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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비용 최소 3500兆”

    “통일비용 최소 3500兆”

    국내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통일비용이 최소한 35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통일세 등 재원 마련을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의 거시경제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4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63.1%는 우리나라의 통일비용이 최소 350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독일이 1990년 통일 뒤 20년간 지출한 3000조원은 물론 ▲삼성경제연구소 546조원 ▲미국 랜드연구소 670조원 ▲미래기획위원회 2525조원 등 다른 기관 분석 결과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세부적 통일비용은 통일과정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위기관리비용이 19.1%, 정치·경제·사회 등 통합비용 34.4%, 통일 뒤 생활·소득 격차 해소비용이 46.5% 등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통일세 등 비용 마련 방안에 관한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제 고민해야 할 시기’(50.0%)라는 응답과 ‘당장 심도 있게 논의·추진해야 한다’(20.0%)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통일비용 확보 방안으로는 통일세 징수를 꼽은 응답이 50.0%로 가장 많았다. 통일세 징수와 재정 일부를 적립하는 방안을 비슷한 비중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30.0%, 재정에서 더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20.0%였다. 통일세 과세 형태는 별도 세목을 신설해 모든 납세자를 대상으로 징수해야 한다는 응답이 55.0%, 부가가치세 증세로 마련하자는 의견이 30.0%를 차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北 유화제스처·南 화답… ‘천안함 출구’ 열리나

    北 유화제스처·南 화답… ‘천안함 출구’ 열리나

    정부가 대북 수해 구호용 쌀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해 옴에 따라 남북관계가 중대 기로에 섰다. 남북이 적십자 채널을 통해 대화를 재개하면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2일 방한, 우리 측 당국자들과 만나 6자회담 관련 협의를 할 예정이어서 남북관계에 부는 훈풍이 6자회담 재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南 “인도적 지원” 속 탐색전 정부 고위당국자는 12일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 등 유화적인 제스처에 대해 “우리는 북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다.”며 “우리가 견지해온 원칙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천안함 사태 후 5·24조치를 고수하면서도 인도적인 지원이라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특히 최근 대북 수해 구호 물자 지원을 제의했고 북한이 쌀을 달라고 역제안하자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완화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북측도 남북관계 전환을 시도하고 나아가 6자회담 재개 등을 통해 살 길을 찾으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소식통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에 이어 보즈워스 대표가 움직이면서 북한이 6자회담 재개 협상 전에 남북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北 대화공세로 국면전환 시도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가 천안함 사태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인지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관건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금은 대화의 기미가 조금 있을 뿐 대화보다는 제재에 쏠려 있는 기존 국면에 근본적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한 언급(제2 개성공단 등)과 관련, “북한의 천안함 사건 사과 등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원론적인 언급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가 아닌 단발성 상봉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최근 유화 제스처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대화공세로 해석하면서 보즈워스의 방한에도 불구하고 현 국면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보즈워스의 방한은 천안함 사건 이후 흐트러진 5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했다. ●北 실질적 태도변화가 관건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은 “남북이 속도를 내면서 서로 탐색전을 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 국면 전환 및 6자회담 재개 등을 위한 대화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우리 측도 천안함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고, 북측도 남측의 진정성을 시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이 치밀한 계산 하에 동포애적으로 우리 측이 거부할 수 없는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후 대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6자회담은 중국 측에 일임하고 남북관계는 선제적으로 풀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임산부 불이익 주는데 누가 아이 낳겠나

    삼성경제연구소의 워킹맘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이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해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주요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한다. 워킹맘들은 인사상 불이익을 걱정해 임신 중에도 외국출장을 다녀 오거나, 갑자기 떨어진 업무지시 때문에 아이를 돌볼 사람을 찾느라 애를 먹은 경험을 털어놨다. 육아휴직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상사의 눈치 때문에, 혹은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아무리 독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07년 1.26명에서 2008년 1.19명, 2009년 1.15명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져 지난해 인구증가율 0.3%로 아시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젊은 인구는 줄어들고 복지부담이 집중되는 노인인구 비율이 늘어나면서 잠재 성장률을 크게 위협하는 상황이다. 여성들이 아이를 많이 낳고, 여성 고용률을 끌어올리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젊은 여성들은 아이 낳기를 꺼려하고, 육아부담이 큰 30대 초반 여성들의 경력 단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5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밑도는 이유다. 정부가 엊그제 저소득층 위주의 보육정책을 맞벌이 부부 중심으로 바꾼 2차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내놓았다. 기본방향은 옳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성의 고용환경 개선이다. 직장에서의 임산부에 대한 차별적 관행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육아휴직 제도가 정착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는 보육시설 확충과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여성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저출산 해소도, 경제활력 증진도 불가능하다.
  • 워킹맘 늘면 국민소득 14% 껑충

    워킹맘 늘면 국민소득 14% 껑충

    우리나라 ‘워킹맘(일하는 엄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늘어나면 1인당 국민소득은 14%(2796달러)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워킹맘이 직장생활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는 인사상 불이익과 만성적인 야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8일 내놓은 ‘대한민국 워킹맘 실태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3.9%로 OECD 평균인 61.5%에 미달했으며, OECD 평균 수준이었다면 지난해 국민소득은 1만 9380달러에서 2만 2626달러로 14% 증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 상승하면 1인당 국민소득은 1%(달러 기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또 21개 기업의 워킹맘과 동료 직원, 관리자 등 71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직장인 1931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42.4%(복수응답)가 직장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평가와 승진 같은 인사상 불이익’을 꼽았다. 이어 만성적인 야근 등 과다한 업무(32.3%)와 예측 못한 야근·회식(29.9%), 남성 위주의 조직 문화(26.5%) 등이 뒤를 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워킹맘들은 인사상 불이익을 걱정해 임신 중에도 외국 출장을 여러차례 다녀오거나, 오후 늦게 갑자기 업무 지시가 내려와 아이를 돌볼 사람을 찾느라 쩔쩔맸던 경험을 털어놨다. 육아휴직처럼 법으로 모성보호제도가 보장돼 있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모성보호제도가 잘 운용되지 못하는 이유로는 상사의 눈치가 44.1%로 가장 많았다. 인사상 불이익 우려(37.5%), 회사의 의지와 독려 부족(27.2%) 등도 꼽혔다. 워킹맘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해지려면 우선 급식이나 청소 등 학교가 학부모의 노동력을 요구하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응답이 46.3%로 가장 많았다. 신뢰도 높은 돌보미 육성(41.4%)과 육아휴직 기간 및 상한 연령 확대(38.7%), 보육비 지원(29.8%),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시간 연장(25.5%) 등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나친 분노·소심함이 기업 망친다”

    대기업을 망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그릇된 자세는 지나친 ‘분노’와 ‘소심함’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의 CEO 대상 지식·정보서비스인 ‘SERICEO’는 회원 535명을 대상으로 리더로서 조직에 해가 되는 요소가 무엇이냐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했다. 답안으로는 ‘손자병법’에 나온 장수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위험’을 제시했다. 5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8.0%는 분노를 제어하지 못해 약점을 노출하고 만다는 뜻의 ‘분속가모야(忿速可侮也)’를, 25.4%는 싸움에서 살아남으려고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는 소심한 자세를 꼬집는 ‘필생가로야(必生可也)’를 꼽았다. 이 밖에 용기만 갖고 무작정 돌격한다는 ‘필사가살야(必死可殺也)’(17.9%), 지나치게 원칙을 고집해 실속을 놓치는 ‘염결가욕야(廉潔可辱也)’(15.0%), 인정에 얽매여 과감한 추진력을 잃어버리는 ‘애민가번야(愛民可煩也)’(13.3%) 순이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러 곡물수출 금지 내년까지 연장

    전 세계에 곡물가 급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3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 정부는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사태로 곡물수확량이 4분의1로 줄어들자 2일(현지시간) 밀·보리·호밀·옥수수 등 주요 곡물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를 또다시 연장했다. 이번 발표는 올해 말까지 곡물 수출을 금지하도록 한 지난달 15일 행정명령에 뒤이은 조치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무엇보다 달러화 약세로 인한 국제투기자금이 곡물시장으로 유입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실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여기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주요 곡물 생산국들이 가뭄과 홍수에 시달리면서 생산량이 줄자 수출길을 막는 것이 전 세계 공급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TV로 방영된 내각회의에 참석, “올해 말까지 계획했던 곡물수출 중단 조치를 내년 수확 때까지로 연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푸틴 총리는 “곡물 수출금지는 내년 작황 결과가 나온 뒤에만 철회할 수 있다.”고 말해 최소한 내년 중반까지는 금수조치를 이어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유럽 2위 밀 생산국인 독일도 이상기온 탓에 곡물수확량이 지난해보다 12% 감소했다. 밀 수출량 세계 2위인 캐나다와 5위 우크라이나도 각각 홍수와 가뭄 피해가 극심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7~2008년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번졌던 식량 부족에 따른 폭동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3일 전망했다. 실제 지난 1일 모잠비크 마푸토에서는 빵값 30% 인상 등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 7명이 숨지고 288명이 부상당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4~6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한다.”면서 “한국의 경우 오는 11월 이후부터 장바구니 물가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6년만에 최고폭등 식품값 잡힐까

    6년만에 최고폭등 식품값 잡힐까

    추석을 앞두고 신선식품 물가가 20.0%나 급등하는 등 물가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고강도 물가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물가 불안을 없애기 위한 추석물가 및 서민물가 안정대책을 발표한다고 1일 밝혔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존의 물가 대책 발표 때는 부처마다 생산자를 보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소비자가 물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물가대책에는 품목별로 생활 물가를 잡는 처방과 더불어 유통 구조의 개선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농축수산물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농산물과 수산물의 공급량을 대거 확대하는 방안이 나올 전망이다. 정부 비축분 조기 방출과 수입 물량 조기 도입 등도 검토 중이다. 일부 품목은 수입할당 관세를 낮출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이미 고삐가 풀린 추석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추석을 20여일 앞두고 농·축산물의 비축분을 푸는 추석물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난해 10월 신선식품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9%나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 물가에 따르면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0%나 급등했다. 이는 신선식품의 물가가 22.9%나 올라간 2004년 8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채소는 24.7%나 급등했고 과실은 17.2%, 생선과 조개류(신선어개)는 10.5% 올랐다. 품목별로는 무가 무려 126.6%나 폭등했고 마늘(85.0%), 수박(72.6%), 시금치(56.9%), 오이(54.7%), 복숭아(47.4%), 포도(43.4%), 오징어(43.0%)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온과 잦은 강수 등 날씨가 좋지 않아 배, 무, 시금치 등 채소류를 중심으로 농산물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는 2.63% 상승해 2%대를 유지했다. 전월 대비 0.3% 올라 2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하반기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도 이어진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날 ‘글로벌 식량 공급불안, 한국경제를 위협하는가’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에도 곡물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와 비교해 소맥(밀)이 35.7%, 대두(콩)가 20.5%, 옥수수가 17.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이변이 심해져 공급이 더 줄어들면 상승률은 소맥 52.7%, 대두 42.2%, 옥수수 39.8%로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이들 주요 곡물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27~0.54% 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가라앉는 美·日경제 해법찾기 분주한데…

    가라앉는 美·日경제 해법찾기 분주한데…

    ■ 美 감세카드 ‘쳇바퀴’ 오바마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 카드를 집어들었다. 미국 경제의 회복이 둔화되고 다시 침체 우려가 높아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올해 만료 예정인 중산층에 대한 감세정책을 연장하고 고용 촉진을 위해 기업에 대한 감세를 추가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정에너지 개발과 기간시설 재건에 대한 지원 확대와 같은 부양조치들도 제시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성장을 추가로 부추기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조만간 공표할 것”이라면서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같은 발언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여파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바마의 이날 발언은 열흘 간의 여름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발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끌었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해 8140억달러(약 977조원)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 뚜렷한 고용증진에 실패하면서 실업 감소를 위한 성장 촉진 압력에 직면해 있다. 또 오는 3일 발표될 노동부 고용통계도 8월 중 실업률이 7월(9.5%)보다 상승한 9.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40.92포인트(1.39%) 하락한 1만 9.73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1만선을 간신히 지켰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신 확산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오바마 정부가 부동산 우량채권 매입 등을 통해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등 앞으로 1년 동안 2조달러(약 2400조원)가량의 통화를 더 풀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부진한 민간소비를 끌어올리고 통화를 풀어 경기 진작을 시도해 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日 엔고잡기 ‘헛바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30일 디플레이션과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금융완화대책을 내놓았지만 ‘엔고’의 기세를 막지는 못했다. 대책 내용 대부분이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데다 시장의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1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급락해 전날보다 325.202포인트 급락한 8824.06포인트를 기록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달러당 0.93엔 하락(엔화값 상승)한 84.18엔에 거래됐다. 15년래 최고치인 83엔대를 다시 위협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정책당국이 그동안 시장에 약속했던 조치를 이번에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엔고가 잡히지 않으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천명했듯이 조만간 미 행정부가 양적 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여 엔화가치는 천정부지로 높아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엔고로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린 일본 기업들은 물론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탈출 시도에도 절망감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일본 경제의 성장률이 0.4%에 그치고 소비자물가가 7월말 현재 17개월 연속 하락하는 실정에서 이번 부양책이 시장에 파급 효과를 주지 못하면서 일본 정부 당국은 크게 당혹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파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카하라 노부유키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은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지 않는 이상 미국과 일본 금리 차가 달러 대비 엔화 강세를 부추길 것”이라며 제로 수준의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6자회담 즉시 재개 힘들 것…후계구도 정당성 확보한 셈”

    “6자회담 즉시 재개 힘들 것…후계구도 정당성 확보한 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26~30일 비공식 중국 방문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중 친선의 바통을 후대 이양과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경제협력 강화 등에 합의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이 30일 밝혀 북한의 후계구도와 6자회담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셋째아들 김정은의 후계구도 강화를 위해서는 탄력을 받겠지만,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조건이 사실상 대북제재의 철회를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6자회담이 조속한 시일내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3대세습 이달 오픈 어려울 것” 김용현 동국대교수는 “후계구도와 관련해 탄력을 받았다.”면서도 “김정은 방중에 대해 중국이 애매한 표현을 한 것처럼 3차 당대회에서 그대로 오픈된다고 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장성택 부장을 중심으로 한 중간 디딤돌, 징검다리를 통해 역할이 부여된 후 공식적으로 지위가 나타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김정은의 방중이)확인되지 않았지만 김일성의 항일투쟁 현장 등을 답사한 것은 3대 세습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이번 방중의 가장 큰 부분 중 하나가 후계구도와 연결된 것”이라면서 “(후계구도를 위해)대외 협력, 화해무드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6자재개 화두는 이벤트적 성격” 동 전문위원은 “대외적인 국면에서 화해국면을 유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국과 미국이 제시하고 있는 구체적인 유형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순 없다.”면서 “분위기를 역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6자회담이 즉시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내의 중간선거 국면과 보수화되는 분위기, 미 행정부가 중동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측면에서 북측의 언급을 직접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한 수개월간 이런 국면이 진행될 것이고 김 위원장의 발언과 이를 보도한 내용은 결국 화두를 던졌다는 이벤트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쪽에서는 경제협력을 발표했고, 중국쪽에서 6자회담에 대한 것을 얘기했는데 이 같은 내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 성명이 나온 후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면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 평화협정 등이 조건으로 전제된 포석”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교수는 “북한과 중국이 6자회담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은 향후 6자 회담에 대한 논의가 자주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시기적으로 더 지켜봐야 하며 (대북제재의 주체인) 미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는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北·中경협 큰 틀선 변화 없어” 동 전문위원은 “중국을 통해 경제성장을 얻기 위한 것은 오래전부터 이뤄진 것으로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수해를 입어 민심이 흉흉했던 만큼 중국 방문을 통해 대규모 경제지원이 가능해 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위기 타개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교수는 “다급한 상황속에서 방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수해가 겹치자 9월 당대회를 축제로 이끌 수 없는 부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방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북한 상황을 급박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면서 “후 주석이 김 위원장을 파격적으로 맞은 점으로 볼 때 (북한이) 실리를 추구하고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집 산뒤 집값 떨어질라” 무주택·전세자 관망

    “집 산뒤 집값 떨어질라” 무주택·전세자 관망

    #1. 30일 서울 강남 재건축사업의 대표격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날 발표된 정부의 주택거래활성화 대책에서 강남3구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가 배제됐지만, 입주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다. 관리사무소 앞에서 만난 주부 강모(39)씨는 “강남 주택시장이 끓어야 재건축단지인 이곳 집값도 혜택을 보겠지만 큰 상관은 없다.”면서 “정부가 집값 오를 때는 꺼지게 하다가 다시 올리려고 애쓰는 등 오락가락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단지내 상가에서 인테리어가게를 운영하는 입주민 김모(65)씨는 “이사를 다니고 집도 고치라고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다지만 그리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2. 같은날 경기 성남시 구미동의 한 대형 건설사 모델하우스. 2008년 용인 성복동에 1500여 가구 규모의 대형 아파트를 분양했지만 현재 입주율은 30%를 넘는 수준이다. 이곳은 정부의 부동산거래활성화 대책의 주요 타깃이라 할 수 있다. 계약률이 50%를 넘고, 이중 잔금을 치른 입주예정자가 90% 가량이지만 정작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가 미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델하우스의 분양 담당자는 “8·29대책 발표 이후 이렇다할 시장 반응은 아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의 ‘8·29 주택거래 정상화대책’ 발표 이후 시장의 반응은 차분했다. 반가움과 함께 냉랭함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는 일단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미분양아파트를 가진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요구해온 내용들이 어느 정도 반영돼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재건축 조합이 현대산업개발 등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일대의 중개업소들도 간접적이나마 이번 조치가 주택거래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일선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소 2주는 지나야 반응이 나오지 않겠냐.”면서 “신규 아파트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들이 많아 건설업체들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번 대책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분당과 용인, 평촌, 서울 마포구와 양천구 목동 등의 주민들도 차분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주부 최모(43)씨는 “이번 대책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등 집을 사려는 전세 거주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DTI를 굳이 완화하지 않더라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은 이미 과도하게 대출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용인 성복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도 “매매문의는 줄었지만 최근 전세 문의는 늘어난 상황”이라며 “아직 (큰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무주택자들도 아직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성산동의 대기업 과장인 변모(40)씨는 “사실상 DTI 한시 폐지로 빚을 내 집을 산 뒤 집값이 또 떨어진다면 빚낸 사람만 부채가 늘게 될 것”이라며 “은행대출이 없지만 주택 구입은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진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 과장은 “굳이 DTI 완화가 아니더라도 이전 수도권과 광역도시의 주택 구입자들은 ‘집단대출’ 등 신용도 산정기준을 피해 대출받을 수 있는 여러 경로가 있었다.”면서 “오히려 은행의 까다로워진 대출심사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기대감을 부여하는 대책이 아닌 적당한 ‘톤’의 대책을 내놓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 거래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준비운동을 시작한 단계”라며 “벌써 시장의 큰 변화를 기대하는 건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정부가 세제와 주택기금, DTI 등 종합세트를 내놓은 만큼 금융권의 DTI 심사시스템이 갖춰지는 2주 뒤면 어느 정도 실효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반환점 돈 이명박정부] 5대 키워드로 본 후반기 과제

    [반환점 돈 이명박정부] 5대 키워드로 본 후반기 과제

    이명박 정부가 25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순탄치 않은 여정만큼 남은 기간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경제전문가들의 고언을 통해 ▲고용 ▲친서민 ▲대기업 중소기업 상생 ▲신성장동력 ▲재정건전성 등 5가지 경제현안을 중심으로 집권 하반기 풀어야 할 과제를 점검해 본다. 유영규·유대근기자 whoami@seoul.co.kr ■고용: 고용 질 높이고 청년 맞춤형취업 지원 전문가들은 하반기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고용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저임금 계층 양산을 막아야 한다.”면서 “저임금계층을 위해 최저임금 수준을 끌어올리는 등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의 지적은 국제통화기금(IMF)도 했다. 최근 IMF는 “한국경제는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어낼 능력을 상실했다.”면서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과도하게 늘린 비정규직”이라고 꼬집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37%에 이르는 비정규직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5배에 이른다. 하지만 임금 수준은 63%, 사회보험 가입률은 40%에 불과하다. 전반기 불황에 대처했듯 나아지는 경제 상황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OECD 평균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은 편인데 불황 때는 이사람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을 벌일 수 있지만 호황 때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면서 “후반기 자영업계층이나 일용근로자들이 임금근로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이들에 대한 직업훈련 지원 수혜율부터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일자리 자체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는 1년에 6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그러나 취임 첫해인 2008년에는 일자리가 14만 5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고, 다음해는 오히려 7만 2000개가량 줄어들었다. 올해는 30만명 정도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약대로라면 3년간 18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하지만 실제로는 37만 3000개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현재 청년실업률 8.5%로 위험 수위다. 7월 통계청이 집계한 전체 실업률도 3.7%보다 2배 이상 높다. 손 연구원은 “청년층을 위한 취업 정보제공과 맞춤형 직업 상담이 절실하다.”면서 “구직 연령이 점점 높아지지만 직무경험은 적어지는 문제와 청년층과 베이비붐 세대와 취업전선에서 충돌하는 문제 등도 함께 풀어야 하는 숙제”라고 지적했다. 민·관의 유기적인 협력도 요구된다. 이규용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정부가 예산을 들여 직업훈련 등 정책을 강화해도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친서민: 무조건 대출보다 신용 평가체계 정비를 보이는 현상보다는 숨은 본질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현 정부가 상반기에 내놓는 소액 신용대출, 햇살론, 학자금 융자 제도, 보금자리 주택 등은 발등의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을 주지만 이것만으로는 양극화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햇살론과 같이 서민들에게 무조건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보다는 신용등급평가 체계를 개편해 담보력이 없어도 의지가 있다면 신용등급을 높여주는 등 좀 더 정교하게 시스템을 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양극화 대책은 고용증진이라는 점에서 친서민이 고용과 연결된다는 의견도 많다. 본질로 접근하라는 지적은 문제가 금방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에도 기인한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양극화는 기술진보가 만든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유 교수는 “세계화, 기술이 발달하면서 고소득자는 더 많은 돈을 벌게 되고 저소득자는 일자리 자체가 줄어 사회계층 간 격차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집권 하반기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구호를 꼽는다면 단연 친서민이다. 대중영합주의라는 비판도 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자신을 서민이라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는 이야기도 된다. 현 정부 들어 양극화 지수는 계속 높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5분위 배율은 5.76(전국가구 기준)을 기록해 전년대비 0.05포인트 증가했다. 이 수치는 낮을수록 분배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데 2006년 5.39를 기록한 이후, 2007년 5.61, 2008년 5.71 등으로 계속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상대적 빈곤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상생: 대·중소기업 공정거래 법제도 마련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문제 해결에 ‘적당히’는 없다고 말한다. 이미 30년 이상 묵은 고질병이기에 그만큼 환부가 넓고 깊다고 진단한다. 김 교수는 “모든 정권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문제를 고치겠다는 장담했지만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해묵은 문제이기에 제도 개선과 더불어 이 제도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정부의 행보는 문제 심각성을 인식하고 방향 선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수준”이라면서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도급)거래는 사적 계약이기 때문에 공정위는 할 일 없다는 식이라면 앞으로도 상생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공정한 시장 질서 이상으로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도 적지않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 상생논의는 너무 공정거래 중심으로 흐르는데 궁극적으로는 연구개발(R&D)형 중소기업을 많이 육성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면서 “영업이익률이 2% 인 중소기업이 공정거래 관행 정착만으로 7% 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이 7%가 넘는 이유는 R&D형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한쪽(대기업)의 배려만으론 지속적인 상생이 이뤄질 수 없다.”면서 “배려는 임시적이고 보완적 요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무역흑자는 176억 4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액을 돌파했다. 정부의 경기 부양과 환율효과 덕분에 삼성전자는 2분기에 영업이익 5조원을 넘어섰다. 기아차도 4000억원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대기업의 실적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결국 과실은 그들(대기업)만의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신성장 동력·재정 건전성: 지식서비스 경쟁 유도·세수 추가확보 하반기에는 반드시 미래 한국이 먹고살 동력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라는 주문도 나온다. 이시욱 KDI 연구위원은 “국내 서비스산업은 아직도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 이중 대표적인 것이 의료나 법률, 회계 등 지식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라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규제 탓에 오히려 경쟁이 없어지고 생산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해당사자의 반발이 강해 어렵겠지만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자격사 진입장벽을 낮춰 경쟁을 유도해야 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과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KDI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추계한 결과 10년마다 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져 2030년대부터는 2%로 낮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인구 감소와 노령화. 국가 경제 전반에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적인 개혁이 없다면 장래가 밝지 않다는 이야기다. 학자들은 또 재정건전성을 우려한다면 ‘감세란 포플리즘’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보면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5년 동안 1조 9000억원 정도의 세수를 더 거두는 것으로 돼 있지만 전체적인 효과는 부족해 보인다.”면서 “재정정책이 단기간에 바꿀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 정부는 앞으로 세수를 추가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359조 6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50조원 늘었다. 올해는 4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세출 구조조정과 비과세·감면 정비로 2014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적어도 2014년에는 균형 재정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빠른 고령화에 국방비 부담과 통일 비용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악조건과도 맞서야 한다.
  • [사설] 집권 후반기 MB 소통으로 선진화 초석 다지길

    이명박 대통령은 모레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맞는다. 압도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의욕있게 출발했지만 ‘강부자’, ‘고소영’으로 불리는 인사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촛불시위로 집권 초에는 흔들렸다. 취임과 동시에 탄력을 받으면서 각 부문의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셈이다. 지난해 정운찬 국무총리의 취임으로 불거진 세종시 수정안도 관철시키지 못했다. 촛불시위와 세종시 수정안 무산은 소통과 설득 부족이 빚은 대표적인 결과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대통령은 50% 안팎의 안정적인 지지도를 바탕으로 임기 후반에는 ‘선진 일류국가’를 앞당기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대한민국은 65년 전 광복 당시에는 최빈국이었지만 지난해 수출 세계 9위, 국내총생산(GDP) 15위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우리의 앞선 세대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다. 성장과 통합이 조화를 이루며 증진되고 시민적 덕성이 높은 수준인 선진화를 이뤄야 할 의무는 우리들에게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성장과 관련된 지표는 선진국에 근접했으나 통합과 관련한 지표가 크게 뒤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2년 4월에는 총선,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각각 치러진다. 2012년 초까지가 현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인 셈이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현 정부의 성공 여부, 평가는 달라진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레임덕 현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너무 큰 욕심을 내는 것은 좋지 않다. 서민과 중소기업 등 사회적인 약자 배려를 통해 통합력을 높여야 한다. 지역·세대 간 통합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또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도 성공적으로 마쳐 국격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이 대통령은 4대 강 사업 등 주요현안에 대해 야당 및 반대진영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젊은 세대와의 거리도 좁혀야 한다. 일방적인 국정운영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 지붕 두 가족처럼 된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 간의 관계 정상화에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그제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찬회동을 갖고 협력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이 대통령은 아무리 뜻이 좋아도 일방통행식이라면 성공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통일세 후폭풍] “30년내 통일 가정… 年100억~720억弗 소요”

    [통일세 후폭풍] “30년내 통일 가정… 年100억~720억弗 소요”

    “한 세대 후 한반도 문제를 내다보려면 통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30년 안에는 통일이 될 것으로 가정하고 비용을 추산한 것입니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통일비용 산출 용역을 총괄한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중해 산업·국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통일비용 산출 프로젝트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서 위원 팀이 올해 초 미래기획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진행해온 연구는 통일비용 등을 포함한 ‘30년 후 미래 경제·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것이다. 기술혁신과 경제발전, 국제무역, 응용계량경제 등을 전공한 서 위원에게 통일비용 연구는 의미가 적지 않았다. 그동안 국내외 다른 연구소에서 통일비용에 대한 많은 추정치를 냈었으나 정부의 용역을 받아 추진한 것은 처음인 셈이다. 서 위원이 추산한 통일비용은 2011년부터 2040년까지 30년간 ▲점진적 통일일 경우 연평균 100억달러 ▲급진적 통일일 경우 연평균 720억달러에 이른다. 30년간 총액으로 계산하면 점진적 통일 때 3220억달러, 북한 급변사태 때는 총 2조1400억달러의 통일 비용이 드는 셈이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 랜드연구소(500억~6700억달러)나 삼성경제연구소(545.8조원) 등의 추정치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 위원은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총생산액(GDP)과 유엔이 집계한 인구 추계 등 북한의 현재 경제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수치를 이용했다.”며 “독일 통일 사례도 많이 참고했으며, 중간보고 성격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서 위원 팀은 지난 6월 미래기획위원회 측에 중간보고를 했으며, 연말까지 연구를 진행, 12월쯤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 민간 학자들과 공동으로 10월 중 통일비용을 비롯, 30년 후 경제·사회구조 변화 관련 프로젝트의 최종 보고서 작성을 위한 워크숍도 개최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대통령 8·15 경축사] 독일도 통일에 3000조… 통일 패러다임 대전환?

    [이대통령 8·15 경축사] 독일도 통일에 3000조… 통일 패러다임 대전환?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남북 평화통일에 대비하자며 제안한 통일세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나서 통일세를 언급한 시점과 효과 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통일세에 대한 언급은 꽤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준비한 적은 없었는데 통일을 말로만 하자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 방안도 검토하자는 뜻”이라며 “당장 세금을 걷자는 것은 아니고 유관 부처 및 전문가들이 폭넓게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은 “세금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통일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는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막연한 통일보다 실질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통일세에 대한 언급은 통일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 남북협력기금 중심의 분단상황 관리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라며 “실무선에서 광범위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독은 1990년 통일이 될 때까지 10년 동안 매년 100억달러를 모금했으며 통일 후에도 20년간 2조유로(약 3000조원)를 지출하는 등 경제적 타격이 컸다며, 이를 교훈으로 삼아 통일세 등을 통해 통일과정에서 올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올해 2조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도 사업 급감에 따라 지난 6월 말까지 330억원만 지출된 상황에서 통일세를 따로 걷는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남북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북측의 급변사태와 이에 따른 남한으로의 흡수통일을 남측이 염두에 둔 게 아니냐고 북측이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광복 65주년… 한·일 새 100년을 생각한다

    내일은 8·15광복 65주년이다. 또 보름 뒤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라는 의미도 있어 올해 광복절은 여느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광복된 지 65년, 정부가 수립된 지 62년 동안 대한민국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위대한 나라로 거듭났다. 미국과 옛소련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된 데다 6·25전쟁까지 겹치면서 남쪽은 거의 폐허나 다를 게 없었지만 우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기적을 일궈 냈다. 60여년 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의 지난해 수출액은 전 세계에서 9위였다. 한때 해가 저물지 않는 나라라는 말을 듣기도 했던 영국까지 제쳤다. 내년의 무역규모는 1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1조달러 무역대국 대열에 합류하는 셈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5위로 아프리카 50여개국의 GDP를 합한 것보다도 많다. 1인당 국민소득은 1953년에는 67달러에 불과했으나 2만달러가 됐다. 이러한 경제성장 신화를 일궈낸 것은 ‘하면 된다.’는 믿음과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는 희망이 어우러져 열심히 앞을 보고 달린 결과다. 국민역량 결집해 선진화 이룩해야 할 시점 중동의 산유국 중에는 석유 하나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3만달러를 쉽게 넘는 곳도 있지만 인구가 5000만명을 넘거나 육박하는 나라 중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는 곳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10개국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는 비아냥도 받고 일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우리는 민주화도 이뤄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룬 사실상 유일한 나라라는 찬사까지 받을 정도가 됐다. 빛나는 성공신화를 일궈 냈지만 우리는 아직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벽은 높기만 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선진국과의 격차가 10년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압축적인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달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역량을 결집시켜 선진화를 이룩해야 할 시점이다. 선진화를 위해서는 지역·이념·계층 간 갈등을 줄이는 국민통합이 선결돼야 한다. 광복절을 맞아 자랑스러운 조국, 평화로운 한반도를 후손에게 물려주겠다는 다짐도 필요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룬 성공한 나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해마다 특히 8월이 되면 마음이 편치 않다. 일본에 나라를 강탈당해 35년간 수탈당한 역사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해여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과거에만 지나치게 얽매일 수는 없다. 일본도 변하고 있다. 지난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식민지 지배가 가져온 다대한 손해와 고통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면서 “당시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해 이뤄진 식민지 지배에 의해 국가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식민지배의 불법성은 언급하지 않았고 일본군위안부 할머니,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보상문제도 밝히지 않아 유감스럽지만 과거 일본 총리의 사과와 반성보다는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일 새 100년 준비하자 한·일 관계가 불행한 과거를 딛고 새출발하려면 가해자인 일본의 진솔한 사죄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심심하면 터져 나오는 일본 우익인사의 망언, 독도 영유권 주장, 사실을 왜곡한 일본 교과서도 정리돼야 한다. 일본 스스로 변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하지만 우리도 이제는 과거의 속박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을 떨쳐 버릴 때도 됐다. 광복 이후의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에 자부심을 갖자. 우리의 젊은이들은 어디를 가도 주눅 들지 않는 우리의 희망이다. 1988년에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했고 2002년에는 일본과 공동으로 아시아 첫 월드컵까지 개최한 나라가 아닌가. 11월에는 서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열린다. G20 정상회의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한·일 관계는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시작하는 출발선에 서 있다. 과거사의 짙은 그늘이 드리운 ‘아픈 100년’을 매듭짓고 미래를 위해 ‘새로운 100년’을 열어 가도록 하자. 아픈 과거를 잊지는 말되 과거에 얽힌 ‘악순환 고리’를 끊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하자. 일본을 감정적으로 몰아세우기보다는 이성적으로 대응하면서 과거사 바로 세우기의 ‘대의’와 관계개선의 ‘실리’를 확보하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21세기는 한국·일본·중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시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급변하는 국제질서를 냉철히 바라보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일 새 100년을 준비하자.
  • 중산층 5%P 뚝

    우리나라의 중산층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6년 사이 5% 가까이 급감한 55.5%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한국 중산층의 변화와 경제사회적 결과’ 보고서에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산층 가구와 소득의 변화 추이를 계산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전체 소득 분포의 중간점을 기준으로 50~150%의 소득 가구를 중산층으로 정의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산층 가구의 전체 가구 중 비중은 2003년 60.4%에서 지난해 55.5%로 4.9% 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통계청의 중산층 비중인 66.7%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또 중산층의 소득 합계가 전체 가구 소득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0%에서 48.1%로 5.9% 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는 중산층의 소득증가율이 국민 전체 평균 소득증가율보다 뒤처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질소득에서 세금, 사회보험료 등을 뺀 실질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 가구 소득이 2003년 2846만원에서 지난해 3055만원으로 7.4% 증가하는 사이 중산층 가구의 중간 소득은 2581만원에서 2664만원으로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핵심 중산층’으로 불리는 소득 중간점 기준 75~125% 가구의 비중은 2006년 기준 31.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1개 가운데 16번째에 그쳤다. OECD 평균은 34.7%였다. 연구소는 “중산층을 살리려면 선진국에 비해 높은 저임금 근로 비중을 줄이고,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을 감소시키는 게 시급하다.”면서 “고용보험 가입률을 높이고 양육비와 출산수당 지원을 늘리는 등 정부의 소득이전 기능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엔高에 원高 겹친 수출전선 이상없나

    엔고(高) 현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달러=85엔 이하로 진입할 기세다. 10일 엔·달러 환율은 85.8엔이었다. 85엔 이하로 떨어지면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엔고 현상이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엔고 현상이 한국경제에 호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엔화 강세는 엄밀히 따지자면 달러화와 유로화의 약세이고 이는 세계 경제의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엔고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로 인한 달러화 약세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엔·달러 환율 하락으로 엔화표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 가전,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으로부터 자본재 수입이 많은 우리로서는 수입제품 가격 부담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 특히 자동차·IT의 중간 부품 수입이 늘어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엔고의 양날인 셈이다. 현재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는 만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대일 수출이 늘어나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국내 엔화 대출자들은 엔고와 금리상승으로 인해 상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원·달러 환율이 1160.30원을 기록할 정도로 최근 원화 강세(환율 하락)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처럼 우리가 엔고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엔고는 우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07년 원·엔 환율은 100엔당 700~800원을 오가다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1500원대까지 급등했다. 이후 대략 1300~1400원대를 오가면서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IT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원화의 지속적인 강세 때문에 갈수록 엔고에 따른 반사이익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의 올 연말 환율은 달러당 1120원, 내년은 1010원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경제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개입으로 환율을 방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재철 씨티그룹 한국담당 이사는 “일본 정부가 급격한 엔고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엔화 초강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이통사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

    이통사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을 통해 정보기술(IT) 자원을 제공받는 서비스이다. IT 자원을 ‘소유’하는 방식에서 ‘임대’로 전환해 하드웨어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업무의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없애고 개인에게 맞는 콘텐츠 관리 및 감상을 지원해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전개와 시사점’이라는 연구자료를 통해 “지난해 클라우드 서비스의 전 세계 시장규모가 796억달러였지만 2014년에는 3434억달러로 연평균 34%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KT는 이날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업의 IT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전략을 발표하고 2013년까지 국내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11년까지 모두 1200억원을 투입해 개인용 스토리지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서비스(아이폰이나 노트북 등과 연동되는 동기화 및 저장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달 안에 중소기업의 데이터 관리·운용에 적합한 ‘유클라우드 프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KT의 클라우드추진본부장인 서정식 상무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스템을 직접 구축할 때보다 IT 비용이 60~90% 절감된다.”면서 “평균 30일 이상 걸렸던 IT시스템 구축 시간도 인터넷 신청으로 당일 구축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주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고 중소기업 솔루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한편 ‘유플러스 박스’ 사업을 통해 개인용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서비스할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온라인 임대사업(SaaS)’은 기업이 별도의 경영지원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에 접속해서 필요할 때마다 저렴한 이용료를 지불하고 소프트웨어를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이다. SK텔레콤은 개인형·기업형 상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현재 외국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경기상승세 휴가특수로 ‘폭발’

    경기상승세 휴가특수로 ‘폭발’

    가파른 경기 상승세가 폭발적인 여름휴가 특수(特需)로 이어지고 있다. 휴가행렬의 정점에 진입한 지난달 31일, 신용카드 국내 이용액이 1조원을 넘어섰고 고속도로로 나온 차량들도 올 휴가시즌 중 가장 많았다. 해외휴가 인파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소득 증가에 따라 올여름 휴가 관련 소비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인천공항 출국 1년전보다 12% 증가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신용카드 휴일(토·일요일) 이용액은 6조 9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6조 470억원)에 비해 15.7% 늘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6%)을 감안해도 큰 폭의 증가율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극성수기 토요일을 비교하면 올 7월31일 카드 이용액은 1조 360억원으로 지난해 8월1일보다 24.1% 증가했다. 유통업계도 휴가용품을 중심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7월보다 매출이 12.9% 증가했다. 품목별로 과일 매출이 35.6% 늘어난 것을 비롯해 삼겹살 등 축산물 22.9%, 바캉스용품 13.7%, 음료·맥주 등 가공식품 11.8% 등이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도 전체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해 출국한 사람은 172만 884명으로 1년 전 153만 983명에 비해 12.4% 늘었다. 인천공항공사는 여름 휴가기간(7월24일~8월10일) 동안 하루 평균 공항 이용자가 10만 1000명으로 2007년(10만 2000명)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속도로 이용 차량도 지난달 31일 올 휴가시즌 최다인 425만 1000대를 기록했다. 7월26일부터 8월1일까지 하루 평균 389만 3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80만 4000대)보다 2.3% 증가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경기침체 등으로 해외 여행이 줄고 국내 여행이 폭증해 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최고를 기록했다.”면서 “올해는 해외여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록을 넘어선 것을 보면서 경기 호전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질임금 3.2% 상승 등 지표 호전 전문가들은 경기 상승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가 휴가철 특수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7.6%였고 임금도 상당 수준 늘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상용근로자 5명 이상 사업체의 1인당 월 평균 임금총액은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도 3.2% 늘었다. 통계청이 밝힌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도 325만 37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4% 증가했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는 비정규직과 자영업자들의 벌이도 나아져 민간 소비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는 기업이 생산을 늘리게끔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 회복의 열매를 처음에는 대기업이나 부유층이 먼저 받았지만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중소기업이나 서민층의 사정도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송태정 우리금융 수석연구위원은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 연속 떨어지는 것을 볼 때 지금이 소비 경기의 정점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에 더 이상 소비가 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돈줄 막힐 위기… ‘핵카드’ 내밀까

    北 돈줄 막힐 위기… ‘핵카드’ 내밀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북 추가 금융 제재를 추진하면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의 불법 해외 계좌 및 불법 금융 거래 차단 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대북 ‘돈줄 죄기’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 관리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 양국이 다음달 2일 서울에서 대북 추가 금융 제재 방안을 협의하는 등 잰걸음을 하는 이유도 대북 금융 제재가 북한을 압박하는 데 가장 유용한 수단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교소식통은 29일 “북한이 무기 밀매, 돈세탁 등을 통해 해외 계좌에 은닉한 자금이 통치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동결되거나 관련 기업·계좌주 등이 금융 거래를 하지 못할 경우 북한 지도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북핵 6자회담이 진전되던 2005년 9월 미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가 돈세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계좌가 동결되자 이에 반발, 6자회담을 거부하며 미국과 줄다리기를 벌였다. 2006년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1차 핵실험 등을 강행하며 ‘벼랑끝 전술’을 폈다. 그러나 BDA 문제 발생 후 북한과의 거래를 꺼리는 국가들이 늘어나자 북한은 2006년 말 미국과의 양자 협상에 이어 6자회담에 나서 핵시설 불능화를 약속한 뒤 2007년 6월 BDA 동결 자금을 러시아를 통해 북한 계좌로 돌려받았다. 은행 한 곳의 돈줄을 죄자 북한이 파급 효과를 우려,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조만간 북한의 제재 대상 기업·개인을 지정한 뒤 이들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들에 거래 중단 등 제재를 권고하고, 이행이 미흡할 경우 이들과 미국 금융기관들의 거래 중단 권고까지 담은 행정명령을 제정, 이행할 경우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은 “은행 한 곳에 국한됐던 BDA 사태와 달리 이번에는 미국과의 금융 거래 중단을 우려하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모두 참여할 수밖에 없는 만큼 제재 효과가 더욱 강력할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은 3차 핵실험 위협 등 ‘핵 카드’를 들고 미국과의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많다. 한·미가 지난 21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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