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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 삼성처럼 인재 우대… 종이왕국 ‘큰 소나무’ 키워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 삼성처럼 인재 우대… 종이왕국 ‘큰 소나무’ 키워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경영의 가장 큰 모토로 ‘인재제일’을 꼽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교육, 문화, 언론, 출판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이 회장의 지론은 1965년 새한제지 인수로 이어졌다. 사명을 전주제지로 바꾼 1968년 본격적인 신문용지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고, 후발주자임에도 단기간에 국내 최대 제지회사로 발돋움했다. 1991년 대기업 분리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높아지자, 이병철 회장의 장녀인 이인희(86) 고문은 전주제지를 삼성그룹에서 분리해 사명을 한솔제지로 바꿨다. ‘크다’는 뜻을 가진 ‘한’과 ‘소나무와 우두머리’를 상징하는 ‘솔’의 합성어인 한솔의 사명은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순우리말로 지어진 이름이다. 이 고문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한솔을 키워 나갔고, 구성원들의 신분과 처우 역시 삼성과 동등하게 보장하며 사기를 북돋웠다. 이후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분야로 진출하며 종합제지회사로 성장했다. 제지산업 분야의 수직 계열화 확대를 통해 원료 생산에서 제품 판매까지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쌓았다. 30년간 탄탄대로를 달리던 한솔의 가장 큰 위기는 3세 경영 전환의 시기에 찾아왔다. 이 고문의 세 아들 중 장남인 조동혁(64) 한솔그룹 명예회장은 금융업, 차남인 조동만(61) 한솔그룹 전 부회장은 정보기술(IT) 사업, 삼남인 조동길(59) 한솔그룹 회장은 제지산업을 각각 맡아 ‘한솔삼분지계’가 이뤄지는 것 같았다. 당시만 해도 조 전 부회장이 후계자로 알려질 정도로 한솔그룹은 IT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외환위기 사태 등으로 금융업과 IT 업종 진출이 실패하자 그룹 전체가 급격히 흔들렸다. 이때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이 고문이다. 이 고문은 다시 전면에 나서 신문용지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PCS 018사업자였던 한솔엠닷컴을 KT에 넘기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4~5년간의 위기 국면이 마무리되자 이 고문은 2002년 삼남인 조동길 회장을 그룹 대표로 내세웠다. 조 회장 체제의 한솔은 ‘조용하고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 순위는 10위권에서 50위권까지 떨어졌지만, 2002년 조 회장 취임 당시 2조원대였던 그룹 연 매출액은 현재 5조원에 육박한다. 조 회장은 제지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구조를 제지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다른 분야 진출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현재 한솔그룹의 핵심은 여전히 한솔제지와 한솔아트원제지, 한솔페이퍼텍 등 제지사업이다. 이 밖에 친환경 건축자재 기업인 한솔홈데코, 첨단 화학소재 업체인 한솔케미칼, IT부품 및 소재 기업인 한솔테크닉스 등의 소재사업군, 플랜트 전문 기업 한솔EME, 발전보일러 전문기업 한솔신텍, 제3자 물류 전문기업 한솔로지스틱스, 종합레저 업체인 한솔개발, 종이류 유통업체인 한솔PNS, 종합 IT솔루션 기업인 한솔인티큐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솔그룹은 2015년을 ‘제3의 창업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발표한 상태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각오다.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핵심 계열사인 한솔제지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하는 게 골자다. 투자회사를 가칭 ‘한솔홀딩스’로 전환하고 자회사 사업 관리, 브랜드·상표권 관리 등 지주회사의 역할과 함께 투자사업을 맡긴다. 신설 사업회사인 한솔제지는 기존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등 각종 종이류 제조업을 계속한다. 분할 기일은 내년 1월 1일, 한솔홀딩스의 분할 변경상장과 사업회사인 한솔제지의 재상장 예정일은 1월 26일이다. 현재 한솔그룹 지배구조는 ‘한솔로지스틱스→한솔제지→한솔EME→한솔로지스틱스’로 이뤄진 순환출자 구조다.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하게 되면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의 3단계 구조가 돼 단순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삼성 인사맨’에게 주어진 관피아 척결 소명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006년 펴낸 저서 ‘부의 미래’에서 시대 변화를 좇는 기업과 정부의 속도를 각각 100마일과 30마일로 규정한 바 있다. 적자생존을 설파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대입시킨다면 시대 변화에 굼뜬 관료 조직이 이끄는 사회는 그만큼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신설한 국무총리실 산하 인사혁신처의 초대 수장으로 ‘삼성 인사맨’ 이근면 삼성광통신 고문을 발탁한 것은 그래서 사뭇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소 극단적으로 본다면 지금의 관료 조직은 ‘세월호 이후를 위한 혁신’의 대상이지 결코 주체가 아님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알려진 대로 이 신임 처장은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로 35년간 인사관리 업무를 책임진 인사 전문가다. 정보기술(IT) 관련 특허를 여럿 갖고 있으면서도 기업 대표나 심지어 조직 행정이 전공인 대학 교수들에게까지 인사조직 관리를 강의하고 인사 관련 저서도 다수 펴냈을 정도로 기업 인사 분야에서 높은 식견을 자랑한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김광웅 서울대 교수가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맡으며 공직인사 개혁을 주도한 적은 있으나 민간 기업의 인사 전문가가 공직 개혁을 주도할 자리에 앉은 것은 이 처장이 처음이다. 그만큼 공직 인사 개혁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예사롭지 않음을 말해 준다고 하겠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관료사회의 적폐, ‘관피아’의 굴레를 걷어 낼 주체는 관료사회가 될 수 없으며, 민간의 전문 역량을 빌려 공직을 개혁할 뜻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일개 기업의 인사 전문가가 어떻게 거대 관료 조직을 개혁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은 충분히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본다. 관료사회의 지금 모습을 만든 긍·부정의 요소들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한 개혁은 변죽만 울리고 끝날 공산이 크다. 그동안 정부 각 부처에 많은 민간 인사들이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투입됐다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퇴출된 전례도 많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더욱 공직 혁신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가 중요하다. 민간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손을 털 게 아니라 그가 개혁의 성과물을 만들어 내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인사혁신처의 호흡이 중요하다. 인사수석실이 장·차관 등 정무직 고위 공직자 인선과 검증에 주력하고, 인사혁신처가 일반 공무원 인사관리를 중심으로 충원 시스템 개혁과 관피아 척결 방안 모색에 힘을 쓴다면 역할 중복 논란은 제기되지 않을 것이다. 이 처장은 ‘미래를 내다보는 인사’를 강조해 왔다. 이제 실행하고 입증해야 한다. 세월호가 부여한 소명을 허투루 여기지 말기 바란다.
  • 호암 추모식, 범삼성가 올해도 각자

    19일 진행되는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27주기 추모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범삼성가(家)가 개별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1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19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리는 추모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사장단 50여명이 참석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도 참석한다. 이 부회장은 추모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이 회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1월 19일 진행된 추모식은 2012년까지는 삼성, CJ, 한솔, 신세계 등 범삼성가의 공동행사로 치러져 왔다. 하지만 삼성과 CJ 간 상속 분쟁이 불거진 2년 전부터 같은 날 그룹별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삼성가 친인척들이 지난 8월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재판 중인 이재현 CJ 회장에 대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추모식에서 일가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CJ, 한솔, 신세계그룹 관계자들은 삼성이 추모 행사를 마치고 난 뒤 오후에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CJ, 한솔, 신세계 모두 임원단 위주로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식과 별도로 진행하는 이 선대 회장의 제사는 예년처럼 CJ그룹 주재로 이날 저녁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지낸다.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조동길 회장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서는 지난해 홍라희 관장과 이서현 사장이 참석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18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400대 억만장자 순위에서 56억 달러(약 6조 1000억원)로 세계 252위에 올랐다. 이 부회장의 순위는 지난 9월 360위권(43억~44억 달러)이었지만, 지분 11.25%를 가진 삼성SDS의 상장 덕분에 순위가 껑충 뛰었다. 국내에서 이 부회장보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이건희(94위) 회장과 서경배(228위) 아모레퍼시픽 회장, 정몽구(235위) 현대차그룹 회장뿐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재용과 마윈/안미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이재용과 마윈/안미현 경제부장

    삼성SDS가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그런데 시끄럽다. 새삼스러울 것 없는 기업 상장 소식이 신문 지면과 직장인들의 안주상에 오른 것은 상장에 종종 따라붙는 ‘대박’ 소식 때문이다. 대박의 주인공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남매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이다. 이 회사의 주식 11.25%를 갖고 있는 이 부회장은 17일 종가(33만 8500원) 기준으로 평가액이 3조원에 이른다. 들인 돈(100억여원)의 300배다. 두 여동생(부진·서현)은 물론 두 샐러리맨(이학수·김인주)도 각각 1조원 안팎의 주식 재산을 확보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 부회장 3남매가 7조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고 공격한다. 하지만 아직 팔지도 않은 주식을 놓고 시세차익 운운하는 것은 정치 공세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불법으로 얻은 이익을 환수하는 이른바 ‘이학수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법이 만들어져도 소급 적용은 불가능하다. 부당 취득 과정에 죄가 없는 이 부회장 3남매는 더더욱 대상이 안 된다. 이 모든 논란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건희 회장과 이 회장의 핵심 심복이었던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터무니없는 가격(7150원)에 헐값 발행해 이 회장의 3남매에게 몰아줬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도 주식을 배정받았다. 법원은 죄를 물었고 이 회장 등은 증여세와 배임에 따른 손실액 등을 모두 물어냈다. 사법부의 판단은 그것으로 끝이 났다. 이제와 수백 배의 차익을 올렸다고 강제로 토해 내라고 할 수는 없다. 불법으로 취득한 두 심복의 주식도 당시에 환수했어야 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그러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을 가능케 한 우리 법 체계의 허점을 반성하고 보완하는 노력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법 체계를 떠나 소급 적용하거나 이중처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배가 아파도 할 수 없다. 그런데 말이다. 당사자들도 그럴까. 뭐가 뭔지 잘 모르던 젊은 시절 아버지가 주길래 받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황금방석이었고, 좀 더 알고 보니 그게 떳떳지 못한 방법으로 불린 것이라면….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몰랐다는 이유로,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큰 돈을 마냥 깔고 앉아 있기에는 왠지 마음이 편치 않을 듯싶다. 오너 딸에서 엄연한 여성 최고경영자로 변신한 이부진·이서현 사장도 매한가지일 것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해 하루아침에 20조원대 거부(巨富)가 된 마윈 중국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부자가 되는 것은 고통”이라고 했다. “그 고통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의 사회 환원을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빌 게이츠는 나와 기부왕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혹자는 이 부회장이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과 경영권을 물려받으려면 엄청난 돈(상속세+주식 취득)이 들기 때문에 삼성SDS 상장 차익을 일부 내놓고 싶어도 못 내놓는 처지라고도 말한다. 팔면 바로 큰돈이 되면서도 그룹 지배구조에 가장 영향이 적은 게 삼성SDS 주식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과 네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 마윈은 그랬다.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 게 어렵다”고. 대한민국 대표 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이 마윈과 ‘기부 경쟁’을 벌이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아버지 대(代)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hyu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CJ그룹] 유산 소송·구속·투병… 삼성 장손家 비운 딛고 재기 몸부림

    CJ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소월로2길 1층 로비에는 창업자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좌상이 벽면 부조로 조각돼 있다. 또 CJ그룹 식품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건물의 1층 로비에도 그의 흉상 홀로그램이 있다. CJ그룹이 삼성그룹과 계열 분리됐더라도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이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라는 그룹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장손가의 비운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가(家) 장자의 재산 상속 소송으로 껄끄러워진 집안 관계를 비롯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유전병까지 앓고 있는 이재현 회장의 비운이 그렇다. 삼성가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과거부터 이어져 온 삼성가와의 크고 작은 갈등은 세간의 관심을 끌곤 했다.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83) 전 제일비료 회장이 냈던 재산상속 소송이 대표적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장자이지만 후계 구도에서 탈락한 뒤 야인이 됐다. 잊혀졌던 이맹희 전 회장이 2012년 2월 다시 목소리를 냈다. 그의 누나이자 이병철 회장의 차녀인 이숙희(79·구자학 아워홈 회장 부인)씨 등과 함께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차명재산인 4조 849억원 상당의 주식과 배당금을 돌려 달라”며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주식 인도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당시 법원에서 이맹희 전 회장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이 넘어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관심이 집중됐었다. 한쪽에서는 재벌가 유산 소송이라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 소송에서 이맹희 전 회장은 1·2심에서 패소한 뒤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사건은 비교적 싱겁게 끝났다. 이맹희 전 회장 측은 “재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간 관계”라고 상고 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맹희 전 회장은 현재 폐암으로 일본에서 투병 중이다. 아들 이재현 회장은 건강 문제와 재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1600억원대의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총수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도 공백이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다. 그의 건강 상태는 구속되면서부터 공개된 바 있다.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부인인 김희재(54)씨의 신장을 이식 받았지만 수술 후 면역거부반응과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또 말초신경과 근육이 점차 소실되는 삼성가의 유전병으로 알려진 CMT(샤르코-마리-투스)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이 회장은 서울대병원 암병동에 입원 중이며 오는 21일 구속집행정지 기간 만료를 앞두고 상고심 재판부에 연장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룹의 미래는 이 회장과 부인 김희재씨 사이에서 낳은 1남 1녀에 달려 있다. 자녀들의 나이도 어리고 이 회장도 경영자로서 젊기에 후계구도를 말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예사롭지 않아 자녀들은 향후 승계를 위해 현업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사원-대리-과장-부장’ 등 대부분의 직급을 거쳤던 것처럼 자녀들도 사원부터 시작해 현장 중심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다. 딸 이경후(29)씨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학위를 딴 뒤 2011년 7월 CJ주식회사 사업팀으로 입사했다. 사업팀은 각 계열사의 사업전략 수립 및 관리, 신사업 기획 등을 추진하는 부서다. 이씨는 사업 전반에 대해 익힌 뒤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과장으로 승진했다. 남편인 정종환(34)씨는 이씨가 미국 유학 중에 만났고 같은 컬럼비아대학원을 졸업해 뉴욕에 있는 씨티은행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CJ그룹의 해외법인인 CJ아메리카에서 근무 중이다. 아들 이선호(24)씨는 누나와 같은 컬럼비아대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한 뒤 지난해 7월 CJ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방학 때마다 CJ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인턴을 하며 오래전부터 그룹 일을 배워 왔다. 현재 CJ제일제당 BIO사업관리팀 소속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CJ그룹] 이재현 회장, 청바지 차림에 피자 먹으며 E&M 사업 승부수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CJ그룹] 이재현 회장, 청바지 차림에 피자 먹으며 E&M 사업 승부수

    1993년 제일제당(현 CJ그룹)의 상무였던 이재현(54) 회장은 당시 33세의 나이에 삼성그룹과 떨어지고 난 다음의 그룹 앞날을 고민했다. 제일제당은 국내 최고의 식품기업이었지만 이것만으로는 그룹의 미래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제일제당을 중심으로 한 식품기업으로서의 뿌리는 지키되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고민 끝에 선택한 게 문화 사업이었다. 할아버지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평소 “문화 없이는 나라도 없다”며 이 회장에게 강조한 것도 한몫했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 콘텐츠를 만들기보다는 먼저 해외 유명 엔터테인먼트사의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결심했다. 무작정 시작하기에는 국내 제작 인프라가 너무 보잘것 없었고, 경험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마침 1994년 미국의 유명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68)와 월트디즈니스튜디오 사장 제프리 캐천버그(64), 음반업계의 실력자 데이비드 게펜(71)이 함께 만든 ‘드림웍스’가 외부 투자 30%를 받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이 투자 의사를 밝혔고 CJ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회장은 미국으로 직접 가 스필버그 감독의 개인 스튜디오인 ‘앰블린’을 찾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의 한 기업인이지만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딱딱해 보이지 않도록 청바지에 티셔츠, 운동화 차림으로 가서 피자를 주문해 스필버그 감독과 함께 먹으며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1995년 4월 29일 제일제당이 드림웍스에 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실렸다. CJ그룹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스필버그 등 3명과 이재현 회장, 당시 제일제당 멀티미디어 사업부 이사였던 이미경(56) CJ그룹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드림웍스로부터 CJ에 영상 관련 기술 지원과 아시아지역 영화배급권(일본 제외)을 받게 됐다. 설탕으로 시작한 국내 최대 식품기업이 수많은 문화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글로벌 문화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CJ그룹은 1995년 5월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를 한 지 약 20년이 지난 현재 총자산 24조 1210억원, 계열사 73개사, 국내 14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2년 ‘제일제당’이라는 기존 사명을 CJ로 바꾸면서 사업도 다각화하게 됐다. 이재현 회장은 CJ그룹이 단순히 식품기업을 넘기 위한 비전을 세웠다. 그 결과 ▲식품&식품서비스(CJ제일제당,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바이오(CJ제일제당 바이오부문, CJ헬스케어), ▲신유통(CJ오쇼핑,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 ▲엔터테인먼트&미디어(CJ E&M, CJ CGV, CJ헬로비전) 등 4대 사업군을 완성했다. 사업 다각화의 결과는 뒤집힌 매출액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2012년 상반기에 그룹 창업 이후 처음으로 신유통사업군의 실적이 식품&식품서비스 사업군의 실적을 넘어섰다. 2012년 상반기 기준 신유통사업군의 매출액은 4조 5790억원으로 그룹 전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인 39.8%를 차지했다. CJ그룹은 GLS로 물류 사업에 첫 진출한 1998년 이후 2000년 39쇼핑(현재 CJ오쇼핑)을 인수했고 2002년에는 CJ올리브영을 만들면서 국내 최초로 헬스&뷰티 스토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2011년에는 물류업계 1위인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생활문화기업에 한 발 더 나아갔다. 현재 CJ그룹에서 눈에 띄는 부문은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부문이다.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이재현 회장의 첫 승부수였다. 설탕·바이오(CJ제일제당)에서 번 돈을 E&M(엔터테인먼트&미디어)로 날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랫동안 적자가 나는 데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한결같이 투자해서 최근 빛을 보고 있다. CJ그룹은 1995년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사업에 첫발을 들인 후 1996년 멀티플렉스 극장 ‘CGV’를 만들었고 1997년에는 음악전문채널 ‘엠넷’을 인수했다. 대한민국에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슈퍼스타K’, 케이블 드라마의 성공 사례를 보여준 ‘응답하라 시리즈’ 등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미래를 내다본 투자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또 최근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및 배급을 맡아 대박을 터뜨린 작품으로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다 관객인 1760만명을 동원한 영화 ‘명량’이 있다. 하지만 CJ그룹이 항상 탄탄대로를 걸은 것만은 아니다. 이재현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총수 부재로 CJ그룹은 위기를 겪고 있다. 이 회장은 구속 전 CJ그룹의 미래를 해외 진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2010년 5월 7일 CJ그룹의 제2도약을 선언하며 2020년 그룹 매출 100조원 가운데 70%를 해외에서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제1의 CJ그룹이 한국에 있다면 제2의 CJ는 중국, 제3의 CJ는 베트남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2010년 베이징국제공항에 한식 브랜드 ‘비비고’의 문을 연 데 이어 현재 뚜레쥬르, 빕스, 투썸 등이 진출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CJ그룹] 스필버그 감독·김용 세계銀 총재… 화려한 해외 인맥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CJ그룹] 스필버그 감독·김용 세계銀 총재… 화려한 해외 인맥

    ‘미국의 유명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에서 고(려)대경제인회까지.’ 이재현(54) CJ그룹 회장과 이미경(56) CJ그룹 부회장 남매의 인맥망을 보면 무엇보다도 해외에서 화려한 인맥을 자랑한다. CJ그룹이 삼성그룹과 분리한 후 문화 사업으로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해외 유명인사들과 함께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그때부터 생긴 인연이 막강한 인맥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 인맥으로는 1995년 CJ그룹이 드림웍스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이뤄진 스티븐 스필버그(68) 감독과 제프리 캐천버그(64) 드림웍스 최고경영자(CEO)와의 인연이다. 제프리 캐천버그 CEO는 지난해 10월 CJ크리에이티브 포럼에 참가할 정도로 이 회장 남매와 20년 가까이 끈끈한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미키 리(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투자가 드림웍스 초기 정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할 정도로 각별한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 부회장의 해외 인맥이 두드러진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등을 제작한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퀸시 존스(81)는 2011년 내한해 이 부회장과의 만남에서 한국 음악에 관심을 갖게 돼 한국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음악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CJ그룹이 제2의 주요 사업지로 꼽는 중국시장에서 부동산 개발업체인 소호 차이나의 장신(49) CEO와 이 부회장의 인맥도 탄탄하다. 장신 CEO는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여성 CEO다. CJ그룹은 소호 차이나와 함께 중국에서 CJ의 외식 브랜드가 모두 입점한 CJ푸드월드를 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이 부회장이 하버드대 대학원 유학 시절 한국어 강의 모임을 이끌었고 이때 하버드 의대에 다니던 김 총재가 모임에서 2년간 수업을 한 번도 빼먹지 않고 한글을 배운 일화도 있다. 또 이 부회장은 김 총재가 다트머스대 총장 시절 다트머스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한국영화에 대한 강의를 요청받아 강단에 오르기도 했다. 이 부회장과 김 총재의 인연은 어머니 때부터 깊다.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81) CJ그룹 고문과 미국 UCLA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맡았던 김 총재의 어머니 김옥숙(81) 여사는 경기여고 동창생으로 학창시절에도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토종 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인맥은 경복고, 고려대(법대 80학번) 인맥으로 요약된다. 경복고는 정몽구(76) 현대차그룹 회장, 조양호(65) 한진그룹 회장, 구본준(63) LG전자 부회장, 허명수(59) GS건설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많이 배출했다.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46) 신세계 부회장도 경복고 후배다. 이 회장은 고대 출신 경제계 인사 등의 모임인 고대경제인회에도 꾸준히 참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대 출신인 이 회장은 법조계 인사들과도 교분이 깊다. 대표적으로 고대 법대 선배이기도 한 이기수(69) 전 고대 총장은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29)씨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기도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필묵도정(김정환 지음, 다운샘 펴냄) 서예가 송천 정하건의 60여년 서예 인생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낸 자전대담집. 유년 시절 처음 한문을 접한 순간부터 고학으로 졸업한 중·고교 학창 시절과 대학 시절을 두루 회억한다. 삼성그룹 창업자 고(故) 이병철 회장과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를 가르친 이야기도 있다. 448쪽. 3만원. 헝거 게임으로 철학하기(조지 A 던, 니콜라스 미슈 외 지음, 윌리엄 어윈 엮음, 한문화 펴냄) 고대 로마의 검투사 경기에서 모티프를 얻은 ‘헝거 게임’은 수잰 콜린스의 판타지 소설로,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플라톤, 칸트, 푸코 등 고금의 철학자들을 가상 동원해 미래 인간사회를 들여다본다. 400쪽. 1만 6500원.
  • [사설] 취업대란에 국회 정부는 뭐하고 있나

    내년에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잡는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새 대학을 졸업하고 백수로 노는 젊은이들이 서너 집 걸러 한 집씩은 꼭 있게 마련이지만 취업문이 더 좁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엔저(円低) 등 예상치 못한 대외변수로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내년에는 채용 인원을 올해보다 더 줄일 것이라고 한다. 주요 연구기관들도 내년도 일자리 수 증가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취업자 증가 인원이 올해 52만명에서 내년에는 35만명으로 무려 17만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내년 취업자 증가 인원은 7만~8만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돈 풀기 종료, 엔저, 유럽과 중국의 성장둔화 등 악재가 잇따라 겹치며 불확실성이 늘어난 것도 기업이 채용인원을 늘리면서 공격 경영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기업은 올해 이미 잇따라 인력을 감축했다. 내년에는 대기업 채용도 크게 줄겠지만, 덩달아 사정이 나빠진 협력업체인 중견·중소 기업들의 일자리는 더 많이 줄 것으로 우려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전체 인원의 10%가량이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생명보험사를 비롯한 금융권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 또 한번의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도 나온다. 그제 통계청이 처음 발표한 실질 실업률은 10%를 돌파했다. 취업준비생, 주부,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한 잠재실업자가 3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실업 문제는 심각하다. 이처럼 기존 일자리도 줄이는 판에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결국 취업시장에 숨통이 트이려면 경기가 살아나는 방법밖에는 없다. 경기가 회복되면 가계의 소득이 늘고 이 덕에 내수가 살아나고 다시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경제회복의 선순환 구도가 완성된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투자도 더 하고 사람도 더 많이 뽑는다. 일자리는 기업이 주도해서 만든다. 그렇다고 정부나 정치권이 아무것도 안 하고 손을 놓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고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건 정부의 몫이다.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 생산기반을 외국으로 옮겼던 기업이 돌아오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정치권도 조속한 경기회복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경기활성화 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구직자들에게 취업 체감온도는 이미 한겨울이다.
  • 차기생보협회장 삼성·한화·교보 ‘3파전’…10년 만에 ‘脫관피아’ 기대

    차기생보협회장 삼성·한화·교보 ‘3파전’…10년 만에 ‘脫관피아’ 기대

    생명보험협회 차기 회장을 놓고 업계 ‘빅3’(삼성·한화·교보생명)의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물밑에서 조용하게 회장을 선출한 손해보험협회와 달리 생명보험협회 차기 회장 출마자들은 적극적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은 차기 회장 선임에 일절 관여하기 않기로 하고 업계 자율에 맡겼다. 2005년 이후 10년 만에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아닌 업계 출신 회장이 나올 전망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과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대외 활동에 관심이 많은 이 전 사장은 본인 의지가 강한 데다 삼성그룹에서도 이 전 사장의 회장 취임에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 부회장도 일찌감치 차기 회장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지인들에게 전달했다. 신은철 전 한화생명 부회장은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일부 후보가 정치권에 줄을 대고 있다는 뒷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자율에 맡겼는데 벌써부터 이런저런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면서 “(금융 당국에) 공격당할 빌미만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생보협회는 1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해 18일 첫 회추위를 연다. 회추위는 회원사 대표 5명, 외부인사 2명 등 모두 7명의 회추위원으로 구성된다. 삼성, 한화, 교보는 회원사 대표 당연직 몫으로 회추위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회추위원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질지도 관심사다. 회추위가 단수 혹은 복수의 후보를 뽑아 총회에 추천하면 회원사들이 투표로 새 회장을 최종 결정한다. 앞서 손보협회는 사실상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을 추대했다. 김규복 생보협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8일까지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최지성, 이 부회장의 경영수업 ‘멘토’… 4대 사업 요직 두루 거쳐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최지성, 이 부회장의 경영수업 ‘멘토’… 4대 사업 요직 두루 거쳐

    3세 체제를 맞아 삼성그룹은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삼성 ‘토박이’와 외부 인재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삼성전자, 해외 사업부, 핵심 계열사에 고루 분포해 있다. 이 부회장 스타일에 맞게 국제 감각을 겸비한 ‘해외파’들도 뜨고 있다. 최지성(63) 미전실장(부회장)은 3세 체제를 상징하는 이 부회장의 대표 측근이다. 2010년 1월 삼성전자 대표이사(CEO·사장)를 맡아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였던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를 투톱 체제로 이끌었다. 2012년 6월부터 미전실장을 맡아 매끄러운 3세 승계를 위한 마무리 과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 5월 이건희 회장 입원 이후 매일 아침·저녁 두 차례 병상을 찾아 의식이 없는 이 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할 정도로 삼성그룹과 삼성가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높다. 2001년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돌입했을 때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 ‘멘토’, ‘가정교사’로도 불린다. 이 부회장은 2007년 1월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최지성 당시 정보통신총괄 사장의 기자간담회 자리에 깜짝 방문해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 특검 결과가 발표된 2008년 4월 이후 이 부회장의 ‘백의종군 시절’에도 해외 출장에 동행하며 줄곧 옆을 지켰다. 최 실장은 삼성전자의 4대 사업분야인 반도체, 모바일, TV, 디스플레이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무후무한 경력이다.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1981~1985년 회장 비서실(현 미래전략실) 기획팀에서 근무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전자로 소속을 옮겨 삼성전자 반도체판매사업부장(1996~1998년), 디스플레이사업부장(1998~2003년), 디지털미디어 총괄(2003~2007년), 정보통신총괄(2007~2009년)을 맡았다. 외유내강형으로 승부근성이 독하기로 유명하다. 198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인 소장으로 일할 때 1000 페이지에 달하는 반도체 기술교재를 통째로 암기해 부임 첫해 반도체 100만 달러어치를 팔았다는 일화도 자주 회자된다. 세계 각지에서 디지털 제품을 판다고 해서 ‘디지털 보부상’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최 실장 밑에는 이른바 ‘부산고 3대 천재’라는 장충기(60)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있다. 장 사장은 그룹 내 기획과 정보수집, 분석 등의 업무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실무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 컨트롤타워의 핵심이라는 데 이견이 별로 없다. 삼성전자의 이상훈(59) 경영지원실장·이인용(57) 커뮤니케이션 팀장·김상균(56) 법무실장 등 경영지원파트 3인방은 이 부회장 ‘친위대’다. 삼성전자의 곳간을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상훈 사장은 1982년 삼성전자 경리과에 입사해 주로 재무파트에서 근무한 ‘재무통’이다. 1999년 2월~2002년 1월 삼성전자 북미총괄 경영지원팀장을 맡아 당시 하버드대에 유학 중이던 이재용 부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전무를 단지 2년 만인 2007년 부사장, 2010년 사장으로 고속 승진해 삼성 3세 체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의 서울대 동양사학과 동문인 이인용 사장은 MBC기자 출신으로 2005년 홍보팀장(전무)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올 5월 현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실시된 사장단 인사에서 김상균 사장과 함께 미전실에서 삼성전자로 옮겨왔다. 보통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일정은 미전실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챙겼지만, 올 8월 올림픽 후원 연장, 9월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등 이 부회장 일정을 삼성전자 커뮤케이션팀에서 맡고 있다. 이 사장은 대외 소통을 강화해 삼성 비자금 사건 등으로 추락한 그룹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반도체 공장 직업병 문제 등을 맡아 성과를 내고 있다. 22년 판사경력의 김상균 사장은 2005년 부사장으로 삼성에 발을 들여 삼성특검에 대응한 측근이다. 김용철 전 구조본 법무팀장의 삼성 비자금 폭로 이후 인선이 까다로워진 법무조직 책임자를 10년째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이후 법무실은 국내법무팀, 해외법무팀, 준법지원팀을 비롯해 IP센터까지 산하조직으로 거느리게 됐다. IP센터는 2010년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 전쟁을 담당하고자 대표이사 직속으로 만들어졌다. 이종석(51) 삼성전자 북미총괄(부사장), 박재순(54) 중국총괄(부사장), 데이비드 은(47) 오픈이노베이션센터 부사장 등 ‘해외파’들도 뜨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국제감각을 중시하고 있어 앞으로 요직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이 부사장은 올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코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동행하는 등 이 부회장의 북미 지역 동선을 함께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 출신으로 P&G(샴푸제조사), 캘로그(시리얼제조사), 존슨앤드존슨(제약사) 등에서 근무하다 2005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박재순 부사장은 삼성전자 미국판매법인 상무를 맡고 있던 2007년 삼성전자 CCO(최고고객책임자)였던 이 부회장이 미국 등 해외 유력인사들과 교류할 때 인연을 맺었다. 2011년 입사한 데이비드 은 부사장은 이 부회장과 하버드대 동문으로 타임워너 통신그룹장을 맡았다. 이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2012년 신설된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 사장단 중에는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이 부회장 시대 가장 각광받을 사람으로 꼽힌다. 멕시코, 미국 등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유학파다.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지만 이듬해 그만뒀고, 제너널일렉트릭(GE)에서 18년간 근무했다. GE에너지서비스 글로벌 영업총괄 사장 등을 지냈다. 2007년 삼성전자 고문으로 복귀한 뒤,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문, 삼성SDI, 삼성카드에 이어 삼성물산에서 네 번째 사장직을 지내고 있다. 삼성카드로 있을 때 ‘숫자 카드’를 출시해 파란을 일으킨 삼성의 대표 혁신가다. 미전실에서는 정현호(54) 인사지원팀장이 눈에 띈다. 이 부회장과 1990년대 말 함께 미국 하버드 대학을 함께 다녔다. 올 초 총장추천제로 지역차별 등의 논란을 일으키며 삼성그룹 채용제도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직후인 올 5월 인사지원팀장에 임명됐다. 주로 감사·재무 파트에서 일해왔기 때문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재계 청와대’ 미래전략실의 운명은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맞아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향후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래전략실은 회장 비서실(1959~1998년), 구조조정본부(1998~2008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을 잇는다.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고 장기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계의 청와대’라 불린다. 하지만 그룹 총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직으로 쇄신 대상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실제로 2008년 4월 삼성특검 이후 삼성그룹 쇄신방안의 하나로 2년 8개월 동안 폐쇄됐다. 이건희 회장 경영복귀 이후 2010년 12월 부활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삼성 계열사의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 사업재편, 지분정리, 상장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실·차장 밑에 전략 1~2팀, 인사지원팀, 경영진단팀, 기획팀, 커뮤니케이션팀 등 6개 팀과 준법경영실로 구성된다. 전력1팀과 2팀은 각각 전자계열사와 비전자계열사의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경영진단팀은 쉽게 말해 감사팀이고 기획팀은 정보분석과 대관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 들어 미전실은 ‘지휘부’에서 ‘지원부’로 변화하고 있다. 2012년 최지성 미전실장이 취임 때 “미래전략실은 군림하는 곳이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 5월엔 미전실 팀장급 7명 가운데 김종중 전략1팀장(사장)을 제외한 6명이 교체됨에 따라 위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사장) 등 핵심 참모들이 각각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과 법무실장으로 내려간 것이 대표적이다. 이 자리에는 각각 조선일보 부국장과 부장판사 출신인 이준 전무와 성열우 부사장이 임명됐다.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간의 ‘직급 역전’이라는 파격이 일어난 셈으로 그만큼 현장을 강화했다는 의미다. 재계 일부에서는 3세 체제에서 미전실의 역할은 점점 더 축소되거나 해체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새로운 삼성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데 순환출자해소, 신수종 사업 발굴과 함께 미전실 해체가 좋은 카드로 거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권·윤·신’ 삼두마차가 이끌고… 김기남·이돈주 차세대 주자로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권·윤·신’ 삼두마차가 이끌고… 김기남·이돈주 차세대 주자로

    최근 ‘어닝쇼크’라는 말이 따라다니긴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중 매출 1위를 지키는 선두주자다. 출시 때마다 긴 줄을 서게 하는 인기 초절정 스마트폰인 ‘아이폰’ 제조사로 미국의 대표 IT 기업인 애플도 매출 면에선 삼성전자에 뒤진다. 애플의 지난해 매출액은 1709억 달러(약 186조 8791억원), 삼성전자는 228조 6900억원이다. 지난달 초 글로벌 브랜드 가치 평가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브랜드 평가에서 삼성전자는 7위를 차지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기업인 도요타(8위), 미국 맥도날드(9위), 디즈니(13위), 벤츠(10위) 등을 따돌린 것이다. 이런 위상만큼이나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언론에서 삼성전자 인사를 청와대나 장관 인사보다 크게 다뤄 민망하다”고 말할 정도다.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삼성전자 임원 구조조정 소식이 돌자 재계에서 삼성 퇴직임원 잡기 경쟁이 벌어질 정도다. 실제로 황창규 KT 회장이나 윤종룡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임형규 SK그룹 ICT 총괄 위원장(부회장) 등이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12월 이후 ‘이재용 부회장 원톱 체제’로 전환됐다. 아래에 DS(부품·디바이스솔루션), 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 등 3개 부문과 경영지원실을 두고 운영된다. 기존에는 전문경영인들이 이건희 회장 밑에서 각 사업총괄을 지휘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3개 사업부문장 모두 엔지니어 출신인데 올해 각 부문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DS 부문은 권오현(62) 부회장이 맡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로 1985년 미국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황 회장 등이 메모리반도체 전문가라면 권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전문가다. 1997~2008년 11년 동안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데이터를 단순 저장하는 역할만 한다면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 연산 기능을 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디지털카메라 이지센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 권 부회장을 부문장으로 삼은 건 시스템반도체를 메모리반도체만큼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인텔, 퀄컴 등 미국 기업은 물론 최근 타이완이나 중국기업들에도 밀리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모바일 대신 메모리반도체가 삼성전자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다시 주목받고 있어도 권 부회장이 “비메모리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다그치는 이유다. IM 부문은 신종균(58)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미스터 갤럭시’라고 불리며 2009년부터 무선사업부장을 6년째 맡아 오면서 갤럭시 신화를 써 내려간 주인공이다. 때문에 올 상반기에만 113억 4500만원의 급여를 받은 샐러리맨의 우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6조원 이상이었던 IM 부문 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대로 뚝 떨어져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 주 수입원이었던 모바일 사업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업체에 밀리는 처지가 됐다. 올 9월까지 6개월 이상 대외활동까지 뜸해 일부에서 연말 교체설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재용 부회장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을 만날 때 동행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부근(61) 사장이 이끄는 CE 부문은 그나마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이 특별히 아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겸임하고 있는 생활가전사업부가 내놓은 셰프컬렉션 등은 제품으로도 인기를 끌었지만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사장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소비자가전쇼(CES) 기조연설자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각 부문 아래 3~4개씩 모두 10개 사업부가 있다. 여기에 겸임인 자리를 빼고 7명의 사업부장이 있다. 이들 중 김기남(56) 반도체총괄(사장)이나 이돈주(58)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 등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81년 삼성에 입사한 김 사장은 33년 동안 삼성 D램 등 대표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해 온 반도체 전문가다. D램 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삼성 반도체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해 왔다. 2010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삼성 연구·개발(R&D)의 산실인 종합기술원 원장도 맡았다. 올 6월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 중인 우남성 사장이 이끌던 시스템LSI 사업부까지 맡아 반도체 총괄에 올랐다. ‘DS 부문 2인자’로 불린다. 이돈주 사장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30년 가까이 미국, 독립국가연합(CIS) 등 국외서 삼성 가전·IT 제품 판로 확대에 매진해 왔다. 지난 9월 전략스마트폰 갤럭시노트4의 국내외 출시 행사 전면에 등장해 ‘포스트 신종균’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 ‘고강도 개혁’ 51% 성장 주도

    삼성그룹 70여개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 인사 결과에 영향을 받는다. 200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오른 이후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올 연말 인사 때도 삼성전자, 삼성물산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가 삼성의 인사 의도를 파악하는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 물산과 함께 그룹 3대 축인 삼성생명은 김창수(59) 사장이 맡고 있다. 1982년부터 2011년까지 주로 삼성물산 인사·감사 부서에서 일해 왔다. 금융 경험이 없었던 2011년 삼성화재 대표를 맡은 이후 지난해 ‘금융계열사 맏형’ 삼성생명의 수장이 됐다. 삼성화재 대표를 맡아 지난해 월납환산 보장성보험 신계약을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시켰다. 삼성생명으로 옮겨 온 이후 올 4월 임원 12명의 보직을 해임하고 50개 팀을 40개 팀으로 감축하는 등의 고강도 개혁을 감행했다. 올 9월까지 누적 순이익 1조 1950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의 성장을 이끌었다. 삼성카드 대표는 삼성전자 인사팀장 출신인 원기찬(55) 사장이다. 1984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에서 인사부문에서만 근무해 왔다. 취임 이후 정보기술(IT)과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끌어들였다. 빅데이터가 이슈로 부각하자 이에 대한 사업 역량을 키우고자 해외 비즈니스 솔루션 전문가인 이두석 전무를 BDA(비즈 데이터 분석) 담당으로 영입했다. 이후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원에게 맞춤형 혜택을 자동으로 매칭해 주는 CLO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카드업계 정보 유출이 이슈가 되자 IT 정보 보안성 강화를 위해 성재모 전 금융보안연구원 연구위원을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로 데려왔다. 적재적소에 전문가를 활용하는 삼성전자의 인사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한 사례다. 올 9월까지 삼성카드 순이익은 2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성장했다. 규모는 작지만 오너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삼성SDS CEO들도 주목해야 한다. 기업공개(상장)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성과도 있다. 윤주화(61) 제일모직 패션 부문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통’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고 전동수(56) 삼성SDS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인사 때 ‘이색’ 업종으로 옮겨 가 화제를 모았다. 연말 상장으로 ‘특별임무’를 완수했다. 박상진(61) 삼성SDI 에너지솔루션 부문 사장 역시 삼성전자에서 글로벌마케팅 실장, 동남아총괄 부사장 등 해외 마케팅 업무를 주로 맡아 왔다. 이 부회장과 같은 경복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같은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이다. 2010년부터 삼성SDI를 맡아 삼성 5대 신수종 사업 중 2차전지와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용 배터리 등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미래 먹을거리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 4남매 중 셋째 이서현만 순탄한 가정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 4남매 중 셋째 이서현만 순탄한 가정

    지난해 이혼 건수가 11만여명에 달할 만큼 요즘 이혼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삼성가 3세들의 결혼 생활은 유독 평탄치 않다. 네 남매 중 셋째 이서현 사장만 평범하게 결혼해 탈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98년 아홉 살 연하로 당시 연세대 경영학과 학생이었던 임세령(37·현 대상그룹 상무·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딸)씨와 결혼했다. ‘미풍-미원 조미료 전쟁’을 벌였던 두 기업이었고 영호남 대표기업의 결합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져 화제를 모았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생전에 “세상에서 내 맘대로 안 되는 것이 세 가지 있는데 자식과 골프, 미원”이라고 했을 정도로 대상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을 아쉬워했다. 양가 어머니인 홍라희 리움 미술관 관장과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평소 미술 분야에서 교류해 오다 혼사를 성사시켰다. 두 사람은 아들(14), 딸(10)을 낳았다. 하지만 2009년 결혼 11년 만에 두 사람은 갈라섰다. 당시 박현주 부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오죽하면 아이를 낳고 10년 넘게 살던 주부가 이혼을 결심했겠냐. (딸이) 지난 몇 년 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해 이미 수년간 두 사람 간에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임우재 삼성전기 경영기획실장(부사장)과의 이혼 소송에 돌입했다. 이 사장은 1995년 대학(연세대 아동학과)을 졸업하고 삼성복지재단에 입사해 주말마다 한 장애인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삼성에스원 평사원이었던 임 부사장을 만났다. 이 회장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1999년 결혼에 골인했고 당시 재벌가 자녀와 평사원의 결혼이라는 흔치 않은 관계 때문에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후 불화설이 돌았지만 2005년 삼성전기 상무보로 등용되고 2007년 아들(7)을 낳으며 잠잠해졌다. 수년 전부터 별거 중이였던 두 사람이 왜 지금 소송을 제기했느냐를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이건희 회장 사후엔 이부진 사장의 상속재산까지 분할소송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막내 여동생 이윤형씨는 2005년 유학 중에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자 친구와의 결혼 문제를 놓고 부모와 갈등을 빚어 온 데다 유학 생활의 외로움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가 3세의 4남매 중 평범하게 결혼한 케이스는 셋째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뿐인 셈이다. 미국 뉴욕의 패션전문학교 파슨스 출신인 이 사장은 2000년 동아일보 사주 김병관 회장의 차남인 김재열(46·삼성엔지니어링 사장)씨와 결혼해 1남 3녀를 낳아 키우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 이재용의 삼성 만들기 20년…새달 승계 윤곽

    삼성그룹의 3세 승계 과정은 20년째 진행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최대 주주가 되도록 하는 큰 틀이 만들어졌고 올 연말로 예정된 에버랜드, 삼성SDS의 상장으로 승계 과정은 마무리 절차에 접어들었다. 첫 시작은 1995년 이건희 회장이 이 부회장에게 60억 8000만원을 증여하면서 시작됐다. 증여세 16억여원을 내고 나머지 돈으로 이 부회장은 1996년 상장을 앞둔 비상장사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사는 데 썼다. 상장 직후 주식을 팔아 1996년 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발행한 전환사채(CB)와 1999년 삼성SDS, 삼성SNS(지난해 말 삼성SDS에 합병)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했다. 특히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을 지배하는 핵심 계열사다. 하지만 낮은 발행 가격, 계열사 도움 등의 편법 상속 시비 끝에 2008년 특검 수사가 이뤄졌다. 이 일로 이 회장을 비롯한 많은 임원이 기소되고 유죄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비상장사에 대한 주식 인수 문제라 내부 주주가 없어 민사소송이 불가능한 점 등 때문에 이 부회장의 이들 계열사에 대한 지분 획득 자체는 정당화됐다. 12월이면 기나긴 승계 과정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상장으로 이 부회장은 최대 5조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일부 계열사를 분리할 때의 지분 정리 자금이나 상속세 비용 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다만 법무부가 추진 중인 상속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의 승계 시나리오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회장이 사망 이후 이 부회장에게 100% 지분을 상속하겠다고 유언을 남기더라도 재산의 50%는 의무적으로 나머지 상속자에게 물려줘야 한다. 현행법대로라면 홍라희 리움 미술관 관장이 받을 수 있는 상속분은 이 재산의 16.7% 정도다. 하지만 상속법이 통과되면 상속할 유산 중 배우자에게 선취분 50%를 의무적으로 떼어줘야 하기 때문에 홍 관장이 받을 수 있는 지분은 33.4% 정도로 커진다. 이 부회장 상속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 회장의 재산이 10조원 이상이기 때문에 법 개정으로 1조~2조원의 큰돈이 좌우되는 셈이다. 승계가 완성 되려면 3~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삼성그룹이 CJ·신세계·한솔으로 분리될 때는 긴 시간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건희 회장 병세 호전… “하루 15~19시간 눈 뜨고 있어”

    이건희 회장 병세 호전… “하루 15~19시간 눈 뜨고 있어”

    삼성그룹은 이달 10일로 입원 6개월째 접어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상태가 갈수록 호전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날 “하루 중 눈을 뜨고는 있는 시간이 정상인과 거의 같은 15~19시간 정도”라고 밝혔다. 또 “심장 기능을 포함한 신체 기능은 정상을 회복해 안정적인 상태”라면서 “훨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달 전에 비해 눈을 뜨는 시간이 10시간 정도 늘어나 의식회복에 가까워진 것으로 삼성 측은 기대했다. 삼성의료원 측은 이 회장의 구체적인 의학적 상태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지만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확실히 좋아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이런 회복세에 이 회장의 퇴원을 대비해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는 병원 침상이 들어갈 수 있는 의료용 승강기가 이미 설치된 상황이다. 하지만 추운 바깥 기온 등을 고려해 이 회장의 의식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봄이 되기 전에는 자택으로 옮겨지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 5월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 20층 VIP병실에 입원 중이다. 한편 이달 19일 경기 용인 선영에선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선대회장의 27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지난 8월 장손 이재현 CJ그룹회장을 선처해 달라며 삼성가 딸·며느리들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을 계기로 올 추모식은 3년 만에 삼성·CJ·신세계·한솔 그룹이 함께하는 가족행사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부재 중인 장손 이재현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부회장이 가족들을 대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 시진핑·앨 고어 등과도 친교…글로벌 CEO형 후계자 수업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 시진핑·앨 고어 등과도 친교…글로벌 CEO형 후계자 수업

    올해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지난 5월 아버지(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입원 이후 경영 전면에서 연매출 390조원(지난해 기준)의 삼성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등 국가주석급 인사들과 잇달아 만나 매스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삼성의 3세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한국 현대사의 모진 풍파에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앞선 두 세대와는 달리 이 부회장은 이미 삼성이 재계 1위로 우뚝 선 안정적인 환경에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자라났다. 재계에서는 그가 27세인 1995년 이미 후계 절차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당시 아버지 이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60억 8000만원을 이용해 계열사를 사고파는 과정을 거쳐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25.1%)가 됐다. 형들(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과 십수년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후계자로 낙점된 아버지 때와는 사뭇 다르다. 이 부회장은 서울 경기초(1981년), 청운중(1984년), 경복고(1987년)를 졸업했다. 삼성그룹 오너 아들인지 잘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평범했고 친구들과 잘 어울려 고교 땐 3년 내내 반장을 맡았다. 진로를 정할 땐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로 진학할 땐 할아버지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조언이 컸다. 대학 전공을 놓고 고민하자 이 선대회장은 “경영자가 되려면 경영이론도 중요하지만 우선 인간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야 한다. 학부 과정에서는 사학, 문학 같은 인문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은 외국 유학을 가서 배우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대학 3~4학년 때는 승마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이 부회장이 처음 승마를 배운 것은 1982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심하게 다쳤다가 승마로 완치된 이 회장의 권유 때문이었다. 1989년엔 국내 10개 대회 중 8개 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기량이 뛰어났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이 부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배운 골프에도 일가견이 있다. 이름난 골프광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2007년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가 중 골프 맞수로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이 부회장을 손꼽았다. 1995년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2001년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그가 미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유학했던 것 역시 아버지의 조언 때문이다. “미국을 먼저 보고 나서 일본을 나중에 보면 일본 사회의 특성, 일본 문화의 섬세함과 일본인의 인내성을 알지 못한다. 유학을 가려면 일본에 먼저 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뛰어든 건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재입사하면서부터다.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잠시 입사했으나 근무하지 않고 곧바로 유학길을 떠났다. 재입사 후 이 부회장은 한 해 100일 이상 해외 법인을 둘러보고 각국 주요 거래처와 접촉했다. 2003년 상무, 2007년 전무로 승진하면서 비교적 천천히 직급을 밟아 승진했다. 범(汎)현대가 3세로 두 살 아래인 정의선(44)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1999년에 상무를, 2002년에 전무를 다는 등 고속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경복고 후배로 이 부회장과 친하게 지내며 사석에서는 이 부회장에게 형이라고 부른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 역시 36세이던 1978년 이미 부회장(삼성물산)에 올랐다. 이런 더딘 승진은 확실한 기초를 만들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2007년 1월 언제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부회장이) 자격을 갖춰야 할 것 아니냐. 기초는 만들어 줘야 하지 않겠냐”면서 “고객과 실무 기술자, 연구소 등을 더 깊이 알도록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고객책임자(CCO) 등의 직함으로 해외를 돌며 이 부회장은 애플, IBM, AT&T, 소니, 닌텐도 등의 전자·통신업계 최고경영진은 물론 시 주석,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등 해외 유력 인사들과도 친분을 쌓았다. 이 부회장이 처음 경영에 뛰어들었을 땐 그의 능력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았다. 재입사 직전 이 부회장이 개인 자금을 투자(2000년 5월)한 ‘e삼성’이라는 벤처투자회사가 8개월 만에 2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내고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후 제일기획 등의 계열사가 이 부회장 지분을 넘겨받으면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4년 삼성과 소니의 합작사인 S-LCD(액정표시장치)의 등기이사를 맡아 삼성이 LCD부문 세계 정상급 기술·생산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은 이 부회장의 공로 중 하나로 꼽힌다. 2006년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소니를 꺾고 9년째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는 기틀도 이때 마련됐다. 2009년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로 승진했을 때부터 삼성전자는 사실상 이재용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이 회장은 2008년 삼성특검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 신화로 스마트폰이 세계 1위로 자리 잡는 데 이 부회장의 기여가 컸다”면서 “2012년 2년 만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을 때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건희에게 반도체가 있지만 이재용은 무엇을 보여줬나’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이 부회장이 중국 사업, 2차 전지 사업, 의료기기 사업 등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아직은 주주와 사회가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건희 현재상태 “한 달 전에 비해 눈뜨는 시간 10시간 늘어나”

    이건희 현재상태 “한 달 전에 비해 눈뜨는 시간 10시간 늘어나”

    ‘이건희 현재상태’ 삼성그룹이 6개월째 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상태가 갈수록 호전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날 “아직 의식은 없지만 하루 중 눈을 뜨고는 있는 시간이 정상인과 거의 같은 15~19시간 정도”라고 밝혔다. 또 “심장 기능을 포함한 신체 기능은 정상을 회복해 안정적인 상태”라면서 “스스로 움직이진 못하지만 훨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달 전에 비해 눈을 뜨는 시간이 10시간 정도 늘어나 의식회복에 가까워진 것으로 삼성 측은 기대했다. 삼성의료원 측은 이 회장의 구체적인 의학적 상태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지만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확실히 좋아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이런 회복세에 이 회장의 퇴원을 대비해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는 병원 침상이 들어갈 수 있는 의료용 승강기가 이미 설치된 상황이다. 하지만 추운 바깥 기온 등을 고려해 이 회장의 의식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봄이 되기 전에는 자택으로 옮겨지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 5월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 20층 VIP병실에 입원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 이부진, 면세점 사업 확대…이서현, 패션디자인 외길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 이부진, 면세점 사업 확대…이서현, 패션디자인 외길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41) 제일모직(패션부문) 사장이 오빠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 못지않은 경영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대원외고, 연세대 아동학과 출신으로 1995년 삼성복지재단에 입사한 이후 2001년 기획부장을 시작으로 호텔신라에 몸담고 있다. 2005년 상무, 2009년 전무로 승진했고 2010년부터 대표이사(사장) 자리에 올라 호텔신라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가장 큰 성과는 면세점 사업 확대다. 올 1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화장품 독점 운영권을 획득하는 등 해외 면세점으로 영역을 확대해 사장을 맡은 첫해 201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을 지난해 2조 863억원으로 10배 정도 신장시켰다. 꼼꼼한 경영 스타일도 주목받고 있다. 2009년부터 에버랜드(현 제일모직) 경영전략담당을 겸임하고 있는데 2009년 10월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구내식당을 불시 방문해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했다. 여직원들과 회식 후 종종 노래방에서 함께 어울린다. 올 3월엔 택시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회전문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는데 택시기사의 집안 사정이 딱한 걸 알고 변상을 면해 주기도 했다. 이서현 사장은 제일모직에서 패션디자인 외길을 걷고 있다. 2002년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지난해 사장에 올랐다. 2007년 매출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지면서 정체기에 접어들었던 빈폴을 연 10% 이상 성장하는 브랜드로 키웠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라는 평이다. 특히 2012년 출시한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첫해 600억원, 지난해 1300억원의 매출 성과를 거뒀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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