짜기에서 피 한 방울 없이 피울음을 우는 소쩍새의 밤이었다가 말았을 것”이라고 돌이켰다.지금도 ‘문학과 역사는 한 몸’이라는 그다. 그러나 시대가 그를 문학 밖으로 이끌었을지라도 문학의 순정을 향한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그는 “행여 내 문학이 정치 현실이나 이데올로기의 하부구조로 봉사하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나는 그것과 싸워야 한다.”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그는 문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철저한 자유주의적 성향을 드러내 왔다.어떤 종속적 필요나 강제도 그를 굴복시킬 수 없었다.이런 그의 문학사상은 고은을 시인의 범주에만 묶어둘 수 없었다.그는 실제로 시뿐 아니라 소설,평론,산문 등 생각이 미치는 모든 영역의 문학을 두루 섭렵하는 재능을 보여 왔다.올해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이 그의 문학적 잠재력을 과대평가한 결과가 아님을 말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렸을 적에 ‘마을의 어느 머슴’으로부터 언문을 깨우쳤다는 그가 자신의 시를 평하는 진단에서 그의 자유롭고 역사의식적 사고법이 명료하게 드러난다.“나의 시는 그러므로 흐름”이라거나 “나의 시는 그러므로 울림”이라는 그는 시를 ‘역사의 음악’이라고 규정해 시의 음악성을 역사성보다 우위에 두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한사코 시를 정의하기를 주저한다.“시는 그 누구도 정의할 수 없고,그 누구도 얼마든지 정의할 수 있는 무한 생명체”라는 것이 시에 대한 그의 정의이다. 승려에서 환속해 굴곡진 세속의 삶을 살았으면서도 그의 내면에 자리한 고뇌는 오히려 탈속 때보다 더했다.지난 90년대 초 폐결핵 진단을 받았을 때는 “드디어 내 허구와 사실이 어떤 차이도 없었다는 문학적 자기동일성을 확인했다.”고 토로했는가 하면 네번이나 자살을 시도하는 치열한 자기성찰의 삶을 살아온 그다. “전생이 이따끔 보였다.많은 전생들 가운데 몇 번인가는 시인이었다.”는 그는 “평생 언어의 일부를 혹사함으로써 나는 시인이리라.이 사실은 희망이기도 하지만 자주 절망이었다.언어는 절망인지도 모른다.”는 말로 그의 심경을 대신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北 군사분야 변화조짐/ 김정일 ‘군축 카드’ 내놓나

    북한이 경제분야에 이어 군사분야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병력감축론’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남북 국방장관 회담 성사에도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북한이 군병력 2만∼5만 감축과 함께 휴전선 일대 임전태세를 경계태세로 완화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관측이 모스크바발로 전해지자 정부는 정확한 사실 확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방부 황의돈(黃義敦) 대변인은 7일 “북한이 병력감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온 적은 없다.”면서 “외국 통신들이 북한군 동향을 담은 정보를 가끔 내보내지만 이 가운데 신빙성 없는 정보가 많으며 이 소식도 그다지 믿을 만한 정보는 아직 아닌 듯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만약 사실이라면 2만∼5만명의 감축 규모 자체보다는 상징적인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면서 “최근에 북한이 군복무기간을 단축시킨다는 얘기는 조금씩 들려왔는데 이 때문에 자연감소된 것인지,아니면 대외적인 관계를 고려한 상징적 조치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동북아안보대화(NEACD)에서 북측 대표단이 참가는 했지만,군병력 감축 이야기가 논의된 적은 없다.”면서도 “북측이 러시아 대표단에게 비공개적으로 이런 말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러시아측에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신중함 속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곁들였다. 통일연구원 박영호(朴英鎬)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미국이 원하는 것은 전진배치된 재래식 병력을 후방으로 배치하는 것”이라면서 “사실이라면 미국측에 대해 북한측이 보여주는 성의있는 카드로 미국의 화답을 원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입장에서도 병력을 감축해 대외관계를 개선함과 동시에 이들을 각종 경제건설 현장에 투입할 수도 있는 다용도 카드로 활용된다는 분석이다.북한은 이미 몇년 전부터 제대군인들을 양강도 삼지연군 농장을 비롯해 경제현장에 집중 투입해 왔으며,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8월 남한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우리는 군사분계선에 배치된 2개 사단 3만 5000명을 빼내 공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서주석 책임연구원은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과중한 군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데다 미국의 재래식군사위협 감축 요구와 남쪽의 긴장완화에 대한 지속적 요구속에서 충분히 가능한 결정”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서 연구원은 “군사경계선 일대에서 줄인다는 건지 전국에 걸쳐 줄인다는 건지 불분명하고,검토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최종평가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방장관회담을 북측이 먼저 제의한 것 역시 큰 변화로 평가된다. 서주석 연구원은 “국방장관회담이 열리면 당장 우리쪽에서 긴장완화와 군사적 신뢰구축으로 가자고 할 것임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선(先)제의한 것은 북한의 변화가 상당한 정도로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군사 직통전화가 신뢰구축의 첫걸음이었다면 이번 회담에선 군사부문의 지속적 대화 채널 구축과 군사훈련 통보 등 군사분야 교류 통한 신뢰구축 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내년 봄 서울 답방설 역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평화무드 조성에 청신호로 작용될 전망이다. 박록삼 오석영기자 youngtan@
  • 신의주특구/ 교통편은 - 육로 주로 이용

    양빈(楊斌) 신의주 특구 장관이 “30일로 예정된 외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다음달 8일 이후에나 가능하겠다.”고 밝히긴 했으나,신의주로 향한 열기에는 아직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관심은 특구로 접근하는 통로에 집중되고 있다.현재 접근성 등을 볼 때 육로를 이용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육·해·공 교통망의 현실적인 여건이나 북한의 체제 안전을 위해서도 육로를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북한이 신의주 특구 기본법에서 수상·항공 운수업의 경우 공화국 해당 기관의 승인을 받도록 별도규정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특히 육로는 연말 경의선 철도가 완공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육로 이용-인천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중국 선양(瀋陽)으로 간 뒤 단둥(丹東)을 거치는 방법이다.선양에서 단둥까지는 버스 또는 철도로 2∼3시간 걸린다.단둥에서는 1911년 완공된 압록강 철교를 건너면 곧바로 신의주에 닿는다. 현재 평양과 신의주를 잇는 평의선이 있고,평양에서 중국 베이징을 왕복하는 국제열차가 신의주를 통과하고 있어 경의선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기차로 신의주까지 직행할 수 있게 된다.10월 중 개성에서 열릴 개성공단 실무협의회와 철도·도로 연결실무협의회 2차회의에서 육로통행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항로 이용-국양해운이 인천∼남포간 서해상 직항로를 운영하고 있지만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인천과 남포,중국의 단둥항을 연계하는 이른바 ‘3각 노선’을 구상중이긴 하지만,인천과 남포는 현행 국내법이 적용되는 내항(內港)이고 단둥항은 중국내 외항(外港)이기 때문에 별도의 승인절차를 밟아야 한다.신의주까지 직항로를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북한측이 이를 허용할지가 관건이다. ◆항공기 이용-신의주 인근에 국제공항 설립의 필요성 및 전망이 대두되고 있으나 미지수다.현재 북한에는 신의주를 포함해 청진,함흥,원산,삼지연 등 33개 공항이 있으나 평양 순안 공항을 제외하곤 모두 군민(軍民) 겸용으로 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北선수·응원단 665명 온다

    북한이 부산아시안게임에 선수단 315명과 응원단 350명 등 모두 665명을 파견하고 판문점에서는 역사적인 성화 합화(合火) 행사가 열린다.북한측과 금강산에서 2박3일간 실무접촉을 갖고 19일 돌아온 남측 대표단의 백기문 수석대표(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사무총장)는 속초항내 현대아산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16개 종목 315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엔트리 제출 마감일인 30일 이전까지 최종 명단을 조직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 선수단은 축구 핸드볼 탁구 소프트볼 복싱 역도 레슬링 유도 육상 체조 다이빙(수영) 조정 카누 사격 양궁 골프 등에 선수 168명,코칭스태프 44명,임원(의료·연구진) 103명으로 구성된다. 북한 선수단의 이동 경로는 평양에서 두차례로 나눠 김해공항 또는 김포공항까지는 직항로를 이용하고,한국에서는 전세버스로 이동하게 된다.여성이 대부분인 취주악대와 예술인으로 구성된 응원단은 청진 또는 고성에서 ‘만경봉호’로 속초항에 도착한 뒤 역시 전세버스로 부산으로이동하게 된다.만경봉호는 북한이 재일교포들을 북으로 실어나른 여객선으로 60년대 북송사업의 대명사였다. 백 수석대표는 “오는 9월5일 백두산에서 채화된 성화는 항공편을 통해 삼지연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봉송된 뒤 다시 판문점으로 이동해 7일 한라산에서 채화된 성화와 합화 행사를 갖는데 남북이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말했다.그러나 개·폐회식 남북한 동시입장에 대해서는 양측이 이견을 보여 추가 협의가 필요하게 됐다.남북한은 개·폐회식 동시입장을 비롯해 응원단의 인공기 사용,숙소 등 세부적 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실무접촉을 한차례 더 갖거나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친선축구 실무접촉에서는 오는 9월7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 명칭을 ‘2002남북통일축구경기’로 확정했다.북한은 친선경기를 위해 9월5∼8일 선수와 코칭스태프 25명과 기자 및 지원요원 17명을 직항로를 이용해 파견하기로 했다. 양측 대표단은 국기 및 국가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한반도기를 게양하고 ‘아리랑’을 부르기로 했으며 응원도 공동으로 하기로 했다. 이기철 박록삼기자 chuli@
  • 北 平祝합의 실무협의 제의 배경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가 평양축전 합의 이행을 위한 실무협의를 갖자고 28일 제의함에 따라 민간부문의 남북교류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다만 향후 추진될 분야별행사에서도 참가자들의 돌출행동이나 정치색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북측 제의배경] 실무협의는 평양에서 이미 합의된 사항이다.남북은 지난 21일 발표한 공동보도문 4항에 ‘…축전기간협의한 문제들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북측이 먼저 제의한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무엇보다 북측은 평양에서의 돌출행동에 대한 남한사회의 비판적 시각을 크게 우려한 듯 하다.통일부 당국자는 29일 “남한내 보수세력의 비난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짙다”고 분석했다. [남측 반응]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측은 29일 논평을 내고 “북측 제의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고밝혔다.추진본부측은 국내 여론과 통신사정을 감안,금강산이나 평양보다는 베이징 등 제3의 장소를 협상 장소로 희망하고 있다. 추진본부와 달리평양축전의 후유증을 호되게 치르고 있는정부는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실무협상 제의 자체는 환영하지만 정치적 의도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에서의 평화촌 행사나 10월 단군제 등 평양축전에서 합의된 많은 민간행사들이 북한의 통일전술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실무협의 과정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평양축전에서와 같은 돌출행동 가능성이 점쳐질 경우 행사 자체를 엄격히 규제한다는 방침이다.통일부 당국자는 “행사참가자에 대한 방북승인도 보다 엄격해 질 것”이라며 “다만 명확한 승인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않아 고심중”이라고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 ■평양축전 합의 내용. 8·15 평양 통일대축전에서 남북은 대표단 합의에 따른 공동보도문과 부문별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공동행사 방안을마련했다. 공동보도문에 명시된 합의사항으로는 ▲내년 8·15행사 동시 공동개최 ▲일제만행에 대한 공동조사 ▲독도영유권에 대한 학술토론회 등이 있다.또 각분야별로는 ▲2001 평화촌행사 ▲개천절 단군제 ▲남북여성통일대회 ▲남북청년학생통일대회 ▲남북노동자회의 ▲남북어민대동제 등이 합의됐다. 공식 합의는 못했지만 ▲서울∼백두산 삼지연 직항로 개설▲이산가족 추석선물 교환 ▲김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위한 환경조성 등도 양측이 노력키로 한 부문이다. 이중 가장 먼저 개최될 행사는 10월에 있을 개천절 단군제와 2001 평화촌 행사다.평화촌 행사는 10월 6일부터 닷새간경의선철도 연결지점인 비무장지대(DMZ)의 도라역에서 열릴예정이다.남북을 비롯,분쟁을 겪고 있는 세계 10여개국의 문화예술인 등 연인원 2만명이 참석,한반도 및 세계평화를 위한 토론 및 문화행사 등을 벌인다. 진경호기자
  • 평양축전 돌출행동 백태

    8·15 평양축전 참가자들이 귀환하면서 축전 당시 남측대표단 인사들이 벌인 백태(百態)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중에는 강정구(姜禎求) 교수의 만경대 방명록 파문을무색케 하는 친북 언행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참가자들이 전하는 내용을 종합하면 대체로 문제의 발언과행동은 17일 만경대 방문과 18일 묘향산·백두산 관광 때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했을 때 참가자 대부분은 당초 방명록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측이 범민련 남측본부의 신창균(申昌均) 명예의장을 방명록 쪽으로 안내하면서 남측 참가자들의 서명이잇따랐다.신 의장은 ‘53년만에 평양을 방문하니…’라는식으로 평이한 내용을 기록했으나 강 교수가 ‘만경대 정신…’이라는 문제의 서명을 남기자 곧이어 ‘역사의 자취를 보았습니다’는 등의 문제성 서명이 뒤를 이었다.한 참석자는 “이전에 남측 인사들이 작성한 것이라며 북측이보여준 방명록 내용 중에도 자극적인 표현들이 담겨 있었다”면서 “평양에 처음가본 이들이 흥분한 상태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쓴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18일 묘향산 관광에서는 일부 남측 여성참가자들이 김 주석의 밀랍인형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또 백두산 삼지연에서는 일부 인사가 “혁명전통 이어받아 통일…”을운운하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다는 것이다.또 일부는 김 주석 동상에 참배하기도 했다. 이어 19일 백두산 정상에서는 한총련 학생들이 “연방제로 통일하자”는 구호를 외쳤다.한 젊은 여성은 ‘백두산정기를 타고 나신 장군님이시라 훌륭한 장군님이 되신 것같습니다.장군님의 …이어받아’라고 적기도 했다.20일 밤에는 일부 학생들이 술집에 모여 김 주석을 찬양하는 내용의 ‘한별을 우러러…’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참가자들의 이같은 돌출행동을 놓고 방북 대표단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논쟁이 거의 매일 벌어졌다고한다.통일연대측의 한 참가자는 “남북관계를 생각해서 기자들이 제발 좋은 면을 부각해 달라”고 통사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총련 대학생은 김 주석 동상을 가리키며 ”이런 것 만들 돈이 있으면 인민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게 낫지않느냐”고 북측 안내원에게 말하기도 했다.민화협의 한 인사는“사람이 340명인데,별의별 사람이 다 있는 것 아니냐”며불기피성을 호소했으며,통일연대 인사들은 “전체적인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 자극적인 표현만을 떼내어보면 충격적이게 마련”이라고 항변했다. 진경호기자 jade@
  • “北찬양인사 더 있었다”

    평양 통일대축전 행사기간 남측 대표단의 일부 인사들이북한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노골적으로 찬양하는언행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행사 참석자들에 따르면 남측 대표단이 지난 18∼19일 김 위원장 생가(生家)인 백두산 밀영(密營)을 방문했을 때‘훌륭한 장군님’‘백두혁명’ 등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방명록 서명이 잇따랐다. 대표단의 한 여성은 ‘백두산 정기를 타고나신 장군님이시라 훌륭한 장군님이 되신 것 같습니다.장군님의…이어받아’라고 적었다. 또 일부 인사들은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는 내용의 ‘한별을 우러러’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이들의 행동을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백두산 밀영 근처 삼지연 방문 과정에서도 김 주석 동상에참배를 하거나 묘향산 혁명사적기념관에서 김일성 밀랍인형을 보고 눈시울을 적시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강정구(姜禎求) 교수가 방명록에 서명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한 참석자는 “강 교수는 17일 오후 김주석이 태어났다는 초가집참관을 마치고 30여m 떨어진 서명 테이블로 갔으며 이 장면을 북한 기자들이 꼼꼼히 기록했고 TV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한총련 소속 일부 학생들도 김 주석이나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한 참석자는 “관념적으로 주체사상에 몰입된 이들이 처음 평양에 가게 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런저런 돌출행동을 벌인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손으로 남북간 화해와 교류 분위기를 망쳤다는 사실에 참담한 기분”이라고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남북 민간교류 이모저모

    8·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남측대표단은 전날에 이어 19일 백두산과 묘향산을 관광하고,남북공동 종교행사를 갖는 등 모처럼 순조로운 방북일정을보냈다. ●백두산·묘향산 관광=남측 대표단은 전날처럼 2개조로나눠 백두산과 묘향산을 관광했다.대표단 1진은 순안공항에서 고려항공 특별기 2대에 나눠 타고 출발,9시25분쯤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천지로 향했다.기독교인들은 천지가 보이는 장소에서 예배를 드렸고,여성들은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했다. 묘향산을 찾은 대표단 2진은 보현사와 만폭동계곡 국제친선전람관 등 명소를 둘러봤다. ●남한 여론에 촉각= 남측 대표단은 만경대 방명록 파문이확대되자 남측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적잖게 곤혹스러워 했다.경실련 통일협회 정책위원장인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사실확인이 전제돼야 한다”면서도 “돌출행동이자객기”라고 잘라 말했다.대한적십자사 총재 특보인 이병웅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의장은 “남북 민간교류를 원천적으로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소설가 황석영씨는 “놀랐다.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정치적으로 비정상 상태에서 발생한 일로 그 자체가 바로 분단”이라고 지적했다.반면 ‘사상의 자유’차원에서 문제삼을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 문예위원장은 “개인의 생각을 규제하려는 정부와 일부 우익단체의 생각이 문제”라며 일부 남측 언론을 비판했다. ●김종수 단장 간담회= 남측추진본부 단장인 김종수 신부는 18일 밤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만경대방명록 파문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김단장은 “당사자인K씨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통지하고 어떤 의미로썼는지 해명을 들었다”고 전제, “이 문제는 개인의 문제이고, 계속 돌출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주의는 줬다”고 부연했다. 평양 공동취재단 진경호 기자
  • KBS, 평양 중앙TV서 9시 뉴스

    KBS는 6·15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9시뉴스’의 일부를 평양의 조선중앙TV의 스튜디오 안에서 생방송으로 내보낸다. KBS는 15일 ‘9시 뉴스’ 시작과 함께 조선 중앙TV와 위성으로 연결,서울의 김종진 앵커가 평양에 파견된 정인석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한 뒤 기자가 직접 찍은 현지 상황을 보여준다. 정인석 기자는 북한지역의 극심한 가뭄 현장을 소개하고 6·15 정상 회담 이후 북한에 일어난 변화와 북한 주민이 생각하는 향후 남·북 관계 등을 심층 보도한다. 또 6·15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북측에서 벌이는 1주년보고대회,남북공동 사진 전시회를 비롯해 방북 외국인 반응 등 평양의 분위기도 전한다. 정인석 기자는 이번 생방송을 위해 75일 전 북한으로 파견나간 상태이며 대북 관계를 생각해 민감한 정치문제는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평양 생방송은 조선 중앙TV에서 발사한 전파를 조선체신성(정보통신부)이 인도양 위성으로 보낸뒤 금산 지구국과 한국통신을 거쳐 KBS로 연결되는 라인으로 이루어진다.KBS와 조선중앙 TV간의 뉴스 생방송은 평양에서 송출되는 생방송으로는 CNN과 NHK에 이어 세번째이지만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남북 방송교류 협력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다는 의미가 있다. 평양과 개성,묘향산,삼지연 등지에 다수의 취재진을 파견,현지 제작을 진행하고 있는 KBS측은 조선중앙TV 등 관계기관과 상호신뢰와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번 생방송이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송하기자 songha@
  • [북한에서 만난사람] (2)백두산 소백수 초대소 관리원 정명실씨

    백두산 관광단이 여장을 풀고 다섯 밤을 지낸 곳은 양강도 삼지연군의 소백수 초대소.이곳에서 관리원으로 일하는 정명실씨(22).정씨는평북 구성시에서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이곳 초대소로 온지 4년이됐다.북한은 유치원 높은반 1년과 인민학교 4년,고등중학교 6년(중등반 3년 고등반 3년)이 의무교육.정씨는 의무교육만 마치고 직업전선에 나선 셈이다. “귀중한 손님들이 와서 정말 반갑습네다” 남측 관광단의 방북 사실을 도착하기 하루전에 알았다며 반색을 했다. 소백수 초대소는 91년 문을 연 정부 초대소.초대소란 호텔보다 급이높은 영빈관급 숙소다.주로 국가에서 초청한 사람들이 묵는다. 지난 8월 언론사 사장단이 방북했을 때도 이곳에서 지냈다.유럽풍의별장 스타일로 숙소 28개동과 종합센터 2곳,낚시터 농구장 매점 등을갖추었다. 특히 이번 관광단을 위해 가라오케를 마련했다고 했다.여성 관리원은 32명. 정씨는 손님들의 양말이나 속옷을 세탁해주고 청소며 심부름을 맡아한다. 시중드는 일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한마디로 “일 없시요”(괜찮다는 뜻)다.“불편한 점은 없습네까”라며 오히려 상대방을 걱정한다. 초대소의 방 내부구조는 여느 호텔과 비슷하지만 침대위에 김일성주석의 사진이 걸려있고 세면실에는 색조 화장품까지 준비돼 있다.인삼살결물(스킨) 고려인삼물크림(로션) 기름크림(영양크림) 동백머리기름(헤어오일) 평양볼연지 인삼향분 장미향수 등. “질이 좋은 거야요.한번 써 보시라요” 정씨는 커다란 눈망울을 껌벅이며 화장품을 권한다.포장은 볼품 없지만 품질은 괜찮았다. 손님이 기쁘게 놀고 즐겁게 돌아갈때 가장 보람 느낀다는 정씨는 친절이 몸에 밴 듯하다.그는 친절은 마음에서 우러나온다며 “통일이된 다음 남한에 꼭 가보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최희주 기자 pearl@sportsseoul.com
  • 한완상 상지대총장 백두산 등정기

    *白頭 햇볕으로 ‘냉전 외투’ 벗을 날이…. 이번 제1차 남북교차관광단의 자문위원장 자격으로 6박7일의 짧고도긴 백두산관광을 마치고 이 글을 쓴다.하기야 중국을 거쳐 백두산을이미 세 번이나 보았다. 특히 1989년 5월말 눈덮인 백두산 정상을 세시간이나 걸어 올라가 기진하였을 때 다음번 우리의 영산을 찾는다면 반드시 우리땅 백두고원과 개마고원을 당당히 밟고 오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이번에그 소망이 이루어졌다. 조국 땅에서 바라보는 백두와 천지의 모습은 중국 쪽에서 보는 것과아주 달랐다.한마디로 우리 민족과 우리 역사의 보물이라는 자긍심을느꼈다. 백두산의 웅장함은 말할것도 없고,그 웅장함 속에 금강산의섬세한 아름다움이 담겨있었다.작은 고무보트로 비로봉과 만물상 곁을 가보았더니 또 하나의 금강이 그곳에 있었다. 중국쪽에서는 볼 수 없는 절경이었다.코발트 빛 천지물에 투영된 백두·금강의 아름다움.바로 이것이 우리민족 전체의 영원한 자산임을확인하였다.백두산 정상에서의 느낌과 천지 물가에서의 느낌이 다르듯,그것을 멀리 보는 맛 또한 각별했다.백두고원에 펼쳐진 침엽수의넓은 바다를 지나면서 한반도 남쪽에서는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광활함에 새삼 놀랐다.한때 북방을 지배했던 고구려의 기백이 바로 이고원지대에서 잉태되었으리라.울창한 이깔나무 숲속에 고즈넉이 자리잡은 삼지연에서 백두산을 바라 보노라면,그것은 후지산처럼 홀로 우뚝하지 않았다.겸손하고 너그럽게 펼쳐진 백두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그런가 하면 개마고원에서 바라보는 백두의 모습 또한 새롭다. 가림천이 압록강과 만나는 곤장덕 언덕에 서면 아래로 압록강이 굽이치고 눈앞에는 중국땅너머 은은하게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백두가 눈에 들어온다.백두산은 멀리 볼수록 그 봄(觀)의 빛(光)이 밝아지는듯하다.한마디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보면 백두산의 자태는 많은 자식들을 품어주고 다독거려 주는 어버이 같은 따스함을 지닌다. 그곳을 떠나는 날,삼지연 비행장에서 보니 백두의 모습은 맑디맑은아침 공기 속에서 더욱 정답게 다가온다.비행기 머리와 우람한 산의흰머리가 너무나 잘 어울렸다. 정말 백두산 주변의 공기는 맑고 신선했다.서울의 하늘에서는 이미사라져 버린 북두칠성이 바로 머리 위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하기야 이번 여행 자체가 타임캡슐을 타고 지난날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깨끗한 밤하늘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으니,어린 시절 꿈의 세계로 저절로 되돌아가는 듯 했다. 우리를 영접해준 사람들 중에 북한 여성들이 퍽 인상적이었다.코스모스꽃 같은 청초한 모습.나는 얼어붙은 듯 빛바랜 사진속에 서 계신우리 어머님의 처녀시절 모습을 보았다.우리가 묵은 소백수 초대소뜰에 길게 늘어서서 환영해준 그들은 영락없는 우리 어머니,할머니의젊은 시절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초대소 다방에선 마침 봉선화 노래 가락이 은은히 흘러나오는데,다방의 장식꽃옆에 처연하게 서있는 의뢰원 아가씨 모습이 바로 봉선화처럼 여겨졌다. 노래가락과 젊은 여성의 모습이 이토록 어울릴수가 없었다. 여하튼 백두산과 그 주변을 관광하는 동안 하늘은 맑고,바람은 잔잔했으며,햇빛은 밝았다.햇볕정책의 따스한 햇볕을 온 몸과 온 마음으로 받았다.남북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은 햇볕정책을 자주 오해한다.북한체제의 옷을 벗기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햇볕정책의 따스한 햇살이 벗길 옷은 북한 나름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도 아니요,남의 체제를 변화시키는 것도 아니다.그 햇살은 남북간의 냉전적 불신과 대결이라는 낡은 옷을 벗기는 힘이다.남북 한쪽의 낡고 두터운 옷을 벗기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공원같은 평양의 아름다움과 활기찬 그곳 동포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너무나 오랫동안 냉전의 옷을 두텁게 껴입고 있었음을 새삼 확인했다.6·15로 ‘햇살’이 비로소 그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으나,봄을 시샘하고 따뜻한 햇볕을 질시하는 냉전 강풍은 아직도 때늦은 반격을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듯 하여 불편하였다.허나 누가 이 새 역사의흐름과 새 햇살의 밝고 맑은 힘을 거역하겠는가.나는 이번 여행에서바로 이 빛(光)을 보고(觀) 왔다고 믿기에 참다운 관광을 했음을 고백하고 싶다. 한완상 상지대총장
  • 北가는 백두산관광단 단장 김재기씨

    “이번 백두-한라산 교차관광은 남북한간에 이루어지는 첫번째 순수민간교류로서 한반도 화해기류에 가속도를 붙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재기(金在基) 한국관광협회 중앙회장을 단장으로, 한완상(韓完相)상지대 총장과 조홍규(趙洪奎) 관광공사 사장 등 관광·문화예술,체육,여성,경제계,정당,통일단체 대표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백두산관광단이 22일 오후1시 김포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향한다. 21일 오후 한국관광공사 14층 대강당에서 방북 사전교육을 받고 있는 김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이번에 평양에 가면 남북한간의 교차방문을 1년에 3∼4회로 정례화하는 방안과 관광상품·여행 패키지 공동개발을 북측과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 관광단체끼리 직접적으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채널 확보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소 들뜬 목소리의 그는 “이산가족 상봉 등 정치색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관광분야에서의 교류는 남북을 하나로 잇는 진정한 화해”라고 정의했다. 또“해외여행에 쏟아붓는 막대한 외화를 북한 돕기 등에쓸 수 있는점도 돌아볼 대목”이라고 밝힌 김 회장은 매력적인 북한 관광명소로삼지연 칠보산 묘향산 평양 을밀대 등을 꼽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방북단의 여행경비는 방문자 각자가 부담하기로 함에 따라 이날 방북 사전교육에 10여명이 불참하는 등 방문단원의 교체가불가피할 전망이다.관광단은 28일 오전 돌아온다. 임병선기자 bsnim@
  • 차범석의 방북 인상기(하)손님 접대 극진 가슴을 연 ‘한민족’

    14일 아침 8시.초대소 식당에는 우리를 위한 아침식사가 기다리고 있었다.23명이 모두 한자리에 들어 앉을 수가 없어 1층과 2층 투숙객은 각각 다른 식당을 쓰게 되었다.간밤에 마신 술이 체내에서 독기를 내뿜고 있는지 모두의얼굴에는 아직도 홍조가 가시지 않은 얼굴들이었다. ■진수성찬/ ‘인민문화궁전’에서 베풀어진 만찬의 덕분이리라.‘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김영남이 초대한 만찬의 상차림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그 요리의 가짓수도 그렇거니와 맛 또한 일품이었다.참고로 차림표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칠면조 향구이 ②생선수정묵과 냉채 ③삼지연 청취말이쌈 ④쑥송편과 쉬울지짐 ⑤약밥 ⑥통배추김치 ⑦륙륙 날개탕 ⑧젖기름빵 ⑨소고기 굴장즙 ⑩철색송어 은지구이 ⑪잣죽 그리고 후식으로 수박,백두산 들쭉크림(아이스크림),과줄,인삼차.손님 대접에 극진하다는 한민족의 미풍은 이곳도 예외가 아니었다. 게다가 백두산 들쭉술이며 산삼술,구렁이 술등이 줄줄이 이어지니어디서 먹다가 죽은 귀신이 되살아난 것만 같았다. 이와같은 푸짐한 차림표는 만찬회뿐만아니라 아침식사때도 마찬가지니 나처럼 평소에 소식주의자로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원통하고 억울하게 사양심을강요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북한 김치/ 음식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솔직한 얘기가 이북음식은 냉면이나 녹두부침 아니면 만두나 아바이 순대로만 알고 있었던 나였다.그리고김치만해도 다양한 젓갈에다 넉넉한 고추가루며 갖은 양념으로 듬뿍 섞어서버물인 전라도 김치라야 제격이라고 자랑했던 나였다.그러나 이곳 김치는 물김치부터 배추김치에 이르기까지 알맞게 사근사근 익혀진게 한마디로 ‘시원한 맛’ 그것이다. 맵고 짜고 감칠맛 난다는 남쪽의 그것과는 달리 상큼하고 달보드랍고 담백한 그 맛은 모르면 몰라도 서방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나는한편으로는 탄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판정패를 받은 서투른 운동선수의느낌이었다. 여기서 특별한 김치 하나를 소개한다면 단연코 ‘배속김치’일게다.이 김치는 마지막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베푼 환송 오찬회 상차림에서 맛본 희한한 김치이다. 통배의 속을 긁어내고 그 속에다가 배추를 담근 김치로 이를테면 보쌈김치의 변형이다.그러나 껍데기는 통배 그대로이고 알맹이는 배추 한가지 뿐으로 상에 오른 형태는 순대로 썰어놓은 것 같았다. 젓갈을 쓰고 고추가루도 들었지만 그것은 진분홍빛 국물로 희석되어 전혀잡스러운 것이라고는 안 보이는 배속에 담긴 배추김치 그것이다.김치를 이토록 정성들여 담갔는데 맛이 없을 리가 없겠지.그리고 식(食)문화는 단연 남쪽일거라고 거드름을 피웠던 나의 무식이 수박을 쪼개내듯 속을 들어낸 것이다. 문화는 넓고 다양하고 깊은 것이라 속단은 어렵다.다만 그것은 강물처럼 도도히 흘러내리고 유구한 시간을 거쳐나오면서 민중의 생활과 의식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라야 옳다.그래서 한나라의 문화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는 것은 경솔이요,치졸이다.나는 그런 뜻에서 식생활은 서민과 가장 친근한위치에 있는 문화의 하나이기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쁨을 손꼽는다. ■곰발바닥 요리/ 그런데 이름나고 희귀한 음식인데도 나를 실망시킨 음식도먹었다.곰발바닥고기다.중국요리에서 제비집 요리와 곰발바닥고기 요리는 값비싸기로도 알려져있어 우리같은 서민에게는 문자 그대로 그림의 떡이요,높은 절벽에 핀 꽃이리라.그런데도 그 음식은 한마디로 실망이었다.기름진 고기라서가 아니다.내 입맛에 안맞기 때문이다.아무리 값지고 멋진 문화의 꽃일지라도 우리 국민정서와 다른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심사와도 통할 것이다.문은 넓게 열려있지만 가려낼 줄 아는 안목과 포용력없이 진정한 문화는 기대 못할 것이다. ■문화·공연시설/ 평양시내에 극장이 몇개나 있는가 궁금해서 김승연 안내인에게 물었다.김여인은 잘은 모르겠지만 하면서 손꼽는데 열개가 넘었다.평양대극장,동평양극장,청년극장,봉화예술극장,만수대예술극장,평양연극극장,4·25문화예술관,윤이상음악당,평양체육관,인민문화궁전… 사회주의 국가가 예술 가운데서도 연극이나 무용 등 공연예술을 적극 장려·지원한다는 얘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그래서 실력있는 예술가에게는인민배우니 공훈배우니 하는 칭호를 주고 우대한다는 사실도 익히 알고 있다.그렇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사회주의국가 건설에 탁월한 공을세웠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국민(인민)들에게 친근하고 존경을 받는 예술가를 보다 많이 키워냄으로써 그들에게 정치적 이념을 부식시키며 정체성을 확립시키려하는 의지가 바닥에 깔려있을 것이다. 대중으로부터 존경받고 친근감을 품을수 있는 예술가는 의당 무대를 떠나서는 살 수도 없다.그러므로 되도록 많은 극장을 세웠을 그 의도를 짚을 수가있다.인구 200만의 도시 평양에 이토록 굵직한 극장말고도 수십군데의 중소극장이 있다는 말에 나는 반사적으로 인구 1,100만 서울 무대 예술계의 현실과 비교를 안할수가 없었다. ■천재소년 진혁군/ 인민문화궁전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다목적극장이라는 점에서도 특기할만하다.특히 새세대의 영재들을 엄선하여 음악·자수·서예·무용 등 각 분야에 걸쳐 미래의 예술가를 키워내는 시설은 극장이 하나의 국민교육 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면을 여실히 말하고 있다. 얼마전 서울을 다녀갔던 소년소녀예술단 공연때 서울시민의 절찬을 받았던타악기의 명수 ‘리진혁’학생도 바로 이곳에서 키워낸 천재소년이다.금성제1고등중학교에 재학중인 진혁군의 실력은 노래,북,장구,목금,드럼 등 두루악기를 잘 다루는 천재라고 6월13일자 민주조선 제4면에 크게 기사화된 것만으로도 극장의 기능을 엿볼 수가 있었다. ■북한 예술인/ 내가 한국에서 연극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기 소개를 하면서몇가지 궁금한 점을 물었다.무엇보다도 해방직후에 안면이 있었던 예술가들의 소식을 물었다.바이올리니스트인 ‘이계성’,발레무용가 ‘한동인’,연극배우 ‘전두영’ 등 생각나는대로 물었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최근에 세상을 떴다고 했고 유일하게 여배우 ‘유경애’는 생존하고 있다고 했다.하기야 50여년 전 일인데….내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는게 이상할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럼 현재 국민들에게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예술가는 누구냐고 물었더니인민배우인 차계룡,곽원우,조청미 그리고 무용가 김해찬을 손꼽았다. 우리가 서울을 떠나올때 품었던 기대 가운데 하나는 그곳의 작가,연극인,무용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바램이었다.그래서 우리의 일정가운데 6월14일 오후에 짜여진 부문별 회담이 기다려진 것도 사실이다.부문별이란 우리 일행이 경제분야 인사도 많았기 때문에 경제분야와 사회문화분야는 각기 자리를 달리할 수 밖에 없었다. ■55년만의 만남/ 오후 4시30분.장소는 ‘인민문화궁전’이었다.낮에 냉면으로 이름난 ‘옥류관’에서 즐겁게 먹었던 냉면의 맛이 아직도 입안에서 느껴졌다.냉면은 뭐니뭐니해도 육수 맛이라는 말에 따라 육수를 많이 들이켰던탓인지 갈증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 웅장한 건물과 조금은 엄숙하게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서 냉수를 청할 자신은 없어 참을 수 밖에 없었다.때마침 접대원이 쟁반에 여러개의 음료수를 놓고 가자 나는 호박빛 나는 글라스를 들어 한모금 마셨다.꿀물이었다.나는 집에서도 갈증을 가시게 하는데는 꿀물을 마시는 버릇이 있는 터이라 단숨에 바닥을 냈다.문자 그대로 꿀맛이었다. 부문별 회담장에 나온 북한측 인사는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회장과위원,평화통일위 조직국장,천도교 대표,체육지도 부위원장등 6명이었다.따라서 나와 고은 시인이 만나고 싶었던 문학예술가의 인사는 얼굴을 보이지 않아섭섭하였지만 그쪽 사정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우리는 각계 분야의 당면문제와 미래의 계획을 자유롭게 얘기했다.그것은 모두가 언젠가는 와야할 남북통일을 하루라도 빨리 성취시키자는 일념이라 더운 열기가 느껴지는 대화였다.나는 문학 및 공연예술계가 기획하고 실지로 진행중에 있는 사안을 소개했다.한국문예진흥원이 작년부터 착수하고 있는 ‘통일문학전집’간행 계획과 진척사항을 설명했다. 그리고 때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북측에서 편집위원 몇분 참가하여명실공히 남북통일을 위한 문학전집을 완성시키는게 바람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연예술의 남북교류는 어느 분야보다도 시급하나 처음부터 공연을가지기 보다도 작가,연출,배우 등 각 분야의 인적 교류와 세미나,상호면담부터 시작하여 공연교류,그리고 가능하다면 합동공연까지도 기획중이라는 한국연극협회의 계획도 말했다.북층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며 호의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55년만에 처음 만나는 우리의 실정을 감안할 때 첫술부터 배부르기를 바랄 수도 없으며 우선 문학예술이 자주 만나게 되는 분위기 조성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찬동하는 지상과제였다. ■방북후기/ 생각하면 아슬하고도 캄캄한 반세기였다는 생각이 새삼스럽다.그러나 뒤늦게나마 이렇게 평양땅을 밟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힌 나는행복과 긍지를 느끼면서 평양시내에서 20Km떨어진 ‘동명왕릉’으로 가는 잘닦여진 길을 자동차로 달리고 있었다. 15일날 백화원에서 베풀어진 환송오찬회는 2박3일동안의 모든 일이 하나로녹아 마침내 두 정상을 위시하여 통일의 노래를 합창할때는 눈시울이 뜨거웠다.그 순수,그 진심,그 우호가 거짓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겠는가.아니다.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아직도 우리 곁에 있다면 얼마나 실망스러운 일인가말이다. 나는 그 오찬회때 가까이서 보고 들을 수 있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안 잊혀진다.그와의 악수때 내 손바닥에 가해진 두터운 손바닥의 힘과 더운 촉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그의 날카로운 눈매와 미소가 감도는 작은 입모습과 그리고 맑지는 않으나 약간 톤이 높은 목소리는 소박하고 평범한 보통사람이었다는 것을.나는 두 정상사이 오고 갔을 수많은 말들이 지고 피고,지고피는 무궁화처럼 피어나기를 기다릴 것이다. 차범석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극작가
  • 남북 화해시대/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의 ‘평양 2박3일’

    6월13일 오전 9시48분. “지금 38도선을 넘는다”는 기내방송이 나왔다. 비행기를 타고 38선을 넘는 게 사실인가? 꿈이 아니겠지…. 가벼운 흥분이일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렸던 예술공연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으나 베이징에서비자가 안나오는 바람에 취소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하루가 연기돼 걱정이앞섰던 터였다.38선을 넘었다는 얘기에 걱정이 일시에 사라졌다. 해안선을 따라 올라갔다.평양 순안공항에 접근할 때는 한창 모내기하는 북녘 농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경지정리가 자로 잰듯 했다.북녘 땅을 직접 보자 가슴이 뭉클했다. 순안공항에 직접 영접나온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연호하는 인파를보고 “이번엔 뭔가 결실을 맺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시인 고은 선생과 같은 조가 돼 한차를 타고 가며 차창 밖 연도의 시민들을 유심히보았다.그들의 얼굴에서 통일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겹겹이 병풍을 친듯 늘어선 연도의 인파들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광경이었다.동승한 안내원은 “옛날 쿠바 카스트로나 캄보디아시아누크가 왔을 때도 이 정도는아니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숙소인 주암산(酒巖山)초대소에 여장을 풀었다.바위에서 술이 나왔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곳.부벽루와 대동강 능라도,을밀대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었다.바로 점심을 먹고 만수대 예술극장을 찾았다.입구에서 ‘평양시 예술인들의 음악·무용종합공연’이라는 대형간판이 우리를 맞았다.아리랑,청산벌에 풍년이 왔다네,천안삼거리를 듣는 일행들의 얼굴은 숙연해져 있었다. 평양의 첫 날은 흥분과 감격속에서 보냈다. 다음날 인민학습당과 만경대소년궁전을 둘러본뒤 옥류관에서 냉면을 배부르게 먹고 ‘조선콤퓨터회사’를 찾았다.북한의 컴퓨터 기술수준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듯 했다.특히 회사를 충실히,샅샅이 보여준 데 감명을 받았다. 모든 것을 다 개방하고 솔직하게 서로 주고받자는 자세로 보였다. 이어 인민문화궁전에서 경제분야 회의를 가졌다.우리측 특별수행원 24명 중경제와 관련해 방북한 우리측 인사 10명과 북한측 경제관계자들이 얼굴을 마주했다.북측에서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 회장을 비롯,박동근 조국통일연구원 참사,정명선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김정혁 조국통일연구원 실장,박세윤 조선콤퓨터회사 총사장,조헌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연구원등이 참석했다.이렇게 남과 북의 다양한 인사들이 한자리에 앉은 것은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역시 처음이었다.북한의 정 회장이 먼저 인사말을 했다. “이렇게 만나게 돼 정말 기쁩니다.그동안 통일이 안돼 상호 재력의 낭비가심했습니다. 이제 사상과 제도를 초월해 각 부분의 발전을 기해야겠습니다. 민족통일을 위한 실제적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92년 기본합의 사항을 아직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민족의 객관적 기대와 요구를 저버린 것입니다.그이후 진행된 민간협력은 일부 시범사업에 불과합니다.세계 모든 민족이 힘을 강화하는 데 대결로 서로의 힘과 지혜를 합하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이번 회담을 통해 민족의 교류협력으로 발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할 얘기가 있으면 무엇이든 다 해달라”라고 덧붙였다.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 회장,이원호(李源浩) 중소기협 부회장과 참석인사들은 대체로남북 경제협력이 92년 합의한 기본 틀내에서 빨리 이뤄져야 하며 투자보장협정과 남북경제협력공동위 등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답했다. 내가 북측 인사들에게 말했다.“92년 기본 합의사항에 나와있는 남북경제협력공동위를 하루속히 설치해야 한다.투자보장 협정이나 이중과세 방지협정을비롯해 지적재산권 및 신분보장 등 속히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민간차원의 대북 창구문제는 우리측 경제단체들이 상의해서 북측과 대화채널을마련하겠다. 중국이 투자유치를 위해 대만기업을 우대하는 것처럼 남한기업에도 우대조치가 있어야 한다.북측이 지난번에 개정한 외자유치법에서도 남한기업은 대상에서 빠져 있다” 박동근 참사는 “남쪽에서는 남북관계 특수가 있다고 얘기되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대통령이 평양에 오실 때 기업인을 많이 대동,구체적인 정리안을 갖고 계실 것으로 보이는데,그게 뭔지 얘기해달라”고 했다.그는 김재철 회장의 글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것까지 알고 있을 만큼 우리 방북단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그날 저녁에는 역사적인 남북공동합의문 5개항 합의가 있었다.김정일 위원장은 방북단을 목란관으로 초대했다.국빈 대접을 위해 특별히 지은 곳으로 한쪽 벽에는 동해바다 물결위의 찬란한 일출이,반대편은 삼지연의 불붙는 듯한 일몰로 장식된,대단한 만찬장이었다.이날은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간 요리사들이 남쪽요리를 만들어 내왔다. 만찬은 화기애애하고 파격적인 만남의 장이었다.김정일 위원장이 일일이 잔을 돌리며 우리 기업인들과 건배를 했다. 마지막 날인 15일.오전에 평양에서 50㎞ 떨어진 닭공장 ‘동화협동농장’을찾았다.콤비나트 형태로 돼 있어 농장에서는 옥수수나 콩을 재배하고 사료를만들어 닭,오리,돼지,거위 등을 키우는 곳이었다.특히 최신설비가 갖춰져 사료 제조와 알 부화가 자동 처리되고 있었다.이곳은 김 위원장이 세번이나 와서 현장지도를 했을 정도로 현대화된 공장이다. 점심 때에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위원장이 식사를 베풀었다.김 대통령과김 위원장은 나를 비롯한 경제인들을 따로 불러 직접 술을 따라주고 건배를제의했다.“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잔을 부딪쳤다. 역사의 현장,평양의 2박3일은 파격이었다.남북관계가 진전되면 경제협력이한없이 확대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경제인으로서 진한 감격을 느꼈고,그것은 햇볕정책이 거둔 결실이었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 남북 정상회담/ ‘통일의 길’ 열리나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협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의 인적·물적 교류를 뒷받침할 철도·도로·항공·해운 등 각종 교통망 연결사업이 우선적으로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지난 13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만찬에서 “남북한이 힘을 합쳐 끊어진 철길을 다시 잇고,뱃길을 열고 하늘길도 열어가자”고 운을 떼었다.이에 대해 북측의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남북한 통일철도를 열어 상호방문이 쉬워졌으면 좋겠다”고 화답,남북한 교통망의 연결사업이 빠른 시일 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철도/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교통망 연결사업이 합의되면 곧바로 건설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X자 형태의 한반도 종단고속철도망 형성을 위해 부산∼서울∼평양∼신의주,목포∼서울∼원산∼청진·나진을 축으로 하는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일반철도와의 연계도 강화,중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유라시아 대륙연계 철도망 구축 계획도 갖고 있다.남북한 철도시설 통합운영의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차량과 신호,전기 등 시스템 통합을 위한 연구용역 발주와 철원∼군사분계선 철도의 실시설계를 완료했다.사업대상용지 18만3,750㎡(5만5,680평)를 사들이기 위한 예산 100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도로/ 목포∼인천∼남포∼신의주를 잇는 남북 1축을 비롯,남북횡단 7개 축을 중심으로 우선 단절된 국도노선을 남측구간부터 복원한 뒤 북한지역까지이를 연장 및 복원한다는 계획이다.장기적으로 남북 7개 축과 북한의 6개 축을 단계적으로 연결,남북한 도로망을 통합할 계획이다.국도 1호선은 단절구간인 판문점∼개성간을 연결할 수 있도록 현재 공동경비구역까지 4차로,판문점까지 2차로 포장을 완료한 상태다. ■항공/ 김포∼순안 등 주요지역(개천·어량·신의주·청진·원산·선덕 ·삼지연 등)과의 직항 항공로를 개설하고 점차적으로 항로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미주 및 유럽 단축 항로를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박성태기자 sun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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