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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휴일 축소 반대할 일 아니다

    정부는 어제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법정공휴일을 3∼4일 정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식목일과 어린이날을 토요일로 바꾸고 설날과 추석의 연휴 3일을 2일로 줄여 현재 17일인 법정공휴일을 13∼14일로 줄이겠다는 뜻이다.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이나 경쟁국에 비해 법정공휴일이 1주일 가량 많은 게 사실이다. 법정공휴일 단축 방침에 대해 재계는 미흡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노동계는 20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근로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한 근로환경에 처하게 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전체 근로자의 56%인 2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760만명의 경우 공휴일이 줄어들면 주5일제의 혜택이 적용되는 2010년까지 근로시간이 늘어나게 된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반대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주5일제가 도입되면 우리나라의 휴일·휴가일수가 134∼144일로 늘어나 일본의 129∼139일,영국의 136일,대만의 107∼130일,독일의 137∼140일보다 많아지게 된다.특히 이웃 경쟁국인 일본보다 휴일·휴가일수가 5일이나 많아진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도 중요하지만 일본보다 더 놀아서는 국가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주5일제가 먹고 놀자는 제도냐.’는 재계의 반대 논리도 이같은 맹점을 극복하자는 얘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법정공휴일을 단축해 전체 휴일·휴가일수를 일본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줄이되 영세사업장 근로자의 문제는 연월차 휴가 사용 권고 등의 방식으로 해소할 것을 제안한다.법에 규정된 휴가·휴일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영세사업장 근로자의 근로환경은 법정공휴일 단축에 따른 불이익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으리라 본다.법정공휴일 단축문제로 주5일제가 표류하게 해선 안 된다.
  • 복지 40~80/ ‘노인의 날’ 모란장 수상 박상철 서울의대교수

    “노인은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언제부터인가 노인을 특별한 사람 취급하는 잘못된 풍조가 노인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너무 과장·과잉된 우리의 전통적 효사상과 경로의식도 오히려 노인들의 당당한 삶을 방해하곤 합니다.” 트랜스글루타미네이즈라는 인체내 단백질생성효소를 발견한 공로로 지난 89년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된 노화학계의 세계적 권위자인 박상철(朴相哲·55) 서울대 의대 교수가 주장하는 한국 노인문제해결의 급소이다. 그의 문제의식과 해결법은 미국이나 일본,유럽식 노인복지문제를 연구한 복지학자들과는 사뭇 다르다.수치와 통계를 들이대며 고령화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복지시설의 확충을 위한 예산 부족 타령에 열을 올리지 않는다. 실험실출신의 생화학자답게 직접 현장에서 노인들을 만나 부대끼며 몸으로 직접 겪고 느낀 것만을 인정하고 노인들의 애로사항을 풀 답을 제시하는 현장주의자이다. 그의 노인론은 독특하고 신선하다.때문에 ‘생명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건강보다 참된것은 없다’ 등 2권의 생명에세이집과 각종 강연을 통해 노인문제의 새로운 접근법을 내놓은 그에게 동료 교수들은 ‘의학과 사회학의 만남’(서울대 외교학과 하용출교수),‘과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상상력의 조화’(서울대 국문과 권영민 교수)라는 헌사를 바쳤다. 한국노화학회 회장을 거쳐 국제노화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15개 학회에서 의학자로,과학자로 맹활약중이다.현재는 한국노화학회와 한국노년학회,대한노인병학회를 통합한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협의회 회장을 맡아 노인춤 개발,전국장수지역표본조사,멋진 노인선발대회 등을 통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매달렸다. 그런 그에게 정부는 지난 2일 올 ‘노인의 날’기념식에서 170명의 유공자중 최고 포상인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인터뷰를 하러간 기자에게 느닷없이 “몇 살까지 살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70∼80살 정도면…”라고 답하자 “왜 70∼80살이냐,살다보면 저절로 100세 장수가 가능하다.”고 질책하는 ‘돌연변이성’ 노인문제 전문가를 서울 동숭동 서울의대 함춘동산 뒤 기초연구동 4층 연구실에서 만났다. ◇실험실에서 인체노화로 인한 기능쇠퇴의 원인을 규명하고 체내 노화와 암화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던 생화학자가 노인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외치는 노인복지문제전문가로 ‘외도’를 하게된 계기는. 건강하게,멋지게,당당하게 사는 노인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다.노인문제에 뛰어들길 정말 잘했다.고정관념이 없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노인들의 삶에 나 스스로 감동했고 미국이나 일본식 이론에 익숙해져 있던 다른 학자들도 나의 색다른 접근법에 감동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노인문제는 사회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구체적 방안을 말씀해 주시죠. 노인문제는 의학적,생물학적으론 해결이 안됩니다.사회구성원이 모두 나서서 함께 풀어야 한다.젊은이가 노인이 되는 노화과정에는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미국의 경우 75년 어떻게 하면 노인들을 사회에 참여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이에 따라 국가기관 부터 정년퇴직을 없앴다.보직은 맡지 않으면서 정년전까지 하던 일을 계속할 수있도록 한 것이다.노인들의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통해 고령화사회의 벽을 허문 것이다.이에 반해 일본은 어떻게 하면 노인들에게 좀 더 나은 복지시설을 제공해 줄 수 있을까를 위주로 복지정책이 세워졌다.그 결과 스즈키라는 일본인 학자는 ‘보석에서 화석으로’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실패로 규정했다.최고의 시설에서 요양할 수 있도록 한 결과 생명을 연장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보석같은 생명이 화석화’해 버렸다는 얘기다. ◇일본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노인정책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은 것같습니다.한국복지정책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 주시죠.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은 일본식으로 가고 있다.요양시설을 확대하고 경로연금지급 대상자를 늘리는 식이다.이 정도론 고령화사회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효(孝)사상과 경로사상이다.옛말에 ‘대효(大孝)집안에 장수(長壽)없다’는 말이 있듯이 부모나 어른을 모신다는 핑계로 노인을 안방에다 몰아넣고 화석화시킨다.또 잘 모신다며 복지시설에 수용하는 것이 무슨 대접이냐.노인이 주체적으로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며 정책은 이를 보조해야 하는 것이다.얼마전 ‘집으로’라는 한국영화에 300만 관객이 몰렸다고 한다.이 영화는 어머니라는 중간세대가 빠진 상태에서 일어나는 할머니와 손자의 일상사다.이 영화의 키워드는 할머니라는 노인이 손자에게 줄 것이 아주 많다는 점이다.우리 문화의 특성중 하나인 ‘주는 문화’의 성공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노인들이 주체적으로 살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제도적 뒷받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부는 노인복지정책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사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NGO운동의 소재가 노인문제여야한다.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 시민단체가 각종 동호회모임을 활성화하면 된다.노인들은 생각보다 경쟁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각종 경연대회를 통해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된다. 대도시의 아파트나 수용시설에 ‘갇힌’ 노인보다 혼자 혹은 부부끼리의 ‘열린’공간을 가진 독거노인들의 수명이나 건강이 훨씬 양호하다는 얘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나고 자란 지역사회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살면 비록 독거노인이라고 하더라도 행복지수는 더 높다.늙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가 생활을 보장해야 하고 돈을 제공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경제력을 박탈,의존적으로 만든 뒤 자식이 모시는 노인 보다 경제력을 가지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는 노인이 더 건강하다. ◇모든 것은 건강이 관건이겠죠.얼마전 우리나라 65세이상 노인의 8.3%인 29만명이 치매노인으로 추산된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치매의 예방이 가능합니까. 몸을 자꾸 움직여야 한다.늙으면 신경세포는 죽지만 다른 신경세포 끼리 서로 얽히는 수상돌기는 더 많아진다는 실험결과가 있다.기억력은 떨어지지만 종합적인 사고능력이 생기는 셈이다.머리를 쓰고 몸에 자극을 많이 받으면 뇌의 일정 부분이 고장나도 커버가 된다.특히 새로운 것을 배워야 뇌를 자극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노주석기자 joo@
  • [사설] 예산안 졸속 심의 우려된다

    새해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오늘부터 시작된다.국회 회기단축으로 다음달 8일까지 보름여 동안에 예산안 처리를 마쳐야 하는 만큼 더욱 내실있는 심의가 절실하다.하지만 벌써부터 졸속 심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지난 대정부 질문과정에서 불거진 전용학·이완구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정당간 대결구도가 첨예화했고,정파간 이합집산도 본격화하고 있는 터라,예산안 심의 역시 정당간 기세 싸움에 묻혀 제대로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는 111조 6580억원에 이르는 새해 예산안의 심의가 정치 공방에 묻히거나,정략적 차원에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한다.대선을 염두에 둔 각 정파가 주요 예산안마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이를 물고 늘어지고,표를 의식한 삭감이나 증액 공방을 벌여서는 심의가 제대로 이뤄 질 수 없다.각 정당이 무리하게 내건 지역공약이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예산 끼워넣기를 할 경우,예산구조만 왜곡시킨다는 것을 각 정파는 명심해야 한다. 또 정권의 말기 상황을 이용,지역구 민원성 예산을 따내려 하거나,집단이기주의에 편승해 예산을 따내려는 일부 의원들이나 정파의 움직임도 철저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예산안 심의 마무리 과정에서 밀실흥정을 막기 위해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원회 운영을 공개적으로 하기로 해놓고도,지키지 않았던 지난해의 잘못을 올해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 예산안 심의 장소가 정쟁의 마당이 돼서도 안 되지만,대권다툼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나서도 안 된다.지금 우리의 국내외 정세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안보상황도 급변하고 있다.예산 배정이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짜여졌는지,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적정한 배려도 이뤄졌는지 등의 보다 큰 안목을 갖고 예산을 들여다보길 당부한다.
  • 각분야 최고전문가 초빙 서초아카데미 강좌 인기

    ‘서초 아카데미 강좌’가 지역주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회적 이슈 따라잡기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주민의 지적 수준을 높이고 삶의 질 향상과 공무원들의 의식개혁을 위해 지난 97년부터 매월 아카데미 강좌를 열고 있다. 특히 황수관 박사의 건강,헨리 홍 교수의 영어강좌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초빙,격조높은 강의를 펼쳐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행사 장소인 양재동 구민회관 대강당의 800석이 최근들어 계속 만원사례다. 구는 18일 경제 특강을 준비했다.재정경제부 김영주 차관보가 강단에 올라‘엘리트 경제관료가 보는 우리 경제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강의한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주가폭락 등 현재의 경제상황을 짚어주고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의 위기 타개전략 및 경제운용 방향 등을 들려준다. 최용규기자 ykchoi@
  • [대한포럼] ‘주 5일제 그릇’ 깨질라

    “생태계의 변화가 임계점(臨界點)을 벗어나면 종(種) 자체가 변이되거나 멸종하고 만다.이렇게 멸종된 종은 다시는 회복되지 못한다.” 생태학자 제라드는 수용범위를 벗어난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생태계의 본질 자체가 변질된다는 사실을 발견,‘제라드의 법칙’이라고 이름 붙였다.아직까지도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공룡의 멸종이나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박물관 전시품이 돼 버린 역사 속의 유물들이 이에 해당한다.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정부 입법안이 확정되자 재계는 물론,노동계도 총파업 투쟁으로 맞서겠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는 정부안이 국제 기준에 맞지 않다며 ▲주휴(일요일) 무급 전환 ▲휴가·휴일수 축소 ▲초과근로수당 할증률 인하 ▲탄력적 시간근로제 1년 단위로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노동계도 법안 부칙에 명시된 임금보전 조항을 비롯해 비정규직 휴가일수,영세기업 주5일제 도입 시기 등을 문제삼으며 총파업 투쟁과 함께 대선과 연계한 정치 투쟁을 병행할 방침임을 천명하고 있다.하지만 재계와 노동계의 요구사항을 들여다 보면 지난 2년여에 걸쳐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되고 합의된 사항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인상이다.100여 차례의 회의를 통해 이미 합의된 내용마저 모두 백지화한 채 최초 요구안만 들이밀고 있는 듯하다. 정부가 당초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 방침을 공표했을때 ‘삶의 질 개선’과 ‘국가 경쟁력 강화’는 노사가 합의한 중심 골격이었다.연간 2447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긴 노동시간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에게 경제 규모 세계 13위권에 걸맞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생산성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의미였다.그러나 노동계는 ‘삶의 질’만,재계는 ‘경쟁력 강화’만 부여잡고 있다.노동계에는‘경쟁력 강화’가 ‘근로조건 악화’로,재계에는 ‘삶의 질 개선’이 ‘경쟁력 약화’로 등식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보면 노동계와 재계의 주장이 무리라는 사실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세계적으로 한국밖에 없던 월차휴가제가 연월차휴가제로 통폐합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밖에 없던 여성의 유급 생리휴가제가 무급으로 바뀌긴 했지만 한국과 태국,대만밖에 없는 주휴 유급제는 그대로 존치됐다.초과임금 할증률 50%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주5일제를 도입하면서 법안 부칙에 ‘임금 보전’을 명문화한 것도 전례가 없을 정도다.노동계로서는 손해가 아니라는 얘기다. 재계 역시 일부 국제적인 기준과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나 우리나라는 실업자 노조 허용 등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한 협약이나 권고 중 18개만 비준,OECD 회원국(평균 67개 비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협약이나 권고 내용의 대다수가 재계에 불리한 사안임을 감안하면 재계의 ‘국제 기준 존중’요구는 그다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노동계와 재계는 지금 주5일제라는 풍선을 놓고 서로 몫을 많이 차지하기 위해 누르기 게임을 하고 있다.서로 양보하지 않고 누르기만 하다가 풍선이 터지게 된다는 사실은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과도한 욕심 때문에 주5일제라는 종(種)이 멸종되지 않도록 때론 양보하고,때론 삼가는 자세가 아쉽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 (2)권영길후보 부인 강지연씨

    권영길(權永吉·61)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부인 강지연(姜知延·59)씨는 일요일인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연립주택 자택에서 기자들을 맞았다.“막 외출을 하려는 중”이라고 양복차림으로 나오는 권 후보 얼굴 뒤로 공간이 모자라 방 가운데까지 서가가 돌출해 있는 서재에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는 게 보였다.매듭단추로 앞을 여민 개량한복 차림의 강씨에게선 인내로써 고난을 이겨낸 강인함이 풍겨 나왔다.남편에 대한 신뢰와 함께 민노당의 대선 공약과 쟁점 이슈에 대한 이해도 깊었다.거실에 사각상을 펴놓고 앉아 1시간30분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권 후보의 노모가 나와 “수고가 많다.”며 말을 건네기도 했다.대담에는 신연숙 문화에디터와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겸 본사 명예논설위원이 참여했다. ■결혼과정 ◇권 후보가 오빠의 친구라던데,어떤 점이 좋았나요. 고종사촌 오빠의 경남고 동기예요.오빠가 서울 우리집에서 대학을 다녀 자연히 친구들이 드나들게 됐고,그래서 만나서 대화도 하게 됐는데 (권 후보가)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이좋았습니다.연애감정으로 바뀐 시기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진지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50년대 말 당시에 이미 전쟁고아 등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혼자서 가르치기 시작했고,나중에 친구들과 서클을 만들어서 3∼4년을 계속했지요. ◇청혼은 어떻게 하시던가요. 연애를 하자 친정어머니가 극구 말렸어요.저는 있는 집 딸이고,권 후보는 없는 집 외아들에 홀어머니가 계시니,반대할 이유는 충분하죠(웃음)? 하지만 말리니 더 하고 싶고.헤어지지 못하고 시일이 경과하니 어머니께서 지치신 나머지 이젠 거꾸로 ‘빨리 시집가라.’고 하시더라고요.당시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결혼을 못했을지도 모르지요. ◇결혼을 하게 되면 단꿈을 꾸기 마련인데요,어떤 꿈을 갖고 있었나요. 당시에도 출세를 지향하지는 않았어요.최선을 다하는 삶에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피차 그런 마음에서 선택했죠.부귀영화를 꿈꾸지 않은 것은 제가 어렵지 않게 살았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결혼에 후회를 한 적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테지만,근본적으로 되돌아보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해요.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조금 밉지요(웃음). ◇시부의 좌익 경력에 대해 부인이나 친정은 알고 있었나요. 그 당시 산청이라는 곳의 지리적 여건이 누구나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 그런게 문제되지는 않았어요.아무 생각없는 양민도 당하거나 죽거나 했지요.낮에 오는 사람들은 ‘(빨치산들) 먹을 것 주지 않았나.’해서 억울한 사람들이 희생되고,밤이 되면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이쪽이나 저쪽이나 당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지리산 주변 동네가 다 그랬지요.결혼한 뒤 시댁의 먼 집안어른들까지 시아버지를 칭찬하시더군요.욕할 데가 없는 분이라고….그것 때문에 결혼을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결혼하고 나선 단점도 보였을 텐데요. 사귈 때는 말 수가 적은 것이 매력이였는데,살다보니 재미가 없어 안 좋더라구요.자상하고 세심한 남편은 아니지만,따뜻한 사람이고 그걸 느낄 수 있게 해요.고통 중에도 지지하고 참고 잘 지내고 있는 것도 그런 때문이 아닌가 해요.집안일은 거의 못하지만 정리 같은 것은 스스로 해요.혼자 밥상을 차려먹기도 하고,식사 후에 찬통을 닫아 냉장고에 넣고 그러지요.좋아하는 된장찌개 생선찌개 요리는 곧잘 합니다. ■가정생활과 자녀교육 - 집 담보로 대출받아 생활 ◇남편의 성격은 어떤가요.독단적인 면은 없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아요.아이들 문제만 해도 조언은 하지만 스스로 충분히 생각했는지만 묻고 결정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또 그에 따라줍니다.저에게도 독재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남편이 회사 그만두고 직장 없이 유학갔을 때 불안하지 않았나요.파리에서의 학비는 어떻게 조달했나요. 그저 굶어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었지요.일단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어요.학비는 모아놓은 돈 조금으로 해결했고요.특파원 시절 남들은 여행도 휴가 받아서 가고 그러던데,우리는 언제나 12월30일∼1월초 신문 안 나올 때만 기차타고 이웃나라 다닌 게 전부예요.그래서 사진배경이 다 겨울밖에 없어요. ◇자녀교육도 모두 성공하신 것 같습니다만 해외 유학에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데요. 딸은 사위와 함께 서울대 박사과정을다니다 사위가 전액 장학금을 받고 미국의 코널대로 갔어요.그것만으로는 생활이 안돼 고생했는데 딸도 이번에 같은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게 돼 별 걱정은 없어요. 아들은 결혼할 때 전세를 얻어주었는데 2년 지나니까 ‘부부가 그동안 번돈하고 융자 2000만∼3000만원을 보태 집을 산다.’기에 ‘잘했다.’고 했죠.당초 건축과를 지망했다가 경제학과를 졸업해 대기업에 취직했는데 오전 8시 출근에 밤 12시 퇴근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염증을 느꼈는지,집을 전세주고 그 전세금을 받아서 하고싶던 공부를 다시 하겠다더군요.프랑스에서 실내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자제분과 관련된 보도가 나올때의 심정은 어떠했나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해요.우리사회에 호화 해외유학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다만 ‘우리는 아닌데…’ 하는 그런 생각을 했죠.그런 것 일일이 섭섭해하면 안됩니다.병 납니다. ◇부부싸움은 하시는가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한번씩 해야 정든다고들 하잖아요.그러나 남들 하는 그런 식으로는 못해봤어요.풀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안될 뿐 아니라 스스로‘나는 이래야 한다.’는 틀 속에 갇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권 후보가 파리특파원에서 돌아와 노조부위원장 나선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 않았나요. 후보의 삶을 보아왔고,어떻게 살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러지는 않았어요.후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비하면 앞으로 살 날은 얼마 되지 않는다.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이 길을 가야겠다.”고 하더군요.그 뜻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반대할 수가 없었죠. ◇당시 기자생활은 유신체제를 유지하는 축으로서의 역할이 있었는데. 양심이 허락하지 않은 글을 요구받을 때 고통스럽고 힘겨워하는 것을 봤어요.하지만 자기 양심에 어긋나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해 고심했어요.그런 것 때문에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지요.언노련에 있을 때 기성 정당에서 “비례대표 1,2번 주겠다.돈 없는 것 아니까 그냥 와라.” 이렇게 한 적도 있고,“지역구를 주겠다.” “노동부장관을 시켜주겠다.”고 한 적도 있었어요.후보는 시종 일관된 길을 가는 사람이었습니다.만약 흔들렸다면 나도 지지를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 때 갔더라면 하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추호도 없었습니다.농담으로는 해봤죠.‘한번 할 말 하고 나오는 것은 어떠냐.’고.그랬더니 ‘기성 정당으로는 실현하고 싶은 것 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자기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절했다고요. ◇후보께서 술은 잘 하시지요. 한번 시작하면 한도없이 마셔요.기자시절 술 마시는 데 대해 바가지를 긁지는 않았는데,왜냐하면 술마시고 들어오면 ‘나의 사랑하는…’ 뭐 이런 말도 하고,평소 안 하던 애정표시를 하거든요.사람도 부드러워지고 하니 바가지를 긁을 필요가 없었지요. ◇생활은 어떻게 하시나요.수입은 있나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쓰고 있어요.당에서는 일절 월급은 없습니다.국고보조금은 정책개발을 위해 쓰고 당 상근직원과 지구당에만 조금씩 나갑니다.그래도 오늘 세 끼 안 굶으면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가 잘하고 있다면 1만원짜리 당비가 많아질 것으로 믿습니다. ◇후원회를 하면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지금까지 후원회 해서 들어온 돈은 만져본 적도 없습니다.그 돈은 당에 들어가서 운영자금으로 쓰입니다.당원들이 1만원씩 특별당비를 내는데 쓸 수가 있겠습니까. ■개인생활 - 호스피스로 6~7년간 봉사 ◇이화여중·고에 이화여대를 나오셨는데,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으로서 미래에 대한 꿈은 무엇이었나요. 현모양처가 되고 싶었습니다(웃음). ◇외국서 오래 사셨는데 외국어는 잘하십니까. 불어는 잘은 못해도 입을 여는 데 겁은 없어요.통하기야 하지요.영어보다는 불어가 더 낫습니다. ◇파리에서 학교는 안 다니셨나요. 사실 그림을 좋아해서 졸업후 홍대 미대를 가고 싶었어요.편입도 가능했지만 기회를 놓쳤는데 프랑스에서 기회가 돼서 청강생으로 미술공부를 많이 했지요.재미 있었습니다. ◇여유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인터넷으로 예약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아니면 (권 후보와) 둘이서 동네 호프집에서 맥주를 잘 마셔요.운동은 대모산에 잘 다녔지만 요즘은 시간도 없고 해서 잘 못가요. ◇후보 부인으로서의 득표활동은. 기성정당의 후보 부인은 득표를 위해 많이 방문하고 다니시더군요.사찰이고 어디고 다니면서 시주도 하고 기부도 하다보면 관계가 다져지는 것인데,그런 돈을 쓸 형편이 안됩니다.그래서 인간적으로 가서 도와드리고 할 뿐이지요.그리고 서울에서는 거의 살림만 하고 지역구인 창원에 집이 있어 1년에 3분의2는 그곳에서 지냅니다.창원에서는 당원모임,여성당원과의 활동,노래패 모임 등을 하지요. ◇이전에 사회활동은 많이 하셨습니까. 호스피스로 6∼7년 봉사했는데 오히려 받은 게 너무 많습니다.죽어가는 사람 만나는데 내 가족 건강한 것만으로도 감사했고,후보가 감옥에 갔을 때도‘숨넘어가는 사람도 있는데 (감옥)안에서 건강하게 잘 있는게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했죠. ■정치관 - 진보정당 길닦는 역할 최선 ◇민노당이 군소정당이라서 생각하는 뜻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요. 우리가 당장 뭔가 이뤄내자는 욕심 거두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좋은 세상 만드는 데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진보정당이 이 나라에서 뿌리내려 보수정당과 함께 의견조율을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봐요.그런 역할을 할 날을 위해 우리는 길 닦는 역할로 끝나도 좋다는 그런 생각입니다.실제로 우리가 주장한 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상가임대차보호법,이자제한법들이 우리 당에서 제안해 이뤄진 법들입니다. ◇파리에 살면서 유럽의 좌파로부터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까요? 그런 면도 있을 겁니다.정치는 진보와 보수가 다듬어 나가야 합니다.보수내에서 이 당 저 당 나뉘어서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정쟁으로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민을 생각하고,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펴는 정당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민노당의 정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창당된 지 2년된 정당으로서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당입니다.저도 당원입니다.민노당은 분회를 거쳐 지회장에게 보고되고,전국에서 이런 것들이 모여 상부로 취합됩니다.여기서 전문가 토론을 거쳐 정책으로 확정됩니다.민노당의 정책은 그런 과정을 거쳐 개발한 것입니다.저도 당원으로서 마땅히 지지합니다. ◇민노당이 공약으로 내건 ‘10억원이상 재산 보유자 부유세 신설’은 어떻게 보시나요. 처음에는 발표를 잘못했다고 생각했어요.강남 주변에 사는 분 대부분이 집한 채에 예금 몇 억 있으면 보유세 대상인줄 알고 있더라고요.알아보니 실제는 그렇지 않더군요.대상은 상위 2만∼5만명 내외가 될 것이라는 게 공신력있는 연구소의 발표 내용이더라고요.이런 점들을 잘 홍보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어제 TV토론에서 신경써서 전달하려 하더군요. ◇남편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분이 있습니까. 평소 말로 자주 꼬집거나 반대 의사를 냈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꼭 필요할 때만 얘기한다고 생각하는지 제 얘기엔 긍정도 하고 잘 받아주는 편입니다.어제도 TV토론 답변방식에 대해 조언했어요. ◇대선에서의 예상 득표는. 많이 얻어야지요.그러나 당원들이 만족하는 수준이면 저도 만족하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권영길 후보가 돼야 하는지 한마디로 말씀하신다면.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사람입니다.원하는 세상 만들어줄 사람이 이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강지연씨는누구 - 재벌 외동딸… 파업현장 자주 방문 권영길 후보의 부인 강지연씨는 재벌집 외동딸이다.동방생명(현 삼성생명)창업주인 강의수씨가 바로 그의 부친이다. 권 후보가 좌익이자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소년기를 보낸 반면,부인 강씨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태어난 곳은 경북 영천이지만,초등학교부터 줄곧 서울에서 다녔다. 이화여대 재학 중 고종사촌 오빠의 친구로서 알게 된 ‘대학생 권영길’의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순수하고 좋아,집안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지만 선뜻 결혼을 결정했다. 하지만 결혼 이후 강씨는 친정으로부터 큰 도움은 받지 못했다고 한다.부친이 암으로 병원에 입원,삼성으로 기업이 송두리째 넘어갔고 재산정리도 제대로 못한 채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홀어머니 아래 외아들 외동딸의 결혼이었기 때문에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동시에 모시고 살았다.종교는 가톨릭.중학교 때부터 개신교 학교를 다녀 기독교의 봉사와 겸손의 정신을 일찍이 받아들였다.그러나장손의 며느리로서 제사를 받들어야 했고,문규현 신부가 방북한 임수경을 데리고 들어오는걸 보고 감동을 받아 가톨릭을 ‘선택’했다.물론 권 후보가 가톨릭 영세를 받은 사람이었던 것도 한 이유가 됐다.종교는 고난을 극복하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현재 3남매의 자녀 중 장녀 혜원씨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남편과 함께 미국 코널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권 후보가 명동성당에서 총파업투쟁을 주도,당국의 수배를 받는 바람에 장녀 결혼식장에는 강씨 혼자갈 수밖에 없어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혜원씨 부부는 같은 성씨의 동성동본이기도 하다. 또 장남 호근씨는 프랑스에서 건축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으며,차남 성근씨는 서강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결혼 이후 남편의 ‘운동가적’ 풍모를 지켜 보면서 세상의 다른 면을 볼수 있게 된 것이 참 다행스럽다고 그녀는 종종 말한다.실제로 그녀의 외모 어디에서도 재벌집 외동딸의 풍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처음엔 어색하던 각종 집회에도 참여하다 보니 익숙해졌고,나중엔 파업현장 어디도 머리띠를두르고 갈 정도가 됐다고 한다.민노당 열성당원이기도 한 그녀는 요즘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민주노동당과 남편인 권 후보에 대한 ‘긍지’로 가득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서울 동북부 문화·스포츠 메카 창동운동장·문화체육센터 건립

    강북 문화·스포츠의 메카가 될 시립 창동운동장 및 문화체육센터가 강남북 도시균형발전 일환으로 이달 착공된다. 서울시는 30일 강남지역에 비해 문화·체육시설이 열악한 동북부지역 주민을 위해 창동운동장 및 문화체육센터 건립공사를 이달 21일 착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봉구 창동 1의6 일대 6만 1563㎡(1만 8623평)에 조성될 이 사업은 312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오는 2004년 12월 완공된다. 주요 체육시설은 게이트볼과 축구(하키),테니스,배드민턴장 등이 들어서고 청소년광장과 공원도 갖춰진다. 또 지하 1층,지상 4층,연면적 1만 4168㎡ 규모로 지어질 문화체육센터는 지하1층에 수영장과 주차장이 들어선다. 지상1층에는 청소년문화의집·어린이집·공연장·전시실·에어로빅·헬스장,지상2층에는 체육관·가상체험실·애니메이션플라자·음악감상실,지상3층에는 컴퓨터실·창작공방·동아리실·어학실·음악연습실,지상4층에는 식당·다목적실·상담실 등이 마련된다. 시 관계자는 “이 사업은 강북 우선개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주민의 여가선용 및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국민의 정부 마무리 국정과제] (14)노동부

    ‘국민의 정부’가 추진해온 노동분야의 정책방향은 고용안정과 노사협력을 통한 기업경쟁력 확보 및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이다. 노동부가 이번 정부 임기 말에 전력을 다해 추진중인 가장 중요한 과제는 ‘주5일제 근무제’의 법제화다.▲외국인노동자 제도 개선 ▲비정규직 근로자 보호 ▲실업자 해소 등도 매듭지어야 하는 역점사업들이다. ◆주5일제 법제화 주5일 근무제는 2000년 12월23일 노사가 근로시간을 국제적 수준으로 단축한다는 기본원칙에 합의한 이후 본격 추진됐다.그동안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대부분의 쟁점사항에 대해 의견접근을 이뤘으나,임금보전과 연차휴가 가산일수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 7월22일 노사정위원회가 결렬돼 정부가 단독입법을 추진하게 됐다. 노동부는 ▲주당 근로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 ▲토요휴무 실시▲월차휴가 폐지 ▲연차휴가 2년당 1일씩 부가 ▲생리휴가 무급화 ▲휴가 미사용시 수당지급의무 면제 등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마련,지난 9∼19일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일요무급화 방안은 재계의 의견을 반영하는 산업자원부 등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더욱이 경영계나 노동계 모두 개정안 내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안은 다음달 4일 차관회의와 8일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 재가 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회통과 전망도 불투명하다.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주5일제 법제화의 공을 서로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특히 한나라당은 이번 정부 임기내에 법제화를 반대하고 있다. 노동부는 입법 추진을 미룰 경우 노사관계가 불안정해지고,현재의 불합리한 휴일·휴가제도를 그대로 둔 채 주5일제가 확산되면 기업경영에 부담이 된다며 입법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결실을 거두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근로자 제도 개선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지난 7월15일 ‘외국인력제도 개선방안’을 마련,1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총정원관리제를 도입,연수생을 8만 5000명에서 14만 5000명으로 늘리고 서비스업부문에 해외국적 동포를 대상으로 취업활동을 허가하는 취업관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행 연수생제도로는 외국인 근로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고용허가제 등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 및 실업자 대책 비정규직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만큼 비정규직 권익보호를 위한 감독강화,사회보험누락 해소,능력개발 기회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실업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청년 및 장기실업자 비중은 아직도 높은 실정이기 때문에 청소년 직장체험 프로그램,장기실업자 고용촉진장려금 제도 등의 내실화를 기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김용수기자 dragon@
  • 2003년 예산안/ 전문가 분석/“균형재정 중장기적 노력 필요”“일률적 담세율 서민층 큰부담”

    전문가들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의 균형재정의 원칙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도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또 세부담의 형평성 문제에 우려를 제기했다. ◇문형표(文亨杓) KDI재정팀 선임연구위원-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많은 정치적 세출증대 압력이 있었을 것이다.그런데도 정부가 당초의 중기재정계획에 입각,내년도 예산의 균형재정목표를 달성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정부의 재정건전화 의지가 앞으로 국회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훼손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공적자금 투입으로 인한 재정부담이 해소될 때까지 이러한 재정건전화를 위한 중·장기적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내년 예산 가운데 사회복지,교육,안전·건강부문 등 사회개발분야에 지출 우선순위(전년대비 9.7% 증가)가 두어져 있는 데 대해서는 국민소득수준의 향상 및 인구구조변화 등에 따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수요 증가에 부합되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과다한 복지지출증가로 성장저해 및 실업증가 등 역작용을야기한 경험을 들어 복지지출이 지나치게 과다해지는 것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연천(吳然天)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정부가 약속한 대로 내년도 균형예산을 짠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그러나 내년도 어려운 경제여건과 급변하는 국제정세 등 급변하는 여건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인지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근원적인 정책방향 탐색이 필요하다. ◇홍일표(洪日杓)참여연대 납세자운동본부 조세개혁팀 간사-정부의 내년도 예산총액이 올해에 비해 1.9%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1인당 세부담은 10% 이상 증가했다.이는 세부담이 느는 계층이 어디냐가 핵심적인 문제다. 고소득층의 세부담이 증가한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없겠지만 모든 계층의 세부담이 일률적으로 증가했다면 정부의 중산층과 서민층 보호대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담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식으로 조세구조가 개편돼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서민층은 상대적 박탈감과 세부담의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다.
  • [씨줄날줄] ‘오아시스’의 조역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영화 ‘오아시스’를 본 뒤 한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다.영화의 조역들에게서 바로 나를 보았기 때문이다.이창동 감독은 ‘사랑의 판타지는 삶의 오아시스’라고 설명했다지만 내가 보고 느낀 것은 우리의 비굴한 가식과 소외계층의 ‘아우성’이었다. 먼저 한공주(문소리 분)의 오빠를 보자.그는 얼굴까지 비뚤어진 중증 장애동생을 내세워 새 아파트에 입주했지만,동생은 낡은 아파트에 남겨둔다.공무원이 장애인과 함께 사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오자,동생을 잠시 데려와 눈속임한다.홍종두(설경구 분)와 동생의 섹스를 목격하고는 종두의 형에게 “‘경찰이 그러는데’합의하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며 간접화법으로 2000만원을 요구한다.그러면서도 동생의 숙식을 돕는 아줌마에게 한달에 20만원을 준다.종두의 섹스도 동생에게 선물을 주려고 갔다가 목격한 것이다. 종두의 형은 어머니를 모시고 자동차 정비를 하며 산다.아주 반듯하다.종두에게는 자신의 처신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질책하고 엉덩이 찜질을 하기도 한다.그러나종두의 과실치사는 장남인 형을 대신해 뒤집어 써준 것이다.그런데도 형은 공주의 오빠가 종두의 강간죄에 대해 합의를 요구해오자 “저런 놈은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며 외면한다. 종두의 형수와 동생은 욕을 먹지 않을 만큼 본분을 지킬 뿐이다.형수는 “삼촌만 집에 없으면 집안이 편안하다.”고 면박을 주지만 아주 내치지는 않는다.동생은 “제발 내 인생에 방해 좀 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이제 주역을 살펴보자.전과 3범에 내내 다리를 떨고 코를 훌쩍거리는 양아치인 종두는 출옥한 뒤 자신이 죽인 것으로 되어 있는 사람의 집에 과일을 들고 찾아갔다가 그의 딸 공주를 보고 사랑을 느낀다.공주와 사랑을 나누다가 강간죄로 다시 감옥에 가지만 강간은 아니다.공주가 원했기 때문이다.공주도 오빠와 올케에게 아파트를 얻게 해주지만 버림받다시피 한다.그러나 그들은 좌절하지 않는다.공주는 종두가 교도소에서 보낸 사랑의 편지를 받고 희망을 키운다. 오아시스의 조역들은 현실 사회의 주역일 수 있다.그러나 그들은 번지르르하게 거짓말을하고,책임을 회피하고,소외계층의 진실한 아우성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이 감독은 소외계층이 우리 현실을 받치고 있는 주역이라고 얘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
  • [녹색공간] 풍요와 건강

    유례없는 태풍과 수해의 뒤끝이지만 올해도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넘겼다.우리는 풍성한 수확물을 차려놓고 땀흘린 농민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우리에게 생명과 풍요로움을 주신 조상의 음덕을 기린 것이다.우리는 이러한 전통적인 명절 지키기를 통해 우리 존재의 역사성과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자칫 잊기 쉬운 풍요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더러 반론이 있지만 현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울 뿐 아니라 대체로 가장 건강한 삶을 누리는 시대이다.적어도 수명이나 질병 이환율을 볼 때 그러하다.어떻게 오늘날 이환율과 사망률이 줄고 그 결과 수명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나게 되었을까? ‘인생칠십 고래희’라는 두보의 시 귀절이 무색하게 노인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또 수명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젊고 건강한 할머니·할아버지가 많아지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흔히들 그것은 의학의 발달에 기인한다고 생각하며,그러한 견해는 일상적 경험을 통해 확인된다.맹장염이 악화되어 복막염에 되었을 때 현대의학이 없다면 생명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을것이다.또 심한 세균성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항생제의 고마움을 잊지 못할 터이다.암은 아직도 불치병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요즈음은 완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그밖에도 많은 의학적 수단이 질병을 예방,치료하고 노화를 지연시킨다.이렇듯 의학이 건강 증진에 공헌해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볼 때 건강 개선과 수명 연장에 의학보다 훨씬 큰 공을 세운 것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사실이 여러 연구로 밝혀졌다.특히 농업생산의 증가로 영양상태가 나아진 것이 으뜸가는 요인임이 분명해졌다.거기에 덧붙여 주거와 노동 환경의 개선 등이 인류를 과거보다 건강하게 만들었다. 채집과 수렵에 의존하던 선사시대 인류의 평균수명은 15세 안팎이라고 추정된다.그러던 것이 농사를 짓고 목축을 시작한 때부터 서서히 수명이 늘어나 로마시대에는 대략 25세에 이르렀다.그리고 18세기 무렵 농업혁명기를 거치면서 35∼40세까지 늘어났고,오늘날은 70세를 넘게 되었다. 과거에는 인구가 오늘날의 지속적인 성장과는 달리 팽창과 축소를 거듭하였다.풍년이 지속되는 동안은 인구가 늘어났다가 흉년이 거듭되면 다시 줄어드는 과정을 반복한 것이다.식량이 없어 말 그대로 굶어 죽기도 하였지만 기근에 따르는 질병,특히 전염병의 창궐이 대규모 사망과 인구 감소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기근으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것이 일차적으로 작용하였다면 식량을 찾아 대규모로 이동한 것이 전염병을 널리 퍼뜨리는 구실을 하였다.기근과 그로 인한 질병은 어린이들에게 더 큰 해악을 남겼다.올해의 기근은 올해를 넘김으로써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후유증을 남긴다는 사실이 역사를 통해 거듭 확인되었으며 그 원리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인류는 기나긴 고통의 늪을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었다.조상들이 고통을 감내하면서 진보의 길을 개척해 왔기에 우리는 오늘의 풍요와 건강을 누리는 것이다.풍요와 건강이 인류 공동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인 만큼 그것을 온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풍성한 식탁 앞에서 우리와는 많이 다른 한가위를맞을 우리의 반쪽을 생각하며 나눔이라는 풍요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일만큼이나 소중할 터이다. 황상익/ 서울대의대 교수 의학사
  • ‘강북개발 특별조례’ 연내 제정

    서울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강남·북 격차 해소를 위한 가칭 ‘강북지역 균형발전 특별조례’를 연내 제정할 방침이다. 이는 강남지역 부동산 투기억제 방안의 하나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주장한 ‘강북개발 특별법’ 제정 등과 맞물려 주목된다. ‘서울시 지역균형발전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15일 “낙후된 강북 지역에 대한 개발과 생활환경개선 지원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올 연말까지 특별 조례를 제정하는 방안을 이명박 시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특별 조례에는 강북 지역에 대한 예산 우선배정과 특별사업 선정 등에 관한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별조례 제정은 청계천 복원사업을 비롯한 강·남북 격차를 줄여나가는 지역균형발전이 민선3기의 핵심 과제임을 명문화하는 것”이라며 “과거 강남도 구획정리와 명문학군 이전 등 시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오늘에 이르러 충분히 명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례 제정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강북의 기존 시가지 개발사업과 강북 주택재개발사업이활발히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치구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타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도로와 공원 등 강북의 도시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문화회관 건립 등 주거환경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각종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향후 시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강북과 다른 강남권 낙후 지역에서 개발 거점 위주로 지역 성장 기반이 갖춰지도록 도심∼부도심∼지역중심∼지구중심 등 이른바 ‘다핵화’ 구도를 현실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예를 들어 연신내와 용산 등 상업지역이면서도 개발 거점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곳에 대한 개발 방안과 용도지역 상향조정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이뤄진다. 또 강북 지역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강남 명문고의 분교 유치를 비롯해 자립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의 설치,노후학교 시설개선 등이 시교육청과 본격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강북지역,특히 4대문 권역을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 보전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자치구의 이미지를 잘 드러내는 축제와 사업 등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다. 최용규기자 ykchoi@
  • 복지 40~80/ 서울노인복지센터 노인들 황혼연애 대학생과 똑같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연금,의료,실업,환경,노인 등의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복지는 40∼50대가 주 공급자이고 60대 이후의 노년층이 주 수요자들입니다.보건복지부,노동부 등 관련 부처와 국민연금관리공단,근로복지공단 등 관련 공기업이 복지정책 개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겠습니다.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정년 이후의 삶,건강 등도 다루겠습니다. “요즘 어르신들은 대학 1년생 연애하듯 사귀고 헤어집니다.커플로 맺어지면 지하철역에서 기다렸다가 함께 센터로 출근하고,식당에서 자리를 잡았다가 수저를 챙겨주는 것은 물론 파트너가 다른 어르신과 얘기라도 했다가는 토라지기 일쑤입니다.” 서울 경운동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력 5년의 사회복지사 송화진씨(宋和珍·32)는 이 땅의 사회복지사를 ‘사회에 복을 짓는 사람’이라고 풀이한다. 센터를 찾는 어르신들은 하루 평균 3500여명.눈코 뜰새없이 바쁜 일상이지만 ‘이 직업 정말 할만 하다.’는 행복에 겨울 때가 많다고 했다. 센터 1층 안내데스크에서 프로그램을 문의해오는 어르신들을 안내하거나 사무실에서 잡무에 시달릴 때마다 평소 귀여워해주시던 어르신이 몰래 다가와 주머니 속에 감춰온 음료수 한 병을 내밀기 때문이다. “화제가 된 영화 ‘죽어도 좋아’의 주인공 어르신들도 우리 센터 회원이세요.두 분은 센터에서 상담을 자주 받는 커플로 유명해요.부부싸움을 하고나면 왜,무엇 때문에 그렇게 됐는지 반드시 상담을 받곤 해요.그 어르신들의 사이가 좋을 수밖에 없는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아침 9시에 출근해 퇴근시간인 저녁 6시를 넘기기 일쑤지만 그녀가 지난달 받은 월급은 80여만원.각종 수당을 합친 연봉이 1500만원에 불과하지만 막내딸 같은 환한 웃음을 잊지 않는다. 그녀는 “우리의 강력한 지지자이신 할아버지 할머니 ‘어르신들’에게서 심정적으로 받는,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무한정 받기 때문에 낮은 보수를 탓할 순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사회복지사 ‘천직론’을 주장한다.이 직업과 궁합이 맞지않은 사람은 죽었다가 깨어나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대구대 산업복지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원래 아동심리나 특수교육에 관심을 가졌다.집에서 할머니의 ‘편애’에 가까운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어리광만 부린 자신은 노인들을 모시는 재주가 없다고 생각했다.지도교수가 노인복지쪽이 천성에 맞을 것이라고 권하는 얘기도 한 귀로 흘려보냈다.그러나 지난 96년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이나 마찬가지였던 부산 개금사회복지관에서 노인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노인복지가 자신과 ‘딱’맞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경희대에서 석사학위를 딴 뒤 본격적인 노인복지의 길로 들어섰다.지난해 5월 서울노인복지센터로 옮긴 이후 싹싹한 성격과 지칠줄 모르는 열정이 그녀를 센터 내 ‘인기캡’사회복지사로 만들었다. “센터 내 사회복지사들의 업무는 상담,기획,의료,문화복지 등 여러 분야로 나눠져 있지만 어르신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회복지사를 찾아다닙니다.진정한 상담과 서비스는 이같은 인간적인 관계에서 출발하게 되지요.” 그녀는 올 11월이면 사회복지사 남편을 맞는다.‘복지판’에서는 부부 사회복지사를 기초생활보호대상자가 되는 지름길이라며 꺼리거나 극구 말리지만 4년 전 한 사회복지프로그램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합치기로 했다.가난하지만 ‘사회적 효’를 행하자는 데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행복하고 보람있어요.보상도 바라지 않습니다.하지만 사회복지사 경력 8년차 선배 한 분이 얼마전 휴대전화 요금을 낼 능력이 안된다며 휴대전화 사용을 정지했을 때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녀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사명감만 강조하는 현재의 체계로는 사회복지의 질이 높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복지센터 도우미 사회복지사/ 1만5000여명이 879곳서 장애인등 돌봐 2002년 9월 현재 ‘대한민국 사회복지사’는 6만 5249명이다. 이중 7000여명이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으로 읍·면·동사무소 등에서 근무하는 지방공무원이고,1만 5000여명은 장애인·노인·아동 등 사회복지시설에 소속돼 있다.나머지 4만 3000여명 중 대부분은 ‘장롱자격증’소지자이거나 관련분야를 떠나 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의 처우를 보면 그 나라 사회복지의 현주소가 보인다. 4년제 대학의 사회복지 관련 학과를 졸업,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모 사회복지법인에서 8년째 근무하는 K(33) 사무국장의 본봉은 79만 6000원.상여금 400%와 기말,정근,장기근속,특별근무수당과 복리후생비 등을 모두 합쳐야 연봉 2000만원이 조금 넘는다.법인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의 급여는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일하는 동료들에 비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우리 나라의 사회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과중한 업무량 그리고 낮은 보수의 ‘3중고’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사회복지사협회가 지난해 사회복지사 78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초실태조사’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들은 기초생활보호대상자(21%),아동청소년(18%),장애인(15%),노인(13%)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거나 입소자와 환자,자원봉사자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2000년 현재 이들에 의해 운영되고 움직이는 각종 시설은 아동복지,노인복지,장애인복지,여성복지,정신질환자요양,부랑인,결핵 및 나환자 등 모두 879곳에 달한다. 노주석기자
  • 대한매일 새달 대혁신 더욱 알차게 바뀝니다

    민영화한 대한매일이 9월부터 지면을 대폭 혁신합니다.밀레니엄,CEO,남과여,W세대,40∼80 등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트렌드(흐름)를 담아내는 지면들을 대거 선보입니다.모든 지면은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들의 전문적인 조언과 감수를 받아 정확하고 깊이있는 보도와 해설기사를 내보냅니다.광고없는 통면편집 확대 등 파격적인 편집스타일을 도입,내용뿐 아니라 형식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신문으로 독자 여러분에게 다가설 것입니다. ■ 밀레니엄/ 국내외 큰 흐름 분석 밀레니엄면은 국내외 정치,경제,과학과 기술의 큰 흐름과 그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상세히 소개합니다.숨가쁘게 돌아가는 나날의 사건에서 한발 물러서 우리 사회와 세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거시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새로운 현상과 흐름을 제시하는 국내외 강연과 외국의 기사·논문 소개,기획좌담을 통해 깊이 있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하겠습니다. ■ CEO/ 성공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화제의 최고경영자(CEO)를 매주 찾아갑니다.재계와 기업의 이슈메이커나 귀감이 되는 CEO의 성공비결과 노하우,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담아드리겠습니다.한때 경영일선에서 활약하다 은퇴한 CEO를 만나 그들의 값진 경험도 전해드립니다.미래에 우리경제를 이끌어갈 젊은 경영인과 여성기업인,외국기업 CEO의 기업사랑과 경영비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시중 루머의 진위나 정책흐름을 알려드리는 ‘그거 사실인가요?’난도 운영합니다. ■ 남과 여/ ‘동반자의 삶‘ 방향 제시 이 시대에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 못지않게 크게 변화한 것이 ‘개인의 삶’의 영역입니다.먼저 남과 여의 성(性)역할,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성의식·결혼관도 바뀌어 이혼과 재혼,독신가정이 일반화한 실정입니다.이같은 변화상을 주 1회 ‘남과 여’페이지에 다루면서 무엇이 바람직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제시하겠습니다. ■ W세대/ 모바일세대 집중조명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계기로 10대 후반∼20대 초반 젊은 세대의 집단경험이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월드컵의 이름을 따 W세대로 명명된 이들의 자유분방하면서도 책임감있는 삶의 방식을 집중조명하는 지면을 마련합니다.모바일세대로도 불리는 젊은세대의 목소리와 생활방식,관련 정보들을 충실히 다루겠습니다. ■ 40~80/ 장.노년층 사회복지 진단 우리사회가 선진국형으로 접어듦에 따라 복지사회의 화두인 연금,의료,실업,환경 등의 문제를 다루는 ‘40∼80’을 주 1회 내보냅니다.사회복지정책은 양면성이 있습니다.40∼50대가 물질적 토대를 제공하고 60대 이후의 노년층이 그 혜택을 받습니다.보건복지부,노동부 등 관련 부처와 국민연금관리공단,근로복지공단 등 관련 공기업이 복지정책 개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정년 이후의 삶과 건강도 다룹니다. ■ 문화면 섹션화 문화의 세기를 맞아 폭증하는 문화예술 관련 정보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문화면을 증면하고 섹션편집을 시작합니다.특히 요일별로 지면을 특화해 화요일-고급예술,수요일-대중문화,목요일-레저 및 주말 문화행사,금요일-책과 문학 관련 기사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이밖에 머니면에는 세무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절세지혜를 알려주는 ‘절세가이드’가 신설됩니다.자동차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자동차면도 생깁니다.국제경제면에서는 특파원들의 생생한 화제기업 소식과 정보를 담아드립니다.
  • 국민 57% “임금 줄면 주5일근무 반대”, 노동연구원 설문조사

    국민의 절반 이상은 임금이 줄어들 경우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는 정부가 주5일제에 대한 입법을 추진 중에 있는 가운데 조사된 것이어서 정부가 임금보전 없이 주5일제 시행을 강행하면 국민들의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7일 노동연구원이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57.3%가 임금이 줄어들 경우 주5일제 시행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34.3%가 ‘조금의 임금삭감시에도 반대한다.’,23.0%는 ‘임금삭감과 상관없이 반대한다.’고 응답해 절반 이상이 임금삭감을 동반한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반대했다. 또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휴가·휴일제도를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축소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 53.8.%가 찬성했으며 33.1%는 반대했다. 특히 주5일 근무제 도입시 예상되는 기대효과에 대해 31.6%가 ‘삶의 질 향상’을 꼽았으나 21.9%는 ‘좋은 기대효과가 없다.’고 답했다.특히 응답자의 0.3%는 ‘소비풍조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지 않거나 도입에 실패할 경우 82.7%가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될 것’이라고 응답,주5일 근무제는 정부입법과 상관없이 확산될 것임을 보여줬다. 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입법안에 대해 국민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입법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임금보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공직자 삶의 질 높이겠다 공무원 전문사이트 개설

    전직 공무원들이 만든 한 벤처회사가 88만 공무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며 전문사이트(www.oland.co.kr)를 개설했다.사이트 이름은 공무원들의 땅이란 뜻의 ‘Official Land’의 줄임말이다. 서울 동작구청 감사실장을 지낸 방성은씨와 같은 감사실 출신 이한철씨가지난 5월 함께 설립한 벤처회사인 ‘㈜공무원세상’이 최근 개설한 이 사이트는 재테크 및 창업·부업 소개,헤드헌팅,상품할인 구입,여행·레포츠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람&사람’ 코너에는 공무원 사기 진작을 위해 주목할 만한 현직 공무원이나 퇴직 공무원의 이야기가 소개되고,‘참여공간’에는 공무원들이 각종아이디어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발언대가 마련돼 있다. ‘자기계발’ 코너에서는 외국어와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한 온라인 학습이 최대 3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되며 민간 경영 노하우를 배우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이밖에 대출과 보험,카드,자산관리 등에 관한 각종 최신 정보가 제공되고 창업 또는 부업을 위한 정보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
  • 15일 개봉 “오아시스”- 장애인과 건달의 낯선 사랑이야기

    ‘초록 물고기’‘박하사탕’을 연출한 이창동감독의 새 영화 ‘오아시스’(제작 이스트필름·15일 개봉)는 감독의 표현대로라면 “아주 찐한 멜로”다.18세 이상 등급이 될 성애물이란 얘기가 아니다.가진 거라곤 ‘반쪽도 안되는’초라한 남녀가 세상을 다 품고도 남을 푸짐한 사랑을 주고 받는,조금은 낯선 사랑이야기다. 한겨울에 반팔셔츠를 입고 거리를 서성대는 남자는 첫눈에도 문제가 좀 있어 보인다.교도소를 나온 첫날부터 넉살좋게 무전취식하다 다시 철창신세를 질 뻔한 홍종두(설경구).무슨 맘에서였을까. 자신의 뺑소니 사고로 죽은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뇌성마비를 앓는 피해자의 딸 한공주(문소리)를 만난다.그런데 사지가 뒤틀린 여자를 보는 종두의 시선에는,어찌 된 영문인지 처음부터 온기가 스며 있다. 전과 3범인 사회부적응자와 장애인의 사랑.드라마의 골간만 짚어본다면 이렇게 무질러 표현할 수도 있겠다.하지만 얼마 안가 그것이 위험한 선입견이었음을 깨닫게 된다.둘의 사랑은 억척스럽기는 커녕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유쾌한 구석까지 엿보인다. 공주의 명의를 빌려 장애인용 새 아파트로 오빠 부부가 이사가 버리자 종두는 낡은 아파트에 혼자 남은 공주가 안쓰럽다.“이만하면 이쁜 얼굴이야.”“발도 예쁘네.”휠체어 없이는 한발짝도 운신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인 공주에게 종두의 장난섞인 몇마디는 ‘원기소’같다.여느 연인들처럼 밤늦은 전화데이트를 시작하더니 어느새 음식점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자장면을 시켜먹으면서도 즐거운 사이가 돼 있다. 온전치 못한 남녀의 사랑에 얼마나 고비가 많을까를 걱정하던 관객들에게 영화는 이즈음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든다.감독은 “전과자와 장애인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사랑의 판타지가 삶을 끌어가는 데 얼마나 멋진 동력이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영화에는 실제로 판타지가 펼쳐지곤 한다.육체적 장애를 사랑의 걸림돌로 느낄 때마다 공주는 온전한 육체의 안온한 상황을 애타게 꿈꾸고 상상한다. 삶의 간절한 판타지를 은유하는 제목 ‘오아시스’는 공주의 방에 걸린 양탄자 그림이기도하다.영화는 화끈한 러브신 없이도 얼마든 ‘찐한 멜로’가될 수 있음을 자랑한다.그림에 비치는 나무 그림자가 무섭다는 여자를 위해 한밤중에 생나무가지를 잘라내는 남자,그에게 라디오 볼륨을 높여 화답하는 여자는 현실에 없을 사람들만 같다. 큼지막한 감상포인트로 설경구의 여유있는 넉살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콧소리 섞어 “∼하걸랑요.”식의 익살맞은 대사를 구사하는 그의 변신은 팬들에겐 충분히 유쾌하다. 그러나 들인 공력에 비해 빛이 나지 않는 기술상의 허점도 보인다.공주의 환상을 재현하고자 세트를 통째로 태국으로 옮겨 찍은 장면,청계고가도로를 최초로 통제하며 찍은 종두의 구애 장면 등은 어설프다.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베네치아 59' 진출작. 황수정기자 sjh@
  • 경기도 양평-충남 공주 지역문화 손 잡았다

    경기도 양평과 충남 공주의 지역문화가 손을 잡았다.모자라는 부분을 서로 보충해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다.정책 차원이 아니라,필요성을 느낀 민간 차원의 자발적 결연이라는 데서 뜻이 깊다. 한강을 낀 양평군은 휴양형 전원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예술가와 문화계종사자들이 많이 찾아들고,미술관과 카페가 최근 이곳의 상징이 되고 있듯 감각은 도회적이다. 금강이 돌아드는 공주시는 백제의 고도이자 교육도시지만 아직은 농촌의 전통적 민속이 살아 있다.민속학자 심우성과 명창 박동진이 민속극박물관과 판소리전수관을 다투어 이곳에 세운 것도 이런 이유였을 것이다. 양평군의 문화중심은 이제 양평읍내가 아니라,북한강을 낀 새로운 주거단지로 각광받는 서종면으로 바뀌어 간다.군내 유일한 ‘문화의 집’도 이곳에 세웠다. 서종면에는 지난 2000년 1월 ‘서종사람들’이라는 자생적인 주민모임이 생겨났다.이곳에 새롭게 터잡은 문화예술인들이 중심이 됐지만 토박이도 상당수 참여했다. 지역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주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한편 이곳을 지역문화 거점으로 키워 가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한국페스티벌앙상블과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등을 초청하여 ‘우리동네 음악회’를 23차례,기획전시회도 3차례 가졌다.화가인이 모임의 민정기회장은 동네 초등학교에서 미술특강을 갖기도 했다. 공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모임의 부회장인 이철순 전국문예회관연합회 사무국장이 공주에서 이길재 시인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백제문화제’의 기획·연출가인 지역문화통이다.공주지역 토속민요를 채집하는 작업도 한 그를 초청하여 ‘매우 특별한 사람,이길재의 우리 음악회’를 지난해 11월24일 가질 수 있었다. ‘서종사람들’에게 부족한 것을 공주사람들이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 이 음악회에서 증명됐다.화가만 600여명이 모여산다는 양평의 잠재력과 ‘서종사람들’의 적극성이 공주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도 있었다. ‘서종사람들’이 ‘8월의 북한강,그곳에 가고 싶다’라는 주제로 준비하는‘북한강 주말 음악축제’는두 지역이 마음을 튼 뒤 첫번째 결실이다. 공주에서 대규모 예술단이 방문하여 3일 오후7시30분 서종면 문화체육공원에서 한바탕 놀이마당을 펼친다.권재덕의 사방고사를 시작으로,‘바늘과 실’공연과 극단 ‘파고’의 퍼포먼스,이국도의 대금에 문영현의 춤,놀이패 ‘풍장’의 뒷풀이까지 ‘공주 전통문화의 모든 것’을 펼친다. 양평이 공주에 줄 수 있는 것으로는 무엇보다 미술전시회가 있다.각급 학교를 순회하는 미술특강을 당장 시작할 수 있다.‘우리동네 음악회’를 양평과 공주에서 잇따라 여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이번 축제는 두 고장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자리가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양평군과 경기문화재단,공주문화원이 후원하는 ‘북한강 주말 음악축제’는 10일엔 체코의 프라하 브라스 앙상블,17일엔 김광원이 이끄는 타악기그룹 ‘리드미코’가 출연한다.다른 지역 사람들도 물론 환영한다.일반인 1000원,초중고생 500원. 서동철기자 dcsuh@
  • [대한포럼] 일하는 아빠, 노는 아빠

    서울 강남의 금융기관 조합아파트에 사는 K씨.중소기업 부장인 K씨는 주말이면 아이들과 아내 보기가 무척이나 민망해진다.7월부터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주5일 근무제에 들어간 탓이다.이웃 주민들은 주말 아침이면 온 가족이 함께 야외로 몰려간다.하지만 K씨는 평상시처럼 양복 차림으로 회사로 향한다.그는 아이들과 아내가 텅빈 아파트 단지를 지킬 것을 생각하면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K씨가 다니는 회사는 노조도 없어 주5일 근무제 도입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노사정위원회가 2년여에 걸친 절충에도 불구하고 주5일제 도입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에 합의하지 못했다.법정근로시간을 주당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는 데 따른 임금보전 방식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정부는 그동안 논의된 내용과 공익위원안을 중심으로 입법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산 넘어 산’이 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지금보다 근로조건이 악화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지면 대선과 연계해 총파업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눈을 부라리고 있다.재계도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 못지 않게 기업의 경쟁력 확보도 감안해야 한다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정치권도 사정은 비슷하다.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주5일제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했다가 노동계가 반발하자“합의가 지연된다고 모든 사업장에 대해 법으로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발 물러났으나 주5일제 도입에 소극적이다.반면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중소기업은 상당기간 유예하더라도 일단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노동계와 재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고,대선 후보들도 생각이 달라법제화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근로시간 단축 및 주5일 근무제 도입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는 시대적 과제다.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2447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길었다.또 주5일제가 법제화되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훨씬 뒤진 중국도 지난 1995년부터 주5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주5일제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면서 일각에서는법으로 강제할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처럼 노사의 자율교섭에 맡기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그럴 듯해보이기는 하나 노사 자율에 맡기면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해진다.노조의 유무,강성 정도에 따라 휴가 일수 및 임금보전 방식이 제각각 달라지게 된다.또 갖가지 기형적인 형태의 주5일제가 난립하면 산업현장에 혼란을 초래,새로운 갈등을 낳는 불씨가 될 수 있다.노조가 없는 사업장에 근무하는 88%의 임금근로자,특히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직면하게 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또다른 K씨를 양산하지 않으려면 근로시간 단축을 법제화해야 한다.지난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4%가 주5일제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따라서 재계와 노동계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권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협조해야 한다. 다만 주5일제를 도입하더라도 연간 휴일·휴가는 일본(연간 129∼139일)의 수준을 넘지 않도록 연·월차와 생리휴가,법정휴가의 조정이 뒤따라야 한다.특히 생리휴가는 출산휴가 연장 등 모성보호관련법을 개정할 당시 여성계도무급화 또는 폐지 등의 방식으로 개선하기로 동의했던 사안이다.노동계가 생리휴가에 집착할수록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뿐이다. 임금보전 문제의 경우 당초 노사가 합의했듯이 법 부칙에 임금보전 원칙만 명시하면 된다고 본다.성과급과 연봉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의 요구처럼 구체적인 임금보전 방법까지 합의문이나 부칙에 명시하는 것은 시대 흐름과 맞지 않다.노사와 정치권은 작은 것에 집착하다 주5일 근무제라는 ‘공동 선’이 표류하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열린 세상] ‘경제 4강’이라는 잘못된 구호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거둔 놀라운 성과와 전국민이 ‘붉은악마’가 돼 보여준 엄청난 열기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이 과제를 둘러싸고 여기저기서 많은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다.그런데 논의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경제 4강’을 외치는 목소리가 다른 목소리들을 제압하고 있는 듯하다.‘경제 4강’이라,이것이 정녕 우리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사회적 목표란 말인가. 목소리가 크다고 함부로 소리를 질러서는 안된다.그것은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것이다.누구보다 앞서서 ‘경제 4강’을 외치고 있는 세력은 경제5단체로 대표되는 기업가들이다.이들은 ‘경제 4강’이 월드컵의 성과와 ‘붉 은악마’의 열기를 이어갈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다.이러한 주장은 낡디낡은 것일 뿐만 아니라 잘못된 것이기도 하다.‘경제 4강’을 외치고 있는 세력은 많은 돈을 들여서 ‘소음공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주요한 문제는 무엇인가.‘경제 4강’이라는 목표가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있는가.그렇지 않다.결코 그렇지 않다.우리 나라는 경제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이룬 나라에 속한다.우리는 1970∼1990년 의 불과 20년 사이에 1인당국민총생산(GNP) 300달러 미만의 ‘거지나라’에서 7000달러 초과의 ‘부자나라’로 비약했다.지금 우리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2위에 이르고,무역수지는 세계 11위에 이른다.우리나라는 분명히 경제대국이다.국토나 인구의 크기를 감안한다면,우리가 이룬 경제적 성과는 더욱더 놀라운 것이다.‘고마해라.마이 묵었다 아이가.’ 영화 ‘친구’의 이 유명한 대사는 ‘경제 4강’을 외치는 세력들에게도 썩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과제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폐해를 바로잡는 것이어야 한다.‘경제 4강’이 아니라 이를테면 ‘삶의 질 4강’이 우리의 목표가 돼야 한다.이것은 뭔가 특별하게 살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경제력에 걸맞게 살아가자는 것일 뿐이다.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당연히 ‘삶의 질’도 보장될 수 없다.그러나 경제에만 매달려서는 ‘삶의 질’은 결코 좋아지지 않는다. 이런 사실은 무엇보다 환경지수에서 잘 드러난다.2001년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우리나라는 무역수지로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환경지수로는 세계 95위의 파괴대국이다.2002년 3월에 발표된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환경을 고려한 서울의 ‘삶의 질’은 세계 157위다.다국적기업들은 서울의 근무자에게 ‘오지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놀라운 경제성장은 자연을 끝없이 파괴하고 이루어진 것이다.‘한강 의 기적’은 ‘한강의 파괴’이기도 했다.이제는 이런 파괴를 그만두고 상처를 치유해야 할 때다. 복지지수도 우리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우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만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OECD 가입국 중에서 우리의 복지지수가 가장 낮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이것은 우리의 놀라운 경제성장이 혹독한 노동착취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방증한다.형편없는 복지수준은 오랫동안 세계최장의 노동시간을 감내하도록 했고,경제성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는 잘못된 신화의 한 버팀목이 됐다.이제는 우리의 경제력에 걸맞게 복지수준을 높여야 한다. 경제성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이다.‘경제 4 강’이라는 구호는 이런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거리로 몰려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외친 ‘대∼한민국’은 ‘더 많은 돈’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주요한 목표로 추구하는 나라다.경제력에 걸맞은 ‘삶의 질’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경제 4강’이라는 외침으로 화답하는 것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그것은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지금은 경제성장이 낳은 폐해를 바로잡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홍성태 (상지대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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