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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선의 시시콜콜] 원폭투하 75주기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

    [임병선의 시시콜콜] 원폭투하 75주기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

    6일과 9일은 각각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 75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에게는 36년 일본 압제의 사슬이 풀린 계기가 된 날이지만 한순간에 두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고 20만명의 목숨을 한꺼번에 빼앗은 날이기도 하다. 영국 BBC는 6일 두 도시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려 전쟁을 끝낸 행위가 도덕적으로 잘못되지 않았느냐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처음에 보였던 것보다 지금은 훨씬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영어 원문을 옮기니 200자 원고지로 110장에 가까웠다. 뒤에 원문을 링크하니 필요한 분들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여기선 일단 말문을 연다는 의미로 20장 정도로 간추린다. 1980년대 초반 하버드 법대의 로버트 피셔 교수는 핵공격을 시작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나라들에게 새롭지만 소름끼치는 방식을 제안했다. 소 잡는 흉기와 미국 대통령을 연결시켰다. 원자력 과학자 불레틴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피셔는 핵폭탄 발사 암호가 들어있는 가방 대신, 자원봉사자의 가슴 근처에 암호를 넣은 캡슐을 심자고 제안했다. 그이는 두꺼운 갑옷을 입은 채로 대통령이 가는 어떤 곳이든 따라가야 한다. 미사일 발사를 승인하기 전에 통수권자가 자원봉사자의 가슴을 열어 암호를 회수하려면 먼저 그를 직접 죽이게 하자는 것이었다. 피셔가 펜타곤의 친구들에게 이런 제안을 했더니 기겁을 했다. 이런 행동이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 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피셔에겐 이것이 정곡이었다. 수천명을 죽이는 결정을 내리리면 지도자는 “누군가를 응시해 진짜 죽음이 뭔지, 무고한 죽음은 없는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 카펫부터 피를 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 잡는 흉기로 사람을 죽이는 일은 현실의 지정학에서도 도덕적으로 마뜩잖은 일일지 모른다. 과거 지도자들은 핵 공격을 정치군사적으로 필요했던 일이라고 정당화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이후 투하 결정은 도덕성이란 관점보다 그 결과물로 정당화됐다. 2차세계대전을 끝냈고, 전쟁이 길어져 더 나올 인명 피해를 막았으며, 20세기 나머지를 핵전쟁으로 지샐 위험을 오히려 줄였다는 논란 많은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결과물들이 인간성으로 포장된 가장 파괴적인 물질이 가공할 핵 분열을 일으켜 두 문명화된 도시를 끔찍하게 만든 것을 가릴 수는 없다. 우리는 숫자들을 통해 이 사건을 묘사할 수 있다. 적어도 20만명이 섬광, 화염, 방사선에 의해 죽었고, 적어도 수만명이 다쳤으며, 셀 수 없는 세대에 걸쳐 피폭이 남긴 것들과 암, 트라우마가 전해지고 있다.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삶이 단 한순간에 바뀐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다. 민간인을 향해 핵공격을 시작한 일이 정당할 수 있는가? 어떤 상황이라면 그런 결정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 최근 연구자들이나 철학자들은 핵무기가 제기한 도덕적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데 그들의 결론은 쉬운 답이 없다는 것이다.두 도시에 원폭 투하를 결정한 해리 트루먼의 미국 행정부가 내세운 논리는 더 많은 이들의 이익, 공리를 위해 불행했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는 것이었다. 1947년 헨리 스팀슨 전쟁 장관은 “1945년 여름 미국의 주요한 정치적, 사회적, 군사적 목표는 일본의 즉각적이고도 완벽한 투항이었다”고 적었다. 지상으로 침공하면 미군 병사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추정됐다. 스팀슨은 일본은 그보다 훨씬 더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먹혀들어 당시 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85%의 미국인이 원폭 투하에 찬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루먼이 후회했는지 스스로 보여주지는 않았다. 재무장관의 일기에 슬쩍 언급되는데 “트루먼이 ‘그 어린 아이들 모두를’ 죽이고 싶지 않다”며 나가사키 이후 추가 원폭 투하를 멈추라고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군과 일본의 전쟁이 길어지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반면, 몇몇 역사적 평가들은 당시 현실이 훨씬 복잡했다고 주장한다. 싸움을 끝냈고 그 뒤 75년 동안 핵재앙이 없었다는 결과물에만 집중해 바라보면 대안적인 역사적 여로는 막히게 된다. 미국이 두 도시보다 먼저 도쿄만에 떨어뜨려 그 위력을 살짝 보여주기만 했더라면 일본이 어떻게 나왔을까? 일왕이 먼저 내각에 항복하자고 요청하는 결단을 내리지 않았을까? 일본에서 미군이 지상전을 벌인다면 100만명 이상 죽는다는 예측은 정확했던 것일까 등등은 결코 정확한 답을 알 수 없는 가정형 질문들이다. 스팀슨이 얘기한 절대다수의 고통을 덜기 위한 폭탄 투하는 의심할 여지 없이 공리주의에 입각한 것이라고 모리오카 마사히로는 지적했다. 최근 논문에서 그는 두 도시의 원폭과 이른바 ‘전차 문제’로 얘기되는 공리주의 딜레마를 연결시켰다. 원래 필리파 풋이란 철학자가 제기했는데 한 선로를 택하면 한 사람이 죽고, 다른 선로를 택하면 다섯이 목숨을 잃을 때 과연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일이 가능한 일인지 묻는다. 모리오카 교수가 강의 중 이런 얘기를 했더니 대학생들은 선로를 변경해 한 사람을 죽이는 쪽을 택하겠다면서 “트루먼이나 스팀슨이 결정을 내리며 가졌던 고민과 (자신들의 딜레마가) 똑같다는 것을 깨닫고 충격을 받더라”고 털어놓았다. 그 역시 두 도시의 일을 공리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일은 죽은 자와 다친 자를 제대로 바라보는 일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는지는 그 문제에서 지워져 있다”고 지적한 그는 “만약 숨진 이들이 여기 살아 있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우리는 진지하게 상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폭탄을 정당화하는 기본 논리에 인간애가 결여돼 있다고 했다. “그렇게 정당화함으로써 피해자들의 시선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가장하게 되는데 도덕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옳지 않고, 문제 투성이에 불편하기 짝이 없다.”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윤리를 가르치는 신경과학자 레베카 색스도 모리오카처럼 미국 대통령이 공리주의 논리를 충실히 따른다면, 한 사람의 가슴을 열어 핵 암호를 얻는 일에 주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한 사람의 무고한 생명을 빼앗아 다른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수만명을 기꺼이 살해할 준비가 돼 있는가? 몇몇 대통령은 흉기에 손을 뻗칠 수도 있지만 피셔의 국방부 친구들은 그 행동의 결과가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암호를 얻으려 한 사람을 살해하는 행동은 잔인한 살인을 금지하고 처벌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갖고 있다. 색스가 지적한 대로 그런 행동은 미리 계획되고 의도적이며 자위적이 아니며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된다. 개인이 이렇게 살인을 규정하고 저질러도 안 될 일인데 하물며 지도자나 국가가 이런 행위를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까? 우리네 도덕적 태도를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살인을 반감을 갖게 하는 행동에 가깝게 여겨 가벼운 욕지기를 일으키는 행동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밀쳐내거나 흉기로 찌르거나 총을 발사하는 시나리오에 자신을 결부시키면 최대 다수를 위해 살인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덜 지지하게 마련이다. 앞의 전차 문제에서 다수는 철로를 바꿔 한 명을 죽이는 행위에 찬동한다. 하지만 다리 위에서 한 남자를 밀쳐내야만 치명적인 전철을 막을 수 있다는 다른 시나리오를 들으면 많은 이들이 주저하게 된다. 사람들이 때때로 불운한 사람을 “뚱보”라고 표현하는데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 암호명이 같은 이름이었던 것은 다소 암울한 우연의 일치다. 다섯을 구하기 위해 한 사람쯤은, 이란 논리가 여전히 들어 있지만 누군가를 미는 행위는 많은 이들에게 틀렸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물론 다는 아니다.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이런 공리주의 판단에 훨씬 높게 찬동하더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아쉽지만 이만 줄인다. 시간을 갖고 꼼꼼히 원문을 읽어보기 바라고 많은 생각을 나눴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뚱보’를 태우고 히로시마 상공을 난 미군 조종사는 어떤 생각을 하며 작전에 임했고 나중에 어떻게 생각했을까, 일본은 과연 진정으로 식민 지배와 침략을 회개하고 있는가, 최근 아베 정권이 보여주는 행보는 진정한 반성과 회오를 보여주고 있는가, 이들이 딴 생각을 먹게 만드는 데 맥아더 등 미국은 원인 제공을 했던 것은 아닌가 등등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부산 정신병원서 흉기로 의사 살해한 60대 구속영장

    부산 정신병원서 흉기로 의사 살해한 60대 구속영장

    “퇴원 권고에 불만 품고 범행 저질러” 정신병원에서 의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6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경찰이 신청한 A씨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원장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인화 물질을 몸에 뿌리고 난동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퇴원 권고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 쓰인 흉기와 휘발유 등은 범행 하루 전 외출해 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병원 내 흡연 등 문제로 갈등을 빚다 지난달부터 병원 측 퇴원 요구에 불응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한 주거가 없는 A씨는 병원 측 퇴원 요구에 갈 곳이 없다며 퇴원을 거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주변 상인 반발 등으로 개원을 하지 못하다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끝에 지난해 3월 해당 의원을 개원했다. 개원 전에는 경북 한 요양 시설에서 촉탁의로 활동해왔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임세원법도 못막은 비극…정신과 의사의 절절한 토로

    임세원법도 못막은 비극…정신과 의사의 절절한 토로

    대부분 정신의료기관 민간 운영, 공공 지원 태부족 지난 2018년 말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을 거둔지 2년도 채 안 되어 부산에서 똑같은 비극이 발생했다. 5일 오전 9시 25분쯤 부산 북구 화명동 소재 한 정신병원에서 환자(60대·남)가 의사(50대·남)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의사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도중 숨졌다. 이 환자는 범행 후 몸에 휘발유를 뿌린 상태로 병원 10층 창문에 매달려 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정부와 여당은 ‘임세원 법’을 통과시키고,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는 보안 인력을 갖추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찬영 원장은 “고 임세원 교수가 환자의 흉기에 목숨을 잃은 지 1년 반 만이다”라며 “그때도 지금도 그 흉기가 내 몸을 관통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 원장은 “의사들이 정신과 입원 환자로부터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아도 경찰의 도움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경찰은 오히려 그런 정신질환환자들을 데려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2007년부터 정신질환자가 스스로 입원하는 비율이 95%가 넘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 원장은 흉기를 휘두르거나, 휘발유통을 들고 병원에 오는 등 모골이 송연하던 일이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직원들이 맞거나 다치고 환자로부터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해도 차마 신고할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고위험 환자 치료 가능하도록 당국 지원 있어야”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에 대한 낙인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었지만, 정신과 의사의 죽음 뒤에는 전국 대부분 정신의료기관을 민간에서 운영하는 진실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 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의료 수가로 세 배나 많은 환자를 3분의 1의 인력이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위험군에는 고위험에 맞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예산과 시스템을 서둘러 뒷받침해야 한다”며 “진료를 시작했더라도 감당하기 벅찬 환자는 안심하고 의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있어야 하고, 경찰을 비롯한 당국의 상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연간 800명이 넘은 산업재해 사망자가 있지만, 아침 시간에 일하다 사람이 휘두르는 흉기에 찔려 죽는 경우란 거의 없다”며 “지금 내놓는 국가의 처방들이 이런 현실을 개선해 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고(故) 임세원 교수의 사망 이후 지난해 4월 이른바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마련되어 의료인이 직무 중 폭행으로 상해·중상해·사망할 경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아울러 의료기관이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위한 보안장비를 설치하고 보안인력을 배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보안 인력은 100명 이상 병상을 갖춘 의료기관만 건강 보험을 통한 지원을 받고, 소규모 병원들은 제외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홧김에”… 대출금 문제로 다투다 동거남 살해

    “홧김에”… 대출금 문제로 다투다 동거남 살해

    대출금 변제 문제로 다투다 동거남을 흉기로 살해한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49)씨를 긴급체포해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6시 10분쯤 익산시 영등동 한 아파트에서 동거남 B(5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대출금 변제 문제로 B씨와 다투다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를 살해한 뒤 A씨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 구급대원은 아파트 내부에 쓰러져 있던 이들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B씨는 숨을 거뒀고 A씨는 크게 다쳐 치료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종천 과천시장, 주택공급 대책 반발 ’천막 농성’…“장기전 각오”

    김종천 과천시장, 주택공급 대책 반발 ’천막 농성’…“장기전 각오”

    정부의 ‘과천청사 부지와 청사 유휴지’ 주택공급 계획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경기 과천 김종천 시장이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4일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과천청사 부지와 유휴지’에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자 이에 항의 하기 위해서다. 과천시는 시민회관 옆 청사 휴유부지에 몽골텐트 4개를 이은 가로,세로 10m 정도 크기의 ‘천막 시장실’을 설치했다고 6일 밝혔다.  김 시장은 정부가 과천청사 부지 아파트 신축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천막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시청 간부들에게 ‘장기전을 각오한다’는 입장을 밝힌 김 시장은 이날부터 천막에서 집무를 보며, 각종 회의와 결재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로 시민들과 만나 공동대응에도 나설 예정이다. 천막에는 김 시장과 비서실 직원들이 상주하며 컴퓨터와 테이블 등 업무를 위한 최소한의 시설이 설치된다. 지난 5일 시청 직원들이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는 정부청사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김 시장은 지난 4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정부과천청사 부지와 청사 유휴지’가 포함되자 곧바로 성명을 내고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과천시와 사전협의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과천청사 유휴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 시장은 성명을 통해 “과천 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과천청사 유휴지에 4000가구의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정부계획은 과천시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것”이라며 “주요 부처 세종시 이전으로 인한 지역 공동화 방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가 지속 건의한 청사 유휴지 개발을 묵살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 폭등 문제는 결코 과천시민의 희생으로 해결할 수 없고 과천청사 부지와 청사 유휴지는 미래 세대를 위한 자원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과천을 주택공급 수단으로 여기는 정부의 대책”에 극렬히 반대했다.  김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주택공급대책 발표 전날인 지난 3일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과 회의하며 정부청사에 공공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처음 들었다”며 “언론보도를 통해 당정협의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새벽 국회의원 회관에서 기다렸으나 말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 케이블 방송사를 통해 “지자체와 협의했으며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과천시가 원하는 R&D 센터 유치, 공원 조성은 협의해 최대한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과천 시민에게 과천청사 유휴지는 20여년간 축제를 즐기고, 평소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쉼터와 광장의 역할을 해 온 의미있는 장소이자 과천의 상징이 되는 곳이다. 과천시민단체는 오는 8일 과천청사 부지와 유휴지에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예정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27년, 9778일을 교도소에 보낸 뒤 무죄 선고받은 中 52세 남성

    27년, 9778일을 교도소에 보낸 뒤 무죄 선고받은 中 52세 남성

    중국 남동부 장시성의 한 교도소에서 무려 27년의 옥살이를 한 남성이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자유를 찾아 걸어나왔다. 지난 1993년 경찰에 고문을 당해 두 소년을 살해했다고 거짓 자백을 하고 1995년 사형 선고를 받은 장유환(52)이 주인공이다. 그는 무려 9778일을 복역해 중국에서 잘못된 판결을 받고 가장 오래 옥살이를 한 사람으로 기록됐다고 영국 BBC와 아시아뉴스 닷 잇이란 매체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검찰은 그의 자백이 일관되지 않으며 원래 사건의 실체와도 여러 모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심을 결정했다. 고등법원은 그의 유죄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하면서 억울한 옥살이를 배상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그는 전날 교도소를 걸어나와 83세 어머니와 전 부인을 감격적으로 끌어안았고 현지 매체들은 이를 집중 보도했다. 11년 전 이혼하고 지금은 다른 남성과 재혼한 전 부인 송샤오뉴는 두 아들의 아빠인 장유환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마침내 그를 반갑게 끌어 안았다. 송샤오뉴는 “법원의 선고를 듣고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목수였던 장유환은 1993년 10월 장시성의 성도 난창의 한 마을 저수지에서 두 소년의 사체가 발견되자 용의자로 몰려 곧바로 구금됐다. 1995년 1월 난창 법원은 사형을 선고하면서 2년을 복역하면 종신형으로 감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그는 고문 끝에 거짓 자백을 했으며 자신은 무고하다고 계속 주장했다. 교도소에서 재심을 탄원하는 서류를 보낸 것만 600통이 넘었다. 그의 항소는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지난해 3월 고등법원은 재심을 받아들였고, 같은 해 7월 검찰은 장유환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중국 경찰이 잠을 안 재우고, 담뱃불로 지지거나 때리는 등의 고문으로 거짓 자백을 유도하는 일이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자백 만으로도 충분히 기소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지만 2010년부터 이를 근절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제 사형 선고를 받은 재판은 반드시 대법원의 심리를 받아 승인을 받도록 했고, 용의자의 자백에만 의존하는 기소를 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자리를 잡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법부 얘기이고, 아직도 여러 지방의 경찰들은 사건을 해결하라는 상부의 압박에 용의자를 만들어내거나 반체제 인물이나 위구르인 같은 소수인종 출신들을 박해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벌어지면 불법 구금하는 일이 종종 있다. 아울러 중국이사법체계 개혁이 공산당 일당 독재에 위협이 될 만한 사람들보다 형사 재판 피의자들 처우를 개혁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변호인은 장유환과 상의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작 그는 복역 기간이 너무 오래 돼 “바보처럼, 완전히 사회와 단절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관영 텔레비전에서는 이 소식을 전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과거에 했다는 발언을 다시 소개했다.“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결코 늦는 법이 없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 “베이루트 폭발은 끔찍한 공격”… 美 국방부는 “증거 없어”

    트럼프 “베이루트 폭발은 끔찍한 공격”… 美 국방부는 “증거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 참사를 ‘끔찍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장기간 적재돼 있던 폭발성 물질인 질산암모늄 때문이라는 레바논 당국의 분석과 큰 차이가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미국은 레바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그것(폭발 참사)은 끔찍한 공격인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후 ‘사고가 아니라 공격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일부 우리의 장성과 만났다. 그들이 그랬던 것(공격이었던 것)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은 어떠한 종류의 폭탄이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CNN은 3명의 국방 당국자에게 확인한 결과 ‘폭발이 아닌 공격이었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또 공격이라면 현지의 미군 병력 및 자산에 대해 부대 방호 강화가 자동적으로 이뤄지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이번 사고로 레바논에 본거지를 둔 헤즈볼라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2005년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를 살해한 헤즈볼라 대원 4명에 대한 유엔 레바논 특별재판소의 평결 시한이 오는 7일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 이번 폭발은 하리리 전 총리 암살 사건이 발생했던 베이루트 지중해변 도로와 가까운 장소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그의 아들로 역시 총리를 지낸 사드 하리리는 무사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국경 충돌을 벌인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관여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 당국자는 현지 언론 예루살렘포스트에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북부 국경지대에서 고도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폭발 사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옛 애인 살해 혐의 유동수 얼굴 공개… 피해자 측엔 “할 말 없다”

    옛 애인 살해 혐의 유동수 얼굴 공개… 피해자 측엔 “할 말 없다”

    옛 연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버린 혐의를 받는 중국 교포 유동수(49·구속)씨가 경찰 수사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5일 유씨를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등의 혐의로 수원지검에 송치하면서 얼굴을 공개했다. 전날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범행이 잔혹하고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유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하기로 했다. 검정 점퍼와 반바지, 슬리퍼 차림의 유씨는 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유씨는 범행을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고 경찰이 확보한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유씨는 “없다”고 말한 뒤 호송차에 올랐다. 유씨는 지난달 25일 용인 처인구 집에서 교제했던 중국 국적의 4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경안천 주변 2곳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A씨가 다른 남성을 만나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씨 집 주변 수색을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에 걸쳐 A씨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지만 유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친구 살해 후 시신 유기” 20대 남성 2명 구속

    “친구 살해 후 시신 유기” 20대 남성 2명 구속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두 명이 구속됐다. 5일 인천 중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22)씨 등 20대 남성 2명을 구속했다. 이원중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 등 2명은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서울시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친구 B(22)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다음날인 같은달 30일 오전 6시쯤 택시를 타고 인천시 중구 잠진도 한 선착장에 가서 여행용 가방에 담은 B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하루 뒤 “수상한 여행용 가방이 버려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출동한 경찰은 잠진도 선착장 인근 컨테이너 가건물 주변에서 가방에 담긴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A씨 등 2명과 B씨는 일하다가 알게 된 동갑내기 친구 사이로 파악됐다. 사건 발생 나흘 만인 이달 2일 검거된 A씨 등은 경찰에서 “금전 문제 등으로 싸우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깨어보니 숨져 있었다”며 “겁이 나서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옛 연인 살해한 중국교포 유동수 검찰 송치…“혐의 부인”

    옛 연인 살해한 중국교포 유동수 검찰 송치…“혐의 부인”

    경기 용인시에서 옛 연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돼 경찰 수사를 받아온 중국 교포 유동수(49)씨가 5일 검찰에 넘겨졌다. 전날 유 씨에 대한 신상공개 결정을 한 경찰은 이날 송치 과정에서 그에게 모자 등을 제공하지 않는 방식으로 얼굴을 공개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쯤 유씨를 살인 등 혐의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유씨는 경찰서를 나서며 고개를 숙이지 않고 취재진을 잠시 쳐다본 뒤 질문에 답했다. 그는 범행을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고 경찰이 확보한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어떤 점이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유 씨는 “나중에 검찰 가서 얘기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 가족들에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하고선 경찰 승합차에 타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유씨는 지난달 25일 용인시 처인구 자택에서 과거 교제했던 40대 여성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인근 경안천 주변 자전거도로의 나무다리 아래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연락이 안 된다는 직장 동료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를 벌여 유 씨를 지난달 27일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유씨는 그러나 혐의를 부인했고 A씨의 소재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경찰은 유씨 자택 주변에 대한 수색을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에 걸쳐 A 씨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지만 유 씨는 여전히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유 씨의 범행이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서 규정하는 잔인한 범행,중대한 피해 발생 등 신상공개 요건에 부합한다고 보고 전날 그의 얼굴과 이름,나이 등 신상을 공개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포토] 옛 연인 살해한 중국 교포 유동수 신상 공개

    [포토] 옛 연인 살해한 중국 교포 유동수 신상 공개

    옛 연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중국 교포 유동수가 5일 오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 용인 토막살해 49세 유동수 얼굴 들고 “피해자에 할말 없다”

    용인 토막살해 49세 유동수 얼굴 들고 “피해자에 할말 없다”

    ‘용인 토막살해’ 사건 피의자 유동수(49·중국 국적)의 얼굴이 공개됐다. 유동수는 5일 오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 점퍼에 반바지, 슬리퍼 차림의 유동수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고 ‘경찰 증거’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정확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냐’는 질문엔 “할말 없다”며 짧게 대답한뒤 수원지검으로 향하는 호송차에 올라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유씨는 지난 7월 25~26일 내연관계였던 동포 여성 A씨(42·중국 국적)를 처인구 자신의 원룸에서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경안천변 2곳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헤어진 A씨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것을 알고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발생 직후인 지난달 27일 유씨를 체포한 이후 지속적인 조사를 벌였지만 그는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혐의를 부인했다. 유씨는 10여년 전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해 일용직 등으로 생활해오다 A씨를 알게돼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와 A씨는 모두 중국에 각자의 배우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4일 오후 2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유씨의 얼굴과 이름,나이 등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특례법에는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이고 피의자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한 경우,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 될 경우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길태, 유영철, 조두순, 강호순, 오원춘, 박춘풍, 김상훈, 김하일, 김성관, 변경석, 김다운, 장대호 등이 특례법에 적용된 신상정보 공개 사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옛 연인 살해 유기 중국교포 ‘49세 유동수’ 신상공개

    옛 연인 살해 유기 중국교포 ‘49세 유동수’ 신상공개

    용인에서 옛 연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의 신상이 4일 공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경찰 내부위원과 변호사,대학교수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사건의 피의자인 중국 교포 유동수(49) 씨의 얼굴과 이름,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유씨는 지난달 25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자택에서 과거 교제했던 40대 여성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경안천 주변 자전거도로의 나무다리 아래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연락이 안 된다는 직장 동료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를 벌여 유 씨를 지난달 27일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경찰은 유씨 자택 주변에 대한 수색을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에 걸쳐 A씨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지만 유씨는 여전히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 씨 집 근처의 현장 CCTV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심의위원회는 이번 사건이 법에서 규정하는 신상공개 요건에 부합한다고 판단,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 5일쯤 송치할 예정이며, 유씨를 검찰에 송치할 때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않는 방식으로 얼굴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전 여친 살해 후 시신 훼손해 유기”...경찰, 피의자 신상 공개 결정

    “전 여친 살해 후 시신 훼손해 유기”...경찰, 피의자 신상 공개 결정

    경기도 용인에서 옛 연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의 신상이 4일 공개됐다. 이날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경찰 내부위원과 변호사, 대학교수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사건의 피의자인 중국 교포 유동수(49) 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전 여친 살해 후 시신 훼손...경찰, 지난달 긴급체포 후 구속 유 씨는 지난달 25일 용인시 처인구 자택에서 과거 교제했던 40대 여성 A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인근 경안천 주변 자전거도로의 나무다리 아래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연락이 안 된다는 직장 동료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를 벌여 유 씨를 지난달 27일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유 씨는 혐의를 부인했고, A 씨의 소재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경찰은 유 씨 자택 주변에 대한 수색을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에 걸쳐 A 씨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지만 유 씨는 여전히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심의위원회는 이번 사건이 법에서 규정하는 신상공개 요건에 부합한다고 판단,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 씨를 검찰에 송치할 때 모자 제공 등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얼굴을 공개할 방침”이라며 “유 씨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확보한 여러 증거를 바탕으로 이어온 수사가 마무리 단계여서 5일쯤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유 씨 집 근처의 현장 CCTV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틱톡 영상 찍으려고”…미국 10대, 50대 이웃 살해까지

    “틱톡 영상 찍으려고”…미국 10대, 50대 이웃 살해까지

    이웃과 다툼 영상 올려 300만뷰 기록영상 찍으려 의도적인 분쟁 일으킨 듯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에서 유명해지려는 마음에 10대가 이웃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뉴저지주의 자카리 레이섬(18)은 지난 5월 이웃 주민 윌리엄 더럼(51)을 말다툼 중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레이섬은 이웃인 더럼 가족과 지속해서 말다툼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럼 유족 측 변호인은 “레이섬이 틱톡에 올리는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레이섬은 지난 4월 더럼의 아내 카렌과 차량 문제로 다툼을 벌였고, 이 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이어 그의 아들 윌리엄(21)과도 충돌하면서 역시나 영상으로 찍었다. 영상에는 윌리엄이 레이섬의 차량 문을 열려고 했고, 레이섬은 “나는 칼을 갖고 있어”라고 쏘아붙이는 모습이 나온다. 더럼의 아내를 중년 백인 여성에 대한 혐오의 의미인 카렌이라고 호칭한 레이섬은 영상에서 “(카렌의) 영상이 입소문 나는 것을 알고, 그 아들이 나를 차에서 끌러내려고 했다”는 자막을 달았다. 자전거를 타면서 더럼의 둘째 아들(17)과도 분쟁을 일으켰다.현재는 삭제된 다른 영상에는 레이섬이 총기를 소지한 채 “이웃을 다루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한 영상은 틱톡에서 무려 300만뷰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섬은 이러한 일련의 행위에 불만을 품은 더럼이 항의하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찾아오자 말다툼을 벌이다 그를 전기 충격기로 쓰러뜨린 뒤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유족 측 변호인은 밝혔다. 레이섬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족 측 변호인은 레이섬에 대해 가중 살인 및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벨파스트 평화협정 설계하고 견인한 존 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벨파스트 평화협정 설계하고 견인한 존 흄

    “진정으로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계속해서 자신의 주장을 말로 전달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3일(이하 현지시간) 향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 설계자인 존 흄 북아일랜드 사회민주노동당(SDLP) 전 대표가 늘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다. 여러 해 치매를 앓았던 흄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일찍 고향인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의 오웬 모르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존은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이자 형제였다”면서 “그는 매우 사랑을 받았으며, 가족은 그의 부재를 매우 깊이 느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데리와 벨파스트에 분향소가 차려진다. 장례 미사는 5일 오전 11시 30분 런던데리의 세인트 유지니 성당에서 거행된다. 흄 전 대표는 벨파스트 평화협정의 산파 역할을 했다. 1998년 4월 10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버티 아언 아일랜드 총리의 중재로 북아일랜드 신·구교도 정파 사이에 체결됐다. 이 협정으로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주장해 온 구교계와 영국 잔류를 고수해 온 신교계가 1969년 이래 계속된 유혈 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흄은 1970년 구교파 온건 정당인 SDLP 창설을 주도했으며, 1979년부터 2001년까지 대표를 맡았다. 그는 SDLP 대표로 선출된 이래 일관되게 “대화를 통한 대타협”을 주장하는 등 평화의 전도사 역할을 했다. 북아일랜드 구교도들이 폭탄과 총기를 버려야만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꾸준히 설득했다. 그는 비폭력 운동을 통해서만 영국으로부터 독립이라는 구교도들의 염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흄 전 대표는 강경 노선을 추구한 북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Sinn Fein)의 제리 애덤스 대표와 대화를 시작했고, 이것이 물꼬가 돼 1994년 휴전과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IRA는 살해 협박을 했고 IRA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신페인과의 타협은 안된다고 거칠게 반대했다. 이같은 공로가 있었기 때문에 같은 해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이자 얼스터연합당(UUP)의 대표인 데이비드 트림블과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흄 전 대표의 별세 소식에 영국과 아일랜드 정치인들은 한 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콜룸 이스트우드 SDLP 대표는 “존 흄의 죽음은 20세기 아일랜드의 가장 위대한 정치적 인물을 잃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그는 위대한 영웅이자 진정한 중재자”라고 평가했고,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민주연합당(DUP)의 알린 포스터 대표는 “아일랜드 민족주의의 거인”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존 흄은 정치적 거인으로 미래가 과거와 똑같을 것이라는 믿음을 거부한 선지자”라며 “북아일랜드 평화에 대한 그의 공헌은 대단한 일로 계속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그가 평화를 위해 기나긴 전쟁과 싸워왔다며 애석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선택한 무기들은 비폭력, 인내, 다정함과 사랑이었는데 이를 흔들리지 않고 지켜냈다. 영예로움을 간직하며 북아일랜드의 모든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온갖 어려움에 맞서 행진했다. 난 1995년 런던데리의 밤, 광장과 골목에는 희망에 찬 얼굴들이 가득했던 때와 거의 20년 뒤 평화의 다리를 그와 함께 건너며 우리가 나눈 모든 순간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고인과 함께 SLDP를 창당한 오스틴 쿠리, 미셸 마틴 타오이시치(아일랜드 총리직), 아를렌 포스터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석 장관 등도 추모의 뜻을 밝혔다. 애덤스는 “정치 지도자라면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좁은 정파적 이해를 넘어 폭넓은 사회의 관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이들이 상투적인 정치적 비난에 움츠러들 때 존 흄은 평화를 위한 손실은 감수할 줄 아는 용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트림블 역시 고인이 목적을 평화적으로 추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던 지도자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오래 걸린다” 화풀이…환불 받고도 버거킹 직원 살해

    “오래 걸린다” 화풀이…환불 받고도 버거킹 직원 살해

    드라이브스루 주문을 한 뒤 오래 기다렸다는 이유로 버거킹 직원에 화풀이하고 총격을 가한 남성이 체포됐다. 미국 플로리다주 오렌지 카운티 경찰은 3일(현지시간) 버거킹 직원 데즈먼드 아몬드 조슈아(22)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켈비스 로드리게스 톰스(37)를 체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톰스의 여자친구 애슐리 메이슨은 지난 1일 동네 버거킹을 찾아 드라이브스루 주문을 한 뒤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직원에게 화풀이했다. 직원은 메이슨에게 40달러를 환불하며 매장을 떠나라고 요구했고, 메이슨은 남자 친구를 데려오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자리를 떴다. 톰스는 메이슨과 함께 매장을 찾아 조슈아의 목을 팔로 감아 조른 뒤 총을 쐈고, 총상을 입은 조슈아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톰스는 현장에서 달아났고, 총기를 분해해 내다 버렸다. 경찰은 톰스를 총기 살해,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무의도 여행가방 시신’ 피의자들이 밝힌 ‘동갑내기 살해’ 동기

    ‘무의도 여행가방 시신’ 피의자들이 밝힌 ‘동갑내기 살해’ 동기

    여행가방에 시신을 넣어 인천 무의도 선착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 험담 및 금전거래 문제로 피해자와 다툰 끝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22)씨 등 또래 남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B(22)씨를 손과 발로 수차례 폭행한 끝에 살해,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인천시 중구 무의도의 한 선착장 컨테이너 뒤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B씨를 폭행한 것이 맞다”며 “B씨가 우리를 뒤에서 험담했고 금전 거래 문제로도 얽혀 다툼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 등 3명은 모두 사회에서 알게 된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에 대한 부검 결과 “머리 부위에서 외상성 경막하 출혈(뇌 경막 아래 출혈) 증상이 나타났으나 골절되지는 않았다”는 내용의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이는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넘어지면서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B씨의 머리 부위에 피하 출혈에 의한 과다 출혈도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45분쯤 인천시 중구 무의도 한 선착장에 수상한 여행용 가방이 버려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방 안에서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B씨의 시신에서는 흉기 등으로 인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별다른 소지품도 없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그의 지인인 A씨 등과 연락이 닿지 않고 이들이 소재도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을 수상히 여겨 A씨 등 2명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8시 30분쯤 A씨 등이 거주지 인근의 서울 마포경찰서에 자진 출석하자 법원에서 미리 발부받은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행용 가방에 20대 시신 유기, 용의자는 친구...경찰 검거

    여행용 가방에 20대 시신 유기, 용의자는 친구...경찰 검거

    20대 남성을 살해해 대형 가방에 넣어 인천 무의도의 한 선착장 인근에 버린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3일 인천 중부경찰서는 살인 및 시신유기 등 혐의로 A씨(20대 초반 남성)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45분쯤 인천시 중구 무의동 한 선착장에 버려진 대형 여행용 가방에서 20대 남성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한 주민이 “선착장에 수상한 가방이 버려져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탐문을 벌였다. 이후 20대 남성의 친구인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가족 및 지인 등을 통해 A씨를 설득했다. A씨는 2일 오후 8시30분쯤 거주지 인근의 서울 마포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경찰은 A씨를 검거 후 범행 동기 및 살해 시각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전날 밤에 자진 출석해 아직 정확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현재까지는 숨진 피해자와 친구 사이로만 확인된 상태”라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순수한 맹신, 칼을 든 아이

    순수한 맹신, 칼을 든 아이

    아메드(이디르 벤 아디 분)는 이네스(메리엄 아카디우 분)에게 인사하지 않는다. 진정한 이슬람교도는 여자와 악수하지 않는다는 종교적 믿음 때문이다. 이네스는 아메드가 어린 시절부터 그를 헌신적으로 가르친 교사다. 사제 간의 추억은 타협 없는 교리 앞에 무력하다. 참된 무슬림이 돼야 한다는 의식 아래 아메드는 이네스를 멀리한다. 이슬람 근본주의자 이맘(오스만 모먼 분)을 안 다음부터였다. 아메드는 딴사람이 됐다. 사촌이 무장 테러범, 이맘의 표현에 따르면 성전에 참전한 순교자가 됐다는 사실도 아메드의 변모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어디서 마주치든 알라의 이름으로 적을 죽여야 한다. 그것이 지금 아메드가 가진 신조다. 그래서 아메드는 이네스를 살해하려 한다. 그녀가 이슬람 율법을 어긴 배교자라는 이유에서다. 이네스는 돌봄 교실 아랍어 수업에서 노래를 활용할 생각이었다. 이게 문제인가? 이맘이 보기에는 심각한 문제다. “예언자의 신성한 언어를 노래로 배우는 건 신성 모독”이라는 그의 주장을 아메드는 순순히 받아들인다. 아메드는 이네스를 처단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주저하지 않는다. 아메드는 칼을 들고 이네스의 집으로 간다. 이것이 ‘소년 아메드’의 초반 이야기다. 언제나 현재를 영화화하고, 현재에 맞서야 한다고 피력하는 장 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감독. 이 작품에서 이들은 광신주의의 폭력과 마주한 유럽의 현재를 초점화한다. 다르덴 형제는 도덕군자처럼 굴지 않는다. 도덕군자의 말씀을 그대로 옮긴다고 좋은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자칫하면 그런 가르침은 원리주의로 귀결된다.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단순하게 가른다는 뜻이다. 거기에는 일방적인 칭송과 비난밖에 없다. 좋은 영화는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의 모호한 경계를 탐색한다. 여기에는 섬세한 질문과 응답이 있다. ‘소년 아메드’에서 다르덴 형제는 끈질기게 현재를 묻고 현재에 답한다. 이 영화가 2019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허투루 받은 게 아니다. 그들은 아메드가 이네스를 찌르는 데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보다, 왜 아메드가 칼을 잡았는지, 어떻게 해야 아메드 스스로 칼을 내려놓게 할 수 있는지 심문한다.아메드에게 변화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그는 열세 살이다. 이 작품의 원제 ‘어린 아메드’(Young Ahmed)에서 다르덴 형제는 특히 ‘어린’에 방점을 찍었다. 전과 다르게 그가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그러는 데 필요한 여건을 제공할 책임이 어른에게 있다는 말이고. “신은 위대하시다”를 입에 달고 살던 아메드가 언제 신 대신 간절하게 “엄마”를 부르는지, “당신의 손을 잡지 않겠다”던 아메드가 어떤 순간과 맞닥뜨려 당신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지 관객은 유심히 봐야 한다. 이견이야 있겠지만 다르덴 형제는 본인들이 던진 질문에 분명하게 응답했다. 정말 신이 있다면, 신은 틀림없이 적대가 아닌 환대의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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