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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변호사 없었다면 강제징용 피해자 한 못 풀었을 것”

    “日변호사 없었다면 강제징용 피해자 한 못 풀었을 것”

    일본인 위안부 소송 진행 보고 부끄러워 귀국 후 ‘정신대할머니와 시민모임’ 결성 “배상금 지급 위해 매각명령 신청할 것 韓日배상청구권 공동 승소, 상식의 승리 피해자 인권재단 설립안 국회 통과해야” “일본에서 비난받으며 저희보다 몇 배 더 고생한 일본 변호사와 일본 시민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 20여년간 일제 강제징용, 위안부, 원폭 피해자를 위한 소송을 맡아 온 법무법인 삼일의 최봉태(57·사법연수원 21기) 변호사는 그간 성과에 대한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최 변호사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승소 판결이 한일 변호인들의 수십년에 걸친 공동 노력의 결과임을 알릴 수 있게 돼 대단히 반갑다”며 “일본 변호사들이 없었다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한을 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포함한 한일변호인단은 최근 법조언론인클럽이 선정한 ‘올해의 법조인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원고 승소 대법원 확정 판결을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 그러나 신일철주금은 변호인단의 면담도 거부한 채 배상금 지급을 외면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더이상 기다릴 수 없어 매각명령을 신청하는 등 강제집행에 들어갈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배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1994년 일본 도쿄대 법대로 유학 갔던 최 변호사는 일본의 변호사와 시민단체가 위안부 피해 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걸 보고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라는 시민단체를 만들고 일제 피해자 소송을 시작했다. 최 변호사는 한일 간 법치주의가 미약해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이 구제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 법률가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한국 대법원에 앞서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7년 원폭 피해자에 대해 한일협정으로 개인의 배상청구권이 소멸한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 변호사는 한일 양국에서 동일한 판단이 나온 것에 대해 “상식의 승리”라며 “문명국가에서 피해자를 동원해 노동을 시키고 피해를 입혔다면 그에 대해 배상하는 것은 법 이전에 상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 구제를 위해 양국 최고 법원이 동일한 판단을 한 것은 한일 간 법치주의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변호사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 뒤 우리 법원이 신일철주금의 한국 내 재산에 대한 압류 절차를 밟자 일본 정부가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외교적 협의를 요청한 것 자체도 큰 진전이라며 협의를 성실히 하면 사법부 판단이 옳다 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변호사는 “일제 피해자 문제가 법과 정의의 원칙에 따라 해결되도록 양국이 같이 노력하자고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제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재판을 통해 개별적으로 구제를 받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양국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 만들어진 ´일제 피해자 인권재단 설립에 관한 법률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포괄적 화해의 길을 여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포토] ‘대한독립만세’

    [서울포토] ‘대한독립만세’

    삼일절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양천구 파리공원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만세운동’행사에서 어린이들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광복하오리다” 조소앙 선생의 생생한 육성

    “광복하오리다” 조소앙 선생의 생생한 육성

    “우리 조국을 광복하오리다. 만일 그렇지 못하게 되면 나의 몸을 불에 태워 죽여주시오.” 해방 후 처음 거행된 1946년 3·1절 기념식에서 완전한 자주독립의 꿈을 목놓아 설파했던 파주 출생 조소앙(1887~1958) 선생의 육성이 디지털 복원돼 27일 후손에 의해 공개됐다.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조소앙 선생 손자인 조인래(57) 조소앙선생기념사업회 위원장이 보관해오던 LP를 작사가 김순곤씨 도움으로 복원한 것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생생한 육성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소앙은 정치·경제·교육의 균형을 통해 개인·민족·국가 간 평등을 이루는 삼균주의(三均主義)를 창시하고, 이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 제정 당시 국가 이념으로 삼았다. 조소앙은 1946년 3월 1일 서울운동장(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제27회 3·1절 기념식에서 해방의 기쁨에도 미군정 체제하에서 가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이 기념식 이후로 3·1절은 국가 경축일로 지정됐다. 조소앙은 기념사에서 “나 조소앙은 여러분께 맹세합니다. 우리나라를 독립국으로 하오리다. 우리 동포로 하여금 자유민이 되게 하오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시정부 외무부장을 맡았던 조소앙은 “모스코에서 상해에서 남경·파리·사천·광동·광서에서 삼일절을 맞을 때마다 결심하기를 명년(내년)에는 한성에서 이날을 맞이하자 하였다”며 “지금은 소원 성취는 하였다마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고 오랜 시간 동안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이 LP는 당시 행사를 준비했던 경성방송국에서 증정품으로 제작한 것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작년 의원 후원금 ‘고액’ 19명 중 14명 민주당 집중

    작년 의원 후원금 ‘고액’ 19명 중 14명 민주당 집중

    하위권 상당수는 한국당… 주호영 5위 정당별 후원금 정의당 16.9억 가장 많아 의원끼리 품앗이·지방의원 후원도 여전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에게 지난해 후원금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후원금 모금액 하위권에 속하는 의원의 상당수는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여야 간 후원금 격차가 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2018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모금액 한도였던 3억원을 초과한 의원은 모두 19명으로 이 중 14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1위는 노웅래 의원으로 3억 2379만 3977원을 모았다. 2위 박주민 의원(3억 2143만 2825원), 3위 한정애 의원(3억 2066만 5000원), 4위 이해찬 대표(3억 1721만 8751원) 등 1~4위가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다. 5위는 한국당 주호영 의원(3억 1406만 299원)이었다.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에 대한 후원금 쏠림도 두드러졌다.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2억 8642만 2719원), 박광온 의원(2억 9996만 8000원) 등은 한도액인 3억원에 육박하는 후원금을 모았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인 무소속 이정현 의원(3206만원)과 한국당 유기준 의원(6665만원), 홍문종 의원(3365만 36원)은 수천만원대의 후원금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 밖에도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3억 987만 4572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3억 628만 6363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3억 73만 5000원) 등 야 3당의 주요 인사는 후원금 한도액을 넘기도 했다. 국회의원끼리 ‘품앗이’처럼 기부하는 행태도 예년처럼 이뤄졌다. 민주당에서는 이철희 의원이 같은 당 기동민 의원에게 연간 후원금 최대 한도액인 500만원을, 정청래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넘겨받은 무소속 손혜원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한국당 이군현 전 의원은 권성동 의원에게 500만원을,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김용태 의원에게 500만원을 냈다. 지방의회 의원 등이 현역 국회의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 후원금을 낸 사례도 여전했다. 이영세 세종시 의원은 이해찬 대표에게 500만원을, 김숙희 울릉군 군의원은 박명재 한국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냈다. 기업인의 후원도 눈에 띄었다.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은 민주당 원혜영, 우상호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한국당 강석호 의원은 과거 자신이 부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친형이 회장을 맡고 있는 삼일그룹 임원진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정당별로 보면 정의당 후원금이 16억 943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을 애도하는 지지자들의 후원이 정의당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경남도,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 추진에 총력

    경남도,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 추진에 총력

    경남도가 국도 77호선 단절 구간인 남해~여수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에 발벗고 나섰다. 도는 26일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 조기 추진을 위해 이달 안으로 경남발전연구원, 남해군과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도는 영·호남 지역 인적·물적 교류 활성화와 문화·경제 공동체 형성, 국토균형발전과 지역 통합 등을 위해서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하루빨리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국비 5040억원을 들여 남해군 서면과 여수시 삼일동 사이 바다 밑으로 터널 5.93㎞와 양편 접속도로 등 왕복 4차로 7.3㎞를 건설해 두 지역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터널 구간은 바다 밑이 4.2㎞, 육지 위가 1.73㎞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구간은 부산에서 경기 파주까지 남·서해안 해변을 잇는 우리나라 최장 국도 77호선(1239.4㎞) 가운데 끊어져 있는 구간이다.도와 남해군은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여수에서 남해까지 1시간 30분 쯤 걸리는 시간이 10분 이내로 단축돼 물류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KTX를 이용해 수도권에서 여수를 찾은 관광객들이 남해를 거쳐 경남으로 유입되고, 부산·경남권 관광객들이 여수를 거쳐 전남지역 관광지를 손쉽게 둘러볼 수 있어 남해안권 관광 활성화와 전남·경남 공동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영·호남 등의 민·관·정에서 20여년 동안 건의를 계속하고 있으나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미뤄졌다. 도는 정부가 사업에 적극 관심을 갖고 추진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 지난 25일 신대호 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예산과와 국토교통부 간선도로과 등을 방문해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을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다. 신 본부장은 “조선·기계산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산업·관광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조기에 건설돼야 한다”며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민선7기 제2차 경남 시장군수 정책회의에서 장충남 남해군수는 김경수 도지사에게 “경남과 전남을 공동 번영·발전시킬 수 있는 남해~여수간 해저터널 건설 조기추진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경남도와 전남도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며 도의 적극적인 지원을 건의했다. 장 군수는 “남해안 관광의 핵심거점이 되고 영호남 교류와 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남해~여수간 해저터널 추진에 도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남해군의회는 이날 열린 제23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동서화합과 균형발전을 위한 남해~여수 해저터널 조기 건설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군의회는 채택한 결의문을 청와대, 국회,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프로축구] 이장도 민재도 떠났는데… 전북 ‘절대 지존’ 사수할까

    프로축구 K리그 그라운드가 삼일절인 새달 1일 개막한다. 지난겨울 굵은 땀방울로 2019시즌 준비를 마친 K리그 22개(1부리그 12개·2부리그 10개) 팀들이 오는 12월 초까지 펼치는 9개월 대장정의 첫 발걸음이다. 개막전은 3월 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지난해 우승팀 전북과 지난해 FA컵 우승팀 대구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K리그1의 올 시즌 화두 역시 전북의 ‘1강 체제’와 그에 맞서는 대항마들의 도전이라는 점에서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 최강희 전 감독이 중국 무대로 둥지를 옮겼지만 전북은 여전히 K리그1의 ‘절대 1강’이다. 전북은 최 전 감독이 다롄 이팡으로 떠나고 수비수 김민재도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하는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아 지난해 K리그1 국내 최다득점의 문선민(14골)을 영입하고 영원한 골잡이 이동국까지 건재하다. 로페즈, 티아고, 아드리아노 등 외국선수 라인도 흔들림이 없는 데다 한교원, 최철순, 홍정호 등 공수의 핵심 전력들 역시 그대로다. 전북은 K리그1 3연패를 비롯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까지 3개 타이틀을 석권하는 ‘트레블’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대항마로는 경남과 울산이 손에 꼽힌다. 경남은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하며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 돌풍의 중심이 됐다. 득점왕 말컹과 수비수 박지수를 중국으로 보내면서 챙긴 각각 60억원과 200만 달러(약 22억 5000만원), 미드필더 최영준의 전북 이적으로 생긴 12억원의 이적료까지 합쳐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재투자해 강력한 스쿼드를 꾸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미드필더 조던 머치를 비롯해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리그를 경험한 네덜란드 출신의 스트라이커 룩 카스타이흐노스가 말컹의 공백을 채웠다. 여기에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까지 영입한 경남은 두 해 연속 돌풍을 장담하고 있다. 지난 시즌 3위 울산도 프로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을 영입해 전북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각오다. 대표팀 출신 김보경을 비롯해 수비수 윤영선, 미드필더 신진호와 김성준, 공격수 주민규 등을 합류시켜 의욕적으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전통의 강호 서울과 수원의 ‘명가 재건’ 여부도 새 시즌 또 하나의 화두다. 지난 시즌 2부 강등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서울은 세르비아 리그 득점왕(25골) 출신의 알렉산다르 페시치와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를 충원해 명예 회복을 노린다. 새 사령탑 이임생 감독의 수원은 호주 A리그 득점왕 출신의 아담 타가트를 데려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부천 계남면 만세운동을 아십니까”

    “부천 계남면 만세운동을 아십니까”

    1919년 3월 삼천리강산은 뜨거웠다. 일제 야욕에 항거하는 독립만세운동은 들불처럼 번져나갔고 마침내 부천에서도 항일 시위가 이어졌다. 100년 전 그날 우리는 민족독립의 새날을 꿈꿨다. 3·1운동 100주년. 부천시는 그때의 함성과 뜨거운 가슴을 기억하고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되새기기 위해 다양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부천에서 만나는 3.1운동 발자취… 부천 계남면 만세운동 1919년 3월 24일 3·1 만세운동 여파가 부천에도 불어 닥쳤다. 당시 부천군 계남면 중리(현 심곡동·중동 일대) 주민들이 일제의 농민 수탈정책에 불만을 품고 계남면사무소를 습격해 유리창과 벽체·집기류·서류 등을 부수거나 훼손하는 거사를 일으켰다. 당시 계남면사무소 직원들은 다음날인 25일 아침부터 인접 부내면사무소에서 집무했다. 27일에는 소강상태에 들어가자 면사무소 부근 민가를 일시 빌려서 집무했다. 이런 사실을 당시 부내면 서기 이경응이 경찰서에 밀고했다는 소문이 돌자 시위 군중들이 이경응의 집을 습격해 가옥·가구 등을 모두 파괴해 가옥은 네 기둥과 지붕만 남고 벽과 창문 등은 모두 파괴됐다는 기록이 있다. 부천의 항일 만세운동 사적지인 당시 계남면사무소 자리는 현재 경원여객 차고지(경인로 244-5)로, 최근 항일유적지임을 알리는 바닥돌과 안내판이 세워졌다. 이 밖에도 부천에는 1927년 10월 일본 지주들의 횡포에 대항해 농민조합운동이 있었던 부평수리조합 터(부천군 소사면 심곡리), 1927년 9월 24일 당시 소사역 하역노동자들이 일본인 역장의 부당한 처사에 항거해 동맹파업을 일으킨 소사역 하역노동자 동맹파업지(현 심곡본동 부천역사) 등 항일운동 사적지가 있다. ■안중근공원에서 열리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식’ 항일 민족정신을 기리는 대표적인 장소로 20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에서 반입된 안중근 의사 동상을 유치해 조성한 부천의 안중근공원을 꼽을 수 있다. 시는 오는 3월 1일 이곳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독립선언서 낭독, 국가유공자 표창, 기념사, 삼일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등이 진행된다. 기념공연으로는 부천의 독립운동을 다룬 초이스 뮤지컬 컴퍼니의 연극 공연이 마련된다. 기념식 후에는 시민들과 함께 손태극기를 흔들며 3.1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거리행진을 벌인다. 행진은 안중근공원부터 부천우체국, 뉴서울아파트 등을 지나 시청 잔디광장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부대행사로는 시청 1층 로비에서 ‘3.1운동, 부천과 만나는 100년’ 전시회가 열린다. 부천의 독립운동과 3.1운동 기념사업을 소개하는 전시는 3월 1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안중근공원에서는 매년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추모제가 열리고 10월 26일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의거일 기념행사가 개최된다. ■3·1운동 기념 만화벽화, 특별강연, 영화상영, 기념마라톤 등 다양한 기념사업 부천시는 이 외에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한국만화박물관 광장 외벽에는 3·1운동 기념 만화벽화를 조성한다. 박물관 관람객과 시민들의 캐리커처로 3·1 만세운동을 벽화로 재현해 3월 1일부터 8월까지 전시한다. 3월 1일 박물관 로비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태극기 그리기 체험을 진행하고 1층 상영관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생을 그린 영화 ‘동주’를 상영한다. 항일운동 코스튬 플레이어의 만세 퍼포먼스도 열릴 예정이다. 상동도서관에서는 역사릴레이 강연 ‘역사의 그날-시민과 소통하다’를 연다. 3월 2일, 9일에는 한국근현대사 및 민족운동 연구자로 저명한 박환 수원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16일에는 ‘단박에 한국사’, ‘헌법의 상상력’ 등 베스트셀러 역사도서를 집필한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이 강연한다. 심곡도서관에서도 3월 8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강좌 ‘인물로 배우는 역사, 독립운동가 대 친일파’를 개최하고, 3월 1~10일 도서관 로비에서 항일저항 작품을 전시하는 3·1운동 100주년 도서 전시전을 연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무료 영화 상영도 진행한다. 22일 영화 ‘밀정’을 시작으로 3월 8일 ‘박열’, 3월 15일 ‘귀향’, 3월 22일 ‘암살’이 시청 어울마당에서 저녁 7시에 상영된다. 삼일절에 부천종합운동장에서는 ‘3·1절 100주년 기념 부천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3·1운동 100주년… #강남에서 시작한다

    #3·1운동 100주년… #강남에서 시작한다

    서울 강남구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빛 날려라! 태극기’ 캠페인을 한다고 18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전 구민과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배경화면을 태극기로 물들이는 ‘디지털 태극기 게양 캠페인’을 한다. 디지털 태극기 인증 사진을 찍은 후 해시태그(#빛날려라_태극기, #내손안의_태극기, #삼일운동_100주년, #강남에서시작한다)를 달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면 된다. 손가락을 이용해 3과 1을 표시하고 인증하는 ‘핑거사인’ 캠페인도 곁들인다. 젊은이들이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네이버와 유튜브, 트위터 등을 통해 행사 내용을 알린다. 역삼글로벌빌리지센터와 펀데이코리아네트웍스의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 내 거주 외국인들의 참여도 추진한다. 태극 엠블럼도 제작됐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남과 북이 하나 돼 3·1절 100주년의 문을 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디지털 태극기와 엠블럼은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gangnam_3.1)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구는 올 3·1절 기념행사를 1일 밤 12시 개최한다. 삼성동 코엑스 앞 SM타운 외벽에 설치된 국내 최대 전광판(가로 82m·세로 22m)을 비롯해 32개 옥외전광판에 31분간 태극기를 띄운다. 구 관계자는 “1919년 들불처럼 번졌던 그날의 함성과 애국의 물결이 어둠에서 빛으로 재현된다”고 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번 행사는 100년 전 기미년 만세운동을 SNS상에 구현하고 이 땅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며 “단순히 태극기 게양에 머물렀던 3·1절 기념행사를 강남만의 문화적 자산으로 자랑할 수 있는, 뜻깊은 축제로 디자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 ‘메퇘지’ ‘삼일한’… 도 넘는 여성혐오, 처벌커녕 시정도 어렵다

    [단독] ‘메퇘지’ ‘삼일한’… 도 넘는 여성혐오, 처벌커녕 시정도 어렵다

    여성들, SNS·포털 등 통해 수시로 노출돼 개인정보 유출 두려움 등 심리적 위축 호소 불특정 다수 상대 성희롱 법적 처벌 희박 게시글 시정 불응때도 처벌할 규정 없어 “포털 관리자에 혐오표현 제재 의무화를”‘정액받이 김치X’,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는 뜻)쳐서 강간치고 싶다.’ 사회 통념을 한참 벗어난 이 같은 여성 혐오(여혐) 발언들은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됐던 글들이다.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및 여성 혐오 실태조사’(한국방송학회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온라인에 접속할 때마다 혐오와 성희롱이 담긴 글에 수시로 노출된다. 가해자나 경로도 다양했다. 때론 직장 상사나 친구, 선후배 등이 카카오톡 등으로 성적 욕설, 원치 않는 음란물 전송 등으로 괴롭히고,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쪽지, 이메일, 커뮤니티 게시글 등으로 가해하기도 한다. 연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희롱·여혐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대형 커뮤니티 4곳의 특정 게시판(일간베스트의 ‘일간베스트’(일베), 개드립넷의 ‘개드립’, DC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 루리웹의 ‘베스트’) 글을 분석했다. 시점은 사회적으로 여성 혐오 논란이나 양성 충돌 이슈가 터졌을 때로 국한했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 성폭력 사건, 홍익대 몰카 사건 발생 시점 등 총 7주다.분석 결과 게시글 중에는 성희롱·여혐 발언이 상당수 확인됐다. 특정인을 겨냥한 글과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한 글이 뒤섞여 있었다. 분석 기간 중 일베에는 전체 8377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는데, 이 가운데 283건(3.4%)이 성희롱·여혐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개드립넷과 주식갤러리, 루리웹 등의 게시글 중에서도 2.2~8.3%에 문제가 있었다. 전체 게시글 중 여혐 글 비율이 매우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수위가 심각했다. 20대 여성이 희생된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때는 추모에 참여한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메퇘지’(강성 페미니즘 사이트인 ‘메갈리아’와 돼지를 합친 말), ‘파오후’(뚱뚱한 사람의 숨소리를 비하하는 말), ‘쿵쾅쿵쾅’(뚱뚱한 사람이 뛰는 모습을 비하하는 말) 등의 표현을 썼다. 또 ‘보슬아치’(여성 생식기와 벼슬아치를 합친 말. 여성임을 앞세워 특혜를 누린다는 뜻), ‘보적보’(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생식기를 사용해 쓴 말) 등의 표현도 흔히 쓰였다. 방심위가 혐오성 신조어를 차단할 기미를 보이면 비하 뜻을 담은 또 다른 은어·축약어를 만들어 대응하는 식이었다. 성희롱·여성 혐오 글을 접한 여성들은 정서적 두려움을 호소했다. 온라인 성희롱 경험 후 79.2%가 ‘개인 정보가 온라인에 유포될까 봐 두렵다’고 했고, 54.7%는 원치 않는 음란물을 받을까 봐 두렵다고 답했다. 여혐 표현을 접한 후에는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글쓰기 어려워졌다(42.1%)거나 자존감이 떨어졌다(19.2%)는 응답도 있었다. 스트레스·우울증 등을 경험한 비율은 17.0%였다. 문제는 온라인에 퍼진 성희롱·여성 혐오 발언을 처벌하거나 막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법적으로 성희롱이 성립되려면 업무·고용 등의 관계에서 지위를 이용해 해를 가해야 한다. 인권위에 온라인 성희롱 등의 진정을 내려고 해도 업무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 남성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성희롱·여성 혐오 발언도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된다. 또 피해 대상이 특정돼야 정보통신망법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 신중권 변호사는 “여성 전체를 상대로 모욕적인 언행 등을 한 행위는 판례상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방심위가 하는 행정규제가 온라인 혐오 표현을 막는 몇 안 되는 방법이다. 여성 차별·비하 등 혐오감을 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 삭제나 시정 요구 등을 하는 정도다. 연구진은 “시정 요구에 불응해도 처벌할 법률 규정이 없다는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지예 로덱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포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 관리자가 혐오 표현을 자체 제재하도록 간접적 의무를 부과하는 등 법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표현 자체를 금지하는 건 어렵다”면서 “플랫폼 운영자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단독]‘메퇘지’, ‘삼일한’…도 넘는 여성혐오, 처벌커녕 시정도 어렵다

    [단독]‘메퇘지’, ‘삼일한’…도 넘는 여성혐오, 처벌커녕 시정도 어렵다

    인권위,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피해자 25%, “아무 대처하지 않았다”여성들, SNS·포털 등 통해 수시로 노출개인정보 유출, 두려움 등 심리적 위축 호소게시글 시정 불응 때도 처벌 규정 없어“포털 관리자에 혐오표현 제재 의무화를”‘정액받이 김치X’,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는 뜻)쳐서 강간치고 싶다.’ 사회 통념을 한참 벗어난 이 같은 여성 혐오(여혐) 발언들은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됐던 글들이다.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및 여성 혐오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온라인에 접속할 때마다 혐오와 성희롱이 담긴 글에 수시로 노출됐다. 하지만 피해자 중 2~3명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해봤자 처벌 받지 않을 것 같다”는 체념 탓이다.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경찰 신고는 9%뿐 인권위 의뢰를 받은 한국방송학회 연구진은 온라인에서 여성들이 겪는 성희롱·성폭력 및 여성혐오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접근을 했다. 우선 온라인에서 성희롱과 성폭력을 경험했거나 목격한 20~40대 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설문조사했다. 성희롱·성폭력 피해 유형으로는 ▲성적 욕설 메시지 또는 원치 않는 음란물을 받거나 ▲원치 않는 성적 대화나 사적 만남을 강요받고 ▲특정 신체 사진을 전송받거나 성관계·성매매를 제안받는 행위 등이 있다. 직·간접적 피해자 중 24.5%는 ‘(피해 이후)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해당 사이트·앱의 아이디를 새로 만들거나 한동안 이용하지 않았다’(38.5%·복수응답)거나 ‘해당 서비스를 탈퇴했다’(38.0%) 등 상황을 회피하는 수준의 소극 대처가 많았다. ‘상대방에게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다’(19.2%)거나 ‘여성가족부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상담·접수했다’(5.7%), ‘경찰에 신고했다’(9.0%) 등 적극 대응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여성들은 사법당국을 불신했다. 피해 신고를 안 한 이유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31.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대처 방법을 잘 몰라서’(24.5%), 신고나 처벌 절차가 번거로워서(17.0%) 순으로 답했다.●양성 충돌 이슈 직후 일베에 여혐성 글 283건 게재…신체 비하 등 수위 높아 연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희롱·여혐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대형 커뮤니티 4곳의 특정 게시판(일간베스트의 ‘일간베스트’(일베), 개드립넷의 ‘개드립’, DC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 루리웹의 ‘베스트’) 글도 분석했다. 시점은 사회적으로 여성 혐오 논란이나 양성 충돌 이슈가 터졌을 때로 국한했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 성폭력 사건, 홍익대 몰카 사건 발생 시점 등 총 7주다. 분석 결과 게시글 중에는 성희롱·여혐 발언이 상당수 확인됐다. 특정인을 겨냥한 글과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한 글이 뒤섞여 있었다. 분석 기간 중 일베에는 전체 8377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는데, 이 가운데 283건(3.4%)이 성희롱·여혐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개드립넷과 주식갤러리, 루리웹 등의 게시글 중에서도 2.2~8.3%에 문제가 있었다. 전체 게시글 중 여혐 글 비율이 매우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수위가 심각했다. 20대 여성이 희생된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때는 추모에 참여한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메퇘지’(강성 페미니즘 사이트인 ‘메갈리아’와 돼지를 합친 말), ‘파오후’(뚱뚱한 사람의 숨소리를 비하하는 말), ‘쿵쾅쿵쾅’(뚱뚱한 사람이 뛰는 모습을 비하하는 말) 등의 표현을 썼다. 또 ‘보슬아치(여성 생식기와 벼슬아치를 합친 말. 여성임을 앞세워 특혜를 누린다는 뜻), ‘보적보’(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생식기를 사용해 쓴 말) 등의 표현도 흔히 쓰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혐오성 신조어를 차단할 기미를 보이면 비하 뜻을 담은 또 다른 은어·축약어를 만들어 대응하는 식이었다. 성희롱·여성 혐오 글을 접한 여성들은 정서적 두려움을 호소했다. 온라인 성희롱 경험 후 79.2%가 ‘개인 정보가 온라인에 유포될까 봐 두렵다’고 했고, 54.7%는 ‘원치 않는 음란물을 받을까 봐 두렵다’고 답했다. 여성혐오 표현을 접한 후에는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글쓰기 어려워졌다’(42.1%)거나 ‘자존감이 떨어졌다’(19.2%)는 응답도 있었다. 스트레스·우울증 등을 경험한 비율은 17.0%였다. ●여성 전체 싸잡아 모욕하는 건 처벌 어려워…“사이트 운영자 자율 규제 필요” 문제는 온라인에 퍼진 성희롱·여성 혐오 발언을 처벌하거나 막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법적으로 성희롱이 성립되려면 업무·고용 등의 관계에서 지위를 이용해 해를 가해야 한다. 인권위에 온라인 성희롱 등의 진정을 내려고 해도 업무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 남성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성희롱·여성 혐오 발언도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된다. 또 피해 대상이 특정돼야 정보통신망법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 신중권 변호사는 “여성 전체를 상대로 모욕적인 언행 등을 한 행위는 판례상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방심위가 하는 행정규제가 온라인 혐오 표현을 막는 몇 안 되는 방법이다. 여성 차별·비하 등 혐오감을 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 삭제나 시정 요구 등을 하는 정도다. 연구진은 “시정 요구에 불응해도 처벌할 법률 규정이 없다는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지예 로덱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포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 관리자가 혐오 표현을 자체 제재하도록 간접적 의무를 부과하는 등 법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표현 자체를 금지하는 건 어렵다”면서 “플랫폼 운영자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트랩’ 이서진X성동일, 휘몰아친 충격 전개 “널 사냥할 거야”

    ‘트랩’ 이서진X성동일, 휘몰아친 충격 전개 “널 사냥할 거야”

    ‘트랩’ 이서진과 성동일이 첫 방송부터 휘몰아치는 전개로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했다. OCN 드라마틱 시네마 ‘트랩’(극본 남상욱 연출 박신우)의 치밀한 사냥의 서막이 올랐다. 보는 내내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웰메이드 콜라보 속에서 펼쳐지는 충격 전개에 시청자들은 본방사수의 덫에 걸려들었다. 9일 방송된 ‘트랩’ 첫 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2.4% 최고 3.3%를 기록하며 순항을 알렸다. OCN 타깃인 남녀 2549 시청률은 평균 2.0%, 최고 2.6%를 기록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제1회 ‘트랩: 사냥꾼들’은 불길에 휩싸인 산장에서 가족들을 찾아 헤매는 강우현(이서진)으로부터 시작됐다. 전직 뉴스 앵커로 정치권의 러브콜까지 받는 우현. 하지만 ‘우리는 사냥을 당했습니다. 아내와 아들을 구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쓰러진 채 발견된 모습은 처참했다. 생사를 오가는 응급 상황을 지나 간신히 의식을 되찾았을 때 그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노트북이었다. 말도 못하고 의식이 흐릿한 상태에서도 노트북에 사건 진술을 써내려갔고, 그가 전한 내용은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결혼 10주년 기념 여행을 떠난 우현의 가족. 장대비를 피해 산장 카페로 들어갔지만, 아내 신연수(서영희)는 동물 박제가 가득한 섬뜩한 카페 분위기에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불편했다. 그런데 남자들이 카페를 나가고, 아들 강시우(오한결)가 로봇 장난감만 남긴 채 순식간에 사라졌다. 유일하게 도움을 청할 만한 카페주인(윤경호)도 어딘가 미심쩍었다. 우현은 산속에서 총소리가 들려오자 카페에서 사냥총을 들고 있던 남자들의 행방을 물었다. 하지만 카페주인은 “삼일 내내 손님이라곤 그쪽밖에 없었다니까요”라며 마치 우현을 미친 사람 취급했다. 그 사이 아내마저 사라지고, 어딘가에서 석궁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촉즉발의 상황에 혼란에 빠진 것도 잠시, 결국 카페주인을 포박하고 “우리 시우, 우리 연수 어딨어”라며 삽을 휘둘렀다. 하지만 포박을 푼 카페주인은 우현의 머리를 삽으로 내리쳐 상황을 반전시켰다. 의자에 묶여서도 아내와 아들의 행방을 물었지만, 카페주인은 “혹시 병원에서 나왔어요?”라고 되물으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게다가 카페에 없다던 전화기를 들고, “자꾸 지 가족을 내놓으라고 난립니다. 애초부터 혼자 왔는데 저런다니까요”라고 경찰에 신고하는 척 우현을 농락했다. 그러다 악마의 미소를 지으며 본색을 드러낸 카페주인.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 죽겠지”라며 연수와 시우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건넸고, “네 아들이든, 와이프든 둘 중에 하나를 구하라고. 그동안 우리는 널 사냥할 테니까”라는 충격적인 계획을 전한 것. “누가 시킨 거야. 대체 누가 꾸민 거야!”라는 우현의 절규에는 “아직도 모르겠어? 나 기억 안나?”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면서까지 말이다. 알 수 없는 덫에 걸린 우현은 “도망치다 말고 사냥꾼이 누군지 궁금해 하면 안 되는 거야. 궁금해 하는 순간 다 죽는 거거든”이라는 카페주인을 뒤로 하고, 산속으로 달려 나갔다. 한편, 장만호(김광규) 반장의 연락을 받고 우현의 진술을 확인한 베테랑 형사 고동국(성동일). 곧장 택배기사로 위장해 우현의 집에 잠입했다. 수사 협조를 거부하는 우현의 비서 김시현(이주빈)이 의심쩍었던 배남수(조달환) 형사는 병원 앞에서 의문의 남자와 대화를 나누는 김비서를 옥상에서 몰래 지켜봤다. 그리고 동국과 통화를 하며, “제가 뭔가 이상한 걸 봤거든요. 괜히 이게 또 사고를 치는 걸까봐”라며 조언을 구했다. 동료들에게 무시를 받고 있는 자신을 유일하게 배형사라고 불러주는 동국을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 병원에 도착했다는 동국과 “내가 배형사 촉이 좋다고 말한 거 그거 진심이야”라는 따뜻한 통화를 하던 배형사는 옥상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한 동국이 절박하게 배형사를 부르짖는 가운데, 함께 떨어진 배형사의 노트에는 “피해자까지 죽게 만들 겁니까”라는 김비서의 말이 적혀있었다. 누구보다 우현의 사건을 열심히 수사하던 배형사가 발견한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트랩’은 매주 토,일요일 밤 10시 20분 OC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당정, 김용균법 후속 대책 합의…석탄발전소 진상규명위 구성

    당정, 김용균법 후속 대책 합의…석탄발전소 진상규명위 구성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조사위는 오는 6월 30일까지 조사 결과를 제시할 계획이다. 다정은 5일 국회에서 ‘김용균법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조 정책위의장은 “진상규명위를 조속히 구성·운영해서 사고가 발생한 구조적 원인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 및 근본적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발전소 작업 현장에서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2인 1조 시행 등 긴급안전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적정 인원을 충원하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향후 공공기관 작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중대 재해사고는 원하청을 불문하고 해당 기관장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사고가 발생한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를 공공기관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조속히 매듭짓기로 합의했다. 5개 발전사의 정규직 전환 대상 업무를 통합한 하나의 공공기관을 만들고 해당 업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다. 정규직 전환 방식과 임금 산정, 근로 조건 등 구체적인 사항은 5개 발전사의 노·사·전(노동자·사용자·전문가) 통합협의체를 통해 논의할 예정이다. 당정은 이를 위해 ‘발전산업 안전강화 및 고용안정 태스크포스(TF·가칭)’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통합협의체를 통해 ‘위험의 외주화 방지’라는 원칙하에 세부 업무 영역을 분석할 계획”이라며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과 근로자의 처우, 정규직화 여부 등 고용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서부발전 등은 유가족에 대한 배상과 인사 및 민·형사상 불이익 금지, 노조 활동 보장 등 원만한 노사 관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정부는 유족과 시민대책위, 발전사와의 합의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당정은 또 노무비 삭감 없는 개편 작업에도 합의했다. 한편 당정은 시민대책위원회와 김용균 씨의 장례를 7일부터 9일까지 삼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날 당정 협의에 참석한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유족들이 일찍부터 대통령 면담 요청을 해왔고 대통령도 열린 자세로 만나려고 하고 있다”며 “장례 전이든 후든 유족의 의견이 모인다면 면담 요청은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1월 31일부터 시민대책위와 본격 협의를 시작, 2월 들어서도 마라톤 협의는 계속됐다”며 “어제 7시간의 협의 끝에 합의안이 최종 타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과 정부는 위험에 노출돼 안전과 생명을 위협받는 비정규직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실천을 위해 당정 TF를 구성해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공연계 성차별·성폭력 막을 자치규약 만든다

    공연계 성차별·성폭력 막을 자치규약 만든다

    문화예술계 ‘미투’(나도 피해자다) 사태 이후 공연계 성차별과 성폭력 등을 막을 한국판 ‘시카고 연극 스탠다드’(CTS·The Chicago Theatre Standards)가 마련된다. CTS는 2015년 극장 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미국 시카고의 배우들이 만든 차별금지 조약이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과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오는 8~9일과 11일 ‘성폭력반대 연극인 행동 주최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다. 집중 워크숍은 8~9일 삼일로 창고극장 스튜디오에서, 오픈 워크숍은 11일 대학로 연극센터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이번 워크숍에는 CTS를 만든 미국 배우 로라 피셔가 참여해 시카고에서의 경험을 공유한다. CTS는 의사소통(communication), 안전(safety), 존중(respect), 의무(accountability)를 주요 원칙으로, 연극 오디션, 연습, 공연까지 공연 제작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폭력·성차별 예방책을 구체적으로 담은 예술계 자치규약이다. 이번 국제 워크숍에서는 ‘한국 공연예술 자치규약’(KTS·Korea Theter Standards)을 만들기 위한 CTS 등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 공연현장에 맞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가 진행된다. 특히 오픈 워크숍에는 공연 창작자뿐만 아니라, 재단, 공공극장, 공공기관의 관계자들도 참여할 수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기대감 커지는 삼일절 특사…이석기·한상균 포함될까

    기대감 커지는 삼일절 특사…이석기·한상균 포함될까

     정부가 3·1절 100주년을 기념해 특별사면을 추진하면서 ‘3·1절 특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석기 전 의원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특사 대상에 포함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3·1절 특사 소식이 알려지자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심수를 전면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석기 전 의원이 양심수에 포함된다며 이 전 의원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 전 의원은 내란선동 혐의로 징역 9년이 확정돼 복역하고 있다. 만기 출소는 2022년이다. 이 전 의원이 감옥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은 가석방과 사면이 있는데, 가석방 요건은 갖춘 상태다. 가석방은 형량의 3분의 1을 채워야만 가능하다. 이 전 의원은 2013년 9월에 구속돼 현재 형기의 60%를 채웠다.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등이 집회에 참여해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 전 의원에 대한 석방 요구는 앞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5월 형기 6개월을 남기고 가석방되면서 더 목소리가 커졌다.  이석기 전 의원뿐만 아니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사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전 위원장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해 기소됐다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한 전 위원장이 가석방되면서 정부의 특사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석기 전 의원과 한상균 전 위원장에 대한 사면 이야기가 흘러 나오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3.1절 특사에 대해서 법무부가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지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는 건 아니다”며 “구체적으로 누가 검토되고 있는지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3·1절 특사에는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돼 형이 확정된 공안사범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일선 검찰청에 사면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는데, 6개 집회에 대한 내용이 기재됐다.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집회, 사드 배치 반대 집회,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 세월호 관련 집회,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집회, 광우병 촛불집회 등에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로 처벌받은 사람들이 대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제주 강정마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강정마을 문제 해결 약속을 잊지 않았다며 주민들의 사면복권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사면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사면이었던 2017년 12월 이후 두번째다. 지난번보다 사면 규모가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7년에는 일반 형사범 위주로 6444명을 특별사면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유일했고, 용산 철거현장 화재사망 사건 가담자 25명도 특별 사면됐다. 이밖에 일반 형사범, 불우 수형자, 일부 공안사범이 포함됐고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등 행정제재 대상자 165만 2691명에 대해서도 특별감면 조치를 시행했다. 당시에도 특사 명단에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선 시민단체가 극렬히 반발했다.  법무부는 관련 자료를 각 부처에서 받아 검토 중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6개 집회에 대해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설 지나도, 열한 번의 초하루가 남았잖아

    설 지나도, 열한 번의 초하루가 남았잖아

    사람들은 새것을 좋아한다. 새 옷, 새 신발, 새 집, 새 차. 가족도 ‘새 가족’을 신청해 얻을 수 있는 거라면, 신청을 받아 달라고 사람들이 몰려들지도 모른다. 설날은 음력 정월 초하루다. 해, 달, 날이 모두 새것인 시간, 모든 ‘첫’을 품은 상서로운 날이니 덕담을 나누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리라. 지난 해 운이 나빴던 사람, 실패한 사람도 설에는 굽은 어깨를 펴고 새 마음을 가지려 한다. 평소에는 잊고 지내던 조상을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절을 하고, 세뱃돈을 주고받으며 ‘다시 한번’ 화목한 삶을 꿈꾼다. 설을 맞아 생각해 본다. 올해는 뭔가를 끊으려고만 말고, 안 하던 일을 해 볼까. 싫어하는 것의 목록을 늘리지 말고 좋아하는 것의 목록을 늘려 볼까. 아끼지 말고 헤퍼져 볼까. 매사에 조심스럽게 말고, 우당탕탕! 소란스러워져 볼까. 할 일을 또박또박 하지 말고, 하지 않아도 될 일만 찾아서 해 볼까. 짜릿하다. 작심삼일이라지만 작심(作心)은 얼마나 귀한 마음이며, 삼일(三日)은 얼마나 충분한 시간인가! 사실 무언가를 끊거나 바꾸는 일은 전부터 내가 수시로 시도해 온 일이다. 중독이 의심되어 작년 봄에 스마트폰을 폴더폰으로 바꿨다. 날마다 몇 잔씩 마시던 커피를 두 달 동안 끊고(이게 가장 힘들었다!), 얼마 전엔 인스턴트 음식과 설탕 함량이 많은 디저트를 끊었다. 요즘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30분짜리 모래시계를 놓고 훈련 중이다. 모래알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30분 동안은 절대 하던 일을 멈추지 않기, ‘딴짓 않기’가 규칙이다. 모래시계를 뒤집어 가며 일하다 보면 나중엔 모래시계를 잊고 집중하게 된다. 고요히 떨어지는 모래를 보고 있으면 숨어 있던 시간의 속살을 보는 것 같아 오싹하다. 지금도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고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자아 단련을 위해서라지만 스스로에게 너무 인색하게 굴었나? 더 할까, 덜 할까 그것이 문제로다. 김현승 시인은 “파도가 될 것인가 / 가라앉아 진주(眞珠)의 눈이 될 것인가”라고 노래했다. 나는 진주도 아니면서 가라앉은 보석 흉내를 내느라 애써 왔는지도 모른다. 한편 솟구치는 파도가 되기 위해선 얼마나 까치발을 서고 점프를 해야 할까. 애쓰지 말자. 설렁설렁 해찰을 하며 살자. 올해의 원대한 목표로 정해 두었는데 자꾸 잊는다. 나는 진주도 모르고 파도도 모르니, 그냥 나다운 상태로 꾸준하고 소소하게 빛났으면 좋겠다. 몸에 마음을 가져다 댈 때 그 ‘꼭 맞음’의 느낌으로. 허리가 구부러질 때 마음이 허리에 가 같이 구부러지고, 누군가의 손을 잡을 땐 마음도 손에 가서 얼른 잡히는, 몸과 마음이 따로 놀지 않는 상태로 지내면 좋겠다. 올 설에도 여전히 나는 (팔자 좋게도)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서 보낼 것이다. 떡국을 끓이고 잡채와 갈비찜을 만들고, 동그랑땡은 반찬가게에서 사 올 것이다. 명절 음식을 먹으며 금세 질리겠지. 며칠 동안 기름진 음식을 먹으니 역시 물리는군. 새콤한 동치미를 떠먹고 싶군. 그러다 정색하고 존 버거의 문장을 곱씹어 보겠지. “음식도 일종의 전언(傳言)이다. 먹는다는 것은 전갈을 받는 것이다. 누가 어디로부터 보낸 전갈인가?” 먼 곳에서 이쪽으로 전갈을 보낸 사람들을 생각해 보겠다. 잘생긴 당근을 보며 놀라야지. 당근아, 너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구나. 흙 망토를 두르고 있는 여왕 같아. 양배추야, 너는 한 겹 한 겹 뜯기지만 뭉쳐 있을 땐 무기처럼 단단해. 대단하구나! 하지만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해 속으로만 외치겠다. 공책에 ‘할 생각이 전혀 없던 일’, 혹은 ‘싫어하는 일 좋아하기’ 목록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겠다. 먼저 떠오른 건 내가 싫어하는, ‘바퀴벌레 사랑하기’인데 차마 못 쓰겠다. 이건 패스. 스노보드 타기, 삐삐처럼 무릎까지 오는 짝짝이 양말 신고 친구 만나기, 동네 할머니랑 친구 되어 보기는 어떨까. ‘숨은그림찾기’를 만들어 인생이 한없이 지루하단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에게 줘 볼까. 존경하는 스승에게 덕담은 괜찮으니 세뱃돈 주세요, 생떼 부려 볼까. 날 이상하게 보겠지…. 노다지다! 날마다 재미있는 일을 찾아보자. 모래시계를 뒤집으며 생각한다. 설 지나면 어때. 밤이 지나면 늘 새 날이 기다린다. 정월 초하루도 숱한 날 중의 하루일 뿐. 달마다 초하루를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에겐 매 달 열한 번의 초하루가 남아 있다. 변신로봇처럼, 자꾸 변신을 꿈꾸는 자에겐 기회가 많다. 올해 설날은 갓난아이가 맞은 인생 첫날처럼 맞이하자. 해 보자. 처음처럼 아니라, 진짜 처음 하는 일을!■ 박연준 시인은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덕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 시 ‘얼음을 주세요’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스물 다섯 살 차의 장석주 시인과 나이를 뛰어넘은 ‘시인 부부’로 유명하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산문집 ‘소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내 아침인사 대신 읽어보오’가 있다.
  • 그날 민족대표 33인처럼… 7대 종단 모인다

    그날 민족대표 33인처럼… 7대 종단 모인다

    3월 1일 광화문 범국민대회 개최 ‘제2 독립선언서’ 시민선언문 발표 본래 취지 잃고 종교 간 勢경쟁 우려 “종교계 기득권 내려놓고 화합해야”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종교계가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종교별 기념 행사와 학술 심포지엄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3월 1일 당일엔 대규모 범종교 연합행사도 치러질 예정이다. 이처럼 종교계에 봇물 터지듯 요란한 구호와 몸짓의 바탕은 3·1운동 정신을 되찾아 한국사회에 올바르게 펴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 좋은 취지가 종교 간 경쟁과 위상 강화로 변색되지 않느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행사는 3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3·1운동 100주년 범국민대회.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하는 공동행사지만 종교계가 주축이다. 정부 기념행사가 끝난 뒤 낮 1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이어질 이 행사에는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개신교, 민족종교협의회는 물론 천주교까지 참여한다. 행사에선 ‘제2의 독립선언서’ 격인 시민선언문도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 7대 종단이 3·1운동 기념행사에 함께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범국민대회에 앞서 7대 종단이 모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다음달 20일 경기 파주 도라산역에서 세계종교인 평화기도회를 개최한다. 이에 앞서 다음달 19일에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종교와 평화, 새로운 100년’을 주제로 기념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행사 참가자들은 천도교대교당, 탑골공원, 서대문형무소, 제암리 등 3·1운동 관련 유적지도 순례할 예정이다. ●개신교·불교 등 총동원령 수준 행사 3·1절 당일 각 종교가 진행하는 개별 행사도 눈길을 모은다.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총연합은 오전 10시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연합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3·1운동 100주년 한국 그리스도인의 고백과 다짐’ 제목의 한국그리스도인헌장이 발표된다. 불교계도 만만치 않다. 이날 범국민 기념대회에 앞서 서울 조계사에서 불교 29개 종단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기념법회가 열린다. 법회에 맞춰 전국 모든 사찰에선 일제히 범종을 울리는 타종식이 진행된다. 천도교도 서울 천도교중앙대교당과 삼일로 일대에서 기념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처럼 동시 다발로 열리는 종교계의 3·1절 행사는 ‘퇴색한 3·1운동의 정신을 종교계가 앞장서 되살리자’는 것으로 결집된다. 그 바탕에는 ‘민족대표 33인이 모두 종교인’이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요란한 외침과 움직임에 각 종교, 종단 나름의 이해와 특성이 담겨 있다는 점을 부인키 어렵다. 그래서 본질을 되찾자는 초심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각 종교 수장들이 신년 간담회에서 밝힌 계획과 다짐에서도 세간의 기대 섞인 우려를 확인할 수 있다. ●남북 교류·기념관 설립 등 요청도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신년 회견에서 “올해 남북 불교교류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조계종은 3월 1일을 기점으로 다양한 남북교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강산 신계사에 템플스테이를 개설하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평양 시내 사찰에서 봉축 점등식을 여는 한편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를 초청, 남북공동 연등축제와 봉축 법요식도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다.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도 간담회를 통해 “이 땅의 화해를 이루고 평화를 일궈 내는 일에 전념하겠다”고 천명했다. NCCK는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다룰 총회의 주제를 ‘평화를 이루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로 정해 놓고 있다. 천도교는 올해 3·1절 100주년에 가장 힘을 쏟는 종단으로 관측된다. 이정희 천도교 교령은 “천도교 3세 교조인 의암 손병희는 3·1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했지만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령은 특히 “손병희 선생 기념관을 국가 차원에서 건립할 것을 정부에 거듭 건의했으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3·1운동 정신 되새기는 행사도 많아 물론 종교계는 3·1운동 정신 되살리기를 향한 심포지엄 등 연속성 있는 행사도 다양하게 열 전망이다. NCCK는 올해 9월부터 3·1운동의 정신과 한국 근현대사를 탐구하는 청소년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3·1운동 관련 불교계의 역할과 향후 과제를 제시하는 학술세미나를 계획 중이며 천도교도 3·1운동의 의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와 사진전, 유적지 답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변진흥 전 KCRP 사무총장은 “일제강점기 암울한 상황에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종교계가 용기 있게 앞장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3·1운동 100주년인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종교계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진정한 독립을 위해 합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새해 결심, 당신의 새로운 탄생에 초대합니다

    [강남순의 낮꿈꾸기] 새해 결심, 당신의 새로운 탄생에 초대합니다

    매년 달력 새롭게 바꾸는 존재는 인간뿐 시간 개념 있어서 뜻있는 삶·행복에 관심 ‘새해 결심’은 자기 삶에 헌신하려는 의지 무수한 작심삼일 거쳐 새 삶 에너지 받아 고로 새해 결심은 사흘 못가도 당신 축제 달력에서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새해’가 지닌 특별한 의미가 달력 속에 있는 날짜들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새해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 새해에 우리가 만드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목적,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일 뿐이다. 마치 무언가로 가득 채워져 있던 칠판을 모두 지우고, 새롭게 그 칠판에 자신의 삶을 기획하고 쓰는 것이 바로 새해 결심의 의미이다. 시간 개념을 지닌 존재로서의 인간은 새해가 되어 이전 해의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걸면서 지난해를 돌아보며 새로운 달력 속에 그려지는 다가오는 미래를 구상하곤 한다. 과거와 다른 미래를 생각하며, 자신과 새로운 약속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지난해와 새해의 차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자신과 새로운 약속을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새해’라는 칠판에 새로 쓴 그 기획에 따라서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것이 새해를 비로소 ‘새해’로 만드는 의미이다.매년 달력을 새롭게 바꾸는 존재는 이 세계에서 인간뿐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시간 개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을 통해서 인간은 자신의 죽음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철학과 종교의 출현을 가능하게 한다. 자신의 생명이 무한히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라는 인식은, 그 죽음성이 주는 두려움과 한계를 넘어서는 욕구를 가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과 종교란 이렇게 죽음을 지닌 존재로서의 두려움을 넘어서고자 하는 인간이, 자신의 유한한 삶을 넘어서서 어떻게 의미로운 삶 또는 행복한 삶을 이룰 것인가라는 관심을 가지게 한다. 이렇듯 철학과 종교가 죽음을 넘어서는 행복한 삶에 대하여 관심을 두는 것은 동식물과 달리 인간이 시간 개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인간만이 죽는다, 식물과 동물은 소멸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키에르케고르가 ‘결혼은 해도 후회를 할 것이고, 하지 않아도 후회를 할 것이다’라고 한 말을 빌려서 ‘새해 결심은 해도 후회할 것이고, 하지 않아도 후회할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정작 키에르케고르는 새해 결심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새해 결심이란 특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삶에 개입하고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설정하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헌신을 통해서 비로소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의미가 구성된다. 그러한 목적에 이르기 위한 ‘의도적 헌신’이 없는 삶이란, 끝없는 실존적 심연으로 우리 자신을 사라지게 만든다. 목적의식이 없는 삶은 불안을 가져온다. 의미 있는 삶이란 자신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때 비로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만이 타자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속에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그 어떤 것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있다. 어쩌면 새해 결심이란 이러한 진정한 의미의 ‘자기 사랑’ 그리고 자신이 몸담고 살아가는 ‘세계 사랑’의 한 방식이기도 하다. 많은 철학자가 인간의 죽음성(mortality)을 그 중요한 철학적 주제로 삼은 반면 한나 아렌트는 ‘탄생성(natality)’을 중요한 개념으로 삼는다. 아렌트는 ‘탄생성’을 사실적 탄생성, 정치적 탄생성 그리고 이론적 탄생성으로 나눈다. 여기에서 사실적 탄생성은 생물학적 탄생을 의미하며 인간이든 동물이든 생명을 지닌 존재들에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인간을 동물과 다르게 만드는 것은 정치적 탄생성과 이론적 탄생성이다. 생물학적으로 탄생하는 것은 인간에게 오직 한 번만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러나 인간의 내면은 끊임없이 자신의 새로운 탄생을 믿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끝을 이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탄생의 능력은 새로운 해의 시작에 새로운 결심을 하는 행위로 드러난다. 이 점에서 보자면 새해 결심은 자신의 새로운 탄생성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기도 한다. 니체는 그의 ‘즐거운 학문’에서 ‘새해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 나는 여전히 사유한다. 나는 여전히 살아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나는 여전히 사유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새해를 맞이하여 자신으로부터 무엇을 소망하는지를 표현하는 것이 허락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니체 자신이 새해에 원하는 것은 모든 사물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것을 배우는 것, 그리고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사람이 된다고 하는 새해 소망을 가지면서 새해 결심을 한다. 모든 것에 ‘예스를 말하는 사람(Yes-sayer)’이 되고 싶다는 그의 새해 결심은 ‘삶의 철학자(philosopher of life)’로서 삶에 대한 전적 긍정에 대한 갈망을 담아내고 있다. 인간을 동물과 다른 존재로 만드는 것은 ‘약속을 할 권리(the right to make promises)’를 지닌다고 니체가 말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새해 결심은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자신에게 약속하는 것이다. 새해 결심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에 개입하고 목적을 지닌 삶을 만들어가는 행위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인간이 자유를 지닌 존재라는 것, 그리고 그 자유는 자신의 삶을 기획하고 크고 작은 ‘새해 결심’을 만드는 과정에서 행사된다. 나 자신의 삶에서 이제 새해부터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이고, 새롭게 시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삶에서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 새해 결심은 이전 해와의 연속성 그리고 불연속성을 가지면서 만들게 된다. 그 결심을 얼마만큼 지키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새해 결심을 하는 그 출발점이다. 인간은 매뉴얼에 따라서 작동되는 기계가 아니다. 새해 결심을 만든다고 그것이 마치 매뉴얼에 따라 움직여지는 기계와 같은 인간이 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작심삼일’과 같은 표현으로 새로운 결심들에 대한 냉소적 평가를 하는 것을 바람직하게 보지 않는다. 어찌 보면 인간의 삶이란 무수한 작심삼일들을 거치면서, 이 삶의 짐들을 견디어 내면서 지금과 다른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생명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이 아닌가.‘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은 인간이 이 삶을 살아가면서 가질 수 있는 ‘희망’의 근거로 작동한다. 자신 속에서 새로운 삶에 대해 꿈꾸는 것, 이러한 새로운 탄생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새로운 삶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은 자기 자신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타자들 그리고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이 세계에 ‘사랑’을 지켜내게 한다. 21세기 인류의 삶은 미래에 대하여 낙관하기 어렵다. ‘낙관’이란 다양한 사실적 정보에 기초하는데, 다양한 위기와 마주한 인류는 개별인의 삶이든 사회적 집단으로서의 삶이든 암울한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희망’의 근거는 그러한 사실적 통계에 근거하지 않는다. 희망의 근거는 ‘성공의 보장’이 아니라 새로운 꿈을 꾸고, 그 목적과 꿈을 위해 씨름하는 그 과정 한가운데에 있다. 새해 결심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이러한 희망의 끈을 부여잡기 위한 몸짓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자면 새해 달력의 1월은 인간이 자신에게 보내는 새로운 탄생에의 초대장이다. 그대의 새해 결심은 무엇인가. 아직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만들어 보시라. 그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그것은 그대만의 삶의 축제이다. 그 ‘작심삼일의 축제’는 그대 자신 속의 새로운 탄생을 꿈꾸는 자유, 희망 그리고 사랑의 몸짓이므로. 인간의 삶은 무수한 ‘작심삼일’들이 만나서 유일하고 대체불가능한 자신만의 여정을 이어가는 것이기도 하므로.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사상 첫 삼일 연속 비상저감조치 발령?… 실외활동 피하세요

    사상 첫 삼일 연속 비상저감조치 발령?… 실외활동 피하세요

    대전·세종 등 10곳… 수도권 이외는 처음 노후경유차 제한·2부제 출근길 혼잡 예고연초부터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상륙했다. 대기 정체가 심해지면서 사상 처음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까지 우려되고 있다. 13일 새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데 이어 14일엔 비상저감조치가 확대 시행된다. 이날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지역은 수도권 3곳과 충남·북, 전북, 부산 등 7곳이다. 14일에는 대전·세종·광주까지 포함해 10곳에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수도권에서 이틀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것은 지난해 1, 3월에 이어 세 번째이며 수도권 이외 지역은 처음이다. 15일에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예보됐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15일에도 전 권역이 ‘나쁨’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 권역이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다만 낮 시간에 바람의 영향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남진해 중부 지역부터 농도가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오후 4시까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다음날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가 50㎍을 초과할 것으로 예보될 때 발령한다. 새해 첫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이날 오전 11시 기준 수도권 3개 시·도 외에 충북(88), 충남(76), 전북(80), 광주(77), 울산(85), 부산(84) 등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75㎍ 이상)으로 측정됐다. 비상저감조치에 따라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화력발전의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 제약이 시행됐다. 경기·충남의 석탄·중유 발전기 14기(경기 3기·충남 11기)가 전력 수급을 고려해 발전량을 감축했다. 이날은 휴일이어서 행정·공공기관의 차량 2부제와 서울 지역 2.5t 이상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이 시행되지 않았지만 14일은 평일이라 출근길 혼란이 예상된다. 서울에서는 2005년 이전 수도권에 등록된 2.5t 이상 경유차 운행제한이 시행되며, 위반 때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하부 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권유 사항이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는 다음달 15일 이후 수도권 전역으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에 대한 운행 제한이 확대 시행된다. 시민들은 이날 미세먼지 여파로 외출 계획을 급히 바꾸기도 했다. 야외 휴양·놀이 시설은 대체로 한산한 반면 실내 시설에는 인파가 몰렸다. 주말이면 북새통을 이뤘던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미세먼지로 인해 운영이 중단됐고, 광화문광장도 경비 중인 경찰을 제외하면 관광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반면 카페와 영화관은 미세먼지 특수를 누린 듯 시민들로 붐볐다. 또 산천어축제가 열린 강원 화천천 일대와 전국 주요 스키장 등은 미세먼지 여파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서울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포토 다큐] 낭만도 힐링도 뽑아 쓰세요…지금은 자판기 시대

    [포토 다큐] 낭만도 힐링도 뽑아 쓰세요…지금은 자판기 시대

    편의성과 첨단기술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담배, 음료만 판매하던 기존의 자판기 개념이 다시 쓰여지고 있다.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신기술과 가속화된 가족분화로 인한 편의성 추구가 만들어 낸 이색 자판기는 생활 전반에 걸쳐 이용되고 있다. 최근 인건비 상승으로 이러한 경향은 가속화되고 있다.밤늦은 시각, 꽃집을 찾아 헤매던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24시간 다양한 꽃묶음을 살 수 있다. 생화를 특수 보존 처리 용액으로 가공하여 최장 5년간 생기 있는 모습이 유지되는 꽃을 파는 자판기가 등장했다. 젊은이들이 붐비는 홍익대 일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농협안심축산은 국내 5곳에 스마트 고기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HACCP 공정시설에서 만든 포장육을 냉장시설이 완비된 자판기에서 판매한다.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자판기는 스마트폰 앱으로 판매가격, 내부온도 실시간 확인, 입고·판매·재고, 유통기한·이력을 확인하여 원격 조절할 수 있다. 250g 내외의 소포장이라 1회용으로 적당할 뿐만 아니라, 한우는 시중가격보다 20%나 할인되어 싱글족이나 맞벌이 부부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자주 이용한다는 안모씨는 “간편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특별히 장 볼 필요 없이 퇴근길에 자주 이용한다”고 애찬론을 폈다. 일상사에서 흔히 접하는 상처 난 마음에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자판기도 있다. 단돈 500원으로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마음약방 자판기는 매월 1000키트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 있다. ‘미래막막증´, ‘의욕상실증´. ‘작심삼일증´ 등 20가지의 상처증상에 따라 버튼을 누르면 키트를 받을 수 있다. 휴식과 감동을 주는 시, 그림, 영화 등 예술 작품이나 비타민제 등 소소한 재미와 스토리가 담긴 처방을 받을 수 있다.대학로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대학생 주모씨는 “가끔씩 이용하는데 500원으로 위로받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점점 사라져 가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살리기 위한 책 자판기도 있다. ‘설렘자판기´로 명명된 이것은 헌책방 주인들이 추천한 8가지 카테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7000원을 넣고 원하는 카테고리의 버튼을 누르면 포장된 헌책이 나온다. 고양스타필드에 마련된 자판기는 월 120권 정도의 책이 팔려 나가고 있다고 한다.자판기 판매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업체는 유통업체들이다. 이들은 기존의 가공식품 공급만이 아니라 건강을 중시하는 세태에 부응하여 신선식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풀무원은 사무실 밀집지역에 ‘스마트 벤딩머신’을 설치하여 25가지 신선식품부터 간편식까지 판매한다. 기존 자판기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앱과 기계가 송신이 가능하여 유통기간이나 재고를 실시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들 제품들은 편의점보다 15% 싼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 이마트24는 기존의 편의점에 80여 제품을 탑재할 수 있는 대형 자동자판기를 설치하여 24시간 운영함으로써 고객의 편의성을 돕고 있다. 바나나 수입업체인 돌코리아는 지하철 역사에 바나나 자판기를 설치하여 식사를 거른 출근족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또한 자판기형 편의점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내리막길로 치닫던 자판기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이 같은 진화는 놀랍고 편리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결혼을 꺼릴 수밖에 없는 팍팍한 현실을 살고 있는 싱글족의 애환과 바쁜 현대인들의 뒷모습이 드리운 듯하여 마음 한켠이 무겁다. 글 사진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文대통령 “비서실장도 정·재계 만나야”… 노영민 “산업 기틀 마련”

    홍보비서관 여현호, 언론인 靑직행 논란 野 “언론인이 권력 감시 않고 정권 대변” 정무비서관 복기왕·춘추관장 유송화 문재인 대통령은 “정책실장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는 게 해야 할 일”이라며 “과거처럼 음습하다면 모를까 지금 정부에서는 당당하고 투명하게 만나 달라”고 주문했다. 올해 국정 기조를 기업 및 민생경제 활력에 맞춘 만큼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경제주체와의 소통을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집무실에서 노 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 신임 참모들을 만나 “노 실장은 국회 산자위원장으로 산업계와 교류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있고 정책에 밝으니 역할을 많이 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9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노 실장은 “시간이 지나도 ‘이러이러한 산업정책은 문재인 정부에서 만든 것’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최소한 2∼3개 산업에 대해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반도체·자동차·바이오 등 산업 동향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노 실장은 9일 취임 후 첫 현안점검회의를 1시간가량 주재했다. 그는 “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어서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하는 데 걱정이 많다”며 “걱정 때문에 잠을 설쳐 3시간밖에 못 잤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대해 보고받은 뒤 “인구가 감소하면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고용률이 됐다. 고용률을 올리는 데 매진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간 고용률은 60.7%로 전년보다 0.1% 포인트 내렸다. 연간 고용률 하락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노 실장은 또한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성과 ▲소통과 경청 ▲절제와 규율의 청와대가 돼야 한다고 당부한 뒤 “제 방문은 언제든 활짝 열려 있다. 국민을 위한 조언, 무엇이든 듣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비서관 인사를 단행하는 등 ‘2기 청와대’ 진용을 갖춰 나갔다. 지난해 7월 신설됐지만 5개월여 동안 공석이던 국정홍보비서관에 여현호 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가 임명됐다. 하지만 지난달 명예퇴직 후 국민소통수석에 임명된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에 이어 여 비서관도 지난 7일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을 전망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인이 정권을 대변하게 됐다”며 비판했다. 정무비서관에는 복기왕 전 아산시장, 춘추관장에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 제2부속비서관에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 해외언론비서관에 김애경 전 삼일회계법인 변호사, 문화비서관에 양현미 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이 임명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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