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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熱錢이 핫머니라구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 1순위로 꼽히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은 지난달 한국을 찾아 “지금 양국 사이의 교역액은 1800억달러를 초과했고 수교 당시보다 37배나 늘었다.”면서 교역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 부주석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1992년 한·중 교역이 이뤄진 이래 한국은 중국이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자, 네 번째로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13억 인구가 모여 사는 광활한 대륙을 누벼온 금융, 무역 등 경제 전선의 첨병들이 있어서 오롯이 가능한 결과였다. 게다가 지금 이 시간에도 원대한 꿈을 꾸며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청년 사업가, 상사 주재원들이 있다. 이들이 맞닥뜨리는 첫 장벽은? 실시간으로 변해가는 경제 관련 전문용어들이다. 이성호 한국씨티은행 감사, 김범수 우리은행 지점장, 김기열 변호사, 고현철 삼일회계법인 이사 등 중국에서 3~5년 이상씩 지내온 금융인, 경제 관련 변호인, 회계사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한·중 중·한 경제용어사전’(서울신문사 펴냄)을 내놓았다. 사전이라기보다는 한중 무역 전쟁의 실전용 무기, 혹은 필수 지참 가이드북에 가깝다. 실제 영어만으로는 부족한 곳이 중국이다. 같은 한자문화권이면서도 중국에서 쓰는 간체자(簡體字·약자) 혹은 번체자(繁體字·정자)의 의미는 또 다른 문자로 느껴질 정도다. 예컨대 ‘成本(성본)’, ‘股息(고식)’, ‘股東大會(고동대회)’ 등은 한자로 읽어도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牛市(우시)’, ‘熱錢(열전)’과 같은 단어들 역시 마찬가지다. 세무, 재무, 회계, 금융, 무역 등의 필수 용어 4500여개를 추려내 한→중(가나다 순), 중→한(알파벳 순)으로 각각 수록했다. 한어병음과 성조는 물론, 필요한 단어에는 영어 표기도 함께 실었다. ‘성본’은 원가(原價)를 뜻하고, ‘고식’은 배당금, ‘고동대회’는 주주총회다. ‘우시’, ‘열전’은 영어를 직역했으니 독자들이 뜻을 짐작해볼 만하다. 정답은 황소장(증시), 핫머니다. 1만 2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뉴타운·재건축·재개발 상황 클릭하세요

    서울시내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추진상황과 자금 사용 내역 등 관련 정보가 인터넷으로 공개된다. 서울시는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진행 상황을 해당 주민들이 안방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업 관련 정보를 망라한 클린업시스템 홈페이지(cleanup.seoul.go.kr)를 구축,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도시정비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주민 간 갈등과 세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공공관리제도의 핵심 기반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클린업시스템을 통해 그동안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세입자 보상문제를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고, 조합이나 구청을 방문하지 않고도 사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공공관리자제도를 본격 추진해 용산사태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스템은 현행 ‘도시 및 주거 환경 정비법(이하 도정법)’상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는 용역업체 선정 계약서는 물론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와 조합회의록, 회계감사보고서 등 7개 항목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제공한다. 특히 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도정법 개정안이 추가로 공개하도록 한 조합의 월별 사업자금 유·출입 명세와 사업비 변경 내용 등 8개 항목도 클린업시스템을 통해 공개하도록 조합에 권고했다. 시 관계자는 “도정법 개정안이 이르면 2월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법 개정 전이라도 조합들을 설득해 추가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합원과 세입자들은 사업 관련 정보뿐 아니라 조합원 및 세입자 대책 예정자 여부를 조회할 수 있고, 관리처분 단계에선 개인별 임대아파트 입주 정보와 보상 금액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에는 현재 뉴타운 등 정비 사업을 벌이는 시내 614개 조합설립추진위원회와 조합 중 87%에 달하는 534개 조합 등이 참여했으며, 3월까지 나머지 80개 조합도 동참하도록 할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또 조합원이 사업 초기인 조합설립 단계부터 사업비와 개별 가구의 분담금 규모를 가늠할 수 있도록 ‘사업비 및 분담금 추정프로그램’을 개발, 빠르면 3월부터 클린업시스템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조합설립 동의단계에서 철거비·신축비·기타 사업비 등 3개 항목만 확인할 수 있어 조합원별 분담금이 얼마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웠고, 사업추진과정에서 분담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도 따질 수가 없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동대문구 공무원이 만든 ‘친절송’ 화제

    동대문구 공무원이 만든 ‘친절송’ 화제

    서울 동대문구가 올해 구정 역점과제인 ‘대민(對民) 친절도 향상’을 위해 ‘동대문 친절 송(Song)’ 두 곡을 만들어 화제다. 밝고 경쾌한 댄스풍의 노래는 반복적인 멜로디로 만들어져 누구나 한번 들으면 입으로 중얼거리며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이와는 달리 발라드풍의 친절 송은 친숙한 멜로디로 작곡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제작됐다. 동대문 친절 송들은 매일 오전 8시55분과 오후 5시55분 등 하루 2차례 사내 방송을 통해 전 직원들에게 전달돼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행정서비스 수준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방태원 구청장 권한대행은 “구민을 만족시키는 행정서비스, 구민을 감동시키는 행정서비스 구현을 위해 ‘친절’은 기본적인 필요조건”이라며 “직원들 스스로 방법을 찾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이 노래들은 구청 공무원과 공익근무요원들이 직접 작사·작곡·편곡은 물론이고 녹음까지 했다는 점에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구는 친절 송 제작을 위해 지난해 2~3월 두 달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가사를 공모했으며, 접수된 50여건의 작품을 3차에 걸쳐 심사해 5월30일 최종 2점을 선정했다. 발라드풍의 친절 송은 김경미(행정 9급·여)씨가, 댄스풍의 친절 송은 기획책임을 맡은 장인선(행정 7급)씨와 실용음악을 전공한 공익근무요원 정성민(대중음악 전공)씨가 각각 5개월간의 산고 끝에 작곡과 편곡을 마무리했다. 수십 차례 수정 끝에 완성된 이 노래들은 직원들의 품앗이로 합창단을 결성, 점심시간을 활용해 한달간 연습한 뒤 지난달 28일 밤샘녹음을 통해 완성됐다. 댄스풍 친절 송을 작곡한 정성민씨는 “화음이나 편곡 등 음악적인 아쉬움이 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실용음악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기뻐했다. 기획책임을 맡은 장인선씨는 “기획안부터 작품완성까지 꼬박 1년이 걸렸는데, 아마추어로서 대단한 일이라고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처음에는 가사만 공모하려다가 작·편곡까지 직접 하게 됐는데 밤샘녹음에도 흔쾌히 응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수강생 1만명 돌파… 강남구립국제교육원

    수강생 1만명 돌파… 강남구립국제교육원

    외국어 교육을 위한 사교육비가 연간 15조원을 웃도는 가운데 강남구가 해외 어학연수를 대체할 수 있는 어학연수프로그램으로 10년간 2330억원의 어학연수비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지난 2001년 6월 설립한 ‘강남구립국제교육원’의 수강생이 지난해 말 기준 1만명을 돌파했으며, 이중 8000여명이 교육과정을 수료했다고 13일 밝혔다. 강남구립국제교육원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리버사이드(UCR·Un iver sity of Ca lifornia Riverside)와 협정을 맺어 교육프로그램과 수업방식, 학사규칙, 교재 등 모든 학사관리를 현지시스템과 똑같이 운영한다. 특히 이곳에서 교육을 이수한 뒤 UC R, UCLA, UC버클리 등 UC계열의 대학에 입학하면 최대 16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美UC계열대학 입학시 학점인정 강의는 석사 이상 학위와 테솔(TE SOL·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사) 자격 소유자 등 UCR대학의 심사를 거친 전문 원어민강사 13명이 수준별 어학연수코스(1~6단계)와 미국대학 준비과정을 각 단계별로 8주 동안 매주 25시간 강의로 진행한다. 교육원에서는 영어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내활동을 통해 미국 대학문화와 사회문화를 체험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 원내에서는 오직 영어만 사용하게 되어 있으며 매점에서도 영어를 사용해야 물건을 살 수 있다. 8주 동안 무려 200시간에 이르는 집중 강의를 듣고도 수강료는 101만 4000원(강남구 외 거주자 116만6000원)에 불과하다. 다른 어학원이 매주 10시간 안팎의 수업에 매달 30만~50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강남구립국제교육원 수강자는 지난해 말 기준 누계 1만 823명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7939명이 교육과정을 수료하였다. 이 학생들이 해외에서 영어연수를 받았다면 3030억원가량의 사교육비가 해외로 유출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8주 200시간 오직 영어만 사용 교육원에선 그 금액의 25%에도 미치지 않는 700억원으로 동일한 효과를 냈기 때문에 그동안 무려 2330억원의 어학연수비를 절감한 셈이다. 이와 함께 2007년 3월에는 교육원 내에 ‘한국어교육센터’를 개원해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좌도 운영하고 있다. 강남구 및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생활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과 협약을 체결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413명의 외국인이 수료했다. 또 같은 해 5월 개설한 ‘Medicon Pro gram(의료전문영어 프로그램)’ 과정에서는 의사·간호사 등 전문의료인을 대상으로 외국환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전문 의료영어도 가르치고 있다. 구가 UCR에 요청해 개발한 별도의 의학 관련 어학프로그램을 사용하며, 현재까지 90명의 전문의료인이 수강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이토의 ‘대동아공영론’

    [한·일 100년 대기획]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이토의 ‘대동아공영론’

    고희를 눈앞에 둔 노회한 정치인은 왜 그 먼 만주땅까지 여정을 떠났을까. 이토의 ‘동양 평화론’의 실체는 무엇이었나. 또한 ‘안중근의 평화론’은 무엇이었기에 그를 쐈을까. 그의 의거는 1910년 8월 한일병탄과 어떤 관련이 있었을까. 이토는 마지막 만주 시찰에서도 ‘동양 평화’를 운운했다. 메이지 정부 초기 급진적인 한국 병합론자들과 달리 그는 점진적인 한국 병합론을 강조했다. 또한 틈만 나면 ‘한국의 독립과 영토를 보장한다. 황실의 안녕을 보장한다.’는 발언을 내뱉곤 했다. 이토가 일본 내에서 합리적인 비둘기파 정치인으로 통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제국주의적 입장에서 만주와 한반도를 점령하는 데 최선봉, 최핵심의 역할을 했다. 그의 평화, 그의 대동아공영론은 강한 군사력을 갖고 주변국을 침략해 일본의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일본만의 평화’와 다름이 없었다. 원로사회학자인 이시다 다케시(石田雄) 도쿄대학 명예교수는 이토의 평화론에 대해 “동양평화를 주장했지만 그 평화의 주체는 일본이라는 생각에서 탈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얼빈역에서 의거를 마친 안중근의 총에는 여전히 한 발의 총알이 남았다. 이미 이토를 처단했기에 굳이 무고한 생명을 더 앗아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또한 대한의군 좌익장 시절에는, 처참하게 처형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일본군 포로를 석방해줄 정도로 인도주의적 만국공법을 준수하고 평화를 사랑했던 안중근이었다. 그는 ‘동양평화론’의 서문에서 자신의 의거를 ‘동양평화의전(東洋平和義戰)’이라고 명시하며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내비쳤다. 신속한 사형 집행으로 사상가로서 안중근의 면모를 속속들이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웅대한 뜻은 서문에서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안중근의 평화론 요체는 한·중·일이 서로 주권을 인정하는 가운데 약육강식이 아닌 보편적인 도덕을 통한 평화였다. 또한 자주독립된 각 나라 국민들이 협력하여 서구 제국주의를 막아 동양 평화를 완성하는 것이다. 반면 이토는 자신의 만주행을 ‘개인적 여행’이라고 말했지만 러시아와 만주 철도에 대한 분할 지배를 못박기 위해서였고, 또한 일본의 한국 병합에 대한 러시아의 의중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욕에 대해 동아시아 평화세력을 대신한 안중근이 총탄을 날린 것임을 정확히 증명하고 있다. 일본은 물론 식민사관의 영향을 받은 국내 일부 사학자조차 ‘안중근이 이토를 살해했기에 한국 병합이 앞당겨졌다.’는 시각을 갖고 있으나, 이토는 만주로 떠나기 여섯 달 전 도쿄 자신의 집에서 몇몇 핵심 관료들과 함께 이미 한국 병탄을 결정했다. 노구를 이끌고 삭풍이 몰아치는 러시아를 둘러봐야 할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한일병탄 100년을 맞아 ‘의사(義士) 안중근’으로 박제화된 안중근을 선각적 평화론을 구상한 ‘사상가 안중근’으로 되살릴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소설 ‘엄마를… ’ 음원 서비스한다

    소설 ‘엄마를… ’ 음원 서비스한다

    신경숙 작가의 밀리언셀러 ‘엄마를 부탁해’(엄·부)가 오디오북으로 시판된다. 시각장애인용 비매품에서 벗어나 아예 일반인을 겨냥한 판매용으로 출시되는 것이다. 순수문학의 본격 오디오북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내친 김에 전자책(e-북) 시장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어 출판계의 관심도 비상하다. 엄·부를 펴낸 출판사 창비는 12일 “엄·부 오디오북을 15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소설 엄·부는 지금까지 130만부 이상 팔렸다. 강일우 창비 상무는 “지난해 9월 비매품으로 오디오북(CD 10장 1세트)을 제작, 시각장애인 도서관 등에 기증했으나 오디오북을 듣고 싶다는 일반인들의 요청이 쇄도해 판매용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판용 오디오북에는 최근 ‘남녀탐구생활’로 인기몰이 중인 성우 서혜정씨를 비롯해 배한성, 고은정 등 40여명의 성우가 6시간 남짓 연기를 펼친다. 마치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느낌이다. 가격(1세트 20만원)이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흠이다. 도서관, 공공기관, 기업체 등의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게 창비 측의 기대다. 엄·부의 진출로 오디오북 시장의 성격 변화도 예상된다. 그간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이 오디오북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대부분의 오디오북은 어학 학습, 자기계발 등 실용서적 또는 어린이책 구연동화 수준에 그쳐 왔다. 디지털 콘텐츠로서 음원(音源) 서비스가 함께 이뤄지는 점도 눈에 띈다. 엄·부 오디오북은 음원을 컴퓨터, MP3, 스마트폰 등에 다운로드 받아서 이용할 수 있다. 강 상무는 “디지털 콘텐츠 무단복제 방지 및 판매 서비스 체계인 저작권 관리시스템(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며 “2차 저작물인 음원 판매 및 관리라는 점에서 다른 출판사들의 관심도 지대하다.”고 전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노원구 장한나·조수미를 찾습니다

    노원구 장한나·조수미를 찾습니다

    ‘앙코르! 베토벤 바이러스, 타고 난 재주 감춰두지 말고 지역 주민들에게 보여 주세요.’ 노원구가 구립 교향악단과 합창단의 신규 단원을 모집한다. 우선 구가 자랑하는 구립 청소년교향악단은 관내 거주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다음달 1일까지 새로운 단원을 모집한다. 모집부문은 건반악기를 제외한 바이올린·첼로·클라리넷 등 오케스트라 전 부문이다. 접수는 원서 1부와 응시곡 악보 사본 1부를 제출하면 된다. 다음달 6일 심사가 진행된다. 합격자는 다음달 10일 구청 홈페이지(www.nowon.kr)를 통해 공개한 뒤 개별 통보한다. 또 구립 소년소녀합창단은 19일까지 노원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중학교 2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소프라노·메조소프라노·알토 부문 신규 단원을 모집한다. 심사는 오는 21일 오전 10시30분 노원문화예술회관 4층 연습실에서 지정곡 1곡과 음정테스트로 진행된다. 합격자는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구립 여성합창단은 관내 만 25세 이상 45세 이하의 여성을 대상으로 신규 단원 신청 접수를 받는다. 모집부문은 소프라노·메조소프라노·알토 등이며, 선발 심사는 다음달 3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합격 여부는 다음달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각 단원 지원 희망자는 노원구청 홈페이지(www.nowon.kr) 공지사항란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구청 문화과를 방문, 제출하면 된다. 구립단원으로 선발되면 연 1회 정기연주회와 행사 찬조공연, 주 1~2회의 정기연습 등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소년소녀합창단, 청소년교향악단의 경우 연주회 참석에 따른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받게 돼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따른 인센티브를 얻게 된다. 한편 지역 문화발전의 중추 역할을 해오고 있는 구립 청소년교향악단은 지난 2007년에는 창단 10주년을 맞아 미국 최고의 청소년 오케스트라인 포틀랜드 청소년 필하모니와 합동 연주회를 가진 바 있으며, 구립합창단은 정기 연주회 개최 및 각종 행사시 찬조 출연 등을 통해 구 행사의 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사교육 허·실을 말한다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사교육 허·실을 말한다

    여기, 세 가지 유형의 학부모가 있다. 1 내, 너를 알아서 키워주마! 좋은 학원, 과외 선생님 알아보고, 입시 포트폴리오 특화 위해 수학, 과학 전문서적 읽고 요약 정리해주는 것은 물론, 특별전형을 대비해서 주말 봉사활동 기관 골라 아이 등 떠미는 것도 엄마 몫이다. 올해부터 바뀐다는 외국어고 입시정책, 대학별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맞춤형 과외 선생님 물색도 절실하다. 아이가 군소리없이 잘 따라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헌데 남편 월급은 쥐꼬리만하니, 이것 참. 할인마트 계산원이라도 해서 학원비에 보태야겠다. 2 어휴, 불안해. 학원이라도 보내자! 맞벌이를 하다보니 초등학생 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마음 한 구석에는 늘 미안한 마음이다. 일찍 집에 오면 종일 TV 보고, 컴퓨터만 할까봐 ‘학원 뺑뺑이’를 돌린다. 집에서는 공부하는 꼴을 볼 수 없지만, 학원에서라도 수업 들으면 뭐가 남아도 남겠지하는 마음이다. 아이도 군소리없이 잘 다니는 듯해 안심이 된다. 헌데 성적이 영 고만고만하니 일전에 옆집 아이 엄마한테 귀동냥했던 과외선생님이라도 붙여봐야할 것 같다. 3 얘들은 알아서 크는 거야, 우리 아이 뺴고…! 아빠, 혹은 엄마가 의사, 변호사, 기자, 회계사, 고위공무원 등 전문직이다. 공식, 비공식 석상에서 과열된 입시위주 교육 행태, 일관성없는 교육 정책, 학벌사회에 대한 비판 등을 펼치곤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아무리 봐도 특별하다. 머리도 좋은 것 같고, 공부도 곧잘 하고…. 조금만 채찍질하면 더 잘할 것 같다. 아이의 행복과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과외 선생님을 붙이는 아내(남편)의 모습에 동의한다. 위선적이라는 자괴감도 들지만,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와 다르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혹은 당신은, 어느 유형에 속하는가. 세 가지 유형 외에도 일찌감치 아이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는 ‘현실 도피형’, 힘겹지만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주체적 역량을 키워주도록 노력하는 ‘아이 존중형’ 등도 있을 것이다. 상식과 이성을 갖고 사고하는 이라면 ‘학원 공화국’, ‘사교육 망국론’이라는 비판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해결 방법은 요원하다. 이는 관중 빼곡히 들어찬 야구장의 모습과도 같다. 앞 줄에 앉았던 사람이 일어서면, 뒷 줄의 사람도 차례대로 일어서야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다.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만 바보가 된다. “우리, 앉아서 봅시다.”라는 점잖은 제안은 요란한 함성과 박수에 묻힐 수밖에 없다. 교육시민사회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기획하고 펴낸 ‘굿바이 사교육’(시사인 펴냄)은 자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균일한 욕망과 사회 시스템이 난마처럼 얽힌, 그래서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공교육·사교육의 문제에 정면으로 문제를 던진 책이다. 한때 사교육계에서 최고의 스타강사 자리를 군림하다가 교육평론가로 변신한 이범씨를 비롯해 ‘엄마표 영어교육 전문가’로 통하는 ‘솔빛이 엄마’ 이남수씨, 청소년 인문학 독서지도에 청춘을 바친 인디고 서원 대표 허아람씨 등 사교육 관련 연구만 거듭해온 7명의 전문가들이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나눠서 사교육을 둘러싼 진실과 허상을 얘기하고 있다. 교육 정책, 입시 정책에 대한 세밀한 진단부터 시작해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허와 실, 스스로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등 실무적인 지침까지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7교시를 맡은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학부모가 지금 당장 참여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록이 끼워져있다. ‘사교육에 관한 잘못된 생각 12가지’다. 성적을 올리려면 학원에 보내야해, 아이들이 원하니까 보내는 거지, 수학은 어려워서 선행학습을 해야해, 영어교육은 빠를수록 좋대 등등 학부모의 불안감과 자기만족적인 이유들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22명의 사교육 전문가들이 학부모들의 12가지 잘못된 생각과, 이에 상응하는 12가지 조언을 건넨다. 1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제주의 풍경과 아픔, 토속어로 담아내

    제주의 풍경과 아픔, 토속어로 담아내

    시도, 사람도 모두 서울로만 모여든다. 여전히 고향을, 지역을 고집하고 있다면 그는 ‘진짜 시인’이거나, 아니면 ‘진짜 지역 사람’이거나, 아니면 둘 다일 것이다.  네 번째 시집 ‘생각을 훔치다’(삶이보이는창 펴냄)를 내놓은 김수열은 1982년 스물 셋 피 뜨거운 나이에 서울 유수의 문예지로 등단한 촉망받는 시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른바 ‘중앙문단’을 기웃거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시를 떠난 것도 아니었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끊임없이 시를 썼고, 고향의 바람과 흙을 연신 맞고 밟아왔다. 그리고 시집 세 권을 펴냈다. ●어촌마을 풍경과 4·3항쟁의 기억 詩로  김수열의 고향은 섬마을이다. 아마도 곶자왈(원시림) 동백이 아름다운 어느 마을일 게다. 60여년 전인 1943년 4월 봄볕 따스했던 어느 날을 기억하고 있는 제주도의 어느 마을일지도 모른다. 시집 전편에서 웅숭깊은 서정의 시어와 뿌리를 기억하는 잎사귀 같은 서사의 힘은 오롯이 제주의 바다와 제주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몫이다.  시인은 야트막한 구멍 숭숭 뚫린 돌담에 걸터앉아 물끄러미 수평선을 바라본다. 아니, 수평선 안쪽 어디쯤에서 일하는 노부부를 바라본다. 테왁(해녀들의 바다 부력 도구)보다 작아 보이는 할망(할머니)은 메역밭(미역밭)으로 일 나가고, 하르방(할아버지)은 느리적거리다가 겨우 경운기 끌고 와 메역 실어나른 뒤 해안가 볕 바른 데 너는 것이 고작이다. ‘할망 하르방’ 시편에 담겨진 전통적인 제주 어촌 마을의 풍경이다.  뿐인가. ‘여름날 오후’는 적당히 도시화된 어디쯤의 또다른 할망, 하르방의 새로 시작하는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그린다. 파치(상품이 안 되는 것) 1000원어치를 사가는 할머니와 그를 타박하며 듬뿍 담아주는 과일 행상 할아버지가 은근히 수작부리며 밀고 당기는 모습을 키득거리는 웃음 참으며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제주에서 나고 자라 여전히 살고 있는 시인임을 결코 잊지 않는다. 4·3항쟁이 남겨놓은 야만의 기억은 제주의 시인 몸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차르륵! 차르륵!’은 당시 모진 전기 고문을 당했던 할망이 바람만 불어도 ‘차르륵’ 소리가 들리고, 지나가는 순경만 봐도 ‘차르륵’ 소리가 들리는 등 60년 넘게 상처가 지워지지 않고 있음을 말해 준다. ‘판결’ 역시 마찬가지다. 불완전한 명예회복 속에 4·3의 고통이 여전함을 자학하듯 얘기한다. 허나 여기에서 멈추지는 않는다. ‘서모봉 쑥밭’ 마지막 행 ‘/ 쑥 쥔 손이 너무 불편하다’에서 시인의 내적 세계가 4·3의 피해에만 머물지 않고, 고통스럽지만 뭇 생명의 소중함과 닿는 생명주의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방언 해석 어려우나 정서 전달 확실  이렇듯 고통스러운 기억이건, 아름다운 풍경이건 군데군데 제주 방언을 쓰곤 하던 김수열은 내친 김에 몇 편의 시는 몽땅 제주의 토속 언어로 써내려 간다.  ‘어머니의 전화’, ‘대맹일(머리를) 써사 헌다’, ‘깨밭’ 등 시편들은 거의 외국어에 가깝다. 제주 출신의 도움 없이 읽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참으로 신기하다. 가만히 운율 따라 몇 차례 읇조리다 보면, 여전히 정확히 해석은 안 되지만 ‘어머니의 전화’에서는 가슴 울컥해지고, ‘깨밭’에서는 슬그머니 웃음지어진다. 토속언어까지 모두 끌어안는 모국어 시(詩)의 힘일까. 괄호 안은 제주 토속어의 해석이다. 애석하게도 시집에는 괄호 해석이 없다. 주변의 제주 출신 친구를 찾아보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용산·칸쿤… 자본·권력에 맞선 거리의 詩

    용산·칸쿤… 자본·권력에 맞선 거리의 詩

    여기 노동자 시인들이 있다. 백무산, 박노해, 박영근, 그리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이들. 엄혹했던 1980년대는 노동자가 ‘노동의 신성함’ 안에만 머물 수 없도록 했다. 시대는 노동자가 시(詩)를 쓰게 했고, 그 시를 가지고 시대와 맞서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다. 노동자 출신 시인이 있을지언정 노동운동하는 시인은 더 이상 없는 시대가 됐다.  하나의 예외가 있다. 송경동이다. 앞선 선배들과 달리 그는 자본과 권력, 분단과 반민주에 맞서 끈질기게 싸우고 있다. 한순간도 멈춤이 없었다.  꼬박 345일 동안 서울 용산 남일당 건물 앞을 지켜 왔던 그가 최근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펴냄)을 내놓았다. 비록 진상규명, 가해자 처벌까지는 아니지만 국무총리의 사과를 이끌어 냈으니 절반의 승리에 대한 자축이자 남은 절반 승리를 위한 새로운 싸움의 선전포고라고 볼 수 있겠다.  뭇 시선처럼 그는 호전적이거나 천상 ‘빨갱이’는 아니다.  놀이터에 아이 손잡고 놀러 갔다가 근처 식당에서 중늙은이 둘이 쩔쩔매며 장독대 울타리 치는 모습을 보다가 ‘…배운 거라곤/ 손이 하나 필요할 때 손 하나를 보태는 일’(‘겨울, 안양유원지의 오후’)이라며 선뜻 일손 거드는 모습이 송경동의 모습이다. 그 마음이 그를 용산참사 현장으로, 세계무역기구(WTO)를 반대하는 멕시코 칸쿤 집회장으로, 경기 평택 대추리 황새울 들판으로,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농성장, 광화문 촛불집회로 내몰았다.(‘촛불 연대기’)  그가 내뱉는 투박함과 단선 논리, 직설의 시어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문단의 시선이 있음을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시 창작이 아닌 투쟁의 공간만을 좇아다니는 그의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잘 듣고 있다. 아무도 살아 펄떡거리는 노동시를 쓰지 않는 세상에서 혼자 남아 전선을 지키고, 시를 부르짖고 있으니 외로움이 클 터. 학습하고, 노동하고, 투쟁하던 서울 가리봉 2동 청춘의 시기를 돌아보는 시인은 그 곳과 구로공단을 이어줬던, 지금은 흉물스럽게 남아 있는 고가를 바라보며 “불우하고 불온했던 삶의 고가에서 잊혀질까 두렵다.”고 토로한다.  한데 다행스러움인지 공교로움인지. 비슷한 시기 시집을 낸 시인 김수열은 시편을 통해 후배 시인 송경동을 가리키며 ‘내 마음의 지도부’라고 칭했다. ‘시를 버릴 줄도 아는’ 진정한 시인이기 때문이란다. 외롭기는커녕 든든하겠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자만할까 걱정돼 상 거부할까 생각도”

    “자만할까 걱정돼 상 거부할까 생각도”

    올해는 ‘날개’를 쓴 이상(李箱·1910~1937)이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매년 그래왔지만 문학상의 첫 테이프를 끊는 이상문학상이 올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대상 수상의 주인공은 소설가 박민규(42)다. 수상작은 단편소설 ‘아침의 문’이다. ●작년 황순원문학상서 복면쓰고 수상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박민규 마니아들을 끌어모은 뒤 ‘카스테라’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 작품으로 충성도를 높여온 그는 이로써 지난해 마지막 문학상인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첫 문학상까지 휩쓸었다. 작가로서 참으로 영예로운 일의 연속이다. 그러나 7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의 반응은 의외로 뜨뜻미지근했다.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뒤 안 받는다고 할까 한참 고민했습니다. 이런 것, 개인적으로 안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박민규는 한참 뜸을 들이며 어눌한 어투로 이렇게 말한 뒤 “상을 많이 받는 게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상을 받음으로 해서 여전히 신인에 불과한 내가 뭐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까, 나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할까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박민규지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만큼은 조금이나마 남다른 감회가 있다. 그는 “우리 세대만 해도 이상은 로망이고, (문학적)원형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도 누구나 존경하는 작가일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수상작 ‘아침의 문’은 집단 자살을 꾀한 남자와 아기를 낳고 죽이려던 미혼모를 등장시켜 생명의 가치를 이야기한 작품이다. 심사위원 권영민 문학평론가는 “죽음과 생명이라는 삶의 문제성을 충격적인 소재를 빌려 대단히 탁월한 소설적 기법과 서사적 미학으로 풀어나갔다.”고 수상 배경을 밝혔다. 박민규는 익히 알려진 대로 괴짜다. 지난해 말 황순원문학상 시상식에 멕시코의 전설적인 레슬러 ‘블루 데몬’ 복면을 쓰고 나타나 주변을 놀라게 했다. 외부 노출을 꺼리긴 해도 불가피한 공개석상에는 큼지막한 색안경, 고글 등을 쓰고 나타나곤 했으니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날 역시 커다랗고 까만 색안경을 끼고 등장했다. ●“죽음·삶 충격적 소재로 그려” 그러나 드러나는 모습과 달리 그는 대단히 진지하고 성실한 작가임이 분명하다. 올해도 소설집 두 권을 출간할 계획이고, 이미 구상을 마친 장편소설 두 권도 동시에 써나갈 예정이다. 그는 “한 달에 3주는 강원도 춘천의 집필실에서 오로지 읽고 쓰기만 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방에 앉아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습관의 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우직하게 글쓰는 사람으로서의 자세를 다잡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강남구청 학생진로상담센터 설치

    강남구청 학생진로상담센터 설치

    강남구는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대학 입시가 다변화됨에 따라 중고생들의 진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구청사에 ‘학생 진로상담센터’를 설치해 전문적인 진로상담을 실시한다. 6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전문가 상담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관내 중고생은 물론 학부모도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전문상담 자격증을 갖춘 경력 5년 이상의 베테랑 상담사 4명이 교대로 배치돼 다양한 직업정보를 제공하고,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본인의 적성과 흥미분야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구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여 진로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대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2회 이상 심층상담이 필요할 경우에는 신구중, 봉은중, 역삼중 등 지역 내 6개 학교에 설치된 학교 상담센터와 연계해 지속적인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구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제도 아래서 전문적인 진로상담이 필요하지만 적지 않은 상담비용 때문에 대다수 학부모들이 망설일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이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진로상담센터를 개설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통찰력 주는 고전… 재미·삶으로 접속하라”

    “통찰력 주는 고전… 재미·삶으로 접속하라”

    누군가는 잠잘 때 베개로 쓰거나 불면증 치료용으로 맞춤이라고 한다. 또 누군가는 두꺼운 안경 쓴 학자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한다. 고전(古典)의 둘레에 파놓은 해자(垓子)는 여전히 깊고, 그 성벽은 높기만 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유일의 고전평론가 고미숙(50) ‘연구공간 수유+너머’ 공동대표의 얘기는 다르다. 고전처럼 재미있고 쉬운 책도 없다. 고 대표는 10대 청소년들은 물론 가정주부, 직장인, 자영업자, 심지어 노숙자, 대통령 등 2010년 한국사회를 살고 있는 이라면 누구든지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7일 서울 용산 해방촌오거리 근처 비탈길에 비스듬하게 세워진 집들 사이의 ‘수유+너머’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기도 전에 고 대표는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절박하다.”고 입을 열었다. “과거 몇 십년간 이뤄진 고도 압축 성장은 물질적 풍요를 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빈곤하고 공허합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지역, 학벌, 계급을 떠나 개개인의 욕망이 균질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압축 성장이 갈 데까지 간 것이죠. 새 욕망을 생성하지 못하면 사회 내적 폭발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우리 사회에는 우울증, 무기력증, 극심한 짜증이 만연해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의 자살률, ‘묻지마 살인’ 등의 병리현상으로 표출된다. 고 대표는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고전 읽기”라고 역설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지금의 내 모습과 다른 삶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통찰의 실마리를 주는 것이 고전”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어렵고 따분한 게 고전 아니냐.’고 어깃장을 놓아 보았다.“노(No)”라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식과 정보로 접근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내 삶의 연관성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면 아주 편해져요. 고전 입문서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서울신문이 ‘수유+너머’와 공동으로 ‘고전, 다시 읽기’(가제)를 기획한 이유다. 오는 11일부터 ‘임꺽정’ ‘열하일기’ ‘논어’ ‘삼국사기’ ‘걸리버여행기’ ‘변신’ 등 동·서양의 소문난 고전들을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늘날의 눈높이에서 다시 해석하고 소개할 예정이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동창회 모임, 계 모임, 직장 회식 등에서 무작정 술만 푸느니 재미있는 고전을 한 구절씩 돌아가며 읊조리면 얼마나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술맛도 좋겠습니까. 지도교사도 따로 필요없어요.” 비록 수학능력시험 대비 성격이 짙긴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불고 있는 ‘고전 열풍’도 긍정적 현상이라고 고 대표는 말한다. 다만 지식과 정보로서의 고전이 아닌, 참을 수 없는 재미와 함께 삶에 연관성을 주는 지혜의 보고(寶庫)로 접근해야 고전의 참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인문학의 궁극적 목적이 교양의 터득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행복 추구에 있다면 단 한 권의 고전으로도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어떤 고전을 고를까 고민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맞닥뜨린 고전에 바로 올인하라.”고 권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노원구 불암산 등산로 추가개설

    노원구 불암산 등산로 추가개설

    노원구는 최근 불암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위해 새로운 등산로를 개설했다고 6일 밝혔다. 구는 지난 12월 한 달간 2억원을 들여 공릉배수지에 조성된 불암산체육공원에서 중계본동 104마을을 거쳐 불암산 제8등산로로 이어지는 120m 구간의 새 등산로를 개설했다. 기존 한국전력공사가 보유한 토지를 매입해 조성한 새 등산로에는 목재 울타리와 나무계단 등이 설치됐다. 그동안 등산로를 가까이 두고도 한전 보유 토지 때문에 체육공원에서 불암산을 오를 때 우회로를 이용해야 했던 등산객들은 새 등산로 개설이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앞서 구는 지난달 초 3억원을 들여 불암산 제4등산로 봉암약수터 주변에 지름 8.5m, 높이 4.5m 크기의 전통 팔각정자인 불암정을 세웠다. 이 정자는 임진왜란 때 양주에서 한성으로 넘어오는 왜군을 막기 위해 승병들을 이끌고 이곳 수락산과 불암산에 매복했다가 노원평 전투에서 큰 승리를 했던 사명대사의 용맹과 호국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 이와 함께 팔각정 주변에는 인물안내판과 유명 시인의 시가 새겨진 시화판 10점을 설치해 역사와 문학을 느끼도록 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방송인 최불암씨의 불암산 명예산주 위촉으로 불암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불암산을 지속적으로 가꾸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다른지역 10배 장려금” “강남구 파격적 지원 왜?

    서울 강남구에서 여섯번째 아이를 낳으면 30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강남구는 둘째 아이 출산 때부터 지급되는 출산장려금도 다른 자치단체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가 넘는 파격적인 액수를 내걸고 있다. 영유아의 어린이집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는 등 다자녀 가정에 대한 다각도의 지원을 펼치면서 출산장려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 강남구가 이처럼 ‘아이 낳고 싶은 환경’ 조성에 적극적인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2008년 출산율이 0.82명으로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부산 서구와 광주 동구에 이어 꼴찌에서 세번째를 기록해 저출산의 근원지로 지목된 데서 비롯됐다. 이후 맹정주 구청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겠다며 앞장 서서 파격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미혼 남녀의 만남에서부터 결혼·임신·출산은 물론이고 보육·교육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이다. 강남구는 올해 240억원을 저출산 해소 예산으로 편성했다. 올해 총예산은 지난해보다 1200억여원(17.2%) 줄었지만 저출산 해소 예산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76억원이나 늘렸다. ●미혼남녀 중매까지 나서 출산장려금은 물론이고 다자녀 가정 영·유아들의 어린이집 보육료와 양육수당, 보육시설 확충, 불임시술비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저출산 대책이 시행된 지 8개월여밖에 되지 않아 그간의 성과를 명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향후 저출산 대책을 좀 더 세밀히 보완해 갓 태어난 아이의 울음이 그치지 않는 자치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雪魔’잡은 십시일반

    ‘雪魔’잡은 십시일반

    기상관측 이후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지난 4일 이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제설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소형 굴착기를 빌리고, 순번을 정해 제설작업에 나서 화제다. 주인공은 상습 침수지역으로 손꼽히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주민들이다. 이들은 지난 4일부터 주민자치위원이 나서 돈을 모아 굴착기를 임차해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제설작업을 둘러싸고 이웃끼리 욕설을 주고받다 끝내 주먹 다툼까지 벌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하루 40만원을 웃도는 굴착기 임차료가 부담스럽긴 했지만 막힌 길부터 뚫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있는 데다 골목이 협소하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경찰·군인들의 손길을, 또 눈이 녹길 기다리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4일부터 3일간 굴착기를 앞세운 주민들의 제설작업은 빠르게 진행됐다. 자치위원들은 삽질로 비지땀을 흘리면서 비닐장판에 눈을 쓸어담아 실어 날랐다. 주민들도 순번을 정해 제설작업에 동참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6일 풍납동 해자길을 비롯한 주택가 이면도로 15곳은 다른 동네의 뒷골목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깔끔하게 변해 있었다. 여느 마을의 뒷골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눈더미는 찾을래야 찾을 수도 없었다. 폭설에 이어 불어닥친 한파로 마을 길 곳곳이 빙판으로 변하면서 낙상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 마을에선 지난 3일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인근 풍납2동에서는 전날부터 페이로더(광물이나 모래를 퍼올리는 중장비)가 출동해 주민들의 제설작업을 도왔다. 주민들 스스로가 제설작업에 나선 것이 알려지자 관내 기업인 삼표레미콘에서 선뜻 페이로더를 지원한 것. 천군만마와도 같은 페이로더의 등장으로 풍납강변길 등 풍납2동의 이면도로도 말끔하게 정리됐다. 제설작업에 앞장선 김홍제(56) 풍납1동 자치위원장은 “눈이 워낙 많이 와서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중장비를 임차했다.”면서 “10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제설작업을 위해 모였고, 노인들이나 아주머니들은 수시로 따뜻한 커피와 차를 타다 주는 등 제설작업을 통해 온 동네가 하나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현장 행정]동대문은 동대문구에 있다? 없다!

    [현장 행정]동대문은 동대문구에 있다? 없다!

    “보물 1호인 동대문(흥인지문)은 어느 구에 있을까요?” 서울시민 10명 중 6명은 동대문이 동대문구에 속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답은 종로구다. 서울 도성에 딸린 8문 가운데 하나로 정동(正東)에 위치한 동대문은 동대문구에 속해 있던 1963년 1월21일 보물 1호로 지정됐고 1975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종로구에 편입됐지만 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시민은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동대문구는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서울시민 500명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대문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대문이 동대문구에 속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시민 52.4%,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민 32.9%였다. 이어 종로구라고 답한 사람이 각각 15.9%, 5.6%였고, 중구라는 응답도 각각 7%, 3.6%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의류시장인 동대문시장도 동대문구에 속해 있다고 응답한 시민도 전체 응답자의 39.1%를 차지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 주민들 역시 응답자의 28.2%가 동대문구라고 답했다. 동대문시장은 역시 행정구역상 종로구에 속해 있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시민은 20.3%에 불과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응답자의 6.4%만 종로구라고 답했다. 시민들의 상당수가 동대문과 동대문시장이 마치 동대문구를 상징하는 명소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동대문을 동대문구에 속하도록 하는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서는 시민 응답자의 66.4%가 찬성한 반면 반대한 응답자는 12.4%에 그쳤다. 다른 지역 응답자들도 57.6%가 찬성한 반면 반대한 응답자는 7.9%에 불과했다. 찬성한 이유로는 동대문구의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8.2%로 가장 많았고,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자도 30.4%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동대문에 대한 관할권만 동대문구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0.2%가 찬성해 행정구역 개편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대 의견도 22.5%로 행정구역 개편 반대 의견보다 높았다. 동대문을 둘러싼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해 동대문구와 종로구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서울시가 해결해야 한다는 시민이 55.8%로 가장 많았다. 이에 비해 당사자가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22.5%,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17.6%에 그쳤다. 행정구역 개편을 위한 주민들의 의견 수렴 방법과 관련해서는 시민들의 39.1%가 여론조사를 꼽았다. 이어 주민투표 38%, 공청회 17.5% 등의 순이었다. 방태원 구청장 권한대행은 “설문 결과 대다수 시민들이 동대문이 동대문구에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혼란스러워하는데 외국인들은 얼마나 더 혼란스럽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이번 여론조사를 토대로 서울시와 종로구 등을 상대로 행정구역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올 출판계 ‘쉬운 인문학, 쉬운 고전’이 달군다

    올 출판계 ‘쉬운 인문학, 쉬운 고전’이 달군다

    2010년, 호랑이 눈으로 ‘지금, 여기’를 직시할 때다. 그리고 삶의 좌표 또한 정확히 설정해야 할 때다. 하지만! 어렵다. 입시 경쟁에 내몰리는 10대도, 88만원 세대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20대도, 효율성의 잣대와 해고 위협 속에 전전하는 30~40대 직장인도, 아이와 남편 뒷바라지에 빈껍데기만 남았다는 자괴감에 빠진 50대 주부도 모두 마찬가지다. 눈앞의 목표가 아닌, 삶의 근본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인문학(人文學)과 고전(古典)이 새삼 강조되는 이유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출판계의 키워드는 ‘쉬운 인문학, 쉬운 고전’이다. 문학동네가 새해 첫 기획물로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 다섯 권을 1차분으로 내놓았다. 앞서 민음사도 지난해 말 ‘민음 지식의 정원’ 시리즈를 펴내며 고전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출판사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눈높이를 대중들에게 맞춰 쉽게 풀어쓰는 데 중점을 뒀고, 또 겨울 외투 안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한 문고판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형식을 통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그러나 깊이를 담고 있는 인문학이다. ‘키워드 한국문화’는 고전 시리즈가 흔히 범하는 시대별, 지역별 안배의 형식틀을 벗어던졌다. 또한 하나의 주제를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방식도 배제했다. 대신 하나의 구체적인 소재를 선택, 이를 통해 그 시대와 그 시대 사람이 일궈낸 문화의 정수를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시리즈의 첫 문을 연 ‘세한도-천년의 믿음, 그림으로 태어나다’(박철상 지음)는 추사 김정희의 숱한 그림 중 한 점인 ‘세한도’를 키워드로 골라 그의 수난과 우정 등 영욕의 개인사는 물론, 세한도 완상법과 조선 후기의 학문과 예술, 역사 등을 꼼꼼히 풀어내고 있다. 이 밖에 ‘정조의 비밀편지’(안대회 지음), ‘구운몽도’(정병설 지음), ‘왕세자의 입학식’(김문식 지음), ‘조선인의 유토피아’(서신혜 지음)등 아주 작은 사료와 소재에서 출발해 그 시대와 정신을 통찰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40~50권까지 기획된 상태. 향후 ‘기생’, ‘축음기’ 등 일제강점기, 당대 등까지 압축할 수 있는 키워드를 찾을 예정이다. 신수정 기획위원은 “깨달음과 배움을 더욱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작은 소재로 출발했고, 그 방법으로 내러티브(서사) 방식을 도입했다.”면서 “광범위하게 이야기하다 범했던 기존 연구의 미시적 오류를 바로잡는 성과도 있다.”고 말했다. ‘민음 지식의 정원’ 역시 철학편, 사회편, 경제편 등으로 나눠 먼저 여섯 권을 펴냈다. ‘황야의 총잡이는 마을을 왜 떠나야 했는지’, ‘그녀가 구입한 명품가방은 진짜일까 가짜일까’, ‘거짓말은 무조건 안 되나’ 등 일상 속 의문을 던진 뒤 철학으로 풀어낸다. 난해하고 골치 아픈 것으로 여겨지던 소크라테스, 플라톤, 칸트, 헤겔, 프로이드, 푸코 등도 어느 순간 눈높이로 바짝 당겨지고 친숙해진다. 올해 일단 20권 정도 기획됐다. 쉽지만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현장 행정] 송파구 ‘알뜰 예산’ 화제

    [현장 행정] 송파구 ‘알뜰 예산’ 화제

    “끌어오고, 팔고, 줄이고, 아꼈더니 3년간 2600여억원이나 벌었어요.” 송파구는 민선 4기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알뜰 가계부 예산’ 편성으로 모두 2674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5일 밝혔다. 서울시에서는 유일한 여성구청장인 김영순 구청장의 ‘짠물 행정’이 빛을 발한 셈이다. 김 구청장은 “인구는 60만명이 넘지만 예산은 4000억원도 안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모두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국비와 시비 재배정을 비롯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예산 절감으로 사업비 확보를 위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구는 그동안 예산 절감을 위해 ▲장지근린공원 조성 사업비 568억원과 도로변 생태녹지축 조성 사업비 113억원 등 크고 작은 사업에 필요한 예산 가운데 무려 2170억원을 국비와 시비에서 끌어왔다. 이들 사업을 자치구 사업이 아닌 국가 또는 시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업 타당성은 물론 다각도의 예산 확보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또 위례신도시 등 도시개발사업지구내 구유지 매각으로 297억원을 확보하고, 공동주택 내 보육시설 장기 무상임대로 구립어린이집 건립비용 100억원을 절감했다. 뿐만 아니라 통합관리기금 금고를 변경해 18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송파1동 청사 부지를 무상 취득해 43억원을 확보했다. 기업의 사업소세 종업원할 세원 발굴로 5억9800만원을 추가로 거둬들인 것도 재정 확보에 적잖은 도움이 됐다. 이밖에도 대량우편물 관리시스템 도입으로 63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매년 가을이면 처치 곤란한 은행잎을 남이섬에 팔아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도록 함으로써 연간 1억원 가량의 낙엽처리비용을 아꼈다. 낙엽 재활용은 지난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창의경영사례로 선정될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이와 함께 각종 시상에 따른 인센티브도 짭짤한 수입원이다. 구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2년 연속 서울시 대기질 개선 최우수상을 수상해 10억원의 상금을 확보하는 등 지난 3년간 200개가 넘는 대내외 수상을 통해 78억원에 달하는 부수입을 챙겼다. 특히 송파구는 지난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원들의 성과상여금과 연가보상비, 업무추진비를 대폭 줄이는 한편 축제성 행사비용 절감으로 50억원의 자체 특별재원을 마련했다. 이 돈은 구민을 위한 12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전액 사용됐다. 구 관계자는 “가정 주부가 가계부를 쓰듯 꼼꼼하고도 치밀한 예산 집행이 비용 절감과 수익 증대로 이어진 것같다.”면서 “송파에선 10원짜리 한 푼도 헛되이 쓸 수 없을 만큼 예산 집행에 대한 보고체계가 치밀하고,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도 국가 또는 시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뛰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강남구 외국인 환자 25% 늘었다

    강남구가 국제적인 의료관광특구로 탄탄한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구는 4일 의료관광 활성화 추진 1주년을 맞아 의료관광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지난 2009년 외국인 환자수가 전년 대비 2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고의 의료기술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181개의 의료관광 협력의료기관을 대상으로 2008년도와 2009년도의 외국인 환자수, 진료과목, 출신국가 등을 비교 조사한 결과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까지 관내 의료관광 협력기관으로 등록된 의료기관을 찾은 외국인 환자수는 5만 7361명이었다. 이는 전년도 4만 5671명보다 25.6% 증가한 수치다. 협력기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2000여개의 의료기관까지 합산하면 지난해 구를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 환자수는 훨씬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분석자료에 의하면 외국인 환자 6만명유치 시 경제적 효과는 ▲진료수익 2242억원(1인당 373만 7000원) ▲관광수익 150억원 ▲생산유발효과 3500억원 ▲취업유발효과 4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진료과목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건강검진으로, 전체 외국인 환자의 75.7%를 차지했다. 이어 한방, 정형외과, 피부과, 치과, 성형외과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의 순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안과·피부과·성형외과·치과 등을 찾은 환자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강남구가 의료 전(全) 분야에 걸친 국제의료관광특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성과는 일찍부터 의료관광의 기치를 내걸고 외국인 환자 유치에 구슬땀을 흘려온 구의 노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구는 ▲기초자치단체 최초 의료관광팀 신설 ▲181개 의료기관으로 구성된 의료관광협의회 구성 ▲의료관광 통역지원단 발족 등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펼쳐왔다. 또 일본 도쿄와 오사카 로드쇼를 개최하고, 중국 중화의학회 등과 의료분야 교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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