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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찾은 오세훈 “실거주 여부로 국민 투기꾼 재단 안돼”

    국회 찾은 오세훈 “실거주 여부로 국민 투기꾼 재단 안돼”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국회를 찾아 “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고통을 끝낼 근본적인 해법은 시장이 믿을 수 있는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라며 “실거주 여부만으로 국민을 투기꾼으로 재단하는 획일적인 발상부터 버려야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서울의 가장 절박한 민생은 당연 주거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8·13 부동산 대책에 대해 “서울시가 거듭 요청해온 정비 사업 규제 개선 사항이 일부 반영된 것은 다행이지만, 발표 과정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주택 공급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서울시를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오 시장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용적률, 재개발 임대 주택 비율 등 사업을 가로막는 핵심 규제들이 여전히 남아있어 대책의 내용도 갈 길이 멀다”며 “사업성을 높이고 속도를 낼 수 있는 과감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시장을 흔들고 국민 고통을 키우는 실거주 집착 정책부터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거주 만으로 투기 여부를 가려서 전세 대출까지 막겠다고 한다. 사실상 국민의 거주 이전 자유까지 침해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장기 보유 1주택자의 공제 혜택을 줄이고 사정상 내 집에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세 부담을 높이는 건 사실상 부동산 증세”라고 했다. 오 시장은 “정책 실패의 책임까지 국민에게 떠넘기는 폭력적인 증세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며 “이제는 규제와 증세가 아니라 공급으로 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은 서울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주택 공급 수단이다. 정부 여당 일각에서는 정비 사업을 투기로 보는 낡은 이념에 갇혀서 공급 효과마저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라고 했다. 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3일 발표됐던 세제개편안을 비롯해서 각종 부동산 정책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힘이 제기한 6·3 서울시장 선거 등의 선거 소청을 기각한 데 대해서는 “어차피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을 포함해 지방까지도 이재명 정부의 가장 큰 실정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지자체와 공조를 통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정책 공조 통해서 세제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내겠다”고 했다.
  • 평균 73세 130명이 만드는 기적… 백세합창단, 바리톤 고성현과 한 무대

    평균 73세 130명이 만드는 기적… 백세합창단, 바리톤 고성현과 한 무대

    국내 최대 규모의 시니어 합창단인 ‘백세합창단’이 오는 9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Forever! Meistersingers!(명가수여! 영원하라!)’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평균 연령 73세의 시니어 단원 130명이 무대에 오른다. 60인조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의 찬조 출연이 더해져 한층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핵심 키워드인 ‘마이스터징어(Meistersinger)’는 중세 독일에서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엄격한 훈련을 통해 시와 음악을 익히고 노래했던 시민 음악가를 뜻한다. 전문 음악가가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일궈온 시니어들이 음악으로 자신의 경험과 신념을 전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최동천 백세합창단 단장은 “이번 공연은 단원들이 살아온 시간의 무게와 기쁨이 담긴 진실한 고백”이라며 “과거의 마이스터징어들이 그러했듯, 다음 세대에 삶의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페라 거장들의 합창곡부터 민요·뮤지컬까지 다채로운 무대공연의 포문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중 합창곡인 ‘Silentium ~ Ert eure deutschen Meister’로 연다. 일과 예술이 분리되지 않는 삶과 평범한 시민이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 이번 연주회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제시한다. 이어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제1차 십자군의 롬바르디아인》 중 그리움과 향수를 노래한 ‘O Signore, dal tetto natio’를 연주한다. 이 밖에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The Impossible Dream’, 카를 오르프의 ‘O Fortuna’,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Sunrise, Sunset’ 등 도전과 운명, 세월의 흐름을 다룬 명곡들이 차례로 올려진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내 맘의 강물’, ‘총각 타령’, ‘경복궁 타령’ 등 화려한 합창 무대도 준비됐다. 협연을 맡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1997년 창단 이후 ,500여 회의 공연을 이어온 교향악단으로, 2025년과 202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대표예술단체’로 선정된 바 있다. 찬조 출연하는 바리톤 고성현은 한국 가곡 ‘청산에 살리라’ 등을 독창으로 선보이며, 공연 마지막에는 백세합창단과 함께 앙코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한편, 백세합창단은 창단 이후 매년 롯데콘서트홀에서 대형 오케스트라와 정기연주회를 개최해 왔으며, 2025년 4월에는 일본 요코하마 시니어 국제가요제에서 외국 단체 최고상인 ‘국제교류상’을 수상하며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 [지방시대] 혁신도시의 완성, 남은 것은 ‘기능’이다

    [지방시대] 혁신도시의 완성, 남은 것은 ‘기능’이다

    의정 현장에서 도민을 만나면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이 추진된다는 데 정말 괜찮은 기관이 전북에 오는 것입니까?” 자녀가 수도권으로 떠났거나 취업을 준비 중인 부모들, 고향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의 물음이다.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10곳이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소멸의 시계는 빠르게 돌고 있다. 전북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도록 하려면 양질의 일자리가 절실하다는 뜻이다. 도민의 대표기관인 도의회의 의장으로서 이 물음을 무겁게 받아 정부에 되묻고자 한다. 전북혁신도시가 걸어온 10년은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논밭이던 땅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일하는 도시가 들어섰다. 특히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자리 잡은 이후 세계적 금융회사들이 전주에 사무소를 냈다. 농촌진흥청과 연구기관들이 모이면서 농생명 연구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기관이 산업을 부르고 산업이 사람을 불렀다. 학교와 병원, 문화시설이 갖춰진 뒤에는 전주·완주는 물론, 익산·김제까지 생활권이 넓어졌다. 도시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는지는 주거 공간의 분양 실태로 판단할 수 있다. 현재 전북혁신도시는 새로운 주거 공간 확보가 필요할 정도이다. 수요는 이미 검증된 것이다. 정부는 2차 이전의 기본 원칙으로 ‘미완성인 혁신도시의 완성’을 말하고 있다. 집적화를 통한 이전 효과의 극대화도 꾀하고 있다. 옳은 방향이다. 다만 완성의 기준은 채워진 땅의 면적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완결성이어야 한다. 전북혁신도시는 도시로서는 완성 단계에 들어섰지만 기능은 아직 절반 수준이다. 한국투자공사가 오면 자산운용 중심지의 퍼즐이 맞춰지고 농협중앙회가 오면 연구에서 생산·유통까지 농생명 전주기가 이어진다. 현대차그룹이 새만금 투자를 결정한 상황에서 연구개발과 기술 사업화 기능이 더해지면 미래첨단산업의 혁신거점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늘어날 수요도 걱정할 것 없다. 전북은 국민연금공단 곁에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혁신도시 통근권에 2만 5000여 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등 업무·주거 공간의 단계적 확충 계획까지 세워두고 정부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 공공기관 유치 등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여야가 없고 지역구가 없다. 도의회는 도민의 목소리를 결집한 대정부 건의로 정부와 국회에 전북의 절실함을 전달하고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14개 시군의회와 공조해 전북이 하나임을 보여주겠다. 도의회는 혁신도시의 정주 환경 조성과 기능 특성화를 지원하는 발전위원회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아울러 혁신도시의 성과와 이익을 다른 시·군과 공유하는 성과공유기금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전기관 임직원과 가족의 정주 여건을 뒷받침하는 조례 정비와 예산 심의도 의회가 책임지고 챙기겠다. 필요하다면 도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일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의회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번만큼은 전북이 제 몫을 찾도록 하겠다. 균형발전은 특정 지역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헌법이 국가에 부여한 책무다. 20년 전 균형발전의 약속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이번 2차 이전은 그 절반을 채우는 일이자 고향을 떠난 청년들에게 돌아올 이유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20년을 기다려온 172만 도민에게 이번에는 반드시 응답이 있어야 한다. 도민이 던진 물음에 이제 정부가 답할 차례다. 김희수 전북도의회 의장
  • 기도, 나를 기다리는 쉼… 한 줌의 고요가 내려앉는다 [박상준의 문장 여행]

    기도, 나를 기다리는 쉼… 한 줌의 고요가 내려앉는다 [박상준의 문장 여행]

    한때는 쇼핑하듯 휴식을 찾아 헤맸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홀로 여행을 떠나고, 요가 수업을 듣고, 템플스테이를 검색하고…그렇게 하고 있을 때면 마음이 든든했다. 이제야 제대로 쉬는 법을 알게 된 것 같기도 하고…그렇게 몇 년을 보내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남이 차려준 고요를 받아먹기만 했지 혼자 고요 속에 머무는 방법은 몰랐다는 걸. 공백의 ‘휴식의 말들’ 중에서 휴식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쉼’을 뜻한다. 우리에겐 휴식이 필요한데 그게 참 어렵다. 일을 그만두고 오래도록 쉬는 것도 아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잠깐의 쉼이 이렇게나 소원한 일이어야 할까. 칠곡 왜관수도원의 침묵 가운데 홀로 스며 오늘의 고요를 배운다. ●고요를 기다리며 며칠 전 평창에 다녀왔다. 봉평 작은 책방은 90분 남짓 혼자만의 시간을 제공했는데, 책을 보고 커피를 마시다가 창밖으로 뜨거운 여름이 지나는 풍경을 침묵 속에 마주할 수 있을 듯했다. 물론 번번이 그렇지만 출장이어서 다음을 기약하다 돌아왔다. 그런 날의 목록이 먼지처럼 쌓인다. 다음에, 여유로울 때 여유롭게 누려야지 하고 미뤄둔 장소들. 하지만 여유로울 때는 굳이 여유를 찾을 까닭이 없다. 여유는 그것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간절하다. 그래서 휴식이 필요하다. 우리가 여유라고 부르는 말은 실상 휴식의 다른 표현인 경우가 많다. 공백 작가는 ‘휴식의 말들’(유유)에서 휴식에 관한 100가지 문장과 자신의 휴식을 겹쳐본다. 이는 체력도 약하고 그렇다고 운동을 즐기는 것도 아닌데 감각은 예민해 누구보다 ‘쉽게 지치는 사람’인 작가가, 자신만의 휴식을 찾아 떠난 여정의 고백이기도 하다. 그는 수전 손택이 ‘다시 태어나다’에 기록한 “나는 혼자 있을 수 있기를, 그것이 단지 기다림이 아니라 내게 가치 있기를 바란다”라는 휴식의 말을 빌려 답을 대신한다. 기다림은 대상이 있지만 혼자 있을 때는 기다림의 객체와 주체가 모두 나 자신이다. 그때 기다림은 내 안에 한 줌의 고요가 가만히 내려앉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일상의 바깥에서 ‘피정’하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에서 피정으로 혼자 묵었다. 피정은 천주교 신자들이 일상 바깥에서 묵상이나 기도를 통해 자신을 살피는 일이다. 말은 삼가고 그러므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글자 그대로 풀면 ‘고요 속으로 숨어드는 것(避靜)’일 테다. 불교의 템플스테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미리 말하지만 나 역시 천주교 신자는 아니다. 더 솔직하자면 승효상 건축가가 지은 문화영성센터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사실에 끌렸다. 마침 그 공간이 경북 웰니스관광지이자 묵상의 수도원이고 일반인에게도 열려 있으니, 묵언까지는 아니어도 소리 없이 흐르는 침묵의 시간을 거닐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기도소의 어둠 안에서 ‘혼자 고요 속에 머무는 방법’을 조금은 깨칠 수 있었다. 문화영성센터는 4층 건물이다. 각 층의 방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아트리움의 중정과 접한다. 그리고 중정 위 다리를 몇 걸음 건너 곧장 기도소다. 센터에 묵어가는 누구나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장소다. 기도소는 자그마한 공간에 십자가가 없고 위쪽에 세로로 가늘고 긴 창 하나가 나 있어 빛이 내릴 따름이다. 그 한 줄기 빛의 창으로 인해 밤과 낮의 분위기가 다르다. 이른 아침에는 시간이 빛으로 차는 걸 보는 것만으로 충만하다. 밤에는 불을 켜지 않으면 어둠 가운데 머물게 되는데, 침묵은 그로 인해 한층 명료하다. 눈을 감은 채 숨을 고르며 마음의 잡념을 지워내고 나면 맑은 고요가 깃든다. 그리 다다른 고요 속에서 자신이 “서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한 뼘 더 넓어진 마음으로 스스로를 안아” 줄 수 있는 출발점이다. ●순례자가 지은 건축의 순례 문화영성센터는 1인실과 2인실로 이뤄져 있다. 1인실은 수도자의 방을 연상케 한다. ‘독방’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가구는 침대와 성경이 놓인 책상 정도다. 창은 동쪽으로 나 있어 아침 햇살이 옅은 커튼 너머로 비친다. 서랍에는 수도원의 일과표가 있다. 오전 5시에 일어나 독서기도와 아침기도로 시작해 오후 8시 끝기도(대침묵)로 끝나는 하루다. “온전한 마음으로 들어오라. 홀로 머물러라. 다른 사람이 되어 나가라.” 일과표 아래 적힌 성 알폰소 마리아 데 구리오리의 글은 수도의 의미를 부연한다. 단 하루로 ‘다른 사람’이 되길 원하는 건 욕심일 테지. 우선 혼자서 휴식하는 법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승효상 건축가는 ‘솔스케이프’(한밤의 빛)에서 건축이 가지는 서사를 읽어보라 권한다. 그는 수도원을 순례하고 ‘묵상’이라는 책을 쓴 이후 문화영성센터 설계를 의뢰받았다. 방이나 기도소에서 성 베네딕도의 계단을 따라 1층 중정으로 나아가는 걸음에서 순례를 시작한다. 팥배나무의 중정은 소담하지만 그윽한 정원이다. 콘크리트 건물 가운데 초록의 기운이 무성하다. 정원 북쪽에는 24시간 개방하는 경당이 있다. 12m 높이 경당은 또 하나의 커다란 ‘기도실’이다. 경당 가는 복도는 점점 낮아져 점점 땅으로 스미는 듯하다. 경당 4층 위쪽에 해당하는 옥상은 하늘성당이다. 숙소 북쪽에서 건물 바깥으로 나아가 다다른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자연스레 머리 위로 하늘을 인 자리다. 서쪽으로는 벽의 상층부가 네모나게 뚫려 있는데 그 너머에는 낙동강과 각산, 선석산, 영암산이 넘실댄다. 해 질 녘에는 노을이 아름답다. 그 시간에 첨탑 아래 무릎을 꿇자 지붕 위 작은 창들(성 베네딕토의 별자리)로부터 빛의 메아리가 번진다. 순간 기도란 종교적 행위를 떠나 고요의 기다림이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된다. 고요가 깃드는 여정을 명상이나 사색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그러니 이곳에 작은 순례의 길이 존재한다 해도 과장은 아닐 듯하다. ●홀리한 홀리데이 수도원은 본래 수도사들이 자급자족하며 기도하고 생활하는 장소다. 왜관수도원은 도시계획으로 도로가 나며 면적이 줄어들기는 했어도 여전한 공동체의 ‘마을’이다. 문화영성센터 동쪽은 옛 순심학원의 기숙사 건물로 쓰이던 마오로관이다. 지금은 강당, 명상실 등이 문화영성센터의 부속 건물 역할을 한다. 이 또한 승효상 건축가가 리모델링했다. 옛 건물의 목구조와 마룻바닥이 새로 옷을 입어 산뜻하다. 센터 건물과는 2층 통로로도 연결된다. 마오로관 옆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만들어지는 유리공예실, 수도원과 성당, 출판사, 목가구공장 등이 위치한다. 문화영성센터의 가구도 수도원 목공장에서 직접 만들었다. 남쪽에는 기념품의 집과 카페가 있는 수도자 쉼터가 있다. 수도원 성당 등은 누구에게나 개방하므로 피정을 목적하지 않아도 천천히 수도원을 산책하며 마음을 보살필 수 있다. 수도원의 구심은 구 왜관성당이다. 1928년에 지어졌으니 그 땅에 깃든 시간의 증언이다. 매주 일요일에는 왜관에 사는 필리핀 사람들이 영어 미사를 드린다. 내부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으므로 왜관 홀리 페스티벌(9월 4~6일)에 맞춰 방문해도 좋겠다. 홀리 페스티벌은 ‘Holy(신성한)한 곳에서 Holiday(휴일)’를 보내는 콘셉트의 축제다. 축제 기간 동안 왜관수도원은 음악과 미디어아트가 어울린 축제의 장으로 바뀐다. 야외에서는 라이브 콘서트가, 성당 내에서는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열린다. 수도사와 함께하는 수도원 투어나, 하늘성당에서 열리는 미사도 축제의 일부다. 더위를 피해 늦은 휴가로 문화영성센터를 찾겠다면 이 시기가 알맞다. 가실성당에서도 열린다. 왜관성당은 가실성당의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했다. 가실성당이 어머니 성당인 셈이다. 지난 1923년에 지은 가실성당은 경상북도에서 가장 오래됐다. ‘가실(佳室)’의 뜻처럼 ‘아름다운 집’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많은 이들이 찾는다. 극 중 금명(아이유)의 결혼식을 촬영했다. 이맘때는 배롱나무꽃이 피어 드라마보다 화사하다. 또 성당 정면 우측 벽돌에는 ‘KELLY’라는 글자가 눈길을 끈다. 누가 새겼는지, 새긴 이의 이름인지 그리워한 이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찌 보면 성당을 훼손한 흔적일 뿐인데 그대로 놓아둔 마음이, 가실성당을 찾은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여 축원처럼 다가온다. 성당 외벽에 KELLY가 있다면 내부는 에기노 바이너트라는 이름으로 기억된다. 그는 지난 2000년 가실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작업한 예술가다. 1945년 부비트랩 사고로 오른손을 잃은 이후에는 왼손만으로 작업한다. 가실성당은 내부를 개방해 그의 스테인드글라스 그림을 볼 수 있다. 다정함이 깃든 그림은 성당을 한층 친근하게 물들인다. 성당을 떠나기 전에는 주차장 옆 놀이터로 걸음을 옮긴다. 그네뿐인 자그마한 잔디밭은 독립 영화의 한 장면처럼 존재한다. ●칠곡의 행복한 ‘가시나들’ 몇 해 전부터 ‘칠곡’ 하면 ‘가시나들’이 따라붙는다. ‘칠곡 가시나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이다. 여든 살이 넘은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우고 글로 세상을 읽고 써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다큐멘터리에는 ‘칠곡 가시나들’의 일상이 봄의 쑥처럼 자라고, 여름 장맛비처럼 호쾌한데 그 동네가 바로 약목이다. 약목면 두만천 변에는 칠곡 가시나들 벽화거리가 펼쳐진다. 7구간으로 나눠 그린 벽화는 시화가 중심이다. 할머니들이 쓴 시와 그림은 어찌 보면 단출하다. 화려하고 북적대는 여행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심심한 풍경이다. 그렇지만 한 편 한 편의 시는 할매들의 단단한 묵상이고 사색의 언어다. 처음 손잡던 날 ‘도둑질핸는 거보다 더 쿵덕거린다’던 강금연 할머니의 사랑, ‘짝대기 집고 다니도 행복하다’시는 박금분 할머니의 행복이 축복처럼 전해진다. 이들에게는 시를 쓰는 시간이 뒤늦게 찾은 휴식이었을까. 나는 그 가운데 김두선 할머니가 화투장 두드리며 쓴 시를 오늘 휴식의 말로 삼는다. ‘돈 따마 하드 사무까 / 마이 따바야 백원이다’ 칠곡가시나들 벽화거리 가까이는 약목시장이 있다. 벽화만큼이나 슴슴한 시장인데 그래서 각별하다. 시내를 쉬엄쉬엄 산책하는 건 또 어떻고. 장식 없고 가식 없는 시가는 느긋한 걸음을 이끈다. 칠곡에서 제일 오래됐다는 빵집에 들러서는 쌀 카스텔라를 하나 산다. 주인아주머니가 무려 설탕 꽈배기 반쪽을 턱 하니 시식하라고 건넨다. 한 손에 쌀 카스텔라를 들고 한 손에 꽈배기 반쪽을 들고 걷는다. 따가운 여름 햇살은 쉬이 수그러들지 않은 채인데, 휴식은 그늘에만 있지 않아서 손끝의 설탕이 달달하게 녹아든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언어와 반언어(카를 크라우스 지음, 안병률 옮김, 북인더갭) “선동가는 말을 붙잡는다. 예술가는 말에 사로잡힌다.” 비평가 카를 크라우스는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지난 세기 서구 지성의 역사를 한 번쯤 들춰본 사람이라면 어디서든 반드시 한 번은 그의 이름을 마주칠 것이다. 잡지 ‘횃불’을 창간해 당대 언론, 법, 예술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한 지식인으로 명성을 떨쳤다. 베냐민, 아도르노, 브레히트와 같은 작가들이 크라우스에게 존경을 표했다. ‘언어와 반언어’는 그의 아포리즘과 에세이를 번역한 것으로, 크라우스의 저작이 한국어로 옮겨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동가의 비밀은 자신을 대중들만큼이나 어리석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대중들은 선동가만큼이나 영리하다고 믿게 된다.” 촌철살인의 문장이 찌르듯 아프다. 268쪽. 1만 7500원. 목소리가 들린다(최정원 지음, 창비) “지헌아. 그래도 믿어라. 이런 세상이잖냐. 세상이… 너무 변해 버렸잖냐. 그러니 우리라도 변하지 말아야지. 변하지 않는 것 하나는 지키고 살아야지.”/ “그게 뭔데요.”/ “선의, 사랑, 믿음 같은 것들. 세상이 이 꼴이 나기 전부터 인간이 가치 있다고 여겼던 것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미덕들 말이다.”/ “무슨 개소리야. 하나가 아니잖아.”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진 서울이 배경이 된 전작 ‘허밍’(2025)의 세계관을 이어받되 새 인물이 끌고 가는 장편이다. 저수지에서 건져 올려진 이세가 마주한 것은 사람이 나무와 괴물로 변하는 ‘나무병’이 휩쓸고 간 폐허다. 자신의 정체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 이세는 감염된 지헌의 곁에 남는다. 생존이 최대 과제가 된 세계에서 파도에 무너질 모래성을 다시 쌓아 올리려는 인물들을 통해 ‘선’이라는 낡은 믿음이 여전히 세상을 떠받칠 수 있는지 묻는다. 340쪽. 1만 6000원. 상처에 시럽 뿌리기(이영주·원영원 외 4명 지음, 한겨레출판) “사람마다 무섭고 두려운 게 다르니까.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 않을 거야.”/ “어른이 되면 귀신 같은 건 안 무섭죠?”/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을걸? 그런데 나는 안 무서워.”/ “언니는 뭐가 제일 무서워요?”/ “살아야 하는 거.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는 거.” 정식 등단 절차는 밟지 않았지만 뛰어난 문학적 역량이 돋보이는 신인을 발굴해 소개하는 ‘셋셋’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신인 작가 여섯 명의 소설과 시를 각각 세 편 담았다. 관용구 ‘상처에 소금 뿌리기’를 비튼 제목처럼 수록작들은 아물지 않은 기억을 덧내는 대신 오래 들여다보는 쪽을 택한다. 집을 나선 아버지, 얼굴을 바꿔 돌아온 어머니, 세상에서 잊혀 물살이가 된 존재까지 손을 놓쳐 버린 관계들이 이어진다. 212쪽. 1만 4000원.
  • 서울 신혼부부에 ‘미리내집’ 128가구

    서울 신혼부부에 ‘미리내집’ 128가구

    서울시가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과 양육 부담을 덜기 위해 2026년 제1차 ‘일반주택형 미리내집’ 128가구를 공급한다고 13일 밝혔다. 입주자 모집은 14일부터 시작한다. 일반주택형 미리내집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매입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주택 등을 신혼부부, 예비 신혼부부, 혼인 가구, 신생아 가구, 한부모가족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빌려주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이번에는 신규 53가구와 빈집 75가구 등 총 128가구를 공급한다. 임대료는 시세의 60~70% 수준이다. 입주 자격을 충족하면 최장 10년까지, 자녀가 있으면 1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2024년 이후 태어난 자녀가 있으면 그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살 수 있다. 별도로 입주 후 자녀를 출산한 가구는 10년 거주 후 아파트형 미리내집으로 우선 이주를 신청할 기회가 주어진다. 공고일 기준 무주택 가구 구성원이어야 한다. 도시근로자 가구원별 월평균 소득이 130% 이하, 맞벌이는 200% 이하여야 하며 총자산은 3억 62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인터넷 청약은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SH에서 받는다. 입주는 내년 2월부터 차례대로 진행된다. 시는 청약 전 집을 살펴볼 수 있도록 28~29일 도봉구 빌드아르떼아파트에 ‘구경하는 집’을 운영한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신혼부부가 출산과 양육을 이어가는 동안 주거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일반주택형 미리내집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다양한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실수요자 중심의 주거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세종로의 아침] 부동산 정상화의 목표

    [세종로의 아침] 부동산 정상화의 목표

    “정책 논의 전에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목표가 무엇인지가 먼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주관한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의 질문이 와 닿았다. “시장 안정화가 목적인지 혹은 집값 하락이 목적인지, 갭투자나 다주택자 규제가 목적인지에 따라서 시장에 필요한 정책이 다르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정상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과 주식이 어떻게 될까”를 인사처럼 나누는 요즘,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누구를, 무엇을 위한 정책인지 자꾸 묻게 된다. 정부의 메시지는 알겠다. 초고가, 다주택, 비거주 등 집으로 과도하게 재산을 불린 이들은 그만큼 부담을 지라는 것이다. 살지도 않으면서 집을 여러 가구 사들여 다른 사람이 살 집을 가로챘거나 쇼핑하듯 아파트를 사모아 부동산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띄운 투기꾼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비싼 동네 ‘좋은’ 집에 눌러살며 불로소득으로 배를 채운 이들은 사회적 책임을 나누라는 것 같다. 많이 가진 이들을 응징할 투기꾼이자 불로소득으로 손쉽게 재산을 쌓았다고 겨냥하는 전제부터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실거주 보호와 조세 형평성, 부동산 시장 정상화라는 명분은 지향해야 하며 이번 정부는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도 불렀다. 하지만 현실은 정책의 취지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징벌적 과세와 핀셋 규제가 쌓일수록 강남, 한강벨트, 나아가 서울은 아무나 가질 수 없도록 성벽이 겹겹이, 더 높게 쌓이고 있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초고가·비거주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대폭 강화된다. 이에 시세를 낮춘 급매물이 눈에 띈다. 지난 1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내놓으며 매물이 나오게 유도한 것과 비슷하다. 여전히 수십억원대인 ‘급매물’이지만 강남 아파트 거래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강남 집값 하락이 목표라면 수치상 성공했을지 모른다. 8월 첫 주까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누적 6.6% 상승한 사이 강남(2%), 서초(3.1%), 송파(5.3%) 등의 오름세는 저조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강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성북구(10.9%)와 구로(9.1%), 강서(9%), 관악(8.3%), 노원(8.1%) 등 강북·외곽 지역일수록 값이 크게 뛰었다. 강남권 다주택·고가·비거주 보유자들을 응징한 혜택은 누가 볼까. 수억 원씩 떨어진 ‘급매물’ 고가주택을 턱턱 사들일 수 있는 현금 부자다. 세금이 무서워 집을 내놓은 사람들은 현금 흐름이 막힌 고령층일 가능성이 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래서 “지금 정책의 효과는 부자들의 세대교체”라고도 한다. 결국 ‘상급지’의 알짜 자산은 이전보다 더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현금 부자들의 몫이 되어간다. 나머지는 서울 거주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다. 꽉 막힌 대출 때문에 자력으로는 서울에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거주 우대는 역설적으로 전월세 시장에 비수가 된다. 늘어난 임대인들의 세금 부담이 보증금이나 월세로 전가되고, 임대인이 실입주하면 거기 살던 임차인들이 집을 비워주고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이번 정부에서만 예외일 수 없다. 거주 기간으로 세금을 차등하겠다 하니 실거주가 어려운 각종 ‘부득이한 사유’가 터져 나오며 예외만 늘어간다. 불안해진 무주택자들은 수도권 외곽에라도 집을 사자며 조급하다. 이미 무너져가는 사다리를 두고 절망스러운 이들 앞에서 도심 속 정원 부지까지 짜내 임대주택을 짓겠다거나 버스 하우스 같은 황당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을 보면 정부와 여당도 조급하긴 매한가지다. 집이 누군가를 단죄하거나 표심을 자극하는 정치적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훨씬 많은 이들에겐 평생의 피땀이 담긴 자산이자 유일한 안식처다. 평범한 이들의 생활을 위협하며 부자들의 철옹성을 강화하는 게 목표일 리 없다. 누구의 삶이 나아져야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허백윤 산업부 기자(차장급)
  • 주거 취약계층 위한 광진 ‘안심 3종 세트’

    서울 광진구가 주거 침입 범죄를 예방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12일부터 ‘2026년 주거안전 취약계층 안심장비 지원 사업’ 신청을 받는다고 13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단독·연립·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주민 가운데 전월세보증금 또는 자가주택가액이 2억 5000만원 이하인 55가구다. 단, 올해 1인가구 안심홈세트 지원 대상자와 주택을 무상으로 빌려 거주하는 가구는 제외된다. 특히 올해는 기존 창문잠금장치와 문열림 감지장치에 스마트 초인종을 새롭게 추가해 지원 품목을 2종에서 3종으로 확대했다. 공정한 지원 가구 선정을 위해 전산 추첨 방식도 도입했다. 김경호 구청장은 “주거 취약계층이 한층 더 실질적인 안심 효과를 체감하길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주민 모두가 범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안전한 광진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열린세상] 결과에서 과정으로

    [열린세상] 결과에서 과정으로

    2019년 어느 생활용품 브랜드에서 양말을 판매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속건성,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 민주화 운동 시절을 배경으로 한 영화 ‘1987’이 흥행을 하자 그 대사를 인용해 홍보문구를 작성한 것이지요. 항의가 잇따르자 회사는 황급히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역사 교육을 진행했고, 박종철 열사를 추모하는 재단에 후원금까지 냈습니다. 올해 5월 18일에는 어느 커피 브랜드에서 텀블러를 제공하는 경품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광고 문구에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했지요. 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과 고문으로 숨져간 학생의 사건을 연상시켰습니다. 당연하게도 언론의 집중포화 속에 회사 대표가 해임이 되었고, 회장까지 나서 사과를 해야 했지요. 전국의 매장을 닫고 직원들에게도 역사 교육을 했습니다. 6월 29일에는 고교 야구 경기 중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인해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더그아웃에서 응원하던 선수들이 역시 민주화 운동을 조롱하는 구호를 외쳤던 것이지요. 상대팀이 광주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지역 비하와 역사 조롱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학교와 동문회에서 상대팀을 찾아 사죄를 해야 했고, 학생들은 역사 교육을 따로 받았습니다. 세 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는 역사적인 배경 지식의 부재, 도덕 불감증, 공감능력 부족 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지적하고자 합니다. 바로 ‘과정의 중요성’입니다. 우리 사회는 압축 성장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결과중심주의 혹은 결과만능주의의 시대를 살았습니다. 결과가 좋다면 수단이나 방법, 절차의 흠결은 어느 정도 눈감아주었던 것이었지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말이 대표적인 구호입니다. 앞선 사건들 역시 판매고를 올리거나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잘못된 수단을 동원한 예라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의 중심축은 어쩌면 결과에서 과정으로 이동하거나 적어도 과정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 방향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MZ세대의 시위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요. 6월 3일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송파구 일부 지역의 투표용지가 부족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투표용지 부족분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정의 공정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올해 치러지는 월드컵은 유난히도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지 못했습니다. 4년마다 치러지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임에도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지요. 저는 그 이면에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명하지 못한 감독 선임 절차에 대중들이 나름대로의 의사표현을 한 것이 무관심이라는 결과로 돌아온 것이지요. 우리 법에는 이러한 정신을 표현한 조문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규정하고 있는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법칙이지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라는 내용입니다. 유죄를 입증하는 아무리 중요한 증거라고 하더라도 수집절차에 위법이 있으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어느 유력 정치인의 정치자금법위반 사건에서 절차의 위법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공정은 결과의 공정에 그치지 않습니다. 결과를 넘어 과정이나 절차의 공정까지 의미합니다. 잘못된 수단이나 투명하지 않는 절차는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어도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일련의 사건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속도보다 방향이고, 결과보다 과정입니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 “민간·비아파트 규제 완화 시의적절… 관건은 실제 착공 속도”

    “민간·비아파트 규제 완화 시의적절… 관건은 실제 착공 속도”

    이주비·잔금 대출 등 풀려 긍정 평가조합설립 등 실무 갈등 해법도 제시“착공 앞당겨도 입주까진 시일 걸려과정 수시 공개, 체감할 수 있게해야” 정부가 13일 발표한 소위 ‘닥공(닥치고 공급) 대책’은 신규 공급 목표 확대를 넘어 속도전을 위해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한 것으로 평가됐다. 공공택지 개발 기간 단축, 정비사업 병목 해소 등 그간 주택 공급을 지연시킨 핵심 요소들을 풀 대안을 단계별로 내놨다는 점에서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관측은 엇갈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13일 “신규 택지를 발표보다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인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의 착공을 앞당기기로 한 이번 대책이 실제 공급 체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히 사업 기간 단축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상, 환경·재해영향평가, 문화재 조사 등 구체적인 지연 요인까지 손질한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공공이 주도하는 공급을 강조해 온 정부가 현실적으로 주택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과 비아파트 부문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내놓은 것이 고무적이란 반응도 있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달 부동산 토론회에서 제기됐던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잔금 대출 완화 등의 요청사항이 많이 반영됐고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공급할 수 있는 비아파트 규제 완화는 시의적절하다”며 “수도권에서 공급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민간 부분의 활성화도 중요하다는 것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도 “조합 설립 동의율, 시공사 재입찰, 공사비 분쟁 등 실제 현장에서 사업을 멈춰 세우는 실무적 갈등 요인을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정부가 제시한 속도를 얼마나 원활하게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제시한 (공급) 기간 단축은 상당히 획기적”이라면서도 “전체 사업장에 그 속도를 일반화하기보다는 일부 가능한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실현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정부가 2029년 착공 계획을 내놓은 과천 경마장의 경우 2년 4개월 만에 이전·보상, 지구 계획 수립 등을 모두 끝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전문위원은 “속도감 있는 개발 진행 과정을 국민들에게 수시로 공개해 공급 확대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영끌’ 공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지금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려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무주택자”라며 “과거 서울 강남구 세곡동·서초구 내곡동 보금자리 주택처럼 몇 년이 걸리더라도 좋은 입지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주택자가 살 수 있다는 계획 등 당장 불안한 수요를 잠재울 만한 공급 방안까지는 담기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 청년, 4억 이하 비아파트 LTV 80%… 월세 낼 돈으로 내집 마련

    청년, 4억 이하 비아파트 LTV 80%… 월세 낼 돈으로 내집 마련

    2억 대출 땐 원리금 월세 수준 상환집 사도 생애최초 LTV 우대 유지빌라 선호도 낮아 실효성은 미지수 청년이 월세를 내는 대신 그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도록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하는 대출 상품이 나온다. 정부는 우선 4억원 이하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후 소득과 자산이 늘면 아파트 등으로 갈아타는 ‘주거 징검다리’를 놓겠다는 구상이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가 4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를 살 때 LTV를 최대 80%까지 적용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새로 내놨다. 가령 2억 50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사면서 2억원을 30년 만기, 연 3% 금리로 빌리면 월 원리금은 약 85만원이다. 비아파트 평균 월세인 8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 구상대로라면 ‘월세 낼 돈으로 내 집을 사는’ 셈이다. 정부가 첫 지원 대상으로 아파트가 아닌 빌라와 오피스텔을 고른 것은 청년의 소득과 자산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이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서울 평균 매매가격은 다세대주택 3억 8000만원, 40~60㎡ 오피스텔 4억 1000만원인 반면 아파트는 13억 3000만원에 달한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월세 수준 부담으로 주택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해 더 큰 집이나 아파트 등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삼도록 돕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청년들이 이 징검다리에 올라탈지다. 전세사기 이후 빌라 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데다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가격 상승 격차도 뚜렷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41% 올랐지만 연립주택은 0.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부도 이런 우려를 감안해 청년이 비아파트에 ‘묶이지 않도록’ 퇴로를 열어뒀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으로 첫 집을 사더라도 생애최초 LTV 우대 기회를 사용한 것으로 보지 않아, ‘갈아타기’의 기회를 한 번 더 보장했다. 신 처장은 “일단 2년 정도 운용하고 호응이 있다면 내년에 아파트까지도 지원 대상에 포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집을 사기 어려운 청년의 전월세 부담도 낮춘다. 보증금과 월세대출을 한꺼번에 보증하는 ‘청년 전월세결합보증’을 새로 만들고,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 대상도 만 39세 이하로 확대한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출퇴근 82분 ‘시간빈곤’ 탈출… “지역이 삶의 터전 됐어요”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출퇴근 82분 ‘시간빈곤’ 탈출… “지역이 삶의 터전 됐어요”

    나주서 김부각 창업 백가연 대표“지역 산물 제품화… 로컬 맞춤 정책”글로벌 시장 진출에 든든한 지원군문경 고택 재생한 도원우 대표지역 재생 확장해 日기업과도 협력“1㎞이내 모든 시설 있고 여유로워”지역 특색 담아 청년 붙드는 워케이션부산 누적 이용 2만명·청년층 77%“지방의 매력을 알게 돼 이주 결심”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과 중국 상하이에서 유학을 마친 백가연 대표는 2022년 전남광주 나주에 자리를 잡았다. 프리미엄 김부각이라는 아이템으로 ‘자연공작소’를 운영하고 있다. 유학 시절 한식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을 통해 K푸드 글로벌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서울이 아닌 고향인 나주에 창업을 결심했다. 나주의 특산물인 백옥찹쌀 등을 직접 농사지어 원료로 쓰려면 넓은 부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 고흥산 김과 새우를 비롯해 신안에서 나는 참깨, 담양의 버섯, 고추 등 원료를 직접 선별하기에도 지역에 기반을 두고 창업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백 대표는 13일 서울신문에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원료가 전남광주에 있어 지역에 터를 잡았고 고도화된 기계 설비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량 확보와 품질 관리를 이뤄냈다”며 “수도권에 본사를 둔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유통망이나 인프라 지원을 이끌어내는 건 제가 발로 뛰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과 달리 전남광주에서는 로컬 자원의 부가가치화 등에 특화된 밀착형 지원이 있어 창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수도권의 창업 지원이 주로 정보통신(IT)이나 테크 분야에 집중돼 있다면, 이곳에서는 지역의 우수한 농수산물을 하이엔드 제품으로 기획할 수 있도록 돕는 로컬 맞춤형 정책이 많았다”며 “지역 고유의 가치를 살리는 ‘로컬과 제조’ 관련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의 스토리를 담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방향성을 확고히 할 수 있었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있어 비빌 언덕이 됐다”고 강조했다. 비싼 주거비와 지옥철의 서울에서 벗어나 지역의 여유로운 환경에서 근무하는 청년들이 주목받고 있다. 출퇴근에만 하루 2~3시간을 쓰는 ‘시간빈곤’을 탈피하고 넓고 쾌적한 주거 환경도 누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수도권 평균 출퇴근 시간은 82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근 거리는 평균 19㎞였다. 반면 비수도권은 15㎞ 거리에 63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했다. 주거 문제 역시 비수도권이 안정적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청년들의 주거 독립의 경우 수도권이 27.8%이지만 비수도권은 33.2%로 높았다.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 부담이 청년층의 주거 독립을 제약하는 반면 비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비에 빠르게 독립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 청년들은 낮은 출퇴근 스트레스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 공간을 통해 높은 일상적 행복감(웰빙)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대구 출신인 도원우 리플레이스 대표도 이같은 이유로 2018년 인구 7만명의 소도시 경북 문경에 자리를 잡았다.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이지만 용기를 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그에게 시골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 여유로움이다. 그가 주목한 건 지역의 버려진 유휴 건물이었다. 도 대표는 200년 넘은 한옥을 ‘화수헌’이라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카페로 재구성해 성공적인 첫발을 뗀 이후 20여 곳의 고택, 폐양조장 등을 재생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그는 전남광주, 경북 영양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지난 4월에는 일본의 지역재생 기업 사토유메와 ‘한국형 마을호텔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도 대표는 “경기도민은 인생의 3분의 1을 도로에서 보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출퇴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여기서는 1㎞ 안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고 인구 밀도가 낮아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각 지역의 특색을 담아 조성된 워케이션도 지역의 청년 붙들기 전략이 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청년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콘텐츠를 일자리 공간과 묶어 제공해 단기 워케이션으로 온 청년들을 정주인구로 이어가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워케이션 누적 이용자가 2만명을 돌파했다.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2384개사, 2만 598명이 참여했다. 수도권 거주자가 81%, 20~30대 청년층이 77%에 달했다. 또 워케이션 참여를 계기로 20여 개 기업이 부산으로 이전을 추진하거나 지사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워케이션 전문기업 ㈜호퍼스 김병수 이사는 “워케이션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지방의 매력을 알게 돼 나 역시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주를 결심했다”며 “서울에서 바쁜 삶을 살던 젊은 부부들이 지역 워케이션을 경험 후 여유로운 생활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감사를 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특성을 활용한 노마드·워케이션이 청년 유출 방지와 지역 정착의 핵심 키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미나 대구대 평생교육실버복지학과 겸임교수는 “지역에 완전히 정주하지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특정 지역을 찾거나 여러 지역을 오가는 로컬노마드를 위한 거점센터를 정부 차원에서 하나의 플랫폼처럼 마련해야 청년들의 지역 유입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지자체에선 외지인이 지역에 정착할 때 인적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거나 창업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33살이면 다 알아”…하영 증조부 ‘친일 의혹’ 파묘한 강사

    “33살이면 다 알아”…하영 증조부 ‘친일 의혹’ 파묘한 강사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의혹’에 대해 하영이 공개 사과한 가운데, 역사 강사 배기성이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역사 강사 배기성이 “무지했다”는 하영의 해명에 대해 “어려서 그런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배기성은 12일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의혹을 자신이 처음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영이 지난 7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가문의 내력을 밝힌 것을 보고 안상호를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을 보고 안상호가 아닌가 싶어 찾아보니 하영의 본명이 안하영이더라”라며 “이후 커뮤니티에 글을 썼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강의에서 안상호의 행적에 대해 다뤄왔다며 “일본으로 의학 유학을 갔는데, 일본에서 배워 와서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하라고 했더니 본인은 ‘일본화된 사람’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하영이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배기성은 “나이가 33세면 알 거 다 안다”면서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봐도 정보가 나온다. 방송에서 증조부 이야기를 한 것은 본인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실을 안다면 그런 소리를 못 한다”면서 “이러니 밥상머리 교육이 최고 교육이라는 소리가 나온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영은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비롯한 여러 방송에서 자신의 증조부가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해 한양에서 서양식 의원을 열었으며, 고종황제를 진료했다고 밝혀왔다. 이에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친일 단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친일 행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영은 전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접하며 가족의 역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됐다”며 “부끄럽게도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 행적을 알게 됐다”면서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라고 말했다.
  • “갈 때도 멋있게 떠났다”…노숙인 돕던 미용사, 4명에 새 삶 선물

    “갈 때도 멋있게 떠났다”…노숙인 돕던 미용사, 4명에 새 삶 선물

    10년간 노숙인과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해 봉사해 온 50대 미용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금미(55)씨는 지난달 21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신장을 기증했다. 이씨는 지난달 12일 자택에서 호흡 곤란을 겪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는 약 5년 전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다계통 위축증을 진단받았다. 다계통 위축증은 뇌와 신경계의 여러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씨는 생전에도 여러 차례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언니는 “동생과 삶의 마지막에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일지 이야기하다가 서로 장기기증을 하기로 약속했다”며 “가족도 그 뜻을 존중해 기증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20대 초반부터 약 30년간 미용사로 일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대학원에 다녔고, 쉬는 날에는 골프와 등산을 즐기는 등 활동적인 삶을 살았다. 나눔도 그의 일상이었다. 이씨는 지인들과 약 10년간 노숙인과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도 꾸준히 이어 갔다. 생전 남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나눴던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장기기증을 통해 나눔을 실천했다. 이씨의 언니는 “친구들이 동생을 두고 ‘살아 있을 때도 멋있었는데, 갈 때도 멋있게 떠났다’고 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이어 “장례를 마친 날 하늘에 뜬 큰 무지개를 보며 네가 잘 떠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 박진영이 “무조건 산다”더니 ‘반토막’…트와이스 멤버들 속속 떠나자 ‘털썩’ [내가샀다]

    박진영이 “무조건 산다”더니 ‘반토막’…트와이스 멤버들 속속 떠나자 ‘털썩’ [내가샀다]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4사 중 한 곳인 JYP엔터테인먼트(JYP Ent.) 주가가 13일 11% 급락했다. 2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트와이스 멤버들의 재계약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JYP엔터는 전 거래일 대비 11.20% 하락한 4만 850원에 마감했다. 올해 초 7만원대였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이날 연저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엔터주 전반이 약세지만, JYP엔터의 경우 2분기 부진한 실적과 트와이스 멤버들의 잇따른 재계약 불발이 겹치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앞서 JYP엔터는 전날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한 31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대비 18% 낮은 수준이다. 매출은 1831억원, 순이익은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1%, 40.3% 줄었다. 이에 더해 회사의 ‘캐시카우’인 트와이스의 재계약 불발 우려도 가시화하고 있다. 앞서 멤버 정연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채영도 이날 JYP를 떠난다고 밝혔다. 다만 두 멤버 모두 트와이스로서의 활동은 변함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캐시카우인 스트레이키즈 역시 멤버들의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스키즈 군입대…트와이스 활동 뜸해질 것”증권가, 줄줄이 목표주가 하향증권가에서는 잇달아 JYP엔터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이날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JYP엔터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 5000원에서 6만 6000원으로 끌어내렸다. 박준형 SK증권 연구원은 “스트레이키즈의 군 입대와 트와이스 재계약 불확실성은 중장기 실적에 부담 요인”이라며, 트와이스의 경우 향후 활동 및 컴백 주기가 뜸해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7만 9000원에서 6만 50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8만 3000원에서 6만 9000원으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으며 하나증권은 5만 8000원을 제시했다. JYP엔터의 주가 급락에 약 3년 전 수장인 박진영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주식 매수를 추천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진영은 2023년 11월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에 출연해 “여윳돈만 있다면 무조건 저희 회사 주식을 살 것”이라며 JYP엔터 주식 매수에 대해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JYP엔터의 주가는 9만원대였다. 트와이스가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스트레이키즈가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시절이었다. 박진영은 당시 “JYP 주가가 앞으로 1년 동안 하락할 수 있지만, 3년 혹은 5년 뒤를 믿는 것”이라며 ‘장기 우상향’을 자신했다. JYP의 대표 프로듀서이자 창의성총괄책임자(CCO)인 박진영은 현재 JYP엔터 주식 15.37%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엔터주 전반이 조정을 받으며 2024년 하반기 4만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이듬해 8만원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반도체 랠리’에 엔터주 전반이 소외받으며 재차 4만원대로 추락했고, 여기에 어닝 쇼크와 향후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까지 겹쳤다.
  • 박성현 광양시장, 시민들과 2시간 동안 지역 현안 공개 토론

    박성현 광양시장, 시민들과 2시간 동안 지역 현안 공개 토론

    박성현 광양시장이 시민들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2시간 동안 공개 토론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박 시장은 지난 12일 광양수산물유통센터 2층 소회의실에서 시민 22명과 ‘제1차 광양 대전환! 공감토크’ 시간을 가졌다. 지역경제,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 교통안전, 복지 등 시민 생활과 광양의 미래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광양 대전환! 공감토크’는 ‘민선 9기 광양 시민정부 출범’과 함께 시민의 입장에서 시정을 바라보고 생활 속 의견을 정책과 연결하기 위해 추진된 정책이다. 마이광양앱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해 시장과 점심을 함께하며 격의 없이 대화하고, 시정에 대한 궁금증부터 정책 아이디어까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전환 시대!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날 첫 공감토크는 정해진 발표보다는 시민들의 질문과 제안을 중심으로 즉문즉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 시장은 질문을 직접 듣고 관련 시정 현황과 정책 추진 배경, 재정 여건 등을 설명하며 시민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시민들은 먼저 지역경제와 정주 여건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소상공인 경영 부담 완화와 시설 개선 지원, 이순신 먹거리타운과 광양수산물유통센터 활성화, 기존 상권과 신시가지의 상생 방안, 청년 창업과 지역 정착 지원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광양만의 차별화된 정주 매력을 높이고 인구 유입을 이끌어낼 방안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시민들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교육·돌봄·문화·생활환경 등 삶의 전반적인 여건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교육·돌봄 환경과 지역 인재 육성에도 관심을 보였다. 특히 미래 세대와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한 대화에서는 아동·청소년을 위한 디지털·AI 교육 확대, 기업·대학과 연계한 진로·직업 교육, AI 시대에 맞는 교육 방향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고령층을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이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찾아가는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AI와 디지털 기술을 시민 생활과 행정 서비스에 활용하자는 제안도 이어졌다. 시 재정과 행정 운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한정된 재원을 어떤 기준과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하는지, 시민이 제시한 의견이 정책과 예산에 어떤 과정을 거쳐 반영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시민이 행정의 변화 과정을 알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이고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광양의 산업·항만·해양자원과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연계해 도시의 새로운 매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역 축제 간 연계와 콘텐츠 다양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머물 수 있는 관광 콘텐츠 발굴, 지역 상권과 관광을 연결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노인 복지 정책과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대, 관내 기업과 연계한 시니어 일자리 발굴 등 고령층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박 시장은 “정해진 형식에 맞춰 의견을 듣는 정형화된 소통 방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며 “광양에 살면서 느낀 점과 더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한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직접 듣고, 시정과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날 제시된 정책 제안과 건의 사항을 관계 부서에 전달해 검토하고 결과를 제안자에게 회신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은 중간 진행 상황을 안내하고 완료 시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광양 대전환! 공감토크’는 회차별로 시민 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시민의 일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정책 검토와 시정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통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 [포착] 나치군인 유해와 오토바이까지 ‘쑥’…다뉴브강 가뭄에 드러난 ‘전쟁의 상흔’

    [포착] 나치군인 유해와 오토바이까지 ‘쑥’…다뉴브강 가뭄에 드러난 ‘전쟁의 상흔’

    유럽의 줄기인 다뉴브강이 역대급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는 가운데 2차 세계대전 때 숨진 유해까지 발견됐다. 영국 BBC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나치 독일군 2명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80여 년 만에 처음 세상 빛을 본 두 군인은 지금까지 강바닥에 묻혀 있었는데, 진흙과 경유가 섞여 공기가 차단된 덕에 상태가 온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 병사의 인식표(신분증)와 결혼반지 등도 함께 나왔는데, 이 중 한 명은 독일군 병사, 다른 한 명은 무장친위대(Waffen-SS)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인도주의 비정부 기구(NGO) 전쟁묘지위원회는 “이제 두 사망자의 정확한 신원을 밝혀내는 수수께끼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유해 발굴과 추모 작업은 역사를 규명하고 전쟁 희생자들에게 품위 있는 안식처를 찾아주기 위한 인도적 노력의 일환이며, 결코 나치를 미화하거나 영웅시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유해가 발견된 같은 장소에서 독일군이 사용하던 거의 온전한 상태의 오토바이(DKW NZ 350-1 모델)와 대전차 지뢰도 나왔다. 부다페스트는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소련군과 독일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이처럼 최근 여름철 극한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다뉴브강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예기치 못한 역사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 먼저 지난달 말 불가리아에서는 마지막 빙하기 시대 살았던 어린 털매머드의 뼈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또한 불가리아-루마니아 접경에서는 1700년 전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교량 잔해도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세르비아 동부 항구 도시 프라호보 인근에서는 80여 년 전 침몰한 나치 군함 수십 척이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다뉴브강에 이처럼 수많은 나치 군함이 침몰해 있는 것은 1944년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나치 독일 흑해 함대가 후퇴하다 이곳에서 수백 척의 함정을 스스로 폭파해 침몰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군함 등 무기를 소련군에 넘기는 것을 막고 진격을 늦추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침몰한 군함 대다수가 지금까지도 인양되지 못하고 강 속에 그대로 가라앉아 있다. 2850㎞에 달하는 다뉴브강은 10개국에 걸쳐 유럽의 중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동맥으로 경제, 역사, 문화의 탯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여름철 극한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평균 수위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 여파로 헝가리 팍스 원자력 발전소는 지난달부터 냉각수 부족으로 부분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루마니아는 13일 전체 전력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체르나보다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다뉴브강이 마르면 화물선 운항이 불가능해지거나 적재량도 대폭 줄기 때문에 유럽 내륙 수송망 전체에 큰 타격을 준다.
  • “김구·안중근이 살인자?” 역사 왜곡에 조롱까지…‘심각하다’는 SNS 수준

    “김구·안중근이 살인자?” 역사 왜곡에 조롱까지…‘심각하다’는 SNS 수준

    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틱톡·스레드 등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한국 독립운동가 폄훼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주 다가오는 광복절을 맞아 틱톡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가 조롱 게시물을 조사한 결과 여전히 많은 게시물이 남아 있어 논란이 됐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조사 결과 “너무나 심각한 수준”이라며 “독립운동가 폄훼 글이 넘쳐났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독립운동가에 관한 욕설이 난무하고, 역사적 사실과는 전혀 다른 글이 퍼지고 있으며,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순위로 나누는 등 그야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김구·안중근·유관순 등 주요 독립운동가를 근거 없이 범죄자로 규정하거나, 이들의 역사적 공적을 왜곡·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 교수는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지만 이런 잘못된 글은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행동을 이제 멈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누리꾼들은 이런 악성 콘텐츠를 발견하게 되면 적극적인 신고를 통해 게시물 노출이 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스레드 측에서는 이런 게시물이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SNS에는 한국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기여도로 순위를 매기는가 하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아이돌을 독립운동가와 비교하는 등의 내용이다. 지난 3·1절에는 유관순 열사를 조롱하는 AI 영상이 여러 개 공개돼 거센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유관순 열사가 방귀를 뀌고 시원하다고 말하거나 일장기를 향해 애정을 표하자 일장기에서 입이 나타나 ‘나 너 싫어’라고 말하는 내용이다. 또 다른 영상에선 상반신은 열사, 하반신은 로켓인 기계장치가 ‘유관순 방귀 로켓’이라고 외치며 우주로 날아간다. 이 외에도 김구 선생 사진에 ‘얼굴은 이게 뭐냐?’ ‘사람은 맞음?’이라는 문구를 넣어 조롱하거나, 대표적인 친일 인사 이완용 사진에는 ‘와 포스 봐라, 바지에 지릴 뻔’이라며 찬양하는 게시글도 논란이 됐다. 당시 국가보훈부는 틱톡코리아에 요청해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영상물을 삭제했다. 다만 이러한 악성 콘텐츠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은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법상 사자(死者)에게는 모욕죄가 적용되지 않아 단순 비하나 조롱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자명예훼손죄를 적용하려 해도 허위 사실을 적시했을 때만 죄가 성립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교묘한 조롱성 악성 콘텐츠 제재에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 이선민 “내 타이밍 언젠가 온다…10년 무명 버텼더니 수입 10배”

    이선민 “내 타이밍 언젠가 온다…10년 무명 버텼더니 수입 10배”

    개그맨 이선민이 무명 시절의 설움을 딛고 데뷔 10년 만에 대세로 거듭난 성공 스토리를 공개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대세로 자리매김한 이선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선민은 지난 2016년 SBS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지만 불과 1년 만에 고정 프로그램이었던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폐지되면서 일자리를 잃었던 아픈 기억을 꺼냈다. 그는 “서른 살에 갑자기 직장이 없어진 사람이 됐다. 마지막 녹화가 끝나고 펑펑 울었다”며 당시의 막막했던 심경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실직 이후 주변에서는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아버지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제안했고, 모교 교수는 일반 회사 취업을 권유하기도 했다. 특히 “교수님이 ‘회사에 낙하산으로 꽂아 줄게’ 이런 말씀도 하셨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선민은 “뭐라도 보여주고 떠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개그맨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치열한 아르바이트가 시작됐다. 그는 택배 상하차 작업부터 포장마차 DJ, 대리운전까지 온갖 고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을 이어갔다. 이선민은 “동기들은 유튜브로 대박이 나서 격차가 엄청 벌어졌다”며 당시 느꼈던 상대적 박탈감과 초조함을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나의 타이밍이 언젠가 한 번은 온다’는 심경으로 버텼다”고 밝혔다. 마침내 10년이라는 긴 무명과 인내의 시간을 견뎌낸 끝에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현재 고정으로 출연하는 유튜브 프로그램만 10개에 달하고 9월까지 스케줄이 꽉 찼다며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수입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해 “‘웃찾사’ 폐지 직전 수입 기준 10배 정도 된다. 그렇게 말하면 엄청 많이 버는 것처럼 들린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아버지 칠순에는 중고 SUV 한 대 사 드렸고, 어머니 칠순이 올여름인데 사실 저는 이미 최고의 효도 선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선배님을 우리 집에 데려오지 않았나. 그만한 효도 선물이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자신만의 타이밍을 잡은 이선민이 앞으로 또 어떤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지 활약을 기대해 본다.
  • [단독] “불타고 갈 곳 없어 천막 쳤는데”…SH, 구룡마을 화재민 3명 고소

    [단독] “불타고 갈 곳 없어 천막 쳤는데”…SH, 구룡마을 화재민 3명 고소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이 재개발을 위한 철거 수순을 밟는 가운데, 지난 1월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 3명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갈 곳이 없어 천막에서 생활하는데 이주 대책 없이 형사고소부터 했다”고 반발했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SH는 지난 5월 초 구룡마을 화재민인 50대 남성 1명과 60대 남성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했다. SH가 문제 삼은 건 화재 직후 설치된 천막 등 시설과 토지 점유다. SH는 “피고소인들은 지난 1월 16일 화재 이후 천막 등을 설치해 현재까지 토지를 불법 점유하며 농성하고 있다”며 “공사의 정당한 도시개발 업무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소를 당한 주민 A씨는 “불이 나서 갈 곳이 없어 화재터에 조그마한 천막 하나를 치고 생활하는 것”이라며 “추운 날씨에 떨면서 버텼는데 이제는 천막을 쳤다는 이유로 고소당했다”고 반박했다. 구룡마을에 남은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가운데 피고소인 3명은 비교적 젊고, 그동안 SH를 상대로 보상 문제 등에 앞장서 항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잠시 살 가족·친척의 집도 마땅치 않아 구룡마을을 계속 지키고 있는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SH는 구룡마을의 화재민 중 3명만을 고소한 이유에 대해 “세 사람이 시설 설치를 주도하고 지속적으로 점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화재 이후에도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배경에는 재개발을 둘러싼 보상·이주 갈등이 있다. 재개발과 화재로 주거를 잃었지만 서울시와 SH가 대체 주거 등 실질적인 이주 대책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화재 위로금과 주거이전비를 받지 못했고 실제 거주하던 무허가 건축물에 대한 감정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민 측에 따르면 건물 보상액은 평균 500만~600만원, 적게는 200만원 수준이다. A씨는 “보상 문제도 끝나지 않았는데 돈을 공탁해놓고 나가라고 하면 어디로 가느냐”고 하소연했다. SH는 관련 법령에 따라 보상 절차를 진행했고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을 거쳐 사업구역 내 사유지 소유권을 취득했다는 입장이다. SH는 지난 4월 미이주 주민 등 253가구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구룡마을 4·6지구 일대에 펜스를 설치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보상 관련 심판·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개발을 추진하면서 화재민까지 형사고소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발했다. 경찰은 SH와 주민들의 진술을 듣는 등 구체적인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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