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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너스 경제시대] 내년 취업자수 올해의 30%선…또 ‘이태백’ 시대

    [마이너스 경제시대] 내년 취업자수 올해의 30%선…또 ‘이태백’ 시대

    내년 실업 고통이 6년 만에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45세에 정년퇴직) 등 외환위기 때 등장했던 자조섞인 신조어들이 다시 피부 속으로 들어올 것이 확실시된다.저성장과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아서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28만명 늘었다.올해는 반토막이다.14만명 증가로 추산됐다.내년에는 아예 3분의1 토막 나 4만명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그마저도 마이너스다.취업자 수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만명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하반기에 11만명 늘어나 연간으로는 4만명 증가가 예상되지만 상반기에는 실업률이 3.6%로 치솟는 것이다. 연간 4만명 증가도 우리 경제가 2% 성장한다는 전제 아래서다.통상 성장률이 1%포인트 줄어들면 취업자 수는 5만명가량 줄어든다.성장률이 올해 3.7%에서 내년 2.0%로 줄어들면서 취업자 수가 10만명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한은의 내년 2% 성장 전망은 세계 경제가 1.9% 성장하고 원유도입 단가가 배럴당 55달러로 떨어지고 원유를 뺀 원자재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18%)를 기록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했다.전제조건 가운데 어느 한 부분이라도 삐끗해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더 떨어지면 연간 고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신규취업 예상 인원이 4만명인 만큼 성장률이 전망치에서 1%포인트만 떨어져도 마이너스 1만명이 되는 것이다.고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3년(-3만명)이 마지막이다.그해 성장률은 3.1%였다.내년 성장 전망치보다 높은 성장을 했어도 고용이 마이너스였다는 얘기다.6년 만에 ‘취업전쟁’의 총성이 다시 울린 것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성장률이 연간 2%대로 추락하면 연간 취업자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면서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가 실업문제 해결에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대학 등록금 후불제 도입,교육예산 확대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마이너스 경제시대] “찔끔재정으론 경기 못살린다”

    한국은행이 올해 4·4분기에 이미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보이고,내년에도 연간 2%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칫 일본과 마찬가지로 막대한 재정 적자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돈을 쏟아부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위기의 상시화’라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에 따르면 한은이 내년 2% 성장 전망을 내놓으면서 정부의 기존 ‘4% 안팎 성장’이라는 목표가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에 따라 재정부는 오는 16일 발표할 ‘2009년 경제운용계획’에서 최근 상황을 반영해 2% 후반~3%로 조정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문제는 2%대의 성장률은 사실상 신규 취업이 거의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한은의 전망대로 설비투자가 감소하면 고용이 늘어나기 어렵다.더구나 수출 1%대 증가라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일자리가 되려 줄어들 수도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재정 지출은 조금씩 늘리는 것보다 한번에 확대하는 게 효과도 크고,향후 지출분도 줄어들면서 비용 감소로 이어진다.”면서 “미래의 재정 적자를 우려해서 당장의 불을 못 끄는 것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민간을 이끄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 당국은 ‘경제 위기에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일부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재정 지출을 늘릴 입장도 못 된다.만성적인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위기 극복에 조바심을 내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한국국제경제학회 학술대회에서 “지금은 정부가 경제의 전면에 나서야 할 때이지만 넓고 긴 안목에서 길을 새로 짜야 한다.”면서 “수출에 모든 것을 거는 전략은 재고하고,성장률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기초를 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한은 충격 금리인하 배경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한은 충격 금리인하 배경

    11일 오전 9시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이성태 한은 총재 겸 금융통화위원장이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하자,금통위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1%포인트 인하”를 돌아가면서 제시했다.이견은 없었다.그리고는 “우리 경제가 비상 경계선에 와 있다.”는 이 총재의 진단이 나왔다. 이는 외줄 위의 우리 경제가 바닥(비상사태)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다.이 총재의 뚝심과 정책당국간의 공조가 이제부터 더 절실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비상조치의 전(前)단계로 한은이 국채나 은행채 등 장기채를 직접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다.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 증가율은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고,내년에는 역(逆)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소비,고용,투자 등 다른 지표도 비관적이다.지난 10일 열린 한은 집행부와 금통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 나오면서 큰 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1%포인트까지 내다본 이는 없었다.간담회에서 오간 경기 전망이 얼마나 잿빛이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유가와 환율이 떨어지면서 물가 부담이 줄어든 것도 ‘결단’의 배경이다.한때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50달러대로 무려 100달러나 빠졌다.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300원대로 내려앉았다. ‘한은이 안 움직인다.’는 들끓는 비판여론 역시 한은을 움직이게 한 또 하나의 요인이다.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자 각국 중앙은행들은 ‘소방수’를 자처했지만 한은은 정부 요구에 등떠밀려 마지 못해 은행채 매입에 나서는 등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올 8월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과 11월 찔끔 인하(0.25%포인트)가 결과적으로 ‘오판’(誤判)이 된 것도 한은의 만회성 깜짝 처방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비상조치 동원 여부에 쏠려 있다.한은법 80조에 따르면 ‘금융기관이 기존 대출금을 회수하며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있는 심각한 통화신용의 수축기 때는 금통위원 4인 이상의 찬성으로 영리기업(민간기업)에도 여신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비상조치로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대상에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편입시키거나 ▲아예 한은이 은행과 기업에 직접 대출해 주는 방법 등이 있다.대출 억제라는 앞의 조건만 놓고 보면 ‘통화신용 수축기’가 맞지만 ‘심각한’에서 판단이 엇갈리기 때문에 당장 한은이 이런 비상조치를 꺼내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중앙은행의 의지를 시장에 강력히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도 관심사다.전문가들은 이 총재가 언급한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바닥권”을 2.5%로 보고 있다.그렇다면 추가 금리인하 여지가 0.5%포인트 정도밖에 없다.박찬익 모건스탠리 전무는 “추가인하 제약 부담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를 빨리 과감히 잘 내렸다.”면서 “돈은 풀 만큼 풀었으니 이제는 시중금리를 어떻게 끌어 내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한은이 이날 RP거래기관에 12개 증권사를 신규 편입한 것이나 RP 매각 규모를 5조원으로 대폭 줄인 것도 시중금리 동반 인하 유도를 위한 조치다.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CP와 회사채까지는 그렇더라도 최소한 국채와 은행채 등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장기채만이라도 한은이 직접 사들여야 ‘돈맥경화’가 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국채 등 장기채 직접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중앙은행이 장기채를 사들였다가 돈이 묶이는 바람에 고전했던 칠레의 실패 사례를 환기시키며 “중앙은행의 발권력에 손쉽게 기대려는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것으로(큰 폭 금리 인하) 끝나서는 안 된다.”면서 “한 손에 돈,한 손에 칼을 들고 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박덕배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연쇄 인하로 사실상 금리인하 카드를 또 쓸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시장이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후순위채·CP 직접 매입 같은 또 다른 카드는 한국은행으로서는 아껴 둬야 할 카드”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2008 경제지표 1997년 닮은꼴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2008 경제지표 1997년 닮은꼴

    실물경기의 추락이 빠르고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우리 경제가 1997년 말 외환 위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실제 각종 경기지표들은 그때와 비슷한 패턴의 내리막 급경사를 그리고 있다. 11일 최근 상황을 1997~98년과 비교해 본 결과 수출,소비 등 지표는 하락의 정도가 당시보다도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환란 때에는 97년 말부터 각종 지표가 아래로 꺾이더니 98년 초가 되자 거의 모든 수치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리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을 감안하면 신년 벽두부터 무수한 마이너스 지표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고용 위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고용 부문은 이미 ‘역(逆) 성장’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환란 때와 지금 상황이 매우 흡사하다.97년 1월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를 기록했던 취업자 수는 9월 1.0%로 하락하더니 10월 0.7%,11월 0.4%,12월 0.1%로 추락했다.98년 1월이 되자 취업자 수는 1968만 6000명으로 2000만명 밑으로 떨어지며 1년 전보다 무려 4.2%나 감소했다.2월 -4.4%,3월 -4.8%를 거쳐 그해 7월에는 -7.1%로 절정을 이뤘다.실업자는 97년 10월 46만 2000명에 불과했으나 그해 말 시작된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 98년 1월에는 96만 4000명으로 3개월 새 두배가 됐다. 올해는 지난달 취업자 증가율이 0.3%에 그치는 등 이미 정체의 한가운데에 들어서 있다.미국발 금융 위기가 몰아친 지난 9월 0.5%에서 10월 0.4%로 떨어진 데 이은 것으로 최근 5년래 최악이다.앞으로 기업과 금융기관,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이 일어날 경우 연초가 되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비 내수 성장의 핵심인 소비의 침체는 이미 환란 때에 버금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도소매업지수(불변금액 기준)는 올 1월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로 출발했으나 지난 9월 0.4%로 뚝 떨어지더니 10월에는 -3.2%로 2005년 4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환란 때에는 97년 10월 3.4% 증가를 끝으로 11월 -1.4%,12월 -5.0%,98년 1월 -9.7%,2월 -11.5% 등 폭락세가 이어졌다.소비재판매액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도 97년 8월 9.4% 증가를 정점으로 9월 7.3%,10월 1.9%로 둔화되다가 11월 -0.1%,12월 -9.1%로 내려 앉았다.올해도 7월 3.9% 늘어난 이후 8월 1.4%,9월 -1.8%,10월 -3.7% 등 비슷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국내외 경제전망기관들이 가장 어둡게 보는 쪽이 수출이다.수출 부진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환란 때와 달리 지금은 잘 나가던 수출이 외부 요인 때문에 감소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올들어 평균 20%대의 전년 대비 신장률을 보이며,내수가 고꾸라진 가운데 홀로 성장을 이끌어 온 수출은 9월 27.7% 증가를 정점으로 10월 8.5%로 급격히 둔화되더니 지난달에는 18.3% 줄어들었다.이달 들어서도 지난 10일까지 13.1% 감소했다. 환란 때에는 주력 수출품목의 교역조건 악화가 기업들을 옥죄면서 ‘줄도산’의 원인을 제공했다.97년 말부터 증가율이 급락세로 돌아서 이듬해 6월 -7.1%,7월 -15.1%,8월 -12.1% 등 가파른 추락으로 이어졌다. ●생산 제조업 생산도 환란 때와 비슷한 추세의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제조업생산지수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가파른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올 1월까지만 해도 11.5%의 호조를 보였으나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지난 9월 전년 대비 6.1% 증가에서 10월에는 -2.9%로 꺾였다.환란 때에도 97년 10월 6.8% 성장에서 11월 2.0%로 낮아졌고 12월 마이너스(-0.9%)로 돌아선 뒤 98년 이후 급락세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실물지표의 악화가 11년 전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나빠지고 있어 경제 위기가 더 깊고 길게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란 때는 아시아와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선진국이라는 버팀목이 있어 회복이 빨랐으나 지금은 안이나 밖이나 돌파구가 없다.”면서 “경기가 내년에 저점에 다다르더라도 장기간 불황이 계속되는 ‘L자형’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기준금리 바닥은 어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춤에 따라 기준금리는 3%가 됐다.꽤 낮은 수준이다.이 때문에 이번 금리 인하를 두고 일각에서는 더 이상 내릴 금리가 없는 수준으로까지 치달아 나중에 쓸 카드가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사실상 이번 금리 인하가 ‘배수진’ 아니냐는 것이다.공식적으로 한국은행은 이런 가능성을 부인한다.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 조치를 발표하면서 “3%가 유동성 함정에 빠진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아직은 인하 여력이 있다는 말이다.  전문가들도 한은의 추가 수단이 없어지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지 금리 수준만으로 어떻다고 말하기는 그렇고 정책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 아무리 금리를 내려도 정책효과를 볼 수 없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면서 “주요 선진국들의 기준금리가 0%대인 상황에서 우리는 아직 3%이니 더 내릴 여력이 있다는 의미에서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전종우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유동성 함정이란 금리가 너무 낮아 통화 정책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보다는 통화 정책에도 시장이 안 움직이는 상황을 포괄적으로 뜻한다.”면서 “결국 시장 유동성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금리 인하와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 등 통화 정책을 과감히 수행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성장률 위해 최대 30조 더 풀어야”

    내년도 성장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과감하게 돈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공공정책실장은 11일 이 연구소 주최로 열린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의 정책대응’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말했다.홍 실장은 “현재는 재정 건전성이나 물가 안정에 대한 우려보다는 총수요를 늘리는 것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해야 한다.”면서 “국민연금 기금과 외환보유액,한국은행의 발권력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홍 실장은 이어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소요되는 추가적 지출 규모가 9조 5000억~ 30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내년도 성장률을 1~2%포인트 끌어 올리려면 올해보다 지출 규모를 14.1~ 22.1% 대폭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내년도 수정예산안의 SOC 투자증액분 5조 2000억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고용 측면에서는 연간 약 8만 6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0.4%포인트 추가 상승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물류비 절감, 교통혼잡도 완화 등의 효과를 내 경제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노동법 번역서,중국진출 사업가에 도움됐으면…”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 등으로 바쁜 특수부 검사가 우리나라 최초로 중국 노동법서를 번역,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노정환(41·사시36회) 검사.노 검사는 10일 베이징 정법대(政法大) 유학생들과 함께 중국 노동법 권위자인 정상위안(鄭尙元) 교수의 ‘중국노동법’ 번역본을 국내에 내놓았다. 노 검사의 번역본 출간은 지난 2003년 정법대에 방문학자 과정으로 유학을 간 것이 계기가 됐다. 짧았던 1년의 유학기간에 그는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던 동생,조카뻘 한국인 학생들과 ‘정법학회’를 만들었고,중국법을 번역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 등에게 도움을 주자고 뜻을 모았다. 이들이 처음 시도한 것은 법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민법 소개였다.노 검사는 2004년 귀국해 수사 일선에 복귀한 뒤에도 유학생 및 사법연수원 중국법학회원들과 함께 여러 해 동안 작업한 끝에 지난해 10월 국내 처음으로 중국 민법 교과서인 ‘중국민법’(삼성경제연구소·장핑)을 선보일 수 있었다. 노 검사는 “지금까지 몇백 권밖에는 팔리지 않았지만,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 등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 책을 내놓자 이번에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다음 책으로 중국 노동법서를 번역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왔다.우리와 노동 환경이 다른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을 위해서는 중국 노동법에 대한 ‘교과서’가 필요할 것이라는 취지였다. 이번에 출간된 ‘중국 노동법’에는 중국 노동법의 기초이론,노동절차법,근로복지법 등이 담겨 있다. 노 검사는 “중국은 1995년에야 최초의 노동법을 제정했고,올해 들어 노동계약법과 노동쟁의조정법이 시행됐다.”면서 “중국 노동법에 대한 연구는 학문적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수많은 한국 기업의 보호라는 실용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한국기업 자신감을 찾아라”

    “삼성전자처럼 자금 사정도 좋고,기술력도 뛰어난 초우량기업이라면 향후 호황기에 대비해 투자를 늘려라.” “현금도 없고 기술력,브랜드 가치도 떨어져 생존을 위협받는다면 제휴파트너부터 찾아라.” ●현금·기술 없을땐 제휴 권고 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불황기의 기업대응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1996~2000년 거래소에 상장됐던 비(非) 금융기업 375개사를 비교했다.보고서는 재무유연성과 소프트경쟁력(브랜드가치·원천기술력 등)을 기준으로 기업을 크게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재무사정도 좋고 소프트 경쟁력도 갖춘 삼성전자,포스코 등 대표적인 초우량 기업은 긴축 및 구조조정이라는 기본전략과 함께 ‘공격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미래를 위한 투자,해외시장 개척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포스코가 내년도 국내투자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6조원을 하기로 한 것을 예로 들었다.자금사정은 좋지만 무형자산(소프트경쟁력)이 취약한 기업들은 M&A를 통해 브랜드와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반대로 재무유연성은 떨어지지만 브랜드가치가 높은 기업들은 핵심기술과 브랜드의 고부가가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기존 유통망과 노하우 등을 이용해 신제품을 도입하거나,기존 브랜드제품을 새로운 유통망을 이용해 판매하는 방법을 예로 들었다.자금사정이나 기술력 모두 떨어지는 기업은 불황이 본격화하기 전에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며,다양한 분야에서 제휴나 합병파트너를 확보해 생존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막연한 공포 수비경영 피해야 삼성경제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한국기업들이 막연한 공포감에 빠져 수비경영에 급급하면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면서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 기업들의 체질이 강화된 만큼 기업의 개별사정에 맞는 ‘맞춤형 불황 극복전략’을 구사하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기업 구조조정 카운트 다운] (상) 핵심위주로 사업재편

    [기업 구조조정 카운트 다운] (상) 핵심위주로 사업재편

    “돈이 안 되는 사업은 접는다.값만 잘 쳐준다면 ‘알짜기업’도 내다 판다.”끝없는 경기침체의 수렁속에서 기업들이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유동성(현금)을 확보하고,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필요하다면 주력사업도 거침없이 인수합병(M&A)시장에 내놓는다.불황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발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도심 근처에서 추진 중인 ‘국제금융콤플렉스(IFC)프놈펜 프로젝트’의 사업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베트남 호찌민 시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택개발사업 4곳 가운데 3곳에 대한 사업진행도 늦추기로 했다.회사측은 이렇게 해서 최대 1조원 정도의 여유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건설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모든 건설사들이 사업 축소에 나서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땅을 사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지금은 부담으로 부메랑이 돼서 앞을 내다보고 사업계획을 짜기 어렵다.”고 말했다. ●건설업 프로젝트 줄줄이 스톱 건설업계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민자사업 지분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곽순환고속도로 지분 매각이다. GS건설과 금호건설,대우건설,두산건설,롯데건설,코오롱건설,현대건설,삼환기업 등으로 구성된 수도권 외곽순환고속도로 민자사업 참여 건설사들은 지분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총 매각대금은 1조 8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민자사업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도로지만 현금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지분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다. ●흑자 SOC 지분 매각도 서슴치 않아 금호타이어는 1억 6500만달러를 투자해 지난 5월부터 미국 조지아 주 메이컨 시에서 짓고 있는 타이어 공장건설을 지난 달부터 중단했다.미국 완성차업계가 워낙 어려워서 수요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회사측은 “현재로서는 언제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달 별도조직이었던 태국의 TV생산법인을 LG전자 태국법인에 통합했다.LG디스플레이도 지난달 타이완 법인의 자회사를 청산했다.SK텔레콤도 미국 지사 2곳 가운데 SKT홀딩스아메리카를 SKT미국법인으로 통합했다.싸이월드의 SK커뮤니케이션즈도 독일과 미국시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LG화학도 건축장식재를 만드는 산업재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LG생활소재라는 신설법인을 만들기로 했다.이렇게 하면 LG화학에는 석유화학,정보전자소재,전지사업 등만 남는다.관계자는 “다른 분야는 B2B(기업간 거래)업종이지만 신소재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았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잘하는 것에만 더욱 집중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수익성 높이는게 최고” 판단 두산그룹도 사실상 모태기업인 주류사업을 팔기로 했다.매각은 8000억원선에서 가격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달에 테크팩을 4000억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했기 때문에 주류사업 매각이 무난하게 진행되면 1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대부분 기업이 경쟁구도를 판단해서 구조조정 수위를 결정하겠지만 ‘큰 그림’을 보지 않고,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전략이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외환위기 때 충분히 ‘학습효과’를 거둔 만큼 기업은 불황기때 체질에 따라 ‘맞춤형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종합·정리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기준금리 추가인하 11일 결정… 얼마나 내릴까

    기준금리 추가인하 11일 결정… 얼마나 내릴까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행 4%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시장은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긴다.한은도 부인하지는 않는다.문제는 폭이다.돈이 돌지 않는 데도 계속 풀어야 하는 것인지,과잉 유동성 등 뒤탈은 없는 것인지 등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한은, 인하폭에 대해 “…” 0.5%포인트 인하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0.25%포인트 인하를 점치는 이도 적지 않다.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7일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에 0.5%포인트 정도는 내려야 하고 한은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면서 “0.25%포인트를 선택한다면 앞으로 계속 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확실하게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연말을 앞두고 자칫 환율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어 한은이 0.5%포인트를 내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0.25%포인트 인하쪽에 무게를 뒀다.한은측은 “각국 중앙은행이 최근 잇따라 금리를 내려 안내리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도 인하 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금통위가 지난 10월 말 0.75%포인트를 전격 인하한 전례를 들어 이 가능성을 거론하는 측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희박하다.이미 한번 쓴 충격 요법인데다 추가 인하에 대비해 실탄을 비축해 둬야 하기 때문이다.한은이나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기준금리 마지노선은 3%다.주된 관측대로 내년 상반기가 경기 저점이라면 그 때까지의 최대 인하 여력은 1%포인트인 셈이다.역대 최저점은 2004년 11월의 3.25%였다. ●돌지 않는 돈…그래도 풀어야 한은이 인하 폭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또 하나의 이유는 ‘약효’ 때문이다.최근 두달새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내렸음에도 은행,기업,개인 등은 모두 ‘돈가뭄’을 호소한다.실제,지난 10월 외화차입금 순유출액(200억 5490만달러)은 월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동토(凍土)다.돈이 돌지 않고 그렇다고 경기 부양 효과도 없는데 금리를 계속 내릴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조복현 한밭대 경상학부 교수는 “지금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것은 실물경제 때문이 아니라 금융시장 때문”이라면서 “(금리를 내려도)당장은 유동성 증대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시장이 거의 멈춰선 상태에서 이마저도 안하면 불안감이 극도로 증폭될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정범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를 크게 낮춰도 시중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0.25%포인트를 내리되 돈이 돌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함께 내놓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채권시장안정펀드 조기 출범,한·미 통화스와프 확대,금융공기업 외화표시 채권발행,외화 유동성 비율 규제완화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한은은 9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30억달러를 추가로 푼다. ●뒤탈… 일단 숨돌린 뒤 걱정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쪽은 뒤탈을 우려한다.돈이 돌지 않는데 지금처럼 계속 풀다가는 넘쳐나는 돈에 발목이 잡혀 부작용만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다.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경기 하강에 대응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책꽂이]

    ●이우학교 이야기(정광필 외 씀,갤리온 펴냄) ‘공부 못하면 인생 막장’이라고 아이들을 협박할 수밖에 없는 서글픈 나라에서 100여명의 시민들이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분당에 학교를 세웠다.대안학교인 이우중학교.2003년 개교 이래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1만 3500원 ●SERI전망 2009(권순우·전영재 외 지음,삼성경제연구소 펴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 휩싸인 한국의 2009년 경제가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책이다.일반적인 경제전망뿐만 아니라 특집으로 ‘세계 금융위기,그 파장과 전망’이 실려 있다.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1만 8000원. ●대한민국 논술사전 아고라(아고라 폐인들 엮음,여우과 두루미 펴냄) 2008년의 한국 사회의 키워드로 부상한 아고라와 미네르바는 인터넷 포털인 다음이 키워낸 것.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프로급 아마추어 논객들의 날카로운 분석과 글을 수록했다.현 정부를 이끄는 주류 시각에서 벗어난 다양한 의견들을 경험해볼 수 있다.1만 2000원. ●나는 역사의 길을 걷고 싶다(정지아 지음,한길사 펴냄) 언론인의 표상이자 자유언론의 상징이 된 언론인 송건호의 인생을 다루고 있다.1975년 언론인들이 펼치던 자유언론운동에 동조해 동아일보를 그만 둔 뒤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서 20세기 한국언론과 역사의 투사가 된 일생을 꼼꼼하게 수록했다.1만 7000원. ●대결로 보는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루돌프 K 골드슈미트 예트너 지음,달과소 펴냄) 정치,군사,예술,문학,철학 분야에서 라이벌들의 명승부를 다시 발굴해 왜 이들이 공존하지 못하고 충돌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독특한 시각으로 재구성했다.예수가 아닌 유다의 시각에서,카이사르가 아닌 부루투스의 시각에서,나폴레옹이 아닌 메테르니히의 시각에서 바라본 결정적 순간이 되겠다.1만 7000원.
  • 한은, 지급준비금 이자 5000억 지급

    한은, 지급준비금 이자 5000억 지급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더 푼다.21년 만의 지급준비금(시중은행들이 고객예금을 제때 지불하지 못할 사태에 대비해 한은에 예치해 놓는 돈) 이자 부활과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공사채 매입을 통해서다.자금 여력이 늘어난 시중은행들이 이 돈을 개인과 기업에 풀어 선순환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한은은 3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금에 대해 한시적으로 이자를 주기로 했다.지금까지는 이자가 없어 은행들로서는 ‘그냥 묵히는 돈’이었다.이자율은 연 2.3%로 금액은 총 5000억원이다.이렇게 되면 은행들의 자금공급 여력이 4조 6000억원 늘어나게 된다고 한은은 추산했다. 한은이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준 것은 1986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이번 조치도 상시 지급은 아니다.최근 1년간(2007년 11월8일~2008년 11월5일) 은행들이 한은에 예치한 지급준비금 평균 잔액에 한해 적용되는 1회성 조치다.은행별 잔액 확인 작업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이자를 지급할 계획이다. 한은은 그러나 은행들이 집요하게 요구해온 지급준비율(현 7%) 2% 포인트 인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한은측은 “지급준비금 이자 지급으로 사실상 지급준비율을 0.8% 포인트 인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이자만 얹어줘도 은행들의 수지(이자수익)가 개선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지급준비율 자체가 인하됐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은행마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BIS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 푼이 아쉬운 처지여서 지급준비금 이자만도 가뭄에 단비”라고 환영했다. 한은은 또 환매조건부(RP) 거래 대상에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공사채를 포함시켰다.시행은 오는 9일부터다.이렇게 되면 주택금융공사가 한은에 공사채를 넘기고,이 돈(공사채 매도액)으로 일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을 사들일 수 있게 된다.이 또한 시중은행에 사실상 자금을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온다.은행들로서는 자금 여력이 1조 7000억원 더 생기는 셈이다. 이주열 한은 부총재보는 “이번 두 가지 조치로 총 6조 3000억원의 자금 공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은행들이 이 돈을 쌓아두지만 말고 시중에 푸는 연쇄 조치가 더 중요하다.”면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외환보유액 ‘弗안弗안’

    [휘청대는 실물경제] 외환보유액 ‘弗안弗안’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2000억달러에 간신히 턱걸이했다.2000억달러 사수 필요성을 둘러싸고 견해가 엇갈린다.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11월 말 외환보유액 현황’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10월 말에 비해 117억 4000만달러 줄어든 2005억 1000만달러다.8개월 연속 축나면서 2005년 2월(2021억 6000만달러)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규모로 떨어졌다. 통화 스와프(교환)를 통해 국민연금에 맡겨놓았던 11억달러를 조기 회수하고 운용수익도 늘었지만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를 계속 푼 것이 결정적인 감소 요인이다.김윤철 한은 국제기획팀장은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 6위 규모이고,긴급 상황 때 대외 지급 수요를 감내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역설했다.김 팀장은 “12월에는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40억달러가 들어오고 경상수지도 최소한 10억달러 이상 날 것”이라면서 “나갈 돈(달러)보다 들어올 돈이 많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2000억달러 사수 의지가 강하게 엿보인다.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상징적 수치이기는 하지만 시장의 불안심리가 여전히 팽배해 2000억달러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수출환어음 담보대출 100억달러 등 한은이 추가로 풀기로 한 달러가 적지 않아 2000억달러 붕괴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도 있다. 유종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0억달러가 일단 깨지면 빠르게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부정적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어 외환당국이 조심스러워하는 것은 십분 이해가 되지만 굳이 2000억달러 사수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면서 “그보다는 실제 쓸 수 있는 가용 외환 관리와 소진한 외환보유액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를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유 연구원은 “은행권에 풀린 달러가 기업 대출로 연결되면 선순환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은행들이 외채상환에만 쓰거나 (환차익을 노리고)현찰로 쥐고 있으면 악순환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시중에 풀린 외환보유액은 대부분 은행들의 단기외채 상환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한은은 “10~11월 두 달 동안 외환보유액이 390억달러 감소했는데 모니터링 결과 이 기간 유동외채(단기외채+1년이내 만기도래 장기외채)가 350억달러 줄어들었다.”며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지 않고 단기차입금 상환에 쓰인 것은 그나마 긍정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12월 결산인 외국계 은행들의 연말 자금회수 등 시장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내년 4월까지인 한·미 통화스와프 만기를 연장하고 한도도 현재 3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 수준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한·중·일 통화스와프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헤지펀드의 복수’ 경계령

    ‘헤지펀드의 복수’ 경계령

    헤지펀드 제2라운드는 돌아올까.최근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유지하자 헤지펀드의 공세가 끝났다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오고 있다.올 한해 동안만 34조원을 팔아치웠던 외국인들은 지난달 26일부터는 매수세로 돌아서 5거래일동안 6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2일에는 미국 증시 하락으로 10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하루에 2000억~3000억원을 팔아치우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매도세가 줄었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손실만 보고 얌전히 물러나겠느냐는 얘기다. 특히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네르바’가 ‘노란 토끼’(일본계 헤지펀드 자금)의 출현을 경고하면서 아직 2라운드가 남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지펀드가 뭐기에 올해 세계 각국 증시가 폭락하는데도 공매도를 금지만 하고 폐지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보면 헤지펀드의 성격이 보인다.헤지펀드의 목표는 절대 수익 추구다.공모형 일반 펀드와 달리 사모형식으로 특정 기관이나 개인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투자한다.주가가 오르면 상관없는데 주가가 내릴 경우가 문제다.주식을 빌려뒀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기는 공매도 기법이 개발된 이유다.헤지펀드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FTSE,미국 MSCI 등에서 한국이 이머징시장에서 선진국시장 지수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공매도에 대한 지나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헤지펀드에 대한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미국·영국계 자본은 수익을 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돈이 아쉬운 각국 정부로서는 공매도를 없애지는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헤지펀드의 정체를 알 수 없다는 데 있다.조세피난처에 위치한 가공의 회사가 많고,결산을 내는 등의 절차가 없는 데다,직접 투자할 때도 투자은행의 명의를 빌리는 일종의 차명거래 형식으로 움직이고,펀드에 따라서는 투자를 위해 빌린 돈이 자본금의 30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 얼마나 되는 돈이 굴러다니는지 알 방법이 없다.몇몇 정보회사들이 보고서를 내긴 하지만 이 역시 추정치에 가깝다는 평가다. ●고환율에 베팅하는 매크로 펀드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줄고 있다지만 이는 3개월짜리 단기 헤지펀드 때문일 수 있다.헤지펀드 가운데서도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매크로(macro)전략펀드가 있다.이들은 헤지펀드의 위기를 타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최근 국제금융센터도 헤지펀드가 대형화되고 새로운 투자처를 적극 물색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단기 헤지펀드가 하락장에 베팅하는 공매도를 통해 주식시장에 개입한다면 매크로헤지펀드는 고환율에 베팅해 환율시장에 끼어든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크로 펀드는 환율 같은 거시지표를 가지고 움직이면서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면서 “조지 소로스가 영국과 태국 정부를 상대로 환율 전쟁을 벌였을 때나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도 비슷한 사례”라고 말했다. 미네르바가 지적한 ‘엔캐리자금’도 이와 비슷하다.‘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했는데 이 때문에 금리가 싼 엔화를 차입해 금리가 비싼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다.최근 미국이 정책금리를 계속 인하하면서 금리차이를 이용한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대안으로 떠오른 고금리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는 얘기다.이 엔화 자금을 금융기관 등이 덥석덥석 받아썼다면 꼼짝없이 코가 꿰게 된다.블룸버그나 로이터 등 외신에서 한국시장이 공격대상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나리오 실현 가능성은 이런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두가지 이유에서다.하나는 한국이 그렇게 위기는 아니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세계적 위기라 제 살기 바쁠 것이라는 생각이다.김동완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장은 “한국 경제가 개방형이라 세계시장 변화에 민감하다 보니 외국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우리의 문제는 ‘부실’이 아니라 ‘손익’이라는 점에서 극복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필명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도 “전세계적인 자산 가치 하락 때문에 곳곳에 먹이가 널렸는데 굳이 한국을 주목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있다.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먹잇감은 세계 곳곳에 있지만 한국이 이머징 시장 가운데 가장 먹음직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실현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손실을 본 헤지펀드는 어떤 식으로든 만회하려 들 것이고 우리 외환·주식시장의 상관관계가 0.8이 넘을 정도로 민감해져 있는 상황이어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 “BIS 12%로… 짜고 또 짜고 경비 줄이자” 은행 눈물겨운 분투

    “BIS 12%로… 짜고 또 짜고 경비 줄이자” 은행 눈물겨운 분투

    은행들이 연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연말까지 각 은행의 자구노력을 지켜보겠다.”는 정부의 으름장에 은행들의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간다.‘마지노선이 12%’라는 말마저 공공연히 나돈다.한편으론 돈을 끌어오고 또 다른 한편으론 기업 구조조정 속도를 내면서 ‘합격점’에 들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은행들 돈 끌어오기 시중 ‘돈맥경화´ 심화 우려 하지만 은행들의 이같은 ‘돈 끌어오기’ 노력은 당분간 시중의 ‘돈맥경화’를 더 심화시킬 수 밖에 없어 우려도 적지 않다.가뜩이나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몰리는 연말에 은행들이 돈을 쌓기만 하고 풀지 않으려 해,정부가 돈을 푸는 은행에 실질적 혜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1일 금융권에 따르면 BIS 권고 기준만 놓고 보면 국내 은행들은 대부분 합격점이다.통상 10% 이상이면 우량 은행으로 인정받는다.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비상 국면을 맞아 안전 기준이 돌변했다.은행들은 대부분 11%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1%포인트를 더 높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우리은행은 대외적으로 BIS 비율 목표를 11%로 밝히고 있다. 최근 1조원어치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이 목표는 달성했다.현재 11.18%다.그럼에도 우리은행은 추가 조치를 계획 중이다.우리금융지주가 이달 중 7000억원가량의 우리은행 전환우선주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전환우선주는 일정 기간 후 보통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은행의 BIS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국민은행은 지난달까지 1조 5000억원의 후순위채를 팔아 BIS비율을 10.74%로 끌어올렸다.연말 순익에다 계획 중인 KB금융지주 지분 일부 매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11%대 진입은 무난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일본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과 지주회사 주식(최대 2%) 매각계약을 체결했다.신한은행은 최근 1조원의 후순위채 발행으로 BIS비율을 12.64%로 올렸다.하나은행도 5450억원어치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BIS비율을 11.06%로 높였다.  지난 9월 말 BIS비율(9.5%)이 10% 밑으로 떨어져 비상이 걸린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본점과 후순위채 발행을 동시에 해야하는 까닭에 아직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국책 은행이 부러워”  국책 금융기관들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정부와 국회가 ‘자금 수혈’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금융위원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에 대한 정부 출자 규모를 각각 5000억원과 3000억원 확대했다.이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기업은행의 증자 규모는 1조 5000억원으로,주택금융공사는 5000억원으로 각각 불어난다.앞서 기획재정부는 수출입은행에 6500억원을 연내 한꺼번에 출자하기로 했다.BIS비율이 8%대로 떨어져 ‘꼴찌’를 한 수출입은행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산업은행 증자 규모도 1조 5000억원으로 5000억원 증액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임대료 오르면 은행도 방 뺀다   BIS비율만 올린다고 안정권에 드는 것은 아니다.궁극적으로는 옥석(玉石)을 가려 살릴 기업은 살리고 쳐낼 기업은 쳐내야 한다.은행마다 기업 구조조정 전담조직을 잇따라 신설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비용 절감을 위한 자린고비 작전도 눈물겹다.하나은행은 최근 업무추진비와 소모성 경비를 최대한 줄이라는 지침을 내렸다.건물 임대료가 오른 지점은 아예 이사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야근 자제령도 떨어졌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불필요한 습관성 야근이 많다.”며 야근 줄이기를 주문했다.야근수당 절약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살아남기 위해 돈을 비축 중인 은행에 정부는 돈을 풀라고 요구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결국 해법은 정부가 돈을 푸는 은행들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생존이 걸린 사람(은행)에게 사명감만을 요구하는 것은 전혀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내년 경제전망 연구소 ‘호전’ 금융사 ‘불안’

    내년 경제전망 연구소 ‘호전’ 금융사 ‘불안’

     사정이 안 좋을 때 흔히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말을 쓴다.불투명하다는 것은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요즘 각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내년도 우리경제 전망이 딱 그렇다.성장률 전망치에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플러스(+)냐 마이너스(-)냐,즉 성장을 하느냐 퇴보를 하느냐의 방향성 자체가 완전히 딴판인 경우가 많다. ●2개의 관점 차이-수출 추이·금융 불안  지난달 말 삼성증권과 삼성경제연구소는 하루 사이로 크게 상반되는 내년 경제 전망을 각각 발표했다.삼성증권은 지난달 26일 내년도 -0.2%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상황이 아주 나쁠 경우’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국내기관 최초이자 최악의 ‘역(逆)성장’ 전망이었다.이튿날 삼성경제연구소는 당초 3.6%보다는 낮지만 3.2%라는 비교적 밝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두 전망치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수출과 금융시장 동향이다.삼성증권은 수출 증가율이 내년 -6.7%로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이것이 국내 경기를 더욱 냉각시켜 소비와 설비 투자를 올해보다 각각 1.9%와 10.7% 감소시킬 것으로 봤다.수출 전망의 전제가 되는 주요국 성장률을 매우 비관적으로 본 게 결정적이었다.삼성증권은 우리나라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3대 선진국의 성장률이 각각 -1.5%,-1.1%,-0.7%에 머물 것으로 봤다.  금융 불안도 심각한 양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신동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전세계 금융기관들의 자금회수가 지속돼 국내 외화유동성을 악화시키고 이것이 원화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져 기업투자와 민간소비를 더욱 얼어붙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비하면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망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다.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미국,EU,일본 성장률을 각각 -0.5%,-0.3%,-0.2%로 봤다.삼성증권보다 0.5~1.0%포인트가 높다.선진국 경제에 대한 이 정도의 전망 차이는 수출 증가율에 큰 영향을 준다.그 결과 삼성경제연구소는 수출이 20% 가까운 올해보다는 크게 떨어지지만 3.2%의 증가세는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출이 완만하나마 증가세를 나타내고 내년에 금융불안이 진정되면 하반기 이후 전체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에는 재정을 활용한 정부 정책이 적잖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점도 감안했다. ●예측기관의 특성도 한몫?  최근 추세를 보면 금융회사들일수록 비관적인 경향이 강하다.유진증권은 지난달 19일 2.4%의 성장률을 발표해 그때까지 국내기관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지난달 각각 -3%와 -2% 성장 전망을 내놓았던 외국계 UBS증권과 매쿼리증권도 금융회사였다.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금융쪽 연구기관들은 금융 불안의 충격이 실물경제에 고스란히 전이될 것으로 보는 반면 종합 연구기관들은 실물경제의 기초와 정부 정책의 효과 등을 고려해 덜 비관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마이너스 늪’에 빠지나

    ‘마이너스 늪’에 빠지나

     수출·고용·성장이 줄줄이 뒷걸음질치는 ‘마이너스 경제’ 시대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부동산 값이 또 한차례 하강하고 내년 1·4분기(1~3월)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회사채 규모가 25조원이나 돼 이같은 불안감을 증폭시킨다.민간 차원의 구조조정 전담기구 부활 움직임도 감지된다.  30일 정부와 경제예측기관 등에 따르면 내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SK경영연구소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2.7%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연간 수출 증가율을 3.2%로 제시한 삼성경제연구소도 반기 또는 분기 기준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에 동의한다.분기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졌던 2002년 1분기(-11.1%)가 마지막이다.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수출이 꺾이면서 성장률도 수직 강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경제예측기관마다 1~3%대로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편차가 크지만 내년 1분기 마이너스(전분기 대비)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견해가 일치한다.이렇게 되면 고용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연간 기준으로 고용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03년이 마지막이다.당시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3만명이 줄었다.그 해 성장률은 3.1%였다.내년에 정부 예측대로 2%대 중·후반 성장을 달성한다고 해도 취업자 수 감소를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성장률이 2%대에 머물면 성장과 고용의 연결 고리가 거의 끊어져 내년 상반기에 고용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 감소는 소득 감소→투자 감소→성장 잠재력 저하의 악순환을 야기한다.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는 외환 위기때처럼 민간 차원의 기업구조조정위원회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한국 순채무국 전락 엇갈린 시각

    [휘청대는 실물경제] 한국 순채무국 전락 엇갈린 시각

     우리나라의 순채무국 전락은 ‘예고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어 또 하나의 악재임은 분명해 보인다.그러나 파괴력을 놓고는 해석이 갈린다.정부와 한국은행은 “외국인의 대량 주식 매도에 따른 통계상의 착시에 불과하다.”며 시장에 별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동조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실탄(외환보유액) 소진에 따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한계로 시장이 연말에 또 한번 출렁거릴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순채무국 전락 왜?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가 결정타였다.외국인들은 올 6월부터 9월까지 석 달새 주식과 파생금융상품 등(지분성 투자자산)을 280억 4000만달러어치 팔아 치웠다.이 돈은 달러로 환전돼 우리나라를 빠져 나갔다.이 규모는 우리나라가 해외서 받을 돈(대외채무)과 갚을 돈(대외채권)의 차액인 순대외채권(-251억달러)과 비슷하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이같은 지분성 투자는 통계상 빚으로 잡히지 않는다는 데 있다.빚으로 잡히면 한국에서 빠져 나간 돈만큼 국내 외화 자산이 감소하는 동시에 빚(대외채무)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그러나 애초 빚에 들어가 있지 않아 외화자산만 축낼 뿐,차입금 상환 효과는 없다.정부와 한은이 순채무국 전환을 별 일 아니라고 평가 절하하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통계상의 착시 효과를 차치하더라도 선박 선수금 등 사실상 상환 부담이 없는 빚을 제외하면 여전히 순채권국(861억달러)”이라고 강조했다. 양 팀장은 “외채의 질(質)도 단순 차입금 비중이 높았던 1980~90년대와 달리,미래 수입에 바탕을 둬 상환 부담이 적은 외채가 전체 외채의 26%나 된다.”며 주요 선진국들도 순채무국임을 상기시켰다. 지난해 말 현재 미국(-5조 4981억달러),영국(-1조 1224억달러) 등은 순채무국,일본(2조 4622억달러),독일(3550억달러) 등은 순채권국이다. ●경상수지 흑자 유지 절실  그러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불안한 요소가 눈에 띈다.유동외채(만기 1년 이내 단기외채+1년 안에 만기가 돌아 오는 장기외채)가 9월 말 현재 2271억 2000만달러로 같은 시점의 외환보유액(2396억 7000만달러)과 거의 맞먹는다.극단적인 전제이기는 하지만 전액 상환 요구가 들어왔을 경우 빚을 갚고 나면 외환보유액이 125억 5000만달러밖에 남지 않는다.한은측은 “1년 안에 자동 소멸되는 선물환 관련 환헤지용 해외차입분 496억달러를 제외하면 유동외채 비율이 (94.8%에서)74.1%로 낮아진다.”고 해명했다.전체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44.6%로,영국(74.6%),홍콩(74.6%),일본(61.8%)보다는 낮지만 미국(39.4%),독일(36.3%)보다는 높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상수지 적자로 순채무국으로 전락했다면 문제가 심각하지만 그보다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 여파가 큰 만큼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순채무국 전환 사실 자체가 대외적으로 불안 심리를 자극할 소지는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말 자금 수요가 몰려 있는 상황에서 순채무국으로 전환했다는 것은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실탄이 별로 없다는 의미이기도 해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수)쏠림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따라서 당국의 개입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시장에 확실하게 알릴 필요가 있고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내년 살림살이 더 팍팍해진다

    내년 살림살이 더 팍팍해진다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전망이 갈수록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실제 살림살이와 직결되는 국민소득은 경제 성장률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현상이 지난해 4·4분기 이후 지속돼 왔고,이것이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적어도 내년 상반기의 국민소득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이 얼마인가와 별개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국민 소득이 높아지지 않으면 전체 구매력이 살아날 수 없고,이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으로 이어져 경제를 더욱 고꾸라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5.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그러나 국민들의 실제 경제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GNI 증가율은 성장률의 절반도 안 되는 2.6%에 그쳤다.고유가 등으로 교역 조건이 악화되면서 우리가 수출해 벌어들인 돈이 막대한 대외 지불로 빠져나가면서 막상 우리에게 남은 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둘 사이의 차이가 더욱 확연히 벌어졌다.1분기와 2분기 경제 성장률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와 4.8%였지만 GNI 증가율은 각각 1.3%에 불과했다.각각 4.5%포인트와 3.5%포인트의 격차가 난 것이다.이에 따라 내년에 잘해야 2~3% 수준의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슷한 격차가 나타날 경우 소득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 세계적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과 이로 인한 수출 단가 하락이 불가피해 적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국민소득 증가율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황 연구원은 그러나 “우리 경제에서 원유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유가 하락에 따라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률과 소득 증가율간 간극은 좁혀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득이 성장률을 따라가려면 대외 교역 조건이 호전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다.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 유가 하락 등은 수입 단가를 낮춘다는 점에서 교역 조건에 호재가 되지만,마찬가지로 석유 제품 등의 수출 단가가 떨어지는 데다 세계경기 침체로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 가격 역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교역 조건이 반드시 좋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LG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1970년대에는 GNI 증가율과 경제 성장률간 탄성치가 1.2였다.경제가 1% 성장할 때 소득은 1.2%가 늘었다는 얘기다.그러나 이 비율이 90년대 1.0으로 낮아지고 2000년대 들어서는 0.7로 더욱 줄었다.1% 성장 때마다 소득은 0.7%밖에 늘지 않은 셈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엇박자 정부’ 위기 부채질

    ‘엇박자 정부’ 위기 부채질

     정부의 엇박자가 도를 넘어섰다.공적자금,환율,구조조정 등 극도로 민감한 현안을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구난방 쏟아내고 있다.그 때마다 시장은 크게 출렁인다.강력한 리더십과 유기적 공조로 ‘외환 위기보다 더 하다.’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할 정부가 되레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위기를 키운다는 비판이 거세다.  최근 정부 핵심관계자는 “연내 은행에 공적자금 투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법적 가능성을 떠나 지금까지의 정부 설명과 달리 상황이 그토록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해 시장이 발칵 뒤집힐 메가톤급 발언이었다.  그러자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즉각 진화에 나섰다. 전 위원장은 26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은행 구조 조정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며,지금 은행 상황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라면서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너무 앞서간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가능한 해석은 두가지다.청와대가 너무 앞서나갔거나 금융수장이 ‘왕따’를 당했을 가능성이다.물론 양쪽이 상황 인식을 같이 하고,시기를 저울질 중인 상태에서 한쪽이 ‘천기’를 누설했을 가능성도 있다.어느 쪽이든 조율 기능 상실과 상호 신뢰 기반 와해에 따른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은 무마하기 어려워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또 하나의 리스크(위험)는 정부 불신감”이라고 지적했다.금융위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완화’ 발언 때문에도 진땀을 흘려야 했다. 금융위측은 “우리가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서 국제 기준을 마음대로 바꿨다가는 BIS비율 조작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면서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좀 더 파악해 보겠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파악 결과)대통령 발언은 BIS 비율을 우리나라 단독으로 낮추겠다는 뜻이 아니라 국제 공조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혹시나 야기될지 모를 논란을 차단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좀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대통령이 해외순방때 외환시장은 절대 건들면 안 된다고 발언한 것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환율 상승을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돼)달러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건설업체 대주단(채권단)과 관련해서도 가입 시한,인센티브 등을 둘러싸고 금융위·국토해양부·은행연합회의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1분도 아깝다며 경제 위기 극복에 총력을 쏟고 있는데,우리나라는 대통령 따로,장관 따로,시장 따로”라고 성토했다.또한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안이한 (경제 상황) 인식 수준과 대처 능력을 시장에 고스란히 노출했다는 점”이라면서 “지금부터라도 전열을 정비해 비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체할 게 아니라면 금융 수장에게도 대통령의 확실한 신뢰를 보여줘 금융 당국의 말과 정책이 시장에 먹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미현 이두걸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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