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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무너진다] 타산지석으로 삼자 (3)

    ‘자업자득이니 대가를 치러야 한다.’‘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으니 대책을 세워야 한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 조건으로 분양된 아파트 및 오피스텔의 입주시기에 맞춰 빚어지고 있는 입주대란과 주택업체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상반된 반응이다.주택시장이 불안하지만 대응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자칫하면 어렵게 잡은 집값이 흔들릴 수 있다.또 주택업체와 투자자가 자초한 일을 정부가 나서서 해소해 준다는 비난도 부담이다.지원시 나쁜 선례를 만든다는 것도 고민이다. 그러나 이를 방치,입주대란이 심화돼 주택업체가 부도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는 점에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전문가들은 섣부른 개입으로 건설업계에 ‘어려워지면 정부가 도와준다.’는 타성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대책보다 자생력 갖추게 해야 최근 일부 주택업계와 투자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스스로 자초했다.부동산투자붐이 일자 중도금 무이자 등을 내세워 투자자를 유인한 주택업체로서는 ‘유구무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원은 “대책보다는 정부는 당분간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그냥 놔둬야 기업 스스로 포트폴리오도 재구성하고,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자생력을 갖춘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주택업체도 책임이 있는 만큼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퇴출은 당연하다.”고 잘라 말했다.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위기에 처한 많은 주택업체들이 쓰러졌다.그러나 그보다 몇배가 되는 기업들이 지난 2001∼2003년 집값 상승랠리 때 빈사위기에서 벗어나는 행운을 잡았다.이렇게 되자 ‘역시 주택사업이 최고다.’라는 인식이 확산돼 신규진입도 늘었다.이같은 상황이 주택시장을 투기장으로 변질시킨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이다.실수요자도 아니고 이익을 노리고 ‘묻지마 투자’를 해놓고 이제 와서 손해가 예상되니 정부에 대책을 내놓으라는 것은 억지라 할 수 있다.주식시장에서 투자자가 손해봤다고 정부가 이를 보전해주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원천적인 잘못은 주택업체와 투자자에게 있는 만큼 책임 또한 스스로 져야 한다.”면서 “다만 부도시 일어날 수 있는 선의의 피해자를 위한 대책은 정부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탕냉탕식정책 환란 직후와 비슷 정부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금융위기 이후 경기진작을 위해 정부가 주택경기를 활용했다.또 주택경기 과열이 예상 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한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뒤늦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소나기식 대책으로 시장이 얼어붙어 거래중단 사태에 빠지자 연착륙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정부의 대증적 정책 운용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주택시장은 지금 거래가 거의 중단됐다.매물을 내놓아도 사줄 사람이 없어 기존주택 시장이 얼어붙고,덩달아 신규분양 시장도 같이 굳어버린 양상이다.용인이나 남양주 등지의 신규분양 주택 입주율이 저조한 것은 투자자가 많이 분양을 받은 탓도 있지만 실수요자들의 전세가 빠지지 않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온탕냉탕식 정책으로 전셋값이 급락,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내주기가 어려워진 것이다.마치 금융위기 직후와 같은 현상이다. 따라서 정부는 향후 주택정책을 펴는데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20년 가까이 ‘위기-정부의 진흥책-과열-위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에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잠금현상’에 빠진 시장에 어느정도 거래의 물꼬를 터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부연구위원은 “입주대란과 이에 따른 주택업체의 잔금대란은 2001,2002년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여기에는 기존 주택시장의 거래부진의 영향도 있는 만큼 거래세율 완화 등을 통해 거래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100년기업 100년상품] 100년기업 성공조건

    “회사가 10년,20년 뒤에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말에는 지속적인 성장유지에 대한 기업총수의 고민이 녹아있다.그러나 이것이 비단 이 회장만의 문제일 수는 없다. ●유럽·日 기업 평균수명 13년 최근 유럽의 한 컨설팅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 기업들의 평균수명은 단 13년에 불과했다.또 30년 안에 기업의 80%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에서도 2000개의 기술관련 기업을 조사한 결과,평균수명이 고작 10년이었다. 우리나라의 단명(短命)현상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65년 국내 100대 기업(금융회사 포함)에 들었던 곳 가운데 30년이 흐른 95년까지 여전히 이름을 걸치고 있는 곳은 제일제당,조흥은행,상업은행 등 15개에 불과했다.65년 10대 기업 중 95년에도 10대 기업에 들어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기업 운명이 이렇게 ‘파리목숨’일진대 한 회사가 100년을 넘게 존속한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임에 틀림없다. 서울대 학생들로 구성된 장수기업연구회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에는 서기 1000년 전후에 시작된 와인제조회사 ‘샤토 굴랭’이 여전히 활발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독일에는 1304년에 시작한 호텔기업 ‘필그림하우스’,영국에는 1541년 세워진 모직회사 ‘존 브룩’,네덜란드에는 1554년 설립된 비누제조회사 ‘데베르굴데한트’,핀란드에서는 1649년 시작한 가위제조회사 ‘휘스카스’가 있다.일본에서는 ‘공고구미’(金剛組)라는 건설회사가 578년부터 지금까지 1427년째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최고(最古)의 기업이래야 구한말에 세워진 100년 남짓한 곳들이 전부다.그나마 세는 데 다섯손가락도 다 필요없다.게다가 상업은행(1899년 설립)은 우리은행과 합쳐져 이미 뿌리가 사라졌고,조흥은행(1896년)은 신한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결국 지금도 유지되는 민간 100년 기업은 서울신문(1904년 대한매일신보)과 두산(1896년 박승직상점),동화약품(1897년 동화약방)이 고작이다.더구나 현재의 기업이름과 출범당시의 기업이름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으로 따지면 80년이 채 안된 유한양행(1926년)이 가장 오래됐다. 서울대 조동성 교수는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재벌그룹과 같이 외형과 이익이 큰 기업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장수하는 기업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면서 “특히 조흥은행과 상업은행의 사례처럼 장수기업을 지키는 데 관심을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수희 기업연구센터 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기원을 어디서부터 잡을지,기업의 연속성을 가리는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조차 제대로 연구돼 있지 않을 만큼 기업사 연구가 빈약하다.”면서 “상업과 공업을 천대했던 과거 전통 때문에 역사적인 뿌리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업 생태계 이해·활용 중요 최근 출간된 ‘100년 기업의 조건’(케빈 케네디 등 저,한스미디어 간)은 기업이 장수하기 힘든 이유로 성장에 따른 복잡성을 든다.시간이 지나면서 ▲혁신 ▲제품교체 ▲전략 ▲제휴 등 4가지 경영상 도전과 ▲학습문화 ▲리더십 ▲지배시스템 ▲이사회 감시 등 4가지 지배구조상 도전에 직면한다고 했다.일본 닛케이신문은 장수기업이 되기 위한 명제로 ‘변하지 않는 절대가치의 추구’를 든다.103년 된 미국 디즈니는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꿈을 주자’,137년 된 스위스 네슬레는 ‘좋은 음식과 좋은 삶’이란 이념을 간단없이 좇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존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경영학자들은 장수기업들 사이에 구체적인 실행차원의 공통점은 발견하기 힘들다고 말한다.한마디로 왕도(王道)는 없다는 것이다.이를테면 미국에서 일찌감치 포기한 그룹 계열화가 우리나라의 특수상황에서는 ‘재벌’이라는 형태로 성공했고 선진국에서 통하는 경영전략이나 지배구조,노사관계,임금구조 등이 국내에 그대로 통용되지 않는 것들에서 잘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하대 경영학부 손동원 교수는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그 기업이 처해있는 기업 생태계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미래기술을 잘 예측하는 산업적 리더십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한국경제 마음이 병들었다”

    우리 경제의 병인(病因)이 몸보다 마음에 더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경제할 능력도 저하돼 있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 ‘경제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이는 국제유가 등 대내외 악재가 걷혀도 경기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경고로,장기불황의 가능성마저 내포하고 있다.일시적 악재에 초점을 맞춰 만든 경제정책 처방전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은 이런 시각에서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최근 하반기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2002년 급증했던 가계빚이 이후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반면 소득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올라오지 않아 몹시 당혹스럽다.저축률도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이어서 뾰족히 다른 원인을 찾을 수도 없다.심지어 2·4분기에는 소비가 아예 하강곡선으로 돌아서 (거시경제를 예측하는 전문가로서) 깜짝 놀랐다.” 조 팀장은 그 원인을 ‘개별 경제주체의 자신감 부족’에서 조심스럽게 찾았다.미래에 대한 불안감,소득흐름에 대한 우려 등 내부적 요인으로 인해 개인은 소비를,기업은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4일 “지금 상황은 뭔가 애매하다.(경제가)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돌아가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병에 비유하면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환자와 비슷하다.”고 털어놓은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KDI 조동철 팀장은 “만약 이같은 심리적 요인이 더 크다면 지금의 소비·투자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삼성경제연구소도 시중에 돈이 풍부한데도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을 들어 투자 부진이 구조적 문제라고 주장했다.이는 곧 장기불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도 곁들였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당초 기대만큼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여성·노인 인력 등 아직도 투입가능한 생산요소가 많아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일축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놀라울 정도로 고비에 강한 국민성을 갖고 있다.”면서 “병 가운데 가장 고치기 힘든 것이 우울증과 무기력증이지만 이번에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KDI는 주요 정책의 결정시기를 가급적 앞당기고,그 전에라도 정책방향을 명확히 알림으로써 필요 이상으로 확산돼 있는 경제주체들의 불안감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상무는 “근로소득세나 이자소득세,법인세 등 세금을 깎아주는 것도 경제하려는 의지를 자극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국정현안 이렇게 풀자](1)국가경쟁력 키우자-대담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치 사회 경제 각 부문별로 개혁이 본격화되면서 해결해야 할 국민적 현안과 이에 대한 이해집단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이해가 상충되는 집단이나 계층간 갈등을 어떻게 조정해야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민생의 안정을 꾀할 수 있을까.18일로 창간 100주년을 맞는 서울신문은 5대 국정 현안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 대담을 통해 해법을 모색해본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처음 달성했다.그 후 10년.국민소득은 여전히 1만달러를 맴돌고 있다.‘잃어버린 10년’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그렇다고 조만간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노인인구는 늘어나고,신생아는 급감하는데 신(新)성장동력은 손에 잡히지 않는 까닭이다.민·관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만이 돌파구”라고 입을 모았다.그런데 방법론의 우선순위는 달랐다. 경제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재정경제부 박병원 차관보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느끼는 한,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은 요원하다.”며 시장경제를 수용하는 국민인식의 과감한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고 꼽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내년부터 매년 6%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장담한다.그러나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경기가 이미 꼭지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지난 5월을 기점으로 경기 풍향계가 ‘하향’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상반기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일각에서 더블딥(짧은 회복 뒤의 재침체)을 제기하지만 아예 추세적으로 경기흐름이 꺾인 것으로 보인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 동의하기 어렵다.실사지수라는 것이 대부분 서베이지수,즉 여론지수이다.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심리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5월에는 국제유가가 급등하고,미국의 금리인상 위험이 본격화되는 등 악재가 많았다.하반기에는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 개선되고,신용불량자 증가세도 떨어질 것으로 보여 실물지표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 적어도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우리 경제가 중병까지는 아니더라도 순환기적 장애를 앓고 있다는 점이다.일각에서는 체질은 튼실하니,일시적 경기조절 정책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병인(病因)을 찾아서 근본적인 치유를 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살아나기 힘들다. 지난 6년동안 기업 구조조정을 열심히 했지만 아직도 상장기업의 30%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다.또 시중에 돈이 충분한데도 신용경색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금융기관들이 160조원의 공적자금을 받고도 제대로 중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 옳은 지적이다.전통적인 거시경제정책으로 지금의 문제점을 치유하기는 힘들다.소비만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국내에서 충족이 안돼 해외로 옮겨간 수요 또한 적지 않다.골프니,병 치료니,자녀유학이니 해서 외국에 갖다 바친 돈이 얼마인가.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공장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심각하게 걱정하면서 서비스 수요가 빠져나가는 데는 둔감하다.정 전무만 해도 벌써 주장의 바탕에 제조업 중심의 사고가 깔려 있다. 정 (웃음)서비스산업이 취약해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는 동의한다.문제는 활성화 방법이다.한려수도나 제주도 등을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면 수조원의 돈이 들어간다.이 돈을 어떻게 동원할 것인가.해외자본을 유치하는 데는 제약이 많다.국내에서 이같은 자본력을 갖춘 곳은 제조업밖에 없다.제조업도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 박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게 뭐가 있나.없다. 정 왜 없나.출자총액제한제만 해도 투자를 가로막고 있지 않는가. 박 출자총액제한제는 얘기가 안된다.솔직히 예외규정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놨나.출자총액제한제 때문에 투자못한다는 주장은 무리다.그리고 핵심은 ‘자본 동원’이 아니라고 본다.문제는 국민의식이다.우리나라 국민들은 누가 아파트를 짓는 것은 봐줘도 아파트를 지어서 돈을 남기는 것은 못본다.다른 사람한테 제대로 된 사업기회를 주는 것을 특혜로 여긴다.국민들이 의식개혁을 하지 않으면 경제도약은 불가능하다. 구체적으로 국민의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인가. 박 시장경제를 수용하고,그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하다못해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지방에 들어가려고 해도 기를 쓰고 막는 게 우리 국민이다.당장 동네 구멍가게가 죽는다는 이유에서다.그러나 멀리 내다보면 대형 유통시설이 생겨야 고용도 훨씬 많이 창출되고 기존 영세 자영업자의 입점 기회도 생긴다.외국병원 유치도 마찬가지다. 정 수출과 내수의 선순환 고리를 다시 잇기 위해서는 가계와 기업의 투자여력 확대도 중요하다고 본다.가계만 하더라도 과다한 부채에 눌려 소비할 엄두를 못내고 있지 않은가.개인소득세를 과감히 깎아줄 필요가 있다.기업 법인세도 더 내려야 한다.정부도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경기조절 수단을 지금까지의 재정지출 위주에서 세제로 바꿔야 한다. 급격한 고령화와 출산율 급감을 감안할 때,성장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 그래서 정부가 10대 신성장동력을 제시하지 않았는가.여기에 농업과 서비스업을 추가해야 한다.정부관료들도 제조업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신성장동력에서 농업과 서비스업을 빠뜨렸다.경북 구미의 한 원예공단은 2만 5000평짜리 온실에서 한 종류의 튤립만 생산해 100명의 고용을 창출했다.2만 5000평이면 여섯 농가가 겨우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다. 정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모든 게 비슷한데도 농업생산성은 10배나 차이가 난다.원인은 누구한테 식민통치를 받았느냐에 있었다.산업혁명을 통해 대규모 생산을 경험한 영국이 말레이시아를,세금으로 노동력을 단순히 착취했던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지배했다.우리나라에서도 농업의 규모화,기업화가 시도된 적이 있다.현대그룹의 서산간척지가 그 예다.그런데 최근 들어 이 땅을 거꾸로 쪼개팔고 있어 안타깝다. 약해진 체질은 어떻게 개선하나. 정 외환위기 이후에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던 개혁정책,예컨대 부채비율·자기자본비율 규제 등을 지금쯤 되돌아보고 걸러줘야 한다.제2금융권 자금의 과다한 축소 등 일방적 규제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아울러 구조조정을 더 해야 한다.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과거 대기업 때처럼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인지,아니면 금융기관에 맡겨야 할 것인지 방법론의 고민은 남아 있지만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더 미룰 수는 없다. 박 동의한다.정부가 얼마전 중소기업 퇴출기준을 발표한 것도 그래서다. 정부가 성장을 의식해 구조조정을 다소 늦추고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박 구조조정의 개념부터 다시 정립해야 한다.흔히 자생력없는 기업을 퇴출시키는 것만이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좀 더 적극적인 구조조정은 업종 전환을 유도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게 해주는 것이다.시장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도 구조조정이요,개혁이다.대표적 사례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인데 일부 국민들은 이에 반대한다.국민의식이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의식전환을 계속 주장하는데 정부의 역할은 없나. 박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그런 시대는 이제 갔다. 정 그 부분은 견해가 다르다.영미식 시장경제를 아시아 국가,특히 한국에 그대로 접목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탠리 피셔 씨티그룹 부회장 등 외환위기때 한국경제를 영미식으로 바꾸라고 앞장서 외쳤던 사람들이 지금은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한국 경제는 스티글리츠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의 제안대로 ‘정부와 시장이 함께 주도하는 모델’로 가야 한다.즉,정부가 시장친화적 방식으로 마켓 메이커(시장 조성자)로서의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60∼70년대식 개발경제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 않겠는가. 정 그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시장이 독자적 힘으로 신사업을 창출할 능력이 있는 미국에서도 정부가 마켓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2006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TV에 디지털TV 리시버를 내장하도록 법제화시킨 것이 좋은 예다. 박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할 문제가 교육,즉 인적개발이다.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려면 양보다 질,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그러자면 교육의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그런데 정부 안에서조차 고부가가치는 괜찮지만 고급화는 곤란하다는 ‘모순된’ 발상이 있다. 정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쯤에서 성장과 분배 얘기를 안꺼낼 수가 없다. 박 성장이 먼저니,분배가 먼저니 하는 논쟁은 헛발질에 불과하다.조화의 문제이지,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정 20세기를 통해서 그 논쟁은 대충 끝이 났다. 행정수도를 옮기면 국가경쟁력이 더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는데. 정 행정수도 이전 자체로 국가 경쟁력이 약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다만,행정기능 분리 이후의 수도권 개발모델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국가경쟁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정부가 아직까지 이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해 속단하기는 이르다. 박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분명 살 길은 있다.전 국토의 5.6%에 불과한 토지이용률을 일본 수준(7.8%)으로만 끌어올려도 기회는 생긴다. 안미현 박지윤기자 hyun@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올 경제성장률 5%도 힘겹다

    ‘한국경제,잔치는 끝났다.’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경제 예측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가 ‘5%’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양상이다.4%대 추락을 점치는 관측도 적지 않아 올해 5%대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까지 추락해 더 비관적이다.이에 따라 경기회복세가 이미 꺾였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경기회복세가 아직 진행중이라며 낙관론을 펴는 기관조차 노무현 대통령이 제시한 ‘6% 지속성장론’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분명히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5.2%로 낮춰 잡았다.김중수 원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성장률이 5% 밑으로 더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자문위원들의 질문에 “국제유가가 변수”라며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분석작업을 주도한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국제유가가 당초 전망(26∼27달러 안팎)보다 훨씬 높은 배럴당 33달러로 예상되고,고용지표도 생각만큼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하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이 때문에 내수회복이 더뎌질 것이라며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3.3%→0.7%)도 대폭 내려 잡았다. 그동안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줄곧 주장해 오던 KDI는 이날 처음으로 ‘지체’라는 표현을 썼다.“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 진행돼 오던 경기회복세가 지체되는 모습”이라며 우울한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모건스탠리도 이날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9%에서 4.6%로 ,내년 성장률을 4.3%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이에 앞서 SK증권(5.2%→4.6%),씨티그룹(6.3%→5.0%) 등 국내외 기관들이 줄줄이 올해 성장률을 내려 잡았다.삼성경제연구소와 금융연구원도 곧 성장률 하향전망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KDI측은 “(일각의 관측대로)경기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옆으로 횡보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부터 잠재성장률 수준인 5% 안팎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 올 경제성장률 5%도 힘겹다

    올 경제성장률 5%도 힘겹다

    ‘한국경제,잔치는 끝났다.’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경제 예측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가 ‘5%’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양상이다.4%대 추락을 점치는 관측도 적지 않아 올해 5%대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까지 추락해 더 비관적이다.이에 따라 경기회복세가 이미 꺾였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경기회복세가 아직 진행중이라며 낙관론을 펴는 기관조차 노무현 대통령이 제시한 ‘6% 지속성장론’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분명히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5.2%로 낮춰 잡았다.김중수 원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성장률이 5% 밑으로 더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자문위원들의 질문에 “국제유가가 변수”라며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분석작업을 주도한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국제유가가 당초 전망(26∼27달러 안팎)보다 훨씬 높은 배럴당 33달러로 예상되고,고용지표도 생각만큼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하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이 때문에 내수회복이 더뎌질 것이라며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3.3%→0.7%)도 대폭 내려 잡았다. 그동안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줄곧 주장해 오던 KDI는 이날 처음으로 ‘지체’라는 표현을 썼다.“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 진행돼 오던 경기회복세가 지체되는 모습”이라며 우울한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모건스탠리도 이날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9%에서 4.6%로 ,내년 성장률을 4.3%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이에 앞서 SK증권(5.2%→4.6%),씨티그룹(6.3%→5.0%) 등 국내외 기관들이 줄줄이 올해 성장률을 내려 잡았다.삼성경제연구소와 금융연구원도 곧 성장률 하향전망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KDI측은 “(일각의 관측대로)경기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옆으로 횡보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부터 잠재성장률 수준인 5% 안팎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일 FTA 3년내 체결해야”

    재계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자동차·전자·석유화학·기계 등 양국간 가격경쟁이 치열한 수출 주력업종에 대해 관세인하를 가능한 한 유예해 줄 것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또 FTA 체결에 앞서 부품·소재분야 등 취약한 국내 산업에 대해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4단체는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일 FTA 대토론회’를 열고 재계의 이같은 방침을 결정했다. 현명관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한·일 FTA가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양국 FTA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 아직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부품·소재분야 등 취약 부문에 대한 실질적인 보완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또 대기업·중소기업 15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산업연구원(KIET)이 마련한 한·일 FTA 관세양허안 초안을 수용한 업체는 28.0%에 불과하고 나머지 72.0%는 단축 또는 유예 등의 조정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일 FTA는 경쟁력이 취약한 제조업분야의 대책을 마련하면서 2∼3년내에 협상을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정구현 소장은 ‘세계화전략의 필요성과 FTA추진 로드맵’이란 주제발표에서 “일본·중국·미국 등 강대국과의 FTA는 우리경제의 고도화를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인 만큼 현실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또 중국과 FTA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이행 등 중국의 내부정비가 완료되는 상황에 맞춰 협상을 시작해 앞으로 3∼4년내로 마무리 짓고,미국과는 일본·중국과의 FTA가 성공적으로 작동했을 때 시작해 5∼7년내로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소비회복 언제되나] (하) 있는 사람 쓰게하라

    정부와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부자와 월급생활자 등 소비여력이 있는 사람부터 돈을 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그러나 방법론에 있어서는 다소 달랐다.과감한 감세(減稅)정책으로 소비여력과 심리를 자극해야 한다는 주장과,서비스업 활성화 및 대대적 규제개혁으로 부자들의 해외소비를 국내로 돌리고 소비 유효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갑자기 커지는 감세론 최근 들어 부쩍 세금 감면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경제전문가들은 진원지가 ‘정치권’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워하면서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는 ‘카드’라고 주장한다.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내수회복이 내년에도 불투명한 만큼 일자리창출 외에 근로소득세와 법인세도 과감히 깎아줘 개인과 기업의 소비·투자여력을 늘려줘야 한다.”고 제안했다.동원증권 고유선 연구위원도 “근로소득세 인하를 통해 가처분소득이 채무상환 및 소비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해 근로소득세수는 8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000억원 늘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정부 재정지출을 줄인다면 감세정책도 충분히 검토해볼 만하다.”면서 “그러나 재정지출 감소없이 감세만 단행하면 재정건전성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규제개혁단 2년간 한시운영 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똑같은 1조원이라도 세금을 깎아주는 것보다 재정집행을 늘리는 것이 (경기부양에)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와 있다.”면서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한 감세는 선택과 집중이 안 된다는 점에서 소비 유효수요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국장은 “감세보다는 규제를 털어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규제정비→투자촉진→일자리창출→소득증가→소비증가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이를 위해 정부는 8월에 규제개혁단을 국무조정실 산하에 신설하고,2년간 한시운영한다.신규 규제를 주로 다루는 규제개혁위원회와 달리,규제개혁단은 7800개 기존 규제를 대대적으로 정비한다.이 국장은 “정부가 이미 발표한 중소기업·서비스업 활성화 방안,4조 5000억원 재정지출 확대방안 등이 효력을 내기 시작하면 하반기부터는 소비가 조금씩 살아날 것”이라면서 “별도의 추가 부양책은 쓰지 않을 방침”이라고 못박았다. ●부자들의 지갑부터 열어야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거시경제센터 소장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부자들마저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감세가 얼마나 소비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라면서 “대폭적인 규제완화와 경제정책 일관성 등 실질적인 투자·소비 유인책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부유층일수록 상대적으로 감세 혜택이 커 부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도 감세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한양대 나성린 교수도 “부자들이 골프나 자녀유학을 위해 해외에 뿌리는 돈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서비스업 활성화 등을 통해 부자들의 소비를 국내로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화증권 홍춘욱 팀장은 “기업의 접대비 지출 제한,경유값 인상 등 민간소비에 부정적인 정책들만 나오고 있다.”면서 “정부정책이 소비억제책에서 부양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부동산 보유세를 현재의 지방세에서 국세로 전환하고 특별소비세 등의 간접세 비중을 대폭 낮춰 ‘소비 여건을 조성하는’ 세제개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차 추가경정예산 규모(1조 8000억원)가 내수를 살리기에 턱없이 빈약해 2차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그러나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추가 추경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안미현 김미경기자 hyun@seoul.co.kr˝
  • [경제민생점검회의] 中企지원 종합대책

    [경제민생점검회의] 中企지원 종합대책

    7일 모습을 드러낸 중소기업 종합대책은 창업에서부터 금융·인력·구조조정 지원에 이르기까지 분야별 대책을 모두 담은 ‘종합선물세트’다.그러나 요란한 예고와 방대한 품에도 불구하고 세부방안이 미흡해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중기대책 왜 나왔나 크게 두가지다.당장은 중소기업발(發) 부실 뇌관을 제거하기 위해서다.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225조원으로 1997년 말(102조원)보다 두배 이상 급증했다.1년에 평균 22%씩 늘어난 셈이다.그러다보니 연체율 급증과 부실대출 증가가 부메랑이 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왔다.올 5월까지만 해도 금융기관은 4조여원의 중소기업 대출금을 떼인 것으로 드러났다.‘마이너스 대출’(크레디트 라인) 제도 확대,대출만기 장기화 유도,2조원대 ‘네트워크론’ 공급 등은 이같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마이너스대출 제도가 확대되면 1300여개 중소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창업·성장 등 발전단계별 맞춤형 서비스,1조원대의 중소기업 투자자금 조성,경영 쿠폰제 등은 고객(중소기업)과 눈높이를 맞춘 흔적이 역력하다. ●준비부족 혼선,구조조정 유인책도 미흡 정부의 전문인력 채용장려금제를 이용하면 중소기업은 1년에 3명까지 ‘거저’ 고용할 수 있다.1인당 월 120만원씩 정부가 지원해주니 1년이면 4320만원이다.전국 300만개 중소기업의 1%인 3만개 업체만 신청해도 1조 2960만원이다.경영·법률·회계 컨설팅 비용의 60%를 정부가 부담하는 ‘쿠폰제’도 현재 확보된 예산이 200억원에 불과하다.이 가운데 절반은 이미 소진됐다.정부는 내년에 관련 예산을 늘리겠다고 해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중소기업 대책의 핵심은 구조조정인데 이 부분이 부실하다.”면서 “은행과 중소기업이 각각 BIS(자기자본비율) 비율 하락과 경영권 위협 등을 감내하며 얼마나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업계 “실천의지 중요” 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실제 ‘단비’가 되려면 정부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수원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사장은 “중소기업 신용정보회사(CB)를 만들고 보증기관의 보증한도를 늘린다는 것은 당장 담보가 없더라도 유망하다면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경남 창원의 B식품업체 사장은 “내수침체로 영업력이 언제 회복될지 의문인 상황”이라면서 “이번 대책으로 인해 오히려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거나 M&A 소용돌이에 휘말릴까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공동 워크아웃 추진시 소외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미현 김미경 김유영기자 hyun@seoul.co.kr
  • [경제민생점검회의] 中企지원 종합대책

    7일 모습을 드러낸 중소기업 종합대책은 창업에서부터 금융·인력·구조조정 지원에 이르기까지 분야별 대책을 모두 담은 ‘종합선물세트’다.그러나 요란한 예고와 방대한 품에도 불구하고 세부방안이 미흡해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중기대책 왜 나왔나 크게 두가지다.당장은 중소기업발(發) 부실 뇌관을 제거하기 위해서다.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225조원으로 1997년 말(102조원)보다 두배 이상 급증했다.1년에 평균 22%씩 늘어난 셈이다.그러다보니 연체율 급증과 부실대출 증가가 부메랑이 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왔다.올 5월까지만 해도 금융기관은 4조여원의 중소기업 대출금을 떼인 것으로 드러났다.‘마이너스 대출’(크레디트 라인) 제도 확대,대출만기 장기화 유도,2조원대 ‘네트워크론’ 공급 등은 이같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마이너스대출 제도가 확대되면 1300여개 중소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창업·성장 등 발전단계별 맞춤형 서비스,1조원대의 중소기업 투자자금 조성,경영 쿠폰제 등은 고객(중소기업)과 눈높이를 맞춘 흔적이 역력하다. ●준비부족 혼선,구조조정 유인책도 미흡 정부의 전문인력 채용장려금제를 이용하면 중소기업은 1년에 3명까지 ‘거저’ 고용할 수 있다.1인당 월 120만원씩 정부가 지원해주니 1년이면 4320만원이다.전국 300만개 중소기업의 1%인 3만개 업체만 신청해도 1조 2960만원이다.경영·법률·회계 컨설팅 비용의 60%를 정부가 부담하는 ‘쿠폰제’도 현재 확보된 예산이 200억원에 불과하다.이 가운데 절반은 이미 소진됐다.정부는 내년에 관련 예산을 늘리겠다고 해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중소기업 대책의 핵심은 구조조정인데 이 부분이 부실하다.”면서 “은행과 중소기업이 각각 BIS(자기자본비율) 비율 하락과 경영권 위협 등을 감내하며 얼마나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업계 “실천의지 중요” 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실제 ‘단비’가 되려면 정부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수원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사장은 “중소기업 신용정보회사(CB)를 만들고 보증기관의 보증한도를 늘린다는 것은 당장 담보가 없더라도 유망하다면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경남 창원의 B식품업체 사장은 “내수침체로 영업력이 언제 회복될지 의문인 상황”이라면서 “이번 대책으로 인해 오히려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거나 M&A 소용돌이에 휘말릴까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공동 워크아웃 추진시 소외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미현 김미경 김유영기자 hyun@seoul.co.kr˝
  • 내수회복 하반기냐 내년이냐

    끝모를 내수 침체가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시점은? 6월을 장담했다가 머쓱해진 정부는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은 “내년도 장담할 수 없다.”며 엇갈린 관측을 내놓았다.내수회복 시기에 따라 경제 전체의 ‘밑그림’이 달라지는 상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분석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서비스업 생산마저 ↓ 통계청이 6일 발표한 ‘5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1년전에 비해 0.4% 감소했다.올 2월 증가세(2.7%)로 반전한 이후 점차 기운이 쇠약해지더니(3월 2.5%→4월 0.1%) 기어코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다.부동산 열기(부동산업 -4.8%)도,교육열(학원업 -9.6%)도,특별소비세 인하(자동차판매업 -14.3%)도,꽉 닫힌 지갑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외식·간식·오락비 등 불요불급한 지출은 말할 것도 없었다.승승장구하던 영화업조차 매출 증가율이 한달새 반토막(23.4%→11.0%)이 났다. 통계청측은 “국제유가 상승 등 대내외 악재 속출로 도·소매 판매 감소폭(2.5%)이 확대된 것이 전체 서비스업 생산을 결정적으로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회복” vs “내년에도 불투명” 정부는 내수회복 시기를 ‘6월’에서 ‘하반기’로 찔끔 늦췄을 뿐,여전히 연내 회복 관측을 고수하고 있다.이헌재 부총리는 “(현재 진행중인)가계빚 조정이 이뤄지고 나면 부채상환 능력이 개선되고,신용불량자 증가세도 꺾일 것으로 보여 소비심리 반전이 기대된다.”면서 “하반기에는 내수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정부가 지적한 기대요인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내수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아줄 뿐,회복세로 반전시킬 만한 힘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오 상무는 “지금의 고용추세나 대내외 분위기로 봐서는 상당기간 개인의 실질구매력과 소비심리 개선을 기대하기가 힘들다.”면서 “내년에도 내수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삼성경제연구소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오 상무는 “재정지출 삭감을 동반하는 감세정책이라면 (내수침체 타개책으로)써볼 만한 처방”이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국내금리도 이르면 연말께 조정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일 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올림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금리인상 여파 국내 충격 덜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우리 거시경제 전반과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충격이 흡수됐고,미국의 이번 금리인상 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 큰 동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미국의 금리 인상이 선진국 시장의 뚜렷한 회복세를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 수출호조의 지속이라는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경기호조에 대한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조치로 볼 수 있어 선진국 시장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악재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장기적으로는 연 4%선 가깝게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을 고려하면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특히 금리인상 자체가 자본조달 비용의 상승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문건 전무는 “금리인상은 선진국 시장의 경기호조 장기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가 있어 수출부문에서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올려야 하나,내려야 하나 미국 외에 일본과 중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국내 금리의 인상 여부도 관심이다.경기가 회복되고 물가상승 압력을 받느냐의 여부가 금리 조정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은행 김재천 금융시장국장은 “당장은 금리조정 요인을 찾기가 어렵다.”며 “경기가 계속 침체되면 금리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환율시장에 대해서는 달러화 강세,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경기회복 여부가 우선 고려할 사항이지만,금리 조정 시기는 빨라야 연말 또는 내년 초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부동산 거품 “붕괴 시작-붕괴 없다” 공방

    부동산 거품(버블) 붕괴 가능성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거품 붕괴의 초기단계에 이미 들어섰다는 경고론과 단순한 가격조정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내수 회복 지연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국내 경제의 현실을 감안할 때,부동산 거품붕괴 여부는 향후 경제운용의 중대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적어도 연착륙 유도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래에셋,“집값 급락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22일 발표한 ‘한국부동산,가격조정인가 거품붕괴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부동산가격 하락세는 단순한 가격조정 국면이라고 진단했다.보고서를 쓴 이덕청 연구위원은 “서울지역 아파트가격 수익비율이 현재 40∼50배로 가격상승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0년말(20∼25배)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그러나 지난 2년새 금리가 30∼40%(연 6∼7%→4%)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균형 가격수익비율은 28∼42배라고 지적했다.따라서 버블붕괴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서울지역 아파트조차 “약간 고평가된 정도”에 불과해 “전반적인 버블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또 ▲당분간 금리인상 가능성 희박 ▲내수 부진 장기화에 따른 연말이나 내년초쯤의 금리인하 가능성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세(13.4%) 반전 등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하락률은 최대 10%(평균 5%)에 그칠 것이라고 예단했다. ●정부도 “버블붕괴 안 온다” 일축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부동산 버블붕괴 현상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그 근거로 평균 60% 수준인 담보인정가치(LTV) 비율을 들었다.즉 담보로 잡은 집값이 100원이라면 대출은 60원만 해줬다는 얘기다.재경부 김광수 금융정책과장은 “집값이 40% 이상 급락하지 않는 한,대출금을 떼일 우려가 없어 만기연장은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얼마전 열린 시중은행장 회의에서도 이같은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김 과장은 “일부 만기연장에 어려움을 겪는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금융공사에서 흡수하고,현재 마련중인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까지 실행되면 버블붕괴는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한국의 부동산 가격상승세는 국지적 현상이라며 버블붕괴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LTV비율 과신말라…버블붕괴 이미 시작” 이 부총리는 하반기에 만기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10조여원이라고 밝혔지만 좀 더 정확히는 20조원에 가깝다.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주택거래량 급감,내수 침체 장기화,전세가격 하락 등 버블붕괴의 전조가 이미 포착됐다.”면서 “만기연장으로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반박했다.김 상무는 “빚독촉에 시달린 사람들이 결국 담보주택을 매물로 내놓게 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지방에서부터 집값 버블붕괴가 가시화돼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연구위원도 “2000년 이후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빨리 늘어 가계의 빚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시중의 극심한 자금경색 현상이 좀 더 지속되면 부동산 거품이 본격적으로 터질 것”이라고 가세했다.개인의 빚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지난해 6월말 현재 2.1배로 일본(3.5배) 미국(3.4배) 타이완(3.2배)보다 훨씬 낮다.최 연구위원은 “급매물이 쌓이면 집값이 30∼40%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면서 “LTV비율을 맹신말라.”고 꼬집었다.대형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은 “하반기 만기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은 3년전 취급돼 담보가치의 75∼85%까지 대출금이 나갔다.”면서 “만기연장을 해주더라도 지금의 LTV비율과는 차이가 커 부분적인 대출금 회수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금융통화위원회 산하에 자산평가위원회를 신설,부동산시장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래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부자특성연구회’ 세미나… 기업가 유형 9가지 분류

    ‘한국의 재벌 총수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재테크 전문 컨설턴트 주혜명씨는 최근 삼성경제연구소 사이버포럼 ‘부자특성연구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국 대표 기업가들의 유형을 ‘평가형’,‘분석가형’ 등 9가지로 분류해 눈길을 끌었다.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일을 추진한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평가형’으로 분류됐다.기습적으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 산업도 오랜 조사와 계획,확인 절차 등을 거쳤다.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일단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과감한 추진력을 발휘한다.다만 1인 결정식의 ‘상명하달’체계와 지나친 원칙과 규칙 때문에 융통성이나 창의력은 떨어질 수 있다. ●‘분석가형’ 이건희… ‘중재자형’ 최종현 “왜 그 사업을,그곳에서,그 시기에,그 사람으로 하여금,그만한 돈을 들여서,하느냐.”고 6번이나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은 ‘분석가형’이다.선대 회장과 닮은 점도 많지만 기강과 규율보다 창의성과 집중력,융통성과 미래지향성을 중시한다는 차이가 있다.감정을 다루는 데는 서툰 측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행동하고 수습’했다는 고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은 ‘리더형’이다.일단 시작을 해놓고 경험이 부족하면 아이디어를 짜내고 능력이 부족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해낸다.‘뭐든지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또 한없이 쉬운 게 일이다.’라는 정 회장의 말이 이를 잘 표현해준다.본인이 먼저 위험한 상황에 뛰어들어 모범을 보임으로써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낸다.현대가 매년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아도 건재한 것은 정 회장이 갈등을 서로 알게 되는 계기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고 최종현 전 SK회장은 ‘중재자형’이었다.단기적인 성취보다 청사진을 마련한 뒤 보통사람이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먼 시선으로 전략을 전개,‘마라톤 주자’와 비슷한 모습을 가졌다. 전문가들이 나무가 자랄 수 없는 땅이라는 평가를 내린 경기도 이천의 산에 10m 간격으로 구덩이를 파고 거름을 줘 ‘옥토’로 바꾼 일화가 대표적이다.언뜻 보기에 미련해 보이기도 하지만 소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충신형’ 안철수… ‘연예인형’ 정문술 이밖에 ‘민들레영토’ 지승룡 사장은 ‘돈을 가장 가치 있게 쓰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다.’라는 신념을 가진 ‘봉사형’으로,쌈지의 천호균 사장은 ‘예술가형’으로 분류됐다. 안철수 소장은 ‘충신형’,정문술 전 미래산업 대표는 ‘연예인 타입’의 대표적인 CEO였다. 2002년 출범한 ‘부자특성연구회’(www.seri.org//forum//rich)는 8000여명의 회원을 보유중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早老경제 해법은 ‘0.5차 더하기’

    한국 경제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제조업 비중이 감소하는 ‘조로화’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 영역을 모색하기보다 기존 산업에 정보기술(IT) 등을 융·복합,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이른바 ‘0.5차 더하기’가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6일 내놓은 ‘국내산업의 재도약 방안’ 보고서에서 경기 회복 부진과 경쟁력 잠식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한국 경제구조의 고도화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일본 등 제조업 기반 선진국들은 과거 한때 경제 전체에서 제조업의 비중이 40%를 웃돌았으며,수십년간 30%대를 유지했다.한국은 비슷한 성장 전략을 추진했지만 제조업 비중이 30% 안팎을 유지한 기간이 고작 지난 20년 정도에 불과했다.그나마 88년 32%를 정점으로 내림세를 계속하는 조로화 현상을 겪고 있다.보고서는 따라서 “현재 1.7년 수준까지 좁혀진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다시 늘리고 경제 구조를 고도화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라며 “주력 산업의 이동도 필요하지만 기존 1,2,3차 산업을 융·복합화·고부가화하는 ‘0.5차 더하기’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친환경 오리쌀과 농촌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연간 4억원의 관광 수익을 올리는 강원도 화천군 토고미마을,히트상품 ‘탑블레이드’를 애니메이션과 결합한 완구제작에 주력하면서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투자하는 완구회사 손오공을 ‘0.5차 더하기’의 본보기로 제시했다. 임영모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기술과 산업간 융합,산업의 소프트화 진전이 가져다 주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 고부가화에 주력할 경우 모든 산업에서 재도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기로의 한국경제] (4)해법은 잇다

    경제전문가들은 13일 정부를 향해 “지금의 경제상황이 외환위기 수준의 위기는 아니지만 어려운 것은 사실임을 인정하고 총력 대응하라.”고 입을 모았다.특히 부동산시장 버블(거품) 붕괴와 중소기업발(發) 부실 확산 차단에 최우선순위를 두라고 주문했다. ●주택담보대출 만기 하반기 집중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40조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도래한다.”면서 “극심한 ‘돈맥경색’ 현상이 좀 더 지속되면 결국 자금압박에 내몰린 대출자들이 담보부동산을 내놓게 되고 이는 집값 버블 붕괴의 서곡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김 상무는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앞으로 도입할 예정인 부동산정책은 시기를 늦추는 등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부동산경기 연착륙 유도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계의 실질 자산가치를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연구위원도 “부동산시장의 버블붕괴가 이미 시작됐지만 아직은 초기단계여서 지금부터라도 나서면 (본격 붕괴로 옮아지는 것을)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섣부른 속도조절은 부동산투기세력의 반격을 허용할 수 있다.”며 “그보다는 뒤바뀐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보유세부터 강화하고 거래세를 잡아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 됐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부동산거래가 사실상 고사(枯死) 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최 연구위원은 “무차별적으로 적용하는 주택거래신고제를 실수요자인 1주택자에 한해서는 철회시키고, 취득·등록세도 조기 인하해 (부동산거래의)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촉구했다.정책의 일관성에 다소 흠집이 나 비판이 예상되지만 더 큰 화(禍)를 막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계 중소기업 솎아 부실확산 차단 외국계 금융기관 관계자는 “(중소기업 구조조정이)일자리 창출과 일시적으로 상충돼 정부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삼성경제연구소 김 상무도 “(정부가 추진 중인)대출만기 연장이나 보증 확대 등의 대책만으로는 중소기업발 뇌관을 제거하기가 역부족”이라면서 “옥석을 가려내 부실 중소기업은 과감히 솎아내야 한다.”고 말했다.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강도높은 구조조정 지속’을 요구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물론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의 속성상 잘라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신중론도 일부 있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하반기 경기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 “추가경정예산을 늦어도 이달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켜 하반기부터 본격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국은행 윤한근 정책기획국장도 “불안한 경기회복세를 떠받치려면 환율을 올리거나 금리를 내리거나 재정을 늘려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환율과 금리정책은 쓰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추경 편성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도 새로운 규제로 제고를 서강대 김광두 교수는 “국무총리 지명 이후 개각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위해서는 경제팀을 성급히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이헌재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이 참여정부의 코드와 썩 잘 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 시점에서 경제팀을 교체할 경우 시장경제 논리와 더 멀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기업들의 경제하려는 의지가 더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참여정부의 핵심화두 중 하나인 ‘지역 균형발전’도 새로운 형태의 엄청난 규제라며 제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려대 이필상 교수는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수준의 위기는 아니지만 성장잠재력 저하로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무조건 음모론적 시각에서 재계를 윽박지르지만 말고 경제할 마음이 들도록 보듬어 안으라.”고 조언했다.성장동력인 기업에 지금 필요한 것은 ‘질책’이 아닌 ‘햇볕정책’이라는 것이다.같은 맥락에서 부자들에 대한 반감을 자꾸 조장하지 말고 부자들부터 돈을 쓰게 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답보상태에 빠진 신용불량자 처리와 기업들의 투자확대 이행도 계속 채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원자재 블랙홀 중국發 에너지 위기 온다

    세계 원자재의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으로 인해 조만간 전 세계가 총체적 에너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안보와 경제는 물론 에너지 분야에서까지 ‘중국 위협론’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美와 ‘에너지분쟁’ 배제못해 특히 미국과 중국이 에너지를 둘러싼 갈등관계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한국의 다자간 협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6일 ‘중국발 에너지 위기 가능성과 에너지 안전보장’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급등은 원유의 투기적 거래뿐 아니라 중국의 수입 급증에 따른 것이라며 올해가 ‘중국발 에너지 위기론’ 부상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혔다. 보고서는 90년대 초반까지 중국은 에너지 소비에서 석유의 비중이 17%에 불과해 자체 생산량으로 수요를 충족시켰으나 경제성장의 가속화로 1993년에 원유 순수입국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중국은 올해에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1억t의 원유를 수입,세계 전체 소비량의 7.6%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현재 따칭(大慶)유전 등 대형 유전의 노령화로 생산 증가가 정체되는 반면,매장량이 막대한 신장(新彊)위구르 자치구 등 서부지역은 개발과 수송,인력배치 등의 어려움으로 단기간내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게다가 중국 정부가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저유전 개발도 전체 생산비중이 10.2%에 지나지 않고 있다. ●한국, 중동의존도 낮춰야 보고서는 중국의 원유 수급 악화는 중동 산유국들이 아시아 국가들에 원유를 비싸게 파는 이른바 ‘아시안 프리미엄’을 심화시켜 한국·일본 등에 높은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석유위기를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중국의 취약한 위기 대응 시스템이 세계경제의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석유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 에너지 확보에 주력하면서 중동·카스피해 산유국과 협정을 맺어 석유와 무기를 거래하거나 독자적 해상 수송로 확보를 위해 해군력 증대에 나설 경우 미국-중국간 안보 위기로까지 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따라서 한국은 동북아 국가간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고 러시아,중앙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 80%에 이르는 높은 중동 석유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진 수석연구원은 “에너지 자급률 향상을 위해 수요관리 정책에서 적극적 공급관리 정책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민간의 석유 개발 참여를 늘리되 에너지 가격의 불안정성과 변동폭이 증폭되면 소비자에게 시장 변동 상황과 충격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 [시론] 기업들의 氣가 살아나야 한다/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경제학박사

    올들어 경제 거시지표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산업생산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했고,1·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3%로 잠재성장률을 웃돈다는 결과도 나왔다.지표만 놓고 보면 경기는 작년의 침체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중국 쇼크,미국 금리 인상설,유가급등과 같은 해외악재도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경제가 어렵다고 야단인가.경기양극화 때문이다.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수출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내수 침체가 도를 지나쳤다.도소매 판매 증가율이 아직도 마이너스 상태이고,서비스업 전체도 1%대의 증가세에 머물고 있다.설비투자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수출을 성장전략의 축으로 채택한 60년대 이후 대외경기는 한국경기의 선행지표가 되어 왔다.수출이 살아나면 투자,소비순으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경기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상승기간도 평균 33개월 정도로 길었고,대외여건이 양호할 때 경기가 둔화된 전례는 없었다.그런데 현재의 경기순환은 사정이 다르다.수출과 내수의 연결고리가 어디에선가 끊어진 것이 분명하다. 투자의 패러다임 전환이 1차적 원인이다.기업은 수요가 늘어도 설비를 늘리지 않고 있다.최근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이 몇년만에 80%를 넘어서면서 이를 투자회복의 반가운 신호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그러나 가동률이 80%를 웃도는데도 투자증가율이 마이너스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는 기존시설의 가동률을 높여 수출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환란 이후 진행돼 온 구조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기업에 대한 주식시장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위험이 수반되는 장기 모험투자를 기피하게 되었다.주식시장은 변덕이 심하고,장기보다 단기 실적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기업은 번 돈으로 위험이 수반되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기보다 현금 보유나 재무구조 개선에 치중한다.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은 저렴한 생산비용을 찾아 중국 등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또 금융기관이 가계대출에 주력함에 따라 자체조달이 가능한 일부 우량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투자재원 확보도 쉽지 않다.노사갈등,지배구조를 둘러싼 대기업 관련 규제 등 경영여건도 기업투자에 유리하지 않다.단순히 수출이 잘 된다고 해서 투자가 자동적으로 증가하기를 기대하기에는 환경이 너무 많이 변했다. 가계버블의 후유증으로 소비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지난 3년간 200조원 가까이 증가한 가계부채가 경제에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가계 빚이 440조원에 이르고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가구당 부채가 연간 소득과 비슷한 3000만원 가까이 된다.원리금 상환부담을 감안하면 올해에 소비 가능한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내구재 소비도 저금리로 지난 몇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탓에 추가 지출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다행히 ‘한마음금융’의 출범 등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해 본다. 수출의 성과가 내수촉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경제주체들의 마음이 열려야 한다.특히 기업들의 기(氣)가 살아나야 한다.투자에는 정형화된 이론이 없다.기업가들의 동물적 본능에 의한 투자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졌을 뿐이다.외환 위기 이후 구조개혁이 기업의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개선에 주안점을 둔 나머지 투자 환경 조성에는 미흡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과거 관행으로 수출이 늘고 있으니 내수도 자연히 따라오겠지 하다가는 체감경기와 지수경기가 일치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경제학박사˝
  • 수출 항로 제3세계로 돌린다

    한국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의 신장세를 이어가려는 기업들의 새로운 개척지 확보노력이 치열하다. 내수 침체의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하반기에 수출마저 둔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대표적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급부상한 곳으로는 러시아와 아프리카가 꼽힌다. ●자동차 러시아·동구권 ‘질주’ 대기업들은 고유가 덕택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러시아를 주목하고 있다.러시아는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원유매장량 8위의 자원대국이다. 현대차는 이달 초 폴란드에 있던 동유럽 지역본부를 모스크바로 이전,신(新)동구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현재 신동구 지역에서 4만대 수준인 판매량을 2010년 1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로 옮긴 동유럽 지역본부는 발틱 3개국을 제외한 러시아 등 CIS(독립국가연합) 12개국과 루마니아,불가리아를 비롯한 동유럽권 7개국 등 EU 미가입 19개국의 판매·사후보상서비스를 관할한다.러시아에서 현대차는 올해 지난해보다 140% 늘어난 3만 5000대를 팔 계획이다. IT(정보기술) 분야의 러시아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지난 98년 러시아 GSM(유럽형 이동전화) 사업자인 NTC를 인수한 KT는 극동 러시아지역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NTC는 현재 80만명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전체 가입자의 41%를 확보,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올 1·4분기 휴대전화 500만여대(점유율 22.5%)를 팔아 노키아·모토로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LG전자는 에어컨시장을 집중 공략 중이다.지난 3월에는 러시아 언론으로부터 에어컨,진공청소기,오디오부문의 러시아 ‘국민 브랜드’로 선정됐다. 건설업계도 러시아를 제 2의 중동으로 인식,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LG건설은 올해 초 러시아 타타르스탄자치공화국에서 3500만달러어치의 석유화학공장 건설공사를 따낸데 이어 26억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및 석유화학플랜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사할린 남쪽 코르사코프 항구 인근에 건설되는 7750만달러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가전업계 아프리카 쟁탈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0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아프리카 가전시장을 잡기 위해 뛰고 있다.삼성 윤종용 부회장과 LG 김쌍수 부회장이 최근 아프리카를 방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나이지리아에 에어컨 조립공장을 가동,연 10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다.마케팅 활동과 ‘삼성’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최근 모로코 최대 관광도시 카사블랑카에서 열린 여자 마라톤 대회를 후원하기도 했다.케냐·탄자니아·우간다 등 중앙아프리카에서도 지난해 대비 25% 이상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LG 익스트림 스포츠’ 후원을 알리는 발표회를 가졌다.LG전자는 지난 4월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FIFA(국제축구연맹)이 공인하는 A매치 대회인 ‘2004LG컵 국제축구대회’를 개최했다.인기스포츠 후원을 통해 LG브랜드를 알리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남아공·모로코·나이지리아·이집트를 거점으로 1개의 생산법인(이집트)과 3개의 판매법인(남아공·모로코·나이지리아)을 운영하고 있다.지난해 5억달러였던 아프리카 매출을 올해 7억 5000만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수출시장 다변화는 지속적인 수출신장세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러시아나 아프리카의 경우 아직 국제적인 상관행이 엄격히 정착됐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오승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는 현재 동구권보다 외국인 투자관련 법규가 더 불투명하다.”면서 “특히 건설업 등은 자금 회수가 가능한지 여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 류길상 김경두기자 sunggone@seoul.co.kr˝
  • [쓸 돈이 없다 (하) ‘경기활성화’ 전문가 제언] 기업 투자마인드 살려라

    소비위축이 심화되면서 회복 기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던 우리 경제에 황색 신호가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소비위축 등은 결국 관련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면서 고용불안,소득감소 등의 악순환을 거듭할 것이란 지적이다.특히 소비위축 등 내수부진은 부유층과 서민층의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쟁력강화보다는 이해관계자들간의 나눠먹기(분배)에 집착한다면 국가경쟁력이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비위축은 또다른 양극화 초래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소비위축이 장기화되면 내수위주인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이는 중국과 경쟁할 대항마를 잃게 되는 셈”이라며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실업률 저하로 이어지면서 소비위축의 악순환을 가져와 구조적 불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서강대 김광두 교수는 “소비위축은 수출기업과 내수기업,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격차는 물론 수출기업 근로자와 내수기업 근로자간의 소득격차를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소비위축의 최대 피해자는 서민층이 될 것이며,이는 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한때 일본의 소비위축은 자산버블과 금융버블에 따른 결과였다면 우리나라는 신용버블이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소비위축이 기업들의 투자위축으로 이어지면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수출경쟁력이 저해돼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소비위축으로 경제활동이 주춤해지면 자산가격 영향으로 부동산버블 붕괴가 우려될 수 있다.”며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대책으로 돈이 돌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에만 의존해 내수를 살리려는 것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전을 제시해야 경제가 살아난다 한국개발연구원 조동철 박사는 “최근 소비가 위축되는 큰 요인중의 하나는 소비자나 가계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소득이 더 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국민소득을 창출해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정부의 기업에 대한 지원을 제시했다.이어 “국내 경제에서 비전을 찾지 못하고,정부의 정책방향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다 보니 ‘이대로 하면 잘 살 수 있을 것인가.’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최근 부유층을 중심으로 해외로 자본을 유출시키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사회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원 상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수·진보 등의 논의 자체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현실 인식을 정확히 하고,기업들의 투자마인드를 살려야 내수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최공필 박사는 “정부의 개혁방향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 소비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며 “상충되는 정부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광두 교수는 “현 정부는 이익집단간의 이해관계 충돌을 나눠먹기식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경제의 핵심은 경제를 하려는 의지인 만큼 정부가 경제정책의 우선 순위를 경쟁력강화에 둬야만 소비위축을 비롯한 경제 현안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대 나성린 교수는 “소비위축을 해소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이자율·세금 인하,재정지출 확대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지금까지 먹혀들지 않았고,앞으로도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며 “문제는 기업들의 투자활성화 여부인데,이는 정부측이 통일되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 기업들을 안심시키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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