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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업계 “시행령 헌법소원 청구” 반발

    재계 “시행령 조문 하나로 기업 권리 타격 대기업·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확대 우려” 최저임금법 전반 보완 입법 요구 나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자 재계와 소상공인업계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소상공인업계가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대한 위헌법률심사를 청구한 데 이어 경제단체들도 주휴수당과 최저임금법 등 전반에 대한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부가 사법부와 입법부를 경시하고 우리 헌법의 근간인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하는 등 위헌적인 요소가 있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이 대법원이 최저임금 산정 시 주휴수당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판결과 배치되고, 상위법인 최저임금법 개정 등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단행돼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극한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처지와 분노를 모아 강력한 항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도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행령 한 조문으로 기업의 경영재원과 권리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새로운 시행령에 따라 최저임금 추가 인상분을 바로 고스란히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처벌 대상이 되는 상태가 왔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 인상은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키고 있다”면서 “약정휴일이 있는 유노조 대기업은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임금 인상을 하게 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산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기업의 임금체계 등 최저임금을 둘러싼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 실장은 “어려운 경제 현실과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불합리한 임금체계 및 최저임금 산정 방식, 한계선상에 있는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국회에서 입법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실제 근로 제공이 없는 시간에 임금을 지급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현재의 복잡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데에도 정부는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최저임금법] 재계 “시행령 조문 하나로 형사처벌 대상” … 소상공인업계 “위헌법률심사 청구”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자 재계와 소상공인업계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소상공인업계가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대한 위헌법률심사를 청구한 데 이어 경제단체들도 주휴수당과 최저임금법 등 전반에 대한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부가 사법부와 입법부를 경시하고 우리 헌법의 근간인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하는 등 위헌적인 요소가 있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이 대법원이 최저임금 산정 시 주휴수당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판결과 배치되고, 상위법인 최저임금법 개정 등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단행돼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연합회는 “극한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처지와 분노를 모아 강력한 항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도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행령 한 조문으로 기업의 경영재원과 권리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새로운 시행령에 따라 최저임금 추가 인상분을 바로 고스란히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처벌 대상이 되는 상태가 왔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인상은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키고 있다”면서 “약정휴일이 있는 유노조 대기업은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임금인상을 하게 돼 대중소기업간 임금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산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기업의 임금체계 등 최저임금을 둘러싼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 실장은 “어려운 경제 현실과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불합리한 임금체계 및 최저임금 산정방식, 한계선상에 있는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국회에서 입법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실제 근로 제공이 없는 시간에 임금을 지급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현재의 복잡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데에도 정부는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멕시코의 트럼프, 대법 판사들과 ‘쩐의 전쟁’

    멕시코의 트럼프, 대법 판사들과 ‘쩐의 전쟁’

    대통령보다 3배 받자 “공무원 월급 제한” 대법도 “삼권분립 위배” 위헌심판 수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공무원이 멕시코 대법원 판사들일 겁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암로) 멕시코 신임 대통령이 고액 연봉을 받는 판사들의 급여 삭감을 추진하면서 법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암로 대통령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은 가난한데 공무원들의 배만 불리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사법부를 겨냥해 날 세워 비난했다. 앞서 모레나(국가재건운동) 등 여당이 다수를 차지한 연방의회는 지난 9월 어떤 공직자도 대통령보다 많은 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은 ‘공무원 급여에 관한 연방법’을 개정했다. 제도혁명당·국민행동당 등 야당은 이 법이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 법률 심판과 법 시행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 최근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논란을 키웠다. 암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법원 판사들의 급여가 월 60만 페소(약 3349만원)”라고 지적했다. 이는 암로 대통령의 급여인 월 10만 8000페소의 3배가 넘는다. 암로 대통령은 취임 후 사회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자신의 급여를 전 대통령에 비해 60% 낮췄다. 연방법원 판사들은 이 법이 법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출하고 지난 10일에는 사상 처음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하태경 “‘사법농단’ 법관 탄핵, 의원들 대부분 찬성할 것”

    하태경 “‘사법농단’ 법관 탄핵, 의원들 대부분 찬성할 것”

    전국 대표 판사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의 탄핵소추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국회에서의 탄핵소추안 발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정당별로 법관 탄핵 추진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헌법에 법에 규정되어 있는 탄핵을 우리가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법관 탄핵은 일부 보수 언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삼권분립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이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탄핵 사유가) 명확하면 국회에서 누가 반대하겠나. 저는 대부분 찬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자유한국당은 왜 반대합니까’라는 김어준씨의 질문에 하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 안에서도 저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탄핵소추안 의결 시) 무기명 투표할 때 이탈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 대표 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전날 정기회의를 열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법관회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행위가 징계 절차 외에 탄핵소추 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법관회의의 이런 결정에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현 시점에서는 법관 탄핵 추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 최고위원과 같은 당의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에서 법관 탄핵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범죄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탄핵 대상을 특정하고 탄핵 사유를 구체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김 원내대표는 “(탄핵은) 그 사람의 신분을 박탈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하 최고위원은 합리적인 탄핵 사유가 명시된 소추안이 상정된다는 가정 아래 탄핵소추안이 통과(의결)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전망했다. 현행 헌법에 따라 법관의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소추안 의결 시에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이 절차까지 완료되면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탄핵심판 절차에 들어간다. 대통령 탄핵과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해당 법관은 파면된다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의 탄핵을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의석 수는 129석. 전체 국회의원 숫자(299명)를 감안한다면 민주당 의원들만으로도 탄핵소추안 발의가 가능하다. 민주평화당(소속 의원 14명), 정의당(소속 의원 5명)도 소추안 발의에 동의한 상태다. 하지만 소추안 의결을 위해서는 최소 150석의 찬성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석 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법부 신뢰 찾자” “정치인이냐”… 53대43으로 탄핵촉구안 의결

    “사법부 신뢰 찾자” “정치인이냐”… 53대43으로 탄핵촉구안 의결

    “탄핵 찬성 소수에 그칠 것” 전망 뒤집고 “사법농단은 헌법 위반” 절반 넘게 공감 “국회 할 일인데…삼권분립 훼손” 반발도 탄핵소추 대상 법관들 특정하지는 않아 전국법관대표회의는 19일 3시간 남짓 격론을 벌인 끝에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다수의 의견으로 국회에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방식이 아닌 법관대표회의의 의견을 밝히는 선언문 형태로 이뤄졌지만, 사실상 촉구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예상과 달리 촉구 결의나 진배없는 선언문이 나온 것은 “이 정도의 결기도 보여 주지 못하면 국민 신뢰를 영원히 잃을 것”이라는 절박함이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법관대표회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각급 법관대표 119명 중 1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탄핵 관련 안건은 법관대표회의 소속이 아닌 대구지법 안동지원 법관 6명의 요청에 이어 최한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12명의 대표법관들이 동의해 이날 현장에서 정식 안건으로 발의됐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건이 배당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소속인 임상은 판사는 대표 판사이지만 회의에 불참했다. 처음에는 탄핵 찬성 의견이 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일선 판사들 사이에선 수사가 진행 중인 데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나 임 전 차장 등 ‘윗선’이자 ‘몸통’으로 지목된 고위 인사들은 이미 퇴직한 상태여서 징계와 탄핵의 대상이 되지 않고, 이들의 지시를 따른 심의관 등 현직 법관들만 탄핵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특히 국회의 권한인 탄핵소추에 대해 사법부가 촉구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입법부의 정치적 행위인 탄핵소추에 대해 사법부가 나서서 동료 판사들을 탄핵시켜 달라고 촉구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법관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여기에 맞서 “신뢰를 되찾으려면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 “탄핵 촉구조차 하지 않는 것은 법관대표회의의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탄핵 절차를 통해 법관 스스로가 반(反)헌법적 행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많은 판사들이 공감했다. 윗선의 지시 때문이었더라도 위헌적인 행위에 동참한 법관들에 대한 탄핵은 불가피하다는 데 점점 무게가 실렸다. 결국 105명이 표결에 참석한 가운데 찬성 53 대 반대 43의 결과로 탄핵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데 의견이 모였다. 9명은 기권했다. 표결이 끝나자 한 지법 부장판사는 “저들이 정치인이지 판사냐”고 소리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다만 법관대표회의에서는 탄핵소추 대상 법관들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공보를 맡은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국회가 탄핵소추하고 헌법재판소의 심판절차가 이뤄져야 하는데 사법부 소속인 저희가 소추 대상을 말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법관대표회의는 ‘정부 관계자와 재판진행 방향을 논의’하거나 ‘일선 재판부에 특정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이른바 ‘재판 독립 침해’가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오후 6시 30분쯤 회의가 끝난 뒤 대표법관 80명은 사법연수원 구내식당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만찬을 갖고 논의결과를 전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박병대, 임종헌 공소장에 108회 등장

    재판개입 등 사법농단 깊이 개입 관련 범죄 사실은 최소 31건 달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병대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은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108회나 이름을 올렸다. 같은 피의자 신분인 차한성(13회)·고영한(70회) 전 대법관이 언급된 횟수와 비교해 보면 박 전 대법관이 특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깊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박 전 대법관이 연루된 범죄사실은 최소 31건에 달한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박 전 대법관에게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2014년 10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2차 공관회의’에 참석해 재판 지연, 전원합의체 회부 등을 논의한 정황을 캐물었다. 검찰은 임 전 차장과 박 전 대법관 등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이 공모해 강제징용 사건 관련 박근혜 정부의 요청 사항을 재상고 재판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계획하고, 심의관으로 하여금 시나리오 검토 문건 작성, 외교부 의견서 검토 등을 부당하게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행정소송,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 수집 등에도 박 전 대법관이 연루돼 있다. 특히 2015년 서울신문 보도로 ‘헌법재판소가 통진당 비례대표의 국회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것은 삼권분립을 위반한 월권행위’라고 판단한 법원행정처 내부 문건이 공개되자, 법원행정처가 재판 개입 사실을 은폐하고자 “주무 심의관 개인적 의견에 불과한 것”이라고 거짓 해명을 낸 정황도 검찰은 포착했다. 진보 성향 판사들의 학술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에서 사법행정에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자, 박 전 대법관이 실장회의에서 임 전 차장에게 ‘인사모를 없애라’는 취지로 지시한 사실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나아가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 박노수 전주지법 남원지원장, 차성안 판사 등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법관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방안, 징계 가능성 등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박 전 대법관이 연루돼 있다. 특히 송 부장판사 등 일부 법관은 실제로 지방에 좌천되는 보복 인사 대상이었다는 점도 문건으로 확인됐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법 농단’ 법관 탄핵에 대한 정치권의 엇갈린 의견

    ‘사법 농단’ 법관 탄핵에 대한 정치권의 엇갈린 의견

    정치권은 19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행정권 남용한 판사들에 대해 ‘탄핵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법관 탄핵 추진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초유의 사법 농단 사태에 대해 법원 스스로의 반성과 함께 사법개혁을 바라는 소장 판사들의 제안이 반영된 법관대표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법관대표회의의 결정이 사법개혁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평화당은 사법 농단 사건 초기에 이미 연루 법관들에 대한 탄핵 추진 검토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며 “사법 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 추진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를 바로 세우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정의당은 이미 원내 정당 중에서는 유일하게 사법 농단 법관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강력히 주장해왔다”며 “국회는 하루빨리 사법 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탄핵은 헌법이 정한 국회의 권한으로 이런 권한 행사에 대법원장 건의 기구인 법관대표회의가 간섭할 권한이 없다”면서 “사법부가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에 개입하는 것은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법관 탄핵소추는 국회에서 의결해야 하는 사안으로 탄핵을 할 때는 사유가 명확해야 하는데, 아직 증거 자료가 부족하고 탄핵 범위도 문제다”라며 “(탄핵은) 그 사람의 신분을 박탈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급 법원의 대표 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이날 정기회의를 열어 사법 농단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에 대해 탄핵소추 절차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법관들은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는 이상 파면되지 않는다. 때문에 특단의 조처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판사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로 발의할 수 있다. 이에 국회의원 재적 과반이 찬성할 경우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탄핵 심판 절차에 돌입한다. 대통령 탄핵과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파면이 결정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전국 대표 법관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판사 탄핵 함께 검토돼야”

    전국 대표 법관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판사 탄핵 함께 검토돼야”

    각급 법원의 대표 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가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의 징계 절차뿐만 아니라 탄핵소추 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사회의는 19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 촉구 결의안’을 논의했다. 전국 대표 판사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행위가 징계 절차 외에 탄핵소추 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 총 105명의 대표판사들이 참여해 절반 이상이 결의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관 탄핵소추에 대한 대표판사들의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거나 촉구하는 방안은 삼권분립 원칙에 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여서 채택되지 못했다. 동료 법관들의 탄핵 문제를 다루는 민감한 사안이었던 만큼 회의에서는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사회의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정리해 오는 20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전자문서 형태로 전달할 방침이다. 법관 탄핵의 시작은 국회의 몫이다. 현행 헌법에 따라 법관의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소추안 의결 시에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이 절차까지 완료되면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탄핵심판 절차에 들어간다. 대통령 탄핵과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해당 법관은 파면된다. 판사회의가 탄핵소추 검토를 촉구하면서 국회에서의 소추안 발의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법 농단’에 연루된 판사들의 탄핵을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의석 수는 129석이다. 전체 국회의원 숫자(299명)를 감안한다면 민주당 의원들만으로도 탄핵소추안 발의가 가능하다. 정의당(소속 의원 5명)도 소추안 발의에 동의한 상태다. 하지만 소추안 의결을 위해서는 최소 150석의 찬성이 필요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법관 탄핵 공론화” “대법원장이 징계해야”… 법원 내 논란

    “삼권분립 맞지 않고 부적절한 일” 지적도 일선 판사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에 대한 탄핵을 촉구하자는 제안을 하면서 법원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19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앞두고 소장판사들을 중심으로 물밑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법원 스스로가 법관 탄핵을 촉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각급 법원의 대표판사들은 오는 19일 회의를 앞두고 전날 법관 탄핵 논의를 제안한 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의 회의 참석을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논의 중이다. 또 일부 소장판사들을 중심으로는 현장에서 대표판사 1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법관대표회의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안건으로 상정돼 논의를 하더라도 의결까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법관대표회의 소속인 한 법관은 “일선 판사들의 요구가 있으니 공론화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대법원장 자문기구에 해당하는 법관대표회의가 국회에 탄핵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을 결의하는 것은 절차도 원칙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다른 고법 부장판사도 “탄핵소추 권한은 국회에 있는데 사법부가 촉구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맞지도 않고 부적절한 일”이라면서 “오히려 대법원장에게 해당 법관들의 징계를 서둘러 달라고 요구해야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법원 내부의 탄핵 공론화는 그 자체로도 국회에 동력이 될 수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은 형사상 범죄자가 유죄 판결을 받지 않더라도 헌법과 법률 위반이 있다면 그 사유에 해당한다”면서 탄핵 추진 논의를 공식 제안했다. 다만 탄핵소추 대상과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시민사회단체에서 탄핵 추진대상으로 꼽은 법관은 권순일 대법관 등 6명이다. 퇴직 상태인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은 탄핵이 불가능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은 정치적 판단이기 때문에 국회의 소추는 검찰 수사와 관계없지만 헌재 심리 결과 위헌·위법성이 없었다고 판단이 된다면 정치적인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고노 “징용 판결은 폭거”… 韓외교부 “심히 유감” 강공 전환

    日외무상 “모든 수단 준비 돼 있다” 주장 韓 “국민 감정 자극 매우 우려” 공식 반박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30일 한국 대법원이 내린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6일 주장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끝난 이야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또 그는 “한국측이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국제재판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저강도(로키·low key) 대응을 이어오던 외교부는 고노 외무상의 발언이 수위를 넘자 기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반박 자료를 냈다. 외교부는 “정부는 최근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하여 문제의 근원은 도외시한채, 우리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적으로 행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언사로 평가를 내리는 등 과잉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삼권분립의 기본원칙에 따라 행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당연히 존중하여야 하고, 이는 일본을 포함한 어느 자유민주주의 국가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부각시키는 것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일본 정부가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뉴스분석]日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폭거”··· 韓 “심히 유감” 강공 전환

    [뉴스분석]日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폭거”··· 韓 “심히 유감” 강공 전환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30일 한국 대법원이 내린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6일 주장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끝난 이야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또 그는 “한국측이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국제재판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저강도(로키·low key) 대응을 이어오던 외교부는 고노 외무상의 발언이 수위를 넘자 기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반박 자료를 냈다. 외교부는 “정부는 최근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하여 문제의 근원은 도외시한채, 우리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적으로 행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언사로 평가를 내리는 등 과잉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삼권분립의 기본원칙에 따라 행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당연히 존중하여야 하고, 이는 일본을 포함한 어느 자유민주주의 국가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부각시키는 것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일본 정부가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일본 기업에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이후 일본 고위 관료들은 한국 입장에서 도발에 가까운 발언 수위를 보였지만 한국 정부는 로키 대응을 유지해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일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을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부르고 있다”고 밝협다. 그간 공식적으로 써오던 ‘징용공 문제’라는 표현을 뒤짚은 것이다. 징용공이란 표현도 당시 일제의 국민징용령에 따른 것이라는 합법성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여기서 더욱 심하게 강제 동원의 의미를 약화시켰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 3일에도 “일본은 한국에 모든 돈을 다 지불했으니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가나가와현에서 열린 거리연설에서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일본 정부는 한사람 한사람의 개인을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돈을 한국 정부에 경제협력으로 건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지난 4일 “강제징용 피해자가 일제 강점기에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노역에 종사한 점은 역사적 사실로서 부인할 수 없다”며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과거사 왜곡은 짚었지만 입장을 적극적으로 발표한 게 아니라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해당 실·국의 답변이었다는 점에서 로키 전략의 연장선이었다.  지난달 30일 이낙연 국무총리도 발표문에서 한·일 간에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외교부 관계자는 이달 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통화에서 “일본 측 어조가 톤다운 됐다고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고위 관료들의 발언 수위가 지나치게 높아지자 저강도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날 반박자료를 계기로 정부가 강공을 택할 지 관심이 쏠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일본 정부가 (대법원 징용배상 판결에) 강경하게 대응을 계속하면 우리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소식통은 “폭거라는 말을 듣고도 로키 전략을 유지하는 건 국내 정서를 감안할 때 적절치 않다”며 “일본 측도 과잉 대응보다 냉정하게 사태를 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민·관 공동위원회 구성 절차 및 대법원 판결문 분석 등을 진행 중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사건건] 공정성 vs 위헌성… 특별재판부 설치 ‘여의도 전쟁’

    [사사건건] 공정성 vs 위헌성… 특별재판부 설치 ‘여의도 전쟁’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민생법안 처리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 의혹 등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달 25일 사법농단 관련 특별재판부 추진에 합의했지만 국회선진화법상 한국당의 동의 없이는 정기 국회 내 법안 통과가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야가 정기 국회 내에 특별재판부, 법관 탄핵 소추, 국정조사 등 ‘사법농단 국회 3트랙’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여야,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설치 이견 계속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4일 방송에 나와 가진 토론에서도 가장 쟁점이 된 사안은 특별재판부 설치 문제였다. 홍영표·김관영 원내대표는 사법농단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재판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공정한 재판을 통해서 사법부가 다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권위를 되찾는 계기를 만들려면 공정한 재판을 해야 하고 그것은 특별재판부밖에 없다”며 “최근에는 사법농단과 연루된 고위 인사가 검찰에서 만약 기소하면 무죄를 해버리겠다는 식으로 세력을 규합한다는 말까지 나오기 때문에 더이상은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사법부가 스스로 자정능력이 있어서 공정한 재판부를 꾸리면 좋을 텐데 지난번 압수수색 영장 발부 과정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와 납득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기각하면서 사법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검찰의 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영장전담판사부터 특별재판부를 구성해서 검찰 수사와 재판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사법농단 사태로부터 자유로운 재판부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김성태 원내대표는 삼권분립 훼손이 우려되고 헌법에 위배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당이 특별재판부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청와대와 집권당인 민주당이 고의적이고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덮기 위한 수단으로 들고 나왔기 때문”이라며 “특별재판부를 하려면 사법 불신이 국민들로부터 조장된 현실에 대해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부터 그만두게 한 이후에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야, 특별재판부 관련 합의점 찾을까 김관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의 법안 통과라고 하는 것이 제1야당의 동의가 없으면 통과가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당에서 우려하는 위헌의 가능성, 삼권분립 훼손의 가능성 등을 제거해서 야당도 받을 수 있는 안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별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서 소위 시민단체라고 생각되는 기타 전문가 단체의 추천 몫을 제거하고 다른 공정한 방법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며 “예를 들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10명을 추천하고 그중 국회에서 ‘비토권’을 갖고 나머지 5명을 확정해서 주면 대법원장이 그중에서 임명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도 “김 원내대표가 말한 대로 추천위원회를 시비가 걸리지 않도록 공정하게 하면 된다”며 “편향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민단체를 배제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태 원내대표는 “결국 특별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 9명의 추천위원을 최종적으로 임명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의 코드인사인 김명수 대법원장”이라며 “무작위 배당의 원칙을 무시하고 특정 사건을 위해서 특정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심각히 저해하는 행위”라고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재판부 배당을 사법부가 아닌 일반 시민단체까지 참여해서 특별재판부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헌법 101조의 위반”이라며 “특별재판부 구성은 시민단체의 재판농단이자 문재인 정권의 맞춤형 재판부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 법관 탄핵 소추 요구 여야가 특별재판부와 관련한 정쟁을 벌이는 사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법관 탄핵 소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강해지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가 참여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지난달 30일 사법농단에 적극 관여한 권순일 대법관, 이규진·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 등 6명을 탄핵 소추해야 한다고 공개 제안했다. 국회에서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돼 있어 국회 내 공감대가 필수다. 그러나 현재 국회 법관 탄핵 소추에 대해 공개적인 찬성 의견을 보인 의원은 정의당 소속 의원 5명과 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6명에 불과하다. 특별재판부 추진에 동의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은 여전히 국회 법관 탄핵 소추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제1야당인 한국당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특별재판부 추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는 검찰 수사에 앞서 시기상조인 측면이 있고 탄핵 소추는 최후의 수단이므로 특별재판부 설치를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탄핵 소추를 하려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법관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어서 헌법·법률을 위반했다는 증거를 국회가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아직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판사 탄핵과 사법부 대상 국정조사는 성립되지 않는 이야기”라며 “일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으니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 특별재판부법률안 사법농단 국회 3트랙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고조되면서 결국 논의의 시작점은 지난 8월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사건 재판을 위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사건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에 따르면 이 법의 적용 대상 사건은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 모임 동향 파악 및 개입 등에 관한 사건 등 법관 사찰과 재판 개입 의혹이 불거진 사건이다. 해당 사건의 전심 재판에 관여했거나 같은 재판부 또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 근무했던 법관, 양 전 대법원장이 임명을 제청한 대법관 등은 직무집행에서 배제된다. 압수·수색·검증·체포 또는 구속영장의 청구에 대한 심사를 전담할 특별영장전담법관을 1명 이상 추천위원회의 추천에 따라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판사 3명씩으로 구성된 1심 특별재판부와 항소심 특별재판부 판사도 추천위원회의 추천에 따라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특별재판부의 판결문에는 합의에 관여한 모든 판사의 의견을 표시하도록 했고 재판 과정 기록 및 중계를 목적으로 한 녹음·녹화·촬영을 허가해 재판의 투명성을 기하도록 했다. 또 사법농단으로 공정성이 침해된 사건 당사자의 피해 구제를 위해서 국무총리 소속의 사법농단 피해구제위원회를 두고 재심 사유의 특례와 소송비용 면제,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 금지 등도 인정하도록 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특별재판부법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법 통과를 위해서라도 법관 탄핵 소추와 국정조사 추진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팩트 체크] 사법농단 법관 직권남용죄 적용 가능…탄핵 소추, 위헌 아니다

    [팩트 체크] 사법농단 법관 직권남용죄 적용 가능…탄핵 소추, 위헌 아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 등 사법농단에 적극 가담한 현직 판사를 탄핵 소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 탄핵 소추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정농단에 대해 특별검사제 도입과 국회 국정조사, 탄핵 소추로 대응했듯이 사법농단에 대해서도 특별재판부 도입과 국정조사, 탄핵 소추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사법농단과 관련해 직권남용죄 적용은 가능한가. -시민사회와 정의당은 현재까지 법원의 세 차례 내부조사와 검찰의 수사 결과로도 직권남용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재판의 독립이나 판사의 독립을 침해하는 문건을 작성하게 한 행위와 개별 재판에 개입한 행위는 형식적·외형적으로 ‘직무집행의 외관’을 갖췄고 직권남용죄의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병우·최경환·박근혜·이명박 피고인에 대한 직권남용죄 관련 재판에서도 이 같은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정의당 등의 생각이다. 다만 일각에선 사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법원 스스로 직권남용죄 판단에서 ‘직권’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삼권분립 위배인가. -법관 탄핵 소추는 헌법이 삼권분립에 기초해 국회가 사법부를 견제하도록 마련한 제도란 점에서 삼권분립 위배 등 위헌성 논란과는 무관하다. 특히 시민사회에서는 사법권 독립 역시 국민 주권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마련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신성불가침의 가치는 아니란 입장이다. 검찰이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영장 208건 중 185건이 기각돼 기각률은 90%에 달한다. 국민은 이런 현상을 사법부가 사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법관 탄핵 소추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있기까지 권한행사를 정지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사법 불신을 불식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법관 탄핵 소추는 사상 초유의 사태인가. -제헌국회 이래 국회는 현직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두 차례 발의했지만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1985년 당시 유태흥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으나 부결됐다. 2009년 당시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발의된 지 72시간 이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자동 폐기됐다. 일본의 경우 1948년부터 2017년까지 탄핵 소추가 청구된 사건은 1만 9814건이며 이 중 탄핵 소추된 것은 총 9명의 재판관 대상 48건에 달한다. 미국도 총 15번의 법관 탄핵 사건이 있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1일 “사법농단이라는 헌법 질서 유린의 사태에 직면해 관련 법관에 대해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상의 절차”라고 지적했다. →법관 탄핵 소추 의결은 가능한가. -법관 탄핵 소추를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 의결이 필요하다. 현재 법관 탄핵 소추에 공개 찬성 입장을 보인 건 정의당 소속 의원 5명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6명에 불과하다. 민주당(129석)도 한국당(112석)에 대한 특별재판부 설득에 앞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30석)과 민주평화당(14석)도 특별재판부 구성이 우선이란 입장이다. 다만 향후 여론 추이에 따라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법관 탄핵 소추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팩트 체크] 특별재판부 헌법근거 없어 해석 난무… 임명권 쥔 대법원장 ‘키맨’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사건을 심리할 특별재판부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원에서도 갈수록 부정적인 목소리가 표출되며 국회·사법부 간 갈등으로도 번질 조짐이다. 핵심 쟁점은 특별재판부 설치가 헌법에 위배되는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대표발의한 법안을 바탕으로 논란을 짚어 본다. ① 특별재판부는 위헌이다? → 논란 중 특별재판부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은 특별재판부 존재부터 구성 방식 등 다양한 지점에서 나오고 있다. 헌법과 법률상 근거가 없다 보니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국회가 주도하는 자체가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고 재판의 독립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특별법에 의해 법관이 재판을 하고 3심제도 보장돼 재판의 독립성 침해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는 게 반론이다. 박 의원은 “특별법원을 별도로 설치하는 게 아니고 법원 관할로, 판사들이 판결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서 “사법권 독립은 재판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 사법행정이나 제도 설계에 국민 의사가 반영되는 것을 막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②국회·시민단체가 재판부 구성? → 대체로 거짓 법안에 따르면 국회가 직접 재판부 구성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3명과 1·2심을 맡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판사회의 추천 각 3명, 그리고 ‘학식과 덕망 있는’ 변호사 자격이 없는 3명(1명은 여성) 등 총 9명을 대법원장이 특별재판부 후보추천위원으로 위촉하고, 이들이 판사들 가운데 특별재판부 후보 2배수를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임명하도록 돼 있다. 다만 ‘개인·법인 또는 단체는 추천위원장에게 법관 후보자를 추천하거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명시해 국민이나 시민단체 등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는 있다. 결국 재판부 구성의 ‘키맨’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되는 셈이다. 김 대법원장이 최종 인선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한국당에 비판의 빌미를 주기도 한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야당이 그렇게 반대한 김 대법원장을 임명해 놓고 사법부 불신 때문에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면 김 대법원장을 먼저 사퇴시키라”고 주장했다. ③ 판사들은 왜 반대하나? → 공정성 논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사건 배당이야말로 재판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데 특정인이 재판부를 지정한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했지만 특별재판부에 대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많은 판사들도 재판부 구성에 외부세력이 관여하는 자체가 공정성을 해친다고 말한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특별재판부의 존재, 구성 과정부터 예단을 심어줄 것”이라면서 “재판부 제척, 기피신청 등 법원 내부 규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법안이 통과되면 피고인들이 위헌법률심판 제청이나 헌법소원을 반드시 할 텐데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더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특정인을 2배수로 추천하는 자체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그렇다고 전체 판사 가운데 무작위로 선별하게 된다면 특별법이 실익이 없게 되는 딜레마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소장파 판사들을 중심으로 사법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선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잇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으로 이미 기존의 법원 조직을 신뢰할 수 없게 된 탓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병준 “국회가 판사까지 지명하나…특별재판부 추진 멈춰야”

    김병준 “국회가 판사까지 지명하나…특별재판부 추진 멈춰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여야 4당이 특별재판부 설치를 공동추진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소식을 접하는 순간 이래도 좋은가 가슴이 답답해졌다. 국회가 나서서 판사까지 지명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별재판부 안에 찬성하고 있는 야당들에 부탁드린다.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사법부에 작지 않은 경고를 보냈다고 생각하니 이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옳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법부도 잘못이 있고 공정하지 못한 부분도 적지 않다”며 “그렇다고 해서 삼권분립의 기본체제를 흔들려고 하면 그에 따른 여러가지 전제가 있어야 한다. 국회 자체가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기구가 돼 있든지 아니면 힘의 균형을 위해 사법부에 국회를 견제할 수 있는 또다른 권한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혁명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면 삼권분립의 정신을 지키며 그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옳다”며 “삼권분립의 철학 속에는 많은 선각자들의 고민과 경험이 녹아 있다. 가볍게 보지도 말고, 당장 쉬운 길로 가려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4당 “사법농단 규명 특별재판부 추진”… 한국당에 동참 촉구

    4당 “사법농단 규명 특별재판부 추진”… 한국당에 동참 촉구

    반민특위 이후 70년 만에 설치 추진 신속처리안건 지정땐 본회의 자동 부의 김성태 “대법원장 사퇴부터 해야 논의” 한국당 “삼권분립 위배”… 입법 불투명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25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 등 사법농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키로 했다.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948년 제헌의회에 설치됐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이후 70년 만에 특정사건 처리를 위한 특별재판부가 등장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를 공정히 처리하고자 특별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며 한국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여야 4당이 전례 없이 연대한 데는 사법농단 관련자 수사를 위한 기초작업인 압수수색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가 지나치다는 판단에서다. 특별재판부 구성은 최소한 11월 정기국회 안에는 통과돼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제1 야당인 한국당이 반대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국당은 특별재판부 설치가 헌법상 삼권분립 정신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이 기존 사법부를 신뢰하지 못해 사법부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김명수 대법원장부터 사퇴를 시키든지, 김 대법원장이 자진해 사퇴한 뒤에야 (특별재판부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판사 출신인 한국당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판사대표회의가 대체로 우리법연구회 소속인데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가 특별재판부를 선정하는 꼴이 된다면 법원이 정치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선진화법은 특별재판부 설치 같은 여야 합의가 어려운 쟁점 법안의 경우 상임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또는 본회의에서 전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최장 33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자동 부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당의 반대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본회의에 부의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미 수사가 끝나 재판이 진행될 수 있어 특별재판부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앞서 반민특위는 특별재판관을 국회의원, 검찰총장 등의 추천 인사로 구성해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제출한 특별재판부 설치 특별법은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간접 참여해 특별재판부 후보 추천위원회를 두고 특별재판관을 선정하도록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포토 다큐] 사퇴하세요, 구태 국감

    [포토 다큐] 사퇴하세요, 구태 국감

    “대법원장이 직접 답변을 해야 됩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고….” “야당 의원님들이 전부 퇴장하셔서… 감사 중지를 선언합니다.”2018년도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국정감사 현장의 진행 상황이다. 사법농단 관련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핵심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직접 질의를 듣고 답변해야 한다는 야당과, 삼권분립과 관례에 어긋난다는 여당의 의견이 충돌했다. 논쟁이 가열되자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했다. 사법농단에 대한 질의 한번 하지 못했다. 10일자 신문에는 ‘정쟁·구태에서 벗어난 생산적 민생국감 기대한다’, ‘오늘부터 700여기관 국정감사… 갑질·민원 추태 없어야’, ‘국정감사, 본질에 집중해야’라는 제목으로 국정감사에 대한 우려와 당부가 쏟아졌다.10월 10일부터 29일까지 17개 상임위가 753개 기관을 대상으로 20일 일정으로 국정감사를 실시 중이다. 제헌의회 이후 유지되던 국정감사는 10월 유신 이후 중단됐다가 6공화국 들어 다시 실시됐다. 국정감사가 부활된 지 30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예나 지금이나 칭찬할 만큼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원래 취지인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와 감시라는 목적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이다. 올해도 국정감사는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감장에 느닷없이 벵골고양이가 등장하거나 멧돌이 놓였다. 애써 준비한 피감기관의 산더미 같은 자료는 펼치기도 전에 사장되고, 어렵게 출석한 증인과 참고인들은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간다. 피감기관들을 피의자 다루듯 하는 의원들의 호통은 여전했고, 민원이나 엉뚱한 질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의혹 부풀리기와 아니면 말고 식의 질문도 계속되고 있다. 본질의에 들어가기도 전에 남발되는 의사진행 발언은 정치공세로 변질되고 감사가 파행되기 일쑤다.이런 중에도 ‘정쟁국감’, ‘맹탕국감’, ‘호통국감’이 아닌 ‘정책국감’으로 국민들의 지지와 환호를 받는 소수의 의원들도 있다. 강자의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 힘들게 자료를 수집하고 증인을 채택하고 조목조목 부당성을 따져 을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방치돼 왔던 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행정부에 대안을 제시한 의원도 있다. 국정감사도 반환점을 돌아서 종반전으로 향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책국감, 민생국감에 목말라 한다. 남은 기간 국민의 수준에 발맞추는 국감을 기대해 본다. 글 사진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사설] 임종헌 소환, 이젠 사법농단 ‘몸통’ 밝혀야 한다

    검찰이 어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소환 조사했다. 사법농단 수사가 본격화된 지 4개월 만이다. 임 전 차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주요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임 전 차장은 조사에 앞서 “법원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 만큼 그 무거운 책임감에 걸맞게 사법행정권 남용의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기획조정실장과 행정처 차장을 역임한 그는 재판거래와 법관 사찰 등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핵심 인사로 손꼽힌다. 전·현직 행정처 소속 법관들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연기와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행정소송에 임 전 차장이 관여하고, 통진당 관련 행정소송 등에서 핵심 주도자 역할을 했다고 지목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자 직권남용죄 법리검토를 대신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법관을 사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임 전 차장의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법농단 의혹 문건 수천 건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를 통해 다수의 물증과 진술을 축적한 상태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또다시 부른 뒤 전직 행정처장들은 물론 사건의 ‘몸통’인 양 전 대법원장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사법농단 사태의 본질은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을 관철하려다 무리수를 둔 것인 만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사법농단 사태 해결의 가장 좋은 방안은 법원의 결자해지이다. 임 전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게 그들이 평생 몸담았던 사법부를 살리는 길이다. ‘김명수 대법원’ 역시 영장 기각 등으로 사법농단 세력을 보호하려는 행태와 결별하고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는 ‘법원의 권위는 불가침적’이라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실현 가능하다. 전·현직 사법부가 자정하지 않는다면 검찰이나 국회 등 외부의 개입에 의한 환골탈태가 불가피하다. 일부에선 국정조사 등이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한다고 우려하지만, 법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사법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검찰은 속도감 있으면서도 치밀한 수사로 사법부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국회는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재판부 설치를 위한 관련법 제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
  • “남편 억울함 풀어주세요” 청원에 청와대 “삼권분립” 언급

    “남편 억울함 풀어주세요” 청원에 청와대 “삼권분립” 언급

    청와대가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남편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2일 “2심 재판이 진행되는 사건을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이 청원에는 33만명 이상의 국민이 참여했다. 청원 참여자가 20만명 이상이면 청와대 또는 정부의 공식 답변을 얻을 수 있다. 게시글에서 청원자는 자신의 남편이 식당에서 한 여성과 부딪혔는데, 이때 이 여성의 특정 부위를 만졌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여성의 뒤를 지나가며 손을 앞으로 모았는데, 그것으로 판사는 여성의 신체를 접촉하는 행동으로 판단했다”면서 “당시 자리가 어려운 자리여서 남편은 줄곧 손을 뒤로하거나 앞으로 모으고 있었을 뿐”이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청원자는 피해자가 합의금 1000만원을 요구했다고도 주장했다. 해당 글이 퍼지며 논란이 일자 피해 여성의 친구라고 주장한 누리꾼도 반박에 나섰다. 이 누리꾼은 “피해자는 그냥 스치는 게 아니라 엉덩이를 움켜잡는 걸 느껴 바로 돌아서서 항의한 것”이라며 가해자는 본인 성추행으로 저희 일행과 자신의 지인들이 큰 싸움을 벌였음에도 그 자리에서 혼자 도망갔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가 합의금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반박하며 “유죄를 받은 사건인데 가해자 아내분의 감정만 앞세운 호소글로 피해자를 꽃뱀으로 매도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적었다. 국민청원 담당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해당 사건은 법원의 1심 선고 이후 피고인이 9월 6일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청와대가 언급하지 않는 것을 양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공론장인 청원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으나, 사법부나 입법부 관련 사안은 청와대가 답변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청원에 참여할 때, 이 부분은 감안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전직 대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심경은 매우 복잡할 것이다. 적폐청산과 사법부의 권위라는, 함께 달성하고 지켜야 하는 두 가치 때문이다. 전 정권에서 던져 버린 권위를 지키면서 한편으로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김 대법원장이다.일선 판사들은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해 권위를 지키려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지켜질 권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검찰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비록 전임자가 저질러 놓은 일이기는 하나 치부는 계속 드러나 견디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이미 금이 간 사법부의 권위 회복에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도 없다. 21세기도 2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의 사법부가 정치권력과 야합하는 뼈아픈 역사가 재현된 현실은 참담하다. 삼권분립을 스스로 훼손한 양승태 사법부를 이어받은 김명수 사법부가 유념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첫째 정치·행정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둘째 지나친 이념적 편향이다. 민주 사회에서 이념적 대결과 어느 한쪽의 선택은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자유에 속한다. 판결에서도 이념을 배제할 수는 없다.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한국의 사법부는 보수 일색이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임명으로 이념 면에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시작한 것은 20년도 안 된다. 진보 성향이라는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가 곧 열릴 청문회를 통과하면 대법관 구성은 이념적으로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70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가 성폭력 의혹을 뚫고 50대48로 상원 인준을 통과해 며칠 전 취임, 연방대법원에 입성했다. 이로써 보수가 진보를 5대4로 앞서게 돼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고령으로 사임한 전임 케네디 전 대법관은 중도 보수 성향이지만, 때로는 주요 사안에서 진보의 손을 들어주는 ‘스윙 보터’로서 균형추 역할을 했다. 미국 대법관도 대통령이 임명하기에 정치성을 띠지 않을 수 없으며 행정부(대통령)로부터 100% 독립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념적 성향은 뚜렷해 구성에 따라 때로는 보수적, 때로는 진보적(리버럴)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종신의 임기가 보장되는 미국 대법관은 취임 후부터는 정파성과 결별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법률 규정과 정합성(整合性)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삼권분립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초당적 태도에 의해 지켜질 수 있었다. 1974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닉슨 대통령에게 워터게이트 비밀 녹음테이프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는데 9명 가운데 4명이 닉슨이 임명한 대법관이었다. 미국의 일반 판사는 ‘저지’(Judge)이지만, 연방 대법관은 오직 정의만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에서 ‘저스티스’(Justice·정의)라고 한다. ‘지혜의 아홉 기둥’이라는 그들 덕에 흑백 갈등, 반전 운동, 여성 해방, 동성 결혼 등의 난제에도 미국 사회는 대혼돈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240여년 역사를 가진 미국 연방대법원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부르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 1년 전 김 대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허리를 30도 각도로 굽힌 사진이 공개됐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김 대법원장의 그 순간 심정은 어떠했을까. 코드 인사, 파격 인사의 당사자로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궁금한 것은 취임 1년을 넘긴 지금 김 대법원장의 사법부 독립에 대한 생각이다. 취임식은 물론 스쳐 지나간 한순간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걱정했던 시선이 분명히 있었고 지금도 있다. 김 대법원장이 종식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권력에의 예속이다. 임명장을 받았지만 행정부(대통령)는 사법부와 대등한 민주주의의 한 축일 뿐이다. 오직 정의와 법조문을 추종해야 사법부의 슬픈 역사를 여기서 끝낼 수 있다.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아이젠하워 미국 전 대통령이 임명한 얼 워런 전 연방대법원장은 아이젠하워의 뜻과는 다른 중요한 판결을 여러 건 내렸다. 그 때문에 그는 아이젠하워로부터 “내가 한 실수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실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워런은 이렇게 말했다. “대법원은 오직 공익에만 봉사하며, 오직 헌법과 법관의 양심에 따라 인도될 뿐입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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