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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도 ‘사극바람’ 났네

    뮤지컬도 ‘사극바람’ 났네

    영화 ‘왕의 남자’에서 드라마 ‘주몽’으로 이어진 사극 붐이 뮤지컬 무대에도 일어날까. 역사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 4편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개막을 앞둬 눈길을 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의 ‘화성에서 꿈꾸다’와 서울예술단의 ‘바람의 나라’는 각각 조선시대와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 서울시뮤지컬단의 ‘키스 미 타이거’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반쪽이전’은 전통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역사에 판타지를 입히다-‘화성에서 꿈꾸다’VS‘바람의 나라’ ‘화성에서 꿈꾸다’(8∼17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는 조선시대 개혁군주 정조와 최초의 여성실학자 빙허각의 사랑을 토대로 미완의 꿈이 되고 만 화성 천도 과정을 그린다. 빙허각은 실학자 서유본의 아내로 여성실학백과인 ‘규합총서’를 쓴 실존 인물이다.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개혁을 이루지 못한 왕과 봉건사회의 억압에 갇힌 여성실학자의 가상 로맨스는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을 뛰어넘어 폭넓은 메시지를 전한다. 중견 연출가 이윤택을 비롯해 작곡가 김영동, 안무가 조흥동, 인간문화재 하용부 등 내로라하는 각계 전문가들이 제작진으로 참여했다.‘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호흡을 맞춘 차세대 스타 민영기와 조정은이 주역을 맡았다.(031)230-3440. ‘바람의 나라’(14∼2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는 김진의 동명 만화를 무대화한 것으로 고구려의 시조 주몽에 이은 2대 유리왕의 아들 ‘무휼’이 주인공이다.2001년 한차례 공연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 줄거리를 비롯해 음악, 안무, 무대 세트 등을 전부 새로 만들었다. 방대한 분량을 11개의 장면으로 압축하고, 이미지 중심의 영상과 입체 효과를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리스’‘헤드윅’ 등으로 두각을 나타낸 여성 연출가 이지나와 드라마 ‘상도’‘대장금’의 음악감독 이시우, 현대 안무가 안애순이 의기투합했다. 고영빈·김산호(무휼)유나영(연) 등 출연.(02)523-0986. ●설화에서 드라마를 찾다-‘키스 미 타이거’VS‘반쪽이전’ 초연 제목은 ‘호랑이 처녀 바람났네’였다. 재공연 땐 ‘송산야화’, 그리고 이번엔 ‘키스 미 타이거’(18일∼8월6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다. 물론 포장만 바뀐 건 아니다. 내용도 매번 업그레이드됐다. 삼국유사 이야기중 ‘김현 감호설화’가 뿌리다. 낮에는 호랑이로 밤에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호녀와 순박한 총각 김현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재기발랄한 로맨틱 뮤지컬로 탈바꿈시켰다.‘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김종욱 찾기’로 차세대 뮤지컬 블루칩으로 떠오른 장유정 작가와 김혜성 작곡가 콤비의 데뷔작.(02)399-1114. ‘반쪽이전’(21일∼8월27일 서강대 메리홀)은 한국판 ‘미녀와 야수’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전래의 반쪽이 설화를 무대로 옮긴 가족 뮤지컬이다. 태어날 때부터 신체의 반이 온전치 못해 온갖 멸시를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성장해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는 반쪽이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2004년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자체 제작한 작품으로 일본, 프랑스 등 해외무대에서도 호평받았다. 전통 마당놀이와 국악을 현대적으로 차용한 시도도 참신하다.(02)3673-015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일연 탄생 800주년 7월 내내 기념행사

    삼국유사를 집필한 보각국사 일연(一然·1206∼1289)의 탄생 8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27일 경북 군위군 인각사(주지 상인 스님)에 따르면 일연 스님의 탄생일인 7월6일부터 입적한 8월1일까지 각종 법회와 음악회, 학술대회, 템플스테이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갖기로 했다. 인각사는 일연이 만년에 노모를 모시며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이다. ‘반만년 민족혼을 찾아 나서는 은빛바다 대항해’를 주제로 개최될 행사 첫날에는 인각사에서 일연 탄신 기념법회가, 오후 7시30분엔 일연의 출생지인 경산시의 자인 계정숲 야외 특설무대에서 민요와 국악 연주, 초청가수 공연 등 기념음악회가 마련된다. 8일부터 23일까지 주말에는 인각사에서 추모다례 행사와 기념음악회가 이어지고 10일부터 27일까지 평일에는 ▲템플 스테이 ▲사찰음식 체험전 ▲청소년 민족문화학교 ▲삼국유사 탐방여행 ▲팔공산 달빛산행 등의 행사가 인각사와 영천 은해사에서 마련된다. 20,21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 중앙연구원에서는 중국, 일본 등 7개국 일연학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일연·삼국유사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린다.28∼30일 인각사 경내에서는 오세암, 동승, 화엄경, 우담바라, 파계, 관세음 리틀붓다, 티베트에서의 7년 등 불교관련 영화 8편이 상영된다.군위 김상화기자shkim@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7) 불상없는 ‘寂滅宮’ 효시 통도사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7) 불상없는 ‘寂滅宮’ 효시 통도사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583). 신라 진골 출신 김무림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출가해 당나라에 유학한 뒤 선덕여왕의 요청에 따라 귀국한 자장 율사가 계율의 근본도량을 삼겠다는 원을 세워 건립한 1300년 역사의 신라고찰이다. 자장 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돼 있어 삼보사찰 중 하나인 불보사찰로 통하는 사찰. 선원, 율원, 강원의 삼원을 갖춘 사찰에만 격이 주어지는 국내 5대 총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신라 최대의 거찰 황룡사와는 형제사찰로 여겨졌을 만큼 사세가 컸던 도량. 다른 사찰의 가람 배치와는 크게 다른 파격에 더해 다양한 전각과 불상으로 인해 불교는 물론 한국건축 양식의 총집합처로 여겨지는 독특한 사찰이다. 해발 1050m 영축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린 봉우리들이 한군데로 모아지는 금강계단은 통도사의 핵. 통도사의 근본정신이 집결된 곳이자 한국불교 최상의 성지이기도 하다. 산문을 들어선 뒤 조금 걷다가 일주문과 천왕문, 불이문을 차례로 지나다 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범상치 않은 전각들. 신라기에 세워진 대부분의 사찰이 남북 일직선상에 금당과 탑이 놓여진데 비해 통도사는 전각들이 남북 축을 유지하면서 동서로 길게 배열된 파격을 보여준다. 냇물을 끼고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 등 3개의 권역으로 나뉘어 늘어선 크고 작은 건물만도 50여개. 상로전에는 금강계단과 대웅전이, 불이문부터 세존비각까지의 공간인 중로전에는 대광명전 용화전 관음전이, 천왕문과 불이문 사이의 영역인 하로전에는 영산전 극락보전 약사전 만세루가 들어서 있다. 각 구역의 전각들이 하나의 중심축에 일열로 배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 사이의 공간 크기와 모양이 보기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게 독특하다. 이 가운데 금강계단과 대웅전 대광명전 영산전만 창건 초기에 건립되었고 나머지 것들은 대부분 고려 이후 세워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통도사의 창건 연대는 확실치 않지만 ‘삼국유사’등의 기록을 볼 때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던 자장 율사가 귀국한 643년부터 선덕여왕 재위 말년인 646년 사이로 추정되며 지금은 646년이란 게 거의 정설로 되어 있다. 통도사란 사명이 붙은 것에도 여러 설이 통한다. 첫째는 출가한 모든 스님들이 이곳의 금강계단에서 계를 받고 득도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진리를 회통하여 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 또 하나는 통도사가 위치한 산의 모습이 부처님이 설법하던 인도의 영축산과 통한다는 것이다. 자장 율사는 중국에서 부처님 정골(頂骨)과 손가락뼈, 치아사리 등 사리 100과, 부처님이 입었던 금란가사, 대장경 400권을 갖고 돌아왔는데 이 가운데 정골과 손가락뼈, 치아사리, 금란가사, 대장경이 통도사에 봉안되었다. 나머지 사리는 경주 황룡사탑과 울산 태화사탑에 나누어 봉안한 것으로 전해진다(삼국유사 ‘전후소장사리’조). 통도사는 불상 없이 부처님 사리를 봉안하는 ‘적멸궁’의 원조이자 모든 사찰의 근본도량이었던 셈이다. 그 때문에 통도사에는 범상치 않은 일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난 1956년 한밤중에 대웅전에서 화엄산림법회가 열릴 때 갑자기 금강계단 사리탑에서 빛줄기가 뻗어올라 대낮같이 밝아져 양산 주민들이 통도사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놀랐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다. 새벽 예불시간에 맞춰 일어나지 못한 스님들이 종종 금강계단에서 들려오는 목탁 소리와 종소리를 듣곤 놀라서 깨어나기도 한단다. 이런 통도사의 핵심이자 요체는 단연 금강계단과 대웅전. 이 가운데서도 금강계단은 부처님 사리가 봉안된 통도사의 적멸궁이다. 창건 때부터 사리를 친견하려는 참배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며 고려 왕실과 사신들은 물론 몽골 황실에서도 참배했다고 한다. 고려말∼조선시대엔 사리를 약탈하려는 왜구들을 피해 스님들이 개성 송림사, 서울 흥천사, 금강산 등지로 옮겨다니며 사리를 구했다.“몸과 마음이 부정한 사람이 사내에 들어오면 고약한 냄새가 나 곧 사람이 광란하여 땅에 쓰러져 미치게 된다.”“금강계단 위로는 일체 날짐승이 날지 않고 그 위에 오줌과 똥을 누지 않는다.”는 ‘통도사 사적기’의 사리 부분 기록도 흥미롭다. 창건 때의 모습은 삼국유사 ‘전후소장사리’조의 “2층으로, 위층 가운데에 마치 가마솥을 엎어놓은 것과 같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계단은 2중 사각기단 위에 종 모양의 부도(浮屠)가 놓인 석조로 계단 사방에는 고려∼조선시대에 새로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불좌상(佛坐像)과 천인상, 신장상 등 다양한 조각이 새겨져 있다. 금강계단 남쪽에 맞닿아 있는 정면 3칸, 측면 5칸의 대웅전은 금강계단과 함께 축조된 통도사의 중심건물. 대웅전 바로 뒤편 금강계단에 부처님 사리를 모신 때문에 커다란 불단만 있을 뿐 불상이 없는 게 특징이다. 불단 북쪽 벽에 큰 창을 내어 금강계단을 향해 참배하도록 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뒤 1664년(인조22년) 중건했는데 건물 4면에 각기 다른 편액이 걸린 게 독특하다.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남쪽은 ‘금강계단’, 북쪽은 ‘적멸보궁’이라 쓰여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바라보이는 대웅전의 서쪽 벽은 측면이지만 마치 정면처럼 보이듯 모든 방향에서 볼 때 정면으로 느껴지며 지붕도 팔작지붕의 복합형인 정(丁)자형을 띠고 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신용철 학예연구실장은 “통도사 대웅전의 정(丁)자 건축은 여주 영릉 등 왕릉 사당에서만 보이는 독특한 형태로 보통의 왕릉 사당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답다.”면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신성한 공간의 의미에 더해 두 개의 건물이 한 건축안에 혼재된 유일한 사찰 건물로 목조건축의 백미”라고 평가했다. kimus@seoul.co.kr ■ 자장율사와 구룡지 통도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장 율사와 구룡지(九龍池)에 얽힌 이야기이다.‘삼국유사’‘통도사사리가사사적약록’ 등 기록에 따르면 통도사가 창건되기 전 이곳에는 큰 연못이 있었다. 여기에는 아홉 마리의 큰 용이 살고 있었는데 자장 율사가 용들을 제압해 그 곳에 세운 가람이 통도사라고 한다.“자장 율사의 항복을 받은 아홉 마리의 용 가운데 다섯은 오룡동(五龍洞), 셋은 삼동곡(三洞谷)으로 가고 한 마리가 이곳에 남아 절을 수호할 서원을 세우자 자장 율사가 그 용을 머무르게 한 뒤 작은 연못을 만들었다.”는 게 바로 지금 대웅전 서편의 구룡지. 구룡지는 불과 4∼5평 남짓한 크기에 수심도 한 길이 채 안 되는 타원형의 작은 연못이지만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수량이 전혀 줄어들지 않아 통도사 스님들 사이에서는 ‘구룡신지(九龍神池)’라고 불리기도 한다. 민간에 전하는 다양한 전설에서도 구룡지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자장 스님이 중국 종남산 운제사 문수보살상 앞에서 기도할 때 승려로 현신한 문수보살이 부처님 진신사리와 불경, 가사 등을 주면서 “그대의 나라 남쪽 영축산 기슭에 나쁜 용이 거처하는 연못이 있는데 그 연못에 금강계단을 쌓고 불사리와 가사를 봉안하면 재앙을 면해 만대에 이르도록 멸하지 않고 불법이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귀국한 자장 스님이 선덕여왕과 함께 영축산 연못을 찾아 나쁜 용들을 위해 설법한 뒤 못을 메우고 그 위에 금강계단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자장 율사와 구룡지의 관계를 다르게 해석한다. 자장 율사가 통도사를 창건할 당시 양산 지방에는 경주의 왕권에 버금가는 세력집단이 자리잡고 있었다. 따라서 자장 율사가 백성들을 괴롭히는 연못의 나쁜 용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통도사 금강계단을 설치했다는 설화는 중앙정부에 대항하는 양산 지방의 정치집단을 제압하기 위해 통도사를 세웠다는 정치적인 함의를 갖는다는 것이다. 즉 불교와 중앙왕권이 제휴했다는 풀이인 셈이다.
  • [책꽂이]

    ●경계를 넘는 여행자(지명관 지음, 다섯수레 펴냄) 전쟁과 혁명의 시대를 살아온 저자(전 한림대 교수)의 자서전. 저자는 해방의 날의 한 풍경을 이렇게 적고 있다.“…주어진 해방이라는 상황에 감사할 뿐이었다. 이미 교실에는 중국 동북부 만주에서 철수해온 일본인들이 거처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교실 벽에서 ‘가미다나(神棚·집안에 신을 모셔놓은 감실)를 끌어내려 운동장에서 불태웠다.” 정주보통학교에 입학해 공산주의자인 정품인 선생과 인연을 맺었지만 이데올로기 문제로 결별한 일, 한·일협정 반대운동의 중심에 섰던 ‘사상계’를 창간한 장준하와의 인연 등을 들려준다.1만 2000원.●고백록(아우구스티누스 지음, 정은주 풀어씀, 풀빛 펴냄) 루소, 톨스토이의 ‘고백록’과 더불어 세계 3대 고백록으로 꼽히는 작품. 로마제국 말기 청년시절을 보낸 아우구스티누스는 서른 네 살에 세례를 받고 기독교로 회심하기까지 마니교, 회의주의, 신플라톤주의 등 만만찮은 사상적 여정을 거쳤다. 육체적 쾌락에도 흠뻑 빠졌다. 이 책은 그 젊은 날의 방황과 아름다운 구원을 보여준다. 기독교 사상의 핵심인 삼위일체 문제, 천지창조에 대한 해석, 예정설 등을 다룬다.9000원.●유럽의 폭풍, 게르만족의 대이동(페터 아렌스 지음, 이재원 옮김, 들녘 펴냄) 일반적으로 게르만족의 대이동은 훈족이 유럽에 침입한 서기 375년에 시작돼 롬바르드족이 이탈리아를 정복한 568년에 끝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이미 기원전부터 북유럽에 살던 게르만족들이 척박한 환경을 피해 로마를 침략하는 일이 빈번했으며, 갈리아지방을 비롯한 로마제국의 영토에 정착해 동화된 부족들도 많았다. 이 책은 게르만족이 역사에 등장한 초기부터 서기 800년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가 신성로마제국 황제에 즉위함으로써 유럽이 탄생할 때까지 대략 1000년에 걸친 유럽의 초기 역사를 다룬다.1만 3000원.●일연을 묻는다(고운기 지음, 현암사 펴냄) 고려 충렬왕 때의 승려 보각국사 일연은 칭기즈칸이 몽골을 통일하고 황제에 즉위한 해인 1206년에 태어났다. 나면서부터 준수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의표가 단정하고, 걸음걸이는 소와 같고, 호랑이의 눈을 지녔다고 하니 예사 소년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세상 밖으로 벗어나기를 꿈꿨던 소년은 고향 경산을 떠나 광주 무등산의 무량사로 들어갔다. 그리고 학문과 신앙을 두루 갈고 닦아 삼국유사라는 기념비적 대작을 남겼다. 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약소국의 비애를 절감한 13세기 지식인 일연의 일대기를 다룬다.1만 5000원.●스칸디나비아 국가의 거버넌스와 개혁(남궁근 등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 3국을 일컫는 말로, 보통 핀란드는 여기서 제외된다. 핀란드를 포함한 4개국을 묶어 북유럽국가(Nordic Countries)라 부르기도 한다. 이 책에선 국내에 널리 알려진 대로 핀란드까지 포함한 4개국을 스칸디나비아 국가라 부른다. 발트해와 북해 주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지난 20여년간 진행해온 거버넌스 개혁 사례들을 소개.2만 5000원.●인류의 미래사(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교양인 펴냄)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전 세계가 극단적인 자본주의 체제로 뒤덮인 1995년부터 2200년까지의 역사를 다뤘다. 대부분의 미래학 책들이 과학기술문명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달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의 미래학자인 저자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체제에 뒤이어 인류의 염원이 담긴 두 사회가 차례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1만 8000원.
  • 소문난 ‘책 잔치’ 볼거리 쌓였다

    소문난 ‘책 잔치’ 볼거리 쌓였다

    ‘책으로! 책으로!’ 국내 최대의 책잔치인 서울국제도서전이 6월2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과 인도양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이번 도서전에는 세계 24개국의 출판사, 서점, 저작권 에이전시 등 471개사가 참여해 책을 전시하고 구매 상담을 벌인다. 주최측은 저작권 수출 상담을 위해 비즈니스 센터 격인 저작권 상담실을 따로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전시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작가의 글쓰기 작업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민 ‘작가의 방’ 코너. 고은, 김훈, 김용택, 신경숙 등 유명 시인과 소설가의 방을 직접 촬영해 작업실을 재현하고 작가의 애장품도 선보여 작가와 작품을 한층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공지영, 진중권 등 저자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저자와 사진 한 장’ 코너도 행사장 한켠을 차지한다. 또 일연 탄신 100주년을 맞아 삼국유사의 내용을 그래픽아트와 사진, 동영상 등으로 보여주는 삼국유사 특별전이 열리며 영세 소규모 출판사를 위한 전시회, 북한서적 전시회 등도 마련된다. 이번 도서전에는 ‘황진이’등 북한 책이 160여종 나온다. 부대행사로는 중소 서점들에 관심을 갖자는 취지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우리동네 서점 신문 발행 콘테스트’가 개최되며, 시중에 출고되지 않은 도서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간 발표회와 역사분야 서적을 전시하는 ‘역사학 카페’도 예정돼 있다. 이밖에 한국니체학회 심포지엄, 해외 출판인 초청 세미나, 북아트 전시회 및 어린이 북아트 세미나, 도서 퀴즈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곁들여진다. 서울국제도서전 조직위원회(위원장 박맹호)가 주최하고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도서전의 개막식은 2일 오후 2시. 도서전 관람은 무료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길 위의 삼국유사/고운기지음

    올해는 삼국유사를 쓴 일연(1206∼1289) 선사가 태어난 지 800주년 되는 해. 일생의 대부분을 무인정권의 혼란과 몽골과의 전쟁 속에 보낸 일연이 민족의 고난을 극복하는 요체로 정리한 책 삼국유사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만큼 그의 탄생을 기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일연이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삼국유사를 썼던 만큼, 책의 의미를 생생하게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그 현장을 더듬지 않을 수 없다. 연세대 국학연구원 고운기(46) 연구교수가 쓴 ‘길 위의 삼국유사’(미래M&B)는 삼국유사의 현장을 몸소 찾아 역사의 흔적을 살핀 생동감 넘치는 답사기다. 고전의 깊이를 전하되 살아 있는 오늘의 이야기로 체험하게 한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 13세기에 씌어진 삼국유사를 21세기의 눈으로 새롭게 재발견해 가는 여정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한 마라난타의 도래지 법성포를 출발점으로 삼는다.‘신라유사’라 해도 좋을 만큼 신라에 대한 경도(傾倒)가 심한 삼국유사이지만 이 책에서는 백제 불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전라도 지역을 가장 먼저 둘러본다. 저자는 이처럼 삼국유사에서 변방 취급을 당한 전라도 땅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백제 땅에서 시작한 여정은 경주 일대를 거쳐 일연이 이웃집처럼 왕래한 낙산사, 상원사, 월정사를 지나 진전사 터에서 완성된다. 경상도 경산에서 태어난 일연은 여덟 살 되던 해, 전라도 광주의 조그만 절로 공부를 하러 떠난다. 그로부터 여섯 해가 지나 일연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출가를 결심하고 머나먼 길을 걸어 설악산 아래 진전사(陳田寺)까지 와 머리를 깎는다. 이 열네 살 소년이 바로 일연이다. 저자는 일연이 출가한 그 자리에서 삼국유사 탄생의 계기를 돌아보고 이 책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으로 긴 여정을 끝맺는다. 책은 세월의 강을 건너 1000년전 옛 사람들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미륵사 터에서 서동과 선화공주를, 분황사에서 희명과 원효를, 낙산사에서 조신을 이야기하는 동안 삼국유사 속의 백제와 신라인들은 생생한 표정으로 살아 돌아온다.‘나는 이 거리의 문법을 모른다’등 세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한 저자는 이렇게 서정시 같은 글을 남긴다.“…쓰러진 전각을 세우고 탑을 일으키고 담을 둘러쳐 보자. 우리 마음의 스카이라인을 그려 끝내 거기에 어떤 형상이 떠오르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저자는 삼국유사의 옛 이야기를 오늘의 현실과 중첩해 읽는다. 자신의 옷을 걸인에게 벗어주고 알몸으로 돌아간 정수 스님의 설화를 말하며 요즘의 시민운동을 반성하는가 하면,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를 들려주며 2005년 인도네시아 지진으로 수중고혼이 된 이들을 추모한다. 신라 신문왕의 두 아들 보천과 효명 태자가 수행한 오대산 자락을 지날 때는 전쟁으로 얼룩진 현대사의 비극을 떠올린다. 삼국유사의 현장을 찾아가는 저자의 발길은 때로 새로운 장소를 찾아내기도 한다. 삼국유사에 백제 출신 승려로는 유일하게 실려 있는 진표 스님이 절벽 위에서 몸을 날려 미륵신앙 수행법을 행했다는 불사의암. 그 위치를 찾아 헤매던 저자는 마침내 변산반도에 자리잡은 의상봉이 바로 그곳임을 확인한다. 태종(김춘추)이 삼한을 통일한 뒤 무기를 감춰뒀다는 경주 무장사 터와 ‘무기를 감춘 들’이라는 뜻을 지닌 일본 도쿄 서남쪽의 분지 무사시노(武藏野)를 연관지어 다룬 대목도 눈길을 끈다. 책에는 사진작가 양진이 찍은 90여컷의 사진이 실려 있어 글로 못다한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부여 궁남지에 피어오르는 신비로운 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굴산사 터 당간지주, 국보로 지정된 진전사 터 3층석탑의 한적한 정취 등을 감상할 수 있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신라 속의 사랑 사랑 속의 신라/신라사학회 지음

    자신의 늙은 아버지를 대신해 변방 수자리에 나갔다가 6년 만에 초라한 몰골로 돌아온 가실을 끝까지 기다려준 설씨녀, 높은 지위에 올랐지만 젊은 시절 약속한 사랑을 저버릴 수 없다며 대장장이 딸을 아내로 맞이한 ‘소대가리 선생’ 강수, 삼한의 영걸 김유신을 낳은 김서현과 만명 부인의 불꽃 사랑…. 불멸의 사랑을 꿈꾸는 이라면 시공간을 뛰어넘어 심금을 울리는 이 신라시대의 사랑이야기를 기억할 법하다. 신라사 연구단체인 신라사학회가 기획·출간한 ‘신라 속의 사랑 사랑 속의 신라-삼국시대편’(경인문화사 펴냄)은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신라사 읽기를 시도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책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같은 고대문헌에 등장하는 사랑 이야기를 몇 개의 범주로 나눠 들려준다. 천년왕국 신라를 있게 한 남상(濫觴)격인 박혁거세와 알영 부부는 ‘해와 달이 된 사랑’으로 묶였고, 진지왕과 도화녀의 이야기는 ‘죽음을 앞둔 사랑, 죽어서 이룬 사랑’ 항목으로 분류됐다. 자 가운데 한 명인 김창겸(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신라사학회 회장은 “가장 학술적인 글이 가장 대중적인 글”이라며 철저한 증거주의를 채택했음을 강조한다.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15일 고구려가 달려온다

    고조선의 멸망, 고구려의 탄생…. 잊혀졌던 철기시대 영웅들의 삶과 사랑을 다룬 드라마가 우리 곁에 다가왔다. 15일 첫 방송되는 MBC 창사 45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주몽’(연출 이주환·김근홍, 극본 최완규·정형수)은 드라마 사극 배경을 고대사로 옮겨 철저한 고증에 작가적 상상력을 가미, 새로운 시대로 부활시켰다.2100여년간 북방 대륙을 지배했던 고조선이 한나라 철기군에 의해 무너지면서 드라마는 시작된다. 나라를 잃은 유민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고조선의 옛 영토에는 부여·옥저 등 부족국가들이 생겨나지만 힘을 모으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고조선 유민을 이끄는 영웅 해모수(허준호 분)와 하백족의 딸 유화(오연수 분), 부여의 태자 금와(전광렬 분)의 운명은 엇갈린다. 또 해모수와 유화의 아들로, 훗날 고조선의 하늘을 되찾아 고구려를 건국하는 주몽(송일국 분)과, 그가 사랑한 한민족 최초의 여왕 소서노(한혜진 분), 금와의 아들 대소(김승수 분) 등의 운명적인 사랑과 갈등이 웅장한 스케일로 펼쳐질 예정이다. 사극이라고 하면 다소 거칠고 흥미가 떨어진다는 인식을 과감히 없애고, 현대극보다 화려한 영상과 연기자들의 깊이 있는 감정선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목표다. 총 제작비로 300억원이 투입된 데다가 ‘허준’‘상도’ 등의 최완규 작가와 ‘다모’의 정형수 작가가 공동집필해 눈길을 끈다. 사극 ‘히트제조기’인 이들이 삼국유사·삼국사기 등에 설화 형태로 일부 나와있을 뿐 사료가 거의 없는 고대사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 작가는 “60부작을 끌고갈 대부분의 스토리는 작가적 상상력에 의존해야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개연성을 갖춰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수 작가는 “주몽과 소서노의 인연이 우여곡절을 겪지만 최대한 아름답게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어아가씨’의 이주환 PD의 첫 사극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 PD는 “현대극에서 다룰 수 없는 사극의 커다란 감정들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많이 고민하며 만들고 있다.”면서 “단순한 역사의 재연보다는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았는지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대사를 다룬 사극이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기획과정에서 스토리 구축에 많은 공을 들인 만큼 외형적인 스케일뿐 아니라 연기의 스케일을 통해 인물의 감정선을 충실히 따라감으로써 캐릭터를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화려한 캐스팅에 영상미, 탄탄한 구성을 앞세워 한민족의 자긍심을 보여주겠다는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 것인지 주목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주말탐구] 아이스크림

    [주말탐구] 아이스크림

    “비 비 꼬였네 들쑥날쑥해∼”(롯데제과 스크류바 광고음악 중) 1980년대 이후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이 음악이 귓가에 맴돌면 ‘이제 여름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는다. 뜨거운 태양아래 아이스크림을 한 입 물었을 때의 짜릿한 시림도 함께 떠오른다. 업계는 여름시장 아이스크림의 하루 판매량이 평소의 두 배 이상 는다고 본다.‘여름 승부’를 준비 중인 아이스크림 업체의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 아이스크림의 역사를 아시나요 “수은주야 올라라. 월드컵 열풍은 뜨겁게 불어라.” 수은주가 수직 상승하면서 전통의 여름철 주력 군것질인 아이스크림과 빙과제품을 찾는 이가 많이 늘었다. 아이스크림 업계에는 여름성수기 장사를 빗댄 ‘4·19’와 ‘8·15’란 말이 있다. 장덕현 해태제과 부라보콘 SPU장은 “4월19일부터 8월15일까지가 한 해 아이스크림 시장을 주도한다.”며 업체마다 본격적인 아이스크림 냉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실제로 아이스크림 생산라인은 지난달부터 풀가동에 들어갔다. 월드컵 특수에다가 예년보다 무더운 여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제과 김유택 부장은 “예년의 경우 6월부터 풀가동이지만 올해에는 두 달가량 일찍 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제품은 현재 창고에 차곡차곡 쌓인다. 날씨에 따라 주요 제품의 매출은 달라진다. 업계에는 “날씨가 영업 상무”라거나 “빙과는 하늘과 손잡고 하는 장사”라는 말이 전해 온다. 기온이 25∼30도일 경우 콘 아이스크림이 잘 팔린다. 하지만 30도를 웃돌 경우 빙과 제품인 펜슬(튜브) 형태의 제품이 잘 팔린다. 더울 땐 청량감을 얻기 위해 빙과를 사고, 덜 더울땐 맛 위주로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독일월드컵으로 인한 아이스크림 특수도 기대되고 있다. 월드컵 개최국이 유럽이라는 사실에 착안, 유럽풍의 제품도 나오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이 메인 타깃으로 삼았다. 월드콘은 지난 3월부터 ‘월드콘 먹고 독일가자’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이벤트 당첨자에게 독일월드컵 응원 여행권 등의 경품을 내놓았다.‘돼지바’는 월드컵 경기를 패러디한 광고로 화제를 모은다. 하겐다즈는 와인과 홍차 등 유럽풍의 식재료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내놓고 있다. 건강을 겨냥한 웰빙제품도 지속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초콜릿·석류·녹차 등이 들어간 빙과류도 나오고 있다. 석류미인바·초코마·설렘 녹차 등의 제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이스크림 업계는 벌써 한여름이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의 기원설은 여러가지다. 고대 중국인들은 기원전 3000년쯤부터 눈이나 얼음에 꿀과 과일즙을 섞어 먹었고, 춘추전국시대에는 설빙고를 이용해 얼음을 보관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아이스크림의 원조격이다.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간다. 신라 노례왕(24∼57)때 이미 경북 청도에 최초의 얼음 창고를 지었으며, 겨울 강가에 얼어붙었던 얼음을 보관했다가 더운 여름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에 전한다. 서양의 경우 기원전 4세기쯤 눈을 이용한 기록이 보인다. 그리스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로 원정을 갔을 때 알프스의 겨울 눈을 보관했다가 과실이나 과즙을 차게 해서 병사들에게 먹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로마의 네로 황제는 알프스의 눈을 운반하는 군인에게 “로마에 도착하기 전에 눈이 녹으면 사형에 처한다.”는 명령을 내렸다는 설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아아스크림 기원설 가운데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마르코폴로가 1292년 중국을 다녀와 쓴 ‘동방견문록’에는 당시 베이징에서 즐겨먹고 있던 얼린 우유 만드는 법을 베니스로 가져가 북부 이탈리아에 전했다는 기록이 이를 뒤받침한다. 즉, 동양에서 전통적으로 먹고있던 아이스 제품이 마르코폴로에 의해 서양으로 전해진 것이다. 마르코폴로 이후 아이스크림 제조기술은 이탈리아에서 꽃피웠다.16세기 플로렌스의 공주 카트린 드 메디치가 프랑스 왕가로 시집가면서 이이스크림 제조기법이 프랑스에도 전해졌다. 당시의 아이스크림 제조기법은 당시 왕실 요리사들에게만 전수된 특급 비밀이었다. 평민은 맛보기 어려웠던 아이스크림은 1686년 이탈리아인 프로코피오가 프랑스 파리에서 아이스크림을 팔면서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오렌지나 레몬 등에 단맛을 첨가한 주스를 만들어 얼린 아이스캔디 형태였다. 요즘과 같은 아이스크림이 나온 것은 1774년 프랑스 루이왕가의 요리장이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이 때는 ‘크림아이스’라 불렀으나 이후 ‘아이스크림’이라 이름이 바뀌었다. 국내에는 빙과 제품을 돈을 주고 사먹기 시작한 것으로 1950년대로 알려져 있다.62년 삼강산업이 바 라인을 도입, 최초로 하드를 생산하면서 대량 양산 체제에 들어갔다. 이전에는 팥 앙금 등으로 집에서 만든 빙과류가 고작이었다.70년 해태제과가 국내 처음으로 덴마크에서 최신 설비와 기술을 도입, 현대적인 아이스크림인 ‘부라보콘’ 등을 개발했다. 서구식 아이스크림은 90년 하겐다즈가 상륙하면서부터. 아이스크림은 차를 마시듯 먹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롯데제과 개발실 찾아가 보니 #1. 뚝 딱,‘15m 15분’ 집에서 아이스크림 만들어 본 적 있나요? 설탕에 우유 등을 적당히 섞은 다음 냉동실에 넣고 살살 녹는 아이스크림이 되길 기대했겠죠. 결과는 물론 실패였을 것입니다. 제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거든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공장에서 나오는 저의 탄생 비결을 공개하죠. 제 이름은 ‘스크류바’ 입니다. 첫 출발은 탱크에서 합니다. 처음에는 원료를 섞은 뜨거운 용액에 불과해요. 살균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온도가 무려 90도가 넘어요. 탱크에서 열은 5도까지 떨어집니다. 사실 ‘부드러운 맛’의 비결은 여기 있어요. 탱크 안 프로펠러 모양의 ‘손’이 계속해 저를 저어요. 이 때 점도를 높여주는 ‘증점제’라는 성분이 몸 속으로 들어오죠. 아무리 꽁꽁 얼어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이유는 이 ‘끈적함’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몸 만들기’는 15m정도 되는 벨트 위에서 이뤄집니다. 빨대같은 튜브가 물총을 쏘듯 ‘사과맛’ 용액 상태인 저를 틀에 담습니다. 주변에는 영하 35도 정도의 냉각수가 흘러요. 겉이 살짝 얼면 빨대처럼 생긴 튜브가 제 안 부분을 쏙 뽑아낸 다음 그 자리에 ‘딸기맛’을 채워요. 몸통은 다 만들어진 셈이죠. 가장 어려운 과정은 ‘다리 붙이기’에요. 속이 채워지면 제 다리인 ‘막대’를 꽂습니다. 몸이 단단하게 얼면 기계는 막대를 잡고 제 몸을 틀에서 분리합니다. 이 때 다리가 몸통에서 떨어져 나가면 불량품 신세가 됩니다. 15m 벨트를 통과해 포장지로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5분. 이걸로 끝은 아니죠. 포장후 무려 영하 40도인 시베리아 같은 냉동고로 옮겨집니다. 여기서 최소 이틀은 기다려야 해요. 오염된 건 아닌지 미생물 검사를 하는데 최소 48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사람이 하는 일은 별로 없어요. 포장된 저를 상자에 담는 정도죠. 그렇지만 제가 탄생한 것은 기계가 아닌 손으로 저를 개발한 ‘어머니’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지금도 끝없이 제 후배들을 만들고 있죠. #2. 설사는 곧 ‘산고’? “세상에 나온 아이스크림은 거의 다 먹어봤을 걸요.”20년간 아이스크림 개발에 매달린 조경수 롯데제과 마케팅 실장은 “지금까지 몇 개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냐.”는 질문에 “온 종일 아이스크림 먹기 때문에 이루 셀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아이스크림 개발실 사람들에게 저는 밥보다 더 중요한 주식이지요. 그들은 오전 9시에 모여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온 세계의 아이스크림이 그들의 식탁에 오르죠. 맛을 보고 ‘영감’을 떠올린 이들은 각자 자리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맛 개발에 들어갑니다. 향료와 각종 식재료를 배합해 즉석에서 얼리죠. 실패작의 경우 한 입 물어본 뒤 뱉어내지만 ‘이거다’ 싶을 때는 몇 개라도 먹어본대요.“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설사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죠. 그래도 비만인 연구원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신기하죠.” 유기돈 연구원은 “특히 과음한 다음날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할 때는 괴로울 때도 있다.”면서 “점심은 주로 찌개나 얼큰한 국을 먹는다.”며 웃음 짓습니다. 최근 들어 아이스크림의 맛 개발에 있어 그들의 입맛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른 것은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래요. 조 실장은 “‘꼬치처럼 빼먹게 해달라.’,‘최신 유행하는 석류맛을 만들어 달라.’는 등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아이스크림에 얽힌 진기록들 ●진기록의 연속, 부라보콘 1970년 4월 출시 이후 36년 된 국내 최장수 아이스크림이다. 지난 해까지 33억개,8000억원어치가 팔렸다. 길이로 환산하면 55만 2000㎞로 지구를 14바퀴 돌 수 있다. 한국능률협회가 실시한 ‘한국산업의 브랜드 파워’조사에서 지난 2000년 이후 6년 연속 1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출시 당시 인기가 폭발했다. 전국에서 상경한 도매상들 때문에 공장 출입문을 봉쇄했을 정도다.“12시에 만나요∼부라보콘”이란 CM송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리던 판문점에서 우리측이 북측의 대표단에 부라보콘을 제공하자 북측은 “미제 아이스크림이냐.”고 물었고, 남측 관계자들은 “해태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에 의구심을 품자 상표와 회사 주소까지 확인시켰다는 일화도 전한다. ●‘커플 아이스크림’의 원조, 쌍쌍바 1979년 둘이 나눠 먹을 수 있는 아이스바로 국내 최초로 출시됐다가 곧 사라졌다. 그러나 지난 99년 ‘커플 마케팅’ 바람을 타고 다시 출시된 커플 아이스크림의 효시이다. ●추억의 바밤바 “첫번째 그맛∼”으로 시작하는 CM송으로 여전히 인기다.76년 출시된 바밤바에는 밤맛의 크림속에 달콤한 시럽이 들어있다. 월 평균 3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고 매출의 월드콘 1986년 3월 출시, 만 스무살이 된 월드콘은 그동안 17억개가 팔렸다. 국민 한 사람당 35개 이상 먹을 수 있는 분량. 길이로는 38만 3000㎞로 지구를 약 10바퀴 돌 수 있다. 지난해 연 460억원의 경이적인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98년 빙과시장 최초로 단일 품목 연매출 300억원을 돌파했다.88년 부라보콘의 아성을 무너뜨린 이후 아이스크림 시장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블루오션, 설레임 2003년 출시된 ‘설레임’은 월드콘과 함께 연매출 460억원대 오른 제품이다.3년의 단기간에 쌓은 매출 치고는 놀라운 기록이다. 지난해 7월 월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아이스케이크’의 후예 스크류 바 꽈배기 ‘아이스케이크’로 잘 알려져 있다.85년 6월 출시 이후 3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0억개가 팔렸다.60만㎞로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1.5배에 해당하는 길이다. ●정통 아이스크림 투게더 1974년 탄생한 투게더는 국내 최초의 정통 아이스크림이다. 우유의 신선함과 맛이 살아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2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름엔 역시 더위사냥 1989년 출시 이후 지난해 연 매출 340억원을 기록한 빙그레 아이스크림 부문 매출 1위, 펜슬바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 더위 사냥은 이름과 포장 그리고 맛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보이며 지난 20년간 빙과 지존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부처님 진신사리 첫 전시

    황룡사·감은사석탑 등에서 나온 석가모니의 뼈인 진신사리가 석가탄신일(5일)을 맞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은 3일부터 21일까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불사리와 사리갖춤을 공개하는 기획특별전 ‘불꽃 속에 피어나는 숭고한 정신, 불사리와 장엄’을 개최한다. 이번에 처음 전시되는 불사리 47매는 황룡사구층목탑·감은사동삼층석탑·남원사지탑·광주서오층석탑 등 4곳의 탑에 안치됐던 것으로, 사리함·사리그릇 등 박물관이 엄선한 사리갖춤(장엄구)과 함께 전시된다.645년(선덕여왕 14년) 자장법사가 중국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는 황룡사구층목탑 출토 사리는 삼국유사에 따르면 삼국통일의 염원을 기원하기 위해 탑에 안치된 진신사리로,5매가 함께 공개된다. 또 황룡사에서 출토된 팔각으로 된 집모양 사리그릇은 최근 형태가 복원돼 모습을 드러냈다. 박물관은 이와 함께 미술관 테마전으로 ‘법당 밖으로 나온 큰 불화, 국보 302호 청곡사괘불’과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을 새롭게 선보인다. 청곡사괘불은 길이 10m, 폭 6.37m에 달하는 야외의식용 불화로, 조선 후기 대표적인 불화승 의겸이 10명의 화승과 함께 제작했다. 국립경주박물관도 2일부터 7월2일까지 경주 석장동 사리공양석상과 황룡사 출토 사리기, 충남 논산 출토 탄생불 등 10종 30점을 전시하는 특별전 ‘탄생불과 사리갖춤’을 개최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원효는 반전주의자였죠”

    “원효는 반전주의자였죠”

    “일연의 ‘삼국유사’도, 춘원 이광수의 소설 ‘원효대사’도 원효를 무책임하게 오독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원효의 삶과 사상을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소설가 한승원(67)이 부처님오신날(5월5일)을 즈음해 한국 불교의 큰 스승, 원효의 일대기를 그린 전작 장편소설 ‘소설 원효’(전 3권, 비채)를 펴냈다.3년 전, 조선후기 선승이자 한국 차의 중시조인 초의선사를 다룬 책을 출간한 바 있는 작가는 “‘초의’보다 먼저 구상한 작품인데 공부가 부족한 탓에 이제야 집필을 끝내게 됐다.”고 말했다. 원효는 신라시대 불교 대중화와 불교사상 융합에 힘쓴 정토교의 선구자로 한국 불교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화왕계’의 저자인 설총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삼국유사’의 기록대로라면 원효는 불안정한 시국에 여자 생각이 동해 과부 요석공주와 동침한 파렴치한 승려입니다. 또 이광수는 원효가 도술로 도적을 제압하고, 신라 젊은이들에게 삼국통일 전쟁에 기꺼이 몸을 던지라고 부르짖었다고 썼습니다.” 원효의 저서는 물론 수많은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원효의 행적을 좇아 경산 불등마을과 경주 남산 등을 수차례 취재한 결과를 근거로 작가는 이들 기록에 강한 반론을 제기한다. 반전주의자였던 원효를 제거하기 위해 신라 집권자들이 그를 파렴치한 승려로 몰았으며,2차 세계대전 중 ‘매일신보’에 연재된 이광수의 소설도 식민지 조선의 젊은이들을 전쟁에 참여하도록 충동질하는 데 원효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작가는 “원효는 반전주의자이자 세계주의자였고, 일심(一心)·화쟁(和諍)·무애(無碍)를 실천한 ‘불국토주의자’였다.”면서 “분단의 아픈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 이 나라를 분단되게 한 강대국이 치르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군대를 파견하는 현 상황을 돌아보게 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소설 원효’에 등장하는 고유명사를 한자의 뜻말과 이두를 섞어 쓴 ‘삼국유사’의 표기를 따르지 않고 뜻을 그대로 한글로 표기했다. 이를테면 김춘추의 큰딸 ‘고타소(古陀昭)’는 ‘예삐’로, 원효의 할아버지 ‘적대공(赤大公)’은 ‘불커’로 썼다.“예전에 국어교사 시험 준비할 때 공부했던 걸 활용해봤다.”며 웃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1) 동래길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1) 동래길

    고속철도가 놓이면서 서울과 부산이 3시간 거리로 좁혀졌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사통팔달 도로가 뚫리면서 이 땅에 자동차가 갈 수 없는 곳이란 이제 거의 없다. 그러나 자동차가 없던 시절은 어떠했을까. 말을 타거나 괴나리 봇짐을 등에 메고 길손들이 오순도순 걸어가던 옛길. 비록 ‘속도’는 없었지만 그 길 속에는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질박한 향토 내음이 나그네의 시름을 덜어줬다. 발닿는 곳마다 다른 말씨와 풍물이 반겨주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면서 애환을 함께했던 옛길은 곧 우리의 삶이자 역사였다. 문명의 발달 속에서 느림이 미학이 된 시대이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사라진 옛길을 따라 잊혀진 삶을 되짚어 본다. 길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이다. 지금으로부터 400년전 임진왜란 당시 동래성 전투현장은 더욱 그랬다. 동래부사 송상현은 왜구에게 한양으로 가는 길을 내줄 수 없다며 목숨을 버렸고, 경상좌부사 이각은 그 길을 따라 북으로 도망을 쳤다. 그 길에서 충신과 역신이 갈라섰고 전쟁이 끝난 후 송상현은 불멸의 충신으로 부활했지만 도망친 이각은 비겁자로 추락했다. 동래길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충신과 역신이 갈라선 길 조선시대 부산의 중심지는 동래였다.1592년 임진년 4월13일. 부산진과 다대포진을 무너뜨린 왜구는 하루 만인 14일 저녁 지금의 동래경찰서 부근인 동래성 남문까지 밀고와 조선군과 대치했다. 앞서 군사를 이끌고 동래성에 와 있던 경상좌도 군사책임자인 이각(경상좌부사)은 싸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북문지기를 죽이고 도망쳐 버렸다. 왜구는 ‘싸우고 싶거든 싸우고, 싸우고 싶지 않거든 (명나라를 정벌하는 )길을 비켜 달라.’는 목판을 동래성 남문 밖에 세웠다. 동래부사 송상현은 즉각 ‘싸워서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리기는 어렵다.’고 맞서며 결연한 항전의지를 다졌다. 이튿날인 4월15일 왜군이 파죽지세로 밀고와 동래성이 함락됐다. ‘외로운 성은 마치 달무리같이 적에게 포위되었는데 이웃한 여러 진은 기척도 없구나. 임금과 신하의 의리는 무겁고 아비와 자식의 정은 가벼이 하오리다.’ 송 부사는 한시를 남기고 꼿꼿하게 최후를 맞았다. 그의 나이 42세였다. 임진왜란 이래 방치돼 왔던 동래성은 1731년(영조 7년) 동래부사 정업섭의 발의로 현재의 성곽규모인 둘레만 1만 7219척(7.7㎞)에 달하는 새 읍성을 쌓게 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읍성은 또 무너진다. 시가지 정비라는 명분 아래 서문에서 남문에 이르는 평지의 성벽이 철거됐다. 남문에서 동문에 이르는 성벽도 크게 무너지고 민가가 점유해 훼손되기에 이르렀다. 그 동래성이 요즘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울산대 한삼건 (도시공학)교수 는 “구한말 일본인은 성밖에서만 거주,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면서 “조선의 전통적인 신분질서를 무너뜨리고 일본인의 생활공간 확충을 위해 일제가 마구잡이식으로 전국의 성벽을 철거했다.”고 말했다. ●한양으로 가는 지름길 ‘어데 가넝기요’ ‘한양 갑니더.’부산 방언의 물음과 대답의 어미는 ‘∼넝기요.’ ‘∼ㅂ니더.’이다. 혹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자못 시비조로 들리기도 한다. 조선시대 부산의 중심지였던 동래는 휴산과 소산이 교통의 요지였다. 휴산은 지금의 동래역 앞 패총지 주변이며, 여기서 동래읍성을 지나 북으로 20리 떨어진 소산은 지금의 금정구 하정마을이다. 하정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경상좌부사 이각이 자신은 이곳을 지키겠다는 핑계로 동래성을 빠져나와 도망간 바로 그곳이다. 휴산에서 소산으로 가는 사이(금정구 부곡동)에는 기찰(譏察)이 있었다. 기찰은 특정한 곳에서 검문검색을 하는 요즘의 검문소에 해당하는 곳이다. 당시에는 부산에서 다른 지역으로 가려면 동래∼양산으로 이어지는 길과 구포에서 낙동강을 건너 김해로 빠지는 길을 통해야만 했다. 이정형 동래구 문화재 전문위원은 “부산에는 일본과의 통로인 초량왜관이 있어 밀무역이나 적과의 내통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동래와 김해에 검문소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마을에는 아직도 기찰목욕탕, 기찰떡방앗간, 기찰식육점, 기찰열쇠 등 옛 지명을 상호로 사용하는 집이 수두룩하다. 경부고속도로가 들어서면서 고립되다시피 한 하정마을(소산역터)은 아직 40여호가 옹기종기 모여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토박이 안근수(72)씨는 “여행을 떠나는 관리들이 말을 타고 내릴 때 사용하던 큰 돌이 마을 어귀에 있었는데 수년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족욕 바람 동래온천 동래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에 동래온천이 한몫을 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동래온천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31대 신문왕(683년)때 재상 충원공이 장산국(동래를 지칭)의 온정에 목욕을 하고 성으로 돌아갔다.’(삼국유사)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온정을 관리하는 관속인 온정직을 두었고 욕객들을 위해 온정원을 설치하고 역마까지 두었다.1766년(영조 42년) 동래부사 강필리는 아홉칸짜리 집을 지어 남탕과 여탕을 구분하고 온정을 지키는 대문도 세웠다 한다. 이때 세운 온정개건비(부산시기념물 제14호)가 현재 온천동 농심호텔 후문 용각의 뜰안에 자리잡고 있다. 온천장에는 요즘 공짜 족욕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농심호텔 후문과 온정개건비 사이에 지난해 11월 무료 노천족탕이 들어서 하루 1000여명이 찾아온다. 흡사 신라의 포석정을 닮은 노천 족욕탕에는 이른 아침부터 족욕객들이 몰려 빼곡히 둘러앉아 온천수에 발을 담그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한때 온천을 강점했던 일본인 관광객들도 엔화의 위력을 앞세우며 여전히 동래온천을 찾는 큰 고객들이다.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온천수. 그러나 언젠가 동래 온천수가 뚝 끊어질지도 모른다. 동래온천번영회 정주태 상무는 “고속철도 부산구간인 금정산에 터널을 뚫으면 수맥이 끊겨 혹시나 온천수가 마르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동래의 명맥이 사라질까 우려했다. 부산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그래픽 김송원기자 oksong@seoul.co.kr ■ 남대문~동래 ‘영남대로’는 조선시대 한양과 부산을 잇는 가장 빠른 길은 남대문을 시작으로 용인~안성~충주~문경~칠곡~대구~청도~밀양~양산~동래에 이르는 950리길이었다. 이른바 영남대로로서 민족생활사의 파노라마와 같았다. 도로의 폭은 넓은 길이 10m, 중간길이 7m, 좁은 길은 3m 정도였다. 30리마다 도로의 기능을 관장하는 국가기관인 역(驛)을 두었고 지역별로 10여개의 역을 한데 묶어 종육품 관직의 찰방(察訪)이 모든 역의 관리책임을 도맡았다. 역은 역토(驛土)를 지급받아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했고 역에는 규모에 따라 5∼30마리의 말이 배치됐다. 역의 기능을 보조하여 숙식을 제공하는 국가관할의 관(館)과 원(院)이 설치됐고 서민들의 주막도 들어섰다. 공문서의 수발, 세금으로 거두는 세미, 조공품 운반, 관리들의 여행 등은 모두 이 도로를 통해 이루어졌다. 임진왜란 때는 왜군의 주공격로로 이용돼 주변지역이 극심한 피해를 입었고 조선통신사도 이 길을 따라 부산에 도착, 일본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과거에 나선 경상도 선비들도 이 길을 따라 문경새재를 넘어 한양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은 죽령길인 영남좌로와 추풍령길인 영남우로가 따로 있었다. 좌로는 서울~양주~광주~여주~충주~단양~죽령~풍기~영천~안동~의성~신령~경주~울산~기장~동래로 연결됐다. 우로는 서울~용인~양지~주산~진천~청주~옥천~청산~황간~추풍령~성주~현풍~창녕~영산~칠원~창원~황사진~양산~동래로 이어졌다. 영남대로는 19세기 말까지 한양과 경상도 지방을 연결하는 공로(公路)로서 명맥을 유지했으나 일제의 철도 건설로 기능이 약화됐으며, 자동차 교통의 발달로 역사속으로 점차 잊혀졌다.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우리 조상은 ‘모란’을 사랑했다

    우리 조상은 ‘모란’을 사랑했다

    삼국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꽃의 왕’ 모란.5월이면 만개해 좋은 향내를 풍긴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선덕여왕과 모란의 일화 때문에 모란은 향기 없는 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매화·난초처럼 향기가 그윽하다. 용인 호암미술관이 18일부터 10월22일까지 개최하는 소장품 테마전 ‘모란전-화려함 속에 숨겨진 향기’는 한국문화에 깃든 모란의 모습과 상징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모란이 그려졌거나 장식된 회화 및 도자기, 생활용품 등 자체 소장품 중 54점을 엄선해 꽃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삼국시대에 중국으로부터 전래돼 고려·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 왕실에서 일반백성에 이르기까지 사랑을 한몸에 받은 모란은 설총의 ‘화왕계’에서 ‘꽃들의 왕’으로 표현될 만큼 우리 민족이 가장 애호하는 꽃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일반회화와 민화뿐 아니라 도자기, 목가구 등에 이르기까지 모란이 새겨지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회화에 등장하는 모란은 단독으로 그려지기도 했으며 화훼도 속에서 다른 꽃들과 함께 어울려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특히 모란이 지닌 ‘부귀’라는 상징은 개성적인 민화(民畵)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나비나 새와 함께 그려진 모란은 부귀에 화합의 의미까지 더해지며, 화병에 꽂힌 모란은 집안의 화평을, 연꽃과 함께 그려진 모란은 자손 번창의 의미까지 담고 있다. 이번 기획전에는 보물 2점을 포함,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10폭짜리 대형 민화 병풍인 ‘모란도 10곡 대병’을 비롯, 장수를 뜻하는 수(壽)자와 박쥐를 수놓아 부귀와 복을 누리는 마음을 담은 ‘수자문자수침장’ 등을 처음으로 볼 수 있다. 새와 함께 모란이 촘촘히 새겨진 삼층장도 정교함과 화려함에 눈길이 간다. 이와 함께 고려청자의 일종으로 보물 1029호인 ‘청자상감모란문주자’와 조선백자로서 모란을 무늬로 도안한 보물 1391호 ‘백자투각상감모란문병’ 등도 전시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자치구 봄맞이 공연 풍성

    자치구 봄맞이 공연 풍성

    “봄내음 맞으며 공연 보러 가요.” 서울 각 자치구 구민회관 등에서는 봄맞이 공연을 벌이고 있다. 집에서 가까운 데다 일반 공연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광진구(구청장 정영섭)는 광진문화예술회관 나루아트센터에서 25일 김유정의 단편 소설인 ‘봄봄’‘금따는 콩밭’‘소낙비’ 등 3편을 옴니버스 연극 형식으로 무대에 올린다. 또 30일에는 포크음악에 익숙한 중장년층을 위해 ‘꿈에’‘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의 조덕배,‘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의 유익종 등이 참여하는 콘서트를 연다. 중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충민)는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충무아트홀 개관 1주년 페스티벌’을 연다. 2005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한 피아니스트 임동민, 줄리아드 음대교수이자 몬트리올 콩쿠르 심사위원에 위촉된 캐서린 조, 첼로의 대가로 우뚝 선 조영창, 프랑스 플루트 거장 막상스 라뤼 등이 참가한다.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 24일 성동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해서 꾸민 ‘소월아트홀’을 개관하면서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24일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 쇼팽, 베르디 등의 작품을 선보이고,26일 조승미 발레단이 익살맞고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화려한 발레 안무가 있는 ‘피터와 늑대’를 공연한다.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는 22일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한국영화교육원과 서대문문화원 주최로 평소 접하기 힘든 독립 단편 영화를 선보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폴라로이드 찍는 법을 배우면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폴라로이드 작동법’ 등 12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들의 대화도 이어진다.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18·19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뮤지컬 배우 최정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비밀의 정원’을 선보인다. 서러운 무명 시절을 겪고 대중의 환호에 둘러싸여 스타가 된 뒤 일상과 매너리즘으로부터 탈출을 꿈꾼다는 내용이며,‘미스 사이공’‘오페라의 유령’‘레미제라블’ 등 뮤지컬 명장면도 펼쳐진다. 강남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상돈)는 23일 개그맨 전유성이 참신한 웃음을 가미해 연출한 음악회인 ‘얌모얌모 콘서트’를 연다.‘우리들은 미남이다’‘그리운 금강산’‘애국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24일과 31일 열리는 ‘서초금요음악회’에서 각각 콘트라베이스 앙상블과 코리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가진다. 도봉구(구청장 최선길)는 28일 도봉구민회관에서 구와 국제교류를 맺은 중국 창핑구의 문화예술단이 사자춤, 무술, 무용, 민속악기 연주 등 전통 공연을 펼친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는 31일 구청 지하대강당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중심으로 한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연다. 관악구(구청장 김희철)는 25일과 26일 관악문화도서관에서 가족뮤지컬 ‘보물섬’을 공연하고,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29일 양천문화대극장에서 서울시 무용단이 선녀춤, 한량무 등을 선보이는 ‘한국춤 명작무대’를 마련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주말 청계천은 ‘…아티스트’ 무대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대강당에서는 매주 수요일 점심(오후 12시10분∼1시)마다 ‘수요 주먹밥 콘서트’가 열린다. 성공회 푸드뱅크가 ‘나눔이 있어 행복한 점심’을 마련하는 것으로 무료로 나눠주는 주먹밥을 먹으면서 공연을 감상한다. 오는 22일에는 실력파 여성 4인조 그룹 ‘버블 시스터즈’가,28일에는 MBC드라마 ‘궁’,‘아일랜드’로 주목받는 밴드 ‘두번째 달’이 공연을 한다. 공연에 대한 감동만큼 기부금을 내면 더욱 좋다.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다음달 말까지 ‘100년 100개의 의자전’이 열린다. 독일에 있는 스위스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이 1820년대부터 최근까지 수집한 작품 가운데 알짜배기 의자 작품 100점을 모아둔 것. 합리·간결·엄숙함으로 요약되는 1930∼1940년대 의자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컬러풀하고 편안한 1950∼1960년대 의자 등 의자에 묻어나는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재미가 있다. 청계천 곳곳에서는 주말마다 거리 예술가인 ‘청계천 아티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마임 전통무용 민요 마술쇼 등 다양한 장르가 펼쳐진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 탄생 800년을 기념하는 ‘삼국유사 특별전’을 감상할 수 있다. 유교적이고 사대주의적인 삼국사기와 달리 불교사관에 자주적인 의식이 서려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쪽지통신]

    ●서울역사박물관(www.museum.seoul.kr)은 오는 24일까지 ‘삼국유사 특별전’을 연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一然) 탄생 800주년을 맞아 마련된 기획 전시다. 일연의 생애와 삼국유사가 씌어졌을 당시의 역사적 배경, 관련 연구서를 소개하고, 영상과 놀이를 통해 삼국유사의 모습을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삼국유사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관련 문화유적을 고화질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초등학생 2000원.(02)724-0114.●제22회 춘계 해외유학·어학연수 박람회가 오는 25∼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린다. 해외유학과 어학연수는 물론 해외 전문 교육기관, 어학교재 및 기자재, 배낭여행, 각국 대사관, 유학 산업 관련 업무 분야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3000원.(02)783-8261.●서울시가 3월 풍성한 공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 등에서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다음은 주요 행사 내용과 일정.▲서울숲, 꽃사슴 먹이주기(매일)▲서울숲, 수서 곤충전시회(27∼31일)▲길동 생태공원 자연관찰 프로그램, 개구리·개구리알 관찰(15·22일)▲여의도공원 생태숲 체험교실, 나뭇가지로 액자 만들기(매주 토)▲월드컵공원, 헌 신문 이용해 창작물 만들기(매주 월)▲낙산공원 자연문화체험, 서울성곽 따라가며 공원의 역사와 나무 생태 관찰(18일)▲능동 어린이대공원 바둑이 사랑방, 애견훈련·미용 관련 강의와 실습(12일)▲서울대공원 온실식물원 봄맞이 웰빙식물전, 기능성식물 전시(17일∼4월16일).
  • [책꽂이]

    ●어린이 삼국유사1·2 전문 연구가인 고운기, 최선경씨의 원전 번역을 바탕으로 옛이야기꾼 서정오씨가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들려주듯 정감있는 입말로 풀어쓴 삼국유사다. 서동요, 처용가, 연오랑과 세오녀, 헌화가, 만파식적 등 아름다운 삼국유사 이야기 28편을 화가 이만익씨의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현암사. 세트 1만 7000원.●101가지 사이언스 파워퀴즈 ‘환경’편 도서출판 언어세상에서 수학과 공룡에 이어 펴낸 ‘지식의 힘’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어린이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동화작가들의 연구모임인 ‘장수하늘소’가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된 101가지 환경 지식을 퀴즈 형태로 풀어냈다. 환경 호르몬과 새집증후군, 지구 사막화와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 소음공해, 생활 쓰레기 등 갈수록 복잡해져가는 환경 문제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를 담았다.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환경 살리기 방법과 전문 용어집을 수록한 것도 돋보인다.9000원.●위인과 천재는 어머니가 만든다 가정교육으로 유명한 유대인들의 가정교육을 예화와 함께 살펴보고 보통 아이에서 천재로 길러진 유대인의 대표적 인물들이 받은 가정교육을 소개한다.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헨리 키신저, 토마스만, 멘델스존, 채플린 등 유대인 출신 천재와 베토벤, 루소 등 노력하는 천재 등 풍부한 가정교육 사례를 담았다. 저자인 유안진 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유대인의 가정교육을 우리나라에 적용시킨 유 교수의 가정교육 방침도 엿볼 수 있다. 도서출판 다시.8500원.
  • ‘별자리로 푸는 주몽신화’ 4일 서울역사박물관 강연

    ‘별자리로 푸는 주몽신화’ 4일 서울역사박물관 강연

    이름도 무시무시한 ‘칠성판(七星板)’. 군부독재시절, 고문하기 위해 민주화인사들을 눕힌 곳이 바로 ‘칠성판’이다. 죽은 사람을 묻을 때 관 아래 7개의 구멍을 뚫은 판을 대는 우리 풍습에서 따온 것이다. 왜 하필 북두칠성일까. 북두칠성은 죽음을 주재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두칠성은 죽음뿐 아니라 새로운 탄생도 상징한다. 근거는 고구려 건국신화로만 알려진 ‘주몽신화’다 ●그리스·로마신화 못지않은 주몽신화 알려진 대로 주몽신화는 천제의 아들 해모수가 용이 끄는 수레(용거)를 타고 내려와 하백의 딸 유화와 결혼하지만, 주몽을 밴 유화를 두고 홀로 하늘에 오른다고 전한다. 이는 음력 10월쯤의 천체 움직임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바로 해모수가 탄 용거는 북두칠성을 뜻한다는 것. 음력 10월 북두칠성(용거)은 닿을 듯 지평선 가까이 내려오고, 이 때 해(해모수)가 진 뒤 잠깐 떴던 초승달(유화)도 이내 뒤따라 진다. 지평선 아래 (하백궁으로) 사라졌던 북두칠성은 다시 떠올라 하늘로 향한다. 이런 천체의 움직임 자체가 바로 해모수와 유화의 만남, 그리고 주몽의 탄생 이야기인 셈이다. 시기가 음력 10월(양력 11월)인 점도 의미심장하다. 바로 만물이 사라지는 겨울의 시작이자, 새로운 봄을 잉태하는 시기다. 계절적으로도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재탄생을 위한 시기다. 고구려 고분에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고, 우리 조상들이 관에다 일곱개의 구멍을 뚫은 진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고구려가 유화와 주몽을 기념하는 수혈제(혹은 동맹)를 음력 10월에 지낸 이유이기도 하다. 고대 신화와 별자리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4일 오후 4시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아볼 만하다. 고대 별자리 문제를 연구해온 전관수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가 일반 관람객들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별자리로 푸는 주몽신화’를 강연한다.24일까지 열리는 ‘삼국유사특별전’의 한 코너로 마련됐다. 여기서 전 교수는 이 외에도 케페우스가 주몽을 상징하는 별자리이고, 카시오페아 자리는 주몽의 활, 그리고 목동자리는 금와왕을 뜻한다는 사실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우리 별자리는 상상력의 보고 전 교수의 이런 해석은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다. 이집트·그리스·로마 신화와 비교 분석하고, 실제 천체운행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런 별자리들을 다 잊었을까. 중국 별자리가 우리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어서다. 우리는 군데군데 흩어져 있는 주극성(밝게 빛나는 별) 위주로 하늘을 봤지만, 중국은 북극성을 중심에 두고 천체를 그렸기 때문에 한층 과학적이고 체계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 별자리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보고라는 게 전 교수의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Book&Life] ‘삼국유사 특별전’ 고품격 상상 이벤트

    육당 최남선은 일찍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후자를 택하리라.”라고 공언한 바 있다.‘삼국사기’가 유교사관에 입각한 정통사서라면,‘삼국유사’는 불교사관에 따른 대안(代案)사서다. 무엇이 ‘삼국유사’를 그토록 특별한 책으로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우리 고대사 연구에 없어선 안될 귀중한 자료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고조선·삼한·사군·부여·가야·발해·후삼국에 대한 기록은 물론 고대문학 연구의 값진 자료인 14수의 향가는 ‘삼국유사’가 없었다면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요컨대 ‘삼국유사’는 한국학 연구의 핵심 사료인 것이다. 독서시장에는 이미 여러 버전의 ‘삼국유사’가 나와 있다. 최근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서해문집)가 나온 데 이어 현암사에서는 ‘어린이 삼국유사’를 펴냈고 2002년 처음 선보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의 개정판도 내놓았다. 나아가 현암사는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 특별전’(3월24일까지)까지 열어 출판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물론 올해가 ‘삼국유사’를 쓴 고려 선승 일연이 탄생한 지 800주년이 되는 해임을 감안한 행사다. 기존의 박물관 전시가 유물을 기본으로 한 것인데 비해 ‘…삼국유사 특별전’은 순전히 ‘상상’을 기반으로 한 ‘유물 없는’ 전시다. 알다시피 ‘삼국유사’에 관한 유물은 별로 없다. 그러면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전시는 700여년 전에 씌어진 ‘삼국유사’가 어떻게 이처럼 오랜 세월 의미있는 역사책으로 남아 있는지, 한 권의 책이 어떻게 지난 100년간 한국학 전반에 걸쳐 집중 조명을 받아왔는지 등의 궁금증을 그래픽아트, 사진, 영상, 연극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풀어본다. ‘…삼국유사 특별전’은 현암사가 창업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마련한 것. 경품 제공이나 저자 사인회 등 책 홍보 차원의 평면적인 행사는 많지만, 고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같은 문화횡단적 이벤트가 마련되기는 처음이다. 이와 관련, 현암사의 형난옥 대표이사 전무는 “전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한 공간에서 종합적으로 ‘책’을 읽도록 유도함으로써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독자와 함께 하는 출판기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책 사재기 파동의 여진이 여전한 가운데 마련된 이번 전시는 ‘고품격’ 출판마케팅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사재기도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강변하는 사이비 출판인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이 전시에 담긴 의미를 곰곰이 새겨볼 필요가 있다. 출판이란 이윤을 창출하는 제조업인 동시에 인간의 영혼과 정신을 다루는 ‘문화사업’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정월대보름…올 한해도 무탈

    정월대보름…올 한해도 무탈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肉味)와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의 둘째아들 정학유가 농부들이 매달 할 일과 풍속을 한글로 지은 노래 ‘농가월령가’에서는 먹을거리 풍성한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월대보름 달을 보며 일년의 무사태평을 빌고, 액운이 날아가길 기원했던 우리 조상들. 지금도 정월 대보름은 여전히 한 해 주요 행사로 꼽는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시골의 어머니는 아침 일찍 큰 시루에 오곡 찰밥을 찌고, 해뜨기 전 잠투정하는 아이들을 깨워 부럼을 깨먹게 하고 귀밝이술을 먹였다. 신라 21대 소지왕으로 거슬러가는 정월대보름의 역사에는 뜻밖에도 까마귀가 주인공. 까마귀의 도움으로 자신을 죽이려는 왕비와 중의 음모를 알아내 화를 면한 소지왕은 까마귀의 은혜를 갚기 위해 정월 보름 아침에 갖가지 음식을 담 위에 올려 놓았다. 그때 까마귀가 먹은 음식이 바로 이 오곡밥이었다고 삼국유사에 전한다. 하지만 어디 오곡밥이 소지왕의 까마귀에 대한 보은(報恩)차원에 머물랴. 알고보면 우리 조상의 슬기로운 지혜가 가득 담긴 것이 바로 오곡밥이다. ■ 오곡밥의 지혜 올해에도 모든 곡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먹는 오곡밥은 쌀밥보다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웰빙음식이다. 찹쌀, 차조, 수수, 콩, 팥 등 다섯가지 곡식으로 짓는 오곡밥은 아홉가지의 나물과 함께 먹는다.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미네랄, 식유섬유를 이 오곡밥에 두루두루 담겼으니 영양으로나 맛으로나 손색이 없다. 추운 겨울에는 뭐니뭐니해도 따뜻한 음식이 제격. 특히 따뜻한 성질을 지닌 음식들을 많이 섭취하면 몸도 부드럽고 따뜻해져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바로 이런 효과를 지닌 겨울철 보양식이 오곡밥이기도 하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아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 좋다. 노란 차좁쌀은 비장(脾臟)과 위(胃)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게 좋다. 곡물 중에 가장 크고 긴 수수는 태양인에게 좋은 음식으로 소화는 덜 되지만 몸의 습(濕)을 없애주고 열을 내려준다. 고단백의 콩은 오장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도와 태음인에게 좋다. 붉은 팥은 부종을 빼주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종기와 농혈(膿血)을 배출하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해 화와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좋다. ●다이어트에 좋은 묵은 나물 오곡밥의 반찬으로 곁들여지는 곰취, 고사리, 시래기 등 9가지 묵은 나물을 대보름에 먹으면 일년 동안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식유섬유와 미네랄이 많은 나물 반찬은 올봄에 기지개를 켤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 보고다. 웰빙 식단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이 이 오곡밥과 나물은 그야말로 다이어트에는 최고. 기름기가 없어 살찔 염려가 없다. 특히 나물의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줄이고 당분의 흡수를 느리게 하며 배설을 증가시켜 고지혈증·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나이 수대로 부럼을 깨물어 먹으면 피부병 걱정은 싹 가신다. 호두, 잣, 밤, 땅콩 등 견과류가 바로 부럼. ●피부와 치아에 좋은 부럼 우리 선조들은 딱딱한 부럼을 깨물며 ‘부럼이요.’라고 외치면 그 해엔 부스럼과 뾰루지 등 피부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또 부럼을 ‘딱’하고 깨무는 소리에 놀라 잡귀가 달아날 뿐 아니라 치아가 건강해진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 굳히기’는 부럼의 동의어다. 부럼의 대표주자 호두는 두뇌 발달에 필요한 DHA 전구체가 다량 함유돼 있어 두뇌 발달에 좋으며 탈모와 노화를 예방하고 불면증, 신경쇠약, 히스테리에 효과적이다. 잣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압을 낮추고 피부를 윤택하게 가꾸어주며 변비를 막는다. 밤은 비타민 B1,C 등이 풍부한 영양식품이고, 스태미나 식품인 땅콩은 하루 10개만 먹으면 비타민E의 하루 소요량이 채워질 정도다. ●복쌈과 귀밝이술 대보름에는 배추잎, 참취잎, 곰취잎, 피마자잎 등 잎이 넓은 나물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 먹었다. 이것이 복쌈이다. 그릇에 복쌈을 볏단 쌓듯이 높이 쌓아 올린 뒤 먹으면 복과 풍년이 찾아온다고 여겼다. “청주 한잔을 데우지 않고 차게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며 귀밝이술도 곁들인다. 이 술을 마시면 한 해 동안 귓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여겼으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대보름에 먹으면 안돼요 △아침밥을 물에 말아 먹기, 아침상에 생파래를 올리면 논밭에 잡초가 무성해진다고 믿음. △ 김치:물쐐기에 쏘여 고름이 생긴다고 믿음. △찬 물, 눌은밥, 고춧가루:벌이나 벌레에 쏘인다고 믿음. ■ 먹다 남은 나물 이용 정성들여 만든 갖가지 나물. 한두끼 먹고 나면 질리는 법. 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다. 먹다 남은 나물로 해 먹을 수 있는 멋진 요리의 세계로 가보자. 먼저 유부를 이용한 ‘유부조림나물밥’에 도전장을 내보자. 나물을 잘게 썰어 밥과 잘 섞은 뒤 간장과 맛술로 맛있게 담가 놓았다가 꽉 짜낸 유부에 나물 밥을 넣으면 훌륭한 ‘유부조림나물밥’이 완성된다. 또 나물과 밥으로 부침개를 만든 ‘나물밥전’도 해 볼 만하다. 나물을 썰어 큰 그릇에 담아 소금간을 조금 한 다음 찬밥을 넣고 계란 하나랑 밀가루를 넣고 반죽을 해 프라이팬에 전 부치듯 부쳐낸다. 노릇하게 부쳐내면 고소하고 맛있는 ‘나물밥전’이 된다.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남은 나물에 참기름, 고추장을 넣어 ‘나물비빔밥’을 해먹는 것과 잘게 썰어 놓은 소고기, 양파, 당근을 프라이팬에 달달 볶은 뒤 찬밥에 섞어 볶아 후추와 소금으로 간해 ‘나물볶음밥’을 해 먹어도 무지 맛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풋풋한 푸드 古古한 푸드 만들기 서울 신촌에 사는 새내기 주부 이상희(29)씨가 ‘푸드앤 컬쳐 코리아’의 김수진(51) 원장의 도움을 받아 정월 대보름 음식 장만에 나섰다. 이씨가 “생나물을 무치는 것보다 마른 나물을 무치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고민하자 김 원장은 “우선 마른 나물을 하루 전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불린 뒤 소금물에 푹 삶아 내라.”고 충고한다. 김 원장은 또 “나물을 식용유와 참기름을 1대1 비율로 섞어서 볶다가 물기가 잦아들면 다시 따뜻한 물을 충분히 부어주면서 볶아야 나물이 부드러워진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오곡밥은 원래 찜솥에 찌는 것이 좋지만 그것이 수월치 않다면 두꺼운 솥에 쌀이 파르르 끓고 난 뒤 불을 줄여 뜸을 잘 들여야 제맛이 난다.”고 했다. 찹쌀만 하면 너무 찰져 멥쌀을 섞어 소금간을 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덧붙인다. ◇ 윤기나는 오곡밥 짓기 재료:팥 1/2컵, 찹쌀 1컵, 멥쌀 1컵, 콩 1/2컵, 수수 1/2컵, 찰조 1/2컵, 소금 1큰술, 물 5컵 만드는 법:(1)팥은 깨끗이 씻어 푹 삶는다.(2)콩은 깨끗이 씻어 물에 불려 한번 살짝 삶아낸다.(3)수수는 여러 번 씻은 후 붉은 물을 우려낸다.(4)찰조는 돌이 있기 때문에 깨끗이 씻어 한 번 일어준다.(5)쌀과 찹쌀은 깨끗이 씻은 후 10시간 이상 불린다.(6)찹쌀, 멥쌀, 수수, 콩, 조, 팥을 모두 합한 후 물을 넣어 소금으로 간을 해 밥을 짓는다.(7)쌀알이 중불에서 서서히 익으면서 충분히 뜸을 들이며 익혀준다. ◇ 나물 무치기 재료:취나물 100g, 고사리 100g, 시래기 100g, 가지 100g, 호박 100g, 토란줄기 100g, 양념:식용유 1/2컵, 다진마늘 1큰술, 소금 1/2큰술, 국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 들기름 1큰술, 육수 1컵, 깨소금 1큰술. 만드는 법:(1)위의 모든 불린 나물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육수를 부어 나물과 함께 충분히 볶는다.(2)(1)의 재료에 소금, 국간장으로 간을 하고 다진 마늘을 넣어 볶다가 참기름, 들기름, 깨소금으로 마무리 한다. ◇ 나물을 부드럽게 하는 방법 말린 나물은 물에 잘 불려야 한다.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가고 불리는 과정이 재료마다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물을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가지나 호박오가리는 너무 오래 불리면 흐물거려지고 단맛이 없어져 더운물에 불리지 말고 찬물에 불려 고유의 맛을 살려준다. ◇ 나물을 맛있게 볶으려면 삶아진 나물은 물을 너무 꼭 짜지 말아야 한다. 소금 또는 국간장, 참기름, 들기름, 다진 마늘 등으로 밑간을 한다. 볶을 때는 육수를 부어가며 볶아야 나물이 부드러워진다.
  • 儒林(520)-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10)

    儒林(520)-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10)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10) 전해오는 야사에 의하면 이원수는 꼬박 사흘 낮 사흘 밤을 쉬지 않고 오백그루의 밤나무와 오백 개의 밤톨을 혼자서 심었다고 한다. 이원수는 기진맥진하여 쓰러졌으나 노추산은 이로부터 원효가 태어난 밤나무계곡, 즉 ‘율곡(栗谷)’으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1년 후. 다시 강릉의 오죽헌 집에 탁발승 하나가 찾아들었다. 외할머니는 정성껏 담은 쌀 한 되를 가져다 바랑에 넣어다 주는 순간 그 스님이 1년 전에 찾아왔던 바로 그 스님이란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아니, 스님께서는 작년에 오셨던 그 스님이 아니신가요.” “그래, 밤나무는 모두 심으셨는가요.” “스님의 말씀대로 더도 덜도 아닌 꼭 천 그루의 밤나무를 심었습니다. 지금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럼 이 아이의 아버지는 어디에 있습니까.” “밤나무를 심은 파주의 노추산에 있을 것입니다.” 스님은 그 즉시 파주의 노추산을 찾아간다. 노추산에서는 이원수가 땀을 흘리며 밤나무를 가꾸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이원수가 스님을 쳐다본 순간 스님은 다짜고짜로 밤나무의 숫자를 세어보기 시작하였다. “한 그루, 두 그루,….” 스님은 지팡이로 밤나무를 일일이 확인해 나가면서 숫자를 헤아리고 있었다. “998,999,….” 하나하나 밤나무의 숫자를 헤아리던 스님의 지팡이는 마침내 땅위에서 멎어섰다. “한 그루가 모자라는군요.” 한 그루가 모자란다는 말에 이원수는 깜짝 놀라며 다시 세어보았다. 그러나 과연 스님의 말대로 꼭 한 그루가 모자랐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분명히 오백그루의 밤나무 묘목과 오백 개의 밤톨을 심었는데, 한 그루가 부족하다니. 그러자 스님이 웃음을 지으면서 말하였다. “이제 당신의 아이는 하늘의 것이요. 곧 하늘이 당신의 아이를 데리고 갈 것이요.” 그때였다. 낙심하던 이원수는 땅에 떨어진 낙엽을 헤치다 이제 막 땅을 뚫고 솟아나오는 새싹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여기도 있습니다.” 이원수는 소리쳐 말하였다. “분명히 밤나무 새싹입니다.” 스님은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말하였다. “내가 졌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순간 스님은 호랑이로 변하여 울부짖으며 하늘을 박차고 사라졌다고 하는데, 어쨌든 이로부터 파주의 노추산은 밤나무가 많은 율곡리로 불리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한갓 야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율곡의 호는 이러한 야담의 본거지인 ‘율곡리’에서 따온 것이었으며, 실제로 원효가 태어난 곳이 율곡의 ‘사라수’ 아래였다고 삼국유사가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율곡이란 이름도 이처럼 원효와 깊은 인연을 가진 불교적 숙연에서 비롯된 것임이 분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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