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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 상인들 “장사안돼 간판 바꾸기 바빠”

    명동 상인들 “장사안돼 간판 바꾸기 바빠”

    경기가 좀체 풀리지 않으면서 한동안 상승세를 탔던 소비기대심리도 푹 꺼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장의 체감경기는 의외로 냉랭하다. 서울 강북에서 10평 규모의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경기가 나아졌다는 뉴스가 가끔 TV에 나오는데 그때마다 TV를 부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월 매출은 300만원을 넘었는데 올들어서는 이보다 훨씬 못미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달에 임대기간이 끝나 호프집을 처음에 인수한 권리금 2000만원의 절반인 1000만원에 내놓았는데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기대했던 여름특수도 실종될 판” 그나마 괜찮다는 할인점과 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도의 한 신설 할인점 관계자는 “이미 들어서 있는 점포는 전년 대비 매출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약간 웃도는 4% 수준”이라면서 “그나마 크게 꺾이지 않은 게 고마울 뿐”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물건을 한꺼번에 사가거나 끼워주기를 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 고객의 소비 행태도 매출이 늘지 않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여름철 특수상품인 에어컨 판매도 줄곧 늘다가 7월부터 더위가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 발표 이후 확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전국 기준)은 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에 그쳤다. 재래시장인 남대문시장은 더 죽을 맛이다. 시장안에서 300석 규모의 ‘명동삼계탕’을 운영하는 이모(58)씨는 “더위가 일찍 찾아와 올해 여름은 장사가 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텅텅 비기 일쑤”라면서 “외국인 손님을 끌기 위해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점심 때 입간판을 내걸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유행 1번지’ 명동의 가게들은 하루가 다르게 간판을 바꿔달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해 발빠르게 변신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런저런 가게를 열어도 장사가 안돼 한 달이 멀다하고 가게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명동의 한 3층짜리 건물에는 전통죽집과 빈대떡집, 성형외과가 들어섰지만 최근 죽집과 빈대떡집이 문을 닫아 건물은 폐허처럼 변했다. 성형외과 원장은 “두 음식점이 폐업하는 바람에 우리 병원도 문을 닫은 줄 알고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의도는 말이 없네(?) 서울 여의도 증권사 건물들이 몰려 있는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근처. 한식당 ‘초정’을 운영하는 박일국(45)씨는 “요즘 경기요?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고 운을 떼었다. 2000년 5월쯤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자그마한 식당을 차린 박씨는 “IMF사태 이후에는 한 달을 벌어 집세와 종업원 월급 등을 주고도 600만원 정도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절반인 300만원 벌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직장생활 12년째인 S증권 김모(40) 차장은 ‘라이터 지수’라는 생소한 말을 꺼냈다. 김 차장은 “외환위기 직후 경기가 살아났을 때 증권가 근처의 술집 여종업원들이 거리에 나와 직장인들에게 일회용 라이터를 나눠주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면서 “한창 라이터를 돌릴 때 지수가 100이라면 지금은 20정도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지방은… 부산 범일동의 부산진시장 번영회 박기호 총무과장은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나면서 전반적으로 작년대비 매출이 약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부산지점 천병철 차장은 “지난 4월 부산지역 경기지표 증가율은 7.9%로 지난 3월과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전국에 비해 경기하락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제조업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물 경기가 안 좋지만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5%에 불과해 충격이 덜하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 홍보실 조재민 계장은 “백화점은 매출이 다소 신장됐다. 여름성수기를 앞두고 에어컨 등 냉방제품 수요가 다소 증가했고 소비심리가 약간씩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래시장은 수도권과 비슷하다. 광주 양동시장의 경우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울상이다. 양동시장㈜ 김영식(59) 전무는 “가을·겨울에는 시제와 혼수용품으로 그런대로 장사가 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손님이 뚝 떨어지고 지난해에 비해서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광주 남기창·서울 전경하 이창구 장세훈기자 window2@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지난달 19일 러시아 모스크바 출장길에 오른 구본무(60) LG 회장을 수행한 사람은 차장급 직원 한명뿐이었다. 계열사 사장들과 같이 가는 출장이 아니면 수행은 늘 직원 한명이 담당한다. 공항으로 임원들이 배웅이나 마중을 나오는 것도 금지한다. 구 회장은 지난 12일 LG 계열사 사장단 20여명과 함께 국내사업장 ‘혁신투어’를 나서면서 자신의 차량인 ‘벤츠S600’을 놔 두고 대형 관광버스 2대를 빌렸다. 사업장간 이동중에도 사장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지난 2003년에도 구 회장은 버스로 2박3일간 전국의 사업장을 누볐다. 이처럼 ‘격식’을 따지기보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구 회장을 두고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평이 따라다닌다. 사람좋아 보이는 눈웃음 등 구 회장의 외모도 이같은 이미지 구축에 한몫했다. ●몸에 밴 검소한 생활 구 회장의 소탈한 모습은 아버지 구자경(80) 명예회장이나 할아버지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구인회 회장은 창업초기인 40년대 후반 부산 서대신동 시절 활동하기 편하다며 미군 파카를 즐겨 입었다고 한다. 외출할 때를 제외하곤 공장내에서 늘 입고다녀 소매가 닳고 기름때가 반지르르 묻은 옷이었다. 구 회장은 또 비싼 담배와 싼 담배를 같이 갖고 다니면서 손님에게는 좋은 담배를 권하고 자신은 값싼 담배를 피웠다.“돈이란 벌 때 아껴야 하는 법”이라는 지론이다. 사돈이자 동업자인 고 허준구 회장도 당시 판매와 구매일을 맡으면서 수금하러 거래처를 다닐 때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찰떡궁합’인 셈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사업장이나 계열사 사무실을 즐겨 찾았는데 어떤 때는 사전통보없이 불쑥 고객서비스센터 등 현장을 방문해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럭키증권(현 우리투자증권) 객장을 방문했을 때는 고객들이 좁은 객장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데 반해 임원실이 한 부서보다 큰 것을 보고 “무슨 임원방이 내 방보다 커요?”라며 질책을 했다고 한다. 이같은 소탈한 이미지 때문인지 LG의 회장들은 삼성이나 현대에 비해 강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시사저널’이 지난해 발표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 순위에서도 구본무 회장은 삼성 이건희 회장은 물론 현대차 정몽구 회장보다 순위가 낮았다. 재계에서 LG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대차그룹보다 낮지 않은데도 그룹총수의 영향력은 현대차가 높게 나온 것이다. LG관계자는 구 회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구 회장은 1995년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는 허씨와의 동거기간이었고 2년전까지만 해도 삼촌뻘 되는 집안어른들이 계열사 사장을 맡고 있었다. 또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국제통화기금(IMF) 직격탄을 맞았고 99년에는 반도체 빅딜로 주력사업을 빼앗기는 고초를 겪었다. 사실 구 회장의 총수로서의 경영능력은 올해부터 검증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LG의 상징, 인화(人和) 구인회 창업회장은 포목상, 청과·어물전, 운수업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뒤 47년 럭키크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인생을 걸었다.6형제의 장남(4명의 여자형제도 있었으나 일찍 사망함)이자 6남4녀의 아버지가 하는 사업을 돕기 위해 초기 가족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영도 대부분 가족이나 사돈(허씨)들이 도맡아 했다.47년 락희화학 설립당시 생산담당이었던 김준환씨를 제외하면 구 회장, 부사장 고 구정회(둘째 동생)씨, 영업담당 허준구(첫째 동생 철회씨 사위)씨 등으로 사실상 ‘가족기업’이었다. 이후에도 아래로 다섯 동생과 여섯 아들, 조카, 허씨들이 대거 경영에 참여했는데 LG의 ‘인화정신’은 이같은 독특한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친인척들을 잘 다독여 가며 경영을 하는 것이 중요했고 이를 경영이념으로 발전시킨 것이 인화다. 창업회장부터 내려온 인화정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과 함께 했던 방송사업. 구인회 회장은 60년대 초반 사돈인 고 이병철 삼성회장으로부터 방송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50대 50 합작으로 64년 ‘라디오서울’과 ‘동양TV’를 설립했다. 하지만 방송사 경영이 시원치 않은 와중에 두 그룹에서 파견된 임직원간 알력이 심해졌고 결국 TV는 LG가 라디오는 삼성이 맡아서 하기로 잠정 합의를 봤다. 이후에도 TV와 라디오 사업의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구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이 회장을 만나 TV사업까지 삼성에 넘기기로 결정한다.LG내부에서는 불만이 많았지만 구 회장은 사돈간의 ‘불화’가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80년대에는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가 사돈과의 정리를 생각해 포기했다. 당시 기획조정실에서는 21세기 물류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택배사업을 유망한 신규 사업으로 선정, 일본의 택배사업을 벤치마킹하고 계획을 수립했지만 사돈인 한진그룹에서 택배(한진택배)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구자경 회장이 사업중단을 지시했다.LG와 한진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75) 아워홈 회장의 2녀 명진(41)씨가 한진그룹 고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하면서 사돈으로 맺어졌다. ●창업주의 사람들 구인회 창업회장은 할아버지 밑에서 한학을 배우다 열네살때인 1921년에야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한다.24년에는 서울로 상경, 중앙고등보통학교를 다녔지만 19세때인 26년 처가에서 보내주던 학비가 끊기고 본인의 뜻도 있어 낙향, 사업의 꿈을 키운다. 구 회장은 사업을 키워가면서 동생들을 뒷바라지했고 동생들은 좋은 학교를 졸업한 뒤 형의 사업을 성심성의껏 도왔다. 한때 구씨, 허씨 일가가 너무 많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구씨, 허씨들 가운데는 경영능력을 갖춘 이들이 적지 않았다. 창업회장의 동생들은 초창기 외국원서를 번역해 기계 작동법을 알아내고 수출, 기술도입 등 형이 할 수 없는 해외업무를 도맡아 했다. 첫째 동생 고 구철회씨는 형과 함께 첫 사업인 포목상 ‘구인회상점’을 세웠고 둘째 고 구정회씨는 동경고등공업학교를 졸업하고 평안남도청 토목과에 잠시 근무하다 형의 사업을 도왔다. 구태회(82) LS전선 명예회장은 일본 후쿠오카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쳤다. 그는 경영보다는 정치권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4대 민의원과 6,7,8,9,1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구평회(79) E1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치고 51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다. 구두회(77)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고려대 상대,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일은행에서 잠시 일하다 63년 금성사 상무로 입사했다. ‘골프멤버’였던 사돈인 이보형 제일은행장·홍재선 전경련 회장·경방 김용완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등도 구인회 회장과 교우가 깊었다. ●제2의 창업주 구자경 명예회장 구자경 LG명예회장은 삼촌인 구평회 명예회장과 진주고보에 같이 입학한 뒤 진주사범을 마치고 고향인 지수보통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50년까지 부산사범대 부속국민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는데 제자들 중에는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권근술 전 한겨레신문 사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부인인 한인옥씨 등이 있다. 구 명예회장은 한씨에 대해 “얼굴도 예쁜데다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신 전 부의장은 모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구 명예회장에게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구 명예회장은 50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지만 공장에서 현장 근로자들과 같이 먹고 자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구인회 회장은 생전에 왜 장남을 그토록 고생시키느냐는 질문에 “대장장이는 하찮은 호미 한 자루 만드는데도 담금질을 되풀이해 무쇠를 단련한다. 내 아들이 귀하니까 저렇게 일을 가르치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덕분에 그는 현장에서는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69년 12월31일 구인회 회장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뜬 직후인 1970년 1월6일 열린 럭키그룹 시무식에서 구철회 락희화학 사장은 본인의 경영 퇴진과 구자경 당시 금성사 부사장의 회장 추대를 제안했고 이는 우레와 같은 박수로 통과됐다. 구 회장 취임 이후 1년간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준 사람은 삼촌인 고 구정회 사장이었다. 조카를 ‘보필’하는 삼촌은 LG가의 저력을 잘 말해준다. 구자경 신임회장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인화단결과 상호협조를 통해 그룹의 부드러운 기업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급속한 확대보다는 내실있는 안정적인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락희화학, 금성사 등 11개 계열사를 갖고 시작한 구자경 회장은 95년 2월 이임할 때까지 LG를 한차원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취임 첫 해인 70년 520억원에 불과하던 그룹매출은 94년 30조원을 넘어섰고 수출은 3100만달러에서 147억달러로 474배나 늘어났다. ●늘 꿈이었던 농사일에 매진 구 명예회장은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주면서 “앞으로 여의도 본사에는 일주일에 한번만 출근할 것이다. 모든 경영은 신임 회장에게 맡긴다.”고 약속했다. 구태회·평회·두회씨 등 창업주 형제들과 허준구·허신구 회장도 고문으로 물러났다. 충남 천안의 ‘천안연암대학’으로 내려간 구 명예회장은 버섯재배 등에 심혈을 기울이며 10년전 약속을 지키고 있다. 주중에는 천안에 머물다 주말에는 서울 성북동 집으로 올라오는데 매주 월요일에만 트윈타워로 출근한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 집무실인 30층 대신 32층으로 직행, 본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복지재단·문화재단 업무만 보고 오후에는 천안으로 내려간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구 회장 얼굴을 보지 않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 분재, 장미재배를 거쳐 버섯재배로 이어진 구 명예회장의 왕성한 취미활동은 요즘 된장, 생면, 만두 등 유기농 먹을거리로 확대되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선친이 두산, 경방그룹 회장과 함께 1956년 서울컨트리클럽에서 발족한 ‘단오회’와 진주중 15회 동창회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있으며 능성구씨 대종회장을 맡고 있다. 단오회에는 김각중 경방 회장, 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 선친을 치료했던 이동렬 박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진주중 동창인 고 이규호 전 문교부 장관도 생전에 절친한 사이였다. 고 정주영 회장도 전경련 회장단 활동 등을 통해 남다른 친분을 쌓았다. ●20년 경영수업 받은 ‘구병장’ 구본무 회장은 연세대 상학과에 다니다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다. 재벌 총수 가운데 현역 출신은 쉽게 보기 어렵다. 보병으로 만기 제대후에는 미국 애슐랜드대로 유학을 떠났다.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구 회장은 30세때인 75년 럭키(현 LG화학)의 심사과(사업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부서로 사업전반을 이해할 수 있음) 과장으로 입사했다. 당시 심사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구 회장의 ‘핵심참모’인 강유식(57) ㈜LG 부회장이다. 강 부회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2년 럭키에 입사했다.97년 회장실(구조조정본부)로 소속을 옮겼고 99년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으면서 그룹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구 회장은 아버지처럼 ‘험한’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81년에야 금성사 이사로 승진할 정도로 차곡차곡 경영수업을 받았다. 럭키 심사과장, 수출관리부장, 유지사업본부장을 거쳐 80년 금성사(현 LG전자)로 옮겨 기획심사본부장을 맡았고 83∼84년에는 도쿄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입사 10년만인 85년에야 기획조정실 전무로 그룹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95년 회장 취임사에서 ‘초우량 LG’를 약속했던 구 회장은 인터넷, 홈쇼핑, 이동통신, 통신 등에 잇따라 진출하며 사세를 넓혀갔고 필립스와 합작으로 LCD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빅딜’과 ‘LG카드 사태’로 반도체, 금융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1등LG를 이끄는 사람들 지금까지 LG그룹을 상징해 온 ‘인화’는 구본무 회장 대에 이르러 사실상 ‘일등주의’로 바뀌었다.LG는 그동안 ‘인화정신’이 결코 ‘온정주의’가 아니라고 항변해 왔지만 삼성그룹에 비해 LG그룹의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 보인 것은 사실이다. 요즘 LG가 거의 매일 쏟아내는 ‘강한 승부욕’,‘독종정신’,‘다이내믹’ 등은 LG가 온건하고 점잖은 반면 보수적이고 느린 조직에서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구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를 김쌍수(60)부회장에게 맡긴 것도 생활가전사업을 1등으로 만든 그의 ‘뚝심’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부진을 면치 못하던 휴대전화 사업을 ‘비전문가’인 박문화(55) 사장에게 맡겨 새로운 도약을 주문했다. 오디오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LG의 ‘광스토리지’ 사업을 7년 연속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LG에서 독립한 다른 친척이나 형제와 달리 주력사인 LG필립스LCD 부회장을 맡고 있는 둘째동생 구본준(54) 부회장 역시 1등에 대한 집념이 남다르다. 경복고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나온 구 부회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미국 AT&T를 거쳐 86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했다. 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빼앗기다시피 넘겨주는 것을 눈으로 지켜본 뒤 99년부터 LG필립스LCD 대표를 맡아 세계적인 LCD업체로 키워왔다. ●숨어있던 승부사기질 발휘되나 소탈하고 인자해 보이는 구 회장의 이면에는 무서울 정도의 집념과 승부욕이 도사리고 있다는 평이다. 구 회장의 집념은 그가 하늘을 나는 모습만 보고도 무려 150여종의 새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조류학’에 조예가 깊은 것에서 잘 나타난다. 중학교때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다친 새 한 마리를 발견, 집에 데려와 치료해 준 인연으로 새에 관심을 갖게 된 구 회장은 2000년에는 ‘조류도감’을 낼 정도로 새에 관해서는 전문가다. 여의도 LG트윈빌딩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구 회장의 각별한 보살핌덕에 무사히 새끼를 낳은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동생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도 최근 ‘사진으로 보는 한국야구 100년’을 발간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보통이 아닌데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은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좋아 보이는 구 회장이 거의 ‘경멸’할 정도로 싫어하는 부류가 있는데 준비하지 않는 불성실한 사람이다. 구 회장은 연습장에서 충분히 연습하지 않고 무작정 골프장에 나타나는 초보자를 무척 싫어한다고 한다. 더 싫어하는 부류는 ‘트리플보기(이븐파보다 3타를 더 치는 것)’를 하고도 ‘히죽히죽’ 웃는 사람이다. 다시는 트리플보기같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계열사 사장들을 평가할 때도 이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구 회장은 특별히 운동에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끈질기게 연습에 매달려 한때 핸디캡 5∼6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고 한다. 환갑을 맞은 지금도 핸디 8∼9 정도를 친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구 명예회장 시절 선포한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에 ‘1등LG’를 더한 ‘LG Way’를 새로운 기업문화로 천명했다.10여년에 걸친 계열분리를 마무리지은 구 회장은 ▲고객이 신뢰하는 LG▲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LG▲인재들이 선망하는 LG▲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LG를 목표로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의 집념과 승부사기질이 앞으로 어떻게 발휘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동국제강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할 정도로 장세주 회장과는 친분이 깊은 편이다. 장 회장의 숙부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딸 인영(37)씨가 구 회장의 당숙인 구자은(41) LS전선 상무와 결혼해 사돈지간이기도 하다. 만화가 허영만씨와도 교류가 있는데 허씨는 인기작 ‘식객’에서 구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맛있는 삼계탕을 사주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단출한 네식구 구 회장은 72년 김태동 전 보사부 장관의 딸인 김영식(53)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다닌 ‘재원’으로 서구적인 외모의 미인이었다고 한다. 시아버지 구자경 명예회장은 “보수적인 며느리를 원했는데 맞고보니 맏며느리는 개방적이고 아래 며느리들이 보수적이었다. 뒤바뀐 감도 없지 않지만 그만하면 잘 맞는 편”이라며 만족하는 분위기다. 구 회장 부부는 금슬이 좋기로 유명하지만 ‘내외’가 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주말에 곤지암에서 골프를 치다 부인이 일행들과 골프를 치는 것을 보고 나무랐다는 일화도 있다.LG 소유인 곤지암은 주말에 주로 계열사 임원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애용하는데 ‘회장 부인’이 나오면 임원들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다. 김씨가 다른 그룹 회장 부인과 달리 미술관을 맡지 않은 것이나 여의도 트윈타워에 한번도 나오지 않은 것도 LG가의 엄격한 ‘단속’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양자로 들인 구광모(27)씨와 연경(27)·연수(9) 두딸을 두고 있다. 광모씨는 병역특례인 산업기능요원으로 국내의 한 IT솔루션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올해 병역을 마치면 미국 뉴욕주의 로체스터 인스티튜트공대로 돌아가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양자로 입적된 뒤 ㈜LG와 LG상사 지분을 대폭 늘려 ‘경영승계’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LG측은 “광모씨의 양자입적은 ‘제사 지낼 장손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4세 경영’과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마치고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연경(27)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윤형(26)씨와 함께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붓감’이다. ukelvin@seoul.co.kr ■3공화국서 “소총 만들어보라” 권유 구인회 “유망해도 무기는 싫다” 거절 LG화학은 한때 자회사를 통해 ‘비데’사업을 하다 그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타일, 욕조 등 욕실 인테리어사업에 비데를 함께 취급하면 고객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했지만 구본무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첨단기술로 해외시장을 노리는 제품도 아닌데 돈이 된다고 해서 ‘품위’에 맞지 않는 제품을 팔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LG에서 계열분리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말에도 LG카드의 부실이 해결되지 않자 채권단은 또 한번 LG그룹의 지원을 요청했다.LG측은 “이미 1조원이 넘게 지원을 한데다 그룹에서 분리된 회사를 무슨 근거로 지원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구 회장의 ‘결단’으로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구 회장은 LG카드 기업어음(CP)을 갖고 있던 친척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해가며 출자를 부탁했다고 한다. 삼성과 공동으로 시작했던 방송사업을 넘겨준 것이나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 직전에 포기한 것도 ‘사돈간의 불화’로 세인들의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LG가 이처럼 ‘세간의 평판’을 신경쓰는 것은 엄격한 유교가문의 장손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구인회 회장은 도박이나 술 등 사행산업은 물론 이른바 ‘먹고 마시는’일과 연관된 소비성 사업, 부동산 투자도 금지할 정도로 엄격했다. 나중에야 필요에 의해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설립했지만 한때는 호텔사업도 LG의 ‘금지리스트’에 올라 있을 정도였다.3공화국 당시 정부로부터 “소총을 만들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도 “우리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것은 고마우나 아무리 유망한 사업이라도 무기는 만들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을 정도다. 하지만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같은 ‘체면 경영(정도경영)’은 자칫 수익성 좋은 사업 기회를 놓칠 수 있고 공격적인 확장에도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관계자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가며 일등할 생각은 없다.”면서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갖추면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아도 고객들이 인정해준다는 것이 구 회장의 지론”이라고 말했다. ukelvin@seoul.co.kr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합병돼 설립된 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주인’이 누가될 것인지를 놓고 재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매각대금이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이는 이 대형 매물의 유력한 새 주인으로 전 주인인 LG가 거론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LG는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검토할 일도 없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40년 가까운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이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LG는 구인회 창업회장 생전인 69년 미국 NSC의 기술제공으로 반도체 회사인 금성전자를 설립했다. 초대 사장은 구자두 현 LG벤처투자 회장이었다. 금성전자는 1차 오일쇼크 등으로 73년 금성사에 흡수합병되면서 주춤했지만 74년 삼성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이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것 등에 ‘자극’받아 75년 반도체팀을 만들고 미국 AMI와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등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79년에는 대한전선의 대한반도체를 인수, 금성반도체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초대 회장은 구자경 현 명예회장, 사장은 이헌조 현 LG그룹 고문이었다. 금성반도체는 이후 85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1메가롬(ROM)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금성일렉트론으로 이름을 바꾼 뒤 90년 1메가 D램,91년 4메가 D램을 잇따라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하지만 LG는 98년 정부의 ‘빅딜정책’의 ‘희생양’이 되면서 반도체사업을 현대그룹에 양보하게 된다.99년 1월6일 청와대를 방문한 구본무 회장은 전자사업이 주력인 LG에 반도체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지만 이미 현대측과 ‘얘기’가 끝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귀에 구 회장의 ‘절규’가 들릴 리 만무했다. 이날 밤 이헌조, 변규칠, 성재갑 등 LG의 원로들이 마련한 위로자리에서 구 회장은 모처럼 통음을 했다. 일부에서는 구 회장이 ‘통곡’을 했다고 하지만 ‘통한의 눈물’을 보인 정도였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한남동 구 회장의 집앞에 진을 친 기자들은 자정이 넘어 귀가하는 구 회장을 붙들고 ‘소감’을 물었고 구 회장은 “다 버렸습니다.”는 말로 3대를 내려오며 30년간 이어진 반도체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일본인 100만명에 한국음식을”

    |도쿄 이춘규특파원|광복 60주년을 맞아 재일교포 1∼1.5세에게 위로의 식사를 대접하고 일본인 100만명에게 한국 음식을 맛보게 해주는 ‘우정의 잔칫집’ 행사가 오는 9월부터 4개월간 일본에서 열린다. ‘광복 60주년 한·일 우정의잔치 조직위’(위원장 이창복) 주최로 열리는 행사에서는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 20개 도시 2000여개 한국 식당에서 삼계탕 대접상이 차려진다. 민단과 총련이 선정한 재일교포 1∼1.5세 노인 8만여명과 주일 한국기업과 거래하는 일본 기업인, 일본 시민단체 회원 등 2만여명이 초청 대상이다. 이들에게 1200엔짜리 삼계탕과 교환되는 초대권이 발송된다. 초대권 매입은 주일 한국기업들이 협찬한다. 행사 기간에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 3대 대도시에서는 한국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일본의 서울클럽이 각각 선정한 양국 신세대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우호·교류의 장도 마련된다. 잔칫상을 차린 2000여 식당들은 행사기간 내내 음식값을 30% 가량 할인하고 한국음식을 홍보하는 이벤트를 개최해 일본인 100만명이 한국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 한류붐 지속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에는 고깃집 3만여개를 포함해 총 3만 8000여개의 한국식당이 있다.80% 가량을 재일교포가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 식자재는 한국의 농식품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식당의 붐이 일어나면 한국 농식품의 대일수출 기반이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taein@seoul.co.k
  • 닭고기값 폭등 ‘11년만에 최고’

    산지 닭고기 가격이 11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조류독감 파동으로 사육두수가 크게 줄어든 데다 사료비마저 오르는 등 생산원가 부담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15일 대한양계협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산지 닭고기 거래가격(1㎏ 기준)은 1916원으로 지난 1994년 10월(2129원) 이후 11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정도 상승했다. 특히 산지 달걀 가격은 1337원(특란·10개들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08원)보다 30% 이상 급등했다. 이에 따라 할인점 등 소매시장의 닭고기·달걀 가격도 크게 올랐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생닭(1㎏)이 5200원으로 지난해(4700원선)보다 10% 올랐다. 롯데마트에서도 생닭(650∼750g)은 지난해보다 10∼20% 이상 오른 3600원, 달걀 한판(특란·30개들이)은 15% 이상 오른 4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롯데마트 계육담당 정선용 과장은 “여름철이면 삼계탕 등 닭고기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올 여름에는 100년 만의 무더위가 찾아온다니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MD의 훈수-압력솥] ‘어머니가 갓 지은 밥맛’ 바로 이 맛이야

    [MD의 훈수-압력솥] ‘어머니가 갓 지은 밥맛’ 바로 이 맛이야

    주방 일에 서툰 신혼 부부들도 쉽게 밥맛을 낼 수 있는 압력솥이 혼수품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압력솥으로 지은 밥은 윤기와 찰기가 있고 현미나 보리처럼 익히기 까다로운 곡류도 쉽게 조리할 수 있어 ‘갓 지은 어머니의 밥맛’을 못잊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안전장치·AS보장·정품 등 확인 고압으로 단시간에 조리해 비타민 등의 영양소 파괴가 적고 육류 등의 지방량을 줄여주기 때문에 ‘웰빙형 식탁’을 만드는 데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고압을 사용하는 제품이니만큼 구입할 때 무엇보다도 안전장치가 잘 돼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애프터서비스가 보장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수입 압력솥의 경우 정식 경로가 아닌 병행 수입의 방법으로 들여온 제품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데,AS와 안전을 위해서는 정식경로를 통해 판매하는 정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뚜껑의 고무 패킹과 같은 부품은 1∼3년에 한번 정도 교체해 줘야 하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부품 구입에 어려움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자신의 가정에 맞는 용량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은 가족 수가 적은 가정이 많아 작은 용량에 대한 소비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며 업체들도 다양한 소용량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신혼살림에는 보통 1.8ℓ(2∼3인용)∼4.5ℓ(7∼8인용)가 적당하다. 압력솥을 안전하게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관리법도 중요하다. 조리하는 음식의 양은 압력솥 용량의 3분의2 이하가 적당하며 콩과 같이 부피가 많이 늘어나는 음식은 3분의1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름기가 많고 카레와 같이 점성이 높은 음식을 할 때는 압력솥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뚜껑부분은 압력장치와 고무 패킹이 있어 반드시 손으로 세척하며 조리 후 이물질이 묻어 있다면 분리하여 깨끗이 세척해 주도록 한다. ●실속파에겐 저렴한 국산이 어울려 풍년, 키친아트, 퀸센스 등 국내 주방용품 업체 제품들은 소재를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와 같이 가벼운 것으로 만들고 꼭 필요한 기능만을 모아놓아 초보 주부들이 사용하기 편리하다. 가격도 10만원대로 저렴한 데다 부품을 교체할 때도 비용이 적게 들어 부담이 없다. 풍년의 ‘하이클래드 압력솥’은 솥 전체가 3중 구조로 돼 있어 밑면만 3중인 압력솥 보다 열효율과 열전도율이 좋다.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의 샌드위치 구조로 돼 있어 스테인리스의 튼튼함과 알루미늄의 가벼움을 갖췄다.4.5ℓ가 7만 8000원,2.5ℓ가 6만 9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해 실속파에게 인기 만점. ‘키친아트 기 압력솥’은 ‘스테인리스 스틸+알루미늄+스테인리스 스틸’의 3중구조로 된 특수 강판을 사용, 열이 골고루 분포돼 일부만 타거나 눌어붙지 않는다. 커버 안쪽에 고급 옥을 부착한 것도 특징.4.5ℓ가 17만 4000원,2.8ℓ 가 16만 8000원. ‘세신 퀸센스 편심 압력솥’(가격 3ℓ 11만 2000원,4ℓ 12만원)은 뚜껑과 손잡이가 슬라이드 타입으로 빈틈없이 물려 있고 부드럽게 열려 사용하기 편하다. 압력 표시장치가 있어 밥하기가 쉬운 편이다. 밥 이외에 갈비찜·삼계탕 등 조리 시간이 긴 요리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내구성이 강한 스테인리스 소재의 제품을 추천한다. 독일 주방업체 휘슬러의 ‘휘슬러 프로 압력 압력솥’은 고급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 튼튼하고 안전하다. 음식 재료의 특성에 따라 3단계의 압력계기 밸브로 압력의 단계를 조절 할 수 있으며 바닥 내부를 특수 처리해 육류를 조리할 때 지방을 빼주어 저지방 고단백 요리를 즐기는 가정에 추천할 만하다.1.8ℓ 48만원,2.5ℓ 54만원이다. ●다양한 기능 원하면 비싸도 외국산 택해야 스위스산 ‘쿤리콘 듀로메틱 톱 압력솥’은 여성의 손 크기를 감안해 손잡이를 얇게 제작했다. 매끈하게 표면을 처리하고 손잡이 부분의 ‘잔류압 배출 수동 작동 버튼’을 없애 깔끔한 디자인으로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편. 가격은 2.5ℓ 47만원,3.5ℓ 48만원. 독일 주방업체 실리트의 ‘시코메틱 T압력솥’은 조리시 발생하는 스팀으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신선한 허브나 양념을 첨가하면 향이 살아 있는 맛을 느낄 수 있다. 가격 1.8ℓ 57만원,2.5ℓ 62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모든 기능을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고,2단계 자동 압력 조절 장치가 있어 불 조절을 할 필요가 없다. 롯데백화점 임영희
  •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 맛집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 맛집

    인사동 학고재의 옆 골목을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거기에서 경인미술관 후문에서 나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별로 길지 않은 이 골목은 뜻밖에도 시골의 고즈넉한 고샅길 같아서, 어! 인사동 안에도 이렇게 정이 가는 골목이 있었나 하고 잠깐 놀라게 되는데, 바로 그렇듯 정이 가는 분위기 그대로 여느 손때 고운 살림집 같은 지리산(02-723-7213)이 있다. 얼핏 보면 지리산은 그냥 인사동 골목 안에 흔하디 흔한 한정식집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주인 되는 모경숙씨도, 나이에 비해 참 곱다며 지나치거나 어쩌다 손님들에게 건네는 밝은 미소가 인상적이다 하고 무심하게 넘길 뿐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지리산이나 주인 되는 이를 결코 무심하게 흘려 넘길 수가 없다. 1997년에 나는 청산(靑山)이라는 장편소설을 펴낸 적이 있다. 청산은 일종의 실명소설인 셈인데, 흔히 국선도(國仙道)를 수련하는 이라면 함부로 입밖에 소리 내어 들먹이는 것마저도 외경스럽게 여기는 이름으로, 바로 우리나라에 국선도를 있게 한 이다. 그이는 한때 물속에 들어가서 숨을 멈춘 채 십 몇 분을 있었다거나 혹은 불 속에 들어가서 견뎌낸다든가 하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신비적인 도력으로 유명한 이기도 하다. 국선도는 요즘 들어 어린 초등학생들마저도 모르는 이가 없는 국민적인 영웅 황우석교수가 오랜 기간 수련을 하고 있다고 하여 덩달아 유명해지고, 그런가 하면 일일연속극 같은 데서 주인공들이 국선도 수련을 하는 장면이 곧잘 나오기도 해서, 사람들의 눈이나 귀에 별로 생경한 단어는 아니다. 국선도는 단전호흡을 중요한 수련법으로 한다. 여기에서 단전호흡에 대하여 길게 늘여 설명할 수도 없고 또 그런 자리도 아니지만, 간단하게 한 마디로 하자면, 폐호흡이 아닌 단전이라고 불리는 아랫배호흡을 통해서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나아가 하늘 기운까지 얻는다는 호흡법이다. 마음을 호흡 하나에 모아 호흡 자체가 자신이 되고, 자신에게 불어오는 바람이 되고, 물소리가 되고, 새소리가 되고, 그렇게 마음과 호흡이 흔연히 하나가 되어 하늘에 있는 기운을 얻는다는 것이다. 하늘의 기운이란 선계(仙界)의 기운이기도 한데, 선계는 자신의 몸속에 있는 어떤 우주적인 세계라고 바꾸어 말해도 괜찮을 터이다. ●국선도의 전설 ‘청산’의 부인·동서가 운영 국선도와 함께 여러 신비적인 일화를 만들어냈던 청산은 1980년대 들어 어느날 문득 증발이라도 하듯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그리고 한동안 국선도 주변에서는 청산이 마지막 단계의 수련을 위해 다시 산으로 들어갔다거나 혹은 죽었다거나, 혹은 마침내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올랐다는 등 뒷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청산에 대한 뒷소문마저도 잠잠해질 무렵에 인사동 골목에는 슬며시 지리산이라는 한정식집이 문을 열었다. 그런 지리산을 드나드는 손님들 중에서 뭔가 여느 집과는 다른 점을 느낀 이가 있었다면, 그것은 무엇보다도 객석을 오가며 손님들 시중을 드는 이들이 모두 젊은데다가 저마다 얼굴빛이며 눈빛이 예사롭지 않게 맑고 푸르다는 점이었을 터이다. 그랬다. 그이들은 실제로 지리산 청학동 옆 골짜기에 있는 하동군 청암면 옥종리의 국선도 수련원에서 사범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이었고, 주인 되는 모경숙씨는 다름 아닌 청산의 부인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에 나오는 한정식 차림의 갖가지 산채나물이며 야채들은 모두 지리산 수련원에서 사범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이 국선도를 수행하는 틈틈이 기르거나 채집한 것들이었다. 얼굴빛이며 눈빛이 맑고 푸른 이들은, 청산이 증발이라도 하듯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린 후로, 청산의 동서가 되는 고장홍법사가 모경숙씨와 함께 국선도 장래를 위하여 지리산 골짜기에 수련원을 마련하고 전국의 도장에서 유능한 남녀들을 뽑아 들여 특별히 사범교육을 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얼마간의 기간을 두고 수를 반으로 나누어 반은 인사동 한정식집 지리산에서 주방이며 객실을 맡게 하고 나머지 반은 지리산에서 직접 국선도 수련을 하게 하는 식으로, 이를 테면 인사동 지리산에서는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 몸을 두면서 세상살이의 공부를 하고 청학동 옆 골짜기의 지리산에서는 단전호흡에 몰두하게 하면서 세상 안팎의 공부를 함께 하는 셈이었다. 한편으로는 청산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린 후로 종로3가에 있는 백궁빌딩의 국선도 본원을 위시해서 전국에 있는 국선도 도장들이 한때 어쩔 수 없이 경영이 어려워졌는데, 인사동 지리산은 경영이 어려운 도장을 앞장서서 경제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뜻이 우선이었다. ●지리산 산채·야채 등 토속미 물씬한 한정식 지리산에는 1인분 1만 3000원의 지리산정식이 가장 대중적인 메뉴인데, 각종 모듬전에 시래기와 무나물·콩나물 하루나(평지·유채)를 모아내는 모듬나물, 배추보쌈, 더덕무침, 콩비지, 굴비, 된장국, 단호박찜, 두부김치, 봄나물 물김치, 새송이버섯, 두부와 들깨를 섞어 톳에 무친 톳무침, 돈나물, 청포무침, 고추장아찌, 우엉조림, 멸치생젓, 물김치, 총각김치, 배추김치 등 물경 30가지에 가까운 반찬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나온다. 그러나 그렇듯 넘쳐나는 가짓수보다는 반찬 하나하나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먼저 돋보인다. 보다 소중한 자리라면 1인분 4만원의 코스 요리인 지리산 한정식이 있는데, 깨죽이며 호박죽같은 죽에서 시작하여 물김치, 야채샐러드, 잡채, 삼색전, 문어회, 꼬치구이, 키조개죽순볶음, 낙지볶음, 두부탕, 갈비찜, 삼색떡, 탕수육 등의 요리에 된장찌개며 굴비에 각종 밑반찬을 곁들인 식사가 나온다. 이밖에도 저녁의 술자리를 위한 안주로는 두부전골, 한방보쌈, 돼지갈비찜, 제주도 돼지족발, 암퇘지볶음, 홍어무침, 홍어회, 굴무침과 회, 조개탕, 녹두전, 감자전, 굴전, 해물전, 해물파전, 모듬전 등이 있는데, 저마다 1만원에서 2만원 안팎이다. 주류로는 시중에 판매되는 술 이외에도 지리산에서 내는 담근 술이 있는데, 칡주, 송이주, 돌사과주, 금귤주, 대추주, 홍매실주 등이 있다. 종로에서 오는 인사동길의 4거리 ‘질경이우리옷’과 ‘서호갤러리’ 사이의 골목에 얼마 전에 ‘여자만’(02-725-9829)이라는 약간 별스러운 이름의 맛집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얼핏 보기에 여자만 전용으로 출입하는 맛집인가 싶어 다시 한번 눈길을 돌리면, 간판 아래에 여자만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전남 고흥과 여수 사이에 위치한 만 이름이 여자만입니다. 고흥 며느리로서 남도음식을 정성껏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여자만으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물론 남자분도 들어오셔도 됩니다.(남자만!) 주인장은 산악인 박기성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기성 이미례 부부.) 산악인 박기성씨와 함께 여자만의 맛집 부부로 나오는 이미례씨는 일찍이 ‘수렁에서 건진 내 딸’을 찍은 영화감독이다. 왕년의 잘 나가던 영화감독이 뜬금없이 맛집 주인이 되어서 인사동에 나타난 것이다. 인생유전이라면 영화감독이 맛집 주인이 된 그 자체만으로도 드라마틱한 인생유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영화판의 저간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아예 수긍을 못할 바도 아니다. 오히려 영화판의 이러저런 체면들을 훌훌 털고 생존경쟁의 치열한 삶 속으로 돌아온 그이의 어떤 용기가 눈에 부실 정도이다. 일찍이 동국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하고 유현목 감독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하며 영화인생이 된 이미례씨는 1984년 ‘수렁에서 건진 내 딸’로 데뷔한 이래 물망초·영심이 등 6편의 영화를 찍었다. 그리고 몇 해 전부터 이미 다음 작품을 시나리오까지 끝내고 제작자를 찾았으나, 거의 성사될 듯하다가 결렬되는 식이 서너 차례나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그이는 먹고 사는 일의 어려움은 물론이려니와 얼마 전부터 몸도 마음도 더 이상 가눌 수 없으리만큼 지친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우울증마저 찾아왔다. ●벌교꼬막 등 고흥에서 가져오는 풍성한 해산물 그이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영화고 예술이고 간에 우선 살아남고 보자. 이를 테면 이미례씨의 여자만은 그이가 자신의 짧지 않은 생애를 담보로 하여 새롭게 다시 출발하는 자리이다. 그이는 맛집을 해서 돈을 벌면 어디에 쓸 것이냐는 농담 비슷한 질문에 기다리지 않고 대답했다. “물론 영화 만들어야죠.” 재료를 거의 대부분 이미례씨의 시댁이 있는 고흥에서 가져오는 여자만의 요리는 풍성한 해산물들이 우선 눈에 띈다. 피굴탕, 누룽지 해물탕, 매생이국, 벌교꼬막, 낙지볶음, 녹두해물부침, 황태구이, 버섯들깨탕 등의 술안주가 있고, 점심에는 5000원짜리 여자만정식이 있다. 이중에서 여자만이 특히 자랑하는 요리는 이미례씨가 시어머니에게 전수 받았다는 피굴탕이 있다. 피굴탕은 여자만에서 나오는 굴을 껍질 채 물에 데치듯 은은한 불로 삶아서 건져내어 속살을 까내고, 껍질 삶은 물을 앙금을 버리고 우윳빛 나는 윗물만을 국물로 사용하여 다시 속살을 넣고 대파며 깨소금을 넣어서 맑게 한소끔 끓여내는 식이다. 이를 테면 여느 굴탕과는 달리 껍질을 삶아서 국물로 사용하는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시원한 국물맛의 비법이 거기에 있는 모양이다. 피굴탕에 이어서 역시 자랑하는 누룽지해물탕은 누룽지를 넣고 끓이다가 찹쌀가루를 넣어 국물을 약간 걸죽하게 만들어 해물의 비린내를 없애고, 조갯살, 키조개, 깐새우, 오징어, 낙지, 홍합 등에 죽순이며 청경채 같은 야채를 넣어 끓여낸다. ■ 유기농 맛집 원조 ‘시천주’ 안국동 로터리에서 인사동으로 들어오는 초입에 있는 크라운베이커리 옆골목이나, 조금 내려와 가나아트스페이스 골목을 들어서면 뒤편 한정식 골목에 시천주(02-732-0276)라는 맛집이 있다. 동학의 시천주(侍天主)를 차음하여 ‘시와 술이 샘솟는 공간’이란 뜻으로 바꿔 쓰고 있는 시천주는 뜻밖에도 신시(神市)라는 유기농산물 유통단체인 녹색세상의 자매점이며 한편으로는 환경을 생각하는 모임인 ‘그린네트워크‘의 일원이다. 그렇듯이 시천주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유기농 맛집의 원조로 꼽히는데, 유기농쌀, 우리밀, 유기농 야채, 채소, 손수 담은 된장, 유정란, 유기농 차와 주스 등 모든 재료를 신시를 위시한 명동성당의 가톨릭센터 안에 매장이 있는 ’하늘 땅 물 벗‘이라는 유기농가게에서 구매한다. 현재 시천주의 운영을 맡고 있는 주정호씨 또한 일찍이 환경단체인 생태보전 시민모임, 생명의 숲 등에 관계하다 그만 지리산으로 들어가 노고단 산장에서 생태가이드를 하던 중,3년 전에 그린네트워크에 관계된 친구의 권유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저자거리로 내려온 환경운동가이다. 눈이 몹시 맑은 그이는 시천주에 관련되어 매스컴에 이름이 나는 등의 일이 많이 불편한 모양으로, 그만큼 시천주의 운영자가 되어 돈을 버는 따위의 세상일에는 서툴고 어눌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시천주의 메뉴는 담백한 채식 위주의 요리가 특징이다. 나물비빔밥과 된장국, 녹차냉면, 김치두부전골, 야채두부전골, 추억의 간장빠다밥이 있고, 술안주로는 해물부추전, 도토리묵무침, 떡잡채, 오색냉채, 골뱅이소면 등이 있다. 물론 삼계탕이며 불고기버섯전골 같은 육류도 없지 않다. 시천주가 자랑하는 것은 1인분 7000원의 나물비빔밥과 된장찌개다. 고사리, 콩나물, 도라지, 당근, 시금치, 상추, 호박 등의 나물에 유정란을 넣어 비벼먹게 되어 있는데, 미역줄기, 도라지오이무침, 두부부침, 시래기나물, 취나물, 무나물, 감자졸임, 멸치볶음, 배추김치, 야채샐러드 등의 풍성한 반찬에 맑은 된장국이 뒤따른다. 이밖에 시천주에서 자랑하는 술로는 강원도에서 담군 머루주와 경상도 악양 막걸리가 있다. 또한 식당의 한쪽에서는 유기농 제품인 우리밀 곰돌이, 우리밀 햇살콘, 싹낸 건빵 등의 과자류와 우리밀 밀가루, 부침가루, 한라산 고사리, 감골 표고버섯, 지리산 야생 수제차로 뽕잎차, 두충잎차, 구절초차, 산죽잎차, 연잎차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 꿩회·꿩파전·꿩산적…꿩따리 샤바라

    꿩회·꿩파전·꿩산적…꿩따리 샤바라

    ■ 춘천꿩농장서 꿩먹고 알먹고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겨울 전통 먹을거리가 꿩이다. 함박눈이라도 내릴라치면 덫을 놓고 불린 콩을 뿌려 꿩사냥을 했다. 이렇게 잡은 꿩으로 냉면과 만두 등 갖가지 별미도 만들어 먹었다. 꿩은 그 자태가 아름다운 만큼이나 맛도 일품이다. 담백하면서도 감칠 맛이 돈다. 육질은 부드러우면서 쫀득한 탄력이 있다. 꿩은 가슴살로 배·오이 등을 채 썰어 넣고 참기름을 조금 넣어 육회로도 먹었다. 쫄깃한 맛에서 ‘꿩 대신 닭’이란 표현이 왜 나왔는지 느껴진다. 옛날에 주로 혼례, 제사, 감사의 표시로 꿩이 쓰였다.‘있는 집’에선 치적제일(雉炙第一)이라 하여 제사에 빠지지 않았다. 정월 대보름엔 꿩알을 복란(福卵)이라며 귀하게 여겨 찾기도 했다. 나라님도 꿩의 맛을 즐겼다. 오죽하면 조선시대까지 매를 길러 꿩을 잡는 관청을 뒀겠는가. 조현진 봉래정 조리사는 “꿩은 겨울철 궁중의 보양식”이라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다이어트나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이런 꿩 맛보기가 요즘엔 쉬워졌다. 꿩을 사육하는 까닭이다. 꿩은 사육된다고는 하지만 닭이나 오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야성이 강하다. 소리에 민감하고 경계심이 무척 높다. 반면 병해에 강해 웬만한 조류독감에도 끄떡없다. 꿩 사육 농장인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의 춘천꿩농장을 찾았다. 사방에 눈이 쌓이고 얼어붙은 산간마을의 겨울,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칼처럼 매섭다. 하지만 농장의 꿩들은 추위를 잊은 듯 재빠르고 활기찼다. 사육장 안으로 발자국소리를 죽이며 조심스럽게 들어섰지만 수백 수천마리의 꿩이 한꺼번에 푸드득거리며 날아올랐다. 먼지와 깃털, 정면으로 돌진하는 꿩 때문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였다. 주인 동영삼(50)씨는 “막무가내로 사육장에 들어서면 꿩이 정면으로 달려들어 발톱에 할퀴거나 다친다.”고 주의를 줬다.“닭은 먹이를 주면 달려들어 먹지만 꿩은 경계심을 품고 접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꿩은 모두 부리가 몽땅하게 짧았다. 꿩은 성질이 거칠어 서로 싸우는 경우가 많아 생후 20∼30일 사이에 부리를 절단한 까닭이다.15년째 꿩을 기르는 그는 “꿩을 수십대째 순치시켜며 길들이려고 했지만 여전히 실패”라며 “닭이나 오리는 꿩과 비교하면 너무나 순해 ‘온실 속의 화초’”라고 말했다. 그는 꿩이 인삼밭을 찾으면 쑥대밭으로 만드는 걸 보고 꿩을 건강하게 기르기 위해 인삼과 목초액을 먹였다. 항생제는 전혀 먹이지 않는다. 꿩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동씨 부인 정향순씨는 “꿩의 요리법은 닭과 비슷하지만 기름기가 없어 훨씬 더 담백하다.”며 “꿩의 감칠 맛을 살리려면 파·마늘 등 강한 향신료를 많이 넣지 않는 요리법이 좋다.”고 말했다. 꿩고기로 육수를 우려낼 땐 꿩 한 마리에 물((8ℓ), 생무(400g), 양파(200g), 마늘(3쪽)만 넣고 30여분간 푹 끓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육수는 식혔다가 냉면을 말거나 다른 음식을 만들 때 넣고, 살은 소금에 찍어 먹거나 칼국수·만두 등을 끓일 때 넣으면 된다. 그는 꿩에 인삼·대추 등을 넣고 삼계탕처럼 끓여 먹으면 겨울에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닭백숙처럼 통마늘·대파 흰 부분을 넣고 닭보다 더 오래 익혀 먹는 꿩백숙도 좋단다. 정씨는 배추·무·호박·숙주나물·부추 등을 꿩고기와 다져 넣은 꿩만두도 빚어 판다. 꿩만두 1봉지(100알)에 3만원, 냉동 꿩고기(장끼·1㎏)는 2만원에 택배도 한다. 식당 메뉴는 꿩냉면(5000원), 꿩백숙, 육회(이상 2만 5000원), 꿩샤부샤부(3만 5000원·4인분) 등이 개발되어 있다. 문의(033)262-5335. ■ “겨울에 먹어야 제맛” 수컷 장끼의 자태는 고혹적이다. 목에는 흰 링을 찬 듯 하얀 목털을 둘렀다. 우리나라의 꿩에만 흰 테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 꿩이 전세계 50여종의 꿩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흰 테 위쪽은 녹색을 띤 푸른 빛이 나고, 아래쪽는 붉은 색이 감도는 보랏빛과 황색이다. 밤색 광택이 있는 청동색 몸에 흑색에서 황색까지의 갈색 빛깔로 얼룩져 있다. 긴 꼬리 깃은 짙은 밤색에 검은 마디가 있다. 예로부터 모자 등에 장식으로 많이 달았다. 암컷인 까투리는 꼬리가 짧으며 갈색으로 얼룩져 있다.‘꿩 대신 닭’,‘꿩 구워 먹은 소식(소식이 없음)’,‘꿩 잡아 먹은 자리(흔적이 없음)’,‘꿩 먹고 알 먹고’ 같은 우리 속담도 꿩의 맛과 관련이 있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은 “봄 산란기를 앞두고 겨울은 꿩이 가장 맛있을 때”라며 “꿩고기는 몸에 좋은 오메가3지방산을 갖고 있으며, 소화흡수가 잘 되며 기력을 돋운다.”고 말했다. 춘천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새’맛찾아 전문점으로 서울 김포공항 옆 메이필드호텔의 한정식당에선 2월 말까지 겨울 특선 궁중보양식으로 꿩요리(5만 5000원)를 내놓고 있다(02-6090-5800). 꿩요리 특선 메뉴로는 꿩육회와 꿩완자전골·꿩만둣국·꿩산적(꼬치) 등이 코스로 나온다. 꿩완자전골은 야채와 꿩살로 완자를 빚어 육수에 끓이는 것으로, 여러가지 재료가 어우러진 깊고도 시원한 맛을 낸다. 옛날 궁중에선 이를 봉오리탕으로 불렀다. 봉래정의 단아한 전통한옥에서 겨울 궁중음식 꿩을 즐기는 맛이 그만이다. 한양대학교에서 성동교를 건너 화양로로 이어지는 곳에 있는 꿩 전문 음식점이다(02-468-0110). 12년 전에 문을 연 이 집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꿩 한마리(3만 9000원·4인분). 꿩파전·꿩육회·꿩샤부샤부와 꿩만두, 꿩탕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 금수강산의 꿩샤브샤브는 꿩 뼈를 우려낸 육수에 꿩앞가슴살을 얇게 저며 넣은 것이다. 여기에다 배추·호박·감자·쑥삭·버섯류 등 7∼8종의 야채가 풍성해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감칠 맛이 깊다. 강화도에서 기른 꿩을 가져와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잡아준다. 도심과 강남에서 별미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꿩을 제대로 먹으려면 예약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 전국 제일의 꿩요리집이란 자부심이 가득한 식당이다(043-846-1757). 메뉴는 한 가지. 꿩 한마리(5만원)를 주문하면 꿩회·꿩생채·꿩산적(꼬치)·꿩불고기·꿩만두·꿩수제비매운탕이 차례로 나온다. 어른 두세 명이 푸근하게 먹을 수 있다. 꿩회는 꿩고기를 양념에 무치지 않고 생선회처럼 내고, 꿩생채는 꿩을 야채와 양념에 버무려 내온다. 안주인 박명자(56)씨는 꿩요리로 향토음식 기능보유자로 선정됐다. 한번 맛본 사람은 다시 찾는다. 위치는 충북 충주시 상모면 안보리, 수안보온천에서 월악산국립공원 미륵사지쪽으로 2.5㎞쯤 가야 한다. 의왕의 청계사로 가는 코스 중간에 있는 꿩고기 전문점. 꿩고기 칼국수와 꿩고기 꿩만둣국 각 5000원(031-426-2494). 얼큰해 닭도리탕과 비슷한 꿩탕(4만 5000원)과 담백한 꿩샤부샤부(5만원)는 꿩 한 마리로 푸짐하다. 모두 4인기준. 새로 지은 건물이 깨끗하다. 목장을 하던 주인 박종인씨가 25년 전에 황소 한 마리와 바꿔 심었다는 등나무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변화를 준다. 대중교통 편이 불편한 곳이라 차편을 항시 대기시켜놓고 인덕원 전철역까지 교통편의를 제공해준다. 경기도 용인시 용인문예회관 근처의 금촌집은 꿩탕을 내놓는다(031-335-3808). 얼큰한 국물 맛이 꿩고기 속에 잘 배어든 꿩탕(한 마리 3만 5000원)은 이 집의 별미다. 봄철에는 국물 안에 넣은 달래향이 향긋하게 풍기며 입맛을 자극하다. 꿩구이(9000원·1인분)는 부드럽고 담백한 육질이 좋다. 뼈가 억세지만 뼈를 발라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고기와 양파, 대파, 양송이버섯 등을 같이 굽는 냄새가 향긋하다. 이외에도 메추리구이·토끼탕과 토끼구이 등 다소 야성적인 메뉴를 내놓는다. 꿩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냉면이다. 꿩과 김칫국의 조화로운 맛이 그만이다. 꿩 가슴살이나 날개살, 다리살을 발라내 국물에 띄우고, 뼈는 고아 육수를 내 김칫국이나 동치미국에 섞어 냉면국물을 만든다. 서울 강동구 고덕사거리 E마트를 끼고 우회전하는 평안도 오부자집(429-2515)에선 꿩냉면과 꿩만두를 낸다. 꿩육수를 진하게 맛보려면 3∼4명의 한 가족이 우선 꿩만두전골(1만 3000원·1인분)을 한 냄비 주문해 먹은 다음 꿩냉면(6000원)으로 시원하게 입가심하면 평안도 겨울 별미의 맛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두천의 터미널근처의 평남면옥(031-865-2413)도 꿩냉면(6000원)으로 이름이 높다.
  • ‘흥청망청’ 그믐만찬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춘절(春節·설)을 앞두고 중국에서는 수천만원짜리 ‘그믐만찬(年夜飯·녠예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설 전날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전통이 있는데 이를 ‘녠예판’이라고 한다. 가장 비싼 것은 충칭(重慶)의 한 음식점에서 선보인 18만 8000위안(약 2400만원)의 ‘장백산 백년인삼닭’이다. 장백산(백두산)의 산삼을 넣은 일종의 삼계탕으로 40여가지 산해진미가 나온다. ‘톈쟈(天價·천정부지의 가격) 녠예판’을 처음 만든 충칭의 탄스관푸지우덴(譚氏官府菜酒店)에서도 5만위안짜리 요리가 나온다.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1000∼5000위안짜리의 중급 녠예판도 올해 처음 선보였다. 항저우(沆州)에서는 8만위안의 녠예판이 인기다.40여가지 궁중식 요리로 일본산 전복요리가 일품이다. 광저우(廣州)에서는 8만 8000위안짜리가 나왔는데 프랑스와 일본 등 10여개국의 유명 요리가 포함됐다. 난링(南寧)에서 선보인 9만 9999위안짜리 녠예판은 베이징에서 초빙된 국가연회급 요리사들이 만든다. 충칭르바오(重慶日報)는 “녠예판의 수요자들 대부분은 민영기업인으로 개혁·개방 이후 돈벼락을 맞은 졸부들이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oilman@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억! 4식구 식사

    |홍콩 연합|중국의 일부 고급호텔들이 설이 다가오면서 섣달 그믐날 온가족이 함께 모여 하는 저녁식사인 퇀녠판(團年飯) 값을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올리고 있다. 최근 중국 광저우(廣州)의 한 호텔이 1인당 8만 8000위안(1200만원)짜리 퇀녠판을 내놓은 이후 항저우(杭州)와 광시(廣西), 충칭(重慶) 등의 호텔들이 고급요리 경쟁에 나서고 있다.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은 지난 23일 충칭의 한 호텔이 내놓은 퇀녠판 값이 1인당 무려 18만 8000위안(2500만원)으로 중국 전국에서 가장 비싼 퇀녠판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호텔의 주방장은 “1인당 18만 8000위안짜리 퇀녠판에 포함되는 요리중 ‘백두산에서 캐온 100년 묵은 산삼으로 만든 삼계탕’ 요리 값만 16만위안(2100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 [건강칼럼] 호박죽·양배추·삼계탕 감기 걱정 없애주는 ‘약’

    흔히 고춧가루 푼 소주 몇 잔이면 감기 정도는 뚝 떨어진다고들 한다.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몸에 땀을 내면서 열을 내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알코올이 오히려 감기를 악화시킬 뿐이다. 이보다는 뿌리를 떼지 않은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풀어 국물을 마시면 비타민C와 캡사이신 때문에 감기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뿐이 아니다. 평소 즐겨 먹는 음식 중에도 감기에 좋은 것들이 많다. 겨울 별미인 호박죽이 대표적이다. 호박에 많은 베타카로틴은 몸 속에서 비타민A로 바뀌어 기도와 콧속 정맥을 튼튼히 해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또 미네랄과 비타민B,C도 풍부해 신진대사와 면역력을 좋게 한다. 이런 호박죽에 양배추 김치를 곁들이면 감기 퇴치에 그만이다. 양배추는 위궤양에도 좋지만 감기에도 효과가 좋은 식품이다. 양배추가 특히 위에 좋은 이유는 항산화 성분과 다량의 비타민들이 위 점막을 보호, 재생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 양배추가 위뿐 아니라 코와 기관지 점막까지 보호해 감기바이러스가 침투해도 끄떡없도록 돕는다. 겨울철에 찬 음식이 당기지 않는다면 삼계탕이 제격이다. 여름 보양식인 삼계탕은 겨울 감기를 물리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소화는 잘 안 되는 편이지만 필수아미노산인 메치오닌과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는 니아신이 넉넉히 들어있다. 이 두 물질은 피로회복을 돕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목감기로 인한 가래를 없애는 효과도 탁월하다. ‘사스 잡는 김치’도 빠뜨릴 수 없다. 김치가 사스를 물리친 비결은 바로 새우젓과 마늘에 있다. 새우젓에 풍부한 키토산은 면역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물질로, 우리 몸이 감기바이러스와 싸워 이기도록 지원해 준다. 키토산은 흡수가 잘 안 되지만 젓갈로 담그면 발효 과정에서 흡수가 잘 되는 형태로 바뀌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마늘은 가장 강력한 항균·항암식품. 하루에 작은 마늘 3∼6알이면 면역력을 높여 감기 걱정을 덜어준다. 속 쓰림과 냄새가 걱정이라면 익혀 먹으면 그만이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외식할땐 1인분 적게 시키세요

    태국이나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여행하다 보면 외식문화가 무척 발달해 있는 것에 깜짝 놀란다. 하루 세 끼를 모두 밖에서 해결하는 식생활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의 식생활문화는 아직도 대부분 집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게 된다. 그러나 통계청이 매분기마다 조사, 발표하고 있는 도시근로자의 가계수지 동향자료를 얼마 전에 접하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외식문화도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엥겔지수’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2001년 26.4%이던 수치가 매년 꾸준히 상승해 오다가 2004년의 경우 3·4분기까지의 통계가 26.7%를 기록하고 있다. 엥겔지수의 상승은 불황의 요인도 있겠지만 외식비 지출규모가 커진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실제 식료품비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3.4%에서 2004년(3·4분기까지) 46.5%로 점점 커지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34.2%에 비하면 엄청난 상승이다. 잦은 외식은 식습관과 관련해서도 좋지 않다. 보통의 외식은 고지방 식사가 되기 십상이다. 실제 한 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즐겨먹는 외식 메뉴는 돼지고기(34.0%)로 나타나기도 했다.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갈비, 삼겹살, 삼계탕 등의 경우 지방질의 비중이 보통 40%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주의를 쏟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이 높은 칼로리의 식사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집에서 먹는 식단의 경우 한 끼 식사의 칼로리가 500∼700㎉ 정도인 반면, 밖에서 하는 외식의 경우는 이의 1.5∼3배나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다. 한정식의 경우 보통 2000㎉이며 삼겹살에 공기밥과 소주를 곁들이면 1700㎉ 정도가 된다. 모임을 겸해서 하는 외식의 경우 술까지 곁들이게 되는데, 그럴 경우는 무려 3000∼4000㎉까지 섭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속 10㎞로 30분을 뛰면 약 800㎉ 정도가 소모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해도 외식 한번 잘못 하면 헛수고가 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숯불갈비를 먹게 될 때 고기가 탄 부분이 있으면 발암물질이 많다 해서 보통은 잘라내고 절대 먹지 않는다. 그러나 암을 유발하는데 탄 음식 이상으로 위험한 것이 고칼로리 식사를 하는 것이다. 탄 음식은 멀리 하면서 고칼로리 식사를 경계하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외식은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외식이 잦으면 아이들 식습관을 바로 잡기도 무척 어렵다. 고지방, 고칼로리 식사의 문제점 외에도 짜고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식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고지방, 고칼로리 메뉴를 피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보통 외식을 할 때 영양식을 찾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칼로리나 지방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좋았을지 몰라도 지금처럼 영양과잉시대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정식이나 뷔페는 피할 것을 권한다. 우리 사회의 식당문화 개선도 필요하다. 풍성하게 듬뿍 주는 것도 모자라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더 주는 문화가 비만을 부르고 있다. 반찬의 종류가 너무 많지 않고 음식의 양도 먹을 만큼만 내놓는 음식점을 찾자. 종류도 한식 위주의 식사가 바람직하다. 집에서 먹는 가정식 백반과 같은 경우가 특별하지 않아 오히려 좋은 메뉴다. 주문도 넘치지 않게 해야 한다. 오히려 약간 모자라는 정도가 좋다. 여럿이 갔을 때 1인분 덜 시키는 것, 반찬을 추가로 요구하지 않는 것도 좋은 식습관이다. 제공하는 반찬만으로도 사실 영양이 넘치는 식사다. 물론 식사 전에 반찬을 먼저 내놓았다 해서 반찬만 먼저 먹는 식습관도 금물이다. 벌써 연말이다. 송년회니, 성탄절이니, 가족모임이니 해서 각종 이벤트가 많은 달이다. 혹시 이 순간에도 그런 이벤트를 모조리 외식으로만 떼우려고 작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차제에 진지하게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보자. 외식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외식을 하더라도 너무 넘치는 식사는 아닌지를.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먹는 일에 대한 절제’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 [뒷골목 맛세상] 안성의 요리 명가

    [뒷골목 맛세상] 안성의 요리 명가

    경부고속도로 안성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시내로 향하다 보면 중앙대학교 안성 캠퍼스 정문과 나란히 안성맞춤 박물관이 나온다. 박물관에는 바로 ‘안성맞춤’이란 단어를 고유명사에서 보통명사로 바뀌게 한 안성유기의 역사며 제작방법에서부터 수저와 그릇 같은 반상기, 제기, 불구(佛具), 징이며 꽹과리 같은 악기에 이르기까지 각종 유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흔히 놋쇠라고 부르는 유기는 만드는 기법에 따라 방짜유기와 주물유기로 나누어지는데, 나로서는 놋쇠를 불에 달구어 일일이 메질을 되풀이하며 얇게 늘려 형태를 잡아가는 기법으로 만들어진 방짜유기에 예사롭지 않은 관심이 갔다. 하나하나 손으로 빚어낸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모양도 모양이지만, 어딘가 보이지 않는 깊은 공간에서 새나오는 것 같은 은은하면서도 황홀한 빛은 흡사 무슨 향기로운 생명이라도 깃들어 있는 것처럼 여겨져 자칫 바라보기마저 외경스러운 기분이었다. 그럴지도 몰랐다. 소위 많은 명품들이 그렇듯이 안성유기 또한 그것을 만든 이들의 장인정신(匠人精神)이 낱낱의 작품 속에서 하나의 생명체로 아직까지 살아 숨쉬고 있을지도 몰랐다. 안성에서 살아 숨쉬는 장인정신은 비단 유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맛세상에서 만난 요리에서도 어렵잖게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대저 요리에 있어서 장인정신이란 무엇인가. 요리 하나 하나에 자신의 생명까지 불어넣을 정도로 몰두하여 마침내 자신의 삶과 요리가 기꺼이 한 몸이 되는 경지가 아니랴. 장자(莊子)의 양생주(養生主)에는 ‘포정’의 이야기가 나온다. 포정은 숙수 혹은 주방장 같은 요리사를 일컫는 말로, 옛날에는 직업으로 이름을 삼는 일이 흔했다. 포정이 양나라 혜왕 문혜군(文惠君)을 위해 소를 잡는데, 그 손을 놀리는 것이나 어깨로 받치는 것이나 발로 딛는 것이나 무릎을 굽히는 것이나 쓱쓱 칼질하는 품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흐름마저 음률에 맞지 않은 것이 없었다. 문혜군이 그 재주를 감탄하자 포정이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道)입니다. 도는 재주에 앞서지요.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은 소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3년이 지난 뒤에는 소가 보이지 않았고, 지금은 오직 마음으로 일할 뿐 눈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곧 손발이나 눈 따위 감각기관은 멈춰버리고 마음만이 작용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소 몸뚱이의 자연스러운 이치를 따릅니다. 뼈와 살이 붙어있는 큰 틈바구니를 젖힐 때나 뼈마디가 이어져 있는 큰 구멍에 칼을 넣는 일들은 모두 자연의 이치를 따라 갈라갑니다. 그래서 제 재주는 뼈와 살이 맺힌 곳에서도 아직 한번도 칼이 다치지 않도록 하지요. 하물며 큰 뼈에 부딪치는 일이 있겠습니까. 솜씨 있는 포정은 일년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살을 베기 때문이요, 보통 포정은 한 달에 한 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뼈에 부딪혀 칼을 부러뜨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 칼은 이제 19년이나 지났고 잡은 소의 수가 수천 마리에 이르는 데도, 칼날이 지금 막 새로 숫돌에 간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뼈마디에는 틈이 있고, 저의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가 없는 것을 틈이 있는 곳에 집어넣기 때문에, 넓고 넓어 칼날을 휘둘러도 반드시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19년이나 지난 칼인데도 막 숫돌에서 새로 간 것 같지요. 그러나 지금도 막상 뼈와 심줄이 한데 얽힌 곳을 만났을 때는 저도 그 다루기 어려움을 알고 두려워하며 조심합니다. 눈길을 집중하고 몸놀림을 천천히 하며 칼놀림 또한 매우 미묘하게 합니다. 마침내 뼈와 살이 쩍 갈라지면 마치 흙덩이가 땅에 철썩 떨어지는 것 같은데, 그때에야 저는 흐뭇한 마음으로 칼을 닦아 품에 간직합니다.” 문혜군은 무릎을 치며 감탄한다.“훌륭하구나! 포정의 말을 듣고 나는 비로소 양생법을 깨우쳤도다!” ‘안일옥’(031-675-2486)은 옛날의 안성장에서부터 비롯하여 80년이 넘게 소위 쇠전머리 장국밥의 입맛을 대물림해오는 3대 전통의 명가다. 예부터 안성장은 유기뿐만이 아니라 소를 사고파는 우시장 또한 유명하여 전국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드는 큰 장으로 발전되었는데, 바로 안성장에서 떠돌이 장돌뱅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장국밥이 안일옥에서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작고한 1대의 이성례에서 비롯하여 2대의 이양귀비(87세),3대의 우미경(42세)에 이르면서, 요리에 몰두하여 마침내 자신의 삶과 요리가 기꺼이 한 몸이 되는 도의 경지는 더욱 깊어졌으리라. 한 가지에만 전념하여 80년,3대를 이어간다는 것은 안으로 흐르는 장인정신이 없이는 전혀 불가능할 터이다. 벌써 아흔에 가까운 이양귀비 할머니는 더 이상 식당일에 관여하지 않지만,3대의 우미경은 날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방에서 손수 요리를 다루고 있다. 어찌 며느리 우미경뿐이랴. 이양귀비의 3남 6녀의 자녀들은 이미 작고한 장남 김종선이 송탄에 안일옥 분점을 낸 것을 필두로,2남 김종안이 도기동 쇠전머리에 새집을 지어 장터국밥집을 열 준비를 하고 있고,3남 김종열이 안일옥 본점을 맡고 있다. 4녀 김종숙이 평택에,5녀 김종금은 안일옥 본관 바로 옆에 별관을 열어 약간 색다른 메뉴로 보신탕이며 삼계탕을 선보이고 있다. 이만하면 가히 요리만으로 명가다운 집안을 이룬 셈이다. 이중에서 3남이면서도 안일옥의 전통을 내리 이어받은 김종열은 아내 우미경을 도와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일찍이 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거기에서 외식산업경영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하는 둥, 경험과 학문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아직 중학생인 아들 김형우를 시흥에 있는 조리과학고등학교에 입학시켜, 미리부터 4대를 이을 준비도 하고 있다. 안일옥의 메뉴는 일찍이 쇠전머리 장국밥에서 발전하여, 해장국(4000원)부터 설렁탕(5000원), 곰탕(5000원), 내장곰탕(5500원), 갈비탕(5500원), 꼬리곰탕(1만원), 도가니탕(1만원), 족탕(1만 2000원), 안성맞춤우탕(1만 5000원), 소머리수육(1만 5000원), 도가니수육(2만원), 모듬수육(2만 5000원), 꼬리수육(3만 5000원), 족수육(4만원)으로 다양하여졌다. 만일 모처럼 외식에 나섰거나 몸이 허약해서 보양식을 찾는 중이라면 약간 무리하다 싶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꺼이 안성맞춤우탕을 권하겠다. 안일옥에서 특별히 만들어낸 메뉴인 안성맞춤우탕에는 한 그릇 가득히 우족을 위시해서 꼬리, 도가니, 갈비, 소머리고기가 다양하게 들어 있는데, 맛도 맛이지만 양 또한 넘쳐나서 비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우정집’(031-675-4029)은 냉면전문집이다. 그리고 과연 냉면전문집답게 메뉴는 냉면과 비빔냉면 딱 둘뿐이다. 흔히 냉면과 함께 팔기 마련인 수육마저도 없으며 소주나 맥주 같은 주류도 없이 다만 냉면뿐인 것이다. 혹시 종교적인 이유에서 술을 팔지 않는 것인가 하고 물어보았더니, 술을 팔다 보면 술꾼들 때문에 냉면이 좋아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에게 누가 될까 싶어서 팔지 않는다는 단순한 대답이었다. 수육의 경우는 자칫 수육을 그날 팔지 않으면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다음날은 수육의 고유한 맛을 잃어버릴 터이고, 그런 수육을 차마 손님들에게 내놓을 수가 없어서 아예 포기를 했다는 것이었다. 우정집의 주인 배석윤은 황해도 출신으로 갓 스물 무렵에 서울 수표동의 유명한 음식점 경희장의 주방에서 요리사로서의 첫 수업을 쌓아 경력 40년이 훌쩍 넘은 소위 요리의 장인이다. 그이가 안성에 터를 잡은 것은 1968년 당시 미화장이라는 안성에서 가장 큰 음식점 주방장으로 내려오면서부터였다. 미화장이 없어지자 그이는 바로 미화장 앞에 터를 잡아 1975년에 냉면전문집을 열었다. 그런 그이가 요즈음 들어 애오라지 하는 일이란 전혀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일이다. 그이는 나와의 인터뷰마저도 아내 복경순과 이미 대학의 외식산업과를 나와 전문요리사가 되어있는 아들 배승태에게 맞긴 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듯이 우정집은 이미 경기도 지정업소며 모범업소로 선발되었지만 어디에도 인정서 따위는 보이지 않고, 붙은 것은 냉면과 비빔냉면 각각 5000원이라고 적힌 메뉴판이 전부였다. 우정집에서 생각 없이 냉면을 먹다 말고, 나는 자칫 입에 문 냉면 몇 올마저도 목구멍으로 흘려 넘기기가 불현듯 외경스러운 기분이었다. 세상에 이런 이도 있는 것일까. 전문요리사출신인 아들마저 아버지의 길은 옆에서 보아내기만 해도 너무 고달프고 힘들어 도저히 뒤따르지 못하겠다며 그만 포기하고만 길을 걷는 이. 길이 깊어지다 못해 이제는 애오라지 자신을 세상에서 숨기려 드는 이. 그렇게 장인정신 깊어지면 안으로 갈무리되어 어디론가 또 다른 공간으로 스며들어가는 것일까. 그리하여 어느 날 눈 밝은 이를 만나면 은은하면서도 황홀한 빛을 내어 무슨 향기로운 생명체로 다시 새나오는 것일까. 안성교육청 앞에 숨어있는 ‘향교식당’(031-675-4288)이라는 40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도 나로서는 장인정신이 빛난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 집은 기실 안성 부근에 작업실이 있는 내가 일주일에 한번 꼴로 들르는 단골집이다. 어떤 날은 향교식당의 백반을 먹다 말고 자칫 심약해진 나머지 눈물마저 글썽일 때가 없지 않다. 나를 그렇듯 심약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반찬 하나하나에 스며있는 이 집 주인의 선의(善意)이다. 누군가는 한갓 가정식백반에서 장인정신 운운하는 나를 너무 싸구려라며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하는 수 없다. 구태여 한 마디 변명하자면, 손님에 대한 선의가 없이 어떻게 장인정신이 우러날 수 있으랴, 되물을 수밖에. 시어머니 오은자와 며느리 서강열이 사이좋게 솜씨를 내는 향교식당 4000원짜리 백반의 반찬은 가짓수가 무려 16가지가 된다. 돼지불고기, 꽁치조림, 청국장찌개, 고추버섯볶음, 소고기장졸임, 미역쌈, 무장아찌, 시금치, 오이소박이, 어묵볶음, 오이노각, 김, 깻잎장아찌, 멸치땅콩볶음, 콩나물, 깍두기…. 반찬들의 어느 하나 고부의 정성이며 선의가 깃들지 않은 것이 없지만, 김같이 사소한 것도 쉽게 사서 쓰는 일이 없이 일일이 품을 팔아 들기름에 구워내는 식이다. 뿐이랴, 부족하면 얼마든지 더 시켜서 양껏 밥을 먹고 나면, 한 양푼 가득히 갓 끓여낸 누룽지탕을 다시 가져다준다. ● 설렁탕 역사는 수백년 설렁탕이 조선시대 선농단과 왕실소유 토지인 직전에서 해마다 봄이면 거행된 왕의 친경행사에서 유래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친경행사에서 왕이 선농제라는 일종의 풍년제를 올린 후 제사에 쓴 소를 재료로, 문무백관이며 인근의 백성들까지 두루 나눠먹게 하기 위하여 솥 가득히 끓여낸 음식이 바로 설렁탕이라는 식이다. 이 설렁탕은 원래 선농탕이 변한 것이다. 이후 민간에서는 요리법이 차츰 발달하여, 우선 사골을 넣고 10시간 정도 끓인 다음에 소머리, 양지고기를 넣고 다시 3시간 정도 끓여서 고기만을 건져낸 다음에 부위별로 썰어내고, 뼈는 다시 푹 고아서 손님에게 내게 되었다. 설렁탕에 반해 곰탕은 사골 같은 뼈는 쓰지 않고 주로 내장 위조로 푹 고아서 말 그대로 곰탕을 만들어낸다. 해장국은 선지에 우거지를 넣어서 고아낸다.
  • [삶과 경영 이야기] (30) 너무나 한국적인 외국인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30) 너무나 한국적인 외국인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

    참 많이 웃었다. 영어 인터뷰에 대한 부담은 그가 한국말을 한국사람보다 더 잘한다고 귀띔받았을 때 이미 떨쳐 버렸지만 이 정도로까지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게 될 줄은 예상 못했다. 우리 나이로 57세. 하지만 연방 터지는 웃음이 안 그래도 젊어뵈는 얼굴에서 나이를 열살쯤 더 덜어낸다. 가장 한국적인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라는 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 옛 도자기와 고가구의 훈기가 가득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지난 34년간 한국, 그리고 한국인과 맺어온 삶과 경영 얘기를 들어봤다. ●평화봉사단으로 시작한 34년 인연 -1995년 10월 초 김포공항에서 바라본 가을하늘은 잉크처럼 파랬고, 가을공기는 더없이 상쾌했다.17년 만에 찾아온 세번째 한국근무. 첫번째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두번째는 사회 초년병으로, 이번에는 보험회사 임원. 서울 거리는 80∼90년대 급성장으로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어른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젊은이들의 마음씨나 콩비지·순두부의 깊은 맛은 예전 그대로였다. 그로부터 또다시 만 9년이 흐른 지금, 한국과의 인연은 내 나이의 3분의2를 채워가고 있다. -뉴욕 시러큐스대(생리학)를 졸업하고 의대 진학을 준비 중이던 71년, 우연찮게 평화봉사단(Peace Corps)에 자원하게 됐다. 전세계 개발도상국에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는 일이었는데, 그게 ‘코리아’와 인연의 시작이었다. 대개 영어 가르치는 일이 맡겨졌던 다른 봉사단 친구들과 달리 나는 대학전공 때문에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에 배치됐다. 각지의 보건소를 돌며 결핵 예방과 치료, 의료장비 이용교육을 하는 일이었다. 생소한 나라였지만 전국 방방곡곡을 도는 동안 애정과 호기심이 싹터갔다.“이렇게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말투와 음식, 생활방식이 다를 수가 있을까.”북한산 정상에서의 점심요리, 시골 다방마담과의 커피 한잔, 야간 통행금지로 고생했던 에피소드 등은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청년시절의 추억이다. -당시 나는 서울 연희동에서 하숙을 했는데 하숙집 아줌마와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재미 있는 것은 당시 예뻐했던 아줌마의 서너살짜리 아들이 지금 우리 회사의 프로영업조직(FSR)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현재 ‘100만달러 원탁회의’(MDRT·실적 높은 설계사들의 전세계 모임) 회원이다. -73년 평화봉사단 활동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가 외환은행 뉴욕지점에 잠깐 있다가 이듬해 다시 한국으로 나왔다. 미국 기계부품회사의 바이어로 부산 사상공업단지에서 일했는데, 퇴근 후 해운대에서 수영을 하고 먹었던 막걸리와 홍합의 맛은 절대로 못 잊을 것 같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것은 79년. 부산에서 알게 된 외환은행 지점장의 제의로 외환은행 뉴욕지점에 재입사했다. 자산운용을 담당했는데 당시 급성장하던 수출한국의 최일선이자 무역결제가 집중됐던 이곳은 나에게 금융에 대한 눈을 뜨게 해 주었다. 근무 17년째인 95년, 한국에서 일할 임원을 뽑고 있던 메트라이프 본사에 지원서를 냈다. 보험인으로서 출발점이었다. ●“세종대왕은 정말 대단한 양반” -많은 사람들이 내 한국말 실력에 놀라곤 한다. 이미 결혼식 주례도 몇차례 섰다. 사실 이건 순전히 한국말이 가진 매력 때문이다.‘살갑다’‘아침햇살’‘보듬다’ 같은 말을 보라. 은근한 정과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지 않는가. 한글은 과학적이기도 하다. 정말 세종대왕은 대단한 양반인 것 같다. -도자기는 내 생활의 일부다. 나이 들수록 더 도자기에 미쳐가는 것 같다. 한국 도자기의 단순함과 편안함은 중국·일본 도자기가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맛을 지녔다. 도자기 동호회인 ‘문월회’에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천, 강진, 여주 등의 도요지는 물론이고 중국내 고구려 유적지에도 다녀왔다. 특히 도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은 한국의 역사를 배워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도자기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가구다. 도자기는 반닫이 같은 것이 뒷받침돼야 제격이다.(사무실 곳곳에 놓인 도자기와 고가구를 가리키며)내 개인 소장품들이다. 한남동 작은 아파트에 더 이상 놓을 데가 없어 사무실로 들고 나왔다. 이제 그만 도자기 사는 걸 자제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그게 안 된다. 옛날 한국사람들은 정말로 작품에 혼을 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정작 한국사람들이 그걸 모른다. 박물관에 들어가도 사람이 없다. 내년에 새 국립박물관이 완성되면 그때는 많이들 가려나. 서울 가회동 등 일부지역을 빼놓고는 한옥이 거의 사라져 버린 것도 비슷하다. 서양에서는 옛 건물들을 이렇게 무분별하게 없애지 않는다. 발전도 중요하지만 장구한 역사를 너무 쉽게 버리는 것은 아닌지. 조깅도 빼놓을 수 없는 취미다. 지금도 동호회원들과 매주 문산, 오산 등 서울근교를 찾아다니며 조깅을 한다. 보통 5㎞쯤을 뛰는데 그러는 동안 그 지역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다. 뛰고 나면 맥주를 한잔씩 하는데, 사실 이 맛에 뛴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미국에 가면 열흘 정도는 괜찮은데 그 이상 지나면 김치 생각에 통 식사를 못한다. 다행히 고향집이 있는 뉴저지에 한국식당이 많다. 제일 먼저 찾는게 곰탕과 김치다. 지금도 점심식사때 직원들과 회사 맞은 편 먹자골목을 답사하듯 돌아다닌다. 얼마전에는 사내 맥주파티 자리에서 “백김치는 너무 싱거워서 고들빼기 김치가 더 좋다.”고 했더니 직원들이 “사장님 전생은 한국사람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나로서는 유쾌할 따름이다. 한국음식은 대개 건강식품이다. 콩비지, 삼계탕, 비빔밥, 쌈밥,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 같이 맛도 좋지만 몸에도 좋은 음식들이 널려 있다. 홍어회, 곱창은 물론이고 사철탕까지 먹어 봤다. 어차피 세상 한번 사는 건데 어떤 음식이 어떤 맛인지는 느껴봐야 하지 않겠나. -회사에서 석달에 한번씩 맥주파티를 연다. 신입사원 신고식도 하고 장기자랑도 한다. 한잔씩 서로 따라주며 마시다 보면 금세 친해진다. 젊었을 때 소주 두병은 가볍게 마셨던 술 실력이다. 내 방문은 항상 열려 있다. 아이디어나 개선사항, 불만이 있으면 말하라는 것이다. 나는 ‘예스맨’을 굉장히 싫어한다.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 영어실력을 테스트해 보고 싶을 때에도 내 방으로 오라고 한다. 직원에게는 물론이고 나에게도 도움되는 일이다. ●“미래에 대한 최고의 투자는 교육” -97∼98년 외환위기는 한국도 그렇지만 나로서도 난생 처음 겪는 고통이었다. 당시 우리 회사는 튼튼한 채권만 갖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불안할 게 없었지만 아무래도 최악의 사태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의 피말랐던 경험 때문에 지금도 우리 회사는 위험한 채권에 절대 손을 안 대는, 철저한 안전위주 자산운용을 하고 있다. -교육이야말로 미래에 대한 최고의 투자다. 미국 본사 외에 중국, 인도 등 아시아 현지법인간에도 긴밀하게 교육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대주주가 미국회사다 보니 영어실력도 중요하다. 회사에서 매주 3∼4회 아침·점심으로 영어교육을 시킨다. 또 모든 업무교육이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제공된다. 우리의 노하우가 집적된 자산이어서 외부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비밀에 부쳐져 있다. 종합자산관리사(AFPK),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등 업무관련 시험을 준비하는 비용도 회사가 부담한다. 우리 회사의 합격률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이유다. -한국사회는 예나 지금이나 너무 급하다. 항상 ‘빨리빨리’다. 다들 성공하고 싶어하지만 일정한 선을 넘어서면 개인도 기업도 넘어지게 된다. 지금의 대규모 신용불량 사태가 이를 잘 보여주지 않는가. 자기가 처한 상황을 잘 알고 분수에 맞게 살지 않으면 큰코 다치게 된다는 것을 사랑하는 한국사람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솔로몬 사장은 누구 스튜어트 솔로몬(56) 메트라이프생명 사장은 2001년 6월 취임 이후 줄곧 ‘한국적 영업’을 강조해 왔다. 이는 메트라이프라는 글로벌기업을 국내에 빠르게 연착륙시킨 원동력이 됐다. 물론 솔로몬 사장 자신이 한국문화와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미국 최대 생보사(보유계약고 기준)인 메트라이프의 한국내 자회사.1989년 코오롱-메트생명으로 출발했으나 98년 코오롱그룹 지분을 모두 사들여 지금의 경영체제가 됐다. 이듬해인 9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흑자를 냈고, 그 사이 전국 지점 수는 40개에서 94개로 늘었다. 업계 최초로 보험금 청구당일 지급을 시행했고, 현재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을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교육투자로 올해 변액보험 판매자격 시험에서 업계 평균(37%)의 두배인 74%의 최고 합격률을 기록했다. 최근 메트라이프는 SK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시장점유율 4%대로 국내 생보업계 4위를 다투게 된다. 지난 8월에도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을 인수하는 등 확장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윤리를 기반으로 고객·직원·주주 등 3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그는 “직원들이 너무나도 열심히 일해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점심은 폭식해도 된다고?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점심은 폭식해도 된다고?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비율이 20대는 45%,30∼40대는 22%. 저녁식사를 집에서 하는 날이 1∼2일인 비율은 40%, 평일에는 거의 없다는 비율은 14%.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는 비율은 53%. 이것이 몇몇 통계에서 드러나는 우리 직장인의 식사 풍경이다. 이를 기준으로 대략 계산해 보면 주말까지 포함한다 해도 전체 식사의 50% 이상이 집 바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대부분의 식생활이 바깥에서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의 식습관에 대해서 그리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바른 먹을거리와 관련해서 각 가정에서 식단을 바꾸려는 노력은 많이 하고 있으나, 정작 남편이나 아버지의 식생활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안타깝다. 그러나 직장인들이야말로 더욱 좋지 않은 식습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무엇보다도 밖에서 먹는 저녁식사가 문제다. 잦은 술자리, 육류 위주의 식사 등 짚어야 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저녁식사 못지 않게 점심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점심시간만 되면 수백만 명의 직장인들이 새로운 맛을 찾아 식당가를 방황한다. 새로운 맛이란 다른 게 아니다. 우선 집에서 먹지 않는 식단이어야 하고, 푸짐해야 하고, 육류 등 영양이 많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찌개, 전골, 탕 등의 음식을 주로 찾게 된다. 대부분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들이다. 보통의 식당들은 손님의 건강보다는 좀 더 입맛을 자극하는 쪽으로 음식을 내놓기 마련이다. 육류 위주의 식사도 문제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쌈밥, 삼계탕, 뚝배기불고기 등은 한 끼 식사로는 상당한 육류를 먹게 하는 음식들이다. 콩, 어류, 녹황색 야채를 하루 한 번 이상 섭취해야 하니, 육류 섭취를 줄이는 대신 이런 음식을 찾는 게 좋다. 한 가지 요리 중심으로 식사를 하는 것도 문제다. 보통은 찬이 골고루 나오는 것보다 한 가지 요리라도 그럴싸하게 나오는 집을 선호한다. 그럴 경우 반찬을 골고루 먹지 않게 되고, 그렇게 해서는 균형있는 식사를 할 수 없게 된다. 푸짐하게 내놓는 식당을 선호하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푸짐하게 내놓는 집의 음식 재료를 한번쯤 살펴 보자.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내놓는 집일수록 대부분 농약이나 유전자조작 위험이 있는 수입산 재료를 쓸 가능성이 높다. 적당한 분량씩 담아 골고루 다 먹을 수 있도록 내놓는 곳이 더욱 좋을 것이다. 또 하나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는 폭식이다. 직장인의 점심 폭식은 저녁식사에 가려져 있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폭식은 지나친 칼로리 섭취도 문제이지만 위의 활동량이 늘어 오후 근무 중에 피로가 몰리는 원인이 된다. 폭식의 원인은 무엇보다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많이 기인한다. 따라서 직장인의 점심식사를 제대로 추스르기 위해서는 우선 아침을 꼭 먹도록 권한다. 아침을 거를 경우 두뇌회전에 필요한 포도당이 부족해 오전 내내 집중력과 사고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하루 동안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영양 불균형을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육류에 의존하는 식사나 한 두 가지 요리에 집중되는 식사를 피하는 게 좋다. 가장 좋은 것은 집에서 먹는 것처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할 수 있거나, 바른 먹을거리를 실천하는 식당 한 두 곳 정도는 알아두는 것도 지혜다. 덧붙여, 사소한 듯싶지만 중요한 것이 여유로운 식사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식사시간은 겨우 15분이다. 일본의 18.5분, 프랑스인의 40분에 비한다면 매우 빠른 편이다. 좋은 환경에서 식사할 때 몸에도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줄 서서 먹고, 먹자마자 쫓기듯 일어서야 하는 곳보다는 여유있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 설사 맛은 떨어질지 몰라도 몸에는 더 좋을 수 있다. 바른 먹을거리는 가정의 식단에서부터 시작되지만, 그것으로 그쳐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단체급식소는 물론 일반 식당에까지 바른 먹을거리 바람이 불 때 진정한 바른 먹을거리 식단이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주변 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있다. 그러나 한 두 가지 원칙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직장인의 점심식사도 곧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한 주의 다짐, 바른 점심식사로 시작해 보자.
  • ‘패류의 제왕’ 전복잡이 동승기

    ‘패류의 제왕’ 전복잡이 동승기

    진주 빛이 반짝거리는 타원형 껍데기에 감싸인 전복(全鰒).맛은 물론이고 영양도 풍부하고 가격도 비싸 ‘패류의 황제’ 반열에 올랐다.겉모습이 어찌보면 불경스럽고 외설적이기도 하다.이런 까닭으로 예부터 정력에도 좋은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중국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 먹었다고 전해지며,우리의 궁중에서도 많이 사용된 식재료다. 맛은 상당히 희한하다.싱싱한 전복 회는 짭쪼름하면서 해조류와 비슷한 향미가 독특하다.오돌오돌하게 씹히는 질감도 그만이다.수축작용을 많이 하는 근육이 발달했기 때문.익힌 전복은 감칠맛이 풍부한 가운데 단맛도 살짝 느껴진다.야들야들하면서도 혀끝에 감긴다. 글 태안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패류의 제왕’ 전복잡이 동승기 전복이 수년 전부터 남해안에서 양식되고 있다.양식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싸고 귀한 까닭에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고급 일식당에선 조리사가 손님들에게 살짝 감질나게 내는 특별식이다.모처럼 맛보고 싶다고 해도 먹을 수 있는 곳이 마뜩찮다.가장 많이 알려진 전복음식은 죽이다.전복죽은 음식이라기보다는 체력회복을 위한 약에 더 가깝다. 고급 음식의 대명사격인 전복이 생활속으로 들어오고 있다.양식 성공으로 공급 물량이 는 데다 전복을 주 메뉴로 하는 전문점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궁중 진상품으로 유명했던 충남 태안군 이원면 모항항에서 전복을 잡는 해녀들을 따라 나섰다. 안개가 짙은 지난 7일 오전 11시 모항해녀협회 김계녀(67) 회장 등 해녀 6명이 탄 작은 어선 승철호(6.67t·선장 정흥영)가 항구를 나섰다.스멀스멀한 듯 음산한 안개를 뚫고 1시간가량 남동진한 끝에 도달한 곳은 백사장항 근처.안면대교가 어렴풋이 보였다. 이날은 조금 다음날로 물살이 잔잔한 ‘무시’였다.갑판에 모여 간단하게 컵라면과 장어탕으로 점심을 때운 오후 1시.해녀들은 남면 신은리 앞바다에 도착하자 취재차 동승한 기자들을 배 뒤쪽으로 몰았다.그리곤 검은색 잠수복을 챙겨입는 등 손놀림이 바빴다.찰흙으로 귀를 막은 채 허리에 납덩이 벨트를 차고 수경을 썼다.오른손에 끌처럼 생긴 ‘비창’과 통발처럼 생긴 그물 바구니인 ‘덴바’를 들고 바다로 스스럼없이 뛰어들었다.수심은 6m,바다는 검푸르게 보였다.“하루라도 물질을 하지 않으면 머리가 아프다.”는 최고참 해녀인 김 회장 등 3명은 갈마도 동북쪽으로 헤엄쳐 갔다.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은 까닭에 배를 더 가까이 붙일 수가 없었다. 10여분 달려 갈마도 남동쪽으로 갔다.여기서도 박명림씨 등 해녀 3명이 입수했다.3명이 한조였다.이들이 헤엄쳐 가다가 ‘후’하고 숨을 크게 들이 쉰 다음 머리를 처박고 두 다리를 파닥거리며 잠수하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한참 지난 다음 ‘푸우’하고 나왔다.선장 정씨는 “머구리(스쿠버)들은 거의 서서 다니지만 해녀들은 바닥에 붙어 다니는 까닭에 머구리가 놓치는 것을 해녀들은 잡아낸다.”고 말했다.물질 중간중간에 서로 불러 안전을 확인하며 잠수하기를 4시간.두팀이 섬 중간에서 만났다.오후 5시 배로 돌아왔다. 이들은 덴바를 올리고 갑판으로 올라왔다.덴바에는 전복·소라·해삼·간재미·광어·청각·돌게….한바구니씩 가득했다.잠수복 위에 껴입은 셔츠 사이로도 해산물이 수북하게 나왔다.6명이 잡은 전복은 6.2㎏.한명당 1㎏ 남짓했다.현순덕씨는 “한시간동안 물질을 해도 전복 한 마리 못 잡는 경우도 있다.”며 어획량에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갑판에 오르자마자 수확물을 분류했다.그러곤 재빨리 데운 물로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배는 다시 모항항으로 출발했다.19살 때부터 48년 동안 물질을 했다는 김씨는 “바다가 해마다 달라.양식장에서 염산과 같은 약을 너무 많이 쳐서 돌멩이가 퍼석거리며 바다가 죽어가고 있어.”라며 한탄조로 말했다. 귀항하는 동안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전복·소라 등을 삶고 광어를 회쳤다.그리고 아가 손바다만한 전복을 비창으로 도려내 통째로 먹으라고 권했다.하나를 깨물어 보니 싱그러운 바다 내음과 함께 오돌오돌 씹혔다.맛에 박력이 넘쳤다. 한 동행인은 “먹어본 해산물 가운데 전복 회 맛이 최고”라고 치켜세웠다.현씨는 “모항 전복은 보양과 원기 회복에 탁월해 임금님께 진상했던 바다의 보물”이라며 “전복은 깨끗한 바다에서 몸에 좋은 다시마와 미역 등 해조류를 먹고 자라 맛이 더욱 좋고 영양가가 많다.”고 자랑했다. 냄비에 소라와 함께 넣어 끓여 익힌 전복을 먹어봤다.오돌오돌한 생 전복과는 달리 부드럽다 못해 야들야들했다.4시간 동안의 물질 끝에 잡은 전복을 그냥 먹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해녀들의 인심이 느껴졌다. ■ 귀하신몸 전복 대중화 선언 전복 전문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전복 요리는 간단찮게 비싸다.대중화됐다고는 하지만 2∼3명이 먹을 수 있는 전복 일품요리는 현지에서도 10만원대다.하지만 1만∼2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전복 요리 전문점도 생겨나 샐러리맨들도 찾을 수 있게 됐다. ☎ 041 해녀들이 딴 자연산 전복을 현지 시세로 살 수 있는 곳으로는 모항항의 승철수산(041-672-9386)이 대표적이다.자연산 전복은 ㎏당 12만∼15만원.전화로 주문하면 택배도 된다.송옥대 승철수산 사장은 “자연산 전복은 껍데기의 가장자리가 누르스름한데 양식은 푸른빛이 돈다.”고 귀띔했다. 모항항에서 전복을 먹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 흙도회관(041-672-5353)이다.음식점 안에 들어서면 작은 포구인 모항항과 먼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와 시원하게 느껴진다.자연산 회가 전문이지만 승철수산에서 곧바로 공급받은 전복도 내놓는다.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복죽과 찜.이 집의 전복죽은 약간 뻑뻑하면서 누르스름한 빛깔이 강하다.주인 황귀영씨는 “게우(전복 내장)를 모두 넣고 끓여 색깔이 누렇게 나온다.”고 말했다.전복찜도 권할 만하다.산 전복을 가늘게 썰어 당근·고추·양파 등을 다져 올리고 참기름으로 양념을 해 익힌 것으로 야들야들한 맛이 그만이다.뒷맛도 깨끗해 자꾸 찾게 된다.전복 1㎏에 13만원인데 찜과 죽으로 3명이 먹을 수 있다. 인근의 순환회관(041-672-9311)은 직접 물질을 하는 이순옥씨가 지난해 문을 연 전복 전문점이다.다른 생선회는 취급하지 않는다.전복 찜·구이·회를 하는데 1㎏에 12만원이다.전복죽은 2∼3명 분량이 8만원,1인분은 팔지 않는 게 단점이다.이외에도 반도회관(672-7337),송도회관(672-1616)도 전복을 취급하지만 1㎏에 15만원 선으로 인근의 다른 집보다 다소 비싸다. ☎ 02 서울에서도 전복을 취급하는 집이 부쩍 많아졌다.미식가들은 서울의 가장 대표적인 전복 음식점으로 한남동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1번 출구에서 200m가량 떨어진 해천(02-790-2464)을 꼽는다.전복의 달인이란 평을 받는 주인 채성태씨가 직접 개발한 요리 10여가지를 내놓고 있다.1층 홀과 계단 벽에는 유명인의 사인과 언론보도가 벽을 가득 메우고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탄 집이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해천탕(12만원).삼계탕을 응용한 음식으로 토종닭을 전복·한약재와 함께 넣고 푹 곤 것이다.해천의 소찬영(38) 조리장은 “전복은 닭과 궁합이 잘 맞는다.”며 “여름철 보양식으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닭 국물의 고소한 맛과 한약재의 감칠맛이 풍성한 가운데 전복의 단맛이 은근히 숨쉬고 있다.반짝거리는 껍데기속에서 온전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전복은 살집이 단단하다.육질이 졸깃하다.해천탕의 육수가 자박하게 남으면 해초 죽을 끓여준다. 이 집의 전복죽(1만 5000원)은 졸깃한 전복이 제법 풍성하게 들어있다.전복 내장과 함께 해초를 갈아 넣어 푸른 빛이 돈다.향이 진하고 부드럽다.압구정동 현대백화점·용산전자상가 푸드코트에 죽 전문 분점을 냈다.전복회는 1인분에 9만원.소씨는 “요즘은 전복을 즐기는 여성들이 무척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오금동 송파경찰서옆 참전복마을(02-400-1230)은 전복 대중화에 앞장서는 집이다.점심 메뉴로는 전복영양솥밥(1만 2000원),전복참치회덮밥(8000원),전복대구지리(6000원),전복죽(1만원)을 내놓았다.저녁 메뉴는 다소 비싸다.전복회·구이·찜 등이 나오는 코스가 6만·8만원이다.전남 완도군 노화도의 전복으로 조리한다.메뉴는 배윤자 보건대 조리학과 교수와 서양화가 김세정씨가 개발했다. 서울 한성대역에서 성북동쪽으로 가는 길목의 섭지코지(3673-5600)도 제주산 자연 전복회 전문점이다.1㎏에 38만원.1㎏이면 제법 큰 전복 한마리 무게로,작은 것은 3마리 정도 된다.손님 앞에서 꿈틀꿈틀 움직이는 전복을 회로 떠준다.이어 해삼·소라·자리돔세꼬시·오분자기구이·갈치구이·튀김·식사 등이 나오는데 4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또 큰 전복에서 나오는 체액을 잔에 따라 주기도 한다.
  • [Seoulites] 성동구민대상에 빛나는 4인

    [Seoulites] 성동구민대상에 빛나는 4인

    불우한 노인들에게 삼계탕을 끓여 대접하는 ‘삼계탕 회장님’부터 시부모를 극진히 보살피는 효부까지….서울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 보다 밝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친 염대섭(56·옥수1동)·이일호(54·마장동)·한상염(59·여·행당1동)·문애란(33·여·용답동)씨 등 주민 4명을 제13회 성동구민대상자로 선정했다. ●노인들에 6년동안 삼계탕 대접 ‘장한구민상’을 차지한 염대섭씨는 지난 1999년부터 경로당이나 복지센터 등에서 삼계탕을 끓여 노인들에게 대접해 ‘삼계탕 회장님’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조부모와 편모 슬하에서 유복자로 태어나 ‘아버지’라는 말을 한번도 써보지 못했다.”는 염씨는 “모든 어르신들을 아버지 돌보듯 했을 뿐인데 상을 받아 부담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그가 끓여 대접한 삼계탕은 줄잡아 4700그릇이 넘는다.염씨는 “제법 큰 돈이 들었지만 지갑을 열어 도움을 준 친구들과 집사람이 없었다면 못했을 것”이라며 친구와 아내에게 공을 돌렸다. ●거동조차 어려운 남편이 후원자 ‘선행상’을 받은 한상염씨는 남편이 뇌종양으로 수술을 세번이나 받는 등 어려운 가정사정에도 3년째 행당1동 통장과 새마을부녀회장으로 헌신한 점이 인정돼 수상하게 됐다. 한씨는 “나보다 어렵고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도와주라던 남편이 없었다면 사회활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혼자서 거동조차 힘든 남편이지만 나에게는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라며 눈시울을 붉혔다.그녀는 통장으로 독거노인들을 위한 도시락배달,경로잔치,재활용품 수집,공지천 나무심기 등에 참여했다.한씨는 “남편과 함께 성동구 토박이라 다른 지역보다 이 지역에 대한 애착이 커 봉사활동이 힘들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들을 내가족처럼… ‘봉사상’은 마장동 시민안전봉사대 회장으로 장애인돕기에 앞장선 이일호씨가 수상했다.대구 출신으로 신혼집을 장만하게 된 것을 계기로 마장동에 살게 된 이씨는 20년전 평화시장에서 옷장사를 할때부터 남몰래 어려운 이웃들에게 의류를 선물해왔다.그는 지난해 장애인시설과 노인복지시설에 모두 2000여만원 상당의 의류를 기증했다. 특히 한씨는 “지난해에는 물난리를 겪은 삼척 시민들에게 2.5t 트럭에 옷가지와 주방용품,침구를 가득 실어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이씨를 닮아서인지 대학생인 이씨의 아들도 고등학교 재학때 받은 장학금을 이웃 소년소녀가장에게 주어 서울시장상을 받기도 했다. ●병 겹친 시아버지 16년간 돌봐 정신이 온전치못한 시아버지를 16년째 모셔 ‘효행상’을 받은 문애란씨는 “옆집에 사는 동네 친구가 나몰래 추천을 하는 바람에 상을 받아 부끄럽다.”고 말했다.“간질,황달 등으로 고생하던 시아버지가 최근 간암이 발병해 마음이 무겁다.”는 그녀는 “힘든 형편이지만 가정에 충실했던 게 복이 돼 돌아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재봉공장에서 일하는 문씨는 점심시간마다 집으로 와 시아버지의 점심을 챙겨드리는 등 극진히 봉양하고 있다. 고 구청장은 “이들의 헌신은 모두가 지치고 힘든 때에 따뜻한 온정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이들에 대한 시상식은 9일 오후 6시 왕십리가요제 행사장에서 거행되며 100만원의 상금과 상패 등이 전달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쉬어가기˙˙˙

    배우 홍경인(28)이 최근 서울 대치동 사거리에 ‘만수무강’이라는 닭요리 전문점을 열었다.식당을 순례하면서 맛있게 먹은 닭요리들을 서울사람 입맛에 맞게 개발했는데,김정일이 먹는다는 북한식 삼계탕이 자랑하는 메뉴.직접 카운터를 보는가 하면,서빙도 하고 가끔은 주차도 해준다.9월1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소나기’의 주연을 맡아 춤과 노래를 맹연습하고 있지만,점심시간에는 꼬박꼬박 식당을 지킨다.
  • [이집이 맛있대]전주 ‘성미당 삼계탕’

    [이집이 맛있대]전주 ‘성미당 삼계탕’

    여름철 보양식 하면 삼계탕을 제일로 친다.말복이 지났지만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3가 성미당의 삼계탕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40년 전통의 성미당 삼계탕 인기비결은 싱싱한 재료 선택과 특유의 조리법이다.닭은 알에서 깨어난 지 20일 정도된 약병아리만 골라 쓴다. 어머니 시절부터 대를 이은 주인 정양자(58)씨가 닭과 찹쌀,인삼 등 주 재료를 직접 고른다.최고의 재료만 까다롭게 고집하기로 유명하다. 삼계탕은 한꺼번에 많은 닭을 가마솥에 넣고 푸욱 삶아야 상승효과를 일으켜 제맛이 난다는 게 정씨의 지론이다.우선 정갈하게 손질한 닭 가슴속에 찹쌀,인삼,대추,마늘,은행 등을 고루 넣는다.주물로 된 검은 가마솥에 깨끗한 약수,속을 채운 영계 100마리를 한꺼번에 넣고 삼계탕 특유의 진한 국물맛이 우러날 때까지 삶는다. 연하면서 졸깃거리는 육질과 구수한 국물맛을 좌우하는 시간,온도는 결코 공개할 수 없는 노하우다.뚝배기에 한마리씩 담은 삼계탕에는 양파 등 갖은 양념이 더해진다. 철따라 바뀌는 밑반찬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아 담백하면서 감칠 맛이 넘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이진의 섹스&시티]노랑머리 남친

    얼마 전 마지막 더위를 이길 요량으로 여동생과 함께 삼계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우리 테이블 왼편에 한 백인남자가 땀을 뻘뻘 흘리며 삼계탕을 복스럽게 먹고 있었죠.외국인이 몸보신을 하는 것이 왠지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계속 그 쪽을 쳐다봤어요. 그때 그 남자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아담한 체격의 한국인 여자친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그러고 보니 요즘 들어서 국제 커플들이 예전보다 자주 보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실제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태원이나 홍대 앞,압구정동 등을 지나다 보면 외국인 남자와 한국인 여자 커플을 심심찮게 볼 수 있죠.심지어는 지방 소도시나 서울 변두리에서도 피부색 다른 연인들이 손을 꼭 잡고 다니는 것이 낯설지 않습니다.그러고 보면 이젠 국제 교제가 더 이상 신기하거나 별난 일도 아닌가 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여자가 외국인과 다니면 색안경을 쓰고 본다며 호주인 남자친구를 사귀는 미영이가 얘기하더군요.미영이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가서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때 남자친구 마이클을 만났죠.그녀는 계속 이메일과 전화로 사랑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 마이클을 한국으로 초대했는데 그와 함께 길을 걷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고 했습니다.“마이클이랑 시내 관광을 하는데 남자 고등학생들이 나를 ‘양공주’라고 부르는 거 있지.” 미영이는 큰 상처를 받았지만 영문을 모르는 남자친구에게 그 상황을 설명할 수도 없었기에 그냥 걸음을 재촉했다고 합니다. 이 얘기를 듣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르포 기사가 생각나더군요.‘홍대 근처의 힙합 클럽에서는 흑인과 일부러 하룻밤을 즐기러 오는 여자가 많다,그들은 섹스 테크닉이 뛰어나기 때문이다.’라는 것이 그 기사의 핵심이었죠.그저 맥주 한잔과 춤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클럽을 찾는 대부분의 여성들을 외국인과 자고 싶어서 클럽을 찾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무척 거슬렸던 기억이 납니다.언론조차 외국남자와 한국여자의 관계를 선정적으로 다루고 국지적인 사실이 전체인 것처럼 말하고 있는 셈이죠.이런 상황에서 그 고등학생들이 전근대적인 사고를 답습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외국인과 사귀는 여자는 헤픈 여자다.’‘한국 남자에게 만족을 못해 외국인을 만난다.’‘섹스 테크닉에 반했을 것이다.’‘남자도 외국산을 선호한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니…화가 나다 못해 안타깝습니다. ‘사랑에 국경이 없다.’는 명제가 참이라고 알고 있어요.사랑만 한다면 그 상대가 한국사람 혹은 동양인이 아니면 어떻습니까?아직도 이런 교과서적인 주장을 해야하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사랑만 한다면 상대의 피부색이 노랗든 빨갛든 칠흑같이 검든 얼룩무늬이든,그건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 아닐까요?
  • 무더위에 지쳤지? 몸보신 음식

    무더위에 지쳤지? 몸보신 음식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이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하지만 올 여름 내내 폭염에,열대야에 시달렸던 몸은 지칠 대로 지쳤다.무더위 후유증을 어떻게 이겨낼까.운동선수들의 ‘건강식’에서 그 지혜를 빌려보자.프로축구 FC서울의 김은중(25)선수의 아내인 최윤정씨,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최경환(32)선수의 어머니 이재순씨,LG투자증권 씨름단의 남동우(30)선수 아내 박승미씨가 스포츠 스타들의 건강비법을 공개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닭살 커플의 ‘닭살인삼구이’ ●프로축구 MVP 김은중선수 프로 스포츠 중에 가장 경기시간이 길고 체력소모가 많은 것이 축구다.전후반 90분,1시간30분 동안을 더위에 뛴다는 것은 일반인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또한 순간적으로 전력질주를 하므로 그 운동량은 어마어마하다. 이런 프로축구선수 중 토종공격수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김은중선수·지난 7월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에서 MVP를 오르기까지 했다.하지만 이런 강철 체력을 지닌 스포츠 스타라도 더운날씨에는 어쩔 수 없나보다.1월 결혼한 새색시 최윤정(25)씨는 “오빠가 경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쓰러지듯 잠든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녀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주 하는 음식이 ‘인삼닭살구이’이다.인삼과 닭살을 주제로 한 영양만점인 음식이고 조리하는 방법이 간단해 아침저녁으로 해준다.닭은 식은땀을 많이 흘리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에게 영양 보충으로 좋은 식품이며 인삼과 함께 섭취하면 이열치열로 속을 따뜻하게 하여 여름을 이기는 데 효과적이다.그래서 여름철에 삼계탕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기름기 많은 삼계탕 종류의 음식을 싫어하는 김선수를 위해 삼계탕의 영양을 두루 가지고 있으면서 담백한 음식이 뭐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찾아낸 음식이 바로 이것이라 한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닭가슴 살을 손질하고 얇게 저며 포를 뜬 다음 수삼을 먹기 좋게 잘라 포를 뜬 닭가슴 살에 말아 프라이팬에 구워내면 끝.“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닭고기의 담백함과 수삼의 아작아작함이 어우러져 맛이 그만이다.”라고 자랑한다. 옆에 있던 김은중선수도 한마디 거든다.“올 여름은 여러 모로 저를 세심하게 챙겨주는 아내덕분에 쉽게 지나가는 것 같다.”며 “특히 아내가 만들어주는 인삼닭살구이는 먹으면 힘이 난다.몸에 좋은 인삼과 닭을 한꺼번에 먹으니까 경기도중 피로감이 확실히 덜하다.”면서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또한 김선수는 처가에서 보내 온 감식초를 장복하고 있다고 한다.감식초 3수저에 요구르트 1개와 꿀 1수저를 섞은 것과 과일을 많이 먹는다고 한다. “오빠,아∼ ”하고 최씨가 이야기하자 입을 벌리며 인삼닭살구이를 받아먹는 김선수를 보고 있으니 정말 닭살이 확 돋았다. ■목이 굵은 사람에 딱 ‘칡대구탕’ ●씨름판의 테리우스 남동우선수 180㎝가 넘는 큰 키에 100㎏에 가까운 거구들이 날렵한 동작으로 힘을 겨루는 씨름은 체력소모가 많은 운동이다.샅바싸움을 할 때 보면 선수들의 몸에서 땀이 줄줄 흐른다.‘도대체 무엇을 먹기에 이런 거구들이 저렇게 날렵하고 힘이 셀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다. 9월 말에 열리는 추석장사씨름대회를 앞두고 무더운 여름내내 고된 훈련에 땀을 쏟았던 LG 황소씨름단의 테리우스 남동우(29)선수는 훈련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그는 올해는 좋은 성적으로 아내 박승미(23)씨에게 보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고된 훈련을 마치고 오는 그에게 임신중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항상 건강식을 챙겨주었다.나이가 어려 음식과는 거리가 먼 줄 알았는데 남편을 위하는 마음으로 부모님께 묻고 요리책,인터넷을 뒤져가며 음식을 만들어 그를 감동시켰다.아내 박씨는 “99년 무릎을 다친 후로 시합이나 고된 훈련을 마치면 항상 다리 쪽의 근육이 뭉치고 어깨가 결린다고 해요.그래서 각종 책과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음식이 칡대구탕입니다.”라고 말했다.잦은 연습으로 근육이 뭉치고 스태미나가 떨어진 남선수에게 가장 어울리는 음식이 칡대구탕이라는 것. 우선 칡은 뒷목·어깨·머리가 아프거나 뻐근할 때나 감기기운이 있을 때 좋은 음식이며,대구는 말 그대로 입이 커서 붙여진 이름인데 기를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다른 생선에 비해 지방이 적어 담백하면서도 맛이 좋다.칡과 대구가 어울린 이 탕은 비만이거나 목이 굵고 느긋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의 건강식으로 적합하다고 한다. 만드는 법은 일반 대구탕 끓일 때와 비슷하다.다만 칡을 넣는다는 것이 틀리다.먼저 냄비에 칡과 무 등을 넣고 고추장과 약간의 된장을 넣고 푹 익을 때가지 끓인다.그리고 대구와 야채를 넣으면 된다. “은은한 칡냄새와 담백한 대구가 일품이에요.시원한 국물맛은 정말 끝내줘요.”라고 남선수는 자랑한다.아내 박씨도 “오빠의 체질에 딱 맞는 음식 같아 자주 해줘요.그리고 대구탕은 그렇게 잘 끓이지 못해도 먹을 만하거든요.”라며 웃는다.그녀는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는 그를 위해 닭도리탕,삼계탕,헛개나무즙 등을 자주 준비하며 다리 허리 등 안마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또한 아침에는 수삼을 곱게 갈아 죽으로 만드는 ‘수삼죽’과 우유에 검정깨를 듬뿍 얹어 준다고 한다.남선수는 “이렇게 챙겨주는 아내와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 이번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단백질짱· 비타민짱 ‘꿀장어구이’ ●두산 최경환선수 올해 프로야구계의 화제는 단연 두산베어스의 선전이다.전문가들이 올해 초 전력이 가장 약한 팀으로 꼽았던 두산베어스가 1위를 달리고 있다.이러한 결과를 만드는데 1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최경환(32)선수다.팀내에서 타율 도루 타점부문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고참으로서 선후배들의 화합에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활약 뒤에는 숨은 공신이 있다.다름아닌 어머니 이재순(57)씨.이씨는 입맛이 까다롭고 음식 때문에 탈이 잘 나는 아들을 위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음식을 만든다. 요즘 아들을 위해 가장 많이 만드는 어머니표 음식은 ‘장어구이’다.장어가 몸에 좋은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양질의 단백질(해독작용과 세포재생력이 좋은 점액성 단백질 및 콜라겐)과 양질의 지방(고혈압,당뇨,간염 등 성인병에 특히 좋은 불포화 지방산), 또 발육증진 등에 좋은 비타민 A(쇠고기의 300∼1300배),노화방지,생리활성 등에 좋은 비타민 E,남성 정력증강의 뮤신,콘도로이친,비타민 B 등 영양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특히 장어는 올해부터 영양탕과 삼계탕을 제치고 가장 많이 찾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이씨는 아들을 위해 농협에서 국내산 민물장어를 구입한 후 손질을 하고 머리와 뼈는 따로 두었다가 장어탕을 끓인다.일단 손질한 장어를 프라이팬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운 후 약한 불에서 장어소스와 꿀을 넣고 함께 조린다.이렇게 만든 장어를 살짝 익힌 양배추와 곁들이면 된다. “우리 경환이는 매운 맛을 싫어해 장어소스에 꿀을 꼭 넣어요.몸에 그만이지.그리고 살짝 익힌 양배추를 얼음물에 담가 식힌 뒤에 싸서 먹으면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그만”이라고 한다.또한 이씨는 “물에 담가 핏물을 뺀 장어 뼈와 머리를 깨끗하게 씻어서 냄비에 참기름과 달달 볶다가 생강과 물을 부어 끓이면 뽀얀 국물이 나오는데 이것을 장어구이와 먹으면 여름철에 좋다.”고 했다. 최선수는 “저에게는 어머님이 해 주시는 음식이 최고 보약”이라며 매일 집에서 먹는 장어덕분에 지금도 최고의 성적과 컨디션을 유지하며 운동을 한다고 한다.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어머니처럼 챙겨주고 지켜줄 여자를 만나야 하는데…”라며 “인연이 있다면 꼭 만나겠지요.”라며 웃는다. ■ 건강보양식 직접 만들어 볼까 ●닭살인삼구이 재료 수삼 적당한 것 2뿌리,닭가슴살 250g,참기름·통깨 약간씩,구이양념(간장·생강물·청주·다시마물 2큰술씩,설탕·물엿 1큰술씩) 만드는 법 (1)닭가슴살은 힘줄 부위와 얇은 막을 제거한 다음 넓고 얇게 저며 썬다.(2)분량대로 구이양념을 만들어 골고루 저어준다.(3)그릇에 (1)의 닭가슴살을 구이양념으로 버무려둔다.(4)수삼은 잔뿌리를 잘라내고 껍질을 벗겨 씻은 다음 6㎝ 정도 길이로 저며 썬다.(5)양념한 닭가슴살에 수삼을 알맞게 놓고 돌돌 말아 꼬치로 고정시킨다.(6)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알맞게 구운 다음 그릇에 담아 통깨를 뿌린다. 팁 수삼닭살이 팬에서 적당히 구워졌을 때 불을 약하게 줄이고 구이양념을 묻혀가며 구워야 한다. ●꿀장어구이 재료 장어 2마리,양배추,꿀.장어소스(장어뼈물·간장·맛술 각각1컵,청주½컵,계피 10㎝,마른 홍고추 3개,생강 1쪽,마늘 5쪽,설탕 4큰술,후추 약간) 만드는 법 (1)장어는 뼈를 발라 손질한 것을 사고,뼈도 함께 가져온다 (2)장어는 깨끗이 닦아 5㎝길이로 잘라 놓는다 (3)장어뼈는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한번 데친 뒤(그래야 흙비린내가 없어진다) 새로 물 4컵을 넣고 1컵 분량으로 졸인다.(4)계피와 마른 홍고추는 가위로 3등분하고 생강은 편썰어 나머지 재료와 함께 장어뼈 삶은 물에 넣고 그 양이 반이 될 때까지 졸여 소스를 만든다 (5)팬에 장어가 노릇노릇 할 때까지 굽는다.(6)팬을 키친타월로 닦아내고 불을 약하게 줄인다.(7)팬에 소스를 넉넉히 넣고 꿀을 넣는다.(8)익힌 장어를 넣고 적당히 졸인다.(9)양배추를 살짝 삶아 얼음물에 식힌후 장어밑에 깔아 낸다. 팁 장어를 손질할 때 물에 넣어 씻으면 살이 물러져 맛이 덜해진다.깨끗한 행주로 살짝 닦는 것이 좋다. ●칡대구탕 재료 대구 한마리,칡 300g,무 400g,두부 1모,미나리,대파,콩나물,쑥갓,고춧가루 1큰술,고추장 2큰술,다진 마늘,생강,소금 등 양념. 만드는 법 (1)대구는 손질하여 어슷하게 토막낸다.(2)칡,두부,무는 납작하게 썰고 미나리,대파,풋고추는 먹기 좋게 썬다.(3)콩나물은 머리,꼬리를 떼어 다듬어 놓는다.(4)냄비에 물을 붓고 끓으면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풀고 칡과 무를 넣어 끓인다.(5)다진 마늘,생강,풋고추를 넣고 끓인다.(6)무가 익으면 대구와 콩나물을 넣고 끓인다.(7)두부,대파,미나리를 넣고 소금,청주,후추를 넣고 간을 맞춘 뒤 쑥갓을 얹어 낸다. 팁 대구를 손질할 때는 찬물에서 깨끗하게 손질하고 끓는 물을 끼얹어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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