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삼성경제연구소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임진강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김효주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대통령 대면조사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55
  • 경기 하향세 둔화

    경기지표에 약간의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여전히 많은 수치들이 1년 전 대비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이고는 있지만 그 폭이 둔화됐다. 그렇다고 이것을 경기회복의 조짐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지난해 9월 세계 경제 위기가 시작된 이후 몰아쳤던 공포가 시간이 흐르면서 다소 진정된 결과쯤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10.6% 감소했다. 27.0%가 줄었던 1월보다 많이 나아졌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14.5%, 12월 -20.0%, 올 1월 -27.0% 등 3개월 연속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 기록을 경신해 왔다.2월 제품 출하 증감률도 내수와 수출 각각 -10.8%와 -8.0%로 전월 -24.9%, -21.3%에 비해 개선됐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66.7%로, 1월 61.4%에 비해 좋아졌다. 서비스업 생산은 1월의 전년동기 대비 -1.1%에서 2월에는 0.1%로 미미하나마 증가세로 반전됐다. 심리지표도 개선돼 한국은행이 1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3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7이었다. 전월보다 14포인트 올랐다. 매출액 상위 600개 기업을 조사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3월 BSI도 지난달 62.4에서 89.0으로 26.6포인트 상승했다.그러나 소비 등 분야에서는 부진의 골이 더 깊어졌다. 소비재 판매액은 전년동월 대비 6.2% 감소해 1월의 -3.3%보다 악화됐다. 건설수주 역시 -20.7%로 전월 -15.0%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설비투자지수도 -21.2%로 전월(-25.9%)에 이어 부진을 지속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경기 급락세의 완화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심리지표들이 개선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실물지표의 반등은 없다.”고 밝혔다.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경기 하강기에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몇몇 지표의 개선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둘 것은 없다.”고 말했다.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2월 지표와 같은 상황이 두어 달 지속되면 저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 한 달 정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1000만원 맡기면 月이자 2만5000원

    1000만원 맡기면 月이자 2만5000원

    국민·신한은행만 대출금리 인하를 선언한 가운데, 지난달 전체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 낙폭이 정기예금 금리 인하폭의 약 10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금 이자는 한 달새 1%포인트나 내린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0.1%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대출고객은 초저금리 시대의 수혜를 별로 체감하지 못하고, 이자생활자 등 예금고객들은 줄어든 이자소득에 고통이 커지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 0.06%P↓… 제자리 수준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신규취급액 기준)에 따르면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5.73%였다. 전달보다 0.11%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국민들과 밀접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도 연 5.38%로 0.25%포인트 내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잣대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하락폭(0.52%포인트)의 절반에 머물렀다. 신용대출 금리는 0.06%포인트 낮은 연 5.87%로 거의 제자리였다. 한은은 “개학철을 앞두고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연 7.3%)을 많이 취급한 데다 일반 우대금리를 축소해 가계대출 평균 낙폭이 작았다.”고 분석했다. 1월에 주택담보대출(-1.18%포인트)을 포함한 가계대출(-1.17%포인트) 금리 하락폭이 전월 대비 1%포인트를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출금리 인하에 소극적이라는 비판 여론에 밀려 은행들이 ‘반짝 인하’에 나섰다가 우대금리 축소 등의 방법으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액)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24%로 1월보다 1.02%포인트나 떨어졌다. 이 여파로 연리 2.0% 이상~3.0% 미만 정기예금 비중이 1월에는 한 자릿수(9.2%)에 불과했으나 2월에는 4배인 37.6%로 늘어났다. 정기예금 상품 3개 중 1개는 이자가 연 3%도 안 된다는 얘기다. 1000만원을 1년 정기예금에 들었다면 한 달 이자가 2만 5000원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정기적금 등을 모두 포함한 저축성예금 평균금리도 연 3.23%로 0.93%포인트 떨어졌다. 1996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저 수준이다. ●기존 대출 역마진 신규대출서 벌충 이에 반해 기업대출(연5.56%)과 가계대출을 모두 포함한 대출 평균금리(연 5.57%)는 0.34%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상품 전체를 놓고 비교해도 예금금리 낙폭이 대출금리 낙폭의 3배다. 김병수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은행들이 기존 대출분의 역마진을 신규대출에서 다소 만회하려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예대마진이 사상 최악이라며 울상이다. 2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잔액기준 총수신금리는 4.21%, 총대출금리는 6.40%로 예대마진은 2.19%포인트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들의 올 1·4분기(1~3월) 실적이 적자로 예상된다.”며 “여론몰이식 대출금리 인하 압력은 곤란하지만 은행들도 (예매마진만 의존하지 말고)수익원 다각화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경제 바닥 쳤다 ?

    한국경제 바닥 쳤다 ?

    “도대체 우리 경제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다는 것인지….” 대기업 부장 김모(47)씨는 요즘 많이 혼란스럽다. 경제가 좀 나아진다는 것인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인지 도통 갈피를 못 잡는다. 어떤 날은 경제 전문가가 방송에 나와 “이제부터 본격적인 어려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고, 어떤 날은 “우리 경제가 곧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신문에 실린다. 경제 사정이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기 바닥론이 고개를 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6일 주요 경제연구기관의 이코노미스트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섣부른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낙관론은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경기하강 속도가 다소 느려진 것, 미국경제에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난 것 등에 근거한다. 환율과 주식 등 금융시장의 안정과 함께 4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3월 무역수지 흑자, 넉 달 만에 증가세를 보인 광공업 생산, 1월에 이어 2월에도 증가세를 보인 산업생산, 그리고 두 달 째 이어진 부도업체수 감소 등이 경기의 훈풍을 예감케 하는 지표들이다. 미국과 중국의 금융시장과 실물경기가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실어준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월 말부터 이미 금융시장이 바닥을 찍었고, 단기적으로는 확실히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한층 어려워질 것을 걱정하는 의견이 우세한 게 현실이다. 특히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의 체감경기에 관한 한 더 나빠지거나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 같은 상태로 한참을 갈 것이란 분석이 압도적이다. 정부도 비슷한 시각이다. 지난 25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회복 과정이 외환위기 때보다 길고 더딜 것”이라면서 “1·4분기가 지나면 부실이 현재화하면서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고용 사정이 악화되고 개인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재정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도 “기업들이 안 무너지고 금리가 낮아 사람들이 체감을 못할 뿐이지 더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면서 “개인들은 ‘경기가 언제쯤 살아날까.’가 아니라 ‘경기 침체의 영향이 언제쯤 나에게 직접적으로 닥칠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상승할 것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 과도한 하강에 따른 반작용으로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플러스(+)를 기록할 수 있겠지만 탄탄한 실적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분기 성장률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구조조정이 이제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을 뿐”이라면서 개인들이 느낄 경제적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도 “바닥론은 너무 성급한 얘기”라면서 “지난 연말부터 정부가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연초라는 계절적 특성상 지표가 다소 개선되면서 생긴 심리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관건은 경기가 확장 국면에 접어들 수 있느냐는 것인데 경기선행지수 등 예고 능력이 있는 지표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은행 1인당 평균 인건비 8244만원… 고액 논란

    은행 1인당 평균 인건비 8244만원… 고액 논란

    미국에서 AIG의 고액 보너스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은행권도 임금 수준이 너무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별다른 재주 없이 예대금리 차이 위주로 수익을 올리는 은행들이 고임금을 받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금융산업 발전이란 장기플랜을 생각하면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반박한다. ●신한은행 9144만원으로 최고 26일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은행 직원 1인당 평균 인건비는 8244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는 급여, 복리후생비, 퇴직금 등을 반영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9144만원), 외환은행(9058만원), SC제일은행(8830만원) 순이었다. 하나은행은 6162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 1인당 인건비에는 임원과 정규직뿐 아니라 비정규직까지 포함된 것이어서 정규직만 따로 계산할 경우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분을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계산할 경우 평균 인건비는 내려가기 마련이어서 이런 통계는 도리어 은행권에 면죄부만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런 구분까지 해서 인건비를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은 인건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 동의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외환위기 뒤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임금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금융이 글로벌화되면서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많은 임금을 줄 수밖에 없다는 논리도 내세운다. 은행을 지나치게 닦달해서는 안 된다는 옹호론도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 자금 지원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벌써 연봉을 낮추라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말하기엔 껄끄럽다. 여론의 따가운 눈총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의 공공적인 성격을 감안하면 솔선수범하는 것은 맞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임금 반납이나 동결 등을 추진하고 있는 데도 모두가 은행만 비난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임금은 노조와 협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경영진의 결단만으로 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호소한다. ●“우리가 죽을 죄를 지었냐”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 은행들의 입장에 대해 금융당국부터 못마땅해한다. 금융업을 향후 먹거리로 설정해 둔 정부 방침 때문에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못하지만 사석에서는 은행을 성토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제조업은 물건을 팔면 파는 대로 고스란히 수익이 되지만 금융업은 시장이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기 때문에 오르막 때 얻은 수익으로 내리막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면서 “지난 몇 년간 오르막에 있을 때 은행들은 돈을 아껴서 체질을 강화하기보다 글로벌 경쟁 운운하면서 자기네들 몸값 올리기에만 급급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이 제조업에 비해 국가 경제에 기여한 것은 극히 적다.”면서 “일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고도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제조업체가 더 많다.”고 말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도 “외환위기 뒤 선진금융기법 운운했지만 펀드 바람을 등에 업고 거품만 만들어 냈던 게 솔직한 우리 은행의 자화상”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직원에게 돈 많이 주는 게 무슨 죄냐라고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태성 최재헌기자 cho1904@seoul.co.kr
  • EU산 위스키 3년내 관세철폐

    EU산 위스키 3년내 관세철폐

    국내 소비량이 많은 유럽연합(EU)산 스카치 위스키와 치즈의 관세가 각각 3년, 15년 안에 철폐된다. 쟁점 사안인 돼지고기는 냉장육과 냉동 삼겹살은 10년, 나머지 냉동육은 5년 안에 관세가 없어질 전망이다. 다만 관세환급은 한 쪽이 물러서기 어려운 사안이라 자칫 딜 브레이커(협상 결렬요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한국과 EU는 자유무역협정(FTA) 농산물 분야 양허협상에서 이같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0%의 관세가 붙는 EU산 스카치 위스키는 3년 뒤부터는 무관세 품목이 되면서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다. 스카치 위스키는 EU로부터의 수입농산물 중 비중(금액 기준)이 15.6%에 달하는 주요 수입품이다. 최근 3년간 연 평균 수입액이 2억 4694만달러에 달했다. 36%인 치즈 관세는 15년 안에 철폐하는 대신 일종의 의무 수입량인 저율관세 수입물량(TRQ)을 두기로 했다. FTA 발효와 동시에 2004∼2006년 평균 수입물량의 100%를 수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관세 철폐 때까지 매년 3%씩 수입물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다만 TRQ 물량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다른 낙농품들도 대체로 10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낙농품은 탈지분유·전지분유 관세율이 176%에 달한다. 치즈를 비롯한 EU산 낙농품의 수입금액은 연간 1억 3000만달러에 달한다. 양측은 또 주요 쟁점인 돼지고기(관세 25%)의 경우 냉동 삼겹살과 냉장육은 10년, 냉동육은 5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지난해 EU산 돼지고기는 4억 698만달러가 수입됐고, 이중 냉동 삼겹살이 70% 정도를 차지한다. 다만 관세환급 문제는 여전히 미지수다. 양측의 입장이 단호하기 때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최근 유럽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면서 관세환급 허용에 따라 피해를 입는 유럽 자동차 업계의 원성이 높고, 이에 따라 EU 협상단도 압박을 느끼는 분위기”라면서 “그래서 마지막 단계까지 가야 협상 타결 여부까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관세환급을 받는 대가로 EU 측에 유리하도록 국산 제품에 대한 원산지 인정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거나 문화 등 서비스업 일부를 개방하는 방안도 협상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5~7년의 관세환급 유예기간 설정도 거론된다. 그러나 한·EU FTA는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킨 한·미 때와 달리 비교적 조용하게 정리되는 분위기다. 이는 서비스업 개방 등 우리 사회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했던 한·미와 달리 한·EU FTA는 덜 민감한 상품교역 문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슈인 미국과 농업 두 가지가 이번 협의에서는 상당 부분 빠지고, 중소기업에 어느 정도 피해가 갈 수 있는지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반대 목소리가 아직 크지 않다.”면서 “EU 역시 서비스업 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인 만큼, 우리에게 서비스업 등의 개방을 요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경제실장은 “불과 10개월 만에 끝낸 한·미 FTA와 달리 한·EU는 23개월을 끌어오면서 더 신중하게 실리를 챙길 수 있었다.”라면서 “이에 따라 오히려 일반인들의 관심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엔高 좋아말고 그 이후를 대비하라”

    일본 기업이 엔화 강세로 고전하면서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이런 효과는 조만간 사라지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포스트 엔고(高)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엔고와 일본 제조기업의 위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엔화의 ‘나홀로’ 강세로 일본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잃고 수출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본 기업이 수차례 엔고 위기를 극복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엔화 강세는 어느 정도 일단락됐고 엔화가 완만한 속도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엔고가 해소되면 일본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일본 기업들이 지난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 기업 체질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은 원·엔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향상과 수익 증대에 안주하지 말고 환율 하락과 동시에 그 효과가 소멸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고환율에 편승해 달러 또는 엔화 표시 제품가격을 인하하면 향후 수익성을 압박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율 상승으로 확보한 대일(對日) 수출 확대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납기를 지켜 장기 거래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현재의 고환율 국면을 기업체질 개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29조 슈퍼추경 약발 미지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8조~29조원 정도의 ‘슈퍼 추경(추가경정예산)’ 효과를 놓고 벌써부터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세수 감소분을 제외하고 20조원 정도를 집행해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 정도 높이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정부 안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번 추경 효과는 내년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나타날 것인 만큼 당장 경제위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마이너스 추세인 신규 일자리 숫자 역시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추경 효과 내년 여름 이후에나 나타날 것 정부는 23일 고위 당정회의를 거쳐 24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첫 추경 예산안을 확정,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정부의 목표는 29조원 정도의 추경예산을 통해 성장률을 2% 포인트 높이고 일자리 60만개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추경의 경우 10조원 정도를 투입했을 때 GDP의 0.4~0.5% 정도 진작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경 가운데 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수 감소분 11조원 정도를 제외하고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돈은 17조~18조원 정도다. 이에 따라 이번 추경으로는 1% 이상의 성장률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재정에 투입한 자금은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을 거치며 실제 국내총생산에는 1~1.5배 정도의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불황기에는 효과가 오히려 줄어든다. 세금 징수분과 더불어 민간에서 실제로 쓰지 않고 저축 등으로 남겨 두는 몫까지 감안하면 쓴 돈만큼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위해 국채를 발행, 시중의 돈을 흡수하면서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구축(驅逐)효과(Crowding out effect) 역시 불가피하다. 도건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민간이 할 투자를 정부가 하게 되면서 불경기 때 재정 지출 효과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정지출 효과의 지연도 남아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재정 효과가 나타나려면 1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이번 추경 역시 오는 6월부터 순차적으로 집행되는 만큼 내년 여름 이후 효과가 천천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자리 플러스 전환도 쉽지 않아 추경에 따른 일자리 감소세의 플러스 전환도 불투명하다. 추경으로 창출되는 신규 일자리는 연간 기준으로 28만개. 단순 계산하면 정부가 전망한 올해 신규 취업자 -20만개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기존 취업자가 공공부문 일자리로 자리를 옮기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가 없다. 한 국책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재정에 한계를 갖고 있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도 플러스 성장이나 일자리 추가 창출이 불가능한 만큼 이를 솔직히 시인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게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 올 성장률 -4%도 안되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함에 따라 이것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외여건에 민감한 우리 경제의 특성상 올 1월 IMF가 전망한 성장률 전망치 -4.0%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IMF는 19일(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0.5%에서 -0.5∼-1.0%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11월 2.2%로 전망했다가 올 1월 0.5%로 내린 뒤 이번에 다시 하향조정한 것이다. 세계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예상한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다. IMF는 주요국 성장률 전망도 줄줄이 낮췄다. 미국은 기존 -1.6%에서 -2.6%로 1%포인트, 일본은 -2.6%에서 -5.8%로 3.2%포인트, 유럽연합(EU)은 -2.0%에서 -3.2%로 1.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이렇게 선진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가 많게는 3%포인트대까지 낮춰짐에 따라 우리나라도 일정 수준 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MF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대규모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교역량이 급속도로 줄어든 것을 하향조정의 이유로 설명했다. 당초 한국(-4.0%)보다 높은 -2.6%로 전망됐던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이 이번에 -5.8%로 대폭 내려간 것도 올 들어 전년 대비 40%대에 이르는 수출 감소의 탓이 크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IMF가 한국의 경제전망을 더 나쁘게 볼지는 불확실하나 세계 성장률이 둔화되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IMF가 올 1월 말 한국 성장률을 -4.0%로 전망할 때 다른 대부분 나라는 사정이 비교적 괜찮았던 지난해 3·4분기 성장률을 근거로 한 반면 우리나라는 4분기 성장률(-3.4%)을 활용했다.”면서 “미국, 일본은 지난해 4분기 수치가 이번에 비로소 반영된 것이란 점에서 우리나라의 전망치가 1월 수치보다 크게 나빠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美 FRB 3000억달러 규모 장기국채 매입… 한국은행의 선택은

    美 FRB 3000억달러 규모 장기국채 매입… 한국은행의 선택은

    영국,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장기국채 매입에 나서자 시장의 관심은 온통 한국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따른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만큼 우리나라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중앙은행 개입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선다. 한은은 국채 매입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국채 매입 발표가 나오자 한은도 따라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지만 시장과 업자의 목소리를 구분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어 “미국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금리가 장기국채 금리에 연동돼 있어 매입 효과가 직접적이지만 우리나라는 단기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연동돼 있어 처지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겉으로는 한은에 무리하게 국채를 떠넘기지 않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정부나 한은이나 수급 불일치로 시장이 출렁이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데 내부 인식을 같이한다. ●한은 “시장과 업자 목소리 구분해야” 다만 방법론에 있어 한은의 태도는 단호하다. 한은 측은 “정부 발행 국채를 유통시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인수(직매입)하게 되면 발행자의 입맛에 맞게 금리를 싸게 책정할 수밖에 없어 도리어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성태 총재도 지난 12일 “국채 매입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가능성은 열어놓으면서도 “간접적으로 하겠다.”고 밝혀 유통시장에서의 단순매입을 시사했다. 한은이 국채를 직접 인수한 것은 1994년 1조원대 양곡증권 인수가 마지막이다. 금융통화위원들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금통위원은 “(한은의 국채 매입은)규모의 문제이지,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국채를 사주더라도 방법론은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면서 “발행시장에서의 직매입은 후진국도 하지 않는 조치”라고 경고했다. ●국채 교환론도 부상 한때 ‘패닉(공황)설’까지 대두됐던 시장은 한은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은이 기준금리를 많이 내려 단기물은 안정됐지만 장기물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추경용 국채 물량이 대거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자체 소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한은이 일정 부분 소화(매입)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국은 워낙 사정이 안 좋으니까 장기국채까지 사들여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비상상황인지는 확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추경 공포’가 계속 제기되면서 시장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데다 물량 부담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여 굳이 서둘러 미국을 따라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황태연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도 “자칫 유동성 확대 효과보다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상승 부작용 우려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추경 규모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여론몰이식으로 한은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도 직매입이 아닌 유통시장에서의 단순매입”이라고 환기시켰다. 국채 교환론도 나온다. 유동성이 떨어진 기존 국채를 새로 발행되는 국채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전 연구위원은 “추경 외에도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 등 각종 정부 보증채 대기 물량이 많아 전체적인 얼개를 보고 방법론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한은 부담을 덜어주고 시장 자체 소화를 유도하기 위해 1년물 단기국채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안미현 조태성기자 hyun@seoul.co.kr
  • 금융시장 모처럼 봄바람 살랑살랑

    11일 금융시장에 모처럼 봄바람이 불었다. 코스피지수는 1100선을 회복했고, 원·달러 환율은 급락세를 이어갔다. 씨티그룹 실적 호전 소식 등에 따른 미국·유럽 증시 훈풍 영향이 컸다. 시장의 촉각은 이제 1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맞춰져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5.31포인트(3.23%) 오른 1127.51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500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렸다. 이는 원화 강세로 이어졌다. 원·달러환율은 달러당 40.50원 떨어진 147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동안 100원 가까이(97원) 폭락했다. 흐름이 심상찮자 수출업체들이 움켜쥐고 있던 달러화를 서둘러 대거 내놓은 것도 하락폭을 키웠다. 일본(4.55%), 타이완(1.90%)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반등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외교협회(CFR) 초청연설에서 “금융시스템이 질서를 회복한다면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에 침체에서 빠져 나와 내년에는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국내외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시장이 12일 나올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비관론이 지나치게 증폭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환율 등 금융시장이 반작용을 나타내고 있다.”며 “그러나 동유럽 국가 부도 가능성과 AIG 등 대형 금융기관 도산 우려 등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경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고용시장 바닥 찍었다 ?

    고용시장 바닥 찍었다 ?

    지난달 고용시장의 구인·구직 수치에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기업들이 내놓은 일자리 수는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증가세가 현격히 둔화됐다. 반가운 일이기는 하지만 위기의 초입에 있는 현재 경제 상황과 많이 동떨어진 결과여서 해석이 분분하다. 주무부처인 노동부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10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82개 고용지원센터에 등록된 신규 구인 인원은 9만 1958명으로 전월 6만 3169명에 비해 45.6%(2만 8789명) 증가했다. 신규 구인 인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인 지난해 10월 10만 370명으로 고점을 찍은 뒤 11월 8만 3773명, 12월 6만 7136명, 올 1월 6만 3169명 등 줄곧 큰 폭의 감소세를 보여왔다. 반면 지난달 신규 구직 인원은 24만 5671명으로 1월에 비해 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줄곧 벌어지기만 하던 신규 구직인원과 구인인원 사이 격차도 15만 3713명으로 전월 16만 7698명에 비해 1만 3985명(8.3%)이 줄었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도 10만 7708명으로 1월 12만 8073명에 비해 2만 365명(15.9%) 감소했다. 노동부는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출렁이고 국내 실물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기치 않게 고용안정을 나타내는 지표가 나오자 다각도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고용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건설·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 구인 인원이 늘고, 신규 구직 인원 상승률이 둔화되는 것으로 볼 때 고용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다소간 먹혀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지표가 좋아질 여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구인이 늘어난 것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취업정책이 반영된 영향으로 봐야 한다.”면서 “구직 인원의 증가폭이 둔화되는 것은 취업 포기자의 영향도 다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출범 한달 맞은 윤증현 경제팀 성적표는

    출범 한달 맞은 윤증현 경제팀 성적표는

    “나무는 봤으되, 숲은….” 9일로 출범 한 달을 맞는 새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부처간 엇박자나 정책 균열음은 눈에 띄게 줄었으나 경제 자체는 한 달 전보다 악화됐다. 새 경제팀의 잘못된 처방이 경제 악화를 초래한 것은 아니지만 ‘3월 위기설’에 대한 안이한 대처 등 해외 불신감을 걷잡을 수 없이 증폭시킨 것은 뼈아픈 실책으로 지적된다. 한·미 통화 스와프 규모 확대를 끌어 내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오전 오후에 각각 취임식을 치렀다. 두사람은 일단 조직 장악에 성공했다. 윤 장관은 ‘윤 따거(큰형님)’라는 별명에 걸맞게 부하직원들을 결속시켰다. 진 위원장도 전임 위원장 시절 배제됐던 1급 상임위원들을 전진 배치시키면서 조직을 정상화시켰다. 내부와의 소통에 성공한 두 수장은 시장과의 소통에 나섰다. 윤 장관은 수출부두, 건설현장을 거쳐 한국은행, 경제5단체 등을 잇따라 접촉했다. 진 위원장은 은행장들과의 끝장 토론을 통해 지지부진하던 자본확충펀드의 물꼬를 텄다. ●3월 위기설 안이한 대처 ‘뼈아픈 실책’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8일 “새 경제팀이 소통을 중시한다는 인식을 시장에 전달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제지표는 오히려 뒷걸음질이다. 주가는 떨어졌고, 환율은 올랐다. 특히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크게 올랐다. 한 경제학자는 “지표만 놓고 보면 전임 경제팀보다 현 경제팀의 성적표가 더 나쁜 데도 욕하는 소리가 별로 안 들린다.”며 “그만큼 윤증현팀이 노련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가 외환시장이다. 고환율을 어느 정도 용인한다는 점에서는 새 경제팀도 전임 경제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외환딜러는 “속내를 곧이곧대로 드러내는 것(전임 경제팀)과 긴가민가 하게 하는 것(새 경제팀)의 차이”라며 “일단 시장이 당국의 힘을 의식하고 경계하게 만든 것은 긍정적 변화”라고 털어 놓았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금은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기도, 그렇다고 개입하지 않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 국면”이라며 “새 경제팀이 신중한 대응을 통해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를 지켜 내고 있는 것은 매우 잘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외환정책에 관한 한 한은과도 호흡이 잘 맞고 있다. 다만, 기껏 다진 양측 신뢰가 외화차입금 발표과정 등 사소한 일처리 미숙으로 마찰음을 빚은 것은 흠이다. 앞으로의 당면과제는 해외 불신 해소이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해외투자자들의 불신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며 “새 경제팀이 좀 더 적극적으로 조기 해명에 나섰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윤 장관이 뒤늦게 외신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이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 이어 영국까지 직접 날아가는 등 고군분투 중이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진단이다. ●주가↓ 환율↑…경제지표 뒷걸음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효율적 분배, 현재 300억달러인 한·미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 구조조정 가속화 등도 앞으로의 숙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불안의 핵심은 과다한 단기외채인 만큼 실물경기 부양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규모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도 다중채무자 프리워크아웃, 구조조정기금 추진 등 가시적 성과를 내놓았지만 구조조정에 관한 한 호평과 악평이 교차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 경제팀이 들어서면서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의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미현 김태균기자 hyun@seoul.co.kr
  • 금리동결론 모락모락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이같은 기류가 감지된다. 시장의 관측은 동결과 0.25%포인트 인하 전망이 팽팽하게 엇갈린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가 아직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위험천만한 비교”라며 “우리는 달러나 유로를 직접 찍어 낼 수도, 그렇다고 달러화 스와프(교환)를 무제한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섣불리 금리를 더 내리면 한국 통화로부터의 (외국자본)탈출이 일어날 수 있다.”며 동결 필요성을 강조했다.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 전문가도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현재 4.5%대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금리는 사실상 제로 수준”이라며 “예상보다 심각한 세계경기 침체 조짐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다시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마당에, 해외신인도를 의심받는 우리나라가 금리를 더 내리면 자금이탈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금통위원은 이같은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가 소폭(0.25%포인트) 인하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동결이 더 바람직하고 그럴(동결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큰 변수는 아니지만 들썩이는 환율과 물가를 감안해 동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물론 반론도 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환율과 금리의 상관관계는 사실상 끊어졌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경기 하강위험이 더 큰 현 시점에서 금리를 동결하면 기껏 잡아 놓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과 유럽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린 점도 인하론에 힘을 실어 준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통위가 어떤 선택을 내리더라도 각각의 논리가 충분해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의 금리 인상론과 관련해서는, 한은은 가능성을 일축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엔 공습’ 두얼굴

    ‘엔 공습’ 두얼굴

    ■내수 활성화 엔화가 몰려오고 있다. 최근 원·엔 환율이 100엔당 1600원선까지 치솟자 일본의 거대 자본들이 엔고(高)-원저(低) 환경을 최대한 활용, 국내 부동산과 기업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 관광객들도 밀물처럼 몰려와 악화일로에 빠진 국내 소비를 떠받치는 데 일조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외자의 ‘먹튀’를 씁쓸하게 지켜본 경험이 있는 만큼 대일 경제 종속의 심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5일 코트라(KOTRA)에서 열린 ‘일본기업 투자유치 상담회’에 참석한 구도 료세이 일본 정책 투자은행 참사역은 “지금이 한국 투자의 적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엔화가 100엔당 900원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본 투자자는 한국의 자산을 절반 가까운 헐값에 살 수 있게 됐다. 일본 부동산투자 사모펀드인 바나월드는 이날 코트라와 인천 송도경제자유지역에 30억달러 규모의 개발사업을 벌이겠다는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상담회에는 일본 벤처캐피털 및 금융회사 14개사, 부동산개발 6개사, 서비스업 4개사 등이 참여했다. 2박3일간 한국에 머물며 55개 기업과 90여건의 투자 상담을 할 예정이다. 일본 자본의 유입은 외화 유동성 위기와 투자 및 내수 위축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경제에 분명 희소식이다. 그러나 대일 무역수지 적자(2008년 327억달러)가 전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핵심 자산이나 금융, 유통, 정보기술(IT) 등 미래성장동력 산업까지 일본 자본의 통제 아래 놓인다면 장기적으로 대일 경제 의존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박사는 “일본 자금의 유입은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부동산의 경우 일본 투자자들이 실수요자가 아닌 만큼 환차익과 시세차익을 실현하고 대거 빠져나가면 한국 시장이 요동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엔 환율 급등 국면을 잘 활용해 대일무역적자의 주범인 부품·소재 수입선의 다변화와 국내 양산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 윤설영기자 window2@seoul.co.kr ■찬바람 제주 5일 오후 제주시 연동 G호텔 주변. 주로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상가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원화가치 하락과 엔고 바람으로 서울과 부산 등지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넘쳐 나지만 제주에는 엔고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호텔주변에서 10년째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 김모(44)씨는 “다른 지역은 엔고 특수라면서 난리들인데 제주에 일본 관광객이라곤 노인들뿐이고 돈도 잘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5일 법무부제주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로 입국한 일본인은 전년보다 1만여명 감소한 15만 1138명에 그쳤다. 지난해 환전실적도 엔화는 1억 2104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2% 감소했다. 지난 1월 제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1만 547명으로 전년 1월의 1만 651명보다 1.0% 감소했다. 2월에는 1만 4027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5%가 늘어났다. 하지만 서울 52%, 부산 39%의 증가세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해 엔고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제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 나가시 마사노부(48)는 “제주는 일본에도 잘 알려진 관광지인데 대형 쇼핑센터가 없는 게 이상하다.”며 “할인점에서 인삼이나 김을 사는 게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쇼핑의 전부”라고 말했다. 한해 600만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제주는 관광의 핵심 인프라인 대형 쇼핑센터가 없는 게 현실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수년 전부터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명품 아웃렛 쇼핑센터 설치 등을 추진해 왔지만 시내 상권이 무너진다는 상인들의 반대여론에 떠밀려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일본 관광객 가운데 50대 이상이 9만 1623명으로 60.6%를 차지했다. 구매력이 왕성한 20~40대는 35.4%에 불과했다. 일본관광객 가이드 현모(34)씨는 “일본 노인 관광객은 패키지 관광요금만 지불하고 돈을 거의 쓰지 않는다.”면서 “일부는 쇼핑센터를 안내해 달라고 하지만 마땅하게 추천할 곳도 없어 난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매력이 있는 일본의 젊은층 관광객 유치를 위해선 쇼핑과 위락시설, 의료관광 등의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글ㆍ사진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민주노동당 설계부터 잘못됐다” 노 전대통령 정치하지 말라 해놓곤… 교육 의료에 자본의 논리 불어넣자고? WBC 타이완전 지상파로 본다 열차와 트럭에 깔리고도 멀쩡한 사내 어느 연예 전문기자의 소신
  • 저소득층 지원·청년인턴 대책…정부·기업은 묘수 풀이중

    저소득층 지원·청년인턴 대책…정부·기업은 묘수 풀이중

    지난 2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 1동 1층 기획재정부 기자실에 난데없이 설문지가 뿌려졌다. 출처는 한창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재정부 예산실. 추경 때 반영될 저소득층 지원 방안을 묻는 설문이었다. 핵심문항은 세 가지였다. “추경 편성 때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바람직한 방식은?” “추가로 필요한 조치는?” 윤증현 재정부장관이 유난히 ‘언론 프렌들리’를 강조하지만 재정부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정책 방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정부가 저소득층 지원 방안의 정답찾기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는 얘기다. 현금·쿠폰 지급, 공공근로 사업 확대 같은 방안을 세워놓고는 있지만 ‘정답’이라기에는 2%가 부족하다는 표정이다. ●재정부, 출입기자 상대 설문조사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신빈곤층 지원 방안을 주문한 뒤로 석달이 지났다. 그러나 정부의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4일 재정부 등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저소득층 지원 방안은 유가환급금 등과 같은 현금 지급과 각종 사회 서비스 제공에 사용되는 바우처 방식, 그리고 외환위기 직후 활용됐던 공공근로사업 확대 등이다. 지난달 28일 재정부 워크숍에서 간부들은 쿠폰형과 현금형, 양자 혼합형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 현금 지급 방식은 저소득층 지원이라는 측면에서는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지급 기간이 길어지면 대규모 재정지출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경기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중단의 시점을 찾기 어렵다. 지난해 유가환급금 때와 마찬가지로 소비 대신 부채 탕감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쿠폰 방식은 소비진작 효과가 크다. 비교적 넓은 계층에 쿠폰을 지급, 사경을 헤매고 있는 내수 시장에 링거 주사라도 놓는 격이다. 다만 저소득층 지원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번에 많은 돈을 쓰는 것도 부담이다. 공공근로 사업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이지만 질 낮은 노동을 명분 삼아 생계 보전을 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직업 교육 효과도 거의 없다. ●혼합형이 부작용 줄일 수 있어 전문가들 역시 대안 마련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방안들을 혼합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성원 수석연구원은 “일할 능력이 있는 실업자 등은 공공근로 방식, 고령층이나 장애우 등에게는 쿠폰이나 현금 방식 등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저소득층에는 현금 지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공근로 방식으로 직업 재교육까지 바라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고, 지급된 현금이 부채 상환에 사용되더라도 결국 소비여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부형 실물경제실장도 “1인당 지원 규모가 20만원이라면 15만원은 현금이나 쿠폰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해서 현물을 배급하면 소비도 진작하면서 저소득층도 지원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은 바우처 방식을 활용하되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황상윤 책임연구원은 “저소득층에 꼭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당장은 쿠폰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장기적으로는 개인에게 선택권을 주는 현금 지원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보호무역 강화, 對中 유화수출 직격탄”

    세계 여러 나라가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면서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석유화학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세계 수입규제 건수가 1% 늘어날 때마다 우리나라 수출은 0.2%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호주의 충격의 산업별 영향과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보호주의 압력으로 수출 비중이 높고 반 덤핑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으로의 석유화학수출이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으로의 자동차 수출도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산업은 환경 또는 안전 규제와 연계해 수입제한을 가하는 등 우회적인 방식의 보호주의가 두드러질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국가별로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이 보호주의 장벽을 대폭 높일 것으로 연구소는 평가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는 전통적으로 보호무역 경향이 강한 데다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로 피해가 크기 때문에 맞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업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유럽연합(EU)과 제조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중국도 보호무역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연구소는 “수출 규모가 크고 주로 보호무역 압력이 높은 국가로 수출하는 업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석유화학 철강 섬유 자동차 업종에서의 통상압력 강화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 보호무역 조치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1월 실업급여 신청 40대 48.7%↑ ‘최고’

    1월 실업급여 신청 40대 48.7%↑ ‘최고’

    실업급여 만료 인정을 받기 위해 3일 서울 북부고용지원센터를 찾은 허모(40)씨는 지난해 9월 노원구의 토지개발회사에서 일하다 회사 사정으로 해고됐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취업에 도전했으나 허사였다. 2년간의 직업훈련 대상자로 판정받으면 실업급여도 2년간 연장할 수 있으나 허씨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실업급여를 더 이상 받지 못하면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허씨는 “대학에서 전자과를 전공했고 관련 경력도 있어 소프트웨어 직종을 지원했는데, 40대라는 이유로 면접도 못 보고 있다.”면서 “희망 연봉을 1500만원까지 낮춰도 일자리가 없어 가족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1월 40대의 실업급여 신청자수가 처음으로 3만명을 넘어서면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7% 늘어나 증가율이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가족을 부양하는 부담이 가장 큰 연령대인 40대 실업 증가율이 가장 높다는 것을 의미해 주목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07년 1월부터 2년간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부터 40대의 실업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월 실업급여 신청자 증가율은 40대에 이어 30대가 39%로 두 번째로 높았다. 20대 이하 33%, 50대 27.7%, 60대 이상 25.4% 순이었다. 조사 결과 지난 1월 실업급여를 신청한 40대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53.1%는 실직하기 이전 사업장에서 1년도 근무하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3년 미만 근속자가 26.7%, 3∼5년 미만 8%, 5∼10년 미만 7.7%, 10∼20년 미만 3.5%를 기록했다. 직업능력개발원이 이날 내놓은 ‘2009년 노동시장 전망 조사’에서도 ‘40대의 우울함’은 잘 드러난다. 조사 결과 고용전망 악화를 예상한 비율은 40대가 75.1%로 가장 높았다. ‘괜찮은 일자리’의 최소 월급은 40대가 291만 7000원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제시했다. 조사를 맡은 황규희 박사는 “40대는 가장 많은 지출이 필요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고용 불안은 가장 높게 느끼는 세대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에 고통받는 연령층”이라고 말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비정규직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40대 여성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것과, 희망퇴직 여파로 인해 40대 실업급여 신청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은행권 외채 보증 연말까지 연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환율이 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급등세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윤 장관의 구두 개입과 물량 개입이 합세하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미국발 악재에 장중 1000선이 무너졌던 주식시장도 환율이 떨어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오는 6월 말 끝나는 은행권 해외 차입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 시한을 연말까지 6개월 연장할 방침이다. 윤 장관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납세자의 날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환율은 불안하게 보면 불안한 것이고, 의연하게 보면 괜찮다.”면서 “흐름이라는 것이 있으니 (환율이)한 방향으로만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맡기되, 지나친 쏠림은 방치하지 않겠다는 거듭된 경고다. 재정부 관계자는 “은행권의 정부 지급보증 요청이 아직은 없지만 (수요가 있을 수도 있어)지급보증 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다우지수 7000선 붕괴 악재에 장 초반 급등락세를 보였던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정부의 진정 노력과 “과도한 반응”이라는 공감대가 얹어지면서 초반 충격을 떨쳐냈다. 원·달러 환율(1552.40원)은 17.90원 떨어졌고, 코스피지수(1025.57)도 6.76포인트 올랐다. 다우지수가 1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소폭 하락해 선방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50.43포인트(-0.6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2.02포인트(-1.05%) 떨어졌다. 한편 강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슈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민간 부문의 안전자산 수요가 커 어느 정도 소화가 가능하고, 소화 안된 국채는 한국은행이 해결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제안했다. 추경 효과로 성장률이 국채 이자율만큼 높아지면 국가채무 비율은 그렇게 올라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안미현 김태균기자 hyun@seoul.co.kr
  • 대표이사 사장 이동희·최종태씨

    대표이사 사장 이동희·최종태씨

    27일 포스코 주주총회에서는 이동희 재무투자부문장을 상임이사로 재선임했다. 허남석 생산기술부문장과 정길수 스테인리스부문장은 새 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이동희, 최종태 부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새로운 사외이사로는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창희 서울대 교수, 한준호 삼천리 부회장, 이영선 한림대 총장,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 전 연구위원 등 5명이 선임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은 이창희 사외이사로 결정됐다. 신임 이사회 의장은 손욱 사외이사가 맡게 됐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세금 감면으로 ‘달러 병목’ 해소

    ■ 외화유동성 대책 의미 외환시장이 요동을 치면 정부는 통상 달러를 내다 팔거나(환율 급등 때) 달러를 사들여(환율 급락 때) 시장의 안정을 꾀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가 전통적인 직접 개입 대신 세제 감면, 규제 완화 등 시스템 개선에서 시장 안정의 해법을 찾았다. 동유럽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미국 은행들의 추가 부실, ‘3월 위기설’ 등 국내외 악재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외환보유고를 건드리기보다는 원활한 달러 수급 구조를 구축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증요법 대신 달러 유입의 병목을 찾아 그곳을 뚫겠다는 것이다. 26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크게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 확대 ▲재외동포 자금유입의 촉진 ▲국내은행의 외화예금 증대 ▲공기업 해외차입 활성화 등 4가지다. 주로 세금을 면제 또는 감면해주고 투자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하겠다는 게 골자다. 투자 의사는 있으나 본국(내국인)과의 차별 때문에 이를 꺼리는 재외교포들의 자금을 유인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 불안이 진정되기 이전에는 시장 개입이 효과에 비해 비용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외화유동성 확보를 직·간접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넓힘으로써 국채 발행 여건을 개선하고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경기 부양 차원의 계산도 담겼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추진되면서 정부는 올해 국채 발행 물량을 대폭 늘려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각국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물량이 제대로 소화되지(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자본에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나라간 투자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미분양·신축 주택에 대한 5년간 양도소득세 감면 역시 외자 유치 목적도 있지만 부동산 수요를 해외교포로까지 넓혀 시장을 안정시키자는 의도가 강하다. 그러나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인센티브가 외국인의 자금 회수를 억제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이 다시 심화되고 있어 신규 자금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