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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 속 삼국지] 제자들 서로 욕 시켰다면 훈육이라도 정서적 학대

    한 초등학교 교사가 욕하는 나쁜 버릇을 고치겠다며 학생들에게 상황극을 시켰다. 자주 욕을 하는 학생 2명을 교단으로 불러내 서로에게 욕을 하라고 한 것이다. 성교육 과정에서는 동성애 사진을 보여 주며 동성끼리의 성관계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또 다른 어린이집 교사는 점심시간에 자신이 먹던 음식을 어린이들의 식판에 부었다. 어린이들을 교실 안에 혼자 놓은 채 나가 버리기도 했다. 두 교사 모두 신체적인 폭력을 가한 것은 아니지만, 정서적인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 [현실 속 삼국지] 누가 놓고 간 택시 분실물 당신이 가져가면 절도죄

    다른 사람이 분실한 물건을 가져간 경우 어떻게 될까. 주인이 없으니 그냥 가져가도 될까. 그렇지 않다. 물건을 어디서 분실했는지에 따라 절도죄가 성립할 수도 있고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 A씨가 택시 안에 놓고 내린 물건을 B씨가 가져간 경우는 어떨까. 절도죄가 성립한다. A씨의 점유에서는 이탈했지만 택시 기사가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가 지하철 바닥이나 선반 위에 놓고 내린 물건을 B씨가 가져간 경우라면, 점유이탈물횡령죄를 적용한다. 지하철 기관사는 택시 기사와 달리 객실과 멀리 떨어져 있어 객실 안에 있는 물건을 점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유실물법에 따라 물건 가격의 5% 이상 20% 이하의 범위에서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군 습격 받자 갓난아이 놓고 도망친 유비, 아동학대일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군 습격 받자 갓난아이 놓고 도망친 유비, 아동학대일까

    하북을 평정한 조조는 남방을 정벌하기 위해 50만 대군을 이끌고 유비가 있는 신야성으로 향한다. 신야는 군사가 채 만명도 되지 않는 시골 마을. 유비는 조조를 피해 신야를 버리고 피란길에 오른다. 하지만 뒤쫓아 온 조조군에게 따라 잡혀 식솔들을 잃어버린 채 겨우 목숨만 건진다. 한편 조자룡은 행방불명된 감부인과 아두를 찾아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든다. 그러곤 하후돈의 동생 하후은을 저승길로 보낸다. 그때 조자룡의 눈에 하후은이 차고 있던 천하의 명검 청홍검(靑虹劍)이 들어온다. 조자룡은 청홍검을 거둔 다음 다시 적진으로 들어가 아두를 품에 안고 돌아온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조자룡은 식솔들을 보호하라는 유비의 명령을 따르지 못했다. 조조군의 야습을 받아 뿔뿔이 흩어지고 만 것이다. 정신없이 싸우던 조자룡은 유비의 식솔들을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홀로 적진에 뛰어든다. 그리고 아두를 구한 것은 물론 조조가 하후은에게 하사한 청홍검을 얻는다. 주군의 식솔들을 찾는 와중에도 조자룡은 청홍검을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며 매우 기뻐한다. 그만큼 청홍검의 가치가 큰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하후은은 조자룡의 칼에 이미 저승길로 갔다. 조자룡이 청홍검을 거둘 때에는 점유자나 소유자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조자룡에겐 아무런 죄가 성립하지 않을까. 한편 유비는 조조군의 야습을 받자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도망치기 바쁘다. 감부인은 그렇다 치고 아두는 아직 보호가 필요한 갓난아이에 불과하다. 장수이기에 앞서 아버지인 유비가 이처럼 아두를 내팽개쳐도 되는 것일까. 재물은 살아 있을 때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저승길에 싸 가지고 갈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말이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아닐까. 조자룡이 청홍검을 발견했을 때의 상황을 살펴보자. 주인인 하후은은 이미 저승길로 떠난 상태였다. 하후은은 소유나 점유라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하후은이 죽었으니 점유권이 없다고 보는 것과, 죽었더라도 점유권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은 매우 큰 차이를 만든다. 점유권이 없는 것으로 보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해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점유권이 있다고 보면 절도죄가 성립한다.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최대 여섯 배나 크게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어느 것이 더 현실에 맞는 해석일까. 판례는 이런 경우 죽은 사람의 점유를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민사상으로는 하후은의 점유를 인정할 여지가 없지만, 형사상으로는 좀더 현실적으로 보아 하후은이 여전히 점유한다고 본다. 따라서 조자룡에게는 하후은의 청홍검을 가져간 절도죄가 성립한다. 유비는 조조군의 습격을 받자 혼비백산해 도망쳤다. 감부인도, 갓난아기인 아두도 챙기지 못했다. 어찌 보면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유비에게는 책임이 없을까. 전통적인 사회에서 아동은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했다. 훈육과 교육의 대상이란 생각이 훨씬 강했다. 체벌도 좋은 훈육 방법의 하나로 인정받는 게 당연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동도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다. 학대가 훈육과 교육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출생신고·의무교육 안 해도 학대 아동학대는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등이 있다. 신체·정서·성학대는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구체적 행동 외에 아동을 돌보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도 학대가 될 수 있다. 바로 방임이다. 예를 들면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는 것, 불결하거나 위험한 상황에서 돌보지 않는 것,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것, 가출한 아이를 찾지 않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의무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 무단결석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필요한 치료를 거부하는 것도 방임으로 본다. 이를 바탕으로 해석하면 유비가 아두를 돌보지 않고 피란길에 오른 것도 방임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나 생각할 것은, 유비에게 아두가 어떤 존재였는가 하는 점이다. 늘그막에 장가가서 마흔여섯 살에 어렵게 얻은 유일한 혈육이다. 비록 유봉을 양자로 입양하긴 했지만 장차 나라를 세우게 되면 자신의 뒤를 이을 존재는 아두임이 분명하다. 유비에게 아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존재인 것이다. 그럼에도 유비가 아두를 적진에 놓고 온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하다. 조조군의 기습으로 워낙 황망 중이어서 아두를 챙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아두에게는 어머니인 감부인이 있었다. 조자룡에게 잘 돌보라는 명까지 내린 상태였다. 이런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유비가 아두를 챙기지 못한 것을 방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조자룡이 아두를 구해 유비에게 달려갔을 때의 일이다. 작가에 따라서는 유비가 조자룡으로부터 강보에 싸인 아두를 건네받아 내팽개쳤다고 쓰기도 한다. “너 때문에 훌륭한 부하를 잃을 뻔했다”고 하면서. 이 경우는 분명히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물론 유비는 부하 장수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들어가 아두를 구해온 조자룡에 대한 미안함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유비가 아두를 내팽개친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분명히 신체적으로 아동을 학대한 것에 해당한다. 아두가 너무 어려 학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아동학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화타, 진료 맡고도 신고 안 하면 과태료 조금 더 나가 보자. 유비의 행동으로 아두가 놀라 경기를 일으켰다고 치자. 아두를 그냥 놔두어도 될까. 그렇지 않다. 아두를 즉시 치료받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서 언급한 방임에 해당한다. 유비는 아두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삼국 최고의 의사인 화타에게 아두를 데리고 갔다고 가정하자. 화타는 명의답게 아두를 단 한번의 치료로 말끔히 낫게 해 주었다. 화타의 역할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법은 아동학대를 발견한 경우 일정한 사람에게 신고의무를 지우고 있다. 관련 공무원이나 119구급대원, 유치원이나 학교, 학원의 교직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중에는 화타와 같은 의사도 포함돼 있다. 화타가 아두를 치료하면서 유비의 아동학대 행위를 알게 되거나 아동학대가 의심될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타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낼 수도 있다. 아두는 훗날 촉나라의 제2대 황제에 올랐지만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 위나라에 항복해 나라를 넘겨주고 말았다. 어린 시절에 받은 학대의 상처가 아두의 아둔함을 조금 더 키웠다고 본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현실 속 삼국지] 자필로 남긴 유언장에 주소 안 써 있다면 무효

    C씨는 아들 D씨를 남겨 놓고 일본으로 건너간 뒤 본처와 이혼하고 E씨와 결혼해 자녀 F씨를 두었다. 그 후 C씨는 39억원가량의 재산을 남기고 사망했다. C씨는 수첩에 ‘유산을 E씨와 F씨에 상속한다’고 기재해 놓았다. E씨와 F씨가 유언장을 근거로 유산을 모두 가져가려 하자 D씨가 소송을 제기했다. 무효인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이므로 법정상속분에 따라 재산을 분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가정법원은 자필증서가 무효라며 D씨의 손을 들어 주었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장에는 유언 내용 이외에 작성 연월일, 주소, 성명, 서명, 날인이 필요하다. 그런데 C씨가 작성한 유언장에는 주소가 기재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 [현실 속 삼국지] 이혼한 친엄마가 있어도 조부가 후견인 신청 가능

    A씨는 2012년 아내인 B씨와 이혼해 아들의 친권자 및 양육권자가 됐다. 그런데 2014년 A씨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이 경우 친엄마인 B씨가 살아 있다고 해도 당연히 친권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909조의2 제1항). 할아버지와 B씨는 가정법원에 미성년 후견을 신청했다. 법원은 B씨가 재혼 후 다른 아이를 출산한 점, 이혼 뒤 아들과 연락을 끊은 점, 손자가 할아버지와 살기를 바라는 점 등을 고려해 할아버지를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아이들의 복지와 이익에 더 적합하다면 친모가 아닌 다른 사람을 미성년 후견자로 지정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형주 후계자’ 유기, 심약하다는 이유로 후견인 둘 수 있나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형주 후계자’ 유기, 심약하다는 이유로 후견인 둘 수 있나

    유비가 유표에게 의탁한 지 7년. 병으로 쇠약해진 유표는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배다른 아들인 유기와 유종 사이에서 후계를 고민한다. 유기는 심약하고, 유종은 너무 어리다. 유표는 고민 끝에 유기를 후계자로 정하면서 유비에게 유기의 후견인이 돼 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유언장을 작성한 뒤 생을 마감한다. 유표의 후처이자 유종의 어머니인 채씨는 유기가 후계자로 정해진 것이 불만이다. 결국 유표의 유언장이 공개되기 전 오빠인 채모와 함께 유언장을 위조한다. 그러곤 장수들 앞에서 위조된 유언장을 근거로 유종이 후계자라고 선포한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유기는 유표의 병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목숨도 위태로워질까 걱정이다. 계모인 채씨가 유종을 후계자로 앉히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고 했기 때문이다. 유기는 결국 채씨를 피해 형주를 떠나 강하 태수로 부임한다. 유표도 이런 상황을 알고 유비에게 유기의 후견인이 돼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사망 당시 유표의 나이는 67세. 유기는 유표가 본처에게서 얻은 아들이다. 따라서 유기는 이미 만 19세를 넘은 성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처럼 성년에 달한 사람도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을까. 또 유기가 심약하긴 하지만 강하 태수로 부임할 정도이니 건강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심약하다는 이유만으로 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을까. 한편 채씨가 위조한 유언장은 어떤 효과를 낳을까. ●성년인 유기의 후견인이 된 유비 미성년자나 정신적인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스스로의 결정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쉽지 않다. 잘못된 선택으로 재산을 한순간에 날릴 수도 있고, 엄청난 의무를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법은 이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후견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런데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부모와 같은 친권자가 있기 때문에 후견인을 둘 필요성이 적다. 유종이 대표적이다. 어머니인 채씨가 미성년자인 유종을 대신해 모든 결정을 해 준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종은 따로 후견인을 둘 필요가 없다. 문제는 큰아들인 유기다. 비록 성년이지만 심약한 데다 채씨로부터 암살 위협까지 받고 있다. 보호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전 민법에서는 유기와 같은 경우 한정치산(限定治産)이나 금치산(禁治産) 선고를 받아야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었다. 법원이 공식적으로 ‘정신적으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판단해 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유기에게는 법원의 선고 자체가 낙인(印)이 될 수 있다. 아버지를 대신해 형주를 물려받겠다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부족하다는 선고를 받아야 하다니. 후견인을 선정해 보호해 주겠다는 취지에 어긋난다. 우리 민법도 2013년 7월 1일부터 새롭게 성년후견제도를 도입했다. 성년 후견은 질병이나 장애, 노령 등으로 정신적인 후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사람을 돕기 위한 제도다. 본인, 배우자, 검사,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청구하면 법원에서 후견인을 선임한다. 성년 후견은 정신적인 제약을 요건으로 하므로 신체적으로 불편하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 신체적인 불편은 도우미나 편의시설 설치 등으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기처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데,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는 후견인을 선임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불쌍한 유기를 도울 방법은 없을까. 결론적으로 법원의 관여 없이 유기와 유비 둘이서 후견 계약을 맺으면 된다. 후견 계약으로 유기의 재산 관리나 신상 보호에 관한 사항을 유비에게 위탁하고 대리권을 수여하면 된다. 다만 후견 계약은 법원의 관여가 없다 보니 약간의 제약이 있다. 먼저 공정증서로 체결해야 한다. 또 후견인을 선임하는 데 감독인을 두어야 한다. 후견인이 된 유비가 유기에게 불리한 행위를 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유비가 후견인이 된다면 채씨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유표의 유언에다 신하들의 지지까지 업은 유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표로서는 유기의 후견인으로 매우 적절한 인물을 지명한 셈이다. ●유기를 후계자로 지명한 유언장 유언은 유언자가 사망하는 동시에 효과가 생긴다. 유언에 의해 유언자는 사후에도 자신의 의사를 실현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재산을 처분하게 된다. 하지만 유언도 법률행위이다 보니 형식과 내용에 제한이 있다. 유표가 남긴 유언은 적법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먼저 형식 면에서 보면 유언은 다섯 가지 중 한 가지 형식으로 해야 한다. 가능한 형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이다. 유언자가 의사를 정확히 밝히고, 신중하게 유언하도록 만든 장치다. 유표는 자필로 유언장을 작성했다. 일단 형식상으로는 적법해 보인다. 또 유언은 숨겨 놓은 아이가 있는데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려 달라든지(認知), 친아들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친아들이 아니라든지(親生否認) 하는 가족 관계에 관한 사항, 재산의 처분이나 상속, 유언의 집행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 유표는 자필 유언장에 ‘후계자를 유기로 한다’고 기재했다. 어떻게 보면 내용상으로 유효한 사항에 관한 유언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후계자가 된다는 것은 유표가 다스리는 형주 지역에 대한 모든 재산적 권리를 준다는 의미도 있다. 상속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것으로 보아 적법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유종의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유표가 유언 없이 사망했다면 형인 유기와 같은 비율로 재산을 상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채씨도 상속인이 된다. 즉 채씨 1.5, 유기 1, 유종 1의 비율로 상속이 된다. 즉 유표의 재산이 35억원이라면 채씨가 15억원, 유기와 유종이 각각 10억원씩 받게 된다. 그런데 아무리 장자라고 해도 유기에게 모든 재산을 다 주다니. 이 경우 채씨와 유종은 유류분(遺留分)을 주장할 수 있다. 유표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법정 상속분의 전부가 아니라도 절반인 7억 5000만원과 5억원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계모 채씨가 유언장을 위조 안 했다면 여러 모로 불만이었던 채씨는 오빠인 채모와 공모해 유언장을 위조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 유언장이 효력을 잃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제재가 더해진다. 유언서를 위조한 사람은 상속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제1004조 제5호). 만일 채씨가 유언장을 위조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도 채씨는 상속을 받을 수 없다. 같은 순위 상속자인 유기를 살해하려고 했기 때문이다(제1004조 제1호). 채씨는 가만히 있었으면 받을 수 있는 7억 5000만원의 유류분마저 상속받을 수 없다. 욕심이 지나쳐 자신에게 주어진 몫도 가질 수 없게 된 것이다.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용어 클릭] ■유류분(遺留分):상속재산 중 유언과 관계없이 상속인에게 인정되는 최소한의 몫. ■한정치산(限定治産):정신적인 문제 등으로 판단 능력이나 결정 능력이 부족한 사람. ■금치산(禁治産):정신적인 문제 등으로 판단 능력이나 결정 능력이 없는 사람.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현실 속 삼국지

    사랑 고백 거절당하자 폭행·협박 문자 ‘실형’ A씨는 대학 1년 선배인 B씨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런데도 A씨는 계속해서 B씨를 따라다녔다. 나중에는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을 하거나 휴대전화로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B씨가 다른 남자와 결혼했는데도 집이나 B씨 아버지의 직장으로 찾아가는가 하면 여러 차례 전화를 했다. A씨는 그 과정에서 벌금형을 받기도 했지만 이런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법원은 A씨가 반성하지 않은 채 계속 스토킹을 했고, B씨와 가족들의 정신적 피해가 극심한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열 번을 찍으면 찍힌 나무는 얼마나 아플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정당한 권리행사 땐 ‘협박죄’ 성립 안 돼 C씨는 매형을 대리해 D씨에게 건물을 팔고 계약금과 잔금 일부를 받았다. 그런데 매형이 많은 부채를 피해 도망가 버리자 채권자들이 건물을 점거해 버려 D씨에게 건물을 넘겨줄 수 없게 됐다. 그러자 D씨는 ‘건물을 넘겨주든지 손해배상을 해주지 않으면 고소해서 구속시키겠다’고 했다. 이 상황에서 D씨에게 협박죄가 성립할까. D씨가 건물을 넘겨 달라고 요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이처럼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다소 위협적인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협박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찾아가고, 편지 남기고… 유비의 삼고초려도 ‘스토킹’일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찾아가고, 편지 남기고… 유비의 삼고초려도 ‘스토킹’일까

    삼형제는 조조를 피해 유표에게 의탁한다. 서서는 조조의 진영으로 떠나면서 유비에게 융중에 사는 복룡한테 가볼 것을 권유한다. 유비는 200리나 떨어진 공명의 집을 찾아가지만 만나지 못한다. 그러곤 자주 사람을 보내 공명이 집에 있는지 확인한다. 눈보라를 헤치며 찾아가 보기도 하지만 역시 만나지 못한다. 꽃피는 봄날 유비는 세 번째로 공명을 찾아간다. 그러곤 낮잠에 든 공명이 깨어나길 기다렸다 조심스럽게 도움을 청한다. 공명은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로 유비를 뿌리치지만 결국 유비의 진심에 감복해 세상을 향해 몸을 일으킨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유비는 초야에 묻혀 지내는 삼국 최고의 지략가 공명을 얻기 위해 세 번이나 찾아간다. 관우와 장비는 ‘오히려 귀찮아 할 것이다’, ‘행동이 지나치다’며 유비를 말린다. 하지만 유비는 듣지 않는다. 오히려 ‘공명에 대한 나의 정열과 존경심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우리 속담이 맞는 것일까. 공명의 집에 두 번째 찾아갔을 때 유비는 ‘도탄에 빠진 나라를 위해 몸을 일으켜 달라’는 편지를 남긴다. 유비가 실제로 공명을 찾아간 것은 세 번이다. 하지만 편지를 전달한 것은 여러 번일 수 있다. 그런데 만일 공명의 무시에 화가 난 유비가 감정 섞인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면 어떻게 될까. ●삼고초려도 스토킹으로 변질 가능 공명은 유비가 찾아올 것을 아는 듯 집을 비운다. 세상 밖으로 나가는 혼돈이 싫은 것이다. 그럼에도 유비는 세 번이나 찾아간다. 자주 사람을 보내 집에 있는지도 확인한다. 공명의 입장에서는 귀찮을 수도 있다. ‘스토킹’에 해당할 수도 있어 보인다. 스토킹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따라다니면서 정신적·신체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행동이다. 꾸준히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선물을 계속 보내는 것도 스토킹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스토킹은 반드시 폭력적인 행동을 수반하지 않아도 인정될 수 있다. 경범죄처벌법은 ‘상대방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해 면회 또는 교제를 요구하거나 지켜보기, 따라다니기, 잠복하며 기다리기 등을 반복하는 사람’을 처벌하고 있다. ‘지속적 괴롬힘’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다(제3조 1항 제41호). 유비의 삼고초려도 여기에 해당할까. 유비가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해 면회 또는 교제를 요구’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세 번이나 공명을 찾아가고 수시로 공명이 집에 있는지 확인까지 한다. 심지어 관우나 장비도 ‘마치 사랑의 열병에 걸린 것 같다’며 유비를 말릴 정도다. 이 시점에서 생각해볼 것은 이런 행동이 ‘상대방의 명시적 의사에 반했는지’ 여부다. 과연 공명의 명시적 의사에 반했을까. 유비가 공명을 직접 만난 것은 한 번에 불과하다. 또 직접 만나기 전까지 공명으로부터 더이상 찾아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따라서 유비의 행위가 ‘지속적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비는 두 번째로 공명을 찾아가 편지를 남긴다. 그런데 이런 편지를 자꾸 보내면 어떻게 될까. 요즘으로 치면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통해 문자나 이메일을 자주 보내는 셈이다. 이런 경우는 일종의 ‘사이버스토킹’이라고 할 수 있다.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하는 것이다(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3호). 물론 유비의 편지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내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좋은 의도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받는 쪽에서는 공포의 대상으로 여길 수도 있다. ●‘열 번 찍힌 나무’는 너무 아프다 스토킹은 스토킹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스토킹은 ‘상대도 나를 좋아한다거나 좋아할 것’이라는 일방적인 환상에 사로잡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나중에는 성범죄나 살인과 같은 중한 범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영국 출신의 전설적 밴드인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이 스토커에 의해 살해되기도 했다. 미국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극성 팬은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미국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을 저격했다고 증언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이 있다. 한때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대명사처럼 쓰이던 말이었다. 하지만 이젠 옛말이 됐다. 열 번 아니라 세 번만 찍어도 경찰서에 갈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감정만큼 상대방의 부담스러운 감정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진심으로 상대방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 유비는 두 번째 찾아갔을 때 공명에게 예를 다해 편지를 남긴다. 그런데 공명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다. 화가 날 수도 있다. 시골 구석의 백면서생에게 무시당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공명에게 ‘가족들의 안위도 생각하라’는 편지를 보냈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보자. 평소에 나와 감정이 좋지 않은 사람이 있다. 사사건건 시비가 붙어 여러 차례 다툼으로 유치장 신세를 진 적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상대방이 희죽 웃으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은 잘 계시느냐’고 물었다면 어떻게 될까. 누구나 소름이 쫙 끼칠 것이다. 그런데 생면부지인 사람이 도와 달라고 하기에 무시했더니 갑자기 ‘가족의 안위’를 언급하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공명의 입장에서는 소름 끼치는 무서운 일임이 틀림없다. 가족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비가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면 그 자체로 협박죄(형법 제283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害惡)을 고지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하나 더 생각해 보자. 유비가 공명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때로는 당근을, 때로는 채찍을 보이며 어르고 달래기를 반복했다면 어떻게 될까. 공명의 입장에서는 당근이 당근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리 맛있는 당근이라도 그 안에 독이 들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법으로 해석하면 당근과 채찍이라는 여러 개의 행위가 하나로 합쳐져 ‘사이버스토킹’이라는 하나의 범죄가 성립한다. 하나의 행위가 그 자체로는 범죄가 되지 않더라도 여러 개를 합쳐 놓고 보면 범죄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 개별적인 채찍에 대해서는 따로따로 별개의 협박죄가 성립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나에게 좋은 것이라고 해서 항상 상대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관계 맺기가 어려운 이유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감정까지 배려하는 지혜도 필요해 보인다. 내가 좋으면 다 좋을 것이라는 생각, 자칫 오만일 수 있다.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시냅스게임즈 신작 ‘진삼국온라인’ 27일부터 정식 서비스

    시냅스게임즈 신작 ‘진삼국온라인’ 27일부터 정식 서비스

    영화, 만화, 게임의 소재로 영원한 소재의 화수분인 삼국지. 이웃나라인 중국의 이야기임에도, 과거의 전설같은 이야기임에도 여전히 영웅들의 이야기는 현대인의 가슴을 뛰게한다. 삼국지 한 번 읽지않은 사람이라도 심지어 어린아이들조차 소설속 영웅들의 이름을 족보 꿰듯이 줄줄 왼다. 특히 게임분야에서 수많은 영웅들에게 게이머들이 스스가 영웅이 되어 종횡무진 활약하는 요소는 영화를 보는 것과는 다른 짜릿한 만족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만족에 판타지적 요소를 더욱 실제갈이 살려 시냅스게임즈는 신작 ‘진삼국온라인’의 정식 서비스를 6월 27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진짜 영웅들의 이야기를 표방하는 ‘진삼국온라인’은 익숙한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MMORPG이다. 삼국지의 실제 인물들이 등장하여 친숙함을 주지만, 악마의 아들 여포와 동탁이 세상을 지배하며 고통을 주고 있다는 설정을 추가하여 삼국지의 배경 속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했다. 360도의 제한 없는 시점 전환과 국가 단위의 공성전을 통하여 기존의 다른 게임들에서는 느끼지 못 했던 시원한 시점과 전략적이면서도 치열한 대규모 전투를 체험할 수 있다. 삼국지의 실제 장수를 플레이할 수 있는 변신 시스템을 통하여 관우, 장비, 여포, 하후돈, 태사자 등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직접 조작할 수 있고, 초선, 대교, 손상향과 같은 삼국지의 미녀들로도 플레이가 가능하여 보는 즐거움을 준다. 또한 시냅스게임즈는 ‘진삼국온라인’의 오픈을 맞이하여 게임 플레이를 진행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총 500만원의 문화 상품권, 캐시비 교통카드 시계 등의 푸짐한 경품 및 금전, 보석상자, 강화석, 무장 조각 상자와 같은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게임 아이템을 제공한다. 시냅스게임즈 정승운 게임사업이사는 “‘진삼국온라인’은 삼국지의 장수를 직접 플레이해 볼 수있고, 기존의 MMORPG의 요소에 전략이 결합된 새로운 방식의 게임이다. ‘진삼국온라인’ 오픈을 기념하여 고객님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였으며 지속적인 게임 업데이트를 통해 ‘진삼국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니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고 전했다. ‘진삼국온라인’은 ‘진삼국온라인 홈페이지’ 와 시냅스게임즈의 게임포털 ‘그린볼트’을 비롯하여 ‘네이버PC게임’, IMI 게임 포탈 ‘게임매니아’, ‘온게이트’, ‘엠게임’, ENP게임즈의 ‘푸푸게임’, 드래곤브라더스의 ‘게임빅’에서도 동시 채널링이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실 속 삼국지]

    수험표 거래는 OK 사진 바꾸면 위조죄 ‘고 3 수험표 팝니다.’ ‘여학생 수험표 삽니다.’ 매년 11월이 되면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유난히 많이 올라오는 글이 있다. 바로 수학능력시험의 수험표를 거래하는 내용이다. 수험표는 수험생이 제시하면 다양한 업종에서 할인받을 수 있고, 할인율도 높아 ‘만능 할인 쿠폰’이라 불린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수험표를 사려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수험표를 산 후 수험표의 사진을 바꾸는 경우다. A군의 수험표를 산 B군이 A군의 사진을 자신의 사진으로 교체해 할인 업체에 제시하고 할인을 받는다면 이것은 범죄가 될 수 있다. 업체 직원이 보기에 수험표는 B군의 수험표처럼 보인다. 수험표로 증명되는 수험생이 A군에서 B군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공문서위조죄와 위조공문서행사죄가 성립한다. 나아가 업체에 대한 사기죄까지 적용할 수 있다. 성적표 점수 고치면 위조 아닌 문서변조 최근 개봉한 영화 ‘원라인’의 제작 보고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배우 이동휘씨는 이 영화에서 ‘S대에 다닌다고 말하지만 S대가 어디인지는 절대 말하지 않는’ 인물 송 차장 역할을 맡았다. 위조 전문가인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하면서 “어렸을 때 성적표를 많이 위조했는데, 그런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 경우는 정말 성적표를 ‘위조’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의 말은 성적표의 점수를 고쳤다는 의미일 것이다. 즉 작성 명의자를 고친 것이 아니라 내용을 고친 것이다. 이 경우 법적으로는 위조가 아닌 변조(變造)에 해당한다. 따라서 국공립 초등학교인 경우에는 공문서변조죄, 사립초등학교에서라면 사문서변조죄가 성립한다.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서서 어머니인 척 ‘가짜 편지’ 쓴 정욱…문서위조죄로 처벌받을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서서 어머니인 척 ‘가짜 편지’ 쓴 정욱…문서위조죄로 처벌받을까

    번성을 지키는 조인은 신야에 있는 유비가 세를 불리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조인은 싹을 자른다는 생각으로 먼저 여광과 여상에게 5000명 군사를 주어 유비를 공격하게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러자 자신이 직접 2만 5000명의 군사를 동원해 유비를 친다. 이때 유비가 가진 군사는 불과 2000명. 하지만 유비의 군사인 선복의 용병술 앞에 허망하게 패배하고 설상가상으로 본거지인 번성마저 빼앗긴 채 허도로 돌아간다. 허도의 조조는 조인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선복의 정체를 파악한다. 그리고 선복이 서서(徐庶)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서서 어머니의 필체를 흉내 내어 서서에게 허도로 돌아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선복은 유비에게 접근해 유비를 시험한다. ‘주인에게 화(禍)를 입힐 말’이라는 적로를 다른 부하에게 잠시 맡겨 대신 화를 입게 한 후 돌려받으라고 한 것이다. 유비는 부하를 불행에 빠뜨리라는 충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복을 내치려 한다. 그러자 선복은 비로소 본심을 밝힌 뒤 유비에게 거두어 줄 것을 청하고, 유비는 크게 기뻐하며 선복을 군사(軍師)로 임명한다. 선복은 조인과 치른 전투에서 탁월한 용병술을 발휘해 유비에게 승리를 안긴다. 조조는 정욱을 통해 선복이 서서라는 인물이고 효자라는 사실을 알아내 그의 어머니를 모셔온다. 그러곤 서서에게 편지를 써 항복을 권유할 것을 종용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러자 정욱은 서서의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와 극진히 대접한다. 친절에 끌린 서서의 어머니는 정욱에게 감사 편지를 쓰고, 정욱은 그 필체를 흉내 내어 서서에게 편지를 보낸다. 정욱이 쓴 편지는 서서의 어머니의 필체를 본떠 조조가 원하는 내용을 적고 어머니의 명의(名義)로 보냈으니 모두 가짜인 셈이다. 이런 경우 우리 형법은 정욱의 행위를 어떻게 평가할까. ●허위와 위조를 넘나드는 ‘가짜 편지’ 가짜 문서는 내용이 가짜인 것과 작성 명의자가 가짜인 것이 있다. 형법은 내용이 가짜인 것은 ‘허위’(虛僞), 작성 명의자가 가짜인 것은 ‘위조’(僞造)라고 통상 표현한다. 예를 들어 정욱이 서서에게 정욱 자신의 이름으로 편지를 쓰면서 ‘어머니는 당신이 조조에게 항복하기를 바란다’고 하면 내용이 가짜인 ‘허위’가 된다. 반대로 정욱이 서서에게 편지를 쓰면서 마치 어머니가 쓴 것처럼 어머니 명의를 적은 경우에는 ‘위조’가 된다. 만약 정욱이 서서의 어머니 명의로 편지를 쓰면서 ‘나는 네가 항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담았다면 어떻게 처리될까. 이 경우에도 작성 명의자가 가짜이므로 ‘위조’가 된다. 문서는 ‘공문서’(公文書)와 ‘사문서’(私文書)로 나눌 수 있다. 공문서는 그 직무에 관해 공무소나 공무원의 명의로 작성한 문서를 말한다. 사문서는 내용에 관계없이 개인 명의로 작성된 문서를 말한다. 그렇다면 정욱의 가짜 편지는 공문서일까, 사문서일까. 정욱은 한나라의 승상인 조조의 부하다. 한 나라의 관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유비의 군사인 서서를 항복시켜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 이런 가짜 편지를 썼다. 사적인 목적보다는 공적인 목적을 가지고 편지를 쓴 것이다. 하지만 이 편지는 서서와 서서 어머니 사이에서 주고받을 만한 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정욱이 맡고 있는 관직의 직무 내용 중에 서서에게 편지를 쓸 직무가 있다고 상상하기도 어렵다. 즉 아무리 공적인 목적으로 썼다고 하더라도 개인 간의 사생활을 적은 편지는 사문서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정욱의 행위는 개인 간의 사문서를 위조한 것이다. 정욱이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처벌되는지는 좀더 검토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형법은 모든 사문서 위조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의무 또는 사실 증명에 관한 사문서’를 위조한 경우에만 처벌한다(형법 제231조). 권리·의무에 관한 문서란 권리·의무의 발생·변경·소멸에 관한 사항을 기재한 문서를 말한다. 예를 들면 위임장, 매매계약서, 임대차계약서, 차용금증서, 인감증명교부신청서와 같은 것들이다. 사실 증명에 관한 문서란 거래상 중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를 일컫는다. 추천서, 이력서, 단체의 신분증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내용이 가짜인 경우에 대한 처벌은 정욱이 서서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는 이런 내용이었다. ‘서서의 안위(安危)를 걱정하고, 조조에게 문책을 당했는데 다행이 정욱이 잘 돌보아 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쓸쓸하니 허도로 돌아와 자신을 돌보아 달라.’ 권리·의무에 관한 내용도 사실 증명에 관한 내용도 아닌 것이다. 결국 정욱이 서서의 어머니 명의를 위조해 편지를 쓴 것은 사문서위조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공문서위조죄라면 어떨까. 공문서는 문서의 내용에 따라 처벌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공문서 위조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된다. 공문서는 공직이라는 공적인 영역에서 작성하는 것이다. 그 내용 또한 공익과 관련돼 있다. 또 공문서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강하다. 따라서 사문서와 달리 공문서는 내용을 불문하고 모든 위조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것이다. 서서의 어머니는 서서가 조조에게 돌아오는 것을 원치 않았다. 오히려 유비는 충신(忠臣)이고, 조조는 역신(逆臣)이라며 편지 쓰기를 거절했다. 그런데 정욱은 ‘내가 쓸쓸하니 허도로 돌아오라’고 가짜 편지를 보냈다. 이처럼 정욱이 가짜로 쓴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벌될까. 내용이 허위인 문서는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경우’에만 처벌된다. 형법 제23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허위공문서작성죄’가 바로 그것이다. 다만 사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처벌되는 경우가 있다. ‘의사·한의사·치과의사 또는 조산사(助産師)가 진단서·검안서 또는 생사에 관한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한 경우가 그것이다. 진단서 등은 본래는 사문서다. 그런데 생명이나 신체에 관한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작성한 문서이다 보니 다른 문서에 비해 중요하고 신빙성도 높다. 그래서 사문서인데도 예외적으로 처벌하는 것이다. 정욱이 작성한 편지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문서다. 또 정욱은 의사도, 한의사도, 치과의사도, 조산사도 아니다. 나아가 정욱이 쓴 편지가 진단서도, 검안서도, 생사에 관한 증명서도 아니다. 따라서 정욱이 쓴 편지의 내용이 가짜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교수님, 성희롱 전공하셨나요

    동국대 총여학생회 강의 모니터…혐오 발언의 64%가 여성차별 “수사자는 암사자를 여럿 거느린다. 남자들의 꿈이다.” “지하철에서 화장하지 마라. 프랑스에선 몸 파는 여성들이나 그렇게 한다.” “아줌마들이 민소매티에 핫팬츠 같은 걸 입고 다니는 이유는 몸매에 자신이 있어서 보여 주기 위해서다.” 21일 동국대 총여학생회가 발표한 ‘강의실 모니터링’ 중 교수들의 대표적인 성차별적 발언이다. 대학 내 성차별·혐오 발언으로 인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해당 교수들에 대한 엄격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학내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문제의 발언을 한 교수가 사과하거나 교체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답답해했다. 동국대 총여학생회는 학생들의 제보를 통해 교수 및 강사들의 혐오 발언 45건(중복 응답 포함)을 공개했는데 이 중 여성 혐오 발언은 전체의 64.4%(29건)로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 여자들이 다 ‘취집’(여성이 결혼해 전업주부가 되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을 하니까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낮다’, ‘여자들, 여대생들은 매일 스마트폰으로 예쁜 옷이나 구경한다. 그래서 불행하다’, ‘여학생들은 당연히 삼국지를 안 읽어봤겠지’ 등의 발언도 들어 있었다. 이외 “동성 커플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번식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등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9건(20%)이 있었고 장애인 및 인종 혐오 발언 등이 7건(15.6%)이었다. 총여학생회 관계자는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하는 학생이 성차별적 발언과 혐오 표현 문제를 지적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여성, 성 소수자, 장애인 등 특정 정체성을 이유로 행해지는 혐오·차별 발언들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성균관대와 한양대 등 일부 학교가 강의평가에 교수의 성차별적 발언과 행동 여부를 묻는 항목을 추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수 평가 점수가 낮다고 징계나 경고 등의 조치가 내려지는 것은 아니다. 한양대 관계자도 “교수에게 징계를 주기 위한 수단보다는 예방 차원의 장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회적인 젠더 감수성이 굉장히 높아졌는데 대학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대학에서 가이드라인 및 매뉴얼을 제작하고 이를 교수들에게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현실 속 삼국지] 이혼시 친양자 파양…법원 “학대 외 불허”

    이혼남 C씨는 D씨와 재혼하면서 D씨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E양을 친딸처럼 키우기로 약속했다. 약속에 따라 C씨는 E양을 친양자로 입양해 E양의 친권자이자 양육권자가 됐다. 하지만 부부생활이 순탄하지 않아 부부는 2년 만에 이혼했다. 법원은 이혼소송에서 E양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권자를 D씨로 지정했다. 아울러 C씨에게 ‘E양을 위해 매월 150만원의 양육비를 D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C씨는 D씨와 이혼한 마당에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E양에게 양육비를 지급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C씨는 법원에 E양에 대한 파양을 청구했다. 법원은 친양자 파양은 친양자를 학대하는 경우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이 된다며 C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입양과 파양 청구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는 자녀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 [현실 속 삼국지] 독신자 입양은 가능…친양자 입양은 불허

    미혼 여성인 A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B씨가 사망하자 B씨의 부인과 두 자녀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두 자녀를 친양자로 입양하려고 했다. 하지만 가정법원은 A씨가 미혼이라는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 A씨는 기혼자만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게 한 것은 독신자의 평등권과 가족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관 4인은 합헌, 5인은 위헌 의견을 내 결과적으로 합헌으로 결정했다. 위헌 의견이 더 많았지만, 위헌 정족수인 6인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합헌 의견은 독신자를 친양자의 양친으로 하면 처음부터 편친 가정을 이루게 하고 사실상 혼인 외의 자식을 두게 만드는 결과가 발생해 양자의 양육에 불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었다.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관우 아들로 입양 간 관평… 친부 사망하면 상속받을 수 있나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관우 아들로 입양 간 관평… 친부 사망하면 상속받을 수 있나

    관우는 조조의 다섯 관문을 돌파해 기주에 도착한다. 그러곤 원술에게 의탁해 있는 유비를 기다리는 동안 관정의 집에 유숙하며 많은 신세를 진다. 관정은 관우에게 방과 음식을 기꺼이 내주며 호의를 베푼다. 마침내 관정의 집에서 유비와 관우는 재회한다. 현장에는 관정의 아들 관녕과 관평도 입회한다. 늠름한 표정의 관녕과 관평이 마음에 든 유비는 관우에게 이들을 양자로 삼을 것을 권유한다. 관정은 둘째인 관평을 관우의 양자로 보내는 데 흔쾌히 동의한다. 자식이 없는 관우 역시 기쁜 마음으로 관평을 아들로 삼는다. 관평이 친아버지인 관정의 곁을 떠나 관우와 함께 역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는 조조의 공격을 받아 서로의 생사를 알지도 못한 채 뿔뿔이 흩어진다. 그 후 각자 몸을 숨긴 채 후일을 도모하다 기주에서 극적으로 재회한다. 그리고 기주에서 관우는 유비의 권유로 같은 성을 가진 관평을 아들로 삼는다. 또 훗날 조인으로부터 번성을 빼앗은 유비는 현령인 유필의 조카 유봉이 한눈에 마음에 든다. 유봉에게 마음을 빼앗긴 유비는 미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두(유선)가 있는데도 유봉을 양자로 들인다. 이처럼 입양을 통해 양자로 삼는 것은 당사자의 합의만 있으면 되는 것일까. 혹시 다른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관우에게 아들이 없는 이유가 미혼이었기 때문이라면 미혼자가 입양을 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을까. 입양에 의해서는 어떤 법적인 효과가 생길까. ●관우와 관정, 둘 다 관평의 아버지 입양은 혼인과 함께 가족 관계가 새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가족법상의 법률행위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도 입양에 의해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가 생긴다. 부양의무와 상속권도 생긴다. 이처럼 매우 중요한 효과가 있는 만큼 입양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먼저 관우가 입양에 의해 양친(養親)이 되려면 어떤 요건을 갖추어야 할까. 일단 성년이어야 한다(민법 제866조). 성년이기만 하면 결혼을 하지 않았어도 입양할 수 있다. 다만 결혼을 했다면 부인과 공동으로 입양해야 한다(제874조). 관우가 부인을 제외하고 관평과의 관계에서만 양친이 될 수는 없다. 반대로 양자가 되려는 관평에게도 갖춰야 할 요건이 있다. 관평은 성년이든 미성년이든 상관없이 양자가 될 수 있다. 다만 관우보다 나이가 많아서는 안 된다. 또 동성동본인 경우 관우보다 항렬이 높아서는 안 된다(제877조). 즉 관평이 관우보다 나이도 적고, 손아래 항렬이라야만 관우의 양자가 될 수 있다. 입양이 이뤄진 후 친부(親父)인 관정, 양부(養父)인 관우는 관평과 어떤 관계에 놓이게 될까. 먼저 관평이 미성년자라면 관평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은 양부인 관우가 갖는다. 반대로 친부인 관정의 친권과 양육권은 입양에 의해 없어진다. 하지만 관정은 친권과 양육권 이외에는 여전히 관평의 아버지로서 지위를 갖는다. 즉 관평이 입양됐더라도 관평과 관정의 부자관계는 유지된다. 따라서 입양 이후에도 여전히 관평은 관정을 부양할 의무가 있고, 관정이 사망한 경우에는 관평도 상속인이 된다. 관평의 입장에서 보면 관우와 관정을 둘 다 부양할 의무가 생기는 동시에 관우와 관정의 상속권도 갖게 된다. 관평에게는 두 명의 아버지가 생기는 셈이다. 만일 관평의 성과 본이 처음부터 관우와 같지 않았다면 입양에 의해 저절로 같아지게 될까. 그렇지는 않다. 우리 민법은 성(姓) 불변의 원칙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관평이 관우의 성과 본을 따르려면 별도로 성본변경허가 절차(제781조 제6항)를 거쳐야 한다. ●관우, 관평의 유일한 아버지 될 수도 관우의 입장에서 보면 관정과 관평의 부자 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껄끄러울 수도 있다. 가족관계증명서에 친자관계 발생 원인이 ‘2017. 6. 16.자 입양’ 등으로 표기돼 입양 사실이 쉽게 공개될 수도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08년 1월 1일부터 친양자(親養子) 제도가 도입됐다. 관평이 관우의 친양자가 되면 관평과 관정의 친자 관계가 단절된다. 동시에 관평은 관우의 친자식이 된다. 이처럼 친양자 관계가 되면 직접 출산한 것처럼 강한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친양자 입양을 하기 위한 요건은 상당히 까다롭다. 먼저 관우가 관평을 친양자로 입양하기 위해서는 3년 이상 혼인 관계에 있는 부인이 있어야 한다. 또 부인과 공동으로 입양해야 한다. 나아가 친양자가 되려는 관평은 반드시 미성년자라야 한다(제908조의 2 제1항). 따라서 관우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거나 관평이 성년자라면 친양자로 입양할 수는 없다. 다만 재혼한 부부 사이에서는 친양자를 입양하기 위해 필요한 혼인 기간이 1년으로 짧아진다. 재혼하기 전 혼인 관계에서 출생한 자녀를 친양자로 입양하는 길을 수월하게 열어 줘 재혼 가정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가정법원에서 양육 상황, 입양의 동기, 양육 능력 등을 심의해 허가를 해 주어야 한다(제908조의 2 제3항). ●유비에게 유봉은 친양자가 될 수 있나 유비가 유봉을 입양한 사례에는 조금 다른 문제가 있다. 유봉의 원래 이름은 구봉(寇封)이었다. 성이 다른 아이를 유필이 성을 유(劉)로 바꾸어 아들처럼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유필과 유봉이 양자관계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유비에게는 이미 미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두가 있다.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양자관계에 놓여 있던 유봉을 유비가 친양자로 삼을 수 있을까. 나아가 아두라는 아들이 있는 유비가 유봉을 친양자로 맞을 수 있을까. 먼저 유필이 미성년인 유봉을 일반 입양했다고 치자. 이 경우 유비가 유봉을 양자로 입양하려면 양친인 유필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또 유봉의 친부모가 살아 있었다면 친부모의 동의도 함께 받아야 한다. 만일 유필이 미성년인 유봉을 친양자로 입양한 상태라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는 친부모의 동의 없이 양친인 유필의 동의만 받으면 된다. 유비가 유봉을 친양자로 입양하면 유봉은 유비와 미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인 중의 출생자가 된다(제908조의 3 제1항). 따라서 유봉은 유비 또는 미부인의 성과 본을 쓰게 된다. 유비가 유봉을 친양자로 입양할 때 유비에게 다른 자녀가 있는지 여부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비가 유봉을 입양할 때 결정적인 문제는 ‘과연 미부인이 동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자신의 아들 아두가 후계자가 될 수 있는데, 입양으로 유봉을 얻으면 왕위 계승 경쟁을 해야 할 가능성도 생긴다. 유봉이 유비의 마음에 들어 입양됐으니 유봉이 왕위 계승 1순위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우와 장비가 유비의 성급한 결정에 대해 훗날 화근이 되지 않을지 걱정한 것도 무리가 전혀 아닌 것이다.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흙수저’ 드라마 ‘쌈, 마이웨이’ 금수저 된 비결은?

    ‘흙수저’ 드라마 ‘쌈, 마이웨이’ 금수저 된 비결은?

    살아있는 대사와 코믹연기 인기…시청률 첫회 5%서 11%로 점프여타의 트렌디 드라마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뭔가 내 얘기처럼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 화제의 드라마로 급부상한 KBS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 이야기다. 신인 작가의 입봉작이고 한류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지만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첫회 5%대로 시작한 시청률은 11%대까지 뛰었고 화제성 지수에서는 전체 3위, 드라마 중 1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도깨비’ 이후 끊었던 드라마를 다시 시작했다”는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가 두텁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인기비결은 ‘현실성’으로 꼽힌다. 기존의 트렌디 드라마들은 여성 시청자들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해 재미를 봤지만, 이 작품에는 그 흔한 재벌 2세 한 명 등장하지 않는다. 스물아홉 동갑내기 주인공 네 명은 서른을 목전에 뒀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 중이다. 화려한 스펙이나 배경 없는 ‘흙수저’지만 의리 있고 정의감 있는 이 시대의 청춘들이다. 한때 태권도 선수 유망주였으나 진드기 박멸기사가 된 고동만(박서준), 뉴스 앵커를 꿈꿨지만 백화점 인포데스크에 앉은 최애라(김지원), 현모양처의 꿈 대신 홈쇼핑 상담직원이 된 백설희(송하윤), 절대 미각을 가졌지만 홈쇼핑 구매담당 일을 하는 김주만(안재홍). 주인공들의 캐릭터부터 지극히 현실적이다. 매번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이들의 이야기에는 판타지는 없지만 그만큼 공감지수는 올라간다. 친구인 듯 애인인 듯 애매한 애라와 동만의 관계, 6년째 장기 연애를 하고 있지만 결혼이 쉽지 않은 주만과 설희의 사랑도 현실적이다. 최근 방송가에는 청년 실업, 삼포 세대 등 ‘흙수저’들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들이 사랑받았다. 최근 종영한 MBC ‘자체 발광 오피스’에서는 주인공 은호원(고아성)이 이력서를 100장이나 쓰고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했지만 어렵게 정규직이 되는 과정을 통해 60만 취업준비생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지난해 방송된 ‘또 오해영’, ‘역도요정 김복주’, ‘청춘시대’도 돈 없고 배경 없는 이 시대 ‘흙수저’ 청춘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려 공감을 얻었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기존에 비주류나 루저들의 애환과 성공담을 그린 드라마가 꾸준히 사랑받았지만 ‘쌈, 마이웨이’는 리얼리티에 기반해 그들의 이야기를 우울하거나 칙칙하지 않고 경쾌한 코미디로 승화시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현실에 당당하게 맞서면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재벌 2세나 출생의 비밀을 앞세운 로맨틱 코미디를 보며 허탈감에 빠졌던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0대 여성 작가, PD의 섬세한 대본과 연출도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논술 강사 출신의 임상춘 작가는 지난해 KBS 4부작 ‘백희가 돌아왔다’ 등 단막극을 주로 쓰다가 이번에 처음 미니시리즈로 입봉했다. 또래 감성을 잘 이해하고 틀에 박혀 있지 않은 살아 있는 대사가 기존의 드라마 문법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회에 “수많은 여성들에게 약을 판 신데렐라보다 삼국지의 장비가 더 섹시하다”는 대사가 대표적이다. 출연자들도 캐릭터에 강한 공감을 표했다. 고동만 역으로 출연 중인 박서준은 “연기자의 꿈을 갖고 군에서 제대했지만 높은 현실의 벽에 막혀 내가 티끌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면서 “‘나 하나 꿈 없어도 세상 잘만 돌아간다’는 대사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애라 역의 김지원은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캐릭터에 공감하는 것 같다. 저 역시 그런 부분에 집중해 연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건준 KBS CP는 “요즘 청년 실업이나 비정규직 문제 등이 사회적으로 급부상하면서 꿈은 있지만 현실에 좌절하고 부유하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공감대를 얻고 있다”면서 “최근 검사, 의사, 재벌 등을 내세운 드라마가 많았지만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로 20~49세 시청자들의 호응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쌈 마이웨이’ 김지원, 최우식 소름돋는 반전에 한방 “난 돌아이형 여자”

    ‘쌈 마이웨이’ 김지원, 최우식 소름돋는 반전에 한방 “난 돌아이형 여자”

    ‘쌈 마이웨이’ 김지원이 유리구두를 걷어차고 신데렐라가 아닌 맨발의 장수 삼국지 장비를 자처했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엔 피터지게 사는 자수성가형 여성들이 더 많다는 것. 현실 여성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낸 그녀의 통쾌한 이야기에 시청률은 10.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3주 연속 월화극 1위를 지켰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연출 이나정, 극본 임상춘,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는 최애라(김지원)가 제 손으로 박무빈(최우식)이 선물한 구두를 벗어 던졌다.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며 첫 번째 도장 깨기를 알렸던 그녀가 미래가 불투명한 백수임에도 신데렐라 대신 “자수성가 똘아이형” 여성을 선택한 것. “유리 구두 나부랭인 개나 주라고” 말이다. 순수한 무빈의 애정 공세에 흔들리던 찰나, 고동만(박서준)이 “썸만 타. 다 엎어버리기 전에”라며 또다시 선을 넘으려 하자 “내가 좋아 죽겠다는데, 굳이 철벽을 쳐야 될 이유가 있어? 오늘부터 우리 1일!”이라며 공식 연애를 선언한 애라. 박력을 뽐내며 애정 전선을 정리했고 “내가 지금 무빈씨를 막 되게 좋아하고 그러진 않거든요. 좀 충동적으로 사귀자고 한 거라”며 솔직한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전 남친 김무기(곽동연)에게 크게 데인 후, 연애에 감을 잃은 듯했지만, “달달하게 팍팍 들이대는 확실한 내 꺼가 필요해”라며 무빈에게 올인하기로 결심한 애라. 동기 박찬숙(황보라)의 결혼식에서 그녀에게 자동차 백미러를 잃은 시경(윤나무)이 의인의 밤을 언급하며 “파트너 동반인데 무빈이 그 숙맥은 매년 혼자 와서 찌그려져 있었거든요”라고 하자, 곰곰이 고민하다 무빈이 선물한 구두를 신고 행사장에 갔다. 애라의 의도는 무빈 앞에 몰래 나타나 기쁨 주고 사랑받는 ‘서프라이즈’였으나, 그는 청첩장까지 나온 일본인 약혼자와 함께였다. 결혼할 여자가 따로 있었던 것. 게다가 “내가 애라씨한테 미안한 만큼, 다른 걸로 공주 만들어 드리면 되잖아요”라더니, “고동만이 애라씨를 끔찍하게 생각하잖아요. 첨엔 그래서 애라씨가 더 좋았던 것도 사실 좀 있다”는 속마음으로 대반전을 선물했다. 무빈의 궤변에 따귀를 날렸고, 그가 선물한 구두를 벗어 던지며 “니가 백마 태워 호강시켜 주기만 바라는 여자들이 세상에 널렸을 거 같은가 본데. 그 신데렐라 기지배는 이제 드라마에서도 안 먹혀요. 진짜 현실에선요, 피 터지게 지 인생사는 ‘자수성가 똘아이형’ 여자들이 수두룩 짱짱하다고”라며 뒤돌아선 애라. 눈물을 참아내며 맨발의 장수 삼국지 장비를 택한 애라에게 방송 직후, “멋지다”, “최애캐 경신” 등의 호응이 쏟아지는 이유다. 급기야 맨발인 제 꼴을 보고 화내는 동만에게 “떨린단 말이다. 너 그럴 때마다 내가 떨린다고. 나 이상하다고”라며 먼저 솔직한 감정 동요를 고백한 애라. 그녀의 멋진 결단과 선고백으로 사이다 행진을 더한 ‘쌈 마이웨이’는 오늘(13일) 밤 10시 KBS 2TV 제8회 방송. 사진= ‘쌈, 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특파원 칼럼] 문재인과 시진핑의 궁합/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문재인과 시진핑의 궁합/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역대 한국과 중국 지도자 가운데 박근혜·시진핑 조(組)만큼 ‘찰떡궁합’인 관계도 없었다. 2013년 초 취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해 5월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6월에 중국으로 갔다. 시 주석은 저장성 서기 시절인 2005년에 박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난 일을 회고하며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불렀다. 국빈만찬에서는 ‘고향의 봄’이 연주됐다. 한·중 언론들은 혁명 원로 시중쉰의 아들인 시진핑과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의 인연을 찾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박 전 대통령을 ‘조국과 결혼한 여성’이라고 칭송하며 “그녀의 애국심을 본받아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시 주석은 이듬해 답방 때 삼국지에 나오는 조자룡의 족자를 선물로 가져 왔는데, 박 전 대통령이 이전에 “내 첫사랑은 조자룡”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정통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기 전까지 시 주석은 박 전 대통령을 ‘퍄오제’(朴姐·박근혜 누나)로 불렀다고 한다. “사드 갈등이 불거진 이후 첫 대면을 한 지난해 9월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서는 시 주석이 퍄오제에게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쳤다는 얘기를 중국 측으로부터 직접 들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시진핑·박근혜 조의 감정적 친밀도는 이처럼 뜨거웠다. 문재인·시진핑 조의 궁합은 어떨까? 시 주석은 지난달 11일 당선 축하 전화에서 “대통령님을 만난 적이 없지만, 평범하지 않은 경력과 이념이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해찬 특사에게도 “문 대통령의 철학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때와 비교하면 지극히 이성적인 반응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중국 언론의 우호적인 평가도 정치 철학이나 사드 정책에 기초하고 있다. 중국 언론이 찾아낸 문 대통령과 중국의 인연은 기껏해야 ‘페스카마15호’ 사건 정도다. 이는 1996년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15호에서 일어난 선상 반란 사건이다. 인권변호사였던 문 대통령은 한국 선원 등을 살해한 조선족 선원 6명의 변론을 맡았다. 봉황망은 “중국인 사형수까지 감싸 줬던 인권변호사”라고 평가했다. 문재인·시진핑 조의 이성적 궁합이 박근혜·시진핑 조의 감성적 궁합보다 밋밋하지만,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전략적 사고 이상의 지나친 호감이 배신감으로 돌변하면 양국 관계를 어떻게 파탄 내는지 우리는 지난 1년 반 동안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웨이하이 한국국제학교 유치원 차량 참사가 운전사의 방화에 의한 것이었다는 중국 공안의 발표를 유족까지 수긍했는데도 많은 한국인이 “믿을 수 없다”고 반응하는 것을 보면 양국 국민의 감정이 얼마나 상했는지를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아무 인연이 없는 시 주석과의 ‘관시’(關係)를 백지에 그려 나가야 한다.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곧 있을 중국 방문에서 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푸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의전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새 정부가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통일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설득하면 된다. 한국이 얼마나 민주적이고 인권친화적인 국가로 거듭나는지 중국인들이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면 된다. 간, 쓸개까지 다 내줄 것 같은 한·중 관계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더디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성의 다리’를 놓을 때다. window2@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현실 속 삼국지

    결혼 3개월 만에 이혼해도 증여 끝나 예물 반환 안 돼 결혼 전에 약혼 예물을 주고받는 행위도 증여 계약의 일종이다. 약혼 예물은 결혼하면 확정적으로 받은 사람의 소유가 되지만, 결혼 전에 파혼이 되면 예물을 돌려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결혼 3개월 만에 이혼한 경우는 어떨까. A씨는 B씨와 결혼하면서 예물과 혼수 등으로 1억 3000만원을 썼다. 하지만 성격 차이로 3개월 만에 이혼했다. A씨는 예물 등을 반환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처음부터 결혼할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만 결혼한 경우나 결혼 생활이 단기간에 끝나 의미 있는 부부생활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예물의 반환을 인정한다. 그러나 A씨의 경우는 3개월이라는 기간에 부부생활을 했으므로 증여계약의 이행이 완료됐다고 보았다. A씨는 3개월이라는 부부생활을 위해 비싼 수업료를 낸 셈이 되었다. 받는 이 특정 안 된 부의금 상속인의 상속분 따라 취득 얼마 전 한 재벌그룹 회장이 여동생 장례식에 보낸 부의금을 둘러싸고 조카들끼리 소송이 벌어졌다. 5남매 중 넷째인 C씨가 어머니의 장례식에 삼촌인 회장이 수십억원의 부의금을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소송은 삼촌이 부의금을 수십억원 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어 C씨의 패소로 종결됐다. 부의금은 사람이 사망한 경우에 위로 등의 명목으로 보내는 돈으로 일종의 증여계약이다. 통상 형제자매의 지인들이 보낸 부의금은 각 형제자매의 몫으로 하는 것이 관행이다. 하지만 사례처럼 누구에게 보낸 것인지 특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우리 판례는 먼저 장례비용에 충당하고 남는 것에 대하여는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에 따라 취득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사례와 같은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관우의 마음 얻으려 선물한 적토마… 조조는 돌려받을 수 있나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관우의 마음 얻으려 선물한 적토마… 조조는 돌려받을 수 있나

    조조는 혈판장에 서명한 유비를 치기 위해 20만 대군을 이끌고 출전한다. 유비는 야습을 감행하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져 서주와 소패를 빼앗기고 원소에게 의탁한다. 하비를 지키는 관우도 조조의 계략에 넘어가 성을 빼앗긴다. 그리고 장료의 설득에 어쩔 수 없이 세 가지 조건을 걸고 항복한다. 조조는 관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잦은 잔치를 열고 적토마를 비롯해 수많은 금은보화를 선물한다. 하지만 물질로는 살 수 없는 것이 관우의 마음. 관우는 유비가 하북에 있다는 소식을 듣자 곧바로 조조를 떠난다. 통행증이 없다며 길을 막는 여섯 장수를 죽이고 다섯 관문을 돌파하면서….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관우는 조조에게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해 승낙을 받는다. 첫째는 조조가 아닌 한나라에 항복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유비의 가족을 보호해 달라는 것이었다. 유비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면 언제든지 떠나겠다는 것이 셋째 조건이었다. 그리고 관우는 유비가 하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미련 없이 조조를 떠난다. 관우는 조조의 선물을 유비의 처자에게 주었다가 떠나기 전 조조에게 모두 되돌려 준다. 오직 하나, 적토마만은 제외한 채. 결과적으로 조조의 선물 공세는 실패했고, 오히려 적이 될 관우에게 최고의 명마를 내준 셈이 됐다. 조조는 자신의 애정에도 불구하고 보잘것없는 유비에게 돌아가는 관우가 내심 서운하다. 게다가 관우는 통행증을 요구하는 조조의 장수를 여섯 명이나 죽였다. 조조의 입장에서 보면 관우는 배은망덕도 그 정도가 지나치다. 조조는 과연 관우에게 적토마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 ●증여계약이 성립하려면 조조는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금은보화와 적토마를 관우에게 선물한다. 관우는 그다지 받고 싶지 않다. 자꾸 신세를 지다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조조의 부탁을 들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비의 처자를 돌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받는다. 선물은 통상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공짜로 주는 것이다. 법적인 용어로 증여(贈與)라고 한다. 증여라고 하면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대가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 그렇긴 하지만 심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마치 관우처럼. 그래서 우리 민법도 증여를 계약의 일종으로 정해 놓고 있다. 주는 사람의 청약과 받는 사람의 승낙이라는 의사가 일치해야 성립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받는 사람이 부담스러워 승낙을 거절하면 증여는 불가능하다. 요즘 휴대전화를 통해 커피나 영화티켓을 살 수 있는 기프티콘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절하기’라는 기능을 발견할 수 있다. 상대방의 선물 제공 의사표시라는 청약에 대해 승낙을 거절하는 기능이다. 증여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 의사표시의 합치에 의해 성립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기능이다. 증여는 아무런 조건 없이 주는 단순 증여, 증여자가 사망한 때 효력이 발생하는 사인(死因) 증여, 증여하면서 상대방에게 특정한 조건을 부담시키며 주는 부담부(負擔附) 증여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 조조가 관우에게 준 선물은 속으론 자신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기대하지만 겉으론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단순 증여 계약이다. 관우가 계약의 성립을 원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조조의 선물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증여계약 해제 시 영향력 관우는 조조를 떠나며 그동안 받은 물건들을 모두 조조에게 돌려준다. 아무런 조건 없이 받은 것이므로 돌려주지 않아도 되지만 관우는 돌려준다. 하지만 적토마만 빼고 반납했다. 조조의 입장에서 보면 어차피 멀리 이동하려면 짐이 단출해야 하니 필요 없는 것은 돌려주고 필요한 것은 가져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조조가 적토마마저 돌려 달라고 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계약이 해제되면 물건을 원상회복해야 한다. 관우처럼 적토마만 빼고 돌려주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증여계약은 조금 특별하다. 조조와 관우의 증여계약은 조조가 준 물건을 관우가 받으면서 이행을 마쳤다. 더이상 계약의 이행이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 민법도 ‘증여계약의 해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제558조)라고 규정하고 있다. 조조가 증여계약을 해제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관우에게 건네준 물건을 돌려 달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관우가 조조에게 물건을 되돌려 준 것은 이미 관우의 소유로 된 물건들을 조조에게 준 것이다. 즉 법적으로는 관우가 조조에게 물건을 새롭게 증여한 게 된다. 따라서 돌려줄 물건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혜택을 베푸는 관우의 마음에 달려 있다. 조조가 적극적으로 적토마를 돌려 달라고 할 수는 없다. ●범죄 행위가 있을 때 증여의 효력 민법은 제556조에서 ‘증여를 받은 사람이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대해 범죄행위가 있을 때’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관우는 유비에게 돌아가기 위해 조조의 다섯 관문을 돌파하며 여섯 장수를 베었다(五關六斬). 조조로서는 참으로 분통 터질 일이다. 잦은 잔치와 온갖 금은보화에 적토마까지 선물로 주었는데 장수를 여섯이나 베다니, 배은망덕도 유분수다. 그렇다면 조조는 민법 제556조를 근거로 관우에게 적토마를 돌려 달라고 할 수 있을까. 관우가 벤 여섯 장수 중에 조조의 직계혈족이 있다면 증여를 해제하고 적토마를 돌려 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본 것처럼 민법은 제558조에서 증여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이미 이행한 부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적토마는 이미 관우의 소유가 되었으므로 조조는 더이상 적토마를 돌려 달라고 할 수 없다. 조조는 오직 관우의 충성심을 얻기 위해 적토마를 증여했지만 결국 관우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그렇다면 조조의 노력은 아무런 소득이 없는 헛된 것이었을까. 훗날 적벽에서 대패한 조조는 산길을 떠돌다 관우를 만난다. 조조의 호의는 이때 결정적으로 빛을 발한다. 관우가 ‘조조를 절대 살려 두지 말라’는 군명을 어기고 조조의 목숨을 거두지 않았으니 말이다. 적토마를 돌려주지 않은 관우의 입장에서는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의미를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을까.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용어 클릭] ■ 해제(解除) : 계약의 효력을 계약 당시의 상태로 되돌려 소멸시키는 것. ■ 해지(解止) : 계약의 효력을 현재의 상태에서 소멸시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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