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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달러 사재기설’에 곤욕

    삼성전자가 ‘달러 사재기설’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미국업체 인수·합병(M&A)에 거액의 달러가 필요해 사재기에 나섰다는 소문이다. 회사측은 펄쩍 뛰며 부인한다. 달러 확보에 비상이 걸린 정부 일각에서는 괘씸해 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메모리카드 제조업체인 미국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 제안가는 58억 5000만달러(6조여원).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M&A협상 타결에 대비해 달러를 사모으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5일 “그럴듯한 추론으로 포장한 소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인수가 확정되지도 않았고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모르는데 미리 달러를 사모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올 6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도 6조원이나 돼 인수대금 확보가 절실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대부분 환전하지 않고 달러화 형태로 예금해 두거나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달러를 확보하고 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달러를 풀고 있지도 않다는 얘기다. 이는 어느 기업이나 비슷하다. 정부는 “대기업이 나서서 달러를 좀 풀라.”고 채근하지만 영리 추구가 목적인 기업 생리상 무작정 따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美 구제금융안 부결]“경영계획 무의미” 대기업들 비명

    “달러를 풀자니 내 코가 석자이고, 쌓자니 정부 눈치가 보이고….” ‘돈맥경색’이 심화되면서 대기업들도 시름에 잠겼다. 인수·합병(M&A) 실탄 등 달러화 비축이 절실한 내부 사정과 대기업들이 달러를 좀 풀라는 정부 채근 속에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내년 경영계획은 아예 뒷전이다. 지금쯤이면 슬슬 경영계획 초안 마련에 들어가지만 국내외 금융시장 요동에 따른 ‘시계(視界) 제로’로 손도 못대는 실정이다. 정유·항공업계는 천문학적인 환차손 부담까지 겹쳐 거의 ‘패닉’(공황) 상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얼마 전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날 모든 작업을 ‘올스톱’했다. 현대·기아차그룹도 “12월 경영계획 수립을 앞두고 통상 이맘 때부터 기초 경영여건 조사에 들어가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재무팀이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10월 중순쯤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두산그룹은 “현재 확실한 것은 내년 상반기가 최악이라는 점”이라며 “아직 내년 경영기조가 나오지 않았지만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의 ‘달러 기근’이 심화되자 정부는 대기업을 향해 “달러를 풀라.”는 메시지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수출환어음 매각(네고) 자제도 요청했다.A기업 관계자는 “달러를 풀어서 해결될 상황이라면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지만 지금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연동돼 있어 그럴 형편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M&A 등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깊다. 미국 샌디스크 인수 추진을 공식 선언한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인수자금 58억여달러(약 7조원)가 필요하다. 달러를 한 푼이라도 더 비축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자금조달 비용 상승도 근심거리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자금 마련 등을 위해 대한생명 일부 주식의 해외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성공하면 상당액의 달러가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올 3분기(7∼9월)에 3000억원 이상의 환차손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덜 올랐던(평균 100원) 상반기에도 3400억원의 환차손을 봤다. 내부에서 “원폭 투하”라는 비명이 나올 만하다.GS칼텍스도 3분기 순익이 적자로 반전될 것이 확실시된다. 원유수입대금 등 정유업계 전체의 외화빚은 70억∼80억달러로 추산된다. 업계 한 임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지난 6월 말(1040원)보다 160원가량 올라 단순 환차손만 1조 100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도 죽을 맛이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대한항공은 연간 2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75억원 손실을 본다. 류찬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외국인 직접투자 1년새 반토막

    외국인 직접투자 1년새 반토막

    지난해 외국인의 우리나라 직접투자액이 1년새 거의 반토막났다. 그나마 희소식이라면 세계 100대 비(非)금융 다국적 기업 순위에서 삼성전자가 크게 약진하고 현대자동차가 새로 순위권에 진입한 점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4일 2007년 세계 외국인 직접투자(FDI) 동향을 담은 ‘세계 투자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FDI 순유입액(투자액-회수액)은 26억 3000만달러로 전년(48억 8000만달러)보다 46.1%나 급감했다.2005년부터 3년째 내리막 행진이다. 지난해 전 세계 FDI 금액이 1조 8333억달러로 전년보다 30%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일본(225억 5000만달러)의 거의 10분의1, 베트남(67억 4000만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올해는 미국 금융불안 등의 여파로 세계 FDI 규모도 지난해보다 10% 줄어든 1조 60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한국시장에 외국인들이 투자매력을 느낄 만한 인수합병(M&A) 매물이 적었고 경제성장률 등이 둔화된 탓”이라고 FDI 감소 요인을 분석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 22억달러, 외환은행 11억달러 등 대형 회수사례가 발생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100대 비금융 다국적 기업(해외자산규모 기준)에서는 삼성전자가 전년보다 25계단 껑충 뛰어오른 62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90위로 100위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세계 1위는 미국 GE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요동치는 세계금융 한국시장의 앞날 (중)] 우리 금융시스템의 갈 길

    미국발 금융쇼크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지만 우리 금융시스템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의 계기가 마련된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라 할 만하다. 이참에 금융 시스템 전반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IMF, 미국식 개방 금융경제 요구 우리 금융시스템이 대전환을 맞은 것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대표되는 외환위기였다. 달러의 고갈과 기업의 줄도산 속에 이전까지의 은행 중심 금융체제가 종언을 고하면서 새로운 금융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IMF는 빠르게 미국식 개방 금융경제를 요구했고 우리나라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당시로서는 IMF의 요구를 거부할 상황도 아니었지만 금융 선진화라는 목표에 가려 미국식 제도는 외환시장·주식시장 개방 등의 형태로 거침없이 국내에 수용됐다. 사모투자펀드(PEF)의 도입 등 국내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마련됐다. 특히 미국 투자은행(IB)들이 첨단 금융공학을 이용한 파생상품과 대기업 인수·합병(M&A) 주관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며 세계 자본시장을 주름잡자 우리나라의 미국 벤치마킹은 속도를 더해갔고 금융기관들은 앞다투어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미국 IB를 동경의 대상으로 설정했다. ●내년 자통법 시행으로 대형IB 탄생 이 과정에서 국내에는 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에 기반한 상업은행 모델은 후진적이고 IB는 선진적인 것이라는 이분법적 도식이 자연스레 형성됐다. 특히 내년 2월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은 대형 IB의 탄생을 가능케 하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금융선진화 정책의 결정판에 해당한다. 권역별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금융상품의 취급을 허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번 미국 금융쇼크를 계기로 우리를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진행돼온 큰 틀의 방향을 부정하기보다는 리스크(위험) 관리 등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사람들이 많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방향은 맞았으나 구체적인 실행능력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금융시스템은 외환위기 이후 미국을 벤치마킹하려고 애써 왔으나 어쭙지 않게 빈 껍데기만 보고 쫓아왔다.”면서 “올바른 금융시스템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정책 추진의 투명성, 공정성과 시장의 신뢰가 생명이지만 우리는 관치 금융이 개입했고 정실 인사가 판을 쳤다.”고 비판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금융불안의 원인은 시스템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리스크 관리와 금융감독이 제대로 안 된 데 있다.”면서 “지금까지 해 온 금융 선진화의 노력을 미국 사태를 이유로 재고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미국·영국은 투자은행, 독일·일본은 상업은행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한쪽이 약한 나라들은 없다.”면서 “형식적인 논리 싸움보다는 개방적 금융시스템을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투명한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 자체로서 부가가치 창출해야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IB는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데 시장 메커니즘이 항상 정확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IB가 금융 선진화의 유일한 길은 아니며 미국이나 영국 이외의 다른 선진국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금융을 발전시키고 있는 점을 감안해 우리에게 맞는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의 실물경제 해외 의존도는 70%가 넘지만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해외에 투자한 자산은 전체의 2.3%에 불과할 정도로 실물과 금융간 격차가 크다.”면서 “지금까지는 금융이 실물의 보조적인 역할밖에 못했지만 앞으로는 금융 자체로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존의 금융선진화 제도들이 차질없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이영표기자 windsea@seoul.co.kr
  • 불꽃 튀는 M&A 기싸움

    “주당 26달러에서 단 한푼도 더 못 준다.”(삼성전자) “불황을 틈타 헐값에 사들이려는 기회주의적 시도다.”(샌디스크) 삼성전자의 미국 샌디스크 인수협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두 회사의 기(氣)싸움이 팽팽하다. 서로 협상과정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인수·합병(M&A) 역사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진풍경도 벌어졌다. 먼저 공세를 취한 쪽은 샌디스크다. 세계 메모리 카드 1위업체인 샌디스크는 지난 15일 ‘삼성전자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다.’는 공식 답장을 삼성전자에 보내 왔다. 그러고는 이 사실을 미국 언론에 흘렸다. 그러자 삼성전자는 이윤우 부회장이 샌디스크 이사회 앞으로 보낸 인수의향서를 전격 공개하는 강수(强手)로 맞불을 놓았다.17일 전문이 공개된 인수의향서는 “(샌디스크의 거부 답신에)크게 실망했다.”는 말로 시작한다. 이 바람에 삼성이 제시한 인수조건과 M&A 추진시점도 드러났다. 이 부회장은 “4개월여 전부터 서울과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며”라고 말해 올 5월부터 본격 인수협상이 시작됐음을 시인했다. 지난달 9일 공식 전달한 인수조건은 샌디스크의 주식 2억 2500만주 전량을 주당 26달러씩 총 58억 5000만달러(6조 5000억여원)에 전액 현금으로 사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샌디스크 이사회는 “우리 회사의 본질가치와 지난 52주간의 최고가격(55.98달러)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만장일치로 거절했다. 샌디스크측은 최소한 협상 개시일인 5월22일 종가(28.75달러)보다는 더 쳐줘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재답신에서 “지난 52주간 세상은 그렇게 극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며 “주당 26달러면 M&A 관련 보도가 나가기 전날인 4일 종가보다 93%,30일 평균 거래선보다는 66%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라고 일축했다.‘소용돌이치는 금융시장과 위협적인 글로벌 경제 추세’를 환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마디로 ‘튕길 입장이 못 된다.’는 경고다. 일단 주변환경과 시장의 관측은 삼성에 유리한 형국이다. 샌디스크의 지분 절반은 기관투자가들 몫인데 이들은 대부분 이번 ‘리먼 사태’에 물려 한푼이 아쉬운 처지다. 삼성이 이례적으로 인수의향서를 공개한 것도 샌디스크의 주주들과 임직원에게 ‘좋은 조건의 인수 제안’이 있음을 알려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발끈한 샌디스크는 자신들의 거부 답장을 영어 원문 그대로 이날 오후 한국언론에 공개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샌디스크가 일단 거부의사를 보였지만 최근의 나쁜 실적을 감안할 때 결국 적정한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내 샌디스크가 거부하면 삼성의 적대적 M&A 시도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론 삼성은 부인한다.“인수에 성공하면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가져갈 것이며 흡수합병은 없다.”고 공언, 샌디스크 임직원의 동요를 차단했다. 어찌됐든 삼성의 인수의지가 매우 강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10년 무차입 경영’을 서슴없이 포기할 정도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관투자가 대상 설명회에서 “6조원이 넘는 인수대금은 보유현금과 차입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며 자사주를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6월말 현재 현금성 자산은 6조 3800억원이다. 샌디스크의 제휴선인 일본 도시바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 인수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사자인 도시바와 블룸버그통신도 일부 외신의 ‘도시바 관심설’을 부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재계 대책 마련 부심

    “숨 좀 돌리는가 싶더니….” 재계가 ‘리먼발(發) 쇼크’로 또다시 살얼음판이다. 금융시장 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지지 않도록 차단벽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일부 중소기업은 금융회사들의 도미노 자금 회수와 환차손 증가로 극심한 자금난에 봉착했다.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렸던 기업들과 대우조선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인 기업들도 초비상이다.4대그룹들도 18일 대통령과의 회동 때 가뜩이나 내놓을 보따리가 없던 차에 미국 월가 충격에 노조 악재까지 겹쳐 고민하는 기색이다. ●현대차, 노조 악재 겹쳐 신차 출시 연기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LG·SK 4대그룹은 “(리먼 사태 등으로)당장 직접적 영향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보기술(IT)·자동차·휴대전화 등 주력제품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물밑에서는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둔화가 이번 사태로 더 심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조 파업까지 겹쳐 내우외환이다. 현대차는 당초 19일로 예정됐던 ‘제네시스 쿠페’ 신차 발표회를 이날 돌연 취소했다.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노조의 부분파업 돌입으로 신차 공급물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판 시기를 다음달 10일쯤으로 잠정 연기했다. ●삼성전자 납품업체 법정관리 신청 삼성전자에 액정디스플레이(LCD)를 전량 납품하는 태산LCD는 이날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법정관리) 신청을 냈다. 상반기에만 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환헤지 상품(키코)에 가입했다가 화(禍)를 키웠다. 평가손실이 800억원대에 이르는 데다 환율이 다시 급등하자 결국 법정관리라는 최후수단을 선택했다. 정유·항공 등 외화빚이 많은 기업들도 환율부담이 커졌다. 금호아시아나·두산·STX·코오롱 등 유동성 진통을 겪었던 기업들 역시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자구 노력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4조 5000억원의 자구안을 발표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이날 고(故)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의 부인 명계춘 여사의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신청은)금융 불안의 바닥 탈출 신호로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자구책 마련에는 이상이 없음을 자신했다. 코오롱그룹도 “(위기설 진앙지였던)코오롱건설의 하반기 만기도래 차입금이 460억원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대우조선 인수를 준비 중인 포스코·GS·현대중공업·한화그룹도 “M&A 자금조달 계획이 이미 마련된 상태라 별 차질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전략적 투자자 유치에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위기를 기회로 미국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산업의 경우 세계경기 침체로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현대·기아차의 수요가 늘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판매 증가율이 둔화되더라도 미국 메이저 완성차회사들의 부진을 틈타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류찬희 안미현 홍희경기자 hyun@seoul.co.kr
  • 경제 전문가 8인의 긴급진단

    경제 전문가 8인의 긴급진단

    경제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로 촉발된 이번 금융시장 불안이 오는 10일을 전후로 진정되고, 다음달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안정기조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수준(5일 종가 1129.0원)에서 소폭 하락한 뒤 1050∼110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우리경제의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지속적으로 금융과 실물 부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4일 서울신문이 경제연구기관의 학자들과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우리경제에 대한 단기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한 8명 모두 조만간 금융불안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월 이후 경상수지가 흑자로 반전되면 원화 환율이 급격히 안정될 것이고 이에 따라 4·4분기 이후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과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유가하락 등으로)9월에 경상수지 적자행진이 멈추면 금융시장의 안정이 더욱 확연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패니매’·‘프레디맥’ 문제가 이달 말 해결될 것으로 보여 국내 금융시장도 그 영향으로 4분기에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주가·채권·원화 등 트리플 약세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금융불안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1050∼1100원선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1200원 이상으로 뛸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다. 그 이유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가능성을 든 사람이 많았다. 이효근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환율 급등에는 수급요인 이외에 투기자금의 문제가 컸다.”면서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1100원 내외에서 환율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 내외가 유지되겠지만 두자릿수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생각이 많았다.KIEP 윤 선임연구위원은 “유가불안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11월에는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환율급등을 불러온 미국 달러화의 글로벌 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류승선 HMC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강세는 최소한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가 지금보다 15%까지는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신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혼조세 속 완만한 강세 기조’를 예상했고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달러강세는 단기적인 추세”라면서 오래 못갈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설의 원인 중 하나인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연간 70억∼100억달러로 본 전문가들이 많았다.KIEP 윤 선임연구위원은 “유가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많아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 130억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파트 미분양 사태와 인수·합병(M&A) 관련 일부 대기업의 유동성 문제는 우려할 상황이기는 하지만 국가경제 전반을 뒤흔들 사태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 문제의 징후가 일부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힘든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국가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중소업체를 중심으로 한 건설업계의 위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태균 이영표 조태성기자 windsea@seoul.co.kr
  • 삼성 생활가전 ‘3E’ 승부수

    삼성 생활가전 ‘3E’ 승부수

    ‘박종우식’ 생활가전 청사진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28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국제회의장에서 생활가전 하반기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생활가전이 독립사업부에서 TV가 포진한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산하로 옮겨간 뒤 나온 첫 발표회다. 올들어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만년 적자였던 생활가전을 박종우 DM총괄 사장이 어떻게 부활시킬지 엿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박 사장이 생활가전을 새로 맡고 나서 가장 강조하는 키워드는 ‘시너지’다. 이날 신제품 발표회도 제품별로 따로따로 공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냉장고, 세탁기, 김치냉장고를 한꺼번에 모았다. 요즘 세계시장에서 ‘너무 잘 나가는’ TV의 생산라인, 유통, 판매망 등을 최대한 공유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3E’에 승부수를 던졌다. 감성(Emotion), 친환경(Ecology), 에너지 절약(Energy Saving)이다. 이날 나온 신제품 특징도 모두 3E로 압축된다. 특히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버블’ 드럼세탁기(하우젠)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물과 공기를 반응시켜 미세한 기포(버블)를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버블엔진’을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찬물에서도 2분만에 거품이 만들어진다. 기존 드럼세탁기와 비교해 세탁시간(59분)은 절반(59분), 물 사용량은 3분의1, 전력소비량은 22% 줄였다. 최진균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의 야심작이다. 최 부사장은 “기포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LG전자의 ‘스팀 방식’과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 보인다. 해외매각 불발로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대우일렉과 관련, 최 부사장은 “사업방향과 전략이 우리와 달라 관심없다.”고 잘라말했다. 미국 GE의 생활가전 사업과 관련해서도 “(지금처럼)파트너십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해 M&A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종합병원 ‘빅4’ A 중앙·고대병원 D

    우리 국민들이 병·의원의 과잉처방에 따른 약물 오남용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08년 1·4분기 ‘약제급여 적정성평가’에 따르면 국내 종합전문병원(대학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 등 2만 5871곳의 의료기관은 외래환자에게 처방건당 평균 4.12개의 약품을 처방했다. 이는 미국(1.97개), 독일, 이탈리아(1.98개) 등 선진국의 2배를 웃도는 것이다. ●약품 4.12개 처방… 선진국 2배 심평원은 이번 평가에서 처음으로 모든 의료기관을 처방건당 약 품목수로 평가해 A∼D등급을 부여했다. 등급별 평가에선 42곳 종합전문병원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 소위 ‘빅4’가 포함된 10곳이 처방건당 약 품목수가 적어 최상인 A등급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약 품목수가 적을수록 약물 오남용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영동세브란스병원, 한양대병원, 상계백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영남대병원이 A등급을 받았다.A등급을 받은 종합전문병원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은 호흡기계 질환의 처방건당 약 품목수가 평균 2.25개, 근골격계 질환은 2.44개로 가장 적었다. 반면 중앙대 용산병원, 고려대부속병원, 전남대병원 등 11곳은 처방건당 약품목수가 이들 병원의 최고 2배를 웃돌아 D등급을 받았다. ●병원 작을수록 처방약 많아 한편 전체 종합전문병원의 처방건당 평균 약 품목수는 3.32개였다. 이어 종합병원(3.9개), 병원(3.94개), 의원(4.22개) 순으로 많아져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많은 약을 처방하는 경향을 드러냈다. 처방건당 약 품목수를 늘리는 소화제 처방률의 경우 의원(60.4%), 병원(57.2%), 종합병원(47.2%), 종합전문병원(30.1%) 순이었다.6개 품목 이상의 약을 한번에 처방하는 ‘다처방 요양기관’ 비율에서도 의원(19.7%)은 종합병원 (19.9%)과 수위를 다퉜다. 서울지역 301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기 등 급성상기도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에선 의원(56.1%), 종합병원(47.6%), 병원(47.5%), 종합전문병원(40.9%) 순으로 조사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베리타스·에듀PSAT硏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20.상황판단

    [베리타스·에듀PSAT硏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20.상황판단

    매트릭스(matrix)란 여러 개의 수 등을 행과 열로 나눠 배열해 놓은 것이므로, 매트릭스 분석이란 행과 열을 이용해 배열해 놓은 자료를 행과 열의 의미를 가지고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행과 열이 의미하는 바를 먼저 이해하고 교차된 지점의 영역이 어떤 행과 열에 의해 구성됐는지를 파악, 그 영역의 의미와 각 영역의 차이점 등을 인식하는 것이다. 매트릭스 분석은 영역이 의미하는 바가 직접적이거나 외형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추론적인 분석을 주로 행하게 된다. 따라서 매트릭스 구성 초반기에 영역의 의미를 먼저 추론해 놓고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편리하다. ☞ 상황판단 <매트릭스 분석> 이론 및 실전문제 바로가기 <예제> 다음에 제시된 내용에 따를 때, 기업과 농업·농촌 협력에 대한 다음 사례 중 서로 동일한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을 고르면? 기업과 농업·농촌의 협력은 본업 연관성과 이익창출 여부에 따라 다음의 4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Biz는 사업, 농업과 연관이 있으면서 이익이나 소득에 기여 *Non Biz는 이미지 제고, 생활여건 개선 등에 기여 즉, 기업 입장에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소극적 교류 방식과 기업이 수익을 얻는 적극적 방식으로 구분되며, 이는 다시 농촌의 입장에서 직접적인 소득 증대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구분된다. ●보기 가. 삼성전기는 강원도 화천군 토고미 마을과 교류하며, 농번기 일손 돕기에 참여하고 농가 숙박을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로 활용하는가 하면, 매달 한 번 마을 농산물을 구매해 유기농 식단을 구내식당에서 제공한다. 나. 교보생명은 전대 회장의 지론에 따라 총자산 150억원 규모의 재단이 농촌문화상 시상, 농촌문화 연구지원, 농업인력 양성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 현대아산재단은 현대적 의료시설이 없는 농어촌 지역에 총 8개의 종합병원을 건립해 주민들에게 무료진료, 건강강좌 등의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라. 하이트맥주는 2003년 맥주 판매액의 일부를 적립해 농촌지원 사업에 사용한다는 ‘고향의 꿈 대잔치’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적립금으로 전국 10개 마을에 노인회관 건립, 마을회관 신축 등을 지원했다. 마. 목재산업 선도기업인 이건산업은 1995년 솔로몬군도의 정부림을 매립해 본격적인 조림을 시작, 직원의 90% 이상을 현지인으로 채용하고 목재산업을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산업으로 승화시켰다. (1) 가, 다 (2) 나, 다 (3) 다, 라 (4) 다, 마 (5) 라, 마 <해설> Biz는 적극적으로 Non Biz는 소극적으로 본다면, 가. 농촌은 적극적이고, 기업은 소극적이므로 농업지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나. 기업과 농촌 모두 소극적이므로 농촌지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 나와 같은 농촌지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라. 기업은 적극적이고, 농촌은 소극적이므로 마케팅 활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마. 기업은 적극적이고, 농촌도 적극적이므로 사업제휴가 여기에 해당한다. 정답 : (2) 이승일 에듀PSAT 연구소 소장
  • 대우일렉 ‘분위기 업’

    대우일렉 ‘분위기 업’

    대우일렉(옛 대우전자)이 ‘부활 신화’를 쓰고 있다. “눈물로 개발했다.”는 ‘드럼-업’ 세탁기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1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설움을 톡톡히 설욕 중이다. 분기 연속 흑자도 냈다. 다음달 10일에는 서울 명동 새 건물로 이사한다. 물론 ‘내 집(사옥) 마련’ 꿈은 아직 멀었지만 시내 한복판 입주라 그런지 이삿짐을 싸는 임직원들의 손놀림이 가볍다.3년 넘게 끌어온 매각 작업도 다음달 초 본계약 서명을 앞두고 있다. ●새달 새둥지서 새출발 매출액 4800억원, 영업이익 30억원. 대우일렉이 22일 내놓은 올 2분기(4∼6월) 성적표다. 원자재값 상승과 화물연대 파업 직격탄 등으로 우려가 많았지만 흑자 방어에 성공했다. 대우일렉이 흑자의 기쁨을 다시 맛본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올 1분기에 55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거의 3년 만에(11분기) 적자에서 벗어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적자 탈출이 최고 목표였던 회사가 올들어 분기 연속 흑자를 낸 것이다. 실적 호조의 일등공신은 올 2월 출시한 클라쎄 드럼-업 세탁기다. 한때 1만명이던 임직원 수가 2500명으로 뭉텅 잘려 나가는 와중에도 신제품 투자만큼은 줄이지 않았다. 기존 드럼세탁기의 세탁통이 낮아 빨래를 넣고 뺄 때마다 주부들이 불편해하는 사실에 착안, 세탁통을 기울였다. 숱한 실패 속에 탄생한 인체공학 설계와 저소음 첨단기술의 합작품이었다. 주부들의 허리를 펴니 매출도 수직으로 펴졌다. 출시 이후 매달 1만대 이상 팔리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5배 이상(450%) 급증했다.10% 언저리에 머물던 국내 세탁기 시장 점유율도 30%대로 뛰었다. 삼성·LG가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여세를 몰아 ‘국내에서 가장 전기를 덜 먹는’ 양문형 냉장고도 지난달 출시했다. ●새달 초 모건스탠리PE에 매각이 최대변수 대우일렉의 최대주주는 채권단(97.5%)이다.1998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가 올해로 10년째다. 따라서 최대 급선무는 새 주인 찾기다. 올 2월 미국 모건스탠리의 인수·합병(M&A) 전문 자회사인 모건스탠리PE가 대우일렉을 사겠다고 나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르면 다음달 초 본계약 체결이 점쳐진다. 지난해 인도 비디오콘에 거의 팔릴 뻔했다가 무산된 아픔이 있어 대우일렉은 섣불리 본계약 성사를 언급하지 않는다. 이승창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모건스탠리PE의 자금력과 대우일렉의 국내외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매각 얘기로)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이런 때일수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30) CJ제일제당

    [한국의 대표기업] (30)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국민 조미료인 다시다와 밀가루·설탕·식용유 등 소재 식품제조사로 잘 알려져 있다. 더구나 삼성과 CJ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담은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오늘날 삼성의 모태가 CJ제일제당이었으며,CJ그룹을 낳은 산실이기도 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최대 종합식품기업으로 급성장한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전력 질주하고 있다. ●발빠른 M&A로 국내 종합식품 최강자로 부상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은 설탕·밀가루·식용유 등 소재 식품군(群)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5년을 기점으로 가공식품과 신선식품 부문을 대거 확대하면서 국내 1위의 대표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가공식품의 빠른 성장은 발빠른 M&A가 기폭제였다. 지난 2005년 12월 ‘해찬들’을 인수, 국내 고추장·된장·쌈장 부문의 선두 업체가 됐다. 이듬해엔 삼호어묵으로 유명한 ‘삼호F&G’를 잡아 수산물 가공식품 쪽으로도 보폭을 넓혔다.2006년 말에는 ‘하선정종합식품’을 손에 넣으면서 기존 김치 부문을 강화했다. 젓갈과 액젓류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2005년에는 두부 사업을 핵심 신사업으로 지목, 투자를 본격화했다.2006년 9월 충북 진천에 두부공장을 증설하는 등 두부 사업의 볼륨을 한층 키웠다. 소포제를 첨가하지 않은 자연방식의 공법은 판매에 날개를 달아줬다. 단기간에 2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그해 10월 계란,11월 신선육 등으로 신선식품 사업을 다각화했다. 가공·신선사업의 성공은 2년만에 매출로 입증됐다.2007년 사상 처음으로 가공식품 매출(37.3%)이 소재 식품(33.6%)을 앞질렀다.2004년 9705억원이던 소재 식품은 지난해 9681억원으로 후퇴한 반면 가공식품은 같은 기간 5660억원에서 1조 737억원으로 배 이상 성장했다. 소재 식품은 2004년만 하더라도 매출 비중이 40%에 이를 만큼 주력사업이었다. ●두 번의 그룹메이커, 이젠 마이 웨이 CJ제일제당은 삼성과 CJ가 그룹을 이루는 데 자본과 인력을 제공한 ‘그룹메이커’이다. 두 그룹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953년 ‘제일제당공업주식회사’로 출범한 CJ제일제당은 삼성그룹의 모태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삼성물산을 통해 번 돈으로 설립한 삼성그룹 최초의 제조업체다. 국민 생활에 필수인 먹거리를 만들어 소재 식품의 수입 대체 효과를 가져오는 한편 이를 토대로 만든 자금은 그 뒤 삼성의 기업인수 및 투자자본의 기초가 됐다. CJ제일제당은 1997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뒤에도 신규사업 발굴 및 M&A를 통해 오늘날 CJ를 만들어냈다. 실질적인 지주회사였다. 당시 식품, 제약, 사료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에서 지금은 ▲식품·식품서비스(식품, 외식, 베이커리, 식자재 유통) ▲생명공학(제약, 바이오) ▲엔터테인먼트(영화배급, 극장, 케이블방송) ▲유통(홈쇼핑, 물류) 등 4개 사업군을 거느리는 그룹으로 성장했다.CJ제일제당이 또한번 ‘그룹메이커’로 역할을 한 결과다. 지난해부터는 본업인 식품·바이오 사업에만 힘을 쏟고 있다. 계열사들이 각각 몸집을 불리면서 CJ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할 CJ㈜가 2007년 9월 설립됐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1997년 이후 꼭 10년만이다.1997년 당시 국내·외 8개 계열사 2조원대이던 매출은 2007년 국내·외 134개 계열사 10조 5000억원으로 5배나 커졌다.2008년 4월 기준 재계 자산 순위 23위다. ●공격경영…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 CJ제일제당은 2007년 CJ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덜어낸 뒤에는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공격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사업 부문은 중국과 미국이 중심이다.2005년말엔 미국 식품업체인 ‘애니천’을 인수했다.2006년말에는 미국 냉동식품 업체인 ‘옴니’를 사들여 미국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3월에는 베이징 최대 국유 식품회사인 얼상(二商)그룹과 합작해 중국 두부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앞서 1996년 육가공 공장을 칭다오(靑島)에 내고 소시지 등을 판매한 데 이어 2002년 초에는 같은 지역에 다시다 공장을 완공,‘大喜大(중국어 발음으로 다-시-다)’라는 현지 브랜드로 제품을 팔고 있다. 사료 및 라이신 사업도 해외 개척이 활발하다. 사료 부문은 2007년 해외 매출(3900억원)이 국내(3370억원)를 앞섰다.1973년 사료사업을 시작한 이후 1991년 인도네시아 진출에 이어 필리핀, 중국, 베트남, 터키 등에 공장을 만들고 해외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세계 2위 수준인 라이신 사업도 전망이 밝다.2005년 준공한 중국 생산법인은 2년 만에 흑자를 냈다. 지난해 8월 브라질에도 대규모 생산공장을 준공해 남미 시장도 공략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사업에서도 사업군을 불문하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M&A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2013년 전체 매출 10조원 달성 목표 가운데 50%가 해외”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KB ‘황-강 체제’ 순항할까

    KB ‘황-강 체제’ 순항할까

    초대 KB금융지주사 회장에 예상을 뒤엎고 황영기(사진 왼쪽)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돼 KB금융지주는 황영기-강정원(오른쪽)의 쌍두마차 체제가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4일 황 회장 내정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황 내정자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 행장의 임기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내정자는 “일각에서 ‘경쟁자’ 관계로 회장·행장의 투톱체제가 순항할까 하고 의심하는데 동업자로서 강 행장을 존경하며 일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황 내정자와 강 행장이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만 간다면 KB금융지주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황 내정자가 비은행 쪽을 강화하고, 강 행장이 은행을 성장시키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나간다면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황 내정자는 “우선 과제는 국내에서 외환은행은 물론 민영화 매물에 대해 적극적으로 M&A를 하는 것”이라면서 “소매금융의 장점을 살려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으로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스페인의 산탄데르뱅크 모델이다. 지주사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1980년대 이후 영국·미국의 투자은행을 인수해 세계적 은행으로 성장한 도이체방크 모델을 응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금융에서도 반도체·자동차와 같은 국가대표가 나와야 한다.”면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선진 투자은행과의 제휴나 인수 등을 통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지주 회장 경력을 불편하게 보는 것 같지만 오늘의 삼성전자가 있는 것은 LG전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국민지주와 우리지주의 선의의 경쟁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낙하산 논란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삼성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각종 불법 비리의혹에 연루됐고,MB대선 캠프의 유공자라는 배경을 앞세워 경쟁은행이었던 KB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에 무혈입성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갖고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도 이날 “황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자문을 맡았고, 새 정부 출범 이후 각계의 비판에도 금융위원회 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등 각종 공직 및 금융기관장 하마평에 오르내려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있어 적합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또 “우리금융지주 회장 및 행장을 그만둔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경쟁관계상 영업기밀 누설 등 이해 상충의 소지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황 내정자는 “정부의 개입은 전혀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경제계에서는 대체로 “금융계의 대표주자가 KB금융지주 회장이 되는 것을 ‘낙하산 인사’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으냐.”는 반응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행장과 회장이 불화하지 않고 시너지를 낸다면 주가에 나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주목받는 BTC 황 내정자와 강 행장은 미국계 은행인 뱅커스트러스트(BTC) 출신이다. 두 사람은 1983년부터 7년 정도 같이 일했다. 당시 30대였던 두 사람의 업무는 다소 충돌하는 분야였다. 강 행장은 리스크(위험)관리, 황 내정자는 영업부문이었다.BTC는 본사가 파생금융상품 손실로 1999년 도이체방크에 인수되면서 이름이 사라졌다.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 임기영 IBK투자증권 사장, 이찬근 하나IB증권 사장, 이원기 KB자산운용 대표 등이 BTC 출신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29) 현대산업개발

    [한국의 대표기업] (29) 현대산업개발

    1999년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인 ‘포니 정’(고 정세영 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부자(父子)가 새로운 도전을 선언한다. 그들은 현대자동차에서 손을 떼는 대신 전혀 새로운 건설업에 몸을 담는다. 포니 정은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그의 외아들(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회장을 맡았다. 현대그룹에서 완전 분리,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하면서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연간 1만가구 이상 공급한 주택 선두기업 현대산업개발(현산)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현대 아파트를 지은 기업이다. 모태는 한국도시개발과 한라건설. 한국도시개발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6000여가구를 지으면서 이 땅에 새로운 주거 문화를 뿌리내렸다. 한라건설은 화력발전소·고속도로·간척사업·도시 및 산업단지조성 등 굵직한 플랜트·토목 공사를 해오던 회사다. 두 회사가 1986년 합병, 현산이 태어났다. 현산은 압구정동을 비롯해 분당 신도시, 인천 부평 등에서 대규모 아파트와 전원주택,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을 펼쳤다. 연간 평균 1만가구 이상을 지으면서 주택 명가(名家)로 자리잡았다. 현산이 창립 이후 공급한 아파트는 무려 33만여가구에 이른다. 그러나 주택사업 위주로 커온 현산은 외환위기 이후 주택 시장이 침체하면서 한때 어려움을 맞았다. 사옥으로 사용하던 서울 역삼동 아이타워(강남 파이낸스 빌딩)마저 팔아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 주택사업 경쟁력을 기르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틀을 바꾸는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2001년 3월,‘현대 아파트’ 대신 ‘I'PARK(아이파크)’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했다. 동시에 아파트를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문화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대표적인 작품이 삼성동 아이파크다. 이 아파트는 현재 단위 면적당 가장 비싼 아파트다. 조망·외관·조경·설비 등에서 주상복합 아파트의 ‘교과서’로 꼽힌다. ●디벨로퍼 기업으로 재도약 현산 주택사업은 다른 대형 건설사와 성격이 다르다. 자체사업 비중이 높다. 자체 주택사업이 전체의 65%에 이른다. 단순 시공으로 공급 가구수를 늘리는 형태가 아니라 직접 땅을 구입하거나 도시개발 사업을 벌여 주택을 시공·분양하는 디벨로퍼(developer) 성격이 짙다. 대규모 자체 사업은 개발계획·분양·시공 등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사업이 삼성동 아이파크와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사업이다. 쓸모가 낮은 땅을 사서 부가가치가 높은 부동산 개발 상품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벨로퍼 경험이 쌓이면서 미니 신도시 개발사업에도 도전했다. 올해 말 수원 권선지구에서 첫 결실을 보게 된다.100만㎡에 이르는 땅에 아파트 7000여가구와 쇼핑센터 등을 짓는 사업이다. 비슷한 도시개발사업을 수도권 서너 곳에서 진행 중이다. 마산 서항지구와 율구만 일대 54만평을 2017년까지 개발하는 마산 해양신도시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건축·토목·사회간접자본(SOC) 민자사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단순 시공 참여가 아닌 투자사업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개발과 다르지 않다. 대표 사업으로 용산역사 개발, 대구∼부산고속도로(완공), 서울∼춘천고속도로(2009년 완공)를 꼽는다.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도 참여한다. 부동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아예 농협과 부동산신탁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도시 미학(美學)을 건설한다 현산은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 데 돈을 쏟아붓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빙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강남 파이낸스센터, 대전 월드컵경기장, 삼성동 파크하얏트 호텔, 용산민자역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사옥 등은 기능과 도시 미학을 동시에 만족시킨 건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운대 아이파크도 설계 단계부터 세계적인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정몽규 회장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2010년까지 국내 최고의 종합건설ㆍ부동산개발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력 사업인 주택과 SOC외에 해상교량, 수자원 분야, 에너지·발전 분야 공기업 인수에도 적극 뛰어들기로 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건국 60년의 경제는 한마디로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이적인 기록은 한국 경제의 저력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압축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 경제는 또다른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도전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다.60년간 우리 경제의 변천과 산업현장의 주역들인 기업의 눈부신 업적 등을 되돌아 보고 글로벌의 파고를 넘는 ‘60년의 미래’를 짚어본다. ■ 소비자물가·경제규모로 본 과거 60년 달걀 1개면 서울시내에서 버스를 5.5번 탈 수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달걀이 아주 귀했던 1948년 건국 시절의 얘기다. 당시 달걀 1개의 가격은 24.8원(圓)으로 서울 시내버스 요금 4.5원(圓)의 5.5배였다. 건국 60년을 맞은 2008년은 어떨까. 2008년에는 거꾸로 달걀을 5.5개를 모아야만 서울서 버스 한번 탈 수 있다. 달걀 한개 가격이 2008년 현재 163원, 서울시내 버스비는 900원으로 역전됐기 때문이다. 달걀은 60년 전에 비해 6572배(두 차례 화폐개혁 반영해 2008년 가격×1000)가 올랐지만, 서울시내 버스비는 달걀 상승분보다 3배 이상 더 올라 20만 배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신문이 19일 한국은행에 요청해 1948년 건국 이후 60년 간의 생필품 가격변동을 살펴본 결과다. 한은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60년 동안 1만 121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5만 2920배·쌀 1만 7943배 올라 상품별로 쇠고기(500g)는 255.8원(圓)에서 5만 2920배가 오른 1만 3537원이다. 돼지고기는 237.5원(圓)에서 8458원으로 올라 3만 5612배가 뛰었다.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오른 것이다. 한은 물가통계국은 “1945년에는 쇠고기는 15.8원인 반면 돼지고기는 21.7원으로 더 비쌌다.”면서 “일하는 소가 먹는 소로 인식이 바뀌면서 1948년부터 가격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소주는 83원에서 942원으로 1만 1349배, 밀가루는 102.1원에서 1454원으로 1만 4241배,80㎏ 쌀은 8875원에서 15만 9242원으로 1만 7943배 올랐다. 금 1g은 1401.6원에서 3만 1489원으로 2만 2466배 올랐다. 특히 광복부터 건국까지 3년간은 주요 생필품이 약 11배(1000%)가 올라,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고통받았던 서민들의 애환을 짐작할 수 있다. 주식인 쌀은 3년간 286.5원에서 8875원으로 약 31배가 상승했고, 서울시내 버스요금도 0.16원에서 4.5원으로 28배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로 살펴보면 1945년부터 ‘광복 60년’간 소비자물가는 약 11만배 상승했지만,1948년부터 ‘건국 60년’은 1만 2000배로 대폭 축소된다. 이 역시 건국 직전 3년간의 인플레이션을 짐작하게 한다. ●1인당 국민소득 1만9053배로 확대 건국이후 60년간 경제규모는 1만 9053배(달러 기준으로는 746배)로 확대됐다.6·25 전쟁이 끝난 해이자 통계작성 시점인 1953년 473억원(13억달러)에 불과하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07년에 901조 1886억원(9699억달러)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1인당 국민소득도 1953년 67달러에서 1995년 1만달러를 돌파했고,2007년에는 12년 만에 2만달러를 돌파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됐다. 경제성장률은 1954년 5.6%였고 2007년에는 5.0%였다. 자동차 총보유대수는 2008년 5월 현재 1667만대로 1945년의 7326대와 비교해 2200배가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 대수는 1955년 7대에서 2007년 408만 6308대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선박 건조량은 1만 8955대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교수가 보는 미래 60년 지역마다 고부가가치 산업 분산 통해 4만달러 시대로 “우리나라 휴대전화가 세계 ‘넘버 원’인 것은 국내의 소비자들이 가장 깐깐하기 때문입니다. 시민과 업체가 끊임없이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찾은 결과죠. 이는 집중을 통해 ‘2만달러 시대’를 맞이했다면 다양한 목소리들의 분산을 통해 4만달러 시대로 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모든 유행어는 시대의 조류를 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88만원 세대’라는 표현이 유행어로 떠오른 것은 20대 비정규직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는 전직 말지 기자인 박권일씨와 함께 저서 ‘88만원 세대’를 내놓으면서 시대의 화두를 던진 경제학자다. 우 교수는 지난 60년의 한국 경제를 ‘압축성장’이라는 단어로 정리한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지만 경제적인 불균형이란 부작용을 낳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균형을 푸는 게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라고 우 교수는 지적한다. 이는 유럽의 예와 같이 국가도, 시장도 아닌 ‘시민’이 경제 활동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크게 국가가 운영하는 경제와 시장 중심 경제로 구분한다면 스위스나 덴마크 등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은 협동조합 등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4만달러 시대’를 맞았습니다. 자원투입형 경제는 이미 ‘과거의 유산’이라는 뜻이죠.”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에서,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한국 경제의 수준을 감안했을 때 물량을 투입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존의 구조는 불가능하다는 게 우 교수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우 교수는 기존의 양을 늘리는 ‘집합의 경제’가 아닌 질을 높이기 위한 ‘분산의 경제’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좋은 국민경제’의 틀을 갖추는 것은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분산의 경제는 구나 동 등이 실제로 한 단위가 돼 경제 활동을 펼치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 경제가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 분야에 충분한 사회적 투자가 진행돼야 하죠.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3∼4년 만에 몇 배의 이윤을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투자하고 연구하겠습니까. 결국 독점과 투기를 줄이지 않고서는 좋은 국민경제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규모를 키워 2만달러 시대를 맞았다면 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의사소통을 활발히 진행시켜야 4만달러 시대로 갈 수 있습니다.” 우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조언한다.90년대 초부터 10년 동안의 헤이세이 공황을 겪었지만 교토 등 지역 경제는 중앙과 달리 탄탄하게 유지됐다. 그래서 다시 안정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역이 중심이 된 분산의 경제는 자연스레 대규모 공장 대신 경쟁력 있는 소규모 공장 체제로 재편된다. 이때의 자원은 석유가 아닌 지식과 문화다. 우 교수는 “우리는 훌륭한 전통을 물려받은 문화국가인 데다 지난 30년 동안 공업을 발전시켜 본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스위스의 시계브랜드인 스와치 등과 같이 지역에 맞는 정밀기계나 소재, 정밀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킨다면 전 국토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성장 중시<60·70년대>→세계화·IMF체제<90년대 초·중반>→분배<2000년대 전후> 경제 패러다임 변화 ‘성장, 분배, 그리고 세계화.’ 우리나라 경제의 60년을 농축하고 있는 키워드다. 1960년대 경제 개발은 성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였다고 볼 수 있다.1·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은 경제도약의 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1970년대는 중화학공업과 수출 중심의 정책이 추진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새마을운동이 도입된 것도 이 때다. 매달 대통령의 수출확대회의 주재,10대 종합상사 설립 등 전폭적 지지로 10년간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46%였다. 지난 77년에는 수출 100억달러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한 수출지상주의는 대기업이 재벌로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성장이 이데올로기화되면서 정치·사회발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1·2차 석유파동과 만성적인 물가상승 등으로 ‘복부인’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10·26사태 직후인 1980년 경제성장률은 -2.1%,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8.7%였다. 자연스레 안정성장에 초점이 맞춰졌고, 연 평균 물가성장률을 5%의 틀로 만든 것도 이때부터였다.80년대에는 북방외교 추진, 과거 공산권 국가와의 교류 및 교역확대, 해외투자 증가 등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무리한 성장정책과 노동력 착취 등은 노사분규를 태동시키는 요인이 됐다. 1993년 등장한 문민정부는 ‘세계화’의 흐름이 경제정책을 주도했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고 우리나라는 다음해인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이에 따른 외환규제 완화는 외환위기를 부르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외환위기는 경제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확 바꿨다. 전면적 구조개혁이 이어졌고 무리한 성장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으로, 한편으로는 ‘성장의 그늘’로 여겨진 소외계층에 대한 분배정책이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분배정책에 치중했던 참여정부는 2003년 경제성장률이 3.1%로 뚝 떨어지면서 저성장 논란에 휩싸였다. 동시에 성장과 분배, 그리고 세계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정책적 우선순위를 놓고 적잖은 논쟁을 불러왔다. 분배중심의 경제정책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성장과 글로벌 경제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연평균 7% 경제성장,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7대 경제강국을 의미하는 ‘747공약’도 이런 토대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섬유·가전으로 성장…반도체·車로 글로벌 기업 배출 80년대 이후 수출 효자 ‘선박’ 대표기업 수출품 변천사 1980년대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한 식당 주인에게서 변상 요구를 받았다. 세탁기가 막혔으니 물어내라는 요구였다. 서비스팀이 출동해 조사해보니 배수관에 감자 껍질이 무수히 쌓여 있었다. 세탁기에 감자를 넣고 돌리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는 경험담이 입소문을 타면서 식당 주인들이 너도나도 감자를 ‘빤’ 것이다. 처음엔 “황당한 요구”라며 실소하던 삼성전자는 그러나 결국 세탁기를 고쳐줘야 했다. 제품 설명서에 ‘빨랫감 외에는 넣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년 뒤 미국에서 애완고양이를 목욕시킨 뒤 털을 말리려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고양이를 잃은 할머니에게 이 전자레인지를 수출한 일본 가전업체가 수억달러를 물어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역시 ‘음식물 외에는 넣지 말라.’는 경고를 빠뜨린 탓이었다. 일련의 이 사건들은 삼성을 비롯해 앞만 보고 내달리던 국내 기업들에 ‘소비자의 권익’을 의식하게 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사회 책임’을 고민하게 했다. ●철광석·포목·오징어로 버텼던 ‘기업 태동기’ 한국 기업의 역사는 1896년 서울 배오개 고개에 둥지를 틀고 옷감 등을 내다팔던 박승직상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의 두산그룹 효시다. 구인회상점(1931년,LG 모태), 삼성상회(1938년, 삼성 모태), 현대토건사(1947년, 현대 모태), 선경직물(1953년,SK 모태) 등도 잇따라 태동했다. 하지만 근대 기업이 본격적으로 뿌리내린 것은 1950년대 중반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미국 달러화에 의지한 ‘원조 경제’ 시대였다. 김성수 경희대 교수는 이 시기 경제의 특징을 “돈벌이 자체에 집착한 천민형 자본주의”라고 정의했다. 주된 수출품도 가공하지 않은 원재료였다. 지식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1961년 수출 1,2위 상품은 철광석(530만달러)과 중석(510만달러)이었다. 오징어(5위)와 활선어(6위)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섬유·가발·가전 꽃피운 ‘고도성장기’ 70년대 들어 한국 경제는 질적으로 도약했다. 중공업 비중이 1975년 처음으로 경공업과 같아지더니 이내 역전했다.‘국산 1호’ 타이틀을 건 치약, 라디오, 전화기, 흑백TV, 세탁기, 자동차 등이 줄줄이 쏟아졌다. 중동 특수가 일면서 건설업도 급성장했다.70년대가 LG(당시 금성)의 시대였다면 80년대는 현대의 전성기였다. 그래도 수출 저변은 섬유·의류산업이 떠받쳤다. 1970년 섬유는 단일품목으로 무려 3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그 유명한 가발(3위) 수출도 이 때 이뤄졌다. 정부 주도 ‘계획경제’의 빛과 그림자가 심화된 것도 이 무렵이다. ●반도체·자동차·선박 앞세운 ‘글로벌 성장기’ 80년대 말의 3저(低) 호황과 88서울올림픽 개최에 힘입어 정부와 기업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노사분규도 급증했지만 ‘고도성장’에 묻혔다.1995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매출 증가율(27.7%)과 영업이익률(11.3%)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고 기록이다. 산업구조에도 또 한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반도체, 선박, 컴퓨터, 철강 등이 수출 주력상품으로 전면 부상했다. 반도체는 1992년 수출 1위 품목(68억달러)으로 처음 올라선 뒤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동차도 ‘포니 신화’를 연 지 20년 만인 1995년, 연간 100만대 수출을 돌파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이’ 1997년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경제가 크게 휘청댔다. 재계 판도도 바뀌었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서열 1위(자산 기준)는 현대(54조원)였다. 삼성은 52조원으로 2위였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올 4월, 삼성(144조원)은 현대차(74조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혔다. 롯데가 ‘빅5’로 올라선 것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해서다. 반면, 대우, 한라, 진로, 고합, 해태 등 10개가 넘는 재벌그룹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벤처 버블 붕괴’의 고통도 뒤따랐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해외 현지생산 확대 등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주주 자본주의가 뿌리내린 것은 이 시기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IT 경쟁력으로 中 추격 막아야” 미래 성장모델은 “회사가 10년,20년 후에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5년 전에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으로 10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5년간을 여러분(임직원)이 그냥 까먹었다. 이대로 가면 5년 안에 망한다.”(최태원 SK그룹 회장)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M&A)에 대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실행역량을 강화하라.”(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미래를 걱정하는 대기업 총수들의 발언에는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냉혹한 ‘비즈니스 정글’의 생존명제가 녹아있다. 멈추는 순간 쓰러지고마는 굴렁쇠처럼 진화의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 기업은 언제건 과거의 영화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변화·혁신 없인 지속적 성장 어려워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55년 국내 100대 기업에 들었던 곳 가운데 50년이 흐른 2005년에도 순위에 들어있는 곳(상호변경 포함)은 CJ,LG화학, 현대해상, 한진중공업,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 등 7개에 불과했다. 기업집단으로 따지면 64년 10대그룹 중 지금도 10대그룹인 곳은 삼성과 LG뿐이다. 변화와 혁신은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특히 앞으로는 한국기업 고유의 성장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따라 배울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았다. 미국식이나 일본 또는 유럽식 경영모델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 따라가면 됐다. 실제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런 벤치마킹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다르다. 김신(경희대 교수) 한국기업경영학회장은 국내기업에 특징적으로 부과된 과제를 ▲소유와 경영에서 어떠한 기업행태를 만들어 내느냐 ▲한국기업이 처한 기업지배구조를 어떠한 방식으로 선진화하느냐 ▲초일류 기업으로서 어떠한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느냐 ▲이제까지 세계가 보지 못했던 혁신 제품을 어떻게 개발하느냐 ▲선도기업으로서 국제가격과 기술주도권을 어떻게 획득하느냐 ▲한국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로 요약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앞으로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업의 장점과 단점,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여기에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변수들을 집어넣어 우리만의 새로운 기업모형과 경영이론을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활용도에 미래경쟁력 달려 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첫머리에 꼽는 것이 세계의 공장 중국의 활용이다. 거의 모든 산업부문에서 중국의 맹추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버릴 것과 살릴 것을 명확히 구분해 강점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재단 전망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이동통신장비, 디지털TV, 냉연강판 등은 2010년 중국 우위로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MP3플레이어 등에서는 이미 2004년을 전후로 중국에 역전을 허용한 상태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지칭하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을 필두로 베트남·인도네시아·터키·멕시코 등이 꼽힌다.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비상하고 있는 중동 등 산유국도 국내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쟁취해야 하는 주력시장이다. ●규모 큰 세계시장에 집중 투자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고 세계시장 규모가 큰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도 중요하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제품·서비스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등의 결합·융합 부문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IT 분야의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에너지, 헬스케어, 환경 등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연료전지 등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산업, 건강과 장수의 꿈을 실현하는 생명산업, 개인과 기업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부티크·투자은행 등이 유망분야로 꼽힌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석유공사 대형화에 19조원 투입

    석유공사 대형화에 19조원 투입

    한국석유공사에 2012년까지 19조원의 실탄이 투입된다. 이 돈으로 이미 석유가 나오는 유전 등을 사들여 하루 생산량을 지금의 6배로 키운다. 자생력을 갖춘 자원개발 부문은 따로 떼내 증시에 상장한다. 지주회사 신설이나 한국가스공사와의 합병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자금 조달 등 넘어야 할 산도 험난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꿈꾸는 대형화 밑그림 지식경제부는 12일 이같은 내용의 석유공사 대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금은 탐사광구 위주로 사들였지만 앞으로는 생산광구나 석유개발회사를 직접 인수한다. 이렇게 해서 하루 5만배럴인 공사의 생산량을 2012년 30만배럴로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이다.30만배럴이면 세계에서 60위 정도가 된다. 지금은 1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1166만배럴)의 0.4%에 불과하다. 기업을 인수할 때 고용도 적극 승계해 취약점인 전문인력을 보강(500명→2500명)할 방침이다. 자본금(4조 7000억원→10조원)과 자산(9조 4000억원→30조원)도 2∼3배 키운다. 개발부문을 자회사로 떼내 2012년 상장시키더라도 가스공사처럼 공기업 형태는 유지한다. ●지주회사·합병 포기한 까닭 이재훈 지경부 2차관은 “석유공사와 달리 가스공사는 상장기업이라 소액주주의 반발, 합병비율 산정 등 현실적 어려움이 많아 통합안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의 거센 반발도 합병을 체념케 한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 차관은 “지주회사를 두면 옥상옥이 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방해할 수 있어 그 방안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쇠고기 문제 등 여러 난제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현 시점에서 지주회사로의 수술도 힘에 부친다는 현실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로 하여금 서로 공조한다는 서약을 하게 했다. 해외 신규사업에 공동 참여하고 연구개발(R&D)센터도 공동 운영한다. ●재원조달 어떻게…효율성 보강도 과제 정부가 ‘차선’으로 택한 ‘나홀로 대형화’가 그나마 효력을 내려면 19조원의 실탄이 차질없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는 우선 추가경정예산으로 6000억원을 배정하고 내년부터 해마다 8000억원씩 총 4조 1000억원을 국가예산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나머지 약 15조원은 외부에서 빌리거나 국민연금·민간기업 등의 출자를 끌어들일 방침이다. 정부 생각대로 거액의 뭉칫돈이 움직여줄지는 미지수다. 추경 요건에 해당되는지도 논란거리다. 가스공사와의 전략적 제휴는 ‘형식’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계속되는 고유가로 전 세계 생산광구 가격이 많이 뛴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자칫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이 차관은 “생산광구 가격이 원유 오름세보다는 안정적이어서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반박했다. 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해관계가 복잡해 정부가 지주회사나 합병 방식을 포기한 것은 심정적으로는 이해되지만 역량 분산, 컨트롤 타워 부재, 비효율성 등의 문제를 수반한다.”며 “3차 오일쇼크 등의 위협을 감안할 때 궁극적으로는 지주회사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26) 두산중공업

    [한국의 대표기업] (26) 두산중공업

    1999년 재계를 뜨겁게 달궜던 ‘핫 이슈’는 한국중공업(한중)이었다.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삼성, 현대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이 군침을 흘렸다. 매각절차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재계의 기싸움은 치열했다. 언론은 앞다퉈 시시각각 바뀌는 판세를 분석했고, 피 말리는 전초전 속에 하나둘 후보주자가 떨어져나갔다. 이듬해 12월. 마침내 최후 승자가 가려졌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고 대어(大魚)로 꼽히던 한중은 뜻밖에도 두산에 돌아갔다. 만약 한중이 이때 두산에 팔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조세연구원은 “국민 세금 4000억원이 축났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대로 공기업으로 있었다면 해마다 매출액이 10%씩 감소, 정부가 경영 손실분 3934억원을 메워줘야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연구원이 발표한 ‘공기업 민영화 성과분석’ 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민영화 덕분에 국민 호주머니가 털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두산이 아닌 다른 그룹에 인수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 가정에 대한 답은 없다. 확실한 것은 두산의 한중 인수가 성공적 M&A의 단골사례로 인용된다는 사실이다. 한중은 두산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뒤 흑자 기업으로 변신했다. 지난해 매출 4조원, 순익 3000억원을 기록했다. 민영화 당시 3800원이던 주가는 30배 가까이 치솟았다. 주당 10만원대다. 시가총액으로도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2000년 짜릿한 ‘한중(韓重) 인수전’ 승리 한중 인수는 두산에도 큰 기회였다.OB맥주 중심의 소비재 그룹에서 중공업 그룹으로 180도 변신했기 때문이다. 그 기폭제가 두산중공업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인수전 당시를 회고하는 두산맨들은 “커다란 모험이었다.”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당시 중공업계는 외환위기 이후 전반적 경기 침체로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실정이었다. 발전소 주문은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그나마 수주가 성사돼도 가격이 턱없이 낮았다.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가 “적자 공기업 인수는 절대 안 된다.”며 한사코 반대했던 일화는 잘 알려진 뒷얘기다. 두산중공업은 안팎의 우려를 털어내고 2004년 턴어라운드(적자→흑자)에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7조원어치 수주를 따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당초 2009년 달성을 목표했으나 2년 앞당겨 조기 달성했다.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해수 담수화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1위 위상을 확고히 굳혔다. 일각에서는 주특기 방식(다단증발·MSF)에 비해 역삼투압(RO) 방식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올 3월 쿠웨이트의 3억 2000만달러짜리(3200억여원) 대형 RO방식 담수 플랜트 공사를 따냄으로써 이같은 평가를 보기 좋게 불식했다. 발전 플랜트 시장에서도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인도 문드라 석탄화력발전소(12억 2000만달러), 두바이 제벨 알리 M1 복합 화력발전소(11억 4000만달러) 등 1조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가져왔다. 지난해 발전 설비로 올린 수주만도 40억달러(4조여원)가 넘는다. 정부가 발표한 ‘2007 해외플랜트 수주실적’에서 두산중공업은 당당히 1위(56억달러)를 차지했다. ●대우조선 인수로 다시 한번 ‘비상(飛上)’ 노린다 담수·발전 분야의 세계적 강자로 자리매김한 두산중공업은 미래 먹거리의 하나로 친환경 사업에 눈돌리고 있다. 산소만을 연소시켜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는 친환경 석탄발전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신·재생 에너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풍력발전 연구도 추진 중이다. 정부가 국책과제로 선정한 3㎿급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다.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에도 진출했다.300㎾급 독자모델 구축을 목표로 100%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또한 정부 지원사업이다. 이렇듯 분야별로 앞선 기술이 많다 보니 정부 지원사업이 유난히 많다. 두산맨들의 유별난 자부심도 여기에 근거한다.“단지 사(私)기업의 영리 추구만이 아닌, 대한민국 경제를 일군다.”는 자부심이다. 아직 M&A 절차가 시작되지 않아 공개 언급을 자제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도 강한 의욕을 드러낸다. 이미 그룹 계열사(두산엔진)에서 선박엔진을 만들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종합 중공업그룹으로의 비상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방점인 ‘조선’이 꼭 필요하다는 구상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LG전자 사업 ‘재정비’

    LG전자 사업 ‘재정비’

    LG전자가 사업구조를 뜯어고친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거나 해외로 아웃소싱한다. 태양전지·정수기 등 에너지 및 건강(헬스)분야 신규사업을 강화한다. 해당분야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 중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 인수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하이닉스 인수 등 반도체 사업은 다시 하지 않는다. 남용(59) LG전자 부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초미의 관심사인 GE 가전사업 인수설과 관련, 남 부회장은 “전세계 가전시장의 구도를 바꾸고 LG전자의 실적에도 굉장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인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1907년 설립된 GE 가전사업부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이 주력이다. 매각 예상가는 50억∼80억달러(약 5조∼8조원)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LG전자, 삼성전자, 중국 하이얼, 독일 보시앤드지멘스 등을 유력 인수후보로 꼽는다. 남 부회장은 “(방한 중인)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을 만날 계획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남 부회장은 “앞으로 5년 안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겠다.”고 공언했다. 철수사업의 기준은 “현금 흐름”이라고 공개했다. 예컨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사업은 “수익성이 낮지만 현금 흐름이 양호해 계속 가져가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투자를 통해 ‘현상 유지’만 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일부 생산라인의 아웃소싱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가에서는 PDP사업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PC·MP3사업 등에 대해서도 남 부회장은 “휴대전화와 연결되는 기술과 인력이 많다.”며 휴대전화 사업으로 부분 흡수할 뜻을 내비쳤다. 남 부회장은 “TV나 휴대전화도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은 저가모델은 아웃소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력 재배치와 감원이 불가피해 보이는 대목이다. 남 부회장은 “잉여인력 재훈련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A도 예고했다. 그는 “매출 44조∼46조원짜리 회사가 두자릿수 성장을 하려면 내부 사업만 갖고는 어렵다.”며 “에너지, 웰빙·헬스케어, 기업간 거래(B2B) 등 진출을 확정지은 신규사업 분야에서는 자체 투자와 M&A 성장 방안을 모두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최고경영진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으로 채운 남 부회장은 궁극적 지향 목표에 대해 “국적없는 마케팅 회사”라고 잘라 말했다.“고객의 요구를 뛰어넘어 고객조차 아직 깨닫지 못하는 수요를 한발 앞서 파악,(연구개발·기술혁신·마케팅 등)모든 활동의 중심을 고객에 놓겠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마케팅 예산을 4억달러(약 4000억원) 더 배정했다. 동석한 더모트 보든 최고마케팅책임자는 “(6개월 근무 결과 내린)LG의 최고 강점은 열린(open) 조직이라는 것”이라며 ‘국적없는 마케팅회사’의 변신을 자신했다. 잇단 외부인사 영입에 따른 내부 반발기류와 관련, 남 부회장은 “박탈감을 느끼는 이는 (전체 임직원 8만 2000명 가운데)500명”이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중랑구 첫 대형병원 서울의료원 29일 착공

    중랑구 첫 대형병원 서울의료원 29일 착공

    시립 서울의료원(조감도)이 29일 중랑구 신내동 신내2 택지개발지구에서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신축공사에 들어간다. 27일 중랑구에 따르면 이번에 지어지는 서울의료원은 지역 내에 조성되는 유일한 대형병원으로,2010년 3월에 완공된다. 3만 8139㎡ 부지에 건축 연면적 9만 2884㎡, 지하 3층 지상 13층 규모다. 초현대식 건물 안에 620개 병상과 첨단 의료장비를 갖추게 된다. 공사에는 시비 2422억원이 투입된다. 또 22개 진료과목과 건강검진센터, 심·혈관센터, 암센터, 재활센터, 응급의료센터 등이 들어선다. 서울대학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중국 베이징시 로하 의원과 제휴해 심장수술, 장기이식술, 뇌종양 절제술 등 고난도의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중랑구 주민들은 지역내 의료시설이 부족해 입원환자의 70% 정도가 노원구나 동대문구, 구리시 등 다른 지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대형 종합병원인 서울의료원이 완공되면 이같은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구 관계자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서울의료원이 이 지역에 건립됨에 따라 중랑을 비롯한 동북부 서울의 의료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메이저 병원 입김작용?

    메이저 병원 입김작용?

    정부가 지난 22일 의료기관 평가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평가기준을 급작스럽게 바꾼 것<서울신문 24일자 1·9면>은 ‘메이저’종합병원측의 이의제기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의료기관평가위원회’에선 이를 놓고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보건복지가족부가 파행으로 마무리된 위원회의 형식적 위임을 받고는 공식발표 반나절을 앞둔 시점에서 임의로 기준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지난 22일 의료기관 평가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평가기준을 급작스럽게 바꾼 것<서울신문 24일자 1·9면>은 ‘메이저’종합병원측의 이의제기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의료기관평가위원회’에선 이를 놓고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보건복지가족부가 파행으로 마무리된 위원회의 형식적 위임을 받고는 공식발표 반나절을 앞둔 시점에서 임의로 기준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앞서 복지부는 “내부 논의 뒤 복지부가 평가위원회에 먼저 제안해 위원회의 충분한 토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었다. ●병원측 이의 제기에 3시간만에 파행 25일 보건의료노조 등 시민·사회단체와 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개최된 의료기관평가위원회는 복지부의 설명과 달리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위원은 “평가발표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이 맞섰고, 참석한 메이저병원측 관계자들은 ‘지표별, 점수별로 발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특히 평가의 핵심인 ‘임상질지표’와 관련해선 먼저 메이저병원측 인사가 “‘모성 및 신생아’항목에 문제가 많다.”고 이의를 제기한 뒤 찬반양론이 맞섰다. 시민·사회단체쪽 위원들은 “복지부가 지난해 5월 주변 반대를 무릅쓰고 4개 부문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뒤 평가를 추진해온 만큼 예정대로 하라.‘모성 및 신생아’항목에 특별히 하자가 있다면 다른 항목도 예외일 수 없다.”며 반박했다. 결국 이날 위원회는 평가방식에 대해선 론도 내리지 못한 채 위원 중 한명이 제안한 “여기서 결정내는 것은 힘들다. 복지부가 정황을 판단해 결정하라.”는 형식적 위임방식으로 3시간 만에 사실상 파행됐다. 복지부는 지난해 5월 ‘임상질지표’를 새롭게 병원평가에 도입하면서 ▲폐렴 ▲수술감염 예방적 항생제 사용 ▲중환자실 ▲모성 및 신생아 등 4개 항목을 공표하기로 약속했었다. 또 4개 항목 중 고관절치환술, 심장수술 등 6개 수술별 평가로 구성된 ‘수술감염 예방적 항생제 사용’에 대해서도 급작스럽게 6개 수술 가운데 4개 이상 평가자료를 제출한 기관 중 우수기관을 선정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한 평가위원회 위원은 “임상질지표 전문위원회의 의견이라지만 평가위원회에선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면서 “부문별 수술의 질을 평가해야지 이를 합산해 점수를 낸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모성 및 신생아´ 항목에 순위 뒤바뀌어 공교롭게도 이같은 복지부의 입장 변경 뒤 ‘모성 및 신생아’항목에 발목이 잡혀 평균 90점이상(우수기관)에서 탈락했던 분당서울대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등은 우수기관으로 지정됐다. 반면 수술별 제출건수가 미달된 마산삼성병원, 광주기독병원은 탈락했다. 이들 지방병원은 임상질지표에서 전체 1,2위를 기록했었다. 한편 복지부는 25일 서울신문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서울신문이 공개한 문건은) 의료기관평가위원회 개최를 위해 19일 작성한 심의안건 초안”이라며 “자료에는 기관별 점수가 높은 10대 병원의 명단과 평균점수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평가위원회 위원인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은 “실제 회의에 제공된 문서에는 점수나 명단이 없었고, 형식과 내용도 모두 다르다.”면서 “이는 발표직전 (복지부의) 내부문건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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