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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적부채 611조원… GDP의 59% ‘눈덩이’

    공적부채 611조원… GDP의 59% ‘눈덩이’

    여전히 진행형인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발(發) 재정위기는 우리 경제에 화두를 던졌다.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이다. 특히 지난해 ‘슈퍼추경’을 편성하고 상반기에 재정의 65%를 쏟아부어 금융위기에서 탈출했던 우리로선 유럽의 위기를 허투루 넘길 수 없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지난해 366조원에 이어 올해에는 407조 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35.6%에서 36.1%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여전히 주요 20개국(G20) 평균(75.1%)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하지만 ‘그림자 부채’로 불리는 공기업까지 포함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은행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구) 부채는 352조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34.1% 수준이다. 일반정부에 공기업 부채를 더한 금액은 61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늘어났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GDP 대비로는 59.1%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8% 포인트 올라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현재 공적금융기관(국민주택기금·예금보험기금·공적상환기금 등)의 부채는 154조 763억원이다. 공적금융기관이 정부로부터 차입한 데 따른 중복상계액(50조원 안팎)을 제외하면 100조원 가량도 공적영역의 부채에 속한다. 이 금액까지 합하면 정부와 공기업, 공적금융기관 등 공적 영역의 부채 총액은 710조원 안팎이다. GDP대비 69% 수준이다. 재정부는 재정적자에 대해 경계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큰 걱정’은 아니라고 말한다. “위기 극복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건전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국가채무 가운데 외환보유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국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성 채무가 199조원(54%)인 반면, 문제의 소지가 큰 적자성 채무는 166조원(46%)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허경욱 재정부 1차관은 “무디스나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최대 무기로 재정건전성을 꼽고 있다.”면서 “금융위기로 조금 늦춰졌지만 2013~14년에는 균형재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도“IMF 기준으로 올해 국가부채가 400조원을 조금 넘어가는 정도로 GDP 대비 36%니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가채무의 범위 설정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재정부는 국제기준에 의하면 공기업이나 공적금융기관 등의 채무를 국가채무에 포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허 차관은 “공기업 부채가 빨리 느는 것은 맞지만 자본이나 자산도 같이 늘어나는 부분을 간과한 것”이라면서 “공기업 부채와 보증채무 등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자칫 오역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현재 정부가 발표하는 국가채무 통계가 (실제보다) 낮춰잡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4대강 살리기(수자원공사)나 세종시(토지주택공사)의 경우처럼 공기업이 정부 사업을 대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는 국가부채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팽팽하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협의의 개념으로는 정부 방식이 맞지만 광의로 봤을 때는 공기업과 공적금융기관의 부채까지 다 합쳐야 한다.”면서 “공기업 부채를 포함할지 말지를 다투는 것보다는 요즘처럼 공기업 부채가 늘 경우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정확하게 얼마나 늘었는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IMF 관례로는 (공기업 채무 등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 맞다.”면서도 “세종시나 4대강 사업 등 예산에 넣어야 할 것을 공기업 채무로 조달한 경우에는 광의의 채무로 포함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임일영 유대근기자 argus@seoul.co.kr
  • [뉴스&분석] 美-中 무역보복 전면전 치닫나

    [뉴스&분석] 美-中 무역보복 전면전 치닫나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임일영기자│‘타이어 35.1%→닭고기 105.4%→장식용 리본 231.4%→?’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보복전’이 점입가경이다. 미국이 ‘잽’을 날리니 중국이 ‘스트레이트’로 받아치고, 미국이 다시 ‘어퍼컷’으로 응수하는 모양새다. 워낙 체급이 높은 양대 강국(G2) 사이의 격돌이지만 전략, 전술도 없는 ‘막싸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주말 각각 중국산 선물상자·장식용 리본과 미국산 닭고기에 대해 231.4%와 105.4%의 고율 반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중국의 선제 발표에 미국이 응수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말 중국산 전기담요에 대한 고율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양국은 보복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상황전개상 지난해 9월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대한 미국 측의 반덤핑관세 부과 이후 보복과 재보복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양국 간 무역마찰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까스로 숨통이 트이고 있는 세계 실물 경제를 또 옥죄지 않을까 우려된다. 게다가 갈등의 이면에는 ‘위안화 환율’이라는 양국간 이해관계가 숨어 있다. 관심은 ‘도전과 응전’의 반복이 언제까지, 어느 규모로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답안의 실마리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중국과 다른 국가들에 상호주의 방식으로 그들의 시장을 개방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고, 공정한 무역을 통해 미국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고, 호전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실업률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도 수출드라이브 정책과 맞물려 있다. 당장 미 상원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통상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 리콜 사태’에 대한 정치적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미국 측의 일련의 강공책이 ‘미국 기업 구하기’의 일환으로 해석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도 섣불리 물러설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 류쉬(劉旭) 주임은 8일 중국인민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경제위기와 취업난을 겪는 미국에서 노조와 제조업계가 정부에 부단히 압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서 “이는 미국 소비자들과 정부 스스로에도 손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의 무역 보복전과 관련,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제기해 온 불공적 무역 해소와 위안화 절상 요구 등 글로벌 불균형 시정 요구를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나온 필연적인 결과”라면서 “두 나라 모두 쉽사리 양보하기 힘든 상황으로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 모두 갈등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관계가 극단적인 수준까지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 역시 양국의 신경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미·중 통상마찰로 중국 경제가 영향을 받을 경우 전체 수출 가운데 대 중국 수출비중이 3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inger@seoul.co.kr
  • [기고] 사회통합위의 몇가지 고민/김동완 사회통합위원회 지원단장

    [기고] 사회통합위의 몇가지 고민/김동완 사회통합위원회 지원단장

    사회통합위원회가 지난달 18일 위원회 운영에 관련된 세칙을 제정하고 연간 사업계획을 확정함으로써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 천명된 뒤 12월 대통령소속 자문위원회로 출범식을 갖는 등 5개월 만에 사무체제의 기틀을 갖춘 셈이다. 사회통합위가 할 일은 많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사회갈등의 정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이고 그 사회적 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27%에 이른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결과도 있다. 이것이 아니어도 많은 국민들이 최근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갈등의 양상과 빈도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것은 사실이다. 1950년대 선진국 반열에 올랐던 아르헨티나가 지금은 우리나라보다도 못한 나라로 전락했다. 자원부국 중동국가들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맴도는 것도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민들이 사회통합위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위원회의 고민도 많다. 우선 용산사건과 같은 사회적 현안은 물론 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의 해결까지 국민들의 처지와 생각들이 다르다. 사회통합위는 대통령자문위로서 역할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존 정부부처의 업무와 중복될 수가 있어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걱정거리다. 나아가 업무의 영역과 성격에 관한 고충도 있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거대 담론만 논의할 것인가의 문제다. 우리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 간 소통의 장은 좁다. 극단적 보수와 극단적 진보의 활동상만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소통의 장과 논의의 공간을 확대하려면 담론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어디까지 줄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둘째, 용산사건·세종시 등 사회적 현안에 간여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현실적 문제이다. 우리의 사회적 현안들은 쉽게 정치쟁점화된다. 이를 해소하고 조율하는 것은 사실 정치의 영역에 가깝다. 위원회가 직접 해결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가의 문제가 제기된다. 그보다는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와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셋째, 정부의 기존정책과 중복을 얼마만큼 최소화하느냐의 고민이다. 위원회 구성상 정부위원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정책을 파악하고 중복정책을 조정하거나 정책 사각지대의 대안을 찾는 데 중점을 두는 게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특히 정부부처의 정책추진과정에서 ‘친사회통합적 마인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회갈등 영향평가제도’를 적극 도입해 나가려 하고 있다. 앞서 제시한 몇 가지 고민들은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며, 위원회는 이를 이뤄나가는 데 노력해 나갈 것이다. 사회통합위는 고건 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원로급 인사 32명을 민간위원으로 위촉했다. 행정안전부장관 등 16명의 정부위원을 포함해 50명 내외로 구성됐다.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계층·이념·지역·세대갈등에 따라 분과위원회를 4개로 구성했다. 사안에 따라서는 심층적인 연구와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소위원회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 [금융시장 요동] “큰 물줄기 바꿀 정도의 충격 아니다”

    [금융시장 요동] “큰 물줄기 바꿀 정도의 충격 아니다”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긴축정책과 미국의 금융규제안 발표로 출렁거린 데 이어 연초부터 해외발 악재가 줄을 잇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유럽발 충격의 강도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경기회복 속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더블딥(경기회복 국면에서 다시 침체)으로 비화해 큰 물줄기를 바꿔 놓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국제 금융시장과의 연계성이 큰 만큼 불가피한 상황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증시가 출렁인 데 따른 반사적 영향”이라면서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가 관건이지만 그리스 정부와 유럽연합(EU)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유럽 국가들도 얽히게 될 수 있는 만큼 소버린 리스크(국가부도 위험) 자체는 분명히 심각한 문제”라면서도 “지난해 3월 동유럽 위기도 굉장히 악화될 것으로 봤지만 진정된 걸 보면 이번 사태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그리스에서 멈추지 않고 스페인, 이탈리아 등 과도한 재정 적자와 채무에 시달리는 국가들로 위기가 확산될 경우다. 이럴 경우 대외 금융거래에서 유럽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은행들이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된다.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막 살아나기 시작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유럽 문제는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이어서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면서 “사태가 악화돼 전 세계 경제가 조정국면에 들어간다면 지난해처럼 주요 20개국(G20)이 모여서 합의하고,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재정을 동원하는 정도의 대응으로 사태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뉴스&분석] ‘추락하는 일본’ 날개 없나

    [뉴스&분석] ‘추락하는 일본’ 날개 없나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이 바닥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이어진 20년 가까운 저성장의 수렁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더욱 깊어졌고, 최근에는 도요타자동차 리콜 사태와 일본항공(JAL) 파산 등으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권들이 위기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일본 경제는 안팎으로 첩첩산중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해외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후발국의 약진에 ‘엔고’(엔화 강세)까지 겹쳐 수출이 큰 타격을 받았다. 고용이 불안해지고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도 극도로 위축됐다. 현재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제조업 경쟁력의 약화가 꼽힌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일 ‘모노즈쿠리’로 통하는 장인정신의 쇠퇴가 ‘명품 메이드 인 재팬’의 신화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0년대 들면서 기업의 비용절감 압박이 심해졌고, 그 결과 비정규직이 많이 늘고 핵심능력을 가진 단카이 세대(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산업현장에서 물러났다.”면서 “그들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후세에 전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과도한 미국시장 의존도와 신흥시장 공략의 부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일본 경제가 2000년대 중반 들면서 과거 10년간의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나친 미국 의존도 때문에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엔화 가치가 고공행진을 거듭한 것도 일본 경제를 더욱 어렵게 했다. 높은 외환 보유고와 해외에 투자된 일본 자본의 U턴 현상이 그 원인이 됐다. 제조업 이후의 성장동력을 못 찾은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이나 영국 등이 제조업 성장에 한계를 보인 이후 금융이나 원천기술 개발, 전문서비스업 등을 통해 활로를 찾은 것과 달리 일본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했다. 두 번에 걸친 세계적 경제위기(1997~1998년, 2008~2009년)는 모든 나라들에 금융개혁과 산업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일본은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나 구조조정 등 체질 변화를 위한 개혁을 게을리했다. 하지만 일본 경제를 마냥 비관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팀장은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일본의 산업경쟁력 자체가 무너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일본이 제2의 도약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엔화 가치가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오면 수출 회복, 투자 증대, 고용 확대, 내수 확대 등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이 위기 직전의 일본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 대표적 이유로 지목되는 해외 생산기지 확대가 그렇고 고령화로 산업적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 높은 수출 의존도에 따른 환율 변동 취약성도 유사하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더 빠르고 고령화의 속도 역시 우리나라가 더 가파르다.”면서 “우리도 자칫 방심했다가는 일본보다 더 심한 위기 국면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정서린기자 windsea@seoul.co.kr
  • [태블릿PC 시대 개막] 아이패드는 PC 세대교체 신호탄

    [태블릿PC 시대 개막] 아이패드는 PC 세대교체 신호탄

    애플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차세대 태블릿PC ‘아이패드(iPad)’를 28일 전격 공개하면서 국내에서도 태블릿PC 열풍이 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P3플레이어 ‘아이팟’, 스마트폰 ‘아이폰’ 등으로 전 세계 디지털 기기의 추세를 주도하고 있는 애플이 태블릿PC 시장에 본격 뛰어든 만큼, 손가락과 펜으로만 작동되는 태블릿PC로 인해 ‘앞으로 PC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태블릿PC가 넷북 정도의 영향력에 그치고, 콘텐츠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다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애플 아이패드는 전자책과 영상, 게임 등 콘텐츠 서비스가 최적화된 기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애플은 자체적인 유통망으로 디지털화된 책과 영상, 신문, 잡지 등을 공급할 계획이어서 콘텐츠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이패드와 태블릿PC의 앞날을 상당히 밝게 보고 있다. 한 외국계 가전업계 관계자는 “아이패드는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인터넷 서핑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구현한 첫 작품”이라면서 “스마트폰이 휴대전화의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잣대였다면 태블릿PC는 컴퓨터의 세대 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도 “아이패드 자체의 성공 여부를 점치기는 이르지만 큰 흐름의 모티브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사건”이라면서 “정보기술(IT) 산업의 주도권이 하드웨어와 통신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로 넘어가는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소비자들은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 대신에 우수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갖춘 기기를 선호하고, 아이패드가 이러한 추세를 대변하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태블릿PC의 성공에 유보적인 입장도 많다. 태블릿PC가 기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대신하기에 위상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이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동성이 강점인 스마트폰과 다양한 기능이 가능한 노트북의 위상을 태블릿PC가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결국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 시장에서 넷북과 경쟁을 펼칠 테지만, 이 곳은 그리 큰 시장이 아니고 결국 틈새시장(니치마켓)에서의 돌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콘텐츠의 원활한 공급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김성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국내 상황에서는 기존 전자책(e-book)과 마찬가지로 각종 저작물 등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태블릿PC의 성공을 섣불리 점치기 힘들다.”면서 “다만 저작권이나 심의 문제가 해결되고 콘텐츠가 원활하게 공급된다면 기능이 향상되면서 빠르게 쏟아져 나올 태블릿PC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치호 수석연구원도 “디지털 기기의 미래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좌우할 것”이라면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소프트웨어와 달리 태블릿PC 환경에 맞는 콘텐츠가 활발히 나온다면 태블릿PC도 예상 외의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대구 인교동에 삼성그룹기념관 조성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대구시 중구 인교동 삼성상회 터가 기념공간으로 조성된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삼성 창업자인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삼성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념공간을 조성한다고 28일 밝혔다. 제일기획이 디자인 안을 마련하고 있고 설계가 끝나는 대로 3~4월 공사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대구상의와 시, 삼성이 분담한다. 삼성상회 터는 이병철 회장이 28세였던 1938년 청과물과 건어물, 국수를 팔며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다양한 기념행사도 열린다. 탄생 100주년인 다음달 12일을 하루 앞둔 11일 동상 제막식과 기념 포럼, 음악회 등이 계획됐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광장에 세워질 고인의 동상은 청동 재질의 입상으로 좌대를 포함해 전체 높이가 330㎝이다. 행사에는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자급이 참석할 예정이며 이건희 전 회장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등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같은 날 오전 7시 제이스호텔에서 대구상의와 삼성경제연구소 공동 주최로 ‘한국 경제발전과 호암의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기념포럼이 열린다. 오후 6시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시민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음악회가 개최된다. 대구상의는 앞으로 삼성상회 터 인근에 있는 이건희 전 회장의 생가 기념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 발자취’ 정리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인중 대구상의 회장은 “호암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은 지역 경제인들의 순수한 뜻을 모아 1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며 “이를 계기로 삼성상용차 철수 이후 소원해진 삼성과 대구의 관계가 점진적으로 복원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효성에 막힌 제주 올레7코스

    ㈜효성에 막힌 제주 올레7코스

    제주 올레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이 사유지 일부가 포함됐다며 올레길을 막아 버려 올레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7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제주 올레 7코스(외돌개~월평포구,16.4㎞) 돔베낭길에 ㈜효성이 최근 돌담으로 올레코스 중간 30여m를 막아 버렸다. 이 때문에 올레꾼들은 일주도로쪽으로 1㎞정도 걸어나와 서귀여고와 속골을 거쳐 다시 제주올레 7코스로 재진입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7코스 돔베낭길은 제주 올레 가운데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해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 올레꾼 김모(44·대구시 달서구)씨는 “개인도 아닌 대기업이 사유지라는 이유로 단순하게 통행만 하는 올레길을 막아 버린 것은 대기업답지 못한 처사”라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최근 효성그룹을 직접 방문해 제주올레 7코스의 통행 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시 관계자는 “효성 측이 올레꾼들의 통행으로 앞으로 사유재산권 행사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어 미리 길을 차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지난해 전국에서 25만 1000여명이 찾았고 서귀포시는 올해 40만명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제주올레는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09년 10대 히트상품’에 가족 여행지로 ‘가장 가보고 싶은 곳’ 1위에 선정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출렁이는 금융시장] “美·中 충격완화 추가조치땐 세계경제에 약”

    전 세계가 중국의 긴축 움직임과 미국의 금융 규제안으로 뒤숭숭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악재지만 장기적 측면에서는 호재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성장률은 ‘양날의 칼’이다. 성장률이 하락하면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질 것으로, 성장률이 급등하면 과열을 불러올 것으로 각각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긴축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유럽 증시가 급락하고, 중국이 견고한 성장률을 발표하자 아시아 증시가 급등세를 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재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긴축 정책으로 들어가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경제 불안정 요인이지만 궁극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긴축으로 인한 성장세 감소를 상쇄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더블딥’(빠른 경기상승 후 재하강)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금융기관 규제안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 반대로 주식 등의 투자는 위축돼 풍부한 유동성에 의한 부의 확대 재생산, 소비 회복 등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약화될 수 있다. 더욱이 미국의 이번 금융 규제안은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높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신들만 규제를 강화하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국 은행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규제 강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당장은 유동성 문제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겠지만 충격을 완화하는 각종 조치가 추가로 취해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건전성을 살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EIP) 국제금융팀장은 “중국과 미국의 움직임은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를 위축시켜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일시적인 충격을 낳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시행되는 만큼 오히려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 김민희기자 shjang@seoul.co.kr
  • [출렁이는 금융시장] “일시 충격… 오래가지 않을 것”

    [출렁이는 금융시장] “일시 충격… 오래가지 않을 것”

    안정된 흐름을 보여온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지난 12일)과 미국의 은행규제 강화방침 발표(21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외 요인에 취약한 우리 경제의 특성이 다시금 확인됐다. 해외발 요인들이 우리 경제와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의 강도와 깊이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두 차례의 충격에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중국이 지준율을 0.5% 포인트 올린 다음날(13일) 코스피지수는 27.23포인트 하락했다. 22일에는 미국의 은행 규제책 발표의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37.66포인트 하락하고 환율은 13.90원 뛰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당장 크게 우려할 것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은 미국·중국 발 요인 말고도 시장 자체에 등락의 조정압력이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내 증시는 조정 없이 연초 랠리를 거듭하며 1720선까지 고점을 높였기 때문에 어차피 조정을 받을 상황이었고, 환율도 역외 달러 매도와 원화 매수로 대세 하락기조를 지속해 한 번쯤 크게 뛸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는 것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경기과열 조짐이 나타나면 지준율 인상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가 시장이 냉각되면 바로 환원시키는 관행을 보였다.”면서 “지금까지 전례에 비춰봤을 때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거나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의 은행 규제책도 그대로 될지 여부를 두고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야당인 공화당의 반발로 중간 수준에 절충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이 경우, 앞으로 투자행태가 급격히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의 긴축이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는 않다는 것이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지준율을 인상한 이면에는 수출 확대를 위해 선진국들의 위안화 절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면서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것은 최종 소비재보다 중간부품이 많기 때문에 중국이 수출 확대에 역점을 둔다면 오히려 우리나라에는 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출구전략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금리를 올린 호주 등에 이어 중국이 출구전략에 가세하면서 우리도 조기 대응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진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로 인해 세계경제가 냉각될 수 있으니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된다.”고 말했다. 현재로는 그 영향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제주올레 “올해도 Olleh~!”

    지난해 전국에 도보 여행 열풍을 몰고 온 제주올레가 올해도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21일 서귀포시와 ㈔제주올레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올레를 방문한 올레꾼은 25만 1000여명에 이른다. 시는 올해 올레꾼이 4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올레종합안내정보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제주올레 1코스 시작점인 성산읍 시흥리에 들어설 올레 정보센터는 4억원을 들여 10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친 뒤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3000㎡의 부지에 2층 규모로 올레 안내소와 정보카페, 매점, 식당, 농·수·축산 특산물 판매장 등이 들어선다. 또 흙길 복원 등 생태·환경적인 길 만들기 사업을 벌이고 화장실, 나무 그늘, 테마 의자 등 올레꾼 쉼터도 조성한다. 3월 청보리 축제가 열리는 가파도에는 제주의 부속섬 가운데 처음으로 가파올레(10-1코스)를 개장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기업 등 단체 올레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40만명이 찾아오면 300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올레는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09년 10대 히트상품’에 한국관광공사 선정 2009 가족여행지 ‘가장 가보고 싶은 곳’ 1위에 선정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대졸자 43.5% “일자리 보상보다 보람 우선”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회사보다 고용을 위해 빵을 파는 회사가 필요하다.” 청년실업난 해결을 위해 사회적 기업을 대거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회적 기업 육성을 취약계층 일자리 대책으로만 여기는 정부가 발상의 전환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육성 정책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를 열였다. 박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외형적 보상보다 성취감 등 내재적 보상 추구 경향이 강한 청년층에게 사회적 기업 일자리를 제공하면 구직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통계청의 ‘학력별 직업선택요인 조사’ 결과 20대 대졸자의 43.5%가 일자리 선택 때 보람 등 내적 보상을 우선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사회적 기업의 임금이 일반 기업의 60~80% 수준이지만 가족부양부담이 적은 청년에게는 오히려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사회적 기업 260곳이 지난해 고용한 유급 근로자 수는 5000여명으로 영국(5만 5000명)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 박 연구원은 “현행 인건비 2년 지원 등 일률적 지원책을 버리고 건전한 사회적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택해야 고용창출력을 갖춘 기업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뉴스&분석] 가계대출 260兆 “부실 과장” “상환 위험”

    가계대출의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상환부담이 예년보다 크지 않아 과장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현상’에, 경제전문가들은 ‘가능성’에 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어 어느 쪽이 맞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가격 하락 등 양대 변수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원금상환 예년 수준”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일시상환대출 112조원, 분할상환대출 148조 1000억원 등 모두 260조 1000억원이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일시상환대출은 44조 7000억원이다. 이는 2008년 44조 3000억원, 지난해 43조 3000억원과 비슷하다. 올해 분할상환이 시작되는 주택담보대출도 22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 31조 2000억원의 71.5% 수준이다. 금융위는 “일시상환대출 만기 연장률이 95%를 넘고 있어 원금 상환위험에 직면한 대출은 2조원 수준”이라면서 “분할상환대출도 거치기간을 연장해주는 경우가 많아 원금 상환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가계대출 한계점” 전문가들도 올해 상반기 안에 가계 부실이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다만 가계 부실화 여부는 빚을 갚을 여력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에 달려 있는데 사정은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함준호 연세대 교수는 “금리가 오르거나 소득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어서 당장 가계 부실이 현재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가계대출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선 만기나 거치기간을 연장해도 빚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만기 연장률이 높아지면 원금을 갚을 능력이 없어 이자로 때우는 가계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은행권 일시상환대출의 만기 연장률은 2007년 93.2%, 2008년 94.6%, 지난해 상반기 95.5% 등으로 상승했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은 712조 79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났다. 반면 총처분가능소득은 1043조 1988억원으로 1.5% 증가에 그쳐 총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중이 사상 최고인 68.3%까지 상승했다. 가구당 4200만원의 빚을 떠안은 상황에서 빚이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대출 만기를 연장할 때 담보가치 인정비율(LT V)이 낮아져 일정 부분 원금 상환이 생기는 만큼 가계 부실을 부추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출구전략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 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김민희기자 shjang@seoul.co.kr
  • 삼성 ‘百年一家’

    삼성 ‘百年一家’

    ‘개인의 능력을 존중하면서 기업활동을 통해 사회와 국가, 인류에 공헌한다.’ 1987년 타계한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생전 경영철학을 요약한 말이다. 삼성은 고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음악회와 학술 포럼, 어록 책자 발간, 삼성효행상 시상식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갖기로 했다. 호암은 1910년 2월12일 경남 의령 출생이다. 삼성은 이번 기념식 슬로건을 ‘호암백년, 미래를 담다.’로 정하고 예년보다 전체 규모를 늘리되, 튀지 않는 경건한 행사를 치르기로 했다. 다음달 5일 오후 3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기념식은 이건희 전 회장 등 초청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개 테마로 진행된다. 테마는 ▲인재제일 ▲사업보국 ▲문예지향(文藝之香) ▲미래경영 ▲백년일가(百年一家) 등이다. 인재제일, 사업보국 등은 고인이 한자 붓글씨 소재로 곧잘 인용했다. 2월4일부터 9일까지 호암아트홀 로비에서는 고인의 사진과 어록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 4일 오후 7시부터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되는 기념음악회에는 유족과 한솔, CJ, 신세계를 포함한 범 삼성가와 임직원 등 550명이 참석한다. 이만한 가족과 최고경영인(CEO)이 한자리에 다 모이기도 드문 일이다. 성악가 조수미씨, 바이올린 연주가 김지연씨, 피아노 연주가 김영호씨와 함께 부천필하모닉이 연주한다. 10일 오전 10시부터 신라호텔에서 개최되는 학술포럼은 ‘한국경제 성장과 기업가정신’이라는 주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학회, 삼성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포럼에서는 타룬 칸나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한국의 경제성장과 기업가의 역할’ 등에 관한 주제발표를 한다. 삼성은 또 호암을 추억할 수 있는 화보집과 어록, 발자취 등을 기록한 기념책자 ‘담담여수(淡淡如水)’를 발간해 유족과 친지, 기념식 참석자에게 증정한다. 전 일본경제신문 한국 특파원이었던 야마자키가 고인 회고록인 ‘삼성창업자 이병철전’을 일본판과 국문판으로 각각 출간(김영사)한다. 삼성효행상 시상식은 9일 오후 3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뉴스&분석] 일자리 확 줄고 청년층 구직포기↑

    [뉴스&분석] 일자리 확 줄고 청년층 구직포기↑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용률이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그렇다면 실업률 역시 2000년 이후 최악이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역설적이게도 고용환경이 너무 나쁘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58.6%로 전년(59.5%)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 현행 통계편제가 시작된 2000년(58.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지난해 4009만 2000명) 중 취업한 사람(2350만 6000명)의 비율이다.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2002년 60.0%를 기록한 이후 2003년 59.3%, 2004년 59.8%, 2005년 59.7%, 2006년 59.7%, 2007년 59.8% 등 줄곧 59% 이상을 유지해 오다 이번에 58%대로 내려갔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3.6%로 각각 3.7%에 달했던 2004년, 2005년보다 오히려 더 괜찮았다. 고용률도 낮고 실업률도 낮은 지표상 괴리가 한층 더 심해진 것이다. 이렇게 고용지표와 실업지표가 어긋나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만 따지기 때문에 비경제활동 인구는 직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업통계에 반영되지 않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569만 8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15세 이상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2%로 2000년 통계편제 이후 최고치였다. 2008년 기준 캐나다 21.4%, 영국 23.2%, 독일 24.1%, 미국 24.7%, 일본 26.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다. 특히 우리나라의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73.8%로 캐나다(32.6%), 영국(34.4%)의 2배를 웃돌았다. 그러다 보니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22위로 하위권인 반면 실업률은 5위로 상위권에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실업률이 5.8%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데도 고용률이 70.9%에 달했고 영국도 실업률 5.4%에 고용률 72.7%였다. 최근 들어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하는 것은 갈수록 구직 포기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연구본부장은 “실직하고 나서 일자리를 찾지 않는 비율이 2000년대 전반에는 75%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85%선으로 급증했다.”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면 고용지표의 착시현상이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독 우리나라에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은 이유로 고용기반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을 든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선진국에서는 실업을 해도 곧바로 직업훈련, 실업급여 등 고용지원 서비스가 제공돼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는 비율이 작다.”면서 “취업 포기자들에게 구직 의욕을 불어넣어 주는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근로 유연화를 시도했지만 고용의 양을 늘리는 데 치우쳤고 근로시간이나 임금이 탄력적으로 운용되지 못했다.”면서 “임금 피크제, 유연 근무제 등을 확대해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기 쉬운 여성과 청년층을 노동시장에 최대한 흡수해야 한다.”고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현장 행정] 송파구 ‘알뜰 예산’ 화제

    [현장 행정] 송파구 ‘알뜰 예산’ 화제

    “끌어오고, 팔고, 줄이고, 아꼈더니 3년간 2600여억원이나 벌었어요.” 송파구는 민선 4기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알뜰 가계부 예산’ 편성으로 모두 2674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5일 밝혔다. 서울시에서는 유일한 여성구청장인 김영순 구청장의 ‘짠물 행정’이 빛을 발한 셈이다. 김 구청장은 “인구는 60만명이 넘지만 예산은 4000억원도 안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모두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국비와 시비 재배정을 비롯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예산 절감으로 사업비 확보를 위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구는 그동안 예산 절감을 위해 ▲장지근린공원 조성 사업비 568억원과 도로변 생태녹지축 조성 사업비 113억원 등 크고 작은 사업에 필요한 예산 가운데 무려 2170억원을 국비와 시비에서 끌어왔다. 이들 사업을 자치구 사업이 아닌 국가 또는 시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업 타당성은 물론 다각도의 예산 확보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또 위례신도시 등 도시개발사업지구내 구유지 매각으로 297억원을 확보하고, 공동주택 내 보육시설 장기 무상임대로 구립어린이집 건립비용 100억원을 절감했다. 뿐만 아니라 통합관리기금 금고를 변경해 18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송파1동 청사 부지를 무상 취득해 43억원을 확보했다. 기업의 사업소세 종업원할 세원 발굴로 5억9800만원을 추가로 거둬들인 것도 재정 확보에 적잖은 도움이 됐다. 이밖에도 대량우편물 관리시스템 도입으로 63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매년 가을이면 처치 곤란한 은행잎을 남이섬에 팔아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도록 함으로써 연간 1억원 가량의 낙엽처리비용을 아꼈다. 낙엽 재활용은 지난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창의경영사례로 선정될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이와 함께 각종 시상에 따른 인센티브도 짭짤한 수입원이다. 구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2년 연속 서울시 대기질 개선 최우수상을 수상해 10억원의 상금을 확보하는 등 지난 3년간 200개가 넘는 대내외 수상을 통해 78억원에 달하는 부수입을 챙겼다. 특히 송파구는 지난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원들의 성과상여금과 연가보상비, 업무추진비를 대폭 줄이는 한편 축제성 행사비용 절감으로 50억원의 자체 특별재원을 마련했다. 이 돈은 구민을 위한 12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전액 사용됐다. 구 관계자는 “가정 주부가 가계부를 쓰듯 꼼꼼하고도 치밀한 예산 집행이 비용 절감과 수익 증대로 이어진 것같다.”면서 “송파에선 10원짜리 한 푼도 헛되이 쓸 수 없을 만큼 예산 집행에 대한 보고체계가 치밀하고,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도 국가 또는 시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뛰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씨줄날줄]한국인 브랜드/육철수 논설위원

    미국의 정치분석가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지난해 세계의 권력을 분석한 ‘슈퍼클래스’(더난출판)를 펴냈다. 슈퍼클래스는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권력 위의 권력집단을 일컫는다. 세계 65억 인구 가운데 6000명이 이 그룹에 속한다니까 100만명 가운데 1명꼴인 셈이다. 이들은 개인의 브랜드 가치도 무척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로스코프는 슈퍼클래스의 진입 자격에 이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세분하면 ▲120개국 정부에서 의도된 계획(전쟁 등)으로 국경 밖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능력이나 성향을 가진 최고 관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의 지도자 ▲세계 2000대 기업, 100대 금융기관, 500대 투자회사의 주요 임원 ▲세계 최대 비정부기구 지도자, 주요 국제기관 수장 ▲가장 큰 종교집단 지도자 ▲지구촌 수백만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탁월한 사상가·학자·과학자·예술가 등이다. 이 기준을 따랐을 때 한국인은 슈퍼클래스에 몇 명쯤 포함될까. 인구비례로 계산하면 적어도 50명은 나와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로스코프는 80만명의 열렬한 신도를 거느린 순복음교회가 일단 가능성 있다고 봤다. 재벌은? 몇몇 있긴 하나 이들의 의사결정이 국내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다소 회의적이란다. 국제무대에서 수백만명에게 영향력을 가진 유명 연예인·운동선수·과학자·예술가라면 이 부류에 들 수 있겠다. 국제적 위상이 G20에 거뜬히 드는 한국이지만 막상 슈퍼클래스에 들어갈 만한 인물을 고르라면 열 손가락 안팎이다. 최고경영자가 기업가치를 좌우하고, 국가지도자가 나라의 브랜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빌 게이츠의 개인적 브랜드 가치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기업가치(567억달러)를 뛰어넘는 것이 그런 사례다.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최근 세계 25개국 오피니언 리더 1만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브랜드 가치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대중 전 대통령, 배우 배용준씨 등의 순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유명한 한국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7%가 ‘없다’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이게 세계인이 느끼는 한국인 브랜드에 대한 현주소다. 결국 국가브랜드를 높이려면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많이 배출해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지구촌 ‘룰세터’ 등극

    G20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우리나라가 얻는 가장 큰 경제적 효과는 세계 경제질서에서 ‘룰 세터(규칙을 만드는 자)’로 뛰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회의 개최를 위한 사회기반시설 확충, 관광증대 효과 등 눈으로 드러나는 효과를 초월하는 핵심적인 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G20이 세계적인 지배구조가 됐고 우리가 지배자 중 한 명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G20 안에서 세상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알게 되고 우리가 규칙을 직접 만들어 나가거나 없앨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신흥시장국 가운데 처음 G20 회의를 개최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유리한 의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선진국 그룹인 G7이나 G8의 시대가 쇠퇴하고 G20이 최상위 포럼으로 부상하는 시점에 의장국이 된 것도 상징적이다.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제 경제질서의 안정적 운용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개진,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를 미리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G20에서 우리나라의 발언권을 높임으로써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 의결권을 확대하는 데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제금융의 규제·감독을 관장하는 두 축인 금융안정위원회(FSB)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도 G20에 속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한층 보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원기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G20이 국제 협력의 과정으로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에 의제 설정, 관련국과의 입장 조율 등의 경험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국제적, 외교적 차원에서 우리의 입장과 네트워크가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G20 개최는 한반도 질서를 우리나라의 힘으로 주도하는 데도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적인 회의를 한국이 주도하는 것은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어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G20회의 개최 성공하려면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G20회의 개최 성공하려면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패는 선진국과 신흥국은 물론이고 미국·중국 등 강대국간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하고 풀어내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G20이 G7, G8을 대신할 지구촌 최고 협의체로 생명력을 이어갈 것인지 역시 여기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G20이 강대국 정상들의 ‘토크쇼’로 끝난다면 우리나라는 다시 국제사회의 관전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실익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올해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신흥국의 대표로서 처음 개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우리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동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반영한 의제를 적극 개발해 실속은 챙기면서도 역내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 위안화 절상, 기후변화협약, 에너지 보조금 지급 등에서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의 입장차를 좁히는 것도 중요하다. 이대기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자문관은 “한국이 중재자로 국제적 공감을 얻기 위해선 G20에서 제외된 나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의제를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G20이 신흥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다자국 회의로 존속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G20 정상회의가 지속성을 유지하려면 역사에 남을 만한 정치적 대타협을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을 이뤄낸 1993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예로 들며 “올해 G20회의에서 통상장관회의 등을 병행해 새로운 다자간 무역체제인 도하개발어젠다(DDA)를 종결시키면 한국이 세계경제 관리의 핵심멤버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 규제에 대해서는 신흥시장의 금융 안전망을 만드는 데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원기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신흥국들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통화 감독기구 설립, 규제 강화 등을 주의깊게 제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미국·유럽의 이해관계와도 상충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달러가 빠져나갈 때마다 경제가 마비되는 현재의 통화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도 주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종대부자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선진국이 금융감독을 강화하면 개발도상국에는 자본 유입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미국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재원을 확충하고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쿼터를 5% 이전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강선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신흥국의 IMF 지분율이 높아지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규모나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유럽의 작은 나라들과 그룹을 이뤄 참여하는 것도 국제기구 내 영향력을 넓히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보호무역주의를 거둬들이는 데 껄끄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을 설득할 세련된 논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직접적으로 보호무역주의라는 말을 쓰기보다 세계경제 자유화·개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기를 진작시킨다는 등의 논리로 우리 입장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도 “우리나라는 무역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자유무역은 우리가 열심히 강조하고 팔아야 하는 이슈”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불황형 흑자’ 뛰어넘은 실적

    ‘불황형 흑자’ 뛰어넘은 실적

    올 들어 11월까지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1998년(403억 7000만달러) 이후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대치다. 12월분까지 합하면 43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년동월 대비 수출입 증가율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서 ‘불황형 흑자’에서 탈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원화가치와 국제유가가 오르는 내년부터는 이 정도 흑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09년 11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42억 8000만달러 흑자였다. 11개월 누적 흑자도 사상 최대인 411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2월 이후 10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흑자 규모는 지난 8월 19억 1000만달러에서 9월 40억 5000만달러, 10월 47억 6000만달러로 늘었지만 지난달에는 소폭 감소했다. 서비스수지와 경상이전수지의 적자 규모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서비스 수지의 경우 여행수지와 기타서비스수지를 중심으로 적자 규모가 전월 13억 1000만달러에서 16억 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달 경상수지가 전월보다 줄어든 것은 추세적 요인이 아니라 계절 요인 때문”이라면서 “12월 중 경상수지 흑자 폭이 약간 줄어들겠지만 흑자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43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수출 감소폭이 수입 감소폭보다 적어서 얻어지는 흑자를 뜻하는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1월 수출과 수입은 전년동월에 비해 각각 18.0%와 2.4% 증가했다. 전년 동월대비 수출입은 지난해 11월부터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으며, 지난 2월부터는 수출 감소폭이 수입 감소폭보다 작았다. 사상 최대 흑자는 우리나라 주력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반도체 DRAM, 휴대전화,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등 국내 5대 주력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높은 환율과 낮은 원자재 값 등 가격 요인이 수출을 뒤에서 밀어준 효과도 컸다. 일본계 경쟁기업이 부진했던 덕도 봤다. 이 때문에 내년에 환율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세계 경제의 회복이 본격화하면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내년 경상 흑자가 170억달러로 줄어들고 2011년에는 90억달러까지 작아질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흑자폭을 150억달러로 예상했으며, 대다수 연구기관도 100억달러 후반대로 내다봤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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