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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 사각 없애라… 마을버스 신설 두 팔 걷어붙인 송파

    서울 송파구가 마을버스 신설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위례신도시, 문정법조단지, 오금보금자리주택 등 잇따른 택지개발사업과 수서고속철도(SRT)역,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 등 교통 여건의 변화로 버스 수요가 급증한 까닭이다. 구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마을버스 노선이 없는 곳은 중구와 송파구뿐이다. 송파구는 지난해 12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에 의뢰한 ‘송파구 마을버스 노선 신설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마을버스 노선 대안 7개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수서역과 삼전역을 오가는 삼전동01번, 수서역과 위례동을 오가는 문정법조01번 등이다. 북위례노선에 대한 대책으로 거여역과 장지역, 거여역과 위례포레자이, 북위례와 장지역을 각각 이동하는 위례 01·02·03번 노선도 구상했다. 구는 마을버스 노선 신설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주민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용역 결과를 보완한 뒤 내년 초에 노선 승인권자인 서울시와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차고지 확보, 사업자 유치 등 승인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남아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지역의 제반환경이 달라진 만큼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을 보완해 주민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송파 ‘호루라기 아저씨’가 알려주는 교통안전

    서울 송파구가 송파녹색어머니연합회와 함께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 뮤지컬 ‘호루라기 아저씨’를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유소년 전문 극단 ‘우리’가 제작한 창작 뮤지컬 호루라기 아저씨는 춤과 노래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안전한 도로보행법, 횡단보도 건너는 요령, 안전벨트 매기 등 올바른 교통지식과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공연이다. 자녀의 무단횡단 교통사고로 큰 충격을 받은 인물이 호루라기 아저씨가 돼 교통안전 규칙을 설명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5일 삼전동 삼전초등학교와 9일 잠실동 송전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이날 장지동 문현초등학교, 17일 문정동 문정초등학교, 24일 문정동 문덕초등학교 등 송파녹색어머니연합회 가입 학교를 대상으로 모두 5회에 걸쳐 공연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3년 내 36량 증편… 9호선 ‘지옥철’ 오명 벗나

    출퇴근 시간대마다 극심한 혼잡으로 ‘지옥철’로 악명이 높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열차가 더 늘어난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열차 6량까지 6편성을 더해 총 36량을 증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450억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1량은 열차 1칸, 1편성은 여러 칸을 묶어 한 번에 다니는 전동차 전체를 뜻하는 것으로 현재 9호선은 45편성으로 운행하고 있다. 이번 증편 계획은 앞으로 9호선에서 환승할 수 있는 신설 노선이 늘어남에 따라 급증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는 9월 김포경전철을 시작으로 대곡소사선, 신림경전철, 위례신사선, 신분당선 연장선, 신안산선 등의 개통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9호선은 지난해 12월 삼전역~중앙보훈병원역 3단계 개통 이후 수요가 58만명에서 66만명으로 늘면서 혼잡이 더 심해졌다. 출근 시간대 혼잡도는 급행 기준 172%로 서울 전체 지하철 가운데 가장 높다. 혼잡도는 열차 1량에 승객이 160명일 때를 100%로 보고 계산한다. 시는 새 증편 작업과는 별개로 현재 9호선 모든 편성을 열차 6량으로 늘리고 있다. 현재 9호선은 급행의 경우 6량이고 일반 열차는 4량이나 6량이다. 다른 호선은 대부분 1편성에 8량 이상이다. 시는 전 편성을 6량으로 늘리는 작업이 올해 말 마무리되면 9호선 혼잡도가 154%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상가주택 양도세 강화… 강남 “버티자” 일산·김포 “팔자”

    상가주택 양도세 강화… 강남 “버티자” 일산·김포 “팔자”

    매각보다 증여 쏠림 현상 더욱 두드러져 3기신도시 주변은 2년내 매물 쏟아질 듯“양도소득세에 대해 물어보는 분들은 있기는 한데, 팔겠다는 사람은 아직 없어요. 세금 걱정보다 가격 상승 기대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서울 강남구 논현동 A공인중개사)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2021년에는 정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들이 좀 있어요. 서울 강남 등과 달리 고양 일산 쪽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요.”(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B공인중개사)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1가구 1주택이더라도 9억원이 넘는 ‘상가주택’(겸용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상가주택 시장이 양극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개발 계획이 집중된 지역의 상가주택 소유자들은 양도세 인상에도 물건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3기 신도시 계획으로 주택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는 경기 일산, 김포 등에선 가격을 낮춰서라도 2022년 전까지 매도하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 25일 정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2022년부터 실거래가 9억원 초과 상가주택은 주택과 상가 부분으로 분리 과세된다. 주택 부분에 대해선 1주택자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상가 부분은 일반 상가와 같은 방식으로 양도세가 부과된다. 주택 면적이 70%, 상가가 30%인 상가주택을 5억원에 매입해 20억원에 매각한 1주택자의 경우 지금은 양도세가 4658만원이지만, 2022년부터 1억 2295만원으로 껑충 뛴다. 때문에 일각에선 상가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상가주택 시장은 전체 침체가 아닌 양극화로 가는 분위기다.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계획 등이 예정된 서울 강남권의 경우 예상과 달리 매도세가 강하지 않다.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삼성역을 중심으로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송파구 삼전동과 방이동 일대 상가주택 가격은 몇 년 새 십수억원씩 오른 것도 적지 않다”면서 “상가 비율이 높은 대로변 상가주택은 모르겠지만, 양도세 인상 부담보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체 투자처가 없다”면서 “상가 비율이 높은 물건의 인기가 좀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3기 신도시 계획에 포함되면서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는 일산과 김포 등의 분위기는 다르다. 일산의 부동산중개업자는 “고양시 전반에 공급이 늘고 있어 수익률이 좋지 않고, 가격 상승 가능성도 낮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양도세 절감을 위해 2022년 전에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전화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포의 한 상가주택 소유주도 “3기 신도시 계획이 진행되면 타격이 더 클 것”이라면서 “털고 나가야겠다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도 양극화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부담이 늘어나지만, 강남 등 개발이 집중된 지역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클 수 있다”면서 “반면 최근 가격이 하락세인 서울 외곽과 수도권 일부 신도시에선 매도세가 더 급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도 “강남 부동산을 안전자산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매각보다 종합부동산세와 공시가격 상승으로 나타난 증여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금요칼럼] 이념 강박증 환자들/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이념 강박증 환자들/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현종(재위 1659~1674)은 즉위하자마자 엄청난 논쟁에 휩싸였다. 이른바 1차 예송논쟁인데, 서인과 남인은 이를 계기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약 4년 후 또 다른 논쟁이 조정을 뒤흔들었다. 이번에는 서인 내부에서 발생한 공의(公義)·사의(私義) 논쟁이었다. 그 전말은 이렇다. 청나라 사신의 접대를 명받은 김만균(1631~?)은 강력히 고사했다. 친할머니가 병자호란 와중에 사망했으므로, 의리상 청나라 사신 접대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때 승지 서필원(1614~1671)은 김만균의 청을 물리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부모와 관련한 사정이 아닌 한 국가에 대한 충성이 우선한다는 원칙론과 저런 이유로 직임을 면해 주면 앞으로 누가 사신 접대에 선뜻 나서겠는가라는 현실론이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 건의는 조정의 호응을 얻었고, 현종은 감만균을 의금부에 내렸다가 파면했다. 그런데 한 달 뒤 송시열(1609~1689)이 김만균을 적극 옹호하는 상소를 올리면서 상황은 요동쳤다. 대략 두 가지 논리였다. 주자가 복수는 5대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는 원칙론과 인륜을 저버리면 금수와 다를 바 없는데도 사의를 무시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론이었다. 당시 조선에서 송시열에게 대놓고 맞설 이는 거의 없었다. 실제로 이 상소가 올라오자 그동안 서필원을 지지했던 이들조차 줄줄이 대죄하며 면직을 청했다. 그래도 서필원은 굴하지 않고 송시열을 겨냥한 상소를 올렸다. 역시 요지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군신관계 의리(공의)가 조손(祖孫)관계 의리(사의)보다 앞선다는 원칙론이었다. 다른 하나는 가족이 병화를 당했어도 어명을 받들어 청나라 사신을 접대한 전례가 적지 않다는 현실론이었다. 그런데 상황은 이전과 달랐다. 이제는 유생들까지 들고 일어나 서필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강상을 어지럽히고 유현을 침해했다는 고소였다. 현종은 내심 서필원에게 동조했지만, 유생들의 말도 일리 있다며 위로했다. 하지만 유생들은 서필원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성토 여론이 들끓자 송시열을 따르는 신료들은 애초 서필원이 김만균을 비판하는 건의를 올렸을 때 즉각 서필원을 탄핵하지 않은 대간들을 비난하며 나섰다. 또한 그동안 서필원에게 동조한 이들을 3간(三奸)과 5사(五邪)으로 낙인찍고 맹공을 퍼부었다. 우리 귀에 익은 박세당(1629~1703)도 이때 일을 계기로 사실상 출사를 포기했다. 결국 현종이 직접 개입해 서필원의 손을 들어주고 일부 송시열 계파를 외직으로 내보내면서 논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조선은 삼전도항복(1637)으로 청나라에 순응하고 그 질서에 합류했기에, 200년 이상 국가의 안녕을 더 유지했다. 그러나 마음으로는 청이 제패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제적으로는 청의 질서 ‘덕분에’ 나라를 유지하면서도, 국내에서는 청을 멸시하고 조선만이 중화라는 자기의식화 작업을 통해 정신적 충격을 달래며 자위했다. 송시열이 야기한 공의·사의 논쟁도 ‘청나라=오랑캐’ 이념을 현실에 무리하게 강요한 결과나 다름없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는커녕 ‘북한=원수’라는 냉전시대 이념에 여전히 매몰된 야당의 모습이 바로 연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판문점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야당은 “한미동맹 훼손이 건국 이래 최고 수준”이라느니, “굴욕외교”라니 하며 떠든다. 그래서 저들에게는 국가의 운명을 맡길 수 없음을 다시금 절감한다. 이념 강박증에 걸린 자들이 조선후기를 독점적으로 지배한 결과를 21세기에 반복할 수는 없겠기 때문이다. 이념 강박증 환자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는 이유다.
  • 송파 원탁회의, 상생 해법을 논하다

    송파 원탁회의, 상생 해법을 논하다

    석촌·삼전·잠실본동 주민 135명 모여 스크린 활용해 실시간 토론·익명 투표 ‘쓰레기·악취 문제’ 해결 1순위로 꼽아 박 구청장 “정책에 반드시 담아낼 것”“지난해 취임하자마자 27개 동을 돌면서 주민과의 만남을 진행했어요.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동마다 상황이 달라 통합적인 해법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지요. 아예 인접한 동의 주민들이 모여 앉아서 터놓고 상생 방안을 찾아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원탁토론회를 제안했습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 삼전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2회 ‘2019 소통·공감 원탁토론회’에서 “처음 해 보는 시도라 내심 걱정했는데 서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던 주민들이 ‘듣고 보니 이 안건이 더 시급한 것 같네요’라면서 스스로 우선순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올해 27개 동을 생활권역에 따라 6개로 묶어 지역 현안을 의논하는 원탁토론회를 진행한다. 지난 4월 18일 거여·마천 지역을 시작으로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토론회에는 석촌동, 삼전동, 잠실본동 주민 135명이 6~7명씩 원탁에 둘러앉았다. 테이블마다 ‘퍼실리테이터’(구성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의견 개진을 독려하며 시간 배분 및 원활한 논의 진행을 이끄는 보조자)가 한 명씩 배정됐다. 토론이 시작되자 우선 토론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스크린에 떠올랐다. 이어 ‘우리 지역의 부족한 점 진단’과 ‘우리 지역 발전 방안’을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토론이 이어졌다. 각각의 주제에 대해 원탁에서 개별 토론을 진행하면 퍼실리테이터가 참가자 의견을 간략히 요약해 전체 화면에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회자가 화면에 뜬 내용을 공유하면서 전체 참가자들이 통합 토론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참가자들은 개별 지급된 단말기로 제시된 안건 중 어떤 게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지 즉석에서 익명으로 투표했다. 토론이 이뤄지는 동안 박 구청장도 원탁을 차례로 돌면서 주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삼전동에서 SRT 수서역까지 가는 직통 대중교통 노선이 없어 가까운 거리도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 마을버스를 확충, 보완해 달라”, “자전거 전용도로의 턱이 높아 불편하고 사고의 위험이 있다. 도로 정비가 필요하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면서 현장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열띤 토론 결과 ‘지역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문제’와 관련한 사전 설문에서는 복지와 안전 항목이 공동 1위를 했던 반면 최종 현장 투표에서는 쓰레기·악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30표를 얻어 가장 많았다.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건립이 29표, 지역경제 활성화가 21표로 뒤를 이었다. 박 구청장은 “송파구민들이 행정문화의 변화에 앞장서서 주민의 목소리로 동네가 바뀐다는 걸 직접 보여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은 사안에 따라 즉시 반영하거나 2020년 사업계획이나 중점 추진사항에 반드시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금요칼럼] 범인의 속성/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범인의 속성/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건강한 국민의 촛불이 이전 정권을 무너트렸다. 얼마나 할 말이 없었으면, 당시 여당 국회의원들조차 탄핵에 찬성했을까. 정권의 핵심부가 범죄자의 소굴이었음을 인정함으로써 최소한의 양심은 지킨 셈이다. 그래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국회의원들과 총리 및 장관들은 사실상 이전 정권의 추악한 범죄행위를 묵인하거나, 이용하거나, 부역한 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개 공범 내지는 부역자라는 얘기다.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기반을 훼손시킨 범인으로서 석고대죄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요즘 돌아가는 일을 보면 가관이다. 인왕산 자락부터 여의도를 돌아 서초동에 이르기까지 공범과 부역자들이 우글거린다. 국가사회의 공익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만 앞세워 목소리를 높인다. 기무사는 사실상 사조직화해 툭하면 계엄령을 만지작거린다. 검찰도 자기들 조직의 이익만 우선할 뿐 공익을 위한 개혁에는 오히려 저항도 서슴지 않는다. 심지어 외교의 일선에 선 외교관이 국가의 고급 외교기밀을 정략적으로 누설하는가 하면, 공범들은 감히 “국민의 알권리” 운운하며 맞장구를 친다. 다들 국민과 민생을 입에 달고 다니지만, 그것은 공론(空論)으로 그저 허공을 치는 꽹과리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꽹과리 소리를 높이다 보니, 더 큰 꽹과리 ‘태극기부대’와 손잡는가 하면,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비속어를 원내대표라는 자가 공개적으로 내뱉는다. 대표는 대표대로 독재 타령이다. 정치는 실종된 채, 막말과 깽판만 난무한다. 아무런 내실도 갖추지 않은 채 진정한 행동은 없이 목소리만 높이다가 우리는 국가의 크나큰 치욕을 당한 바 있다. 청나라에 굴복한 삼전도항복(1637)이 그 하나요, 총 한 방 제대로 쏴보지도 못하고 일제에 고스란히 망한 조선과 대한제국이 그 둘이다. 17세기에 이미 조선 위정자들의 이런 무책임과 어리석음을 꿰뚫어 본 청 태종은 조선국왕 인조에게 보낸 서신에서 준엄하게 꾸짖었다.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너는 입과 혀로 큰소리만 친다. 정묘년(1627·정묘호란)의 치욕을 씻겠다며 큰소리쳐 놓고, 왜 당당히 나와 싸우지는 않고 성 안에 들어가 부녀자처럼 숨기만 하는가? 우리나라에는 ‘범인(犯人)은 민첩한 행동을 중히 여기고 겸손한 언사를 중히 여긴다’는 속담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사람의 행동이 언사에 미치지 못하면 치욕으로 여긴다. 어찌 너는 이처럼 망언을 늘어놓으면서도 조금의 거리낌조차 없는가?” 이 세상 거의 모든 범인은 자기가 범죄를 저질렀음을 인지한다. 만약 전혀 깨닫지 못한다면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극악한 연쇄살인범이라도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심리문제가 있을 뿐, 살인 자체가 범죄임은 자각한다고 한다. 그러니 자기가 범인임을 최대한 숨기려 하는 게 범인들의 인지상정이다. 청나라의 속담이 함의하는 바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범죄 행동에는 영리하고 민첩함이 중요하지만, 언사로는 주변에서 누가 말을 하라며 부추겨도 끝내 사양하고 최대한 입을 닫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나마 최소한의 상식은 통하는 범인이고, 그래야 범죄행위를 숨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요즘 이 땅의 범인들은 행동거지는 뭐 하나 취할 만한 게 없고, 언사만 꽹과리 난장판이다. 헛된 말로 선동하면 그것은 속임수와 다름없다. 청 태종의 이어지는 말에 따르면 “추하게 속이고(欺罔), 교활하게 속이고(狡詐), 간사하게 속이고(奸僞), 빈말로 속이며(虛?) 큰소리만 치는” 꼴이다. 일반 범인들도 공유하는 최소한의 상식조차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까? 공범임이 이미 백일하에 드러났으니, 현재로서는 목소리라도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인가?
  • 국제교류복합지구 수혜 기대, ‘어반로프트 올림픽파크’ 오픈 예정

    국제교류복합지구 수혜 기대, ‘어반로프트 올림픽파크’ 오픈 예정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국제교류복합지구(SID)‘사업이 호재로 부상하며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부터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까지 199만㎡ 일원에 걸쳐 국제업무·문화스포츠 복합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현재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크게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와 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올림픽대로 지하화,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 복합문화시설 조성 등으로 나뉜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연말 착공을 목표로 현재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다. GTX A.B, 위례~신사경전철,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등이 이 복합환승센터를 경유하게 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도 올 하반기 착공이 목표며, 건축 인허가 절차 중에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2일에 건축 허가 신청서 접수를 마쳤다. 올림픽대로 지하화 사업 및 한강/탄천 주변 기반시설 정비사업은 지난해에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 기본설계 단계에 있다. 현재 잠실운동장 일원은 스포츠·문화 복합단지로 개발이 계획돼 있다. 지난해 올림픽주경기장의 리모델링 관련 기본계획 수립 및 설계 공모가 완료됐으며, 기본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개발사업들을 통해 잠실 일대가 활기를 띠면서 지역의 미래가치 역시 커질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국제 교류 복합지구의 수혜를 직접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 부동산 상품들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트리플 역세권으로 주목받고 있는 ‘어반로프트 올림픽공원’ 오피스텔이 눈길을 끈다. 단지는 서울특별시 송파구 방이동에 지하 3층~지상 16층, 224실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며 A Type(154실, 전용 18.36㎡) B Type(28실, 전용 20.36㎡), C Type(14실, 전용 29.88㎡), C-1 Type(28실, 전용 29.88㎡) 등 총 4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교통여건도 편리하다. 지난해 12월 지하철 9호선 연장선(삼전역-중앙보훈병원역)중 한성백제역이 새로 개통돼 지역적 이점이 더욱 확충됐다. 따라서 2호선 잠실역과 8호선 몽촌토성역, 그리고 새로 개통된 9호선 연장선 한성백제역까지 ‘트리플 역세권’을 체감할 수 있게 됐다. 어반로프트 이상용 대표는 “이 오피스텔은 1인 주거시대에 부합한 소형 타입 위주로 구성됐으며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세 절감과 넓은 차량 전용 진출입로를 갖췄다“며 ”옥상 정원에서 올림픽공원과 롯데월드타워도 조망할 수 있으므로 보다 아늑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어반로프트 올림픽파크의 홍보관은 서울특별시 송파구 백제고분로에서 운영 중이다. 분양 관련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며 관련 문의는 대표전화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염호석 시신 탈취’ 개입 경찰 “삼선전자서비스 대리인처럼”

    ‘염호석 시신 탈취’ 개입 경찰 “삼선전자서비스 대리인처럼”

    2014년 삼전 서비스 노조 탄압에 반발·목숨 끊은 염씨경찰 정보관들 삼성 측 대리인처럼 상세 보고·개입고위 간부 일부 수사거부로 ‘윗선’ 규명은 실패2014년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조합 탄압에 반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염호석(당시 34세)씨의 장례 과정에 경찰 정보관들이 부당하게 개입을 했다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당시 경찰관의 행위를 정당한 정보활동으로 보기 어렵고 객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14일 발표했다. 고 염호석씨 사건은 고인과 유족이 노조에 위임한 장례절차에 공권력이 개입해 가족장으로 변경하고, 시신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운구하는 과정에서 ‘장례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노조원을 진압한 사건이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센터 분회장이었던 염씨는 2014년 5월 17일 “지회가 승리하는 그날 화장해 뿌려주세요”라고 적힌 유서와 함께 강원 강릉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노조는 염씨 유족의 동의를 얻어 노동조합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서울의료원에 빈소를 마련했다. 하지만 염씨의 아버지가 갑자기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이후 아버지가 삼성으로부터 6억원을 받고 가족장을 치르기로 하고, 시신을 빼돌린 뒤 같은해 5월 20일 밀양에 있는 한 화장장에서 화장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정보관들이 삼성전자서비스의 요청에 따라 장례 절차 변경을 개입하고, 유족과 노조의 동향을 삼성에 상세하게 공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노정팀장이었던 경찰청 정보국 김모 경정은 삼성전자서비스 최모 상무의 요청에 따라 5월 18일 염씨 아버지를 만나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도록 설득하는 데 개입했다. 김 경정은 회사 측이 염씨의 계모 최모씨에게 3억원을 전달하는 현장에 동석했으며, 회사를 대신해 합의금 6억원 중 잔금 3억원을 직접 유족에게 전하기도 했다. 경남 양산경찰서 정보보안과 하모 과장과 김모 계장은 5월 18일 유가족의 동선을 삼성 측에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남청 정보과 간부로부터 가족장으로 합의를 주선해달라는 전화를 받아 삼성 측과 유가족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같은 날 서울 강남서 정보관은 서울의료원에 있는 노조의 동향, 현장 상황 정보를 수차례 삼성 측에 제공한 것으도 조사됐다. 정보관들은 삼성측 부탁을 받고 아버지 염씨와 친분이 있는 이모씨를 찾아 브로커로 동원하기도 했다. 브로커 이씨는 아버지 염씨 주도로 시신을 서울의료원으로 밖으로 운구하면서 “노조원들이 운구차를 못나가도록 방해한다”는 112 허위신고를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도 정보관들이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보관들은 부산으로 시신을 옮긴 뒤에는 신속한 장례 종결을 위해 화장에 필요한 검시 필증과 시체검안서 사본 등 공문서를 유족 동의없이 임의로 발급받기도 했다. 유남영 진상조사위원장은 “경찰 정보관들은 유족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3의 인물을 찾아내 삼성에 소개하고 합의 조건과 금액까지 제시했다“며 “삼성의 대리인처럼 움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퇴직한 경찰 고위 간부 일부가 조사를 거부해 현재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경찰 정보관들의 ‘윗선’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삼성의 노조 와해 사건을 수사로 정보관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양산서 하 과장과 김 계장은 브로커 이씨를 소개하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삼성 측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부정처사후수뢰 등)로, 노정팀장이었던 경찰청 정보국 김모 경정은 비밀교섭 등에 개입한 대가로 삼성 측으로부터 61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경찰이 염씨의 장례와 관련해 회사 측 입장을 옹호해 장례 절차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염씨의 모친인 김모씨의 장례 주재권을 방해했다며 사과를 권고했다. 또 경찰 활동이 관리·통제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하고, 정보활동 범위를 경찰관직무집행법상 경찰의 직무에 부합하도록 개정할 것을 경찰청에 권고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송파, 만 60세 이상 주민 대상 무료 치매검진

    서울 송파구는 만 6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검진을 무료로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우선 보건소에서 치매선별용 간이 정신상태검사를 통해 기억력, 주의집중력, 언어기능, 이해판단력 등을 점검한다. 치매환자 진단 땐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협약병원인 중앙보훈병원과 가락동 서울병원으로 연계돼 자기공명 영상촬영기기(MRI) 검사, 혈액검사 등 원인확진 심층 검사를 실시한다. 또 소득에 따라 기저귀, 물티슈 등 필요 물품과 원인확진 검사비, 치료비, 약제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인지기능이 정상 또는 고위험군으로 판정되면 정기관리대상자로 분류돼 매년 검진 안내를 받는다. 치매안심센터의 인지강화 프로그램 등 치매 예방활동에도 참가할 수 있다. 특히 주민센터와 연계해 참여율을 높인다. 이달 마천1·2동, 거여1·2동, 삼전동을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27개 동 전체를 찾아간다. 구는 올해 초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치매전단팀을 꾸리고, 치매안심센터 운영을 위탁에서 직영으로 바꿨다. 지난해에는 노인 8995명이 조기검진에 참여, 40명이 치매 진단을 받아 구 치매쉼터 프로그램으로 등록·관리되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넵스, 스마트 오피스 사업 공략 위해 사옥 이전

    넵스, 스마트 오피스 사업 공략 위해 사옥 이전

    종합 가구 기업 넵스(대표 김범수)가 서울 송파구 삼전동으로 스마트 오피스 기반의 사옥을 구축해 이전하며 본격적인 스마트 오피스 시장 진출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효율적인 근무 방식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 오피스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넵스는 사옥 이전과 함께 지정좌석제를 폐지하고,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한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구현해 직원들의 업무 공간이자 전시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넵스 관계자는 “스마트 오피스 실현을 통해 공간은 물론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직원들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스마트 오피스 시스템에 적응해가면서 점차적으로 수평적이면서 자유로운 조직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넵스는 지난해 9월 글로벌 매출 3조 원에 달하는 일본 오피스 가구 1위 기업 고쿠요(KOKUYO)와 국내 독점 유통 및 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본격적인 국내 스마트 오피스 시장 진출을 위해 오는 23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어 국내 시장에서의 스마트 오피스 사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의전팀, 베트남 동선 보니…김정은, 삼성전자 공장 ‘파격 방문’ 가능성

    北의전팀, 베트남 동선 보니…김정은, 삼성전자 공장 ‘파격 방문’ 가능성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의 삼성전자 공장을 전격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지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김 위원장이 현지 삼성 공장을 방문한다면 북한 최고지도자가 사상 처음으로 한국 기업을 방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의전 실무팀’은 전날 하노이에 도착해 김 위원장의 숙소 후보지 등을 살펴본 데 이어 17일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주변을 차로 이동하며 동선을 점검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서울신문에 전했다. 김 부장 일행은 이어 다른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이 있는 타이응우옌성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삼성전자 현지 공장을 방문하는 ‘파격 행보’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 외교부와 삼성 측은 김 위원장의 방문 가능성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19∼20%를 차지하는 현지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으로 베트남 경제의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08년과 2013년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공장을 설립하고 현재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박닌성엔 삼성전자 외에도 오리온, 캐논, 파나소닉, 폭스콘 공장 등이 있다.만약 김 위원장의 삼성전자 생산 공장 방문이 이뤄진다면 이는 북한 당국이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 노선을 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내보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울러 대북제재 해제의 명분을 미국에 제시하려는 제스처일 수도 있다. 김 부장 일행은 또 하노이 동쪽 꽝닌성에 있는 유명 관광지 할롱베이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롱베이는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을 두 번째로 방문한 1964년에 찾았던 곳이라 김 위원장의 유력한 방문지로 꼽히고 있다. 김 부장 일행은 이어 하노이 북부의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랑선성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할 때 이용할 교통수단으로 비행기와 함께 거론되는 특별열차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열차를 타고 중국을 거쳐 베트남에 갈 경우 랑선역에서 내려 차량으로 하노이로 이동하는 게 최단 코스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 부장이 이끄는 북측 의전팀에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의 협상 파트너로 알려진 대니얼 월시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비롯한 미측 선발대도 지난 15일 하노이에 도착하며 일정 조율에 나섰다. 하노이에 도착한 북미 의전팀은 회담 식순 등 의전을 이번 주 내내 논의할 전망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붕당정치에 빠진 집권세력의 권력욕…‘사실’과 ‘사초’를 테러하다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붕당정치에 빠진 집권세력의 권력욕…‘사실’과 ‘사초’를 테러하다

    진실은 언제 어디서나 불편하다. 불편하기에 언제 어디서나 수난을 당한다. 조선은 세계사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방대한 왕조 실록을 남겼다. 실록 편찬의 기준도 엄정했다. 그 기준을 지키려다 조선 초 김종직은 부관참시를 당했고, 사관 김일손 등은 처형됐다.그렇다고 실록이 사실만을 기록하고 평가가 불편부당했던 것은 아니었다. 양대 왜란과 호란 이후 붕당정치로 빠져들면서 집권 세력의 입맛에 맞게 사실은 편집되고 평가는 왜곡됐다. 선조, 인조, 숙종, 경종의 실록이 잇따라 수정, 개수, 보정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원본을 남겨 ‘지우개를 쓰지 않은 역사’로 칭송하는 이도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얼마나 테러를 당했는지 웅변할 따름이다. 국가의 정사인 실록이 그러했으니 민간의 기록에 대한 폭력이 어떠했을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경기 광주시 낙생면 백헌 이경석의 묘로 들어가는 좁은 계곡 초입에는 두 개의 신도비가 있다. 하나는 멀쩡하지만 다른 하나는 비문을 한 글자도 볼 수 없다(‘백비’). 백비는 조선 영조 30년에 세워졌다가 누군가에 의해 비문이 인멸된 채 땅속에 묻혀 있던 것을 200여년 만에 발굴해 다시 세운 것이고, 앞엣것은 1979년에 새로 세운 신도비다. 백헌의 손자 이하성은 1703년(숙종 29년) 결국 서계 박세당에게 할아버지의 신도비에 새길 글을 청했다. 당대의 문장가였지만 같은 당파(소론)여서 ‘손이 안으로 굽었다’는 지적을 우려해 서계만은 피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 노론의 세상에서 그의 청을 들어줄 사람이 달리 없었다.서계는 비문을 짓고 이 글을 자신의 문집인 ‘사변록’에 실었다. 삽시간에 소문이 돌았다. 홍계적 등 노론 유생 180여명이 벌떼처럼 일어나 연명으로 숙종에게 상소문을 올렸다. “문자를 거두어 물과 불속에 던져 버리고, 성인을 헐뜯고 현인을 업신여긴 죄로 다스리어 선비의 취향을 바르게 하소서.” 사문난적으로 단죄하라는 것이다. 숙종은 외면할 수 없었다. “박세당이 작성한 이경석 신도문은 물론 박세당의 문집 ‘사변록’까지 모두 없애라.” 신도비 조성 작업은 진행될 수 없었다. ‘맹자’를 인용한 신도문은 과연 서두부터 심상치 않았다. “노성인을 업신여기지 마라.” “상서롭지 못한 보복은 어진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 마무리는 이러했다. “올빼미는 봉황과 성질이 달라 성내고 꾸짖는다. 불선자가 미워해도 군자가 무엇을 상관하랴.” ‘송자’라 하여 공자·주자를 잇는 성인으로 떠받들던 송시열이었다. 그런 송시열을 ‘올빼미’에 빗댔으니 노론 유생들이 좌시할 리 없었다. ‘올빼미’ 비유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경석은 송시열보다 12살 연장으로 김상헌 문하에서 수학했으니 골수 서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같은 서인이지만 인조반정 공신들의 전횡을 막기 위해 ‘산림’(청서파)을 적극적으로 중앙 정계에 천거했다. 송시열은 1633년 최명길의 천거에 의해 경릉 참봉이 됐고, 1649년 효종 즉위 직후 이경석의 추천으로 장령이 됐다. 송시열은 그런 이경석을 존경해 ‘베옷에 짚신을 신고’ 그의 문하를 왕래했다. 그러나 이경석에게 통혼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부터 앙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현종 2년(1661년) 이경석이 남인인 고산 윤선도의 해배를 주장하면서 등을 돌리고 극언을 일삼았다. 이경석이 일흔네 살 때 현종이 궤장을 하사하면서 잔치를 베풀었다. 뜻깊은 자리였던지라 여러 사람이 전례에 따라 축하의 글을 남겼다. 병을 핑계로 참례하지 않았던 송시열도 마지못해 이런 글을 보냈다. “하늘의 도움을 받아 오래 살고 건강하니(壽而康), …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수이강’(壽而康)에는 지독한 경멸이 숨겨져 있었다. 중국 송나라 흠종이 금나라에 붙잡혔을 때 항복 문서를 써 준 손적을 두고 주자가 ‘절의를 버린 대가로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壽而康)’고 비꼰 것을 이경석에게 적용한 것이다. 송시열은 현종에게 올린 상소문에서 그 뜻을 시시콜콜 알렸다. “옛날 손적이 오래 살고 강녕하기는 했지만, 그가 의리를 알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 도리어 손적 같은 사람에게 비난을 받았다면, 여러 사람이 얼마나 낮춰 보고 비웃었겠습니까. 지금 신이 당한 경우가 불행하게도 그와 같습니다.” 세론은 송시열에 비판적이었다. ‘양송’이라 하여 당시 서인의 논의를 이끌고, 그와 동문수학을 했던 동춘당 송준길마저 한탄했다. 송시열은 분노했다. “동춘까지도 ‘놀랍고 한탄스럽다’고 말하니 다른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 사람(이경석)은 대체로 백성을 등치는 토호(향원)의 마음가짐으로 청의 세력을 끼는 것을 일생을 행세하는 방법으로 삼았다. … 개도 그 똥을 먹지 않을 것이다.”(‘판서 송규렴에게 보낸 편지’에서) 서인이 다시 쓴 ‘현종개수실록’마저 그런 송시열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인조의 명에 따라 삼전도 비문을 지은 것을 두고 그렇게 송시열이 언급했는데, 말이 너무 박절했으므로 논자들이 병통으로 여겼다.”병자호란이 끝나자 청은 대청황제공덕비(삼전도비)를 세우고, 비문도 조선에서 쓰도록 했다. 예조판서, 대제학 등 조정의 책임 있는 자들은 모두 발을 뺐다. 이경전은 병을 핑계로 칩거했고, 조희일은 거칠게 작성해 퇴짜를 맞았으며, 장유는 일부러 고사를 잘못 인용해 제외됐다. 남은 건 이경석이었다. 왕위가 위태로운 인조는 애가 탔다. “사직의 존망이 여기에 달려 있으니 부디 문자에 구애받지 말라.” 부제학으로 나이로나 직위로나 이경석이 맡을 일은 아니었다. 남한산성 도피 시절 외교 문서 책임자인 예조판서 김상헌이 강화 문서 작성을 거부해 대신 작성해야 했던 최명길의 신세나 마찬가지였다. 이경석은 그날의 일을 ‘수치를 등에 지고 백길 어천강에 뛰어들고 싶다’며 글을 배운 것을 후회했다. 비문 작성 후 거듭 사직을 요청했지만, 믿을 사람이 없는 인조는 그를 놓아 주지 않았다. 이후 용렬한 자들이 뒤에서 삼전도비문 운운하며 비웃고 손가락질을 했지만, 자신이 감당할 몫이라고 여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봉황과 올빼미 비유에는 이런 사정이 있었다. 신도문 사달이 나고 62년이 흐른 뒤(영조 30년, 1765년)에야 비석에 글이 새겨졌다. 글씨는 당시 완도의 신지도에 유배돼 있었던 원교 이광사가 썼다. 이광사는 이경석의 형 이경직의 고손으로, 동국진체의 완성자였다. 신도비는 그러나 세워지자마자 수난을 당했다. 이번에도 노론 유생들이 비석을 쓰러트리고, 비면을 모조리 깎아 한 글자도 남기지 않았고, 분이 안 풀렸는지 비석을 아예 땅속에 파묻어 버렸다. 그로부터 200여년 뒤 빛을 본 비석은 전신이 상처다. 글자 하나하나 연마석으로 갈고, 정으로 쪼았으니 성할 리 없었다. 마오쩌뚱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총구에서 나온 권력은 짧다. 다른 총구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조선의 권력자들은 알고 있었다. 권력은 총구가 아니라 정당성에서 나오고, 그것은 사실(史實)에서 나온다는 것을. 조선 후기 노론이 필사적으로 사실을 장악하려 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그들은 조선 후기 150여년, 나아가 일제 병탄기와 해방 후에도 권세를 계속 누렸다. 민주공화정에서 사초 기록자는 언론이다. 독재 치하에서 필경사 구실이나 하던 족벌 언론은 민주화 이후 스스로 권력이 되기 위해 집요하게 사실에 폭력을 가했다. 요즘엔 사기꾼, 절도범, 부패 공직자, 노름꾼, 앵벌이, 정신질환 의심자까지 동원했다. 최근 1년 사이 UAE 특사 의혹, 드루킹 사건, 이재명 지사 ‘불륜’ 의혹,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 의혹, 손혜원 투기와 ‘김혜교’ 의혹 등이 그런 방식으로 제작됐다. 택당 이식은 선조수정실록을 편찬하면서 권력자들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나라가 있어도 역사가 없으면 나라가 아니요, 역사가 있어도 공정치 못하면 역사가 아니다.” 권력에 도취한 자들에게 들릴 리 만무다. 사이비 기자까지 동원해 사실과 인격을 테러한 ‘홍가혜 사건’의 진실이 드러났어도 해당 매체의 더러운 폭력은 끊이지 않았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사문난적으로 몰린 박세당, 세상에 굴하지 않고 ‘학문의 길’ 가다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사문난적으로 몰린 박세당, 세상에 굴하지 않고 ‘학문의 길’ 가다

    #우암의 학문 권력이 사문난적 굴레를 씌우다 1700년 4월 12일, 성균관 유생 홍계적 등 180명이 숙종에게 상소해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1629∼1703)이 지은 ‘사변록’(思辨錄)과 ‘이경석신도비명’(李景奭神道碑銘)을 불태워버리기를 청하면서 말한다. 온 세상으로 하여금 주자(朱子)의 말은 헐뜯을 수 없고 송시열의 어짊은 모함할 수 없으며, 성인을 업신여기고 정인(正人)을 욕하는 죄는 징계하지 않을 수 없음을 분명히 알도록 하소서.성인에 버금가는 주자를 헐뜯고 바른 사람인 우암 송시열을 모욕한 서계를 단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이 상소로 서계는 일흔다섯의 나이에 삭탈관작과 문외출송의 명을 받고 이어 전라도 옥과로 유배되는 처분을 받는다. 이 상소가 나오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서계 생전에 마지막으로 지은 ‘이경석신도비명’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이경석은 조선이 청나라에 항복한 뒤 “문자를 배운 것을 후회한다”면서 청 태종의 공덕을 찬양하는 ‘삼전도비문’을 지은 바 있다. 서계는 이경석의 신도비명에서 그의 ‘삼전도비문’ 찬술이 불가피한 일이었음을 피력한다. 그리고 송시열과 이경석을 올빼미와 봉황에 견주면서 “불선한 자는 미워할 뿐, 군자가 어찌 이를 상관하랴”라고 해 송시열을 불선한 소인배로 깎아내린다. 성균관 유생이 서계를 단죄할 빌미로 삼은 것은 이경석의 신도비명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사변록’에 대한 노론의 의구심과 분노가 깔려 있었다. ‘사변록’은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을 주석한 주자의 ‘사서집주’를 서계가 비판적 시각에서 새로운 해석을 가한 책이다.#현실에 끝내 고개 숙이지 않다 송시열을 모욕하고 주자에게 반기를 들었으니 주자를 성인시하고 송시열을 ‘조선의 주자’로 여기는 노론의 분노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노론은 서계를 이단으로 몰아 ‘사문난적’(斯文亂賊) 굴레를 씌웠다. 이때 송시열은 이미 죽고 없었지만 그의 학문 권력은 이토록 강고했다.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했던 것일까. 서계는 ‘사변록’을 완성하고 나서 ‘좀’이란 시에서 자신의 운명을 이렇게 자조한다. 좀이라는 놈 평생 책 속에서 살면서 다년간 글자를 먹더니 눈이 문득 밝아졌네 뉘에게 인정받으랴 그래 봐야 미물인 걸 경전 망쳤단 오명만 영원히 뒤집어쓰겠지 그러나 시는 시일 뿐이다. 서계의 진짜 생각은 달랐다. 서계는 ‘사변록’ 서문에서 “육경(六經)의 귀결처는 하나지만 거기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이므로 다양한 견해가 수용되어야 육경의 대체가 온전해질 수 있다”고 역설한다. 주자만을 맹신하던 당시 학문 풍토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서계는 죽음을 몇 해 남겨 두고 스스로 묘표를 지어 또 이렇게 말한다. 맹자의 말씀을 매우 좋아한다. 차라리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며 남과 합치되는 바가 없이 살다 죽을지언정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이 세상에 맞춰 살면서 남들이 선하다고 해 주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자에게 끝내 고개 숙이거나 뜻을 굽히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다. 여기서 “세상에 맞춰 살면서 남들이 선하다고 해 주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자”는 공자가 말한 ‘향원’(鄕原, 사이비 군자)에 대해 맹자가 그 의미를 부연한 말이다. 맹자는 또 향원을 ‘더러운 세상에 영합하면서 스스로 옳다고 여기지만 요순의 도에는 들어갈 수 없는 자’로 묘사한다. 서계의 짧은 말 속에는 이런 의미맥락이 숨어 있다. 무덤에 들어가서도 향원에 불과한 자에게 고개 숙이거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미완의 꿈-석천동 은거 세상 사람치고 은거를 꿈꾸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서계도 그런 꿈을 꾸었다. 서계는 마흔이 되던 1668년, 벼슬에서 물러나 양주 석천동에 은거한다. 지금의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수락산 골짜기다. 서계는 30년을 넘게 이곳에서 살다가 이곳 언덕에 묻혔다. 스스로 보기에도 재주와 역량이 보잘것없어 큰일을 하기에 부족한 데다 세상도 날로 도가 쇠해져 바로잡을 수 없다고 여겼다. 마침내 벼슬을 버리고 물러나 도성에서 30리 떨어진 동문 밖 수락산(水落山) 서쪽 계곡에 은거하였다. 그 계곡을 ‘석천동’(石泉洞)이라 이름하고, 이로 인해 스스로 ‘서계초수’(西溪樵)라 일컬었다. -서계초수묘표(西溪樵墓表) 하지만 은거한다고 세상과 오롯이 멀어지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깊은 곳이라도 속세로 통하는 길은 나 있게 마련이다. 그 길 너머에는 가까운 피붙이가 있고 그리운 벗도 있으며, 학문적 동지도 있고 적도 있다. 서계는 소론의 거두인 윤증을 비롯해 8촌 아우 박세채, 처남 남구만 등과 교류했다. 우참찬 이덕수, 함경 감사 이탄, 좌의정 조태억 등은 서계의 문하로서 정계에서 활약했다. 이래저래 세상과 얽힐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서계의 은거는 미완의 꿈이었다. 사문난적으로 몰린 게 그 반증이다.#두 자식을 먼저 보낸 아비의 슬픔 게다가 서계의 만년은 그야말로 기구했다. 환갑을 전후해서 4년 사이에 큰아들 박태유를 병으로 잃었고, 촉망받던 작은아들 박태보마저 잃었다. 박태보는 인현왕후 폐비를 반대하는 소를 올렸다가 숙종의 노여움을 사 국문 끝에 죽었다. 박태보를 미워했던 송시열조차 그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고 박태보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도록 자손에게 경계하였다는 기록이 숙종실록에 보인다. 자식을 둘씩이나 앞세워 보낸 아비의 슬픔이 어떠했겠는가. 박태보를 잃은 이듬해 섣달에 서계는 ‘달자(達者)가 어리석다고 욕할까 봐 함부로 슬퍼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울음을 삼킨다. 일 년이 다하도록 아무런 의욕이 없고 종일토록 내내 기쁜 일 드물구나 자식이 죽으면 그래도 아비가 묻지만 아비가 늙으면 다시 누가 보살피랴 -섣달그믐에 소회를 털어놓다 #시인이기를 거부했던 서계 서계의 시와 문은 간결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얼핏 보면 깡마른 고목 같다. 그러나 그 속에는 생명이 꿈틀댄다. 그렇지만 서계 자신은 시인이 되기를 거부한다. 시인이 되느니 차라리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게 낫다. 시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자그마한 명성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명성은 남이 주는 것이고 쓸모없음은 내가 하기 나름인 것이니, 남이 주는 명성에 얽매여 살까 보냐. -한인(閑人)시의 시서(詩序) 서계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학문을 했다. 그래서 그는 시인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쓸모없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서계가 현실에 고개 숙이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던 힘은 일견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완고함에서 나온 것이고, 그 문학적 성취와 학문적 결실은 문집인 ‘서계집’을 비롯해 ‘사변록’, ‘신주도덕경’, ‘남화경주해산보’, ‘색경’으로 남아 있다. 김낙철 한국고전번역원 교수 ●‘서계집’은 시·서 등 모은 시문집…추각본 포함 총 22권 조선 후기 소론계 학자이자 문인인 서계 박세당의 시문집이다. 1권에서 4권까지는 800여편의 시(詩)가, 5권에서 16권까지는 소차(疏箚), 서(書), 서(序), 기(記), 제문(祭文) 등이 실려 있다. 17권에서 22권은 2차에 걸쳐 추각된 것으로, 간독(簡牘), 시장(諡狀), 연보(年譜)가 실려 있다. ‘한국문집총간’ 134집은 추각본이 모두 포함된 22권본으로 정리됐고,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이를 저본으로 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에 걸쳐 4권의 번역서를 완간한 바 있다.
  • 캐노피 없는 지하철역 출입구, 시민안전 위협한다

    서울지역에 1cm 안팎의 눈이 내린 13일,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신설구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출입구 계단을 총총걸음으로 오르내리며 위태로운 모습을 연출하였다. 삼전역, 석촌고분역 등 캐노피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이 많아 출입구 계단이 눈발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마치 빙판처럼 미끄러운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은 13일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신설구간을 둘러본 후 “지하철역 출입구 계단 아래쪽까지 날아 들어온 눈발이 그대로 쌓이고 다져져서 이용하는 시민들이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하고, 시민들의 항의성 민원이 폭주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지난 8월 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 공사현장 방문 시 캐노피 설치율이 저조한 사실을 알고 눈, 비 등 악천후 시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개선책을 요구하였으나, 공사관계자로부터 10여 년 전에 설계된 내용대로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밝히고, “불과 1cm 안팎의 적설량에도 불구하고 계단에 쌓이는 눈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안전대책은 제로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 이어 “캐노피가 설치되지 않은 개방형 출입구는 옹벽 외에 별다른 안전시설물이 없어 보행자의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고, 겨울철에 눈 등으로 계단이 얼 경우 낙상사고의 위험이 있으며, 장마철이나 폭우 시 빗물이 지하철 역사내로 유입되어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므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 의원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서울시내 지하철 전 구간의 캐노피 설치비율과 캐노피 설치계획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것”과 “폭설 및 한파에 대한 안전대책을 조속히 수립하여 시민들이 지하철을 하루빨리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동에서 강남 20분 만에 간다

    강동에서 강남 20분 만에 간다

    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 노선 확대 市, 출퇴근 ‘지옥철’ 대비 버스 추가 투입서울 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이 다음달 운행에 들어가면서 강동에서 강남까지 20분이면 닿을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2009년 12월 착공한 9호선 3단계 연장 구간이 9년 만인 다음달 1일 새벽 5시 30분 첫차를 운행하며 개통한다고 28일 밝혔다. 새로 들어선 9.2㎞ 구간은 2단계 구간의 종착역인 종합운동장역을 시작으로 삼전역~석촌고분역~석촌역~송파나루역~한성백제역~올림픽공원역~둔촌오륜역~중앙보훈병원역 등 8개 역으로 이어진다. 종합운동장역, 석촌역, 올림픽공원역은 각각 지하철 2호선, 8호선, 4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어 강동구는 물론 경기 성남시민들까지 도심 진입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급행열차를 타면 강동구에서 송파구까지 10분대, 강남구까지 20분대, 강서구까지 50분대에 갈 수 있다. 주요 역 간 소요 시간을 보면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에서 올림픽공원역까지 4분, 고속터미널역까지 24분, 김포공항역까지 54분이 걸린다. 새 구간이 개통하면 출퇴근 시간 ‘지옥철’로 변하는 9호선 열차는 더욱 극심한 혼잡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승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시는 비상 수송 대책을 마련한다. 다음달 3일부터 9호선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노선에 예비 차량을 추가로 투입하고 필요하면 승객이 몰리는 주요 역을 오가는 전세버스도 운행한다. 열차 편성도 확대한다. 다음달 1일부터 하루 5편성인 6량 급행열차를 20편성으로 확대하고 내년까지는 전체 45편성을 6량 열차로 바꾼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9호선 4단계 구간은 종착역인 중앙보훈병원에서 5호선 고덕역을 거쳐 고덕샘터공원까지 3.8㎞가 연장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교통위원회, 9호선3단계 건설공사 현장방문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교통위원장 김상훈, 더불어민주당, 마포1)는 제284회 정례회 기간 중인 11월 23일 개통을 앞둔 9호선3단계 건설공사 구간을 방문하여 그간의 사업추진현황과 운행계획을 보고 받고 세부시설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9호선 3단계 구간은 현재 운영중인 9호선 1,2단계(걔화역~종합운동장역) 구간을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까지 연장하는 것으로(총 연장 9.18km, 8개역) 오는 12월 1일 개통 예정이다. 교통위원회 위원들은 9호선 3단계구간 삼전역을 방문하여 대합실, 변전소, 승강장 등 주요시설물을 둘러보고 열차 탑승 후 둔촌오륜역에 하차하여 금번 신규 설치되는 자전거 지하 주차장을 비롯한 시설 인프라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였다. 이번 현장점검에는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의원뿐만 아니라 9호선3단계 건설을 총괄하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향후 운영을 맡게 될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참여하여 내실 있는 현장점검이 되도록 하였다. 교통위원회 의원들은 현장점검과 질의를 통해 지하철 출입구 캐노피 설치, 안내시설물 개선, 9호선 혼잡도 개선 및 열차 확대편성 등 그간 9호선 운영시 문제시되고 우려했던 사항들을 세심하게 지적하였다. 김상훈 교통위원장은 “9호선3단계 개통으로 강서와 강동을 오가는 이용시민의 편의성 향상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며, 오랜 공사기간 동안 수고해 주신 서울시 직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밝히고 “앞으로도 편리하고 안전한 서울시 지하철이 될 수 있도록 개통초기부터 철저한 안전관리 및 유지관리에 만전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진철 서울시의원, 9호선 3단계 자전거 지하주차장의 실효성 여부 지적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정진철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6)은 제284회 정례회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 행정사무감사(11월 7일)를 받는 자리에서 9호선 3단계 구간에 설치되는 기계식 자전거 지하주차장에 대한 실효성을 지적하고 서울시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위한 세심한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9호선 3단계는 종합운동장역~둔촌동 보훈병원 총 8개 정거장, 9.2km를 잇는 구간으로 2009년 12월 공사를 시작하여 올해 12월 1일 개통 할 예정이다. 정진철 의원에 따르면 9호선 3단계 내 총 6개 정거장에 8개소의 기계식 주차장이 지하공간에 신설·운영 될 예정이고 그에 따른 소요 예산이 약 71억원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식 자전거 주차장은 석촌역, 중앙보훈병원역 2개소를 포함하여 4개 역사에 1개소씩 설치되고, 삼전역, 송파나루역은 지역여건을 고려하여 지상에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하도록 계획되었다 정진철 의원은 “기계식 자전거 지하주차장 설치계획은 2009년 착공당시 검토된 계획안”이라고 말하고 “현재 서울시는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2만대 확대하는 등 자전거 정책이 공유의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 대한 세심한 고민 없이 10년 전 계획안을 추진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하철 주변 자전거주차장이 방치자전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무작정 무료로 운영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적정 요금을 받은 안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철 의원은 “9호선 3단계에 설치된 기계식 자전거 지하주차장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 시설물 유지관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히고 “현재 진행 중인 4단계 구간 설계 시에는 서울시 정책방향은 물론 주변여건, 시민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에버랜드·에스원 등 계열사로 번지는 삼성 노조와해 수사

    최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수사를 시작한 삼성 에버랜드에 이어 웰스토리, CS모터스, 에스원까지 수사가 확대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삼성전자서비스와 유사한 노조 와해 공작이 다른 곳에서도 반복됐다는 삼성 계열사 4개 노조의 고소장을 검토 중이다. 특히 에버랜드의 경우 조장희 부지회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경기 용인의 본사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4개 계열사 노조는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 등에 담긴 노조 파괴 전략이 삼성전자서비스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도 똑같이 적용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삼성이 2013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그린화 전략’을 세워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고 보고, 해당 문건을 단서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전·현직 임원 32명을 재판에 넘겼다. 4개 계열사 노조가 최근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사측이 노조 설립 직전에 사측에 가까운 복수 노조를 설립하거나 노조 탈퇴를 권유하는 등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방해한 정황이 공통적으로 담겨 있다. 에버랜드 노조 관계자는 “정상 노조가 설립되기 직전 인사팀 노무담당(노사협의회) 출신이 위원장인 친사 노조가 설립됐고 평소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2년에 한 번씩 단체협약 주체로만 등장한다”면서 “소수노조의 자주적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웰스토리 노조 역시 고소장을 통해 사측이 노조 설립 직전 지회장 등 임원진에게 노조를 탈퇴하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말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가 생기면 직원들을 더욱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휴대전화를 끄고 잠수를 타면 뒷일을 수습해 주겠다”, “원하는 부서와 원하는 연봉을 주겠다”는 등의 협박성·회유성 발언도 있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中 문화혁명 때 파괴된 삼학사비, 복제비마저 잡목에 묻힌다

    中 문화혁명 때 파괴된 삼학사비, 복제비마저 잡목에 묻힌다

    우리 민족 최대 치욕 중 하나를 꼽는다면 ‘삼배구고두’(3번 절하고 9번 머리를 조아리는 항복 의식)로 불리는 1636년 병자호란 때 인조의 남한산성 항복이다. 이때 침략국 청나라에 항복하거나 청과 화의를 맺는 것을 끝까지 반대하다 중국 선양(瀋陽)으로 끌려가 처형된 세 신하 오달제·홍익한·윤집이 있었다. 이들의 충절 및 절개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삼학사비’가 선양 외곽 한 창고와 풀숲에 방치돼 잊혀 가고 있다. 역사를 망각하면 미래가 없다고 한다. 선양에 방치된 삼학사비를 지난 22일 찾아봤다.●요녕발해대학 설립자 천문갑 학장 숨져 폐교 아스팔트 도로를 벗어난 택시는 덜컹거리며 10분여 인적이 끊긴 선양시 허핑구 경진로 재개발지역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왼쪽으로 폭 6m 철문이 나타났다. 그 너머로 예쁘장한 5층짜리 건물이 보였으나, 가까이 다가설수록 손질이 많이 필요해 보였다. 조선족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중국 내 유일한 ‘요녕발해대학’ 본관이다. 설립자인 천문갑(조선족 과학자) 학장이 2009년 지병으로 숨지면서 문을 닫았다. 철문 안으로 들어서자 50대 후반 남성이 본관 안으로 안내했다. 쇠사슬로 잠금장치를 한 낡은 여닫이 쌍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은 복도가 나왔다. 복도 양쪽 가득 종이 상자가 쌓여 있다. 왼쪽은 매점이다. 상자를 치워 가며 복도 끝 오른쪽 방문 앞에 이르자, 비로소 ‘전시실’이란 푯말이 보였다. ●발견된 비신은 요녕발해대학 전시실에 보관 잠기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벽면 가득 사진과 설명문이 붙어 있다. 그 한가운데 비스듬히 깨져 나간 육중한 비석이 붉은 테이블보 위 유리관 안에 누워 있다. 삼학사비다. ‘비두’라 불리는 머리 부분은 중국 문화대혁명기(1966~1976년) 때 훈허강변에 버려진 뒤 발견되지 않고 있고, 몸체 격인 ‘비신’만 발견돼 보관 중이다. 13년 전 사비를 털어 이 전시실을 꾸민 김용규(60) 전 요녕발해대학후원회 비서실장이 전등을 켜고 삼학사비 앞에 서서 한참을 묵념했다. 착잡한 그의 표정에서 삼학사가 느꼈을 망국의 설움이 보이는 듯했다.건물 밖으로 나와 왼쪽 풀숲을 더듬거리며 들어가 보니 거대한 비석이 나타났다. 높이 390㎝, 가로 83㎝, 두께 26㎝의 삼학사비 복제비이다. 2005년 허창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와 계룡건설 도움으로 2개의 복제비를 만들었다. 1기는 그해 6월 국내로 옮겨져 8월 31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큰마당’에 세웠으며 다른 1기는 지금의 위치에 자리잡았다. 농가의 주춧돌로 사용될 뻔했던 원비(비신)는 앞서 봤던 요녕발해대학 내 전시실 유리관 안에 보관하고 있다. 복제비가 세워진 곳은 13년 전 깔끔했던 공원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아카시아 등 잡목과 사람 키보다 높게 자란 잡초로 뒤덮여 있다. 정문 경비원이나 학교 관리원이 한 시간이면 정리정돈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 대학 설립자 유가족들이 삼학사와 삼학사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청태종은 1636년 조선을 침략해 2개월 만에 남한산성 삼전도에서 인조의 항복을 받아냈다. 철군할 때 약 60만명의 우리 백성을 포로 또는 노예로 끌고 갔다. 당시 조선 인구는 200만명 내외로 추정된다. 소현세자 부부와 봉림대군 부부, 항복하거나 화친을 반대한 오달제·홍익한·윤집 등 신하 셋(삼학사)도 선양으로 끌려갔다. 신하가 되라며 고문하고 회유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처형했다. 청태종은 그러나 삼학사의 굳은 충절과 절개에 감동해 ‘삼한산두’(三韓山斗)라는 휘호를 내리고 비와 사당을 세워 매년 제를 지내 삼학사의 넋을 위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한’은 조선을 의미하고 ‘산두’는 삼학사의 정신이 태산처럼 크고 북두칠성처럼 변함없이 빛난다는 뜻이다. 청태종이 세운 비는 세월이 흘러 청이 멸망하면서 사라졌다가 일제강점기인 1933년 오달제 선생 후손 등에 의해 머리 부분이 발견돼 1935년 10월 항일운동의 한 방법으로 다시 중건됐다. 이후 모택동 집권 후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다시 파괴돼 선양을 가로지르는 훈허강에 버려진 것으로 전해진다.●3년치 급여 털어 비신 구입… 재중건 뜻 못이뤄 한동안 잊혔던 비는 1990년 비신 부분이 중국 농민에 의해 발견됐다. 중국인이 밭갈이하다 발견한 바위를 주춧돌로 사용하려다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알고 문밖에 내놨다. 중국 에서는 글이 새겨진 돌은 집 안에 두지 않는다. 길을 지나던 조선족 교원이 비문을 보고 중국 당국에 보관해 달라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학사가 중국의 역사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됐다. 다행히 당시 랴오닝대학 교수이자, 중국 조선족과학자협회 천문갑 부이사장이 3년치 급여를 들여 구입해 보관해 오다 1992년 요녕발해대학을 설립하면서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천 학장은 선양 일대 동포 유지들을 모아 삼학사비 재중건 등을 위해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주변 도움으로 복제비 2개만 만드는 데 그쳤다. 김 전 비서실장은 “순국열사들의 행적을 찾고 기억하는 것은 후손들의 마땅한 책무”라며 안타까워했다. 글 사진 선양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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