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일자리 약속’ 지킨다..삼성 상반기 대규모 공채 돌입
글로벌 경기 침체, 실적 악화 등으로 올해 대기업 취업 문이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8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19개 계열사가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모집 공고를 내고 채용 절차에 들어갔다. 삼성은 국내 5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이날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곳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삼성전자판매 등이다.
지원자들은 이날부터 15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채용 절차는 3월 직무적합성평가, 4월 삼성직무적성검사, 5월 면접 전형, 6월 채용 건강 검진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95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채를 실시하며 지금껏 유지하고 있는 삼성은 1993년에도 국내 기업 최초로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도입하는 등 ‘인재제일(人材第一)’ 경영 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인사 제도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삼성 관계자는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삼성은 미래 인재 육성 차원에서 올 상반기 신규 채용 규모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규모 공채는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21년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와 삼성은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약속한 바 있다.
삼성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4만명 이상을 채용한 바 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2022~2026년까지 5년간 8만명을 신규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규 채용 규모를 기존보다 20% 이상 늘려야 한다. 삼성 관계자는 “통상 채용 규모가 연간 1만명 수준인데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